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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해 연 매출이 6조 원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검색 등 기존 주력 사업 외에 커머스(전자상거래), 핀테크, 콘텐츠 등 신산업 부문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해 정보기술(IT) 업계 연봉 인상 경쟁의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27일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6조81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연 매출이 6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일본 관계사인 라인을 마지막으로 연결 실적에 포함시킨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보다 9.1% 증가한 1조32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4분기(10∼12월)에는 1조9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51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어났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검색 분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신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 확연했다.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4개 분야 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51.7%였다. 검색 사업의 매출 비중이 연간 기준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신사업 중에선 콘텐츠 부문이 지난해 6929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하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에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추가하며 매출이 발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계열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에 3975억 원을 출자한다는 내용도 공시했다. 글로벌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결제액이 지난해 4분기에만 10조9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에 힘입어 핀테크 부문 매출(9790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44.5% 증가했다. 전자상거래(1조4751억 원)와 클라우드(3800억 원) 사업도 2020년 대비 각각 35% 이상 성장했다. 실적 발표에도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3.19%(1만 원) 하락한 30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반적인 글로벌 증시 약세 현상에 더해 네이버의 수익성 악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9.4%로 2020년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5조4921억 원으로 2020년 대비 34.3% 늘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직원들에 대한 임금과 보상을 강화하면서 인건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도 네이버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네이버 측은 “매출 성장에 초점을 두고 당분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규 인력 채용과 개발 관련 투자를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긴박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늦지 않은 시점에 (신사업 부문 안정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네이버는 고도화한 기술 경쟁력과 국내외 유력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국내 최초의 초대규모 인공지능(AI) 기술인 ‘하이퍼클로바’를 선보였다. 하이퍼클로바는 기존 AI 기술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언어 모델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전용 데이터 언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 KAIST 등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현실 세계와 디지털 공간을 연결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지난해 이용자들이 현실과 디지털 공간에서 격차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인 ‘아크버스’를 공개했다. 네이버랩스는 경기 성남시에 구축하고 있는 네이버 두 번째 사옥에서 자율주행 로봇 등이 움직이는 ‘스마트 빌딩’을 구현할 예정이다. 네이버랩스의 아크버스 플랫폼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랩스의 기술을 활용해 도시 단위의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자상거래 사업 등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전자상거래 솔루션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일본 시장에서 시범 출시하고 판매자 모집을 하고 있다. 일본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쇼핑몰 구축과 관리에 들이는 비용을 덜고 상품 개발과 사업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스토어’와 비슷한 솔루션을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미 경기 군포시와 용인시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의 물류총괄대행(풀필먼트) 시설을 열었다. 이곳에선 네이버의 AI 기술인 ‘클로바 포캐스트’를 활용해 물류 수요를 미리 예측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도 최첨단 물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통신 3사와 일부 계열사가 설 명절 전 협력사에 1900억 원 이상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네트워크 유지·관리 업체와 전국 통신 서비스 대리점 등이 대상이다. SK텔레콤은 23일 “SK브로드밴드, SK스토아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와 함께 대금 850억여 원을 설 연휴 전에 조기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00여 개 중소 협력사와 270여 개 대리점에 28일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 등 5개 계열사와 함께 협력사에 756억 원의 대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2000여 개 중소 협력사에 납품 대금 300억 원을 설 연휴 전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통신 3사는 중소 협력업체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년 전부터 명절 연휴에 앞서 납품 대금 등을 예정보다 빠르게 지급하는 방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전에도 통신 3사와 계열사는 총 394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중소 협력사의 경우 명절 연휴를 앞두고 인건비 등의 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에 대금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전달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금융사와 함께 협력업체의 대출 금리를 인하해 주는 상품 등을 제공 중이다. KT도 KT DS 등 계열사와 협력업체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펀드를 운용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수수료 인상, 골목상권 침해, ‘주식 먹튀’ 논란 등이 잇따르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가 대표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3명도 물러난다. 카카오는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단독대표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연임 예정이었던 여민수 공동대표는 3월까지만 업무를 수행한다. 또 다른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주식 대량 매도 논란으로 10일 자진 사퇴한 상태다. 이로써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중심으로 새롭게 경영의 틀을 짜게 됐다. 남궁 내정자는 김 의장의 ‘복심’으로 꼽힌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직에서도 조기 사퇴하기로 했다. 장기주 경영기획부사장(CFO), 이진 사업총괄부사장(CBO)도 곧 물러난다. 함께 주식을 팔았던 신원근 부사장 등 5명의 임원은 재신임 절차를 밟으면서 매각한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고 경영 쇄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카카오 김범수 “신뢰 잃어”… 경영진 매각주식 다시 사들인다경영진 물갈이로 신뢰회복 나서 “불과 50여 일 만에 다시 ‘뉴리더십’을 말하게 돼 착잡한 마음입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카카오는 오랫동안 쌓은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20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새 단독 대표로 결정한 뒤 사내 공지글로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연이어 내놓은 대책에도 사회적 비판이 잦아들지 않자 전면 쇄신 의지를 밝히며 머리를 숙인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카카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자회사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수익화 전략에서 시작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채 ‘땜질식 처방’을 반복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윤리경영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사업을 이어가면서 사회적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회사 상장 한 달여 만에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동시에 대규모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을 제지하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류영준 대표가 이미 카카오 본사 대표로 내정된 상태였지만 김 의장 등 최고위급 경영진도 시간 외 대량주식매매(블록딜) 결정을 공시로 뒤늦게 확인할 정도였다. 이후 대응은 더 큰 문제가 됐다. 4일 열린 카카오페이 사내 간담회에서도 블록딜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임직원들까지 등을 돌렸다. 카카오 측은 뒤늦게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에게 시세 차익의 사회 환원이나 주식 재매입 등을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대표가 10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 신분에서 자진 사퇴하면서도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는 3월까지 유지하고 나머지 임원 7명의 처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점도 비판을 받았다. 내부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지난해 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카카오페이 먹튀를 철저히 조사하고 예방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치권도 나섰다. 20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스톡옵션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의 압박도 심해졌다. 그러는 사이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졌다. 올해 들어 20일까지 카카오 주가는 18.0% 하락했다. 지난해 6월 23일 고점(16만9500원) 대비로는 45.5% 급락해 반 토막이 났다. 연이은 상장으로 시가총액 100조 원을 훌쩍 넘었던 카카오그룹 전체 시총도 80조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카카오 사정에 밝은 IT 업계 관계자는 “불이 났을 때 초동 대응에 실패해 집을 다 태운 뒤 불을 끄고 있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에 카카오는 김 의장이 책임을 지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원톱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남궁 센터장은 과거 한게임 시절부터 김 의장과 호흡을 맞춘 ‘복심’으로 꼽힌다. 가장 신뢰하는 측근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긴 셈이다.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의사 결정을 위해 확대 개편한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의 센터장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겸직하기로 했다. 남궁 센터장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미래 혁신 먹거리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김 대표가 계열사 간 조율을 총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의장은 “과거보다 규모가 커지고 공동체(계열사)도 늘어난 만큼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이 더 중요해졌다”고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계열사 중심의 자율적인 경영 방침을 포기한 셈이다. 카카오는 기존 대기업과 다르게 스타트업처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의사 결정 구조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을 핵심 경영 가치로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에 오르는 등 대기업 수준으로 성장하자 스타트업식 경영 문화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방안으로 “미래지향적 혁신 사업을 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남궁 센터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디지털로 혁신하려 했던 도전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포함한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 카카오의 사업을 재편하고 개척하겠다”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게임사 스마일게이트의 인공지능(AI)센터가 2년 6개월 간 악성댓글(악플)과 혐오 발언을 유형별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셋’을 외부에 공개한다.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개발자가 데이터셋을 자유롭게 활용해 혐오 표현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다. 스마일게이트는 20일 “최근 혐오 표현이 디지털 공간에서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셋을 별도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셋은 조만간 스마일게이트 AI 센터 ‘깃허브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와 스타트업 ‘언더스코어’는 2019년 1월부터 2021년 7월 초까지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다양한 게시글을 대상으로 혐오 표현을 수집했다. 수집한 데이터는 총 55만여 개로 이 중 1만 개를 추려 데이터셋으로 묶었다. 데이터셋에 포함된 혐오 표현은 여성 남성 성소수자 인종 연령 지역 종교 등 8개 대상으로 분류했다. 스마일게이트 AI 센터는 “사회적으로 차별과 억압을 받은 소수자 집단의 정체성을 대상으로 공격을 일삼는 표현을 혐오 발언으로 정의한다”고 구체적인 기준과 예시도 제시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동양인은 수학을 잘할 것’이라는 표현은 인종 혐오 표현으로 걸러질 수 있다. 특정 학생 집단을 비하하는 ‘급식충’도 연령 비하 표현으로 규정해 제한한다. 다만 이용자가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낮추면서 쓰는 표현은 혐오 발언으로 분류하지 않도록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AI 센터가 구축한 악성댓글 및 혐오 발언 데이터셋이 다양한 디지털 영역에서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이나 비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챗봇), 대규모 여론조사 등이다. 데이터셋을 활용해 AI 기반 혐오 표현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센터는 앞으로 연구개발(R&D)을 통해 혐오 표현 데이터셋을 추가할 예정이다. 디지털 서비스 안에서 더 정교하게 혐오 표현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한우진 스마일게이트 AI 센터장은 “디지털 서비스 안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더 안전하게 활용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하며 데이터셋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 결과와 노력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연산과 저장 기능을 통합해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가 2028년까지 402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AI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협업에 나서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제2회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를 열어 이러한 내용이 담긴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정부와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반도체’ 기술이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가 저장 기능으로만 쓰였다면 PIM은 연산작업도 처리할 수 있어 ‘신개념 반도체’로도 불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을 맡은 프로세서 칩(CPU) 사이에 오가는 정보가 점차 늘면서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를 PIM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과 학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PIM 반도체 설계 연구센터도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학생들이 PIM을 포함해 AI 반도체 기술을 학부 과정에서도 배울 수 있도록 3개 대학을 선정해 융합전공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SW) 분야 석박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ICT 연구센터 1곳도 추가로 신설한다.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정부와 대기업의 ‘폭탄투자’가 이뤄져야 AI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 등의 주요국 기업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전남 여수시 금호석유화학의 제2에너지 열병합발전소에는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실험하는 ‘선행 연구실’(파일럿 테스트룸)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처음으로 구축한 시설이다. 석유화학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화학 촉매 소재를 통과하면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초미세먼지(PM2.5)를 구성하는 입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질산·황산염(58.3%)이다. 화석연료의 연소나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구성 물질이 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이러한 미세먼지 구성 물질을 없애는 연구개발(R&D)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화학 촉매 활용해 오염물질 걸러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실증 연구를 진행해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온 배기가스 속 질소산화물의 90% 이상을 화학 촉매 소재가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보다 30도 낮은 190도 환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 촉매 기술을 적용했다. 더 낮은 온도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면 가스 가열에 필요한 에너지 발생량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헌필 KIST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온도 환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선행 연구를 마무리하면 내년부터는 석유화학 공장 등에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등은 2020년 9월부터 1년간 경남 하동군에 있는 5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에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동시에 감축할 수 있는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기의 1000분의 1가량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오염물질을 습식 촉매를 활용해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걸러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습식 촉매가 1분간 경유(디젤) 자동차 6000대가 배출하는 양의 대규모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화력발전소에서 활용하던 기존 대기오염물질 저감 장비보다 미세먼지를 70%가량 더 감축할 수 있었다. 김학준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증 연구 결과를 종합해 폐기물 소각시설, 시멘트 제조시설, 발전소 등에 상용화해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민관 협력으로 저감기술 개발… 해외 수출까지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초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장소인 산업·발전시설에 적용하기 위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 연구개발을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첨단 선행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만큼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과기정통부와 출연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대형 선박 엔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비교적 저온 상태에서 걸러주는 기술이다. 독일 일본 등의 유력 기업에서 10년 가까이 도전해도 개발에 실패한 기술을 국내에선 1년 만에 성공해 현장에 적용했다. 저감 기술을 적용한 선박 엔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90% 줄었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대형 선박 엔진용 미세먼지 저감 기술 시장이 2026년 기준으로 46억 달러(약 5조4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전 세계적으로 대형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개발한 미세먼지 저감 기술의 활용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기술을 이전 받은 HSD엔진(옛 두산엔진)은 지난해까지 2조8000억 원어치의 엔진 290기를 수출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제철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고효율 집진 설비도 세계 최초로 실증 연구에 성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실험을 위해 활용한 이 설비는 길이 15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고효율 집진 설비는 길이가 길수록 더 깊은 곳에서 오염물질을 흡입할 수 있어 미세먼지 저감 효율이 커진다. 설비의 폭 등을 좁혀 전체 설치면적은 기존보다 40%, 운영비용은 30% 줄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철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85%가량 저감할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자료를 계속 축적해 본격적인 사업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방부와 협업해 군용 특수차량에 별도 개발한 매연 저감 장치를 장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증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1년 10개월간 군용 특수차량 160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미세먼지 발생량이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군용 특수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를 대규모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통신 3사가 출고가 30만 원 안팎의 아동용 스마트폰을 일제히 공개했다. 통신사별로 학습, 분실 방지, 자녀 보호 기능 등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 SK텔레콤은 14일 “삼성전자 갤럭시 ‘엑스커버5’ 기반의 롱텀에볼루션(LTE) 아동용 스마트폰 ‘젬(ZEM) 꾸러기 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엑스커버는 거친 사용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갤럭스 스마트폰 모델이다. 출고가는 29만9200원으로 5.3인치 화면을 갖췄다. 공식 출시일은 21일이다. SK텔레콤은 ‘학습용 아동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스마트폰에는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의 영어 도서 207권을 넣은 애플리케이션(앱)과 수학 연산 실력을 키우기 위한 서비스 등이 담겨 아동들이 1년 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 앱 장터에선 내려 받을 수 없는 영어 회화, 단어 문제 풀이 앱 등도 설치돼 있다. KT도 14일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캐릭터를 적용한 아동 전용 스마트폰 ‘신비 키즈폰2’를 출시했다. KT의 아동용 스마트폰은 이날부터 온라인과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고가는 29만7000원으로 LTE뿐만 아니라 5세대(5G) 요금제로도 이용할 수 있다. 5G 기준으로 월 요금은 2만8000~3만8000원이다. KT는 “물기와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도 아이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수, 방진 기능(IP68)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파손 가능성을 낮추는 전용 케이스와 분실 방지를 위한 목걸이 등도 이용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키즈폰 위드 리틀카카오프렌즈’의 판매를 14일부터 시작했다. 카카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리틀카카오프렌즈’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제품이다. 출고가는 32만2000원으로 5G 기준으로 월 요금제는 2만9000~4만50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아동용 스마트폰을 5번째 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신형 아동용 스마트폰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자녀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들이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태그’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지니고 있지 않아도 부모들은 가방이나 소지품에 부착한 스마트태그를 통해 별도 앱으로 위치를 알 수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계열사 임직원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주식시장 상장 후 최대 2년 내에는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비상장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인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의 ‘주식 먹튀’ 논란과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기업가치 하락 관련 비판을 고려한 조치다. 카카오는 13일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를 통해 “전 계열사 대상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했고 즉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CAC는 카카오가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을 조율하기 위해 최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CAC가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카카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포함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 상장 후 2년간 팔 수 없다. CEO가 아닌 임원도 상장 후 1년 내 주식 처분을 금지한다. 경영진 여러 명이 한꺼번에 주식을 파는 것도 금지 행위로 규정했다. 상장 계열사의 임원이 주식을 처분하려면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CAC와 각 회사의 투자설명(IR) 담당 부서에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상장을 추진 중이었던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식 상장 여부와 방식도 CAC가 직접 검토하기로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가 자회사 상장을 재검토하고 임직원들의 자사 주식 매도를 제한한 것은 ‘주식 먹튀’ 논란 등으로 악화된 신뢰를 조기에 회복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계열사의 의사결정을 그룹 차원에서 조율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조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카카오는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공동체의 상장과 관련해서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그동안 카카오는 자회사의 경쟁적 기업공개(IPO) 추진으로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장 재검토 등의 조치는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가 주도했다. 카카오는 10일 이사회를 거쳐 기존 ‘공동체 컨센서스 센터’를 ‘CAC’로 변경하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이끌도록 했다. 공동체 컨센서스 센터가 카카오 각 계열사의 업무를 취합하고 공유하는 사무국 역할에 그쳤다면 CAC는 카카오 전체 사업 전략과 정책 등을 조율하고 계열사 경영진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골목상권 침해, 플랫폼 수수료 인상, 경영진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주식매매) 등 지난해부터 계속 불거진 사회적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상생안과 사회공헌 사업도 CAC를 중심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는 지난해 5년간 3000억 원의 상생 기금을 마련해 소상공인 등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 등 최고위급 경영진을 중심으로 CAC의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은 CAC와 별도로 남궁훈 센터장이 이끄는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에서 주도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CAC는 기존 사업과 윤리경영을 책임지고,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두 개의 큰 축을 이뤄 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른 네이버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추가 인적 쇄신에 나섰다. 13일 네이버파이낸셜은 “박상진 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50)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며 “3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가 10월 말까지였던 최인혁 현 대표는 업무 인계 후 물러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직원 사망 사건에 대한 도의적 관리 책임을 지고 지난해 6월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선 자진 사퇴했지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유지해 왔다. 네이버의 대외협력, 정책 업무 등을 총괄한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도 보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채 CCO는 네이버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을 추진하는 별도의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이번 인선으로 한성숙 현 CEO와 2017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C레벨’(최고위) 경영진은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5월 직원 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사실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밝혀지면서 회사 안팎에서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로,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로 각각 내정하면서 쇄신을 준비해 왔다. 최 CEO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트랜지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C레벨에 집중돼 있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르의 전설’ 게임 운영사인 위메이드가 자사가 발행한 가상화폐(위믹스) 약 1600억 원어치를 예고 없이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영향으로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치와 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식 가격이 동시에 급락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900억 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대량 매도가 발생하면서 테크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 주가는 전날보다 8.84%(1만3400원) 하락한 13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465억 원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19일 고점(23만7000원) 대비해선 43.7% 떨어졌다.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치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기준으로 연초 1만2000원 선을 유지하다가 10일 6000원까지 하락했다. 주가와 가상화폐 가치가 하락한 것은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위믹스를 처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대규모 거래에 공시 의무가 없다. 위믹스 처분 사실을 몰랐던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의혹을 제기했고, 매도가 사실로 드러나자 회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블록딜과 위메이드의 위믹스 처분을 비교하며 “주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게임업계에선 위메이드가 매각한 위믹스 처분액이 16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위믹스를 처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가상화폐 백서의 기준에 따라 보유한 위믹스의 일부를 처분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위믹스 발행량(총 10억 개)의 최대 74%를 가상화폐 등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을 위해 쓸 수 있다고 백서에 명시한 점을 근거로 든 것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투자금을 마련하고자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보유 자산을 매도해 현금을 마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메이드는 이용자가 게임 안에서 확보한 ‘디지털 재화’를 가상화폐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투자자들은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규모 처분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블록딜 사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의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구글에 이어 애플도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다른 업체의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앱 개발자가 외부 결제 시스템을 쓰더라도 수수료는 받기로 해 실효성이 없다는 업계의 반발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애플이 한국 앱스토어에서 제3자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앱 개발자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다만 현재 인앱결제 수수료인 30%보다는 낮은 수수료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3자 결제에 대한 구체적인 허용 방법과 적용 시기, 수수료율 등은 방통위와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인 3월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전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애플은 기존 인앱결제 시스템을 바꾸지 않겠다는 내용의 계획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당시 애플은 “현재의 결제 정책과 지침은 법 개정안에 부합하며 앱 개발자들에게 인앱결제 구현을 강요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앱 외부에 마련한 별도의 결제용 홈페이지를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한 만큼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쟁사인 구글도 앱 장터에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기로 결정하자 뒤늦게 변경 방안을 제출한 것이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제3자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외부 결제 시스템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인앱결제에 비해 수수료를 4%포인트만 낮추겠다고 밝혀 사실상 인앱결제를 선택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형 IT 기업 관계자는 “외부 결제 시스템에도 수수료를 받는 것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데다 앱 개발사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국민연금 안내문이나 민방위 통지서 등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문서를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통신 3사는 11일 “공인알림문자 시스템을 공동 구축해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이 종이 우편 서비스로 전달한 각종 문서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받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용자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문자로 온 전자문서를 본인 인증을 거쳐 확인할 수 있다. 공인알림문자로 전달된 전자문서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따라 오프라인 등기 문서와 마찬가지로 법적 효력을 가진다. 이용자가 문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통신 3사는 문자메시지 보관함에 ‘공인알림문자 전자문서함’ 메뉴를 추가할 예정이다. 통신 3사에 앞서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NHN페이코 등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세금 고지서 등을 이용자들에게 전자문서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전자문서 시장은 지난해 1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의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가 10일 자진 사퇴했다. 상장 직후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워 회사 안팎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카카오가 연초부터 신뢰의 위기를 겪으면서 조직 쇄신을 다짐했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카카오는 10일 “신임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한 류 후보자가 사의를 표명했고 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임기가 끝나는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의 후임자로 류 대표를 내정한 지 40여 일 만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직은 3월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신임 공동대표 임명 여부 등은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 44만여 주를 지난해 12월 1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877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 중 류 대표는 23만 주를 처분해 457억 원의 차익을 가져갔다. 지난해 11월 3일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경영진이 회사 상장 한 달여 만에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가 급락했다. 경영진의 블록딜이 주식 시장에 단기 고점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카카오와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블록딜 전에 20만 원대였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14만8500원까지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는 9만6600원으로 지난해 4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며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처음으로 1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경영진의 지분 매각에 법적 문제는 없지만 다수의 경영진이 한꺼번에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카카오 노조가 퇴진 압박에 나서고 국회에서도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이 논의될 정도로 여론이 악화했다. 카카오 안팎에선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장이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하며 경영 쇄신 의지를 밝힌 뒤에도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본사에 계열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도 작동하지 않았다”며 “회사가 위기 대응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안팎에서 계열사 경영진 전체의 윤리경영 논란까지 불거지자 카카오는 뒤늦게 스톡옵션 행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김 의장을 중심으로 본사 의사결정 권한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 주말 밤 KT 인터넷TV(IPTV)에 가입한 전국 49만 가구에서 1시간가량 주요 채널 방송이 나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26일 KT의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이 1시간 25분 동안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 반 만이다. 10일 KT에 따르면 장애 사고는 9일 오후 10시 42분부터 11시 40분까지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KT의 IPTV 서비스 ‘올레tv’에서 제공하는 304개 채널 중 205개에서 영상과 음성이 나오지 않는 송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서울 양천구 목동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KT스카이라이프가 위탁 관리하는 IPTV 채널 신호분배기 전원 공급 장치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IPTV 이용자가 채널을 변경할 때 이에 맞춰 신호를 보내주는 분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검은 화면만 뜬 것이다. KT는 사고 발생 16분 뒤 긴급 IPTV 채널 신호분배기를 활용해 50%가량 장애를 복구했지만 고객센터에 불편 문의가 폭주하면서 이용자들이 제대로 상황을 안내받지 못하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사고는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KT는 IPTV 전체 가입자 916만 명 중 49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과기정통부 등은 장애가 발생한 시점에 채널을 바꾸지 않았거나 신호분배 기능을 셋톱박스(방송수신기) 내에 탑재한 신형 제품 보유 이용자는 불편을 겪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선 IPTV를 통한 방송 서비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중단됐다는 점에서 이번 장애가 ‘대형 사고’라고 지적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안대학원 교수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 점검, 관리 문제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사고 대응 시나리오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KT가 자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의 IPTV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이용자 보상 여부는 불투명하다. 서비스 약관은 IPTV에서 3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하거나 월 누적 장애 시간이 1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 한해 배상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피해 이용자에 대한 별도의 보상 여부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게임 유저(이용자)로서 무언가 선한 영향력을 보여줍시다.”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4시,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글이 올라왔다. 함께 돈을 모아 게임 운영사인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자는 제안을 담은 글이었다. 이 글에 기부 인증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각자 5000원부터 5만 원까지 금액을 낸 화면을 찍어 올리며 기부를 독려했다. 이틀 만에 1억5000만 원이 모였다. 이용자들은 “게임에 이렇게 낭만이 가득할 수 있는 건가” “살면서 처음 기부라는 걸 하고 보람을 느낀다”는 글을 올렸다. 이 회사 사회공헌재단에 일주일 동안 모인 기부금은 총 1만2000건, 3억 원에 달했다. 재단은 이 돈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20, 30대가 주축인 이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인 기부에 나선 건 게임사의 유료 아이템 수익 포기 선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 스마일게이트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함께 플레이하는 이 게임(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용자들에게 “연간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게임 내 유료 거래 수단 서비스를 일부 포기하고 유저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고급 아이템 추가 획득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쓰게 하는 기능을 없앤 것이다. 그동안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과 과도한 과금에 불만을 가졌던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결단에 환호했다. 발표 이후 이 게임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기존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의 게임은 다른 게임과 비교해 과도하지 않은 과금체계로 지난해부터 입소문이 났다. 이 게임이 치킨업체 등과 진행한 제휴 이벤트도 “돈쭐(돈+혼쭐·구매를 통해 기업을 응원하는 것)’을 내주자”는 유저들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게임 이용자들은 불투명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반발해 일부 게임 회사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모인 이용자들이 전광판 트럭에 구호를 노출시키는 시위를 기획하고 돈을 모으는 조직력을 보여줬다. 불만을 품고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떠나는 이용자들을 뜻하는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게임사들은 게임 운영 개선을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 게이머는 게임도 ‘공정’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용자와의 소통을 거쳐 공정한 정책을 시행한 게임사에는 상을 주고, 반대의 경우에는 벌을 주는 형태의 집단행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자산이 신뢰인데, 시장과 임직원의 신뢰를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카카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인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으로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44만993주를 지난해 12월 10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한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겨우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카카오 노동조합에 따르면 임원 8명의 주식 매각 규모는 900억 원으로 수백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블록딜 내용이 공시된 뒤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 원대에서 7일 종가 기준 15만3500원까지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도 덩달아 하락해 10만 원대를 위협받고 있다. 정보기술(IT) 및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회사의 규모와 성장 기대감에 못 미치는 경영윤리 의식을 보여줬다는 점을 지적한다. 창업자나 경영진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전적인 보상을 얻는 것은 IT 업계에선 상식이다. 문제는 시점과 방식이다. 기업 상황을 잘 아는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는 시장에 단기 고점이라는 신호를 줘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사업 확장과 수익 극대화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다 보니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와 수수료 인상 논란으로 큰 사회적 비판을 받았다. IPO를 준비하던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 이용료를 대폭 올리자 논란이 커졌다. 이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저와 공동체(계열사) CEO들이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에는 김 의장 중심으로 의사결정 조직을 강화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플랫폼 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영향력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조직이나 의식은 이를 따르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제 카카오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게임 유저(이용자)로서 무언가 선한 영향력을 보여줍시다.”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4시,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글이 올라왔다. 함께 돈을 모아 게임 운영사인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자는 제안을 담은 글이었다. 이 글에 기부 인증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각자 5000원부터 5만 원까지 금액을 낸 화면을 찍어 올리며 기부를 독려했다. 이틀 만에 1억5000만 원이 모였다. 이용자들은 “게임에 이렇게 낭만이 가득할 수 있는 건가” “살면서 처음 기부라는 걸 하고 보람을 느낀다”는 글을 올렸다. 이 회사 사회공헌 재단에 일주일동안 모인 기부금은 총 1만2000건에 3억 원에 달했다. 재단은 이 돈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을 돕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20, 30대가 주축인 이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인 기부에 나선 건 게임사의 유료 아이템 수익 포기 선언이 계기가 됐다. 지난달 스마일게이트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캐릭터를 가지고 함께 플레이하는 이 게임(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용자들에게 “연간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게임 내 유료 거래 수단 서비스를 일부 포기하고 유저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고급 아이템 추가 획득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쓰게 하는 기능을 없앤 것이다. 그동안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과 과도한 과금에 불만을 가졌던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결단에 환호했다. 발표 이후 이 게임의 월 평균 이용자 수는 기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의 게임은 다른 게임과 비교해 과도하지 않은 과금 체계로 지난해부터 입소문이 났다. 이 게임이 치킨업체 등과 진행한 제휴 이벤트도 “돈쭐(돈+혼쭐, 구매를 통해 기업을 응원하는 것)’을 내주자”는 유저들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게임 이용자들은 불투명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반발해 일부 게임 회사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모인 이용자들이 전광판 트럭에 구호를 노출시키는 시위를 기획하고 돈을 모으는 조직력을 보여줬다. 불만을 품고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떠나는 이용자들을 뜻하는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게임사들은 게임 운영 개선을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 게이머는 게임도 ‘공정’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용자와의 소통을 거쳐 공정한 정책을 시행한 게임사에는 상을 주고, 반대의 경우에는 벌을 주는 형태의 집단행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넥슨을 한국의 월트디즈니 같은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10여 년 전부터 입버릇처럼 주변에 이러한 포부를 말했다. 2015년 출간한 책 ‘플레이’에서도 ‘한국판 디즈니’에 대한 자신의 꿈을 드러냈다. 게임 개발사를 뛰어넘어 전 세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물밑에서 인재 영입과 투자를 이어온 결과 ‘한국판 디즈니’를 향한 넥슨의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넥슨은 6일 “미국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80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지분 38% 이상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상반기(1∼6월) 중 넥슨은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AGBO의 이사회에는 넥슨 측 경영진 2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AGBO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4편의 마블 영화를 연출한 앤서니, 조 루소 형제와 마이크 라로카 프로듀서가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한 제작사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도 협력관계이며, 기업가치는 11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 안팎에선 이번 성과가 김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 있을 때부터 시작한 글로벌 인재 영입 노력의 결실로 보고 있다. 실제 AGBO 투자는 지난해 7월 넥슨에 들어온 닉 반 다이크 ‘넥슨 필름&텔레비전’ 수석부사장이 주도했다. 디즈니, 액티비전 블리자드 스튜디오 출신의 반 다이크 수석부사장은 넥슨 합류 직후부터 AGBO와 접촉해 투자 규모와 협업 방안 등을 논의하며 속도를 냈다. 2020년 11월에는 케빈 메이어 전 디즈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메이어 사외이사는 디즈니에서 픽사, 마블, 루커스필름 등의 굵직한 인수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AGBO 투자 과정에서도 메이어 사외이사가 상당한 조언을 했다고 한다. 넥슨 관계자는 “AGBO 투자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더 많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AGBO는 단순 영상물에서 나아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포함한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다. AGBO가 넥슨의 게임 IP인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수준의 협업에서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AGBO와 넥슨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GBO의 공동 창업자인 조 루소 감독은 10, 20대인 자녀 4명이 비디오 게임 등에 몰입하는 것을 보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조 루소 감독은 “영화관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즐길 거리가 아니었다”며 “앞으로는 게임사와 협업하는 방안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미 미국 완구 회사,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 상장사에 1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한 상태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넥슨을 한국의 월트디즈니 같은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10여 년 전부터 입버릇처럼 주변에 이러한 포부를 말했다. 2015년 출간한 책 ‘플레이’에서도 ‘한국판 디즈니’에 대한 자신의 꿈을 드러냈다. 게임 개발사를 뛰어 넘어 전 세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물밑에서 인재 영입과 투자를 이어온 결과 ‘한국판 디즈니’를 향한 넥슨의 발걸음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넥슨은 6일 “미국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80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지분 38% 이상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상반기(1~6월) 중 넥슨은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AGBO의 이사회에는 넥슨 측 경영진 2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AGBO는 ‘어벤저스 엔드게임’ 등 4개의 마블 영화를 연출한 앤서니·조 루소 형제와 마이크 라로카 프로듀서가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설립한 제작사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도 협력 관계로 기업가치는 11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 안팎에선 이번 성과가 김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 있을 때부터 시작한 글로벌 인재 영입 노력의 결실로 보고 있다. 실제 AGBO 투자는 지난해 7월 넥슨에 들어온 닉 반 다이크 ‘넥슨 필름&텔레비전’ 수석부사장이 주도했다. 디즈니, 액티비전 블리자드 스튜디오 출신의 반 다이크 수석부사장은 넥슨 합류 직후부터 AGBO와 접촉해 투자 규모와 협업 방안 등을 논의하며 속도를 냈다.2020년 11월에는 케빈 메이어 전 디즈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메이어 사외이사는 디즈니에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의 굵직한 인수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AGBO 투자 과정에서도 메이어 사외이사가 상당한 조언을 했다고 한다. 넥슨 관계자는 “AGBO 투자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더 많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AGBO는 단순 영상물에서 나아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포함한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다. AGBO가 넥슨의 게임 IP인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수준의 협업에서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AGBO와 넥슨은 다양한 플랫폼과 시장을 아우르는 콘텐츠를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GBO의 공동 창업자인 조 루소 감독은 10, 20대인 자녀 4명이 비디오 게임 등에 몰입하는 것을 보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조 루소 감독은 “영화관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즐길 거리가 아니었다”라며 “앞으로는 게임사와 협업하는 방안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미국 완구 회사, 일본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에 투자를 진행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 상장사에 15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한 상태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