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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을 나온 지 무려 37년 만입니다. 이제야 알아주니 믿기지가 않네요.”형제복지원 피해자 이채식 씨(54)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의 통화에서 울먹거리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씨를 비롯한 피해자 26명은 이날 법원 판결로 정부로부터 8000만~11억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부산의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아 선도를 내걸고 내무부 훈령을 근거로 경찰과 부산시 공무원 등이 데려온 수용자에게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를 일삼았다. 이 씨가 형제복지원에 강제입소한 건 13살 때였던 1982년이었다. 이 씨의 양부모가 파양을 위해 그를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입소시켰다고 한다. 이 씨는 “아침마다 자루나 곡괭이로 입소자들을 때리는 등 폭행이 일상처럼 자행됐다”고 말했다.15살 때부터 형제복지원 내에서 석공으로 일하며 청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에 동원됐다. 이 씨는 “큰 돌을 들다 손에 힘이 떨어져 떨어뜨렸는데, 이 때 돌이 발등을 찧은 흉터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돌이켰다.1987년 18살의 나이로 퇴소했지만,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 유흥주점 등에서 DJ, 밴드마스터로 일당을 받으며 30년 가까이 생계를 꾸렸다. 이 씨는 “청소년기를 형제복지원에서 보내며 공부도 못하고 배운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깡패는 되기 싫어 정직하게 돈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일”이라고 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지낸 시절을 숨겨왔던 이 씨는 2011년 사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 가입했다. 이후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삭발식에 동참했고, 피해자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 씨는 “함께 애써줬던 피해자 종합지원센터 ‘뚜벅뚜벅’과 수임료를 안 받고 사건을 맡아준 변호사님께 감사하다”며 “더 이상 손가락질 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는 피해자들의 삶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이날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허가·지원·묵인 하에 장기간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수용기간 1년당 8000만 원을 기준으로 총 145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분석해야 할 양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네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마약분석관 A 씨는 “최근 감정 의뢰가 폭증하고 있어 동료들도 모두 업무에 허덕이고 있다”며 “감정 결과 통보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일선 경찰들의 불만도 알고 있지만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A 씨는 국과수 측이 최근 마약분석관 추가 채용 및 전담팀 신설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도 “신입 분석관을 뽑아도 교육 기간이 있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과학수사 수요가 늘면서 국과수 감정 의뢰 건수가 크게 늘었지만 인력 확보가 제대로 안 돼 일선 경찰들의 수사 지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이 국과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 등에서 국과수에 요청한 감정 의뢰 건수는 2018년 총 52만6315건에서 2022년 총 70만856건으로 33.2% 증가했다. 반면 전체 감정분석관은 같은 기간 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과수가 의뢰를 받고 감정 결과를 통보해주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지난해 기준 13.4일로 2018년(10.5일)보다 3일가량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감정 의뢰는 마약 관련이었다. 2018년 1만1177건에 그쳤던 마약 감정 의뢰는 2022년 6만873건으로 약 5.5배가 됐다. 반면 마약분석관은 같은 기간 15명에서 23명으로 50%가량만 늘었다. 증가율 차이가 8배에 달하다 보니 감정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올 10월 20, 22일 서울시내 대학 3곳을 돌며 직접 만든 명함 크기 액상 대마 광고 200장을 살포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의 집에선 실제로 액상 대마가 발견됐는데 체포 직후인 10월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과 소변을 보내 마약류 투약 여부를 알려 달라고 했는데 지난달 말에야 음성이란 결과를 확인했다. 서울 지역에서 마약을 담당하는 한 경찰은 “5년 전만 해도 평균 2주 안에 마약 감정 결과가 나왔는데 지금은 한 달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다른 수사를 마치고도 감정 때문에 대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피의자 모발 검사가 내부 기준인 10일 이상 걸리며 지연된 경우는 2018년 25건뿐이었지만 지난해는 4474건에 달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마약분석관은 약사나 약학대학원 졸업자를 뽑아야 하는데 지방 연구소의 경우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며 “분석관 교육에만 1년 가까이 걸리다 보니 투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마약 외에도 유전자 분석, 혈액 검사, 컴퓨터 포렌식 의뢰 건수도 최근 4년 동안 각각 48.2%, 40.3%, 38.4% 늘었다. 하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마약과 마찬가지다. 특히 부검 등을 담당하는 법의관의 경우 전공의로 충원해야 하다 보니 인력 충원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정원은 51명인데 올 9월 기준 33명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올 1월 교도소에서 사망한 80대 남성의 경우 부검까지 5개월 넘게 걸렸다”고 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마약의 경우 신종 마약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다른 분야에서도 갈수록 과학 수사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국과수 감정 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사진)이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부대변인은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믿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15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대변인은 2021년 11월 12일 오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한 남성(30)이 운전하는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 이 남성이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켜자 이 부대변인은 불만을 품고 차량 앞을 달리던 중 수차례 급제동했다. 남성이 차선을 바꾸자 이 부대변인은 다시 끼어들기를 시도하며 위협했다. 이 부대변인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차량에 탑승했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급제동 등 보복 운전을 한 사실에 대해선 “잠이 깊게 들어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부대변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판사는 “대리운전 기사의 연락처 등 어떤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운전을 업으로 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보복 운전을 했다는 것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항소 사실을 밝히며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상근부대변인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5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이 부대변인은 2021년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30세 남성 A 씨가 운전하는 차량 앞으로 끼어들기를 했다. A 씨가 이에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켜자 이 부대변인은 불만을 품고 A 씨 차량 앞에서 시속 50~60㎞로 달리다가 수차례 급제동 했다. A 씨가 2차로에서 1차로로 차선을 바꾸자 이 부대변인은 다시 끼어들기를 시도해 A 씨를 위협하기도 했다.이 부대변인은 “해당 차량에 탑승했던 것은 맞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했다. 급제동은 이 부대변인이 탑승한 차량이 출발한 지 10분 후에 이뤄졌는데, 이 부대변인은 “잠이 깊게 들어 아무런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재판부는 “대리운전 기사의 연락처 등 어떠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고 운전을 업으로 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보복 운전을 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했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성범죄를 두 번이나 저지른 택시 운전사가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한 채 수도권에서 운행하다 다시 승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특정 다수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성범죄 전과자의 택시 운전 면허 취득 및 유지를 더 강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재아)는 택시 운전사 A 씨(61)를 준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지난달 4일 오전 6시 20분경 서울 마포구에서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여대생(24)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1999년부터 택시 운전사 생활을 해왔는데 2006년 여성 승객(24)을 성폭행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당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흉기를 휴대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지 않는 이상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아도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다. A 씨는 이 때문에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고 출소 후 다시 택시 운전사로 복귀했다. 이후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이어지자 2012년 8월부터 성범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경우 20년간 택시 운전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게 하는 개정안이 시행됐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A 씨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A 씨는 이후 2021년 다시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실형이 아니었던 탓에 계속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택시를 운전할 수 있었다. 성범죄 전과를 가진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대상으로 재범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19년 2월 강제추행을 저질러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은 택시 운전사의 경우 두 달 만인 같은 해 4월 다시 승객을 강제추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범죄 전과자의 경우 재범 위험이 높은 만큼 성범죄자의 택시 운전 면허 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경찰이 서울대 음대 입시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숙명여대에 이어 서울대까지 강제수사 대상이 되면서 음대 입시 비리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입학본부와 음대 사무실, 입시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심사위원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서울대 음대 입시 과정에서 실기 평가관으로 참여한 일부 외부 심사위원들이 자신이 과외를 한 학생에게 점수를 높게 주는 방식 등으로 부정 입학을 시킨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다만 피의자들은 서울대 교수가 아닌 외부 심사위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음대 입시 실기시험에는 통상적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른 대학 교수를 외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지원자를 평가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입시 비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심사위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올 들어 음대 입시 비리와 관련해 대학을 압수수색한 건 숙명여대에 이어 두 번째다. 숙명여대의 경우 경기도 소재의 한 대학 성악과 교수인 유명 성악가가 성악과 지망생을 대상으로 불법 과외를 하며 숙명여대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신이 과외를 한 학생을 심사한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현직 교수의 과외 교습은 불법이다. 또 경찰은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자신이 과외한 학생을 평가한 행위 역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0월 30일 숙명여대 입학처 등을 압수수색해 이 성악가가 가르친 지원자의 평가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대 음대 입시 비리는 앞서 진행한 숙명여대 입시 비리 수사와는 다른 별도의 사건”이라며 “다만 각 대학교수와의 연관성, 브로커 개입 여부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과테말라에서 직접 만든 타코를 한국으로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62) 빈소에서 만난 부인 리디아 김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 같은 심경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 유타주립대 유학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과테말라 국적인 부인을 만나 결혼했고 2남 1녀를 뒀다.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뇌중풍(뇌졸중)을 겪는 등 지병이 있었지만 숨진 채 발견되기 사흘 전(1일)까지도 지인을 만났다고 한다. 평소 김 이사장과 가까운 대학 후배가 이날 도가니탕, 치즈 등을 챙겨 김 이사장의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과테말라에 체류 중이던 리디아 씨가 3일 “김 이사장과 연결이 안 된다”며 지인들에게 김 이사장이 잘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마지막으로 자택을 방문했던 후배가 4일 오후 뇌출혈로 숨진 김 전 이사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빈소가 마련되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린 건 유족들의 한국행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 유족은 “리디아 씨는 어머니가 위독해 과테말라에 머물던 상황이라 금방 떠나기 쉽지 않았다”며 “항공편 예약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11일에는 리디아 씨와 김 이사장의 친누나 예리 씨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킨 가운데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대표이사 회장(65)은 이날 오전 8시경 빈소를 방문해 “생전에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애도했다. 박 회장은 JP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와 사촌지간이다. 박 회장의 누나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9)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10일)에는 JP의 핵심 측근이었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오후 8시 반경 빈소를 찾아 “총재님(JP)이 가슴 아파하실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빈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아태평화센터 이사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 등이 보낸 근조 화환 수십 개도 늘어섰다. 김 이사장은 올 6월 “(죽으면) 자녀들 곁에 돌아가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 오전 6시 반경 발인을 마치면 경기 성남시 성남영생원에서 화장하고, 리디아 씨가 자녀들이 지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유골함을 가져가 그곳에서 현지 장례식을 다시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날이 너무 따뜻해서 이틀 연속 돗자리 들고 나왔어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김기백 씨(26)는 반팔 차림으로 친구 5명과 함께 돗자리를 펼쳤다. 김 씨는 “겨울이지만 따뜻해서 반팔을 입었다”며 “친구들과 느긋하게 앉아서 치킨을 시켜 먹으려 한다”고 했다. 8일부터 사흘째 서울 낮 최고기온이 15도를 넘나들며 야외에서 시민들이 얇은 옷차림으로 운동을 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12월 나들이’를 즐기는 풍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다음 주까지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11, 12일 전국에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높아지며 눈 대신 비가 내리는 것이다. 다만 강원 산지 등 일부 추운 지역에선 눈이 내린다. 기상청은 “한날에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동시에 내려지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팔 차림 나들이… 스키장은 울상10일 서울 시내 교통은 나들이객이 늘면서 종일 혼잡했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7.1km, 서울 전체 평균 속도는 시속 22km에 불과했다. 윤수미 씨(40)는 “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아 공놀이를 하며 휴일을 보냈다”며 “겨울이라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가 많은데,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선 봄꽃인 철쭉이 개화하는가 하면, 강원도 스키장들은 눈이 녹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이같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북쪽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 대신 일본 남쪽 해상의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따뜻한 남서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 구조상 공기 흐름이 남북이 아니라 동서로 흐르면서 북쪽의 찬 기운이 내려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영동 최대 120mm 겨울비 11, 12일에는 한반도 남서쪽에서 두꺼운 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들어오면서 전국에 다소 많은 겨울비가 내리겠다. 이틀간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20∼60mm, 충청 전라 10∼50mm, 경상권 30∼80mm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저기압이 인접한 제주, 전남·경남 남해안과 지형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은 30∼80mm의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 많은 경우 강원 영동은 120mm, 제주 산지는 150mm까지도 올 수 있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바람과 천둥, 번개 등 비가 요란하게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12월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현상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높은 고온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는 강원 산지와 강원 북부 동해안 등에는 10∼20cm, 최대 30cm 이상의 큰 눈이 내리며 대설특보 가능성도 있다. 1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2일은 11일보다는 기온이 다소 떨어져 아침 기온은 1∼11도, 낮 기온은 6∼12도로 전망된다. 이번 주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14, 15일경 다시 한번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접근하며 전국에 또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겨울 추위가 돌아오는 시기는 비가 그친 뒤 16일 즈음이다. 기상청은 “16일 북서쪽 대륙고기압이 힘을 되찾으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17일부터 전국이 영하권으로 추워질 것”이라고 예보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62세. 과테말라 여성과 결혼한 김 이사장은 최근까지 국내에서 홀로 지내다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됐다. 10일 빈소에서 만난 김 이사장의 친척은 “평소 고인이 뇌졸중을 겪는 등 지병이 있어 통원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며 “조용히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리디아 마로킨 씨와 결혼해 낳은 2남 1녀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어 국내에서 혼자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빈소에서 만난 지인 등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던 부인이 김 이사장의 연락이 며칠째 끊기자 김 이사장의 대학 후배에게 신병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빈소를 찾은 한 동창생은 “1년 전에도 한 번 쓰러진 적 있었다”며 “50년 지기로 친형제 같은 사이였는데 황망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이사장은 생전에 환경 관련 무역 사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는 파나마정부가 발주한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다 8억3000만 원가량을 사기당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 이사장은 2011년부터 운정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는데 이 장학회는 1991년 JP가 미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10억여 원을 출자해 설립된 것이다.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18년 JP가 타계한 이후 “마음이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주변에 해 왔다고 한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 이사장의 가족은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의 발인은 12일 오전 6시 반으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경기 성남시 성남영생원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집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하고 김치찌개와 김밥 등에 넣어서 먹은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달 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29)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0일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골목에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종자 13개를 2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박 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 5주를 직접 재배해 10차례에 걸쳐 흡연하고, 11회에 걸쳐 요리에 넣는 등의 방식으로 섭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가 대마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김치찌개, 김밥, 카레, 월남쌈,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다양했다. 박 씨는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 텐트와 조명 시설, 전자저울, 환기구 등 전문설비까지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요리경연대회에서 대마를 여러 요리에 재료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박 씨는 2018년 3월∼2019년 8월 45회에 걸쳐 대마 121.3g을 구입해 한 차례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재차 범행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집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하고 김치찌개와 김밥 등에 넣어서 먹은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달 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29)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10일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골목에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종자 13개를 2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박 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 5주를 직접 재배해 10차례에 걸쳐 흡연하고, 11회에 걸쳐 요리에 넣는 등의 방식으로 섭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가 대마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김치찌개, 김밥, 카레, 월남쌈,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다양했다.박 씨는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 텐트와 조명 시설, 전자저울, 환기구 등 전문설비까지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요리경연대회에서 대마를 여러 요리에 재료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박 씨는 2018년 3월~2019년 8월 45회에 걸쳐 대마 121.3g을 구입해 한 차례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재차 범행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날이 너무 따뜻해서 이틀 연속 돗자리 들고 나왔어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김기백 씨(26)는 반팔 차림으로 친구 5명과 함께 돗자리를 펼쳤다. 김 씨는 “따뜻해서 반팔도 입었다”며 “친구들과 느긋하게 앉아서 치킨을 시켜 먹으려 한다”고 했다. 8일부터 사흘째 서울 낮 최고기온이 15도를 넘나드는 기온이 이어지면서 한강공원 등에서는 시민들이 얇은 옷차림으로 운동을 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12월 나들이’를 즐기는 풍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다음 주까지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11, 12일 전국에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높은 날씨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것이다. 다만 강원 산지 등 일부 추운 지역에선 눈이 내린다. 기상청은 “한날에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동시에 내려지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팔 차림 나들이…스키장은 울상 이날 서울 시내 교통은 나들이객이 늘면서 종일 혼잡했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7.1km,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는 시속 22km에 불과했다. 회사원 윤수미 씨(40)는 “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아 공놀이를 하며 휴일을 보냈다”며 “겨울이라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가 많은데,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선 봄꽃인 철쭉이 개화하는가 하면, 강원도 스키장들은 눈이 녹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같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북쪽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 대신 일본 남쪽 해상의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따뜻한 남서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 구조상 공기 흐름이 남북이 아니라 동서로 흐르면서 북쪽의 찬 기운이 내려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원 영동, 남해안 최대 100mm 겨울비 11, 12일에는 한반도 남서쪽에서 두꺼운 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들어오면서 전국에 다소 많은 겨울비가 내리겠다. 이틀간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20~60㎜, 충청 10~50㎜, 경상권 30~80㎜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저기압이 인접한 전남·경남 남해안과 지형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은 30~80㎜, 최대 100㎜의 많은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내릴 수 있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바람과 천둥, 번개 등 비가 요란하게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12월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현상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높은 고온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는 강원 산지와 강원 북부 동해안 등에는 10~20cm, 최대 30cm 이상의 큰 눈이 내리며 대설특보 가능성도 있다. 1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2일은 11일보다는 기온이 다소 떨어져 아침기온은 0~11도, 낮기온은 6~13도로 전망된다. 이번주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14, 15일경 다시 한 번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접근하며 전국에 또다시 비가 내릴 전망이다. 겨울 추위가 돌아오는 시기는 비가 그친 뒤 16일 즈음이다. 기상청은 “16일부터는 북서쪽 대륙고기압이 힘을 되찾으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17일부터 전국이 영하권으로 추워질 것”이라고 예보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 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 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 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 상담과 방문 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 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이웃사이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 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쇠가 부딛히는 소리라고 해서 생활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민원 건수가 워낙 많아 기준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으로 끝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신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상담과 방문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신청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 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실제로 2021년 전남 여수시의 한 아파트에선 3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윗집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층간소음 지원 대상 범위 확대해야”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하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서울 종로구 보신각 종지기직을 대대로 이어온 가문의 후손이 “180여 년 전부터 해온 가업을 잇게 해달라”고 나섰다. 하지만 서울시는 “보신각은 공공 문화재인 만큼 특정 가문이 관리를 세습하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달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도 종지기 가문의 관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보신각 종지기의 역사는 1840년대 종지기를 맡은 고 조재복 씨(1대)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당시 보신각 누각에 불이 나 종로구 관철동 토박이였던 조 씨가 집 안뜰에 보신각종을 보관하면서 종지기를 맡게 됐다는 것이다. 종지기는 보신각종을 청소하고 관리하며 타종 행사를 준비하는 역할을 한다. 조씨 가문에서 보신각종은 ‘종님’으로 불렸다. 3대 종지기였던 고 조한이 씨는 영친왕의 호위군관 출신으로 6·25전쟁 때도 피란 가지 않고 종을 지키다 부인이 한 손을 잃었다. 문제는 4대 종지기를 맡았던 고 조진호 씨가 일흔 넘은 나이에 암으로 2006년 세상을 뜨면서 생겼다. 집안 사정으로 대를 이을 수 없게 되자 제자 격이던 신철민 씨(48)에게 종지기 역할을 이어가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신 씨는 서울시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돼 5대 종지기가 됐다. 그런데 지난해 조진호 씨의 손자인 재원 씨(27)가 “가업을 잇겠다”고 손을 들었고, 문화재 관련 실무 경력 1년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요건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타종을 관리하는 서울시 외주업체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 3·1절 타종에도 참여하며 신 씨로부터 타종법을 전수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무렵 서울시 안팎에선 “공개 채용으로 임용해야 하는 공무원 자리를 특정 가문에 맡기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신 씨가 “조 씨에게 물려주겠다”면서 물러난 자리에는 조씨 가문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채용됐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외주업체 일을 그만둔 조재원 씨는 다른 업체에서 ‘실무 경력 1년’ 요건을 채운 뒤 다시 종지기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자리가 다른 공무원으로 채워진 다음이라 언제 종지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 씨는 “집안에서 보신각종을 관리하는 일은 명예로운 일이라 언제가 되든 종지기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문화재정책과 문화재관리요원이 종지기를 맡고 있는데 해당 직위는 지방공무원법상 공개 채용해야 하는 자리”라며 “한 가문에서 보신각 타종과 관리를 이어간다고 하면 독점 세습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일본으로 함께 유학을 떠난 고교 동창을 5년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며 억대의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강선주)는 2018년부터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함께하던 피해자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배해 5년간 1억6000여만 원을 갈취하고 폭행한 혐의로 A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피해자의 머리를 폭행해 뇌출혈 상해로 영구 장애를 입혔다.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프로그램에 함께 지원한 피해자와 일본 오사카에서 함께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A 씨는 타국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의 상황을 악용해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하면서 가스라이팅을 통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피해자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용해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그는 피해자에게 “게임 제작회사에서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한 후 가짜로 취직이 된 것처럼 속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게임 회사가 요구하는 ‘게임 승수 달성’, ‘후기 작성’부터 해야 한다”고 거짓말하고 피해자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경우 “손해가 발생해 갚아야 한다”고 심리적 압박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회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유령 회사였다. A 씨는 2019년 3월부터는 ‘게임 회사에 대한 채무부담’이라는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다. 결국 피해자는 A 씨에게 속아 게임 회사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줄 알고 자신의 생활비 80%가량을 A 씨에게 지속적으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피해자를 노예 취급하며 비정상적인 생활 규칙을 지킬 것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사나 수면, 목욕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생활 규칙을 정한 뒤 피해자로부터 “밥 먹었습니다” “세수했습니다” 등의 보고를 받았다.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거나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A 씨는 ‘계약서’, ‘생활 규칙’ 등을 20개가량 작성해 ‘규제 위반 시 10만 원부터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청구된다’ ‘제3자와 연락은 엄격히 금한다’ ‘수면시간을 초과한 수면 및 졸음도 엄격히 금한다’ 등의 내용으로 피해자의 생활 자체를 통제했다. 조사 결과 A 씨의 계좌에는 피해자가 ‘무단 지각’ ‘벌점 초과’ ‘자택 도착 미보고’ 등의 명목으로 돈을 보낸 내역이 다수 확인됐다. 이와 같은 수법으로 A 씨는 2020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피해자로부터 405회에 걸쳐 총 1억6000만 원에 달하는 생활비 등을 가로챘다. A 씨는 피해자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부모나 여동생이 대신 갚아야 한다”며 채무변제 계약서까지 작성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A 씨에게 보낼 돈이 부족해지자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밖에도 A 씨는 지난해 9월 피해자가 게임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머리를 여러 차례 폭행해 뇌출혈 상해를 일으켜 피해자는 영구적 장애를 입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일본 구급대원에게 A 씨는 “피해자가 혼자 넘어졌다”고 허위로 진술했다. A 씨는 피해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관리하면서 피해자의 부모나 지인으로부터 온 메시지는 삭제하고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등 외부인과의 접촉도 철저히 차단했다. 피해자의 부상 사실도 이같은 방식으로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SNS 계정까지 A 씨가 관리하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어차피 도움을 구할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순응하게 되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사건을 초기 단계부터 수사한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게임 회사 위장 취업을 시작으로 A 씨의 가스라이팅이 시작됐다”며 “A 씨는 유학 생활로 돈이 부족해지자 피해자의 금품을 가로챌 의도로 치밀하게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평범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심리 상담과 경제적 지원 등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A 씨에 대해선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자승 스님이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칠장사에서 입적하기 직전 자승 스님의 제자가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남긴 다른 유언장 가운데 3장을 추가로 공개했다. 1일 경기소방재난본부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49분경 신고자 A 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칠장사에 위급한 일이 있는지 물으며 “(자승 스님을) 위치추적을 좀 해주십시오. 긴급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분은 저의 스승이다. (스승은) 스님”이라고 밝혔는데, 화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제자의 전화는 화재가 발생하고 6분 후 걸려온 것으로, 칠장사 보살이 신고하기 1분 전에 이뤄졌다. 현장을 파악한 소방서가 화재 사실을 알려주자 A 씨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했다. 자승 스님이 진우 총무원장, 자신의 상좌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유언장 3장도 이날 추가로 공개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우봉 스님은 1일 이를 공개하며 “자승 스님이 올 3월 인도순례를 마친 뒤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유언장은 모두 10여 장인데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화재 당일 자승 스님은 칠장사 주지 스님인 지강 스님과 일상적 대화만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강 스님은 1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평소처럼 쉬러 왔다’며 하루 묵겠다고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스님의 시신)의 유전자(DNA)를 감정한 결과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안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자승 스님이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칠장사에서 입적하기 직전 자승 스님의 제자가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남긴 다른 유언장 가운데 3장을 추가로 공개했다.1일 경기소방재난본부가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49분경 신고자 A 씨가 119에 전화를 걸어 칠장사에 위급한 일이 있는지 물으며 “(자승 스님을) 위치추적을 좀 해주십시오. 긴급합니다”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분은 저의 스승이다. (스승은) 스님”이라고 밝혔는데, 화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제자의 전화는 화재가 발생하고 6분 후 걸려온 것으로 칠장사 보살이 신고하기 1분 전에 이뤄졌다. 현장을 파악한 소방서가 화재 사실을 알려주자 A 씨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스님이) 위급한 것 같다”고 했다.자승 스님이 진우 총무원장, 자신의 상좌 스님들, 수행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을 남긴 유언장 3장도 이날 추가로 공개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겸 대변인인 우봉 스님은 1일 이를 공개하며 “자승 스님이 올 3월 인도순례를 마친 뒤 지인들과 차를 마시다가 ‘나에게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내 방 어디 어디를 열어 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유언장은 모두 10여 장인데 소신공양(燒身供養)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한편 화재 당일 자승 스님은 칠장사 주지 스님인 지강 스님과 일상적 대화만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강 스님은 1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평소처럼 쉬러 왔다’며 하루 묵겠다고 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스님의 시신)의 유전자(DNA)를 감정한 결과 자승 스님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안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경찰은 지난달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화재로 자승 스님이 입적한 것과 관련해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화재 당시 현장에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자승 스님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면서도 “현장 인근 CCTV와 칠장사 관계자 진술, 자승 스님의 휴대전화 기록과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시신은 자승 스님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자승 스님은 화재 당일 오후 3시 11분경 직접 차량을 몰고 칠장사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어 칠장사 주지스님과 대화를 나눈 후 오후 4시 24분경 인화 물질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통 2개를 들고 화재가 발생한 요사채(스님들의 살림집)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CCTV에는 이후 자승 스님이 주차한 차량을 옮기러 나오는 등 2차례 요사채를 드나드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어 자승 스님이 요사채 안에서 밖을 한 차례 내다본 후 약 7분 뒤인 오후 6시 43분경 화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를 보면 화재 발생 전후 요사채를 드나든 다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오후 6시 50분경 칠장사에 머물던 보살의 119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1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고, 오후 7시 47분경 건물 내부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자승 스님의 차에서는 경찰 앞으로 남긴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됐는데 사인과 함께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칠장사 주지스님 앞으로 남긴 다른 메모에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라는 내용이 역시 사인과 함께 적혀 있었다. 동아일보는 메모 2장의 필적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30일 민간 전문가 3명에게 자문을 의뢰했다. 2009년 자승 스님이 직접 쓴 서명과 이번 메모에 담긴 서명을 비교한 결과 3명 중 2명이 “동일인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나머지 1명은 판단을 유보했다. 경찰도 메모 2장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필적 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 17명은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하라.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안성=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인근에 구조물을 불법 증축해 참사 당시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씨(76)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396일 만에 사법부가 내린 참사 관련 첫 판단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29일 이 씨에 대해 건축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밀톤호텔 법인에도 벌금 8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씨 등은 해밀톤호텔 본관 뒤편 테라스에 주점을 운영하면서 불법 증축을 했는데 이 구조물이 참사 당시 대피를 막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2013∼2017년 총 5차례 무단 증축 지적을 받고도 10년 가까이 시정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정 판사는 “6m 이상인 (호텔 본관 뒤편) 도로 폭이 (불법 증축 때문에) 3.6m가량으로 줄어 도로 통행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위반 건축물 시정명령을 두 차례 받고 이행강제금까지 부과 받았지만 방치한 기간이 길며 수익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 가벽을 설치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정 판사는 “2010년 이전에도 비슷한 가벽이 있었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씨가 위반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면서 참사 유가족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짧게 말했고, 선고 이후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에선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등 이태원 참사 관련자에 대한 재판 4건이 진행 중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