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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야권을 ‘극우 전체주의자(파시스트) 무리’라고 비난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게 일종의 ‘쿠데타’나 다름없다며 강경 진압 가능성도 거론했다.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 7개국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하는 등 ‘공포 통치’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대선 결과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계속됐다. 일부 시민은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를 찢었다. 또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며 동시에 ‘중남미의 반미, 좌파 지도자 대부’로 평가받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까지 무너뜨렸다. 야권 지지층은 30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31일 0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기로 했다. 야권을 지지하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두로 “야권은 ‘과이도 2.0”…7개국 외교관 추방 마두로 대통령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야권 대선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 등을 ‘과이도 2.0’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2018년 대선 직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등 약 50개국의 지지를 받아 ‘임시 대통령’을 자처했던 또 다른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에게 빗댄 것이다. 과이도 전 의장은 야권 분열로 임시정부가 붕괴되자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같은 날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이반 힐 외교장관도 “미국에 종속돼 파시즘을 고수하는 우익정부 집단의 간섭 행위를 강력히 거부한다”며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우루과이 등 7개국 외교관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나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게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특히 칠레는 좌파 성향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집권 중인데도 ‘우익 정부’를 운운했다. 파나마, 페루 등도 자국 주재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을 추방하겠다고 맞섰다. 파나마는 단교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대는 29일에만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최소 3개 이상 무너뜨렸다. 이 장면이 과거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무너질 때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았다. 상당수 시민들은 냄비를 시끄럽게 두드리며 항의하는 중남미 특유의 시위 방식을 선보였다. 또 일부는 수도 카라카스의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국제 공항 점거를 시도했다. 마두로 정권 또한 강력 진압을 천명해 유혈 사태가 우려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인권단체 ‘포로파넬’은 시위로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만 최소 1명이 숨지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 美 “추가 제재” vs 中 “마두로 3선 축하” 2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마두로 정권이 대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느냐에 따라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사실상의 추가 제재를 시사한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집권한 2017년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 등을 동결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는 조건으로 이 제재를 완화했지만 다시 강화할 뜻을 밝힌 셈이다. 반면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시 주석은 “외부 간섭에 반대하는 베네수엘라의 대의를 지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은 미국의 앞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반미, 좌파 성향 지도자가 집권한 나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데 관심이 많다. 중남미에서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 영향력은 줄이려는 의도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베네수엘라가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큰 혼란에 휩싸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는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패배가 확실시됐지만 친(親)여당 성향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승리를 장담했던 야권은 부정 선거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마차도 전 국회의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70% 이상 득표했다. 부정 선거”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2일 선거 유세 때 “내가 대선에서 지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며 일찌감치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이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바에는 수도 카라카스에 무장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전 이어 또 부정 선거 의혹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약 80%가 개표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51.2%,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44.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가 확정되면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대선, 2018년 대선에 이어 3선에 성공한다. 이는 서구 주요 언론의 출구조사와 완전히 상반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출구조사 결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65%를 얻어 마두로 대통령(31%)을 30%포인트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야권 지지자가 개표 과정 검증을 위해 개표 장소에 입장하려 하자 당국자들이 이를 저지하며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28일 밤부터 카라카스 등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정확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마두로 정권은 대선 직전 중남미 주요국 인사로 이뤄진 해외 선거감시단의 입국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항의 표시로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할 때도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부정 선거 우려가 제기됐고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당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차베스 후계자’ 마두로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2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며 운수노조에서 활동했다. 1992년 쿠데타 기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반미 성향의 남미 좌파 대부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도우며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마두로 대통령 또한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내내 종종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고 경제난을 가중시켜 큰 비판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2013년에 비해 약 80%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보유국이지만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태다. 차베스 정권 때부터 석유 기업들을 무리하게 국유화했고, 원유 수출로 번 돈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었다. 또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과도한 복지 예산으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빈곤율은 82%에 달하고, 지난해 말까지 인구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베네수엘라가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큰 혼란에 휩싸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는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패배가 확실시됐지만 친(親)여당 성향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승리를 장담했던 야권은 부정 선거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마차도 전 국회의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70% 이상 득표했다. 부정 선거”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했다.마두로 대통령은 22일 선거 유세 때 “내가 대선에서 지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며 일찌감치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이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베는 수도 카라카스에 무장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전 이어 또 부정선거 의혹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약 80%가 개표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51.2%, 곤살레스 우루티아후보가 44.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가 확정되면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대선, 2018년 대선에 이어 3선에 성공한다.이는 서구 주요 언론의 출구조사와 완전히 상반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출구조사 결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65%를 얻어 마두로 대통령(31%)을 30%포인트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선관위는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야권 지지자가 개표 과정 검증을 위해 개표 장소에 입장하려 하자 당국자들이 이를 저지하며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이처럼 다양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28일 밤부터 카라카스 등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정확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마두로 정권은 대선 직전 중남미 주요국 인사로 이뤄진 해외 선거감시단의 입국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항의 표시로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할 때도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부정 선거 우려가 제기됐고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당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차베스 후계자’ 마두로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2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며 운수노조에서 활동했다. 1992년 쿠데타 기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남미 좌파의 대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도우며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마두로 대통령 또한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내내 종종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고 경제난을 가중시켜 큰 비판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2013년에 비해 약 80%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보유국이지만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로 나라 곳간이 거덜난 상태다. 차베스 정권 때부터 석유 기업들을 무리하게 국유화했고, 원유 수출로 번 돈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었다. 또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과도한 복지 예산으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빈곤율은 82%에 달하고, 지난해 말까지 인구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전 세계 바다를 11개월간 요트로 항해하는 ‘클리퍼 세계 일주 요트대회’에서 한국인 여성 최초 전 구간 완주자가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나경 씨(38·여)가 소속된 ‘베케젤라(BEKEZELA)’ 팀은 영국 잉글랜드 남부 포츠머스항에 귀항해 11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베케젤라 팀은 지난해 9월 포츠머스에서 출항해 스페인,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베트남 등 약 14개 항구를 거쳐 다시 포츠머스로 돌아왔다. 또 이 팀에는 한국인 남성 문지현 씨(43)도 포함돼 있다. 1969년 세계 최초로 무동력으로 중간 기항지 없이 세계 일주에 성공한 영국인 로빈 녹스존스턴이 만든 이 대회는 199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길이 약 21m의 요트로 4만 해리(약 7만4000km)를 8구간으로 나눠 경주한다. 과거 사망자가 나온 적도 있으며 중도 포기자도 종종 나온다. 한국에선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팀이 2019년 클리퍼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돼 2022년 막을 내렸다. 올해 참가팀 중에는 한국인만으로 구성된 팀은 없었다. 총 14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우승은 영국 출신 남성 밥 베그스가 이끄는 ‘할롱베이’ 팀이 차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8일 오전 6시∼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7시∼ 29일 오전 7시) 대선을 실시한 베네수엘라에서 외교관 출신의 야권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5)를 돕는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57·사진)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차도 전 의장은 당초 지난해 10월 야권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지지했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피선거권을 15년간 박탈당했다. 자신을 대체할 인물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내세운 뒤 열정적으로 그를 지원하며 “마두로 정권을 종식시키자”고 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계에선 ‘반(反)마두로 진영’을 이끄는 실질적인 권력자란 평가도 나온다. 마차도 전 의장은 2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국민의 새로운 시작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마두로 대통령은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이 ‘피바다’ ‘내전’ 등을 운운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자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현지 여론조사회사 ‘ORC’의 4일 조사에 따르면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지지율은 59.6%,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12.5%에 불과했다.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후 계속된 좌파 정권의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마차도 전 의장은 1967년 철강기업 ‘시벤사’ 소유주 가문의 딸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2001년 차베스 당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 단체 ‘수마테’ 설립을 주도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2012년 1월 국정연설을 실시하던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산업 국유화로 국민 재산을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8일이면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정확히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현직 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전격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잇따라 터져 이번 미 대선은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때 공식 후보로 선출되는 의례적 수순만 남겨 놓고 있다. 동아일보는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과 선거 전략을 좌우하는 ‘이너서클’을 차례로 심층 분석한다. 먼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최측근 인물에 대해 알아봤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이들의 최측근 인물에 대해서도 분석할 예정이다.● ‘충성파’로 꾸린 대선 캠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후보가 검증된 충성파 인사를 중심으로 과거 대선 때보다 규모가 작은 ‘이너서클’ 위주의 대선 캠프를 꾸렸으며 안정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2024 트럼프호(號)’를 이끄는 캠프 핵심 세력은 대부분 2016년부터 함께해 온 인물들이다. 언론 홍보 등을 총괄하는 제이슨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49)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의 첫 공보국장으로 임명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2월 일찌감치 캠프에 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합류했다. 특히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직후 치러진 15∼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평소와 다르게 ‘국민 통합’을 강조한 연설을 한 것은 밀러 고문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는 평가다. 대선 캠프의 ‘입’은 스티븐 청 대변인(42)이다. 과거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커뮤니케이션·홍보를 담당했다. ‘격투기 애호가’ 트럼프 후보와 종종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UFC 경기를 함께 볼 만큼 친밀하다. 반대파에게는 ‘미치광이’ ‘정신착란’ ‘쓰레기 자루’ 같은 등 거친 언사를 종종 사용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런 그를 두고 “논란을 몰고 다니는 상사(트럼프)를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투견(鬪犬)’으로 불리는 보리스 엡스타인 법률 고문(42)은 여러 건의 민형사상 기소를 당한 트럼프 후보의 사법 위험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후보가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정에도 자주 등장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활개치는 데 공모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당시 중국 견제에 주력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에 대한 개입을 줄이면서 IS 같은 테러단체가 난립했다는 비판이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트럼프 후보가 엡스타인의 충성심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진단했다. 전 백악관 부실장인 댄 스캐비노 선임고문(48)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즐기는 트럼프 후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캐디로 일하던 16세 때 라운딩을 한 ‘고객’으로 트럼프 후보를 처음 만났고 이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직책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지냈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X(옛 트위터)’ 계정 ‘@realDonaldTrump(진짜도널드트럼프)’에 매일같이 쏟아내던 수십 건의 ‘폭풍 트윗’ 중 일부를 대신 작성하고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캠프에 합류한 인물 중에는 크리스 라시비타(58)와 수지 와일스(67)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측근으로 꼽힌다. 해군 출신인 라시비타의 선거운동 경력은 30여 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캠프에도 있었던 와일스는 40여 년에 이른다. 관록으로 무장한 두 사람은 트럼프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 구도를 ‘강자 대 노약자’로 설정해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와일스 위원장은 당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참모였으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사람’으로 변신했다.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그를 트럼프 후보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부통령’ ‘숨은 권력자’로 평했다.● 관세 폭탄-방위비 증액 압박 확실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지난 행정부에서 ‘트럼프표 정책’을 설계한 인물들도 내각에 재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58)은 온화한 태도와 충성심으로 트럼프 후보의 신임을 얻었다.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등을 강조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77)는 트럼프 후보의 대표 정책 ‘미국 우선주의’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설계했다. 한국 등 동맹국에도 관세 인상을 압박했다. 대표적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주의 변호사 출신으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부터 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다. 차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58)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럽 주요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등을 외친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18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보호를 받고 싶으면 돈을 지불하라”고 압박했다. 올 3월 팟캐스트에서도 “미국에는 강인한(tough) 수석 외교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사무총장(80)도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안보센터장을 맡고 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39)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소말리아, 예멘, 수단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일시 불허하는 극단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유대계라는 점 때문에 이슬람권 나라를 대상으로 한 입국 불허 조치는 더욱 논란이 됐다. 극우 성향으로 젊은 나이에도 트럼프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당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 작성에도 관여했다.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권한대행(59)은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미군 병력 감축 등 트럼프 후보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했다.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매슈 휘터커 전 법무장관 직무대행 등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의회 인맥도 든든 2016년 대선 때만 해도 트럼프 후보는 정계 아웃사이더였다. 당연히 의회 내 영향력도 거의 없었다. 반면 올해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을 완전 장악하며 의회 내 탄탄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 서열 3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52)은 사실상 트럼프 후보가 의장직에 앉혀준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예산 정국에서 민주당과 협력하다가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해임된 뒤 당시 여러 신임 의장 후보가 거론됐지만, 트럼프 후보가 지지한 존슨 의장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그는 5월 트럼프 후보가 뉴욕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을 받을 때도 동행했다. 한때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팀 스콧 상원의원(59·사우스캐롤라이나)은 공화당 상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이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 기반을 중도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후보의 극단적인 우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오염되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40·뉴욕)은 친(親)트럼프 진영의 ‘여성 샛별’로 꼽힌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욕주의 공화당 의원으로 지난해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인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을 공격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BBC방송은 조만간 그가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50·조지아)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를 추종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논(QAnon)’의 신봉자로 유명하다. 수시로 ‘반대파 사형’ 등을 거론하는 극단적 성향이다. 동료 의원들의 사이에서는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트럼프 핵심 지지층에서는 적잖은 영향력을 보유한 논쟁적 인물이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했다. 가디언은 이런 그를 두고 “전통 공화당이 배척하려던 극우주의자가 처음으로 전당대회의 문턱을 넘었다”고 평했다.● 장·차남-며느리도 활약 트럼프 후보의 가족 중에서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수석부사장(47)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를 트럼프 후보의 3남 2녀 중 “부친과 가장 닮은 자녀”로 평했다.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여러 부통령 후보군 중 최종 낙점된 것도 트럼프 주니어가 밴스 후보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인 방송인 겸 법조인 킴벌리 길포일(55)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민주당의 잠룡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이후 폭스뉴스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며 보수 논객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2020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고모금책임자 겸 법률 고문을 맡았다. 차남 에릭 트럼프그룹 부사장(40)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15일 플로리다주 대의원 자격으로 ‘호명 투표(롤 콜·Roll Call)’에 참여했다. 에릭이 아버지를 두고 “가장 위대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언한다”고 공식 선언하는 장면은 큰 화제였다. 뉴욕포스트는 이런 에릭을 ‘트럼프 후보의 비밀 병기’로 평했다. 에릭의 부인 라라(42)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 의장 자격으로 이번 대선의 선거자금 모금을 총지휘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에 가려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올 3월 공화당 ‘금고지기’ 격인 RNC 의장을 맡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미 전역을 순회하는 ‘버스 투어’도 기획했다. WP 또한 라라는 단순히 트럼프 후보의 며느리를 넘어 트럼프 일가와 정계를 이어주는 통로라고 평했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정부의 공식 통로 대신 ‘소셜미디어 깜짝 발표’, 각국 정상과의 ‘톱다운(Top down·하향식) 외교’처럼 본인이 무대 전면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후보는 특히 대외 정책에서는 특정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본인이 주도권을 쥐려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2.0’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트럼프의 측근’을 살피는 일도 필요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라는 인물 자체를 속속들이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영미권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3)이 자신이 만든 ‘보수 미디어 제국’의 미래를 놓고 3명의 자녀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 뉴스 등 소속 매체의 보수적인 편집 방향 유지를 위해 현재 자신의 후계자인 장남의 경영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지난해 9월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 영국의 타임스등을 보유한 뉴스 코퍼레이션과 폭스 뉴스 등을 거느린 폭스 코퍼레이션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장남 라클런(53)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회장이 됐다.NYT는 머독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사후에도 라클런이 회사의 경영을 계속 맡을 수 있도록 가족 신탁 조건을 변경하려했다고 전했다. 현재의 가족 신탁은 머독이 사망하면 장남 라클런, 차남 제임스(51), 장녀 프루던스, 차녀 엘리자베스 네 자녀가 넘겨받도록 하고 있다. 또 네 자녀 모두에게 동등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형제 간에 어떻게 동맹을 맺느냐에 따라 장남 라클런의 경영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머독은 “정치적으로 온건한 형제들의 간섭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장남에게 권한을 부여해야만 보수적인 편집 방향을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상속인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라클란에게 두 회사에 대한 영구적이고 독점적인 통제권을 부여할 계획이다.머독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이번 싸움은 ‘최후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NYT는 가족간 갈등의 배경에는 ‘정치와 권력’이 있다고 분석하며 “머독이 거의 25년 전에 (가족) 신탁을 고안한 이래 머독 가족의 정치적 견해는 급격하게 갈라졌다”고 짚엇다.라클런은 머독의 자녀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인물이다. 이에 비해 차남 제임스는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비교적 온건한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에는 자신이 이전에 몸담았던 폭스 미디어를 두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나머지 두 딸도 폭스 미디어가 우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영어권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의 미래가 걸린 이번 재판은 미국 대선을 2개월 앞둔 9월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네바다의 유언 공증 담당자는 머독이 선의와 상속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신탁을 수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다. 양측은 모두 유명 상속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준비 중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이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의 섭씨 17.08도였다.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제 기후단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였다고 밝혔다.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21일 기온이 10만여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래로 가장 더운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지구의 열파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조만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을 점쳤다. 지구의 월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1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이상 고온을 주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라니냐’(서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해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 속에서도 이상 고온이 발생했다. 화석 연료 사용 등에 따른 온난화 위험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WP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지구를 미지의 위험 영역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달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이다. 이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의 섭씨 17.08도 였다.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또한 WP는 21일 기온이 10만여 전 마지막 빙하기 이래 로 가장 더운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나무의 나이테, 호수 퇴적물 등을 통해 고대 기후를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과 같은 높은 기온은 빙하기 이래로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는 “지구의 열파(heatwaves)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주 초에 21일 기록이 다시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은 지난1년 여간 계속됐다. 지구의 월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1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023년 7월 이전 지구의 일일 평균 기록은 2016년 8월의 섭씨 16.8도 였는데,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2016년의 기록을 넘어선 날이 57일에 달했다.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는 지난주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직전 최고치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92%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올해 거의 확실히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섭씨 1.5도를 초과할 것이라고 평가하는데,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설정한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의 원인을 화석 연료로 인한 오염과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사라지고 비교적 시원한 라니냐 단계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심각한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WP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지구를 새로운 위험 영역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자메이카계와 인도계 혼혈이며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표의 확장성’을 위해 경합주 출신 백인 남성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67),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47), 인디애나주 출신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2) 등을 거론했다. 법조인인 쿠퍼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일 때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사적으로도 친분이 두텁다. 셔피로 주지사는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비교적 선거인단 수가 많은 펜실베이니아주(19명) 출신이라는 강점을 지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향 펜실베이니아에서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앞섰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버시어 주지사는 ‘공화당 텃밭’ 켄터키주에서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표의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인 오바마’로도 불리는 부티지지 장관은 후보군 중 전국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다만 성소수자여서 중장년 백인,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평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최근 거센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사진)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릭(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 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상 최대 액수의 정치 기부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기부 계획을 부인했다. 트럼프 후보가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18일 트럼프 수락 연설 직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후보 측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부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직접 부인했다. 그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기부금은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해 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는 19일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02% 급락한 239.20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 CEO와 트럼프 후보의 발언들은 그간 우호적인 관계를 과시했던 모습들과는 크게 대비된다. 머스크 CEO는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진 뒤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며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건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현지에선 머스크 CEO가 트럼프 후보의 전기차 관련 방침을 사전에 알고 ‘배신감’을 느껴 정치자금 기부 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다만 머스크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머스크는 이전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들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리히(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들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실제로 당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떠나길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게 될 경우 상당한 의견 충돌과 갈등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온 흑인 등 소수계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상 최대 액수의 정치 기부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기부 계획을 부인했다. 트럼프 후보가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머스크 CEO는 18일 트럼프 수락 연설 직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후보 측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부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직접 부인했다. 그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기부금은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이후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해 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는 19일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4.02% 급락한 239.20달러를 기록했다.머스크 CEO와 트럼프 후보의 발언들은 그간 우호적인 관계를 과기했던 모습들과는 크게 대비된다. 머스크 CEO는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진 뒤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며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건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현지에선 머스크 CEO가 트럼프 후보의 전기차 관련 방침을 사전에 알고 ‘배신감’을 느껴 정치자금 기부 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다만 머스크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머스크는 이전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팬데믹 방역 조치 등에 불만을 갖고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겼던 일본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소셜미디어기업 ‘X(옛 트위터)’ 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 본사도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의 진보적 인종·성소수자 평등 및 포용 정책을 더는 참지 못하겠단 이유다. 머스크 CEO는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X’ 계정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가 서명한 신규법안이 회사를 옮기는 ‘마지막 결정타’가 됐다”고 게재했다. 해당 법 ‘AB1955’는 학생이 학교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나 트랜드젠더라고 밝힐 경우 학교 관계자는 학생 허락 없이는 부모 포함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이런 법이 제정된 건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머스크 CEO는 “1년 전쯤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법들이 가족과 기업이 그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큰아들 자비에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자신과 절연하자, 성소수자 등과 관련해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교육정책을 수시로 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텍사스주 최남담 브라운스빌에 있는 발사 기지 ‘스타베이스’로 옮겨질 전망이다. ‘X’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건물에 드나들 때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들과 마주치는 일을 충분히 겪었다”고도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나 같은 아이들은 암울한 미래에 직면했다. 운이 좋으면 복지 혜택을 받겠지만 운이 나쁘면 마약 과용으로 죽을 것이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39)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사진)’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일가친척 중 대학 졸업자가 아무도 없는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 부통령 후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밴스 후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문판만 약 160만 권이 팔린 ‘힐빌리의 노래’가 있다. 2016년 6월 출간 후 74주간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정도였다. 15일 그가 지명되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 220위였던 책은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유명 영화감독 론 하워드가 2020년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했다. ‘힐빌리’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미 동부 애팔래치아산맥 일대의 저소득 저학력 백인을 비하하는 호칭이다. 밴스 후보의 고향도 오하이오주의 몰락한 철강촌 미들타운이다. 이 지역 백인 서민층은 대부분 정부 보조금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며 밴스 후보의 모친처럼 마약 중독자가 많다. 백인이란 이유로 역차별받는다는 피해의식도 강하다. 힐빌리는 2016년 대선에서 자신들의 처지를 알아주는 듯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당선 뒤 ‘힐빌리의 노래’는 “어떤 정치학자보다 트럼프 당선의 이유와 맥락을 잘 보여준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밴스 후보는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 책의 성공은 많은 이가 백인 노동계층의 분노와 좌절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 힐빌리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갈구했음을 의미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힐빌리의 노래’를 언급하며 “열심히 일하는 미국 남녀를 옹호하는 책”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밴스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 및 그 너머의 미 노동자와 농민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987년 국민투표로 ‘탈(脫)원자력발전소’ 정책을 결정했던 이탈리아가 37년 만에 탈원전 폐기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전기료 등이 치솟자 원전 재도입 요구가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장관은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안에 소형모듈형원자로(SMR)가 가동될 수 있도록 SMR 투자 허용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전력 소비의 5%를 담당하는 원자력 비중을 2050년까지 최소 11%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직후부터 반(反)원전 여론이 높아졌다. 급기야 같은 해 1960, 70년대 건설된 원전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1987년 11월 국민투표에서는 80%의 찬성으로 탈원전이 결정됐다. 1990년 마지막 원자로까지 폐쇄했다. 2010년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행정부는 에너지 요금 상승을 우려해 원전 재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같은 해 6월 국민투표에서 94% 반대로 부결됐다. 이번 원전 재도입 결정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5%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충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프라틴 장관은 “최신 원자력 기술은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간 국민투표에서 드러났던 원전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일각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쓸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에너지 안보를 타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ABC방송 등은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AR-15’ 계열의 소총(사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AR-15 소총은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으로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한다. AR-15 소총을 중심으로 미국 내 소총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AR-15 소총은 미국에서 400∼2000달러(약 55만∼27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주(州)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신분증만 제시하면 총기 판매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구매자의 범죄 이력이나 정신병원 입원 여부를 검토하게 돼 있지만, 개인 간 거래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 무게가 가볍고 반동이 작아 사냥용으로 널리 쓰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 3월 미국 성인 20명 중 1명(약 1600만 명)이 AR-15를 1정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며, 미 전역에 최소 2000만 정이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대량 살상 사건 17건 중 10건에서 AR-15 소총이 쓰였다. 60명이 사망하며 미국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꼽히는 2017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과 21명의 사망자를 낸 2022년 텍사스주 총기 난사 사건 때도 AR-15 소총이 사용됐다. 그간 민주당은 AR-15 소총을 포함해 반자동 소총의 규제 강화를 주장해 왔지만, 공화당과 미 정계에서 영향력이 큰 전미총기협회(NRA)는 이를 반대해 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한 안경점을 깜짝 방문했다. 국가원수급 경호를 받는 교황이 사적으로 시내를 방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 달리 비교적 여러 차례 로마 시내로 외출한 바 있다. 이탈리아주교회의 기관지 아베니레에 따르면 교황은 8일(현지 시간) 오후 로마 시내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 인근의 한 안경점을 찾았다. 교황은 방문 전 안경점 주인인 알레산드로 스피에치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미 두 번이나 번거롭게 나를 찾아왔으니 이번엔 내가 직접 (안경점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 안경점을 직접 방문한 것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안경테는 바꾸지 않고 렌즈만 교체했다. 교황은 안경테가 낡아서 교체를 권하는 스피에치아에게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안경테를) 바꾸고 싶지 않아요”라고 농담을 했다고 이탈리아 일간 일메사제로는 전했다. 교황의 갑작스러운 외출에 그를 보려고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안경점 밖이 북적였다. 교황은 안경점을 나온 뒤 몰려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어른에게는 묵주, 어린이에게는 사탕을 선물로 나눠 줬다. 교황은 2022년에는 로마 시내 판테온 인근에 있는 음반 판매점을 찾아 음반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각에선 ‘자아도취적 노출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주교로 활동할 때도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북한과 직접 외교에 나서는 대가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전술핵 재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 진보성향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8일(현지 시간)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한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커지지만 이에 따른 위험성도 더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직접 외교를 재개할 수 있다며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개인적 유대를 이어왔다”고 짚었다. 또한 “미완으로 끝났던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자 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비확한 원칙을 포기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미-북 관계를 정상화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려는 욕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질적 약속 없이 북한의 핵지위를 유지하는 ‘배드 딜’을 통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울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윤 정부에게 외교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한국의 핵무기 도입은 역내 핵확산을 촉발해 한반도 안보 위험을 오히려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도 용납할 수 없는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선 성공시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전제 조건없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기존 노선에서 큰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이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포함한 동맹과 강고한 연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