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엽니다. 지난달 20일 은행업권 간담회를 시작으로 여신, 보험, 증권 등 업권별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금융 시장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자리입니다.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현안이 많아 김 위원장의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기자간담회를 두고 금융감독원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같은 날 오전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를 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금융위원장이 행사를 열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1∼6월)부터 일정을 준비했었고, 행사 성격상 네덜란드 연기금 등 해외 투자자의 참석으로 일정 조율이 어려웠던 만큼 금융위가 스케줄을 조정했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권별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자 했는데, 일정을 바꾸게 되면 추석 이후로 넘어가 메시지 주목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양 기관은 우리금융지주를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5일 한 방송에 출연해 금융 현안 관련 발언을 쏟아냈는데 가계부채 관련 메시지는 금융위와 조율됐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관련 내용까지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 원장은 이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합니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지난달 28일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한 건을 두고도, 금감원에서는 “소통이 부족했다” “몰랐다”고 말합니다. 우리금융이 관례적으로 이사회 일주일 전에 금감원에 안건 등을 통보하는데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반면 금융위는 일찌감치 이사회 개최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두 기관 간의 정보 공유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관계 악화에는 현 우리금융 수장이자 전 금융위원장인 임종룡 회장이 자리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금감원이 ‘금융사고 미보고’라는 이유로, 우리금융 전임 회장 시절 일을 가지고 선배 공무원인 임 회장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것입니다. 금융사고 미보고 자체만으로 은행장, 회장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게 당국과 업계의 설명입니다. 임 전 회장이 금융위원장을 지낼 당시 금감원에 선물했던 ‘금융개혁 혼연일체’ 액자는 금감원에서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합니다. 2015년 3월 임 전 회장은 당시 금융위원장 취임 첫 현장 방문으로 금감원을 찾아 두 기관이 공조하자는 취지에서 해당 글귀가 쓰인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액자의 행방은 금감원 내에서도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금융위에는 여전히 비치돼 있고요. 금융위와의 공조 관계가 흔들리는 상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안타까운 점은 공조가 옅어지면서 금융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감원의 거친 개입으로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애를 먹는 현 대출 시장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가계부채 총책임자는 금융위인데 침묵하고 있고요. 2021년 가계부채 급증 당시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돼 경험치가 쌓여 있을 텐데 말입니다. 이 원장은 김 위원장 취임 이튿날인 8월 1일 금융위로 찾아가 “긴밀히 소통 조율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금융 행정을 추진하자”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한 달 전에 낸 메시지를 다시금 곱씹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막대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달 15일부터 모바일상품권, 포인트 등 선불충전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재무 상태가 부실한 선불전자지급업자의 상품권 할인 발행도 제한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3일 밝혔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개정된 전금법은 충전금의 50% 별도 관리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올 7월 티메프가 판매한 ‘해피머니 상품권’, ‘티몬캐시’ 등이 회사의 지급 불능 상태로 휴지조각이 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이번 개정안에는 선불충전금을 100% 전액 별도로 관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선불충전금 발행 잔액 30억 원, 연간 총발행액이 500억 원을 넘는 선불업자들이 규제 대상이다. 선불충전금의 운용 손실을 막기 위해 투자 대상도 국채, 지방채, 은행·우체국 예금 등으로 제한된다. 부실 기업이 선불충전금을 대량으로 할인 판매한 뒤 잠적하는 ‘먹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앞으로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선불업자에 한해서만 할인 발행, 적립금 지급 등이 가능해진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티몬 같은 회사는 선불충전금 할인 발행을 할 수 없게 된다. 티몬은 2022년 말 기준 누적 손실이 1조2644억 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포인트, 상품권 등을 발행하면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 상반기(1∼6월) 인터넷 전문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이 평균 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생산성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3일 은행들의 상반기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 케이,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6월 말 기준 직원 1인당 이익(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기준)은 평균 3억8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직원 1인당 이익이 5억2500만 원으로 인터넷은행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들의 직원 1인당 이익은 평균 1억590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2억2101만 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직원의 생산성이 무려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생산성이 높게 나온 것은 대면 영업직원이 없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6월 말 기준 카카오, 케이, 토스뱅크의 국내 직원 수는 총 2669명이었다. 이는 시중은행 1위인 KB국민은행의 국내 직원 수(1만6255명) 대비 16.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을 전제로 출범했기 때문에 시중은행과 달리 인력, 지점 등의 비용에 대해선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에 대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350억 원대 부당대출이 드러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검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우리금융 등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통지했다. 금감원의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2021년 말 이후 약 3년 만이다. 최근 은행 본점과 영업점에서 대규모 횡령이나 배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부당대출이 드러나는 등 내부 통제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우리금융 측에 정기검사 진행을 통보했다”라며 “최근의 금융사고 때문에 조금 앞당겨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 등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볼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발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 등도 금감원의 검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출범 과정, 우리금융이 추진해 온 보험사 M&A와 관련한 자본비율 적정성 등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금감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캐피탈, 우리카드에 대한 현장검사에도 착수한다. 금감원은 3곳의 계열사에서 20억 원 안팎의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8월 한 달 동안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화된 대출 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 30일까지 ‘막차 타기’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8조6616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9115억 원 늘었다. 5대 은행이 해당 수치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추이를 보인 것이다. 종전까지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이었던 올해 7월(7조5975억 원)보다 1조3140억 원 많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도 8월 말 현재 725조3642억 원으로 7월 말보다 9조6259억 원 불어났다. 종전 최고 증가 폭이었던 2021년 4월(9조2266억 원)보다 많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1일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DSR의 도입 직전까지 대출 수요가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30일 하루 만에 무려 1조5881억 원이나 폭증했다. 금융당국은 전례 없이 불어난 대출 수요가 보험, 농·수·신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주담대 잔액을 늘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빚투’(빚으로 투자)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시점을 예고 없이 두 달 미룬 것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 모양새가 됐다”며 “정부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겨 가계부채 증가를 용인한 격”이라고 말했다. 은행 주담대 하루 1.6조 폭증… 규제 피해 2금융권 쏠림 우려8월 시중銀 주담대 역대 최대 증가대출 규제강화-은행 금리인상에도… “집값 더 뛰기전 사자” 수요 못막아실수요자들 대출한도 줄어 비상… 2금융권에 수도권 대출 문의 늘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은행들이 각종 대출 규제를 총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8월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또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대출 제한에 나섰음에도 주택 구매에 따른 대출 수요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달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도 우려되고 있다.● 하루에 주담대 1.6조 원 폭증 은행권에 따르면 강화된 규제 시행을 1영업일 앞둔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주담대가 1조5881억 원 넘게 불어나며, 8월 한 달 주담대 잔액이 8조9115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7조5975억 원 증가하며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을 보였지만 이 기록이 또다시 깨진 것이다. 두 달째 이어진 주담대 급증세를 두고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후 시작된 제로금리 시기보다 지금의 대출 수요가 훨씬 더 뜨거운 분위기”라며 “서울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조급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급등세가 당분간은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주담대가 주택 거래 계약 시점부터 2,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행되는데 최근까지 주택 매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 7월 서울 지역 주택 매매 건수는 1만2783건으로 전월 대비 41%나 증가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대출 한도 감소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초 경기 안양시 아파트를 매수한 신모 씨(42)는 다음 달 잔금 지급을 앞두고 “거래 은행에 확인해보니 대출 한도가 5000만 원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한 것과 다름없는데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감소 때문에 비상”이라고 토로했다. 신 씨 같은 대출 수요자들로 인해 2일 은행 일선 지점에는 전화 문의가 빗발쳤다. 은행마다 자율적으로 대출규제를 적용, 대출 한도에 차이가 난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경기 성남시 시중은행 지점에서 근무 중인 정모 씨(35)는 이날 오전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과 관련된 전화 문의가 끊이지 않아 업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2단계 도입 시 본인의 대출 한도가 얼마나 더 줄어드느냐란 시뮬레이션 관련 문의가 많았다”며 “은행이 아닌 다른 곳에서 대출 받을 방법을 물어본 고객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 우려 은행권의 ‘가계대출 옥죄기’는 한층 더 강력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도 이달 3일부터 무주택자에게만 주담대를 내주기로 했다. 주담대 만기도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에서 30년으로 축소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1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시중은행 대출 만기 및 한도 제한 조치가 더해지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업권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 한화, 교보 등 3개 대형 생명보험사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가마감 기준)은 30조6080억 원으로 7월 말(30조2248억 원) 대비 3832억 원 증가했다. 보험업권은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인 데다 DSR 비율이 50% 적용돼 대출 한도도 넉넉한 편이다. 상호금융권에도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2금융권의 대출 증가 추이를 하루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이어지며 저축은행이 올 상반기(1∼6월)에 38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8%대로 뛰어오르는 등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을 발표하고 충당금 부담 여파에 저축은행업권의 올 상반기 적자가 380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2839억 원가량 적자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도 1조6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6억 원(47.3%) 급감했다. 농협을 제외한 모든 상호금융조합이 적자 상태로 전환했다. 이처럼 영업실적이 악화된 것은 금융 당국이 마련한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실 PF 사업장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면서 부실 사업장 규모가 불어났고, 그로 인해 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하게 됐다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PF 부실 사업장이 늘어났다”며 “다소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PF 부실,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연체율이 계속 치솟는 등 앞으로도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8.36%로 전년 말 대비 1.8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소폭 하락한 반면에 기업대출은 8.02%에서 11.92%로 3.90%포인트 상승했다. 농·수·신협 등 전국 2208개 조합의 평균 연체율도 4.38%로 전년 말보다 1.41%포인트 늘어났다.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6.46%로 반 년 새 2.15%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흐린 전망을 내놨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자 수익 감소 폭과 충당금 적립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플러스(+)’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창업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파산한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자회사에서 약 730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해외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대출을 모두 갚아 현재 채무 관계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30일 본보가 입수한 미국 델라웨어파산법원의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FTX 트레이딩(FTX Trading Ltd.)’ 파산 절차 문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21년 11월 4일 FTX 트레이딩의 자회사인 맥로린인베스트먼트(Maclaurin investments)에서 5475만1149달러(약 730억9000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9조~1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이른바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아직 증시에 입성하지 않은 비상장사라서 이 대표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 투자 유치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던 맥로린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출을 받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조차 비상장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이 대표가) 해외 금융권에서 대출 받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지분 관계가 섞여있는 곳에서 받기로 한 게 아닐까 싶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는 증권사가 오너의 급전 마련을 도와주기 위해 예외적으로 비상장주식에 대한 담보 대출을 실행해주는 경우가 있다”며 “이 대표의 경우 국내 금융사가 제시한 한도 이상의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거액 대출로 인해 ‘상장 위기설’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토스 창업자의 대출에는 담보가 제공되지 않아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과의 연관성도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나섰다. 토스는 내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대표의 이 같은 자금 조달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투자사로부터 담보 없이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대출을 받는 게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담보를 맡기지 않았다면 사실상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것인데, 신용만으로 730억 원대의 대출을 받았다면 대단히 이례적인 케이스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맥로린인베스트먼트에서 받은 대출을 모두 상환해 현재 채권, 채무관계가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담보가 설정되는 등 담보 제공은 없었다”고 해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엄격한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결과 전체의 10%에 가까운 사업장이 정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특히 경·공매 절차로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하는 ‘부실우려’ 사업장이 당초 예상의 2배 수준인 전체의 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앞서 5월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는 등 평가 잣대를 강화해 사업성 재평가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금융회사들은 ‘유의’ 사업장에 대해 자율매각, 재구조화를 진행해야 하며 ‘부실우려’ 등급의 경우 경·공매를 통해 처분해야 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연체 △연체 유예 △만기 연장 3회 이상 사업장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약 700곳의 PF 사업장을 1차 대상(33조7000억 원)으로 삼아 사업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유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사업장이 총 21조 원 규모였다. 이는 전체 금융권의 PF 위험노출액(216조5000억 원)의 약 9.7%에 해당한다. 당초 금융당국은 경·공매 대상인 ‘부실우려’ 사업장 비중을 최대 7조 원 정도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1.9배에 달하는 13조5000억 원 상당이 부실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업권에서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연체가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토담대는 브리지론(토지 매입 전 단기 대출)과 유사한 성격의 대출로 2금융권에서만 취급했는데 그동안 일반 기업 대출로 분류돼 왔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전날 진행한 브리핑에서 “올 상반기(1∼6월) 토지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불어났다”며 “새로운 사업장의 부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며, 기존에 연체된 사업장의 상황이 더 악화돼 경·공매 대상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의, 부실우려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연체 부담도 커졌다. 6월 말 기준 PF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중)은 11.2%로 전년 말 대비 6.1%포인트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9%에서 29.7%로, 상호금융권은 5.1%에서 19.7%로 각각 급등했다. 금융사들은 ‘유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은 사업장의 정리 계획을 마련한 뒤 다음 달 6일까지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다음 달 말부터 매달 사후관리 이행 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또 이번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사업장에 대한 평가를 9월 말 기준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현재 마련 중인 정리 계획이 원활하게 이행된다면 4분기(10∼12월)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안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또다시 언급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법 개정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넓히자는 것으로,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경영 행위에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취지다. 재계는 이 원장이 주장한 방향대로 상법이 개정되면 불필요한 소송 부담과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기관 간담회’에 참여해 “합병, 공개매수 등의 과정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의 발언은 최근 대기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개인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최근 두산그룹이 진행 중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합병 승인을 계속 미루고 있다. 이 원장은 정부 내에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올 6월에는 예정에 없던 브리핑 자리를 마련해 이사의 소액주주 보호 의무를 명문화하고, 그 대신 이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배임죄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우찬 고려대 기업지배연구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는 대주주가 본인의 사적 이익에 충성하는 구조”라며 “(상법에) 별도 조항을 신설해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상법이 이 같은 방향으로 개정되면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수장이 법무부 소관 영역인 상법, 형법 이슈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지나치게 드러낸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배임죄 고발 등 각종 소송이 남발돼 이사가 경영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해 주주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승혁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팀장도 “합병이 지배주주만을 위한 결정인지 사전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합병 이후 주가 흐름을 전망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대한상의가 올 6월 국내 상장사 15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1.3%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넓히면 ‘주주대표소송과 배임죄 처벌 등이 확대’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52.9%는 인수합병(M&A)을 재검토하거나 철회·취소하겠다고 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28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의 부당 대출과 관련해 두 번째 사과 메시지를 내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12일 긴급회의를 연 지 약 2주 만이다. 금융감독원이 추가 현장 검사에 나서는 등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는 데다 검찰도 우리은행 본점, 관련자 주거지 압수수색을 벌이자 바짝 몸을 낮춘 셈이다. ● “조치 절차 겸허히 따를 것” 임 회장 두 번째 사과 임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회현동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부당 대출로 인해 국민들과 고객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조사에 대해 숨김없이 모든 협조를 다해서 이번 사안이 명백하게 파악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의 사과는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태가 발생한 이후 두 번째로 금감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35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에 대한 우리금융의 늑장 대응과 관련해 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감독당국 수장의 발언에 일각에선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우리금융은 사과와 함께 이날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1조5500억 원에 패키지로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도 발표했다. 임 회장은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8월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는 우리금융이 짜놓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이다.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0% 안팎으로, 두 보험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 비은행 부문 수익 규모가 확대돼 은행 의존도가 개선될 수 있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절실한 이유다.● 금감원 “누군가 책임을 져야” 보험사 2곳 인수도 진통 최종 인수까진 금융당국의 승인이란 큰 산을 넘어야 한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규정상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야 인수합병(M&A)이 완료된다.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위해선 경영 실태평가가 최대 변수로, 우리금융은 올해 경영 실태평가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연일 우리금융의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어 규정과 무관하게 승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인수에) 아예 영향을 안 주진 않을 것”이라며 “아무리 전임 회장 건이라 하더라도 내부통제 자체의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에 앞서 우리금융엔 본점 직원 700억 원대 횡령, 고객 명의 허위 대출 등 금융 사건이 잇따랐다. 파벌 싸움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한일-상업은행이 합병돼 탄생했는데 이번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을 두고 양 파벌 간 갈등으로 외부에 ‘투서’가 전달됐다는 설들이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파 간 갈등은 우리금융엔 큰 리스크”라며 “우리금융이 안팎의 위기에 직면한 형편”이라고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현대해상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해 맞춤형 보장을 제공하고 주요 암(癌) 보장을 강화한 여성 전용 상품인 ‘현대해상 굿앤굿여성건강보험’을 이달 5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여성들이 각 생애주기별로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게 구성했다. 임신·출산기에는 유방·생식기·갑상선·비뇨 질환, 폐경기에는 골·수면·정신질환, 노화기에는 근육·관절·뇌 질환을 각각 집중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또 이 상품은 여성 주요 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고 전조 질환까지 보장하는 새로운 담보들을 도입했다. 여성통합암 진단은 부위별로 최대 12회까지, 유방암은 치료 형태별로 최대 4회까지 보장하고 여성암(유방·자궁·난소) 진단 후 재발·전이 시 최대 4회까지 추가로 보장되도록 했다. 중증을 포함한 자궁내막증과 중등도 이상의 자궁경부 이형성증 등 전조 질환에 대한 보장도 새롭게 추가했다. 더불어 고지 사항에서는 제왕절개 수술 이력을 제외해 가입 문턱을 낮췄다. 보험료 납입 면제 기능도 확대됐다. 고객은 80% 후유장해, 암, 갑상선암 수술,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말기 폐질환, 신부전, 간경화 등의 조건에 따라 납입 면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자궁경부암(HPV) 백신 접종 시 암 관련 보장보험료를 10% 할인해주고 여성 보험 가입자가 현대해상 어린이보험 고객인 경우 어린이보험료 5%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기존에 담지 못했던 여성 특화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굿앤굿여성건강보험을 통해 성년부터 노년까지 전 생애에 걸쳐 안심하고 보장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 상반기(1∼6월) 카드사의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급전을 마련해 온 취약계층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 등 전업 카드사 8곳의 연체율은 1.6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0.06%포인트 상승하며 2014년 말(1.6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안 된 채권을 기준으로 연체율을 추산한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1년 이후 계속 상승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카드사의 연체율도 덩달아 뛰었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 대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 온 자영업자,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드론 잔액은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6월 말보다 1.53%(6207억 원) 늘었다. 새마을금고, 농·수·신협,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연체 부담으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면서 취약계층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불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은 당장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취약계층들이 찾는 창구”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인해 2금융권의 대출 절벽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카드론 잔액과 연체율이 덩달아 올라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업계는 수익성이 개선됐는데도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연체 부담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99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8%(822억 원) 증가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수익과 할부수수료 수익, 가맹점 수수료 수익 등이 골고루 늘어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건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2002년 카드 사태 이후로 사실상 처음”이라며 “가맹점 수수료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사실상 카드론,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상반기(1∼6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이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개인대출 상위 30개사의 주담대 연체율은 20.2%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연체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업체들의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해 6월(15.5%), 12월(18.4%), 올 3월(20.2%) 등으로 계속해서 상승해 왔다. 대부업 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후순위 성격이다. 연체 채권이 경·공매로 넘어가도 채권자가 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상위 30개사의 신규 대출액도 올 4월 2291억 원, 5월 1979억 원, 6월 1814억 원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연체 채권 정리가 어렵다 보니 연체율을 관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대출도 줄어들고 있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말 보험사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0.55%로 직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보험계약·신용·기타대출 연체율(1.75%)이 0.26%포인트 급등하면서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지난해 말 0.42%, 올 3월 말 0.54% 등 보험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조금씩 둔화되는 분위기다. 전체 보험사 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0.75%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 연체율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부실채권 비율도 안정화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두 기업의 합병에 또 한 번 제동을 걸었다. 두산이 합병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보고 보완을 요구한 것이다. 26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을 두고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끊이지 않는 합병비율 논란금감원이 두산 측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는 것은 두산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수익성이 안정적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두산밥캣과 적자를 기록 중인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1 대 0.63으로 정했다. 밥캣 주식 1주를 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바꿔 준다는 얘기다.두산 측은 상장사인 두 회사의 주가 추이를 토대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 현행법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밥캣의 주주는 알짜 주식을 반납하고 적자 기업 주식을 받아야 하는 데다 받는 주식 수도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두산의 신고서와 관련해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두산로보틱스 주식이 고평가된 상태고 하락 가능성까지 큰 점이 위험요소인데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며 “시장 환경에 비추어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 “투자 판단 위한 정보 미흡”이날 금감원은 별도의 보도참고 자료를 내고 두산 측에 신고서 정정을 요청한 배경을 밝혔다. 양 사의 합병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사항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 요지였다.우선 금감원은 두산그룹 차원의 구조개편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개편 논의 시점, 진행 과정을 넘어 합병 시점을 결정한 경위, 그로 인해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 등을 주주와 잠재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얘기다.또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신설부문(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기업가치를 추산하는 별도의 방법을 보완하고, 이것을 현재 합병 비율의 기준이 되는 시가 비율과 비교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신설 부문의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두산이 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한 직후 자본시장에서는 두산밥캣을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보내며 현재 시가로 합병 비율을 책정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이달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증권신고서 상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금감원이 신고서를 또 한 번 반려하면서 두산로보틱스는 내용을 수정, 보완한 뒤 다시 제출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이내에 정정된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 상반기(1~6월)에만 1조 원이 넘는 순손실을 남긴 새마을금고중앙회(새마을금고)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마을금고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1조4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현재까지 쌓아둔 충당금 규모는 6조8000억 원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적립규모를 넘어선 충당금을 올 반 년 만에 쌓은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와 함께 일선 금고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을 수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충당금이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한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회사의 충당금 규모가 커질수록 이익은 줄어든다. 본보의 취재 결과 새마을금고는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인해 상반기 순손실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마을금고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손자회사 ‘MCI대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2조4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넘긴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조 원을 추가로 정리했다. 3분기(7~9월) 중으로 최소 1조2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이 같은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인해 상반기 1조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내부에 쌓아둔 잉여금이 예상되는 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윗 관계자는 “작년까지 쌓아둔 이익 잉여금(8조3000억 원)과특별·임의 적립금(5조6000억 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손실 규모는 극복 가능한 수준”이라며 “하반기(7~12월)에도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협, 수협 등 2금융권의 상반기(1∼6월) 순손실이 총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정리하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충당금을 대거 쌓은 결과이지만 급격한 손실 확대로 2금융권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취약계층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 있어 당국의 근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약 1조3000억 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1236억 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10.5배로 불어난 수준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조 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빠르게 적립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불가피하게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약 3000억 원), 신협(―약 3000억 원), 수협(―약 1500억 원) 등도 충당금 부담으로 상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네 곳의 손실 합계만 2조 원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한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회사의 충당금이 커질수록 이익은 줄어든다. 신협 고위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 자회사를 만들어 연체 채권을 정리하려 하고 있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연말쯤은 되어야 (부실채권) 정리가 시작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금융권의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것은 부실 PF 사업장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2금융권은 은행, 보험 등 1금융권에 비해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 비우량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까지 늘어난 점도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 당국은 2금융권의 실적 악화로 인해 금융 소외계층들이 제도권에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대출 절벽’에 몰리는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금융권으로서는 연체율 관리가 우선인 만큼 신용점수가 낮거나 담보가 없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5559억 원의 순손실을 남긴 이후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고객으로 둔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일선 지점들도 가계 대출을 늘리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2금융권이) 부실채권 정리에 소극적이다 보니 높은 연체율이 장기화되고 저신용자들의 ‘대출 절벽’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이라며 “연체 부담이 길어질수록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만큼 부실채권 정리에 나서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실 PF의 여파가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경·공매가 진행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PF 부실 여파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해온 MG손해보험의 매각 시도가 또 다시 무산됐다. 예보의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불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16일 예보는 매각주관사, 법률자문사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MG손해보험 매각을 최종 유찰 처리했다고 밝혔다. 향후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의계약이란 공개 입찰 절차를 밟지 않고 개별로 접촉해 인수합병(M&A) 거래를 추진하는 방식이다.예보는 입찰 기업들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정량, 정성 평가를 진행했지만 모든 면에서 적절한 낙찰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달 8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를 비롯해 메리츠화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종전과 달리 메리츠화재라는 대형 보험사가 입찰에 뛰어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드디어 매각될 수 있겠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예보가 이번 입찰을 유찰 처리하면서 MG손해보험은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게 됐다.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금융위원회가 2022년 MG손해보험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보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다. 앞서 예보는 지난해에도 MG손해보험의 매각을 두 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입찰에 다수의 인수 후보 기업이 등장하지 않아 무산됐다. 올 4월에도 예비입찰을 진행했으나 다음 단계인 본입찰 때 한 곳의 기업도 들어오지 않아 매각이 좌초된 바 있다.예보는 수의계약 관련 절차를 마련한 뒤 MG손해보험 매각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가) 수의계약 형태로 경영권 매각을 진행해본 적이 없어 관련 내부 기준과 절차부터 마련한 뒤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입찰에 참여한 3곳의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하며 새로운 회사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디스플레이 물류장비를 주로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베셀이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의 인수를 추진합니다. 금융권과 금융 당국에선 회사의 이 같은 행보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셀이 3년 연속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여서 저축은행을 품을 만한 체력이 안 된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셀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라온저축은행 지분 60%를 약 68억 원에 인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취득 예정일은 내년 2월 8일로 잠정 정했습니다.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다 보니 다른 산업 진출로 물꼬를 터보려는 행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저축은행 몸값이 많이 낮아진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2004년 설립된 베셀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물류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합니다. 지난해 라온저축은행의 자본금은 40억 원, 순손실은 44억 원이었습니다. 올 3월 말 기준 연체율이 21.31%에 달할 정도로 지방 부동산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습니다.문제는 베셀이 라온저축은행 지분을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달 14일 공시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베셀의 올 상반기(1~6월) 매출액은 147억 원, 영업손실은 60억 원이었습니다.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신규 투자가 줄어들면서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실적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현재 베셀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올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254억 원으로 자본금(446억 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도 32억 원 밖에 안 됩니다. 올 6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45억 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회사 자금을 ‘올인’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습니다.금융권에서는 재무 상태가 어려운 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해당 회사가 사(私)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는 “현행법에서 대주주에 대한 금융회사의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특수관계가 아닌 제3자를 확보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우회할 여지는 충분하다”며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않은 회사인 만큼 금융감독원이 심사숙고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금감원도 베셀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을 꼼꼼히 살펴볼 계획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베셀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여부를 신청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저희도 잘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심사 절차를 거치게 될 경우 세부 상황을 면밀하게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반년 넘게 카드, 캐피털 회사에 단기대출이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줄줄이 거절당했어요. 지인들에게 급전을 빌리며 신세를 지는 것도 이젠 눈치가 보입니다. 결국 사금융 업체에 문의를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박모 씨(44)는 13일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부모님 두 분의 병간호를 도맡고 있다 보니 월급으로는 생활이 여의치 않았고 차근차근 모아둔 2억 원 안팎의 여윳돈도 이제 바닥을 드러냈다. 박 씨는 “부동산, 자동차 같은 담보도 없고 신용점수가 600점이 채 안 돼 도무지 생활비를 빌릴 곳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급증한 데 이어 보유 중인 자동차까지 담보로 맡기고 급전을 마련하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맡길 수 있는 담보라도 있으면 상황이 나은 편으로 박 씨처럼 담보도 없는 취약계층은 불법 사금융과 같은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돈줄이 막히면 서민들이 가장 먼저 찾는 ‘카드론’ 잔액(9개 카드사 합계)은 사상 최대 규모인 40조605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예금담보대출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를 통해 올 상반기(1∼6월) 동안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한도를 조회한 건수도 1484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8%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와 비교해도 226%나 늘어난 수준이다. 차담대는 차량만 소유하고 있으면 소득조건, 신용점수와 상관 없이 받을 수 있는 대출로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예금담보대출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분류된다. 불황에 고금리가 겹친 데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연체율 부담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줄이면서 ‘불황형 대출’이 날로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제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취약계층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금융권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이라 차담대를 비롯한 불황형 대출로 자금 수요가 옮겨 간 것”이라며 “(공급은 한정돼 있으니)부득이하게 불법 사금융에 문을 두드리는 취약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민들, 보험금 등 담보로 급전대출… 중산층은 ‘주담대’ 집 투자[늘어나는 ‘불황형 대출’]대출 양극화 갈수록 심화3년새 예금대출 25%-보험 12%↑… 담보도 없는 서민은 사금융 손대중산층은 대출 늘려 ‘부동산 매입’… 2금융권도 우량신용자에만 대출백화점 직원 이모 씨(38)는 최근 대출 상담사를 통해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상담을 받았다.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다 소진한 탓에 생활비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던 이 씨는 가까스로 캐피털 회사로부터 1500만 원의 차담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올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교과 외 활동, 학원비 등의 지출이 단기에 부쩍 늘어났다”며 “저축은행에서 ‘담보 없으면 대출을 안 해준다’고 해서 차담대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민들은 생활비 마련조차 버거운 ‘대출절벽’ 상황에서 차까지 담보로 맡기고 있지만 신용점수나 소득이 높은 이들은 부동산 구입 등을 위해 가계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대출 시장에도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간의 양극화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담대 등 불황형 대출 폭증 최근 들어 차담대 수요가 몰리는 것은 소득 조건, 신용점수 등과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보다 대출 한도가 높지만 그만큼 금리 부담도 크다.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이 신규로 취급한 차담대 금리는 최저 연 9.80%, 최대 19.99%였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차담대 한도를 조회한 고객 중에선 30대와 40대의 비율이 각각 30.2%, 37%를 차지했다. 서관수 핀다 파트너십 총괄 이사는 “그만큼 한국 경제의 허리 계층을 차지하는 3040세대의 급전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차담대와 함께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상품들의 잔액들도 하나같이 역대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롯데, BC,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 등 국내 주요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6월 말 기준 40조6059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도 6월 말 기준 4조7831억 원으로 3년 전 대비 25% 증가했다. 본인의 보험계약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는 보험약관대출 잔액도 5월 말 기준 54조1703억 원으로 3년 전 대비 12% 늘어났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캐피털 등 2금융권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금리는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불황형 대출 잔액이 폭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들은 돈줄 마르는데 중산층 주담대는 급증 예금, 보험, 자동차 등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담보를 추가로 제공할 여력이 없거나, 대출 한도가 꽉 찬 서민들은 급전을 마련할 방법이 도무지 없어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구직 중인 노모 씨(42)는 카드값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릴 곳을 찾고 있지만 대출 한도가 꽉 차 사금융 업체와의 상담을 고민 중이다. 노 씨는 “사금융 이자율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카드값을 변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포털 카페 검색, 전화 문의 등을 통해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신용자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정책금융 상품도 예산 부족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소액생계비 대출은 얼마 남지 않은 금융권 기부금과 대출 회수금 등으로 제도를 운영해야 할 상황이다. 13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 소액생계비 대출 제도 운영을 위한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 최종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중·저신용자들에게는 돈줄이 바짝 말라가는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소득과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들이 ‘부동산 쇼핑’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서민들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 문턱을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연체율 관리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민들의 급전창구’를 자처하던 2금융권도 서민형 대출을 외면한 채 담보 대출과 우량 신용자 대출에만 목매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민들이 돈 빌릴 곳이 없으니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등에 이어 자동차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중·저신용자들이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정부의 가계대출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대출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 원 늘어났다. 올해 4월 반등한 이후 석 달 연속으로 증가세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8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747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추이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한 달 증가 폭(7조600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증가 폭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월별 대출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가계 빚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속속 높이고 있지만 대출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 급증은 서울 중심부 아파트 거래가 살아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기준이 완화됐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부동산 구입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주담대 증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임원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관리에 감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 과정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편법대출은 엄중히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