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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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43%
국제일반11%
사고7%
중남미7%
국제정세7%
국제정치7%
인사일반7%
경제일반4%
중동4%
사회일반3%
  • 유엔직원 ‘하마스 연루’ 파문, 美 등 12개국 “지원중단”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가담한 정황이 속속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등이 잇따라 UNRWA에 “지원 중단”을 선언했고 유럽연합(EU)은 유엔에 긴급 감사를 촉구했다. 29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UNRWA 직원 12명이 하마스의 공격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여성 납치, 키부츠(협동농장) 습격 등에 연루된 증거가 담긴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 중 10명은 하마스 소속, 1명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소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UNRWA 전체 직원의 약 10%인 1200명이 하마스 및 다른 무장단체와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UNRWA 직원인 가자지구의 한 아랍어 교사는 97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에리 키부츠 습격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직원인 사회복지사는 하마스의 공격 당일 탄약을 분배하고 차량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엔은 하마스와의 연루 사실이 확인된 9명을 즉각 해고했다. CNN에 따르면 현재 25개 지원국 중 약 절반인 12개국이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혹은 보류를 선언했다. 중립국 스위스까지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유엔은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가 있었더라도 가자지구에서의 구호 활동 자체가 중단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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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받은 미군 ‘타워22’, 친이란 세력-IS 견제 역할

    28일(현지 시간)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요르단 북동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는 시리아, 이라크, 요르단 3국의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에 있다. 이곳은 인근의 친이란 무장세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공격의 표적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타워 22 인근인 시리아 남부에는 2017년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 알탄프 미군기지가 있다. 미국은 IS 패망 이후에도 이 지역에 병력 약 900명을 주둔시켰고, 현재까지 시리아 동부 친이란 세력의 군사력 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타워 22 역시 알탄프 기지를 지원하며 친이란 세력과 IS 잔당을 견제하는 임무를 맡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타워 22에는 약 35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다만 어떤 무기가 배치돼 있었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시리아 정책 담당관을 지낸 앤드루 테이블러 미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공격은) 미국의 허를 찌른 것”이라며 “타워 22는 알탄프나 다른 미군기지에 비해 방어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공격이) 미군을 시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한 것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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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親이란 무장세력이 공격한 ‘타워22’는 어떤 곳?

    28일(현지 시간) 친이란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미군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요르단 북동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는 시리아, 이라크, 요르단 3국의 국경이 만나는 중동의 요충지에 있다. 이곳은 인근의 친이란 무장세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공격의 표적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타워 22 인근인 시리아 남부에는 2017년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 알탄프 미군기지가 있다. 미국은 IS 패망 이후에도 이 지역에 병력 약 900명을 주둔시켰고, 현재까지 시리아 동부 친이란 세력의 군사력 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타워 22 역시 알탄프 기지를 지원하며 친이란 세력과 IS 잔당을 견제하는 임무를 맡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타워 22에는 약 35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다만 어떤 무기가 배치돼 있었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시리아 정책 담당관을 지낸 앤드루 테이블러 미 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번 공격은) 미국의 허를 찌른 것”이라며 “타워 22는 알탄프나 다른 미군기지에 비해 방어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공격이) 미군을 시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한 것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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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역 100년’ 비극의 美한인, 30년만에 출소

    “30년 만에 세상에 나온 감정은 이루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정말 잘 살겠습니다.” 26일(현지 시간)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 일리노이주 키와니 교도소 앞에서 형을 마친 사람에게 두부를 먹이는 조촐한 한국식 출소자 맞이가 열렸다.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해 사실상 무기징역을 살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서(한국명 서승모·50) 씨가 주인공이었다. 미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는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벅타운에서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1995년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80년으로 감형됐다. 미 검찰은 “서 씨와 누나 캐서린(54)이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보험금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노린 범죄”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 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누나에게 속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그에게 누나는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 재산도 도박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며 살인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서 씨는 2010년 자신의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하우스 오브 서’에서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씨가 누나의 말을 무조건 믿고 살인을 저지른 배경에는 그의 불행한 가족사가 한몫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 씨 가족은 1976년 이민 왔지만, 아버지는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탁소를 운영해 가족을 부양하던 어머니도 1987년 강도에게 목숨을 잃었다. 어렸던 서 씨는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누나에게 크게 의지했다. 누나가 왜 살인을 사주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 씨는 2017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도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린 누나가 살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캐서린은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현재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역 한인사회는 한인 이민사의 비극이 서 씨의 불행을 야기했다는 판단 아래 줄기차게 주 정부에 사면을 청원했다. 서 씨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기에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호소였다. 주 정부는 사면 대신 서 씨를 모범수로 인정해 조기 출소시켰다. 이날 교도소 앞에는 사면 청원을 주도했던 한인교회 관계자들과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 등 6명이 서 씨를 맞았다. 시카고트리뷴은 “두부를 먹는 건 부정을 씻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을 담은 한국식 관습”이라 전했다. 교도소에서 학사 학위와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서 씨는 앞으로 지역사회 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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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 이민사 비극’ 앤드루 서, 30년만 조기 석방…“정말 잘 살겠다”

    “30년 만에 세상에 나온 감정은 이루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정말 잘 살겠습니다.”26일(현지 시간)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 일리노이주 키와니 교도소 앞에서 형을 마치고 두부를 먹이는 조촐한 한국식 출소자 맞이가 열렸다.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해 사실상 무기징역을 살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서(한국명 서승모·50)가 주인공이었다.미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는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벅타운에서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1995년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다. 미 검찰은 “서 씨와 누나 캐서린(54)이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보험금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노린 범죄”라고 발표했다.하지만 서 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누나에게 속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그에게 누나는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 재산도 도박으로 탕진하고 자신을 학대한다”며 살인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서 씨는 2010년 자신의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하우스 오브 서’에서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다”고 말하기도 했다.서 씨가 누나의 말을 무조건 믿고 살인을 저지른 배경에는 그의 불행한 가족사가 한몫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 씨 가족은 1976년 이민 왔지만, 아버지는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탁소를 운영해 가족을 부양하던 어머니도 1987년 강도에게 목숨을 잃었다. 어렸던 서 씨는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누나에게 크게 의지했다.누나가 왜 살인을 사주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 씨는 2017년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돈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린 누나가 살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캐서린은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현재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지역 한인사회는 한인 이민사의 비극이 서 씨의 불행을 야기했다는 판단 아래 줄기차게 주 정부에 사면을 청원했다. 서 씨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기에 정상 참작할 여지가 있다는 호소였다. 주 정부는 사면 대신 서 씨를 모범수로 인정해 조기 출소시켰다.이날 교도소 앞에는 사면 청원을 주도했던 한인교회 관계자들과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 등 6명이 서 씨를 맞았다. 시카고트리뷴은 “두부를 먹는 건 부정을 씻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을 담은 한국식 관습”이라 전했다. 교도소에서 학사 학위와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서 씨는 앞으로 지역사회 청소년 교육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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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조원 스타트업 창업자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라”

    “아마추어여도 상관없다.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라.”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의 공동 창업자인 정세주 이사회 의장(44·사진)은 예비 창업자들을 향해 “(비전을 밝히면)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고, 당신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라며 이렇게 조언했다. 2005년 세워진 눔은 체중 감량 등 건강관리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업가치가 37억 달러(약 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 의장은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와 한화생명 주최로 열린 스타트업 기업가 강연에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전남에서 자랐다는 정 의장은 2005년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대학을 중퇴해 혈혈단신으로 미 뉴욕주 롱아일랜드로 왔다. 인맥을 만들려고 집에서 1시간씩 기차를 타고 뉴욕 맨해튼으로 가 이런저런 모임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것은 스무 번에 한 번꼴이 채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형편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짐작에서였다. 결국 처음 사업모델을 세운 뒤로 3년 동안은 투자금을 한 푼도 모으지 못했다. 그는 “3분간의 발표가 30분 같았다. 나 자신이 싫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 의장은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사람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당신을 판단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배운 후 모임에서 인맥을 쌓고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가 똑똑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의장은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는 이유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대개는 금방 실패를 맛본다”며 “하나의 단순한 비전에서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와야 한다. 비전에 대해 100페이지도 넘게 실행 계획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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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방대법 “멕시코 국경 철조망 제거”… 트럼프측 “집권땐 재건”

    미국 연방대법원이 남부 텍사스주가 중남미 불법 이민자 차단을 목적으로 멕시코 국경지대에 설치한 철조망의 일부를 끊거나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22일 판결했다.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는 텍사스주가 ‘죽음의 덫’으로도 불리는 날카로운 철조망을 설치하는 것을 비판하며 철조망 절단 등으로 대응했다. “국경 관리는 연방정부의 권한”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대법관 9명 중 5명이 찬성하고 4명은 반대하는 등 대법원 내부에서도 이 사안을 둘러싼 진통이 적지 않다.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때 설치를 시작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단시킨 국경장벽을 다시 건설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이민, 낙태 등의 의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뽑은 배럿도 “장벽 제거 가능” 이날 판결에 찬성한 대법관은 총 5명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외에도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찬성했다. 특히 배럿 대법관은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치적으로 꼽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직접 발탁했다. 그는 낙태 의제에는 초강경 보수 성향이나 이민, 의료보험, 총기 등에서는 종종 중도 혹은 진보 성향을 보였다. 보수 성향이 짙어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는 2021년 3월부터 주(州)의 별칭을 딴 ‘론스타 작전’을 통해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불법 이민자의 주요 월경 통로인 리오그란데강 일대에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금속이 박혀 스치기만 해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철조망을 설치했다. 이에 걸려 적지 않은 이민자가 심하게 다치자 바이든 행정부는 철조망 일부를 절단하며 맞섰다. 이에 텍사스주는 “연방정부가 주 재산을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격인 지방법원은 철조망 훼손을 허용했다. 2심 격인 항소법원은 “소송 중에는 훼손을 일시적으로 금한다”며 중도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는 2일 대법원의 개입을 요청했다. 20일 만인 이날 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주무 부서인 국토안보부는 “텍사스주는 불법 이주를 줄이지도 못하면서 연방정부 인력이 일하는 것만 어렵게 만들었다”고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이번 판결은 텍사스주와 바이든 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텍사스주가 불법 이민자를 강제 출국시킨 것이 법 위반이라며 주를 고소했다. 5월에는 텍사스주가 지난해 설치한 300m 높이의 수중장벽 철거에 관한 심리도 시작된다.● 공화당 ‘이민’ vs 민주당 ‘낙태’ 의제 집중 이민에 포용적인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멕시코 국경지대를 통한 불법 이민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대선 쟁점으로 삼고 있다. 그는 17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바이든의 이민 정책 탓에 미국에 대한 대형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 100% 확실하다”는 주장까지 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60여 명 또한 최근 국경지대를 찾아 “(불법 입국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만든 참사”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맞서 낙태 의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대법원은 1973년 이후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2022년 6월 폐기했다. 다섯 달 후 중간선거에서 이에 반발한 중도 유권자들은 대거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상원 다수당을 잃을 가능성이 컸던 민주당은 이에 힘입어 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도 낙태를 쟁점화해 비슷한 현상이 재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인 22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들이 조용히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부터 전국을 돌며 낙태권 지지 캠페인을 벌인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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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법 “멕시코 국경 철조망 제거 허용”…바이든 행정부 손 들어줘

    미국 연방대법원이 남부 텍사스주가 중남미 불법 이민자 차단을 목적으로 멕시코 국경지대에 설치한 철조망의 일부를 끊거나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22일 판결했다. 그간 조 바이든 행정부는 텍사스주가 ‘죽음의 덫’으로도 불리는 날카로운 철조망을 설치하는 것을 비판하며 철조망 절단 등으로 대응했다. “국경 관리는 연방정부의 권한”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다만 대법관 9명 중 5명이 찬성하고 4명은 반대하는 등 대법원 내부에서도 이 사안을 둘러싼 진통이 적지 않다.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 때 설치를 시작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단시킨 국경장벽을 다시 건설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이민, 낙태 등의 의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뽑은 배럿도 “장벽 훼손 가능”이날 판결에 찬성한 대법관은 총 5명이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외에도 보수 성향으로 꼽히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찬성했다. 특히 배럿 대법관(사진)은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치적으로 꼽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직접 발탁했다. 그는 낙태 의제에는 초강경 보수 성향이나 이민, 의료보험, 총기 등에서는 종종 중도 혹은 진보 성향을 보였다.보수 성향이 짙어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는 2021년 3월부터 주(州)의 별칭을 딴 ‘론스타 작전’을 통해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불법 이민자의 주요 월경 통로인 리오그란데강 일대에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금속이 박혀 스치기만 해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철조망을 설치했다. 이에 걸려 적지 않은 이민자가 심하게 다치자 바이든 행정부는 철조망 일부를 절단하며 맞섰다.이에 텍사스주는 “연방정부가 주 재산을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격인 지방법원은 철조망 훼손을 허용했다. 2심 격인 항소법원은 “소송 중에는 훼손을 일시적으로 금한다”며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그러자 바이든 행정부는 2일 대법원의 개입을 요청했다. 20일 만인 이날 대법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주무 부서인 국토안보부는 “텍사스주는 불법 이주를 줄이지도 못하면서 연방정부 인력이 일하는 것만 어렵게 만들었다”고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이번 판결은 텍사스주와 바이든 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텍사스주가 불법 이민자를 강제 출국시킨 것이 법 위반이라며 주를 고소했다. 5월에는 텍사스주가 지난해 설치한 300m 높이의 수중장벽 철거에 관한 심리도 시작된다.● 공화당 ‘이민’ vs 민주당 ‘낙태’ 의제 집중이민에 포용적인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멕시코 국경지대를 통한 불법 이민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대선 쟁점으로 삼고 있다. 그는 17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바이든의 이민 정책 탓에 미국에 대한 대형 테러 공격이 있을 것이 100% 확실하다”는 주장까지 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60여 명 또한 최근 국경지대를 찾아 “(불법 입국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만든 참사”라고 비판했다.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맞서 낙태 의제를 쟁점화하고 있다. 대법원은 1973년 이후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2022년 6월 폐기했다. 다섯 달 후 중간선거에서 이에 반발한 중도 유권자들은 대거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이에 상원 다수당을 잃을 가능성이 컸던 민주당은 이에 힘입어 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도 낙태를 쟁점화해 비슷한 현상이 재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인 22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들이 조용히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부터 전국을 돌며 낙태권 지지 캠페인을 벌인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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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 종교분쟁지 모스크 터에 호화 힌두사원 개관

    ‘힌두 극우주의’를 주창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2년 전까지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있던 곳에 새롭게 들어선 힌두교 사원의 개관식에 22일 참석했다. 4, 5월 치러질 총선에서 3선을 노리는 그가 핵심 지지층인 힌두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북부 아요디아에서는 모디 총리 등 7000여 명의 정·재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람잔마부미만디르 사원의 개관식이 열렸다. 힌두교가 가장 숭배하는 ‘라마’ 신을 모시는 곳으로 약 1억8000만 달러(약 2430억 원)의 건설비가 투입됐다. 독실한 힌두교도인 모디 총리는 라마 신상(神像)의 봉헌식을 직접 주재했다. 최근 단식과 기도까지 병행하며 이날 봉헌식을 공들여 준비했다. 원래 이 부지에는 16세기 초 세워진 모스크가 존재했다. 1992년 당시 일부 힌두 광신교도가 모스크를 파괴했다. 이를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최소 2000명이 숨졌고 지금까지도 ‘인도 최대의 종교 분쟁지’로 꼽힌다. 양측은 이곳이 서로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벌였지만 2019년 대법원이 힌두교 손을 들어줬다. 2002년 구자라트 주지사였던 모디 총리는 당시에도 양측의 대립 및 이슬람교도의 대량 학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힌두교도들이 타고 있던 열차가 화재로 불타 60명이 숨졌다. 힌두교도들은 “무슬림의 방화로 일어난 일”이라며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00명이 숨졌다. 인도 내 무슬림단체들은 “모디 총리가 세속 국가인 인도를 힌두 신정일치 국가로 바꾸려 한다. 1992년이나 2002년 같은 무슬림 박해 사건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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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티칸 AI 윤리 전문가 “인간 불순함이 더 걱정”

    “인공지능(AI)의 오남용 위험보다 이를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더 걱정된다.” AI의 윤리 문제를 둘러싼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神)과 인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현실 윤리를 탐구하는 가톨릭 성직자가 AI 윤리 전략에 관해 각국 정·재계 지도자에게 조언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이탈리아 총리실 산하 AI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올로 베난티 프란치스코 수도회 수사(50·사진)다. 그는 18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회담에 배석해 AI에 관한 각종 조언을 했다. 지난해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과 브래드 스미스 MS 회장의 만남 때도 자리했다. 19일 AP통신,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그는 ‘AI가 신을 자처하거나, AI의 오·남용 위험이 인류에 악영향을 끼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AI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더 걱정된다”고 답했다. AI에 관한 과도한 규제 또한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에서 AI가 활용될 경우 약값을 낮추고, 의사들이 더 많은 환자를 돌보도록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 맥락 내에서 올바른 AI 사용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AI가 전 세계의 양극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AI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단순노동에 종사하는 각국 저소득층, 개발도상국 국민인데도 AI용 데이터의 대부분은 개도국의 저임금 근로자에 의해 제공된다는 것이다. 베난티 수사는 “나의 종교적 소명이 허위정보를 읽는 사람, 일자리를 잃은 사람 등 AI 피해자들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난티 수사는 이탈리아 명문 라사피엔차대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학위 취득을 1년 앞두고 대학을 중퇴한 후 성직자가 됐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의 AI 윤리 담당 고문을 맡고 있다. 또 각국 전문가 38명이 모여 AI의 위험, 도전, 기회 등을 논의하는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에도 유일한 이탈리아 출신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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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윤리’ 전문가 “AI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더 걱정”

    “인공지능(AI)의 오남용 위험보다 이를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더 걱정된다”AI의 윤리 문제를 둘러싼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신과 인간의 가교 역할을 하며 현실 윤리를 탐구하는 가톨릭 성직자가 AI 윤리 전략에 관해 각국 정재계 지도자에게 조언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바로 이탈리아 총리실 산하 AI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하고 있는 파올로 베난티 프란치스코 수도회 수사(50·사진)다. 그는 18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회담에 배석해 AI에 관한 각종 조언을 했다. 지난해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과 브래드 스미스 MS 회장의 만남 때도 자리했다.19일 AP통신,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그는 ‘AI가 신(神)을 자처하거나, AI의 오남용 위험이 인류에 악영향을 끼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AI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더 걱정된다”고 답했다.AI에 관한 과도한 규제 또한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 등 AI가 가져 올 혁신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 맥락 내에서 올바른 AI 사용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다만 AI가 전세계의 양극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AI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각국 저소득층, 개발도상국 국민인데도 AI용 데이터의 대부분은 개도국의 저임금 근로자에 의해 제공된다는 것이다. 베난티 수사는 “나의 종교적 소명이 허위 정보를 읽는 사람, 일자리를 잃은 사람 등 AI 피해자들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난티 수사는 이탈리아 명문 라사피엔차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학위 취득을 1년 앞두고 대학을 중퇴한 후 성직자가 됐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의 AI 윤리 담당 고문을 맡고 있다. 또 각국 전문가 38명이 모여 AI의 위험, 도전, 기회 등을 논의하는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에도 유일한 이탈리아 출신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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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세 165일’ 최고령 기네스 오른 개, 나이 조작 의혹

    “개가 서른 살이 넘었다는 건 인간이 200세 이상 산다는 것처럼 믿기 어렵다.”(영국왕립수의사 대니 체임버스) 31세 165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개’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에 올랐던 포르투갈 개 ‘보비(bobi·사진)’의 나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기네스가 보비의 세계 최고령 개 기록을 일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네스는 지난해 2월 당시 보비를 30세 266일의 나이로 승인하고 현재 살아있는 가장 나이 많은 개이자 역대 최고령 개라고 선언했다. 보비는 약 8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21일 세상을 떠나 31년 165일을 산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관련 학계에선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보비는 포르투갈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으로, 이 품종의 기대수명은 평균 12∼14세다. 기네스는 포르투갈 공인 반려동물 데이터베이스(SIAC)로부터 보비의 생년월일을 제공받았으나, 해당 기록은 별다른 검사나 인증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게다가 1999년 사진에선 보비의 발이 흰색인데, 최근 사진은 갈색이란 점도 의심을 키웠다. 영국 왕립수의과대의 대니 체임버스 수의사는 영국 가디언에 “동료 학자들 중엔 진짜로 보비가 31세까지 살았다고 믿는 이가 아무도 없다”며 “그건 인간이 200세 넘게 살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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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슈퍼 화요일’은 3월5일… 16개 지역서 경선[2024 美대선 백과사전]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은 보통 미국 대선이 열리는 해의 2월 혹은 3월 첫째 주 화요일을 뜻한다. 이날 여러 주(州)에서 동시에 경선이 치러져 각 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최대 행사로 꼽힌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3936명 중 1420명(36%)을, 공화당은 전체 대의원 2429명 중 875명(약 36%)을 ‘슈퍼 화요일’ 선거 결과에 따라 각 주자에게 배정한다. 이에 따라 이날 결과가 나오면 군소 주자들은 대개 사퇴한다. 이때 1위를 한 주자가 사실상 대선 후보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화요일에 투표일이 집중된 이유는 유권자 대부분이 농부이던 18세기 미 건국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주말은 휴식과 예배의 날이어서 투표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동에 많은 시간이 걸렸던 당시에는 주말 다음 날인 월요일, 돌아오는 주말을 준비해야 하는 목요일과 금요일 또한 많은 유권자를 불러 모을 수 없었다. 수요일은 농부에게 가장 중요한 농작물을 파는 날이었다. 결국 화요일만 남은 것이다. ‘슈퍼 화요일’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198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언론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부시는 17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 중 1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여세를 몰아 대선 후보가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경선 초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모두 고전했다. 그러나 14개 지역이 동시 경선을 실시한 그해 ‘슈퍼 화요일’에 10개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쥔 뒤 결국 대선 후보가 됐고 백악관에도 입성했다. ‘슈퍼 화요일’에 가장 많은 지역이 동시 경선을 치른 시기는 2008년이다. 그해 민주당은 23개 지역, 공화당은 21개 지역에서 경선을 실시했다. 올해 ‘슈퍼 화요일’은 3월 5일이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주 등 총 16개 주에서 경선을 진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공판 기일이 ‘슈퍼 화요일’ 직전인 3월 4일로 결정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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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세 세계 최고령 개’ 기네스북 기록 논란…“발 색깔이 달라”

    “개가 서른 살이 넘었다는 건 인간이 200세 이상 산다는 것처럼 믿기 어렵다.”(영국왕립수의사 대니 챔버스) 31세 165일의 나이로 ‘역대 최고령 개’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GWR)에 올랐던 포르투갈 개 ‘보비(bobi)’의 나이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기네스가 보비의 세계 최고령 개 기록을 일시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네스는 지난해 2월 당시 보비를 30세 266일의 나이로 승인하고 현재 살아있는 가장 나이 많은 개이자 역대 최고령 개라고 선언했다. 보비는 약 8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21일 세상을 떠나 31년 165일을 산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관련 학계에선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보비는 포르투칼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으로, 이 품종의 기대수명은 평균 12∼14세다. 기네스는 포르투갈 공인 반려동물 데이터베이스(SIAC)로부터 보비의 생년월일을 제공받았으나, 해당 기록은 별다른 검사나 인증 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게다가 1999년 사진에선 보비의 발이 흰색인데, 최근 사진은 갈색이란 점도 의심을 키웠다. 영국 왕립수의과대학의 대니 챔버스 수의사는 영 가디언에 “동료 학자들 중엔 진짜로 보비가 31살까지 살았다고 믿는 이가 아무도 없다”며 “그건 인간이 200살 넘게 살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보비의 반려자인 레우넬 코스타는 “보비는 기네스가 요구한 모든 요건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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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검은띠’ 美장교, 첫 미스 아메리카 우승

    미국의 공군 소위 매디슨 마시(22)가 1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21년 대회가 시작된 후 육해공군을 통틀어 현역 장교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고 미 공군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마시는 우승 직후 “당신들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며 “하늘에는 한계가 없으며 당신을 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당신뿐”이라는 공군다운 소감을 남겼다. 또 사관학교에서 최상의 신체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미인대회 출전에도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태권도 ‘검은 띠’도 보유했다. 마시는 공군사관학교 생도로 재학 중이던 지난해 학교의 허락을 받고 미인대회에 출전해 ‘미스 콜로라도’로 뽑혔다. 이후 소위로 임관했고 미 50개 주 대표 미인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학업과 군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공공서비스 분야의 지도자 양성이 목적인 ‘트루먼 장학생’으로 선발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책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하버드대 의대에서 대학원생 인턴 자격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췌장암을 진단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췌장암으로 사망한 어머니 때문에 암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공공정책과 암 연구 모두에 열정이 있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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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이라크 내 이스라엘 첩보시설 파괴”… 후티는 美상선 공격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를 후원하는 이란이 15일 이라크 에르빌의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 기지를 공격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직접 군사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미 특수부대가 11일 소말리아 인근 해안의 한 선박에서 이란이 후티를 지원하려고 보내던 이란제 탄도미사일 부품 등 다양한 무기를 압수했다”고 16일 밝혔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측면 지원하던 이란과 미국의 개입 정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에르빌의 모사드 기지 3곳과 반(反)이란 테러단체를 파괴하는 데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알레포에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 또한 공격했다고 했다. 이번 공격으로 에르빌에서는 쿠르드족 억만장자이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페슈라우 디자이를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에르빌에는 이라크 주재 미국영사관과 미군 기지 등도 있다. 2003∼2008년 한국 자이툰 부대도 이곳에 파병돼 활동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서방, IS 등을 동시에 위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IS는 3일 이란 케르만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당시 이곳에서는 4년 전 미군에 공개 암살된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었고 사망자가 80명이 넘었다. 격분한 이란은 테러 배후를 자처한 IS에 보복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이번 테러에 이스라엘계 IS 대원이 연루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라크 외교부는 16일 성명에서 “이란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라크의 주권과 국민 안보에 대한 공격이며 모욕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소 등으로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후티 또한 15일 홍해에서 미 민간선박 ‘M/V 지브롤터 이글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후티는 “미국, 영국과 연계된 모든 선박은 적대적인 표적으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와 대치 중인 아이다루스 알 주바이디 예멘 부통령은 15일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미국 측에 후티의 무장 강화 조짐을 경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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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미스 아메리카, 22세 美 현역 장교…태권도 검은띠 보유자

    미국의 공군 소위 매디슨 마시(22)가 1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21년 대회가 시작된 후 육·해·공군을 통틀어 현역 장교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라고 미 공군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마시는 우승 직후 “당신들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며 “하늘에는 한계가 없으며 당신을 막는 유일한 장애물은 당신뿐”이라는 공군다운 소감을 남겼다. 또 사관학교에서 최상의 신체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미인대회 출전에도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태권도 ‘검은 띠’도 보유했다.마시는 공군사관학교 생도로 재학 중이던 지난해 학교 허락을 받고 미인대회에 출전해 ‘미스 콜로라도’로 뽑혔다. 이후 소위로 임관했고 미 50개 주 대표 미인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학업과 군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공공서비스 분야의 지도자 양성이 목적인 ‘트루먼 장학생’으로 선발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책학 석사과정도 밟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하버드 의대에서 대학원생 인턴 자격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췌장암을 진단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췌장암으로 사망한 어머니 때문에 암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공공정책과 암 연구 모두에 열정이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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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軍-대학에 흘러간 엔비디아 반도체… 美 수출규제에도 中업체 10곳서 밀수입”

    미국이 ‘전략 자산’으로 지정해 대(對)중국 수출을 막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국 대학연구소는 물론 군에도 공급된 정황이 나왔다. 미 당국은 수출 규제의 허점을 막겠다며 중국 외부에 있는 중국 기업의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빈틈없는 수출 통제라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4일 “중국의 관련 입찰 문서를 분석한 결과, 약 10곳의 중국 기업이 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첨단반도체 A100·A800칩과 H100·H800칩을 밀수입해 여러 중국 기관에 공급했다”고 폭로했다. 엔비디아의 해당 제품들은 모두 미 정부가 지정한 ‘전략 자산’에 속한다. A100·A800은 2022년 8월 중국 수출이 금지됐으며, 엔비디아가 규제를 피해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저사양 H100·H800도 지난해 10월부터 금지 품목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규제 조치 이후에도 A100을 100건이나 구입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A800도 수십 건 사들였다. 목록을 살펴보면 칭화대나 하얼빈공대 등 중국 군부와 관련 깊은 대학이 많고, 심지어 인민해방군(중국군)도 구매자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이 어떤 경로를 이용해 사들였는지는 불분명하다. 로이터는 “미국 기업에 판매하고 남은 재고를 사들였거나 인도나 대만, 싱가포르 등에 현지법인을 둔 중국 기업을 통해 수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중국 대학이 반도체 구입 당시 제시한 요구사항을 보면 “중고품이 아닌 새 제품일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어 밀반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자사는 미국의 수출 규제법을 준수해 왔으며 고객사에도 동일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미 제재에도 AI 반도체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두고 ‘반도체 전쟁’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로이터에 “반도체 소재는 크기가 작아 밀수에 용이하다”며 “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완벽할 것이란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중국도 화웨이 등 자국 반도체 기업이 있지만 엔비디아를 완벽하게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뜻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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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남부로 피란중 결혼식… “삶은 계속되어야”[사람, 세계]

    “우린 모두 비극을 겪고 있다. 그래도 우린 살아가야 한다. 삶은 계속되기 때문이다.”(무함마드 지브릴) 1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국경 지역인 라파에서는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북부에서 전쟁을 피해 온 피란민인 무스타파 샴라크(26)와 아프난 지브릴(17)이 한 폐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아프난의 아버지인 무함마드 씨는 “죽음과 살인, 파괴가 벌어져도 우린 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라파 역시 매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신부 아프난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관을 쓴 채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등장했다. 신랑과 신부는 춤을 추며 결혼식을 만끽했고, 하객들은 하얀 무스를 뿌리며 그들을 축하했다. 신랑, 신부 가족들은 모두 가자 북부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직후 이곳으로 피란 왔다. 원래 양가는 전쟁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가 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전쟁이 길어지자 기다리는 게 소용없을 거란 판단 아래 결혼식을 준비했다. 모두가 애써 웃는 기쁜 날이었지만 속앓이가 없지 않았다. 신부 아버지 무함마드 씨는 “결혼식에 필요한 물품들은 구하기가 힘들었다”며 “겨우 예식복들만 비싼 돈을 주고 간신히 구했다”고 토로했다. 신랑의 삼촌인 아이만 샴라크 씨는 “신혼부부가 살 예정이던 북부의 집은 공습으로 파괴됐다”며 아쉬워했다. 14일로 개전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은 지금까지 2만30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어린이와 여성이 70%를 넘는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의 80%인 190만 명이 피란민 신세가 됐다”고 추산한다. 구호물자가 반입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처했다. 의료 시스템도 붕괴돼 전염병까지 퍼지고 있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텐트에서 열리는 또 다른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장소를 옮겨 갔다. AFP는 “두 사람이 하객들에게 둘러싸인 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몸을 싣는 장면만큼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여느 결혼식과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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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가자지구 피란 중 폐교서 결혼식 ‘웃음꽃’

    “우린 모두 비극을 겪고 있다. 그래도 우린 살아가야 한다. 삶은 계속되기 때문이다.”(모하메드 지브릴)1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에 있는 라파에서는 조촐하지만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북부에서 전쟁을 피해 온 피란민인 무스타파 샴라크(26)와 아프난 지브릴(17)이 한 폐교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아프난의 아버지인 지브릴 씨는 “죽음과 살인, 파괴가 벌어져도 우린 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AFP에 따르면 라파 역시 매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신부 아프난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화관을 쓴 채 가족과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등장했다. 신랑과 신부는 춤을 추며 결혼식을 만끽했고, 하객들은 하얀 무스를 뿌리며 그들을 축하했다. 신랑·신부 가족들은 모두 가자 북부 출신으로 전쟁 직후 이곳으로 피란왔다. 원래 양가는 전쟁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가 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전쟁이 길어지자 기다리는 게 소용 없을 거란 판단 아래 결혼식을 준비했다.모두가 애써 웃는 기쁜 날이었지만 속앓이가 없지 않았다. 신부 아버지 지브릴 씨는 “결혼식에 필요한 물품들은 구하기도 힘들었다”며 “겨우 예식복들만 비싼 돈을 주고 간신히 구했다”고 토로했다. 신랑의 삼촌인 아이만 샴라크 씨는 “신혼부부가 살 예정이던 북부의 집은 공습으로 파괴됐다”고 아쉬워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은 지금까지 2만30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로 알려졌다. 유엔은 “가자지구 인구의 80%인 190만 명이 피난민 신세가 됐다”고 추산한다. 구호물자가 반입되고 있지만 가자지구 사람들을 돕기엔 턱없이 부족해 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처했다. 의료 시스템도 붕괴돼 전염병까지 퍼지고 있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는 텐트로 세운 또 다른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장소를 옮겨갔다. AFP는 “두 사람이 하객들에 둘러 싸인 채 SUV 차량에 몸을 싣는 장면만큼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여느 결혼식과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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