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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대부업체 30곳의 상반기(1∼6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이 2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개인대출 상위 30개사의 주담대 연체율은 20.2%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연체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업체들의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해 6월(15.5%), 12월(18.4%), 올 3월(20.2%) 등으로 계속해서 상승해 왔다. 대부업 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후순위 성격이다. 연체 채권이 경·공매로 넘어가도 채권자가 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상위 30개사의 신규 대출액도 올 4월 2291억 원, 5월 1979억 원, 6월 1814억 원 등으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연체 채권 정리가 어렵다 보니 연체율을 관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신규 대출도 줄어들고 있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말 보험사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0.55%로 직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를 제외한 보험계약·신용·기타대출 연체율(1.75%)이 0.26%포인트 급등하면서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지난해 말 0.42%, 올 3월 말 0.54% 등 보험사의 연체율 상승세는 조금씩 둔화되는 분위기다. 전체 보험사 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0.75%로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 연체율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부실채권 비율도 안정화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두 기업의 합병에 또 한 번 제동을 걸었다. 두산이 합병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보고 보완을 요구한 것이다. 26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을 두고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끊이지 않는 합병비율 논란금감원이 두산 측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는 것은 두산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11일 수익성이 안정적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두산밥캣과 적자를 기록 중인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1 대 0.63으로 정했다. 밥캣 주식 1주를 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바꿔 준다는 얘기다.두산 측은 상장사인 두 회사의 주가 추이를 토대로 합병 비율을 정하는 현행법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밥캣의 주주는 알짜 주식을 반납하고 적자 기업 주식을 받아야 하는 데다 받는 주식 수도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두산의 신고서와 관련해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두산로보틱스 주식이 고평가된 상태고 하락 가능성까지 큰 점이 위험요소인데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며 “시장 환경에 비추어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 “투자 판단 위한 정보 미흡”이날 금감원은 별도의 보도참고 자료를 내고 두산 측에 신고서 정정을 요청한 배경을 밝혔다. 양 사의 합병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사항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 요지였다.우선 금감원은 두산그룹 차원의 구조개편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개편 논의 시점, 진행 과정을 넘어 합병 시점을 결정한 경위, 그로 인해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 등을 주주와 잠재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얘기다.또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신설부문(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기업가치를 추산하는 별도의 방법을 보완하고, 이것을 현재 합병 비율의 기준이 되는 시가 비율과 비교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신설 부문의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두산이 사업 재편 계획을 발표한 직후 자본시장에서는 두산밥캣을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보내며 현재 시가로 합병 비율을 책정한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이달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증권신고서 상에)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금감원이 신고서를 또 한 번 반려하면서 두산로보틱스는 내용을 수정, 보완한 뒤 다시 제출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이내에 정정된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올 상반기(1~6월)에만 1조 원이 넘는 순손실을 남긴 새마을금고중앙회(새마을금고)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실채권 정리,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마을금고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1조40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현재까지 쌓아둔 충당금 규모는 6조8000억 원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적립규모를 넘어선 충당금을 올 반 년 만에 쌓은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와 함께 일선 금고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을 수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충당금이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한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회사의 충당금 규모가 커질수록 이익은 줄어든다. 본보의 취재 결과 새마을금고는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인해 상반기 순손실만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새마을금고는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지난해 손자회사 ‘MCI대부’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2조4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넘긴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2조 원을 추가로 정리했다. 3분기(7~9월) 중으로 최소 1조2000억 원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이 같은 충당금 적립,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인해 상반기 1조 원대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내부에 쌓아둔 잉여금이 예상되는 손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윗 관계자는 “작년까지 쌓아둔 이익 잉여금(8조3000억 원)과특별·임의 적립금(5조6000억 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손실 규모는 극복 가능한 수준”이라며 “하반기(7~12월)에도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협, 수협 등 2금융권의 상반기(1∼6월) 순손실이 총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정리하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충당금을 대거 쌓은 결과이지만 급격한 손실 확대로 2금융권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향후 취약계층의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 있어 당국의 근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약 1조3000억 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1236억 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10.5배로 불어난 수준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조 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빠르게 적립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불가피하게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약 3000억 원), 신협(―약 3000억 원), 수협(―약 1500억 원) 등도 충당금 부담으로 상반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네 곳의 손실 합계만 2조 원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대손충당금이란 금융사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예상한 채권을 미리 비용으로 분류하는 것을 뜻한다. 재무제표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회사의 충당금이 커질수록 이익은 줄어든다. 신협 고위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 자회사를 만들어 연체 채권을 정리하려 하고 있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연말쯤은 되어야 (부실채권) 정리가 시작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금융권의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것은 부실 PF 사업장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2금융권은 은행, 보험 등 1금융권에 비해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 비우량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까지 늘어난 점도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 당국은 2금융권의 실적 악화로 인해 금융 소외계층들이 제도권에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대출 절벽’에 몰리는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금융권으로서는 연체율 관리가 우선인 만큼 신용점수가 낮거나 담보가 없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5559억 원의 순손실을 남긴 이후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고객으로 둔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일선 지점들도 가계 대출을 늘리지 않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2금융권이) 부실채권 정리에 소극적이다 보니 높은 연체율이 장기화되고 저신용자들의 ‘대출 절벽’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이라며 “연체 부담이 길어질수록 거시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만큼 부실채권 정리에 나서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실 PF의 여파가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경·공매가 진행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PF 부실 여파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예금보험공사가 추진해온 MG손해보험의 매각 시도가 또 다시 무산됐다. 예보의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불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16일 예보는 매각주관사, 법률자문사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MG손해보험 매각을 최종 유찰 처리했다고 밝혔다. 향후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의계약이란 공개 입찰 절차를 밟지 않고 개별로 접촉해 인수합병(M&A) 거래를 추진하는 방식이다.예보는 입찰 기업들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정량, 정성 평가를 진행했지만 모든 면에서 적절한 낙찰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달 8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 JC플라워를 비롯해 메리츠화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종전과 달리 메리츠화재라는 대형 보험사가 입찰에 뛰어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드디어 매각될 수 있겠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예보가 이번 입찰을 유찰 처리하면서 MG손해보험은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게 됐다.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지분 95.5%를 보유한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금융위원회가 2022년 MG손해보험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예보가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매각 작업을 추진해 왔다. 앞서 예보는 지난해에도 MG손해보험의 매각을 두 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입찰에 다수의 인수 후보 기업이 등장하지 않아 무산됐다. 올 4월에도 예비입찰을 진행했으나 다음 단계인 본입찰 때 한 곳의 기업도 들어오지 않아 매각이 좌초된 바 있다.예보는 수의계약 관련 절차를 마련한 뒤 MG손해보험 매각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가) 수의계약 형태로 경영권 매각을 진행해본 적이 없어 관련 내부 기준과 절차부터 마련한 뒤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입찰에 참여한 3곳의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하며 새로운 회사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디스플레이 물류장비를 주로 만드는 코스닥 상장사 베셀이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의 인수를 추진합니다. 금융권과 금융 당국에선 회사의 이 같은 행보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셀이 3년 연속 적자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여서 저축은행을 품을 만한 체력이 안 된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셀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라온저축은행 지분 60%를 약 68억 원에 인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취득 예정일은 내년 2월 8일로 잠정 정했습니다.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본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다 보니 다른 산업 진출로 물꼬를 터보려는 행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저축은행 몸값이 많이 낮아진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2004년 설립된 베셀은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물류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합니다. 지난해 라온저축은행의 자본금은 40억 원, 순손실은 44억 원이었습니다. 올 3월 말 기준 연체율이 21.31%에 달할 정도로 지방 부동산 침체의 직격타를 맞았습니다.문제는 베셀이 라온저축은행 지분을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이달 14일 공시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베셀의 올 상반기(1~6월) 매출액은 147억 원, 영업손실은 60억 원이었습니다.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의 신규 투자가 줄어들면서 3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실적 부진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현재 베셀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올 6월 말 기준 자본총계는 254억 원으로 자본금(446억 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도 32억 원 밖에 안 됩니다. 올 6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45억 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회사 자금을 ‘올인’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습니다.금융권에서는 재무 상태가 어려운 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해당 회사가 사(私)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한 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는 “현행법에서 대주주에 대한 금융회사의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특수관계가 아닌 제3자를 확보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우회할 여지는 충분하다”며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않은 회사인 만큼 금융감독원이 심사숙고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금감원도 베셀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을 꼼꼼히 살펴볼 계획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베셀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여부를 신청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저희도 잘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심사 절차를 거치게 될 경우 세부 상황을 면밀하게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반년 넘게 카드, 캐피털 회사에 단기대출이 가능한지 문의했지만 줄줄이 거절당했어요. 지인들에게 급전을 빌리며 신세를 지는 것도 이젠 눈치가 보입니다. 결국 사금융 업체에 문의를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박모 씨(44)는 13일 기자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부모님 두 분의 병간호를 도맡고 있다 보니 월급으로는 생활이 여의치 않았고 차근차근 모아둔 2억 원 안팎의 여윳돈도 이제 바닥을 드러냈다. 박 씨는 “부동산, 자동차 같은 담보도 없고 신용점수가 600점이 채 안 돼 도무지 생활비를 빌릴 곳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급증한 데 이어 보유 중인 자동차까지 담보로 맡기고 급전을 마련하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맡길 수 있는 담보라도 있으면 상황이 나은 편으로 박 씨처럼 담보도 없는 취약계층은 불법 사금융과 같은 ‘사각지대’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돈줄이 막히면 서민들이 가장 먼저 찾는 ‘카드론’ 잔액(9개 카드사 합계)은 사상 최대 규모인 40조605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예금담보대출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를 통해 올 상반기(1∼6월) 동안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한도를 조회한 건수도 1484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8%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와 비교해도 226%나 늘어난 수준이다. 차담대는 차량만 소유하고 있으면 소득조건, 신용점수와 상관 없이 받을 수 있는 대출로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예금담보대출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분류된다. 불황에 고금리가 겹친 데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연체율 부담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줄이면서 ‘불황형 대출’이 날로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제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취약계층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금융권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이라 차담대를 비롯한 불황형 대출로 자금 수요가 옮겨 간 것”이라며 “(공급은 한정돼 있으니)부득이하게 불법 사금융에 문을 두드리는 취약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민들, 보험금 등 담보로 급전대출… 중산층은 ‘주담대’ 집 투자[늘어나는 ‘불황형 대출’]대출 양극화 갈수록 심화3년새 예금대출 25%-보험 12%↑… 담보도 없는 서민은 사금융 손대중산층은 대출 늘려 ‘부동산 매입’… 2금융권도 우량신용자에만 대출백화점 직원 이모 씨(38)는 최근 대출 상담사를 통해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상담을 받았다.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다 소진한 탓에 생활비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던 이 씨는 가까스로 캐피털 회사로부터 1500만 원의 차담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올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교과 외 활동, 학원비 등의 지출이 단기에 부쩍 늘어났다”며 “저축은행에서 ‘담보 없으면 대출을 안 해준다’고 해서 차담대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서민들은 생활비 마련조차 버거운 ‘대출절벽’ 상황에서 차까지 담보로 맡기고 있지만 신용점수나 소득이 높은 이들은 부동산 구입 등을 위해 가계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대출 시장에도 고신용자와 중·저신용자 간의 양극화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담대 등 불황형 대출 폭증 최근 들어 차담대 수요가 몰리는 것은 소득 조건, 신용점수 등과 상관없이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보다 대출 한도가 높지만 그만큼 금리 부담도 크다.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이 신규로 취급한 차담대 금리는 최저 연 9.80%, 최대 19.99%였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차담대 한도를 조회한 고객 중에선 30대와 40대의 비율이 각각 30.2%, 37%를 차지했다. 서관수 핀다 파트너십 총괄 이사는 “그만큼 한국 경제의 허리 계층을 차지하는 3040세대의 급전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차담대와 함께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상품들의 잔액들도 하나같이 역대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롯데, BC,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 등 국내 주요 카드사 9곳의 카드론 잔액은 6월 말 기준 40조6059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도 6월 말 기준 4조7831억 원으로 3년 전 대비 25% 증가했다. 본인의 보험계약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는 보험약관대출 잔액도 5월 말 기준 54조1703억 원으로 3년 전 대비 12% 늘어났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캐피털 등 2금융권이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금리는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불황형 대출 잔액이 폭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들은 돈줄 마르는데 중산층 주담대는 급증 예금, 보험, 자동차 등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이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담보를 추가로 제공할 여력이 없거나, 대출 한도가 꽉 찬 서민들은 급전을 마련할 방법이 도무지 없어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구직 중인 노모 씨(42)는 카드값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릴 곳을 찾고 있지만 대출 한도가 꽉 차 사금융 업체와의 상담을 고민 중이다. 노 씨는 “사금융 이자율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카드값을 변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포털 카페 검색, 전화 문의 등을 통해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신용자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정책금융 상품도 예산 부족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소액생계비 대출은 얼마 남지 않은 금융권 기부금과 대출 회수금 등으로 제도를 운영해야 할 상황이다. 13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 소액생계비 대출 제도 운영을 위한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 최종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중·저신용자들에게는 돈줄이 바짝 말라가는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소득과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들이 ‘부동산 쇼핑’에 나서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서민들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 문턱을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연체율 관리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민들의 급전창구’를 자처하던 2금융권도 서민형 대출을 외면한 채 담보 대출과 우량 신용자 대출에만 목매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민들이 돈 빌릴 곳이 없으니 카드론, 보험약관대출 등에 이어 자동차까지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중·저신용자들이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정부의 가계대출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대출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 원 늘어났다. 올해 4월 반등한 이후 석 달 연속으로 증가세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8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747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추이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한 달 증가 폭(7조600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증가 폭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월별 대출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가계 빚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속속 높이고 있지만 대출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 급증은 서울 중심부 아파트 거래가 살아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기준이 완화됐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부동산 구입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주담대 증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임원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관리에 감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 과정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편법대출은 엄중히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부업체 대출 등 서민 대상 금융상품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대출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런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역대 정부는 ‘법정 최고금리’를 계속 인하해 왔다. 하지만 이런 최고금리 인하 정책은 저신용자에게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대부업 고객들의 이자 부담은 일부 줄어들었지만, 대부업체들이 아예 대출 문턱을 높여버리면서 취약계층들이 고금리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최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포용금융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최고금리 인하가 저신용자의 부담을 도리어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법정 최고금리는 2017년 27.9%에서 2018년 24%, 2021년 20% 등으로 계속해서 인하돼 왔다. 이에 따라 대부업 평균 대출금리는 2017년 말 19.6%에서 지난해 말 13.6%로 낮아졌다. 연구원은 해당 기간 동안 대출금리 하락으로 대부업 이용자들이 약 4조4000억 원의 이자 절감 혜택을 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대부업체들이 금리가 낮아지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여버리면서 대부업 이용자는 줄고, 상당수 서민들은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옮겨 갔다는 점이다. 연구원은 같은 기간 대부업체에서 대출 퇴짜를 맞고 불법 사금융을 통해 급전을 마련한 저신용자들의 이자 비용을 24조4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대부업 이용자 이자 절감액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정책을 시행한 이후의 영향을 분석하고 피드백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미흡했다”며 “최고금리 인하 일변도의 정책은 재고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2021년 이후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유지하고 있지만 정책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취약계층을 더 불법 사금융으로 몰아넣는 상황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은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취약계층들의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부업법 개정안에는 △대부업법의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현행 1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30배로 늘리고 △최고 이자율(현행 20%)을 넘는 대부업 계약 체결 시 이자 전액을 무효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같은 당의 천준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대부업의 대표이사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대부업 소속 임직원으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다음 달부터 사고 이력이 많은 대리운전 기사도 대리운전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내달 6일부터 진행되는 대리운전자보험 계약에 할인·할증제도가 도입된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대리기사는 보험에 가입할 때 직전 3년, 최근 1년간의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적으로 내게 된다. 무사고 기사는 무사고 기간(최대 3년)에 따라 할인된 보험료를 낸다. 반면 사고 이력이 많은 기사의 경우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최대 45.9%까지 할증된다. 단, 자동차보험처럼 과실비율이 50% 미만인 사고 1건은 직전 1년 사고 건수에서 제외된다. 태풍, 홍수 등 대리기사의 과실이 없는 사고도 사고 건수에서 제외한다. 보험사가 보험 가입을 거절할 때 적용하는 기준도 완화된다. 기존에는 3년 내 3건의 사고 시 가입이 거절됐다면, 앞으로는 3년 내 5건 이상 사고가 발생했을 시 가입을 거절하는 식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 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신협중앙회와 캐피털 회사들의 연체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두 업권의 건전성 관리 현황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11일 금감원 경영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51개 캐피털사 중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곳은 11개였다. 연체율이 20%가 넘는 업체도 세 곳이나 됐다. 캐피털사의 주된 수익은 자금 조달 금리와 리스, 렌털 등 대출 금리의 차이인 ‘이자 마진’이다. 은행처럼 일반 고객의 자금을 받는 수신 기능이 없어 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캐피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6월 말 연체율이 50%에 육박하는 중소형 캐피털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12일부터 캐피털사 전반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 업권 중에서는 신협의 연체율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6월 말 기준 신협의 전체 연체율은 6%대로 작년 말 대비 3% 가까이 상승했다. 금감원은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의 공동대출에서 연체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신협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23%로 작년 말 대비 4.2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연체율도 3.22%포인트 높아진 8.55%였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직장인 이모 씨(38)는 은행에 넣어뒀던 여윳돈을 증권 계좌로 옮긴 뒤 최근 크게 하락한 반도체 종목들을 분할 매수하고 있다. 이 씨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은행 상품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모아둔 자금과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해 주식 투자를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이에 발맞춰 시장금리도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은행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아파트를 사거나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요구불예금 이달 들어 3조2000억 원 감소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8일 기준 358조9219억 원이었다. 이는 전월 말 대비 3조2760억 원 줄어든 수준이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으로 아직 뚜렷한 용도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을 뜻한다. 시중은행의 대기성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는 것은 은행권 금융상품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이 다른 투자처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이달 2일, KB국민은행은 5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한 증권사 자산관리전문가(PB)는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고객들이 예적금 수익률로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더 넓은 아파트로 갈아타거나 보다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동산 매수·주식투자 기회 노려 금융권에서는 시장의 부동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집을 사는 데 쓰였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747억 원 증가했다. 현재 추세대로 가계대출이 늘어난다면 지난 한 달 증가 폭(7조600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서울 양천구 소재 아파트를 매수한 문모 씨(40)는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계속 오름세여서 더 늦기 전에 경기 용인시 집을 팔고 서울로 가기로 했다”며 “대출 금리가 많이 내려간 상태라 생각보다 추가 부담이 그리 크진 않다”고 말했다. 일부 요구불예금은 주식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가 전일 대비 8.77%나 떨어졌던 이달 5일에는 하루 만에 2조366억 원의 요구불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같은 날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 잔액은 하루 만에 5조6197억 원이 증가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권의 대기성 자금이 주식,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는 전망이 우세하고 이에 따라 주식, 부동산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라 보는 분위기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영끌’ ‘빚투’ 열풍이 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의 경우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들의 투자 유인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두 가지 자산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미국, 한국의 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로 다가왔다 해도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사진)가 8일 구속 기소됐다. 에스엠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에스엠 주가 급등 이유에 대해 진정을 낸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과 함께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실행된 시세조종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A4용지 11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가 김 창업자의 지시 아래 지난해 2월 16∼28일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시세조종을 벌였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약 2400억 원을 동원해 553회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에스엠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해 에스엠 지분 9.05%를 주당 9만10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관련 주식 거래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내자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통한 인수에 나섰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이날 “대항공개매수 또는 5% 이상 대량 보유 상황 보고의무 준수 등 적법한 방법이 아니라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을 동원해 에스엠 주식을 은밀하게 대량 장내 매수하는 방법을 일부러 택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 중 장내 매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상대방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굳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해당 행위가 시세 고정 목적인 경우 ‘조종’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 등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176조 3항은 ‘상장증권 등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으로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이 고가매수·물량소진·종가관여주문 등 대표적인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시세를 떠받치며 상승세를 유지시켜 시세를 고정했다”고 주장했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인수합병(M&A), 경영권 방어 목적 등이라 해도 시세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입 맞추기를 하고 인수 관련 논의를 한 대화방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인 임직원이 세운 거짓 대응 논리를 공유하며 수사기관에 허위로 답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카카오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간단히 입장을 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소상공인들의 카드 매출을 담보로 한 상품을 판매해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약 600억 원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만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업체들에 대한 현장 검사에 돌입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루멘페이먼츠와 온투업체 크로스파이낸스에 대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온투업 특성상 여러 상품에 동시에 투자한 이들이 많은 편”이라며 “상환이 안 될 경우 수천 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선(先)정산업체에 대출해주는 사업을 해왔다. 선정산업체는 소상공인에게서 매입한 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내세워 온투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아 왔다. 투자자 입장에선 7일 미만의 단기 투자로 연 10% 이상(세전 기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선정산업체가 대출을 신청하면 온투업체인 크로스파이낸스는 PG사의 가맹점 카드 매출 정산금액을 확인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내준다. 선정산업체는 이를 소상공인 등 가맹점에 빌려주고, 대출 상환은 PG사가 한다. 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이번 사태가 터진 것이다. 루멘페이먼츠의 상환이 늦어지면 부실 채권이 돼 대출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이 원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날 기준 크로스파이낸스의 대출잔액은 약 809억 원이며, 금감원은 이 중 미상환 금액의 비중이 약 6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추가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 금융권에서는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선정산대출 상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선정산업체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티몬·위메프 판매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투자 상품을 판매한 온투업체는 4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판매한 규모는 약 30억 원 수준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양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한양증권의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달 2일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했습니다. 양 측은 약 5주 동안의 상세 실사를 거친 뒤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하지만 자본시장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기자의 눈으로 봤을 때, 이번 한양증권 경영권 거래 과정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제법 많습니다.⓵ 상장사 경영권 매각 맞아? 끊임없는 정보 유출한양증권은 1988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회사입니다. 통상적으로 상장사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때는 ‘물 밑에서’, ‘조용히’ 진행합니다. 매각 이슈가 불특정 투자자에게 노출되면 주가가 출렁이고, 이로 인해 거래 가격을 협상하는 데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한양증권의 매각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입찰에 추가로 참여한 기업이 나타나면 12시간도 안 돼 언론에 대서특필 됐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한양학원이 이달 2일에 우협을 선정할 예정’이란 사실이 일찌감치 노출됐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네이버가 운영 중인 한양증권 종목 토론방에는 1일부터 “우협 공시가 임박했다”는 글이 수두룩합니다. 한 유료 매체는 1일 저녁 6시 경에 “우협, 2일 장 마감 뒤 발표한다”는 제목의 보도까지 냈습니다.실제로 한양증권은 2일 장 마감 이후 KCGI를 우협으로 선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단순한 우연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인수합병(M&A) 시장을 5년 넘게 취재해온 기자에겐 이런 상황이 그저 낯설기만 합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생각도 기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대형 회계법인 대표 A 씨는 “통상 상장사 경영권 매각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편이고, 보도내용이나 일각의 소문이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번 한양증권 매각과 관련된 정보들은 믿기 힘들만큼 정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회계법인 전무 B 씨도 “누군가 작정하고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의문을 제시했습니다.⓶ 깜깜이 매각·파킹 거래 논란한양증권 인수를 검토했던 기업들은 매각 절차가 불투명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모든 입찰 참여자들에게 동일한 정보와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양학원은 한양증권의 매각을 공식화한 지 불과 3주 만에 우협을 선정했습니다. 예비입찰은 실시했지만 별도의 본입찰 절차 없이 KCGI를 택했습니다. 당시 한양학원은 “한양대학교의료원이 시설 노후,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수 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와중에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한양증권의 주식 일부를 처분해 학교 전출금, 의료원 지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학원 차원에서 급전이 필요해 한양증권 지분 매각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됩니다.입찰에 참여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저희가) 인수의향서 내려고 할 땐 받으려 하지도 않더니 갑자기 마감날 아침에 ‘오늘까지 제안서를 내달라’고 연락을 줬다”며 ”입찰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저희를) 급하게 부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한양학원이 매수자를 일찌감치 KCGI로 점찍어두고 입찰을 형식적으로 진행했다는 말이 쉼 없이 나옵니다.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까지 지분 일부를 남겨두고 팔기로 하면서 양 측이 ‘파킹 거래(경영권을 잠시 맡겼다 다시 가져오는 것)’를 사전에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이번 거래 대상은 한양학원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30%이며, 매각 작업이 끝난 이후에도 한양학원과 김 이사장은 총 9%의 지분을 남겨두게 됩니다. 한양학원이 향후 경영을 정상화한 다음 한양증권을 되사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설득력이 실리는 대목입니다.여기에 KCGI가 써낸 한양증권 가격이 공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KCGI는 한양증권 지분 29.6%를 2448억 원에 사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당 6만5000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금일 종가(1만8350원)에 비해 무려 3배 넘게 비싼 수준입니다. 당시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양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도와 레버리지배율(기업이 얼마나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 증권업계 최저 수준”이라며 “KCGI자산운용, KCGI대체투자운용 등과의 시너지도 예상돼 그려 나갈 미래가 무궁무진하다”고 높은 가격을 제시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다만 “최종 매매 대금은 5주간의 실사 과정을 거쳐 조정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습니다.이에 대해 몇 년 전 한양증권 인수를 검토했던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KCGI가 2448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한양증권을 사들여야 하는데, 공시된 가격 수준이라면 펀드에 투자할 기관투자자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며 “대형 증권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한양증권의 PBR을 1.68배(우선주 포함)로 평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⓷ 금감원 “대주주 적격성 꼼꼼히 살필 것”KCGI가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로 오르기 위해선 금융 당국의 심사 관문(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금융감독원도 한양증권 매각과 관련된 의혹들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KCGI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서) 제기된 파킹거래 논란, 공정성 논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KCGI가) 한양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요청하는 즉시 면밀하게 따져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강성부 KCGI 대표는 시장에서 제기된 의문들과 관련해 말을 아꼈습니다. 강 대표는 기자에게 “주식매매 계약에 싸인(서명) 전까지는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이 판매자(셀러)들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티몬·위메프 셀러에게 빌려준 선(先)정산대출 잔액은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SC제일은행은 선정산대출 상품 ‘파트너스론’을 이용하는 셀러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셀러가 원할 경우 파트너스론을 대환대출로 전환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해주고, 연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출 이자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대환대출 전환과 만기 연장은 정산일 경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셀러에게 적용된다. KB국민, 신한은행도 셀러들의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기 연장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이커머스가 잘 돌아갔고 (매출채권이라는) 담보도 있는 대출이어서 은행들도 이번과 같은 리스크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티몬·위메프 셀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큐텐이 티몬·위메프의 기업회생과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신청했지만 채무 중단, 탕감 등의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한편 국내에서 선정산대출 상품을 취급해온 은행들은 SC제일, KB국민, 신한 등 세 곳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실이 은행연합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SC제일, KB국민, 신한은행이 티몬·위메프 셀러에게 집행한 선정산대출 취급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76억4900만 원이었다. SC제일은행이 1050억49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KB국민(26억 원), 신한(300만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선정산대출이란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에 입점해 물건을 파는 셀러가 업체에서 판매 대금을 정산받기 전에 매출채권으로 돈을 빌리고, 추후 정산을 받은 다음 빚을 갚는 상품이다. SC제일, KB국민, 신한 등 세 곳의 은행들은 이커머스가 판매 대금을 정산하기까지 50~60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2018년부터 해당 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실제로 판매 대금을 받기까지 최대 두 달 가까이 걸리다보니 구조적으로 ‘급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며 “은행 입장에선 단기 대출 성격이다보니 연 5~6% 수준의 낮지 않은 금리를 제시해 온 것”이라고 상품 구조를 설명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티몬·위메프의 일반 상품 환불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지만 여행상품과 상품권을 결제한 고객들에게는 환불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여신금융협회에 티몬·위메프의 여행상품과 상품권에 대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법적인 환불 의무가 있는지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PG사와 카드사들은 소비자가 결제하고도 배송받지 못한 일반 상품에 대한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행상품과 상품권에 대해선 환불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PG업계 관계자는 “상품권 고유번호가 소비자에게 발송됐거나 여행상품 일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여행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업계 차원의 법리 검토 절차가 필요한 만큼 한국소비자원의 분쟁 조정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네이버,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사는 여행상품 결제 건에 대해서도 선(先)환불 절차에 돌입했다. 양 사 관계자는 “(PG업체로서) 법적인 환불 의무 여부와 상관없이 소비자 구제 차원에서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재발을 막기 위해 전자상거래(이커머스)와 PG 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PG사를 겸업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PG사 자금에 손을 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낮아지는데 대출 금리는 올라가는 기형적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장 금리가 하락세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에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도리어 올린 까닭이다. 결국 은행들의 수익만 커지게 생겼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4일 KB국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부터 상당수의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 폭이 커 예금 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은행 역시 이달 2일부터 만기 3년 이상인 예금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낮췄다. 하나, 우리, NH농협 등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시장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3.204%로 열흘 전인 지난달 19일(3.345%) 대비 0.14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시장 흐름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030∼5.204%로 지난달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0.19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하락하고,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520%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금융 당국의 대출 관리 압박을 받은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리면서 이 같은 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올 상반기(1∼6월)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자 은행권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은행권에 대출 속도 조절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5대 은행뿐 아니라 카카오,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거꾸로 가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 금리는 낮아져서 예금 금리는 떨어질 테지만,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하에서 대출 금리까지 덩달아 낮추긴 힘들 것”이라며 “당국 정책으로 인해 은행권의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차)이 본의 아니게 커지게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해외 여행 시 가맹점에서 원화 대신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게 유리하다고 금융감독원이 밝혔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 신용카드 민원 사례로 알아보는 소비자 유의사항’을 1일 안내했다. 해외 가맹점에서 ‘원화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비자·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회사에 대한 수수료, 해외 이용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 원화결제 수수료 등이 함께 부과된다. 고객이 대략적인 결제액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약 3∼8% 수준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 같은 수수료 부담을 피하려면 카드사에서 운영하는 ‘해외 원화결제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성용준 금감원 금융민원국장은 “해외 숙박 예약, 여행사,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은 해외 원화결제가 가능한 대표적인 웹사이트”라며 “거래 과정에서 원화로 결제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우리투자증권이 10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예금자 보호가 되는 발행어음, 낮은 수수료의 펀드슈퍼마켓 등을 내세워 증권가의 ‘메기’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60·사진)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0만 명에 달하는 우리금융그룹 고객을 넘어 국민들의 자산 증식에 보탬이 되는 금융사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대체투자본부장,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 우리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치며 35년 동안 금융맨으로 활약해 왔다. 우리투자증권은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된 뒤 사명(NH투자증권)을 바꾸며 자취를 감췄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증권사 인수합병(M&A)을 최우선 과제로 택했고, 이 같은 행보는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공식화됐다.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다시 탄생시켰다. 남 대표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이 지닌 장점들이 우리투자증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운영 회사로 국내에서 수수료가 가장 낮은 ‘S클래스 펀드’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우리종금은 국내에서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유일하게 갖고 있는 업체다. 그는 “펀드슈퍼마켓만 팔 수 있는 S클래스 펀드는 선취 판매 수수료가 없으며, 판매 보수도 다른 클래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우리종금이 판매하는 발행어음도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어 경쟁사가 대체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출범 이후에도 펀드슈퍼마켓의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기존의 펀드슈퍼마켓 운영 취지를 그대로 승계해 국내에서 펀드를 가장 저렴하게 파는 플랫폼으로 이어갈 생각”이라며 “공모펀드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건 맞지만 연금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 중인 만큼 펀드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우리금융은 하반기(7∼12월) 중 모든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담은 슈퍼앱 ‘뉴원’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남 대표는 이르면 내년 1분기(1∼3월) 중 슈퍼앱 안에서 모바일거래시스템(MTS)이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상이 나날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증권업은 이 같은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합병 전 두 회사의 지점이 많지 않고 그룹 차원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이 뛰어난 만큼 토스증권 등을 벤치마크해 디지털에 특화된 증권사로 키우기에 (우리투자증권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한국 경제에서 ‘혁신 DNA’가 사라지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벗어나 미국 등 해외 증시로 투자처를 옮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산업군이나 기업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며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금융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남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기업 밸류업 정책을 마련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기업들이 외면해왔던 주주 친화적 정책을 주요 어젠다로 설정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며 “밸류업 정책이 장기간 일관적으로 추진된다면 한국 증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