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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는 ‘더 뉴 2024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가 각각 미국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 카스닷컴의 ‘2024 베스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국 최장수 자동차 전문 TV 프로그램 모터위크의 ‘베스트 중형 SUV’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카스닷컴은 더 뉴 랭글러 전체 라인업(모델)을 수상 차량으로 선정했다. 더 뉴 랭글러 라인업은 2.0L 및 3.6L 가솔린 모델,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랭글러 루비콘 392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랭글러 4xe 등으로 구성됐다. 모터위크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의 중형 SUV로 꼽은 그랜드 체로키(5세대)는 특수 제작된 아키텍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3열 모델 등 역대 그랜드 체로키 중에서 가장 진보한 기술이 적용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거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투기 등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에 1000억 원대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 역대급 실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KAI는 13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조8193억 원, 영업이익 2475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2022년보다 각각 37%, 75% 증가했는데, 특히 매출액은 역대 최대다. 다목적 전투기 FA-50GF 12대를 폴란드에 성공적으로 납품하는 등 글로벌 기체 부품 사업이 호황을 보인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수주 목표는 2023년(4조6365억 원)보다 27.6% 늘어난 5조9147억 원으로 설정했다. KAI는 총 1025억 원의 기술 개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무인전투기 개발을 위한 개념 연구와 자율 비행 실증 같은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등에 사용된다. 유인기(조종사 탑승 전투기)와 무인기를 함께 편대에 편성하는 유·무인 복합체계는 표적 공격 능력과 조종자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개발에 힘을 쏟는 분야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르노코리아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을 위해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 프랑스 발레오에서 연구소장을 지낸 소프트웨어 및 전기·전자 전문가 레지스 브리뇽(사진)을 신규 디렉터(임원)로 영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브리뇽 디렉터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시스템엔지니어링 오퍼레이션 수장을 맡아 르노코리아 차량의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커넥티비티 시스템 개발 등을 이끌게 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이 1월 선박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중국에 밀린 건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1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57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96척)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한국은 97만 CGT(32척·점유율 38%)를 수주해 136만 CGT(41척·53%)를 수주한 중국에 1위를 내줬다. 지난달 말 세계 수주 잔량(남은 일감)은 지난해 12월 대비 118만 CGT 감소한 1억2560만 CGT다. 국가별로는 중국 6217만 CGT(50%), 한국 3869만 CGT(31%) 등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선박 수주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한국 조선업이 강점을 가진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선가(船價)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의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 181.27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8.6포인트(11.5%)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은 1척당 2억6500만 달러(약 3525억 원)로 1년 전보다 6.9% 상승했다”며 “올해 실적도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장시간 근로자가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장시간 근로자 비중 현황 및 추이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 50시간 이상을 근무한 임금근로자는 실근로시간 기준 전체의 12.0%(253만 명), 소정근로시간 기준 10.3%(224만 명)로 각각 집계됐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계약서에 명시한 근로시간이다. 이는 OECD 평균(10.2%)보다 각각 1.8%포인트,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면에 주 60시간 이상 임금근로자 비중에선 두 기준 모두 OECD 평균 아래로 집계됐다. 실근로시간은 3.2%, 소정근로시간은 2.7%로 3.8%인 OECD 평균보다 0.6∼1.1%포인트 낮다. 이에 대해 경총 측은 최근 20년간 한국의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가파르게 감소한 결과로 풀이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경총은 OECD 기준과 가장 유사한 통계청 자료를 활용해 두 가지 근로시간 통계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실근로시간은 모든 일자리(전업, 부업 등)에서의 실근로시간 수치를 활용해 결과적으로 OECD 기준보다 과대 계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주업(主業)에서의 평소 근로시간을 산출한 소정근로시간은 반대로 OECD 기준보다 과소 계산될 수 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이 더 이상 장시간 근로 국가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장시간 근로 해소가 정책 목표가 될 시기는 이미 지났다. 규제에 무게를 둔 근로시간 정책 패러다임을 유연성과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는 자사가 개발한 고성능·저원가 기가스틸 용접기술인 ‘포스젯 기가’가 12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니켈 대신 니오븀과 크로뮴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용접용 소재로 사용하는 신(新) 기술이다. 접합부 용접 금속의 미세 조직을 치밀한 구조로 만들어 강도와 인성(질긴 정도)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포스코 측은 포스젯 기가가 주로 자동차 소재에 활용돼 차량 안정성 향상과 경량화,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국립창원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이 같은 기술을 금속학적으로 규명했다. 니오븀과 크로뮴의 복합 첨가가 용접 금속의 미세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원자 수준에서 밝혀낸 것이다. 포스코는 “포스젯 기가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사로부터 기술 적용 승인을 받아 자동차 부품화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4년 전 슈퍼카 시장에 영국 맥라렌이 등장한 건 자동차 업계의 화제였다. 맥라렌은 세계 3대 경주 대회(인디애나폴리스 500,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에서 우승하며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은 모터 스포츠계 명가(名家). 맥라렌은 2010년 신규 법인 ‘맥라렌 오토모티브’의 출범과 동시에 첫 양산차 모델 MP4-12C를 생산했다. 트랙에서 잘 달리는 차를 만드는 데 자부심이 있던 맥라렌이 ‘포르셰, 람보르기니, 페라리’가 장악한 슈퍼카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가 시장의 관심사였다.● 탄소섬유로 무게 줄이고 속도 높여 “맥라렌(오토모티브)은 경주용 차량 개발에 뿌리를 둔 독특한 브랜드입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맥라렌 매장에서 만난 폴 해리스 맥라렌 아시아태평양 및 중국 총괄이 맥라렌의 정체성을 두고 강조한 말이다. 1963년 포뮬러원(F1) 팀으로 시작한 맥라렌은 약 50년 뒤 본격적으로 슈퍼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리스 총괄은 “신생 슈퍼카 제작사로서 그 짧은 기간에 맥라렌은 한정판 포함 28개 모델을 출시하고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독특한 브랜드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맥라렌은 그간 슈퍼카 시장에 여러 방면으로 영향력을 미쳤다. 1981년, 우주선에 쓰이던 탄소섬유를 처음 F1 경주용 차량(MP4/1)에 사용한 것도 맥라렌이었다. 시속 300km 이상 질주하는 경주 차량의 속도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었다. 탄소섬유는 통상 철 대비 무게가 25%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맥라렌은 물론이고 슈퍼카 시장 전반에 탄소섬유를 사용하는 게 일반화됐다. 맥라렌의 ‘천재 디자이너’로 불렸던 고든 머리가 1992년 한정판으로 제작·생산한 모델 ‘F1’에는 슈퍼카를 뛰어넘는 ‘하이퍼카의 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V12기통(‘V’자 모양으로 실린더 12개가 배치) 엔진이 탑재된 이 차는 당시로선 가장 빠른 시속 387km에 도달했다. 수직으로 차 문이 올라가는 특유의 ‘다이히드럴 도어’ 또한 이젠 맥라렌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됐다.● 韓에 선보일 ‘가장 가벼운 슈퍼카’ 750S 해리스 총괄은 올해 750S와 GTS 등 신차 2종을 한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한국에서 판매(인도 기준)되는 모델은 아투라, GT 등 2종이다. 지난해 4월 맥라렌이 공개한 슈퍼카 750S는 3월부터 국내 매장 전시와 공식 출시가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탄소섬유 사용 범위를 넓혀 전작(720S)보다 무게를 30kg 줄였다. 차량 무게는 맥라렌 양산 모델 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GTS는 장거리 주행 성능을 높인 신차로 6월부터 사전 예약 등 방식으로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장 먼저 한국에 선보일 신차인 750S는 사전 예약 물량(인도 기준)이 올해 말까지 모두 찼을 정도로 인기다. 가격이 4억 원이 넘어가는 모델에 이만한 관심이 쏠리는 건 그만큼 ‘자동차 덕후’가 많아지는 한국 자동차 문화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는 게 해리스 총괄이 내놓은 해석이다. 해리스 총괄은 ‘인지도가 경쟁사보다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독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맥라렌은 아직 도로 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신생아(baby)’ 같은 브랜드이지만 그런 희소성은 슈퍼카 시장에서 오히려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풀이였다. “이젠 맥라렌 하면 떠오르는 디자인, 개성이 생겼습니다. 슈퍼카는 브랜드를 사는 것이기도 하지요. 슈퍼카를 많이 파는 게 꼭 능사는 아닙니다. 750S 인도를 기다리는 한국 소비자는 맥라렌만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기대해도 좋습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인도 자동차시장 2위인 현대자동차가 연말 인도 증시에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현대차 해외법인이 현지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 적은 없었다. 중국에서의 부진과 러시아 현지 공장 매각 등으로 생긴 해외 판매량 공백을 메우기 위한 투자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은 IPO를 위한 초기 단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HMI는 기업가치 250억∼300억 달러(약 33조3000억∼40조 원)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이 완료되면 HMI는 최소 30억 달러(4조 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IPO가 추진되면) 인도 최대 주식시장 공모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함께 현대차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인도·일본 합작법인 마루티 스즈키에 이은 2위다. 지난해 인도 판매량은 60만2111대로 2020년(42만3642대)보다 42.1%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엔 지난해 8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에 700억 루피(1조1300억 원)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 13만 대에서 18만 대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기존 첸나이 공장(연산 82만 대)에 더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연간 100만 대 생산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점유율이 1%대로 떨어지고, 판매량 1∼2위를 다투던 러시아 시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물러나면서 현대차에 인도 시장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기업에 파견돼 근무 중인 인도네시아 국적 연구원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관련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연구원이 소지하다 적발된 개인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에 저장된 자료는 총 49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KF-21을 공동 개발 중이다.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일단 군사기밀 등에 해당하는 내용은 USB메모리에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기술 유출 시도가 KF-21 사업 일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도네시아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 사업 분담금을 1조 원가량 연체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이번 일로 양국 협력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번에 적발된 USB메모리 자료에는 KF-21 개발과 관련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E/L)’ 관련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번 일이 한미 간 외교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일 정보당국 및 방산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경남 사천의 KAI 본사 정문 검색대에서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소속 연구원 A 씨가 미인가 USB메모리 여러 개를 갖고 외부로 나가려다 적발됐다. KAI 측은 국가정보원과 국군방첩사령부, KF-21 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방위사업청 등에 신고했다. 관계 당국은 해당 연구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했고, KAI 내부에 공모자가 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 등 KF-21 개발의 핵심 기술 내용 등은 USB메모리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인니 직원 ‘미인가 USB’에 KF-21 자료… 내부 공모자 있는지 조사 ‘KF-21’ 자료유출 시도문건 49건 중 美 수출승인 자료 담겨… 민감한 내용 포함돼 한미 갈등 소지‘공동 개발’ 인니, 분담금 제대로 안내“이미 기술 유출한 것 아니냐” 의혹 미인가 개인 USB메모리에 자료를 담아 유출하려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연구원은 팀장급으로 알려졌다. KAI 측은 USB메모리에 군사기밀이나 방위사업기술보호법에 저촉되는 자료는 담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연구진의 회의 자료 등이 대부분이라는 것. 그러나 우리 정보당국 조사 결과,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E/L) 내용과 관련된 표지는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USB메모리에 담긴 49종 자료 중 하나로 확인된 것이다. KF-21 개발에는 미국으로부터 수출 승인을 받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의 기술 등이 적용된다. 우리 정부가 이를 인도네시아 정부와 공유하려면 미국으로부터 다시 별도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민감한 수출 승인 관련 내용이 이번에 적발된 USB메모리 자료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미 정부가 우리에게 항의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 수출 승인 관련 ‘표지’도 USB에 포함 KAI 관계자는 “미인가 USB메모리를 몰래 들여와 노트북 등에 꽂는다 해도 작동하지 않는 구조”라며 “소프트웨어 보안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의 민감한 기술은 유출될 수 없는 구조”라고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인도네시아 연구원도 “집에 있던 USB메모리를 모르고 들고 왔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자가 고의로 유출을 시도했는지 등은 조사중이다. 정보 당국은 내부 공모자가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다만 이번 일이 한미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이번에 적발된 자료는 수출 승인 기술 관련 표지로, 세부 내용이 담긴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이를 미 국무부 산하 국방교육통제국에 지난달 30일 신고했다. 미 정부에 알리지 않을 경우 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 사업이 추진되던 2015년 록히드마틴사 등 미 측은 이미 기술 이전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제3국으로의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서였다. 보안에 가장 엄격해야 할 방산업체 내부에 미인가 USB메모리가 반입된 것 자체를 미 측이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표지에 언급된 미 정부의 수출 승인 관련 내용이 미 정부가 인도네시아에 공유하지 않도록 한 내용이라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니, 기술만 빼내려 고의 사업비 미납” 의혹 ‘KF-21’ 개발 사업(KF-X)은 정부가 1999년 한국형 전투기 개발 기본계획을 심의하며 시작됐다. 2016년 KAI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2028년까지 총 8조8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 방위력 증강 사업을 통해 우리 공군은 2032년까지 KF-21을 총 120대 도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계약 당시, 시제기 1대와 일부 기술을 이전받고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8대를 생산하는 조건으로 사업비의 약 20%인 약 1조7000억 원(이후 사업비 조정으로 1조6000억 원으로 감액)을 2026년까지 부담키로 했다. 2016년부턴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업체 PTDI 연구원 등 30여 명을 경남 사천 KAI 본사로 보내 공동 개발도 진행했다. 현재는 20명 안팎이 한국에 와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일이 터지면서 KAI로 파견된 인도네시아 연구진이 이미 기술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 500억 원, 2017년 1820억 원 등 사업비를 분할 납부키로 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낸 건 2016년 500억 원 한 차례에 그쳤다. 올해 1월까지 1조 원을 미납한 상태다. 이에 기술만 탈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번 일로 이런 의혹도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인도네시아와의 공동 개발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국가 중 한국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했고 아시아 권역 수출 확대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K방산 수출 핵심 국가”라며 공동 개발 무산 가능성은 일축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내 친환경차 시장 규모(판매량 기준)가 처음으로 55만 대 선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친환경차(하이브리드차·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은 55만8112대를 기록했다. 2022년보다 24.3% 증가한 것으로 연간 친환경차 판매량이 50만 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34만8850대와 44만8934대였다. 최근 3년간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선 국산차가 강세를 보였고, 전기차 시장에선 수입차의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하이브리드차 판매에서 국산차 점유율은 2021년 61.2%에서 지난해 71.7%로 10.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시장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25.8%에서 29.2%로 올랐다.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연료전지차는 지난해 4707대로 2022년(1만328대)보다 54.4%가 줄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전체 자동차는 전년보다 3.9% 증가한 174만9729대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2021년(173만4581대) 이후 2년 만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달 31일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자 6명의 명단이 공개된 뒤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포스코 회장=철강맨’이라는 과거 공식을 깨고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공대 출신 정통 철강맨’이 아닌 비(非)철강 전문가 또는 경영·재무통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역대 포스코그룹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추린 면접평가 후보 중 10대 회장을 뽑는 이번 명단에 외부 인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날 포스코 후추위는 전현직 ‘포스코맨’ 3명(김지용 장인화 전중선)과 ‘외부 출신’ 3명(권영수 우유철 김동섭)을 면접 평가 대상자(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 2006년 3월 포스코 후추위가 출범한 이후 정준양 7대 회장(2009년), 최정우 9대 회장(2018년)을 최종 후보로 추천할 때는 최종 면접평가 후보 명단에 100% 포스코맨이 포진했다. 2014년 권오준 8대 회장 때는 오영호 당시 KOTRA 사장이 유일한 외부인이었다. 포스코그룹은 김만제 4대 회장(1994∼1998년)을 제외하면 외부인을 회장으로 앉힌 적이 없다. 김 전 회장 이후 30년 만이자 2000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출신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6명 중 포스코 현 경영진으로는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각각 상임고문과 자문역으로 물러나 있기에 올드보이(OB)로 분류된다. 현재까지 포스코 출신 회장 8명은 모두 내부 승진이었고, OB가 회장으로 복귀한 적은 5대 유상부 전 회장뿐이다.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이 되면 그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지만 ‘내부 카르텔’이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외부 인사를 선출할 경우 변화를 추구할 수 있지만 회사의 주축인 ‘철강맨’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공대 출신의 정통 철강맨 비중이 많지 않은 것은 ‘미래 먹거리’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통 철강맨인 김지용 원장이나 장인화 전 사장이 선임된다면 악화된 시장 환경을 감안해 안정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라 해석할 수 있다. 경쟁사 출신인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선택된다면 파격을 통한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둔 인사라 볼 수 있다. 반면 이차전지 전문가인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나 SK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중 한 명을 택한다면 미래사업에 대한 도전을 추구하려는 차원이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법대 출신의 ‘재무·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전중선 전 사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다면 포스코 민영화 이후 최정우 현 회장에 이어 두 번째 재무 전략통 출신 회장이 된다. 다만 포스코 이사회의 ‘캐나다·중국 호화 출장’ 논란은 지속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후추위는 일단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나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 유력 후보이면서도 ‘호화 출장’ 사건의 피고발인으로 이름을 올린 이들은 모두 배제했다. 하지만 김지용 원장, 장인화 전 사장, 전중선 전 사장도 피고발인 신분이기 때문에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논란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젊은 리더십’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후보자 6인이 모두 60대”라며 “40대 CEO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는 요즘의 재계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를 ‘전현직 포스코 출신’ 3명, ‘외부 인사’ 3명 등 총 6명으로 추려 그 명단을 공개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사내 후보들이 대거 빠지고 외부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워 예상외의 파격적인 명단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8차 회의를 열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으로 구성된 차기 CEO 후보 명단(파이널리스트)을 공개했다. 전원 60대 남성이다. 후보 중 포스코 현직 임원은 김지용 원장이 유일하다. 김 원장은 포스코그룹의 본업인 철강 부문에 오랜 경험을 가진 유력 후보로 꼽힌다. 회사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전중선 전 사장은 경영전략실장 등을 거친 ‘경영전략통’이다. ‘정통 철강통’으로 분류되는 장인화 전 사장은 2018년 회장 선출 당시 현 최정우 회장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물이다. 다만 이들 전현직 포스코 출신 3명 모두 최근 논란이 된 호화 해외 이사회 출장 문제로 현재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이 부담 요소다. ‘44년 LG맨’인 권영수 전 부회장은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를 맡았지만 철강 분야에 대해선 전문성이 없다. 우유철 전 부회장은 현대제철과 현대로템 등에서 부회장직을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고, 김동섭 사장은 6년간 SK이노베이션에 몸담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기도 했다. 후추위는 후보자 6명에 대한 대면 심사를 거쳐 2월 8일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해당 최종 후보는 이사회 결의를 거친 뒤 3월 21일 주주총회에 상정돼 포스코홀딩스의 수장으로 최종 결정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두산밥캣은 최근 인천 지게차 공장에서 ‘수소 지게차 1호기 출하식’을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지게차가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출하된 1호기는 20kW(킬로와트) 출력의 연료전지를 탑재한 3t급 모델로 건설기계연구원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에 납품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선 시제품 형태로 수소 지게차를 공개한 적은 있었지만, 상용화한 적은 없었다. 두산밥캣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소 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신뢰성 검증 기술 개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올해 총 30대 이상의 수소 지게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1968년 우리나라 최초로 지게차 생산을 시작했고, 수소 지게차 상용화에서도 국내 최초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철강 시황 악화와 이차전지소재의 신사업 부진 등이 겹치며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포스코홀딩스는 31일 2023년도 실적(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77조 1270억원, 영업이익 3조 5310억원, 당기순이익 1조 8460억 원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27.2%, 48.2% 감소했다.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소 등으로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의 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나타나게 된 결과로 풀이된다.부문별로는 철강은 2022년 9월 포항제철소의 냉천범람에 따른 피해를 조기에 복구하며 조강생산과 제품판매량은 다소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또한 글로벌 수주 확대로 매출이 늘고도 국제 리튬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은 떨어졌다. 친환경 인프라 부문은 경기침체로 매출은 줄었지만, 해외 주요 친환경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수익성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아쉬운 실적 성적표를 거뒀지만, 미래 투자는 강화했다는 것이 포스코그룹 측의 설명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강 부문은 고로 기반 저탄소 브릿지(Bridge) 기술을 확대 적용함과 동시에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기술인 ‘하이렉스(HyREX)’ 전환계획을 구축했다”라며 “친환경 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 등 그룹 주요 사업 재배치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했다”라고 설명했다.한편, 포스코홀딩스는 2023년 연간 총 배당금을 주당 1만 원으로 확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표한 ‘선(先) 배당확정 후(後) 배당기준일’ 방식에 따라 2월 29일을 배당 기준일로 2500원(기말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를 원한다.” 11월 미국 대선에선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잇달아 ‘미국 우선주의’ 일색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해 미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회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외국산 자동차는 대부분 한국, 일본, 독일 등 미 동맹국에서 생산된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무차별적 관세를 적용하려 한 집권 1기 당시의 보호무역 정책을 재집권하면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재임 당시 한국, 멕시코산 자동차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가 미국발(發) 보호무역 전쟁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에 모든 차 공장 짓도록 할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자동차산업을 미국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모든 차 노동자는 나를 위해 투표해야 한다. 나는 관세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숀 페인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페인은 중국에서 만들어질 전기차에 대한 바이든의 비전을 믿는다. 자동차산업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자신은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모든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각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제조 공장을 짓거나 옮기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멕시코에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주요 전기차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해 미국 시장 우회 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맹인 멕시코에도 관세 부과를 시사한 것이다. 이어 “자동차산업의 55%가 이미 미국을 떠났다”며 자신이 재집권하지 않으면 나머지 기업 또한 미국 시장을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미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찾아 “바이든 행정부에서 수많은 일자리가 한국, 멕시코, 중국,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미 자동차 근로자의 피를 빨아먹는 외국 자동차업계를 바이든 행정부가 지원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 겨냥 韓 자동차 수출 전선 불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한국 자동차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판매하는 차량의 현지 생산 비중은 약 40% 수준이다. 현지 판매 차량의 절반 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미를 겨냥한 한국산 자동차의 수출 전선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아의 경우엔 북미 시장 수출 비중이 60% 이상인 멕시코 공장도 두고 있어 멕시코에 무역 관세가 추가되면 이 또한 부담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대처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현지에서 앨라배마주, 기아는 조지아주에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7∼12월) 완공을 목표로 조지아 서배나에 그룹 차원의 전기차 신공장(메타플랜트)도 건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통상이슈 브리프를 통해 “트럼프 캠프가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및 캐나다산 자동차(부품 포함)를 지목한 만큼 한국도 ‘보편적 기본(Universal Baseline)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그룹은 2024년을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핵심 사업에서 미래 기회를 창출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도 공급망 재편, 글로벌 저성장 기조, 지정학적 위기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게 포스코그룹의 포부다. 철강 사업 부문에선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 시험 플랜트 구축과 전기로 신설을 통해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을 착실히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미래 친환경 제철의 글로벌 표준을 마련해 이 분야를 선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필요한 수소 공급량에 발맞춰 암모니아 수소 추출, 고온수전해 등 핵심 기술 개발과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리튬·니켈, 양·음극재 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미래 소재 분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염수 및 광석에서 채취한 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생산·가공하는 공장을 단계별로 건설하고 있다. 니켈 사업 부문에선 원료 제련부터 정제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남 광양에 포스코HY클린메탈의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이 준공되면서 이때부터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재추출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저탄소 철강제품, 전기강판, 구동모터코아 등 탄탄하게 구축된 친환경 미래 소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친환경 전환에 나선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런 7대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원료공급사와 에너지사 등이 참여하는 하이렉스 연구개발(R&D) 파트너십도 확대해 나간다. ‘기업시민 경영’이란 기조 아래 성과와 나눔, 소통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사업 구조 다변화에 따라 다양해지는 조직 구성 속에서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얘기다. 직원 개개인이 성과를 내며 회사와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도 마련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러한 성장 비전에 발맞춰 R&D 역량을 최적화하고 글로벌 유수의 연구 기관들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의적인 조직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야별 우수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이르면 연말 공개하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2세대에 기존 디젤 모델을 없애고 가솔린 기반 하이브리드(HEV)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지난해 11월 대형 다목적차량(MPV·미니밴)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에 1.6터보 가솔린 기반 HEV를 추가했다. 순수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주춤하자 하이브리드가 친환경 차량의 대표 주자로 올라서며 대형차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1분기(1∼3월) 이내 출시를 목표로 신형 팰리세이드의 시험 생산 및 주행 시험에 들어갔다. 신형 모델에는 HEV가 탑재되는 것이 유력한 가운데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2.5가솔린 터보 모델에 기반한 HEV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나온 카니발을 포함해 지금까지 현대차·기아는 HEV에 1.6가솔린 터보를 활용했다. HEV 적용 범위를 대형차로 넓히려면 기존보다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2.5가솔린 터보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그 첫 적용 차량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에 공력을 쏟는 것은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서다. 양 사의 국내외 전체 합산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11.5%) 처음 10%를 넘어섰다. 2020년보다 6.5%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3% 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이 기간 수출에서는 전기차가 성장률에선 57.3%로 하이브리드(13.2%)를 앞섰지만 수출량(34만6880대)에선 하이브리드(37만8115대)에 3만 대 이상 뒤처졌다. 신차 부재로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간신히 10만 대를 넘겼던(10만4276대) 르노코리아도 올해 하반기(7∼12월) 중형 하이브리드 SUV 신차를 출시하며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강세 현상은 미국과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지난해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2022년보다 65% 증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전기차 성장률(46%)보다 19%포인트 높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또한 지난해 12월 전기차 월간 판매 성장률(전월 대비)이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16.9%)를 보인 반면에 하이브리드차는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최근 시가총액이 급등하고 지난해 사상 처음 영업이익이 4조 엔(약 36조14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도 원래 강점이 있던 하이브리드 시장이 급성장한 게 컸다”며 “당분간 하이브리드만큼 조명받는 시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5일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 열에너지시스템 시험실. 이날 처음 언론에 공개된 약 100m² 크기의 시험실에선 올해 출시될 전기차(EV) 신차의 라디에이터, 압축기 등 열에너지시스템의 성능·효율 향상 평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모터와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에서 나오는 폐열(廢熱)을 난방에 활용하는 ‘히트펌프’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 실험의 주된 목적 중 하나다. 겨울철 저온(영하 6.7도)에서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상온(영상 25도) 대비 평균 20% 이상 떨어진다. 이 주행거리를 보존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것이 히트펌프다. 히트펌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율주행 등을 제쳐놓고 전동화 시기 가장 중요한 기술로 손꼽은 기술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히트펌프 적용 유무와 품질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는 주요 판단 기준으로 올라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추위를 극복하라” 열에너지 연구 조명 전기차의 ‘힘겨운 겨울나기’는 이상 기후로 영하 20도 미만의 ‘북극 한파’가 세계 곳곳을 강타하면서 대두된 자동차업계 화두 중의 하나다. 이달 들어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 전역에서 배터리가 바닥 난 전기차가 충전소로 몰려들어 거대한 폐차장을 방불케 하는 진풍경을 보도했다. 열에너지 전문가들은 통상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마다 전기차 충전 속도는 20% 이상 느려지고, 주행가능거리는 10% 정도 떨어진다고 본다. 이는 배터리 효율과 전비(kWh당 주행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열에너지시스템이 전기차 연구개발(R&D) 분야의 신(新)조류로 조명받는 배경이 됐다. 2021년 머스크 CEO가 당시 자사의 최신 차량인 ‘모델Y’의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히트펌프’를 꼽았을 정도다. 열에너지시스템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8일 캐나다 리서치 업체 이머진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9억6000만 달러(약 3조9605억 원)였던 전기차 열에너지시스템 시장 규모는 2032년 250억4400만 달러로 74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기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달한다. 현대위아가 이 시장의 ‘터줏대감’인 일본 덴소, 한국 한온시스템에 한참이나 뒤처졌는데도 지난해 7월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 열관리 시험동을 준공하며 관련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열에너지 내부 역량 강화 나선 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는 앞서 2019년 남양연구소에 열에너지통합개발실을 꾸린 데 이어 2021년 열에너지시스템 리서치랩을 만들어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섰다. 글로벌 자동차부품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가장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가 히트펌프다. 히트펌프는 2014년 4월에 출시된 기아 쏘울 EV부터, 승온 히터에 기반한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출시된 2018년 4월부터 적용됐다. 이와 함께 배터리 온도를 높여 혹한기 충전 속도를 높이는 승온 히터 또한 현대차·기아가 공력을 쏟는 분야다. 특히 히트펌프는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서 ‘천적’인 추위를 극복하는 해결사로 불릴 정도다. 히트펌프는 각 사의 기술마다 작동하는 최저 온도가 달라지는 만큼, 얼마나 낮은 온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가 기술력의 척도로 꼽힌다. 김재연 열에너지시스템 리서치랩 연구위원은 “기술의 격차는 폐열 수집과 냉매 흐름 증대, 시스템 효율성 등에서 발생한다”며 “지금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들어간 히트펌프는 영하 20도에서도 작동한다”고 말했다. 냉매의 핵심 재료인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이르면 2027년부터 사용을 금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냉매 재료를 찾는 것도 숙제다. 기존 수소불화올레핀(HFO) 계열을 이산화탄소(CO₂)와 같은 PFAS 규제에서 자유로운 냉매로 대체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규제 법안이 적용되는 시점에는 바뀐 냉매에 적합한 열에너지시스템 개발을 완료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두고 있다”고 했다.화성=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8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를 시작으로 올해 총 9종의 신차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벤츠코리아는 최근 미디어 행사를 열고 11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출시했다. 신형 E클래스의 외관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삼각별’ 엠블럼과 수평 모양의 3개 선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벤츠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했다. 전면에는 발광다이오드(LED) 고성능 헤드램프가 기본 장착됐고, 후면 램프에는 벤츠의 삼각별 디자인이 적용됐다. 벤츠의 유산(헤리티지)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우아함을 결합했다는 게 벤츠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내부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로 꾸며졌다. 이번 E클래스에는 벤츠 차량의 최신 운영체제(OS)인 3세대 ‘MBUX’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5세대(5G) 통신 모듈이 적용됐다.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유튜브와 줌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플로, 멜론, 웨이브 등 스트리밍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즐길 수 있다. 수입차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내비게이션 기능 강화를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도 손을 잡았다. 하반기(7∼12월)부터 티맵 오토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가격은 7390만∼1억2300만 원이다. 직전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 최초로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20만 대를 돌파했다. 2016년 첫 판매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8∼2023년 세계에서 E클래스 세단이 가장 많이 팔린 국가다. 벤츠코리아는 세계 최초로 마이바흐 브랜드 전용 전시장을 연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세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최대 350kW의 고출력 전기차 충전 시설 등을 도입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내용의 개정안 통과를 국회에 재차 요청했다. 법 시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을 포함한 경제계 각지에서는 유예를 호소하고 나섰다. 최 부총리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근로자 안전이 중요함은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영세 중소기업의 여건이 열악해 준비가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법 적용을 강행하면 재해 예방보다 범법자만 양산해 기업의 존속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면서 개정안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중소기업계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14개 단체가 모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여 동안 수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 여야 지도부 방문, 정부 관계자 간담회 개최 등 유예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개정안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이대로 중대재해법이 시행된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이보다 중요한 민생은 없으니 여야가 다시 한번 협의에 나서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지역에서 전기업을 운영하는 한 기업 대표는 “많은 영세 기업 사장들은 어떤 것이 안전 예방인지조차 인지를 못 하는 게 현실”이라며 “유예를 통해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안전 예방에 대한 사항을 인지하고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경제단체들도 일제히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촉구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경제5단체는 “이대로 법이 시행되면 사업장 폐업과 근로자 실직 등 많은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유예 기간을 통해 사업장 스스로 개선방안을 찾도록 논의하는 것이 재해 예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법은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6개월 이상 치료받아야 하는 부상자 2명 이상이 현장에서 나왔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경영 책임자에게 징역이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소규모 기업의 경영 여건을 감안해 5∼49인 사업장은 이달 27일까지 시행을 유예해왔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