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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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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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한국, 일본에 지소미아 파기 검토 입장 전달

    한국 정부가 일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로 예정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GSOMIA를 파기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GSOMIA 관련 우리 측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한일 국장급 협의는 40여 분간 진행됐다. 김 국장은 21일 베이징 북부 관광지 구베이쉐이전(古北水鎭)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수행하고 있다. 외교부는 “(양국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김 국장이 일본 수출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규제를 조속하게 철회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일본 측에서 대화 의향이 보였다. 한일 외교 당국이 대화해야 한다는 모멘텀을 유지한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입장의 차이가 크다”고 밝혀 21일로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간 회담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일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일본과) 더 논의해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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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만에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지소미아 재연장 여부 나올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회동을 하루 앞둔 20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재연장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1일 한일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을 통해 일본 정부 입장을 확인한 뒤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강 장관은 한일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베이징 북부 관광지 구베이쉐이전(古北水鎭)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만찬에서 고노 외무상을 만나 한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3년 만에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위해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강 장관은 한일회담 외에도 한중일 회의 등을 통해 20, 21일 이틀간 고노 외상과 연속 회동한다. 21일 한중일 회담이 끝난 뒤에 한중일 공동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어 한일갈등에 대해 언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만료 시한과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 시행일을 앞두고 한일 갈등 해결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 장관은 이날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면 전환 계기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에 대해 한국 입장을 적극 개진할 것이지만 참 어렵다는 무거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일본 NHK는 “고노 외무상이 한일회담에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황을 조속히 시정할 것을 거듭 촉구할 것으로 보이고 수출관리(규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양측 의견이 엇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한중일 장관 만찬 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한중회담 직전 왕 위원과 고노 외상 간 중일 회담도 열렸다. 중국이 올해 말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를 확정하려는 이번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한일 갈등에 중재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은 자국이 주도하고 한일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및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타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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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톈안먼’ 경고한 트럼프… ‘새 대장정’ 다짐한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유혈 진압 사태를 처음 거론하며 이런 방식으로 다루면 미중 무역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경고했다. 시 주석은 중국 지도부가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진행하는 전·현직 지도부들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 첫 공개 메시지로 “새로운 대장정의 길을 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에서 양보 없는 강경한 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홍콩 시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만약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해 또 다른 톈안먼 광장(사태)이 된다면 대처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폭력이 있다면 (무역 합의를) 하기에 아주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톈안먼 시위’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홍콩 문제가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중국은 우리보다 훨씬 더 합의를 필요로 한다. 이것(홍콩 사태)이 합의의 일부가 아니라면 뭔가 이미 오래전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18일 중국 관영매체 기자 500여 명이 1930년대 중국군의 ‘고난의 행군’ 대장정 루트 답사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새로운 난관과 고비들을 계속 뛰어넘고 전진해야 한다”며 대장정을 강조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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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인치항”… 직선제-자치권 확대 요구로 진화한 홍콩시위

    “우리는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보호하는 예전의 평화로운 홍콩으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18일 홍콩 현지 시위 현장. 이름을 내털리라고만 밝힌 홍콩 여성은 본보에 이렇게 호소했다.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가 올해 6월 9일 100만 명 참가로 본격화된 이후 19일로 71일째를 맞았다. 2014년의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이 지속된 74일 기록 돌파는 시간문제다. 내털리 씨의 바람과 달리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될지, 어떤 식으로 끝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22년간 가속화된 ‘중국화’에 대한 공포가 시위를 통해 폭발하고 사회 분위기를 송두리째 바꾸면서 홍콩에 적용해온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한다. 홍콩 사태는 이제 세계 경제에 파장을 일으킬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떠올랐다. 주말 시위가 충돌 없이 지나가긴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고 중국 정부가 대응하고 나서면서 미중 갈등 전선도 복잡해지고 있다.○ 민주주의 확대 요구로 새 국면 시위의 과격화 및 경찰과의 충돌이 몇 주째 이어지면서 중국의 무력 개입 위협으로 수세에 몰렸던 시위대는 18일 170만 명이 참가한 시위를 평화롭게 끝내면서 새로운 동력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 20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축이 된 시위대는 학교가 개학하는 다음 달 2일부터 집단 수업거부를 예고했다. 여전히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셈이다. 18일 시위를 주도한 홍콩 민간인권진선(陣線)은 31일에도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31일은 5년 전인 2014년 보통(직접) 선거안이 부결된 날이다. 민주 보통선거를 이행하고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은 홍콩 사람이 다스린다)을 진짜 실천해야 비로소 홍콩이 현재의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은 현재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18일 시위대도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 국회인 입법회 의원의 두 가지 직접선거 도입을 요구했다. 6월 홍콩인을 중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범죄인 인도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반중 반정부 시위로 확산됐고 더 나아가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 확대 요구로 진화하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그 성격 자체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선전을 홍콩 대체 도시로” 압박 중국은 170만 명의 시위가 한창이던 18일 오후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를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선전시를 홍콩의 금융 허브 기능을 대체하는 도시로 육성해 홍콩의 위상을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가 무력 개입 경고뿐 아니라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홍콩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이날 선전시를 ‘중국 특색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지정하고 광범한 개혁 조치를 통해 20세기 중엽까지 글로벌 벤치마크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처음 공개했다. 글로벌 기업의 본사, 지사 설립을 장려하고 해외와 홍콩의 인재를 유치하는 등 홍콩을 겨냥한 조치들이 두드러졌다.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홍콩 대신 선전을 ‘중국식 사회주의의 홍콩’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마카오 광둥성을 연결하는 거대 단일 경제권인 “웨강아오(粵港澳) 다완취(大灣區·Great Bay Area) 개발 계획에서 홍콩을 소외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홍콩=권오혁 특파원}

    •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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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홍콩 10분거리 집결 무장병력 시위진압 훈련 영상 공개

    중국은 17일 홍콩서 10분 거리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에 집결한 1만2000명 규모의 무장경찰과 공안(경찰)들이 합동으로 시위를 무력 진압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홍콩에 무력 개입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폭도들을 퇴치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전했다. 이날 일제히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무장경찰들이 소총을 시위대를 향해 겨냥하며 장전했다. 장갑차와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훈련도 벌였다. 군견들이 시위대를 공격해 물어뜯는 모습을 연출한 훈련 장면도 공개했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홍콩 시위대와 만나 문제를 해결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고를 일축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재 모든 것을 압도하는 가장 급한 임무는 폭동과 혼란을 멈추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도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를 취소할 수 있다”는 미국 의회의 홍콩 시위 지지 움직임에 대해 “홍콩 경찰의 법 집행을 폭력적인 진압으로 왜곡했다.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인대는 “홍콩에서 발생한 폭력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인대가 홍콩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전국인대는 홍콩 시위를 홍콩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홍콩=권오혁 특파원}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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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개입 빌미 주지 말자”… 홍콩, 평화-이성-비폭력 ‘화이비 집회’

    “중국 무장병력이 들어오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파괴되는 겁니다.”(반정부 시위 지지자 캔더스 람 씨·35) “병력이 오진 않을 겁니다. 중국 정부는 병력 투입 시 일국양제가 무너진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홍콩 정부 지지자 라이모 씨·65) 시위가 벌어진 현지에서 본보와 만난 홍콩 시민들은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에 대한 찬반과 상관없이 중국의 직접 무력 개입은 홍콩에 약속한 일국양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 중국의 직접 개입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공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이 홍콩에 연일 무력 진압 가능성을 경고했음에도 18일 수많은 홍콩 시민이 천둥, 폭우를 뚫고 거리로 나왔다. 최근의 잇따른 폭력 충돌 사태와 달리 시위대가 형형색색의 우산을 쓰고 이날 밤까지 대체로 평화롭게 행진하면서 ‘우산의 물결’을 이뤘다. 올해 6월 홍콩 시민 200만 명이 참가한 평화 시위를 주도했던 홍콩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은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11주째 집회를 시작했다. 주최측은 이날 시위에 170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10만 명 규모 집회만 허용하고 거리 행진을 불허해 시위대들은 도착 순서에 따라 빅토리아공원에 15분 정도 머문 뒤 홍콩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가 있는 에드머럴티, 센트럴, 완차이 등으로 흩어졌다. 주최 측은 이를 ‘흐르는 물(流水·유수)’식 집회라고 불렀다. 시위대는 홍콩 경찰의 무력 진압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최근 잇따른 폭력사태로 홍콩 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갈리고 중국에 즉각 개입 명분을 줄 것을 우려한 듯 이날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를 반복해 강조했다. 이날 밤 홍콩정부청사 인근에서 자신을 상하이(上海)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밝힌 붉은 옷차림의 중국 본토인 남성이 홍콩 경찰을 지지하고 몰래 시위대의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한때 시위대에 포위됐다가 일부 시위대의 도움으로 큰 폭력사태 없이 인근 지하철역으로 빠져나갔다. 그는 기자들에게 “시위대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무력 진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행진을 불허했음에도 시위대를 막지는 않았다. 이날 처음으로 시위 진압용 물대포차 2대를 홍콩경찰학교에 대기시킨 모습이 본보에 포착됐다. 홍콩 시위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압 과정에서 중국 본토인들이 사용하는 푸퉁화(普通話)를 쓰는 홍콩 무장경찰 영상, 시위 현장에 등장한 홍콩 주둔군 번호판을 단 구급차 사진 등을 근거로 중국군이 이달 초부터 홍콩 경찰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무력 진압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콩 시위대에 ‘백색테러’를 자행할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본토인들이 조직적으로 홍콩에 대거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0명의 20∼40대 남성 중국인이 17일 일부 흰색 옷을 입고 홍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홍콩=권오혁 hyuk@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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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무력진압 공포에도…홍콩 시민들 폭우 뚫고 ‘우산 물결’

    “중국 무장병력이 들어오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파괴되는 겁니다.” (반정부 시위 지지자 캔더스 람 씨·35) “병력이 오진 않을 겁니다. 중국 정부는 병력 투입시 일국양제가 무너진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홍콩 정부 지지자 라이모 씨·65) 시위가 벌어진 현지에서 본보와 만난 홍콩 시민들은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에 대한 찬반 여부에 상관없이 중국의 직접 무력개입은 홍콩에 약속한 일국양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데는 생각이 일치했다. 중국의 직접 개입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공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이 홍콩까지 불과 10분 거리에 무장경찰과 장갑차, 물대포 등 병력을 집결시켜 연일 투입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18일 열린 대규모 반중 반정부 시위는 홍콩 사태의 분수령으로 주목받았다. 무력진압에 대한 공포에도 수많은 홍콩 시민들이 천둥 폭우를 뚫고 거리로 나왔다. 시위대가 형형색색의 우산을 쓰고 평화롭게 행진하면서 이날 시위는 ‘우산의 물결’을 이뤘다. 톰 아우 씨는 “우리는 중국 개입에 대한 공포를 무릅쓰고 시위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6월 200만 명 홍콩 시민이 참가한 시위를 주도했던 홍콩 민간인권진선(陣線)은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경찰은 10만 명 규모 집회만 허용하고 거리 행진을 불허해 시위대들은 도착 순서에 따라 빅토리아공원에 15분 정도 머문 뒤 홍콩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가 있는 에드머럴티, 센트럴, 완차이 등으로 흩어졌다. 주최 측은 이를 ‘흐르는 물(流水·유수)’식 집회라고 불렀다. 시위 주최 측은 중국의 즉각 개입 명분을 줄 것을 우려한 듯 이날 평화, 이성, 비폭력을 뜻하는 “화이비(和理非) 집회”를 반복해 강조했다. 목적지인 센트럴의 차터로드에 도착한 시위대에게는 “평화롭게 해산해달라”고 요청했다. 반중 홍콩 매체인 빈과일보 창립자 지리 라이 씨도 시위 현장에서 “비폭력 시위가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마음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경찰도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무력 진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처음으로 시위 진압용 물대포차 2대를 홍콩경찰학교에 대기시킨 모습이 본보에 포착됐다. 홍콩 시위대와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압 과정에서 중국 본토인들이 쓰는 보통화를 쓴 홍콩 무장경찰 영상, 시위 현장에 등장한 홍콩 주둔군 번호판을 단 구급차 사진 등을 근거로 중국군이 이달 초부터 홍콩 경찰을 위장하는 방식으로 무력진압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왔다.홍콩 시위대에 ‘백색테러’를 자행할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본토인들이 조직적으로 홍콩에 대거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0명의 20~40대 남성 중국인들이 17일 일부 흰색 옷을 입고 홍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홍콩 시위대들은 앞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동현금인출기(ATM)에서 돈을 대량으로 인출해 ATM을 비우자는 운동을 전개했다. 홍콩=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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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보복땐 우리도 최후보복”

    홍콩과 무역 2개 전선에서 폭발한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매년 8월 초에 열리는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15일경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홍콩과 무역 문제에 대해 강경 대응하는 방향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무장병력이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집결해 홍콩 투입 준비태세를 갖춘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폭력적인 탄압을 걱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걱정된다. 폭력적인 탄압을 보고 싶지 않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시위대 대표들과 함께 앉는다면 15분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로 “시 주석이 시위대를 개인적으로 직접 만나면 홍콩 문제에 행복하고 깨달음을 주는 결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시 주석에게 무력 개입을 하지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곧 시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해 홍콩과 무역 문제에 대한 시 주석과의 담판을 예고했다. 최근까지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거리를 두던 데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18일 경찰의 불허 속에 홍콩에서 열리는 대규모 시위는 홍콩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6월 200만 시위를 이끈 홍콩의 민간인권진선(陣線)은 18일 시위에 200만 명을 넘어 300만 명이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200만 시위의 출발점이었던 홍콩섬 빅토리아 공원부터 홍콩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 인근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빅토리아 공원 집회만 허용했다. 또 주최 측은 3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신청했으나 경찰은 10만 명 규모만 허용해 대규모 충돌도 우려된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환추(環球)시보는 16일 “폭동이 격렬해지면 중앙정부가 직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홍콩 사건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썼다. 미중은 무역 문제에서도 서로 보복 조치를 경고하며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이 보복한다면 우리는 최후(ultimate form)의 보복(조치)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역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은 약해지고 우리는 강해질 것이다. 나는 무역 전쟁이 꽤 짧게 갈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은 미국이 다음 달 1일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전격 사임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조종사 등이 시위에 참가해 중국 민항국의 제재 대상이 되는 등 곤경에 빠졌다. 직원의 시위 참가를 막지 않았던 호그 CEO는 중국의 제재가 시작되자 “시위에 참가하면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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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북미대화 어부지리 기웃거리지 마라”… 노골적 南 따돌리기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16일 막말에 가까운 담화를 발표하며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평화경제 비전을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외무성에 이어 대남 공식 기구인 조평통까지 나선 북한은 보름간 다섯 차례에 걸친 말 폭탄을 쏟아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도 거듭 대북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청와대를 향해 인신 모독 수준의 막말로 면박을 주며 대화 거부 의사를 못 박은 것. 북-미가 3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북핵 외교의 변방으로 몰아내며 북한이 한반도의 운전석에 앉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평화경제론에 ‘삶은 소대가리’ 조롱 북한 조평통 담화는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무엇을 크게 떠벌리기만 하고 실제의 결과는 보잘것없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평화경제를 제안하며 극일 메시지를 담은 경축사가 한마디로 별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지칭하며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 “사고가 건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례적인 수준의 막말을 쏟아냈다. 11일 외무성 담화에서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라고 조롱한 북한이 막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조평통 담화는 문 대통령의 경축사 핵심 메시지였던 평화경제론에 대해 “북쪽에서 사냥총 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을 향해 “저들이 북남 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하늘을 보고 크게 웃을) 노릇”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대남 비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밝힌 이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 달라는 주장이 먹혀들지 않자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불만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가 선(先) 비핵화 진전, 후(後) 남북관계의 입장을 보이자 현 국면에서 한국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북한이 대놓고 한국을 흔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대화 빗장 걸고 경협 몸값 높이기 북한은 또 “남조선 당국자들과 다시는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며 당분간 남북 대화 중단은 물론이고 앞으로 열릴 비핵화 협상에서도 한국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날 담화에서도 미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한국에 비난을 집중하면서 ‘미국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 조평통은 “합동 군사연습이 끝난 다음 아무런 계산도 없이 계절이 바뀌듯 저절로 대화 국면이 찾아오리라고 망상하면서 조미(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어 보려고 목을 빼들고 기웃거리고 있지만 그런 부실한 미련은 미리 접는 것이 좋다”고 했다. 특히 북한이 11일 외무성 담화에 이어 다시 한 번 ‘계산’을 언급한 것을 두고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경제를 추진하려면 먼저 적지 않은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한편 북한군 김수길 총정치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군 대표단은 이날 중국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을 조성해온 북한군의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찾은 것을 두고 중국의 북한 군사 안보 분야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 대표단이 방중 기간에 중국 측과 군사 분야 연대를 강화하고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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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홍콩서 대규모 집회 예고…美中 갈등 분수령 되나?

    홍콩과 무역 2개 전선에서 폭발한 미중 간 첨예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 무장병력이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집결해 홍콩 투입 준비태세를 갖춘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18일 홍콩에서 경찰의 불허 속에 열리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중국의 폭력적인 탄압(crackdown)을 걱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걱정된다. 폭력적이 탄압을 보고 싶지 않다”며 “시 주석이 시위대 대표들과 함께 앉는다면 15분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것이 시 주석이 하는 종류의 일은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것은 나쁜 아이디어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위터로 “시 주석이 시위대를 개인적으로 직접 만나면 홍콩 문제에 행복하고 깨달음을 주는 결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무력 개입을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곧 시 주석과 통화할 것”이라고 말해 홍콩과 무역문제에 대해 시 주석과 담판을 예고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홍콩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거리를 두던 데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중국은 15일경 매년 8월 초 열리는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과 무역문제에 대해 시진핑 지도부가 강경 대응하는 방향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대규모 시위의 향방이 중국의 무력 진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6월 200만 시위를 이끈 홍콩의 민간인권진선(陣線)은 18일 다시 대규모 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200만 명을 넘어 이번엔 300만 명이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200만 시위의 출발점이었던 홍콩섬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해 홍콩정부청사와 입법회(국회) 인근 센트럴의 차터가든까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빅토리아공원 집회만 허용했다. 주최 측이 30만 규모 집회를 신청했으나 경찰은 10만 명 규모만 허용해 시위대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18일 대규모 충돌이 우려된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환추(還球)시보는 16일 사설에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개입을 통한 폭동 진압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옵션이다. 폭동이 격렬해지면 중앙 정부가 직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홍콩 사건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은 무역문제에서도 서로 보복 조치를 경고하며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중국이 보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들이 보복한다면 우리는 최상 형태의 보복(조치)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길어줄수록 중국은 약해지고 우리는 강해질 것이다. 나는 무역전쟁이 꽤 짧게 갈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이 다음달 1일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필요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 3000억 달러어치 중국 제품 10% 관세 부과 조치 중 일부를 연기했음에도 전면 취소를 요구하며 강력대응 한 것이다. 중국은 한편 미국 상무부가 중국 최대의 국유 원전 업체 중국광허그룹(廣核集團)과 자회사 3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한 데 대해서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수출 통제 조치를 남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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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병력 수천명, 선전서 붉은 깃발 흔들며 진압훈련

    중국이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에 무장병력을 집결시킨 가운데 15일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지역에서 진압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선전시의 한 경기장에서 중국 병력 수천 명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일부 병력은 위장복을 입고 무장경찰 휘장을 달았다. 경기장 주차장에서 100대 이상의 장갑차 무장트럭 물대포차량 등이 목격됐다. 이 경기장은 14일 중국군이 10분 만에 홍콩에 도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사진을 공개한 춘젠(春繭)경기장이다. 또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공안(경찰)부는 14일 전국 공안기관의 대규모 실전훈련 계획을 수립했다. 광저우(廣州)일보에 따르면 홍콩에서 가까운 광둥성 광저우공항에서는 14일 밤 돌발상황 긴급 대처방안에 대한 실행 가능성과 적합성을 점검하는 훈련이 열렸다. 류샤오밍 주영 대사도 15일 “홍콩 상황이 더 악화하면 중국 정부가 수수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진압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아직 중국이 홍콩 문제에 직접 개입할 시점이 아니며 무력 개입의 비용과 위험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원 외교자문역을 맡고 있는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직접 개입하면 미중 관계, 중국과 다른 주요 국가와의 관계에 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를 취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된 홍콩법에 따라 비자, 투자 문제 등에서 홍콩을 특별대우하고 있다. 이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스 교수는 “홍콩 경찰이 (진압) 강도를 높이고 있고 수단을 다 쓰지도 않았기에 중국이 군대를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왕융(王勇) 베이징(北京)대 교수도 직접 개입이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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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무역협상 타결 원하면 홍콩사태 인도적 해결 먼저”

    홍콩의 반중(反中) 및 반정부 시위가 미중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홍콩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과 처음으로 직접 연결시키며 깜짝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지는 않아 물밑에서 미중 정상회담 논의가 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제2의 톈안먼은 큰 실수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은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 그들(중국)이 먼저 홍콩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게 하자”고 말했다. 홍콩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사실상 무역협상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속하고 인도적으로 홍콩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그렇게 할 수 있음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특히 마지막에 “개인적 만남(personal meeting)?”이라며 시 주석과의 비공식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을 처음 홍콩 시위에 연결시켰다”고 분석했다. 6월 말 트위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의 대중 공세도 강경해지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톈안먼 광장과 같은 기억을 새로 만들면 커다란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미국은 줄지어 선 탱크 앞에 선 남성의 사진,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던 중국인들의 목소리, 1989년 중국 정부의 탄압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준군사적(paramilitary) 움직임”이라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국무부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홍콩이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누리도록 한 ‘홍콩반환협정’을 준수할 것을 중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답했다.○ 중국, 홍콩 경찰 진압으로 기우나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의 홍콩 문제 개입을 ‘내정 간섭’이라며 결사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를 무역협상에 이용하려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중국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무역협상을 카드로 북한 문제를 활용했다. 시 주석도 이에 협조했다. 하지만 홍콩 문제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주권 문제에 해당해 쉽사리 호응하기 어렵다. 중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5일 오후 “홍콩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대로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다만 반박 수위가 높지 않았고 “미중 정상이 회담과 통화 서신 등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의 13일 뉴욕 회동 때 정상회담 논의가 오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 주석이 직접 개입보다 홍콩 경찰력의 강경 진압을 내세우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정황도 감지된다. 홍콩 핑궈(瀕果)일보는 12일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의 홍콩 관련 최신 지시는 ‘군대를 동원할 필요가 없고, 가혹한 법 집행으로 한 치도 양보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혼란을 평정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위대를) 많이 잡아들여 형을 무겁게 판결하라는 명령이 이미 홍콩 경찰에 전달됐다”고 말해 홍콩 당국의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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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매체 “홍콩판 보스턴 티 파티”

    밀레니얼 세대인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타깃으로 삼은 배경은 그만큼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12, 13일 시위로 (공항이) 6억 홍콩달러(약 927억 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500만 t의 화물을 처리한 세계 최대 항공화물 중심지이자 여객수송량 세계 8위인 홍콩국제공항의 국제적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틀간 시위로 항공편 979편이 취소됐다. 14일에는 법원이 공항 내 지정 장소 외 시위 금지 명령을 내려 공항 입구가 통제되고 약 100∼200명의 시위대만 남아 농성을 이어갔다. 불편을 호소하는 여행객에게 젊은 시위대는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여행객들에게 사과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홍콩 공항 시위가 현대판 ‘보스턴 티 파티’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CNBC방송은 자사 PD였던 제이크 노백 씨의 칼럼을 인용해 “이번 티 파티는 보스턴이 아닌 홍콩에서 열렸다”며 “홍콩 시위대는 ‘자치권 없이는 상업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고 이는 ‘대표 없이 과세 없다’와 정서적으로 비슷하다”고 전했다. 보스턴 티 파티는 1773년 영국이 식민지 미국의 차 밀무역을 금지하고 동인도회사에 독점권을 주는 관세법을 실시하자 자치권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며 분노한 보스턴의 반영국 급진파가 항구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 선박을 습격해 차 상자들을 모조리 바다로 던진 사건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홍콩을 일국양제(一國兩制)로 유지하는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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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軍 “통제불능땐 비상사태 선포”… 트럼프 “아무도 죽지 않길”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6월부터 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들을 감금하고 폭행하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 중국 본토인에 대한 첫 폭력 행사 시위대는 13일 밤(현지 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선전시 출신의 남성 쉬(徐)모 씨 주변에 몰려들어 전선을 묶을 때 사용하는 케이블 타이로 두 손을 묶고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 남성이 중국 신분증과 홍콩·마카오통행증(중국인이 홍콩·마카오를 여행할 때 발급받는 허가증명서)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비밀공안(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나는 공안이다. 시위대인 척했다’라고 쓰인 팻말을 그의 목에 걸었다. 쉬 씨는 감금 4시간여 만에 구급차에 실려 공항을 떠났다. 14일 새벽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추(環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가 가방 안에 ‘나는 홍콩 경찰을 사랑한다’고 적힌 티셔츠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발길질을 당했다. 시위대는 그의 머리에 물을 붓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신원이나 행동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쉬 씨에 대해 “공항에 사람을 마중하러 온 선전시 주민”이라고 했지만 공안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였던 그는 구급차에 타자마자 눈을 떴다. 푸 씨는 폭행 당시 시위대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너희가 나를 때려도 된다”며 폭행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14일 푸 씨를 “진짜 남자”라고 치켜세우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영상을 공개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도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두 사람에 대한 폭행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했고 중국의 홍콩연락판공실도 “테러리스트들의 폭력 행위와 같다”고 규정했다. ○ 중국인 폭행 이후 “비상선포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부대의 홍콩 접경 집결 사실을 확인한 것도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동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14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 거리인 56km밖에 되지 않는다”며 위협했다. 동부전구는 “푸궈하오 폭행 뒤 우리는 7가지 상식을 알아야 한다”며 무력 개입 근거들을 공개해 중국인 폭행 사건이 병력 투입의 명분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중국 인터넷에 나돌던 이 글은 오후에 삭제됐다. 민감한 내부 정보여서 검열을 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홍콩과 맞닿은 선전시 축구경기장에 군용트럭과 장갑차 등 500대 이상의 무장 경찰 차량이 집결한 위성사진도 14일 공개됐다. 선전시 현지 소식통은 “무장 경찰과 군부대가 집결해 유사시 바로 투입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선전시와 홍콩을 잇는 다리 통제 등 개입의 직접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이 경고 차원에서 무력 개입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은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홍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화적으로 해결돼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콩 문제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력 개입에 반대 메시지를 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이 상륙수송선거함(이달 말)과 미사일순양함(다음 달)의 홍콩 입항을 요청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이 13일 뉴욕에서 전격 회동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미중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홍콩 사태가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에 중국 고위 인사가 해외를 방문하지 않았던 전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홍콩=권오혁 특파원}

    •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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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軍 “10분이면 홍콩 도착” 경고

    홍콩국제공항에서 13일(현지 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에 대한 폭행도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테러리즘’으로 규정해 무력 개입 가능성을 높였다. 수천 명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는 13일 밤 광둥(廣東)성 출신 남성 쉬(徐)모 씨가 중국 비밀공안(경찰)이라며 감금한 뒤 폭행하고 환추(環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공항 운영은 14일 정상화됐으나 항공편 일정이 재조정됐고 일부 시위대는 농성을 계속했다. 중국 동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이날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선전(深圳)시 춘젠(春繭) 경기장 내 무장트럭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러면서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착한다. 홍콩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위기와 동란이 일어나면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가 비상을 선포하고 중앙정부가 본토 법률을 홍콩에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우리 정보기관이 중국 정부가 부대를 홍콩 접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알려 왔다”며 “모두가 침착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뉴욕에서 만났다고 밝혀 홍콩 문제로 논의했음을 시사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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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반중 반정부 시위대, 中 본토인 첫 폭행…중국군 “10분이면 홍콩 도착” 위협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이달 6월부터 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인들을감금하고 폭행하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중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 본토인에 대한 첫 폭력행사 시위대는 13일 밤(현지 시간) 홍콩국제공항에서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출신의 남성 쉬(徐)모 씨 주변에 몰려들어 전선을 묶을 때 사용하는 케이블타이로 두 손을 묶고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 남성이 중국 신분증과 홍콩·마카오통행증(중국인이 홍콩·마카오를 여행할 때 발급받는 허가증명서)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의 비밀공안(경찰)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나는 공안이다. 시위대인 척했다’는 팻말을 그의 목에 걸었다. 쉬 씨는 감금 4시간여 만에 구급차에 실려 공항을 떠났다. 14일 새벽에는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강경 민족주의 성향의 환추(還球)시보 기자 푸궈하오(付國豪) 씨가 가방 안에 ‘나는 홍콩 경찰을 사랑한다’고 적힌 티셔츠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발길질을 당했다. 시위대는 그의 머리에 물을 붓기도 했다. 두 사람의 신원이나 행동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쉬 씨에 대해 “공항에 사람을 마중하러 온 선전시 주민”이라고 했지만 공안인지 아닌지는 밝히지 않았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였던 그는 구급차에 타자마자 눈을 떴다. 푸 씨는 폭행 당시 시위대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너희가 나를 때려도 된다”며 폭행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14일 푸 씨를 “진짜 남자”라고 치켜세우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영상을 공개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유도했다.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두 사람에 대한 폭행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했고 중국의 홍콩연락판공실도 “테러리스트들의 폭력 행위와 같다”고 규정했다. 테러리즘 규정은 중국이 무력 개입을 하는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중국군, “10분이면 홍콩에 도착”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부대의 홍콩 접경 집결 사실을 확인한 것도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군 동부전구(戰區)는 14일 “선전시에서 10분이면 홍콩에 도착할 수 있고 홍콩에서 통제 불가능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 정부가 비상을 선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12일 홍콩과 맞닿은 선전시 축구경기장에 장갑차 등 500대 이상의 무장경찰 차량이 집결한 위성사진도 14일 공개됐다. 선전시 현지 소식통은 “무장경찰과 군부대가 집결해 유사시 바로 투입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선전시와 홍콩을 잇는 다리 통제 등 개입의 직접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이 경고 차원에서 무력 개입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은 홍콩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홍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평화적으로 해결돼 누구도 다치거나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콩 문제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무력 개입에 반대 메시지를 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당 정치국원이 13일 뉴욕에서 전격 회동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미중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홍콩 사태가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기간에 중국 고위 인사가 해외를 방문하지 않았던 전례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집회 표현의 자유는 홍콩 시민들과 우리가 공유해온 핵심 가치이며 보호돼야 한다”고 중국에 자제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은 불만을 표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이 상륙수송선거함(이달 말)과 미사일순양함(다음 달)의 홍콩 입항을 요청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홍콩=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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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홍콩시위는 공공연한 살인행위”… 무력진압 명분쌓기 나서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공항에 바리케이드를 쳐 세계 여행객들의 출국을 막고 나서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면서 홍콩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가 6월 이후 10주째를 맞은 홍콩 시위에 대한 성격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인 끝에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한 뒤여서 중국에 무력 개입 구실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국제공항 출국장 통로를 점거해 여행객들의 출국을 물리적으로 저지해 공항을 마비시켰다. 전날인 12일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해 200여 편의 항공편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가 13일 오전 6시(한국 시간 오전 7시)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불과 10시간여 만에 또다시 출발 항공편이 전면 취소된 것이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오후 4시 반 이후의 출국 체크인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1924년 개장 이후 95년 만에 벌어진 홍콩국제공항 폐쇄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특히 시위대는 짐을 옮기는 공항 카트를 일렬로 배치해 바리케이드를 만드는 형식으로 통로를 막고 여행객들이 출국장으로 향하는 걸 몸으로 막았다. 출국을 원하는 여행객들과 시위대가 언쟁을 벌였고 일부 여행객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이란 의심을 받은 남성이 두 손이 묶여 억류당하자 소방대원이 이 남성을 끌어내려다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인식을 강경하게 높여 왔다. 그동안 “용납할 수 없는 폭력 행위”로 비판했지만 7일 처음으로 정권 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색깔혁명’으로 규정했다. 12일에는 “테러리즘 출현 조짐”으로 수위를 높였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3일 평론에서 “이미 테러리즘 색채를 분명히 띠는 공공연한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노골적인 표현을 썼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끌 심연으로 밀어 넣을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테러리즘 규정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언론, 기업, 기관들이 이미 중국의 병력 투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무력 개입에 반대하던 중국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선전(深(수,천))시에 무장경찰이 집결하는 것이 무슨 신호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시위대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현재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정책 결정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 여부를 결정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현지 소식통은 “실제 무력으로 개입하면 홍콩에 본사를 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홍콩을 떠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 지위를 잃으면 중국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펀드매니저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이 있다면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이 잠재적인 블랙스완”이라며 “홍콩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세계 경제에 진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정부는 무력 개입에 우려를 표시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을 지냈던 크리스 패튼은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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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 시위대 공항 점거하자… 中 “테러리즘, 무자비하게 퇴치”

    수천 명에 이르는 홍콩의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대가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홍콩 사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홍콩국제공항은 1924년 개장 이후 95년 만에 처음 시위로 폐쇄됐다. 중국 정부가 10주를 넘어선 홍콩 시위를 이날 처음으로 “테러리즘”이라 규정하고 초강경 대응을 강조해 계엄령이나 병력 투입 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위대는 9∼11일 3일 연속 홍콩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당초 12일엔 시위가 예정돼 있지 않았으나 전날인 11일 밤 홍콩 도심 침사추이 경찰서 밖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총, 빈백건을 발사해 여성 시위 참가자가 중상을 입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피를 흘리며 병원에 이송된 이 여성은 오른쪽 눈 안구와 각막이 파열돼 실명 위기에 빠졌으며 코뼈, 턱뼈도 골절됐다. 이에 격분한 시위대가 12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100만 명이 공항을 점거해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했다. 일부 시위대는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처럼 안대나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거나 “깡패 경찰들아, 우리에게 눈을 돌려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7시경 대부분 철수했고 수백 명만 남았다. 앞서 11일 홍콩 지하철 콰이퐁역 내에서는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플랫폼에 있던 승객이 이마를 다치는 등 강경 진압이 이어졌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경찰이 2m 이내에 있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했다”며 경찰을 비판했다. 밍(明)보는 시위대가 침사추이 경찰서에 벽돌과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체를 던졌으며 경찰 1명이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등 중국 매체들은 12일 경찰의 화상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10일 화염병 투척에 대해 “과격 시위는 이미 심각한 폭력 범죄로 변했고 테러리즘 출현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홍콩은 이미 중요한 고비에 이르렀다. 무자비하게 사정 봐주지 않고 강력 퇴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10일 무장경찰이 탄 장갑차와 물대포가 선전시로 집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돌았다.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은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무장경찰 부대는 폭동, 소요, 심각한 폭력 범죄, 테러 등 사회 안전 관련 사건을 진압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리며 전격적인 투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일 공항 운항이 중단된 이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 항공편 10편 전부와 외국 항공사 13편 대부분이 결항했다. 이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던 여행객 1004명은 공항 외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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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대 공항 점거… 여객기 운항 전면 중단

    홍콩의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에 몰려들어 입·출국장을 점거하자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이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시위대 수천 명은 전날 밤 경찰이 발사한 ‘빈백건(bean bag gun·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콩주머니탄총)’에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빠진 데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공항 터미널을 점거했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오후 4시경(현지 시간) 체크인을 마친 출국 항공편과 이미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외에 예정된 모든 항공편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홍콩 항공 당국의 ‘노탐(NOTAM)’에 따르면 공항이 12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탐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 당국이 항공 종사자에게 알리는 통지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시간대에 한국과 홍콩을 오가는 항공편은 총 23편이며 대부분 결항했다. AP통신은 13일 오전 6시부터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고 12일 저녁에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판공실은 시위를 처음으로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하며 “법에 따라 반드시 강력 퇴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계엄령 선포나 무장경찰 또는 군대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무장경찰 장갑차를 집결시켰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유원모 기자}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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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사태’ 英-中 충돌… 英 “진압반대”vs 中 “내정간섭”

    중국이 미국을 홍콩 시위 배후로 지목하며 미중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과 영국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홍콩을 넘겼고 155년이 흐른 1997년 돌려받았다. 10일 영국 외교부에 따르면 도미닉 라브 외교장관은 9일 캐리 람 홍콩 행정수반과의 통화에서 ‘평화로운 시위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폭력이 (홍콩 시민) 다수의 합법적 행동에 그늘을 드리우면 안 된다”며 중국군 투입 및 무력 진압을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날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영국 식민지가 아니다. 영국 정부가 홍콩 행정수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박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은 홍콩에 대한 주권, 통치권, 감독권이 없다. 무책임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도 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공식 소셜미디어에 “중국은 이미 (아편전쟁으로 홍콩을 영국에 빼앗긴)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 외부 세력이 개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이 반중 인사와 만나는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의 시위 지지 발언 등이 담겼다. 특히 동영상의 위쪽엔 미 고위 인사의 모습을, 아래쪽엔 홍콩 시위 모습을 담아 시위 배후가 미국이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하기 위한 편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 기업도 시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9일 중국 민항국은 홍콩 유명 항공사 캐세이패시픽에 반중 시위에 참가한 직원들의 중국행 비행기 조종 등을 금지하도록 제재했다. 하루 뒤 캐세이패시픽은 시위에 참가한 조종사 1명을 비행 업무에서 배제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이팡(一芳)과일차’ ‘CoCo(코코)밀크티’ ‘공차’ 등 대만의 유명 밀크티 기업들도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시했다 중국과 대만 양국 누리꾼 모두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중국 누리꾼의 거센 항의를 받은 두 기업이 시위 지지를 철회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대만 누리꾼들이 두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패션브랜드 베르사체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긴 티셔츠로 중국 누리꾼의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블룸버그는 베르사체가 티셔츠에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 도시가 아닌 별도 국가로 표현했다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베르사체의 첫 중국 홍보대사가 된 중국 배우 양미(楊冪·33)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체계를 침해했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한편 11일에도 홍콩에서는 반중 시위가 이어졌다. 6월 9일 이후 벌써 10주째다. 범죄인 인도법 철폐가 목적이었던 시위 초기와 달리 이제 ‘보통선거 실시’ 등 민주주의 보장 요구가 거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전했다. 현재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은 한국의 국회 격인 입법회 의원들의 간접 선거로 뽑힌다. 입법회 대다수가 친중파여서 사실상 중국의 낙점이란 비판이 나온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예윤 기자}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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