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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변 흑 대마와 중앙 백 대마의 수상전이 벌어졌다. 수상전의 결말에 따라 바로 승부가 갈릴 것이다. 그런데 대마 수상전 와중에 흑 101의 치중을 선수하자 백 102로 받은 것이 프로기사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한 수. 당연히 A로 이어야 집으로도 2집 이득인데다 팻감 면에서도 유리하다. 알파고끼리의 바둑에선 인간이 두었다면 나오지 않을 수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왜 102와 같은 수가 더 승리 확률이 높은지 인간의 계산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다. 흑 105 때 백 106이 좋은 수. 그냥 참고 1도 백 1로 이으면 3, 5로 두 수를 놓고 살아야 한다. 그 사이에 흑은 8까지 우변에서 큰 수확을 올릴 수 있다. 이건 역전이다. 백 106으로 모든 수상전에서 백이 유리해졌다. 흑 107은 불가피하다. 참고 2도 흑 1, 3으로 잡으러 가고 싶은데 백 4로 수상전을 하면 8까지 흑이 거꾸로 잡힌다. 따라서 흑 107은 수를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수. 그렇다면 백의 다음 수는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것도 100% 사는 길은 아니지만 백에겐 확신이 선 듯하다. 수상전의 결말을 확인해보자.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패는 승부 패다. 이 패를 하기 위해 흑은 긴 여정을 걸어왔다. 그것이 얼마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백도 자체 팻감이 별로 없다는 점이 흑에게 위안이다. 하지만 백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렇게 패가 나는 상황까지 끌어올 필요가 없었다. 상변 흑을 잡은 것이 워낙 커서 웬만한 건 다 양보하고 오직 우변 패만 나지 않게 가일수를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백 알파고는 이 패를 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일까. 답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알파고의 대국을 여러 번 봐온 ‘감’으로는 백의 승리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이후 수순을 보면 ‘감’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백 82의 팻감은 흑이 받아야 한다. 우변 백 전체를 잡아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흑 85의 팻감에 대해 백이 참고도 백 1로 팻감을 받아주면 어떻게 될까. 흑 8(2의 곳) 때 백은 팻감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결국 백이 우변 패를 지게 된다(백 5는 ○). 따라서 백 86으로 패를 해소하고 백 88∼92까지 흑 대마와 수상전을 벌이는 것이 올바른 길. 자, 이 수상전은 누가 유리할까. 81=○, 84=78.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53으로 중앙 백 넉 점을 때려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당장 잡지 않아도 되는 돌을 말끔하게 잡은 것은 멀리 우변 77의 곳에 패 들어갈 때를 대비해 팻감을 없앤 것. 그 대신 백은 중앙 흑 집을 삭감하며 순조롭게 끝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흑 65, 67도 ‘팻감 만들기’의 일환이다. 이렇게 둬야 팻감의 덩치가 커진다. 우변 패가 엄청난 크기이기 때문에 팻감 역시 그만큼 크지 않으면 안 된다. 흑 69의 응수타진 때 참고 1도 백 1로 반발하는 것은 흑이 우변 패를 결행하고 흑 2, 4, 6을 모두 팻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약간 손해라도 실전처럼 70으로 곱게 참아두는 것이 팻감 면에서 이득이다. 백 74로 연결하자 흑은 마침내 77로 패를 결행한다. 참고 2도 흑 1로 외곽에서부터 공격해 봐도 백 6까지 패를 내지 않고는 백을 잡을 길이 없다. 승부를 건 건곤일척의 패싸움이 드디어 시작됐다. 그러나 그간 백의 행보를 보면 이 패를 질 리가 없다는 결론인 듯한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로 뚫은 뒤 백 36, 38은 선수. 이렇게 중앙에서 모양을 대충 잡아 놓고 백 40으로 두텁게 늘어 흑에게 좌상 말의 보강을 요구한다. 흑이 참고도 1로 살면 가장 쉬운데 백도 2로 중앙을 움직여 나오는 수가 준비돼 있다. 흑 3, 5가 수상전에서 수를 줄이는 맥이지만 지금은 16까지 흑말이 위험에 빠진다. 그렇다면 흑은 다른 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갑자기 41로 잡혀 있는 우하 백 두 점에 대해 추가 보강을 한다. 흑 41의 의미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해불가. 좌상 흑을 살리는 수도, 중앙 백 넉 점을 잡고 좌변 말을 안정시키는 수도 아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려면 우변 A로 먹여치는 패를 노린 건데, 요즘 유행어대로 하자면 ‘해일 몰려오는데 조개 줍는 격’이다. 결국 42, 44로 좌상 흑이 잡혔다. 47, 49의 끝내기 이득은 좌상 흑 대마가 죽은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뿐. 흑은 뒤늦게 51로 중앙 백 넉 점을 잡았다. 결국 이 결과만 보면 흑 41은 헛수인 셈이다. 알파고의 논리는 좌상 대마를 다 죽이더라도 우변 패를 하는 게 낫다는 것일 텐데 인간의 눈으로 봐도 요원해 보인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16 때 흑이 잇지 않고 17로 둔 것은 자신감의 표현. 실전처럼 백 20으로 끊겨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흑 23으로 들여다본 수도 날카롭다. 참고 1도 백 1로 반발하면 흑 10까지 백이 잡힌다. 이어 백 ‘가’로 끊어도 축이 되지 않는다. 흑 25, 27이 타개의 맥으로 좌변 흑 돌이 완생을 향한 결승점에 거의 다가섰다. 좌변을 잡는 것이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본 백은 28로 좌상 흑부터 건드려 본다. 흑 29는 선수지만 악수. 지금 해놓을 이유가 전혀 없다. 좌상과 좌변 흑 말이 얽힌 반상의 함수는 매우 복잡하다. 예를 들어 흑이 좌상만 생각한다면 참고 2도 흑 1로 쉽게 살 수 있다. 하지만 백 2부터의 반격이 두렵다. 14로 끊어 수상전을 하면 백이 이긴다. 이건 한 사례일 뿐 변화가 무궁무진하게 많다. 그래서 흑 31, 33은 좌상 흑의 삶과 좌변 흑의 진로를 동시에 염두에 둔 수. 백은 일단 34로 뚫어 공격을 시작한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상변과 우변에 걸친 백 세력이 매우 두텁다. 알파고의 장기대로 흑이 상대 세력에 깊숙이 침입할 줄 알았는데 95로 가볍게 삭감한다. 이 정도 삭감만 해도 충분하다는 뜻인가 싶었는데 곧 본색을 드러낸다. 흑 99로 강렬하게 붙여 간 것이 역시 알파고다운 수. 이어 흑 105로 젖혀간 것이 가장 강력한 도발. 백은 참고 1도 1, 3으로 좌변에서 실리를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참고 1도는 부스러기처럼 흩어져 있던 중앙 흑이 제법 모양을 갖추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 진행을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백은 110으로 예상치 못한 곳을 둔다. 만약 백이 공격을 원했다면 참고 2도가 있다. 흑도 8을 축머리로 활용해 반격하면 복잡한 전투가 예상된다. 백은 굳이 참고 2도처럼 어렵게 둘 이유가 없다고 본 듯하다. 백의 온건책에 힘입어 흑은 115까지 좌변 모양을 재빨리 수습했다. 이래선 웅장했던 백세가 일거에 무너진 형국. 그 대신 백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75로 젖힌 건 정수. 반대로 젖히면 흑의 집 모양 가운데 제일 큰 우상 흑 집이 많이 부서진다. 그 경우 단박에 실리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 대신 좌상 흑 한 점이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흑 79, 81처럼 가장 쉬운 수로 타개하기 시작했다. 백 82는 최근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정석. 요즘은 참고 1도 백 1, 3으로 많이 둔다. 귀를 내주고 세를 쌓는 것인데 지금은 상변 모양이 중복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런데 흑 83이 상상을 초월한 수. 이단젖힘을 한 상황에서 이렇게 단수를 하는 건 보통 악수라고 본다. 실전에서도 흑 83 때문에 후수를 잡아 백 88의 요처를 빼앗겼다. 참고 2도처럼 두는 것이 정수다. 흑 91로 하변을 보강할 때 백 92가 그럴싸하다. 상변에서 좌변으로 이어지는 백의 세력이 생각보다 깊고 튼튼하다. 평소 알파고처럼 깊숙이 뛰어들어 타개할지 궁금하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백 대마가 사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아직은 흑의 약점이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백이 삶을 도모하려면 역시 60, 62로 끊어 흑의 포위망에 흠집을 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백 64가 급소. 이어 66으로 백 한 점을 끌고 나오니 타개가 쉬워질 조짐이 보인다. 백 66에 흑이 반발하려면 참고 1도 흑 1이 가장 강력한 수. 그러나 백이 4∼8을 선수하고 10으로 한 점을 살려나오면 거꾸로 흑이 잡혀버린다. 그래서 흑 67은 타협의 수. 백은 72까지 사실상 살았다. 흑이 패를 들어갈 수는 있지만 질 경우 너무 손해가 커서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흑이 참고 2도 1로 잡으러 가도 백 10까지 쉽게 살아간다. 백이 살아가는 동안 흑은 외곽을 두텁게 했고 선수를 잡아 73을 둘 수 있어 아직 형세는 팽팽하다. 이때 반상에 떨어진 백 74가 알파고다운 수. 이런 저돌적인 붙임은 알파고가 타개를 위해 자주 쓰고 있고 그 결과 또한 나쁘지 않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KPGA 코리안투어 최고 상금 규모(총 상금 15억 원, 우승 상금 3억 원) 대회인 ‘2018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차별화를 선언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5월 24~27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 클럽에서 개최된다. 우승자는 상금 외에도 PGA투어 제네시스 오픈(2019년 2월)과 더CJ컵@나인브릿지 (2018년 10월) 출전권, 그리고 제네시스 차량 1대를 받는다.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는 우선 해외와 국내에서 활약하는 유명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는 것이다. PGA 투어 최경주, 위창수 등 베테랑과 지난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김승혁, 국내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박상현 이태훈 장이근 황중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랭커인 이정환 이형준, 2016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 우승자인 이민우, ‘어린 왕자’ 송영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 중인 김형성과 류현우 등이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 국가대표 선수 8명 역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평가전 차원에서 참가한다. 여기에 예측할 수 없는 바다 바람이 불어오는 잭니클라우스 골프 클럽의 전장이 지난해보다 56야드 늘어나 난이도가 훨씬 올라갔다. 대회 주관사인 현대자동차는 차별화를 위해 선수와 그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선수 전원에게 숙소를 지원하고 대회장까지의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또 사기 진작을 위해 대회 하루 전인 5월 23일 오후 6시 국내 유일의 플레이어스 디너를 실시한다. 2017년도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10위 이내 선수에게 대회 공식 차량을 제공하고 선수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 라운지 및 유아 돌봄 서비스를 마련한다. 5월 21일에는 초등학교 4~6학년 남학생을 대상으로 프로 선수들이 일일 코칭을 해주는 ‘제네시스 주니어 스킬스 챌린지’를 개최한다. 갤러리를 위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우선 제네시스 EQ900, G80, G80 스포츠, G70 등 전 모델이 전시된다. 또 ‘2017 미슐랭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스타 레스토랑과 빕 구르망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슐랭 푸드존을 운영한다. 이번 대회에선 한식인 두레유와 역전회관, 일식인 스시선수, 중식 진진, 양식 류니끄 등이 참여한다. 어린이 및 청소년 동반 가족을 위해 스내그 골프와 키즈시네마 등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스내그 골프존에선 전문 지도자들이 유소년을 대상으로 골프의 기본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블록 놀이존에선 블록을 가지고 놀 수 있게 했다. 일반 골프팬을 위한 골프 필라테스, 스크린 골프 이벤트도 펼쳐진다. 골프 필라테스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프로 선수의 컨디셔닝 케어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는 것으로 신체 나이에 따른 운동 수행 능력을 측정하고 균형감각 등을 테스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크린 골프 코너에서는 장타대회, 다트골프 등을 실시해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밖에 5월 26일 3라운드가 끝난 뒤 갤러리 플라자에서 재즈 콘서트 ‘JAZZ ON GREEN’도 개최된다. 가수 존박, 재즈보컬 ‘유사랑’, 비브라폰 재즈밴드 ‘굿 펠리스’ 등이 출연한다. 골프 팬과 지역 주민들이 즐기는 문화 축제의 장이 될 이번 행사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한편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들에게 ‘제네시스와 함께하는 골프 지식’(김맹녕 지음·동아일보사)이란 책을 무료로 나눠준다. 지난해 ‘제네시스와 함께 하는 비즈니스 골프 영어’에 이어 출간된 이 책은 골프 용어의 어원, 새롭게 바뀌는 골프 룰과 에티켓, 골프 스윙의 원리, 저자가 직접 다녀온 전 세계 이색 골프장 이야기 등을 고루 소개하고 있다. 또 세계적 명사와 프로 골퍼들의 명언,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의 골프 격언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국 제네시스 주요 영업지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도 무료 배포될 예정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선수와 고객(갤러리), 선수의 가족, 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대회를 모토로 삼고 있다”며 “선수에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선수의 가족, 골프 팬들이 편하게 대회장을 찾을 수 있게 다양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의 침입은 알파고의 특성을 100% 보여주는 수. 우변 흑 세력이 깊기 때문에 보통 참고 1도 백 1처럼 얕게 삭감하는 수를 떠올리기 쉽다. 백 5까지 탈출에는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타개에 자신 있는 알파고는 백 ○ 같은 처절한 침입수를 선호한다. 프로기사들은 흔히 타개보다 공격이 더 쉽다고 하는데 알파고는 거꾸로다. 백 44에 흑 45로 둔 것은 패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 45 대신 흑이 50의 곳을 젖히면 백이 45의 곳으로 호구해 패가 난다. 흑 51로 포위하자 백의 생사가 만만치 않은 상황. 여기서 백 알파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를 둔다. 백 52, 54다. 단순히 사는 것도 쉽지 않은데 활용을 먼저 하고 살겠다고 나선 것. 그러자 흑은 55로 칼을 뽑아 들었다. 참고 2도 흑 1로 둬 잡으러 가는 것은 백 18까지 살아간다. 흑 59까지 자체로 사는 수는 없어졌다. 그렇다면 백은 흑의 포위망을 뚫어내야 한다. 일단 A의 약점이 눈에 들어오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하 정석의 마무리는 백 24, 흑 25다. 이 수를 기억해야 손해 보지 않는다. 물론 프로기사들도 요즘 애용하고 있다. 흑 25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축이 유리하다는 이유로 백이 참고 1도 1로 젖혀 도발하면 흑 6의 장문이 기다리고 있다. 흑 석 점을 잡아도 막강한 세력을 내주기 때문에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흑 31이 어려운 감각. 나쁘게 말하면 뜬구름 잡는 수인데 요즘 프로기사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 부근 어딘가를 두는 것이 좋기 때문인데 다만 흑 31이 정답인지는 모른다. 알파고가 뒀기 때문에 100% 정답은 아니라도 95점은 된다고 보는 것이다. 백 32 때 참고 2도 흑 1은 고지식한 행마. 백 2부터 10까지 하변이 모두 백 집으로 굳어진다. 흑 35로 변신하는 것이 가벼운 행마. 흑 41까지 하변에서 깨끗한 모양을 만들었다. 백 42의 침입. 역시 뜬구름 잡는 수다. 알파고가 뒀으니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알파고제로는 인간의 기보를 보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 프로그램이다. 사흘 만에 알파고리를 능가하는 실력이 됐다. 이것이 알파고제로 20이다. 제로 20을 40일 가까이 더 갈고 닦은 프로그램이 제로 40이다. 제로 40은 알파고마스터에 90%가 넘는 승률을 보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알파고 시리즈는 리-마스터-제로 20-제로 40 등 네 가지 버전이 있는 셈이다. 오늘부턴 제로 40끼리의 셀프 바둑을 선보인다. 흑 7 대신 참고 1도 1로 막고 7로 우변을 키우는 것도 정석이다. 그러면 백은 8, 10으로 귀를 지키면서 우변 침입을 노리는 방향으로 전개한다. 실전처럼 흑 7로 막으면 13으로 젖혀 놓고 흑 15나 참고2도처럼 두는 게 일반적이다. 참고 2도처럼 될 경우 흑 ‘가’와 백 ‘나’가 미리 교환돼 있는 것이 이득이라는 발상에서 실전 흑 15가 등장한 것인데 백도 순순히 받아주지 않고 16으로 반발한다. 요즘 유행하는 정석이다. 20=13.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 바둑은 좌변 흑 대마가 중반 초입에 잡히면서 사실상 끝났다. 그 출발점은 하변 공방에 있었다. 하변은 원래 백의 진영인데 흑이 침투해 왔다. 백 진이었기 때문에 백이 흑을 몰아쳐야 하는데 백 1부터 거꾸로 하변 백말이 잡혀버렸다. 백이 큰 손해를 본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백의 사석 작전이었다(흑 8=○). 백 9가 흔한 마늘모 행마인데 흑의 숨통을 콱 죄는 수. 흑은 좌변에선 살 수 없기 때문에 밖으로 탈출해야 한다. 흑이 어떻게 탈출을 시도해도 10의 곳을 선수당하는 순간 대책이 없기 때문에 흑 10으로 둬 버텼지만 백 11의 평범한 행마가 흑의 탈출로를 사실상 막아버렸다. 이후 좌변 흑은 여기저기 몸부림을 쳤지만 백의 그물망을 뚫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막판에 우하 패는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백이 쉽게 마무리할 수 있는 장면에서 이렇게 생사가 걸린 패를 자초한다는 건 아마추어도 하지 않는 실수. 그러나 알파고는 실전이 더 쉬울지 모른다. 알파고는 사실 바둑을 두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83=48, 183 191 197 203 209 215 221=167, 188 194 200 206 212 218 224=180, 192=73, 227=189.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하 귀에서 결국 패가 났다. 백에게 다행인 건 자체 팻감이 많다. 백 86처럼 팻감 하나를 허무하게 써버리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알파고의 바둑에서 여러 번 봐온 것이어서 이젠 ‘알파고답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흑 113의 팻감에 대해 백은 받지 않고 패를 해소해도 된다. 수상전은 백이 한 수 빠르다. 그러나 팻감이 많은 백은 마치 고양이가 잡은 쥐를 갖고 놀듯 승부를 단번에 내지 않고 계속 끌고 간다. 백 116의 팻감에 흑이 패를 해소해 우하 백을 잡으면 어떻게 될까. 참고 1도가 예상되는데 이 정도로도 백이 이긴다. 백 124로 패를 따냈을 때 흑은 팻감이 없다. 흑 125의 억지 팻감을 쓰자 드디어 백이 패를 해소했고 백 128에 흑이 돌을 던졌다. 흑이 계속 두면 어떻게 될까. 참고 2도인데 유가무가로 흑이 잡힌다. 83 91 97 103 109 115 121=●, 88 94 100 106 112 118 124=80, 127=89.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전보에서 우상 백까지 살아갔기 때문에 승부가 끝났다. 그런데 이후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흑 63, 65는 수상전을 하겠다는 것. 한데 백 66과 교환돼 오히려 손해다. ‘이젠 끝’이라고 했는데 흑 67, 71이 상상을 초월하는 승부수이다. 인간계에선 ‘억지’라 부르는 것들이다. 그런데 백 알파고가 장단을 맞춰준다. 당연히 참고 1도 백 1, 3으로 둬야 아무 수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손을 빼고 좌변 수상전에 가일수를 하는 바람에 흑 75로 넘어가 우하 백이 위험해졌다. 흑 77, 79로 패가 났다. 흑이 참고 2도로 두면 백 12까지 살 수 있어 이건 백승. 아마추어 7급도 둘 수 있는 수를 알파고가 두지 않아 위험을 초래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단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시각일 뿐. 실전은 인간에겐 어려운 길이지만 알파고엔 승리를 향한 더 쉬운 길일 수 있다. 이렇게 둬도 역전당하지 않는 것 역시 알파고의 특징이기 때문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가 사실상 결정타. 흑 A로 나오는 것이 백의 유일한 약점이었는데 백 ○가 있기 때문에 B로 늦춰 받는 수가 생겼다. 흑 A가 선수가 돼야 우상 백을 더 공격할 수 있는데 지금은 만사휴의. 흑 41부터는 마지막 확인 작업에 가깝다. 그런데 백 44가 알파고 특유의 엉뚱한 수. 좌변 수상전은 백이 4수 차이로 이기는 모양이라 가일수가 필요 없는 상황이다. 참고 1도 백 1, 3을 선수하고 백 5로 뒀으면 흑은 돌을 던졌을지 모른다. 백 알파고가 승리를 확신하고 몸을 사린다고나 할까. 백의 결론은 이거다. 흑이 참고 2도 1에 두면 우상 백 일부분이 잡힌다. 제법 큰 수가 난 셈이지만 백 우세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 흑 알파고도 55로 둬 백이 기껏 차려놓은 밥상(참고 2도)을 엎어버린다. 진 마당에 참고 2도처럼 두는 건 소용없단 뜻일까. 까닭을 알 수 없는 알파고의 기싸움 때문에 백 58로 우변은 다시 백의 수중에 들어갔다.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21은 수상전을 하자는 뜻. 백은 22로 손을 빼는 여유까지 보인다. 여기서 흑이 참고 1도처럼 수를 메워 가면 어떻게 될까. 흑 1이 시작인데 백 30까지 흑이 4수나 부족하다. 흑 대마가 아무 대가없이 잡혔으니 엄청난 차이가 났는데 흑 알파고는 흑 23으로 상변 집을 최대한 키우는 것에 실낱같은 희망을 건다. 물론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백 24 이하로 움직여서 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흑 25, 27은 백을 통째로 잡겠다는 뜻. 백 34로 단수할 때 참고 2도 흑 1로 나가면 안 되는 것일까. 이때 백은 계속 단수하지 않고 2로 젖히는 것이 호수. 이후는 외길 수순인데 백 10까지 수가 많이 늘어나 우변 흑 두 점을 품에 넣을 수 있다. 흑 35, 37로 안간힘을 쓰는데 그물망이 너무 허술하다. 흑 39로 젖혀 A로 나오는 수를 엿봤지만 백 40으로 끊은 것이 좋은 응수. 흑의 희망이 사그라지고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99부터 삶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진다. 하지만 백 104로 치중해 흑이 사는 길은 없다. 밖으로 나가는 것 외에는 삶이 없는 것이다. 흑은 짜내고 짜낸 끝에 105의 기묘한 붙임을 들고 나온다. 그나마 이 수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참고 1도 백 1로 무난하게 받아서 별일이 없다. 흑은 8까지 끊어 수상전을 할 작정이지만 백 9, 11로 나오면 흑의 포위망이 뚫려 버린다. 백 알파고는 실전 106으로 젖히는 게 참고 1도보다 더 확실하다고 봤다. 실제로 흑은 109, 111로 끊는 것이 유일한 수단인데 백이 116까지 이어가자 더 이상 좌변 흑이 탈출할 길이 없다. 흑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은 117로 씌워 좌변 백과 수상전을 하는 것. 여기서 백이 참고 2도 1처럼 뚫고 나오려고 하면 흑 14까지 곤란해진다. 백은 그냥 120에 둬 수상전을 하면 된다. 좌변 백과 흑의 수상전은 누가 봐도 백이 한참 앞선다. 그렇다면 대마가 잡힌 흑은 돌을 던져야 하는 게 아닐까.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를 당하자 의외로 좌변 흑 대마가 위험하다. 자체로는 두 집을 내기 힘든 모양. 흑은 ●로 뻗어 버틴다. 대마가 달아나려 해도 이 부근을 백에게 선수당하면 흑의 운신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실전도 큰 차이가 없다. 백 86으로 차단하자 흑의 숨이 턱 막힌다. 백 90, 92도 흑의 안형을 철저히 없애는 수. 흑 93으로 두 집을 내보려고 하지만 백 94를 두자 흑의 자체 삶은 사라졌다. 중앙 탈출만이 유일한 길이다. 만약 흑 93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막으면 어떻게 될까. 백은 간단히 2, 4로 젖히면 된다. 흑 5가 선수여도 백 8까지 흑은 사는 형태를 만들 수가 없다. 백 96이 당연하면서도 좋은 수. 참고 2도 흑 1로 탈출을 시도해도 백 10까지 꽉꽉 틀어막으면 흑의 활로가 없다. 좌하귀 백 대마를 걸고넘어지려 해도 백 18까지 여의치 않다. 흑 97은 궁여지책. 백의 허점을 노려보겠다는 뜻이다. 흑이 비상구를 찾지 못하면 바둑이 그대로 끝날 수 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73, 75는 유일한 타개책이다. 양쪽 흑이 갈라지면 흑 말의 수습이 매우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고 보니 전보에서 흑이 좌하 백 진에 깊숙이 침투했던 것이 부담이 돼 돌아오고 있다. 백 76, 78이 알파고답게 침착한 수순. 82의 곳을 먼저 끊어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혹시 모를 흑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모양은 사나워도 흑 79, 81로 끊는 수가 흑의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쩔 수 없다. 백 80 대신 참고 1도 1로 두는 것은 나약한 진행. 흑 2로 끊어 패가 되는데 백의 부담이 크다(흑 6은 ●). 흑 81 대신 참고 2도 흑 1로 잇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다. 하지만 백 6까지 패를 만드는 수가 있다. 백은 당장 두지 않고 기회를 봐서 결행할 것이다. 흑에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다. 흑 83(○)까지 하변 백을 잡았다. 공격하던 백이 통째로 잡혔으니 무슨 변고인가 싶다. 하지만 백의 ‘빅 픽처’가 이제 본색을 드러낸다. 백 84가 그것이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