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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33·사진)가 올 10월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씨는 10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했고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 중이다. 미 해병대 출신인 사업가는 주한미군으로 1년가량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재벌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주목받았다. 전역 후에는 중국 투자회사, SK하이닉스를 거쳐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미국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한국 기업과 경제계 입장을 전달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상·하원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면담했다. 류 회장은 한국 기업의 2018∼2023년 대미 투자 규모가 150조 원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기 정부에서도 한국 기업을 변함 없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류 회장은 국제경제 분야 1위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과도 만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공동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또 미국 대기업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턴 회장과 만나 미 대선 이후 대중 정책 전망과 한미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13일 미 상무부 돈 그레이브스 부장관을 만나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15일에는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바트 고든 전 하원의원, 존 포터 전 하원의원 등과 면담하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공화당계 헤리티지재단, 민주당계 브루킹스연구소를 방문해 한미 경제통상 현안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 씨(33·사진)가 올 10월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와 결혼한다.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씨는 10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 A 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A 씨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했고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 중이다. 미 해병대 출신인 A 씨는 주한미군으로 1년가량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 씨는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재벌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주목 받았다. 최 씨는 2015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해 6개월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전역 후에는 중국 투자회사, SK하이닉스를 거쳐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50∼60%대로 급락했다.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라인의 일부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국내외 사업장의 평균 가동률이 57.4%라고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1분기 가동률은 77.7%다. 1년 새 20%포인트 이상 가동률이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전체 가동률은 69.3%로 하반기(7∼12월) 들어 가동률이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 경기 불안 및 보조금 축소,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SK온의 배터리 사업 평균 가동률이 69.5%라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96.1%)보다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가동률은 87.7%였다. 배터리 기업들의 가동률이 급락한 원인은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탓이다. 전기차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배터리 주문을 줄인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당초 계약분보다 실제 주문량이 줄어들자 배터리 업체들에 보상금까지 지급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체들 입장에선 일회성 보상금을 받긴 하지만, 가동률이 떨어지면 장기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된다. 원재료비 같은 변동비가 줄더라도 공장 설비의 감가상각, 부동산 임차료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됐다. SK온은 1분기 33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약 75% 감소한 영업이익(1573억 원)을 올렸다.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 원을 제외하면 적자다.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9% 감소한 2674억 원이었다. 시장 침체 상황은 2분기(4∼6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수요가 여전히 저조한 데다 미국의 연비 규제와 유럽 배기가스 규제가 완화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장기 성장 전망도 기존 기대치보다 하향 조정됐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및 ESS 사업 수주 등이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가동률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 라인 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가동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포드 전용 라인을 현대자동차용으로 전환해 가동률 제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자회사 SK키파운드리가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키파운드리는 9일 만 45세 이상 사무직, 만 40세 이상 전임직(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는 미정이다. 2020년 매그나칩 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SK키파운드리는 2022년 SK하이닉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두고 8인치 웨이퍼 기반의 성숙 공정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220억 원, 영업손실 672억 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SK키파운드리는 최근 SK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과는 무관한 희망퇴직이라는 입장이다. SK키파운드리 관계자는 “조직 분위기 쇄신과 인적 역량의 순환 측면에서 진행되는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화 스페이스허브는 청소년 대상 우주 교육 프로그램 ‘우주의 조약돌’ 3기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한화 스페이스허브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우주 계열사들의 우주사업 협의체다. 한화 스페이스허브는 KAIST와 우주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해 우주의 조약돌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달 7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며, 전국 중학교 1·2학년 학생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선발된 30명의 3기 학생들은 7월부터 6개월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진, 석박사 멘토들과 경험형 우주 미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수료생들은 KAIST 총장 수료증, KAIST 영재교육원 수강 기회 및 멘토링,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센터 탐방 등의 혜택을 받는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훌륭한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을 할 수 있다면 연봉 100만 달러(약 13억7250만 원) 이상도 줄 수 있죠. 저보다 연봉을 더 받는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사진)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인재 영입의 중요성과 의지를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해외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테크 콘퍼런스’ 행사 주관차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지난해 조 사장은 23억41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 사장은 “연구위원이나 임원급에 해당하는 리더급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며 “특히 최근 중요한 트렌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시큐리티(보안) 쪽 리더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AI 인재들이) 양적인 진용은 갖춘 만큼, 질적인 중량급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13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글로벌 유력 기관투자가의 투자 담당 임원들을 만나 기업설명회를 주관한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성장, 서비스 사업의 수익 기여도, 신사업 청사진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14∼16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 CEO 서밋’에 참석해 주요 정보기술(IT) 업계 CEO들과 산업 트렌드 등을 주제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포드가 전기차 사업 손실을 막기 위해 배터리 주문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여파가 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포드가 배터리 공급 주문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배터리 공급 주문 축소는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연기하고, 픽업트럭 ‘F-150’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 포드 전기차 전략의 일환이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 지출로 배정된 500억 달러(약 68조6250억 원) 중 120억 달러를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드는 올해 전기차 사업에서 55억 달러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사업이) 회사 전체의 장애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드의 전기차 투자 속도 조절로 한국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주문이 늘거나 주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향 등 일시적인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장기적인 성장은 확실한 만큼 적극적인 대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연구 논문이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2일 퀀텀닷발광다이오드(QD-LED),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 성과를 정리한 논문 4편이 SID ‘올해의 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선정 논문은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구현한 자발광 QD-LED 기술’, ‘초저곡률 구현을 위한 플렉시블 박막트랜지스터 기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베젤 최소화 연구’, ‘고해상도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위한 글래스 마스크 연구’ 등이다. LG디스플레이의 가상현실(VR)용 올레도스(올레드 온 실리콘) 신기술 연구 논문도 올해의 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실리콘 웨이퍼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한 올레도스는 작은 크기에 고화질을 구현해 VR·증강현실(AR)용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엔무브는 2020년부터 검은색 윤활유 용기를 쓰고 있다. 적·청·황색 등 여러 색상의 윤활유 용기를 재활용한 것이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색상을 내려면 같은 색상의 폐플라스틱만 모아야 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렇다 보니 색상을 아예 뒤섞어 검은색 용기로 만든 것이다. 7일 찾은 대전 유성구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는 플라스틱과 관련한 연구개발(R&D)이 한창이었다. 600여 명의 연구원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재활용하는 3R(Reduce, Reuse, Recycle) 솔루션을 개발하면 SK지오센트릭 사업장에서 이를 활용해 플라스틱 재활용 등에 나선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난도가 높다.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잘게 쪼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소재로 만들고 신재 플라스틱(신규 생산 플라스틱)을 섞어 재활용한다. 새로운 용도에 맞는 물성을 충족시키려면 비율이 중요한데 연구진은 여기에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고객사가 요구한 물성과 수거한 폐플라스틱의 특성을 입력하면 기존 연구 결과를 학습한 AI가 가장 적합한 비율을 제시한다. 재활용한 플라스틱이 적용되는 영역은 윤활유 용기, 포장에 쓰이는 얼음팩, 세제 용기,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 점점 넓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고 폐기물 처리도 어렵다. 유럽연합(EU)이 신차 부품의 25%를 폐플라스틱 제품으로 써야 하는 규제를 도입하는 등 각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EU 규제가 적용되는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 80여 종의 부품을 개발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생산한 부품 3종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생활가전 업체에도 냉장고 야채칸 등의 부품을 공급 중이다. 대전=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글로벌 반도체 분업 체계가 사라진 자리에 753조 원 규모의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이 국내 기업 투자만 바라보는 사이 주요 경쟁국들은 보조금 정책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6년 뒤를 겨냥한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입지가 위험해졌다.● 美 해외 유치가 36%, EU는 81% 8일 동아일보와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이 본격화된 2021년 이후 각국에서 발표된 투자 프로젝트 중 상당 부분을 해외 기업 투자가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발표된 전체 투자 계획 중 해외 기업 유치 건이 35.8%를 차지했다. 일본은 32.1%였고 유럽연합(EU)은 80.7%에 달했다. 분석에서는 반도체 관련 제조 설비 투자만 집계했으며 소재·부품·장비나 연구개발(R&D) 기지 등은 제외했다. 미국은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에 5∼15%, 총 390억 달러(약 53조 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EU도 총 430억 유로(약 63조 원)를 반도체 보조금 등에 투입하고 있다. 일본도 투자 건별로 수조 원의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그 결과 미국은 2021년 이후 총 1164억 달러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최대 사례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다. 애리조나주에 650억 달러(약 89조 원)를 투입해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및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 이 외에 삼성전자(텍사스주·450억 달러), SK하이닉스(인디애나주·39억 달러), NXP(텍사스주·26억 달러)가 미국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그간 반도체 시장 입지가 약했던 EU는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통해 인텔(독일 마그데부르크·330억 달러), 글로벌파운드리(독일 드레스덴·80억 달러) 등 미국 기업들의 파운드리 투자를 이끌어냈다. 해외 기업과의 합작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차량 반도체 1위 독일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 등 전통적인 반도체 설계 강호들이 TSMC와 합작해 총 100억 유로 규모로 독일 드레스덴에 짓고 있는 공장이 대표 사례다. 엔화 약세를 무기로 투자 유치 공세를 벌이고 있는 일본도 무시 못 할 상대다. 2021년 이후 TSMC(구마모토·200억 달러), 마이크론(히로시마·32억 달러)을 비롯해 메모리·파운드리 생산 공장을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주요국들 ‘2030년 제조강국’ 겨냥 속도전 이 같은 투자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2030년 내 집행이 완료돼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6년 뒤에는 새로운 반도체 세계 지도가 완성되는 셈이다. 투자 시점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급 규모와 공장별 세부 용도까지 대부분 윤곽이 그려진 상태다. 총 3256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미국에서 가장 대규모 건에 해당하는 인텔(1000억 달러)과 TSMC(650억 달러)의 완공 및 가동 목표 시점은 당장 내년부터 도래하기 시작한다. 인텔의 애리조나 1공장은 내년 상반기(1∼6월) 첫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TSMC도 애리조나 1공장은 내년 상반기, 2공장은 2028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모두 2030년 내 총투자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EU도 주요 팹 신·증설 계획에 가속도를 붙였다. 인피니언이 사상 최대 규모(53억4000만 달러)를 투자한 드레스덴 전력 반도체 공장은 2026년 가동을 시작한다. 인텔의 마그데부르크 팹도 2027년 완공이 목표다. 대만 역내 투자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한 TSMC의 타이난 팹은 2025년 말까지 600억 달러가 투입된다. 일본도 주요 대기업 연합체로 설립된 라피더스가 45조 원 규모의 홋카이도 파운드리 공장에서 2027년 2나노 제품 양산 목표를 밝혔다.● 삼성·SK만 바라보는 한국, 2047년 로드맵만 2030년 반도체 세계 지도 역변을 앞두고 전통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의 역내 투자 계획은 모호하다. 정부가 나서 2047년까지 이어지는 경기 용인, 평택 거점의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했지만 업계는 “업황, 투자 요건에 따라 현실화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1월 정부는 ‘제3차 민생토론회’에서 2047년까지 삼성전자가 360조 원,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한편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에 추가로 1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20조 원을 들여 충북 청주에 짓기로 한 M15X 팹까지 총 622조 원이 국내에 투입된다. 하지만 M15X를 제외하면 구체적인 팹의 용도나 가동 시점 등은 특정되지 않았다. 양대 기업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주요국과 달리 국내는 보조금 정책도 전무하다.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대해 최대 25%를 세액공제해 주는 법안마저 올해 일몰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 용인 팹은 전력, 용수 인허가, 지역 주민 보상 절차 등이 난항을 겪으며 착공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3년이나 지연됐다. 발표 6개월 만에 건설에 돌입한 TSMC 구마모토 공장과 대조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경쟁국들이 생각보다 속도전에 강하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며 “2030년 이전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새로운 질서가 정해질 텐데, 국내의 투자 지원 속도는 느리고 인재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 삼성메디슨이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영역에서도 AI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삼성메디슨은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 지분 100%를 1265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 양수 계약을 전날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메디슨이 2011년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뒤 처음으로 진행한 인수합병(M&A)이다. 2020년 설립된 소니오는 의료진이 환자의 진단 이력 등을 손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정보기술(IT) 솔루션과 AI 기반 진단 보조 기능 등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활용하면 진료시간 단축이 가능하고 AI가 추가 검사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특히 산부인과 초음파용 진단 소프트웨어와 리포팅 솔루션을 통해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 증진에 집중해왔다. 소니오는 태아 상태 측정용 진단 단면을 자동 인식해 화면 품질과 적정 여부를 평가해주는 AI 진단 보조 기능 ‘디텍트’로 지난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달에는 기능이 향상된 신규 버전으로 추가 판매 승인을 받았고 해당 제품의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메디슨은 소니오 인수를 통해 의료진의 진단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유럽의 우수 AI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해졌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 E&S가 인천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했다. 부피가 기체수소의 800분의 1인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돼 수소 생태계 확산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 E&S는 8일 인천 서구에 있는 아이지이㈜에서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식을 열었다. 아이지이는 SK E&S가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로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약 5만 ㎡ 규모 부지에 액화수소 플랜트를 구축했다. SK E&S는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7000억 원을 투입해 플랜트를 구축했다. 플랜트 가동은 올해 상반기(1∼6월) 중 시작할 계획이다.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한 기체 상태의 부생수소(석유화학 공정 등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를 고순도 수소로 정제한 뒤 냉각한다. 하루 30t 생산이 가능한 액화설비 3기와 20t급 저장설비 6기 등을 갖춰 연 생산량이 3만 t에 달한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액화수소 3만 t은 수소버스 5000대가량을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에너지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만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냉각해 액체로 만든 것이다.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이고, 1회 운송량도 기체수소의 약 10배에 달해 대용량 저장 및 운송에 유리하다. 충전 속도가 빠르고 충전 대기 시간도 짧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액화수소 생산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 9개 국가에서만 가능하다. SK E&S는 액화수소 생산과 함께 충전 사업도 추진하며 생태계 전반으로 영역을 넓힌다. SK E&S의 자회사 SK 플러그 하이버스는 올해 20곳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국에 액화수소 충전소 약 40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는 탱크 트레일러에 실려 부산, 충북 청주, 경기 이천 등 전국에 설치될 예정인 충전소로 공급되고 충전소에서 수요처로 공급된다. 액화수소는 우선 수소버스 등의 연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향후 초고순도 수소가 사용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을 지원했다. 국내 액화수소 활용 사례가 없어 현행법상 안전·기술 기준 등이 부재한 탓에 신규 법령 제정에만 2, 3년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사업 추진을 뒷받침했다. ‘수소 선도도시’ 비전을 내세운 인천시와 인천 서구도 빠른 준공을 위해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도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석유화학업계의 성장 둔화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돌파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상승 전환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수급 불균형 해소 국면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외부 불확실성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을 유지하는 안정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점진적인 수요 회복세가 관찰되는 자동차 및 타이어 등 전방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NB라텍스는 전방의 라텍스 장갑 시장에서 대형 메이커들의 수급 재편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존 의료용 장갑에서 더욱 넓은 범위로 품질 다각화 및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풍력발전기 블레이드와 도료 등 원료가 되는 에폭시수지의 6만 t 증설을 2분기(4∼6월) 내 완료해 수요 증대에 대비할 예정이다. 다양한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다각적인 성장을 도모 중이다. 금호석유화학, 동성케미칼, OCI금호 등과 각종 생산 기반 시설을 구축하며 미래 수요를 준비 중이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지속가능 제품군 확대를 통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올 3분기(7∼9월)까지 완료할 예정인 MDI 증설 프로젝트는 친환경 원료 재생 기술 도입을 포함하고 있다. 지속가능 제품군 확대 분야에서는 식물성 원료 기반의 폴리우레탄 시스템 기술개발 및 바이오 플라스틱 인증 획득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하며 글로벌 트렌드 및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신사업 역량 확보에도 노력 중이다. 지난해 말 여수에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기반으로 액화 탄산을 생산하는 사업 협력을 진행했고 올해도 시장 성장에 대비 중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대외 여건이 불확실한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구성원의 역량을 총집결해 생존력 확보와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율촌화학과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크게 높여줄 지속가능한 고기능성 플라스틱 포장재 개발에 나선다. SK지오센트릭과 율촌화학은 재활용이 용이한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기술 개발 및 생태계 활성화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해 단일 소재의 고기능 플라스틱 연포장재를 개발한다. 플라스틱 연포장재는 국내에서만 연 36만 t이 사용되지만 여러 소재별로 분리배출이 거의 안 되는 탓에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된다. 단일 재질로 고기능의 파우치형 포장재를 만들면 재활용이 훨씬 수월해져 자원순환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SK엔무브는 냉각 ‘플루이드’ 제품군을 확대해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 공략에 나선다. 플루이드는 액체와 기체를 아우르는 용어로 형상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흐르는 성질이 특징이다. SK엔무브는 SK텔레콤, 영국 액체냉각 솔루션 전문 기업 아이소톱과 ‘차세대 냉각 및 솔루션 분야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에 SK엔무브의 냉각 플루이드를 아이소톱의 액체냉각 솔루션에 탑재해 적용한다. SK에너지는 기존에 구축한 스마트 플랜트에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SK에너지는 스마트 플랜트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PTC코리아와 2022년부터 협력해 오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며 지속적인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로 우주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우주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 공급 차량을 수주해 레드백 129대를 약 3조2000억 원에 공급한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1200t급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건조했고 이후 1800t급 잠수함, 3000t급 신형 잠수함, 해외 수출 잠수함 등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한화큐셀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미국에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 중이다. 3조4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 지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5.1GW(기가와트) 규모로 증설했다. 카터스빌 지역에는 잉곳·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모듈 밸류체인 전반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말 솔라허브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한화큐셀의 미국 내 모듈 제조 능력이 8.4GW까지 늘게 된다. 이는 북미 기준 실리콘 셀 기반 모듈 제조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한화큐셀은 주택용 태양광 솔루션 ‘큐홈’ 시리즈와 에너지 관리 시스템 ‘커맨드’를 유럽과 미국 등에 공급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삼성전자와 구글의 모바일 총괄 임원이 최근 서울에서 만나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2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최근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과 만난 사실과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오스터로 부사장은 “TM(노 사장)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의 파트너십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고, 구글과 삼성전자의 AI 협력과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기회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삼성전자 공식 계정도 오스터로 부사장의 글을 리트윗하며 “구글과 함께 최고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제공하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 AI 기반의 갤럭시와 안드로이드 경험의 미래에 대해 흥미로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은 2010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 S 시리즈를 출시하며 본격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등에는 구글과 협업을 거친 ‘서클 투 서치’ 기능이 탑재됐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헌법재판소의 25일 결정에 따라 유류분 제도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상속제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상속 관련 소송에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민법 개정 내용에 맞춰 유류분 상실 사유 및 기여분을 다퉈야 하는 만큼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현재보다 더 치열한 증거·법리 다툼이 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속 재산 규모가 크고 기업의 지분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은 재계의 경영권 분쟁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유류분 상실·기여 입증 치열해질 듯 재계와 법조계에선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재벌 총수 사망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유류분 분쟁이 줄어들진 않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형제자매에 대한 유류분 인정 조항이 즉시 무효화돼 사라지긴 했지만, 기존 유류분 소송에선 형제자매보다는 자녀 및 배우자의 유류분 다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은 2010년 452건에서 2022년 1872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5년 12월 31일까지 마련하게 될 개정안에 ‘유류분을 받지 못할 사유’(패륜 가족)와 ‘기여가 있는 상속인’(부양가족)에 대한 규정이 담기게 되는 만큼, 이 같은 사유가 있다고 느끼는 기업 오너 가족 등의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많다. 김현정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지금까지는 유류분 상실 사유나 기여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서 오히려 다툼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런 규정이 구체화되면 적극적으로 소송에 나설 여지가 생긴다” 며 “어떤 상실 사유가 있는지,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입증할 증거와 법리 다툼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법 개정 시한을 기점으로 유류분 소송 당사자들의 셈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여분이나 유류분 상실 사유를 주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엔 입법이 이뤄진 뒤 소송을 제기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유류분 상실 사유가 우려되는 당사자라면 법 개정 및 시행이 이뤄지기 이전에 빠르게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재계 경영권 등에도 변수 대기업이나 재벌그룹의 경우 상속 재산의 규모가 크고, 기업 지분 등이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유류분 제도의 변화가 경영권 상속·분쟁 등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현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기업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자녀나 배우자의 경우라면 상속 과정에서 상속 기여분 등을 주장할 여지가 커진다”며 “당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향후 후계자들의 경영권 다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현재도 유류분을 둘러싼 다수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BYC 창업주 고 한영대 전 회장을 둘러싼 1300억 원대 소송이 대표적이다. 한 전 회장의 배우자 김모 씨는 딸 한지형 BYC 이사와 함께 2022년 12월 한석범 BYC 회장과 한기성 한흥물산 대표 등 두 아들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서울중앙지법이 심리 중이다. 2022년 1월 별세한 한 전 회장의 유산 상속 과정에서 유류분을 한 회장에게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는 게 김 씨와 한 이사의 주장이다. 2009년 고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은 녹십자홀딩스 주식 56만 주 등 재산 일부를 탈북자를 위한 사회복지재단과 연구소 등에 기부한다는 유언장을 남겼다. 이에 장남 허성수 전 녹십자 부사장은 지분을 상속받은 재단 등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녹십자홀딩스 주식 23만여 주, 녹십자 주식 2만여 주를 돌려받았다.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자 이모 씨는 2015년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4명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냈으나 2017년 패소한 바 있다. 재계에선 향후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친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 등을 상대로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별세한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남긴 7000억 원 이상의 효성그룹 상장 계열사 지분에 대해 유류분 권리를 요구하며 균등 분배를 주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조 명예회장이 유언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을 상속에서 제외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국내 기업 중에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각종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곳이 적지 않다. 처음에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우수한 여성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걸 막을 수 있고,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판단이다. 구성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셋째를 출산한 직원을 특진시키는 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은 한미글로벌의 경우 시차 출퇴근, 육아기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본사의 경우 오전 7∼10시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근하도록 한다. 한 시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선택해 하루 8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녀를 등원·등교시킨 뒤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고, 오전 7시에 출근한 뒤 오후 4시에 퇴근해 자녀의 하원·하교를 챙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직원은 최대 2년(2자녀 이상인 경우 3년) 동안 재택근무가 가능한 ‘육아기 재택근무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한 시간 단위로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급휴가 40시간을 주는 ‘자녀돌봄휴가’도 최근 신설했다. LG그룹은 부서장 재량에 따른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주 40시간의 근무시간만 채우면 주 4일만 근무하는 것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육아 스케줄에 따라 근무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제도를 이용하면 오전에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아이를 유치원에서 하원시킨 뒤 집에서 남은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8세 이하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를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직무 여건이나 각자의 육아환경에 따라 하루 근무시간도 4, 6, 8시간 중 선택할 수 있다. 전일 근무를 택하면 정규 근무시간(오전 8시∼오후 5시) 동안 집에서 일하면 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대상자를 임신 중이거나 난임 치료 중인 여직원과 출산이 임박한 배우자를 둔 남직원까지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탄력근무가 가능한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는 기업 입장에서도 출산·육아로 인한 임직원들의 경력 단절 및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연근무 도입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한적이다 보니 인력 활용에 여유가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는 현실이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게임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28)는 “내년에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 중”이라며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쓴 전례를 못 봤다. ‘솔선수범해서 육아휴직을 쓰겠다’던 팀장도 결국 못 쓰는 걸 보면서 육아휴직은 불가능하겠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육아휴직이 안 되면 재택근무라도 확대하는 게 현실적 대안 같다. 임금을 60%만 받아도 아이를 보면서 집에서 일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의 밸류업(가치 제고)을 위해 배당소득의 이중과세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23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기획재정부·법무부 등에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개선과제’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건의서에는 배당제도 합리화 및 자사주 활용 주주환원 확대 등에 대한 건의 9건, 인수합병(M&A) 활성화 및 금융기업 가치 제고 관련 건의 4건, 밸류업 가이드라인 불확실성 해소 관련 건의 4건 등이 포함됐다. 대한상의는 우선 배당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 해소를 주장했다. 현재 기업이 법인세를 내고 남은 이익 일부를 배당하면 주주는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하는 이중과세가 발생해 주주환원 효과가 반감된다. 대한상의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이하 개인주주 배당에 대해 세액공제제도를 신설하고 2000만 원 초과 시 개별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기준으로 세액공제 비율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의 이익 중 투자·임금 증가·상생지출 등이 일정 비율에 미달하면 법인세를 추가로 과세하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의 개선도 요청했다. 현 제도 아래서는 기업이 배당을 늘릴수록 법인세 부담이 커진다. 때문에 투자·임금 증가·상생지출에 배당까지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M&A 절차의 간소화도 주장했다. M&A 공고 후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변제·담보 제공 등 채권자보호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대한상의는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합병은 채권자보호절차를 더 간소화할 것을 제안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