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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찾은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현대자동차그룹 남양기술연구소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덥고 건조하고, 시끄럽더니 또 엄청 조용하기도 한 곳’이다. 섭씨 영하 40도∼60도의 환경을 구현해 극한의 날씨가 차량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는 ‘환경풍동시험실’은 이날 맛보기용으로 온도를 35도에 맞췄는데도 숨이 턱 막히고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반면 습도에 민감한 2차전지를 다루는 ‘배터리 분석실’은 취재진을 위해 습도를 낮추는 드라이룸 기능 작동을 멈췄는데도 다른 공간보다 현저히 건조하단 느낌이 들었다. 근처 ‘상용시스템시험동’은 귀가 먹먹할 정도로 적막감이 흘렀다. 조용한 환경에서 차량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 7.5m 높이로 쌓아 놓은 흡음재 1만3000개가 모든 소리를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에서는 모터와 인버터 등이 내는 ‘위이잉’ 하는 특유의 기계음이 시험실을 가득 채웠다. 1995년에 세워져 1만4000여 명이 근무 중인 남양기술연구소는 현대차·기아 차량의 성능과 품질을 지켜내는 보루와 같은 곳이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중 ‘월드카 어워즈’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까지 3년 연속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수상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것도 남양기술연구소가 버티고 있는 덕분이다. 전동화 시대를 맞이해 남양기술연구소는 전기차의 품질과 성능 비교우위를 이어가야 하는 특명도 안고 있다. 미국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가 급부상하고 있고, 중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인 샤오미도 최근 첫 전기차 ‘SU7’을 선보이는 등 전기차 업계에는 강한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빠르게 전환해 선두권 업체들에 응수하면서 동시에 안전·품질 이슈를 철저히 관리해 아직 엔지니어링 노하우가 부족한 후발 업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전년 대비 17∼20% 늘어난 4조1391억 원을, 기아는 2조6092억 원을 집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는 2026년까지 3년간 R&D에 3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양기술연구소 직원들은 품질과 안전에서 차별성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길이 20m, 너비 10m, 높이 6.6m에 달하는 환경풍동시험실에서는 수소전기 트럭인 ‘엑시언트’를 앞에 두고 3.3m의 대형 팬으로 시속 120km의 기류를 만들어 고속 주행 시에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식이다. 이강웅 현대차그룹 상용연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현대차에서 상용차 개발을 담당하는) 마틴 자일링어 부사장도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왔는데 벤츠에도 이 정도의 규모의 장비는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동원되기도 한다. 운전석에 장착된 로봇이 사람 대신 기어, 액셀,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로봇 팔이 차량의 문을 일정 강도로 여닫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분한 내구성 데이터 확보를 위해 로봇이 24시간 내내 몇 달간 시험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남양연구소에서는 타사 제품에 대한 벤치마킹 작업도 진행된다. 배터리 분석실에서는 품질 문제에 대해 사전 협의를 거친 국내외 제조사들의 배터리를 분해한 뒤 물질 간 결합을 분석하는 라만분광분석기로 살펴보기도 했다.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에서도 수입차 구동 시스템을 살피는 시험을 진행하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런 것까지 살펴보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품질 이슈와 관련해 세세하게 살피고 있다”며 “전기차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작은 차이로부터 더 큰 상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화성=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제철은 지속가능한 철강사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글로벌 지속가능 철강협정(GSSA) 등 탄소 배출에 관한 규제가 속속 추진되는 글로벌 산업 환경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제철은 2050년에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직간접 탄소 배출량을 12% 감소하겠다는 탄소 중립 로드맵을 지난해 공개한 바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서는 예전처럼 철강 산업을 영위해 나가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에 현대제철도 탄소 저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은 먼저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1단계로는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현대제철 고유의 신(新)전기로 신설이 검토된다. 신전기로 건설이 완료되면 탄소 배출이 약 40% 줄어든 강재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신전기로는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형태를 지니게 된다. 기존의 철 원료를 녹이는 작업부터 시작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신전기로의 핵심이다 . 더불어 현대제철의 독자 기술을 활용한 저탄소 제품 생산 체계인 ‘하이큐브’ 기술이 생산 공정에 적용된다. 하이큐브는 신전기로에 철스크랩과 고로의 탄소 중립 용선, 수소환원 직접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수소 융합 생산 체제다. 이렇게 생산된 저탄소 제품들은 현대제철의 고유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로 명명돼 글로벌 주요 고객에게 제공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 강판을 생산·공급했던 경험이 있다. 2022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1.0GPa(기가파스칼)급 전기로 저탄소 고급 판재의 시험 생산에 성공해 하이큐브로 대표되는 탄소 중립 철강 생산 체제 전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 현대제철은 현재 한국형 에너지 효율 혁신 파트너십인 ‘KEEP30’에 참여해 실질적인 에너지 관리 체계 수립 및 혁신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향후 고로 공정 중에 발생하는 탄소의 저감 기술 개발 및 에너지 절감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올해 창립 128주년을 맞은 두산그룹은 ‘변화 DNA’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계·자동화, 반도체와 첨단소재 등의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다. 두산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글로벌 SMR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70개의 SMR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등 글로벌 SMR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끈끈하게 이어오고 있다. 수소 분야에서도 생산부터 유통, 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는 1월 경남 창원에 국내 첫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했다. 이곳에선 수소버스 200대 분을 충전할 수 있는 하루 5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7년 400MW(메가와트)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도 목표로 내걸었다. 2019년 세계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했다. 더불어 국책과제로 50% 수소 혼소 및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두산퓨얼셀은 대표적인 수소 활용 분야인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력인 발전용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비롯해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카메라 이미지센서(CIS) 등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는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두산테스나는 최근 이미지센서 후공정 전문기업인 ‘엔지온’을 인수하기도 했다. 두산테스나는 엔지온 인수를 통해 CIS 관련 반도체 후공정 밸류체인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제조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이후 현재 업계 최다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사용 편의를 위한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인정받아 2018년부터 줄곧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또한 북미, 서유럽 등 해외 시장 판매가 늘어나면서 국내 협동로봇 기업 최초로 ‘글로벌 톱5’에도 진입했다. 두산로보틱스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에도 참가해 재활용품 분류 솔루션 ‘오스카 더 소터’가 물체를 집은 뒤 스스로 종이컵, 플라스틱 용기, 캔 등의 특성을 학습하고 분류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소형건설장비 1위 기업인 두산밥캣은 완전 전동식 장비를 비롯해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잔디깎이 제품을 내놓는 등 건설장비 부문 글로벌 최고기업으로서 기술혁신을 지속해가고 있다. 특히 두산밥캣은 이번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업계 최초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를 공개했다. ‘AT450X’는 농업 신기술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그토노미와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당시 좁고 비탈진 공간을 무인으로 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이 자리에서는 CES 혁신상 2관왕에 오른 완전 전동식 스키드 로더 ‘S7X’, 조종석을 없앤 무인 콘셉트 로더 ‘로그X2’, 무인 잔디깎이 등도 함께 선보여 기술력을 뽐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빌리티 시장 환경 속에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로봇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해 활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였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력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거듭나겠단 것이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4’는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가장 명확하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당시 현대차가 꺼내 든 화두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 대전환’이었다. 이는 현대차가 앞으로 수소 에너지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AI 기술력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이번 CES에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모셔널, 제로원, 포티투닷 등 그룹 내 7개사가 총출동해 역대 최대 규모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CES 2024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그룹 중장기 전략 ‘SDx’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하는 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 없이 연결되는 것을 말한다. 도시 교통을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으로 재정의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위치나 이동 등 일상 속의 다양한 상황과 환경, 맥락을 종합적으로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맞는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 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과 기기,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다. 현대차는 CES 2024에서는 로봇 제작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도 선보였다. AI를 바탕으로 모든 상자에 대해 스스로 세운 규칙에 따라 트레일러와 배송용 컨테이너를 비우기 때문에 사전에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레치는 최대 무게 약 22.7kg의 상자를 운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열었던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도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생산 기술이 대거 접목된 곳이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HMGICS는 지능형·자동화된 제조 플랫폼을 갖춰 다품종 유연 생산의 ‘제조 혁신’을 주도하고자 세워졌다.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AI와 로봇 기술을 HMGICS의 제조 시스템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산 시설 내부를 바쁘게 오가는 노란색 ‘AI 키퍼’다. 해당 기기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AI 기술을 접목한 일종의 ‘조립 품질 검사원’ 역할을 수행한다. AI 키퍼는 작업자가 여러 부품을 차량에 조립할 때 가까이 다가가 이를 촬영한 뒤 비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조립 품질을 확인한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HMGICS 내부에 ‘AI 안전 카메라’라고 불리는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작업 공간으로 사람이 진입하면 이 카메라가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해 경고를 발동하고 해당 공간의 로봇 작동을 멈추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운전자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 ‘AGV’는 차체를 생산 작업이 이뤄지는 셀에 정확하게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다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AMR’의 경우에는 차량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유기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HMGICS 생산 공정을 뒷받침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3년 연속 ‘세계 올해의 차’(WCOTY)를 수상하면서 글로벌 정상급으로 올라선 전기차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시상식이 열린 ‘뉴욕 오토쇼’ 현장에서 기아는 새로운 준중형 세단인 ‘K4’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는 그룹 내 모델 가운데 북미 판매량 1위인 ‘투싼’ 신차를 북미 최초로 공개하며 미국 뉴욕을 뜨겁게 달궜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의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이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월드카 어워드에서 WCOTY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총 38개 후보가 격돌한 올해 평가에서 볼보의 ‘EX30’, BYD의 ‘실’과 최종 경합을 벌인 끝에 최고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2020년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시작으로 2022년 ‘아이오닉5’, 지난해 ‘아이오닉6’ 등 이번까지 최근 5년 새 4차례 WCOTY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WCOTY는 ‘북미 올해의 차’(NACTOY)와 ‘유럽 올해의 차’(COTY)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으로 꼽힌다. 29개국 자동차 전문기자 100명이 비밀투표로 선정한다. 올해 1월에도 NACTOY로 선정된 EV9은 세계 3대 자동차 상 중에서 두 개를 거머쥐었다. 현대차그룹의 첫 준대형 전기 SUV로 출시된 EV9은 99.8kWh(킬로와트시)의 대용량 배터리에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여유로운 실내 공간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V9은 월드카 어워드의 세부 시상에서 ‘세계 올해의 전기차’로도 뽑혀 2관왕에 올랐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N’도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뉴욕 오토쇼에서 기아 K4의 실물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준중형 세단인 ‘K3’와 중형 세단인 ‘K5’로 제품군을 꾸렸던 기아가 두 차급 사이에 K4 모델을 신설한 것이다. K3는 올해 하반기(7∼12월) 중 단종된다. K4는 현대차의 ‘아반떼’와 비슷한 차급이기 때문에 사회초년생들을 공략할 만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K4에는 운전자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기아 AI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K4는 올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계획은 따로 잡히지 않았다. 현대차 모델 가운데 북미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투싼’의 부분변경모델도 뉴욕 오토쇼를 통해 북미 시장에 처음 공개됐다. 2021년 처음 출시한 현대차의 북미 전용 픽업트럽인 ‘싼타크루즈’의 상품성 개선 모델도 이번에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여기는 C13 파견! 다리 전체가 무너질 듯합니다!” 무전기를 통해 12초간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진 것은 26일 오전 1시 29분이었다.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로 컨테이너선이 불을 깜빡거린 채 다가오다 교각에 충돌한 것을 본 교통당국 관계자의 신고였다. 경찰은 즉시 다리 양끝에서 진입 차량을 멈춰 세웠다. 1분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1977년 건설된 노후 교량인 이 다리는 이날 싱가포르 국적의 ‘달리’호와 충돌한 뒤 20초 만에 주저앉았다. 다리 위에 있던 인부 8명이 수십 m 아래 퍼탭스코강으로 추락했다. 2명이 구조됐으나 실종된 6명 중 1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나머지도 사망했을 것으로 외신은 추정했다. 교통 당국과 경찰의 발 빠른 대응이 없었더라면 사고는 자칫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미국 내 최대 자동차 수송 항구 겸 석탄 수송 2위 항구인 볼티모어항의 운영은 무기한 중단됐다. 미 동부 물류 활동이 앞으로 몇 달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조종 능력 상실… 충돌 20초 만에 ‘와르르’ 달리호는 길이 300m, 폭 48m에 약 97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달리호는 충돌 약 4분 전부터 배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교각으로 방향을 튼 뒤 1분 만에 충돌했다. 항만 관계자들이 배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닻을 내리고 왼쪽으로 방향타를 돌리도록 지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원들은 충돌 직전에 당국에 “통제력을 상실했다”며 조난신호(Mayday call)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층 빌딩 높이의 대형 선박이 시속 14.8㎞로 교각을 들이받은 여파로 20초 만에 총 길이 2.6km 다리에서 56m 구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47년 된 이 다리에 교각 보호물이 없었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다리가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로 볼 줄 상상도 못했다. 마치 액션영화 장면 같았다”고 했다. 미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사고 초기 조사 메모에서 “충돌 전 선박 추진체의 동력은 상실된 상태였다”고 파악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비상 발전기로 선박의 조명은 다시 켜졌지만 엔진은 복구되지 않아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 선박은 2015년 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 지난해 6월에도 추진체, 보조 기계 관련 결함을 지적받았다. 2016년 벨기에 앤트워프항에서도 충돌 사고를 냈다. 미 교통안전위원회가 곧 선박의 결함 여부를 포함해 사고 조사를 할 예정이다. ● “美 동부 해안 오가는 물류 흐름 차질” 볼티모어항은 미 동부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핵심 물류 기지다. 지난해 800억 달러(약 107조 원에 이르는 5230만 t의 국제 화물을 처리한 물동량 기준 미 9위 항구다. 특히 지난해 자동차 및 소형트럭 약 84만7000대를 하역하며 미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자리매김했다. 미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와 닛산, 독일 폭스바겐 등이 모두 이용한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석탄 수출의 27%를 수출한 석탄 수송 2위 항구이기도 하다. 다리 붕괴 전 최소 12척의 선박이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볼티모어항을 출항할 예정이었다. 볼티모어항과 이 다리를 이용하지 못하는 컨테이너선과 차량들이 대체 항구를 찾거나 우회로를 택하면 운송 시간 및 비용 증가, 병목 현상 등이 뒤따를 수 있다. 폭스바겐도 성명에서 “볼티모어항 인근 교통 경로가 변경돼 선적 처리 후 운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한국 산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주로 미 서부 항구를 이용한다”며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능한 한 빨리 이 항구를 다시 가동할 것이다. 5만 개의 일자리가 이 항구에 달려 있다”며 조만간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또 “연방정부가 재건 비용 전액을 부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이번 사고와 비슷한 2018년 이탈리아 제노바 다리 붕괴 당시 2년 후 새 다리가 개통된 점을 들어 빨라도 재개통에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권오갑 HD현대 회장(사진)이 27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영빈관에 조선소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타국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이날 행사에는 HD현대중공업 및 HD현대미포의 협력사 등에서 근무하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7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42명이 참석했다. 회사 경영진 중에서는 권 회장 외에 HD현대중공업 이상균 노진율 사장, HD현대미포 김형관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권 회장은 “회사는 여러분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때 건강하게 금의환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안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해 달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 루스탐존 씨는 “회사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잘 적응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HD현대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사내에 ‘외국인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통역 지원 인력을 상주시켜 외국인 근로자들의 소통을 돕고 있다. 특정 식재료를 먹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위해선 맞춤형 글로벌 식단도 제공한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헤이 기아. 엉따(엉덩이 따뜻하게) 해줘!” 기아의 ‘카니발’ 2열 우측 좌석에 앉아 있던 도중 문득 봄바람이 아직 좀 쌀쌀하다고 느껴져 ‘엉따’를 요청해봤다. 대화할 때 정도의 평범한 데시벨(dB)로 말했는데 카니발은 차량 내 음악과 서너 명이 내뱉는 잡담 소리를 뚫고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곧바로 열선시트 작동 버튼에 노란색 불빛이 들어오며 엉덩이가 따뜻해졌다. 별로 춥지도 않은데 무슨 ‘엉따’냐 눈을 흘기던 동승객의 좌석도 혹시 같이 뜨거워진 것은 아닌지 살피니 그렇지는 않았다. 어느 좌석이라고 말도 안 했는데 발화자를 귀신같이 찾아내 2열 우측 열선시트만 작동시킨 것이다. 27일 서울 서초구 시내에서 카니발 신차에 새롭게 장착된 ‘멀티존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해봤다. 멀티존 음성인식은 2열에서도 ‘헤이 기아’라고 부른 뒤 요청 사항을 말하면 맞춤 서비스가 작동되는 신기술이다. 이는 지난해 말 3년여 만에 출시된 카니발의 상품성 개선 모델에 현대자동차·기아 차량 중 최초로 장착됐다. 7∼9인승 카니발은 승객이 많은 가족용 차량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녔다. 그동안의 차량은 음성 명령 기능이 주로 1열에서만 작동했고, 2열에선 천장에 달린 음성인식 요청 버튼을 손으로 누른 뒤 명령어를 외쳐야 했다. 그나마도 ‘2열 우측 자리 엉따 해줘’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하지 않으면 괜한 사람의 엉덩이를 달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신형 카니발에는 탑승자의 목소리를 감지하는 지향성 마이크 네 개가 차량 1열 좌우, 2열 좌우 천장에 달려 있다. 지향성 마이크는 특정 방향에서 입력되는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탑승자가 ‘헤이 기아’라고 부르며 요청 사항을 말하면 네 개의 마이크가 소리를 분석해 발화자가 위치한 쪽에 맞춤 응대를 해주는 것이다. 멀티존 음성인식은 명령어를 0.4초 만에 인식하지만 차량이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이에 대해 반응하는 과정에서 응답속도가 1.5초까지 늘어날 수 있다. 노재근 현대차그룹 책임연구원은 “차량 내부 음악이나 영상 음원은 마이크에 입력되지 않도록 하거나, 주변 대화나 주행 소음을 분리하는 기술을 적용했다”며 “차량 내에서 90dB 크기로 6시간 동안 미디어가 재생되는 도중에 멀티존 음성인식의 오인식은 2번만 발생해 인식률이 약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설명대로 멀티존 음성인식은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인식률이 높은 편이었다. “나 더워”라고 명령어를 입력하자 앞좌석에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공조와 통풍시트 설정을 변경할게요”라는 대답과 함께 조치가 취해졌다. 옆 사람과 대화하던 도중에 갑자기 “헤이 기아. 테일게이트(트렁크) 열어줘”라고 말해도 곧바로 뒤 트렁크가 활짝 열렸다. 다만 앞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다른 기능이 작동되는 도중에 2열에서 음성명령을 시도하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멀티존 음성인식은 카니발 신차의 시그니처 트림(4252만 원)과 그래비티 트림(4405만 원)에 기본 옵션으로 장착돼 있다. 황승현 현대차그룹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더 뉴 카니발에 적용했지만 추후 제네시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하드웨어 성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 전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여기는 C13 파견! 다리 전체가 무너질 듯 합니다!”무전기를 통해 12초간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진 것은 26일 오전 1시 29분이었다. 미국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로 컨테이너선이 불을 깜빡거린 채 다가오다 교각에 충돌한 것을 본 교통당국 관계자의 신고였다. 경찰은 즉시 다리 양끝에서 진입 차량을 멈춰 세웠다. 1분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는 이날 싱가포르 국적의 ‘달리’호와 충돌한 뒤 20초 만에 주저앉았다. 다리 위에 있던 인부 8명이 수십 m 아래 퍼탭스코강으로 추락했다. 2명이 구조됐으나 실종된 6명 중 1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나머지도 사망했을 것으로 외신은 추정했다. 교통당국과 경찰의 발 빠른 대응이 없었더라면 사고는 자칫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미국 내 최대 자동차 수송 항구 겸 석탄 수송 2위 항구인 볼티모어항의 운영은 무기한 중단됐다. 미 동부 물류 활동이 앞으로 몇 달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조종 능력 상실… 충돌 20초 만에 ‘와르르’달리호는 길이 300m, 폭 48m에 약 97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대형 선박이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달리호는 충돌 약 4분 전부터 배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더니 교각으로 방향을 튼 뒤 1분 만에 충돌했다. 항만 관계자들이 배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닻을 내리고 왼쪽으로 방향타를 돌리도록 지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선원들은 충돌 직전에 당국에 “통제력을 상실했다”며 조난신호(Mayday call)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층 빌딩 높이의 대형 선박이 시속 14.8㎞로 교각을 들이받은 여파로 20초 만에 총 길이 2.6km 다리에서 56m 구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다리가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실제로 볼 줄 상상도 못했다. 마치 액션영화 장면 같았다”고 했다.미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사고 초기 조사 메모에서 “충돌 전 선박 추진체의 동력은 상실된 상태였다”고 파악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비상 발전기로 선박의 조명은 다시 켜졌지만 엔진은 복구되지 않아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 선박은 2015년 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했다. 지난해 6월에도 추진체, 보조 기계 관련 결함을 지적받았다. 2016년 벨기에 앤트워프항에서도 충돌 사고를 냈다. 미 교통안전위원회가 곧 선박의 결함 여부를 포함해 사고 조사를 할 예정이다. ● “美동부 해안 오가는 물류 흐름 차질”볼티모어항은 미 동부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핵심 물류 기지다. 지난해 800억 달러(약 107조 원에 이르는 5230만 t의 국제 화물을 처리한 물동량 기준 미 9위 항구다.특히 지난해 자동차 및 소형트럭 약 84만7000대를 하역하며 미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자리매김했다. 미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와 닛산, 독일 폭스바겐 등이 모두 이용한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석탄 수출의 27%를 수출한 석탄 수송 2위 항구이기도 하다. 다리 붕괴 전 최소 12척의 선박이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볼티모어항을 출항할 예정이었다. 볼티모어항과 이 다리를 이용하지 못하는 컨테이너선과 차량들이 대체 항구를 찾거나 우회로를 택하면 운송 시간 및 비용 증가, 병목 현상 등이 뒤따를 수 있다. 폭스바겐도 성명에서 “미 북·동부와 중부 대서양에 있는 미국 딜러들을 위해 차량 약 10만 대를 실어 보냈다”면서 “볼티모어항 인근 교통 경로가 변경돼 선적 처리 후 운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한국 산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주로 미 서부 항구를 이용한다”며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능한 한 빨리 이 항구를 다시 가동할 것이다. 5만 개의 일자리가 이 항구에 달려 있다”며 조만간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또 “연방정부가 재건 비용 전액을 부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이번 사고와 비슷한 2018년 이탈리아 제노바 다리 붕괴 당시 2년 후 새 다리가 개통된 점을 들어 이번에 빨라도 재개통에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테슬라 대항마’로 기대를 받으며 2020, 2021년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상장 폐지 및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 저가 경쟁, 중국 업체의 부상 등 업계에 불어닥친 ‘삼중고’를 버텨내지 못하고 자금줄이 말라가는 것이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는 25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로부터 상장 폐지 통보를 받았다. NYSE는 성명을 통해 피스커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장에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NYSE는 일정 기간 평균 주가가 1달러를 밑돌면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 피스커의 주가는 1월 12일 1.03달러에 턱걸이한 후 계속 1달러를 밑돌았다. 이날 피스커 주식은 연초 대비 94.5% 하락한 0.09달러로 거래가 정지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피스커가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나스닥에 상장한 전기차 업체 가운데 지난해 6월 미국 로즈타운모터스가, 지난달 영국 어라이벌이 파산 신청을 하는 등 줄파산의 암운이 드리웠다. 다음 상장 폐지 타순은 수소·전기 트럭 업체인 니콜라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니콜라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4일 1.01달러 이후 이날(0.74달러)까지 줄곧 1달러를 밑돌고 있다. 미 금융당국은 이미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두 번에 걸쳐 상장 폐지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일제히 경영난에 빠진 핵심 원인은 전기차 수요 둔화다. 이들 업체가 증시에 상장했을 때인 2020, 2021년만 해도 기대감이 들끓었지만 현재 전기차의 성장은 둔화됐다. 충전 인프라 부족,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등의 문제가 겹친 탓이다. 그러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는 할인 경쟁을 펼치면서 업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이와 함께 지리자동차, 니오, 엑스펑 등 중국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외부 수혈을 통해 위기 탈출을 꾀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피스커만 해도 이달 중순 기존 투자자로부터 1억5000만 달러의 자금 조달 약속을 받았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리비안은 지난해 10월 15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까지 자금 조달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루시드는 25일(현지 시간)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의 계열사로부터 10억 달러를 추가 수혈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앞서 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우디가 유일한 생명줄”이라고 평가하는 등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해 말 기준 루시드의 현금 보유액은 14억 달러, 리비안은 79억 달러다. 두 회사의 지난해 순손실 규모가 각각 28억 달러, 54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적자를 줄이거나 신규 투자를 유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경영난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크게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스스로 철회했다. 한국타이어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삭제한다고 25일 공시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일부 후보자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를 사임함에 따라 해당 안건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12년 처음 한국타이어 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12년 만에 사내이사 직함을 맡지 않게 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철회에 대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0억 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배임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뒤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RSG(Red Sea Global)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RSG는 사우디의 ‘기가 프로젝트’ 5개 중 하나인 홍해 프로젝트의 추진 주체다.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전액 출자한 RSG는 홍해 해안선을 따라서 자연친화적인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홍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MOU를 통해 RSG가 개발하고 있는 홍해 지역의 움마하트 제도 리조트 단지와 아말라 지역에서 전기차 및 수소 전기차를 실증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RSG 개발 단지 전체에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화오션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척을 건조하는 약 2조4393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출범 이후 최대 계약이다. 한화오션은 25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지난해 5월 한화오션 출범 이후 단일 계약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해당 선박은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건조해 2028년 1월 말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한화오션이 지난달 29일 중동지역 선사와 체결했던 LNG 운반선 12척 건조에 대한 합의각서(MOA) 중 8척에 대해 정식 계약을 진행한 차원이다. 한화오션과 중동지역 선사는 나머지 4척에 대해서도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2027년까지 연간 LNG 생산량을 7700만 t에서 1억2600만 t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LNG선 발주를 늘리자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2020년 이 프로젝트의 1차 발주 물량 65척 가운데 54척을 쓸어담았다. 이후 2차 발주에서는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이 먼저 17척(계약금액 5조2511억 원)을 계약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2월 15척(계약금액 4조5716억 원)을 수주했고, 한화오션이 이번에 12척 물량을 모두 소화하면 국내 조선 3사는 2차 발주 물량 총 44척을 수주하게 됐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가 속한 HD현대그룹의 정체성을 반영해 사명을 교체했다.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울산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HD현대미포 주식회사’로 바꾸는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1994년 현대미포조선이란 이름으로 바꾼 이후 30년 만이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전남 영암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HD현대삼호’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03년에 사명을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바꾼 이후 21년 만에 이뤄진 사명 교체다. 두 회사는 2022년 그룹사명이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로 변경된 이후 회사명 변경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룹 관계자는 “사명에서 각각 ‘조선’과 ‘중공업’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해양 모빌리티 분야의 선두 주자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의 10대 수출품 중 하나인 철강 산업의 내우외환이 심화되고 있다. 수출시장에서는 한국 철강제가 국가보조금을 등에 업고 싸게 수출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로부터 상계관세를 부과받았고, 유럽에서는 탄소배출량 규제를 빌미로 사실상의 ‘관세 장벽’이 쌓이고 있다. 반면 안방에서는 중국이나 일본 철강제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심각성을 느낀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철강업체들을 불러 업계 현황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간단한 처방으로 금세 해결될 병이 아니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대미 수출은 상계관세로 ‘울상’ 25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5월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2021년산 열연강판에 대한 상계관세 최종 판정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6차 예비판정에서 포스코는 0.88%, 현대제철은 0.78%의 상계관세를 맞았는데 이에 대한 관세를 확정 짓겠다는 것이다. 상계관세란 수출국이 직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수출한 제품에 대해 수입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수입국 산업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 부과되는 자국 산업 보호 조치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2021년산 냉연·후판·도금강판 등에 대해서도 포스코 0.86∼1.60%, 현대제철에 0.76%∼1.08% 수준의 상계관세를 이미 부과한 바 있다. 심지어 미 상무부는 2022년산 철강 제품에 대해서도 상계관세 부과에 나섰다. 지난달 28일에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수출한 2022년산 후판에 대해 각각 2.21%와 1.93%의 예비 상계관세를 판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2022년산에 대한 판정이 속속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철강업체들의 2021년산 철강제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는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을 문제 삼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산업용 전기요금은 ㎿h(메가와트시)당 95.6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5.5달러를 밑돈다. 저렴한 전기요금이 사실상 한국 정부의 보조금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만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의 관세 장벽이 다시 높아질 우려가 있어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산 철강재 등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겨냥했지만 한국에도 불똥이 튈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에도 철강 수입이 자국 경제 안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유로 25%의 관세를 부과한 전력이 있다. 당시 한국 철강업계에도 그늘이 드리웠지만 미국과 협상해 쿼터(직전 3년 평균 수출 물량의 70%)만큼만 무관세로 수출하고, 이를 초과하면 관세를 내는 선에서 방어했다. 관세장벽을 피하려면 미국 철강 업체를 인수해 북미에 생산 시설을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이도 쉽지 않다. 미국 정치권에서 자국 철강 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세계 4위의 철강사인 일본제철의 경우 지난해 12월 141억 달러(약 18조 원)를 들여 미국 3대 철강사인 US스틸을 인수 발표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14일 성명을 내고 “US스틸은 한 세기가 넘도록 상징적인 미국 철강회사였으며 국내에서 소유하고 운영하는 미국 철강회사로 남는 게 필수적”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향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심사를 통해 국가 안보에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거래 자체가 불허될 수 있다.● 유럽에선 탄소국경조정세 신경 써야 유럽 수출에 있어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되는 탄소국경조정제(CBAM)가 당면 과제다. CBAM은 수입품의 탄소 함유량 기준치가 초과될 경우 이에 대한 탄소 요금을 추가 부가하는 규정이다. 지난해 CBAM 법안을 통과시킨 유럽연합(EU)은 올 10월부터 2025년까지를 일종의 준비 기간으로 삼고 탄소배출량만 의무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CBAM이 전면 시행돼 수출품 제조 과정에서 기준에 넘는 만큼 배출권을 구해야 한다. ‘탄소세’가 추가 부과되기 때문에 사실상 관세와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CBAM이 우선 적용되는 국내 대상 업종(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중에서도 철강업계는 다른 CBAM 품목보다 탄소 배출이 많고, EU 수출액도 압도적으로 높다. 2022년 12월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EU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약 5309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철강 산업은 3620억3000만 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EU 철강 수출은 2022년 43억 달러(약 5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48억 달러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고로에서 철강 제품을 생산할 때 철스크랩(고철)의 사용률을 높이고, HBI(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한 직접 환원철 제품)를 원료로 투입해 CO₂ 발생을 줄여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탄소중립’, ‘공정무역’ 등 모두 말은 우아하지만 결국 자기네 시장에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기술 초격차를 통해 수요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안방에선 중국의 저가 공세 수출뿐 아니라 국내 시장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신음하고 있다. 중국 산업계가 내수 경기 침체로 철강 수요를 국내서 소화하지 못하자 이를 외부로 밀어내는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열연강판은 179만381t으로 전년 대비 26.0% 늘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1∼2월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1590만 t으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수출을 독려하고 있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군다나 일본도 엔화 약세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철강제를 팔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지난해 열연강판 수입량은 221만7213t으로 전년 대비 29.9% 늘었다. 최근 국산 열연강판(SS275 기준)은 t당 87만∼88만 원, 수입품은 이보다 6∼7%가량 저렴한 81만7500원 수준이어서 열연강판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산과 일본산 저가 열연강판이 시장 질서를 교란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포스코는 올 9월 종료되는 중국산 스테인리스강에 대한 24.82%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연장해 달라고 최근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해외에서 열연강판을 들여와 국내에서 다양한 철강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중견 제강사들은 반덤핑 제소에 부정적이다.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면 원가 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이들은 지난해 열연강판 수입이 늘어난 것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스코가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대형 철강사들이 가격을 올린 것이 수입 열연강판과 국산의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진 주된 이유라며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입장 차가 크기 때문에 반덤핑을 놓고 국내서 단결된 목소리가 나오기 어렵다”며 “일본산 제품은 엔저 현상이 해소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지만 중국산 열연강판의 저가 공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산업1부 기자 hee@donga.com}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취임 이후 포스코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100일간의 현장 경영에 돌입했다. 24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장 회장은 22일 경북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21일 포스코그룹 제10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튿날부터 현장으로 찾아간 것이다. 앞서 취임식 당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회장은 “100일 동안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있을 생각”이라며 “포항과 광양뿐 아니라 여러 곳을 전부 돌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살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장 회장이 첫 현장 방문지로 택한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3% 정도인 500만 t을 처리하는 회사의 핵심 공장이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에 의한 피해를 입었으나 신속한 복구 작업을 통해 100일 만에 정상화를 일궈낸 곳이다. 장 회장은 직원들과 만나 “녹록지 않은 환경에도 헌신적인 노력으로 정상화를 이뤄낸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혹독한 시련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꾼 여러분의 노고에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해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단결된 마음이 포스코의 저력”이라며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해법은 현장과 직원들에게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회장은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뿐 아니라 4고로에 대한 정기 유지보수 작업 중인 2제선공장도 찾아 현장을 살폈다. 26일에는 전남 광양시의 광양제철소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을 방문한다. 장 회장의 현장 경영은 취임 100일이 되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작성한 ‘2024년 기업 임금정책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경영계 권고’를 회원사들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권고에 따르면 경총은 고임금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을 최소 수준으로 하고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총은 그동안 대기업 및 정규직 중심으로 임금 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됐다고 보고 있다. 경총은 또 좋지 않은 실적에도 노조가 높은 임금 인상 및 성과급을 요구한다면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경총은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인상 대신 청년 고용 확대와 중소협력사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이피트(E-pit)’를 내년까지 두 배 수준인 500기로 대폭 확대한다고 24일 밝혔다. 이피트는 2021년 4월 첫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현재 전국 54개소에 286기가 설치돼 운영 중이다. 이피트에는 최대출력 350kW(킬로와트) 사양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현대차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5의 경우 10% 남은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18분 걸린다. 현대차그룹은 이피트를 연중 24시간 관리한다. 그 결과 지난해 충전이 불가능한 시간 비율인 ‘휴지율’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3%대로 떨어트렸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이피트 패스’도 출시했다. 이피트 외 제휴사 충전소에서도 충전 사업자별 회원 요금과 동일한 수준의 요금으로 충전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7∼12월) 중 국내 전체 충전기의 약 85%인 총 26만 기의 충전기에서 이피트 패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휴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피트 이외에도 계열사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통해 초고속 충전기 3000기, 현대엔지어링을 통해 완속 충전기 2만 기를 각각 2025년까지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장인화 신임 포스코홀딩스 회장(사진)이 21일 취임 일성으로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산업을 회사의 ‘쌍두마차’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회장 교체기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회사의 지배구조 문제 해소를 위해서 ‘거버넌스 개선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킨다. 장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해 이날 주주총회는 논란 없이 40여 분 만에 마무리됐다. 상정된 안건은 모두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장 회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열린 이사회에서 재계 서열 5위 포스코그룹 제10대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장 회장은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포스코의 기본인 철강 사업과 새로운 분야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그룹의 쌍두마차”라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함께 ‘초일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철강 기업 포스코’가 아니라 우리 미래의 국가 경제도 포스코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의 52.4%를 철강 사업에서 만들어 냈다. 철강 사업이 포스코그룹의 현재 먹거리인 셈이다. 이차전지 소재를 포함한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은 매출 비중이 4.9%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향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이 철강 제품 저가 공세를 펼치는 데다 전기차 시장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져 이차전지 소재 산업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장 회장은 “철강의 경우 (위기의 골이) 깊거나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신사업이 흔히 겪는 ‘캐즘’ 현상의 초기이기 때문에 약간 길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업에서 모두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위기의 순간에 원가를 낮추는 등 경쟁력을 키워놓으면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훨씬 보상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소재 투자 축소 우려에 대해선 “결코 소극적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이날 곧바로 경북 포항시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고 ‘100일 현장경영’을 시작했다. 장 회장은 “100일 동안 직원 전체 의견을 쭉 들어보면 지금 마음속에 품은 생각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빠르게 결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도 손볼 예정이다. 장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다른 어떤 기업보다 더 모범적이기를 바라는 국민적 기대가 있다”며 “취임과 동시에 ‘거버넌스 개선 TF’를 발족해 합리적인 기준으로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2050년 회사의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개발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회사의 전·현직 이사진이 캐나다와 중국으로 ‘호화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한 경찰 수사에도 대응해야 한다. 전임자인 최정우 전 회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에서 배제되는 등 관계가 소원했다. 장인화 체제의 포스코그룹이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응급처치 교육’ ‘노후 차량 수리 지원’ ‘바다숲 조성’ ‘미술 전시 후원’ 등 차량 분야에만 한정하지 않고 전방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기프트카 하트비트’ 캠페인을 통해 6월까지 응급상황 대처 능력 향상을 위한 ‘찾아가는 응급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10년부터 시작된 기프트카 캠페인은 도움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차량을 제공하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번에 실시하는 ‘기프트카 하트비트’는 전문 강사가 직접 현장에 방문해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 등을 교육해주는 캠페인이다. 원하는 경우에는 ‘기도 폐쇄 응급처치’ ‘외상 응급처치’ 중 한 가지도 추가로 배울 수 있다. 기아는 노후 차량 수리 지원 사업인 ‘K-모빌리티 케어’도 9년째 이어 오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에도 복지관 58곳, 저소득 가정 33가구를 대상으로 총 155대의 차량 수리를 지원했다. 2015년부터 누적하면 총 841대의 노후 차량 수리를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노후 경유차를 보유한 소외 계층에 배기가스 진단 및 정비를 추가로 지원하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배기가스 저감도 실천했다. 현대차는 올 1월 울산시,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함께 ‘바다숲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정부 기관이 추진하는 이 사업에 민간 기업 최초로 참여했다. 연안 해역에 해조류들이 숲을 이룬 것처럼 번성한 바다숲은 블루카본(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 확대 및 수산자원 증진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올 상반기(1∼6월) 바다숲 조성 사업에 본격 착수하고 2027년까지 울산시 주전동과 당사동 2개 해역에 총 3.14㎢ 규모의 바다숲을 만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총 20억 원을 투입하고 바다숲 블루카본 자원량 조사 등에 참여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해서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미술관, 미국 LA 카운티미술관(LACMA) 등 국내외 문화예술기관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 위치한 휘트니미술관과 10년 장기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휘트니미술관의 대표 프로그램인 ‘휘트니 비엔날레’를 후원하고 야외 전시 프로그램인 ‘현대 테라스 커미션’을 매년 선보일 계획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