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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병원 근무 중단을 결의한 첫날(20일)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63.1%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8816명(71.2%)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7813명(63.1%)은 병원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현장 확인을 거쳐 병원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명령을 받고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또 병원에 돌아오거나 남은 전공의 중 상당수가 형식적으로만 근무하는 상황이어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3차 병원에서 진료나 수술을 거부당해 그보다 작은 1,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며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실수로 파라핀을 마신 손모 씨(82)의 경우 오후 1시경 구급차를 타고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손 씨의 아들 김모 씨는 “전공의 사직으로 응급실 치료가 힘들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병원에는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응급 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가 붙었다.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 일반병상 가동률은 인력 부족으로 19일 오후 2시 47.7%에서 21일 같은 시간 30.5%로 떨어졌다. 수술실 가동률도 51.0%에서 36.8%까지 떨어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과 수술실을 최대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의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주동자도 없고 배후 세력도 없는데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라고 반박했다.정부 “복귀거부 전공의 체포할수도” 의협 “사태 주동자는 정부” [의료 공백 혼란]법무부-행안부-검경, 전공의에 경고복귀 안하면 무더기 기소 가능성2000년 의약분업 반대 집단휴업… 당시 의협회장 구속-면허 취소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해 체포영장 집행과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공언하며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미 현실화된 의료공백이 계속될 경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이 21일 합동브리핑에서 “정부의 행정적, 사법적 조치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이 조기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무더기 수사와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공의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의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선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대해 “공안 정국이냐”,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 “대화를 하자는 게 맞느냐” 등 격앙된 반발이 나왔다.● 정부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도 적용”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의료계 파업 전례 등을 보면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고, 사업자 단체가 공정거래를 할 수 없도록 담합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2000년 의협이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에 들어가자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구속했다.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김 전 회장의 의사면허는 취소됐다. 김 전 회장과 신상진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장(현 성남시장) 등 9명의 1심에서 유죄를 받아낸 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이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 위원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은 2014년 원격의료 확대에 반발하며 의협이 두 번째 집단휴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을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엔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3번째 집단휴진 사태가 발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선 전공의들의 이번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헌법이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따른 개인의 선택이어서 의료법 적용이 어려울 거란 취지다. 실제 노 전 회장은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는데, 당시 대법원은 “휴업은 사업자 각자의 판단에 맡긴 것”이라고 판시했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땐 불참하는 의사들에게 사유서를 요구하는 등 ‘강제성’이 인정돼 유죄가 선고됐지만, 2014년 집단휴진의 경우 의사들의 자율성이 보장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윤희근 경찰청장은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의사단체에서의 해석은 법적인 해석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 그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업무개시명령 송달을 피하는 대처법이 공유되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법적 효력이 있는 방법으로 송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전공의가 조기에 복귀할 경우 기소유예 등을 통해 처벌을 감면하기로 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검사 판단에 따라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정부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법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정부가 이성 상실” 강력 반발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의사들을 탄압하는 정부의 폭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관계자는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이고 배후 세력은 대규모 의대 증원을 주장한 일부 학자들이니 그쪽을 수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정부에서 구속 수사를 하신다면 가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정부가 언제든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하면서 주동자와 배후 세력은 구속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건 앞뒤가 다른 거 아니냐”고 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오히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경북 지역의 한 개원의는 “전공의들이 반발심에서 사직서를 내는 경우가 더 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성재 신임 법무부 장관(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이 현직 검사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검사들에게 강조했다.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의 총선 출마가 논란이 되자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검사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고, 사명감을 되찾아야 할 때”라며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장관은 ‘신속한 수사와 재판’도 강조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된 이후 수사와 재판의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 간의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취임식 직후 검찰 인사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각 고검장과 검사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이 취임하면 현재 공석인 수원고검장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자리를 채우면서 검찰 고위직 인사가 일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박 장관이 선을 그은 것이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교체가 거론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돼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공판을 그대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관련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 민감한 사건을 맡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지난해 위증사범 622명을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위증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없었던 2021년보다 62.7% 늘어난 것이다. 1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법정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위증사범 622명을 입건하고 586명을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36명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이 적발한 위증사범은 2019년 589명에서 2020년 453명으로 줄었고,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위증사범을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된 2021년에는 372명까지 감소했다. 2022년 9월 검찰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사법질서 방해범죄’를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 개정으로 위증사범을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2022년 496명, 지난해엔 622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위증사범 유형을 분석한 결과 △조직폭력배 등 범죄단체 구성원들의 조직적 위증 △마약사범 사이의 ‘품앗이 위증’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위증 등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 혐의를 파악해 이 대표 대선 캠프 관계자들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직접 수사가 다시 증가한 결과, 위증사범 입건 인원이 검찰 수사권 축소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법정에서 거짓은 통하지 않고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인식이 정착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지난해 위증사범 622명을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위증 사건을 직접 수사할 수 없었던 2021년보다 62.7% 늘어난 것이다.1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법정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위증사범 622명을 입건하고 586명을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36명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검찰이 적발한 위증사범은 2019년 589명에서 2020년 453명으로 줄었고,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위증사범을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된 2021년에는 372명까지 감소했다.2022년 9월 검찰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의 관한 규정’(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사법질서 방해범죄’를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 개정으로 위증사범을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되면서 2022년 496명, 지난해엔 622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위증사범 유형을 분석한 결과 △조직폭력배 등 범죄단체 구성원들의 조직적 위증 △마약사범 사이의 ‘품앗이 위증’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위증 등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 혐의를 파악해 이 대표 대선캠프 관계자들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직접 수사가 다시 증가한 결과, 위증사범 입건 인원이 검찰 수사권 축소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법정에서 거짓은 통하지 않고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인식이 정착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묻는 질의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고 해당 기관(검찰)에서 알아서 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몰카 공작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란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 처분과 관련해 (검찰) 내부에 이견이 있고 부딪힘이 있어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계획까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공정하게 수사가 진행되도록 (검찰) 인사를 운용하겠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네”라고만 답했다. 수사지휘권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권한이 있어도 극도로 자제해서 사용해야 하고 가능하면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과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국고손실 및 직권남용 혐의 등 고발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에 배당돼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업무상 배임)와 관련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질의에 박 후보자는 “수사가 좀 빨리 진행됐으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현직 검사들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박 후보자는 “솔직히 인상이 찌푸려진다. 현재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명백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알리바이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의 공소장에 이들이 실시간으로 재판 내용을 공유받으며 체계적으로 알리바이를 만들고 위증을 교사한 정황을 적시했다. 15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A4용지 14쪽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1일 위증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 씨와 서모 씨는 김 전 부원장이 검찰에 긴급체포된 직후부터 수사 및 재판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선거, 대선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 사장과 전 경기도에너지센터장 신모 씨, 성준후 민주당 부대변인 등과 함께 대응을 논의했다고 봤다.●‘김용 일정표’ 취합하고 ‘드래곤2’ 텔레그램방에서 논의검찰에 따르면 박 씨와 서 씨는 김 전 부원장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고 알려진 2021년 4월~8월 신 씨 등 김 전 부원장 주변인물들의 일정을 먼저 취합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김 전 부원장의 카드사용내역, 구글캘린더,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확보해 ‘김용 일정표’를 취합했다고 한다. 이후 2022년 11월 김 전 부원장이 구속기소되자 측근들은 김 전 부원장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검찰과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고자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사장과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총괄을 맡고 대장동 의혹 등에서 이 대표의 변호를 맡은 현근택 변호사 등이 법률 파트를, 신 씨 등이 조직 파트를, 성 부대변인이 직능 파트를 맡았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박 씨와 서 씨는 김 전 부원장의 지시로 재판 증거를 수집하고 증인신문 계획을 수립하는 등 김용 재판에 대응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한다. 검찰은 “(피고인들이)‘드래곤2 실무논의방’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김 전 부원장들의 변호인과 재판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은 지난해 4월 김 전 부원장의 금품수수 날짜를 2021년 5월 3일로 특정하는 의견서를 냈다. 박 씨와 서 씨는 김 전 부원장의 고교 동창인 이모 변호사로부터 이 의견서를 전달았다고 한다. 이후 이들이 미리 준비한 ‘김용 일정표’를 뒤져 신 씨가 2021년 5월 3일 오후 3시경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전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 씨를 만난 사실, 이날 김 전 부원장의 일정이 전혀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알리바이를 조작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용도 허위 알리바이 담긴 의견서 보고받아검찰에 따르면 박 씨와 서 씨는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5월 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이 씨와 신 씨를 만났다는 취지의 ‘검찰의견서 관련 참고자료’를 만들었다.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 전 부원장도 접견 온 이 변호사를 통해 이 참고자료를 보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2021년 5월 3일 일정은 신 씨가 이 대표의 노동부문 선거조직 활동과 관련해 이 씨를 만난 ‘노동미팅’으로 김 전 부원장의 일정이 아니었다”며 “피고인들이 작성한 ‘검찰의견서 관련 참고자료’는 허위였고 피고인들도 그 허위성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박 씨는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신 씨가 2021년 5월 3일에 김 전 부원장을 만났다고 하니 신 씨의 말에 맞춰 당일 김 전 부원장을 만난 것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증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 씨는 이 씨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하는 등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씨 증언의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2021년 김 전 부원장과 이 씨가 만난 횟수, 당시 김 전 부원장의 복장 등도 거짓으로 증언하도록 요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공소장에는 이 씨가 실제로 법정에서 위증을 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신문에 말문이 막히자 김 전 부원장의 변호사가 임기응변으로 대응한 정황도 적시됐다. 검찰이 이 씨가 증언을 하게 된 경위를 물으며 “누가 처음으로 연락해 2021년 5월 3일에 일정을 확인했느냐”고 물었는데 이 씨는 박 씨와 서 씨의 존재를 밝힐 수 없어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변호사가 즉석에서 “제가 연락했다”며 거짓으로 답을 했고, 이에 이 씨가 거들었다는 것이다. 박 씨와 서 씨를 재판에 넘긴 검찰은 이 씨의 위증 과정에 관여한 다른 관계자들은 없었는지 등 배후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본건 범행이 이 대표 대선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직적으로 계획된 측면이 있어 가담자들의 공모관계 등 사안의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김 전 부원장 측은 재판 시작 후 검찰이 제시한 범죄 일시의 모든 알리바이 확인을 하며 재판에 대비했고 그 과정에서 신 씨를 통해 알리바이가 확인 돼 증언을 부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 씨가 증거를 조작한 것은 유감이지만 이는 김 전 부원장 측과 관계가 없고, 당시 이 씨의 증언 또한 본인의 기억에 따른 것이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법무부가 현직 신분으로 4·10총선 출마를 선언한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해임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 수위도 논의하기 시작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5일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를 열고 신 연구위원에 대한 해임 처분을 의결했다. 해임은 검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위 징계다. 신 연구위원은 2020년 ‘신라젠 취재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의 대화 내용을 허위로 꾸며 KBS 기자에게 전달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신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사직서를 내고 최근 전남 순천갑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해임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는 또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게 정직 3개월을, 정치권과 부적절한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대범 광주고검 검사에게는 감봉 3개월을 의결했다. 신 연구위원과 이 연구위원, 김 검사는 공직자 사퇴 시한 전 사직서를 냈다. 3명 모두 사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사직서 제출 당일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본다는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총선 출마가 가능하다. 법무부는 14일 이 연구위원과 박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위도 열었다. 이 연구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와 방송에 나가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 등의 발언을 해 징계위에 회부됐다. 박 부장검사는 이른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감찰을 받아왔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달, 박 부장검사는 6일 사직서를 냈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법무부 앞에서 “징계가 부당하다. 국회로 나아가 김건희종합특검법을 관철시키겠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59)에게 법원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김 씨의 로비 의혹을 유죄로 인정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14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공소 사실이 대부분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김 씨가 재판에 넘겨진 지 2년여 만이다. 또 김 씨의 부탁을 받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킨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로 기소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65)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하고 8030만 원의 추징 명령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김 씨와 최 전 의장을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민간 시행사와 유착해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법원 판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장동 의혹 관련 혐의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은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는데 법원 판결로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의 중요 공약을 대신 실천해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사업 초기부터 이 대표와 대장동 일당 사이에 불법 유착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준 대가로 최 전 의장을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하고 성과급 40억 원 지급을 약속한 뒤 급여 등 명목으로 80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 직후 김 씨는 취재진에게 “최 전 의장에게 그 어떤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재판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55)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통일당 국회의원 후보로 인천 계양을에 가겠다”고 출마 선언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하지 않아야 할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을 거쳐 가는 관문으로 이용함으로써 피해를 볼 계양 지역구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법원이 이른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7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기소된 백현동 의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연루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하면서 이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3일 백현동 사업 인허가 알선의 대가로 총 77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7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징역 5년)과 동일한 형이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보석을 취소하고 김 전 대표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성남시에 인허가를 알선하고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74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사업에 관한 별다른 전문성, 노하우 없이 지방 정치인 및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적극적인 알선을 했고, 그 대가로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정 대표로부터 2억5000만 원을 빌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에 개입하거나 연루됐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았지만, 김 전 대표와 정 전 실장, 이 대표의 관계를 ‘특수관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는) 이재명의 선거를 지원하며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며 “성남시 공무원들도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 역시 이들의 특수 관계를 알고 청탁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역할은 정 전 실장에게 청탁하는 알선 청탁 행위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고, 성남시 도시계획과 팀장이 정 전 실장으로부터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잘 챙겨봐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김 전 대표가 정 전 실장에게 로비하고 정 전 실장이 실무자에게 백현동 관련 사안을 지시한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만큼 이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백현동 의혹 관련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법원이 이른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7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기소된 백현동 의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연루 의혹을 상당 부분 인정하면서 이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3일 백현동 사업 인허가 알선의 대가로 총 77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7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징역 5년)과 동일한 형이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보석을 취소하고 김 전 대표를 법정구속했다.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성남시에 인허가를 알선하고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74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사업에 관한 별다른 전문성, 노하우 없이 지방 정치인 및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적극적인 알선을 했고, 그 대가로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정 대표로부터 2억 5000만 원을 빌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법원은 이 대표가 백현동 의혹에 개입하거나 연루됐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았지만, 김 전 대표와 정 전 실장, 이 대표의 관계를 ‘특수관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는) 이재명의 선거를 지원하며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며 “성남시 공무원들도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 역시 이들의 특수 관계를 알고 청탁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역할은 정 전 실장에게 청탁하는 알선 청탁 행위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고, 성남시 도시계획과 팀장이 정 전 실장으로부터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잘 챙겨봐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법조계에선 김 전 대표가 정 전 실장에게 로비하고 정 전 실장이 실무자에게 백현동 관련 사안을 지시한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만큼 이 대표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백현동 의혹 관련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이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부당 합병 의혹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항소를 시사하면서 무리한 항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이 외부 전문가 등 일반인으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기소를 강행하고도 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여론과 법리 등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진 것”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특히 재판부가 검찰이 내놓은 핵심 증거를 배척하면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한 만큼 ‘검찰이 오기 항소하지 말고 사건을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서버 자료에 대해 “위법하게 취득된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수사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본사는 물론이고 공장까지 압수수색했다. 인천 송도 공장 바닥을 뜯어내 18TB(테라바이트) 분량의 백업 서버 등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주거지 인근 창고에선 NAS(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서버 등을 확보했다. 당시 서버를 숨긴 보안담당 직원과 삼성전자 임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는 등 검찰은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의 임의적인 복제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이 혐의와 관련이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는 등 압수수색이 적법하지 않아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역시 같은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들을 재판부가 모두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수사심의위-1심 모두 완패한 檢… 법조계 “오기 항소 안돼” “이재용 무죄, 檢 항소 무리” 법리-증거능력 등 모두 인정 안돼… 법조계 “항소해도 뒤집기 힘들것”항소-상고땐 李 10년이상 ‘사법족쇄’이원석 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尹도 총장때 “항소 세밀히 검토” 지시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졌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추진된 것이고, 설사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주주에게 손해가 가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는 검찰 공소사실의 대전제가 무너지면서 △분식회계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종 등의 혐의도 줄줄이 무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이유로 검찰이 항소해도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다. ‘증거 재판’과 ‘법리 재판’에서 모두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범죄 혐의가 발견돼 책임자를 규명하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타깃으로 정해 놓고 범죄 혐의를 찾아간 수사였다”며 “기업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비롯된 것이라 항소해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 시한은 명절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13일 밤 12시까지다.● 검찰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법조계에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기계적 항소를 지양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장은 2022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희는 간단히 서명, 날인하면 항소, 상고를 할 수 있지만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장기간 재판에 묶여 있기 때문에 힘들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이 총장 취임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5900원 족발세트 횡령’ 사건(1심 무죄), 중증장애인 딸 수면제 살해 사건(1심 집행유예) 등에서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이던 2019년 8월 “항소나 상고는 세밀하게 검토하고, 가능성이 없다면 기소된 사람이 2, 3심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잘 판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한 만큼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은 2020년 6월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고, 10 대 3으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는 압도적 권고를 얻어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이미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한 차례 꺾인 상황이었다. 검찰이 항소할 경우 이 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더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회장의 재판은 3년 5개월간 107회(선고 공판 포함) 열렸고, 이 회장은 법정에 96회 출석했다. 만약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6∼7년간 더 진행된다면 검찰 수사 시간(1년 9개월)과 재판 기간을 모두 포함해 10년 이상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수도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을 배제하고 총장이 결단해야 한다”며 “판결의 변경 가능성이 없다면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리면 된다. ‘오기’로 항소해서 두 번 비판받는 길을 가선 안 된다”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무죄’가 나온 만큼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항소 시한 13일 자정 검찰 내부에선 항소심에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다시 다퉈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증거물이 배척돼 무죄로 이어진 만큼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고 협의를 통해 증거를 선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마다 자체 보안 프로그램이 걸려 있어 삼성 측 동의 없이는 폴더를 열어볼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일각에선 ‘국정농단’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청탁이 인정되고, 금융감독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인정했던 만큼 항소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사실관계 판단이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면밀히 검토하면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항소를 안 하고 무죄가 확정되면 검사들이 ‘사건평정’을 낮게 받을 수 있어 항소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정부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61)과 구본상 LIG 회장(54),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85)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75) 등 경제인과 전직 고위 공직자, 정치인 등이 포함된 설 특별사면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로 단행된 특사다. 정부는 6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980명을 7일 자로 사면·복권·감형하는 특별사면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경제인 5명과 정치인 7명이 이번 사면에 포함되지만, 무엇보다 활력 있는 민생경제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특사에는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최 부회장과 분식회계 및 사기성 어음 발행 관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구 회장의 복권이 각각 결정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돼 최근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실형이 확정됐던 김 전 실장과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최근 재상고를 취하한 김 전 장관, ‘세월호 유족 사찰’ 등 혐의로 기소된 김대열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 등 전직 고위 공직자 8명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이우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정치인 7명도 포함됐다. 심우정 법무부 차관(장관 권한대행)은 “국가 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하고 정치 이념에 따른 갈등을 일단락해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설 특사’ 김기춘 포함, 조윤선 제외… 소액연체 298만명 신용회복 980명 설 특별사면 김장겸-안광한 前 MBC 사장 특사소상공인-청년-운전업 322명 포함與 “경제회복-국민통합 위한 사면”… 野 “댓글공작 풀어주는게 법이냐”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민생경제 분야에서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들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사면으로 민생경제의 활력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춘-김관진 포함, 조윤선 제외 김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은 이번 특사로 남은 형기가 면제되고 복권된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5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재상고를 포기해 최근 형을 확정받았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전후로 군 사이버사령부에 댓글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은 대법원에 재상고했지만, 최근 상고 취하서를 제출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 전 실장과 함께 기소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은 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재상고를 포기했지만, 특사 명단에선 제외됐다. 다만 조 전 장관은 구속된 기간이 이미 형량을 충족해 복역은 더 하지 않는다.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들이 일제히 재상고를 포기한 것을 두고 ‘약속 사면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외부위원으로 다수 구성되는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치기 때문에 사면 대상자와 사전 교감 및 약속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김대열 지영관 전 기무사령부 참모장도 잔형집행면제 및 복권 대상에 올랐다.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은 복권 대상이다. 정치인 중에선 이 전 의원을 포함해 김승희 심기준 박기춘 전 의원과 이재홍 전 파주시장, 황천모 전 상주시장,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 등 7명이 포함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 댓글공작’ 혐의로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확정된 서천호 전 부산경찰청장은 형선고실효(선고의 효력을 없앰) 및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MBC 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던 김장겸 안광한 전 MBC 사장은 형선고실효 및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백종문 권재홍 전 MBC 부사장은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권 국장은 “30년 이상 언론인으로서 언론 발전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고, 국정농단이나 적폐청산이라는 이유로 지난 정부에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 분들이 다수 사면된 바 있어 형평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서민·소상공인 298만 명 신용회복 이미 복역을 마쳤거나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경제인 5명은 복권된다. 최 부회장은 2014년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계열사 펀드 출자금 456억 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하도록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구 회장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2014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두 사람은 형기를 모두 마쳐 복권 대상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인·소상공인 33명과 34세 이하 청년 129명, 운전업 종사자 160명도 특사 대상에 포함했다.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대상자(음주운전 제외)와 식품 접객업 종사자 등에 대한 행정처분도 특별 감면한다. 식품 접객업자에 대한 특별 감면은 처음이다. 서민·소상공인 약 298만 명의 신용 회복도 추진한다. 2021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발생한 2000만 원 이하 소액 연체를 전액 상환한 경우다. 법무부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채무 변제를 연체한 경우 연체이력 정보의 공유와 활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3월 1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정상적인 경제활동 회복을 위한 ‘민생 사면’이며 사회 갈등을 일단락하고 국민통합의 발판을 마련하는 ‘국민 통합 사면’”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국정농단을 저지르고 군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해도 풀어주는 것이 법과 원칙이냐”라며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범죄자를 풀어주면서 국민 통합을 앞세우다니 뻔뻔함의 끝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검찰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기소한 것이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2020년 6월 이 회장은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고, 수사심의위는 10 대 3의 압도적 표차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권고에 불복하고 이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수사는 2016년 이른바 ‘국정 농단’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에 후원금을 출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참여연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했고,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분식회계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고 참여연대와 증권선물위원회가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당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이를 주도했다. 2019년 검찰은 삼성 임직원들의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확대했다. 같은 해 8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수사팀장(특수4부장)으로 임명되며 부당 합병 수사도 함께 진행했다. 그러나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하기까지 1년 5개월이나 걸렸고, 증거인멸과 부당 합병 의혹까지 무리하게 수사를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회장 기소 당시 3차장검사가 공석이라 직무대리를 맡은 2차장검사 결재 없이 이 원장과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결재만 이뤄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이 회장 조사 때 묻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추가했고, 이 회장 측은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여권과 갈등을 겪고 있었고 한때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좌천된 상태였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영 혁신, 국민 경제 발전에 족쇄가 있었다면 심기일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0년 9월 1일 검찰이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지 1252일, 약 3년 5개월 만에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이다. 특히 이 회장은 물론 함께 기소된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등에게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이 사건 공소 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부정한 합병이나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회계부정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13명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으며, 이 회장에게 보고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사 합병은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한 유일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고, 삼성물산의 사업적 목적 또한 인정된다”고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점 역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와 허위 공시 혐의도 입증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은 선고 직후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판결의 사실 인정과 법리 판단을 면밀하게 검토 분석하여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주들에도 이익된 측면 있어” [삼성 합병-회계부정 1심 전부 무죄]이재용 19개 혐의 모두 무죄“경영권 안정위한 합리적 방안 검토… 합병 목적을 부당하다고 볼수 없어”재판부, 檢주장 근거 없다고 판단… 삼성바이오 회계도 “올바른 처리” “경영권 강화, 승계만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 단정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선고 공판에서 19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판단하며 이렇게 밝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결과적으로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도움이 됐을 수는 있지만,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부정한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1일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 역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합리적 사업 방안 검토한 것”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회장의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직적 범죄’였는지였다. 검찰은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던 이 회장이 미전실과 공모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고, 제일모직 주가는 띄운 것으로 봤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주식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던 만큼,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2012년 12월 이 회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시기 완성된 ‘프로젝트 G’라는 문건에 따라 회사가 승계 계획을 사전에 완성했고, 이 회장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 작업을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프로젝트 G) 문건은 미전실이 검토해 온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관련해 그룹의 지배 강화를 검토한 종합보고서일 뿐”이라며 “대주주 이익을 위해 주주들을 희생시키는 승계 문건이라 보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결했다. 오히려 “각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합리적인 사업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라며 “경영권 안정화는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 측면이 있어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 수반됐다 하더라도 합병 목적을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한 청탁’이 인정된 것이 부당 합병의 근거가 된다는 검찰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는) 미전실이 삼성물산 이사회를 배제하거나 의사에 반해 승계를 추진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이 청탁의 유무만을 따졌을 뿐 실제 합병 과정의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분식회계, 배임도 인정 안 돼 1심 법원은 이 회장 등이 미전실과 공모해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낮춤으로써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삼성물산 주가 흐름이나 다수 증권사 리포트 내용과도 (손해 사실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진 뒤 이 회장 측이 ‘불법 경영권 승계’ 논란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합병 여파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 위험에 처하자 회계 처리 방식을 ‘지분법’으로 바꿔 기업의 자산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합작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 사 합병 비율에 따라 약 4조 원의 자산가치 차액이 발생했다고 추정해 이 회장에게 적용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검찰이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4년 11개월여 만에 무죄가 선고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5·사진)의 1심 결과에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유민종)는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법행정권의 범위와 재판의 독립 및 일반적 직권남용과 권한유월형(권한의 한도를 넘는) 직권남용의 법리에 관해 1심 법원과 견해차가 크다”며 “(1심 결과가) 관련 사건의 기존 법원 판단과도 상이한 점이 있어 사실 인정 및 법령 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남용할 권한이 없어 직권남용이 성립되지 않는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시 및 개입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등 법원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재판 등에서 인정됐던 양 전 대법원장의 공모 관계도 이번 재판에서 부정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항소하며 사법농단 재판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항소심이 원심보다 빠르게 마무리되지만 이 사건은 법리가 복잡하고 사건 관계인이 많아 단기간에 재판을 마무리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아파트 감리 입찰 담합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서울의 한 건축사무소 직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다니다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1월 20일 오후 4시경 전북 진안군 정천면의 한 비포장도로에 주차된 차 안에서 A 씨(67)와 B 씨(64)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을 벌이던 중 이들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자신의 고향인 진안에 B 씨와 함께 19일에 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타살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들은 LH에서 퇴직한 뒤 건축사무소에서 임원으로 재직해 오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LH와 조달청이 발주한 아파트 건설 공사 감리 입찰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다고 보고, 지난해 말 LH 평가위원과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관련자들도 불러 조사하고 있었다. 진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4·10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가 최소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소 31명의 전·현직 검사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출사표를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3지대 등 야권에선 ‘반윤(반윤석열)’을 표방한 현직 검사들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각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등에 따라 검찰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30일 각 당 예비후보 등록자와 출마 선언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검사 출신 입후보 예정자는 최소 4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19명을 포함해 31명이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영남 등 텃밭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하면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권 출마가 거론된다.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한 법조인들도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공천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 노승권 전 검사장은 대구 중-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반윤 검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임을 내세우는 전·현직 검사 12명이 호남 등 텃밭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들 중 7명이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이자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박균택 전 고검장은 광주 광산갑, 이 대표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양부남 전 고검장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다.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상 출마 시한인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하다고 본 이른바 ‘황운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한 현직 검사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했지만, 사표를 미리 낸 상태라 징계를 당하더라도 출마엔 문제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전남 순천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라고 비판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전북 전주 출마를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선 공무원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가 맞지 않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출마 전 공직을 떠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공직 권한의 남용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법 규정의 정신과 어긋난다.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친윤-반윤 나뉜 검사 출신들, 총선서 ‘與野 선수’로 격돌 尹과 근무 노승권, 40년 지기 석동현이재명 변호 박균택, 반윤 양부남 등 전현직 검사들 與野 텃밭 출마 거론 해임권고 김상민, 징계 회부 이성윤… ‘사표뒤 수리 안된채 출마 가능’ 논란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메리츠증권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서로 대출을 알선해주고 대가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현규)는 30일 메리츠증권 임원 박모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 등의 혐의와 관련해 메리츠증권 본점과 박 씨 주거지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박 씨는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대출 알선을 부탁한 후 자금을 마련하고, 대가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에게 대출을 알선하고 대가를 받은 직원들에겐 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부하 직원 가족들이 박 씨 가족 법인의 급여를 받는 방식으로 대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증권을 기획검사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을 발견하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금감원 조사 결과 박 씨는 가족법인을 만들어 9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11건을 취득하거나 임대하고 이 중 3건을 처분해 100억 원 상당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메리츠증권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 중지를 앞둔 이화전기의 주식을 전량 매도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30일 이모 전 이화전기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대장동 등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공방을 벌이며 충돌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유 전 직무대리는 “(남욱 변호사에게 3억 원을 받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각각 1억 원씩 나눠 가지려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유 전 직무대리가 철거업자 A 씨에게 4000만 원을 빌리고, ‘3억 원을 갚겠다’고 차용증을 썼다”며 “결국 A 씨에게 1억5000만 원을 갚았다. 이 때문에 남 변호사에게 3억 원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음모론을 내세우는 데 익숙하신 것 같은데 좀 자제하시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유 전 직무대리가) A 씨에게 철거(용역)를 주겠다고 약속하고 소위 뇌물을 받았는데, 이걸 폭로한다고 겁을 주니 3억 원의 차용증을 쓴 것”이라며 “그래도 돈을 갚지 않아 (A 씨 측 관계자가) 사무실까지 찾아오자 급하게 돈을 갚은 게 1억50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소설 쓰지 마시라. 그 사람은 이재명 씨가 잘 아는 건달 아니냐”고 받아쳤다. 이에 이 대표는 “4000만 원을 빌렸는데 왜 1억5000만 원이나 갚았는지 의문이다. (돈을 빌릴 때) 이자를 약정하지 않은 건 뇌물이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그 사람(A 씨 측 관계자)을 모른다”고 다시 주장했다. 유 전 직무대리는 “채무 문제를 해결한 것은 2012년이고 남 변호사에게 3억 원을 요구한 건 2013년이라 관계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재판부가 “이 정도로 정리하자”고 나선 뒤에야 중단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