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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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22~202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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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비행’ ‘거미여인의 키스’… 해외명작소설 뮤지컬로, 연극으로

    해외 명작 소설을 재창작한 공연 2편이 이달부터 연달아 펼쳐진다.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1900∼1944)의 소설을 재창작한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이 3월 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초연된다. ‘어린 왕자’ 등을 쓴 생텍쥐페리에게 1929년 프랑스 페미나상을 안겨준 ‘야간비행’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공연은 1920년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항공 우편이 본격화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항공 우편기 조종사 파비앙과 그의 아내이자 작곡가 로즈의 꿈과 모험을 다룬다. 파비앙 역은 배우 송원근 성태준 변희상이, 로즈 역은 나하나 강혜인 임예진이 돌아가며 연기한다. 5월 26일까지. 5만∼7만 원. 이달 21일부터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공연되고 있다. 2017년 3번째 시즌 이후 6년 만이다. 1976년 출간된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이그(1932∼1990)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감옥에 수감된 반정부주의자 발렌틴과 자신을 여자라고 믿는 몰리나가 이념과 사상의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몰리나 역은 전박찬 이율 정일우가, 발렌틴 역은 박정복 최석진 차선우가 번갈아가며 맡는다. 연극 ‘오펀스’ ‘옥탑방 고양이’ 등을 만든 레드앤블루가 제작했다. 3월 31일까지. 전석 6만6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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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연극상은 연극 인생 마중물… 무대위 행복과 짜릿함에 못떠나”

    누군가에게 동아연극상은 어둑한 새벽녘과 황혼녘의 한 줄기 빛이었다. 동아연극상에서만큼은 ‘대기만성’이었던 역대 최고령 수상자 김우옥 연출가(90·제60회 특별상)와 ‘청출어람’ 역대 최연소 수상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배우 송승환 씨(67·제5회 특별상)가 그 주인공.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연극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동아연극상은 연극 인생의 마중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지만 이들의 눈빛은 수십 번의 겨울을 견뎌낸 거송처럼 카랑카랑하고 푸르렀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동아연극상에서는 역대 최고령 수상자가 배출됐다. 지난해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혁명의 춤’을 연출한 김 씨다. ‘혁명의 춤’은 200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초대 원장 퇴임 이후 22년 만에 연극 ‘겹괴기담’으로 복귀했던 그가 지난해 선보인 실험극이다. 그는 “한평생 여러 상을 받았지만 동아연극상은 처음이다. 오래 기다렸다”며 “40여 년 전 초연 땐 대중과 평론가에게 외면받던 작품이 상까지 받으니 시대가 바뀌었음을 절감했다. 동아연극상이 내 소원을 이뤄줬다”며 웃었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나온 날은 5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중파 어린이 연속극에 출연 중이던 초등학교 6학년 송 씨가 극단 광장의 연극 ‘학마을 사람들’의 복남 역으로 특별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받은 시티즌 시계를 차고 의기양양하게 중학교를 간 기억이 나요. 재미로 시작한 연기였지만 상을 받자 ‘연극을 해야겠다’는 꿈이 명료해졌죠. 극장은 제게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놀이터였어요.” 이후 그는 공연제작사 PMC프러덕션을 차려 오늘날 누적 관객 수 1514만 명을 돌파한 스테디셀러 논버벌 공연 ‘난타’를 제작하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까지 맡는 등 배우 겸 제작자로 성장 가도를 밟았다. K콘텐츠 열풍의 원조 격인 ‘난타’는 사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 완성됐다. 1997년 초연 이후 2년이 흘러 영국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을 준비하던 송 씨는 ‘어떻게 하면 전 세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까’ 하고 머리를 싸매다 김 씨에게 SOS를 쳤다. 그는 “실험극 불모지를 개척한 선배의 말이니 믿을 수 있었다. 물을 두드려보자는 권유를 따랐고 에든버러에서 엄청난 환호를 샀다”고 했다. 연기와 물, 빛을 활용한 한국 연극사상 최초의 구조주의 연극 ‘내·물·빛’(1980년)을 연출한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조언이었다. 새로움을 좇은 연극인들은 필연적으로 가난했다. 김 씨는 “1980년대 초반, 실험극 세 편을 연달아 올리고 나니 수중엔 200만 원 적자만 남았다”며 “더는 지원금조차 받기 힘들어져 잠시 실험극을 접고 아동청소년극 제작으로 전향했다. 이후 ‘방황하는 별들’을 비롯해 6년간 만든 ‘별 시리즈’ 5편이 연일 매진돼 돈을 좀 벌었다”고 했다. 송 씨는 1990년대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던 즈음 부모님의 사업 실패가 겹치며 빚더미에 앉았다. 그는 “‘난타’를 성공시킨 원동력은 당시 인생의 목표였던 빚 갚기였다”고 했다. 이들이 거친 풍파에도 무대로 회귀하는 건 연극만이 주는 재미 때문이다. 김 씨는 “우리 삶 속에서 번쩍 빛이 드는 순간을 무대에 올렸을 때 관객은 웃기도,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면서 “그런 순간을 선물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송 씨는 “편집으로 완성되는 드라마, 영화의 연기와 달리 연극은 무대에 올라간 순간부터 2시간 동안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한다.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짜릿하다”고 했다. 끝 모르는 담금질은 지금도 두 사람의 생을 두레박처럼 퍼 올리고 있다. 송 씨는 5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 검열관 역을, 10월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 오르는 연극 ‘더 드레서’의 선생님 역을 연기한다. 그는 “6년 전 황반변성, 망막색소변성증으로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할 땐 연극 인생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리고, 깊이 느껴졌다”며 “걷고 들리고 말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뉴욕을 샅샅이 뒤지며 기록한 공연 후기들을 엮은 책 ‘김우옥, 뉴욕에서 바람나다’를 이달 말 출간한다. “아흔 살 먹고 미래를 얘기한다는 게 쑥스럽긴 하지만, 이왕 동아연극상도 받았으니 ‘별들 시리즈’ 마지막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웃음)” 한편 제60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열린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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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구-박정자-이혜영… 연기상 3회씩 수상

    국내 최초, 최고(最古)의 연극상인 동아연극상은 실험극장, 연우무대 등 걸출한 극단과 고 백성희 여운계, 신구, 박정자, 박근형, 오현경, 최불암, 최민식 등 수많은 배우를 배출한 한국 연극사 그 자체다. 올해로 환갑을 맞은 동아연극상의 자취를 숫자를 통해 알아봤다.#1964년 동아연극상은 한국 연극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목표로 1964년 창설됐다. 본보에 게재된 제1회 동아연극상 참가 요강에 따르면 대상 수상작에는 상금 30만 원이, 연기상 수상자에게는 고급시계 1개씩이 주어졌다. 당시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15∼30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상 수상작엔 자장면 최대 2만 그릇이 주어졌던 셈이다. 이 금액은 당시 한 해 내내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현재 상금은 1000만 원. 제1회 시상식은 서울 중구 드라마센터 극장에서 열렸으며, 극단 실험극장의 연극 ‘리어왕’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3번 동아연극상이 열린 60년간 가장 상을 많이 받은 배우는 누구일까. 연기상을 각각 3회씩 거머쥔 후 지금까지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구(88)와 박정자(82), 이혜영(62)이 그 주인공이다. 신구는 연극 ‘나도 인간이 되련다’ 인민위원장 역 및 ‘포기와 베스’ 크라운 역(제3회), 박정자는 연극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온달모 역(제7회), 이혜영은 연극 ‘사의 찬미’ 윤심덕 역(제25회) 등으로 연기상을 수상했다. 신구는 과거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동아연극상을 받자 세상이 내게 배우라는 이름표를 달아준 기분이었고, 더 치열하게 연기를 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제28회·50회 제28회 동아연극상이 열린 1991년은 한국 연극사에서도 이정표가 된 해다. 당시 배우를 제외하면 연극판에서 여성 인력을 찾아보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시절, 연출상 부문에서 여성 수상자가 처음으로 배출된 것. 배우 신구 김재건, 고 서희승 등이 출연한 연극 ‘사로잡힌 영혼’으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김아라 연출가(68)는 그해 35세의 나이로 국립극단 사상 첫 여성 연출가로 부임했다. 제50회 동아연극상에선 사상 첫 외국인 수상자가 나왔다. 연극 ‘가모메’로 연출상을 받은 일본인 다다 준노스케 씨가 그 주인공. 그는 수상 당시 “한국의 권위 있는 연극상인 동아연극상 수상 소식을 듣고 일본 연극계도 굉장히 놀라고 고마워했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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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계, 경험 콘텐츠 앞세워 젊은층에 러브콜

    공연계가 ‘경험 콘텐츠’를 강화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명소로 거듭난 백화점 등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 시작 전과 중간 휴식시간에 전용 라운지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스위트석’ 서비스를 올해 도입한다. 이용객은 라운지에서 핑거푸드와 음료를 즐기고, 티켓부스에서 줄을 서지 않고도 티켓을 수령할 수 있다. 소정의 굿즈도 제공받는다. 7개 공연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올 4월 개막하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경우 VIP 티켓가 15만 원에 2만 원을 더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부대 행사도 마련되고 있다. 국립극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해오름극장 앞 문화광장에서 겨울 빛축제 ‘윈터 빌리지’를 운영했다. 8m 높이의 대형 트리와 전구로 꾸민 나무 60여 그루 등이 설치돼 인증샷 명소로 눈길을 끌었다. 작은 오두막 모양 부스에서는 공예 예술가 12인의 전시가 열렸다. 이곳에는 한 달간 2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같은 달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는 연말 대표 공연인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되기 전 오페라극장 로비에서 재즈밴드 연주가 펼쳐졌다.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이 공동 기획한 행사로 크리스마스와 어울리는 음악을 40분간 들려줬다. 뮤지컬계는 희소성을 앞세워 젊은층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공연제작사 EMK는 뮤지컬 ‘레베카’와 ‘몬테크리스토’를 가장 많이 관람한 관객 1명씩을 마지막 공연에 초대하는 이벤트를 다음 달 진행한다. 초대 관객은 무대와 가장 가까운 OP석 1열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물론이고 배우들과의 파이팅콜, 단체사진 촬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오디컴퍼니는 16∼21일 뮤지컬 ‘일 테노레’를 관람한 관객에게 주인공 윤이선 역을 연기한 배우 홍광호, 박은태, 서경수의 사진이 담긴 한정판 포토 티켓을 증정했다. 공연계가 이색적인 경험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건 젊은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백화점, 호텔 등 소비재를 팔던 곳들이 최근 경험까지 판매하면서 극장의 치열한 경쟁자가 됐다”며 “기존 공연장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젊은층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윈터 빌리지’를 기획한 최성민 국립극장 공연기획부 PD는 “추운 날씨에도 남녀노소가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되 SNS 사용 빈도가 높은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루돌프 조형물을 활용한 포토존을 설치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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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인사이트]“엄근진 그만, 좀 웃자”… 무대 위 부는 블랙코미디 바람

    《가상의 중앙아시아 신생 자립국 치르치르스탄. 2차전지의 원재료인 리튬을 팔아 돈방석에 앉은 왕정국가다. “국가가 정하면 국민은 따르는 것”이라며 국민 문화 진흥을 위한 총사업비 3조 원 규모 사업의 전 세계 입찰 경쟁을 추진한다. 한국에선 국립현대극장(NCT)의 김민식(民食) 팀장이 ‘K신파’를 들고 입찰에 뛰어든다. 최종 후보로 한국의 신파극과 K팝, 브라질의 삼바 등이 경쟁을 펼친다. 그중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다름 아닌 대형 K팝 기업. 기업 담당자는 김 팀장에게 3년 치 사업비를 주는 대신 입찰 포기를 권유하며 이렇게 말한다.“우리도 오래가진 않을 거예요. 가사는 영어로, 가수는 외국인으로 바뀌고 있죠. 이번 건은 우리가 맡고, 돈 줄 테니 극장 이름은 ‘SM남산예술극장’ 같은 걸로 바꿔줘요.”》지난해 11∼12월 서울 종로구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초연된 연극 ‘신파의 세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제59회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정진새(44)가 극작과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극중극 형식으로 국가주의적 문화 정책부터 상업성에 빠져 K자만 붙이기 급급한 문화 산업까지 풍자한다. 극 중 외국인으로 구성된 ‘신파 트리오’가 K영화인 ‘명량’ ‘국제시장’ 등을 비틀어 우스꽝스럽게 패러디하는데 ‘명량’의 이순신 장군 역엔 튀르키예 출신 배우 베튤이 캐스팅되는 등 황당한 설정으로 웃음을 유발시킨다. “인생은 가까이 보면 신파, 멀리서 보면 컨템포러리”, “이 나라에선 작품 열 개 만들면 아파트 한 채 빚이 생긴다” 등 대사가 나올 때마다 객석에선 쓴웃음이 터져 나왔다. 연극을 관람한 김은미 씨(40)는 “블랙리스트 사태 등을 겪은 공연계에선 최근 몇 년간 악쓰고 침울한 작품 위주로 공연됐다. 연극을 보고도 행복하기보단 찝찝한 기분을 느낄 때가 많았다”며 “최근 들어 적절한 유머를 가미한 작품이 연달아 무대에 올라 공연 보는 맛이 더욱 생겼다”고 말했다.● 젊은 창작진 손 거친 희극 줄줄이 무대에 최근 블랙코미디 등 유머 코드를 강화한 연극, 뮤지컬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6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2018년 미투 사태 등 질곡을 정면으로 겪은 공연계가 수년간 엄숙하고 진지한 작품 위주로 공연해 온 것과 대비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소극장 이외에 굵직한 공연 제작사까지 희극 제작에 발을 들이는 중이다. 뮤지컬 ‘헤드윅’ ‘멤피스’ 등을 만든 제작사 쇼노트와 낭만바리케이트는 올해 9월 뮤지컬 신작 ‘번 더 위치’를 공동으로 선보인다. 중세시대의 마녀와 오늘날 슈퍼스타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마녀사냥 문제를 비춰 보는 블랙코미디다. 다음 달 1∼3일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명태 말고 영태’는 언어유희와 판소리 재담 형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미를 더했다. 1990년생 김민주 연출가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보관 방법과 서식 환경 등에 따라 이름이 가지각색으로 변하는 생선 명태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애환을 풀어내고 ‘세대가 만들어낸 시대가 아닌, 시대가 만들어낸 세대’를 꼬집는다. “영태는 노가리 때부터 머리가 좋아 금태로 소문났지만 집안이 궁태해 끌태 되어 끌려가는 진퇴양난의 모양새” 등의 대사는 웃음을 유발한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되던 희극이 인지도 높은 극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한남’들이 등장해 한국의 남성성을 풍자적으로 꼬집는 연극 ‘케이맨즈 랩소디’는 기존 서울 종로구 선돌극장에서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로 자리를 옮겨 4월 6일부터 재연된다.● 미투 등 ‘트라우마’ 옅어지며 희극 기지개 그동안 희극이 잠잠했던 건 블랙리스트, 미투 등 이후 창작자들 사이에서 ‘웃기기 자제’ 경보가 울린 것과 관련된다. 한 극작가는 “10년 전과 비교해 웃음을 겨냥한 작품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체감한다. 미투 이후 웃음이 혐오에 기인했다는 자성이 이뤄졌고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부담감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몸을 사리던 희극이 왜 다시 기지개를 켜는 걸까. 엄현희 연극평론가는 “각 파동 직후엔 관련된 작품을 만드는 것도, 보는 것도 녹록지 않았지만 시간이 흘러 창작진과 관객 모두 사안을 침착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 여유를 바탕으로 풀어낸 방식이 풍자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 기간엔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가 비극적 작품을 쏟아내 피로감이 쌓였고, 그 반대급부로 희극이 주목받은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진 창작 및 제작 환경도 풍자극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공립 공연단체 관계자는 “정치 사회적으로 예민한 이슈를 다루는 공연이 공동기획 작품이거나 제작비 대부분을 공기관에서 지원하는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톤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블랙리스트 사태 여파로 작품 수정 요구는 예술가에 대한 갑질이자 국가의 검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정 소재 대상화 아닌 회차·의외성 살려 웃기기 풍파를 지난 공연계에 남은 숙제는 문화계의 화두로 떠오른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논쟁’이다. 편집 기술이 있는 영상매체와 달리 불특정 관객에게 낙장불입의 농담을 던지는 공연계는 ‘포용’을 기치로 대처에 나섰다. 서울시극단 단장인 고선웅 연출가는 “20년 전 내가 쓴 극본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예전엔 관행처럼 사용하던 ‘예쁘장하다’ 등 표현을 이젠 쓰지 않는다”며 “PC가 화두가 되면서 배우, 스태프, 기획팀까지 머리를 맞대 최대한 다양한 인식을 끌어안으려 노력한다. 연극은 관객과 나누는 동시에 수많은 창작진이 책임을 나누는 공공재적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과거 원색적인 소재와 대사로 다뤄지곤 했던 젠더, 장애, 종교, 인종 등은 더 이상 웃음거리가 될 수 없다. 미투 등을 거치며 연극계 역시 치열한 학습을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나라 씨(27)는 “연극에서 비윤리적인 농담이 나올 때마다 전혀 웃기지 않고 불편했다. 그런 대목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4∼5년 전만 해도 코믹함이 담긴 연극을 보는 게 꺼려졌는데 이젠 그 지뢰가 줄고 선택지는 넓어진 느낌”이라고 했다. 이에 특정 소재를 대상화하기보단 공연 고유의 다양한 속성을 적극 활용해 희극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3월 21∼23일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되는 연극 ‘문병재 유머코드에 관한 사적인 보고서’는 공연만이 가진 현장성과 서사의 의외성을 웃음코드로 활용한다. 한때 자타가 공인하던 ‘웃음 사냥꾼’ 문병재가 세월이 흐르면서 ‘웃음 장례식’까지 치르는 여정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미투 사태가 벌어진 직후마다 주인공의 유머가 위축됐다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부활하며 웃음을 자극한다. 하우스 매니저 등을 무대 위로 갑작스럽게 소환해 황당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웃음 포인트다. 공연을 직접 기획한 문병재 연출가는 “유머의 기준과 취향이 천차만별이기에 특정 사물이나 상황을 대상화함으로써 관객을 웃기려 하진 않는다. 대본을 완벽히 외우지 않고 무대에 올라 대사를 뻔뻔히 까먹거나 관객에게 돌발적으로 말을 거는 등 예상치 못한 흐름을 활용해 웃음을 유발한다”고 했다. 공연만의 ‘회차’ 속성을 활용해 웃음의 윤리성을 다듬는 노력도 있다. 정진새 연출가는 “한번 제작이 끝나면 엎고 다시 만들기가 어려운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관객 피드백을 통해 유머를 수정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며 “유머 당사자성이 있는 관객이 오는 날엔 버선발로 뛰어나가 극 중 유머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신파의 세기’의 경우 중앙아시아 국적의 관객 등에게 유머가 불쾌하진 않았는지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지윤 문화부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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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 심심하다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어때?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3월 15일 문을 닫는 학전의 대표 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사진)의 18번째 시즌 공연이 다음 달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 ‘고추장 떡볶이’는 독일 라이너 하흐펠트의 ‘케첩 스파게티’를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하고 연출한 작품이다.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아동청소년연극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동화책을 원작으로 한 어린이 뮤지컬도 나란히 오른다. 백희나 작가의 동명 인기 동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은 서울 성동구 서울숲 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동네 낡은 목욕탕에 나타난 선녀 할머니와 여섯 살 덕지가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인기 동화작가 ‘안녕달’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겨울이불’은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서 공연된다. 할머니 집 이불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 다채롭게 그려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선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아빠’를 선보인다. 시한부 판정을 받고 뇌로 암이 전이돼 자신을 19세로 착각하는 아빠 병삼과 힘든 현실 속에서도 동화작가를 꿈꾸는 딸 주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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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학 공부하다 음악에 영혼 뺏겨… 뮤지컬은 내게 운명”

    삶의 어떤 파동은 운명이 아니고서야 설명할 수가 없다. 일제강점기, 모든 자유를 뺏기고도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가 된 뮤지컬 ‘일 테노레’의 주인공 윤이선의 삶 자체도 그러하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된 창작뮤지컬 ‘일 테노레’에서 윤이선 역을 맡은 배우 박은태(43) 역시 “내게 뮤지컬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17일 저녁 공연을 막 끝낸 그를 극장 인근 스튜디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은 1930년대 경성에서 오페라에 빠진 의대생 윤이선과 독립운동가 서진연, 이수한이 저마다의 꿈을 좇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오페라의 역사적 인물로 꼽히는 테너 이인선(1906∼1960)의 삶을 재창작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등을 만든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작으로 윤이선 역은 박은태와 배우 홍광호, 서경수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박은태와 윤이선의 간절했던 20대 시절은 묘한 평행이론을 달린다. 공부만 아는 모범생이 돌연 음악에 영혼을 뺏기며 인생을 베팅하는 점에서다. 한양대 경영학부에 다니던 박은태는 학업과 공연을 병행하느라 입학 9년 만에야 졸업장을 받았다. 그는 “노래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허당’인 것마저 닮아 감정이입이 잘된다”고 했다. 이어 “이선과 달리 나의 부모님은 다행히도 꿈을 지지해줬는데 세 아이의 아버지가 돼보니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깨달았다. 만약 아이가 노래하겠다고 하면 뜯어말릴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오페라를 향했던 윤이선의 마음은 시간이 흘러 사랑에 대한 간절함으로도 확장된다. 박은태는 인생에서 가장 간절했던 순간으로 걸그룹 ‘파파야’ 멤버 출신인 아내를 짝사랑했을 때와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폐암 판정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그는 “그때의 간절함을 마음에 품고 첫 대사를 읊으면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작두 타듯 연기하게 된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공연은 ‘꿈의 무게’ 등 19세기 오페라적 선율이 가미된 넘버들로 이뤄졌다. 이날 공연에서 박은태의 투명한 미성은 18인조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져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그렇지만 미성을 가진 그에게 테너라는 배역은 자기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었다. “화통 삶아먹은 큰 성량의 목소리를 타고나지 못해 출연을 주저했어요. 그러다 이인선 씨가 ‘동양의 스키파’라고 불렸던 사실을 알게 되며 자신감을 얻었죠. 티토 스키파는 미성으로 유명했던 20세기 테너예요. 1막 마지막 아리아를 부를 때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르지만 ‘내가 스키파다’라고 상상하며 마음을 겨우 진정시킵니다.” 이번 공연에선 그가 15년간 갈고닦은 성악적 기량을 들려준다. 베이스, 바리톤에 한정된 음역대가 콤플렉스였던 그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성악 훈련을 받으며 테너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내가 이토록 소중한 관객을 만날 자격이 있는가’를 거듭 고민했고 음악, 연기 공부에 매진했다”며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2년 전부턴 일상의 낙이던 퇴근길 맥주 한잔도 끊었다. 자연스럽게 친구는 줄었다”고 했다. 자정까지 이어진 인터뷰에도 그에게선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공부밖에 모르던 경영학도에서 대극장 주연 배우까지 오게 된 순수한 열정만이 느껴졌다. 어느덧 19년 차 배우가 된 그에게는 얼마만 한 꿈의 무게가 남았을까. “여전히 무대마다 죽을 만큼 떨리고, 컨디션 관리에 매몰돼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할 땐 자괴감이 들어요. 그렇지만 뮤지컬은 수천억과도 맞바꿀 수 없어요. 80대가 돼서도 노래하는 것, 그게 제게 남은 꿈입니다.” 다음 달 25일까지, 8만∼16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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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 오스카 작품상 후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사진)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제96회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로 예측했다. 17일(현지 시간) NYT는 ‘다음 주 누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고 누가 떨어질까’ 기사를 통해 오는 23일 발표되는 아카데미상 부문별 예상 후보를 소개했다. 작품상 부문에서는 ‘패스트 라이브즈’를 비롯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 그레타 거위그 감독의 ‘바비’ 등을 후보로 꼽았다. NYT의 예측은 이달 열린 미국 골든글로브상과 크리틱스초이스상 결과, 미국 배우조합상·제작자조합상·감독조합상의 후보 지명 결과 등에 기반했다. 앞서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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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속적 격려보다 묵직한 위로… 원로배우들의 내공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고목을 배경으로 고고(신구)와 디디(박근형)가 어깨를 맞대고 바위처럼 서 있다. 고도를 기다리던 이들 앞에 포조(김학철)와 짐꾼 럭키(박정자)가 등장하고, 네 사람은 무의미한 말을 떠들어대며 겨우 시간을 때운다. 한참이 지나도 포조가 “어째 떠날 마음이 안 생긴다”고 하자 고고는 낭창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한다. “그게 인생이죠.”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한 장면이다. 아일랜드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1906∼1989)의 대표작으로 주인공 고고와 디디가 고도라는 실체 없는 인물을 50여 년간 기다리는 부조리극이다. 국내에서는 극단 산울림이 1969년부터 50년간 1500회가량 공연한 뒤 연극 ‘라스트 세션’ 등을 만든 파크컴퍼니가 바통을 이어받아 새롭게 제작했다. 연기 경력 도합 227년에 달하는 네 배우가 단일 캐스트로 출연한다. 공연은 단조로운 조명 아래, 음악도 없이 2시간 10분간 이어진다. 난해한 희곡대로라면 관객에게도 이는 버티기 힘든 긴 시간일지 모른다. 맥락 없는 만담을 주고받으며 관성처럼 고도를 기다리는 장면이 계속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로배우들은 ‘고도를 기다려 본’ 내공을 살려 파편화된 대화를 잘 짜인 퍼즐처럼 소화해 낸다. 나이를 믿기 힘들 정도로 울림 큰 발성과 뛰어난 암기력이 황무지 같은 무대 세트와 대비를 이뤘다. 기승전결이 없는 서사임에도 희극과 비극을 수없이 오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데에는 배우들의 공력이 큰 역할을 한다. 이완과 수축이 적절히 안배된 두 주인공의 자연스러운 연기에선 끝없는 기다림에서 비롯한 옅은 희망과 무력감이 동시에 배어났다. 살아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실감하려는 듯 고고와 디디가 신발 한 켤레로 우스꽝스럽게 시간을 때우는 장면에선 연민 섞인 웃음이 객석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2시간 넘게 이어지는 이 실험적 연극을 끝까지 감내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2막 후반부는 백 마디 통속적인 격려보다 묵직한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이 짓 더는 못하겠다”는 고고의 말에 디디는 “다들 하는 소리”라고 짤막히 답한다. 객석에 앉은 우리 모두가 저마다 버티는 삶을 함께 살고 있음을 곱씹게 만든다. 다음 달 18일까지. 5만5000∼7만7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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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12세 어린 배우들… 그들에게 주문한 건 로큰롤, 자유롭게 즐겨라”

    열두 살의 로커가 전자 기타로 강렬한 선율을 뽑아내자 관객은 마치 지미 헨드릭스를 보듯 환호했다. 12명의 10대 청소년들이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2000석짜리 대극장을 로큰롤의 열기로 가득 채웠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가 12일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해 201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록밴드에서 퇴출당한 주인공 듀이가 교사인 친구를 사칭해 명문 초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다. 이번 공연의 ‘로큰롤 스피릿’을 완성한 존 릭비 뮤직슈퍼바이저(55)와 벤 졸레스키 록코치(33)를 개막 당일 극장에서 만났다. 공연은 2003년 발표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영화에 사용된 ‘School of Rock’ 등 음악 3곡에 웨버가 14곡을 별도로 작곡했다. 웨버와 28년 넘게 협업한 릭비는 “웨버에게는 확실히 ‘록 DNA’가 있다”고 웃었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 넘버에서도 록 보컬이 요구되는 등 뮤지컬에 꾸준히 록을 접목시켜왔다”며 “이번 작품에선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명곡 ‘Satisfaction’ 리듬을 탬버린으로 표현하는 등 더 여실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일반 뮤지컬과 달리 ‘스쿨 오브 락’은 무대 위 배우들이 직접 록 음악을 연주한다. 악기 연주를 총괄 지도하는 록코치(rock coach)가 투입된 이유다. 졸레스키는 기타, 피아노, 플루트, 색소폰 등 못 다루는 악기가 없는 만능 연주자다. 그는 “어린 배우들을 보며 학교 친구들과 처음 밴드를 꾸렸던 열네 살 시절이 떠올랐다. 실망과 좌절에 익숙한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잘 알기에 정답만을 요구하기보다 격려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극을 이끄는 배우들은 11∼14세로 평균 연령 12.5세의 아이들이다. 잭 역을 맡은 해리 처칠 군은 지난해 ‘브리튼스 갓 탤런트’ 준결승에 진출한 음악 신동. 두 사람이 이들에게 무엇보다 바란 건 ‘자유롭게 즐기기’였다. 졸레스키는 “헤드뱅잉하며 기타 치기 등 로큰롤 동작을 아이들에게 알려줬다. 음악에 온몸으로 빠져듦으로써 관객과 에너지를 주고 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토벤이 이런 말을 했죠. ‘가슴에서 나온 건 가슴으로 돌아간다.’ 이성이 감성을 쉽게 막아서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가슴에 가깝게 행동해요. 어린 배우들은 ‘네 목소리를 찾으라’는 공연의 메시지를 관객들의 마음에 누구보다 잘 전달할 겁니다.”(존 릭비)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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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K팝-먹방이 전부가 아닌 한국의 매력

    K팝과 K드라마가 세상을 강타하기 10여 년 전부터 한국의 콘텐츠에 두 눈을 반짝였던 사람이 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등 동시대 한국 문학을 전 세계 출판사들에 소개한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책은 국제 출판 에이전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한국을 여행하는 동안 보고 느낀 감상을 담은 에세이다. 한옥과 고층빌딩이 뒤섞인 서울 종로부터 북한이 내다보이는 비무장지대(DMZ), 해녀들을 조우한 제주까지…. 저자는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한다. 한국은 한(恨)과 흥(興)과 정(情)이 빚어낸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하며 한국 구석구석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독자라면 생각지 못했을 우리나라의 숨은 행복을 길어 올린다. 부산을 여행하는 동안 대중목욕탕을 찾은 저자는 “서양 사람은 느긋하게 쉬도록 설득하는 게 쉽지 않지만 한국에선 다르다. 대형 스파 시설이 있기 때문”이라며 “찜질방에 가면 편히 쉬면서 몸을 돌보는 이들을 볼 수 있다”고 예찬한다. 국민 스포츠로 꼽히는 등산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자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라고 치켜세운다. 국내 유명 작가들로부터 얻은 한식 조리법 10가지도 소소한 볼거리다. 서양인에겐 낯설지 모를 보말죽, 된장찌개를 음미하며 감탄을 거듭한 저자의 한식 사랑이 고스란히 배어났다. 장편소설 ‘아몬드’를 쓴 손원평 작가가 “소박하기에 더욱 각별한 음식”이라 소개한 계란 간장밥, 신경숙 작가가 저자를 위해 밥상에 차려준 고기만두 등 각 장의 마지막마다 짧은 레시피를 실었다. 다만, 한국의 일부만 보고 전체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아쉽다. 저자는 “한국 이력서의 첫 번째 질문은 ‘부모님이 누구신가’로, 직업 관련 경험보다 가족에 대한 정보가 더 중요하다”고 썼다. 각종 출신에 대한 공식적 요구가 사라진 요즘 경향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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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전통 현악기-韓 대금산조 한자리서 연주

    ‘푸른 용의 해’를 맞아 다채로운 전통음악 공연이 잇따라 펼쳐진다. 정효문화재단과 서울남산국악당이 주최하고 동아일보, 문화체육관광부 등 7개 단체가 후원하는 신년음악회 ‘한일전통음악의 흥과 멋’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린다. 일본의 유명 샤미센(전통 현악기) 연주자 혼조 히데타로가 8년 만에 내한해 제자들과 호흡을 맞춘다. 재일교포 3세 민영치의 서용석류 대금산조 연주와 화동정재예술단의 궁중무용 ‘포구락’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는 17일부터 음악극 ‘적로’가 공연된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의 삶과 예술혼을 그린 작품이다. 희곡 ‘열하일기 만보’ 등을 쓴 배삼식 작가가 극작을 맡았다.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인 김정민이 ‘박록주제 박송희류 흥보가’를 선보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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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린 송 감독 ‘패스트 라이브즈’ 전미비평가協 작품상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36)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오펜하이머’ 등을 제치고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수상했다. 10일 NSFC에 따르면 ‘패스트 라이브즈’는 6일(현지 시간) 열린 제58회 NSFC 시상식에서 2023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61명의 투표를 거쳤다. 2위는 영국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였다.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작품이다. 3위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올랐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이민으로 헤어진 남녀가 20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다. 대사 대부분이 한국어로 이뤄졌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셀린 송 감독의 첫 장편영화로, 그는 영화 ‘넘버3’(1997년)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이다. NSFC 작품상을 받게 되면서 3월 10일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에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셀린 송 감독은 이달 7일 열린 제81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의 마틴 스코세이지 등 거장과 나란히 감독상 후보로 지명됐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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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채로운 신작에 초연 봇물… 올해 공연계는 ‘분갈이의 해’”

    지난해 6400억 원의 공연 티켓 판매액(예술경영지원센터 집계 수치)을 기록하며 성장 가도를 걸은 공연계가 올 한 해 어떤 다채로운 공연들을 선보일까. 올해 공연 라인업에선 ‘신작 초연’ ‘상업극 진화’ 등의 키워드가 두드러진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팬데믹 기간 발생된 손실을 회복하고자 흥행이 보장된 대작 위주로 공연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신선한 신작들로 재편되는 ‘분갈이의 해’가 될 것”이라며 “높아진 가격 장벽이 걸림돌이지만 올해도 공연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알라딘’ 등 화제작 초연 전 세계 누적 1600만 명이 관람한 디즈니의 인기 뮤지컬 ‘알라딘’이 11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국내 초연된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2014년 첫선을 보인 지 10년 만의 라이선스 공연이다. 앞서 3월 28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선 브로드웨이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베일을 벗는다. 2017년 토니상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영화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의 작사·작곡 듀오인 저스틴 폴과 벤지 파섹이 참여했다. 무용 장르에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스타이자 수석 무용수인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이 눈에 띈다.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 ‘모댄스’를 4월 20,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초연한다. ‘모댄스’는 볼쇼이 발레단이 2019년 자하로바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동명 동화를 토대로 존 노이마이어가 안무한 발레 ‘인어공주’를 5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처음 선보인다.● 찰리 채플린 손자 등 최초 내한 엔데믹 이후 회복세가 비교적 빠른 한국 시장을 찾아 주목도 높은 내한공연도 잇달아 열린다. 찰리 채플린의 손자이자 서커스계 유명 스타인 제임스 티에레가 올해 처음 한국을 찾는다. 4월 18∼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는 ‘룸’은 방에 갇힌 티에레와 친구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다. 티에레가 극작과 연출은 물론 연기, 무용, 연주에도 참여한다.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상을 9번이나 수상한 연출가 겸 극작가 조엘 폼라도 11월 7∼10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생을 그린 연극 ‘이야기와 전설’로 처음 내한한다.● 창작 뮤지컬 신작 잇달아 스테디셀러 뮤지컬 위주로 공연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채로운 창작 뮤지컬 신작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레베카’ ‘웃는 남자’ 등을 만든 공연제작사 EMK는 5월과 7월 각각 원작 소설과 만화를 토대로 한 뮤지컬 ‘벤자민 버튼’(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과 ‘베르사유의 장미’(충무아트센터 대극장)를 초연한다. 뮤지컬 ‘헤드윅’ ‘멤피스’를 제작한 쇼노트는 지난해 6번째 시즌을 마친 대학로 뮤지컬 ‘트레이스 유’의 스핀오프 신작 ‘클럽 드바이’를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6월부터 선보인다.●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 갖춘 상업극 활약 연극계 라인업에선 시의성 높은 주제와 짜임새 있는 희곡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상업극’들이 돋보인다. 지난해 연극 ‘나무 위의 군대’를 제작한 엠피앤컴퍼니는 12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창작한 연극 ‘스타크로스드’를 초연한다. 라이브러리컴퍼니는 브로드웨이에서 2019년 초연된 심리스릴러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를 8월 처음 선보인다. 다음 달 17일부터 LG아트센터 서울에선 젊은 여성의 안락사를 주제로 한 영국 내셔널시어터 출신 극작가 믹 고든의 연극 ‘비Bea’가 5년 만에 재공연된다. 연극 ‘튜링머신’ 등을 만든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 제작한다. 엄현희 연극평론가는 “세련된 감각의 젊은 연출가들과 자본력을 갖춘 신생 제작사들의 협업이 최근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잡은 상업극이 늘면서 올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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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예진-현빈, 1억5000만원 기부… 소아청소년 환자-미혼모 도와

    배우 손예진, 현빈 부부(사진)가 소아청소년 환자와 미혼모 가정 등을 위해 1억5000만 원을 기부했다. 9일 손예진의 소속사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서울아산병원과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에 총 1억50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두 배우가 후원한 기부금은 서울아산병원을 통해선 형편이 어려운 소아청소년 환자 치료비를 지원하고, 베이비박스를 통해서는 미혼모 가정과 자립 준비 청소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손예진 부부는 2022년 동해안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해 성금 2억 원을 기탁했다. 2020년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의료진을 위해 손예진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1억 원을 내기도 했다. 손예진은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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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훈클럽 총무 이우탁씨

    관훈클럽은 제71대 총무로 이우탁 연합뉴스 국제뉴스1부 선임기자(사진)를 9일 선출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이 신임 총무는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미국 워싱턴 특파원, 통일언론연구소 부소장, 콘텐츠책무실장, 연합뉴스TV 사회부장 정치부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11일부터 1년. 디음은 9일 선임된 관훈클럽 제71대 임원진 명단. △서기 김승련 동아일보 논설위원 △기획 임민혁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 △회계 김미경 서울신문 문화체육부장 △편집 황인혁 매일경제신문 산업부장 겸 부국장 △감사 김경태 MBC 저널리즘책무실 국장, 이제교 문화일보 정치부장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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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속 사랑 아닌 현실 연인 표현… 관객이 내 얘기라 못느끼면 실패”

    그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끝나버린 관계가 많다. 기억을 되감아 원인을 찾아보려 해도 각자가 일련의 시간을 거치며 서로 다른 사람으로 성장했음을 짐작할 뿐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달 17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이처럼 한때 영원을 약속했던 연인 제이미와 캐시의 파경을 돌이켜보는 이야기다. 주인공 제이미 역을 맡은 배우 이충주(39)를 3일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연습실에서 만났다. 불같은 사랑에 빠진 예술가(뮤지컬 ‘물랑루즈!’의 크리스티안)부터 여자들을 유혹하는 미남 장교(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아나톨 역)까지…. 숱한 사랑을 연기해 왔지만 그는 “제이미의 연애는 색다르다”고 했다. “소설 속에나 있을 법한 사랑이 아닌 ‘내 이야기’예요. 서울의 한 커플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현실적인 연인을 표현하죠. 대본 리딩 때 출연진들이 저마다 개인사를 늘어놓을 정도로요. 관객이 이 이야기의 당사자라 느끼지 못하면 우린 실패한 겁니다.” 극 중 제이미의 관점은 숨이 멎는 듯했던 첫 만남을 시작으로 5년 뒤 사랑했던 순간들만 두고 가는 이별 순으로 펼쳐진다. 반면 캐시의 시간은 그 반대로 흐르도록 연출해 관객이 이들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단 일어날 일이 일어났을 뿐임을 느끼게 한다. 제이미 역은 이충주와 최재림이, 캐시 역은 박지연 민경아가 번갈아 연기한다. 두 등장인물은 공연 시간 90분 내내 등장, 퇴장 없이 1, 2인극을 오간다. 이충주는 “뮤지컬 배우 경력 15년이 넘었지만 이번 연습이 가장 강도가 세다. 운동을 좋아해서 마라톤도 뛰어봤는데, 그에 맞먹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공연은 대사와 가사 간 경계가 없는 총 14곡의 넘버로 이뤄졌다.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 등 이전에도 대사를 모두 노래로 표현하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은 해봤지만 연기와 노래 간 경계가 이토록 치밀하게 허물어진 적은 없다”며 “균형을 찾느라 연습마다 ‘죽겠다’ 싶어도 배우로서 성장하는 성취감이 크다”고 했다. 이 씨는 이번 공연에 온전히 집중하고자 지난해 3월까지 공연된 뮤지컬 ‘물랑루즈!’ 이후 다른 작품엔 출연하지 않았다. 같은 배역을 맡은 최재림과는 서로의 집에 놀러 갈 정도로 막역한 동갑내기 친구 사이지만 성격은 딴판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보여줄 제이미의 매력이 각기 달리 느껴질 이유다. 그는 “좋은 게 좋고 우유부단한 나와 달리 재림이는 확신이 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재림이의 연기를 보며 연인 사이여도 할 말은 하는 ‘제이미스러움’을 느끼곤 한다”며 웃었다. 향후 도전해 보고 싶은 배역이 있는지 묻자 그는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한 작품을 하면서 다음은 잘 생각하지 않아요. 오늘 받은 피드백을 내일 전부 보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요.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올라가는 공연인 만큼 ‘대체 불가한 캐스팅’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4월 7일까지. 6만∼8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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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관 소식 ‘학전’ 울린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가객(歌客) 고(故) 김광석(1964∼1996)이 세상을 떠난 지 꼭 28년째인 6일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 소극장 앞. 어둠이 내리자 종일 맑았던 하늘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의 생전 ‘보금자리’였던 학전의 지붕 위로 함박눈을 쏟아냈다. 이날 학전에서 ‘제2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를 찾은 관객들은 공연 전 꽃다발과 소주, 담배 등이 가지런히 놓인 김광석 노래비를 마주 보며 고인을 기렸다. 대회는 사회를 맡은 가수 박학기가 무대에 올라 친구의 사진 앞에서 향을 피우고 소주 한 잔을 따르면서 시작됐다. 김광석 추모사업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2012년 ‘김광석 노래 부르기’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학전에서 꾸준히 열렸다. 학전은 1991년 개관 이후 김광석이 라이브 공연을 1000회 이상 펼친 곳이다. 박학기는 “오늘 대회는 훗날 큰 아름드리가 될 씨앗을 만나는 자리”라고 말했다. 총 179개 팀이 경쟁을 벌인 예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7개 팀은 김광석의 노래와 창작곡을 각각 1곡씩 불렀다. 참가자 11명은 모두 무대 위에 걸린 사진 속 김광석과 같은 20대였다. ‘기타와 나’ ‘슬픔에 무게가 있다면’ 등 나직이 부른 창작곡들에는 과거 김광석이 그랬듯 앳되고 진솔한 마음이 공통적으로 묻어났다. ‘외사랑’을 부른 서림 씨는 “김광석 노래로 처음 기타를 배웠고, 아버지의 인생 첫 대학로 극장이 학전이다. 이곳에서 노래해 꿈 같다”며 웃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10∼60대 관객 150여 명은 힘껏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냈다. 최근 학전 폐관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본선 티켓은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오랜 재정난에 김민기 학전 대표 겸 김광석추모사업회장의 건강 악화가 겹쳐 개관 33년 만인 올 3월 잠정 폐관이 결정된 것. 문화체육관광부가 재개관 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학전은 ‘비상업성’ 등 기존 운영 방침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다시 문을 열어도 이 같은 대회를 학전에서 이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대회 현장을 지킨 김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은 나오지 못했다. 대상인 ‘김광석 상’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창작곡 ‘청춘예찬’을 부른 이상웅·정지윤 씨에게 돌아갔다. 부상으로 창작지원금 200만 원과 마틴 기타가 수여됐다. 이 씨는 “일곱 살에 부모님과 간 라이브클럽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처음 접한 후 가수의 꿈을 키웠다”며 “뜻깊은 자리라 더욱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가창상(성해빈·양은채), 연주상(플릭), 편곡상(민물결), 작곡상(곽다경·신우진), 작사상(김부경), 다시부르기상(서림) 등 나머지 6개 부문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만 원과 파크우드 기타가 지급됐다. 올해 심사는 학전 출신 선배들이 머리를 맞댔다. 밴드 동물원의 박기영과 가수 이적, 정원영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교수, 권진원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심현보, 홍수현 프로듀서 등이 참여했다. 권 교수는 “지난 대회들에선 대견하다고만 느꼈는데 오늘은 찌릿한 전율이 흘렀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그 밖에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 ‘서른 즈음에’를 작사·작곡한 강승원도 객석을 채웠다. 대회는 참가자와 심사위원 등이 다 함께 김광석의 히트곡 ‘일어나’를 부르며 끝을 맺었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는 듯한 노랫말이 극장을 울렸다.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봄의 새싹들처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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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창기 우리 은하, 둥글지 않고 바나나 모양”

    ‘우리의 은하는 처음 탄생했을 땐 길쭉한 바나나 모양이었다?’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고 있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촬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초창기 은하는 바나나나 서프보드처럼 길쭉한 모양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학설은 신생 은하가 동그란 원형이나 원반형이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 시간) “미 컬럼비아대 연구원 비라지 판디야 박사 등 연구진은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촬영한 신생 은하 이미지 약 4000장을 분석했더니, 선형에 가까운 바나나 서프보드 시가 피클의 형태가 보였다는 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현존 최고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은 우주 먼지와 가스 구름을 뚫고 원거리 파장까지 포착해 가장 멀리 있는 은하까지 관측할 수 있다. 연구진은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 ‘우주 진화 초기 방출 과학 조사(CEERS)’에서 얻은 이미지를 분석해 3차원으로 제시했다. NYT는 “이 연구 결과가 받아들여진다면 은하의 등장과 성장 과정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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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덕의 바리’ ‘아들에게’ 등 문예위 올해의 신작 무대에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연극·창작오페라 등 총 28개의 작품이 올해 3월까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이달 포문을 여는 작품은 그중 6편이다. 우선 20세기 실존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앞세운 연극 2편이 공연된다. 6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언덕의 바리’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여성 폭탄범’ 안경신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여성 신화인 바리데기 이야기와 엮어 재구성했다. 13일부터 21일까지는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아들에게’가 공연된다. 중국, 미국 등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했던 실존 인물 현미옥(앨리스 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 3편도 잇달아 열린다.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민요 첼로’는 우리 민요를 다섯 대의 첼로와 밴드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통음악의 박자 개념을 현대인의 삶의 호흡과 대응시킨 ‘만중삭만―잊혀진 숨들의 기억’은 12, 1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20, 21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선 전통 장단을 흐르는 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영상예술과 결합한 ‘물의 놀이’가 관객을 만난다. 그 밖에 동화 ‘신데렐라’를 두 언니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오페라 ‘3과 2분의 1 A’도 11, 1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펼쳐진다. 유리구두를 핵심 소재로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그려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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