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수

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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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홍정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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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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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물4%
중동3%
  • 트럼프 “美에 큰 영광”… 고향 시카고선 “교황 만세” 환호-열광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이 8일(현지 시간)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로 선출되면서 미국 전체가 환호하고 있다. 특히 그의 고향 시카고는 완연한 축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며 “교황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썼다. 2019년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J D 밴스 부통령은 ‘X’에 “교황이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또한 “교황 성하를 위해 기도하며 성령께서 지혜, 힘, 은총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교황의 선출 소식이 전해진 후 수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 종탑에는 거대한 성조기가 걸렸다. 뉴욕 맨해튼의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도 오르간으로 연주한 미 국가(國歌) ‘별이 빛나는 깃발’이 울려퍼졌다. 시카고 대교구 주교좌 성당의 그레고리 사코비치 주임 신부는 “신도들이 열광해 성당이 폭발할 것 같았다”고 ABC뉴스에 전했다. 인근 가톨릭 학교 학생들도 “교황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모든 훌륭한 것은 시카고에서 나온다. 교황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반겼다. 퓨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의 가톨릭 인구는 약 5300만 명. 개신교도(약 1억7600만 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역대 대통령 중 가톨릭 신자 또한 모두 아일랜드계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등 2명에 그친다. 이에 미국 내 가톨릭교도의 기쁨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X’에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는 뜻의 라틴어)”이라고 썼다. 시카고가 정치적 기반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미국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반겼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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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교황 레오 14세,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정책에 부정적

    새 교황 레오 14세로 선출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미국이 배출한 첫 교황이지만 모국의 현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노선에 대해서는 10년 가까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2011년 가입해 로버트 프레보스트라는 명의로 운영 중인 X(엑스) 계정(@drprevost)에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담긴 글이 다수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계정에는 X가 ‘신원이 확인된 유료 계정’에 부여하는 파란색 체크 표시가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은 해당 계정이 실제 레오 14세의 것인지 아직 바티칸 등에 확인 중이라고 8일(현지 시간) 전했다. 대부분의 게시물은 뉴스나 다른 이용자들이 쓴 글을 공유한 게시물이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4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로 강제 추방한 정책에 대해 “이웃들의 고통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비판한 워싱턴 대교구 에벨리오 멘지바르 주교의 기고문을 공유했다. 2월에는 가톨릭 신자인 J D 밴스 부통령의 발언을 다룬 뉴스를 공유하며 “J D 밴스는 틀렸다”라고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을 옹호하며 ‘이웃에 대한 사랑에 순서가 있다’는 교리인 ‘오르도 아모리스(ordo amoris)’를 언급하자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순위를 매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당시인 2015년 7월에는 뉴욕 대교구의 티머시 돌란 추기경이 트럼프의 ‘반(反)이민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글을 올렸다. 2018년에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때 부모와 아동을 분리하는 조치에 대해 “기독교적이지도, 미국적이지도, 도덕적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한 미국 추기경의 글이 공유됐다.이민 외의 정치적 주제에 관련된 글도 일부 발견됐다. 2020년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대해 미국 주교 7명이 “마음이 부서지고 분노한다”라고 규탄한 공동 성명서를 공유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을 촉구하는 게시물도 공유됐다.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축하하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고 환영했다. 밴스 부통령도 X에 “수백만 명의 미국 가톨릭 신자들과 기독교인들이 교황이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썼다. 하지만 친(親)트럼프 보수진영에서는 레오 14세가 낙태와 동성애에 반대하는 등 비교적 보수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색을 비난하는 반응이 나왔다.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는 X에서 “새 교황은 ‘안티’ 트럼프이자 안티 MAGA(다시 미국을 위대하게·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완전히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로 불렸던 인플루언서 스티브 배넌도 콘클라베가 열리기 전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교황 후보군 중 다크호스”라면서도 “불행히도 그는 가장 진보적인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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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英과 첫 무역합의… “영국산 車-철강 25% 관세 감면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후 첫 무역 합의를 영국과 이뤘다고 8일(현지 시간) 밝혔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영국에 엄청나고 흥미로운 날이 될 것”이라며 백악관에서 합의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총리실이 낸 성명에서 “미국은 경제와 국가 안보에 없어선 안 될 동맹국”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는 국가인 영국은 당시에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낮은 10%의 세율을 적용받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혼란에 빠지자 90일간 이를 유예한 뒤 각국과 일대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과의 이번 합의는 포괄적인 무역 협정이 아닌, 자동차와 철강 등 특정 산업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및 철강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감면하고, 영국은 미국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세 감면과 미국산 자동차 및 농산물 관련 관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율 관세를 앞세워 통상 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은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통상 협상을 갖는다. 미국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선 허리펑(何立峰)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베선트 장관은 관세로 인해 이른바 서민 물가가 올라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것을 고려해 중국산 수입품 비중이 높은 카시트 등 육아용품의 관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의 선서식에서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관세를 인하할 생각이 있느냐’란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협상 전 기선 제압에 나섰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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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니 “캐나다 절대 안팔아” vs 트럼프 “절대란 말 절대 하지마라”

    “이 땅(캐나다)은 ‘절대’ 판매되지 않을 것이다.”(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절대’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마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각각 올 1월, 3월 집권한 두 정상의 첫 회동이다. 두 사람은 이날 캐나다 주권, 미국의 관세 부과 등을 놓고 상당한 이견을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줄곧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카니 총리의 전임자인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 또한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로 폄훼했다. 카니 총리 역시 “경제 및 군사 협력에 기초한 미국과의 관계가 끝났다”며 줄곧 미국에 날을 세워 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총선에서도 유권자의 반(反)트럼프 심리를 자극해 당초 지지율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 주권-관세 놓고 내내 신경전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왜 캐나다에 연 20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보조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며 대(對)캐나다 무역적자에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지난해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357억 달러(약 50조 원)로 그의 주장보다 훨씬 적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이 “여전히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믿느냐”고 묻자 “여전히 그렇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답했다. 이어 “부동산 개발업자로서 봐도 인위적인 국경을 없애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며 캐나다 병합을 ‘멋진 결혼’에 비유했다. 다만 그는 “누군가(캐나다)가 원치 않는다면 논의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카니 총리는 “부동산에서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는 곳도 있다”며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백악관, 당신도 방문했던 (영국 런던의) 버킹엄 궁전 같은 곳이 절대 팔 수 없는 매물이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 또한 “절대란 말은 절대 하지 말라(never say never)”고 두 번 반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캐나다산이 아니라 미국산 자동차를 원한다.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도 원치 않는다”며 관세 위협을 거듭했다. 자신의 집권 1기에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재협상 가능성도 거론하며 미국에 더 유리하게 변경할 뜻을 밝혔다. 그는 ‘카니 총리가 관세 철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도 “없다”고 단언했다. ● 전반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올 2월 말 역시 백악관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동 때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평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카니 총리의 총선 승리를 거론하며 “내가 (승리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 같다”고 농담했다. 이어 “오늘은 누구(젤렌스키 대통령)와 그랬듯 폭발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에도 “카니 총리를 ‘주지사’로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가 트뤼도 전 총리보다 더 좋다고도 했다. 카니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국경과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혁신적인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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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퓰리처상도 ‘트럼프 효과’… 4개 부문 휩쓸어

    미국 최고 권위의 보도상인 ‘퓰리처상’이 5일(현지 시간) 올해 수상작을 발표했다. 언론 분야 15개 부문의 수상작 중 4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보도였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언론 속보’ 부문의 기사 및 사진 수상작은 모두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을 다룬 보도가 차지했다. ‘언론 속보 기사’ 부문의 수상자인 워싱턴포스트(WP) 취재팀은 ‘상세한 스토리텔링과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 속보 사진’ 부문의 수상자는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다. 그는 초당 최대 30프레임의 연속 촬영이 가능한 일본 소니의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 피격 당시 허공을 가르는 총알의 궤적까지 포착해 냈다. 만화·삽화 부문의 수상자는 앤 텔네이스 전 WP 만평 작가다. 그는 WP 사주(社主)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한 빅테크 거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동상 앞에 절을 하고 돈 꾸러미를 바치는 만평을 그렸다가 게재를 거부당하자 올 1월 초 17년간 재직했던 WP에 사표를 던졌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텔네이스가 “힘 있는 인물과 기관을 능숙하고 창의적으로 비판했다”고 격려했다. ‘국내 보도’ 부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떠나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다룬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수상했다. 선정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의 정치적 변모 과정, 머스크의 약물 오남용 의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사적 대화 등을 추적했다”고 평가했다. ‘대상’ 격인 공공보도 부문에서는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매체는 임신중절 금지법을 시행하는 미국 보수 성향 주(州)에서 의사들의 고의적인 늑장 대처로 산모들이 사망한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해에는 종신직인 연방대법관들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기사로 수상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좀비 마약’ 펜타닐의 미국 내 유통 문제를 파헤친 로이터통신이, 국제보도 부문에서는 수단 내전을 분석한 NYT가 각각 수상했다. 언론사별로는 NYT가 4개, 뉴요커가 3개, WP가 2개의 수상작을 냈다. 퓰리처상은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으로 19세기 말 황색 언론 ‘뉴욕월드’의 사주였던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유언에 따라 1917년 창설됐다. 전문 언론인 교육기관의 시초로 꼽히는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언론대학원)도 그의 기부로 설립됐다.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이 주로 쓰는 건물은 ‘퓰리처홀’로 불린다. 퓰리처상은 언론 부문 15개 부문과 출판, 음악, 공연 등 예술 부문 8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는 금메달을, 모든 수상자는 각각 1만5000달러(약 2100만 원)씩을 받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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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퓰리처상도 ‘트럼프 효과’…4개 부문 휩쓸어

    미국 최고 권위의 보도상인 ‘퓰리처상’이 5일(현지 시간) 올해 수상작을 발표했다. 언론 분야 15개 부문의 수상작 중 4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보도였다.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언론 속보’ 부문의 기사 및 사진 수상작은 모두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을 다룬 보도가 차지했다. ‘언론 속보 기사’ 부문의 수상자인 워싱턴포스트(WP) 취재팀은 ‘상세한 스토리텔링과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보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 속보 사진’ 부문의 수상자는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다. 그는 초당 최대 30프레임의 연속 촬영이 가능한 일본 소니의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 피격 당시 허공을 가르는 총알의 궤적까지 포착해 냈다.만화·삽화 부문의 수상자는 앤 텔네이스 전 WP 만평 작가다. 그는 WP 사주(社主)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비롯한 빅테크 거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동상 앞에 절을 하고 돈 꾸러미를 바치는 만평을 그렸다가 게재를 거부당하자 올 1월 초 17년간 재직했던 WP에 사표를 던졌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텔네이스가 “힘 있는 인물과 기관을 능숙하고 창의적으로 비판했다”고 격려했다.‘국내 보도’ 부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최근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떠나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다룬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수상했다. 선정위원회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의 정치적인 변모 과정, 머스크의 약물 오남용 의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그의 사적 대화 등을 추적했다”고 평가했다.‘대상’ 격인 공공보도 부문에서는 탐사보도 전문 비영리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매체는 임신중절 금지법을 시행하는 미국 보수 성향 주(州)에서 의사들의 고의적인 늑장 대처로 산모들이 사망한 사건을 파헤쳤다. 지난해에는 종신직인 연방대법관들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기사로 수상했다.기획보도 부문에서는 ‘좀비 마약’ 펜타닐의 미국 내 유통 문제를 파헤친 로이터통신이, 국제보도 부문에서는 수단 내전을 분석한 NYT가 각각 수상했다. 언론사 별로는 NYT가 4개, 뉴요커가 3개, WP가 2개의 수상작을 냈다.퓰리처상은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으로 19세기 말 황색 언론 ‘뉴욕월드’의 사주였던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유언에 따라 1917년 창설됐다. 전문 언론인 교육기관의 시초로 꼽히는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언론대학원)도 그의 기부로 설립됐다.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이 주로 쓰는 건물은 ‘퓰리처홀(Pulitzer Hall)’로 불린다. 퓰리처상은 언론 부문 15개 부문과 출판, 음악, 공연 등 예술 부문 8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는 금메달을, 모든 수상자는 각각 1만5000달러(약 2100만 원)씩을 받는다. 시상식은 이달 말 컬럼비아대에서 열린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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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관세폭탄에…美 신혼부부도 ‘가성비 결혼식’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미국의 신혼부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예식장 풍경도 ‘가성비’ 위주로 바뀌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전했다.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웨딩드레스뿐 아니라, 꽃과 테이블보, 양초 등의 소품 가격들까지 일제히 급등하면서 예비 신랑과 신부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는 것이다. 30세 여성 켈리 엘리자베스는 당초 결혼식에 예비 신랑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유럽의 고급 와인을 들이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유럽 수입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순간 꿈꾸던 각종 계획을 모두 폐지했다. 그는 “관세 뉴스를 보는 순간부터 모든 것들의 가격을 따져야만 했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와인은 비교적 저렴한 국산(미국산)으로 대체하고, 하객들에게는 원래 맞춤형 티셔츠를 제공하려던 계획을 쿠키로 대체하기로 했다.내년 10월 결혼 예정인 28세 여성 신디 응우옌은 결혼식 소품들을 한 푼이라도 쌀 때 미리 구매하기 시작했다. 꽃병 84개, 양초 72개 등 물건을 비축 중이며, 웨딩드레스도 결혼식을 1년 반가량 앞둔 3월 초에 미리 주문했다. 결혼식 영상 촬영은 당초 전문작가에게 의뢰하려 했지만, 저렴한 스마트폰 촬영스냅으로 변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각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관세의 영향은 이미 많은 결혼식 비용에 반영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이용자는 “1년 전에 주문한 맞춤 드레스가 갑자기 1500달러(약 200만 원) 더 비싸졌다”는 불만이 나왔다. 한 유명 웨딩슈즈 브랜드는 이달부터 구두 가격에 약 60달러의 미국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전국웨딩소매업협회의 샌드라 곤잘레스 부회장은 WSJ에 “현재 미국 내 드레스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라며 “일부 부티크들은 드레스값을 10%~30%까지 올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세 인상과 운송비 상승으로 꽃값도 오르면서 장미를 카네이션 등 저렴한 꽃으로 대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내년 결혼을 앞둔 28세 사회복지사 조던 스미스는 플로리스트들로부터 견적을 받은 후,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 조나 코스트코에서 직접 꽃을 사 부케를 만들고 꽃병은 중고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그는 “관세가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식을 쓰레기 재활용(garbage-core) 행사처럼 만들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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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새 안보보좌관에 스티븐 밀러 거론… ‘反이민 설계’ 최측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0·사진)을 1일 경질된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4일(현지 시간) 거론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온 밀러 부비서실장을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기용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다만 돌출 행동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이번 발언이 곧바로 그의 최종 기용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그건 일종의 좌천 인사(downgrade)”라며 “내 생각에 스티븐은 지금 훨씬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 수립, 의회와의 협의,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현 직책에 있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핵심 책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이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검토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미 간접적으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며 “권력의 정점(the top of the totem pole)에 있다”고도 했다. 왈츠 전 보좌관의 사퇴 후 현재 해당 업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임시로 겸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6개월 안에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캘리포니아주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극우 논객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무관용 정책’의 설계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또한 도맡았다. 이런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기용되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 “가장 강력한 비(非)선출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나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 루비오 국무와 이민 의제 긴밀 협력 밀러 부비서실장이 왈츠 전 보좌관의 후임 물망에 오른 것에는 루비오 장관과의 친밀한 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액시오스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온 루비오 장관과 “완벽한 조합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그의 안보관이 외교안보 정책을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왈츠 경질의 도화선이 된 ‘시그널 게이트’ 채팅방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이 J D 밴스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후티 반군 공습을 승인한 대통령의 결정을 전하며 “미국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한다면 (유럽과 이집트로부터) 반드시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썼다. 다만 관세 등 여러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전용기에서의 발언만으로는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2일 또 다른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루비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하는 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왈츠 전 보좌관을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승진”이라고 평했다. 자신에게 유엔 대사와 국가안보보좌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유엔 대사를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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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홍정수]보냈지만 닿지 못한 지원… 미얀마에 5월은 잔인한 달

    5월은 미얀마에 악재가 겹치는 달이다. 3월 28일 강진이 사가잉과 만달레이 등 중부지역을 뒤흔든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피해 복구가 미미한데 열대 계절풍(몬순)이 홍수까지 불러온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지금껏 발생한 여진도 150차례가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800명, 부상자 5100명, 실종자가 116명이라고 지난달 30일 집계했다. 240만 명에게 의료 지원이 시급하지만, 조치를 받은 사람은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한낮 체감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극심한 더위에도 이재민들은 천 하나로 하늘만 가린 임시 천막에서 살고 있다. 더 큰 어려움은 내전으로 인한 복잡한 정치 상황에서 비롯된다. 세계 26개국이 지원을 보냈지만, 대부분 군부의 통제와 내부 갈등에 가로막혔다. 폐쇄적이기로 악명 높은 미얀마 군부는 지진 직후 이례적으로 국제 사회에 손을 내밀고 반군에는 지난달 말까지 휴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그 자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군정이 강진 이후 한 달간 반군 통제 지역을 공격한 횟수는 최소 243회라고 유엔은 밝혔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공교롭게도 2021년 쿠데타 이후 반군 진영의 핵심지로 떠오른 지역이기도 하다. 군부가 이곳에 구호 대신 폭격을 이어가면서 민간인 피해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군부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동맹국의 지원은 환영하면서도 대만의 구조대는 거부하는 ‘선택적 수용’에 나서기도 했다. 분초를 다퉈야 할 재난 구호를 제쳐두고 어떻게 이런 일들이 자행될 수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의 고질적인 관심 부재를 지목한다. ‘로힝야족: 미얀마의 숨겨진 집단학살의 내부’의 저자 아짐 이브라힘 박사는 “권위주의 정권은 지정학적인 공백 덕분에 원조를 통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며 군부가 해외 원조를 지지 기반 강화와 반대 세력 약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미얀마의 기능 마비를 인정하고 인도적 지원 시스템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얀마의 한 분쟁 전문가는 “미얀마는 실패한 국가”라며 현재와 같은 지원 방식은 불안정한 정치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도 강진 발생 직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지원했고, 지난달 초부터 추가적인 구호 물품 200만 달러어치를 차례로 보내고 있다. 200만 달러는 미얀마에서는 빈곤층 80만 가구의 한 달 생활비에 육박하는 큰 금액이지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으로 닿을지는 의문이다. 미얀마 현지 적십자사인 미얀마 적십자사(MRCS)는 오랫동안 군부와 유착하며 현지의 독립적인 인도주의 단체의 노력을 훼방한다는 비판을 받는 조직이다. 원조국에도 책임이 있다. “우리는 도리를 다했다”며 손을 턴다면, 그건 반쪽짜리 책임일 뿐이다. 시급성에 따라 돈을 보냈다면,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살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압박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 미얀마가 겪는 고통은 자연재해만이 아니라 외면이 낳은 인재(人災)이기도 하다.홍정수 국제부 기자 hong@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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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차기 안보보좌관에 밀러 거론 …1기때부터 反이민 정책 설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0)을 1일 경질된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4일(현지 시간) 거론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온 밀러 부비서실장을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기용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다만 돌출 행동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이번 발언이 곧바로 그의 최종 기용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그건 일종의 좌천 인사(downgrade)”라며 “내 생각에 스티븐은 지금 훨씬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 수립, 의회와의 협의,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현 직책에 있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핵심 책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이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검토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미 간접적으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며 “권력의 정점(the top of the totem pole)에 있다”고도 했다.왈츠 전 보좌관의 사퇴 후 현재 해당 업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임시로 겸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6개월 안에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캘리포니아주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극우 논객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무관용 정책’의 설계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또한 도맡았다.이런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기용되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Swiss Army Knife)’” “가장 강력한 비(非)선출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나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 루비오 국무와 이민 의제 긴밀 협력밀러 부비서실장이 왈츠 전 보좌관의 후임 물망에 오른 것에는 루비오 장관과의 친밀한 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액시오스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루비오 장관과 “완벽한 조합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그의 안보관이 외교안보 정책을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왈츠 경질의 도화선이 된 ‘시그널 게이트’ 채팅방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이 J D 밴스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후티 반군 공습을 승인한 대통령의 결정을 전하며 “미국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한다면 (유럽과 이집트로부터) 반드시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썼다.다만 관세 등 여러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전용기에서의 발언만으로는 밀러의 안보보좌관 기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2일 또 다른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루비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하는 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왈츠 전 보좌관을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승진”이라고 평했다. 자신에게 유엔 대사와 국가안보보좌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유엔 대사를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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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이어 호주 총선도 ‘反트럼프’ 승리… 총리 21년만에 연임

    “호주 국민이 ‘분열’보다 ‘통합’을 택했다.” 3일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집권 노동당이 승리했다. 노동당을 이끄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또한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존 하워드 당시 총리에 이어 21년 만에 연임에 성공했다. 호주 총선은 여러 면에서 지난달 28일 캐나다 총선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중도 좌파 성향의 집권당이 고물가 등 경제난으로 지지율 하락에 시달렸지만 동맹국에도 관세 압박을 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전 세계적인 ‘반(反)트럼프’ 정서가 고조되면서 집권당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성향 자유당과 국민당의 야권 연합을 이끈 피터 더턴 호주 자유당 대표는 ‘트럼프 따라 하기’ 전략으로 총선은 물론이고 지역구에서도 패했다. 야당 지도자가 의원직을 상실한 것은 호주 최초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더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중국 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이름을 딴 ‘테무 트럼프’로 불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가 복제품’이란 의미다.● ‘인플레’로 떨어진 지지율, 트럼프로 올랐다 호주 ABC방송 등에 따르면 개표가 약 77% 진행된 한국 시간 4일 오후 8시 기준으로 노동당은 하원 전체 150석 중 과반(76석)이 훨씬 넘는 85석을 얻었다. 자유·국민당 연합은 39석, 기타 정당은 10석, 나머지 지역구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28년까지 3년의 임기를 더 보장받게 된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인은 호주의 방식으로 세계적인 도전에 맞서기로 선택했다”며 “첫 임기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임기에도 규율 있고 질서 있는 정부가 되겠다”는 승리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모방 전략을 구사한 더턴 대표를 겨냥해 “우린 다른 곳에서 구걸하거나 빌리거나 베끼지 않는다”고도 했다. 여론조사회사 ‘로이모건’에 따르면 올 2월 말∼3월 초만 해도 자유·국민당 연합의 지지율은 40%로 노동당(28.5%)보다 11.5%포인트 이상 높았다. 2022년 5월 앨버니지 총리의 집권 후 한때 소비자물가가 8%에 육박하는 등 고물가로 주거, 식료품, 에너지 비용 등이 치솟자 국민 불만이 고조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상대로도 무차별적인 관세 공격을 쏟아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호주는 미국이 무역흑자를 거두는 몇 안 되는 나라다. 또 미국, 영국과 중국 견제 목적이 강한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도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호주에 10%의 보편 관세를 매겼다. 원자재 비중이 높은 호주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별도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민심이 돌아섰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런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해 “(관세는) ‘친구’가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이달 2일 로이모건의 조사에서 노동당과 보수연합의 지지율이 53% 대 47%로 바뀌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난’ 대신 ‘트럼프발(發) 대외적 불확실성’이 이번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앨버니지 총리의 지지율 반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인스티튜트’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세계 각국의 중도 좌파 정당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테무 트럼프’, 지역구서도 패배 더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반(反)이민,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 트럼프 대통령을 모방하는 전략으로 참패했다. 그가 ‘호주판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한 저신타 프라이스 자유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구호와 같은 ‘호주를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ustralia Great Again)까지 사용했다. 이로 인해 총선 막판 지지율 하락세가 가시화하자 뒤늦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적도 없다”며 거리를 두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는 2001년부터 24년간 지켜왔던 퀸즐랜드주 딕슨 지역구에서 노동당의 여성 후보에게 패했다. 한편 3일 싱가포르 조기 총선에서도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전체 97석 중 87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무역과 금융이 핵심인 싱가포르에서도 트럼프발 관세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지난해 5월 취임한 로런스 웡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높아졌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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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관세 놓고 격돌한 ‘사업가’ 트럼프와 ‘법률가’ 파월[글로벌 포커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파월 중 누가 미국에 더 적(敵)인지 모르겠다.” “파월은 ‘(금리 인하가) 너무 늦은 남자’(Mr. too late)이자 ‘중대한 실패자’(major loser)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자신의 집권 1기 때 직접 발탁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지금껏 퍼부은 독설의 일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인 파월 의장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배신자’ ‘멍청이’ ‘무능하다’란 표현을 썼다. 집권 2기에 들어서는 더 노골적으로 ‘해임’을 강조하며 위협한다. 배임 같은 중대 과실이 없다면 법적으로 4년 임기(연임 가능)가 보장된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자신에게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내쫓겠다고 외친다. 지난달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이로 인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월가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 당시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기 부양’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과 ‘물가 안정’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바라보는 연준은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관계다. 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연준 의장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 다만 연준 의장, 그것도 자신이 임명한 연준 의장에게 이토록 노골적으로 사퇴를 강요한 백악관 주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 두 사람이 왜 사사건건 부딪치는지, ‘세계 최고 권력자’인 미국 대통령과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연준 의장의 갈등 역사는 어떤지 알아본다.● “고금리는 惡” vs “원리원칙 중요”‘부동산 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과 ‘법률 전문가’인 파월 의장의 인생 역정을 살펴보면 두 사람이 ‘저금리’라는 사안을 두고 왜 대립하는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25세 때인 1971년 부동산 개발회사 트럼프그룹의 대표가 됐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 빌린 돈으로 건물과 땅을 대거 사들이고 개조한 후 비싸게 되파는 방식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금리’는 사업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정치인이 된 뒤에도 고금리는 자신의 주 지지층인 노동자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방해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금리를 ‘악(惡)’으로 여긴다는 건 언론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기준금리가 5.50%였던 2023년 9월 NBC 방송 인터뷰에서 “금리가 너무 높아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파월 의장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법조인이 된 후 뉴욕 월가 투자은행 딜런리드,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등에서 인수합병(M&A) 및 자금조달 업무의 관리 감독을 주로 담당했다. 깐깐하고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태도가 몸에 밸 수밖에 없다. 2011년 1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공화당원인 파월을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당적이 다른 인물을 연준 이사로 발탁한 건 1988년 공화당 소속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민주당원이었던 존 라웨어 전 이사를 기용한 지 23년 만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민주당 일각에서는 파월의 당적, 그가 경제학 전공자가 아닌 법조인 출신이란 이유로 그의 기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파월이 정치적 이념을 앞세우지 않는 데다 실용주의적이고 온건한 성향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 다음 해 5월 이사 임기를 시작한 파월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1년에 8차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늘 다수 의견에 따르는 투표를 하며 연준에 무난히 녹아들었다. 2017년 11월 첫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이 예상되던 재닛 옐런(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 당시 연준 의장을 교체하고 당적이 같은 파월을 연준의 새 수장으로 낙점했다. 그는 파월이 똑똑하고 헌신적이며 연준에 필요한 모든 지도력을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금리를 낮추지 않자 노골적으로 비난했고, 해임도 거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2018년 한 해에만 네 차례 금리를 올렸다. 2019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했다. 그는 파월 의장을 해임할 방법을 찾아내라고 참모진을 들볶았다. 해고가 어렵다는 것을 알자 ‘의장’에서 ‘이사’로 강등시키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옐런 등 4명의 전직 연준 의장은 2019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문을 통해 “정치적 필요성에 따른 통화정책은 경제 성과를 악화시킨다. 중앙은행이 단기적인 정치 이익에서 독립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며 맹목적인 금리 인하 요구를 멈추고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비판했다. ● 집권 2기에 더 거센 충돌 파월 의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 시기인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4년 대선 과정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는 2020년 대선 과정의 앙금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선을 앞두고 연준에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해 연준은 경기 부양 차원에서 금리를 내리긴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선에서 패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내렸어야 했다’며 거듭 불만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연준 사람들보다 내 직감이 더 낫다.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에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연준 인사에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한 달 후엔 “파월이 카멀라 해리스(당시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폈다. 대선 승리 후에는 2026년 5월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 전에 미리 후임 의장을 지명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뒤에도 노골적으로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트루스소셜에 “파월의 해임을 더 미룰 수 없다”고 썼다. 같은 날 취재진에게도 “내가 그를 내쫓고 싶다면 아주 빠르게 그렇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파월 의장이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미 경제를 물가와 실업률 안정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의 결정은 전적으로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2일 “파월을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뉴욕 증시의 급락, 나아가 금융 시장 전반의 혼란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만인 29일 취임 100일 집회에서 파월을 “정말 일을 잘 못하는 연준 인사”라고 지칭했다. 또 “난 그보다 금리에 대해 훨씬 많이 안다”고 비판을 재개했다. 파월 의장의 3연임 가능성도 사라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14일 “백악관이 올가을경 파월의 후임자를 찾는 면접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루먼-카터도 연준과 불화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연준과 불화를 겪은 대통령은 많다. 1950년대 초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참전 여파 등으로 정부 지출이 치솟자 연준에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윌리엄 마틴 당시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마틴 전 의장은 취임 첫해인 1951년 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협약도 재무부와 맺었다. 1913년 연준 출범 후 38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연준 최초의 흑인 이사 앤드루 브리머는 이런 마틴 전 의장을 ‘연준의 구원자(Savior of the Fed)’라고 극찬했다. 마틴 전 의장은 “중앙은행의 역할은 파티가 무르익을 때 ‘펀치볼(punch bowl·파티 때 음료를 담는 커다란 그릇)’을 치우는 것이다”란 명언도 남겼다. 경기 호황으로 모두가 흥청일 때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거품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마틴 전 의장은 19년간 최장수 연준 수장을 지내며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존 F 케네디, 린든 존슨, 리처드 닉슨까지 5명의 대통령을 거쳤다. 이런 마틴 전 의장과 자주 비교되는 인물은 아서 번스 전 의장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베트남전 비용을 조달하려고 막대한 달러를 찍어냈다. 이로 인해 달러 가치가 급락한 ‘닉슨 쇼크’가 발생했지만 연준은 통화팽창 정책을 폈다. 번스 전 의장이 재선을 꿈꾸는 닉슨 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한 탓이다. 닉슨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1973년 1차 오일쇼크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난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여기에 ‘워터게이트 도청 사태’가 터지며 닉슨 전 대통령은 결국 하야했다. 번스 전 의장 또한 종종 ‘최악의 연준 의장’으로 꼽히는 치욕을 당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볼커 전 의장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볼커 전 의장이 취임한 1979년에도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후폭풍에 시달렸다.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고 경기를 살리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어느 하나 쉽지 않았다. 당시 볼커 전 의장은 물가 안정을 택했다. 그는 취임 두 달 만인 1979년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란 용(龍)을 잡겠다”고 외쳤다. 당시 11%였던 기준금리를 19세기 남북전쟁 이후 최고치인 20.5%까지 끌어올렸다. 초고금리에 반발한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워싱턴 연준 본부로 와 오물까지 투척했지만 꿈쩍하지 않고 금리 인상을 고수했다. 그는 결국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취임 초 14%까지 올라갔던 소비자물가가 3, 4%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또한 재선을 앞둔 1984년 여름 볼커 전 의장에게 “대선 전까지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식으로 압박했다. 볼커 전 의장은 두 번째 의장 임기를 두 달 남겨둔 1987년 6월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말리지 않고 그린스펀 전 의장을 후임자로 발탁했다.● ‘트럼프 관세’도 갈등 불씨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연준과 행정부의 불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관세가 고물가와 저성장을 동시에 부추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이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처럼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는 건 쉽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연준 흔들기’가 결국 그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최근 미국 주식, 채권, 달러 가치의 하락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 연준에 대한 유례없는 위협은 미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자산의 추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은 “파월 의장의 해임 여부에 관계없이 대통령이 계속 연준 의장의 권한을 흔든다면 연준이 독립적으로 적절한 통화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금융시장 전반의 의구심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미국 장기 국채가격 하락(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설사 기준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 국채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통화정책의 신뢰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태라 설사 기준금리를 내려도 기대만큼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이 약해지면 장기적으로는 관세전쟁보다 훨씬 큰 피해가 미 경제에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집권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 역시 최근 NBC 방송에 출연해 “어느 대통령도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은 없다”며 파월 의장을 두둔했다. 연준과 파월 의장이 무조건 ‘선’, 트럼프 대통령이 무조건 ‘악’은 아니다. 연준 역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제기된 정책 실기(失期)를 했다. 연준은 팬데믹 초기인 2021년 7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2022년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9.1%에 달할 정도로 치솟았다. 또 “금리 인상이 늦어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경기 침체 시기마다 부양을 위해 택한 대규모 양적 완화가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많다. 다만 로스 레빈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경제매체 배런스에 “연준이 완벽하지 않고 실수도 종종 저질렀지만 이런 결함은 수정하면 되는 것이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개입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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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조선업 경쟁력 강화법안 초당적 재발의

    미국 의회가 자국의 조선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법안을 지난달 30일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공화당 하원의원이던 마이클 왈츠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도로 118대 의회 종료 직전 발의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을 보강해 119대 상·하원에서 재발의한 것이다. 이번 법안에는 기존 법안의 핵심 내용이 대부분 포함됐다. 우선 미국에서 만든 국제 상선을 현 80척에서 향후 10년 내 250척으로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용하기로 했다. 현재 국제무역에 쓰이는 중국 선박이 5500척에 달하지만 미국 선박은 80척에 불과하단 점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에선 국가안보와 경제 자립을 위해 이 같은 중국과의 격차를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번 법안에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 협력해 선박을 건조하고, 해상 수송 능력을 보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업 관련 기술과 생산 역량을 지닌 한국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일정 비율을 미 국적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의무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LNG 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미 조선업계에서는 미국산 운반선이 한국산보다 2∼4배 비싸 “자체 생산을 통해선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가 보도했다.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LNG 운반선 수주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이번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행정명령에 따라 마련됐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마크 켈리·공화당 토드 영 의원이, 하원에서는 민주당 존 개러멘디·공화당 트렌트 켈리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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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CEO 초청한 트럼프, 현대차 맨 처음 거명하며 “생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현대자동차, 일본 소프트뱅크와 도요타자동차, 미국 엔비디아 존슨앤드존슨 제너럴일렉트릭(GE) 등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글로벌 기업 경영자 20여 명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이들의 투자 결정을 호평하며 자신의 관세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가장 먼저 거명하며 “고맙다”고 치하했다. 현대차의 210억 달러(약 30조 원) 투자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아름답다(beautiful)”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 있지 않은 삼성조차도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미국에)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루 전 삼성전자가 올 1분기(1∼3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관세 대응 방안을 거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대응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VD(TV, 가전) 사업 등은 필요시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삼성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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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우크라 광물협정 체결… “러 침공으로 전쟁 발발” 책임 명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망간, 흑연, 티타늄 등 우크라이나 내 희토류는 물론이고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공동 개발한 후 이익금의 일부를 ‘우크라이나 재건 기금’으로 조성하는 ‘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관련 보도자료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전면 침공(full-scale invasion)’으로 발발했다며 러시아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태양광 패널 등의 핵심 재료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희토류 가치가 26조 달러(약 3경7180조 원)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대부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에 매장돼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 광물 채굴) 현장에 있으면 나쁜 행위자(러시아)들이 오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보수 성향 케이블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선 ‘광물 협정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억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협정과 미국의 군사 지원을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안전 보장은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고, 협정 타결이 실제 휴전으로 이어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美-우크라 모두 윈윈” 이날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스비리덴코 부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복구, 재건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반영한 협정”이라며 “두 나라 모두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역사적인 경제 파트너십”이라며 “끔찍하고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도록 촉진하는 것에 미국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올 2월 말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워싱턴 백악관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지 두 달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지난달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바티칸 장례식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15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하며 그를 설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이 전했다. 두 나라는 재건 기금을 5 대 5의 비율로 공동 관리하기로 했다. 미국의 기존 군사 지원에 대한 보상 방안,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및 소유권을 미국이 넘겨받는 방안 등은 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군사 지원을 약속받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광물 개발의 우선권을 갖게 돼 ‘윈윈’이라고 진단했다. ● ‘트럼프 측근’ 그레이엄, 러 제재법 발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 타결을 주요 치적으로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은 이번 협정으로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협정 타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재집권 100일을 맞은 그는 관세 정책 등에 대한 내외부 비판 등으로 지지율이 줄곧 하락세였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같은 달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이 56%로 ‘지지한다’(36%)보다 20%포인트 높았다. 이는 그의 집권 1, 2기를 통틀어 최저 수준의 지지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집권 공화당의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거부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한다면 러시아와 그를 지지한 국가 모두를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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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현대차 CEO 제일 먼저 호명하며 “땡큐, 뷰티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으로 현대차 등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주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을 대거 초청해 이들의 투자 결정을 칭찬하며 자신의 관세정책이 성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 ‘미국 투자’ 행사에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을 소집해 “여기에 참석한 기업들은 모두 합쳐 2조 달러(약 2863조 원) 이상의 신규 대미 투자를 발표했다”라며 “(다른 기업들까지 합친)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8조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는 4년간 1조 달러 이하를 (투자 유치) 했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취임한 뒤 관세와 다른 인센티브들을 제공한 것이 투자 증가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삼성조차도 관세를 이겨내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오늘 아침에 발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날 앞서 열린 각료회의에서도 그는 “회의 직전 삼성이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 있던 CEO 중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가장 먼저 거명해 “땡큐”라며 현대차가 지난달 백악관에서 발표한 210억 달러(약 30조 원) 투자를 거론했다. 그는 해당 투자의 하나로 진행되는루이지애나주의 제철소 건설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호세, 땡큐, 뷰티풀(beautiful)”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마주 보고 앉아있던 뮤뇨스 사장은 일어나서 손을 흔들면서 화답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제너럴일렉트릭(GE),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등 참석한 기업을 일일이 거명하고 그들의 투자 실적을 언급하며 “땡큐”, “대단하다(amazing)”, “환상적이다(fantastic)” 등 칭찬을 쏟아냈다. 이어 “이들의 투자는 (미국) 정신, 관세, 인센티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정작 미국 GDP가 1분기에 역성장한 것에 대해서는 “수입, 재고, 정부 지출 등 왜곡 요인을 제외한 핵심(core·근원) GDP는 3%가 올라갔다”라며 전임 바이든 정부 탓으로 돌렸다. “이어 우리는 1월 20일에 정권을 인수했으며 내 생각에 여러분은 우리에게 좀 더 시간을 줘야 한다”라며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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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L ‘승리의 상징’된 한인 할머니 하모니카

    한복을 입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미국 코리아타운의 ‘한인 할머니들’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에서 ‘승리의 부적’으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아이스하키 경기장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두 차례 경기에서 미 국가를 연주한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KSCCLA)’의 하모니카 교실 회원 14명이 그 주인공이다. NHL 소속 LA킹스는 21일(현지 시간) 홈구장에서 열린 에드먼턴 오일러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국가 연주자로 이들을 초청했다. 백발의 연주단원들이 “시작!” 하는 구령과 함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2만여 관중도 따라 제창했다. 이날 6 대 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LA킹스는 하모니카 연주단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식 X 계정에 올렸다. “다음 경기에도 할머니들을 초청해 달라”는 LA킹스 팬들의 댓글이 쇄도해 구단 측은 23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이들을 초청했다. 이번에 단원들은 LA킹스 유니폼을 입고 연주했고, 결과는 6 대 2로 또다시 승리였다. 두 번 모두 무대에 섰던 도나 리 씨(80)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아이스하키를 모르지만,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순간 소리를 질렀다”며 즐거워했다. 2013년 개관한 KSCCLA는 1500명이 이용하는 지역 기반 비영리 단체다. 이곳에서 7년 전 문을 연 하모니카 교실은 음력 설 행사와 LA 시의회 등 다양한 곳에서 하모니카 연주를 해 왔다. LA킹스와의 인연은 3월 23일 시작됐다. 이날 LA킹스가 주최하는 연례 행사 ‘코리아타운의 밤’에 KSCCLA의 국가 연주를 부탁한 것이다. LA킹스는 관중들이 색다른 연주에 호응을 보인 데다 이날 열린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자 플레이오프전에도 이들을 또다시 초청했다. 다만, LA킹스는 KSCCLA 하모니카 교실 회원들이 국가를 연주한 세 경기에서 내리 이겼지만 다른 두 경기에선 패해 현재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있다. LA타임스는 “하모니카가 킹스의 포스트시즌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박관일 KSCCLA 사무국장은 스포츠매체 ESPN에 “늘 이민자로 여겨졌던 우리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규모 관중 앞에서 공연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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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아이스하키팀 ‘승리의 부적’ 떠오른 한인 할머니들

    한복을 입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미국 코리아타운의 ‘한인 할머니들’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에서 ‘승리의 부적’으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아이스하키 경기장 크립토닷컴아레나에서 열린 두 차례 경기에서 미 국가를 연주한 ‘코리아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KSCCLA)’의 하모니카 교실 회원 14명이 그 주인공이다. NHL 소속 LA킹스는 21일(현지 시간) 홈구장에서 열린 에드먼턴 오일러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국가 연주자로 이들을 초청했다. 백발의 연주단원들이 “시작!” 하는 구령과 함께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2만여 관중들도 따라 제창했다. 이날 6대 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LA킹스는 하모니카 연주단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식 X 계정에 올렸다. “다음 경기에도 할머니들을 초청해 달라”라는 LA킹스 팬들의 댓글이 쇄도하면서 구단 측은 23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도 이들을 초청했다. 이번에 단원들은 LA킹스 유니폼을 입고 연주했고, 결과는 6대 2로 또다시 승리였다. 두 번 모두 무대에 섰던 도나 리 씨(80)는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는 아이스하키를 모르지만,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순간 소리를 질렀다”라며 즐거워했다. 2013년 개관한 KSCCLA는 1500명이 이용하는 지역 기반 비영리단체다. 이곳에서 7년 전 문을 연 하모니카 교실은 음력 설 행사와 LA 시의회 등 다양한 곳에서 하모니카 연주를 해왔다. LA킹스와의 인연은 3월 23일 시작됐다. 이날 LA킹스가 주최하는 연례행사 ‘코리아타운의 밤’에 KSCCLA의 국가 연주를 부탁한 것이다. LA킹스는 관중들이 색다른 연주에 호응을 보인 데다 이날 열린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자 플레이오프전에도 이들을 또다시 초청했다.다만, LA킹스는 KSCCLA 하모니카 교실 회원들이 국가를 연주한 두 경기에서 내리 이겼지만 다른 두 경기에선 패해 현재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있다. LA타임스는 “하모니카가 킹스의 포스트시즌 ‘행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라고 전했다. 박관일 KSCCLA 사무국장은 스포츠매체 ESPN에 “늘 이민자로 여겨졌던 우리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규모 관중 앞에서 공연할 수 있어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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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인생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

    “소년 소녀 여러분, 경청하는 법을 배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올 1월 8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남긴 영상 메시지가 27일(현지 시간) 공개됐다. 이날 이탈리아 매체 ‘오기’는 교황이 폐렴으로 입원하기 직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경청 워크숍’에 보내기 위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교황은 생전 거처였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편안한 흰색 옷차림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경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여러분에게 말할 때, 그들이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다음 마음이 내키면 답하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사람들을 자세히 봐라. 제대로 듣지 않는다”며 “말을 듣다 말고 중간에 대답하곤 하는데, 평화에 도움 되지 않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며 “들으라, 거듭 들으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전에도 “우리는 귀 기울이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며 경청이 소통의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5∼27일 ‘청소년 희년’을 맞아 바티칸을 찾은 각국 청소년을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교황의 애도 미사에 초청했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파롤린 추기경은 “젊은이들이 자비에 대한 교황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세계 평화의 길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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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황, 젊은이들에게 남긴 생전 메시지

    “소년 소녀 여러분, 경청하는 법을 배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합니다.”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1월 8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남긴 영상 메시지가 27일(현지 시간) 공개됐다. 이날 이탈리아 매체 ‘오기’는 교황이 폐렴으로 입원하기 직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경청 워크샵’에 보내기 위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교황은 생전 거처였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편안한 흰색 옷차림으로 화면을 바라보며 경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여러분에게 말할 때, 그들이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다음 마음이 내키면 답하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사람들을 자세히 봐라. 제대로 듣지 않는다”며 “말을 듣다 말고 중간에 대답하곤 하는데, 평화에 도움 되지 않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며 “들으라, 거듭 들으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이전에도 “우리는 귀 기울이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라며 경청이 소통의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25~27일 ‘청소년 희년’을 맞아 바티칸을 찾은 각국 청소년을 27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교황의 애도 미사에 초청했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파롤린 추기경은 “젊은이들이 자비에 대한 교황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세계 평화의 길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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