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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도대체 어디 있는거니?”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 A 일병의 어머니는 19일 경북 예천군 석관천 사고 현장을 찾아 오열했다. A 일병의 아버지도 “비가 많이 내려 물살이 이렇게 센데 구명조끼가 얼마나 한다고 그걸 안 입힐 수가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해병대 1사단 소속인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3분경 석관천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렸다.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 들어가 탐지봉으로 바닥을 찌르며 실종자를 찾던 중이었다.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해병대원 3명이 물에 빠졌는데, 둘은 헤엄쳐 탈출했지만 A 일병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물 속으로 사라졌다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석관천은 최근 며칠 동안 이어진 비로 유속이 매우 빠른 상태였다. A 일병이 물에 빠지자 동료 대원들은 급히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수색에 나섰다. 해병대 1사단은 18일부터 장병 1200여 명과 상륙장갑차 등을 투입해 예천군 각 하천변에서 대대적 실종자 수색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1사단은 A 일병이 실종된 후 다른 실종자 수색 작업은 일시 중단한 채 A 일병 찾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소속 상륙기동 헬기인 마린온 2대와 소형 고무보트 등 가용 장비를 모두 투입했다. 수색이 한창이던 낮 12시 10분경과 낮 12시 26분경에는 사고지점으로부터 6.4㎞ 떨어진 하류지점에서 A 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수면에서 목격됐다. 하지만 다시 급류에 떠내려가 동료 대원들을 안타깝게 했다. 구조당국은 “당시 교량 위에 있던 대원들이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는데, 인양 보트가 접근하기 전 다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구조 당국이 야간 수색을 이어가며 총력을 기울인 끝에 A 일병은 이날 오후 11시 8분경 예천군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A 일병 실종을 두고 해병대원들의 수색 장비 부실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성인 남성이 허리까지 잠기는 물 속에서 작업을 진행하는데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병대 측은 소형 고무 보트로 수색작업에 나선 이들에게만 구명조끼를 지급했다. 심도섭 대한안전연합 서울중앙본부장은 “타인을 구조하거나 실종자를 수색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건 가장 기본”이라며 “장마기간에는 하천 바닥의 변화가 많고 물 속 웅덩이도 많아지기 때문에 구명조끼 등을 갖추고 수색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구명조끼를 미지급한 건 현장 지휘관 등의 판단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누가 어떤 지침을 내린 것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무단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유엔군사령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파주 JSA로 외국인 관광객 등과 함께 안보 견학을 간 주한미군 소속 A 이병이 월북했다. 유엔사는 이날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무단 월북했다”며 “유엔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엔사는 이 미국인이 미군이라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A 이병은 외국인 관광객과 섞여 MDL을 두고 남북으로 나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등을 돌아보던 도중 MDL을 넘어 북쪽으로 달려갔다. 당시 순식간에 월북 상황이 벌어져 JSA를 경비하는 한미 병력이 권총 사격 등으로 제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월북한 사건은 수십 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1962년 주한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병사로 근무하던 중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녹 사례 등이 있었다. 6·25전쟁 이후 월북한 미군은 총 4명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군은 2017년 오청성 씨가 JSA 내 MDL을 통해 귀순한 바 있다. 이날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공교롭게도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미국 오하이오급 핵 추진 탄도미사일 탑재 전략핵잠수함(SSBN)이 42년 만에 방한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군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NCG를 두고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회의”라고 주장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군 안팎의 분석이다. 북-미가 월북한 미군 송환을 위해 협상을 시작하면서 물밑 대화 국면이 열릴 수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군 월북 상황 발생 당시 한미 병력 모두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하고 있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경계 태세 및 화력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린 18일 부산항에 전격 입항한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은 다량의 핵을 장착한 ‘최종 핵병기’로 불린다. 오하이오급 SSBN은 수개월간 수중에서 대기하다가 적국의 핵공격 즉시 트라이던트2(D-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핵보복에 나선다. 미국은 이날 입항한 켄터키함(SSBN-737)을 포함해 14척의 SSBN을 운용 중이다. 켄터키함은 한반도 전개 기간 우리 군과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을 조율하는 한편으로 한미 연합 훈련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SSBN의 방한은 냉전 시기였던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오하이오급 SSBN에는 20발의 트라이던트2가 실려 있다. 트라이던트2 1발엔 저위력핵무기(5∼7kt·킬로톤·1kt은 TNT 1000t 파괴력)부터 수소폭탄급(475kt)까지 다양한 위력의 핵탄두가 최대 14기까지 장착된다. 각각의 핵탄두는 서로 다른 표적을 향해 날아간다. 단 1발로 한 국가의 주요 도시와 표적들을 일거에 초토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척에 실린 핵탄두의 총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수백 배∼1000배 이상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SSBN 1척의 핵무장은 북한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거나 아예 지도에서 지워버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SSBN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무기이자 가장 값비싼 핵전력이다. 생존성과 은밀성이 핵심인 만큼 기지 출항 후 복귀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외국 기지의 기항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그간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나 연합훈련 때 핵추진잠수함(SSN)이나 순항미사일 탑재 핵추진잠수함(SSGN)을 한반도로 전개했다. 이 잠수함들에는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 재래식 정밀타격 무기만 실려 있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무단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유엔군사령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기 파주 JSA로 외국인 관광객 등과 함께 안보 견학을 간 주한미군 소속 A 이병이 월북했다. 유엔사는 이날 “JSA를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무단 월북했다”며 “유엔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엔사는 이 미국인이 미군이라는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A 이병은 외국인 관광객과 섞여 MDL을 두고 남북으로 나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건물 등을 돌아보던 도중 MDL을 넘어 북쪽으로 달려갔다. 당시 순식간에 월북 상황이 벌어져 JSA를 경비하는 한미 병력이 권총 사격 등으로 제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월북한 사건은 수십 년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1962년 주한미군 제1기갑사단 소속 병사로 근무하던 중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녹 사례 등이 있었다. 6·25전쟁 이후 월북한 미군은 총 4명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군은 2017년 오청성 씨가 JSA 내 MDL을 통해 귀순한 바 있다. 이날 주한미군 월북 사건은 공교롭게도 한미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서울에서 열고 미국 오하이오급 핵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이 42 년만에 방한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군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NCG를 두고 “우리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공공연히 모의하는 회의”라고 주장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이 은 낮다는 것이 군 안팎의 분석이다. 북-미가 월북한 미군 송환을 위해 협상을 시작하면서 물밑 대화 국면이 열릴 수도 있다.정부 소식통은 “미군 월북 상황 발생 당시 한미 병력 모두 필요한 조치는 모두 취하고 있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경계 태세 및 화력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문재인 정부가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환경영향평가(환평)를 지연시키려고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일까. 사드 배치와 환평에 깊숙이 관여한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환평 하지 말라고 뜯어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청와대에 가서 수시로 논의했는데 그때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하는 일이 먼저’라고 하긴 했다. 그게 지침이라면 지침이었다.”(A 씨) “누가 ‘환평 하면 가만히 안 두겠다’고 대놓고 말하겠나. 대신 환평에 나서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는 있었다. 국방부가 나서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규칙 같은 것 말이다.”(B 씨) “이건 분명하다. 사드 문제는 하나하나 다 위(청와대)에서 지침을 받아 진행했다. 국방부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C 씨) 취재를 하며 전 정부에서 사드 문제로 고초를 겪은 이들은 물론이고 당시 국방부 고위직을 맡아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 이야기도 두루 들었다. 2017년 10월 국방부는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 환평 용역 계약을 하고도 5년 가까이 이를 진행하지 않았다. 환평 협의회 구성의 핵심인 주민대표를 성주군에서 추천받아 환평에 착수한 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지난해 8월부터였다. 친문 인사들은 “환평 지연은 고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드 배치 부지가 성주로 결정된 2016년부터 성주는 군수가 혈서를 쓰는 등 사드 배치 결사반대 분위기로 바늘 하나 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를 뻔히 알면서 환평을 하자며 주민대표 추천 공문을 성주군에 보내는 건 더 크게 분노하라며 불쏘시개를 던지는 격이었다는 것. 당시 국방부 고위직을 지낸 D 씨는 “환평이 지연됐지만 북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사드 작전 운용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환평을 강행했다가 충돌이 발생해 현지 노인들이 다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했다. 그러나 이들도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이 있었다. 당시 국방부 손발이 묶여 있었다는 사실이다.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뭘 할 수 있었겠느냐”는 무력감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집권 직후인 2017년 5월 말 사드 발사대 4기가 국내에 반입된 사실을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돌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사드 발사대 반입 보고 누락’ 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같은 해 4월 발사대 4기를 실은 트럭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언론에 생중계된 것을 계기로 발사대 반입은 다 알려진 사실임에도 “충격적”이라며 대로했다. 이 사건으로 2017년 1월 취임하는 바람에 정작 2016년 사드 배치 및 발사대 반입 결정 등에 별다른 관여를 하지 않았던 위승호 당시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적폐로 몰려 직무배제 조치됐다. 위 실장뿐만 아니라 당시 국방부 실무자들은 줄줄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로 불려 가 추궁받았다. 당시 관계자들은 “충격적 사건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사안을 키우고 위 실장을 희생양으로 만든 건 정권 초반 군 다잡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사드 환평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국방부 사람이 누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드 발사대가 호주머니에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 큰 걸 몰래 들여와 숨겨놨다고 몰아붙이는데 상식이 통하지 않더라. 국방부는 그 이후 사드에 대해서라면 어떤 문제든 나설 수가 없었다”고 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현재까지는 “환평을 해선 안 된다”고 직접적이거나 위압적으로 말한 청와대 관계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식 수사가 시작돼야 명확해지겠지만 환평 지연과 관련해 직접적인 청와대 지시가 담긴 문건도 국방부에 남아 있는 게 없다는 것이 국방부 관계자 설명이다. 분명한 건 정권 초반 보고 누락 사건으로 국방부가 위축된 뒤엔 “주민 설득이 우선”이라는 부드러운 말 몇 마디도 환평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위압적인 방패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내에선 “전 정부 국방부 관계자들이 환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건 정권 초기 치밀하게 설계된 가스라이팅의 결과물”이라거나 “보고 누락 사태 이후 사드에 대한 방향성은 별다른 압력 없이도 ‘정상 절차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으로 확고하게 정해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보고 누락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건 청와대가 아니라 국방부였다는 것이다. 여권은 연일 전 정부가 환평 고의 지연으로 사드 기지 정상화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기관과 수사기관은 세련되게 진화해 실체가 모호한 압력 아닌 압력의 행사 주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 환평 지연이 결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벌인 치열한 눈치싸움의 결과물로 결론 날 가능성도 있다. 환평 지연 기조를 만들어낸 이들을 찾아내는 길은 꽤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는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군수물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산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규정하고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천명했다. 한국 대통령이 국군 파병지가 아닌 전쟁국 수도와 전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2년 연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 이어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넘으며 러시아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저지하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동참한 것. 하지만 국내 비 피해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윤 대통령은 산적한 현안을 마주한 채 17일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진행된 정상 공동 발표에서 그는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 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 당국이 이미 배정해 둔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尹 “우크라에 1900억원 인도적 지원”… 중장기 방산협력 구상 尹-젤렌스키, 우크라서 정상회담‘평화연대 이니셔티브’ 공동추진 등우크라 전후 재건 협력 확대 약속尹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연대” “저는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언론 발표에서 “한국은 지난해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일컫는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에도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안보-인도-재건 분야에서 각각 3개 지원을 포괄하는 9개 패키지의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적극 참여한 뒤 총규모 2000조 원대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재정 통해 우크라 전쟁 수행 능력 지원”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안보 협력과 관련해 “군수물자 지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위산업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1차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방산과 공급망, 기본 인프라, 자동차, 차세대 배터리, 통신, 디지털 분야까지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우크라이나가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젤렌스키, 2차전지 등 韓 기업 직접투자 요청”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놓은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 전기차 생산, 금속 제련 분야까지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 협력을 추진하고, ‘윤석열 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했다. 직접 전쟁터까지 방문했으니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에 한반도 전시 해상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요원이 포함된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투입하는 등 인명 구조와 복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 등을 포함해 수해 현장에 투입된 장병은 15일 600여 명, 16일 1200여 명 등 총 1800여 명이었다.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인 인원은 15일 1400여 명, 16일 1500여 명에 달했다. 육군은 15일 50·32·37사단 및 특전사 등 16개 부대 장병 570여 명을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경북 예천 및 문경, 충남 논산, 충북 증평 등에 투입했다. 16일에도 15개 부대 장병 1120여 명을 충북 청주, 부산 등에 투입해 복구 작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특전사 재난신속대응 부대원 60여 명은 15일 저녁부터 충북 청주와 괴산 일대 수해 지역에 긴급 투입돼 탐색 구조 장비와 보트 등으로 침수된 주택 지역에서 3시간 만에 33명을 구조한 뒤 대피시켰다.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선 특전사 13특임여단에 소속된 해상 침투 임무 수행 특수부대원 8명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공군도 실종자 수색을 위해 전시 작전 중 조난된 조종사를 구조하는 공군 특수부대 최정예 병력인 항공구조사 20여 명을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 투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6일 주요 지휘관과 긴급상황점검회의를 화상으로 열고 “각급 지휘관들은 각 지자체에 먼저 전화하거나 방문해 장병들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아내 선제적으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군 당국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에 한반도 전시 해상 침투 임무를 수행하는 최정예 요원이 포함된 특수전사령부 병력을 투입하는 등 인명 구조와 복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 등을 포함해 수해 현장에 투입된 장병은 15일 600여 명, 16일 1200여 명 등 총 1800여 명이었다.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 중인 인원은 15일 1400여 명, 16일 1300여 명에 달했다. 육군은 15일 50·32·37사단 및 특전사 등 16개 부대 장병 570여 명을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경북 예천 및 문경, 충남 논산, 충북 증평 등에 투입했다. 16일에도 15개 부대 장병 1120여 명을 충북 청주, 부산 등에 투입해 복구 작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육군은 “현장에 투입된 장병 외에도 즉각 투입할 수 있는 특전사 및 2신속대응사단 장병 150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특히 특전사 재난신속대응부대원 60여 명은 15일 저녁부터 충북 청주와 괴산 일대 수해 지역에 긴급 투입돼 탐색 구조 장비와 보트 등을 동원해 침수된 주택 지역에서 3시간 만에 33명을 구조해 대피시켰다.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선 특전사 13특임여단 소속 해상척후조 8명을 투입해 수색 작전을 진행했다. 해상척후조는 해상침투 목표 지역에 본대 병력 보다 먼저 투입돼 정보를 수집하는 특수임무조다. 공군도 실종자 수색을 위해 전시 작전 중 조난된 조종사를 구조하는 공군 특수부대 최정예 병력인 항공구조사 20여 명을 지하차도 침수 현장에 투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구조가 필요할 때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출동준비태세를 유지하라”며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탄력적으로 부대를 운용해 사고 예방에 선제적으로 나서라”고 지시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저는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언론 발표에서 “한국은 지난해 약 1억 달러(약 1200억 원)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약 1900억 원)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발전과 번영의 역사를 일컫는 ‘한강의 기적’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에도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안보-인도-재건 분야에서 각각 3개 지원을 포괄하는 9개 패키지의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연대에 적극 참여한 뒤 총 규모 2000조 원대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복안이다.● “재정 통해 우크라 전쟁수행 능력 지원”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 안보 협력과 관련해 “군수물자 지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방위산업 협력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중장기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1차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분야에서도 장기적으로 방산과 공급망, 기본 인프라, 자동차, 차세대 배터리, 통신, 디지털 분야까지 한국 기업의 직접 투자를 우크라이나가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지원하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며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2차전지 등 韓 기업 직접투자 요청”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놓은 1억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우크라이나는 2차전지, 전기차 생산, 금속 제련 분야까지 직접 투자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 협력을 추진하고, ‘윤석열 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해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했다. 직접 전쟁터까지 방문했으니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빈급 공식 방문에 맞춰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최대 1조 달러(약 1200조 원) 이상의 재원 소요가 전망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우크라이나 도시 인프라 등 재건·개발 프로젝트에서 양국의 정부 및 민간기업 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 尹 “폴란드 원전 건설 기업 협력 적극 지원”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은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나토에서 자유연대 강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방산, 원전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 발표에서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라며 “특히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폴란드 정상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조 원대 1차 수출 계약에 이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 30조 원대 수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언론 기고문에서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폴란드 양국의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폴란드 간 항공 노선 증편 필요성도 강조하며 관광 분야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원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의 포괄적 협력을 촉진하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FP)도 체결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된 TIFP는 △공급망 협력 촉진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와 교역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처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韓 참여 기반 마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대표와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하면서 전후 재건에 양국이 협력할 기반도 마련됐다. 14일 열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미 핵 기습 타격 위협이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 당국은 4월 13일 첫 시험 발사 90일 만인 12일 평양 일대에서 쏜 화성-18형은 “비행 제원상 북한의 역대 최강 IC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괴물 ICBM(화성-17형 액체연료 ICBM)’이 열병식 공개 후 25개월 만에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 화성-18형은 그 기간이 5개월로 5분의 1 수준”이라며 “두 차례 시험 만에 고체 ICBM의 주요 기술을 검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 北 ICBM 중 최고 정점고도 북한은 전날(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화성-18형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면서 12분가량의 동영상과 17장의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4월 첫 시험 발사 때처럼 1단 추진체는 ‘표준탄도비행방식(정상각도)’,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한 ‘콜드론치(냉발사체계)’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추력을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쐈던 4월과 달리 이번엔 “최대 출력(추력)”으로 발사해 역대 최장 비행시간(74분 51초)은 물론이고 최고 정점고도(6648.4km)를 기록했다. 단 분리 후 최종 탄두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크기도 4월 발사 때보다 훨씬 작았다. 정상각도로 쐈다면 1만5000km 이상을 날아가 미국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첫 발사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엔 시간 지연없이 미사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2단 로켓을 점화했다”고 말했다. 발사 명령 수십 초 만에 미 본토 전역으로 향할 수 있는 고체 ICBM의 최대 성능을 실증했다는 의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측에 장착된 안테나는 (화성-18형의) 최대 성능 도달 시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발사 당시 1단 엔진부에서 분사된 붉은 빛의 화염은 질산에스테르 계열의 고성능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만든 정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0분 이상 비행에 성공한 점에서 엔진 노즐부 등 주요 부위에 내열성이 강한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군 “재진입·다탄두 기술 완성 주력할 듯”화성-18형의 시험 발사 성공으로 2017년 화성-14·15형(액체연료 ICBM)으로 시작한 북한의 ICBM 기술력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등에 발사 징후(연료 주입 등)가 포착되는 액체연료 ICBM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상대국이 선제타격을 하거나 요격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핵강국이 ‘핵 투발’이 유일한 목적인 ICBM을 모두 고체연료 ICBM으로 운용 중인 이유다. 북한은 이번에도 고각 발사로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지 못했다. 향후 정상각도 발사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러시아의 야르스(RS-24)급 다탄두 기술을 화성-18형에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기습 핵 타격’ 능력을 갖춰야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백악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수 있다고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과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개최를 앞두고 반미 분위기 고조를 통한 내부 결속과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 정찰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시비와 격추 위협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13일 북한 노동신문이 전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미사일 등을 동원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 이날 미국은 핵무장이 가능한 B-52H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으로 전격 전개해 한국 공군 전투기와 함께 연합 공중훈련을 하며 대북 경고에 나섰다. B-52H 등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군의 대표적인 핵우산(확장억제) 전력인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중앙지휘감시소에 올라 직접 화성-18형 발사를 승인했다. 김 위원장은 “보다 발전적이고 효용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적으로 다그쳐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전략적 노선과 방침에는 추호의 변화도,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냉전 시대를 초월하는 핵 위기 국면에 다가선 엄중한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발사가 “적대세력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강화의 일환”이라고 했다. 이날 김정은의 발언이나 북한 보도에선 ‘남조선’이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 11일 주한미군 정찰기 활동에 대한 비난 담화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북한이 용어를 혼용해 쓰는 건 대내용과 대외용을 구분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의 담화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발표됐지만 이날 화성-18형 발사 소식은 조선중앙통신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 같이 실렸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빈급 공식 방문에 맞춰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최대 1조 달러(약 1200조 원) 이상의 재원 소요가 전망돼 ‘제2의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우크라이나 도시 인프라 등 재건·개발 프로젝트에서 양국의 정부 및 민간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재건의 거점이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 尹 “폴란드 원전 건설 기업 협력 적극 지원”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후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은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폴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이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나토에서 자유연대 강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윤 대통령은 폴란드에서 방산, 원전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집중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 발표에서 “한국은 폴란드의 핵심 투자국 중 하나”라며 “특히 한국 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전기차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한-폴란드 정상은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조 원대 1차 수출 계약에 이어 현대로템의 K2 전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등 30조 원대 수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언론 기고문에서 “작년에 대한민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은 그 규모가 전례 없는 것으로, 향후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는 물론이고 한-폴란드 양국의 국방 협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양국 방산 협력이 기술이전, 공동연구, 공동개발의 영역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무기를 폴란드에서도 생산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다 대통령은 한-폴란드 간 항공 노선 증편 필요성도 강조하며 관광분야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원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달성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폴란드 원전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했다.양국의 포괄적 협력을 촉진하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FP)도 체결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반”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 간 체결된 TIFP는 △공급망 협력 촉진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 개발 △무역장벽 제거와 교역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양국의 호혜적 경제 협력 관계가 청정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보기술(IT)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폴란드가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글로벌 복합 위기에 대처함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韓 참여 기반 마련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폴란드 우크라이나 개발 협력 전권대표와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체결하면서 전후 재건에 양국이 협력할 기반도 마련됐다. 14일 열릴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인 간담회’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제사절단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철도 컨소시엄이 수주한 폴란드 신공항 사업 연계 고속철도 설계사업은 양국의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바르샤바=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화성-18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대미 핵 기습 타격 위협이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 당국은 4월 13일 첫 시험발사 90일 만인 12일 평양 일대에서 쏜 화성-18형은 “비행 제원상 북한의 역대 최강 ICBM”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 소재 등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고체 ICBM 기술이 축적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괴물 ICBM(화성-17형 액체연료 ICBM)’이 열병식 공개 후 25개월 만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과 비교해 화성-18형은 그 기간이 5개월로 5분의 1 수준”이라며 “두 차례 시험 만에 고체 ICBM의 주요 기술을 검증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진전”이라고 말했다. ● 北 ICBM 중 최고 정점고도 북한은 전날(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화성-18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서 12분가량의 동영상과 17장의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4월 첫 시험발사 때처럼 1단 추진체는 ‘표준탄도비행방식(정상각도)’,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한 ‘콜드론치(냉발사체계)’ 방식도 동일했다. 하지만 추력을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쐈던 4월과 달리 이번엔 “최대 출력(추력)”으로 발사해 역대 최장 비행시간(74분 51초)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최고 정점고도(6648.4km)를 기록했다. 단 분리 후 최종 탄두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우주공간에서 촬영한 지구의 크기도 4월 발사 때보다 훨씬 작았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1만 5000km 이상을 날아가 미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첫 발사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으로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지만, 이번엔 시간 지연없이 미사일 속도를 유지한 채로 2단 로켓을 점화했다”고 말했다.발사 명령 수십초 만에 미 본토 전역으로 향할 수 있는 고체 ICBM의 최대 성능을 실증했다는 의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 측에 장착된 안테나는 (화성-18형의) 최대 성능 도달 시 데이터를 수집하려 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발사 당시 1단 엔진부에서 분사된 붉은 빛의 화염은 질산에스테르 계열의 고성능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만든 정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0분 이상 비행에 성공한 점에서 엔진 노즐부 등 주요 부위에 내열성이 강한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 군 “재진입·다탄두 기술 완성 주력할 듯”화성-18형의 시험 성공으로 2017년 화성-14·15형(액체연료 ICBM)으로 시작한 북한의 ICBM 기술력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등에 발사 징후(연료 주입 등)가 포착되는 액체연료 ICBM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상대국이 선제타격을 하거나 요격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핵강국이 ‘핵 투발’이 유일한 목적인 ICBM을 모두 고체연료 ICBM으로 운용 중인 이유다.북한은 이번에도 고각 발사로 ICBM의 ‘최종 관문’인 재진입 기술은 입증하지 못했다. 향후 정상각도 발사로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한편 러시아의 야르스(RS-24)급 다탄두 기술을 화성-18형에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자는 “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동시 기습 핵타격’ 능력을 갖춰야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하고, 백악관을 협상장으로 끌어낼수 있다고 김정은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과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개최를 앞두고 반미 분위기 고조를 통한 내부 결속과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를 위해 치밀히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미 정찰기 동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시비와 격추 위협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12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017년 7월부터 북한이 쏜 ICBM 중 가장 긴 시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군 정찰기의 대북 감시 활동을 겨냥해 보복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ICBM을 쏘는 한편 74분 최장 시간 비행으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것. 이번 미사일은 4월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ICBM으로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어 기습 타격에 유리한 북한 ICBM 최신형인 ‘화성-18형’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전 10시경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고각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화성-18형 발사 당시엔 최대 고도가 2000km대 초반이었지만 이번엔 6000km대까지 올라갔다. 정상 각도로 발사해 고도를 낮추면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거리에 들어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고 했다.北 ‘신형 ICBM’ 74분 최장 비행… 90일만에 기술 진전 과시 ‘정찰기 침범’ 빌미 대미 무력시위정상 발사땐 美 본토전역이 타격권“전승절 앞두고 연쇄 도발 가능성”尹 “北미사일, 파리-런던까지 위협”북한이 12일 동해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화성-18형 신형 고체연료 ICBM이 유력한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전날(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 정찰기의 동해상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을 구실로 재차 대미 협박을 가한 지 하루 만에 발사 명령 즉시 미 본토로 날아갈 수 있는 고체연료 ICBM으로 고강도 대미 무력 시위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특히 90일 전인 4월 13일 처음 쏜 고체연료 ICBM보다 비행시간과 정점고도 등 기술력이 급진전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 고체연료 ICBM은 액체연료 ICBM과 달리 사전 연료 주입이 필요 없어 발사 명령 수십 초 만에 쏠 수 있어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 고체 ICBM 최대 추력, 최장 비행시간 시험한 듯 북한이 이날 고각 발사한 화성-18형 추정 ICBM은 약 74분간 비행한 뒤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250km 동해상에 낙하했다. 지난해 3월 고각으로 쏜 화성-15형(북한은 화성-17형 주장)의 비행시간(71분)을 능가하는 역대 최장 비행시간이다. 정점고도도 6000km 이상으로 당시 화성-15형의 역대 최대 정점고도(6248km)에 육박했거나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정상 각도로 쐈다면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로 플로리다를 포함해 미국 본토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4월 발사 때는 최대 사거리가 괌에 다다를 것으로 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8차 당 대회에서 1만5000km 사정권 안의 전략적 대상에 대한 핵 선제 및 보복 타격 능력 완비 등 ICBM 고도화를 지시한 바 있다. 군 안팎에선 4월 첫 발사 후 90일 만에 화성-18형을 다시 쏴 고체 ICBM 기술력의 급진전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발사 당시 화성-18형의 1단 추진체는 정상 각도로, 2·3단 추진체는 고각으로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당시 북한은 ‘시간 지연 분리 방식’으로 최대 속도를 제한했다고도 했다. 첫 시험발사인 만큼 실패에 대비해 속도와 비행 각도를 조절해 비행거리(약 1000km)와 정점고도(2000km대 초반)를 줄여 쏜 것. 군 소식통은 “이번엔 최대 추력으로 쏴 미 본토 전역을 기습 타격할 수 있는 고체 ICBM 개발이 ‘종착점’임을 과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ICBM은 핵탄두를 싣고 모처에 숨어 있다가 순식간에 나와서 발사 가능한 점에서 액체연료 ICBM보다 대미 기습 타격에 훨씬 유리하다. 화성-18형이 북한 ICBM의 ‘결정판’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을 앞두고 내세울 치적이 없는 김정은이 내부 결속을 목적으로 미국을 ‘타깃’ 삼아 연쇄 도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尹 “北미사일 파리 베를린 런던 타격 가능”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앞서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와 연결된 화상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졌다”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다.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12일 오전 10시경. 발사 원점인 평양에서 7400km가량 떨어진 하와이의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 캠프 스미스에선 공교롭게도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인 ‘트라이차드(TRICHOD)’가 진행되고 있었다. 회의 주요 안건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 방안. 3국 군 수뇌부가 북한 위협에 맞선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을 무렵, 북한이 보란 듯 신형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쏘아 올린 것이다. 트라이차드는 한미일 합참의장이 화상 또는 대면으로 1년에 한두 차례 만나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정상 각도 발사 시 사거리가 1만5000km에 달해 하와이는 물론 미 본토 전역을 한미 감시 자산에 사전 발각되지 않고 기습 타격할 수 있다. 고체연료 ICBM은 북한 미사일의 최종판 격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일각에선 북한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트라이차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맞춰 발사 버튼을 누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최근 코브라볼(RC-135S) 등 미군 정찰기가 북한 경제수역 내를 비행한 것과 한미일이 안보 협력을 위해 밀착하고 있는 것에 강하게 반발해 온 북한의 의도적 노림수란 것. 이날 김승겸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은 지난해 10월 미 워싱턴에서 만난 이후 9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여 북한 미사일 및 핵 개발 활동 등 인태 지역 내 안보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미 합참의장은 북한 핵 위협에 맞서 한국과 일본을 철통같이 방어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회의 종료 무렵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3국 합참의장은 북한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합참은 보도자료를 통해 “3국 의장은 회의 현장에서 (도발) 상황을 감시하는 가운데 북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실시간으로 3국 대응 방안을 협조하는 한편 북한 위협에 대한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밀리 의장은 트라이차드 회의 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양자 간 북핵 위협 대응 방안도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 도발 직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북핵수석대표 등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도 전화 통화로 북한 ICBM 대응 방안 등을 협의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전략정찰기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비행한 것과 관련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이틀 ‘격추 위협’ 담화를 내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김여정은 미 정찰기가 10일 새벽 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강원 통천군 동쪽 435km 해상에서 EEZ를 침범했다가 북한 공군의 대응 출격에 퇴각한 뒤 다시 강원 고성군 동쪽 400km 해상에서 EEZ를 재차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침범 구간은 북한의 EEZ 내 20∼40km 구역이라며 이곳에서 “필경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도 위협했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미 공군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가 김여정이 언급한 구역을 비행했고, 그 과정에서 미그-21로 보이는 전투기의 위협 비행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 공군이 3대를 보유한 코브라볼은 수백 km 밖의 미사일 발사 징후와 비행 궤적, 탄착 지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북한이 EEZ 진입을 영공 침범처럼 주장했지만 국제법상 EEZ(영해기선에서 200해리·약 370km)는 해당국의 자원 탐사 및 개발, 보존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타국의 항해나 비행 자유가 보장된 곳이다. 군도 11일 “EEZ 내 비행을 ‘침범’했다고 표현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주장은) 일고의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일본의 EEZ 내로 미사일을 쏴 타국 선박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해 온 북한이 ‘적반하장’식 논리를 펼쳤다는 것. 전날 국방성 대변인 담화에서 “영공 침범”을 주장한 북한이 김여정 담화에선 “EEZ 침범”으로 말을 바꾼 의도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여정이 미 정찰기의 탐지 반경이 “240마일(약 444km)”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북한의 EEZ 내 비행을 시비 건 게 미사일 도발 징후가 미국에 샅샅이 노출되는 상황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격한 반응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에 따른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동시에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정전협정일(27일)을 앞두고 내부 결속 차원이란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추가 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지 절반이 지난 시점이지만 경제 발전에 큰 성과가 없으니 차라리 군사적 충돌을 일으켜 모든 책임을 미국으로 미뤄버리려 할 수 있다”고 했다. 군은 북한이 미 정찰기의 동해상 전개에 맞춰 미그기를 출격시켜 위협하거나 지대공 또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등을 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를 이륙해 동해로 북상하던 미 공군의 코브라볼 정찰기 1대는 부산 북동쪽 해상에서 기수를 돌려 기지로 복귀했다. 북한의 위협 상황과 연관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에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여러 차례 전제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북한은 불행하게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중 국경지대에 살았는데 (당국에서) 2016년부터 밀수를 못 하게 하니까 쌀을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밥 먹고 생활용품 구하고 이런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2019년 탈북해 중국에 살다 최근 한국에 온 20대 여성 A 씨가 검은색 대형 가림막 뒤에서 북한 내부 식량난에 대해 이야기했다. 통일부 산하 탈북민 정착기관인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고 있는 A 씨는 “밀수 단속으로 생활이 너무 힘들어져서 중국으로 나오게 됐다”며 “중국에선 신분증이 없어 임금을 중국인들 절반만 받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북한 당국이나 중국 공안에 발각될까 봐 숨어 살며 겪은 고충도 털어놓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오면 저한테도 신분이 생기지 않습니까. 사람처럼 당당히 살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식량 배급 중단으로 영양실조” 통일부는 하나원 개원 24주년을 맞아 10일 국내외 언론에 경기 안성시 삼죽면에 있는 하나원을 공개했다. 직업교육관·하나의원 등 내부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동시에 탈북민 인터뷰까지 진행한 것. 지난해도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하나원이 공개된 바 있지만 언론 보도를 전제로 하나원 교육생인 탈북민까지 취재진 앞에 등장한 건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가림막 뒤에 앉은 A 씨는 얼굴과 몸 실루엣조차 보이지 않았다. 북한에 남은 가족과 친척의 신변 안전을 우려한 조치였다. A 씨와 달리 다른 탈북민 2명은 얼굴을 공개했다. 다만 이들 역시 출신 지역 등 신원이 특정될 만한 정보는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2014년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갔다 최근 한국에 온 30대 여성 B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여섯, 일곱 살까지만 해도 식량이 배급됐는데 열 살 때부터는 미공급(식량 배급 중단)됐다”며 “정말 먹고살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양실조에 걸렸고 꽃제비 생활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30대 여성 C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국에서 신분 검사가 강화됐는데 신분증이 없어 살기가 힘들었다”며 “(동료) 언니들이 한국 가면 신분증도 주고 중국보다 더 잘살 수 있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봉쇄와 감시 및 통제 강화가 한국행을 택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도별 탈북민 입국 현황을 보면 2013년 1514명에 달하던 탈북민 입국자는 2018년 1137명으로 서서히 줄어들다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229명으로 곤두박질쳤다. 다만 2021년 63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엔 최근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탈북민 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통제에 염증을 느끼던 중국 거주 북한 주민이나 북한 내 주민들이 봉쇄가 풀린 직후부터 한국행에 나서고 있는 것. 이날 하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탈북민 입국자 수는 대폭 늘어난 건 아니지만 코로나19로부터 많은 나라가 해방되면서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韓 드라마 보고 인권이 뭔지 알게 돼” 탈북민들은 북한 내부에서 접한 한국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영향을 줬다고도 했다. 앞서 5월 어선을 타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탈북한 두 일가족 역시 합동신문 과정에서 한국 방송을 몰래 보며 한국 사회를 동경해온 것이 탈북 동기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본 적 있다는 A 씨는 “한국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북한) TV에서 말하는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며 “한국에서는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권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도 드라마를 통해 알았다”고 했다. 권 장관은 이날 탈북 결심의 주원인인 북한 내 식량난에 대해 “북한 지도부도 기본적인 식량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굉장히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생각해 중국 등에서 (식량을) 수입해 조금 진정은 됐지만 아직 (식량 사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아사자 발생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권 장관은 이날 외신에 하나원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 인권이나 탈북민 정착 지원 및 보호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탈북민에 대한 기조가 전 정부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걸 강조했다.안성=고도예 기자 yea@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해군과 해경이 일본 극우세력의 독도 상륙 시도에 대비한 동해영토수호훈련(옛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竹島·일본 주장 독도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과 해경은 함정 등을 동원해 지난달 22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동해영토수호훈련을 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우리 영토와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숙달하기 위해 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독도방어훈련은 1986년 시작돼 매년 2차례 실시된다. 2019년 8월부터 동해영토수호훈련으로 이름을 바꿨다. 훈련의 비공개 실시를 두고 한일 화해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라는 주장이 나왔다. 훈련 때마다 반발해온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주일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이번 훈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는 취지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6·25전쟁 당시 백석산 전투(1951년 9월 30일∼10월 28일)가 벌어진 강원 양구군 백석산 1142고지 일대에서 2018년 5월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 노관수 이등중사(현 병장)로 최종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일 “2012년 채취한 아들 원근 씨(72)의 유전자 시료와 발굴된 유해 유전자를 대조하는 등 정밀 분석을 진행한 결과 국군 8사단 소속이었던 노 이등중사로 확인됐다”며 “이는 (2000년) 유해 발굴 개시 이후 213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라고 밝혔다. 노 이등중사의 유해는 올해 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노 이등중사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1951년 5월 원근 씨를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자진 입대했다. 강원 인제에서 노전평 전투에 참전하는 등 활약하다가 입대 약 5개월 만인 10월 6일 동부전선 요충지였던 백석산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전해 22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이날 서울 강동구의 아들 원근 씨 자택에서는 신원확인 통지서와 유품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열렸다. 생전 아버지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들은 “어머니가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시며 대문에 빗장도 안 걸고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다리셨다”며 “이렇게 유해를 찾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