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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일본 등 61개국이 군사 인공지능(AI)을 활용할 때 반드시 유엔헌장과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 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 문건을 10일 채택했다. 특히 문건에는 “AI 기술이 핵무기 확산에 활용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며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AI가 아닌 인간이 핵무기 사용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도록 하자는 것. 이 문구가 국제회의 결과문서에 포함된 것도 처음이다. 이날 서울에선 우리 정부가 네덜란드 등 4개국과 함께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폐회식을 열고 결과문서를 채택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AI 시스템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세계 각국이 자발적인 ‘가드레일’을 설정한 것. 최근 우크라이나 등에선 군사 AI가 실전에 배치돼 사용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문건에는 “국제법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이용해야 한다”는 등 국제사회의 요구가 적극 반영됐다. 군사 AI 이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국제 합의문이 나온 건 처음이다. ‘자폭 드론’ 등 AI 활용 무기를 실전 배치한 우크라이나는 문건에 서명했지만 이스라엘은 서명하지 않았다. 중국도 회의 전까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서명하지 않았다. 이 문건에는 “인간은 군사 AI 활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책임은 어떤 경우에도 기계에 전가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작동 등으로 발생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고위급회의에선 60개국이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위해 행동을 시작하자는 호소문(call to action)에 합의했다”며 “이번엔 구체성을 더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 10월 유엔 총회에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군사 분야 인공지능(AI)은 반드시 적용 가능한 국제법과 국내법에 합치하는 방식으로 개발·배치·이용돼야 한다.”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61개국이 군사 AI를 활용할 때 반드시 UN헌장과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 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 문건에 10일 합의했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등장한 것과 같은 AI 시스템이 인간에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하도록 세계 각국이 자발적인 ‘가드레일’을 설정한 것.이번 문서에는 최근 우크라이나 등에서 군사 AI가 실전에 배치되면서 “적어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범위 안에서 이용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점이 적극 반영됐다. ‘자폭 드론’ 등 AI를 활용한 무기를 실전 배치한 우크라이나도 이 문건에 서명했다. 다만 중국과 이스라엘은 문건에 서명하지 않았다. 군사 AI 이용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국제 합의문이 나온 건 처음이다.● “핵무기 사용에 인간 통제·개입 유지해야”정부는 10일 서울에서 네덜란드 등 4개 국가와 함께 연 ‘군사적 영역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폐회식에서 이 결과문서를 채택했다. 서문과 20개 항으로 구성된 문건에는 “인간은 군사 AI 활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책임은 어떤 경우에도 기계에 전가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오작동 등으로 발생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가령 적군을 분별해 내는 ‘AI 시스템’이 민간인을 적군으로 잘못 식별해 살상이란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그 책임은 AI를 운용하고 감독하는 인간에게 있다며 법적, 윤리적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한 것이다.문건에는 “AI 기술이 핵무기 등 확산에 활용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며 “핵무기 사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인간이 대량 살상무기인 핵무기 사용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가지고, AI가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 “핵무기에 대한 인간 통제권을 유지한다”는 문구가 국제회의 결과문서에 포함된 것도 처음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이 내용이 담긴 약속을 한 바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군사 AI 이용 관련 국제사회 첫 구체 가이드라인”국제사회가 ‘킬러 로봇’과 같은 군사 AI의 이용 책임을 둘러싼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은 군사 AI가 점차 실전에 배치돼 활용되고 있음에도 이를 규제할 국제 협약은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가자지구 땅굴에 AI를 탑재한 소형 로봇을 투입해왔고, 폭격 대상인 하마스 대원을 식별하는 데 AI 시스템을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2022년 5월 AI를 활용한 전술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려던 러시아군 1500여 명을 격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이 표적을 식별하고, AI가 표적 주변에서 가깝고 효율적인 무기를 보유한 부대에 공격을 명령하는 역할까지 한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선 60개국이 ‘AI의 책임 있는 이용을 위해 행동을 시작하자’는 호소문(call to action)에 합의했다”며 “이번엔 ‘책임’이란 무엇인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구체성을 더한 가이드라인이 담긴 문건에 합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올 10월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회의가 끝난 뒤에도 얼마든지 참여국이 ‘행동을 위한 청사진’ 문건에 지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만큼 이 문건에 서명하는 국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은 회의 전까지 결과 문서 서명 여부를 알려달라는 우리 측의 요구에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군의 대함 어뢰 ‘백상어’의 부품이 단종됐음에도 정부가 부품 개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결국 해군이 ‘백상어’를 이용한 훈련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K1 전차 포수가 사용하는 보조 조준경 등 부품이 단종된 뒤 다른 전차의 같은 부품을 가져다 썼다.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무기 체계를 운용해온 것이다. 감사원이 9일 공개한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등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육·해·공군의 주요 59개 무기체계에 들어가는 부품 중 총 2070종이 단종됐다. 이 가운데 966종(46.7%)은 남아있는 재고가 없었다. 군은 단종 부품 381종에 대해선 2021년∼올 1월 “방위사업청이 진행 중인 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재생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중 29종(7.6%)을 제외하곤 기품원의 부설 연구소인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기연은 경제성이 부족해 이 부품들을 개발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군은 2021년 10월 ‘백상어’ 부품을 개발해달라고 했지만, 국기연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개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결국 2020년 이후 해군은 ‘백상어’를 이용한 사격 훈련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육군은 지난해 6월 K1 전차의 포수가 사용하는 보조 조준경 부품을 개발해달라고 했는데, 이 역시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재생산 대상에 선정되지 못했다. 결국 육군은 다른 K1 전차의 부품을 가져다 쓰는 식으로 전차를 운용 중이다. 기품원이 품질을 보증해 군에 납품된 부품 중에선 최소 52종이 실제 조립 과정에서 규격에 맞지 않아 하자 처리된 사실도 이번에 드러났다. 기품원이 일부 부품에 대해선 품질 검사를 진행하지 않고 육안으로만 외관 상태를 확인한 뒤 품질 보증서를 발급해줬기 때문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수만 개의 드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이미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대회의장. 올 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폴 샤리 총괄 부사장은 “군사 AI 기술에 대한 국제 규범을 마련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2년 반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이 사용하는 AI ‘자폭 드론’의 공격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군사 AI’와 관련한 국제 규범도 하루빨리 완비해야 한다는 것.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해 적군의 위치를 식별하고 있다”면서 “적의 정보 분석, 드론 요격, 무인기 활용 등 AI는 군의 모든 작전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규범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 90여 개국 정부 대표단과 기업인 등 민간 전문가들은 이날 서울에 모여 AI의 군사적 이용과 관련한 국제 규범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2월 우리 정부와 네덜란드가 헤이그에서 ‘군사적 영역의 책임 있는 AI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처음 개최한 뒤 이날 서울에서 2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장 바깥에서 진행된 HD현대의 AI 무인 정찰 잠수정 시연 과정에선 카타르 군 관계자가 10분 가까이 질문을 쏟아내는 등 회의 내내 열기가 이어졌다. 외교부와 국방부가 공동 주관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군사 AI를 활용할 때 인간의 통제 가능성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국제 규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드 알 다헤리 두바이대 미래학연구소장은 “자율무기 시스템이 인간의 개입 없이 살상했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AI 시스템이 오작동할 경우에도 원치 않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제법, 조약 등을 통해 인간이 AI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프레더릭 추 싱가포르 국방차관보는 ‘킬러 로봇’ 외에 ‘딥페이크’와 같은 AI를 이용한 정보 교란에 주목해 관련 규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필두로 AI에 대한 통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 대표단은 10일에는 각국 대표가 참여하는 고위급 회의를 거쳐 결과 문서인 ‘행동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을 발표하고, 향후 유엔 총회에서 이 문서를 토대로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개회사에서 “국제 평화, 안보, 인간의 존엄성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책임 있는 AI 이용을 위한 규범과 글로벌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의대 증원을 둘러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9일부터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의사단체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협의체 참여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2025학년도 증원 규모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대통령 사과 등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단체들은 “2025학년도 증원이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의대 증원 논의가 2년 이상 걸리는 만큼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있다”며 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내년도 증원을 강행하는데) 의협이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의사들에게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말하기 전에 여야정부터 먼저 단일안을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9일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 등을 고려하면 4610명으로 결정된 2025학년도 모집 인원은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도 의료계가 증원 규모 등 의견을 제시해야만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의사단체와 야당이 요구하는 윤 대통령 사과 및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통해 협의체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사단체를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2025학년도 정원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진 미지수다. 한편 정부는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대형병원에 투입됐음에도 응급실 근무를 거부한 군의관 15명의 징계 여부를 두고 혼선을 빚었다. 복지부는 이날 오전 “군인 근무지 명령 위반에 따른 징계 조치 등을 국방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가 2시간 만에 “징계 조치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의협 “2025학년 증원도 재검토” 정부 “대화 불참땐 2026학년 논의도 불가”[여야의정 협의체 난항]의사단체, 尹대통령 사과 등 요구… 대통령실 “무엇을 사과하라는 건지”오늘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韓 ‘추석前 협의체 발족’ 의료계 접촉“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있다.”(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당장 입시 전형이 진행 중인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성이 없다.”(정부 관계자)여야의정이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할 협의체 구성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사단체와 정부는 8일 이같이 맞섰다. 의사단체들은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 “2025학년도 증원부터 원점 재검토해야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대통령 사과,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증원 결정 근거 공개 등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반면 정부와 여당은 “2025학년도 정원 문제는 조정이 어렵다”며 나머지 요구 조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 참여 없이 여야정이 먼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구 수위 높여가는 의사단체당정 내부에선 의사단체들이 갈수록 요구사항을 늘리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당초 의협은 협의체 제안이 나온 6일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7일에는 “2025년 의대 정원의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한 줄짜리 입장만 냈다. 그러다 이날엔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까지 처음 요구한 것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내일부터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대해서 수시원서 접수가 시작되는데 지금 시점에 새로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관계자도 “의료계가 계속 더 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단 논의 테이블에 참여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2026학년도 이후 정원에 대해서도 국무조정실은 7일 “의료계가 계속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6일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는 의사단체의 논의 참여를 전제한 것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 증원도 강행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그럼에도 의사단체들은 제각각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낸 성명에서 “사태의 본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라며 “의대 증원의 근거를 공개하고 의료계 의견을 수렴한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7일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복지부 장차관,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6일 “2025학년도 정원 논의 없는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의료대란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용산,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경질 등도 일축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의료계의 대통령 사과 요구 등에 대해서도 “의료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데 장차관을 교체하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며 “(의료계는) 자신들이 안을 내놓지 않았으면서 무엇을 사과하라는 건지도 대체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협의체에 의료계가 빠질 경우 제대로 된 논의가 어려운 만큼 가급적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일단 대화의 장에 나와 달라. 거기서 이야기하자”고 했다.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추석 이전 협의체 첫 회의를 목표로 의료계와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단체와 만남을 추진하는 등 직접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의료대란을 피해야 한다’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있고 의사단체를 방문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에서는 “9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 의료계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여야는 이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야 3, 4명씩 협의체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통해 협의체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의대 증원을 둘러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9일부터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의사단체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협의체 참여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2025학년도 증원 규모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대통령 사과 등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단체들은 “2025학년도 증원이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의대 증원 논의가 2년 이상 걸리는 만큼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있다”며 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가 내년도 증원을 강행하는데) 의협이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의사들에게 단일안을 내놓으라고 말하기 전에 여야정부터 먼저 단일안을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정부는 9일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 혼란 등을 고려하면 4610명으로 결정된 2025학년도 모집 인원은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일단 대화의 장에 나와 달라. 거기서 이야기하자”며 논의 가능성까지 닫진 않았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도 의료계가 의견을 제시해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일부 의사단체와 야당이 요구하는 윤 대통령 사과 및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여야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통해 협의체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사단체를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해 “2025학년도 정원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진 미지수다.한편 정부는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대형병원에 투입됐음에도 응급실 근무를 거부한 군의관 15명의 징계 여부를 두고 혼선을 빚었다. 복지부는 이날 오전 “군인 근무지 명령 위반에 따른 징계 조치 등을 국방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가 2시간 만에 “징계 조치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의협 “2025학년 증원 재검토” 정부 “대화 나와야 2026학년 논의”“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할 수 있다.”(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당장 입시 전형이 진행 중인데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성이 없다.”(정부 관계자)여야의정이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할 협의체 구성 논의를 시작했지만 의사단체와 정부는 8일 이같이 맞섰다. 의사단체들은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 “2025학년도 증원부터 원점 재검토해야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대통령 사과,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증원 결정 근거 공개 등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반면 정부와 여당은 “2025학년도 정원 문제는 조정이 어렵다”며 나머지 요구 조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 참여 없이 여야정이 먼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구 수위 높여가는 의사단체당정 내부에선 의사단체들이 갈수록 요구사항을 늘리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당초 의협은 협의체 제안이 나온 6일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7일에는 “2025년 의대 정원의 원점 재논의가 불가한 이유와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한 줄짜리 입장만 냈다. 그러다 이날엔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까지 처음 요구한 것이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내일부터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대해서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데 지금 시점에 새로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관계자도 “의료계가 계속 더 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일단 논의 테이블에 참여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의사단체들도 제각각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낸 성명에서 “사태의 본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신뢰의 붕괴”라며 “의대 증원의 근거를 공개하고 의료계 의견 수렴을 한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사회는 7일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복지부 장차관,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6일 낸 성명에서 “2025학년도 정원 논의 없는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의료대란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용산,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경질 등 일축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의료계의 대통령 사과 요구 등에 대해 “의료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데 장차관을 교체하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며 “(의료계는) 자신들이 안을 내놓지 않았으면서 무엇을 사과하라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다만 협의체에 의료계가 빠질 경우 제대로 된 논의가 어려운 만큼 최대한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일단 대화의 장에 나와 달라. 거기서 이야기하자”라고 했다. 2026학년도 이후 정원에 대해서도 국무조정실은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추석 이전 협의체 첫 회의를 목표로 의료계와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단체와 만남을 추진하는 등 직접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의료대란을 피해야 한다’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있고 의사단체를 방문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에서는 “9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면 의료계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여야는 이날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논의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야 3, 4명씩 협의체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통해 협의체 구성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1945년 광복 직후 한국인 징용 노동자 등을 태우고 부산항으로 가던 중 침몰한 ‘우키시마(浮島)’ 호의 승선자 명부 일부를 외교부가 일본 정부로부터 입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일본 해군 수송선인 우쿠시마호 침몰 79년 만이다. 이번 명부 확보로 당시 희생자 유족들이 위로금을 지급받을 길이 열렸다.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단초가 될 거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 사망자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등 과거사 해결을 위해 산적한 과제가 많은 만큼 한일 정부 간 협의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란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보관 중이던 75건의 자료 중 승선자 명부를 포함한 19건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일본이 한국인이 아닌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가리는 작업 등 내부 검토를 마친 자료부터 우선 제공한 것”이라며 “나머지 자료도 (우리에게)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승선자 명부의 작성 시점 및 내용 등을 검토해 과거 일본 정부가 밝힌 우키시마호 피해자 규모가 타당한 수치인지 등부터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귀국 1호선’이었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2일 일본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이틀 뒤인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700여 명 중 52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족들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시켰고 승선자 8000명 중 30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입장이다. ‘우키시마’ 침몰 원인-사망자 수 확인까진 과제 산적日, 징용 귀국선 탑승명단 일부 전달‘기뢰 사고’ vs ‘고의 폭침’ 주장 갈려“무슨 일인가 싶어 다들 초조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그 큰 배가 쩍 갈라졌어. 난 선상 꼭대기에 매달렸지만 대부분은 낙엽처럼 바다로 쓸려갔지.” 일본의 공군 비행장 공사에 강제징용됐다 우키시마호에 몸을 실었던 A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린 바 있다. 당시 A 씨는 살아남았지만 함께 배에 탔던 한국인 수천 명은 귀국길이 아닌 황천길에 올랐다.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 3725명 중 5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생존자들은 실제 탑승자는 훨씬 많았다는 입장이다. 생존자들은 부산으로 향해야 할 우키시마호가 돌연 기뢰가 가득한 마이즈루 앞바다에 멈췄고, 일부 일본 승조원이 구명정을 타고 해안으로 향한 뒤 폭발이 일어났다며 일본이 고의로 폭침시켰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런 만큼 승선자 명부는 침몰 이유나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족들에게 “명부가 없다”고만 했다. 승선자 명부가 침몰과 함께 사라져버렸다고 주장한 것. 하지만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일본인 기자의 정보공개 청구를 받아들여 명부 3건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명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일 교섭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그러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방한 하루 전인 이날 명단 일부를 받게 된 것이다. 정부가 2007년 일본 정부로부터 한반도 출신 옛 일본군의 공탁서를 받은 이후 17년 만에 강제징용피해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명부를 제공받은 것이다. 정부는 앞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특별법을 제정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희생자 1명당 최대 20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위로금 지급을 신청했는데 승선 사실 등이 확인되지 않아 기각, 각하 결정을 받은 분들에 대해 추가로 위로금 지급이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앞서 1월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했을 당시 부산대병원의 한 의사가 당에서 부탁했다면서 소방재난본부에 구급 핫라인 전화로 응급헬기를 요청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가 밝혔다. 당시 주치의 역할을 하지 않았던 의사가 무단 헬기 사용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실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받은 ‘헬기 이송 특혜 의혹 사건’ 의결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 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다. 이때 이 대표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연고지가 있는 서울에서 수술 받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서울대병원 전문의 A 씨는 보호자가 전원을 희망한다는 연락을 부산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받았고, 이 대표의 전원을 허락했다. 당시 전원 과정을 서술한 권익위 의결서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과 주치의 역할을 한 의사 등 담당 의료진은 “응급 헬기 출동을 요청해 달라”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전문의 A 씨의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 그런데 주치의가 아닌 데다 당시 휴무 중이었던 다른 부산대병원 의사 B 씨가 소방재난본부와의 구급 핫라인을 이용해 응급 헬기를 요청했다. B 씨는 소방재난본부 측에 자신의 직위를 알리면서 특정 정당의 부탁을 전달하는 것처럼 헬기 출동을 요청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전화를 받은 부산소방재난본부 담당 직원과 계장은 부산대병원의 공식 요청인지 확인하지 않고 헬기 출동 요청 건을 접수했다. 권익위는 B 씨에 대해 “직위를 이용해 자신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라며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 수행을 해치는 알선 청탁 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권익위는 부산대병원의 공식 요청인지 확인하지 않고 헬기 출동 요청을 접수한 소방 관계자에 대해서도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의 전원을 수용한 서울대병원 전문의 A 씨에 대해선 권익위는 “전원 사유가 부산대병원 전문 인력이나 자원 부재가 아닌 단순 보호자 희망임을 통지 받고도 병원 응급의료센터 전원 지침을 위반해 전원 수용을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대통령실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6일경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일정을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회담을 할 경우 올 들어 두 번째 방한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12번째 한일 정상회담이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과 최종 의제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이달 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할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양국이 정해진 날짜에 (방한 일정을) 같이 발표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달 말 퇴임하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27일 치러지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기시다 총리는 차기 총리직을 포기한 것이다.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찾아 윤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재임 중 큰 성과였던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강조하는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을 방문한 뒤 이달 22일부터는 미국을 찾아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1일 “북한 등 적대세력의 사이버상의 ‘영향력 공작’과 허위 정보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허위·조작 정보 근절을 위해 네이버와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 자율 규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이버 공조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신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브리핑을 열고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은 14개 부처가 각 소관 분야에서 발굴한 93개 과제와 부처 간 공동 협업에 주안점을 두고 발굴한 7개 공동 과제를 종합한 100대 실천 과제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해킹 조직 등 위협 행위자 조사와 대응을 위한 ‘사이버안보 기본법’ 제정 추진과 가상자산 탈취와 같은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개발 등이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적 해킹 조직과 국가 배후 해킹 조직에 대해 국내 정보·수사 기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내용을 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해커들이 전 세계 기관과 개인이 가진 가상화폐를 훔치는 과정에서 구글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의 보안 취약점을 집중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트린 슬리트’라고 불리는 북한의 해커 조직은 지난달 초 가상화폐를 보유 중인 기관과 개인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크롬 브라우저의 보안상 취약점을 주로 노렸다. 해커들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마치 정상적인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것처럼 가장해 이 사이트에 접속한 피해자들에게 악성 코드가 깔린 가짜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내려받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의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악성 코드로 감염시킨 해커들은 가상화폐 절도에 필요한 각종 개인정보를 훔쳤다. MS는 ‘시트린 슬리트’가 북한의 사이버테러를 지휘하는 정찰총국 121국 소속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S는 지난달 19일 이 같은 사실을 구글에 전달했는데 구글은 이때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대통령실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6일경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일정을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윤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경우에는 올 들어 두번 째 방한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12번째 한·일 정상회담이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구체적 일정과 최종 의제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이달 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할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양국이 정해진 날짜에 (방한 일정을) 같이 발표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이달 말 퇴임하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의 마지막 공식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27일 치러지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기시다 총리는 차기 총리직을 포기한 것이다. 퇴임을 앞둔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찾아 윤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재임 중 큰 성과였던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강조하는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을 방문한 뒤 이달 22일부터는 미국을 찾아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주요 성과로 한일 관계 개선을 꼽으면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을 맞아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 해커들이 전세계 기관과 개인이 가진 가상화폐를 훔치는 과정에서 구글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의 보안 취약점을 집중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트린 슬리트’라고 불리는 북한의 해커 조직은 지난달 초 가상화폐를 보유 중인 기관과 개인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크롬 브라우저의 보안상 취약점을 주로 노렸다. 해커들은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마치 정상적인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것처럼 가장해 이 사이트에 접속한 피해자들에게 악성 코드가 깔린 가짜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내려받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의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악성 코드로 감염시킨 해커들은 가상화폐 절도에 필요한 각종 개인정보를 훔쳤다. MS는 ‘시트린 슬리트’이 북한의 사이버테러를 지휘하는 정찰총국 121국 소속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S는 지난달 19일 이 같은 사실을 구글에 전달했는데 구글은 이때까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트린 슬리트’의 해커들이 크롬의 보안 취약점을 공격해 훔친 가상화폐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 등 적대세력의 사이버 ‘영향력 공작’ 등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사이버안보기본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해 네이버와 유튜브 등 플랫폼사업자 자율 규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이버 공조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외교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14개 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기본계획에는 해킹조직 등 위협행위자 조사와 대응 등을 위한 ‘사이버안보기본법’ 제정 추진과 가상자산 탈취와 같은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개발 등이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적 해킹 조직과 국가 배후 해킹조직에 대해 국내 정보수사기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내용을 규정하고자 한다”고 발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여당이 참패한 4·10총선 이튿날 윤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총리 인선 등 대규모 개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인사는 결국 국정을 누가 잘 감당하고, 국민들을 위해 잘 일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총리가 경제 부처 장관, 주미대사, 국무총리를 다 겪어 총리로서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총리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되고 지금 많은 국정 현안과 가을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다”며 “그동안 잘해 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용현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하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안보실장을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 외교안보 라인 연쇄 인사에 대해 “(장 실장을) 외교안보특보로 인사한 것에 따라 연속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특보 임명에 대해선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외교, 안보, 경제 이런 현안들을 쭉 다루면서 리베로와 같은 자유로운 위치에서 해외를 자주 다니며 일할 수 있는 고위직 직책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고 했다. 다만 외교가 일각에선 ‘돌려막기’ 인사란 비판까지 감수하며 굳이 외교안보 핵심 라인인 안보실장을 7개월 만에 돌연 특보로 보내기 위해 교체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야권이 김용현 후보자를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런 인사를 했는가’란 질문에는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지난 8년이 정말 긴 터널 같았어요. 견딘 보람이 있습니다.” 김성자 씨(50·사진)는 27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익 신고 포상금을 받은 뒤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같이 짧게 소감을 전했다. 김 씨는 2016년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직접 나서서 조직원과 총책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후 이를 경찰에 제보해 총책을 검거하는 데 기여했다. 올해 개봉된 영화 ‘시민덕희’의 모티프가 된 실제 사연 주인공이다. 권익위 등에 따르면 경기 화성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김 씨는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총 11차례에 걸쳐 2730만 원을 송금했다. 돈을 돌려받기 위해 끈질기게 조직을 쫓던 김 씨는 2016년 우연히 자신에게 사기를 쳤던 조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범죄 조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이 조직원과 연락을 이어가면서 총책의 신상 정보, 귀국 비행편 정보 등 주요 정보를 확인해 경찰에 제보했다. 결국 총책이 검거돼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다만 총책 검거 8년이 지나도록 김 씨는 사기 피해 금액을 보전받지 못했다. 경찰청은 검거 당시 김 씨에게 “예산이 부족하다”며 포상금 100만 원 지급만 제안했는데, 김 씨는 이를 거절했다. 경찰의 업무 태만에 대해 항의하는 진정서도 제출했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대검찰청이 올해 “김 씨의 피해액을 포상금으로 보전해 달라”며 그를 포상금 지급 대상으로 추천하면서 김 씨는 이날 총 5000만 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그의 제보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이 검거된 지 8년여 만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올 2월 간부들과 ‘시민덕희’를 관람한 뒤 김 씨에 대해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해외 무상 원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법 개정이 필수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깜깜이 원조 사업’을 시행해 수백억 원의 혈세가 낭비됐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공적개발원조 정보화사업 등 추진 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 당시 종료된 상태였던 19건의 사업 중 89%(17건)에서 시스템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코이카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정보시스템 원조 사업 총 55건에 대해 감사에 나섰다. 감사원에 따르면 코이카는 2015∼2021년 총 800만 달러(106억 원 수준)를 투자해 캄보디아에 국가지급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했다. 국민들이 가진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국가지급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코이카가 2020년 이 시스템을 만든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이 시스템의 활용률은 계획 대비 0.004%에 그쳤다. 대신 캄보디아 국민들은 현지 중앙은행이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결제 시스템인 ‘바콩’을 주로 이용했다. 캄보디아는 국민 대부분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애초부터 계좌 거래를 기반으로 한 코이카의 결제시스템은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감사원은 보고 있다. 감사원은 2016년 코이카가 캄보디아 현지 조사를 진행할 당시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바콩’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차렸지만 개발할 시스템과의 유사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코이카는 몽골에선 2017∼2019년 400만 달러(약 53억 원)를 들여 헌법재판소 정보화시스템 구축 사업도 진행했는데, 이 시스템은 지난해 10월까지 전혀 운영되지 못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몽골은 헌법재판 관련 모든 과정에서 구성원이 대면 참석하도록 하는 법령을 두고 있다. 이에 이 법을 개정하지 않고선 헌법재판 정보화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려웠던 것. 코이카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정보화시스템 구축 작업을 그대로 진행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코이카 이사장을 상대로 “지원을 받는 국가의 경제 환경적 요인을 면밀히 조사해 예비 조사 기준을 마련하고, 중복성을 철저히 확인한 후 사업을 추진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사와 관련해 코이카 관계자는 “감사 결과를 존중하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 이미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해외 무상 원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시행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깜깜이 원조 사업’을 시행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 대부분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캄보디아에 계좌를 기반으로 한 국가지급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가 운영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파악됐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공적개발 원조 정보화사업 등 추진 실태’ 감사결과보고서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코이카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한 정보시스템 관련 원조 사업 총 55건에 대해 감사에 나섰다. 그 결과 감사 당시 종료된 상태였던 19건 사업 중 89%인 17건에서 시스템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무상 원조를 위한 ODA 예산이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돼 지난해 4조 7000억 원 대를 기록한 만큼 현지의 사업 성과를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코이카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800만 달러(106억 원 수준)를 투자해 캄보디아에 국가지급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했다. 국민들이 가진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국가지급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코이카가 2020년 이 시스템을 만든 이후 2023년 8월까지 이 시스템의 활용률은 계획 대비 0.004%에 그쳤다. 실제 캄보디아 국민들은 현지 중앙은행이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결제 시스템인 ‘바콩’을 주로 이용했고, 코이카의 결제시스템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캄보디아는 국민 대부분이 전화기를 갖고 있고, 은행 계좌는 가지고 있지 않아 계좌 거래를 기반으로 한 코이카의 결제시스템은 애초에 거래 건수가 적어 성과가 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캄보디아 현지 53개 은행이 ‘바콩’을 이용했고, 코이카의 시스템을 쓰는 은행은 23곳에 불과했다. 코이카는 2016년 캄보디아 현지 조사를 진행하면서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바콩’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지만 코이카가 개발할 시스템과의 유사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코이카가 해당 국가의 법 개정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50억 원 넘는 돈을 들였던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코이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400만 달러(53억여 원)를 들여 몽골 헌법재판소의 정보화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시스템은 감사 당시인 지난해 10월까지 전혀 운영되지 못했다. 몽골은 헌법재판 처리의 모든 과정에서 구성원이 대면 참석하도록 하는 법령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헌법재판 정보화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코이카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정보화시스템 구축 작업을 그대로 진행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코이카가 사업 완료 후 성과를 측정할 지표를 제대로 설정해두지 않아 사업 활용도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코이카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총 560만 달러(74억여 원)을 들여 르완다에서 ‘ICT 혁신역량강화’ 사업을 시행했다. 그런데 코이카는 이 사업의 활용도를 비롯한 성과를 판단할 지표로 ‘센터운영 시스템 설치 여부’를 설정했다. 코이카가 설치한 이 센터운영 시스템은 주요 기능에 장애가 있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는데도 코이카는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과 목표가 달성된 것으로 평가했다. 감사원은 코이카 이사장을 상대로 “지원을 받는 국가의 경제 환경적 요인을 면밀히 조사해 예비 조사 기준을 마련하라”며 “유사 중복성을 철저히 확인한 후에 사업을 추진하는 등 예비 조사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외교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는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산출물에 대해 기획재정부나 외부전문기관의 검토결과를 반영해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코이카는 감사원에서 충분한 예비조사 기간을 확보해 사업 발굴 단계부터 지원을 받는 국가와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코이카는 감사원에서 “국내 ODA 전문가 분포로 인해 장기간 국외 출장 조사가 가능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최근 북한 나진항 부두에 석탄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대북제재 위반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것을 우려한 선박업체들이 나진항 기항을 피하면서 제3국으로 반출되지 못한 석탄들이 부두에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가 민간 위성사진 업체인 플래닛랩스의 이달 23일자 위성사진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나진항 부두와 공터에는 총 6만여 ㎡ 면적에 석탄으로 보이는 검은 물질이 가득 쌓여 있었다. 올 5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부두와 근처 공터에는 2만 1000㎡ 가까운 면적의 석탄이 쌓여 있었던 만큼 석 달만에 석탄 면적이 3배가 된 것이다. 이 부두는 러시아가 제3국 수출을 위해 이용하는 전용 석탄 부두로 알려져 있다. 부두에 쌓인 석탄이 북한산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산 석탄을 수출입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위반이지만 이 일대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 나진항 부두에 석탄이 쌓이게 된 배경으로 석탄 수출업체들이 이 부두를 오갈 선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 선박 브로커는 올 6월 북한 나진항에서 중국 다롄항으로 석탄 총 1만5000t을 운송해줄 선박을 찾는다는 공고문을 냈는데, 이후로 같은 공고문을 4차례 더 배포했다. VOA는 “선박 수배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서 석탄을 싣는다는 것이 선박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 등이 북한에 기항했던 선박의 자국 입항을 일정기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선주들이 북한을 기항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것. 올 4월 이후 이 부두를 오간 화물선도 4척에 그쳤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단장님, 방류 시설이 정지된 것 같습니다.”올 3월 15일 오전 0시 14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모니터링을 총괄하는 권정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 단장은 휴대전화로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았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는 가운데, 야간에 당직을 서며 방류 상황을 점검하던 ‘야간 보초’ 직원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온 것. 직원은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도쿄전력이 방류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 단장은 즉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 일본 매체가 후쿠시마현의 지진 발생을 보도하기 1시간 전 상황이었다.● 45명이 3교대, 24시간 근무…‘야간보초’로 방류 모니터링도 24일 되면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방류한지 딱 1년이 된다. 총 8차례 방류를 진행한 지난 1년 동안 방류 오염수와 우리 해역의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는 KINS의 모니터링팀은 사실상 24시간 가동됐다. 동아일보는 대전에 있는 KINS 연구실을 이달 12일 찾았다. 모티터링 과정을 살펴 보고 작업을 총괄하는 권정완 단장과 연구원 등을 만났다.정부는 지난 1년 간 도쿄전력이 방류와 함께 공개하는 오염수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했다. 수산물과 바닷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만 총 4만9633건 시행했다. 다행히 국제기준치를 넘긴 방사능 수치는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안심할 때는 아니다. 당장 일본이 오염수 발생 원인인 핵연료 잔해 제거를 전날 시작조차 못하고 중단하는 등 상황이 생기면서 오염수 방류 기간이 예상했던 30년 보다 길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산하 연구원 인력을 쭉 3교대로 투입해오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같은 모니터링 방식이 지속가능하기 힘들 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전력이 공개하는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모니터링팀에 속해있는 김모 연구원은 지난해 8월 24일 오염수 방류 이후 열흘에 한번 꼴로 모니터링 당번을 서고 있다. 총 45명의 연구원으로 꾸려진 모니터링팀은 해수 방사능 농도를 확인하는 ‘해수 감시반’과 오염수 방류 설비 현황을 확인하는 ‘설비 감시반’으로 나뉜다. 각 반별로 ‘오전·오후·야간’으로 조를 나눠 방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 것. 이날 ‘오전반’인 김 연구원은 출근하자마자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방류 설비 운영 현황 등 각종 데이터를 정리하고, 방류 기준치에 맞는지를 분석해 공개했다. 도쿄전력이 밤낮 없이 2시간에 한번씩 새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기에 분석 작업도 2시간 단위로 진행된다.국내·외 해역 바닷물의 방사능 농도를 분석하는 박모 연구원의 연구실 앞 복도에는 바닷물 시료가 담긴 20리터(L) 들이 흰색 통 백여 개가 쌓여있었다. 연구동 1층 로비부터 2층, 3층 연구실 앞 복도까지 시료통들이 빼곡히 줄지어 있었다. 일본의 오염수 처리시설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를 검출하기 위해 유리병 수십개에 바닷물을 담아 반복해 끓이고 전기분해한 뒤 삼중수소 양을 측정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원전 현장에서 확보해 보내온 원전 오염수 시료 99건을 분석하는 일도 맡고 있다. 이는 도쿄전력이 제대로 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지 교차로 검증하기 위한 수단이다. 방류 현장을 점검하는 시찰단 3명도 2주에 한번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고 있다. 오염수 방류 직전이었던 지난해 5월 정부는 19명 규모의 시찰단을 꾸려 현지를 방문했는데, 방류 이후엔 연구원 3명 수준으로 규모를 줄여 운영해온 것. 권 단장은 “3명 중 2명이 짝을 지어 2주에 한번씩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며 “주로 4박 5일 일정인데 현지에 머물면서 방류 현장에 있는 IAEA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현장 상황을 점검한다”고 전했다. 원전이 있는 후쿠시마 후바타군은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관광객들 발길이 끊겨 ‘유령 도시’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그런만큼 이곳을 격주로 오가는 시찰단과 호텔 및 식당 직원들은 이미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눌 정도의 사이가 됐다고 한다.● 끝 안보이는 방류…“모니터링 지속 가능성” 지적도 모니터링팀 총괄 책임자인 권 단장은 도쿄전력은 (방류 전에) 삼중수소 농도를 1L당 1500베크렐(Bq·방사능 단위) 이하로 희석시켜 방류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이 수치의 13% 수준인 200여 베크렐만 방출되고 있다”고 했다. 200 베크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먹는 물의 삼중수소 농도 기준(1L당 1만Bq)의 2% 수준이다. 권 단장은 오염수 방류 이후 우리 해역의 방사능 물질 농도가 높아졌는지에 대해선 “유의미한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며 “영향이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100~150년 간격으로 일어났던 ‘난카이 대지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권 단장은 “확인한 바론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는 난카이 지진이 예측되는 곳의 영향권에 있지 않다”며 “진도 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면 수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있고, 실제로 지진시 그대로 진행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당장 22일 도쿄전력은 오염수 발생의 주요 원인인 핵연료 잔해 반출을 시작하지도 못하고 개시 직전 연기했다. 그런 만큼 오염수 처리 기한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핵연료 잔해가 원전 밖으로 반출되지 않는다면 사고 원자로로 유입되는 빗물과 지하수와 뒤섞여 오염수가 계속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가 최소 3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같은 모니터링 시스템이 지속가능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한 모니터링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진사장에게 과업을 주어 인맥 관계를 잘 형성하도록 하면서 정치 세력의 내적 동향을 비롯해 가치 있는 자료를 수집하도록…” (9월 2일)“진사장 지역에서 장악 지도하는 단체들을 역적패당의 퇴진을 위한 촛불행동에 적극 참가시켜…” (11월 3일)‘창원 간첩단’이라 불려온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 조직원인 성모 씨가 2022년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으로부터 받은 지령문의 내용이라고 당국은 성 씨 등의 공소장에서 밝혔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지난해 성 씨를 비롯한 자통 핵심 조직원 4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암호화된 이 문건을 확보했다.‘진 사장’이란 인물은 자통 조직원들 공소장에 총 22차례나 언급됐다. 자통 조직원들은 ‘진 사장 보고’라는 제목을 붙여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여권 내 비판을 정리해 북한 문화교류국에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진 사장’이 지역 일부 인사들과 주기적으로 이적물을 학습하고 있다는 보고문도 자통 조직원의 공소장에 첨부됐다.국정원과 경찰이 ‘진 사장’으로 추정해 강제 수사에 나섰던 A 씨에 대한 사건은 올 1월 1일부터 국정원에서 경찰로 넘어갔다. 하지만 A 씨는 당국이 압수수색에 착수한지 1년 3개월 가까이 흐른 지금도 검찰에 송치되지 않았다. 국정원이 ‘자통 하부망’으로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던 상당수 피의자들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수백 건 넘겨받았지만 간첩 검거 ‘0건’경찰 안보수사국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로 ‘간첩 수사’를 전담하게 된 올 1월 1일 이후로 이달 20일까지 8개월 가까이 국정원으로부터 이첩받은 수백여 건 사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지난 8개월 동안 국정원으로부터 이첩받은 수백 건과 관련한 피의자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긴 건수는 한 건도 없었다.경찰이 올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8개월 가까운 기간 간첩 피의자들에 적용되는 형법상 간첩, 국가보안법위반 목적수행 혐의로 검거한 피의자도 한 명도 없었다.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간첩 및 안보사범 검거 현황 및 개요’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경찰이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집행한 건수도 한 건도 없었다. 피의자 우편물이나 전기통신에 대해 통신제한조치(감청)를 취한 건수도 3건에 불과했다. 간첩 수사에 정통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통신제한 조치, 구속영장 집행 건수 등을 봤을 때 피의자를 특정한 뒤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까지 수사가 무르익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경찰 안보수사국은 올 1월부터 6월 말까지 국가보안법위반 찬양고무, 회합통신, 탈출예비 혐의 등으로 총 14명을 검거해 불구속수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8명의 피의자는 북한 김일성 일가 등을 숭배하는 표현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혐의(국가보안법위반 찬양고무)를 받았고, 4명은 다양한 이유로 북한 공작원과 온·오프라인으로 교신한 혐의(회합통신)를 받았다. 북한에 몰래 재입북하려 한 혐의(탈출예비)로 적발된 탈북민 피의자는 2명 검거됐다.경찰은 2020년 12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도록 법이 개정된 이후 유예 기간인 3년 동안 국정원과 합동수사를 하면서 2021년 10명, 2022년 4명, 2023명 3명을 국가보안법위반 목적수행 혐의로 검거했다. 전체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2021년 27명,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30명, 2023년 48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경찰이 올 1월부터 단독 수사한 이후론 올해 이미 3분의 2 시점이 지난 현재까지 간첩 검거가 한 건도 없다는 것.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간첩 피의자를 검거하려면 장기간 내사가 필요한 만큼 1년에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하는 경우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면서도 “다만 경찰이 이미 3년의 유예기간을 가진 데다 이첩받은 사건들만 수백여 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대로 수사가 되는 지 의문이 들긴 한다”고 했다.● “안보수사 경력 긴 ‘베테랑 경찰관’ 부재”3년의 유예기간까지 거친 경찰의 ‘간첩수사’ 실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선 경찰 내부에서도 간첩 수사를 경험한 ‘베테랑 경찰관’이 적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국 간첩 수사를 지휘하는 컨트롤타워인 경찰청 안보수사국 과장과 대장의 수사 경력은 평균 11년에서 20년 수준이었지만, ‘안보’ 수사 경력은 과장급과 대장급이 각각 평균 1년과 1년 6개월에 그쳤다. 경찰청 안보수사국 계장급 이상과 각 시도경찰청의 안보수사대 과장, 대장 등 전국의 간부급 안보경찰 108명 중 안보수사 경과가 있는 사람은 29%인 32명에 불과했다.경찰 관계자는 “전대협이나 한총련, 범민련에 대해 전혀 모르는 직원들이 안보수사국에 전입하고 있다”며 “수사 성과보다는 조직개편이나 교육, 회의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 현시점에서 경찰 단독으론 ‘직파 간첩’ 등 큰 사건은 절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안보수사국장 등 간부는 거의 1년 주기로 교체되고 있다”며 “대부분 직접 안보수사를 해보지 않은 경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몸으로 수사를 해보지 않아 이론적으로 수사를 하는 것 같다”며 “보고서 작성을 비롯한 홍보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간첩 수사를 진행할 순수 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 경찰 안보수사국에서 실질 수사를 담당하는 안보수사 1·2과와 안보사이버수사, 방첩경제안보수사계의 인력은 총 168명이다. 전국 시도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있는 전체 안보경찰은 2310명이지만 이중 시도경찰청 안보수사대와 일선 경찰서 인력 상당수는 탈북민 신변보호, 공항만 파견 등 수사와 무관한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간첩 수사는 정보의 ‘출처 보안’이 핵심인데 국정원과 경찰의 정보 공유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보수사 경험이 많은 한 관계자는 “한 기관에서 사건을 처리한다면 수사 담당과 정보 수집 담당이 정보 출처를 어떻게 보호할지 강구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첩보를 수집하는 국정원이 정보를 섣불리 경찰에 넘겼다가 공들여 쌓아온 휴민트 자체가 망가지는 것을 우려할 수 있다”고 했다.다만 일각에선 국정원과 경찰이 지난해 합동으로 대규모 간첩단 사건을 수사한 이후 이미 간첩단 하부조직으로 의심받는 관련자들이 수사에 필요한 증거를 인멸해 경찰로선 당장 수사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안보수사국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지난 몇년 간 대대적인 간첩단 수사가 진행되면서 ‘하부조직’을 비롯한 여러 관련자들이 활동을 하지 않고 숨어있을 수 있다”고 했다.● “아랫돌빼서 윗돌 괴기” 일선서도 ‘인력난’경찰이 올초 경찰청 안보수사국 등을 확대하는 대신 일선 경찰서 안보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탈북민 신변보호’ 업무 등을 맡은 일선 경찰서의 인력난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의 자산인 ‘최일선 안보 감시망 촉수’를 없애버린 것”이란 비판까지 제기된다.경찰은 올 1월 조직 개편 이후로 전국 41곳 경찰서에 설치돼 있던 안보과 중 9곳만을 남겨둔 상태다. 남아있는 일선 경찰서의 안보과도 적게는 3~4명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수도권의 한 경찰서 안보과는 올초 조직개편 이후로 기존 8~9명 인원에서 3명으로 정원이 줄었다. 팀장급을 포함한 3명이 관내 탈북민 신변보호 업무와 113 안보상황 신고 사건, 안보 취약요소 관리 등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이 각 30~40명 씩 나눠 관내 탈북민 신변 보호를 맡고, 북한이 날려보낸 오물풍선이 관내에 떨어질 때면 3명이 교대로 출동하는 식이었다.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올해부터 외사계가 폐지돼 일선서 안보과 가운데 외빈, 테러첩보 업무까지 떠안은 곳도 있다”며 “안보과 인원은 턱없이 적어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전했다. 또다른 일선 경찰서 안보과 경찰관도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 상황”이라며 “팀원 3명이서 ‘당직휴무’ ‘연병가 휴무’ 등이 겹치면 1명이 근무하는 일도 생긴다”고 했다.전국 탈북민 신변보호 담당 안보 경찰 인력은 올해 737명으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보 경찰 한명 당 신변보호를 맡고 있는 탈북민 숫자도 2024년 6월 32.35명으로 전년 대비 12% 이상 늘었다.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단기적으로는 대공 수사 경력이 10년차 이상인 베테랑 수사관 위주로 특별팀을 꾸리는 등 대공수사팀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경찰청 산하 안보수사국이 아닌 별도의 국가안보수사본부를 신설해 간첩 수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보 소식통은 “간첩 수사는 당장 실적이 없더라도 1, 2년 꾸준히 파고들 의지와 끈기가 중요한데, 이런 동기 부여가 잘 되지 못하는 구조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조은희 의원은 “간첩 수사 공백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정원과 협조 체계를 긴밀히 구축해 국가안보 위험을 최소화하는 대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몽석 현대종합금속 회장(66·사진)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고 재단 측이 20일 밝혔다. 정 회장은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고(故)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정 회장은 “저의 작은 기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역사적 고통과 희생을 잊지 않고 역사의 소중함을 인식하면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사회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기부금을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