이축복

이축복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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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과 정비사업을 주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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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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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라 전세 매물 줄고 월세 늘어난 이유는 ‘126% 룰’ [부동산 빨간펜]

    126%. 최근 부동산에서 전월세 매물을 구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숫자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전세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전세 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26% 이하여야 세입자가 전세반환 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일명 ‘126% 룰’이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 미친 파급력은 상당합니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세를 원했지만 결국 월세를 추가해 반전세 또는 월세 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겁니다. 이번 주 부동산 빨간펜은 126%룰에 대해 알아봅니다.Q. 126% 룰은 무엇인가요?“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운영하는 반환보증을 가입할 때 기준이 되는 비율입니다. 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덜어주는 제도입니다. 반환보증에 가입하면 전세 계약 종료 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HUG로부터 대신 받을 수 있습니다. HUG는 일단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뒤 집주인으로부터 비용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세입자가 가입하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임대사업자가 가입하면 ‘임대보증금 반환보증’으로 부릅니다.2023년 5월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전세보증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26% 이하여야 합니다. 반환보증에 가입할 때 적용되는 주택가격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이지만 담보인정비율이 90%이기 때문입니다. 126%가 적용되기 이전 이 비율은 공시가의 150%였습니다.”Q. 126% 룰 때문에 전세 매물이 줄었다고요?“비(非)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전세 사기가 사회적 이슈로 다뤄지면서 세입자는 보증료를 내더라도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증금 기준이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낮아지며 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보증금 규모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집주인들은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그만큼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겁니다.예를 들어볼까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 전용 24.6㎡ 매물이 보증부 월세로 나왔습니다. 전세 보증금은 1억2700만 원에 월세가 38만 원이었습니다. 이 매물에 반환보증 가입기준인 126%를 적용하면 1억2900만 원이 나옵니다. 인근 부동산에서는 월세 가격은 깎아준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맡겼을 때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이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합니다.국회입법조사처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도권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7.7%로 전년(39.5%) 대비 8.2%포인트 올랐습니다. 단독·다가구 유형에서도 월세 비중이 70.1%로 전년(66.3%)대비 3.8%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아파트 시장에서는 어땠을까요?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월세 비중은 42.5%로 전년(44.2%)보다 오히려 1.7%포인트 내렸습니다. 큰 영향이 없었던 것이죠.” Q. 빌라를 세주고 있던 집주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정부 규제가 지나치다고 아우성입니다.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려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데 이 금액이 수천만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한 채라면 영향이 덜하겠지만 여러 채를 세주고 있던 집주인이라면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 수억 원으로 올라갑니다. 만약 공시가격이 하락했다면 돌려줘야 하는 금액의 규모는 더 커지겠지요. 임대인들은 현재 반환 보증 가입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주장은 주택가격 산정 기준을 공시가격의 140%에서 150%로 올려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반환 보증 가입요건은 135%로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Q. 정부는 126% 룰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나요? “자기 자본없이 전세보증금으로 집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를 막고 전세사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선량한 임대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한적으로 126% 룰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반환보증 가입기준에 126%를 적용하되 집값을 ‘공시가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HUG가 선정한 감정평가법인이 산출한 ‘감정가’로 보는 방식입니다. 과거 악성 임대인들이 감정가를 일부러 올려 반환보증 가입에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감정가를 일괄 부정하던 것과 달라진 모습입니다.이와 동시에 정부는 126% 룰 적용을 확대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126%룰을 신규 임대사업자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임대사업자는 의무적으로 반환 보증에 가입해야 하는데, 현재는 주택가격을 공시가의 130~190%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이 비율이 140%로 내려갑니다. 담보인정비율 90%도 동일하게 적용돼 현재 전세반환 보증과 동일한 126% 룰을 적용받는 것이죠. 다만 기존 임대사업자는 2026년 7월까지 시행이 유예됩니다. 이번 규제 확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부동산에 대해 궁금증을 넘어 답답함이 느껴질 때, 이제는 ‘부동산 빨간펜’에 물어보세요. 언제든 e메일()로 질문을 보내 주세요. QR코드를 스캔하면 ‘부동산 빨간펜’ 코너 온라인 페이지로 연결됩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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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당 100mm 폭우에도 자율주행 문제없게” 실전처럼 테스트

    “안개 켜주세요.” 지난달 24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 운전석에 앉은 센터 관계자가 이렇게 외치자 왕복 4차로 길이 200m, 높이 16m 실험용 터널에 희뿌연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약 40m 거리에는 빨간색 속도 표지판이 2개 놓였지만 2분이 지나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때 센터 관계자가 차 버튼 하나를 누르자 차량 내 모니터에 선명하게 해당 표지판이 떠올랐다. 표지판 내 적외선 장치가 설치돼 이를 센서로 감지한 것이다. 이석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안개, 비 등 악천후에서는 자율 주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상 환경을 조성해 데이터를 쌓고 안전 운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고도 차량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빛 또는 전파를 발사한 후 반사되는 신호를 받고 이를 반복 학습해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빗방울 또는 눈송이가 끼어들거나 장비에 흙탕물이 튀면 도로 환경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폭우, 폭설 등 악천후 환경에서 자율주행차를 미리 가동해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이유다.● 축구장 65배 규모서 안전 해법 찾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연천에 축구장 65배 규모인 69만 ㎡에 달하는 거대한 도로 주행 연구소를 세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과거 전차, 박격포 등 대전차 화기 사격훈련이 이뤄지던 곳이 미래 모빌리티 연구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공간이 넓어 도로 합류부, 보행자 횡단 구간, 회전 교차로, 비신호 교차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도 갖췄다. 이곳에서는 강우 실험도 이뤄졌다. 이날 센터 관계자가 태블릿PC 버튼을 클릭하자 터널 내 8m 높이에서 시간당 45mm에 해당하는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호우 경보 수준이라 차량 와이퍼를 고속으로 가동해야 겨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빗줄기를 뚫고 주행하자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중앙선 인식 시스템이 잠시 꺼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런 식으로 최대 시간당 100mm까지 강도를 달리하며 차선 인식 시스템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설 장비를 갖춰 민간 자동차 업체에서도 성능 검사를 위해 찾아온다. 한 완성차 업체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는 자율주행 트레일러를 도입하기 전에 이곳을 찾았다. 공장 일대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주행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면 앞서 달린 차로 도로 위에 눈이 두껍게 뭉쳐지기도 하지만 제설 작업으로 살짝 녹기도 해 주행 환경이 달라진다. 강설 실험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강화에도 필수적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완성차에는 앞서가는 차량과의 간격을 조절하고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등 지원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눈이 올 때에는 차량이 멈추는 데 필요한 거리가 맑은 날 대비 3, 4배 길어져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도로 상태를 인지해 브레이크를 밟는 시기와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 시설물 안전성 강화 실험도 활발 실증센터에서는 조명, 표지판 등 기본적인 도로 시설물에 대한 성능 실험도 이뤄진다. 안개 농도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후미등이 대표적이다. 현행 후미등 밝기 기준은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일률적이다. 안개가 끼는 날이면 해가 뜨는 새벽 시간에 추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개 농도와 외부 밝기 등을 고려해 밝기가 달라지는 후미등을 고안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후미등 대비 시야 거리가 44% 늘어난다. 우천 및 안개 상황에서 빛 번짐이 덜한 도로 조명도 연구하고 있다. 차량 가드레일 높이 수준에 설치해 운전자 시야가 흩어지지 않도록 해 주행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다. 빛을 밝게 하더라도 운전자가 불쾌감을 덜 느끼도록 적정 밝기를 찾고 있다. 차선 구분을 명확하게 해주는 능동형 노면 표시(DRM) 실험도 진행된다. DRM은 페인트로 칠해진 도로 차선을 따라 매립해 설치하는 조명이다. 비가 올 때 시야가 분산돼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가 100이라면 DRM을 추가 설치할 경우 피로도는 평균 47.7로 낮아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실증센터를 도로 인프라 기술 검증 구축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중견 기업이 자재나 공법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지방청, 지자체 등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보고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디지털 기술, 탄소중립형 자재 공법 등이 늘고 있는 만큼 검·인증 기준을 만들어 도로 인프라 완성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도로 현장에 다양한 민간 연구 결과물이 도입될 수 있도록 객관적 검증 절차를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기후변화로 발생 잦은 도로 파임 위험도 사전 대비내년 2단계 연구시설 준공 앞둬 진동-레이저로 도로상태 점검 “인프라 기술개발의 요람 될 것”현재 경기 연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는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8만5486㎡ 규모 2단계 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도로포장 시공 장비 △실내·외 지반구조물 성능 평가 △스마트건설 등 다양한 시험시설이 들어선다. 행정망 등 구축이 필요해 실제 운행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새로 준공된 센터에서는 폭염 등 기후변화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도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사고가 도로 포장에 쓰는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는 ‘블로업’ 현상이다. 콘크리트는 외부 온도가 오르면 팽창한다. 이때 포장 이음부 사이에서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거나 파쇄되는 것. 이 현상 때문에 1년간 전국 4개 고속도로에서 차량 22대가 파손되고 5명이 다쳤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블로업 테스트베드 센서를 도입해 도로 포장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할 계획이다.악천후에 대응할 수 있는 도로 연구도 진행한다. 폭 3.5m, 길이 10m 도로 4개 구간을 서로 다른 기술로 조성해 배수 성능, 미끄럼 저항성 등을 평가한다. 설치가 용이한 공법을 찾아 긴급 복구에 드는 시간을 줄인다.집중호우와 무더위 등으로 발생하는 도로 파임(포트홀) 대책도 짠다. 진동, 레이저, 영상 인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로 상황을 점검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총 2만2753건이다. 이 중 32%가량이 강수량이 많은 7∼8월에 집중됐다. 피해배상 건수와 배상액은 2019년 707건(6억4600만 원)에서 지난해 2580건(44억3800만 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SOC실증연구센터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인프라 개선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도로는 전체 9만5693개 중 4만4469개(46.5%)지만 2030년에는 5만4261개(56.7%)로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인프라 보강 공사를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공사 진행 과정을 미리 가상공간에 구현해 덤프트럭 등 장비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는 실험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인프라 기술 개발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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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27개 벌집매장 대신 9개 브랜드… 명동 밀리오레 6년만의 부활

    “스즈시이네(涼しいね·일본어로 ‘선선하네’란 뜻).”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중구 쇼핑몰 ‘명동 밀리오레’. 오전 10시 30분 개장 시간에 앞서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연결된 출입구에서 대기하던 3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은 문이 열리자 곧바로 매장으로 들어갔다. 관광객들은 1층 올리브영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경하고 2층에서 아이돌 포토카드 등을 판매하는 올댓케이 매장 등을 둘러봤다.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2018년 문을 닫아 ‘불 꺼진 상가’의 대표 격이었던 명동 밀리오레가 ‘구분상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올해 8월 6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과거 의류점포 327개가 벌집처럼 밀집해 있던 1, 2층 상가는 9개 브랜드로 재편됐다. 업계 관계자는 “1층에 입점한 올리브영 하루 매출이 1억 원을 바로 넘겼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패션의 메카’였지만 결국 문 닫아 9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 지하 2층, 지상 17층 규모로 문을 연 밀리오레는 젊은층 ‘패션의 메카’로 군림했다. 이후 2004년 1, 2층 상가는 327실로 쪼개져 208명에게 분양됐다.‘밀리오레식 구분상가’는 과거 서울 동대문, 명동, 이화여대 상권 등에서 성행한 쇼핑몰 형태다. 1실의 규모를 약 10㎡까지 쪼개 팔았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손쉽게 분양대금을 회수할 수 있고, 분양을 받는 입장에서는 소액 투자가 가능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너무 잘게 쪼개다 보니 벽과 문을 만들 공간도 모자라 곳곳에 가벽을 세우고 옷과 잡화를 파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소유주가 너무 많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명동 밀리오레는 인터넷 쇼핑이 일상화되고 단순 구매에서 체험으로 옮겨가는 유통업계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2018년 1, 2층 상가가 문을 닫았다. 이후 나이키,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 영입을 위해 2차례 재기를 시도했지만 일부 소유주 반대로 좌절됐다.● “중환자실까지 찾아가 208명 동의 얻어” 부활의 결정적 계기는 ‘마스터리스(통임대)’였다. 전체 매장을 한 사업자에 임대한 뒤 이를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명동 밀리오레 상가관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자 지난해 10월 상업시설 개발·운영 기업인 씨오디리테일과 마스터리스 계약을 맺었다. 관건은 소유주 208명 전원의 동의를 받는 일이었다. 상가 매출은 소유주 지분에 따라 나누고, 매출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소유주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다. 소유주를 만나 1명당 2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며 건물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동산 컨설팅 기업 세빌스코리아의 백종식 이사는 “수술을 앞둔 소유주를 설득하기 위해 중환자실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기형 상가관리단 대표는 “매달 상가관리단에서 커피 한 잔 마신 것까지 상세하게 보고하며 신뢰를 쌓았다”며 “소유주마다 상가 위치에 따라 권리를 더 주장할 수 있는데 욕심을 버리고 따라와줬다”고 했다. 327개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던 공간은 9개 브랜드로 재편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되 국내 이용객도 관심을 가지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최근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을 1층 가장 넓은 공간에 배치했다. 캐주얼 패션매장 지오다노와 신발 편집숍인 폴더 등 명동에 입점하지 않았던 브랜드를 영입했다. K팝 상품 전용 매장도 들였다.● 쇼핑몰 침체는 글로벌 현상… 경쟁력 갖춰야 올해 9월 3년 9개월 만에 문을 연 ‘던던 동대문점’(옛 롯데 피트인)도 비슷한 사례다.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인 이곳은 2007년 ‘동대문패션TV’라는 이름으로 준공됐다. 하지만 소유주가 1500여 명에 달한 탓에 내부 갈등이 컸다. 2013년 겨우 영업을 시작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20년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던던은 유니클로, 올리브영, 다이소 등 유명 브랜드와 함께 1인 가구를 공략한 소형 가전, 생활용품 전시 공간 등을 갖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상가 내 매장을 패션 뷰티 특화 점포로 꾸몄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와 소비 환경의 변화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쇼핑몰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내 백화점이 대형 체험공간 등을 조성해 이용객을 끌어모으듯 방문하고 싶은 공간을 조성해야 상권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했다.경쟁력 잃은 ‘다닥다닥’ 구분상가, 공실률 80% 넘는 곳도트렌드 못따라가고 ‘도심속 흉물’로“오피스텔 등 용도변경 개발시도도지나친 차익 요구에 사업 지지부진”4일 서울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과 연결된 테크노마트 상가. 잡화 매장이 들어선 지하 1층과 지상 1층의 공실을 세어 보니 지하 1층은 326개 점포 중 88곳(27.0%)이, 지상 1층은 310곳 중 103곳(33.2%)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명동 밀리오레처럼 변화를 통해 재기를 노리는 구분상가들이 있는 반면에 아직도 많은 구분상가는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심 속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대문 패션상가 일대다. 9일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소매상가 맥스타일은 전체 2654개 점포 중 약 2280곳(약 86%)이 공실이다. 인근 소매상가 굿모닝시티와 도매상가 디자이너클럽은 공실률이 각각 70%, 77%에 달한다. 굿모닝시티는 지난해 한 시행사와 손잡고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 재건축 결의까지 마쳤으나 시행사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며 사업이 어그러졌다.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는 경쟁력을 잃은 구분상가를 오피스텔, 오피스 등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 피난 공간 등을 확보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지대식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일정 면적 이상의 구분상가를 모아 오피스 등 다른 용도로 개발하게 되면 소유권마다 벽을 일일이 세워야 해 개발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개발 움직임이 감지되면 점포 매매가를 올려 차익을 누리려는 소유주들의 욕심도 사업을 가로막는 요소로 꼽힌다. 이재우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상가가 전반적으로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구분상가는 더 취약하다”며 “결국 소유주 등의 추가적인 자본 투자를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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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밀리오레 부활’ 327개 벌집매장 대신 9개 브랜드로 재편

    “涼しいね(스즈시이네·일본어로 ‘선선하네’란 뜻).”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중구 쇼핑몰 ‘명동 밀리오레’. 오전 10시 30분 개장 시간에 앞서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연결된 출입구에서 대기하던 3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은 문이 열리자 곧바로 매장으로 들어갔다. 관광객들은 1층 올리브영 매장에서 화장품을 구경하고 2층에서 아이돌 포토카드 등을 판매하는 올댓케이 매장 등을 둘러봤다.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2018년 문을 닫아 ‘불 꺼진 상가’의 대표 격이었던 명동 밀리오레가 ‘구분상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 8월 6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과거 의류점포 327개가 벌집처럼 밀집해있던 1, 2층 상가는 9개 브랜드로 재편됐다. 업계 관계자는 “1층에 입점한 올리브영 하루 매출이 1억 원을 바로 넘겼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패션의 메카’였지만 결국 문 닫아9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로 문을 연 밀리오레는 젊은층 ‘패션의 메카’로 군림했다. 이후 2004년 1, 2층 상가는 327실로 쪼개져 208명에게 분양됐다. ‘밀리오레식 구분상가’는 과거 서울 동대문, 명동, 이대 상권 등에서 성행한 쇼핑몰 형태다. 1실의 규모를 약 10㎡까지 쪼개 팔았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손쉽게 분양대금을 회수할 수 있고, 분양을 받는 입장에서는 소액투자가 가능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너무 잘게 쪼개다보니 벽과 문을 만들 공간도 모자라 곳곳에 가벽을 세우고 옷과 잡화를 파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소유주가 너무 많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명동 밀리오레는 인터넷 쇼핑이 일상화되고 단순 구매에서 체험으로 옮겨가는 유통업계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2018년 1, 2층 상가가 문을 닫았다. 이후 나이키,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 영입을 위해 2차례 재기를 시도했지만 일부 소유주 반대로 좌절됐다.● “중환자실까지 찾아가 208명 동의 얻어”부활의 결정적 계기는 ‘마스터리스(통임대)’였다. 전체 매장을 한 사업자에 임대한 뒤, 이를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명동밀리오레 상가관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자 지난해 10월 상업시설 개발·운영기업인 씨오디리테일과 마스터리스 계약을 맺었다. 관건은 소유주 208명의 전원 동의를 받는 일이었다. 상가 매출은 소유주 지분에 따라 나누고, 매출이 충분치 않더라도 소유주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다. 소유주를 만나 1명당 2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며 건물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동산 컨설팅기업 세빌스코리아의 백종식 이사는 “수술을 앞둔 소유주를 설득하기 위해 중환자실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기형 상가관리단 대표는 “매달 상가관리단에서 커피 한 잔 마신 것까지 상세하게 보고하며 신뢰를 쌓았다”며 “소유주마다 상가 위치에 따라 권리를 더 주장할 수 있는데 욕심을 버리고 따라와줬다”고 했다.327개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던 공간은 9개 브랜드로 재편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되 국내 이용객도 관심을 가지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최근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잡은 올리브영을 1층 가장 넓은 공간에 배치했다. 캐주얼 패션매장 지오다노와 신발 편집숍인 폴더 등 명동에 입점하지 않았던 브랜드를 영입했다. K팝 상품 전용 매장도 들였다.● 쇼핑몰 침체는 글로벌 현상…경쟁력 갖춰야지난 9월 3년 9개월 만에 문을 연 ‘던던 동대문점(옛 롯데 피트인)’도 비슷한 사례다.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인 이곳은 2007년 ‘동대문패션TV’라는 이름으로 준공됐다. 하지만 소유주가 1500여 명에 달한 탓에 내부 갈등이 컸다. 2013년 겨우 영업을 시작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2020년 휴업에 들어갔다.롯데자산개발이 운영하는 던던은 유니클로, 올리브영, 다이소 등 유명 브랜드와 함께 1인 가구를 공략한 소형 가전, 생활용품 전시 공간 등을 갖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상가 내 매장을 패션 뷰티 특화 점포로 꾸몄다.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와 소비 환경의 변화로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쇼핑몰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내 백화점이 대형 체험공간 등을 조성해 이용객을 끌어모으듯 방문하고 싶은 공간을 조성해야 상권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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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캘린더]전국 11개 단지 6836채 분양… 본보기집 4곳 열어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에는 전국 11개 단지, 총 6836채가 분양에 나선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4317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마포구 아현동 ‘마포에피트어바닉’, 노원구 공릉동 ‘하우스토리센트럴포레’, 경기 과천시 별양동 ‘프레스티어자이’, 대구 남구 대명동 ‘e편한세상명덕역퍼스트마크’ 등에서 청약을 받는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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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용산어린이정원’ 용역 187건 중 123건 수의계약

    주한미군 기지를 반환받아 조성한 용산어린이정원 관련 용역 10건 중 7건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투입하는 금액도 초기 예산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LH가 발주한 용산어린이정원 관련 용역계약 187건 중 123건(65.8%)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지난해 5월 개장했다. 올해에는 LH가 계약업체 46곳 중 32곳(69.7%)과 경쟁 없이 계약을 맺었다. 2022년에는 61곳 중 45곳(73.8%), 작년에는 80곳 중 46곳(57.5%)과 수의계약을 맺었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사업의 계약금은 모두 합해 51억1000만 원으로, 전체 계약 금액의 6.5% 수준이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설공사의 경우 종합공사는 4억 원 이하, 전문공사는 2억 원 이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경쟁에 부칠 여유가 없는 긴급한 행사인 경우에도 가능하다. 기준 금액보다 낮아 수의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는 115건으로 비교적 많았다. 전체 수의계약 123건 중 93.5%에 해당한다. ‘긴급 행사’로 분류돼 수의계약을 맺은 경우는 임시개방 행사 대행 등이 있었다. 이 행사는 2022년, 2023년 계약금 규모가 각각 10억2673만 원, 1억2200만 원이었다. 복 의원은 “LH는 기존 신도시 정원 조성 때 사업비가 용산어린이정원보다 훨씬 작은 규모였음에도 모두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했다”며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가사업인 만큼 LH가 보다 높은 책임감을 갖고 위탁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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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용산’ 퇴직한 44명 전원, 금융-공기업 등 재취업

    최근 2년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을 퇴직한 공직자 44명이 전원 취업 승인을 받아 국내 주요 금융권과 공공기업, 대기업 등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과 유사한 사례가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상 기업 등으로 옮겨간 공직자도 17명이었다.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관예우 특혜를 노린 ‘방어용 영입’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뒤 취업 심사를 받은 44명 전원이 취업을 허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공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안에 재취업하는 경우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며,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기관과 취업 심사 대상 기관의 업무 간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확인하면 재취업이 가능하다. 44명 중 금융권으로 이동한 인사는 김 전 선임행정관을 포함해 8명이었다. 올해 3월과 4월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과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각각 BNK경남은행 상임감사위원과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공공 및 유관 기관으로 이동한 경우도 11명이었다. 올해 8월엔 허청회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취임했고, 지난해 대통령실 4급 출신 2명이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 부사장이 됐다. 기업으로 옮긴 공직자도 17명이었다. 특히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로의 이동이 많았다. 최근 배달료 인상 논란에 휩싸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7월 대통령실 부대변인 출신을 고문으로, 카카오는 올해 4월과 지난해 7월 3급 직원 2명을 영입했다. 쿠팡도 올 초 이충윤 전 행정관에 이어 7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이사로 영입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실’ 경력이 사실상 재취업의 프리패스권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가 형식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거취 압박을 받던 김 감사는 감사직 자진 사퇴 의사를 굳히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 출신 19명 금융권-공기관行… 카카오 등 기업엔 17명취업승인 심사 44명 전원 재취업경력 관계 적은 금융권-공기업 이직대통령실 퇴직뒤 농협-경남銀으로… 연봉 수억 감사 자리에도 줄포진국감 앞 대통령실 출신 영입 러시3급 2명 ‘지배구조 리스크’ 카카오로… ‘수수료 논란’ 배민 고문 맡기도#올해 8월 장인환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NH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자 금융권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안팎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농협은행은 장 전 행정관을 사외이사로 추천한 사유로 “공직업무 수행 및 민간 사회단체 활동 등 시민사회 분야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꼽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종교단체 등을 주로 담당했던 장 전 행정관이 전혀 경력과 관계없는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고 한다. 농협은행은 국회 국정감사 대상이고, 감사원 감사도 받는다.#올해 4월 BNK경남은행 상임감사로 임명된 김진성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금융감독원 출신이지만 검찰 수사관으로 오래 근무한 인사다. 검찰 내 회계 분석 전문가로 유명해 윤석열 대통령과도 안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신설되자 공수처 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 논란최근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 출신인 김대남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부적절한 자리”라며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2년간 대통령실에서 퇴직한 공직자 44명 중 8명이 금융권으로 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이들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들이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관 담당자,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엠캐피탈 자문위원 등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업계 관계자는 “각종 인허가 등 금융 산업에 대한 당국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업무 연관성이나 전문성보다는 정부의 정책 기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선도 닿을 수 있는 정치권 출신들을 찾게 된다”고 했다.금융권에서는 ‘규제 산업’인 금융 산업의 특성상 낙하산을 견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나 당국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치권 인사가 ‘대외협상 창구’로 기능하는 관행이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정계 출신 인사들이 감사 자리에 줄포진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는 이사 업무 집행과 회계를 감사할 권한을 가지는, 해당 기관의 사실상 2인자다. 이 때문에 연봉도 통상 수억 원에 달하고 관용차 등 의전이 뒤따른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22년도 회계연도 기준 감사 보수 평균 금액은 1억1641만 원이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감사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회계상 문제점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낙하산 인사’가 이어지면 금융 관련 제도 변화의 회사 적용에 둔감할 수 있고, 금융 비리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으로 11명, 기업으로 17명대통령실 출신들의 공기업행도 줄을 잇고 있다.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인 SR의 경우 지난해 7월 대통령실 4급 출신 심영주 부사장을 영입했다. SR은 지난해 3월에도 대통령실 4급 출신을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최근에도 3급 상당을 비상임이사로 채용 심사 중이다.올해 8월엔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퇴직했던 허청회 씨가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장으로 옮겼다. 그 외에도 최철규 전 대통령국민통합비서관이 지난해 11월 강원랜드 부사장이 됐고, 윤재우 전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난해 초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획경영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강윤묵 전 대통령홍보수석실 행정관이 지난해 6월 한국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됐고 그 외에도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상임감사, 한국평가데이터 감사 등을 맡았다. 문건 유출 문제 등으로 면직 결정을 받았던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 출신 임현조 씨는 2022년 11월 공항철도 경영본부장직으로 옮겼다.44명 중 17명은 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올해 2월 대통령법률비서관실 출신 이충윤 전 행정관(4급)을 경영관리실 이사로 영입했다. 배달 플랫폼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도 올해 7월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3급)을 비상근 고문으로 영입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등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을 카카오모빌리티 이사로 영입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3급 출신을 ESG 전문위원으로 채용했다. 삼표산업 계열사인 에스피네이처 법무실장으로도 지난해 6월 대통령실 3급 출신이 이동했다.별정직 고위공무원 중에선 지난해 7월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현대자동차 부사장으로 갔고, 올해 2월 이진복 전 대통령정무수석이 반도체 장비 업체인 제이스텍 사외이사가 됐다. 대통령 전속 사진가 출신인 김용위 씨는 올해 8월 외식업체 놀부의 대표이사가 됐다.정 의원은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등을 앞두고 대통령실 출신 공직자의 영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권 출신 공직자가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에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유착관계의 고리를 잘라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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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사비 분쟁 조정기구 유명무실… 2021년 이후 갈등 조정 0건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올해 4월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과 시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3.3m²당 공사비를 최초 445만 원에서 600만 원 중후반대로 인상하는 인상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다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3400채 규모 사업이 1년 반 가까이 멈춰 있는데 정비사업 갈등 조율 기구인 성남시 도시분쟁조정위원회(조정위)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조합 관계자는 “계약 해지 대의원회의를 바로 앞둔 시점에 와서야 성남시에서 조정위로 갈등을 조율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며 “이런 기구가 있는지 알지도 못했다”고 했다. 공사비 분쟁을 조율하는 법적 기구인 도시분쟁조정위가 202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공사비 갈등 조정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갈등으로 도심 주택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그나마 있는 제도조차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등 향후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갈등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공급 지연에 따른 도심 집값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6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도시분쟁조정위 설치가 의무화된 전국 11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도시분쟁조정위는 12곳에서 39건 개최됐다. 이 중 공사비 갈등으로 개최된 사례는 ‘0건’이다. 도시분쟁조정위는 2009년 ‘용산 참사’ 이후 정비사업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현장에서는 도시분쟁조정위 결과에 구속력이 없어 활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어느 일방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절차가 돼버린다”며 “시간만 지체할 수 있어 신청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도시분쟁조정위를 운영하는 기초지자체는 현행법상 조정 항목에 ‘공사비 갈등’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 분쟁이라는 문구가 있지만 ‘공사비 갈등’이라는 문구가 없어서 사실상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했다. 조합 차원에서는 공사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면 기존 조합 집행부에 대항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세력이 나올 수 있다며 분쟁 조정 신청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도시분쟁조정위와 함께 정비사업 분쟁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전문가) 파견 제도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코디네이터 파견을 요청한 사업장은 서울 8곳, 경기 4곳, 지방 3곳에 그쳤다. 서울 방화6구역의 경우 올해 5월 코디네이터가 파견됐다가 조정에 실패했다. 조합 관계자는 “매월 금융비로 6억 원이 나가는데 코디네이터가 참석하는 회의를 한 번 잡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며 “제도가 좀 더 신속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분쟁조정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법안들은 모두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도시분쟁조정위 대상에 ‘공사비 갈등’을 명시하고, 도시분쟁조정위 결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가 폐기된 이후 22대 국회에 재발의됐다. 권 의원은 “현재 운영되는 분쟁조정기구들은 실효성이 없다”며 “도시분쟁조정위 위에 중앙도시분쟁조정위를 만들고, 조정안에 대해 재판상 화해 효력을 부과한 법안이 빠르게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조합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갈등을 줄이려면 조합이 전문성을 갖추고 시공사를 상대해야 한다”며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조합 전문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제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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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공사비 검증 접수에만 5개월… 결과 나와도 현장선 “수용 못해”

    서울 강남권 한 재건축 조합은 2022년 11월 시공사 요구에 따라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증액을 위한 검증을 요청했다. 첫 요청부터 검증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린 기간은 10개월. 조합 관계자는 “검증 결과가 나와야 시공사와 협상할 수 있는데 검증 접수까지만 5개월 이상 걸렸다”며 “검증 결과도 시공사 요구와 10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조합에 공사비 증액을 재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사비 갈등을 막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에 증액 여부를 검증받는 공식 수단이 있지만, 이 역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을 처음 의뢰한 뒤 접수가 완료되는 데만 평균 4, 5개월이 걸리고 있어서다. 결과가 나온 후 현장에서 수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처음 요청한 후 접수가 완료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26일(24건)로 집계됐다. 작년엔 평균 166일(30건)이었다. 부동산원은 정비사업 금액 규모에 따라 1000억 원 미만은 60일, 그 이상은 75일 이내 검증을 끝내도록 하고 있다. 올해 검증 착수 후 완료까지 평균 51.6일이 걸렸다. 다시 말해 검증을 신청해 착수하는 데까지 기간이 실제 검증 기간의 2.5배나 걸린 셈이다. 부동산원 측은 “조합과 시공사가 제출하는 자료가 미진하고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 보완 요청을 하다 보니 시일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검증 결과가 나온다고 바로 갈등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인천에 있는 469채 규모 재개발 조합은 4월 말 시공사에서 요청한 공사비 인상분 276억 원을 부동산원에 검증 의뢰해 ‘전액 증액’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조합 측은 “시공사와 합의된 부분에 대해서만 증액한 것”이라며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은 별도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사례가 많아 일부에선 권고 사항인 공사비 검증 결과에 일부 구속력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공사의 공사비 변동 내역을 주기적으로 공유해 조합 측과의 갈등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시공사 선정 시 공사비를 확정하기보단 가급적 착공과 가까운 시점에 공사비 계약을 맺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김 의원은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 공사비 부담은 하루가 다르게 증폭되기 때문에 공사비 검증 접수부터 결과통보까지 기한 단축이 필요하다”며 “검증인력 확충 등 원활한 재건축 사업진행을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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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차표 5억대 구매, 카드실적 채우고 얌체 환불

    고속철 승차권을 대규모로 예매해 카드 제휴 할인을 받기 위한 이용 실적을 쌓은 뒤 모두 환불하는 ‘SRT 악성 환불’ 사례가 지난 4년간 1만5000여 건, 450억 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억 원어치 기차표를 구매했다 모두 반환한 악성 환불자도 있었다. 3일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SRT 승차권 악성 환불은 1만5055건으로 집계됐다. 9482명이 89만6687장을 발권(1명당 94.6장)했다 도로 환불했다. 금액으로는 450억1973만 원어치다. 악성 환불은 대개 승차권을 다량 구매한 후 다음 달 환불받는다. 주로 카드사 제휴 할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결제 금액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단체 승차권은 인원에 따라 최저 위약금을 매기지만 일반 승차권은 출발 하루 전까지 무료로 환불받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SR은 이용객이 1회에 승차권 10장 이상 예매 시 단체 승차권 예매로 보지만, 비회원 예매 시에는 제재가 어렵다. 4년간 21차례에 걸쳐 승차권 7748장을 사들였다가 반환한 사람도 있었다. 5억7950만 원어치 기차표를 끊었지만 전액 되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불한 취소 수수료는 2000원뿐이었다. 또 다른 이는 한 번에 승차권 4610장(3억1900만 원어치)을 산 뒤 수수료 없이 전체를 반환했다. 조사 기간 내 에스알이 악성 환불자로부터 회수한 취소 수수료는 1억129만 원으로 전체 환불 금액의 0.23%에 그쳤다. 에스알 측은 “2월부터는 악성 환불자로 분류하는 금액 기준을 5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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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매매가, 3주연속 상승폭 줄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3주 연속 줄었다. 시중은행들의 고강도 대출 옥죄기와 단기간 가격 급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12%)보다 0.10% 오르며 28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 폭은 지난달 셋째 주(0.23%) 이후 3주 연속 축소됐다. 자치구별로 강남구(0.18%)가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서초구(0.17%), 광진구(0.16%) 순이었다. 성동구는 전주(0.15%) 대비 0.12% 오르며 8월 둘째 주(0.63%) 이후 6주 연속 상승 폭이 작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주요 단지에서 매도 희망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대출 규제 및 단기 급등 피로감이 누적돼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에서도 상승 폭이 축소됐다. 경기는 전주(0.08%) 대비 0.05% 올랐다. 인천은 지난주(0.05%)보다 0.03% 올랐다.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0.04%)보다 0.02% 올랐다. 지방은 전주(―0.01%) 대비 0.02% 내려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0.10%)보다 0.10% 오르며 72주 연속 상승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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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RT표 다량구매해 카드실적 쌓고 환불…악성 환불 4년간 1만5055건

    고속철 승차권을 대규모로 예매해 카드 제휴할인을 받기 위한 이용실적을 쌓은 뒤 모두 환불하는 ‘SRT 악성 환불’ 사례가 지난 4년 간 1만5000여건, 450억 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억 원어치 기차표를 구매했다 모두 반환한 악성 환불자도 있었다. 3일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SRT 승차권 악성 환불은 1만5055건으로 집계됐다. 9482명이 89만6687장을 발권(1명단 94.6건)했다 도로 환불해갔다. 금액으로는 450억1973만 원어치다.악성 환불은 대개 승차권을 다량 구매한 후 다음 달 환불받는다. 주로 카드사 제휴 할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결제금액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단체 승차권은 인원에 따라 최저 위약금을 매기지만 일반 승차권은 출발 하루 전까지 무료로 환불받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SR은 이용객이 1회에 승차권 10장 이상 예매 시 단체 승차권 예매로 보지만, 비회원 예매 시에는 제재가 어렵다.4년 간 21차례에 걸쳐 승차권 7748매를 사들였다가 반환한 사람도 있었다. 5억7950만 원어치 기차표를 끊었지만 전액 되돌려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불한 취소 수수료는 2000원뿐이었다. 또 다른 이는 한 번에 승차권 4610매(3억1900만 원)를 산 뒤 수수료 없이 전체를 반환했다. 조사 기간 내 에스알이 악성 환불자로부터 회수한 취소 수수료는 1억129만 원으로 전체 환불 금액의 0.23%에 그쳤다.에스알 측은 “2월부터는 악성 환불자로 분류하는 금액 기준을 5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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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주택 주차장에 포르셰… 기준 초과 311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입주민 중 300여 명이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임대주택 거주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이 점차 변질되고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LH가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 LH 입주민 중 311명이 임대주택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인 차량가액 3708만 원을 초과하는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311명 중 135명(43.4%)은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브랜드별로 BMW(50대), 벤츠(38대), 테슬라(9대), 아우디(9대), 포르셰(5대) 등 순이었다. LH는 재계약 시 계약 만료 3, 4개월 전 입주자에게 자격 조회를 요청한다. 올해 1월 5일 이후 고가 차량 보유자에 대해 재계약을 기존 1회까지 허용했던 것을 아예 막는 내용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입주민이 차량을 처분해 재계약한 뒤 차량을 다시 사면 추적이 어렵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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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 아파트 주차장에 1.8억 포르쉐가? 수상한 입주민 알고보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임대주택 입주민 중 300여 명이 포르셰,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대상인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임대주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일 LH가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LH 입주민 중 311명이 임대주택 입주 및 재계약 자격 기준을 초과하는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준 임대아파트(영구·국민·행복) 차량 가액 기준은 3708만 원이다.충북 청주시 국민임대 아파트에 있는 한 입주민은 1억7700만 원에 달하는 2023년식 포르셰 ‘카이엔 터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북 익산시에 있는 한 입주민은 1억1186만 원 수준인 포르셰 ‘카이엔’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외 BMW ‘iX xDrive50’(9794만 원, 2022년식), 벤츠 ‘S650’(8754만 원, 2018년식), 레인지로버(6300만 원, 2021년식) 등을 보유한 입주민도 적발됐다.이번에 적발된 311명 중 135명(43.4%)은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50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벤츠(38대), 테슬라(9대), 아우디(9대), 포르셰(5대) 순이었다.현재 LH는 최초 입주 시 모든 입주민을 대상으로 고가차량 보유 여부를 제출받는다. 하지만 재계약 때는 계약 만료 3~4개월 전 사회보장 정보원에 입주자 자격조회를 요청해야만 차량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입주민이 고가 차량을 처분해 재계약한 후 차량을 다시 보유하는 꼼수를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규정상 허점이 있어 고가 차량 보유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LH는 기준일인 1월 5일 이후 입주자라면 보유한 차량이 가액 기준을 넘으면 재계약을 거절하고 퇴거 조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기준일 이전 입주자는 재계약이 가능해 이 중 76명은 최장 202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LH 측은 “취득했던 고가 차량을 재계약 기간 내 처분한 후 다시 재계약할 때 재취득한 것으로 조회되는 경우 추가 재계약을 막고 있다”며 “고가차량 소유자의 편법 입주 방지를 위해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답했다.김 의원은 “제도 미비점을 보완해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에 주거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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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 르엘’, 15년 무주택 4인가족도 탈락

    당첨 시 시세차익이 8억 원대로 예상됐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700 대 1에 가까운 경쟁률 속에서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지낸 4인 가족도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청담 르엘’ 5개 평형에서 모두 당첨 최저 가점이 74점으로 집계됐다. 청약 점수는 만점이 84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을 합산해 매긴다. 74점은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최고점은 81점으로 전용 84㎡B형에서 나왔다. 이는 7인 이상 가족이어야 달성할 수 있는 점수다. 4인 가족 만점 통장으로는 커트라인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 단지는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한 5개 단지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일반공급 85채에 5만671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667.3 대 1로 집계됐다. 직전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로 527.3 대 1이었다. 청담 르엘의 높은 경쟁률은 인근 단지들의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았기 때문이다. 전용 84㎡ 분양가(최고가 기준)가 25억2020만 원인데, 2011년 준공된 인근의 ‘청담 자이’ 전용 82㎡가 6월 32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13년 된 인근 아파트가 청담 르엘 분양가보다 8억 원가량 비쌌던 것. 또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 당첨 후 세입자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지원자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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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 가족 만점도 ‘광탈’…청담 르엘, 당첨 커트라인 74점

    당첨 시 시세차익이 8억 원대로 예상됐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700대 1 가까운 경쟁률 속에서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지낸 4인 가족도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청담 르엘’ 5개 평형에서 모두 당첨 최저 가점이 74점으로 집계됐다. 청약 점수는 만점이 84점으로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을 합산해 매긴다. 74점은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다. 최고점은 81점으로 전용 84㎡B형에서 나왔다. 이는 7인 이상 가족이어야 달성할 수 있는 점수다. 4인 가족 만점 통장으로는 커트라인을 넘지 못한 것이다.이 단지는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한 5개 단지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일반공급 85채에 5만671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667.3대 1로 집계됐다. 직전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로 527.3대 1이었다.청담 르엘의 높은 경쟁률은 인근 단지들의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았기 때문이다. 전용 84㎡ 분양가(최고가 기준)가 25억2020만 원인데, 2011년 준공된 인근의 ‘청담 자이’ 전용 82㎡가 6월 32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13년 된 인근 아파트가 청담 르엘 분양가보다 약 8억 원 가량 비쌌던 것. 또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아 당첨 후 세입자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려는 지원자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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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조이자 서울 9억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 늘어

    시중은행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성 대출 대상인 9억 원 이하 주택의 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 26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한 결과(25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5805건 중 9억 원 이하 아파트 비중은 45.8%(2659건)였다. 이 비중은 7월보다 4.2%포인트 늘었다. 이달 들어 25일까지는 58.0%로 더 상승했다. 단, 매매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 시점 이후 한 달인 만큼 변동 가능성은 있다. 시중은행이 가계 대출을 조이면서 9억 원 넘는 중고가 주택 거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돼 대출 한도가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택 거래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25일까지 신고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5805건은 전월(8855건) 대비 34.4% 줄어든 것이다. 1∼7월 지속된 거래량 상승세는 일단 멈춘 것으로 분석된다. 집값은 27주 연속 상승했으나 오름 폭이 줄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16%) 대비 0.12% 올랐다. 부동산원 측은 “추석 연휴와 가계 대출 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주춤했다”며 “그간 가격이 크게 오른 단지 중심으로 관망 심리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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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통장 혜택 늘렸지만… “가점제 손봐야 반등”[부동산팀의 정책워치]

    국토교통부가 25일 주택청약종합저축의 혜택을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금리가 연 2.0∼2.8%에서 2.3∼3.1%로 올랐습니다. 11월부터는 공공분양 등 고가점자를 가르는 기준인 월 납입인정액이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상향됩니다.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도 이미 올해부터 24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오른 상태입니다. 민영·공공주택 중 한 가지 유형에만 청약이 가능했던 청약 예·부금과 청약저축 통장을 다음 달부터는 2가지 모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당근책을 내놓는 건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45만7228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8657명(1.4%), 2년 전보다는 154만6314명(5.7%) 줄었습니다. 문제는 가입자가 줄어드니 서민 주거복지 정책의 자금줄인 주택도시기금 재원이 쪼그라든다는 데 있습니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은 청약저축을 비롯해 국민주택채권, 투자 및 융자금 회수, 복권기금 등으로 마련됩니다. 이 가운데 청약저축으로 조성한 금액은 2021년 23조1384억 원에서 지난해 14조9607억 원으로 35%나 줄었습니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자 대상 주택 구입·전세자금 대출, 피해주택 매입 임대 등 돈 쓸 곳은 늘었습니다. 즉 기금 재원을 늘리기 위해 사람들이 청약통장에 더 많은 돈을 붓게 하려는 방안을 내놓은 겁니다. 시장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청약 당첨 가능성이 낮은데 청약통장에 돈을 묶어 놔야 하느냐는 겁니다. 올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청약 결과가 발표된 4개 단지 중 3곳에서 최저 당첨 가점이 69점으로 집계됐습니다. 69점은 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등을 고려해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입니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5%에 달했습니다. 4인 가족도 어려운 당첨을 1, 2인 가구가 기대할 수 있을까요. ‘내 집 마련의 꿈’이란 청약통장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정부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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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 100km 車 ‘비상정지 스위치’ 돌리자 멈춰… “급속 돌진 대처”

    12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민간연구소 한국자동차연구원 주행시험장. 기자가 핸들 좌측 하단에 설치된 차량 비상 정지 장치 ‘1단 스위치’를 돌리자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30∼40m 정도 더 간 뒤 힘을 잃고 멈춰 섰다. “띠리리리리” 경고음과 함께 계기판 화면에는 ‘긴급 제동’이라는 문구와 빨간색 경고 표시가 나타났다. 차량 비상 정지 장치는 사람이 수동으로 정지 명령을 내리거나 배터리 전원을 끊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명 ‘급발진’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페달 오조작, 페달 끼임, 차량 오류 등 3가지 상황에 모두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허청은 올해 5월 이 장치를 개발한 김용은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올해의 발명왕’으로 선정했다.● “익숙지 않은 차량 신기술에 오조작 증가”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르면서 급발진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급발진 의심 신고 건수 및 인정 건수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총 793건이 자동차리콜센터로 접수됐다. 이는 신차들이 장착한 각종 제어 장치로 인해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오조작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원페달 드라이빙의 경우 가속 페달에서 발만 떼도 시속 30km까지 속도가 줄기 때문에 갑자기 장애물을 마주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착각하고 더 세게 밟는 경향이 있다”며 “2010년대 후반부터 전기차가 도래하면서 익숙지 않은 기술들이 등장해 운전자 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본인의 실수를 차량의 결함으로 오인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민제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급발진 의심 사고 신고건 중 실제로 의심할 만한 증거나 정황이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감식과 분석을 의뢰하는 사건은 극히 일부”라며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 중 상당수가 사건 초기 자신의 실수나 과실을 오인하고 급발진 등 결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2단계 스위치로 전력 차단… “100% 정지”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개발한 차량 비상 정지 장치의 스위치는 2단계로 작동한다. 1단으로 스위치를 돌리면 긴급제동기능(AEB) 브레이크가 동작하도록 통신선을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비상등도 함께 점등된다. 후방 차량이 급정거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차체 결함이 없다면 차량은 1단계에서 100% 정지한다. 과거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의도치 않은 가속 현상으로 대량 리콜을 진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차량 결함 가능성도 100% 배제할 수는 없다. 차량이 멈추지 않는다면 스위치를 2단으로 돌리면 된다. 2단계에서는 퓨즈 박스 전력을 차단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전력을 주관하는 장치인 ‘릴레이’ 전원을, 엔진차의 경우 엔진 컨트롤 유닛(ECU)의 전원을 끊어 차량은 자연 감속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속도를 더 빨리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번에 개발된 비상 정지 장치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완성차 업체의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과 병행해 설치한다면 차량의 안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막아주는 것과 더불어 인간이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해당 장치는 15만 원대로 제작할 수 있다. 대량 생산할 경우 소비자가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가로막혀 양산 걸림돌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막기 위한 비상 정지 장치가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됐지만 법적인 규제가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범퍼 등 경미한 튜닝을 제외하고 법에서 정한 튜닝 항목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측은 비상 정지 장치가 법에서 정한 튜닝 항목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선 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장치가 정지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통신선을 통해 차량의 통신 라인에 접속한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자칫 튜닝으로 차량 시스템을 건드려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전기차의 전기를 강제로 차단하거나 제작사의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할 경우 다른 전자 제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전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기술적인 문제이자 제도적인 문제”라며 “정부 기관을 통해 수천 회 이상의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인증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차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엔엘 대표변호사는 “앞서 나가는 기술에 법이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며 “제한적으로 통신 라인에 접속하는 제품은 승인받을 수 있도록 기술 검증을 거쳐 예외 기준을 만드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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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종-연령대 관계없이 적용할 오조작 방지기술에 초점을”

    급발진 의심 사고는 차종이나 연령대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장치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12일 서울 여의도 FKI 콘퍼런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 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은 제조물 책임법 개정과 같은 사후 조치보다는 실질적인 사고 방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성지 대전보건대 경찰과학수사학과 교수는 “급발진 의심 사고는 운전 경력과 무관하게 가속케이블 고착, 엔진오일의 흡기 유입 등 다양한 형태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 개발 등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최근 고령 운전자들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잇따른 데 대한 오해를 바로잡자는 취지였다. 최영석 원주한라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부 교수는 “최신 차량은 각종 제어 장치로 인해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운전자 오조작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같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속히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올해 11월 국제기준 제정을 목표로 논의 중인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소형 전기차에 이미 장착해 출시했고, AEBS는 현재 승용, 승합, 화물 등 모든 자동차에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며 “신속한 기술 개발을 통해 AEBS 감지 대상도 보행자와 자전거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조물 책임법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현행법은 소비자가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발의된 개정안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제조사가 입증하도록 해 급발진 등의 사고에서 운전자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일각에선 제조물 책임법 개정은 사고 예방 기능이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러한 법 개정은)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늘어나게 해 소비자와 국가 모두에게 비용 낭비가 될 것”이라며 “소송 내용과 상관없는 자동차 회사의 자료를 요청해 제조사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성급한 조치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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