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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가 올림픽에 돈을 물 쓰듯 쓰고 있다.”최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4 파리 올림픽에 프리미엄 파트너로 참여하는 프랑스 명품 패션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LVMH는 파리 올림픽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이자 최대 스폰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스폰서 계약으로 벌어들이는 총액의 약 10분의 1인 1억5000만 유로(약 2250억 원)을 LVMH가 낸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75)은 장남 앙투안 LVMH 부회장(47)에게 올림픽 관련 업무를 맡겼다. 앙투안 부회장은 주류, 패션, 주얼리 등 LVMH 산하 브랜드를 총동원해 행사 곳곳에 배치했다. 메달과 프랑스 선수단 단복부터 행사 주류, 자원봉사자 유니폼, 성화 보관함 등 LVMH 제품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올림픽이 거대한 LVMH 쇼윈도로 변신한 것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이번 대회 메달도 LVMH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했다. 한국에선 송혜교 차은우 등이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브랜드다. 쇼메는 1920년대부터 선보인 ‘선버스트(태양 폭발)’ 모티브를 활용해 메달을 디자인했다. 소재도 특별하다. 에펠탑 보수 공사 당시 보관해뒀던 철제 조각을 메달에 넣었다. 관중이 자주 볼 기회는 없지만 메달 뒷면에도 프랑스의 상징을 추가했다. 통상 올림픽 메달 뒷면에 새기는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외에도 에펠탑을 새겨 넣었다. 시상대까지 메달을 운반해가는 트레이(상자)도 LVMH 산하 패션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디자인했다.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갈색 격자무늬 패턴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격자무늬 외부는 캔버스로, 메달이 놓이는 평면은 검은색 가죽을 사용해 루이비통 장인들이 만들었다. 성화 보관함 또한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메달을 전달하는 자원봉사자 유니폼도 루이비통이 만들었다.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폴로셔츠, 바지, 가브로슈 모자 등 전부 친환경 원단을 사용해 만들었다. 프랑스 선수단이 개회식에서 입은 단복은 LVMH가 1993년 인수한 정통 프랑스 남성복 브랜드 벨루티가 제작했다. 턱시도, 셔츠, 벨트, 스카프, 신발 등으로 구성해 프랑스식 우아함을 표현했다. 이번 올림픽을 맡은 앙투안 부회장은 2011~2023년 벨루티 최고경영자(CEO)로 지내며 남성화에 주력했던 벨루티를 럭셔리 남성복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이력도 있다. 올림픽 VIP 라운지에서는 LVMH 주류 계열사 모에에네시 와인이 제공된다. 파리시가 도심 랜드마크 곳곳에 지은 임시 경기장이 관광객으로 붐비는 가운데 LVMH의 ‘야심작’에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로 154년 전에 세워진 아르데코 명작 사마리텐 백화점이다. 이 건물은 유리로 된 천장과 철제 기둥, 백화점 어디서든 보이는 거대한 공작새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 LVMH는 2005년 붕괴 위험성 때문에 강제 폐점된 이 백화점을 매입한 뒤 약 1조 원을 들여 복원해 지난해 문을 열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6일(현지 시간) 막을 올린 2024 파리 올림픽이 허술한 진행과 오류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개회식 공식 생중계 방송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이라고 잘못 소개했고, 공식 소셜미디어는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 오상욱(28·펜싱)의 영문 이름을 ‘오상구’로 잘못 적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개회식 중계 영상에서 48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의 국적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모두 ‘북한’으로 잘못 소개했다. 우비를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한 한국 선수단을 향해 장내 여성 아나운서는 프랑스어로 “북한(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이라고 잘못 언급했다. 이후 그는 영어로 또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사과했다. 개회식 SNS, 흐릿한 태극기에 韓선수단 얼굴도 잘 안보여[2024 파리 올림픽]佛-IOC 허술한 진행오륜기 거꾸로 매달려 올라가고야외무대 대형 전광판 꺼지기도대통령실은 바흐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 발생해 정중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올림픽 공식 소셜미디어에서 오상욱의 영문 이름이 ‘오상구’로 잘못 표기되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IOC 측이 별다른 사과 없이 오상욱의 이름만 수정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또 개회식 당시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게양된 오륜기가 거꾸로 매달려 올라갔다. 한 야외무대의 대형 전광판 또한 폭우에 갑자기 꺼졌다. 프랑스 수도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26일 오후 7시 30분(현지 시간) 시작한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1896년 시작된 근대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도시 전체를 행사 무대로 활용했다. 205개국 선수단을 나눠 태운 유람선 85척이 약 6km의 센강을 운항하는 동안 강변의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리모델링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등을 배경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팝스타 레이디 가가 등의 공연과 패션쇼가 펼쳐졌다. 이날 30만 명 넘게 모인 관중은 우비를 쓰고 장장 4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사를 관람했다. 행사 초반에는 빗줄기가 약했지만 1시간 만에 폭우로 바뀌었다. 이에 궂은 날씨에 진행된 최초의 경기장 밖 개회식을 두고 “문화 강국 프랑스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호평과 “다소 산만하고 지루했다”는 부정적 반응이 엇갈렸다. 특히 IOC와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의 허술한 진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한국(R´epublique de Cor´ee) 선수단은 알파벳 C군에 속한 콩고민주공화국, 쿡제도, 코스타리카, 코트디부아르 선수단과 함께 대형 유람선을 타고 등장했다. 그러나 중계방송 아나운서가 한국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모두 “북한”이라고 잘못 소개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IOC 또한 28일 “한국 선수단을 잘못 호명한 문제는 ‘사람에 의한 실수(human error)’로 확인됐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사과 성명을 냈다. 올림픽 소셜미디어 운영 또한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개회식 당일 인스타그램에는 유독 한국 선수단의 얼굴과 태극기가 잘 보이지 않는 사진이 올라왔다. 기수를 맡은 우상혁(28·육상)과 김서영(30·수영)을 비롯해 한국 선수단의 얼굴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태극기 또한 초점이 나가 흐릿하게 등장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때는 ‘북한’을 ‘한국’으로 혼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대형 전광판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송출됐다. IOC는 물론이고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까지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푸른 하늘이 무너질 수 있어요. 땅도 무너질지 몰라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상관없어요. 세상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아요.”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마무리되던 26일 밤 12시(현지 시간) 직전. 프랑스 파리의 껌껌한 밤을 흰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낸 에펠탑 2층 중앙에서 샹송의 대명사 에디트 피아프(1915∼1963)의 ‘사랑의 찬가’가 애절하게 흘러나왔다. 카메라가 에펠탑 무대를 클로즈업하자 진주 자수로 빛나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캐나다 퀘벡 출신 가수 셀린 디옹(56)이 나타났다.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희귀 신경질환인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SPS)’을 앓아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그는 빗속에서도 힘 있게 노래를 불렀다. 개막식 피날레를 어떤 가수가 장식할지는 행사 보안과 흥행을 위해 사전에 공개되지 않지만 며칠 전부터 디옹이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디옹의 공연 루머가 돌았다. 그럼에도 ‘설마 디옹이 무대에 오를까’라고 의심하던 이가 적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병을 고백한 지 약 1년 반 만에 기적을 이룬 것. 디옹도 이날 감격에 찬 듯 눈물을 글썽거렸다. 문화적 역량을 보여줬지만 다소 난해했다는 지적이 나온 개회식을 ‘디옹의 피날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공연은 역경을 딛고 도전하는 올림픽 그 자체였다는 얘기다.● “기어서라도 무대에 오르겠다” 디옹이 건강한 모습으로 올림픽 주제곡(‘더 파워 오브 더 드림’)을 불렀던 28년 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개회식 때보다 감동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계 정상급의 ‘디바’였던 당시와 달리 최근 디옹의 삶은 역경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옹은 2016년 든든한 매니저였던 남편 르네 앙젤릴을 17년의 투병 끝에 암으로 떠나보냈다. 그 뒤 음악적으로도 슬럼프가 찾아왔고, 2022년에는 SPS에 걸려 가수 활동을 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2022년 12월 디옹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SPS란 희귀 난치병에 걸렸다”며 “가끔 걷지 못하고 성대 조절도 잘 안 돼 노래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하며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 무대 복귀가 어려울 것 같던 디옹이 2020년 3월 공연 이후 4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였다. 그는 지난달 아마존을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셀린 디옹’에서 “매주 5일 운동과 물리 및 보컬 치료를 반복했다”고 소개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디옹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국 BBC방송은 디옹이 받은 ‘목소리 재활’ 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무대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달 미 NBC의 ‘투데이쇼’에서 인터뷰 중 눈가가 촉촉해진 디옹은 “기어서라도, 손으로 말을 하더라도 무대에 다시 오르겠다”며 “그(무대에 선) 순간이 그립다”고 했다.● “복귀 시기, 내 몸이 말해줄 것” 디옹은 무대 복귀를 꿈꾸면서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5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복귀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난 모른다. 내 몸이 말해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치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재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랑스에선 숨진 연인을 위해 ‘사랑의 찬가’를 만들었던 피아프와 디옹의 삶이 묘하게 닮았다는 반응도 많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디옹의 공연은 피아프에 대한 헌사”라고 했다.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SPS) 100만 명당 1명이 걸리는 희귀 난치병으로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신경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40세 이상 여성이 이 병의 환자 중 다수를 차지한다. 치료제는 아직 없고, 완치도 불가능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하며 파격적인 가상화폐 관련 공약들을 쏟아냈다. ‘쩐의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자본의 영향력이 막대한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100일 앞두고 가상화폐 업계를 향한 노골적 구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상화폐에 비판적이었던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 진영이 모두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면서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날 7만 달러 선을 향해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美를 가상화폐 수도로” 트럼프 후보는 27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초강대국(super power)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며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비트코인을 21만 개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사이버 범죄자들이나 다크넷(폐쇄형 P2P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을 만들어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입도록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는 문제는 가상자산 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후보는 또 “가상화폐는 100여 년 전의 철강산업”이라며 “미국이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중국 등 다른 국가들에 뺏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를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달 8일 기준 5만5000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날 장중 6만90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고 코인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1기 행정부 당시엔 “규제되지 않은 가상화폐는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쉽게 만들 수 있다”라며 가상화폐를 ‘사기’로 규정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가상화폐 제재를 강화하면서 업계가 공화당으로 기울자 태도를 180도로 뒤집었다. 특히 그는 재집권 성공 시 취임 첫날 가상자산 업계의 ‘공공의 적’으로 불리는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사장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트럼프 후보의 선거 구호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MBGA(비트코인을 다시 위대하게)”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해리스 측 “가상화폐 업계와 관계 재설정” 해리스 캠프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 주요 가상화폐 업체들과 수일 내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전했다. 캠프의 외부 고문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재계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민주당이 ‘반(反)기업적’이라는 인식을 바꾸기를 원한다”고 했다. 한 가상화폐 업체 간부는 FT에 “바이든 대통령과는 대화 자리를 가질 기회조차 없었는데, 해리스 부통령에게 ‘들을 의지’가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해리스 부통령이 비교적 젊고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출신 정치인이라 기술 친화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해리스 캠프는 평일 퇴근 시간 이후 화상회의 플랫폼 ‘줌’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모임이 지지자들에게 열렬한 반응을 얻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 한 여성 단체 주최 행사에는 16만4000명이 접속해 200만 달러 가까운 후원금이 모금됐다. 로이터통신은 “줌 역사상 최대 규모 화상회의”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푸른 하늘이 무너질 수 있어요. 땅도 무너질지 몰라요. 당신이 날 사랑하든 상관없어요. 세상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아요.”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마무리되던 26일(현지 시간) 자정 직전. 프랑스 파리의 껌껌한 밤을 흰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낸 에펠탑 2층 중앙에서 샹송의 대명사 에디트 피아프(1915~1963)의 ‘사랑의 찬가’가 애절하게 흘러나왔다.카메라가 에펠탑 무대를 클로즈업하자 진주 자수로 빛나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캐나다 퀘백 출신 가수 셀린 디옹(56)이 나타났다. 온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 희귀 신경질환인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SPS)’을 앓아 다소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그는 빗속에서도 힘 있게 노래를 불렀다.개막식 피날레를 어떤 가수가 장식할지는 행사 보안과 흥행을 위해 사전에 공개되지 않지만 며칠 전부터 디옹이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디옹의 공연 루머가 돌았다. 그럼에도 ‘설마 디옹이 무대에 오를까’라고 의심하던 이가 적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병을 고백한 지 약 1년 반 만에 기적을 이룬 것. 디옹도 이날 감격에 찬 듯 눈물을 글썽거렸다.문화적 역량을 보여줬지만 다소 난해했다는 지적이 나온 개회식을 ‘디옹의 피날레’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공연은 역경을 딛고 도전하는 올림픽 그 자체였다는 얘기다. ● “기어서라도 무대에 오르겠다”디옹이 건강한 모습으로 올림픽 주제곡(더 파워 오브 더 드림)을 불렀던 28년 전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개회식 때보다 감동적이었던 평가도 나온다. 세계 정상급의 ‘디바’였던 당시와 달리 최근 디옹의 삶은 역경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옹은 2016년 든든한 매니저였던 남편 르네 앙젤릴을 17년의 투병 끝에 암으로 떠나보냈다. 그 뒤 음악적으로도 슬럼프가 찾아왔고, 2022년에는 SPS에 걸려 가수 활동을 하는게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2022년 12월 디옹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SPS란 희귀 난치병에 걸렸다”며 “가끔 걷지 못하고 성대 조절도 잘 안 돼 노래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하며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무대 복귀가 어려울 것 같던 디옹이 2020년 3월 공연 이후 4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치료와 관리였다. 그는 지난달 아마존을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셀린 디옹’에서 “매주 5일 운동과 물리 및 보컬 치료를 반복했다”고 소개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디옹의 모습이 담겨 있다. 영국 BBC방송은 디옹이 받은 ‘목소리 재활’ 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라고 전했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무대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지난달 미 NBC의 ‘투데이쇼’에서 인터뷰 중 눈가가 촉촉해진 디옹은 “기어서라도, 손으로 말을 하더라도 무대에 다시 오르겠다”며 “그(무대에 선) 순간이 그립다”고 했다.● “복귀 시기, 내 몸이 말해줄 것”디옹은 무대 복귀를 꿈꾸면서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5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복귀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난 모른다. 내 몸이 말해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치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재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프랑스에선 연인을 잃은 뒤 ‘사랑의 찬가’를 만들었던 피아프와 디옹의 삶이 묘하게 닮았다는 반응도 많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디옹의 공연은 피아프에 대한 헌사”라고 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6일(현지 시간) 막을 올린 2024 파리 올림픽이 허술한 진행과 오류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개회식 공식 생중계 방송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이라고 잘못 소개했고, 공식 소셜미디어는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 오상욱(28·펜싱)의 영문 이름을 ‘오상구’로 잘못 적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날 개회식 중계 영상에서 48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의 국적을 영어와 프랑스어로 모두 ‘북한’으로 잘못 소개했다. 우비를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한 한국 선수단을 향해 장내 여성 아나운서는 프랑스어로 “북한(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이라고 잘못 언급했다. 이후 그는 영어로 또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했다.논란이 커지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사과했다. 대통령실은 바흐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 발생해 정중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같은 날 올림픽 공식 소셜미디어에서 오상욱의 영문 이름이 ‘오상구’로 잘못 표기되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IOC 측이 별다른 사과 없이 오상욱의 이름만 수정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또 개회식 당시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게양된 오륜기가 거꾸로 매달려 올라갔다. 한 야외무대의 대형 전광판 또한 폭우에 갑자기 꺼졌다.프랑스 수도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에서 26일 오후 7시 30분(현지 시간) 시작한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1896년 시작된 근대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도시 전체를 행사 무대로 활용했다. 205개국 선수단을 나눠 태운 유람선 85척이 약 6km의 센강을 운항하는 동안 강변의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리모델링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등을 배경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팝스타 레이디 가가 등의 공연과 패션쇼가 펼쳐졌다.이날 30만 명 넘게 모임 관중은 우비를 쓰고 장장 4시간 가까이 이어진 행사를 관람했다. 행사 초반에는 빗줄기가 약했지만 한 시간 만에 폭우로 바뀌었다. 이에 궂은 날씨에 진행된 최초의 야외 개회식을 두고 “문화 강국 프랑스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호평과 “다소 산만하고 지루했다”는 부정적 반응이 엇갈렸다. 영국 가디언 또한 “품위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허술한 진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한국(République de Corée) 선수단은 알파벳 C군에 속한 콩고민주공화국, 쿡아일랜드, 코스타리카, 코트디부아르 선수단과 함께 대형 유람선을 타고 등장했다. 그러나 중계 방송 아나운서가 한국을 프랑스어와 영어로 모두 “북한(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이라고 잘못 소개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하루 뒤인 2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 전화를 했다. IOC 또한 28일 “한국 선수단을 잘못 호명한 문제는 ‘사람에 의한 실수(human error)’로 확인됐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사과 성명을 냈다.올림픽 소셜미디어 운영 또한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개회식 당일 인스타그램에는 유독 한국 선수단의 얼굴과 태극기가 잘 보이지 않는 사진이 올라왔다. 기수를 맡은 우상혁(28·육상)과 김서영(30·수영)을 비롯해 한국 선수단의 얼굴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태극기 또한 초점이 나가 흐릿하게 등장했다. 27일 오상욱(28)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딴 후에는 그의 영문 이름을 ‘오상구’로 잘못 적은 축하 글이 올라왔다. 또 개회식 당시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게양된 오륜기가 거꾸로 매달려 올라갔다. 한 야외무대의 대형 전광판 또한 폭우에 갑자기 꺼졌다.2012 런던 올림픽 때는 ‘북한’을 ‘한국’으로 혼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북한 여자대표팀의 축구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대형 전광판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송출됐다. IOC는 물론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까지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고 사과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홍원서·51)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휴머노이드 로봇 축구팀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다. UCLA에 따르면 홍 교수가 이끄는 로멜라 팀이 21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린 ‘로보컵 2024’ 성인 크기 휴머노이드 부문 결승전에서 독일 본대의 님브로 팀을 6-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로멜라의 이 대회 통산 6번째 우승이다. 로멜라 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르테미스(사진)는 키 142cm, 몸무게 38kg의 2족 보행 로봇이다. 걷고 뛰며, 공도 차는 ‘로봇 축구선수’다. 몸싸움에도 버틸 수 있다. 홍 교수는 “단순한 축구 대회가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을 가늠해 보는 기회”라며 “아르테미스가 지닌 능력과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로보컵 대회는 로봇과 인공지능(AI) 대중화를 위해 1996년 시작됐다. 20분간 휴머노이드 로봇 선수 2대가 출전해 상대 팀과 겨룬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 시간) 자신의 X를 통해 인공지능(AI)이 만든 ‘세계 리더 패션쇼’ 영상을 공개했다. 머스크 CEO가 공개한 약 1분 20초 분량의 영상은 AI가 생성한 것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리더들은 자신의 특징을 재미있게 반영한 의상을 입은 채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다. 김 위원장은 ‘KIM(김)’이란 글씨가 새겨진 힙합 스타일의 코트와 금색 체인 목걸이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코트에는 김 위원장의 초상화도 그려져 있다. 트럼프 후보는 명품 브랜드 로고가 커다랗게 붙은 오렌지색의 미국 교도소 작업복을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은 채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검은색 선글라스도 썼다. 시 주석은 붉은색과 노란색 곰이 그려진 옷을 입은 채 곰인형 가방을 들고 나왔다. 머스크 CEO는 “AI 패션쇼를 선보이기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1억20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밈통령(밈+부통령)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본격적으로 대선 캠페인에 시동을 걸자 소셜미디어 등에선 ‘해리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11월 5일 치러질 미 대선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젊은층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자 해리스 캠프 역시 적극 화답하며 이들의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민주당 대선 캠프를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이 유튜브로 생중계되자, 댓글창에는 ‘해리스 2024’ 같은 응원 메시지와 함께 과일 ‘코코넛’과 ‘야자수’ 이모티콘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코코넛과 야자수가 해리스 부통령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 뒤로 파란색(민주당 상징색) 미국 지도가 펼쳐져 있고 주마다 코코넛 열매가 가득한 밈도 퍼지고 있다. 유래는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시 학생은 물론이고 가족과 학교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히스패닉계 교육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했던 대화를 소개하며 “모든 이들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 안에 존재한다. 어머니 표현을 빌리자면, 누구도 야자수에서 코코넛처럼 뚝 떨어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때 코코넛과 야자수는 공화당 진영에선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됐다. 다소 뜬금없는 표현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 하지만 온라인에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상한데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해리스 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여가수 찰리 XCX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자, 해리스 캠프가 발빠르게 찰리 XCX를 상징하는 라임색으로 대선 캠프 소셜미디어의 배경색을 바꾼 것도 화제가 됐고, 호평을 받았다. 미 시사지 타임은 “해리스 캠프는 온라인에서 흘러가는 관심사를 포착해 선거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재주가 있다”며 “(구세대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현지 시간) 자신의 X를 통해 인공지능(AI)이 만든 ‘세계 리더 패션쇼’ 영상을 공개했다.머스크 CEO가 공개한 약 1분 20초 분량의 영상은 AI가 생성한 것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각 리더들은 자신의 특징을 재미있게 반영한 의상을 입은채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다.김 위원장은 ‘KIM(김)’이란 글씨가 새겨진 힙합 스타일의 코트와 금색 체인 목걸이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코트에는 김 위원장의 초상화도 그려져 있다. 트럼프 후보는 명품 브랜드 로고가 커다랗게 붙은 오렌지색의 미국 교도소 작업복을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복 스타일의 옷을 입은 채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검은색 선글라스도 썼다. 시 주석은 붉은색과 노란색 곰이 그려진 옷을 입은채 곰인형 가방을 들고 나왔다. 머스크 CEO는 “AI 패션쇼를 선보이기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 영상은 1억20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밈통령(밈+부통령) 해리스.’미국 민주당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해 사실상 대선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본격적으로 대선 캠페인에 시동을 걸자 소셜미디어 등에선 ‘해리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쏟아지고 있다. 11월 5일 치러질 미 대선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젊은층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자 해리스 캠프 역시 적극 화답하며 이들의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민주당 대선 캠프를 방문해 연설하는 모습이 유트브로 생중계되자, 댓글창에는 ‘해리스 2024’ 같은 응원 메시지와 함께 과일 ‘코코넛’과 ‘야자수’ 이모티콘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코코넛과 야자수가 해리스 부통령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 뒤로 파란색(민주당 상징색) 미국 지도가 펼쳐져 있고 각 주마다 코코넛 열매가 가득한 밈도 퍼지고 있다.유래는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시 학생은 물론 가족과 학교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히스패닉계 교육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의 어머니와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며 “모든 이들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 안에 존재한다. 어머니 표현을 빌리자면, 누구도 야자수에서 코코넛처럼 뚝 떨어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한때 코코넛과 야자수는 공화당 진영에선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됐다. 다소 뜬금없는 표현이란 인식이 강했기 때문. 하지만 온라인에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상한데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해리스 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여가수 찰리 XCX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서자, 해리스 캠프가 발빠르게 찰리 XCX를 상징하는 라임색으로 대선 캠프 소셜미디어의 배경색을 바꾼 것도 화제가 됐고, 호평을 받았다. 미 시사지 타임은 “해리스 캠프는 온라인에서 흘러가는 관심사를 포착해 선거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재주가 있다”며 “(구세대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결정적인 이유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꼽힌다. 특히 퇴임 후에도 민주당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지만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 것에 강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27일 TV토론 참패 후 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한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여겨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가로막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에게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 참패 직후만 해도 겉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이어지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벌어지면서 두 사람의 태도가 달라졌다. 펠로시 전 의장은 2일 MS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당시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린 것을 두고 “현직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관한 질문은 타당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자 두 사람의 사퇴 요구 또한 본격화했다. 하루 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퇴한 결정적인 이유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꼽힌다. 특히 퇴임 후에도 민주당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결정적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적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지만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 것에 강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바이든 측근과 오바마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갈등을 빚는다는 보도도 수 차례 나왔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27일 TV토론 참패 후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한 배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고 여겨 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가로막았다고 여긴다는 것이다.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오바마 전 대통령과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대선 TV토론 참패 직후만 해도 겉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이어지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벌어지면서 두 사람의 태도가 달라졌다. 펠로시 전 의장의 지역구로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의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공개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펠로시 전 의장은 2일 MSN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 당시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린 것을 두고 “현직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에 관한 질문은 타당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자 두 사람의 사퇴 요구 또한 본격화했다. 하루 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사퇴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52년 전인 197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미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상원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30세였던 정치 신인 바이든은 3선에 도전하는 62세 공화당 중진에 맞설 희생양으로 투입됐다. 하지만 그는 기적적인 역전승을 선보였다. 정치인 바이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그리고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 그가 21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내년 1월 임기까지 레임덕이 우려되는 가운데 그의 정치 인생 또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달 27일 TV토론으로 촉발된 인지력 저하 논란은 끝내 넘기지 못한 역경이 됐다.돌이켜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인이 되면서부터 큰 역경을 맞이한다. 당선 41일 만에 아내 니일리아와 13개월 된 딸 나오미를 교통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낙담한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직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에게 “역경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하며 상원의원 선서를 하게 설득했다. 남동생 프랭크의 소개로 1975년 만난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질도 곁에 있어줬다. 질은 어머니를 잃은 유치원생 보와 헌터를 헌신적으로 보살폈다. 질과 바이든 대통령은 2년 뒤 결혼해 가족이 됐다.안정적인 가정을 꾸린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한다. 상원 법사위원장(1987~1995년)과 외교위원장(2001~2002, 2007~2008년)을 거치며 의회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당내 온건파로 초당적 협력과 실용주의를 기치로 삼았다. 그러나 대통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8년과 2008년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지만 중도 하차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첫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47세 초선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그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한 것. 무난함이 노련미로 재평가된 순간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통으로서 전문성을 강조했다. 노동자 집안에서 자랐다는 ‘중산층 조’ 이미지와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도인 점도 내세웠다. 아픈 가정사가 국민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털고 일어나라(Get Up)!”는 그를 상징하는 구호가 됐다.마침내 백악관에 입성해 8년간 부통령으로 지냈건만 2016년 대선 출마는 포기했다. 2015년 정치적 후계자로 꼽히던 장남 보가 46세에 뇌종양으로 숨졌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아들을 잃은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피하고 싶어 출마 선언조차 하지 않았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시 민주당 분위기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4년 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 출마했다. ‘분열의 정치’를 구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맞서 민주당 집권의 길을 열어줄 ‘전환기’ ‘가교(bridge)’ 대통령 역할을 자처했다. 그리고 그는 트럼프를 꺾었다.하지만 올해 재선에 도전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력 저하 논란에서 비롯된 사퇴 요구에 버텼지만 결국 손을 들었다. 이제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을 포기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9일(현지 시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촉발된 ‘글로벌 정보기술(IT) 대란’은 대규모 인명 피해나 사고를 유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특정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초연결 세계’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 위험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사태는 미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이날 오전 12시 9분경 기업용 보안 소프트웨어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팰컨 센서가 업데이트 중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진 것. MS에 따르면 윈도를 사용하는 전 세계 컴퓨터의 약 1%인 850만여 대의 컴퓨터가 영향을 받았다. 세계 각국과 MS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비교적 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번 사태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 해당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용 기업이 적어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됐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말 클라우드 사용 확대 등이 포함된 ‘초연결 사회 구축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어 더 이상 안전지대라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편 지연되고 테슬라 공장은 가동 중단돼 이번 사태로 가장 직격탄을 맞은 업계는 글로벌 항공사와 국제공항이다. 항공정보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9∼20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항공편 8만 편 이상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미국의 상징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 대형 전광판들도 19일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은 컴퓨터들의 화면에서 나타나는 ‘블루스크린’(파란색 화면)이 나타났고, 잠시뒤 아예 꺼졌다.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이 꺼진 건 2019년 뉴욕 대정전 사태 이후 처음이다. 미국 스타벅스의 원격 주문 서비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캘리포니아주의 지역 방송사 KRCR은 회사 컴퓨터가 먹통이 돼 기상캐스터가 직접 종이에 지도를 그려 기상예보 방송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2900여 점포를 운영하는 맥도날드에서는 30% 정도의 점포에서 계산기 작동이 멈췄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전국적으로 선불 카드 판매가 중단됐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텍사스주와 네바다주 공장이 이번 IT 대란 사태에 영향을 받아 가동이 멈췄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체이스 등 금융사들의 거래 시스템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도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 대란으로 인한 오류는 꾸준히 복구되고 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몇 주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가 된 업데이트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에릭 오닐 전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CNN에 “작업에 수백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 ‘망 분리’로 피해 적은 편 21일 국내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19일 한때 마비됐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3사 IT 서비스는 사실상 완전 복구됐다. 주요 통신사업자인 기간통신 11개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와 부가통신 7개사(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데이터센터 8개사 등 26개사는 피해가 없었다. 일각에선 한국의 피해가 적은 이유를 ‘망 분리’에서 찾는다. 망 분리는 국가 및 공공기관이 내부 업무망을 단절시켜 외부 침입을 막는단 개념이다. 국내 주요 기관은 클라우드 같은 외부 서비스와 연동하지 않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말 클라우드 사용 확대를 핵심으로 한 ‘초연결 사회 구축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고,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망 분리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것이어서 한국도 언제든 IT 마비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여러 개 쓰며 위험을 분산시키면 되지만 기업 입장에선 모두 비용 문제”라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확대는 대세”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망 분리 개선 내용에 MS 사태와 같은 일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트럼프는 ‘영웅’이다. 트럼프 마니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미국 프로레슬링(WWE)의 전설 헐크 호건(70)이 18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 연설자로 나선 호건은 티셔츠를 양손으로 찢는 특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호건은 이날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두건 위에 선글라스를 끼고 성조기를 휘날리며 등장했다. 그가 검은색 티셔츠를 찢자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이름이 적힌 붉은색 민소매 셔츠가 드러났다.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이 퍼포먼스에 열광했다. 트럼프 후보도 흡족해하며 간혹 이빨이 보일 정도의 함박웃음을 지었다. 호건은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를 두고 “최고의 ‘태그팀(레슬링 2인팀)’”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모두가 다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트럼프 후보 또한 열혈 프로레슬링 팬으로 유명하다. WWE 관련 쇼에 여러 번 출연했고, 후원도 했다. 그는 2013년 ‘WWE 명예의 전당’ 내 유명인 부문에 헌액됐다. 역시 연설자로 나선 극우 논객 터커 칼슨은 사흘 전 트럼프 후보가 피격에서 살아난 것을 두고 “신(神)의 개입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무대 한편에는 소방 헬멧과 소방복도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의 피격 당시 사망한 펜실베이니아주 의용 소방관 코리 콤페라토레의 유품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 헬멧에 입을 맞추고 묵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5∼18일 열린 이번 전당대회에는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리는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 등이 등장했다. 모두 2016년과 2020년 대선 관련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일부는 실형을 살았다. 이런 인물들이 나타난 것은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집권 2기에도 ‘능력’ 대신 ‘충성심’을 우선한 인선이 이뤄질 것을 시사한다고 WP는 진단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트럼프는 ‘영웅’이다. 트럼프 마니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미국 프로레슬링(WWE)의 전설 헐크 호건(70)이 18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등장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 연설자로 나선 호건은 티셔츠를 양손으로 찢는 특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호건은 이날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 두건 위에 선글라스를 끼고 성조기를 휘날리며 등장했다. 그가 검은색 티셔츠를 찢자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이름이 적힌 붉은색 민소매 셔츠가 드러났다.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이 퍼포먼스에 열광했다. 트럼프 후보도 흡족해하며 간혹 이빨이 보일 정도의 함박웃음을 지었다.호건은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를 두고 “최고의 ‘태그팀(레슬링 2인팀)’”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모두가 다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트럼프 후보 또한 열혈 프로레슬링 팬으로 유명하다. WWE 관련 쇼에 여러 번 출연했고, 후원도 했다. 그는 2013년 ‘WWE 명예의 전당’ 내 유명인 부문에 헌액됐다.역시 연설자로 나선 극우 논객 터커 칼슨은 사흘 전 트럼프 후보가 피격에서 살아난 것을 두고 “신(神)의 개입이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 같은 지도자의 용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용기를 준다”고 치켜세웠다.이날 무대 한편에는 소방 헬멧과 소방복도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의 피격 당시 사망한 펜실베이니아주 의용 소방관 코리 컴페라토레의 유품이다. 트럼프 후보 또한 이 헬멧에 입을 맞추고 묵념했다.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5~18일 열린 이번 전당대회에는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리는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 등이 등장했다. 모두 2016년과 2020년 대선 관련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일부는 실형을 살았다.나바로 전 국장은 일부 트럼프 지지층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국회에 난입한 것에 관한 의회 조사를 거부했다. 매너포트 전 본부장은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도왔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다. 스톤 또한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의회 조사에서 위증, 증인 매수 등을 저질렀다. 이런 인물들이 나타난 것은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집권 2기에도 ‘능력’ 대신 ‘충성심’을 우선한 인선이 이뤄질 것을 시사한다고 WP는 진단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인터뷰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이름 대신 “흑인 남성”이라고 지칭했다. 인지력 저하 우려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센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3년 7개월째 호흡을 맞춘 주요 인사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TV채널 BET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흑인 장관을 적극 기용했다고 주장하며 “나는 국방장관에 그, 음, 그 흑인 남성(the black man)을 지명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미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잦은 말실수로 도마에 올랐다. 그는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 중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불렀다. 지난달 18일에는 친(親)이민 정책을 발표하며 주무부처인 국토안보부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 이름을 쉽사리 떠올리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측근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깜빡하는(lapse) 빈도가 늘었다는 우려가 크다”고 2일 전했다. 18일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국방부 입장을 묻자 “인터뷰 특정 대목이 아닌 전체 맥락에 주목하길 바란다”며 “오스틴 장관은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편 강한 대선 완주 의지를 보여온 바이든 대통령은 BET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건강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경선 하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미묘한 변화를 보였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5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진행된 대의원 공개 투표인 ‘롤 콜(roll call)’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가 됐다고 선언한 사람은 차남 에릭(40)이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힌 이 행사의 주인공은 발표자 에릭과 바로 옆에 선 장남 트럼프 주니어(47)였다. 일각에선 이날 행사가 새로운 트럼프 가문 ‘문고리 권력’의 탄생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비슷한 역할을 맡았던 장녀 이방카(43)와 유대계 거부(巨富)인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당대회 무대에도 오르지 않았다. 반면 두 형제와 배우자들은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자금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은 에릭의 부인인 라라가 올 3월부터 맡고 있다. 두 형제가 ‘트럼프 판박이’라는 점도 중용되는 이유로 꼽힌다. NBC방송은 이들을 “지지층에 먹잇감을 던져주는 거친(red meat-throwing·날고기를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묘사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행사장에서도 한 기자가 이민 정책에 대해 묻자 “거짓말과 억지 주장을 쏟아내는 광대(clown)는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트럼프 후보는 과거 안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방카 부부에게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켜 주는 역할을 맡겼다. 당시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거친 입담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 주류를 장악한 현재로선 열혈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좋아하는 두 형제를 기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5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진행된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호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가 됐다고 선언한 사람은 차남 에릭(40)이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힌 이 행사의 주인공은 발표자 에릭과 바로 옆에 선 장남 트럼프 주니어(47)였다. 일각에선 이날 행사가 새로운 트럼프 가문 ‘문고리 권력’의 탄생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비슷한 역할을 맡았던 장녀 이방카(43)와 유대계 거부(巨富)인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이번 대선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당대회 무대에도 오르지 않았다. 반면 두 형제와 배우자들은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자금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은 에릭의 부인인 라라가 올 3월부터 맡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인 킴벌리 길포일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연설자로 나선다.두 형제가 ‘트럼프 판박이’라는 점도 중용되는 이유로 꼽힌다. NBC방송은 이들을 “지지층에 먹잇감을 던져주는 거친(red meat-throwing·날고기를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묘사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행사장에서도 한 기자가 이민 정책에 대해 묻자 “거짓말과 억지 주장을 쏟아내는 광대(clown)는 나가라”고 호통을 쳤다. 트럼프 후보는 과거 안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방카 부부에게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켜 주는 역할을 맡겼다. 당시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거친 입담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화당 주류를 장악한 현재로선 열혈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좋아하는 두 형제를 기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