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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은 데뷔 9주년이었던 지난해 6월 폭탄선언을 했다. 팬들과 함께 매년 축제처럼 즐기던 유튜브 콘텐츠 ‘찐 방탄회식’에서 단체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들은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며 “기계가 돼버린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BTS는 2013년 6월 데뷔 이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2017년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한 걸 시작으로 2018년 5월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달성했다. 2020년 9월엔 ‘다이너마이트’로 역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1위를 기록하며 새 역사를 썼다. 2021년에는 6월 ‘버터’, 7월 ‘퍼미션 투 댄스’로 잇달아 핫100 1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9월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어하는 세계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5월엔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던 BTS 멤버들은 활동 중단 이후 행보를 ‘챕터2’라고 언급했다. 제이홉(본명 정호석·29)은 당시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멤버들은 솔로 음반을 내거나 개인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며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멤버 지민(본명 박지민·28)은 첫 솔로 앨범으로 올 4월 ‘핫100’ 1위에 다시 올랐다. 맏형 진(본명 김석진·31)은 지난해 12월, 제이홉은 올 4월 잇달아 입대했다. 멤버 입대 후에도 BTS는 입대 전 녹음한 음원을 활용해 7명이 모두 참여한 신곡을 잇달아 선보이며 팬클럽 ‘아미’들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신곡 ‘더 플래닛’을 발표한 데 이어 데뷔 10주년을 맞아 9일 신곡 ‘테이크 투’를 내놨다. 앞으로 남은 멤버 5명도 순차적으로 입대하며 ‘군백기(군대+공백기)’를 거칠 예정이다. 하이브도 BTS의 공백을 메울 대안을 찾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51)은 올 3월 관훈포럼 강연에서 “BTS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멀티레이블 체제 도입과 팬 플랫폼 ‘위버스’ 확장 등의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BTS 10년, 전 세계 아미들 서울로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을 맞아 ‘2023 BTS 페스타’가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전 세계에서 BTS 팬 ‘아미(ARMY)’들이 몰려들고 있다. 서울시는 주요 관광지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며 손님맞이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지민, 내 인생을 바꿔줘서 고마워요.” 2일 서울 용산구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사옥 앞.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왔다는 카테리나 리 씨(45)에게 “제일 좋아하는 BTS 멤버 지민(본명 박지민·28)을 만나면 어떤 말을 할 거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러시아에서 컴퓨터 관련 직업 등에 종사하던 리 씨는 어느 순간 ‘이게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일까’라는 생각에 방황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연히 BTS를 알게 된 후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이제라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리 씨는 하던 일을 모두 정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서울대 한국어교육센터에서 한국어 과정을 듣기 시작했다. 리 씨는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도 BTS가 전하는 메시지”라며 “언젠가 하이브 직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했다. 13일 BTS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리 씨와 같은 BTS 팬 ‘아미(ARMY)’들이 전 세계에서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이브가 주관하는 BTS 데뷔 10주년 축제 ‘2023 BTS 페스타’를 즐기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하이브와 함께 12일부터 서울 곳곳의 관광명소를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물들이기로 했다. 온라인에선 이미 지난달 31일부터 각종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들뜬 마음으로 축제를 기다려온 아미뿐 아니라 서울시민들도 2주 동안 즐길 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됐다.● “전 세계 아미 모여라” 성지순례 시작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사옥은 해외 아미들의 ‘필수 방문지’로 꼽힌다. 기자는 2, 3일 하이브 사옥을 찾았는데 사옥 지하에 있던 ‘BTS 박물관’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으로 이전 작업 중이라 입장할 수 없었지만 아미들은 “하이브 사옥을 본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온 아미들은 이구동성으로 BTS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경험담을 기자에게 털어놨다. 캐나다인 아리파 판치바야 씨(20)는 “고등학생 시절 공부를 왜 하는지,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몰라 어두운 시간을 보냈다”며 “사회의 기준에 맞출 필요 없으니 자신을 사랑하라는 BTS 노래 덕분에 마음을 잡고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BTS를 알려준 언니, 친구와 함께 미국에서 왔다는 엘로이사 마가욘 씨(23) 역시 “우리 셋 모두 실직 상태지만 BTS를 보며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다”며 “돌아가면 다시 힘을 내 재취업 자리를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기 위해 오래 준비한 경우도 있었다. 5년 전 BTS 팬이 된 후 올 3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미켈라 리스타 씨(32)는 “이탈리아에서 낮에는 한국 문화 전공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카페에서 일했다”며 “한국 갈 돈을 모으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동국대 한국어교육원에서 만난 다른 아미들과 사옥을 찾았다. 역시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네페르타리 베키 씨(24)는 “휴학하고 고향에 돌아가 8개월 동안 판매 보조원으로 일하면서 한국을 여행할 돈을 모았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에 더해 아미들까지 서울로 몰려들면서 숙소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아미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숙소를 공유할 사람을 구하는 모습이었다. ● 온·오프라인 페스타에 아미들 열광 BTS는 매년 6월 13일 데뷔일 전후에 축하 행사를 열어 왔다. 특히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각종 행사가 열린다. 용산구 하이브 사옥 인근 카페들은 ‘아미맞이’가 한창이었다. 3일 한 카페에선 직원들이 BTS 멤버 사진이 담긴 액자를 정렬하고,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팬들이 판매나 전시를 위해 기부한 굿즈와 사진이 가득 쌓여 있었다. 5개월 전부터 이 카페에서 일했다는 김예서 씨(21)는 “10주년을 앞두고 카페를 방문하는 아미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아미는 아니지만 팬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영화관에선 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30)의 일본 월드투어 공연을 동시 상영하는 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티켓 값은 일반 영화표의 4배에 육박하는 5만9000원이었지만 3일 오후 5시경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는 좌석 400석의 상영관에 팬들이 가득 차 있었다. 멕시코에서 왔다는 라이사 오타비아노 씨(35)는 “실제 콘서트장은 아니지만 아미들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감동을 느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축제도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BTS는 지난달 31일 공식 SNS에 보드게임을 배경으로 한 ‘2023 BTS FESTA’ 캘린더를 올리며 축하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 캘린더엔 날짜와 아이콘만 담겨 있는데 행사 내용은 당일에 하나씩 공개되고 있다. 첫 일정으로 2일 BTS 멤버들이 아미들을 위해 꾸민 옥외 광고가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와 명동 일대 건물 전광판 등에는 BTS 멤버들이 손글씨와 사진으로 팬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가 상영됐다. 특히 멤버들의 출신 지역에는 해당 멤버의 메시지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3일에는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방콘(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이 열려 전 세계에서 시청자 50만 명이 동시 접속했다. 9일 오후 1시에는 입대한 2명을 포함한 멤버 7명 전원이 참여한 신곡 ‘테이크 투(Take Two)’가 공개돼 아미들이 열광하기도 했다. ● 동고동락한 10년 “고생 많았어!” BTS 멤버들의 무명 시절부터 응원해온 팬들에게는 10주년이 더 각별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12년 전 한 언더그라운드 콘서트장에서 당시 ‘런치란다’라는 무명 래퍼로 활동하던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29)을 처음 만났다는 전모 씨(49)는 “랩도 잘했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남을 배려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고 돌이켰다. 하이브 사옥 인근에서 기자와 만난 전 씨는 “당시 첫 팬미팅을 놀이터에서 열었는데 그때부터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는 순간까지 늘 응원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카페에선 부인을 따라 아미가 됐다는 개발자 박모 씨(42)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2021년 재능을 살려 아미들을 위한 안내 애플리케이션 ‘BTS ROAD’를 만들었다. 해당 앱에선 멤버와 지역별로 언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한눈에 찾아볼 수 있다. 하루 10만 명이 접속하는 ‘아미 필수 앱’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무료로 앱 정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 씨는 “아내가 멤버들의 생일파티가 열리는 카페를 찾기 위해 헤맨 적이 있어서 편리하게 BTS 관련 일정을 볼 수 있도록 앱을 만들었다”며 “10주년을 앞두고 접속자 수가 늘어나는 걸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아미 잡아라” 두 팔 걷은 서울시 서울시도 BTS 페스타를 지원하며 축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종로구 세종문화회관과 남산서울타워, 세빛섬 등에선 BTS 관련 콘텐츠로 구성된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를 상영한다. 주요 명소를 방문해 스탬프를 찍고 인증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굿즈를 증정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10주년 메인 행사는 17일 낮 12시부터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인도에 BTS가 활동한 10년간의 사진을 전시하는 ‘아미로드’를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야간 불꽃놀이도 진행한다. 서울시는 17일 이후에도 25일까지 세빛섬과 남산서울타워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 8곳을 보라색으로 장식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시와 경찰은 BTS 10주년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7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메인 행사와 관련해선 최근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주재로 관계기관 협력·점검회의를 열었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체육국 관광정책과장은 “모든 팬들에게 축제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곳곳에 배치된 안내요원의 지시에 잘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수감됐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지 하루 만에 구청에 출근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사퇴를 촉구하며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8일 오전 8시경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 및 시민대책회의(대책회의) 관계자 20여 명은 서울 용산구청 앞에 모여 출근하는 박 구청장을 기다렸다. 박 구청장이 이미 출근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은 ‘박희영 구청장 사퇴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청 내부로 진입해 9층 구청장실로 향했다. 유가족들은 구청장실 앞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밖으로 나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30여 분 동안 대치를 이어간 후 구청장실 문에 사퇴 촉구문 등을 붙이고 용산구청 정문으로 나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직후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전날(7일) 구치소를 나서는 길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줄행랑쳤다”며 “박 구청장이 (보석을 청구하며 밝힌 대로) 공황장애라면 유가족은 이미 살아 숨 쉬는 시체”라고 했다. 이태원 참사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지난해 말 구속된 박 구청장의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앞두고 보증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유가족들은 “앞으로도 매일 출근 시간에 구청을 찾아 박 구청장 출근 저지를 위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라길래 꼭 와보고 싶었어요.” 일본인 관광객 사토 사쿠라 씨(26·여)는 지난달 31일 낮 12시 반경 서울 종로구 북촌 골목길에 있는 40석 규모의 베이글 가게 앞에서 2시간 동안 순서를 기다렸다. 그는 “한국에 처음 왔지만 명동에는 안 갈 생각”이라며 “비빔밥, 불고기 같은 음식은 일본에서도 먹을 수 있어 한국 젊은 여성들이 가는 ‘쿨한 곳’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전날에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 잡은 성동구 성수동을 다녀왔다고 했다.● “한국 MZ세대 다니는 쿨한 곳 갈래요”명동 등 전통적인 외국인 관광 명소나 한식 맛집 대신 MZ세대가 몰리는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트렌디함’을 찾기 위해 한국에 온 관광객들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된 젊은이들의 명소에 몰리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베이글 가게 앞에 줄을 선 이들 중 절반가량은 외국인이었다. 국적별로는 일본인이 가장 많았지만 베트남, 태국, 홍콩, 멕시코 등에서 온 관광객도 있었다. 연령대는 대부분 2030세대였다. 이 가게 직원은 “2년 전 가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내국인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SNS 등을 통해 소문이 퍼지면서 올 초부터 외국인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특히 젊은 일본 여성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용산구 한남동 등 최근 떠오른 신종 골목 상권까지 꿰뚫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북촌 골목에서 만난 한 20대 일본인 여성은 “한국 유튜버의 브이로그 영상에서 인기 도넛 가게, 스콘 가게, 소품 가게 등을 ‘위시리스트’로 저장해놓고 방문했다. 이른바 ‘성지순례’를 하는 셈”이라며 웃었다.● SNS, 유튜브 통해 실시간으로 유행 파악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포토존도 바뀌고 있다. 5일 오후 성수동의 한 케이크 가게 건너편에선 아시아 국가 관광객들이 높이 5m에 이르는 빨간색 외벽을 배경으로 줄지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SNS에서 ‘인증샷 명소’로 불리는 곳이다. 한 핸드크림 브랜드의 강남구 신사동 매장도 세련된 매장 디자인으로 외국인이 즐겨 찾는 포토존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여행 콘텐츠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 클로이 로랑 씨(20)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찾은 마포구 홍익대 앞의 작고 힙한 카페에 다녀왔다”며 “한국인들밖에 없고 관광지답지 않아 더 좋았다”고 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이 트렌드의 첨단을 달리는 곳으로 여겨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가이드북 대신 유튜브, SNS 등을 통해 한국의 진짜 유행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동선이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4일 발표된 정부의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에서 부정·비위 사례가 적발된 민간단체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센터장이 지급받은 센터 운영비를 본인 계좌로 입금한 뒤 포토샵 기술로 이체 증명서를 위조한 울산의 A지역아동센터 측은 “횡령은 이전 센터장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사가) 지난해 12월 해고됐고, 그 일로 우리 센터도 굉장히 곤란하고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이사장이 보조금 1000만 원 전액을 무단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된 전남의 D사회적협동조합은 “이사장이 보조금을 개인 통장으로 이체하고 잠적한 게 맞다”며 “이사장 소재 불명으로 경찰 수사가 중단됐다. 보조금 환수를 위해 재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보조금 지급 목적과 무관한 정권 퇴진 운동 강의를 편성하고 강사비를 지급한 혐의로 정부가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인 통일운동 단체 B문화연합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강의는) 정권 100일을 맞이해 실시한 강의”라며 “현 정부가 시대정신과 반대로 가는 게 많다는 내용의 강의를 퇴진운동이라고 하는 건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보조금 지급 액수에 대해서도 “(정부 발표와 달리) 6260만 원 중 4800만 원이 정부 보조금이고 1460만 원은 자부담이었다”고 반박했다. 국고보조금을 협회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중국 내 사무실 임차비 등으로 부정 집행한 사실이 드러난 사단법인 C협회 측은 “지난해 9월 감사 때 이미 문제가 됐는데, 이는 전임 회장과 관련한 문제일 뿐 우리와는 관련 없다”고 했다. 기부금 명목의 리베이트로 4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의뢰를 앞둔 독립운동 관련 G기념사업회 측은 “현재로선 단체 차원의 공식적 입장이 없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 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 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 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정부가 제대로 안 알려주니 스스로라도 생존법을 익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생 김연지 씨(23)는 1일 비상식량과 상비약 등을 구입해 직접 ‘생존 가방’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따른 ‘경계경보 대혼란’을 경험하고 나서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경우를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김 씨는 “서울시와 행안부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상황에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 뿐이란 사실을 절감했다”며 “앞으로 연구해 생존가방 품목을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생존 가방’ 만들며 각자도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경계경보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김 씨처럼 ‘생존 가방’을 직접 꾸리거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생존 가방 제작법을 소개하는 글이 종일 이어졌다. 통조림 등 비상 식량과 비상약, 라디오, 손전등 등 필수품을 용도와 함께 소개하거나 실제 만든 생존 가방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모 씨(28)는 1일 전기 없이 작동되는 라디오를 5만 원에 구입했다. 이 씨는 “경계경보 당시 포털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실제 상황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 휴대전화도 무용지물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구입했다”고 말했다.비상 용품을 묶어 파는 ‘생존키트’ 또는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날 15만 원짜리 재난대비 키트를 구입한 남모 씨(27)는 “7만 원대부터 있었지만 실제 상황을 가정하면 충실하게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여분의 약을 마련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당뇨를 앓고 있는 윤정연 씨(26)는 “전날 경계경보를 듣고 대피용 짐을 싸는데 약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치 여분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늘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왔다”고 말했다.● 대피소 확인, 또 확인 일부는 집이나 직장 인근 대피소를 확인하고 직접 둘러보며 동선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피소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앱)과 국민재난안전포털(www.safekorea.go.kr)이 경계경보 당일 먹통이 되는 걸 보면서 미리 대피경로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강모 씨(46)는 “아버지가 어제 일로 많이 불안해하셔서 집 근처 대피소까지 모시고 갔다 왔다”고 했다. 대피소에 정부가 인증한 대피소 마크가 붙어있는지 확인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인철 씨(36)는 “재난포털을 통해 찾은 근처 대피처를 찾아갔는데 부실해 보였다. 정부 인증 마크를 보고서야 안심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 비상 상황 시 가족들과 만날 장소를 미리 정해놓기도 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이모 씨(24)는 “경기 이천이 본가인데 가족과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이천터미널에서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대피 요령을 가르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비상대비체험관을 찾는 학부모도 늘었다. 이곳에선 경보 발령 시 대피요령 등을 배우고 방독면 쓰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관 관계자는 “평소 평일에 200명 가량 방문하는데 어제 오늘 방문객이 30~40% 늘었다”고 했다. 유치원 교사 이모 씨(26)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반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지하로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대비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훼손된 정부와 지자체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비상 시 정부와 지자체의 지시에 따르는 게 중요하다. 각자도생으로는 대피가 어려운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지난달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부터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 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밖에 안 지났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들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31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이 이달 초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의 분향소 설치를 두고 충돌했다.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분향소 설치를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등 도심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지’ 등을 외치며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4시부터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중구 덕수궁 대한문 사이에 모여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만5000여 명(경찰 추산) 모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8일만에 열린 첫 대규모 집회다. 충돌은 세종대로 집회가 끝난 뒤 열린 야간 집회에서 발생했다. 민노총 조합원 800여 명(경찰 추산)은 오후 6시 40분경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간부 양모 씨의 분향소를 만들겠다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다. 당초 오후 7시부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에 천막 기습 설치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포위한 채 “지방자치단체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시설물”이라는 경고방송을 하고 저지에 나섰다. 또 분향소를 설치하던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진입을 막으려는 민노총과 경찰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고 몸싸움이 발생했다. 경찰이 분향소를 세우려는 노조원을 중구 세종대로로 끌어내고, 노조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차도로 나오면서 한때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방향 편도 4개 차로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경찰은 “공무집행을 방해할 시 현행범 체포하겠다”는 방송을 반복한 끝에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또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다. 이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해 먼저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관할구청의 행정요청에 따라 천막 설치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향소 설치가 저지된 장소에서 민노총은 오후 8시 반까지 집회를 이어간 후 해산했다. 또 “앞으로도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마다 도심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경찰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분사까지 이뤄지진 않았다. 평일 서울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와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퇴근길 등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날 집회가 한창이던 오후 3시 45분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4km에 불과했다. 직장인 김창현 씨(28)는 “노숙 집회를 한 지 2주 밖에 안 지냈는데 또 집회를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부인과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는 벨기에인 크리스토프 델라팔라스 씨(35)는 “서울광장이 마지막 여행지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기자 woojoo@donga.com}

“저는 잠시 독방에서 지냈는데도 이렇게 힘드네요. 아들은 지금 방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까요.” 방 밖에 거의 나오지 않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아들을 둔 임혜숙(가명·50) 씨는 28일 ‘고립 청(소)년 부모교육’ 1기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임 씨의 아들은 학창 시절 잦은 이사로 친구를 사귀지 못하자 고등학교 때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임 씨는 “10년 넘게 방 밖으로 거의 안 나오는 아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돌이켰다. 올 3월 사랑의열매와 청년재단,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는 “부모가 바로 서야 자녀가 회복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고립 청(소)년 부모교육’을 시작했다. 3개월 동안 매주 수업을 들으며 자녀와의 소통 기술 등을 배운 부모들은 마지막으로 26일부터 강원 홍천군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치유캠프’에 참여했다. 부모들은 캠프 첫날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독방에 갇혔다. 1평(약 3.3㎡) 남짓한 방에는 화장실과 작은 책상만 있었다. 오후 11시∼오전 10시 독방에 갇혀 배식구를 통해 식사를 받았고 낮에는 명상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중학생 딸이 1년 넘게 등교를 거부 중이라는 정혜영(가명·52) 씨는 “맞벌이인데 바쁘다는 이유로 딸의 고민을 제대로 들어주지 못했다”며 “비행기가 추락할 때 부모가 먼저 산소호흡기를 쓰는 것처럼 내가 중심을 지키면서 자녀를 살려야 한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캠프를 마친 부모들은 모임도 만들었다. 모임 대표를 맡은 임형식(가명·56) 씨는 “은둔 자녀를 둔 부모끼리 서로 격려하고 자녀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 1월 서울시가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만 19∼39세 청년 중 약 61만 명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홍천=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저는 잠시 독방에서 지냈는데도 이렇게 힘드네요. 아들은 지금 방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까요.”10년 넘게 방 밖에 거의 나오지 않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아들을 둔 임혜숙(가명·50) 씨는 28일 ‘고립 청(소)년 부모교육’ 1기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임 씨의 아들은 학창 시절 서울과 시골을 오가는 잦은 이사로 친구를 사귀지 못하자 고등학교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임 씨는 “방 밖으로 거의 안 나오는 아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돌이켰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 씨의 아들과 같이 일명 ‘은둔형 외톨이’라고 불리는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올 1월 서울시는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전국 만 19~39세 청년 중 약 61만 명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은둔 청소년을 ‘위기청소년 특별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고립·은둔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랑의열매와 청년재단,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는 올 3월 부모교육을 시작했다. “부모가 바로 서야 자녀가 회복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김현일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대표(58)는 “은둔 생활에서 막 벗어난 청년들이 재고립에 빠지는 사례를 보면서 문제는 가정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3개월 동안 매주 수업을 들으며 자녀와의 소통 기술 등을 배운 부모들은 마지막 일정으로 26일부터 강원 홍천군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된 ‘치유캠프’에 참여했다. 잠시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하는 현장에 동아일보 기자가 동행해봤다.부모들은 캠프 첫날부터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독방으로 들어갔다. 1평(약 3.3㎡) 남짓한 방에는 화장실과 세면대, 작은 책상만 있었다. 오후 11시~오전 10시 독방에 갇힌 채 배식구를 통해 식사를 받았고 낮에는 명상, 나눔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캠프 마지막날 밤이 되자 부모들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자신과 자녀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따로 또같이. 무너지지 않으며 돕고 싶어. 나는 엄마니까.” 15년째 세상과 단절된 채 살고 있는 아들을 둔 이영서(가명·59) 씨가 편지 낭독을 마치자 주변에 앉은 부모들이 이 씨의 어깨에 손을 얹고 위로했다. 한 부모가 “막 은둔 상태로 들어가는 자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하자 비슷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이 솔직하게 경험을 공유하며 진심 어린 충고를 전했다.팬데믹 이후 1년 넘게 학교에 안 나가는 중학생 딸을 둔 정혜영(가명·52) 씨는 “맞벌이로 일하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딸의 고민을 제대로 들어주지 못했다”며 “비행기가 추락할 때 부모가 먼저 산소호흡기를 쓰는 것처럼 내가 중심을 지켜야 자녀가 산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돌아가면서 편지를 읽은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을 적은 종이를 모닥불에 태웠다.캠프를 마친 부모들은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모임도 만들었다. 모임 대표를 맡은 임형식(가명·56) 씨는 “은둔 자녀를 둔 부모끼리 서로 격려하고 자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자녀의 고립이 부모의 고립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아 커뮤니티 구성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올해 처음으로 열린 ‘고립 청(소)년 부모교육’ 2기는 8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사랑의열매와 청년재단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반기마다 교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홍천=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1일 퇴근시간대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이 25일 민노총 금속노조 집회를 ‘불법 집회’라고 규정하고 강제 해산시키는 등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노총 건설노조 1만여 명은 3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이후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금속노조 3000여 명도 같은 시간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세종대로에 합류할 방침이다.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도 3000여 명이 모였다가 세종대로로 이동한다. 이에 따라 오후 4시 세종대로 일대에는 최대 2만여 명이 모여 경찰의 강제해산 조치 등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31일 오후 5시까지로 예정된 집회가 길어질 경우 퇴근길에 지장을 줄 수 있는만큼 강제해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민노총은 25일 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금속노조가 연 행사는 ‘추모제’로 집회시위법상 금지된 야간집회가 아니라 허용되는 관혼상제 또는 문화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어 불법 야간집회에 해당한다”며 해산시켰다. 경찰은 또 집시법에서 법원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자유까지 보장할 순 없다”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민노총 측은 “과거에도 문화제에서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는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경찰의 판단 기준이 바뀌었다”며 31일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1박 2일 집회를 열어 정부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노총 금속노조가 25일 또다시 밤샘 집회를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이 강경하게 막으며 금속노조원 3명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고, 야간 집회를 시도하자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 해산시켰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금속노조 조합원 120여 명은 오후 2시경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3시 반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불법 파견 논란과 관련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 신속한 판결을 촉구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경찰은 대법원 동문 앞에 철제 펜스를 치고 접근을 막았다. 또 노조 측이 야간 문화제를 열겠다며 무대차량을 설치하자 교통을 방해한다며 무대차량을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노조원 3명이 체포됐다. 이후 노조 측이 구호 제창 없이 진행하기로 하면서 오후 8시부터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 현행 집회시위법상 인도 위 노숙이나 미신고 문화제 개최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모인 이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피케팅을 할 경우엔 미신고 불법 집회로 볼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했다. 또 오후 8시 반경부터 시위대를 향해 “대법원 100m 내에서 신고되지 않은 집회를 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지금 즉시 해산하라”며 3차례 경고방송을 한 뒤 오후 8시 50분경부터 강제 해산에 착수해 시위대를 한 명씩 떼어내 이동시켰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인원의 3배가량인 약 400명을 투입했다. 이에 금속노초 측은 “노동자들의 평화로운 집회와 농성을 막는 건 법과 원칙에 어긋나며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경비경찰에게 서한문을 보내 “전국 기동대를 개편해 수도권에 인력을 보강하겠다”며 “올 하반기 2개, 내년 상·하반기에 4개 부대를 서울경찰청에 추가로 창설하겠다”고 밝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가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1박 2일 집회를 열어 정부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노총 금속노조가 25일 또다시 밤샘 농성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이 강경하게 막으며 금속노조원 3명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고, 야간 집회를 시도하자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지만 결국 밤샘 농성을 강행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금속노조 조합원 120여 명은 오후 2시경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 있는 전쟁기념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3시 반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동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불법 파견 논란과 관련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해 신속한 판결을 촉구한다는 취지였다.이에 경찰은 대법원 동문 앞에 철제 펜스를 치고 접근을 막았다. 또 노조 측이 야간 문화제를 열겠다며 무대차량을 설치하자 교통을 방해한다며 무대차량을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노조원 3명이 체포됐다. 이후 노조 측이 구호 제창 없이 진행하기로 하면서 오후 8시부터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열렸다.현행 집회시위법상 인도 위 노숙이나 문화제 개최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모인 이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피케팅을 할 경우엔 미신고 불법 집회로 볼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러 차례 경고방송을 했다.또 오후 8시 반경부터 시위대를 향해 “대법원 100m 내에서 신고되지 않은 집회를 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 지금 즉시 해산하라”며 3차례 해산명령을 내린 뒤 오후 8시 50분경부터 강제 해산에 착수해 시위대를 한 명씩 뜯어서 이동시켰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 인원의 3배가량인 약 400명을 투입했다.하지만 금속노조 60여 명은 경찰의 강제해산 조치 이후에도 다시 인근 장소에서 스피커를 틀고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나갔다. 경찰이 재차 오후 10시경 다시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금속노조 40여 명이 대법원 인근 장소에서 노숙 집회를 강행했다. 금속노조 측은 “노동자들의 평화로운 집회와 농성을 막는 건 법과 원칙에 어긋나며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경비경찰에게 서한문을 보내 “전국 기동대를 개편해 수도권에 인력을 보강하겠다”며 “올 하반기 2개, 내년 상·하반기에 4개 부대를 서울경찰청에 추가로 창설하겠다”고 밝혔다.주현우기자 woojoo@donga.com김기윤기자 pep@donga.com}

서울시가 중구 롯데호텔 앞에 설치한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을 훔친 범인이 약 2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보수 유튜버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표석을 훔치고 훼손한 A 씨(55)를 절도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역사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7월 노동당의 신청을 승인해 올 3월 30일 표석을 설치했다. 설치 한 달여만인 지난달 24일 표석이 사라졌고, 이튿날 서울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 씨는 언론을 통해 서울시가 경찰에 자신을 수사의뢰한 사실을 알게 된 뒤 12일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표석을 곡괭이로 찍어 훼손하고, 이 장면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자신이 표석 절도범이라는 사실을 유튜브를 통해 스스로 밝힌 것이다.A 씨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산주의를 미화하는 표석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 인적이 드문 시간에 표석을 발로 차 뽑았다”고 밝혔다. A 씨는 “범행 이전에도 여러 사람이 발로 찬 듯 표석이 헐거워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A 씨는 자신이 가져간 표석을 반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표석을 성북구 장위동에 묻어뒀다”며 “5·18민주화운동 관련 행사에서 전두환 비석을 밟으면서 조롱했듯이 (보수 성향의 전광훈 목사가 있는) 사랑제일교회나 국립현충원 앞에 발판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같은 자리에 표석을 새로 세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표석 재설치는 사회적 공감대 등 여론을 수렴해 전면 재검토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면서도 “사실상 재설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울 도심에서 16, 17일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의 대규모 1박 2일 ‘노숙 집회’를 계기로 경찰이 야간 시간대 문화제를 빙자한 집회 등을 강제 해산하거나 제한하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현행법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 통과 외에는 규제할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 건설노조 집회에서는 다양한 불법행위들이 발생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18일) 윤희근 경찰청장도 ‘야간 길거리 노숙 규제 방안 마련’ 등을 천명함에 따라 경찰청은 19일 후속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은 노숙, 문화제를 빙자해 집회가 열릴 만한 광장, 특정 공공장소 진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또한 집회 관리용 폴리스라인 등 장비 추가 확보에도 나서며 향후 불법 집회 강경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민노총은 그간 문화제를 표방한 ‘꼼수 집회’를 열어왔다. 집시법 15조가 축제, 추모제, 관혼상제 관련 집회에 대해선 제한,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경찰은 현행 집시법상 문화제·전야제 등에서 단체 구호, 피케팅 등 집단행동을 하면 이를 집회로 규정하고 해산을 명령할 수 있고 당초 신고한 집회 시간보다 늦게까지 진행돼도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불응 시 강제 해산을 시키기는 쉽지 않다. 16, 17일 집회에서도 해산을 6차례 명령했지만 불응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해산하지 않아도 주최자 처벌이 벌금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강제 해산에 나서려면 집회 참석 인원보다 2, 3배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충돌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상 노숙 자체를 단속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집시법 8조는 집회 및 시위가 폭행·협박·손괴 등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하거나 주요 도로에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을 때 등에 금지를 통고할 수 있는데 노숙 집회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수 인원이 모여 술판을 벌이는 등 시민들에게 위압감과 불편을 줄 경우 금지 및 해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집회 신고자, 주최자가 과거 집회 시 폭행, 집시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을 경우에도 집회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과거 사안에 근거해 미래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근본적 해법은 법 개정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자정 이후에 옥외 집회를 금지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시법에 ‘노숙 집회’에 대한 내용이 아예 없다”며 “법 개정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 사회적 합의를 우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법원이 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기영(3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종원)는 19일 강도 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9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치밀한 계획으로 살인과 사체 유기 등 범죄를 저지른 뒤 아무런 죄책감 없이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값비싼 물건을 사고 유흥을 즐기는 등 일말의 양심 없이 생활했다”며 고 밝혔다.이기영은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동거녀이자 집주인이던 A 씨(50)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12월엔 음주운전 접촉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택시 기사 B 씨(59)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뒤, 옷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체를 온수로 씻어 혈액의 응고를 막아 유기하기 쉽게 하고, 시신을 잘 찾을 수 없도록 비가 많이 오는 날 시신을 유기했다”면서 “피해자 지인들에게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일 법이 허용했더라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한 범죄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 기록과 심리 과정에서 확인된 양형 조건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을 선고해야 하는 사정이 분명하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한강과 반포대교가 실시간으로 나오는 영상을 틀어놓고, 공부하다 답답할 때 보면서 멍때리면 제법 힐링이 됩니다.” 대학원생 박모 씨(29)는 서울 마포구의 집에서 태블릿PC 화면에 유튜브 채널 ‘서울 라이브 카메라-한강’을 틀어놓고 공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채널에는 서울 반포대교 일대 전경이 실시간 송출된다. 이 채널 외에도 17일 저녁 기준으로 한강 변을 비추는 라이브 채널 7, 8곳에 접속한 실시간 시청자 수는 1000명 이상이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이른바 ‘라멍’(라이브 멍때리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에 대한 갈증을 달래는 차원에서 확산된 트렌드가 멍때리기와 만나 ‘힐링 수단’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 세계 랜드마크 라이브 영상 인기최근 수년 동안 머릿속에서 잡생각을 지우기 위한 수단으로 ‘멍때리기’가 인기를 끌었다. ‘불멍’(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멍하게 보는 것)이나 ‘물멍’(물이 흐르는 모습을 멍하게 보는 것) 같은 단어도 유행했다. 여기에 방구석 여행을 결합해 전 세계 특정 장소를 비추는 실시간 영상을 틀어놓고 보는 것이 이른바 ‘라멍’이다. 해외 유튜브 채널 중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일본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전 방향 횡단보도) 등 명소를 보여주는 라이브 영상이 인기다. 한국에서는 한강을 보여주는 라이브 채널이 많은데 그 밖에 남산타워 등 관광명소나 양재천 등 동네 힐링 포인트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강 라이브 영상을 즐겨 본다는 지방 거주 고등학생은 18일 기자와의 라이브 채팅에서 “공부하다 지칠 때마다 한강 뷰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해 꼭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겠다면서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한국 곳곳을 비추는 라이브 영상을 즐겨 틀어 놓는다는 한 외국인은 “한국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영상으로 달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 송출하는 영상을 틀어놓고 어느 나라를 지나고 있는지 지켜보며 머릿속을 정리하기도 한다.● “매달 30만 원 나와, 용돈벌이로도 쏠쏠”한강 등의 라이브 영상을 내보내는 유튜버들은 대부분 개인이다. 한강 반포대교와 남산타워 전경을 실시간으로 송출 중인 고모 씨(42)는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 한강 뷰 집이라는 점에 착안해 방송을 시작했다. 고 씨는 “가장 현실감 있게 전경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화질로 방송하기 위해 1000만 원가량 투자해 촬영 및 송출 장비를 샀다”며 “초기 비용이 들었지만 추가 노력 없이 틀어놓기만 하면 유튜브로 매달 30만 원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멍때리기 대회를 열며 라멍족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1일 잠수교에서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여는데 경쟁률이 45 대 1에 달한다. 27일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해운대 멍때리기 대회’에는 70팀을 선발하는데 1285팀이 참가를 신청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라멍 트렌드에 대해 “정보가 넘치고 경쟁이 심한 사회 속에서 피로한 청년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동원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멍때리는 동안 뇌가 얻은 정보를 정리하며 과부하를 막을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한강과 반포대교가 실시간으로 나오는 영상을 틀어놓고, 공부하다 답답할 때 보면서 멍 때리면 제법 힐링이 됩니다.” 대학원생 박모 씨(29)는 서울 마포구의 집에서 태블릿PC 화면에 유튜브 채널 ‘서울 라이브 카메라-한강’을 틀어놓고 공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채널에는 서울 반포대교 일대 전경이 실시간 송출된다. 이 채널 외에도 17일 저녁 기준으로 한강변을 비추는 라이브 채널 7, 8곳에 접속한 실시간 시청자 수는 1000명 이상이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이른바 ‘라멍(라이브 멍때리기)’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여행에 대한 갈증을 달래는 차원에서 확산된 트렌드가 멍 때리기와 만나 ‘힐링 수단’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 세계 랜드마크 라이브 영상 인기 최근 수년 동안 머리 속에서 잡생각을 지우기 위한 수단으로 ‘멍 때리기’가 인기를 모았다. ‘불멍’(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멍하게 보는 것)이나 ‘물멍’(물이 흐르는 모습을 멍하게 보는 것) 같은 단어도 유행했다. 여기에 방구석 여행을 결합해 전 세계 특정 장소를 비추는 실시간 영상을 틀어놓고 보는 것이 이른바 ‘라멍’이다. 해외 유튜브 채널 중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일본 도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전 방향 횡단보도) 등 명소를 보여주는 라이브 영상이 인기다. 한국에서는 한강을 보여주는 라이브 채널이 많은데 그 밖에 남산타워 등 관광명소나 양재천 등 동네 힐링 포인트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강 라이브 영상을 즐겨 본다는 지방 거주 고등학생은 18일 기자와의 라이브 채팅에서 “공부하다 지칠 때마다 한강 뷰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해 꼭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겠다면서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한국 곳곳을 비추는 라이브 영상을 즐겨 틀어놓는다는 한 외국인은 “한국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을 영상으로 달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실시간 송출하는 영상을 틀어놓고 어느 나라를 지나고 있는지 지켜보며 머리 속을 정리하기도 한다.● “매달 30만 원 나와, 용돈벌이로도 쏠쏠”한강 등의 라이브 영상을 내보내는 유튜버들은 대부분 개인이다. 한강 반포대교와 남산타워 전경을 실시간으로 송출 중인 고모 씨(42)는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 집이 한강 뷰라는 점에 착안해 방송을 시작했다. 고 씨는 “가장 현실감 있게 전경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화질로 방송하기 위해 1000만 원 가량 투자해 촬영 및 송출 장비를 샀다”며 “초기 비용이 들었지만 추가 노력 없이 틀어놓기만 하면 유튜브로 매달 30만 원 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멍때리기 대회를 열며 라멍족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내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21일 잠수교에서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여는데 경쟁률이 45대 1에 달한다. 27일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해운대 멍때리기 대회’에는 70팀을 선발하는데 1285팀이 참가를 신청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라멍 트렌드에 대해 “정보가 넘치고 경쟁이 심한 사회 속에서 피로한 청년들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쉬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동원 성균관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멍 때리는 동안 뇌가 얻은 정보를 정리하며 과부하를 막을 수 있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30분 넘게 버스를 기다렸는데 전광판에 적힌 대기 시간이 줄어들지 않네요.” 17일 오후 2시 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70대 남성은 “서대문에 가야 하는데 차라리 걸어가는 게 나을 거 같다”며 자리를 떴다. 버스정류장 맞은편 도로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원 수백 명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민노총 건설노조가 16, 17일 서울 도심 주요 도로를 점거한 채 1박 2일 노숙 집회를 열면서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관광객들과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을 점령한 채 술을 마시고 노상 방뇨를 하는 노조원들과 길가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틀간 5만여 명 모인 집회로 출퇴근길 혼잡 17일 오후 2시부터 노조원 2만7000여 명(경찰 추산)이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오거리에서 종로구 동화면세점까지 세종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1시간 반가량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노조 탄압 분쇄,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등의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건폭’(건설폭력) 수사를 받던 중 분신해 사망한 간부 양모 씨의 죽음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집회 후에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방면과 양 씨의 빈소가 있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방면으로 나눠서 행진했다. 서울대병원으로 행진하던 노조원들은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멈춘 뒤 전 차로를 무단 점거하고 30분가량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은 차량 경적을 울리며 “통행을 막지 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전날 오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2만4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집회를 하고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틀 동안 도심을 막고 진행된 집회 행진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면서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1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서울역 방면 세종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2km에 불과했다. 평소 시속 26km 안팎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서울 도심을 찾은 관광객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헝가리에서 온 관광객 레나타 푸츠 씨(29)는 “집회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교통마저 통제돼 버스가 안 온다. 무작정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집회 후 노숙장으로 돌변한 서울 도심 전날 모인 조합원들은 1박 2일 노숙 시위를 진행한 후 오전까지 광화문역 일대 인도를 점거했다. 간밤에 조합원들이 먹다 버린 도시락이나 돗자리 등 쓰레기도 인도에 놓여 있었다. 중구 관계자는 “노숙으로 발생한 쓰레기가 약 20t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평소의 2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조합원들은 16일 경찰이 집회를 금지한 오후 5시 이후에도 불법 집회를 이어갔으며, 행진을 마친 오후 8시 반경부터는 1만4000여 명(경찰 추산)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 모여 돗자리, 등산용 매트, 간이용 텐트 등을 설치하고 노숙했다. 일부 조합원은 금연 구역인 서울광장 등에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셨다.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간이 화장실이 여럿 있는데도 노상 방뇨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술에 취한 조합원끼리 시비가 붙어 서로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16일 밤∼17일 새벽 노숙 장소 일대에서 조합원 간 시비 2건, 소음 6건, 텐트 설치 관련 민원 1건 등 총 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는 민노총 건설조합에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각각 9300만 원, 260만 원 부과하고 형사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