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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무기가 도열해 있는 지하 격납고로 보이는 장소를 포함한 비밀 기지를 전격 시찰했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미 본토를 직접 타격 가능한 ICBM은 물론이고 극초음속미사일도 배치된 중장거리미사일 기지를 처음 공개한 것. 북한은 이달 초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예고한 바 있다. 한미 당국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을 전격 결정한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란 뒷배를 믿고 미 대선을 전후해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美본토, 괌 타격 가능한 미사일 동시 공개 23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좁은 수풀 사이 오솔길을 걸어가는 모습과 지하벙커 터널로 보이는 곳에서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등이 담긴 5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대형 격납고에선 신형 ICBM ‘화성-18형’과 중장거리 극초음속미사일 ‘화성-16나’ 등이 포착됐다. 북한은 이곳을 ‘전략미싸일기지’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 시찰 일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통상 ICBM 발사 장소인 평양 순안 인근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화성-18형은 지난해 12월 시험 발사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 타격까지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의 이 ICBM은 북한의 핵심 미사일 자산이다. 화성-16나 역시 고체연료 기반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불규칙하게 비행하는 특성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기존 한미 요격체계로 대응이 어려운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북한은 미 본토까지 갈 수 있는 화성-18형과 주일미군기지, 괌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화성-16나를 이번에 이례적으로 동시에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전략적 핵 수단들이 주는 위협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핵 무력의 철저한 대응 태세를 엄격히 갖출 것”을 지시했다. 핵무기 증강 의지를 또다시 드러낸 것.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던 북한이 이번엔 올해 시험 발사를 하지 않은 화성-18형까지 다시 내놓으며 미국을 향해 ‘우리를 말려라.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러시아에 1만2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김 위원장이 이번 동선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나눴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같은 교감 속에 김 위원장이 대미 연쇄 전략 도발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대기권 재진입 등 ICBM 관련 핵심 기술을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앞서 기술 이전의 사전작업으로 ICBM 시험 발사에 러시아 기술진이 참관할 것이란 관측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러 기술 받아 군사정찰위성 우선 발사할 수도 이미 파병으로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북한이 앞서 ‘연내 3기 발사’ 목표를 세웠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우선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발사대 주변 정리를 포함해 로켓 엔진 연소시험 등 정찰위성을 쏘기 위한 사전 작업 동향이 최근 꾸준히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전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도 러시아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정찰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당국은 올해 5월 발사에 실패하긴 했지만 북한이 당시 정찰위성에 기존 방식이 아닌 러시아 방식의 액체추진 로켓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쏴올렸지만 해상도가 정찰위성급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리경-1호’보다 해상도를 향상시킨 ‘만리경-2호’ 개발에 러시아가 우선 핀포인트 지원할 거란 관측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러시아의 대북 첨단 무기기술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북한의 정예 특수부대는 물론 미사일 개발·운용을 담당하는 기술진까지 파병된 정황들이 속속 확인된 가운데, 추가 파병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 한미 정부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기술 이전을 북-러 간 군사협력의 ‘레드라인’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이나 군사정찰위성 기술 등을 제공받을 가능성을 우선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무기만 러시아에 지원해온 북한이 대규모 추가 파병까지 단행해 북-러가 혈맹으로 단단히 묶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술 이전 요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쉽게 거절하기 힘들 거란 관측이 나온다.● 北, 러에 ICBM 재진입 기술 우선 요구 가능성21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18일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미사일 기술자로 추정된다며 사진 속 한 인물을 지목했는데, 그와 유사한 인물이 지난해 12월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도 등장했다. 당시 신형 ICBM ‘화성-18형’ 발사 이틀 뒤 김 위원장이 ‘붉은기중대’ 군인들을 불러 격려한 행사 영상이었다. ‘붉은기중대’는 북한에서 신형 ICBM 등 주요 무기 개발의 핵심 부대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일각에선 북-러 간 은밀한 미사일 거래를 위해 핵심 무기 개발 기술자가 보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국정원은 두 인물이 동일인일 가능성에 대해 이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파악 중”이라고만 했다.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이달 초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예고하며 ICBM 정상각도(30∼45도) 발사 가능성 등을 내비친 만큼,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선 ICBM 관련 대기권 재진입·다탄두 기술 등부터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ICBM 기술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이 기술들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북한은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타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기반 ICBM(화성-18형) 시험발사까지 성공했지만 ICBM 정상각도 발사를 통해 대기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은 입증하지 못했다. 당장 러시아가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북한은 서해 동창리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시험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5월 북한이 실패했던 정찰위성 3호기 발사를 올해 안에 다시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2021년 8차 당대회 당시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전략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북한이 이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소형원자로 기술 등을 러시아에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을 지원받으면 장시간 잠항 후 기습 핵타격이 가능하게 된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첨단 방공체계인 S-400 미사일포대 등이 북한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F-35A 전투기 등 한미가 압도적 우위에 있는 공중전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정부, 155mm 포탄 지원 우선 검토할 듯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기술을 제공해 ‘레드라인’을 넘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면 우리 정부는 당장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등 카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살상무기 지원 시 정부 내부에서 우선 거론되는 무기는 155mm 포탄이나 대전차 유도탄 등이다. 지난해 초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155mm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해 주며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다. 이 무기들은 병력 지원 없이 상호 호환도 가능해 우크라이나군이 바로 전쟁에 투입 가능하다. 또 살상 반경이 좁아 확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 1500명을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이미 파병하면서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155mm 포탄을 미국을 통해 추가로 우회 지원하는 방침 등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추가로 병력을 보내면 그 규모가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 만큼, 정부는 우선 추가 파병 차단에 최대한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군 파병 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나면 한국에 대한 미국이나 우크라이나 등 국제사회의 무기 지원 요구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어떻게 지원할지 등 문제에 대해 재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북한이 추가 파병을 이어간다면 한국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북한이 추가로 파병하는 병력이 북한 청진항 등을 출발해 러시아 땅에 도착하는 게 확인되면 그날을 우크라이나 지원 등 가능한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디데이’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파병이 공식화된 18일 대통령실은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앞서 6월 대통령실은 북-러 조약 체결을 규탄하며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만 당시 분쟁 지역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법적 검토만 했을 뿐, 실제 살상무기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정부는 올여름 일명 ‘코뿔소’로 불리는 국산 지뢰 제거 전차 2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등 트럭이나 방호복 같은 비살상무기 중심으로만 지원을 이어왔다.그러나 북-러 관계는 이제 북한이 해외 파병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을 보낸 것을 계기로 단순 협력 수준을 넘어 혈맹 관계로 진화했다. 정부 소식통은 “일단 외교적 경고 메시지에 집중하겠지만 이를 넘어 무기 지원 등 어떤 식으로든 더 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부) 내부에서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일단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 강화 등으로 추가 파병을 막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파병 인력을 1만 명까지 보내거나 하면 미 측과 공조해 무기 지원 카드도 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155㎜ 포탄, 우크라戰 승패 좌우 무기… 추가 파병 주저하게 할 北-러 압박 수단”[北, 러시아 파병]정부, 포탄 추가지원 가능성일각 “살상무기 직접 지원 검토를”… ‘죽음의 백조’ NLL 이북 시위도 거론“수출량 부족 포탄 더 못줘” 관측도북한이 1500명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선발대로 파병하면서 혈맹(血盟) 수준으로 북-러 관계가 격상되자 우리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당장 직접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선 신중한 기류다. 그 대신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대응 카드로 155mm 포탄 우회 지원이 거론된다. 지난해 봄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로 하는 이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해 주며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바 있는데, 일단 이 방식을 재차 쓰면서 북-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전쟁 승패 좌우’ 155mm 포탄 지원은 북-러 압박 수단”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포탄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비축량 역시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155mm 포탄을 추가로 우회 지원하는 자체가 북한의 파병을 주저하게 만들 강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군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155mm 포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전쟁의 승패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평가도 있다”고 했다. 다만 포탄 물량 자체가 적어 추가 지원이 현실적으로 당장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안보 불안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K-9을 구매한 폴란드나 핀란드 등 러시아 인접 국가들이 더 많은 포탄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155mm 포탄 자체의 인기가 높은 데다 K-9 자주포와 함께 수출되다 보니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이전하는 것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의 기준인 일종의 ‘레드라인’으로 여겨 왔다. 하지만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이전이 예고된 수순인 만큼, 대규모 파병 자체를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우회 지원을 넘어 살상무기 직접 지원까지 검토는 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나오는 것.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북한 파병은 북-러 조약에 명시된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선례를 남겼다”며 “북한군의 실전 경험 축적 등 우리 안보에 미치는 위협이 중대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살상무기 지원 옵션은 충분히 검토 가능한 카드”라고 했다.● “초고강도 대북 무력시위로 추가 파병 의지 꺾어야” 북한군의 추가 파병을 막는 게 급선무인 만큼 우선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수위부터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부 내부에서 나온다. 한반도에서의 대북 억제 작전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해 북-러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 2017년 9월 미국은 공개 작전 역사상 최초로 전략폭격기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편대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150km 지점까지 북상시킨 바 있는데, 이 같은 초고강도 무력시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선 정예 부대를 대규모 파병해 병력이 줄어든 만큼 안보 불안이 어느 때보다 높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이때 북한 지휘부를 초토화할 수 있는 전략자산을 대거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서면 추가 파병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는 북-러 문제가 한반도에 국한된 이슈가 아닌 공통의 문제인 만큼 함께 압박하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서방 세계 등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 주세요.’ 2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공개한 설문지는 이런 한국어 안내로 시작한다. 같은 문장이 러시아어로도 병기돼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이 설문지를 작성해야 했다. 국가정보원이 18일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 소속 군인 1500명을 이미 러시아에 파병한 사실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같은 날 러시아군 훈련장에서 북한군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도 공개됐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확실시되면서 우크라이나 정세가 더욱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군, 몽골계 러시아인으로 위장” 이번에 공개된 한글 설문지에는 ‘여름용 모자’와 ‘여름용 군복’에 대한 질문이 적혀 있다. ‘여름용 군복 치수’란 제목 아래엔 ‘러시아씩 군복의 치수’ 항목에 2에서 6까지의 숫자가 적혀 있다. 그 옆에 각 치수에 맞는 신장 범위가 ‘158-162(cm)’에서 ‘186-192’까지 안내돼 있다. 러시아와 북한의 옷 치수 기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선씩 크기’라고 적힌 항목은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북한군이 자신의 신장이나 북한식 군복 치수를 공란에 표시해 제출하면 이에 맞춰 러시아 군복이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파병 현장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18일 오후 한국어가 들리는 영상 2개가 유포됐다.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팍스(ParaPax)’ 로고가 박힌 한 영상에는 무장한 군인 여러 명이 흙길 위를 달리고 있다. 키이우포스트는 어깨에 휘장을 단 군복을 입은 러시아 군인이 앞서 행진하는 군대를 언급하며 “외국의 지원군”이라고 부르고 “수백만 명이 군을 지원하기 위해 올 것”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북한 억양의 “야” “같이 가”로 외치는 듯한 음성도 들린다. SPRAVDI 로고가 찍힌 또 다른 영상에선 러시아 군복을 입은 아시아계 군인들이 장비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어로 “물”이라는 말과 북한 억양으로 “저거 가져가거라”라는 음성도 포착됐다. SPRAVDI 측은 이 영상이 러시아 연해주의 세르게옙카라는 마을에 있는 훈련장에서 촬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북한군엔 러시아 군복과 무기 외에도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랴트 지역 주민의 위조 신분증을 발급해 신분을 은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한국, 일본, 중국 사람과 비슷하게 생긴 몽골계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러시아 함정이 북한 특수부대원을 수송하는 움직임은 우리 인공위성이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로 이달 12일 북한 청진항에서 러시아 함정이 북한 병력을 이송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 SAR은 전자파를 지상 목표물에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으로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주야간 촬영이 가능하다.● 북한군 역량은 아직 안 드러나 북한군 역량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출신 척 파러는 18일 키이우포스트에 “우크라이나군은 10년 이상 전투 경험이 있고, 나토 최정예 부대에 훈련을 받았지만 북한은 한국전쟁 휴전 뒤 대규모 실제 작전을 벌인 적이 없다”며 북한군의 역량을 낮게 평가했다. 반면 군사전문가 세르게이 리포보이는 17일 러시아 매체 뉴스닷루에 “막대한 돈을 들여 사상적, 육체적으로 훈련된 북한군은 어떤 명령이든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파병 정황이 드러나면서 미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북한군 파병에 대해 “사실이라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신규 회원국 가입의 첫 단계인 ‘가입 초청’이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5주년 국경절(건국기념일)을 축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5일 만에 답전을 보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수호하기 위해 보다 큰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형제적 조선’ 등 표현들은 지난해 내용과 전반적으로 유사하나 ‘친선적 린방(이웃나라)’ 등 표현은 빠졌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까지 할 만큼 북-러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가까워진 가운데, 이러한 북-러 밀착을 불편하게 여기는 중국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앞서 16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에서 “총비서(김정은) 동지와 함께 전통적인 중조(북-중) 친선 협조 관계가 지속적,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인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북-중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면서 “형제적 조선 인민이 총비서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건설 위업을 추동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기를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지역 정세 안정을 우선시하는 중국 입장에선 북-러 군사 협력이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북한의 최우방이던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줄 수 있어서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정보당국의 북한 파병 발표에 “모든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만 했다. 정부 소식통은 “서방에서 주목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파병을 결정한 상황은 중국 입장에선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5주년이지만 양국 간 교류 및 친선 정도는 이례적으로 건조한 수준이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복귀 문제를 두고도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 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北, 수천㎏ TNT로 ‘남북교류’ 날려버려… 軍, 중화기 대응사격[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오전 11시 59분 경의선 도로 폭파… 2분뒤 동해선서도 불기둥 치솟아우리軍, 반경 500m 밖 미리 대피… “김정은 렉서스 도로 폭파 현장에”北 ‘비무장지대 무효화’ 노릴 가능성… “완충구역 없애 하마스식 기습 위협”15일 오전 11시 59분. 경기 파주와 북한 개성공단을 연결하며 남북 교류의 상징으로 통하던 경의선 육로(도로) 북측 구간에서 불기둥과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 화염은 폭파 현장 앞에 세워둔 6m 높이 비닐 소재의 얇은 가림막을 가뿐히 넘어 3, 4배 높이로 솟구쳤다. 가림막 바로 앞에 있던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 전방 10m’란 문구의 도로 표지판은 폭파 충격으로 공중에서 휘청거렸다. 연기가 가라앉자마자 북한은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중장비를 줄줄이 동원해 폭파 잔해물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북한군 10여 명이 이 잔해물 수거 작업을 감독하는 듯 분주히 오갔다. 2분 후인 낮 12시 1분. 이번엔 과거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에 쓰이던 동해선 육로에서도 불기둥이 치솟았다.●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 폭파 도발”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 등 각종 장비로 북한이 두 육로에서 거의 동시에 감행한 이 ‘폭파 도발’을 실시간으로 감시했다. 휴전선(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우발적 군사 충돌 상황에 대비한 것. 특히 이번 폭파가 MDL 코앞인 10m 떨어진 구간에서부터 감행된 만큼 군은 이날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폭파는 남북 분단 이후 한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감행된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군은 폭파 전 위험 반경을 최대 500m로 보고 휴전선 이남 위험 반경 안에 우리 장병이 없도록 미리 대피시켰다.북한은 이날 폭파에 앞서 경의선과 동해선에 새벽까지 각각 구덩이 수십 개를 파 구덩이마다 수십 kg 분량의 TNT를 매설했다. 군은 TNT의 총량에 대해 합계 수천 kg에 이를 수 있는 양이라고 봤다. 이후 정오가 되자 폭파 버튼을 눌렀다. 수십 년 동안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20여 m 폭의 경의선과 동해선 콘크리트 육로 중 70여 m 구간은 몇 분 만에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고, 도로 곳곳은 흉물스럽게 파였다.폭파 뒤 콘크리트 파편 등 폭발 잔해가 MDL을 넘어 우리 측으로 날아왔다. 군은 곧바로 “폭파 행위는 우리에게 위협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니 멈추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여러 차례 실시했다. 곧이어 K4 고속유탄발사기와 K6 중기관총 등 중화기로 대응사격에 나섰다.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각각 수십 발을 발사했다. 대응 사격에 동원된 탄은 MDL 이남 100m 지점의 우리 군이 미리 설정해 둔 표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사격한 건 공개된 것을 기준으로 앞서 6월 북한군 수십 명이 불모지 작업 중 실수로 MDL을 넘어왔을 때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뢰 매설 등을 통해 이미 폐쇄 조치가 끝난 도로를 굳이 이날 폭파까지 해 날려버린 건 남북 영구 단절 의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극적인 드라마 같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타는 렉서스 차량이 폭파 전 현장에 도착했으나 실제 김 위원장이 시찰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DMZ 무력화’ 신호탄 쏜 걸 수도북한은 남북 충돌 완화를 위해 MDL 남북 2km 구간에 설정한 DMZ를 무력화하듯 MDL 코앞에서 폭파 버튼을 누르며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군 내부에선 이번 폭파가 북한이 ‘DMZ 무력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선포식’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을 시작으로 MDL 곳곳에서 폭파를 벌이며 남북에 더는 군사 완충 구역이 없다면서 언제든 한국으로 기습 침투할 수 있다고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당시 지역 간 DMZ와 같은 완충 구역이 없어 이스라엘의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김 위원장은 14일 북한판 NSC인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처음 소집해 “강경 입장을 표명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나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한국군부깡패들이 수도 상공을 침공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도발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폭파 구간에 콘크리트 방벽을 세워 (북한이 최근 공식화한) ‘국경선 요새화’ 조치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남북 단절을 선언하며 ‘요새화’에 나선 북한이 휴전선(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10m 밖에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15일 전격 폭파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이 두 곳을 대낮에 한국이 보란 듯 제거한 것. 앞서 8월 경의선·동해선 철도를 차단한 북한은 두 달여 만에 도로까지 파괴하면서 남북 간 육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만 남게 됐다. 4년 전 2020년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이번엔 아예 남북 육로를 단절시켜버렸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며 긴장 수위를 확 끌어올린 북한이 이번 폭파를 통해 이러한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적반하장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군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과 낮 12시 1분에 MDL 이북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 일부를 각각 폭파했다. MDL 이북 10m 지점에 대형 가림막(높이 6m)을 설치한 지점부터 북쪽으로 약 70m 구간의 콘크리트 도로를 폭파한 것. 군이 공개한 폭발 영상에는 수십 m 높이의 화염과 잔해가 공중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두 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한 것으로 볼 때) 중앙(평양)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십 개의 구덩이에 각각 수십 kg의 TNT를 묻고 도화선에 연결해 일제히 터뜨린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폭파 작업 후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콘크리트 잔해 등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북한의 도로 폭파 직후 군은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인근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로 MDL 이남으로 수십 발씩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군 당국자는 “비무장지대(DMZ) 내 폭파 행위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된다”며 “폭파 잔해물이 우리쪽으로 상당 부분 낙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폭파하기 전 우리 군 장병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 우리 군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휴전선 코앞에서 한국을 위협한 북한은 오히려 남북 긴장 수위가 고조된 책임을 우리 측에 돌리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것을 두고 정부 안팎에선 이번 폭파가 향후 다른 ‘중대 도발’에 앞선 ‘신호탄’ 성격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한국군부깡패들이 수도상공을 침공하는 적대적 주권침해 도발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도발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발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한 것으로, ‘중대 도발’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우선 한미 당국이 가장 주시하는 부분은 핵실험이다. 북한은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김 위원장 지시만 있으면 수일 내 핵실험을 감행할 수준으로 준비를 마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2호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동향도 최근 포착해 주시 중이다. 지난해 위성 1호 발사에 성공했던 북한은 올해 위성 3개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5월 말 쏘아올린 2호기가 공중 폭발한 이후 관련 도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올해 안에 얼마든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앞서 13일 북한은 전방 8개 포병 여단을 ‘사격 대기 테세’로 전환한 만큼 대규모 해안포 사격 등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당장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을 의식해 북한이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이달 초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까지 시사한 북한이 ICBM을 정상각도(30~45도)로 처음 시험발사할 가능성도 있다. 김여정은 13일 담화에서 미국을 겨냥해 “똥개(한국을 지칭)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ICBM 시험발사를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3일 ‘국경선 부근(최전방) 8개 포병 여단’이라며 구체적인 부대 수까지 공개하며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히자 합동참모본부가 예하 부대에 대북 감시경계 및 화력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서부∼동부 휴전선 전 전선에 배치돼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부대다. 북한은 약 570문에 달하는 장사정포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장사정포 위협 등은 직접적으로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남북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밝힌) 8개 포병 여단은 전방 지역 전체에 걸친 여단”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언급한 ‘작전 예비 지시’는 ‘준비 명령’으로 포격장비 일체를 갖추고 언제든 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 8개 포병 여단이 보유한 장사정포가 240mm 방사포 200여 문을 포함해 약 570문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40mm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65km로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 북부를 비롯한 수도권 타격이 가능하다. 차량 1대에 발사관이 22개인 240mm 200여 문만 운용해도 한 번에 4400여 발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치명적인 위협으로 평가된다. 이날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남북을 잇던 경의선 및 동해선 도로(육로)를 폭파하려고 준비 중인 모습도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북한군이 결집한 가운데 대형 가림막을 세워 두고 폭발물을 매설하기 위해 땅을 파는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저녁 사흘 연속 담화를 내고 “우리는 평양 무인기 사건의 주범이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들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한국 지칭)들에 의해 침해당했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미국 지칭)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의 이름을 바꾸는 등 대대적으로 공작 조직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통일 노선을 천명하며 완전한 남북 단절 조치에 나선 북한이 대남 공작부서 조직은 확대한 것. 그런 만큼 향후 핵·미사일 개발, 국지 도발 위협 등과 병행해 간첩 침투, 반국가세력 포섭 등 대남 공작 활동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 준비… 가림막 치고 폭발물 매설 작업[北, 휴전선 포격도발 위협]‘무인기 침투’ 빌미 ‘서울 불바다’ 위협… 김여정 “한국, 美가 길러낸 똥개” 막말ICBM발사 등 美 직접 겨냥 도발 예고… 미군 포천사격장 6년만에 정상화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방 지역에서 대규모 포격 도발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우리 군이 화력 대기 태세 격상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휴전선 일대 포격 위협은 북한의 단골 대남 압박 카드였지만 북한은 지난해 말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할 때도 대규모 포격 위협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대남 적개심을 쭉 높이고, 한국 내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이날 사흘째 연이어 낸 담화에서 무인기의 평양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을 “잡종개” “똥개”라고 비난하고 미국을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한 도발을 예고한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수도권 겨냥 ‘서울 불바다’ 협박 더 세져북한은 13일 밤 국경선(전방) 부근에 전시 정원 편제로 완전 무장된 8개의 포병 여단에 ‘완전사격 준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상부 명령만 떨어지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만한 장사정포를 대량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다.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240mm 방사포 등의 북한군 장사정포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대 위협이다. 더욱이 북한은 유도 기능이 장착된 300mm 신형 방사포를 최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이달 8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참관한 가운데 유도 기능이 탑재된 240mm 신형 방사포의 시험 사격까지 진행했다. 신형 방사포는 유도로켓에 날개를 달아 궤도를 조정하면서 조준 타격이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장사정포 위협이 한층 유연하고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북한의 1개 포병 여단은 170mm 자주포와 240·300mm 방사포 등을 갖춘 4개 포병 대대로 구성된다. 1개 포병 대대엔 18문의 포가 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8개 포병 여단이면 약 570문의 장사정포 화력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술적으로 5발씩 쏘면 2850여 발, 10발씩 쏘면 5700여 발의 ‘포탄비’를 서울 등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다. 우리 군도 즉각 맞불 대응에 나섰다. 화력 대기 태세를 높여 K-9 자주포 등의 전투 대기포를 증강 운용 중이다. 이들 포를 적 도발 시 최단시간에 포상(砲床) 진지에 투입할 수준으로 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 또 위성과 무인기 등 정찰자산을 증강해 북한군 주요 화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군은 14일 경기 포천의 미군 사격장인 영평훈련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이 6년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군사분계선(MDL) 이남 30km에 있는 이 훈련장에선 주한미군 아파치 공격헬기와 순환배치 전력의 사격 훈련이 주로 이뤄진다. 군 당국자는 “전방지역에서 주한미군 대비 태세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북한군도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경의선·동해서 폭파 초읽기 들어간 듯” 군은 북한이 휴전선·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그 이남으로 포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군 포병 부대의 병력 추가 배치와 포문 개방 및 전진 배치 등 도발 임박 징후를 집중 감시 중”이라고 전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때처럼 ‘마구잡이식 타격’보다는 신형 방사포 몇 발로 우리 군의 대북 감시시설 등을 정밀 포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선언한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 폭파부터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때처럼 대남 충격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폭발물을 매설하는 등 폭파 준비 작업을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 “폭파 실행은 시간문제”라고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의 조직 명칭을 바꾸고 조직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내각 산하 ‘225국’이었던 이 조직이 문화교류국으로 바뀌고 조선노동당 산하로 편입된 지 9년 만에 다시 조직 개편이 이뤄진 것이다. 북한이 대남 공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내외에 통일 폐기를 선언해 남북 단절이 이뤄졌지만 무력에 의한 적화 통일 기조는 여전히 내부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올해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북한이 대남 공작을 노골적으로 강화할 경우 안보 공백이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올해 문화교류국 명칭이 조직 개편을 통해 변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문화교류국은 지휘체계상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였지만 통전부가 올해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개편됐고 문화교류국도 이름이 바뀌며 따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위 10국과 별도의 국으로 사실상 조직이 확대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정원은 “문화교류국 개편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대남 혁명전략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 및 헌정 체제를 전복하고자 대남 공작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문화교류국은 군 정찰총국과 더불어 북한의 대남 공작 ‘투톱’으로 꼽힌다. 정찰총국이 요인 암살,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을 주요 임무로 한다면 문화교류국은 남한 내부에 침투한 고정간첩을 관리하고, 반정부 인사를 포섭해 비밀지하조직(지하당)을 구축하는 임무가 핵심이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락부, 대남연락부, 사회문화부, 대외연락부, 225국 등으로 이름을 바꿔 가며 주로 민간인을 상대로 대남 공작을 벌여 왔다. 내각이나 노동당 산하에 있을 때도 김 위원장에게 직보하는 등 독립적인 활동을 해 왔다. 정부 소식통은 “정찰총국은 해킹 등 사이버전을, 문화교류국은 반국가세력 포섭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문화교류국의 조직 개편으로 향후 국내외 거점별 공작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경우 간첩 수사나 검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간첩 수사를 전담하는 경찰은 올해 국정원으로부터 수백 건의 사건을 이첩받았으나 검거한 피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대공수사권 폐지에도 불구하고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교류국은 최근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 등 이른바 ‘3대 간첩단’ 사건 배후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하당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문화교류국 인사와의 접촉 정황이 무더기로 드러난 것. 과거 일심회(2006년)·왕재산(2011년) 사건 등도 문화교류국이 주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러시아에 제공한 탄도미사일 등 무기의 기술지원을 위해 북한이 인력까지 파견한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우리 군 정보당국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 6월 러시아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체결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비전투부대 등 일부 인원을 파견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 국방정보본부는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의 관련 질의에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 탄약 등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지원 인력이 함께 파견됐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돼 이를 지속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도 “여러 루트를 통해 관련 동향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전투를 수행하는 부대가 대규모로 이동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런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군 기술자 수십 명을 전선에 파견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전선 뒤에서 “KN-23 미사일 발사 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 군 기술 인력 수십 명이 배치돼 있다고 우크라이나의 한 소식통은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등 주요 단거리 미사일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 당국은 지난해 9월과 올해 6월 북-러 정상회담 등에 따라 양국 간 군사협력이 심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실제 북한군이 투입될 가능성을 주시해왔다. 그동안 외국인이 러시아 용병으로 전투에 참가한 적은 있었지만 2021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외국 정부가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한 건 북한이 처음이다.앞서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20명 중 북한군 장교 6명이 포함됐다고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러시아와 북한이 거의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파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군 사상자 보도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0일 북한이 병력을 파견했다는 주장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 외교관 출신 고위 탈북민들이 최근 북한이 ‘적대적인 두 국가론’ 관련 헌법 개정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언한 두 국가론에 대응해 일관된 대북 정책과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외부정보 유입,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北정권도 통일 지우기 굉장히 부담스러울 것”10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탈북 외교관들이 보는 8·15 통일독트린 vs 두 개 국가론’ 토론회에는 1991년 탈북한 ‘탈북 외교관 1호’ 고영환 통일교육원장(전 주콩고 북한 1등서기관)을 비롯해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전 주영국 북한 공사),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 대사대리, 리일규 전 주쿠바 북한 참사, 김동수 전 주이탈리아 북한2등서기관, 이영철 전 핀란드 주재 북한대사관 2등서기관, 한진명 전 주베트남 북한 3등서기관 등이 참석했다. 현재까지 12명의 북한 외교관이 한국 땅을 밟았는데 절반이 넘는 7명이 이날 한 자리에 모인 것.북한이 7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민족 삭제를 비롯, 적대적인 두 국가론과 관련한 헌법 개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태 처장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해, 설득력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통상 북한이 새 정책을 발표하면 간부나 주민들이 관영매체에 나와서 적극 홍보를 한다”며 “그 과정이 끝나면 노동신문에서 이 정책이 왜 정당한지에 대해 논설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까지 관영매체에 단 한 번도 북한 간부나 주민이 나와서 두 국가론을 지지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끝내 김정은이 이것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걸린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고 평가했다.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이 진정한 통일 포기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전 서기관은 “적대적 두 국가론은 김정은 정권의 호전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반영한다”며 “북한의 전통적인 대남 노선을 ‘김정은표 핵 무력 통일전략’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했다. 고 원장도 “북한 정권에게 있어서 아직도 ‘통일 지우기’는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대다수 북한 주민은 ‘내 인생을 통째로 조국 통일에 바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외부정보 유입·국제 공조가 北정권에 핵폭탄”이 전 서기관은 “변하지 않는 탈북민 정책, 변하지 않는 정보 유입, 변하지 않는 국제적 공조야말로 북한 주민에게는 힘이 되고, 독재 정권에는 무서운 핵폭탄이 될 것”이라며 “국제적 공조, 압박, 여론은 김정은 체제도 대적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원장도 “해외에서 김정은 이름을 결부시켜 비판하면 알게 모르게 김정은 책상 위에 보고서가 올라간다”며 “이게 반복되면 그 보고서를 올리는 간부가 불편해지고 김정은도 ‘밖에서 이런 얘기 안 나오게 대책을 강구해봐라’ 이런 식으로 되니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한 전 서기관은 “정보 유입 활동은 오늘 내일 시작될 일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 속에 우리들의 정보를 정확히 캐치하고 전달할 수 있는 이런 준비 세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북한은 실질적으로 3명 이상 모이는 게 힘든 나라기 때문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10명 이상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이날 류 전 대사대리는 최근 “통일하지 말자”는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발언에 대해 “반통일, 반국가적인 말을 한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임 전 실장은)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할 권리가 없다. 역사가 결정하고 민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발언은 보수 진보를 떠나서 반한법적인 발언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본다”며 “김정은 밑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품어야지 누가 하겠느냐. 반민족적 발언이고 국민들이 다 분개해야 할 처사”라고 직격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남쪽 국경’을 영구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9일 전격 선언했다. 그동안 남북을 잇는 도로·철도 등을 끊고 비무장지대(DMZ) 지역 내 방벽 설치 등 단절 조치에 나서온 북한이 이번에 남북을 영구적으로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공식화한 것. 특히 북한은 우리 군이 아닌 미군 측에만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미국만 상대하겠단 ‘통미봉남(通美封南)’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이 끝난 뒤 핵보유국 지위를 내세우며 미국의 새 행정부와 핵보유국 인정 담판에 나서려는 사전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단절 조치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한 만큼 DMZ 지뢰 매설 작업 등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우발적 충돌 상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 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한국군 합참)는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9일 9시 45분 미군 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했다. 북한은 실제 이날 미군이 주축인 유엔군사령부에 DMZ 내에서 폭파 작업을 할 거란 내용 등이 담긴 전화통지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이번 단절 조치가 남한의 군사훈련 및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전략자산 전개 등 위협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나온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은 “적반하장 논리를 내세우며 당당하게 미 대선 때까지 도발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요새화 조치를 급하게 꺼내든 게 북한군 내 탈북 움직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도 보고 있다.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면 재개되면서 북한 내 MZ세대 군인들의 동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北, 南 빼고 美에만 “DMZ내 폭파 작업” 통보… 노골적 통미봉남[北 “남북단절 요새화”]“요새화 공사” 남북 완전단절 공식화北, 유엔사에 “DMZ 인원-장비 투입”… 지뢰 추가 매설-방벽 설치 가능성 합참 “김정은 정권 혹독한 고립 초래”… 北 ‘적대적 두 국가’ 개헌 여부도 주목북한이 9일 남북이 연결되는 도로와 철로를 끊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로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진행해 온 남북 간 물리적 단절 조치를 공식화했다. 동시에 추가 적대 행위를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감행하겠다고 선포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전방 일대 우리 군 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북한이 책임을 전가한 만큼 향후 국지 도발을 포함한 릴레이 도발의 명분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이날 “이미 비무장지대에서 정전 체제 무력화를 획책해 온 북한의 이번 차단 및 봉쇄 운운은 실패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혹독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北 “미군 측에 요새화 공사 통보” 북한은 이날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면서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실을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만 통보했다.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임하는 유엔사를 미군과 동일시해 온 북한은 ‘미군 측’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있는 직통 전화기인 일명 ‘핑크폰’으로 통보한 내용엔 공사에 다수 인원과 중장비가 투입될 것이며 폭파 작업도 예정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우리 군은 배제하고 유엔사에만 요새화 공사를 통보한 건 향후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의 대외전략에서 남한을 철저히 ‘패싱’하겠단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요새화’ 선언은 휴전선에서 남북 각각 2km로 설정된 DMZ 안으로까지 군사 행동 구역을 확대하겠다고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그동안 DMZ 안에서 지뢰 매설 등 군사 행동을 하면서도 이를 유엔사에 통보하지 않았는데 이번 통보는 정전협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겠다는 엄포로 본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지난해 말부터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한 것을 시작으로 DMZ 내 전 전선에 걸쳐 지뢰를 심었고, 경의선·동해선 철로까지 철거했다. 4월부턴 DMZ 인근에서 많은 병력을 동원해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콘크리트 방벽 및 철조망 설치, 지뢰 매설 등을 해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요새화를 위한 새로운 구조물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DMZ 내에서 북한군의 움직임이 자주 식별됐고 불모지 평탄화 작업에 나선 동향이 포착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부전선 오두산 전망대에선 북측 지역에서 발생한 폭발음이 청취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군이 DMZ 안에 지뢰를 추가로 매설하거나 대전차 방벽 설치를 휴전선과 근접한 곳에 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 “MZ세대 북한군 내부 단속 가능성” 군 당국은 이런 북한의 전방위적인 남북 분리 조치 강화가 북한군의 동요에 따른 내부 단속과도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8월 북한군 1명은 강원 고성군 일원 동해선 인근 지역 휴전선을 걸어서 귀순했다. 그에 앞서 7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 전선에서 전면 재개됐는데 방송 기간이 만 3개월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방송의 영향으로 귀순이 늘어나는 등 방송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최고인민회의에서 당초 예상됐던 통일·민족 삭제와 영토 규정 신설 등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반영한 헌법 개정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총참모부의 요새화 발표가 남북 관계 단절 등을 반영한 개헌 후속 조치일 수 있는 만큼 북한이 관련 개헌을 하고도 공개만 안 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안팎에선 북한이 관련 개헌을 일단 미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북한이 물리적 단절 조치부터 추진한 뒤 이를 헌법 개정으로 향후 명문화하는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 대선 결과를 보고 정치적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추후 안건으로 미루는 속도 조절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우리 국방부 장관 격인 국방상을 기존 강순남에서 노광철(사진)로 교체했다고 9일 밝혔다. 노광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미국과 정상회담에 나선 2018∼2019년 현 국방성의 전신인 인민무력성을 이끈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노광철을 다시 부른 건 다음 달 5일 미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북-미 관계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광철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민무력상에 기용됐다. 이후 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거수경례를 받는 해프닝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어 그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선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과 함께 9·19남북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동행한 그는 그해 4월 북한에서 ‘국가 주권의 최고 정책적 지도기관’으로 불리는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12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인민무력상 옷을 벗었고, 2020년 4월 국무위원에서 해임되면서 계급도 대장에서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강등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약 4년 반 만에 노광철을 복귀시킨 건 미 행정부 교체가 임박한 현 시점에 그가 정상외교 수행 경험이 풍부해 미국을 비교적 잘 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노광철의 군사 전략과 군수 공업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란 해석도 정부 안팎에서 나온다. 향후 러시아 등 우방에 대한 무기 수출 확대까지 염두에 둔 인사라는 것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한미 군사동맹이 핵 동맹으로 완전히 변이된 현시점에서 우리 핵 대응 태세는 더욱 한계를 모르는 높이에서 완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달에만 벌써 두 번째로 강도 높은 ‘핵 협박’ 발언을 쏟아낸 것. 자신들이 이미 다량의 핵을 보유한 ‘핵보유국’임을 분명히 밝힌 동시에 차기 출범하는 미 행정부와는 이 지위를 전제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등 핵 담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핵을 화두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김정은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7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적대적 2국가론, 새 영토 조항 등을 명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그 수위에 따라 성명 발표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金 “한국 소름 끼쳐, 마주 서고 싶지도 않아” 8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전날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을 1∼3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앞에는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과 그것을 공동으로 만지작거리려는 가장 간악한 괴뢰들이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의 견해와 선택, 결심은 결코 변할 수 없다”며 핵 능력 고도화가 필수 과제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적들이 우리 국가에 반대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 무력은 모든 공격을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라며 “여기엔 핵무기 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정부 소식통은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한미 동맹 비난에 할애한 건 우리 군 재래식 전력과 한미 확장억제(핵우산)에 대한 김정은의 초조함과 두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다시 거론하면서 “좀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며 “핵과 재래식 전략의 격차를 극복할 비책은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 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 관리 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이라며 한국의 재래식 전력으론 자신들의 핵에 맞설 수 없다고도 했다.● 정부 “한미 핵우산에 대한 김정은 두려움”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한국을)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 서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남북 ‘두 국가론’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엔 더 노골적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 그는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다”면서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까지 최고인민회의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회의가 이틀 이상 일정으로 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 무력 정책 등을 헌법에 반영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헌법 개정 이후 군사적 긴장을 높여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개헌을 통해 남측으로 국경선을 새롭게 그을 가능성을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한미 군사동맹이 핵 동맹으로 완전히 변이된 현 시점에서 우리 핵 대응태세는 더욱 한계를 모르는 높이에서 완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달에만 벌써 두 번째로 강도 높은 ‘핵협박’ 발언을 쏟아낸 것. 자신들이 이미 다량의 핵을 보유한 ‘핵보유국’임을 분명히 밝힌 동시에 차기 출범하는 미 행정부와는 이 지위를 전제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등 핵 담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핵을 화두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김정은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7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북한이 헌법을 개정해 적대적 2국가론, 새 영토조항 등을 명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그 수위에 따라 성명 발표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金 “한국 소름 끼쳐, 마주서고 싶지도 않아”8일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전날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을 1~3면에 실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앞에는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과 그것을 공동으로 만지작거리려는 가장 간악한 괴뢰들이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의 견해와 선택, 결심은 결코 변할 수 없다”며 핵 능력 고도화가 필수 과제임을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또 “적들이 우리 국가에 반대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 무력은 모든 공격을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라며 “여기엔 핵무기 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정부 소식통은 “연설의 절반 이상을 한미 동맹 비난에 할애한 건 우리 군 재래식 전력과 한미 확장억제(핵우산)에 대한 김정은의 초초함과 두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을 다시 거론하면서 “좀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며 “핵과 재래식 전략의 격차를 극복할 비책은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해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 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 관리 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이라며 한국의 재래식 전력으론 자신들의 핵에 맞설 수 없다고도 했다.● 정부 “한미 핵우산에 대한 김정은 두려움”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한국을) 의식하는 것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 서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남북 ‘두 국가론’을 선언한 가운데 이번엔 더 노골적으로 이를 공식화한 것. 그는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다”면서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고 했다.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까지 최고인민회의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회의가 이틀 이상 일정으로 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 무력 정책 등을 헌법에 반영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헌법 개정 이후 군사적 긴장을 높여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개헌을 통해 남측으로 국경선을 새롭게 그을 가능성을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셋도 넷도 도움이 안 된다. 다섯은 도움이 된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대가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시설 5곳을 지목하며 이렇게 말했다. 2020년 9월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출간한 ‘격노(Rage)’에 담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의 속사정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의 해체가 필요했지만 북한은 우라늄까지 (제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이유도 설명했다. 그로부터 5년 7개월이 지난 올해 9월, 북한은 HEU 제조 시설을 전격 공개했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가 빽빽이 들어선 모습을 보며 김 위원장은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며 흡족해했다. 북한 매체는 이 시설의 위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는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이 영변 외 ‘플러스알파’ 핵시설 중 하나로 지목한 평안남도 강선 핵시설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꼭꼭 숨겨뒀던 비밀 핵시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핵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한미 당국은 대북 정찰 주기를 좁히고 북한의 주요 핵 표적에 대한 집중 감시에 나서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물질 생산 시설 가동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까지 핵능력을 노출시키는 여러 동향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올해 안에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 대선 등 외부 상황과 북한 내부 동향을 종합할 때 김 위원장 결심만 있으면 수일 내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최후의 카드’로 거론되는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주요 핵시설을 중심으로 북한이 어떻게 핵능력을 고도화했는지 조명해본다. ● 베일 벗은 강선, 우라늄 농축 능력 향상북한은 핵무기 제조에 활용 가능한 핵물질로 HEU와 플루토늄 등 두 가지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 무기급 플루토늄은 대규모 원자로 및 재처리 시설이 필요해 제조 과정에서 활동이 정찰위성 등에 쉽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지하 시설에 설치할 수 있고 설비 규모가 작은 HEU는 한미 자산이 포착하기 어렵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핵물질을 확보할 수 있는 것.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가속화하려는 조짐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평양에서 남서쪽으로 수십 km 떨어진 강선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북한이 지난달 시설을 전격 공개하면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미 정보당국은 2000년대부터 북한이 은밀하게 가동해온 핵시설로 주시해왔다. 미국 언론은 2018년 강선 시설의 우라늄 농축 규모가 영변의 두 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에 북한이 관영매체에 공개한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는 168∼170cm로 알려진 김 위원장 키와 비슷했다. 과거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P-1, 2형(높이 약 2m) 원심분리기보다 다소 작은 것. 2010년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시설을 참관했던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P-2형 원심분리기 2000대로 연간 40kg의 HEU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긴 원통 모양의 원심분리기는 분당 수만 회의 고속 회전으로 발생하는 원심력을 활용해 HEU를 만든다. 이에 북한이 과거보다 성능이 향상된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자체 개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공개한 원심분리기는 농축 능력이 향상된 이란의 IR-4와 유사한 형태로 북한이 탄소섬유 기술을 활용해 개량된 장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강선과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만 원심분리기를 1만∼1만2000개가량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약 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매년 200∼240kg의 HEU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핵탄두 1개를 만드는 데 HEU가 25kg가량 필요한 만큼 북한이 HEU로만 매년 8∼10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한미 당국은 북한이 강선과 영변 시설의 우라늄 농축 시설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동향을 포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 시설의 경우 헤커 박사가 밝힌 규모(원심분리기 2000개)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장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8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2월 시작된 강선 시설 별관 공사가 4월 마무리돼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늘어났고 5월엔 인접한 건물에 대한 개축 공사도 진행됐다며 강선 시설이 가동되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현 기종보다 우수한 신형 원심분리기를 도입·가동해 전방위적으로 HEU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공개한 시설 사진에 캐스케이드(원심분리기를 다단계로 연결한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은 원심분리기들이 보이는데, 신형으로 판단된다”면서 “영변에 있는 원심분리기가 NK(North Korea)-1 모델이라면 강선 시설에 설치된 건 NK-2, 신형은 NK-3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핵 심장부’ 영변, 언제든 플루토늄 추출 가능 이와 함께 북한은 또 다른 핵물질인 플루토늄 증산도 병행하고 있다. 한미 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유일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거점으로 북한 ‘핵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의 5MW(메가와트)급 원자로가 가동되는 동향을 추적해왔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연소시켜 폐연료봉을 만든 뒤 이를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하는 과정을 거쳐 추출된다. 1986년부터 본격 가동된 5MW급 원자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인 그해 12월부터 가동을 중단했지만 2021년 7월 돌연 가동이 재개됐다. 특히 당시 IAEA는 그해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5개월간 방사화학실험실이 계속 가동된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1992년 IAEA에 5MW 원자로에서 나오는 전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5개월이 걸린다고 보고한 것을 토대로 북한이 플루토늄을 추가로 추출했을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특히 한미 당국은 2021년 재가동 이후 3년이 지난 현시점에 북한의 이 5MW급 원자로에서 언제든 폐연료봉을 인출·재처리가 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 플루토늄을 약 70kg 보유한 것으로 우리 정부는 공식 평가하고 있다. 핵무기 1개 제작에 4∼6kg의 플루토늄이 필요한데 산술적으로 12∼18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정보당국도 북한의 플루토늄, HEU 보유량을 고려할 때 북한이 두 자릿수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미 랜드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이 연간 18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그 추세에 따라 2030년쯤이면 핵무기 300기 생산 문턱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제3의 비밀 핵시설’ 가동 가능성도 여러 전문가는 북한이 영변이나 강선 외에도 제3의 비밀 핵시설을 은밀하게 가동해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폐기를 요구한 5곳의 핵시설을 두고 국내외에선 영변과 강선을 제외하고 이 리스트에 포함된 나머지 비밀 핵시설이 평안북도 태천, 자강도 희천, 양강도 영저리 등이란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미 국방정보국 출신 브루스 벡톨 앤절로주립대 교수는 2019년 미국의소리(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인근 서위리의 핵시설을 언급한 것 같다”면서 “미 정보당국은 이미 2010년 서위리 시설에서 영변보다 많은 양의 HEU를 생산하고 있다고 파악했다”고 했다. 이 서위리 시설에 대해 올리 헤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도 “1993년 영변 사찰 당시 10km 떨어진 이곳의 사찰을 요청했지만 북한이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북도 박천, 자강도 하갑 일대에는 우라늄 광산과 정련 시설 등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은밀하게 제3의 핵물질 생산 시설이 운용되고 여기에 김 위원장이 공언한 신형 원심분리기 증강 배치가 현실화되면 북한의 ‘핵무기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조한범 위원은 “원심분리기 공법도 전력이 많이 들어 (한미 자산에) 탐지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곳에 핵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주요 시설은 영변과 강선일 것”이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1일 “미국 본토 안전에 중대한 우려감을 더해주는 새로운 방식들이 응당 출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 대선을 35일 앞두고 미국을 겨냥한 새로운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미 본토를 겨냥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시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화성-18형은 발사 명령 수십 분 만에 미 본토 전역에 도달 가능해 ‘북한 ICBM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화성-18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낙탄시키려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ICBM을 고각(高角)으로만 쏴 올렸던 북한이 이번엔 정상각도로 발사해 위협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강일 국방성 부상 담화를 통해 국군의 날인 이날 미 공군 전략폭격기인 B-1B의 한반도 전개를 겨냥해 “철저히 상응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핵 보유국이란 국위(國位)를 놓고 그 누구와도 흥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당장 7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명시하는 등 헌법을 개정해 도발 명분을 쌓은 뒤 ‘중대 도발’ 수순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대선 직전 ICBM 등을 발사해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를 노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라고 경고했다. 군은 이날 행사에서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현무-5’ 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했다. 탄두 중량이 8t에 달하는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미사일이다.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공격하거나 공격할 기미를 보이면 우리 군은 이 미사일 20여 발을 사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무실과 북한군 지휘부의 벙커 등 평양 내 주요 시설을 도려내는 ‘대량응징보복(KMPR)’ 실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과 ‘한국판 사드’로 불리는 요격 무기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 등 첨단 무기도 대거 공개됐다.“北, 화성-18형 정상각도 발사로 美본토 타격 위협 극대화할 것”[北, 대선앞 美본토 타격 위협]北, 고각으로만 ICBM 시험발사… 러,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전 가능성“어느 정권이든 달라진 우리 상대해야”… 美대선 겨냥 도발 수위 높일 듯北, 7일 새 ‘해상국경선’ 설정해… 서해상 무력 분쟁 유도할 우려도11월 5일 미국 대선을 35일 앞둔 가운데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시사하면서 10월에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정점으로 치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 당국은 최근까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등 주로 한국을 겨냥한 도발에 집중해온 북한이 이제는 미 대선을 의식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미국의 관심을 끌 만한 중대 도발까지 병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을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이렇게 북한은 대남·대미 타격 수단을 순차적으로 과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인 뒤 미 대선 이후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해 미국의 새 행정부에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며 핵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ICBM, 인공위성 발사 등 다양한 군사적 도발 수단이 있어 미 대선 이전보다는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정상각도 ICBM, 하와이 인근 낙하시킬수도북한은 5000km 이상 사거리를 지닌 ICBM에 대한 시험발사를 그동안 수직에 가까운 고각으로만 진행했다. 지난해 4월과 7월 최신 ICBM인 ‘화성-18형’을 정상각도로 발사하긴 했지만 2, 3단 발사체가 분리될 땐 고각 궤도로 비행시켜 사거리를 1000km대로 조정했다. 이에 북한이 ICBM 핵심 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추지 못한 거란 의구심이 나왔다.그런 만큼 북한이 이번엔 미 대선을 앞두고 화성-18형의 1∼3단 추진체를 모두 정상각도로 발사한 뒤 5000km 이상 날려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탄두를 낙하시킬 거란 관측이 나온다. 고각 발사 때보다 높은 고열·마찰을 견디며 궤도가 수정되지 않고 탄두가 안정적으로 대기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려 할 거란 것. 일각에선 북한이 ICBM 완성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재진입 기술 등을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가 격상된 러시아로부터 일부 이전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최대 사거리(1만 km 이상)로 쏘지 않더라도 5000km 이상 정상각도 발사에만 성공해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입증됐다는 우려가 미국에서 제기될 것”이라고 했다.ICBM은 하와이에서 불과 1000∼2000km 떨어진 바다에 떨어질 수도 있어 정상각도 발사 자체가 한미엔 엄청난 위협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화성-18형은 연료 주입 시간이 짧아 기습타격이 가능한 고체연료 ICBM이다.일각에선 북한이 자신감이 더 있는 액체연료 기반의 화성-17형부터 일단 정상각도로 날릴 거란 전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ICBM을 날리는 방향을 그동안 정찰위성 발사를 해온 필리핀 쪽으로 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달 북한은 기존 ICBM 이동식발사대(TEL)보다 긴 12축 TEL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런 만큼 북한이 미사일 길이나 탄두 중량을 늘린 신형 ICBM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北 “美 어떤 정권도 달라진 우리 상대해야”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리(북한)는 주권 국가의 합법적 권리인 우리의 자위권을 놓고 뒤돌아보기도 아득한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그 어떤 정권도 달라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와 달리 이미 핵을 다수 보유한 만큼 이를 자위권이라면서 미국 역시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에 편승해 차기 미 행정부와 핵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한 핵군축 협상을 벌일 의도를 시사한 것이다.북한은 7일로 예고한 최고인민회의(우리 국회 격)에선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제1적대국’으로 명시하고 새로운 ‘해상국경선’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고 2007년 주장한 ‘경비계선’이나 그보다 더 남쪽으로 연평도·백령도 인근에 새로운 선을 그은 뒤 함정 등을 의도적으로 내려보내 분쟁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가 당선 뒤 연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정세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 20년 가까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제기해 온 이시바 총재가 새로운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기 전부터 해당 의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본 안팎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방침을 굳혔다고 29일 보도했다.● 20년간 집단 안보 주장한 이시바이시바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칼럼 ‘일본 외교 정책의 장래’에서 “아시아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중국을 서방 동맹국이 억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연합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은 6·25전쟁 발발 이후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70년 넘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으로는 오늘날 사실상의 ‘핵 연합’이 된 북-중-러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시바 총재의 지론이다. 이시바 총재는 2000년대부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다른 나라가 공격 받아도 자국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을 행사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주장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20여 년간 고민해 가다듬은 정책인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재는 방위상 등 방위 정무직만 3번 지냈다. 과거사 문제나 당내 정치적 논의에서는 비주류 비둘기로 꼽히지만, 방위 안보에선 일본이 금기시하는 핵 반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가깝다.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한미일 협력 및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해 한국의 협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시바 총재는 취임 직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감을 이용해 국회 해산 후 조기 총선에 나선다.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9일 여야 당수 토론 직후 해산해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총리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한다.● 정부 “북핵 집중된 미 확장억제 우선” 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고 한일 등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선을 그어 왔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외교위 마이클 롤러 의원은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지난해 9월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단 선을 긋는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현 상황에선 북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이 선호된다”고 강조했다. 제도화 단계로 접어든 한미 양자 간 핵우산 체제를 계속 공고하게 뿌리내리는 게 우선이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의 연장선상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이 불러올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재의 핵 공유나 핵 반입이 일본의 기존 ‘비핵 3원칙’(핵무기 제조·보유·반입 금지)을 깨는 보통 국가화를 추구하는 행보라는 우려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 차기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집권 자민당 총재가 당선 뒤 연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 정세를 위협하는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집단 안보 체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다.20년 가까이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제기해 온 이시바 총재가 새로운 일본 총리로 공식 취임하기 전부터 해당 의제를 여러 차례 강조하며 일본 안팎에선 이에 대한 논의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일본 언론들은 내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총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해 10월 27일 총선을 치를 방침을 굳혔다고 29일 보도했다. ● 20년간 집단안보 주장한 이시바이시바 총재는 27일(현지 시간) 미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 기고한 칼럼 ‘일본 외교 정책의 장래’에서 “아시아는 나토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아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중국을 서방 동맹국이 억지하기 위해서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이 불가결하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핵 연합에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자는 구상도 숨기지 않았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보 조약은 6·25전쟁 발발 이후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70년 넘은 미국과의 일대일 동맹으로는 오늘날 사실상의 ‘핵 연합’이 된 북-중-러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이시바 총재의 지론이다. 이시바 총재는 2000년대부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다른 나라가 공격받아도 자국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을 행사할 권리)을 행사해 아시아판 나토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해당 주장이 선거용 공약이 아닌 20여 년간 고민해 가다듬은 정책인 만큼, 향후 미일 정상회담 등에서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재는 방위상 등 방위 정무직만 3번 지냈다. 과거사 문제나 당내 정치적 논의에서는 비주류 비둘기로 꼽히지만, 방위 안보에선 일본이 금기시하는 핵 반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매파에 가깝다. 과거사 문제에서 한국에 전향적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한미일 협력 및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위해 한국 협조를 얻기 위한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이시바 총재는 취임 직후 높아진 국민적 기대감을 이용해 국회 해산 후 조기 총선에 나선다.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9일 여야 당수 토론 직후 해산해 27일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본에서 국회 해산은 총리 전권 사항이다. 총리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사용한다. ● 정부 “북핵 집중된 미 확장억제 우선”미국 행정부는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고 한일 등이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를 중심으로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외교위 마이클 롤러 의원은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 설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석좌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학센터 소장도 지난해 9월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 전개로 이 선택이 70년 전보다 더 그럴듯해졌다”고 밝혔다.한국 정부는 일단 선을 긋는 기류다. 정부 소식통은 “현 상황에선 북핵 문제에 집중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이 선호된다”라고 강조했다. 제도화 단계로 접어든 한미 양자 간 핵우산 체제를 계속 공고하게 뿌리내리는 게 우선이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판 나토의 연장선상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이 불러올 도미노 파장을 고려하면 시기상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총재의 핵 공유나 핵 반입이 일본의 기존 ‘비핵 3원칙’(핵무기 제조·보유·반입 금지)을 깨는 보통 국가화를 추구하는 행보라는 우려도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