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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에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30일 22대 국회 개원도 전에 ‘반(反)검찰 연대’를 사실상 공식화하며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추진을 선언한 것이다. 이날 양당이 주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선 “개헌을 통해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한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며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 독재뿐만 아니라 검찰의 행패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22대 국회는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시대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계획을 묻자 “여기 계신 모든 사람들과 힘을 합쳐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가 검찰 정상화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며 “(한국은) ‘검찰 독재’라는 말이 결코 과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보다 과감하고 단호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모두 22대 국회 핵심 과제로 검찰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는 이른바 ‘검수완박’ 완성을 꼽은 것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회에서 검찰청법을 폐지하고 기소청을 설립하는 법안, 또 기존 검찰청법에서 검사의 수사 권한을 삭제하고 기소 임무로 제한하는 법안 등이 처리돼야 한다”며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법안 개정을 추진해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속도전을 주문했다. 서 교수는 “새 헌법에도 특정 기관이나 공직자에게 수사 기소권을 함께 부여하지 못하도록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민주-조국당 “檢에 남은 ‘부패-경제 범죄’ 2대 수사권까지 박탈”야권 ‘검수완박 시즌2’ 연대 시동박찬대 “검사 몇사람에 나라 엉망”조국 “檢 정상화” 토론회서 뜻모아與 “검찰 향한 보복심리” 비판 “검사 몇 사람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운영이 맡겨지고 나니까 사실 모든 게 지금 엉망이다.”(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통제받지 않는 검찰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를 위한 ‘반(反)검찰 연대’를 본격화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검찰을 향한 본격적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대, 21대 국회에서 이어온 ‘검수완박’ 드라이브를 22대 국회에서 비로소 매듭짓겠다는 것. 여기에 ‘반검찰’ 성향의 조국혁신당까지 가세하면서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6개월 내 검수완박 속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여당은 “야권의 검수완박 주장은 검찰에 대한 보복 심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野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 박탈”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검찰개혁 입법 전략 토론회’는 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된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공동 주최했다. 두 사람은 민주당 강경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출신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양당 지도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검수완박’을 22대 국회 주요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과의 연대 의지를 밝히며 “TF를 만들어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조 대표도 “‘검찰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이날 강조한 ‘검수완박 시즌2’는 검찰에 남은 2대 범죄 수사권까지 완전히 떼어내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20대 국회이던 2020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처리를 주도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산업, 대형 참사)로 제한했고, 21대 국회에서는 남은 6대 범죄 수사권도 모두 분리하려다가 야당의 반발 끝에 결국 2대 범죄(부패, 경제) 수사권은 남겨두는 중재안을 강행 처리했다. 총선 공약으로 밝힌 검사의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재정신청 전담 재판부 설치(민주당), 검사장 직선제 도입(조국혁신당) 등도 22대 국회에서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독점적으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향후 헌법 개정 시 검사의 독점적 영장 청구권 조항이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검수완박을) 22대 국회 개원 6개월 이내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채 상병 특검 등으로) 탄핵이 되면 조기에 정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정권이 어떤 식으로 바뀌더라도 신속하게 검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는 ‘특검-탄핵-검찰개혁 3단계 로드맵’ 주장도 했다.● 이재명 “검사인지 깡패인지” 맹폭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와 수사 검사 간의 뒷거래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검사인지, 깡패인지 알 수 없다”며 “검사는 죄를 지어도 다 괜찮다는 생각, 없는 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해괴한 자만심이 (검찰에) 가득한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모해위증 교사죄”라며 “당연히 탄핵해야 되고 그것을 넘어서서 형사처벌해야 될 중범죄”라고 했다. 이에 김영철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부장검사)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1년 검사 인생을 모두 걸고 아니다. 보도 내용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허위”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에 공식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도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며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낸 ‘검찰 내 수사와 기소 분리’ 주장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는 만큼 실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반대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은 통화에서 “국가기관을 보복 수단으로 삼는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많은 형사 사법 피해자들이 검찰의 직접 수사 제한 때문에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조희대 대법원장이 강조하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법관 정원 확대 방안이 중대 기로에 서 있다. 10년째 동결 상태인 법관 정원의 족쇄를 푸는 ‘각급 법원 판사정원법’이 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국민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법조계는 국내 법관 정원이 10년째 그대로인 가운데 법관 고령화까지 가속화되며 ‘재판 지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8일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현재 판사 정원은 3214명, 현원은 3105명이다. 결원은 109명에 불과해 충분한 법관 신규 임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판사 증원을 위한 여유분 격인 정원 대비 결원율은 지난해 말 0.6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1년만해도 15.72% 였던 결원율이 1% 아래까지 떨어진 것이다. 사법부의 최대 현안이었던 ‘각급 법원 판사정원법’은 국회 발의 500일만인 이달 7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를 통과하며 간신히 법안 폐기 위기를 넘겼다. 이달 말 법사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현행법은 ‘각급 법원 판사의 수는 3214명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2014년 법 개정 이후 10년째 그대로다.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3214명인 현행 판사 정원을 2023년부터 5년에 걸쳐 50명, 80명, 70명, 80명, 90명씩 총 3584명까지 순차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본래 개정안엔 2023년부터 2027년까지로 돼 있었지만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해가 바뀌어 판사 증원의 시기만 2024년 7월 1일부터 50명 증원, 2025년 1월 1일부터 80명 증원 등으로 수정됐다.● 늙어가는 사법부…30세 미만 신규법관 0.3%법관 정원이 10년째 늘지 못한 사이 법관 고령화는 심화됐다. ‘법조일원화’로 2013년부터 법관 임용에 필요한 법조 경력이 3년에서 5년, 내년부터 7년으로 길어지며 법관 평균 연령이 40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법관 고령화는 사건처리 효율성 저하로 이어져 ‘재판 지연’을 초래하게 된다.지난해 기준 전체 법관 10명 중 7명이 40세 이상이었다. 2010년만 해도 40세 이상 법관은 절반에 못미치는 44.9%였으나 지난해 70.3%로 껑충 뛰었다. 2013년 30.4세던 신임 법관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35.8세로 높아졌다. 전체 법관 평균 연령은 2010년 38.9세에서 지난해 44.6세로 올라갔다. 10년새 5살이 많아진 것이다. 신임 법관 연령 분포 변화도 뚜렷하다. 2012년엔 30세 미만이 54.3%, 40세 이상이 1.2%였으나, 지난해 30세 미만이 0.3%, 40세 이상은 10.7%로 바뀌었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나이가 들면 판단능력이 원숙해지는 측면이 있지만 아무래도 젊은 판사들의 강점인 신속한 서면분석능력이나 체력 등을 따라갈 수 없어 업무 처리 효율이 떨어진다”며 “고령화로 인해 과거처럼 합의부에서 젊은 판사들이 배석판사로서 담당하던 업무들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또한 내년부터 법관임용 최소법조경력이 5년에서 7년으로 상향되면 소위 ‘임용 절벽’ 현상 발생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까지는 법조경력 5년 이상만 되면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이 요건이 7년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법관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소법조경력이 3년에서 5년으로 올라가 임용후보군의 신규풀이 없던 2018년에도 신규법관을 36명밖에 선발하지 못했다. 2029년부터 법조 경력 10년으로 늘어나면 평균 40세에 이르러야 신임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게 된다. ● “재판지연 사태 악화는 국민 피해로 돌아가…신속한 재판 권리 확보돼야”법원은 방대한 기록에 복잡한 쟁점이 많은 사건이 증가하고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판사를 늘리지 않고는 국민이 바라는 신속한 재판 구현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 취임 후 법원장이 장기 미제 사건 재판을 직접 맡고, 사무분담 기간을 늘리는 등 재판 지연을 위한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10년째 묶여 있는 판사 정원이 늘어나지 않고선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게 일선 판사들의 목소리다. 실제 고난이도·고분쟁성 사건 증가로 법관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며 재판 지연을 가중시켰다. 민사 중액 이상 사건의 지난해 접수 건수는 2017년에 비해 약 16%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민사합의 사건 처리 기간은 2017년에 비해 61.4% 늘었다. 민‧형사 미제사건 수(소액 제외)역시 2017년에 비해 약 28.6% 증가했다. 사법제도 변화로 인한 법관 업무 부담 문제도 있다.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피고인이 조서를 부인하면 증거 능력이 없어져 재판과정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양측 공방이 길어져 공판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이달 말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 본회의에서 판사정원법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법원 관계자는 “21대 국회 임기 내 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기획재정부와 직제협의부터 법안 제출까지 모든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해 물리적으로 올해 말까지 법 개정이 어려워진다”며 “이 경우 재판 지연 악화로 인한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원석 검찰총장이 7일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과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공개 발언’을 통해 수사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검찰은 명품백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에 이명박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수사한 특별수사 검사들을 합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 ‘특검 무마’ 비판에 “추후 말할 기회 있을 것” 이 총장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취재진에게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처분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 경과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검 무마용 수사’라는 야권의 비판에 대해선 “추후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수사를 언급한 것은 파악된 것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이 총장은 측근 등 주변에 “올 9월 (총장) 임기 만료 전까지 김 여사와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 보고 자리에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라고 지시했다. 특히 정치권과 법조계는 7일 발언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선 발언과 달리 ‘신속·엄정 수사’를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 발언은 출근하던 이 총장이 자신을 기다리던 기자들을 만나 ‘도어스테핑’ 형식으로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이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적극 규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 많다. 김 여사 사건을 더 이상 방치했다간 검찰 조직이 걷잡을 수 없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더라도 대통령 부인도 예외 없이 수사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검찰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백 수사는 ‘프리퀄’(본편보다 앞선 이야기)이란 얘기도 나온다. 명품백 수사를 고리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기 위해 이 총장이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 부인을 검찰 포토라인에 수차례 세울 수 없는 만큼 명품백 사건을 통해 김 여사를 출석시키고,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진상도 함께 규명하는 그림이라는 것이다. 반면 법조계에선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자 뒤늦게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검찰의 최근 긴장 관계,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총장 임기 등을 감안하면 김 여사를 보호하는 ‘약속 대련’ 주장은 근거가 떨어진다”면서도 “다만 김주현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임명된 만큼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가 수사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조국-이재명 수사했던 검사 투입 검찰은 명품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공정거래조사부 김경목 검사(사법연수원 38기), 범죄수익환수부 권영주 검사(40기), 반부패3부 안성민 검사(41기) 등 특별수사 검사 3명을 파견했다. 김 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DAS) 의혹 수사팀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팀을 거쳤다. 안 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을 수사한 바 있다. 권 검사는 직전에 고소·고발 사건이 밀려드는 형사1부에서 근무하는 등 형사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고 이를 몰래 촬영한 최재영 목사와 이 영상을 보도한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 측에 각각 원본 영상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가 명품 가방뿐만 아니라 명품 화장품과 양주를 수수하고 대통령실이 불법 보관한 사실 등을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백 대표와 최 목사를 조사한 후 이르면 이달 중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와 엄정 수사 강조 배경 궁금”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두고 민감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이 총장의 발언은 당연한 얘기 아니겠는가”라며 “대통령실이 검찰 수사에 대해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결론을 빨리 내줄 수 있는 사안들을 끌다가 이제 와서 엄정 수사를 강조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용산-검찰 갈등설’ 주장을 이어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총장이 뒤늦게 나선 것은 특검법 통과가 임박하니 수사기관으로서 검찰의 존립 근거가 사라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윤 대통령보다는 검찰 조직을 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22대 국회에서는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검법이 발의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검찰 수사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면서도 “특검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검찰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과 관련해 ‘용산(대통령실)과 검찰 간 갈등설’을 제기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갈등을 보여 주는 현상이라는 것. 이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야권의 갈등설 제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일축과 검찰의 수사팀 확대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함께 나타났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올 9월 임기 만료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측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 총장은 최근 전직 검찰총장 등 다수의 법조계 원로들로부터 “김 여사 사건을 원칙대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검찰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내용의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대통령실)과 검찰 간 긴장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 내 ‘김건희 세력’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동훈(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원석(검찰총장), 송경호(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김건희 수사’를 하면서 세 과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당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된 박성준 대변인도 “이 총장뿐 아니라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더 늦춰서는 조직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이번 총선이 끝나고 검찰도 깜짝 놀랐을 것이고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약속대련식 수사로 김 여사를 감싼다면 검찰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권에서) 갈등설을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수사 개입 논란 등 검찰과의 불필요한 갈등이 불거질 소지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향한 예민한 심기도 드러냈다. 대통령실의 한 인사는 “사건의 구조가 단순한 사안”이라며 “검찰이 들고 있다가 지금 시점에 수사팀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서도 용산 대통령실과 물밑에서 조율된 ‘약속대련’ 아니겠느냐는 반응과 ‘검찰 하극상’의 시작이냐로 나뉘어 추측이 난무한 것 같다”고 전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17년 전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현금을 빼앗아 도주했다가 뒤늦게 검거된 2인조 강도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6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 씨(48)와 엄모 씨(49)에게 각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새벽 인천 남동구 남촌동에 있는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를 상대로 6만 원을 빼앗은 뒤 미리 준비한 과도로 찌르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살해한 피해자를 도로에 방치하고 피해자의 택시를 운전해 도주한 뒤 택시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범행 이후 장기간 범인을 특정할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미제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찰은 범인들이 차량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박 씨 소유 차량의 설명서 책자에서 쪽지문(일부만 남은 지문)을 찾아내 16년 만에 범인을 특정하고 박 씨와 엄 씨를 차례로 체포했다.재판에 넘겨진 박 씨는 “불에 타 변형됐을 가능성이 있는 지문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엄 씨와 범행을 공모한 적이 없고 현장에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엄 씨는 “박 씨와 술을 마시며 강도 범행을 모의하고 도구를 준비한 건 맞지만 살인에는 동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1심 법원은 “이 사건 범행은 두 명의 가해자가 공동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결론내린 뒤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5년 동안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이어 항소심에선 형량이 무겁다는 박 씨와 엄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형량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 씨는 여러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근거 없이 신뢰성을 부정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고, 엄 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가담범위와 책임을 축소하는 데에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누구도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들에 대한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검찰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과 관련해 ‘용산(대통령실)과 검찰 간 갈등설’을 제기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갈등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것. 이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야권의 갈등설 제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일축과 검찰의 수사팀 확대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함께 나타났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최근 “올 9월 임기 만료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측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 총장은 최근 전직 검찰총장 등 다수의 법조계 원로들로부터 “김 여사 사건을 원칙대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검찰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내용의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대통령실)과 검찰 간 긴장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 내 ‘김건희 세력’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동훈(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원석(검찰총장), 송경호(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김건희 수사’를 하면서 세 과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당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된 박성준 대변인도 “이 총장뿐 아니라 검찰이 김 여사 관련 수사를 더 늦춰서는 조직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이번 총선이 끝나고 검찰도 깜짝 놀랐을 것이고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약속대련식 수사로 김 여사를 감싼다면 검찰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했다.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권에서) 갈등설을 제기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수사 개입 논란 등 검찰과의 불필요한 갈등이 불거질 소지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검찰 수사를 향한 예민한 심기도 드러났다. 대통령실의 한 인사는 “사건의 구조가 단순한 사안”이라며 “검찰이 들고 있다가 지금 시점에 수사팀을 확대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당내서도 용산 대통령실과 물밑에서 조율된 ‘약속대련’ 아니겠냐는 반응과 ‘검찰 하극상’의 시작이냐로 나뉘어 추측이 난무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올 9월 임기 만료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측근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총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원지검이 맡은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임기 내 직접 마무리해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이 2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전담팀 구성과 한달 안에 수사 마무리를 지시한 배경에도 검찰 수사의 원칙이 정치적 고려로 위협받아선 안된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직후부터 검찰 안팎에서 이 총장을 향해 해당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 총장은 최근 전직 검찰총장 등 다수의 법조계 원로들로부터 “김 여사 사건을 원칙대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검찰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는 내용의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사건에서 검찰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이면 검찰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취지다. 총선 국면에선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웠지만, 선거가 끝난 만큼 원칙대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서울중앙지검장 교체설 등으로 혼란을 겪은 검찰 내부에서도 김 여사 사건에 대해 더 시간을 끌어선 안된다는 내부 공감대가 이뤄졌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가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다. 김 여사 사건도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원칙대로 수사해야 하고, 필요하면 직접 불러서 조사하는 것도 수사상 당연한 절차”라고 했다. 이 총장은 이달 2일 대검 월례회의에서 “자가 굽으면 길이를 바로 잴 수 없고 저울이 기울면 무게를 달 수 없다”며 “죄의 무게를 재는 우리가 지켜야 할 선을 넘게 되면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히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 측에 대면 조사를 받으라고 이르면 이달 중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보고 자리에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 총장은 최대한 빠르게 수사해 이달까지 마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대검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4차장검사 산하 반부패수사3부, 범죄수익환수부, 공정거래조사부에서 1명씩 특별수사 검사 3명을 파견해 수사팀을 보강했다. 검찰은 사건 구조가 간단한 만큼 이달 중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하고 조사한 뒤 2∼3주 안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여사가 출석할 경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함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한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명품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최 목사는 몰래카메라로 가방을 주는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에 공개했고, 서울의소리 측은 지난해 12월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서울의소리 측도 최대한 빨리 조사할 방침이다. 야권은 반발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4일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을 하며 (김 여사) 특검법을 피해 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4·10총선으로 그간 지체됐던 사건들에 대해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명품백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김 여사 조사가 필수인 만큼, 검찰이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같이 조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직 대통령 부인을 여러 차례 부르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에 두 사건을 한 번에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이 최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부활을 검토 중인 것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민정수석 부활 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된다면 김 여사 수사를 빨리 매듭지으려는 검찰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명품백-도이치모터스 함께 조사 가능성 김 여사가 명품백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검찰 수사로 입증된다고 해도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 청탁금지법은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한 번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한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김 여사가 고발된 사건을 배당하고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것 역시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을 땐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5개월 만에 ‘신속 수사’를 지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선 김 여사를 검찰에 출석시켜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함께 조사하기 위해 명품백 사건을 수사하고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명품백 수사를 본격화해서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다면,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같이 조사할 수 있다. 검찰로서는 대통령 부인을 포토라인에 여러 차례 세워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두 사건을 한 번에 종결할 수도 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해 서면 조사만 한 차례 진행했고, 출석 조사는 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검찰과 대통령실은 김 여사 조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사건을 종결하려면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자 검찰 안팎에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경질설까지 거론됐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2월 취임 직후 “당분간 검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검찰 내부에선 김 여사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 총장이 아닌 송 지검장이 지휘권을 갖고 있다. 2020년 10월 윤석열 당시 총장과 각을 세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한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했고, 박성재 현 장관까지 유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가 변수 대통령실이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부활시킨다면 검찰이 두 사건을 함께 수사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도 있다. 민정수석이 임명되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빠르게 단행될 수 있다. 송 지검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민정수석과 교감이 가능한 인사가 서울중앙지검장이 된다면, 김 여사 수사는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검찰 내부에선 청탁금지법으로 김 여사를 처벌하거나 피의자로 입건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김 여사를 명품백 사건으로 불러 조사하는 건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며 상황 추이만 지켜보겠다는 기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하겠는데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 수사를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대통령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만 했다. 윤 대통령도 최근 대통령실 참모 회의에서 참모들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별다른 언급 없이 무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이 끝났으니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대통령실에서 불쾌할 것도 없다”고 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불러 15시간가량 조사했다. 공수처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4일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른바 ‘VIP 격노 발언’ 전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이른바 ‘윗선’으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순직 경위를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첩을 보류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첩 보류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윤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임성근 1사단장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게 박 대령의 주장이다.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실제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올 2월 1일 박 대령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한 김 사령관은 5일 오전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박 대령에게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한 적 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A4용지 200여 쪽의 질문지를 준비해 그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앞서 2차례 조사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정리한 다음 신 전 차관과 이 전 장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어디 갔었어? 엄청 보고 싶었는데. 왜 나 보러 안 왔어? 여기서 캠핑놀이 할까?” 80일 만에 아빠를 만난 네 살배기 딸은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아빠도 “많이 컸네. 나도 많이 보고 싶었어”라며 울음을 겨우 삼켰다. 올해 3월 경기 구리시에 문을 연 서울가정법원 광역면접교섭센터 ‘이음누리’는 이처럼 이혼 조정을 진행하느라 아이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비양육자 부모들이 자녀들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 전문가 지원받아 자녀 만나는 이혼 부부들 지난달 24일 찾아간 센터에서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실내 놀이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총 4개의 면접교섭실 안에는 주방놀이 세트나 인형, 장난감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아동 자녀부터 미성년 자녀를 위한 노래방 부스와 게임기 등까지 연령별로 다양한 놀거리가 마련돼 있어 마치 키즈카페를 찾아온 듯했다. 사법부가 면접교섭센터 출범 10주년을 맞아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한 구리시 이음누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법원 외부에 설치됐다. 부모의 이혼을 겪는 아이의 입장에서 법원을 찾아오길 꺼리는 심리를 감안했다고 한다. 법원의 사전처분을 받거나, 양측이 합의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총 6개월 동안 한 달에 두 차례, 1시간씩 떨어져 살고 있는 아빠나 엄마를 만날 수 있다. 양육에 서툰 부모를 위해 아동심리 등을 전공한 석박사급 상담위원 2명이 1개 조로 배치돼 아이와 부모의 만남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지원한다. 아이와 만나기 전에 부모에게 아이의 연령에 맞는 놀이 방법을 알려주거나 애착을 증진할 수 있는 말과 행동도 조언해준다. 만남 과정에선 한쪽에서만 보이는 유리벽 너머로 상담위원들이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을 듣고 기록한다. 부적절한 대화가 이뤄지면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아이가 태어난 뒤 처음으로 이곳에서 마주하는 부모도 있다. 영아 때 헤어져 아빠를 알아보지 못했던 한 아이는 면접이 끝날 무렵 ‘아빠’라고 입을 뗐다. 부모를 비롯해 센터 직원들은 돌아서서 눈물을 참았다. 한 아이는 처음엔 부모와 만나길 거부하다가 만남이 끝날 때는 헤어지기 싫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음누리에서 일하는 김희영 가사조사관은 “양육자는 이혼 조정 중인 상대에게 아이를 보여주는 걸 불안해하다가도 아이가 떨어져 살던 아빠나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서 변화를 결심한다”며 “센터는 이혼을 진행 중인 상대방을 향한 분노와 아이를 분리해야 한다는 걸 느끼는 곳”이라고 했다.● 주말에 면접교섭 10건 중 7건 몰려 전문가들이 아이를 위해 가장 장려하는 사례는 ‘자율 교섭’으로 이어지는 때다. 6세 아들의 양육을 담당하던 한 아빠는 이혼소송 중 엄마가 아이를 데려가진 않을까 불안해하며 면접교섭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다 센터 측으로부터 지원 인력과 시스템에 대해 설명 듣고 교섭에 응했다. 아이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던 엄마 역시 센터 전문가들로부터 “아이 앞에서 오열하거나 감정적으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사전 교육을 받고 아들을 만났다. 분리불안 증세를 겪고 있던 아들과의 만남이 몇 달간 이곳에서 계속됐고, 양육자인 아빠는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자녀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김 조사관은 “정기적으로 만나다 보면 아이는 부모가 이혼했더라도 자신을 버렸다고 느끼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혼은 9만2000건,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는 1.8건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가정법원 면접교섭 접수 건수는 2018년 196건에서 지난해 1046건으로 5년 만에 433% 증가했다. 다만 10건 중 7건이 주말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인력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확대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전국 14곳에 설치된 센터 중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서울 2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토요일까지만 운영한다. 센터의 면접 평균 대기 기간도 평일은 22.1일에 불과한 데 비해 일요일은 30일로 늘어난다. 법원행정처는 다른 지역도 일요일 확대 운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가정법원은 올 하반기부터 일요일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경기 부천과 안양, 울산, 전남 목포, 충남 공주, 제주 등에 추가로 센터를 열 예정이다.구리=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불러 15시간 가량 조사했다. 공수처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4일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른바 ‘VIP 격노 발언’ 전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김 사령관은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이른바 ‘윗선’으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사령관은 채 상병 순직 경위를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첩을 보류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박 대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첩 보류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사령관으로부터 “VIP(윤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임성근 1사단장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게 박 대령의 주장이다. 김 사령관은 당시 박진희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과 임기훈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실제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사령관은 올 2월 1일 박 대령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이 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부인했다.변호인 없이 혼자 출석한 김 사령관은 5일 오전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박 대령에게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전한 적 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A4용지 200여쪽의 질문지를 준비해 그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앞서 2차례 조사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정리한 다음 신 전 차관과 이 전 장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진행된 전북 군산시 새만금 태양광 사업 등을 둘러싼 특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군산시장 등에게 사업 수주 청탁을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를 구속기소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이 브로커는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해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강임준 군산시장 등 군산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민경호 부장검사)은 지난달 3일 브로커를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브로커는 군산시의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게 해주는 대가로 한 전기공사업체 대표로부터 총 8회에 걸쳐 625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 1319억 원 규모인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은 군산시가 민간업체들과 새만금에 육상 태양광발전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검찰은 공소장에 “2019년 11월 브로커는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군산시장 등 군산시 담당 공무원에게 청탁해 줄 테니 그 대가를 달라’는 취지로 전기공사업체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업체 대표는 브로커의 제안을 승낙했고 2019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6개월간 계좌이체 혹은 현금을 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건넸다. 실제로 군산시는 2021년 3월 해당 전기공사업체가 속한 건설사 컨소시엄과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브로커와 업체 대표 간 자금이 오고 간 시기는 해당 업체가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시기, 건설사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하는 시기 등에 걸쳐 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과정 전반에 관여하기 위해 브로커가 해당 업체를 위해 군산시를 상대로 로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브로커가 건설사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한 뒤에도 군산시에 각종 인허가 관련 로비를 벌인 혐의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번 의혹의 핵심 고리로 드러난 브로커를 구속기소한 만큼 군산시 공무원과 윗선을 향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 시장 등 군산시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감사원은 2022년 10월부터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강 시장 등 1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기, 보조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요청했다. 당시 감사원은 강 시장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고교 동문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진행된 전북 군산시 새만금 태양광 사업 등을 둘러싼 특혜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군산시장 등에게 사업 수주 청탁을 해주겠다”며 업체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브로커를 구속기소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이 브로커는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해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강임준 군산시장 등 군산시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단(단장 민경호 부장검사)는 지난달 3일 브로커를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브로커는 군산시의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하게 해주는 대가로 한 전기공사업체 대표로부터 총 8회에 걸쳐 625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총 1319억 원 규모인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은 군산시가 민간업체들과 새만금에 육상 태양광발전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이다.검찰은 공소장에 “2019년 11월 브로커는 ‘새만금 2구역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군산시장 등 군산시 담당 공무원에게 청탁해 줄 테니 그 대가를 달라’는 취지로 전기공사업체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업체 대표는 브로커의 제안을 승낙했고 2019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6개월 간 계좌이체 혹은 현금을 주는 방법으로 자금을 거넸다. 실제로 군산시는 2021년 3월 해당 전기공사업체가 속한 건설사 컨소시엄과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브로커와 업체 대표간 자금이 오고 간 시기는 해당 업체가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시기, 건설사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하는 시기 등에 걸쳐있다. 이에 검찰은 해당 과정 전반에 관여하기 위해 브로커가 해당 업체를 위해 군산시를 상대로 로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브로커가 건설사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한 뒤에도 군산시에 각종 인허가 관련 로비를 벌인 혐의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이 이번 의혹의 핵심고리로 드러난 브로커를 구속기소한 만큼 군산시 공무원과 윗선을 향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강 시장 등 군산시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감사원은 2022년 10월부터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강 시장 등 13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기, 보조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수사 요청했다. 당시 감사원은 강 시장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고교 동문이 운영하는 건설 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등 서민 피해가 큰 사기 범죄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에서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와 보험사기 범죄를 사기 범죄 양형 기준 설정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사기 범죄 양형 기준이 강화된 것은 13년 만이다. 먼저 보이스피싱 양형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보이스피싱 법정형이 ‘징역 1년 이상 또는 범죄 수익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으로 상향된 것에 따른 조치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64%를 차지하는 ‘대면 편취형 사기’까지 처벌하도록 한 개정안 내용도 반영한다. 보이스피싱에 동원되는 대포통장 관련 범죄의 양형 기준도 손질하기로 했다. 대포통장을 개설하거나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금융계좌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보관·전달·유통하는 범죄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처벌 대상이 된 만큼 양형 기준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양형위는 서민 피해가 큰 보험사기 범죄도 양형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2018년부터 5년간 정식 재판으로 기소된 보험사기는 6209건으로, 양형 기준이 없는 범죄 중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양형 기준이란 판사가 피고인에게 형을 선고할 때 참고해야 하는 기준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양형 기준과 다른 형을 선고하려면 판결문에 이유를 기재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양형 기준 내에서 선고가 이뤄진다. 양형위는 ‘조직적 사기’의 권고 형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조직적 사기’란 다수가 역할을 분담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전문 사기 범죄를 뜻한다. 보이스피싱, 토지 사기, 다단계 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빌라왕’ 등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전세 사기도 ‘조직적 사기’에 포함될 수 있다. 현행 ‘조직적 사기’의 권고 형량은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1억 원 미만 1년 6개월∼3년 △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 2∼5년 △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 4∼7년 △50억 원 이상∼300억 원 미만 6∼9년 △300억 원 이상 8∼13년이다. 양형위는 올 8월 사기 범죄 양형 기준 수정안을 정한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3월 의결할 예정이다. 새 양형 기준이 의결되면 형량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집행유예 선고 기준도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말단 현금수거책 등 보이스피싱 가담자라 해도 검찰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구형하고, 법원도 징역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가담 정도에 따라 △총책은 징역 10년 이상 △중간관리자(조직원 관리·감독)는 징역 5∼8년 △단순가담자(현금수거책, 중계기 관리책 등)도 징역 3년 이상의 중형 선고 사례가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범행 수단인 대포폰·대포통장 유통사범, 범죄수익 국외유출에 관여한 환전상 등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징역형의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양형위는 “사기 범죄 양형 기준은 2011년에 설정·시행된 이후 권고 형량 범위가 수정되지 않았다”며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범죄 양상이나 국민인식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형위는 동물학대 범죄와 지하철 등 공중밀집장소 추행죄 등에 대한 양형 기준을 신설하는 방안도 올 6월 논의하기로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으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미르의 전설2’와 관련해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운영사와 체결한 라이선스 연장 계약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위메이드와 자회사 전기아이피가 액토즈소프트를 상대로 낸 계약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미르의 전설2’는 2001년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PC 온라인 게임으로 중국에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큰 인기를 모았다. 1996년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 액토즈소프트를 설립해 ‘미르의 전설’을 개발했고 이후 독립해 설립한 위메이드에서 ‘미르의 전설2’를 개발했다. ‘미르의 전설’ IP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으로 갖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2017년 6월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를 운영하던 샨다게임즈(현 셩취게임즈)와 라이선스 계약(SLA)을 지난해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가 사전에 상호 협의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고 계약 갱신권과 대리권을 남용해 연장 계약을 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셩취게임즈가 라이선스 계약을 위반했는지와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와 협의 없이 계약을 연장했는지 등이 쟁점이었는데, 1심과 2심은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셩취게임즈 측이 라이선스 계약을 유지해 온 기간, 쌓아 온 입지, 영향력, 노하우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계약 상대를 찾기보다 기존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액토즈소프트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액토즈소프트는 계약 갱신 과정에서 위메이드 측 의사를 존중해야 하지만 반드시 반영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수출용 차량을 국가·차종별로 야적장에 주차하는 현대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파견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라며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하청업체 근로자 26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이달 4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로부터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소송을 낸 근로자들은 현대차 사내 협력업체 소속으로 수출용 차량을 국가·차종별로 구분해 야적장으로 수출 일정에 맞게 옮겨 놓는 ‘치장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현대차가 지급한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차량 정보를 확인해 지정된 주차구역으로 옮기고 그 위치를 현대차가 관리하는 시스템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일했다. 원고들은 “현대차의 지휘·명령에 따라 업무가 이뤄졌고, 현대차가 작업에 필요한 정보를 지시했으므로 불법 파견”이라고 주장하며 2016~2018년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파견 근로자인데도 현대차가 도급 계약으로 위장해 사용했다며 직접 고용하라는 취지다.1심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보고 판단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이들이 PDA를 사용해 업무를 하는 과정 등에 현대차가 직접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고 봤다. 또한 해당 업무가 차량 직접생산공정과 밀접한 연동성이 없다는 점, 근로자 작업배치권과 인사권, 근태관리권 등을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행사했던 점 등을 들어 현대차와 직접 지휘·감독 관계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고인이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지 않은 가족에게도 상속분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간병 등을 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가족의 기여도 유류분에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도 나왔다. 대가족 시대의 여성 등 장남이 아닌 자녀에게도 상속분을 보장해주기 위해 1977년 도입된 유류분 제도가 47년 만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상속제도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5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개인이 신청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등 47건을 함께 심리한 뒤 지난해 5월 공개변론을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는 “유류분 제도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여러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을 중심으로 재산을 공동으로 형성하던 시절 생겨난 제도”라며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의 의미와 형태에 변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가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이 조항은 효력을 상실했다. 헌재는 부모, 자녀, 배우자의 유류분(민법 1112조 1∼3호)에 대해선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가족의 역할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상속인들은 유류분을 통해 긴밀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류분이 공동 상속인들 사이의 균등 상속에 대한 기대를 실현하는 기능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학대, 유기 등을 한 ‘패륜 가족’은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그러면서 부모, 자녀, 배우자의 유류분은 2025년 12월 31일까지만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패륜 가족에게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도록 국회가 이때까지 법을 개정하라는 것이다. 유류분 제도 자체는 존속하면서 이른바 ‘구하라 엄마’ 논란처럼 패륜 가족은 유류분을 잃도록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헌재는 “패륜적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반면 간병·부양을 적극했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가족의 상속권은 보장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효자’에게 재산을 물려줬더라도 현재는 다른 유족들이 유류분을 청구하면 줘야 하지만, 앞으로는 효자가 받은 재산은 제외하고 유류분을 산정하라는 취지다. 헌재 관계자는 “유류분 제도 자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판시한 최초의 결정”이라며 “제도의 헌법적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입법 개선을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유류분(遺留分)고인의 뜻과 상관없이 유족들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뜻한다. ‘유류’는 후세에 물려준다는 뜻이다. 고인이 재산을 모두 아들에게 물려준다고 유언을 남겼더라도 아내와 딸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고인에게 배우자나 자녀가 없다면 고인의 부모 또는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25일 결정에 따라 이제 형제자매는 유류분을 받을 수 없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민 평균수명 연장, 남녀평등 실현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 유류분 제도는 지난 47년 동안 단 한 번의 개정도 없이 신설 당시 모습 그대로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입법자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유류분 제도의 입법 개선을 도모해 현실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유류분 제도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현실의 변화와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시대 변화에 적극 부응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고인이 남긴 유언의 취지를 최대한 구현하는 한편, 핵가족화 등 시대 변화에 맞게 재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기 때문이다.● 헌재, 사실상 ‘구하라법’ 입법 강제 결정현행 민법상 상속은 ‘유언’을 가장 우선시한다. 유언이 없을 경우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1순위,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2순위, 형제자매가 3순위로 재산이 상속되고, 배우자는 공동 상속인이 되거나 이들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 상속을 받는다. 고인이 유언을 남기더라도 상속인들이 최소한으로 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의 비율을 정해놓은 것이 유류분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 아들, 딸이 있는 남성이 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준다고 유언을 남겼더라도 배우자와 아들도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내면 일부 재산을 받을 수 있다. 1977년 개정으로 처음 법제화된 유류분 조항은 자녀와 배우자는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법정 상속분의 3분의 1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고, 현재까지 유지돼 왔다.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차지하는 것을 방지해 남은 유족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혈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배우자를 때린 가정폭력 사범, 자녀를 버리거나 학대한 부모, 부모와 연락을 끊은 자식 등 일명 ‘패륜 가족’도 상속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령사회로 상속 연령이 높아지면서 ‘유족의 생존권 보호’라는 당초 입법 취지도 무색해졌다. 실제 아이돌그룹 출신 가수 구하라 씨가 2019년 사망하자 어린 시절 집을 나갔던 친모가 상속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당시 구 씨의 오빠가 “부양 의무를 저버린 친모는 동생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는 입법 청원을 국회에 올려 시민 10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이후 ‘패륜 가족’은 상속권을 박탈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도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헌재의 이날 결정은 구하라법 입법을 사실상 강제하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유류분 권리자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유류분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입법 개선을 요청한 것으로 진일보한 판단”이라며 “국회는 ‘구하라법’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간병 등 ‘기여분’은 인정해야 헌재는 이날 간병 등으로 가족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증가에 기여한 것을 뜻하는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 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도 내렸다. 재산 상속에선 민법상 ‘기여분’이 인정되지만 ‘유류분’을 정할 땐 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 민법 1118조 부분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 역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상속에서의 기여분 제도와 유류분 제도는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여의 보답으로 상속을 받고도, ‘비기여 상속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공익 기부, 가업 승계 등 목적으로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 재산’에 예외 없이 포함시키도록 하는 민법 1113조 1항,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분을 기초 재산에 포함하는 민법 1114조는 합헌으로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계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농경사회의 유산인 유류분 제도를 이제는 현대사회의 특성에 맞게 개혁해야 함을 천명한 결정”이라며 “유류분 제도의 개정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국민 평균수명 연장, 남녀평등 실현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 유류분 제도는 지난 46년간 단 한 번의 개정도 없이 신설 당시 모습 그대로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입법자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유류분 제도의 입법 개선을 도모해 현실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는 25일 유류분 제도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가 현실의 변화와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시대 변화에 적극 부응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고인이 남긴 유언의 취지를 최대한 구현하는 한편, 핵가족화 등 시대 변화에 맞게 재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기 때문이다.● 헌재, 사실상 ‘구하라법’ 입법 강제 결정현행 민법상 상속은 ‘유언’을 가장 우선한다. 유언이 없을 경우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1순위,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이 2순위, 형제자매가 3순위로 재산이 상속되고, 배우자는 공동 상속인이 되거나 이들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 상속을 받는다.고인이 유언을 남기더라도 상속인들이 최소한으로 받을 수 있는 상속재산의 비율을 정해놓은 것이 유류분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 아들, 딸이 있는 남성이 딸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준다고 유언을 남겼더라도 배우자와 아들도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내면 일부 재산을 받을 수 있다. 1977년 개정으로 처음 법제화된 유류분 조항은 자녀와 배우자는 법정 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법정 상속분의 3분의 1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고, 현재까지 유지돼 왔다.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차지하는 것을 방지해 남은 유족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안전장치 역할을 한 셈이다.하지만 혈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계속 제기돼 왔다. 배우자를 때린 가정폭력 사범, 자녀를 버리거나 학대한 부모, 부모와 연락을 끊은 자식 등 일명 ‘패륜 가족’도 상속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로 상속 연령이 높아지면서 ‘유족의 생존권 보호’라는 당초 입법 취지도 무색해졌다.실제 아이돌그룹 출신 가수 구하라 씨가 2019년 사망하자 어린 시절 집을 나갔던 친모가 상속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당시 구 씨의 오빠가 “부양 의무를 저버린 친모는 동생의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는 입법 청원을 국회에 올려 시민 10만 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이후 ‘패륜 가족’은 상속권을 박탈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도 계류 중이다.이 때문에 헌재의 이날 결정은 구하라법 입법을 사실상 강제하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아니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유류분 권리자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유류분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입법 개선을 요청한 것으로 진일보한 판단”이라며 “국회는 ‘구하라법’을 적극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간병 등 ‘기여분’도 유류분 인정해야헌재는 이날 간병 등으로 가족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증가에 기여한 것을 뜻하는 ‘기여분’을 유류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도 내렸다. 재산 상속에선 민법상 ‘기여분’이 인정되지만 ‘유류분’에선 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 민법 1118조 부분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이 조항 역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상속에서의 기여분 제도와 유류분 제도는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여의 보답으로 상속을 받고도, ‘비기여 상속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헌재는 공익 기부, 가업 승계 등 목적으로 증여한 재산도 유류분을 산정하는 ‘기초 재산’에 예외 없이 포함시키도록 하는 민법 1113조 1항,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증여한 경우에는 증여분을 기초 재산에 포함하는 민법 1114조는 합헌으로 판단했다.법조계에선 “헌재가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계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농경사회의 유산인 유류분 제도를 이제는 현대사회의 특성에 맞게 개혁해야 함을 천명한 결정”이라며 “유류분 제도의 개정이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의 과제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