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완

이채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85

추천

정치부 정당팀 이채완 기자입니다.

chaewan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정당41%
정치일반26%
검찰-법원판결10%
대통령8%
국회5%
선거5%
사법3%
지방뉴스2%
  • “옷 100g에 2900원”… 고물가에 무게 단위 판매 ‘킬로숍’ 유행

    “빈티지 옷 100g을 2900원에 팝니다.” 23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의 한 옷 가게.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옷을 구경하는 손님들로 붐볐다. ‘100g에 2900원’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저울에 외투 1벌과 겨울 치마 2개를 올려놓자 1.12kg으로 측정돼 3만2480원에 살 수 있었다. 옷 1벌당 1만 원에 불과해 통상 10만 원이 넘는 겨울옷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최근 의류·신발 가격이 31년 만에 최고 폭으로 상승하는 등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자 옷을 무게 단위로 판매하는 이른바 ‘킬로숍’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사장인 황재민 씨(37)는 “주로 20, 30대 청년들이 니트나 코트, 재킷처럼 일반 가격으로 사면 비싼 옷을 저렴하게 구매해 가는 편”이라며 “평일엔 20∼30명, 주말엔 2배 넘는 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5000원 균일가’ 창고형 옷 가게도 인기최근 식재료비 인상으로 외식비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 여파는 의류 판매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을 기록했다. 2020년 100을 기준으로 측정한 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103.9)에 비하면 약 8.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8.3% 올랐던 1992년 5월 이후 3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서는 옷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가게들이 ‘핫 플레이스’(인기 있는 장소)로 떠올랐다. 23일 킬로숍에서 옷을 사 간 오숙영 씨는 “친구에게 전해 듣고 경기 수원에서 찾아왔다”며 “겨울옷은 여름옷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싼데 저렴하게 팔아 여러 벌 사서 한 철 입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옷 한 벌을 5000원 등 균일가로 저렴하게 파는 옷 가게나 창고형 옷 가게도 인기다. 이날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지하 옷 가게에선 티셔츠와 바지를 각각 5900원 균일가에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 옷을 구입한 김서은 씨(26)는 “근처 브랜드 옷 가게는 바지 한 벌에 6만 원이라 비싸서 안 샀는데 여기서는 바지와 티셔츠까지 두 벌이나 샀다”며 “요즘 옷뿐만 아니라 음식값도 비싸서 생활비 지출이 큰데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에서 창고형 옷 가게를 운영하는 강대현 씨(52)는 “동대문시장에서 가져온 옷을 7000원에서 2만 원 사이에 판매하는데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온라인 쇼핑몰의 반값에 팔다 보니 서울이나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 전문가 “실용적 소비 당분간 이어질 것”전문가들은 MZ세대의 이런 소비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비나 생필품 등 필수 영역의 물가가 계속 올라가니 부차적인 영역에서라도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고물가로 인한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실용적 소비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패션과 관련한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젊은층은 오래 입을 수 있는 비싼 옷보다 트렌드에 맞는 저렴한 옷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킬로숍 같은 가게는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찰 “황의조 영상 유포-협박한 건 친형수”

    한국 축구대표팀 황의조 선수(31·사진)의 사생활 영상 등을 유포하고 협박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구속된 여성이 황 선수의 친형수로 밝혀졌다. 22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황 선수의 사생활 폭로 게시글을 온라인에 올리고 협박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및 강요·협박)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황 선수의 친형수로 그동안 황 선수의 매니저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올해 6월 자신을 황 선수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황 선수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발생했다. 글쓴이는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며 “황 선수가 수십 명의 여성을 가스라이팅해 수집한 영상과 사진이 있다. 휴대전화에 여성의 동의하에 찍은 것인지 몰카인지 알 수 없는 영상도 다수 존재한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선수 측은 “지난해 11월 해외 소속팀 숙소 생활 중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후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사생활 관련 사진을 유포하겠다’란 협박을 받았다”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황 선수는 협박범이 친형수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협박범 A 씨가 황 선수의 가족이란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알게 된 황 선수는 A 씨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수사에서 “휴대전화를 해킹당했다. 다른 누군가가 유포한 것”이라며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해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황 선수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황 선수의 휴대전화 여러 대를 압수수색했고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출된 영상에 등장하는 피해자 측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잠시 황 선수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바는 없으며 계속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황 선수 측은 “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는 여성의 요청으로 (황 선수가) 삭제했고, 이후에도 장기간 교제를 이어 오며 상호 인식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황 선수가 삭제했다고 주장한 영상이 A 씨에게 유출된 경위 등도 수사하고 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랩그론 다이아’ 열풍에… 보석상 “천연 다이아 매입 안해”

    “최근 1년간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떨어졌습니다. 어디가 바닥인지도 몰라 당분간 매입 안 합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보석상 사이에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천연 다이아몬드 매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랩그론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10∼20% 수준이다. 성분은 동일한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나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수요가 줄어든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은 하락세다. 21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최고점은 158이었고, 이달 21일에는 107이었다. 2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셈이다. 서울 대표 보석 상가인 종로3가 일대의 보석상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석상 고윤오 씨(49)는 “예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게 지금은 800만 원대에 팔린다”며 “경기까지 안 좋아지면서 판매가 더 안 돼 더 이상 (다이아몬드) 재고를 쌓아두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석 매입 전문센터의 이모 씨(50)는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1000만 원에 팔았던 천연 다이아몬드 예물이 지금은 500만 원 수준인데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집에 보관하던 천연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 했던 시민 대부분은 그냥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경기 동두천시에서 왔다는 A 씨(75)는 “다이아몬드 반지 3개를 팔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내려서 그냥 돌아가려 한다”며 “샀을 때 가격의 3분의 1도 안 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보석상들이 다이아몬드 매입을 잘 안 하려는 이유 중에는 고객이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천연 다이아몬드로 속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한다. 보석상 서모 씨(37)는 “고유번호로 천연 다아이몬드를 감정하긴 하지만 랩그론 다이아몬드 성분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기 때문에 고유번호가 위조될 경우 사기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 2023-11-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애물단지 된 천연 다이아몬드…‘랩그론 다이아’ 열풍에 매매 안돼

    “최근 1년간 다이아몬드 가격이 바닥을 찍고 있어 당분간 매입 안 합니다.”서울 종로구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병록 씨는 “랩그론 다이아몬드가 나오고 나서 1년간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실험실에서 제작한 ‘랩그론(Lab-Grown)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자 보석상 사이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매입을 피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랩그론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비해 10~20% 수준에서 거래된다. 워낙 가격이 저렴해 찾는 고객이 많아지자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21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최저점을 찍었다.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 100을 기준으로 최고점은 158이었고, 이달 21일 최저점에 근접한 107로 나타났다. 22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다는 셈이다. 서울 내 대표적 보석 상가인 종로3가 일대의 보석상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다이아몬드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석상 고윤오 씨(49)는 “예전에 1000만 원에 팔았던 게 지금은 800만 원대에 팔린다”며 “경기까지 안 좋아져 판매가 안 돼 더 이상 (다이아몬드) 재고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종로 보석매입전문센터의 이모 씨(50)는 “천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다”며 “1000만 원에 팔았던 천연 다이아몬드 예물이 지금은 500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천연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던 시민들은 헛걸음만 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동두천에서 왔다는 A 씨(75)는 “다이아몬드 반지 3개를 팔려고 왔는데 가격이 너무 내려가서 그냥 돌아가려고 한다”며 “샀을 때의 가격에 비해 3분의 1도 안 돼 파는 게 손해 같다”고 했다. 박모 씨(49)도 “금과 다이아몬드를 한꺼번에 팔려고 왔는데 다이아몬드는 가격을 너무 안 쳐줘서 못 팔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각에선 천연 다이아몬드로 속인 랩그론 다이아몬드 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석상 서모 씨(37)는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기계로 고유번호 등을 확인해 천연인지 랩그론인지 구분할 수 있다”며 “자연에서 얼린 얼음과 냉동고에서 얼린 얼음이 성분이 똑같은 것처럼 천연, 랩그론 다이아몬드 역시 물질 자체가 똑같기 때문에 고유번호 등이 위조될 경우 사기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강지은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

    • 2023-11-21
    • 좋아요
    • 코멘트
  • “고가 외제차 차주만 노렸다” 위치추적기 동원해 6억원 훔친 일당 붙잡혀[사건 Zoom In]

    고가의 외제차를 운전하는 이들만 몰래 따라가 주거지 등에서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일당이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서울 광진경찰서는 A 씨(37) 등 7명을 올 9월부터 순차적으로 검거해 5명을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2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A 씨 일당은 9월 18일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침입해 현금 1억3000만 원과 명품 시계와 팔찌, 가방 등 6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가 외제차 운전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미행한 후 살고 있는 곳을 알아냈다. 이후 아파트 복도 천장에 몰래카메라가 들어있는 가짜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피해자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자택 출입문 비밀번호까지 알아냈다. 피해자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A 씨 일당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차량 위치정보와 출입문 비밀번호 등을 공유하면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일당은 A 씨의 처남과 매부 등 가족 사이였거나 사회에서 만난 선후배 등 지인이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가 접수된 이후 범행 발생 전후 약 2주간의 폐쇄회로(CC)TV 300여 대를 분석해 A 씨 일당의 이동 동선과 공모 정황을 확인했다. 9월 25일 최초로 1명을 붙잡았고 7일까지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A 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목적에 대해 “생계형 범죄”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A 씨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대포폰 등을 분석해 추가 피해자 7명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출입문 현관 주변 등에 평소와 다른 부착물이 설치돼 있거나, 카메라 설치 등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20
    • 좋아요
    • 코멘트
  • “행정전산망 - 정부24 정상화”에도… 무인민원발급기 사흘째 곳곳서 먹통

    행정안전부는 19일 오후 전산망 정상화를 공식 선언하면서 “실제로는 18일 오전 9시부터 서비스가 재개됐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시간은 하루 조금 넘는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무인민원발급기와 금융서비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18, 19일에도 상당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0일 오전부터 민원 서류 발급을 위해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추가 장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50대 남성은 “민원 서류 발급이 재개됐다고 들었는데 지방세 납세증명서 발급이 여전히 안 된다”면서 “온라인으로 발급을 시도해 보려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전날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5분 넘게 성적증명서 발급을 시도하다 ‘통신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반복되자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청 무인민원발급기 화면에는 ‘현재 전산 오류로 인해 부동산 등기부등본, 교육제증명, 토지이용계획서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와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무인민원발급기는 ‘점검 중’이라며 아예 화면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정상화됐는데 일부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민원 서비스 복구 사실을 모른 채 화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필수적인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오차율이 높아 신분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금융회사가 적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행안부와 연동된 금융결제원 시스템에서 오차율이 20% 안팎으로 치솟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19일 정오를 기점으로 오차율이 평소처럼 0%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업무 차질도 19일 정오 무렵부터 정상화됐다. 행안부는 19일 오후 5시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밀렸던 서류 발급 업무가 20일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애 발생 당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모 씨(77)는 “온라인으로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 동사무소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또 서류를 못 받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민원 서류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국민들 사이에선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이 벌어지면 전산망 마비 책임이 정부에 있고, 손해가 전산망 마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3-1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행정전산망-정부24 정상화” 발표에도…이틀째 곳곳서 이용 제한

    행정안전부는 “18일 오전부터 정부 행정전산망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 사이트가 정상화됐다”고 밝혔지만 일부 무인민원발급기와 금융서비스 등의 이용이 제한되면서 18, 19일에도 상당수의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평일 업무가 시작되는 20일 오전부터 민원 서류 발급을 위해 시민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선 추가 장애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역 무인민원발급기를 찾은 50대 남성은 민원 “서류 발급이 재개됐다고 들었는데 지방세납세증명서 발급이 여전히 안 된다”며 “온라인으로 발급을 시도해 보려 한다”며 발길을 돌렸다. 전날 오후 6시경 이곳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5분 넘게 성적증명서 발급을 시도하다 ‘통신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만 반복되자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다.18일 오후 찾은 서울 서대문구청 무인 민원발급기 화면에는 ‘현재 전산 오류로 인해 부동산 등기부등본, 교육제증명, 토지이용 계획서만 발급 가능하다’는 문구가 나와 있었다.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무인 민원발급기는 ‘점검 중’이라며 아예 화면이 가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서비스는 정상화됐는데 일부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했거나 민원 서비스 복구 사실을 모른 채 화면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금융권에서도 혼란이 이어졌다.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할 때 필수적인 신분증 진위 확인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오차율이 높아 신분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금융회사들이 적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8일에는 행안부와 연동된 금융결제원 시스템에서 오차율이 20% 안팎으로 치솟아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19일 정오를 기점으로 오차율이 평소처럼 0%대로 낮아졌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업무 차질도 19일 정오 무렵부터 정상화됐다.행안부는 19일 오후 5시 “서비스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발표했지만 그동안 밀렸던 서류 발급 업무가 20일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먹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장애 발생 당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모 씨(77)는 “온라인으로 어떻게 발급받는지 몰라 동사무소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또 서류를 못 받을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민원 서류 발급이 늦어지면서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국민들 사이에선 “손해배상 소송이라도 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소송이 벌어지면 전산망 마비 책임이 정부에 있고, 손해가 전산망 마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3-11-19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 여자 다 XX할 거야”…백화점 성탄절 전광판에 성범죄 예고글 올라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전광판 이벤트에서 성범죄를 예고하는 메시지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4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설치된 전광판에 성범죄를 직접 언급하며 “나 한국 여자 다 XX할 거야”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이를 영어로 번역한 메시지(I‘m going to XXXX every women in Korea)도 함께 올라왔다. 해당 이벤트는 전광판 앞 QR코드를 찍어 지나가는 시민 누구나 올릴 수 있다. 한 화면에 6개의 메시지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이어서 다른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오면 앞서 노출된 메시지는 화면에서 밀려나 사라지도록 운영된다. 당시 거리에서 근무하던 안전 용역 사원이 이 메시지를 발견하고 다른 메시지를 보내 밀어냈다. 하지만 그사이 다른 시민들이 해당 문구를 먼저 확인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렸고, 백화점 고객의 소리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백화점 측은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기 전 비속어 등 60만 개 금칙어를 설정했지만 특정 단어가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관이 되지 않아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작성자를 파악 중”이라며 “해당 글 게시자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추가 금칙어를 넣어 전광판 시스템을 업데이트 했지만 이벤트 재개 여부는 검토 중이다. 현재는 애니메이션 광고로 대체됐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16
    • 좋아요
    • 코멘트
  • ‘찌르기 놀이’ 초교서 당근 칼 유행…일부 교육청은 금지령 내려

    “칼날 부분이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찔렸더니 많이 아팠어요.”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김모 군(9)은 최근 초등학생과 중학생 사이에서 유행인 ‘당근 칼’을 “몇 번 사용해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하교하는 초등학교 학생 중엔 당근 칼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칼 모형의 장난감이 유행하면서 학부모와 교육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근 칼은 플라스틱 재질의 칼 모형 완구다. 칼 부분 모양이 당근과 비슷해 당근 칼로 불린다. 잭나이프처럼 접이식 칼집 부분에 연결된 플라스틱 칼날을 손목 반동으로 접고 피는 방식으로 조작한다. 가격은 890원부터 5000원대 등 재질과 모양에 따라 다양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2만3000곳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 틱톡이나 유튜브 등에서 당근 칼을 조작하는 영상이 조회수 20만 회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 ‘당근 칼’을 입력하자 ‘당근 멋지게 피는 법’ 등의 영상이 줄줄이 검색됐다. 당근 칼로 서로를 찌르는 ‘찌르기 놀이’를 촬영한 영상은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섰다.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선 ‘칼부림 범죄’ 모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초등교사 현모 씨(29)는 “지난주 금요일 쉬는 시간에 남학생들끼리 당근 칼로 칼싸움하다가 주변 친구들과 부딪혀 눈을 크게 다칠 뻔했다”며 “이러다 실제 칼을 가지고 놀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김미선 씨(57)는 “당근 칼이 유행이라길래 하나 사줬는데 반에서 애들끼리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논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실제 칼에 대한 거부감이 무뎌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교육청과 학교들은 당근 칼 소지 금지를 안내했다. 15일 울산시교육청은 “당근 칼이 폭력적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이를 소지하거나 사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학교 측에 주문했다. 충남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 등도 “칼부림 모방 놀이문화가 생명 경시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안내했다.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놀이문화를 심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흉기 모양의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폭력의 모방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모형이더라도 장난감 칼을 갖고 놀다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유리 인턴기자 경인교육대 초등교육과 졸업}

    • 2023-11-15
    • 좋아요
    • 코멘트
  • 교도소에 첫 수능 시험장… “주말도 쪼개 열공”

    “사회에 나가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진정한 갱생이라고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 16일 소년수 10명은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를 때 교육부 파견 감독관 앞에서 시험을 봐야 했다. 소년수들에게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내년에 수능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영우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2023-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교육이 진정한 반성”…사상 첫 ‘교도소 수능 시험장’ 차린 만델라소년학교

    “사회에 나가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진정한 갱생이라고 생각합니다.”14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내 ‘만델라 소년학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이날 책상 12개가 놓인 교실에선 푸른 수형복을 입은 소년수 10명이 EBS 수능 교재를 펼쳐 놓고 공부하는 중이었다.만델라 소년학교는 법무부가 올 3월 개설한 17세 이하 소년 수형자 교육시설이다. 이 학교 교장을 맡은 김종한 사회복귀과장은 “교도관 생활을 33년 동안 하면서 소년수가 재범을 저질러 재수감되는 걸 여러 차례 봤다”며 “교육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장 제의가 왔을 때 승낙했다”고 말했다.16일 소년수 10명은 교도소 내 처음으로 설치된 정식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게 된다.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이들이다. 기존에는 교도소에서 수능을 치를 때 교육부 파견 감독관 앞에서 시험을 봐야 했다.소년수들은 올 8월 검정고시에 응시한 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능 준비에 돌입했다. 교육은 연세대학교 학생 네 명의 자원을 받았다. 소년수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율학습 등을 병행하며 공부한다. 소년수들에게 수능 문학과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연세대 건축공학과 2학년 김민선 씨(20)는 처음에는 숙제도 제대로 못 해 오던 아이들이 이제는 주말에도 개인 시간을 쪼개 자습을 한다”며 뿌듯해했다. 검정고시반을 맡고 있는 김병곤 교도관(34) 역시 “학생들이 서로 발표를 하겠다고 서로 경쟁할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고 말했다.교도관들은 소년수들에 대한 비판의 시선이 오히려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검정고시반 영어 수업을 담당하는 임진호 교도관(29)은 “소년수들이 수능에 응시한다는 기사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여럿 달렸더라”며 “읽은 후 마음이 상한 아이들에게 ‘이곳에서 안 변하면 희망이 없다’고 하자 울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년수들은 피해자, 가족, 지인 등에게 주기적으로 반성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만델라 소년학교는 내년에는 수능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수능을 치른 사례는 있었지만 교도소에 수능장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수능반을 만든 전례도 없었다. 김교장은 “수능반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아이들도 수능반에 들어가고 싶다고 요청했다”며 “지금보다 정원을 4~5명 정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영우 인턴기자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2023-11-14
    • 좋아요
    • 코멘트
  • 노숙인 난동 말리고 떠난 ‘잠실역 스파이더맨’[휴지통]

    “진정하세요.” 11일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송파구 지하철 잠실역.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주먹을 휘두르던 노숙인의 손목을 잡았다. 잠실역을 순찰하던 역무원들이 역사 안에서 자던 노숙인을 깨워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노숙인이 반발하며 충돌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복장의 이 남성은 노숙인의 양쪽 손목을 잡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제지했다. 노숙인이 “이거 놓으라”고 소리치자 춤추듯 손목을 잡고 뛰면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복장의 남성이 노숙인을 제지했고 경찰이 출동해 노숙인을 강제 퇴거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안다”며 “해당 남성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남성이 노숙인을 제지하는 영상과 사진은 X(옛 트위터)에 ‘스파이더맨 목격담’으로 올라와 12일 오후 기준으로 조회수 440만 회를 넘어섰다. 본인이 영상 속 주인공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12일 오전 1시 반경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와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이 신고했고, 경찰이 오기까지 10여 분 걸린다고 해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했다. 또 “지켜보다 장난 삼아 ‘가봐야겠죠?’라고 했더니 시민들이 가보라고 해 머릿속이 하얘진 채로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머리 짧다고 女알바생 폭행… 분노한 여성들 ‘숏컷 챌린지’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머리카락 길이가 짧다’는 이유로 2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면서 공분한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4일 0시 10분경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자신을 “남성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20대 남성 A 씨가 만취 상태에서 또래인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B 씨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편의점 의자까지 동원해 폭행을 이어갔는데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이 폭행으로 B 씨는 인대 손상 등의 부상을 입었고 귀 부위를 다쳤다. 말리던 50대 남성도 어깨와 얼굴에 골절상을 입었다.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구속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만취해 일부 행위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여성 혐오 때문에 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단순히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분노한 여성들은 ‘머리가 짧다고 맞아야 하나’ 등의 문구와 함께 자신의 짧은 머리 사진을 올리는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숏컷 챌린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를 놓고 일부 남성들이 “페미니스트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편의점 폭행 사건 이후 재확산되면서 12일 기준으로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를 단 약 1만 건의 동참 게시물이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왔다. 챌린지에 동참한 직장인 김아연 씨(28)는 12일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여자답지 못하다’ ‘남자 같다’는 말을 3년째 수시로 듣고 있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아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유나래 씨(26)는 “숏컷(쇼트커트) 스타일인데 면접관으로부터 ‘왜 그렇게 남자처럼 하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에 불쾌했는데 편의점 폭행 사건을 보며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 참여했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한 무차별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사회적으로 성별에 따른 차별이 어느 정도 일상화돼 있는지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진주=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김지윤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졸업}

    • 2023-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난동 제지한 스파이더맨 “시민들이 가보라해 머리 속 하얘진 채 간 것”

    “진정하세요.”11일 오후 9시 10분경 서울 송파구 지하철 잠실역.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시민이 주먹을 휘두르던 노숙자의 손목을 잡았다. 잠실역을 순찰하던 역무원들이 역사 안에서 자던 노숙자를 깨워 밖으로 내보내려 하자 노숙자가 반발하며 충돌이 벌어진 상황이었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에 따르면 스파이더맨 복장의 이 남성은 노숙자의 양쪽 손목을 잡은 채 경찰이 올 때까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제지했다. 노숙자가 “이거 놓으라”고 소리치자 춤추듯 손목을 잡고 뛰면서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복장의 남성이 노숙자를 제지했고 경찰이 출동해 노숙자를 강제 퇴거하는 것까지 지켜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안다”며 “해당 남성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남성이 노숙자를 제지하는 영상과 사진은 X(옛 트위터)에 ‘스파이더맨 목격담’으로 올라와 12일 오후 기준으로 조회수 440만 회를 넘어섰다.본인이 영상 속 주인공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12일 오전 1시 반경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할아버지가 지하철 관계자와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이 신고했고, 경찰이 오기까지 10여 분 걸린다고 해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했다. 또 “지켜보다 장난삼아 ‘가봐야겠죠?’라고 했더니 시민들이 가보라고 해 머리 속이 하얘진 채로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12
    • 좋아요
    • 코멘트
  • 머리 짧다고 폭행당한 女알바생…SNS ‘숏컷 챌린지’ 확산

    경남 진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머리카락 길이가 짧다’는 이유로 2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의 파문이 이어지면서 공분한 여성들이 온라인에서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4일 0시 10분경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자신을 “남성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20대 남성 A 씨가 만취 상태에서 또래인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B 씨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편의점 의자까지 동원해 폭행을 이어갔는데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고 했다.이 폭행으로 B 씨는 인대 손상 등의 부상을 입었고 귀 부위를 다쳤다. 말리던 50대 남성도 어깨와 얼굴에 골절상을 입었다.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구속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만취해 일부 행위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여성 혐오 때문에 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반복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단순히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분노한 여성들은 ‘머리가 짧다고 맞아야 하나’ 등의 문구와 함께 자신의 짧은 머리 사진을 올리는 ‘숏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숏컷 챌린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당시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의 짧은 머리를 놓고 일부 남성들이 “페미니스트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편의점 폭행 사건 이후 재확산되면서 12일 기준으로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를 단 약 1만 건의 동참 게시물이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왔다.챌린지에 동참한 직장인 김아연 씨(28)는 12일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여자답지 못하다’ ‘남자 같다’는 말을 3년째 수시로 듣고 있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아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유나래 씨(26)는 "숏컷(쇼트커트) 스타일인데 면접관으로부터 '왜 그렇게 남자처럼 하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질문에 불쾌했는데 편의점 폭행 사건을 보며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 참여했다"고 했다.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한 무차별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사회적으로 성별에 따른 차별이 어느 정도 일상화돼 있는지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진주=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김지윤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 졸업}

    • 2023-11-12
    • 좋아요
    • 코멘트
  • 한동훈 “사형제도 필요…영구히 격리해야 할 범죄자 분명히 있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범죄) 예방효과가 반드시 수반되는 사형제나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한 한 장관은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사형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영구히 격리해야 할 범죄자가 분명히 있다”며 이렇게 대답했다.한 장관은 “10명을 연쇄살인하고 수감된 상태에서 전혀 반성 안 하는 그런 사람들이 10~20년 뒤에 나와서 다시 활보하는 법치국가는 전 세계에 지금 없다”며 “우리가 형량이 약해왔다”고 지적했다.이어 “예방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사람 대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인체 실험을 할 수 없어서 그런 거지 분명히 예방 효과는 있다”며 “술에 취한 사람들이 조폭한테 시비를 걸지 않지 않느냐. 분명히 사람의 본성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한 장관은 “사형을 선고하는 데 있어 법관들이 신중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와 국민의힘은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올 8월 ‘가석방 없는 무기형(종신형)’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997년 12월 이후 한 차례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07
    • 좋아요
    • 코멘트
  • “코로나로 언어발달 지연 심각”… 6~10세 대상 독서학원 인기

    “기본적인 국어 능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이정현 씨(4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비대면 수업의 영향인지 읽고 말하는 능력이 부족한 게 눈에 띄었다”며 “영어도 좋지만 국어가 먼저란 생각에 1년여 전부터 독서학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독서학원에서 책을 주기적으로 읽어서 그런지 아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력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최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독서를 지도하며 어휘와 논술 등을 함께 가르치는 독서학원이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저하된 언어능력과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는 모습이다.● 책 읽는 습관 익히는 ‘독서학원’ 인기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독서학원. 지난달 24일 찾아간 이 독서학원에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10여 명이 책장에서 책을 한 권씩 꺼내 읽고 있었다. ‘내가 왜요’라는 제목의 책을 골라 읽던 이모 군(9)은 이해가 안 되는 단어가 나오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과로’라는 단어가 어떤 뜻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학원 강사가 “과로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피로가 많다는 뜻”이라며 “너무 많다는 걸 뜻하는 글자가 ‘과’인데 많이 먹었다는 의미의 단어는 ‘과식’”이라고 설명했다. 학원에서 만난 이 군의 아버지(42)는 “집에서 독서 습관을 들이려 했는데 책장만 넘기고 이해를 전혀 못하더라”며 “책 읽기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올 7월부터 독서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에서 독서학원을 운영 중인 박은희 원장(48)은 “아이의 문해력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일주일에도 몇 건씩 온다”며 “최근 주위에도 독서학원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 발달지연 아동 4년 만에 2배로 독서학원의 주 대상은 6∼10세 어린이다. 해당 연령대 어린이들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활발하게 익혀야 할 시기에 코로나19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해야 했고, 의사소통도 제한되면서 언어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것이다. 또 비대면 수업의 영향 등으로 일찍부터 태블릿PC를 접하면서 책 대신 쇼트폼(길이가 짧은) 동영상을 습관적으로 보게 된 어린이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간에 독서와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작용이 줄면서 발달 지연도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0∼19세 발달지연 진료 환자는 2018년 6만957명에서 2022년 11만6838명으로 91.7% 늘었다. 학부모들이 독서학원을 포함한 국어 교육에 지갑을 여는 모습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올 3월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사교육비 증가율은 국어 13.0%, 영어 10.2%, 수학 9.7% 순으로 국어가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난 만큼 어린이들의 언어능력과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정부와 학교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혜원 서경대 아동학과 교수는 “독서는 문해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독서를 통해 아이가 언어 능력을 키우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승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려면 조력자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학생 수준에 맞는 수준별 도서를 더 보급하고, 교사는 학생들이 책을 집중해 읽을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송현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임재혁 인턴기자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수료}

    • 2023-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때 아이 언어발달 지연”… 영어 대신 독서학원 인기

    “기본적인 국어 능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이정현 씨(4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비대면 수업의 영향인지 읽고 말하는 능력이 부족한 게 눈에 띄었다”며 “영어도 좋지만 국어가 먼저란 생각에 1년여 전부터 독서학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독서학원에서 책을 주기적으로 읽어서 그런지 아들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력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최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독서를 지도하며 어휘와 논술 등을 함께 가르치는 독서학원이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저하된 언어능력과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는 모습이다.● 책읽는 습관 익히는 ‘독서학원’ 인기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독서학원. 지난달 24일 찾아간 이 독서학원에선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10여 명이 책장에서 책을 한 권씩 꺼내 읽고 있었다. ‘내가 왜요’라는 제목의 책을 골라 읽던 이모 군(9)은 이해가 안 되는 단어가 나오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과로’라는 단어가 어떤 뜻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학원 강사가 “과로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피로가 많다는 뜻”이라며 “너무 많다는 걸 뜻하는 글자가 ‘과’인데 많이 먹었다는 의미의 단어는 ‘과식’”이라고 설명했다. 학원에서 만난 이 군의 아버지 이모 씨(42)는 “집에서 독서 습관을 들이려 했는데 책장만 넘기고 이해를 전혀 못하더라”며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올 7월부터 독서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경북 구미시에서 독서학원을 운영 중인 박은희 원장(48)은 “아이의 문해력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 문의 전화가 일주일에도 몇 건씩 온다”며 “최근 주위에도 독서학원이 계속 생겨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 발달지연 아동 4년 만에 2배로독서학원의 주 대상은 6~10세 어린이들이다. 해당 연령대 어린이들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활발하게 익혀야 할 시기에 코로나19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스크를 쓴 채 생활해야 했고, 의사소통도 제한되면서 언어능력을 키울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것이다.또 비대면 수업의 영향 등으로 일찍부터 태블릿PC를 접하면서 책 대신 쇼트폼(길이가 짧은) 동영상을 습관적으로 보게 된 어린이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간 독서와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작용이 줄면서 발달 지연도 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0~19세 발달지연 진료 환자는 2018년 6만957명에서 2022년 11만6838명으로 91.7% 늘었다. 학부모들이 독서학원을 포함한 국어 교육에 지갑을 여는 모습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올 3월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사교육비 증가율은 국어 13.0%, 영어 10.2%, 수학 9.7% 순으로 국어가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난 만큼 어린이들의 언어능력과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정부와 학교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신혜원 서경대 아동학과 교수는 “독서는 문해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독서를 통해 아이가 언어 능력을 키우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이재승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려면 조력자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학생 수준에 맞는 수준별 도서를 더 보급하고, 교사들은 학생이 책을 집중해 읽을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송현 인턴기자 서울대 경제학부 4학년임재혁 인턴기자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수료}

    • 2023-11-06
    • 좋아요
    • 코멘트
  • 소주 값 뛰자 ‘1000원 잔술’ 몰리는 MZ

    “요즘 술값이 비싸서 그런지 소주 한 잔씩 사 먹는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인근 식당. 소주 한 잔을 1000원씩에 판매하는 이 식당 직원 문모 씨(69)는 “최근 들어 소주를 한두 잔씩 먹고 가는 젊은 손님이 많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일대는 어르신들이 주로 모이는 지역이지만 술과 음식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고물가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요즘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잔술을 팔거나, 일정 시간 주류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 등 저렴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공유하는 모습이다.● ‘술값 싼 곳’ 몰리는 MZ세대 지난해부터 꾸준히 물가가 오른 탓에 이제 시내 음식점에선 소주 한 병에 5000∼6000원, 맥주 한 병에 6000∼7000원을 받는 곳이 많다. 그런데 최근 주류 업계가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식당 판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지난달 11일부터 카스와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또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이달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80원) 올리기로 했다. 출고가는 제조사가 도매업자에게 넘기는 가격이다. 오른 출고가가 반영되면 식당에서 소주는 병당 6000∼7000원, 맥주는 병당 7000∼8000원으로 파는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사이에선 유튜브와 SNS 등으로 술값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하우가 전수되고 있다. 잔술을 파는 종로3가 식당 사장 이모 씨(57)는 “수십 년 전부터 잔술을 팔았는데 몇 년 전까지 젊은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며 “최근엔 ‘유튜브에서 보고 왔다’는 청년들이 전체 손님 중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 콜키지 프리 식당도 인기술을 싸게 파는 식당도 인기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29)는 소주와 맥주를 각각 2000원에 판매하는 고깃집을 매달 한 번 이상 찾는다. 최 씨는 “다른 곳에서 소주와 맥주 한 병씩만 시켜도 최소 1만 원이 넘는데 여기선 4000원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에는 고기를 시킬 경우 소주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식당, 일정액을 내면 2시간 동안 무제한 술을 마실 수 있는 식당 명단 등이 돌고 있다. 직접 술을 사서 가져가 추가 비용 없이 마실 수 있는 ‘콜키지 프리’ 식당 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한다. 대학생 한모 씨(23)는 “요즘 식당 술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콜키지 프리 식당 리스트를 보면서 외식할 장소를 찾는 것이 보통”이라고 했다. 외식을 하거나 술집을 찾는 횟수를 줄이기도 한다. 대학생 오경원 씨(23)는 “술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9월 개강 후 한 번도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신 적이 없다”며 “동기들과는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공원에서 얘기하며 한 캔 마시는 정도”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각자 술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가 이어질수록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저렴하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임재혁 인턴기자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수료}

    • 2023-1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준다”며 7억 받고 달아난 남성, 50일 만에 붙잡혀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고 속여 7억 원이 든 돈가방을 들고 달아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올 9월 서초구 잠원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30대 남성 피해자로부터 현금 약 7억4000만 원이 든 가방을 받아 도망친 피의자 A 씨를 지난달 30일 붙잡아 이날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9월 11일 “개인적으로 은행보다 싸게 환전 거래를 해주겠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린 광고글을 보고 찾아온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피해자가 돈가방을 건네자 최루액이 든 호신용 스프레이를 피해자 얼굴에 뿌리고 달아났다. 카페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A 씨는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경찰은 카페 건물 화장실에서 현금 6억6000만 원이 든 가방과 A 씨의 휴대전화, 신분증 등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미리 준비한 가방 여러 개에 현금을 나눠 담고 건물에 숨겨놨다가 다시 회수하러 돌아왔다. 경찰은 A 씨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 씨를 추적해왔다.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 A 씨가 경기에 있는 한 모텔에서 숙박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붙잡았다. 무직인 A 씨는 “도박 빛 1억5000만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A 씨는 범행 전날 인터넷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구입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일 현장에서 A 씨를 도운 공범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회수되지 않은 금액 7700만 원을 회수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공범이 있는지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1-02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