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욱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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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익숙해질 때쯤 다시 경찰서로 돌아왔습니다.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71woo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미국/북미29%
국제일반21%
국제정세14%
인사일반10%
유럽/EU7%
아시아5%
중남미5%
일본5%
국제정치2%
러시아2%
  • “청각장애 시달린 베토벤, 원인은 납중독”

    ‘음악의 성자(聖者)’로 불리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이 치명적인 청각장애, 위장질환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린 것이 납중독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가 납중독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한 1999년 연구에 쓰인 머리카락이 가짜였다는 사실은 1년 전 밝혀졌다. 이와 무관하게 납중독이 그에게 여러 질환을 초래했음이 다시 알려진 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주립대 교수진은 6일(현지 시간)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의 두 개의 머리카락 뭉치에서 납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폴 자네토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머리카락 뭉치에서 각각 1g당 258㎍(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과 380㎍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정상 수치인 1g당 4㎍ 미만보다 훨씬 높다. 이 외에도 비소는 정상 수치의 13배, 수은은 정상 수치의 4배에 이르는 등 다양한 중금속에 노출돼 있었다고 전했다. 독성학자인 데이비드 이턴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많은 양의 납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청력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토벤을 납중독에 이르게 한 경로로 와인과 의약품이 꼽힌다. 그는 임종을 앞두고 와인 12병을 선물로 받았을 때 “안타깝다. 너무 늦었다”고 했을 정도로 와인 애호가였다. 당시 와인 제조업계는 단맛을 강화하기 위해 아세트산 납을 첨가했다. 또 베토벤은 최소 75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당시 많은 연고와 약에 상당량의 납이 포함돼 있었으며 베토벤이 복용한 약에도 납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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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 납 중독 맞았다”…머리카락 DNA분석서 밝혀져

    독일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초연 200주년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간)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이 실제로 납 중독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게시됐다. 앞서 1999년 베토벤이 납 중독에 의해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이 분석에 사용된 머리카락이 베토벤의 것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번 발표는 실제 베토벤의 머리카락 타래를 분석한 것으로, 베토벤이 납 중독이라는 걸 밝혀낸 첫 연구 결과다.산호세 주립대학교의 아이라 F. 브릴리언트 베토벤 연구센터의 창립 디렉터인 윌리엄 메레디스 박사 등은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의 독립적이고 인증된 두 머리카락 타래의 높은 납 수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베토벤의 두 개의 머리카락 타래에서 납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연구를 진행한 실험실의 책임자인 폴 자네토 박사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베토벤의 머리카락 타래에서 각각 1g당 258㎍(마이크로그램)과 380마이크로그램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납 정상 수치인 1g당 4마이크로그램 미만보다 각각 64.5배, 95배에 달하는 수치다.이번 연구에 사용된 머리카락 타래는 ‘할름-타이어’ 타래와 ‘베르만’ 타래로, 할름-타이어 타래는 베토벤이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지인인 안톤 할름의 아내에게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1999년 베토벤이 납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에 쓰였던 머리카락 타래인 ‘힐러’ 타래는 베토벤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져 납 중독설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독성학자인 데이비드 이튼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베토벤의 위장 문제는 납 중독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높은 양의 납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청력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NYT에 전했다. 베토벤은 사망 직전까지 복부 경련, 팽만감, 설사 등으로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베토벤이 납을 섭취한 경로로는 와인이 유력하다. 베토벤은 와인을 하루에 한 병은 꼭 마셨을 정도로 와인을 즐겼다. 임종을 앞두고 와인 12병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안타깝다. 너무 늦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YT에 따르면 당시 와인에 단맛을 내기 위해 ‘납당’이라고 불리는 아세트산납을 첨가했다. 또 와인을 납으로 납땜한 주전자에서 발효시키면서 납이 와인에 첨가됐을 가능성도 있다.청력 문제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납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NYT는 “한때 그는 연고를 사용하고 75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 중 많은 약에 납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베토벤이 납 중독이었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납 중독이 그의 사망과 직결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메레디스 박사는 연구에서 “모발 분석은 표면 오염과 염색약과 같은 오염 물질로 인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면서도 “이 연구에 사용된 절차는 모발 검사 학회에서 권장하는 방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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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 사재기”

    “중국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을 사들이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스) 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까지 나서며 중국 투자자에 금 시장이 지배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젊은 직장인들은 1개에 87달러(약 11만8000원)짜리 콩 모양의 금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교사 켈리 중 씨는 “‘번영할 때는 옥, 어려울 때는 금’이라는 옛말에 따라 금을 모으고 있다”며 “최근 세상이 더 혼란해지는 것을 보면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중국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 1분기(1∼3월)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2022년 1분기에 비해 소비량이 9% 증가한 바 있다. NYT는 “대다수 중국 가계의 투자처였던 부동산 부문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고,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금으로 투자가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런민은행도 금의 주요 구매자 중 하나다. 3월 기준 런민은행은 17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세계 다른 중앙은행보다 더 많은 금을 사들였다. 특히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년 넘게 달러 보유량을 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2021년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던 달러 부채는 3월 기준 7750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앙은행을 포함해 중국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전통적으로 금을 덜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요인인 고금리와 강달러에도 불구하고 2022년 말 이후 금 가격이 50% 상승했다”며 “금 시장이 더 이상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중국 투자자의 변덕에 의해 지배된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공격적인 구매와 중앙은행의 매수가 맞물리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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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中,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 사들여”

    “중국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금을 사들이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스)이스라엘-하마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까지 나서며 중국 투자자에 금 시장이 지배된다는 우려도 나온다.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젊은 직장인들은 1개에 87달러(약11만8000원)짜리 콩 모양의 금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교사 켈리 종 씨는 “‘번영할 때는 옥, 어려울 때는 금’이라는 옛말에 따라 금을 모았다”며 “최근 세상이 더 혼란해지는 것을 보면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중국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 1분기(1~3월)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2022년 1분기에 비해 소비량이 9% 증가한 바 있다. NYT는 “대다수 중국 가계의 투자처였던 부동산 부문이 여전히 위기에 처해있고,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금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런민은행도 금의 주요 구매자 중 하나다. 3월 기준 런민은행은 17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세계 다른 중앙은행보다 더 많은 금을 사들였다. 특히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년 넘게 달러 보유량을 금으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2021년 1조1000억 달러에 달하던 달러 부채는 3월 기준 7750억 달러로 감소했다.중앙은행을 포함해 중국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전통적으로 금을 덜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요인인 고금리와 강달러에도 불구하고 2022년 말 이후 금 가격이 50% 상승했다”며 “금 시장이 더 이상 경제적 요인이 아니라 중국 투자자의 변덕에 의해 지배된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중국 소비자들의 공격적인 구매와 중앙은행의 매수가 맞물리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중국 상하이 선물거래소의 4월 금 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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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때린 北미사일서 美반도체 나와” 제재 구멍

    “20년 가까이 혹독한 제재를 받았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5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북한의 거침 없는 무기 부품 확보와 신속한 무기 제조 능력이 전쟁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CAR은 앞서 올 1월 2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강타한 러시아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조된 ‘화성-11형’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BBC에 따르면 당시 확보된 미사일 잔해를 분석하니 핵심 전자부품의 대부분이 지난 수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제조된 것들이었고, 2023년 3월에 만들어진 미국산 반도체 칩도 발견됐다. BBC는 “북한이 중요한 무기 부품을 불법으로 몰래 들여와 미사일을 조립하고, 그런 다음 러시아로 비밀리에 운송해서 발사하는 데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CAR 부국장은 “현대 무기에 필수적인 칩들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숫자로 팔리고 있다”며 “이들 제품이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부품 조달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측은 “북한은 홍콩이나 중앙아시아 국가에 가짜 회사를 세운 뒤 중국 국경을 통해 제품을 들여온다”며 “북한의 조달 네트워크가 강력하고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BBC는 “북한의 무기 제조 능력은 기존의 전쟁은 물론 세계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위협 요인이 됐다”고 우려했다. RUS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컨테이너 총 7000개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내졌다. 최소 100만 개 이상의 북한제 탄약과 로켓포 등이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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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푸틴 취임 앞두고 젤렌스키에 체포영장… 우크라戰 포획 美전차 전시 대대적 여론전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취임식, 최대 국경일로 꼽히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등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대대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획한 미국산 ‘에이브럼스 M1A1 전차’ 등을 수도 모스크바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도 1일부터 한 달간 개최하기로 했다.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4일 경찰 수배자 목록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사진),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 올렉산드르 파울류크 지상군 사령관 등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러시아 현지 경찰은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형사사건으로 입건하고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지난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아동 등에게 가해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따른 앙갚음 성격이 짙다. 다만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관심을 끌기 위한 러시아의 절박한 선전”이라는 성명을 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1일부터 한 달간 모스크바 포클로나야 언덕에 있는 전쟁박물관 광장에서 ‘러시아군 전리품’이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M1A1 에이브럼스 전차’를 비롯해 호주, 영국, 독일 등의 전차와 장갑차 등 총 34점 등을 볼 수 있다.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것을 기념하는 전승기념일과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 등을 앞두고 러시아는 전쟁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늘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 들어 아우디이우카 등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를 속속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던 지난해와 다르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한 러시아 군인은 국방부TV에 출연해 “모스크바 중심부에 미군 전차가 전시된 것은 적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풍경”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또한 획득한 서방 무기들의 성능이 형편없었으며, 이렇게 많은 전리품을 획득한 것은 러시아군의 성과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수치라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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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혹독한 제재에도…“우크라 강타 北미사일서 美부품 나와”

    “20년 가까이 혹독한 제재를 받았음에도 북한은 여전히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올 1월 2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강타한 러시아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조된 ‘화성-11호’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던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5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북한의 신속한 무기 제조 능력이 전 세계의 전쟁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당시 미사일 파편 분석에서는 2023년 3월에 만들어진 미국산 반도체 칩이 발견됐다. 이에 BBC는 “북한이 중요한 무기 부품을 불법적으로 국내에 몰래 들여와 미사일을 조립한 후 러시아로 비밀리에 운송해서 발사하는 데 몇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진단했다.데미엔 스플리터스 CAR 부국장은 “현대 무기에 필수적인 칩들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숫자로 팔리고 있다”며 “이들 제품이 어디로 가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북한의 부품 조달 또한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측은 “북한은 홍콩이나 중앙아시아 국가에 가짜 회사를 세운 뒤 중국 국경을 통해 북한으로 제품을 보낸다”며 “북한의 조달 네트워크가 생각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다”고 전했다.RUSI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총 컨테이너 7000개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내졌다. 최소 100만 개 이상의 북한제 탄약과 로켓포 등이 러시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BBC는 “북한의 즉각적인 위협은 이제 기존의 전쟁과 세계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북한의 무기 제조 능력이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산 미사일은 수십 발에 달한다. 이로 인해 최소 24명이 숨지고 7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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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탱크가 모스크바 한가운데… 전리품 자랑한 러시아의 속내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취임식, 최대 국경일로 꼽히는 9일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등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대대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획한 미국산 ‘에이브럼스 M1A1 전차’ 등을 수도 모스크바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전시회도 1일부터 한 달간 개최하기로 했다.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4일 경찰 수배자 목록에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 올렉산드르 파울류크 지상군 사령관 등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러시아 현지 경찰은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형사 사건으로 입건하고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이는 지난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우크라이나 아동 등에 가해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에 따른 앙갚음 성격이 짙다. 다만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에 머물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관심을 끌기 위한 러시아의 절박한 선전”이라는 성명을 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1일부터 한 달간 모스크바 포클로나야 언덕에 있는 전쟁박물관 광장에서 ‘러시아군 전리품’이라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M1A1 에이브럼스 전차’를 비롯해 호주, 영국, 독일 등의 전차와 장갑차 등 총 34점 등을 볼 수 있다.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것을 기념하는 전승기념일과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 등을 앞두고 러시아는 전쟁에 대한 호의적인 여론이 늘어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들어 아우이디우카 등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를 속속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고전하던 지난해와 다르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한 러시아 군인은 국방부TV에 출연해 “모스크바 중심부에 미군 전차가 전시된 것은 적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풍경”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또한 획득한 서방 무기들의 성능이 형편 없었으며, 이렇게 많은 전리품을 획득한 것은 러시아군의 성과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수치라고 주장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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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학 최소 32곳서 반전시위… “21세기 최대 학생운동”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학생 108명이 연행되며 본격화된 대학가의 중동전쟁 반대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2일 기준 체포된 시위 참가자가 1600명을 넘어섰다. 당국이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있지만 시위가 되레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ABC뉴스 등은 아예 ‘21세기 최대 학생운동’으로 논평했다. 미 당국은 현재 미 전역에 있는 대학 캠퍼스 최소 32곳에서 반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고 집계했다. 북동부 뉴욕주와 코네티컷주, 중부 미주리주, 남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북부 위스콘신주,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 등에서 모두 시위가 한창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이후 현재까지 미 전역에서 1600여 명이 체포됐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뉴욕의 컬럼비아대, 뉴욕시립대에서만 약 30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의 강제 해산 등으로 시위가 격화되면서 유혈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경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검은 옷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반(反)팔레스타인 시위대 200명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캠프를 습격했다. 이들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자 양 진영 간의 주먹다짐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의 일원인 마리 살렘 씨(28)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를 습격한 사람들이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렸고, 나무로 만든 창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수 시간 동안 진행된 양측의 난투극은 1일 오전 2시경 경찰, 학교 경비대원 등에 의해 간신히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5명이 다쳤으며 1명이 입원했다. 2일 이 학교에는 경찰이 진입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위스콘신주 매디슨위스콘신대에서도 1일 34명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캠퍼스 내에 텐트를 설치하며 버텼고, 경찰이 이를 철거하자 양측의 몸다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소 4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 로버트 코헨 뉴욕대 교수는 1일 ABC뉴스에 이번 시위를 “21세기 최대 학생운동”으로 규정했다. 컬럼비아대 2학년생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캐머런 존스는 NBC뉴스에 “우리를 탄압하려는 시도는 우리의 결의만 강화시킬 뿐”이라며 당분간 시위를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 내 여론은 팽팽히 갈리고 있다. 기성세대는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겪었던 유대계를 현재 그들이 누리는 부(富)와 권력에 관계없이 ‘피해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제2차 세계대전 전인 1942년 출생한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이런 시각에서 무관하지 않다. 집권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바이든 대통령이 청년 유권자가 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보는 이유다. 반면 젊은층은 “부유한 유대계가 권력과 영향력으로 다른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한다. 팔레스타인은 분명한 약자”라고 보는 시각이 짙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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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1600명 체포… 美 반전 시위 진압 과정서 부상자 속출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학생 108명이 연행되며 본격화된 대학가의 중동전쟁 반대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2일 기준 체포된 시위 참가자가 1600명을 넘어섰다. 당국이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있지만 시위가 되레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ABC뉴스 등은 아예 ‘21세기 최대 학생운동’으로 논평했다.미 당국은 현재 미 전역에 있는 대학 캠퍼스 최소 32곳에서 반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고 집계했다. 북동부 뉴욕주와 코네티컷주, 중부 미주리주, 남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북부 위스콘신주,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 등에서 모두 시위가 한창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이후 현재까지 미 전역에서 1600여 명이 체포됐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뉴욕의 컬럼비아대, 뉴욕시립대에서만 약 30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의 강제 해산 등으로 시위가 격화되면서 유혈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경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검은 옷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반(反)팔레스타인 시위대 200명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캠프를 습격했다. 이들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자 양 진영 간의 주먹다짐이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의 일원인 마리 살렘 씨(28)는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를 습격한 사람들이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렸고, 나무로 만든 창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수 시간 동안 진행된 양측의 난투극은 1일 오전 2시경 경찰, 학교 경비대원 등에 의해 간신히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5명이 다쳤으며 1명이 입원했다.위스콘신주 매디슨위스콘신대에서도 1일 34명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는 캠퍼스 내에 텐트를 설치하며 버텼고, 경찰이 이를 철거하자 양측의 몸다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소 4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로버트 코헨 뉴욕대 교수는 1일 ABC뉴스에 이번 시위를 “21세기 최대 학생운동”으로 규정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 군사 지원에 얼마나 더 신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도 했다. 컬럼비아대 2학년생으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캐머런 존스은 NBC뉴스에 “우리를 탄압하려는 시도는 우리의 결의만 강화시킬 뿐”이라며 당분간 시위를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 내 여론은 팽팽히 갈리고 있다. 기성세대는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겪었던 유대계를 현재 그들이 누리는 부(富)와 권력에 관계없이 ‘피해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제2차 세계대전 전인 1942년 출생한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이런 시각에서 무관하지 않다. 집권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바이든 대통령이 청년 유권자가 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보는 이유다.반면 젊은층은 “부유한 유대계가 권력과 영향력으로 다른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한다. 팔레스타인은 분명한 약자”라고 보는 시각이 짙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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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드노믹스가 라틴계 아메리칸 드림 빼앗아”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라틴계의 아메리칸 드림을 빼앗고 있다.”29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큰손’인 억만장자 사업가 코크 형제가 지원하는 보수성향 단체‘리브레 이니셔티브’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중 하나인 라틴계 유권자를 공화당으로 결집하고 나섰다. 리브레 이니셔티브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바이드노믹스를 비꼰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캠페인을 통해 현 정부가 야기한 인플레이션이 라틴계 유권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세 말레아 리브레 이니셔티브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드노(No)믹스는 라틴계 가족의 저축, 삶의 질, 그리고 미래를 계획할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라틴계 가족들이 과도한 지출과 과도한 규제가 우리나라 경제와 번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리브레 이니셔티브는 바이드노(No)믹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스페인어로 된 ‘NoBidenomics.com’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웹사이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 말이 실제 상황과 어떻게 다른지를 현실 지표를 제시하며 설명한다. 예컨대 “바이드노믹스가 적자를 줄이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 27조8000억 달러이던 국가 부채가 현재 34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내용을 제시하는 식이다.소셜미디어, TV 등에 광고도 실시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한 광고에는 라틴계 유권자가 등장해 “미국으로 오는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걸 의미했다”며 “하지만 지금 전국의 라틴계 가족은 치솟는 물가 때문에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으며, 바이드노믹스는 아메리칸 드림에서 우리의 기회를 빼앗고 있다”고 발언한다.리브레 이니셔티브가 라틴계 유권자를 겨냥하는 이유는 이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데 도움을 준 핵심 지지층이었기 때문이다. 2020년 대선 당시 라틴계 전체 유권자 중 78%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라틴계 유권자는 3620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5%에 달한다.라틴계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실제로 떨어지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2~28일 라틴계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1%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 집권 첫 해에는 53%였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라틴계 유권자 지지율은 32%로, 2021년 24%보다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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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포탄 파편 박힌채 73년… 美 노병 훈장 받는다

    “73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습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평생 몸에 포탄 파편이 박힌 채 살아왔던 미국 육군 출신 얼 마이어 씨(96·사진)가 70여 년 만에 ‘퍼플하트(Purple heart)’ 훈장을 받게 됐다. 퍼플하트는 미군이 전투에서 숨지거나 다친 장병에게 주는 훈장이다. 28일(현지 시간) 미군 기관지 성조지 등에 따르면 미군은 마이어 씨에게 퍼플하트를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마이어 씨가 1951년 6월 포화를 뚫고 진격하다가 왼쪽 허벅지에 박격포탄 파편이 박힌 지 73년 만이다. 마이어 씨는 파편이 다리 신경에 너무 가까이 박히는 바람에 평생 제거하지 못한 채 힘들게 살아왔다. 하지만 당시 의료 기록이 온전하게 남아있지 않아 전투 중에 다쳤다는 걸 증명할 수 없었다. 남은 거라곤 복무 중 맞았던 파상풍 주사 기록뿐이었다. 포기한 채 살았던 그는 2020년 딸들의 권유로 다시 훈장을 신청했으나 미 육군은 입증 자료가 부족하다며 거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 국방부와 육군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마이어 씨처럼 의료 기록이 부실해도 퍼플하트를 받은 전례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미 육군은 “1951년 6월 한국에서 받은 상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이어 씨를 퍼플하트 대상자로 선정했다. 마이어 씨는 “73년은 정말 오랜 세월이었다”며 “그들이 정말로 훈장을 줄지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이어 씨 측 앨런 앤더슨 변호사는 “참전용사에게 훈장은 단순히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전쟁에서 그들이 한 모든 희생을 우리가 함께 기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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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안전한 사용 위해”… 美, 어벤저스 팀 결성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규제 공백을 메우고 안전한 AI 사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아 ‘AI 안전보안이사회(AI Safety and Security Board)’를 만들기로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리사 수 AMD CEO 등이 참여하는 일종의 ‘AI 어벤저스’를 꾸린 것이다. 빅테크 주도의 AI 기술 발전을 지원하면서도 AI의 위험성에 따른 책임도 함께 지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26일(현지 시간) “중요 인프라에 대해 안전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조언할 AI 안전보안이사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사회 설립은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AI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안보나 경제안보, 공중보건 등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은 정부에 해당 사실을 알리도록 했다. 이어 이번에 빅테크 수장들을 ‘AI 안전 자문역’으로 참가시킨 것이다. 연방 자문기구인 AI 안전보안이사회는 통신망, 전력망, 수도 시설, 교통체계 등 미 인프라 시설에 도입되는 AI 기술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자문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음 달 첫 회의를 시작으로 분기별로 소집된다. 22명으로 이뤄진 이사회에는 빅테크 경영진 외에도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CEO, 미 스탠퍼드대 AI 연구소장,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 인프라 업체, 대학 관계자도 이사진으로 포함됐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AI 기술은 미국인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엄청난 기회를 제공했지만 상당한 위험 또한 수반하고 있다”며 “중요 인프라와 관련해 AI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배치하지 못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위원회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 AI 안전을 다루는 이사진에 AI 기업 임원들이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것은 비즈니스 개발에 관한 임무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이론에 초점을 맞춘 이사회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AI를 구현하기 위한 실용적인 솔루션을 마련하는 이사회”라며 “이 특별하고 강력한 도구의 핵심 개발자를 이사회에 데려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인프라에 AI 도입을 실험하고 있거나 시험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AI 도입이 확산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면 지금보다 여파가 더 클 수 있다 보니 AI 안전보안이사회와 같은 협의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이사진에는 AI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겸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소유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마요르카스 장관은 메타와 X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회사를 의도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이사진 명단은 지난해 5월 백악관에 초대된 AI 기업 CEO 명단과 광범위하게 겹친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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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태닉호 희생자 금시계, 20억1000만원 낙찰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숨진 미국 부호 존 제이컵 애스터 4세가 남긴 금시계(사진)가 2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경매에서 117만 파운드(약 20억1000만 원)에 낙찰됐다. 예상 낙찰가인 10만∼15만 파운드(약 1억7000만∼2억6000만 원)를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타이태닉호에서 수습된 물품 중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시계는 타이태닉호 침몰 7일 후에 대서양에서 애스터 4세의 시신이 수습될 때 금 커프스단추 등 그의 다른 개인 소지품과 함께 발견됐다. 14K로 도금한 회중시계로 미 시계회사 월섬이 제작했다. 애스터 4세의 이름 대문자 ‘JJA’가 새겨져 있다. 낙찰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인이다. 애스터 4세는 침몰 당시 임신 중이던 아내만 구명보트에 옮겨 태웠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침몰하는 배 위에서 담배를 피우며 다른 승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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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머런 “AI, 영화감독은 해도 배우는 못해”

    “인공지능(AI)이 언젠가 영화감독이 될 수는 있지만 (영화 ‘터미네이터’ 주연)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능가할 수는 없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아바타’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언젠가는 첨단 AI 시스템이 감독의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I가 경험에 근거해 독창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캐머런 감독은 27일(현지 시간)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아와 의식이 있는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있다면 이를 누가 예술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의식이 생겼을 때부터 예술을 해왔는데, AGI가 대본 작성, 감독 등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생성 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텍스트(문장)로 비디오를 만든다”며 올 초 ‘소라(Sora)’를 선보였다. 소라로 만든 영상을 언뜻 보면 실사 영상과 구별하기 힘들다. 캐머런 감독은 이 기술과 관련해 “모두가 손가락을 까닥해 멋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능에 열광하지만, 그것으로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며 “이 기술은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은 그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AI 기술이 영화 제작과 관련된 일상적인 작업을 줄여줘 감독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장면을 촬영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22년 개봉한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은 작업에 13년이 걸렸다. 캐머런 감독은 그러면서도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계가 그럴듯한 연기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인간 배우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특별한 창조의 순간까지 따라잡을 순 없다”며 “AI는 이미지를 제공할 순 있어도 감정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캐머런 감독은 영화 제작에 있어 AI의 역할에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AI가 인간의 연기를 할 수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번 인터뷰는 할리우드에서 AI 활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작가조합(WGA) 및 배우·방송인노조(SAG-AFTRA)는 지난해 AI가 작가 및 배우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63년 만에 동반 파업을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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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570원짜리 아침식사 ‘거지 메뉴’ 열풍

    중국 요식업계에서 ‘충구이(窮鬼)’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거지’ ‘가난뱅이’ 등을 뜻하는 중국어로 저가 메뉴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유명 현지 요식업체 난청샹은 최근 3위안(약 570원)에 죽, 두부, 두유 등 7가지 메뉴로 이뤄진 조식 상품을 선보였다. 맥도널드 중국 지사 또한 두 가지 메뉴를 13.9위안(약 2600원)에 먹을 수 있는 ‘1+1 세트’를 출시했다. 이케아도 매주 금요일에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면서도 음식 양은 유지하는 ‘크레이지 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했다. 상당수 젊은이 또한 ‘식비 줄이는 방법’ 등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맥도널드에서 무료 맥너겟 먹기, 수요일에는 30% 할인하는 도미노피자 구입, 목요일에는 KFC에서 할인 받기, 금요일에는 버거킹 반값 햄버거 먹기’ 등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은 약 136만 개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했던 2020년 이후 최대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자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주요 요식업체 또한 저가 메뉴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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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0원짜리 조식”…中 ‘거지 메뉴’ 큰 인기

    중국 요식업계에서 ‘총구이(窮鬼)’ 메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거지’ ‘가난뱅이’ 등을 뜻하는 중국어로 뜻으로 저가 메뉴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유명 현지 요식업체 난청샹은 최근 3위안(약 570원)에 죽, 두부, 두유 등 7가지 메뉴로 이뤄진 조식 상품을 선보였다. 맥도날드 중국 지사 또한 두 가지 메뉴를 13.9위안(약 2600원)에 먹을 수 있는 ‘1+1 세트’를 출시했다. 이케아도 매주 금요일에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면서도 음식 양은 유지하는 ‘크레이지 프라이데이(Crazy Friday)’ 행사를 시작했다.상당수 젊은이 또한 ‘식비 줄이는 방법’ 등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맥도날드에서 무료 맥너겟 먹기, 수요일에는 30% 할인하는 도미노피자 구입, 목요일에는 KFC에서 할인 받기, 금요일에는 버거킹 반값 햄버거 먹기’ 등이 확산되고 있다.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은 약 136만 개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자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주요 요식업체 또한 저가 메뉴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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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태닉호 침몰 희생자 금시계, 20억1000만원에 낙찰

    1912년 타이태닉호 침몰로 숨진 미국 부호 존 제이컵 애스터 4세가 남긴 금시계가 2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경매에서 117만 파운드(약 20억1000만 원)에 낙찰됐다. 예상 낙찰가인 10만 파운드∼15만 파운드(약 1억7000만 원∼2억6000만 원)를 크게 웃돌았을 뿐 아니라 타이태닉호에서 수습된 물품 중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낙찰자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미국인이다.이 시계는 타이태닉호 침몰 7일 후에 대서양에서 애스터 4세의 시신이 수습될 때 금 커프스단추 등 그의 다른 개인 소지품과 함께 발견됐다. 14K로 도금한 회중시계로 미 시계회사 월섬이 제작했다. 애스터 4세의 이름 대문자 ‘JJA’도 새겨져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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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가 비밀지원한 신형 에이태큼스, 실전서 러軍 때렸다

    최근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열세에 놓인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요구해 왔던 전술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신형이 지난달 전달돼 이미 실전에 두 차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거리 300km에 이르는 신형 에이태큼스는 러시아 점령지 깊숙한 지역까지 정밀 타격이 가능해 우크라이나는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돼 주길 기대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신형 에이태큼스를 포함한) 상당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으며, 더 많은 미사일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지난주 우크라이나로 비밀리에 전달됐다. 우크라이나는 곧장 신형 에이태큼스를 전쟁에 투입해 17일 크림반도의 러시아군 비행장, 23일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부 항구도시 베르댠스크의 군 기지를 타격했다. 신형 에이태큼스는 지난해 9월 미국이 지원했던 구형 에이태큼스(사거리 165km)보다 공격 범위가 2배 가까이 길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줄곧 신형 지원을 요구해 왔으나, 미국은 신형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을 꺼려 왔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이 확인되며 미국은 입장을 바꿨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 특히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아 전쟁터는 물론 후방 민간인 공격에도 사용했다는 걸 확인했다”며 “다만 우크라이나는 신형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가 아닌 전쟁으로 점령당한 지역에서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에이태큼스 지원은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우려가 없지 않았다. 미군의 미사일 비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NYT는 “미군은 타국에 판매할 미사일을 다소 줄이고, 에이태큼스를 제작하는 록히드마틴사의 생산라인을 늘리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미 하원에 이어 23일 상원까지 통과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패키지 법안도 우크라이나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는 예산안에 즉각 서명한 뒤 “몇 시간 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규모의) 로켓, 장갑차 등을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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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美에 요구해온 신형 ‘에이태큼스’ 받았다…‘게임 체인저’ 될 수 있을까

    최근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열세에 놓인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요구해왔던 전술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신형이 지난달 전달돼 이미 실전에 두 차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거리 300㎞에 이르는 신형 에이태큼스는 러시아 점령지 깊숙한 지역까지 정밀 타격이 가능해, 우크라이나는 전쟁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돼주길 기대하고 있다.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 “(신형 에이태큼스를 포함한) 상당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로 보내졌으며, 더 많은 미사일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미사일은 지난주 우크라이나로 비밀리에 전달됐다. 우크라이나는 곧장 신형 에이태큼스를 전쟁에 투입해 17일 크림반도의 러시아군 비행장, 23일 러시아가 점령 중인 남부 항구도시 베르댠스크의 군 기지을 타격했다.신형 에이태큼스는 지난해 9월 미국이 지원했던 구형 에이태큼스(사거리 165㎞)보다 공격 범위가 2배 가까이 길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줄곧 신형 지원을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신형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을 꺼려왔었다.하지만 최근 북한의 러시아 무기 지원이 확인되며 미국은 입장을 바꿨다.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다른 나라, 특히 북한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받아 전쟁터는 물론 후방 민간인 공격에도 사용했다는 걸 확인했다”며 “다만 우크라이나는 신형 에이태큼스를 러시아 본토가 아닌 전쟁으로 점령당한 지역에서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신형 에이태큼스 지원은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우려가 없지 않았다. 미군의 미사일 비축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NYT는 “미군은 타국에 판매할 미사일을 다소 줄이고, 에이태큼스를 제작하는 록히드마틴사의 생산라인을 늘리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미 하원에 이어 23일 상원까지 통과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패키지 법안도 우크라이나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는 예산안에 즉각 서명한 뒤 “몇 시간 내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규모의) 로켓, 장갑차 등을 보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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