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포에 질린 비이성적 투매가 잦아들면서 아시아 증시 분위기가 하루 만에 반전됐다. 전날은 바닥을 모르고 폭락하더니, 이날은 증시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하루 간격으로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널뛰기 장세’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보내지만 정부는 “정책 대응 역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0.60포인트(3.30%) 상승한 2,522.15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코스피, 코스닥에서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루 간격을 두고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팬데믹 충격으로 증시가 급등락했던 2020년 3월 23, 24일 이후 4년 4개월여 만이다. 일본 증시의 회복세가 특히 두드러져 전날 4,451.28엔(12.40%) 내려앉았던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3,217.04엔(10.23%) 오르면서 급반등세를 보였다. 전날 하락 폭이 과도했다는 평가와 함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이 이뤄졌다. 여기에 전날 밤 발표된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에 부합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도 회복세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 등이 남아 있어 증시가 완전히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6일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전날(5일)의 증시 대폭락은 시장 참여자들의 막연한 공포심이 과도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하루 만에 증시가 극단적인 롤러코스터를 탈 정도로 변동성이 커진 탓에 투자자들이 느끼는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정세 악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5%가 넘는 급등세를 보인 끝에 80.60포인트(3.3%) 반등한 채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시가총액 235조 원이 증발했지만 하루 만에 이 중 86조 원이 회복됐다. 이날 상승 폭은 아직 전날 하락분(234.64포인트)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앞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가 폭락하는 와중에도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하루 만에 6조 원이 불어났다. 많은 투자자가 저점 매수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채권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도 진정되면서 6일 채권 시장에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12.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935%에 장을 마쳤다. 전날 하락 폭(13.3bp)을 대부분 만회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했어도 시장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기 불안에 대한 공포감이 완전히 해소되진 못한 만큼, 나쁜 지표가 터질 때마다 투자심리가 계속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유독 외풍에 취약한 것은 외국인투자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시장을 지탱하는 기관투자가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30%대 초반에 그쳤던 코스피의 외국인투자가 비율은 올해 상반기(1∼6월)를 지나면서 36%를 넘겼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관투자가 기반이 약하다”며 “국내 증시가 외풍에 더 휘청거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증시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2,500 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2,000 선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정도는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전날(5일) 증시 마감 이후 증권사로부터 돈 갚으라는 독촉 전화를 받았다. 한두 푼도 아니고 수천만 원을 당장 갚으라는데 주식을 파는 것 외에 별수가 있겠나.”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연이은 폭락장에 신용융자를 통해 매수했던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비록 손실률은 컸지만, 당장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가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김 씨는 “증권사에서 코스피가 3,000 선을 뚫는다고 해서 8% 이자를 감수하고 돈을 빌렸는데, 급작스러운 폭락장 때문에 큰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추락하던 증시가 하루 만에 진정세를 찾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비명은 이어졌다. 빌린 돈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반대매매 공포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돈이 묶여 가슴을 졸여야만 했다. ● 담보 부족 계좌 수 5만 개 넘어 ‘빚투’가 급증하며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가 1월 말 17조8090억 원에서 7월 말 19조4287억 원으로 불어난 가운데 폭락장이 찾아오면서 증시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국내 주요 7개 증권사에 따르면 5일 장 마감 기준 개인 담보 부족 계좌는 총 5만811개에 달했다. 폭락장에 담보 가액이 줄어든 영향으로 1일(3757개) 대비 1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일(2만5085개) 대비해서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 등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고객들에게 7∼8%의 이자를 받고 신용 공여를 하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대출금 대비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을 밑도는 ‘담보 부족 계좌’가 될 경우 고객들에게 해당 내용을 통보하게 된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본인 자금으로, 1000만 원을 증권사에서 빌려 총 20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담보유지비율이 140%라면, 보유 주식 가격이 1400만 원을 밑돌면 통보가 이뤄진다. 증권사별로 다르지만 하루 혹은 이틀 내에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결국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서는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데,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통상 보유 주식 중 일부를 팔아 돈을 채워넣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날 오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늘었던 것도 ‘반대매매’ 공포에 시달린 이들이 신용융자를 갚기 위해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무렵까지 코스피에서는 개인 순매도가 4500억 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들이 오전 10시 정도까지 담보비율을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일부 세력은 이를 이용해 개인 투매 물량을 헐값에 사서 수익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학개미, 결제 취소에 ‘손실 확대’ 서학개미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블루오션’이라는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한국 낮 시간대에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현지 대체거래소가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 5일 오후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데다 결제 취소도 늦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자의 계좌는 5일 밤 12시를 넘겨 미국 증시가 열린 6일 새벽까지도 ‘먹통’이 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투자자는 “주간 거래에서 미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팔았는데 취소됐다”며 “취소 물량이 정규장 시작까지 입고되지 않아 매도가 늦어졌고, 2000만 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자도 “한국 증시가 싫어서 미국 증시에 투자했는데, 이런 상황이 생길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푸념했다. 계좌 먹통으로 투자 기회를 놓친 고객들은 단체 행동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부 해외 투자자는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으며,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도 “한국 증권사들에서 늦게 결제 취소가 이뤄져 피해가 발생했다면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검은 월요일’이 한국 증시를 덮치면서 5일 투자자들은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속절없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전쟁이라도 난 거냐”며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에 따른 장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이틀 만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2조3000억 원 매도… 개미들 곡소리 5일 외국인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약 1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2일 약 8000억 원의 물량을 내던진 데 이어 이틀 만에 2조3000억 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 치운 것이다. ‘AI 거품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30% 내린 7만1400원에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24일(―13.80%) 이후 16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9.87% 떨어졌다. 현대차는 8.2% 빠졌다. 이날 오전 11시경 코스피가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이 거듭되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지만 공포에 질린 ‘패닉 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중 최대 10.8%까지 빠지면서 2,400 선도 깨졌으나 장 막판에 외국인투자가가 일부 돌아와 8.77%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에 사라진 시가총액은 235조 원에 달한다.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코스피 급락 시 치솟아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110.66% 오른 45.86으로 마감하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가 개장하기 전 서둘러 미국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5일 오후 한국 증권사를 통해 이뤄진 주간거래 체결분이 통째로 취소되기도 했다. 장중 한때 1355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도 20원 가까이 급등하며 오후 3시 반 기준 1374.8원까지 올랐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빠지면 국가 비상사태 아니냐”고 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했다. 빚을 내서 투자한 일명 ‘빚투족’들은 반대 매매에 떨고 있다. 한 투자자는 “밸류업 효과 등으로 코스피가 3,000 선을 넘을 것 같다고 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 현실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에서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9조4226억 원이다. 연초(17조5584억 원) 대비 2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 “이달 내에 반등” vs “증시 부진 당분간 계속”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의견과 “미국발 장기 침체의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 엇갈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에 과도하게 하락한 것 같다”며 “9월 미국 금리 인하에 앞서 국내외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400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내림세는 기업의 실적 하락보다는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벌어진 발작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달리 미국발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투자처가 없어 유동성이 당장 불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높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믿는 구석’이 수출인데,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경기 부진에 빠진다면 국내 경제엔 치명타”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일본 증시가 하루 만에 4,400엔 넘게 급락하며 1987년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와 일본 증시 상승을 견인해온 ‘슈퍼 엔저’의 종말이 맞물리면서 일본 대표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엔고(円高) 현상이 가속화되면 일본의 수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엔고의 저주 걸린 日 증시 5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4,451엔) 폭락한 31,458.42엔에 마감했다. 3,836엔 떨어졌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먼데이’를 뛰어넘는 하락 폭이다. 이날 일본 중견기업 1900개를 포함한 토픽스는 전장보다 12.23%(310.45포인트) 하락한 2,227.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토픽스와 닛케이지수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폭락세를 멈추진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앞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날 주가 움직임에 대해 “만석인 극장에서 누군가 ‘불이야’를 외쳤을 때와 같은 광경”이었다며 “시장 참가자 전원이 주식 매도로 움직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일본이 지난달 2010년부터 이어온 ‘제로(0) 금리’ 정책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한 것도 주식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지 4개월 만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그간 지속돼 왔던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고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61.90엔까지 올랐지만 한 달여 만에 20엔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원-엔 재정 환율도 하루 만에 40원 이상 올라 5일에 100엔당 960원대까지 상승했다.● 엔 캐리 청산, 증시 폭락 부추겨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가 청산 수순을 밟으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증시 하락이 더 가팔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10년 넘게 유지해온 통화 정책을 비로소 바꾼 만큼 정책 변경에 따른 파장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슈퍼 엔저가 막을 내리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는 일본 내에서도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헤지펀드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저렴하게 돈을 빌려 미국의 채권이나 주식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불어나고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인한 손실도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서둘러 자산을 매각하고 빚 갚기에 나서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글로벌 증시 폭락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는 달러화 약세, 엔화 강세로 나타나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더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하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세계 각지에 투자하는 금융거래. 요즘처럼 일본 금리가 오르면 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자산을 되팔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검은 월요일’이 한국 증시를 덮치면서 5일 투자자들은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속절없이 추락하자 투자자들은 “전쟁이라도 난 거냐”며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이어진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붕괴에 따른 장기 침체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외국인, 이틀 만에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2조3000억 원 매도…개미들 곡소리5일 외국인 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약 1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2일 약 8000억 원의 물량을 내던진 데 이어 이틀 만에 2조3000억 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 치운 것이다. ‘AI 거품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30% 내린 7만1400원에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24일(―13.80%)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9.87% 떨어졌다.이날 오전 11시경 코스피가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이 거듭되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지만 공포에 질린 ‘패닉 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중 최대 10.8%까지 빠지면서 2,400 선도 깨졌으나 장 막판에 외국인 투자가가 일부 돌아와 최종적으로 8.77% 내린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30% 내리면서 700 선을 내줬다.역대급 낙폭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빠지면 국가 비상사태 아니냐”고 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살다 살다 이렇게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건 처음 봤다.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했다. 2일부터 시작된 증시 폭락에 빚을 내서 투자한 일명 ‘빚투족’들은 반대 매매에 떨고 있다. 한 투자자는 “밸류업 효과 등으로 코스피가 3,000 선을 넘을 것 같다고 해서 빚을 내서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 현실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에서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9조4226억 원이다. 연초(17조5584억 원) 대비 2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 “이달 내에 반등” vs “코스피 2,000 선까지 밀려”이 같은 증시 폭락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 강세장에 따른 일시 조정”이라는 의견과 “미국발 장기 침체의 서막이 열렸다”는 분석이 엇갈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침체를 단정할 근거가 없는데, 증시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에 과도하게 하락한 것 같다”며 “9월 미국 금리 인하에 앞서 국내외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400대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내림세는 기업의 실적 하락보다는 시장 심리가 위축되면서 벌어진 발작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발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 미국의 실업률(4.3%)로 장기 침체에 빠졌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경기 침체를 거론하려면 실업률이 최소한 6%대는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양적 완화를 통한 실업률 억제가 한계를 맞으면서 미국발 경기 침체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투자처가 없어 유동성이 당장 불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외 증시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코스피가 2,0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미국 경기 침체의 부정적 여파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실물 경기로 옮아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의 ‘믿는 구석’이 수출인데, 주요 교역국인 미국이 경기 부진에 빠진다면 국내 경제엔 치명타”라며 “통화 당국에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내수 경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기 침체 공포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수가 일제히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예고하는 대형 호재가 있었지만 고용 등 미국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루 만에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거품론까지 불거지면서 실물경제와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빨리 악화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2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01.49포인트(3.65%) 하락한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될 당시인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하락) 이후 4년 4개월여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코스닥도 4.20% 급락한 779.3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엔화가치 강세라는 악재까지 겹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5.81% 폭락했다. 이날 하락 폭(2,216엔)은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1987년 10월 20일(3,836엔 하락) 이후 36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일본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금리 인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나 홀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게 자국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급락은 전날 미국 경기 둔화 우려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2.3%, 다우지수는 1.21% 각각 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14%나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가 2일 발표한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어 직전 12개월간의 평균 증가 폭(21만5명)에 크게 못 미쳤다. 또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전달보다 1.7포인트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48.8)도 한참 밑돌았다.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이른바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일 장중 19.48까지 올라, 4월 19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AI 거품론-美제조업 악화에 증시 출렁… 코스피 시총 78조 증발美 ‘R’의 공포, 금융시장 요동빅테크들 ‘어닝 미스’에 투자자 이탈… 美 실업수당 청구 건수 1년새 최고경착륙 공포, ‘금리인하’ 호재 삼켜… 삼성 4%-하이닉스 10% 주가 급락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몰아닥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초토화됐다. 불과 하루 전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시장이 반색했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시장의 관심이 물가에서 경기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에는 나쁜 경기지표가 나오면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증시가 상승했지만, 이제는 그만큼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충분히 내려도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나타나는 상황이다.● AI 거품론에 반도체·빅테크 주가 급락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의 요체는 그동안 미국 증시를 떠받들던 빅테크·인공지능(AI) 기업들의 실적 우려다.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빅테크들이 잇단 ‘어닝 미스’를 일으키는 등 AI 거품론이 일부 현실로 나타나자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1일(현지 시간) 2분기 매출이 1479억8000만 달러, 3분기 매출 전망치가 1540억∼1585억 달러라고 공개했다. 모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투자자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7% 급락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상반기에 데이터센터 등에 350억 달러를 지출했고, 하반기엔 그 금액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AI에 투자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시장의 인식을 증폭시켰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실적도 기대를 밑돌았다. AI 수익과 직결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29%로 시장 전망치(31%)에 미치지 못했다. 기업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AI에 대한 과잉 투자는 향후 경기 침체가 확산될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 것이다. 실적에 대한 불안은 소비재 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서 맥도널드도 글로벌 소비가 둔화되며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한 64억9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맥도널드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4분기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1일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투매 현상이 이어져 엔비디아가 6.7%, 테슬라가 6.6%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주 폭락의 영향으로 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4.2%), SK하이닉스(―10.4%), 일본의 도쿄일렉트론(―12.0%) 주가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동안 78조 원 이상 증발했다. 30년 경력의 짐 코벨로 골드만삭스 기술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되기엔 아직 한참 부족하다”며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거나 준비가 되지 않은 것들을 과도하게 구축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연준 금리 인하 속도 높일 수도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 전망치(48.8)에 크게 못 미치는 46.8에 그쳤다. 이 지수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올 3월 이후 계속 50을 밑돌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4만9000건으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시장도 차갑게 식었다.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6개월 만에 처음 4%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급랭하는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9.5%까지 뛰었다. 불과 하루 전에 비해 확률이 두 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7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확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한동안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미 증시가 과도하게 오른 상황에서 조정 국면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국내 행동주의펀드인 KCGI가 한양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KCGI를 자사의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거래 대상은 한양학원 등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29.6%로, 거래 금액은 2448억 원이다.KCGI는 앞으로 5주간 인수 협상에 대한 독점 협상권을 갖게 된다. 기간 내에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1주간 추가로 연장이 가능하다. 만일 협상 시한을 넘길 경우 한양증권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협상권은 차순위인 LF로 넘어가게 된다. 한양증권의 대주주인 한양학원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을 진행해왔다. 한양학원은 이번 매각 과정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남기는 등 복잡한 거래 구조를 짰다. 이에 일각에서는 추후 KCGI로부터 한양증권을 되사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9월 회의 때 금리를 내리면 2022년 초부터 시작됐던 글로벌 고금리 사이클이 2년 반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도 금리를 이미 내렸거나 내릴 채비에 나서고 있다. 내수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시달리는 한국 역시 조만간 미국을 따라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5.25∼5.50%로 동결하면서,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안정이 유지될 경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는 9월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0’회에서 여러 차례의 금리 인하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올해 남은 9, 11, 12월 등 세 차례의 FOMC에서 최대 세 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월가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금리 선물(先物) 시장 지표로 연준의 금리 정책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현재 시장 참가자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86.5%로 보고 있다. 특히 9월에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확률도 13.5%로 전망하고 있다. 연준이 이처럼 금리 인하에 빠르게 시동을 건 것은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고용시장도 둔화됐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전년 대비 2.5%로 2022년 7.0%를 넘나들었던 것보다 크게 안정됐다. 동시에 실업률은 2년 7개월 최고치인 4.1%로 올라섰다.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이 필요해진 셈이다. “美, 올해 최대 3번 금리인하 가능성”… EU-中 이미 내려[美 9월 금리인하 시사]끝이 보이는 고금리 시대주식-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에소비-투자도 증가, 경제 변화 전망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우리는 금리를 완화할 여유가 있다”며 “(높은 금리로 인해) 노동 시장이 더 이상 냉각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대로 다음 달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이는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 된다. 당시 연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낮췄다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자 2022년 3월부터 숨 가쁘게 금리를 올렸다. 이후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과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반복하면서 지난해 7월에는 금리를 2001년 닷컴버블 이후 최고치인 현 수준(5.25∼5.50%)까지 올리고 1년 넘게 유지해 왔다.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도 이미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올해 6, 7월 두 달 연속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기존 5.0%에서 4.5%로 낮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4.25%로 인하했다. 중국 역시 지난달 22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낮췄다. 1일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기존 5.2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5.0%로 낮췄다.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각국이 금리를 내리거나 내릴 준비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에는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융시장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 등 주요 자산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부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면서 실물 경제 쪽에선 각국의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강달러 현상이 완화돼 아시아 등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가 반등할 여지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코로나19발 경제위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의미로 금리 인하 국면은 최소 내년까지는 갈 것”이라며 “미국이 내리면 유럽 등 다른 나라도 따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美 금리인하 신호에 한은도 10월 내릴 가능성… 집값-가계빚 변수[美 9월 금리인하 시사]내수 부진에 경기부양 필요성 커져… 美인하땐 자본 유출 우려도 줄어집값 상승세 조짐에 주담대 급증… 美대선-중동 위기 등에 인하 부담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켜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도 변곡점을 맞이했다. 내수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세 둔화로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얻고 있지만 최근 달아오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가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대선과 중동 확전에 따른 유가 변동, 환율 불안 등도 한은이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이유다. ● 미국이 내리면 10월 인하 가능성 현재 경기와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한은은 지금 당장이라도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물가상승률은 올 4월 이후 3개월 연속 2%대에 머무르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또 올해 2분기(4∼6월) 성장률이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마이너스(―0.2%)로 추락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은 더 커졌다. 여기에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움직임이 한은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려 한국과의 금리 차(2.0%포인트)가 줄어들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내려도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라며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2023년 1월 현 수준(3.50%)까지 높이고 1년 6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긴축은 고물가 고환율 등 코로나 이후 경제위기 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고금리가 이어지는 동안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어 내수 및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치솟는 등 부작용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와 여당 등도 최근 한은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 및 가계부채가 변수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한은에 큰 부담이다. 불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최근 불붙은 아파트 가격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28% 올랐다. 19주 연속 상승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약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값 상승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점도 섣부른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율 상승,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인해 국내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르면 10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다만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하에 기계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부동산 대책 효과 등을 살핀 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내수 침체를 고려하면 한은이 이달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다만 부동산 시장 등을 고려하면 새로운 대출 규제 시행 이후인 10월에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르면 11월, 현실적으로는 내년 1월에야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6월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는 3.71%로 전달보다 0.20% 하락했다. 지난해 11월(4.48%)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세로, 2021년 12월(3.63%) 이후 최저치다. 전세대출 금리도 6월 3.84%로 7개월 연속 내렸다. 한은은 물가 상승세 둔화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담대 금리를 포함한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6월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는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3.51%였다. 6월 대출금리도 0.07%포인트 떨어진 4.71%에 머물렀다. 주담대 금리를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4.26%)가 전달보다 0.23%포인트 하락했고, 기업대출 금리(4.90%)도 0.02%포인트 떨어졌다. 연이은 주담대 금리 하락으로 인해 가계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서민들의 빚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현재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3072억 원으로 6월 말보다 5조 원 이상 급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르면 9월부터 한국 기업들이 달러화 결제 없이 원화로 인도네시아의 희토류 등을 수입할 수 있게 된다. 31일 외환 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원화-루피화 직거래 결제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사실상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르면 9월 내에 원화-루피화 직거래 결제 시스템 도입과 관련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 양국의 중앙은행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년 4개월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그간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한 이후 송금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직거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국내 민간 은행 등에 원화를 맡긴 뒤 루피화로 송금을 요청하면 된다. 통화 직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달러화 환전 절차가 없기 때문에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 위험도 축소할 수 있다. 국내 은행들에 시스템 참여 의사를 확인한 결과 대다수 시중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중앙은행과 외환 당국 등은 합의 내용에 각국의 시중 은행들이 달러화 결제보다 원화-루피화 직거래 결제 시 더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는 데 노력한다는 문구를 삽입할 예정이다. 결제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신흥 자원 부국으로 반도체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를 비롯해 이차전지 원료인 니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인도네시아가 대체 자원 공급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금액은 총 212억 달러(약 29조 원)로 12번째로 많았다. 수출액은 91억 달러, 수입액은 이보다 큰 121억 달러(약 16조6900억 원)였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하루 만에 7% 넘게 급락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 대비 7.04% 하락한 10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종가 기준 최고점을 달성했던 6월 18일(135.58달러) 이후 23% 이상 빠졌다. 최근 연이은 하락세에 3조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도 2조5000억 달러대까지 밀렸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중심으로 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애플이 자사의 AI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아닌 구글 반도체를 사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선 지난달 29일 애플은 자사의 첫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구글이 개발한 ‘텐서 프로세서 유닛(TPU)’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TPU는 AI 모델의 학습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다. 빅테크 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AI 전용 반도체를 사용할 경우 엔비디아가 구축한 생태계에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관련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도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MS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티몬과 위메프가 모바일 이커머스 경쟁에서 쿠팡·네이버 등에게 밀린 뒤 큐텐과 손을 잡고 재기를 꿈꿨으나 악화한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주요 주주였던 사모펀드(PEF)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큐텐에 넘겨주면서 큐텐의 지분과 채권을 받는 거래를 했는데요. 이 이유에 대해서도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듯합니다. 큐텐은 왜 적자 회사인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했을까요. 또 이들이 큐텐과 지분·채권 교환을 통해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요.큐텐은 지난 2022년 티몬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1위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홍콩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큐텐의 지분을 제공했습니다. 2023년에 위메프를 인수하면서는 주요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에 큐텐의 채권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대형 PEF로 수익률을 최우선 순위로 삼습니다. 그런 이들이 현금 대신 큐텐의 지분을 받고 회사를 판 것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입니다. 티몬이 큐텐에 매각됐던 2022년, 회사는 1527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6386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위메프도 회사가 팔렸던 2023년에 영업손실 1025억 원,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2398억 원이었습니다. 역시 완전 자본 잠식이었죠.두 회사는 매각 당시에도 좀비 상태였습니다. 실제 티몬은 회사 매각 전에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장래 매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장래 매출 채권은 미래에 발생하는 회사의 매출을 담보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투자 업계에서는 최후의 수단이라고까지 보고 있습니다. 매각도 시도해 봤지만 인수자는 없었습니다. 문 닫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큐텐에 회사를 넘긴 것입니다. PEF들이 큐텐에 회사를 넘기면서 기대했던 것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손실 인식 시점을 미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망하더라도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큐텐의 지분 및 채권으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즉, 큐텐이 망하기 전까지는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존재입니다. 사실 PEF들 입장에서는 큐텐도 똑같은 이커머스 회사로 믿음직스럽진 않았습니다. 다만 큐익스프레스는 물류업체로 꼬박꼬박 수익이 발생하는 회사입니다. 큐익스프레스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면 채권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고, 큐텐의 주식 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고 기대한 것이지요. 큐텐도 PEF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합니다. 이커머스보다는 큐익스프레스를 키우자는 전략 말입니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인수 후 AK몰, 인터파크커머스, 미국의 위시까지 회사를 연이어 인수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높여 규모의 경제를 키운다는 전략이라고 했지만, 실제 통합 작업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인수합병(M&A)은 결국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을 늘려 상장하겠다는 의도가 짙다고 해석했습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 등 다수의 이커머스 M&A 결과를 볼 때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들다”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통합, 회원 통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커머스 이용 고객이 겹치기 때문에 통합해봤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파산에 이를 수 있는 상황에서 큐익스프레스의 상태는 어떨까요. 한 내부 관계자는 “큐익스프레스의 물량 중 70%가 외부 물량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입장 발표에 앞서 큐익스프레스 대표에서 물러났습니다. 상장 시 혹시나 있을 위험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연 티몬, 위메프 사태에서도 큐텐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PEF들도 자금 회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큐익스프레스 상장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큐익스프레스는 현재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를 선임해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증권거래세의 75%는 개인 투자자들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과세, 감면 등을 반영하지 않은 증권거래세는 총 6조6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 부담분이 4조568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 투자자가 전체 증권거래세의 4분의 3 이상을 부담한 것이다. 외국인이 9969억 원으로 뒤를 이었고, 금융투자업자(1811억 원), 연기금 등(1297억 원), 사모펀드(615억 원) 등의 순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부담분을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 시장에서의 부담분이 3조9178억 원이었다. 코스닥 시장 전체 증권거래세(4조8933억 원)의 80.1%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전체 증권거래세(1조1728억 원)의 55.4%인 6499억 원을 냈다. 벤처·중소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에선 개인 투자자의 거래세 비중이 88.1%에 달했지만 납부액은 5억 원 정도였다.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기조를 이어가면서 최근 시장에선 증권거래세 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2020년에 정부가 금투세를 도입하는 것과 연계해서 증권거래세의 세율을 낮추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투세 폐지가 증권거래세의 세율 유지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최근 금투세를 폐지하더라도 증권거래세는 예정대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0.03%인 코스피 거래세는 내년에는 0%가 된다. 다만 증권 거래 시 부과하는 농어촌특별세(0.15%)는 유지된다. 코스닥의 거래세율도 올해 0.18%에서 내년 0.15%로 떨어지게 된다.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치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세 부담은 0.15%로 같아진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데 반해 다이아몬드 가격은 2년 전 고점 대비 36%나 내린 상태다.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보석의 인기가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내년 초 결혼을 앞둔 박모 씨(33)는 올해 5월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원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려고 했지만 최근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러포즈 선물을 바꿨다. 박 씨는 “주변에서 다이아몬드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명품 가방을 선물해 주기로 했다”며 “프러포즈 선물이니 되팔지는 않겠지만 이왕이면 계속 가치가 올라가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혼수를 준비하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주고 다이아몬드 세트를 샀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돈을 쓰는 사람들이 확 줄었다”며 “집값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것도 다이아몬드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보석의 왕, 다이아몬드의 추락 26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전날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지수는 100.81까지 떨어졌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 3월 7일(158.39)과 비교하면 36% 넘게 하락했고, 1년 전(116.74)과 비교해도 13% 이상 빠졌다. 지난해 1분기(1∼3월) 동안 130 안팎을 이어가면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반등하는 듯했지만 그 후 1년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다이아몬드 가격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장기 투자 상품으로까지 여겨졌다. 전 세계 3분의 1을 생산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다이아몬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져 품귀 현상까지 예고됐다. 하지만 이후 다이아몬드 가격은 그런 전망이 무색할 만큼 추락했다. 올해 들어 전 세계 금융, 자산 시장은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였다. 글로벌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달러화, 유가,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을 비롯해 구리나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까지 모두 올랐지만 다이아몬드는 예외였다. ‘보석의 왕’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가 빛을 잃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이아몬드는 오랜 시간 가장 가치 있는 보석 중 하나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신성한 보석으로 여겨졌고 중세 유럽에서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순수한 탄소 결정체로 지구상 가장 단단한 광물인 데다 빛을 굴절, 반사시키는 특성 때문에 미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유한 권력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이아몬드는 20세기 중반 들어 대중화됐다.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인 영국 드비어스의 공이 컸다. 1947년 드비어스가 만든 다이아몬드 광고에 쓰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A diamond is forever)’라는 카피가 결혼 적령기 청춘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후 다이아몬드는 결혼 필수품이자 프러포즈 최고의 선물이 됐고 영원한 약속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다이아몬드가 역사적으로 항상 밝게 빛났던 건 아니었다. 다이아몬드 광산을 두고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이 내전을 벌이면서 세계적인 지탄을 받았다. 비윤리적인 채굴 방식과 무분별한 광산 개발로 인한 비판도 쏟아졌다. 특히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는 데 물 500L와 6.5t에 달하는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는 것과 다량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거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는 20세기를 거쳐 21세기까지도 최고의 보석 자리를 유지했다. 드비어스 등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업체의 공급량 조절로 다이아몬드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가치가 우(右)상향하면서 투자 상품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천연 다이아몬드 위협하는 랩그론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 가격이 추락한 배경에는 ‘랩그론(Lab Grown) 다이아몬드’ 시장의 성장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채굴을 통해 얻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달리 실험실(Lab)에서 키워(Grown) 만든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지표 120∼200km 아래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고압·고온을 견디면서 생성된 것과 달리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단 2주 만에 만들어진다. 작은 다이아몬드를 고온·고압실에 넣거나, 진공 용기에 메탄이나 수소 가스를 주입해서 크기를 키운다. 생산 초기에는 주로 공업용으로 쓰였지만 기술 발전을 거듭하면서 2010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주얼리 시장에서도 주목받았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광학적, 화학적 측면에서 100% 동일하지만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2018년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착용하면서 더 화제가 됐다. 높은 가성비에 젊은 소비층들이 반응하면서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수준에 그쳤던 글로벌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에는 약 120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499억 달러(약 68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보석업계 관계자는 “다이아몬드 감정서가 없다면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차이를 분간하기 어렵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층 위주로 천연 다이아몬드보다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도 앞다퉈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프레드가 랩그론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내놨고, 프라다도 지난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주얼리 라인을 출시했다. 스와로브스키는 올해 4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랩그론 다이아몬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최고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투자회사를 앞세워 랩그론 생산업체인 루식스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들도 하나둘씩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인 로이드는 2020년 국내 업계 최초로 랩그론 다이아몬드 주얼리 라인을 선보였다. 신세계나 롯데 등 국내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랩그론 다이아몬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35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랩그론 다이아몬드 시장은 2022년 500억 원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700억 원대까지 급성장했다. 이랜드 로이드 관계자는 “랩그론 다이아몬드에 대한 고객의 긍정적인 인식이 계속 늘고 있고 생산 원가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다양하고 화려한 주얼리 상품이 시장에서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 침체에 다이아몬드 감산 돌입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다이아몬드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준 것도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다이아몬드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불황이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얼리 등 사치재에 대한 소비가 급격하게 줄었다. 중국의 인구 감소로 인해 결혼율이 줄어든 가운데 투자 목적으로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던 사람들이 금 투자로 돌아선 것도 판매량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 조사기관인 닥슈컨설팅은 “중국에서 금이나 랩그론 다이아몬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다이아몬드 브랜드인 아이두는 지난해 1월 파산 구조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주얼리 업체인 룩북도 지난해 천연 다이아몬드 관련 도매사업 매출이 21.4% 줄었다. 다이아몬드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량이 줄면서 다이아몬드 생산국과 관련 기업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블룸버그 등은 최근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드비어스는 앞서 올해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10% 줄이겠다고 밝혔는데 추가 감산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 2분기(4∼6월) 생산량도 1년 전보다 15%가량 줄었다. 러시아의 경쟁업체인 알로사도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세계 2위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는 다이아몬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3% 감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생산량 감소와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가격 회복이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드비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알 쿡은 “천연 다이아몬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수요가 갑작스럽게 뛰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 우려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부진 여파에 국내외 증시가 크게 휘청거렸다. 올해 초 미국 증시의 기록적 상승을 견인하던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M7)’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도 1% 넘게 급락하면서 미국발 악재에 시달렸다.● 빅테크 실적 우려에 글로벌 증시 급락 2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날 대비 1.74% 하락한 2,710.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1.95%), SK하이닉스(―8.87%)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증시 하락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도 미국발 증시 하락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28% 하락한 3만7869.51엔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가 3만8000 선이 무너진 건 6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중국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은 전날 미국 증시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결과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2.31%, 3.64% 떨어졌다. S&P500지수는 2022년 10월 15일(―2.49%) 이후, 나스닥지수는 2022년 10월 7일(―3.80%) 이후 각각 2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증시 폭락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테슬라의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로 촉발됐다. 테슬라의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에 그치며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율주행 로봇택시의 공개 시기도 8월에서 10월로 밀리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2.33% 떨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업체 이상으로 봐달라”며 “회사의 시장 가치를 30조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유튜브의 광고 수익 증가 속도가 둔화한 데다 AI 투자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5.04% 떨어졌다. 이 밖에 엔비디아(―6.80%), 메타(―5.61%), 마이크로소프트(―3.59%), 아마존(―2.99%), 애플(―2.88%) 등 기술주 7인방 ‘매그니피센트 7’ 주식이 모두 떨어지면서 이들 주식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약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가량 증발했다.● “투자 대비 성과 불분명” AI 버블 우려 외신 등은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급등했던 글로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의 분석을 인용해 “AI에 대한 상업적 희망이 과장돼 있다”며 “이를 훈련하고 실행할 컴퓨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클레이스 분석을 인용해 “빅테크 회사들이 2026년까지 AI 모델 개발에 연간 약 6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수익은 약 200억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빅테크 기업이 AI에 쏟아붓는 엄청난 양의 자금에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이것이 금융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I 투자 붐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빅테크 주가가 실적 감소와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조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인 상장지수펀드(ETF) 알고리즘이 코스콤의 퇴직연금 전용 ‘제2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정기 심사’에서 수익률 1위를 달성했다. 코스콤은 지난달 26일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적극 투자형’이 퇴직연금 알고리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코스콤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문사 등의 141개 알고리즘의 수익률을 비교해왔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적극 투자형’은 이달 7일 기준 30.7%의 누적 수익률을 거뒀다. 삼성증권은 최적의 EMP 펀드를 만드는 알고리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운용하고 있다. EMP 펀드란 여러 ETF를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펀드로 자산 배분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해당 알고리즘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ETF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퇴직연금 전용 ETF 알고리즘 중에서 다른 위험 유형인 ‘위험중립형’도 동일 기간 24.14%의 수익률을 거뒀다. ‘안정추구형’도 15.79%의 수익률을 거두는 등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코스콤은 삼성증권의 상품 외에도 심사 대상이었던 퇴직연금 전용 알고리즘 141개의 수익률을 자사의 로보사무국 홈페이지에 상시 공개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금 고객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 컨설팅을 위해서 연금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연금 전문 상담 인력들이 고객들의 연금 운용 및 세금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서류 작성 없이 간단한 정보만으로 확정기여(DC)형 계좌 개설이 가능한 ‘삼성증권 3분 DC’ 서비스를 비롯해 업계 최초로 관리 수수료를 없앤 ‘다이렉트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선보였다. 삼성증권의 공식 유튜브 채널(Samsung POP)을 통해서 연금 제도 관련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경기 하남시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운영하는 최모 씨(33)는 24일 티몬으로부터 5월분 판매대금 5억여 원을 정산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티몬 측은 사정상 판매대금 정산이 어렵다고만 설명했다. 최 씨는 “직원들 월급부터 사무실 비용, 각종 대출 원리금까지 나갈 돈이 산더미”라며 “6∼7월분 판매대금 정산도 불투명한 상황인 것 같아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 계열사인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보름 넘게 이어지자 해당 플랫폼 내 상품 및 서비스 판매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게다가 티몬·위메프의 결제를 대행하던 업체들마저 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은 항공권, 숙박권 등 구매 상품을 취소하더라도 환불을 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869만 명이다. 두 업체 합산 월간 거래액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 전반에 파장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불안해진 판매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큐텐의 자금 흐름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가 최악의 경우 부도 사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도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신속히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최소 1000억”… 소비자들 결제 취소도 못해[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금융권 先정산 대출까지 봉쇄, 입점업체 6만개… 줄도산 위기구매 취소 여행상품 환불 못받아… 고객센터에 전화 30통, 연결 안돼대금 최대 두달간 보관하다 지급… “기업 인수 과정서 활용됐을수도”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29)는 친구와 함께 29일 베트남 나트랑(냐짱)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5월 티몬에서 일찌감치 여행상품을 골랐고, 200만 원을 결제했다. 그런데 23일 갑자기 여행사로부터 취소 문자를 받았다. 여행사 측은 티몬 결제를 취소하고 자신들에게 직접 재결제해야 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씨는 곧바로 티몬에서 구매를 취소했다. ‘계좌환불 완료’라고 뜨는데 24일까지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30통 넘게 전화를 해봤지만 티몬 고객센터는 통화조차 안 됐다. 그로선 환불을 받기 전 이중결제를 할 수는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이달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같은 그룹 내 티몬으로 확대됐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한 판매 업체들은 도산을 우려하는 곳까지 나오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가 티몬·위메프와 거래를 중단하자 소비자 피해도 본격화하고 있다.● 피해 업체 “이대로면 줄도산” 호소 티몬·위메프가 판매 업체에 정산하지 못한 미수금 규모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체들은 “아직 정산 시점이 다다르지 않은 6, 7월분 정산 금액까지 합하면 최소 1000억 원대”라고 말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체에서 받지 못한 미정산액만 수백억 원 규모”라며 “업계 전반으로 본다면 액수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로부터 5월분 판매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는 대부분 월 정산액이 최소 수억 원대인 중·대형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된 업체는 6만여 개에 이른다. 미정산 사태가 불거진 이후 금융권과 핀테크의 선정산 대출 시스템이 막힌 것도 판매 업체들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선정산은 플랫폼으로부터 정산금을 받기 전 미리 대출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티몬·위메프에서 생필품을 판매하던 이모 씨(38)는 “정산이 보통 두 달 뒤 이뤄지다 보니 선정산 대출을 이용했는데, 갑자기 그 방법이 막혀 당장 부가세와 4대 보험료도 미납할 상황”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도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금전적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의 결제 대행 업체들은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와 신규 결제를 모두 막았다. 이에 티몬·위메프에서 고객이 여행상품권이나 물품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지불한 금액을 돌려받기도 어렵게 됐다. 대학원생 윤모 씨(25)는 며칠 전 티몬에서 8% 할인된 온라인 문화상품권 300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미정산 사태 확산에 24일 오전 환불을 시도했지만 ‘결제 취소 실패’라는 알림창만 나타났다. 윤 씨는 “티몬 같은 대형 업체에서 결제 후 물건을 받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나스닥 상장 노린 무리한 인수가 화근” 문어발 확장으로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업계에서는 큐텐이 무리한 인수합병의 여파로 그룹 전반의 유동성이 말라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큐텐은 앞서 티몬·위메프를 인수할 때는 지분교환 방식을 택했지만, 올 2월 위시를 인수할 때는 현금 약 2300억 원을 동원했다. 업계와 판매자들 사이에서는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판매 대금이 기업 인수 과정에서 일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티몬·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최대 두 달 뒤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이는 이커머스 업체 가운데서도 정산 주기가 긴 편이다. 네이버쇼핑의 경우 판매자가 택배사에 물품을 발송한 다음 날 판매자에게 바로 대금이 정산되는 것과 대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줄줄이 인수할 때도 큐텐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이미 업계에서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큐텐 측은 23일 고객의 결제 자금을 제3의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안전결제 방식의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큐텐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자금 흐름을 만드는 한편으로 새로운 거래를 일으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예치금 이용료 연 4% 상향 조정을 철회하게 됐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은 23일 오후 11시 58분 자사 홈페이지에 예치금 이용료율 상향 결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 50분 예치금 이용료율을 2.2%에서 4%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6시간 만입니다. 예치금은 투자자가 가상자산을 사기 위해 코인거래소의 제휴은행 계좌에 넣어 두는 돈입니다. 이달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거래소는 고객들에게 예치금에 대한 이용료(이자)를 지급하는 게 의무화됐습니다. 빗썸은 이용료율 상향 철회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 예금 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이용료율로 인해 시중 자금이 가상자산거래소로 몰릴 것을 당국이 우려했던 것이죠. 또 제휴은행이 아닌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료를 직접 지급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빗썸은 제휴은행인 NH농협은행이 지급하는 2.0%에 얹어서 회사 잉여금을 통해 고객들에게 추가로 2.0%의 이용료를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무자들을 소집해서 예치금 이용료율 산정 방식을 점검하는 등 창구 지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는 이번 소동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거래소들이 너도나도 이용료율 높이기에 나섰던 것이죠. 19일 업비트가 처음 연 1.3%의 이용료율을 공지하자 빗썸은 즉각 2.0%를 제시했습니다. 업비트는 2.1%로 수정 공지를 냈고, 빗썸도 연 2.2%로 대응했습니다. 코빗도 연 2.5%의 이용료율을 제시하면서 경쟁에 참전했습니다. 빗썸의 이번 이용료율 인상 철회로 거래소 간 경쟁은 일단락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객의 신뢰는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자산운용사 업계에 상장지수펀드(ETF)의 명칭을 바꾸는 리브랜딩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전체 ETF의 순자산 총액이 15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 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국내 자산운용사, 너도나도 리브랜딩 KB자산운용은 17일 ETF의 브랜드 명칭을 ‘KBSTAR’에서 ‘RISE’로 모두 변경했다. 새로운 ETF 명칭인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초 김영성 대표이사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ETF 사업의 재단장을 준비했다. 브랜드 컨설팅을 거쳐 새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를 꾀한다는 의미에서 8년 만에 ETF 브랜드명을 바꿨다. KB자산운용은 명칭 변경과 함께 광고 모델도 배우 임시완으로 교체했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신뢰받는 연금 투자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투자자들이 은퇴 이후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노후를 위한 맞춤형 투자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도 23일 ETF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바꿨다.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들의 자산을 늘려주는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은 명칭 변경과 함께 한국과 미국, 일본에 투자하는 ETF 3종 세트도 함께 내놨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은 “시대 변화와 금융 시장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브랜드를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의 ETF 명칭 변경은 올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하나자산운용이 기존 ‘KTOP’이란 이름을 버리고 ‘1Q’로 모두 바꿨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와 결별하면서 독자적인 ETF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셈이다. 지난해 주인이 바뀐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도 올해 들어 기존에 쓰던 ‘MASTER’라는 브랜드명을 버리고 ‘KCGI’라는 명칭을 새롭게 내놨다. 회사의 이름을 앞세워 ETF 브랜드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키움자산운용도 패시브 ETF에서 사용하는 ‘KOSEF’를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에서 착안한 ‘HEROS’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리브랜딩發 중위권 경쟁 과열 예고 지난달 국내 ETF 상품의 순자산 총액은 150조 원을 넘었다. 2002년 국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지 22년 만이다. 지난해 6월 100조 원을 넘긴 지 불과 1년 만에 순자산이 50% 이상 늘어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펼치는 1위 다툼뿐만 아니라 중위권 다툼도 치열하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이나 신한자산운용 등이 명칭 변경 이후 국내 ETF 시장 중위권 판도 변화를 일으키면서 리브랜딩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22년 10월 브랜드명을 기존 ‘KINDEX’에서 ‘ACE’로 바꾼 뒤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2년 말 3.88%였던 국내 ETF 시장점유율이 올해 6월 말에는 6.67%까지 높아졌다. ACE라는 명칭 덕분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가 검색창 최상단에 오른 것도 점유율 상승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신한자산운용도 2021년 9월 ETF 명칭을 ‘SMART’에서 ‘SOL’로 바꾸면서 리브랜딩 효과를 쏠쏠하게 누렸다. 2020년 말 1%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장점유율은 올해 6월 말 2.98%까지 상승했다. 후발 주자로 국내 ETF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브랜드와 동일한 명칭을 쓰면서 투자자들에게 친숙함을 높이면서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다. 다만 명칭 변경만으로 시장점유율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명칭 변경 이후에는 생소함 때문에 점유율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이나 홍보 역량을 집중하냐에 따라 리브랜딩의 성패가 갈린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리브랜딩 이후 20개 넘는 ETF를 신규 상장했는데 이 중 10개 넘는 종목이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달고 출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증시의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 7’를 정방향, 레버리지,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ETF ‘3종 세트’를 동시 상장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신한자산운용도 리브랜딩과 함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리즈와 월 배당 상품을 경쟁 자산운용사에 비해 앞서 내놓으면서 크게 성장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ETF 브랜드가 포장지라면 ETF 상품은 내용물이다”라며 “고객 결정에 있어서 포장지보다는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차별화된 상품이 필요하고 상품을 기획하는 인재를 영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