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김현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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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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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디폴트 우려에… JP모건 ‘워룸’ 설치, IMF “세계 재앙될수도”

    “미국이 디폴트(국가부도)에 빠지면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줄리 코잭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 “미국 부도 리스크에 ‘전시 상황실(War room)’을 소집했다.”(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이 국가부채 상한 협상에서 계속 접점을 찾지 못하며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1일(현지 시간) IMF와 JP모건체이스는 세계 경제에 재앙이 올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재정이 바닥나고 있는 미 재무부가 빚을 더 내려면 의회에서 ‘빚 한도’를 높이도록 승인해 줘야 하는데 양측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선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8월쯤 미 재무부의 긴급자금이 바닥나 공무원과 군인 월급은 물론 국채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X-데이트(부도의 날)’가 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미 경제 둔화로 세금이 예년보다 덜 걷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6월 1일이면 부도 상태”라고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전시 상황실(워룸)이 의미하는 비상경영회의를 “21일부터는 하루 3회씩 열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美 부도 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 한도 상한 협상을 계속 끌다가 실제로 디폴트 사태가 1, 2일이라도 벌어진다면 뒤늦게 합의에 이르더라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막대하다. 지난해 10월 국내 ‘레고랜드 사태’를 생각하면 쉽다. 지급보증을 선 강원도가 레고랜드 빚(어음) 해결에 두 손을 들자 한국 채권 시장 전반이 무너질 뻔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지급 불능에 빠질 경우 발생할 파장은 재앙 수준일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으로 간주될 만큼 안전 자산이라 모든 종류의 금융자산 가격과 금리의 기준이 된다. 만약 미 국채의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면 회사채, 주택담보증권 등 자산 전반의 위험도가 상승해 금리는 폭등하고 자산 가격은 폭락한다. 그 여파로 정부, 가계, 기업 모두 차입 비용이 올라 투자나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는 급속히 쪼그라들게 된다. 미 의회예산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갈 경우 3분기(7∼9월) 미 경제성장률이 ―0.3%, 짧은 기간 부도 시 ―0.6%, 부도 장기화 시 ―6.1%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미국에선 부채 한도 상한을 두고 행정부와 의회가 팽팽한 맞서다가도 결국은 합의를 해 국가부도가 벌어진 전례가 없다.● 2011년보다 심각…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 2011년 8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의회는 막판까지 가는 대치 끝에 부채 한도 상한에 합의했지만 글로벌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역사상 최초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S&P는 미국의 부채 급증 문제뿐 아니라 부채 한도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 리스크 때문에 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해 미 연방정부 차입 비용은 13억 달러(약 1조7340억 원) 늘었고, 글로벌 주식 시장은 폭락했으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도 하락했다. 당시 한국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그해 8월 1∼15일 한국 코스피 하락률은 17.4%로 미국 다우지수(―5.4%)보다 하락 폭이 컸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2.6% 하락했다. 2011년 미 신용등급 강등 사태 때와 비교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취약성이 심화된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미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산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미 은행 4곳이 쓰러졌고, 세계적으로는 신흥국 부채 위기 또한 심각하다. 은행 위기 여파로 시장이 이미 취약해진 상태에서 미국의 부도 가능성까지 커지면 공포 심리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웬디 에델버그 브루킹스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미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금융 시장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 시장 혼란은 주식 가격 하락, 소비자와 기업 신뢰 상실, 민간 신용 시장에 대한 접근성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줄리 코잭 IMF 대변인도 “미국 디폴트는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이미 어려운 세계 경제에 충격을 더하는 것”이라며 미 정부와 의회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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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자금으로 명품 옷…‘학력·가족 가짜’ 美의원 13개 혐의 기소

    학력과 경력, 가족 이력까지 거짓말로 당선된 조지 산토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결국 검찰에 기소됐다. 사기 뿐 아니라 돈 세탁, 공금 절도 등 13건 혐의가 적용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 동부연방지방검찰청은 공화당 소속 산토스 의원을 13개 혐의로 기소하고 곧바로 체포했다. 이후 산토스 의원은 보석금 50만 달러(6억6000만 원)에 풀려난 대신 뉴욕과 수도 워싱턴 간 이동 외 여행은 제한된다. 형이 확정될 때까지 의원직 수행은 가능하다. 검찰에 따르면 산토스는 세 가지 개별 사기 행위에 연루돼 있다. 선거자금으로 기부된 공금을 자신의 계좌로 ‘돈세탁’하고, 수 백 만 원 어치 명품 옷과 개인 용품을 사는데 유용했다는 혐의다. 또 산토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취업 중이었는데도 실업수당을 신청해 2만4000달러(3200만 원)을 불법 수령한 혐의도 있다. 하원 제출 서류에 소득을 허위 기재한 점도 공소장에 기재됐다. 모든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브라질 이민 2세인 산토스는 지난해 11월 ‘첫 공개적 성소수자 공화당 의원’으로 당선돼 주목을 받았으나 출신 학교 뿐 아니라 골드만삭스에 다녔다는 이력이 모두 가짜였고, 성 소수자라는 것도 거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산토스 의원은 “자신에 대한 마녀사냥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혐의를 부인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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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전염땐 뱅크런 확산… 예금보호 강화로 막아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는 은행의 부실 경영이 원인이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공포가 공포를 불러 위기가 현실이 되는 사태를 방지하도록 당국이 신뢰를 쌓는 게 필요하다.” 은행과 금융위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 한 화상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으로 불안해진 금융 부문의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금융위기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이다. 특히 1983년 은행의 역설을 규명한 ‘다이아몬드-딥비그’ 모델로 유명하다. 은행은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시스템적으로 공포에 취약하기 때문에 예금자가 한 번 패닉에 빠지면 단숨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과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의 이론은 지난 40년간 전 세계가 겪었던 거의 모든 금융위기를 설명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근 미국 은행 4곳이 연쇄 파산한 데 대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 온갖 종류의 나쁜 것, ‘지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해 왔다”면서 “파산한 은행들은 저금리에 취해 위험관리에 실패한 결과 뱅크런이 발생했지만, 앞으로 공포가 전염되면 다른 은행들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대출에 문제가 생긴다. 또 오피스에 대한 수요도 높지가 않다”면서 “한국도 PF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는 세계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대출기관의 연쇄 파산을 막기 위해 규제 당국의 감독과 신뢰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규모와 상관없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부실 은행을 관리하고 예금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은행 시스템의 근간은 신뢰이고, 금융 당국이 신뢰를 잃으면 시스템도 신뢰를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달 31일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리는 ‘202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금융 안정과 혁신: 한국 경제와 금융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상업용 부동산, 은행위기 뇌관… 한국도 PF 건전성 관리해야”‘뱅크런’ 연구로 노벨경제학상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교수 인터뷰美은행들 고금리 위험 관리 실패이미 파산상태서 뱅크런 발생뱅크런 확산 공포 자체가 문제 “상업용 부동산은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문제입니다. 규제기관은 자체적인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수행해 연쇄 파산을 막아야 합니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의 부실 은행이 파산했고,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당국이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지난해 은행과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필립 딥비그 미 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특히 공포가 공포를 양산해 발생하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메커니즘을 규명한 세계적 학자로 꼽힌다. 때마침 미국에서 은행 위기가 확산하고,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이 위협을 받고 있어 최근 인터뷰와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미 중량급 은행들의 파산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 관리에 실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이 감독을 강화하지 않으면 금융업에 대한 공포가 확산될 수 있다며 신뢰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노벨상 수상 이후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수상하자마자 글로벌 은행 위기가 터졌다. “지난해 10월 시카고 시간으로 새벽 3시 40분에 연락을 받고 정말 놀랐다. 곧바로 노벨 연설문 준비를 시작해 연설 3시간 전에야 마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올해 2월 말까지 거의 모든 깨어 있는 시간을 노벨 논문(노벨 웹사이트에 제출할 수상 관련 논문)을 쓰는 데 보냈다. 이제 다른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SVB 사태가 터졌다. 나는 은행 실패와 같은 일이 이전부터 일어날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래서인지 내가 이 사태의 원인을 곧바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왜 은행 실패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나. “노벨상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금리를 계속 올리다 보면 모든 종류의 나쁜 것과 ‘지옥’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금융 부문, 특히 단기 부채가 많은 부문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감독과 규제를 받고 있는 상업은행이 그림자은행(비은행 금융기관)보다 먼저 쓰러졌다는 점이다. 또 SVB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금리가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데 ‘베팅’, 다시 말해 도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디지털 뱅크런을 비롯해 은행의 파산 속도가 이례적으로 빨랐다. 공포가 전염되고 있다고 보나.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현재 파산한 미국 은행들은 내가 논문에서 밝힌 공포의 자기 실현적 특성에 따른 뱅크런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파산 상태였기 때문에 뱅크런이 일어났다. (3월 초) 뱅크런이 대규모로 일어나기 전부터 SVB에서는 예금이 꽤 빨리 빠져나가고 있었다. SVB의 예금 이자율이 국채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이번 사태로 사람들이 ‘모든 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건전한 은행도 뱅크런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는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며 다른 지역 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공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언론에 ‘SVB 사태는 부실 관리 문제’라고 지적해 왔다.” ―은행이나 규제당국은 혹시 모를 ‘공포의 전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은행들은 회계장부상 자산 가치가 (최근의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가치로 어느 정도 내려왔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SVB가 극단적이었을 뿐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매우 견고하고, 지역 은행도 건전성이 나쁘지 않은 사례가 꽤 많다. 은행들은 또 금리와 관련된 위험을 줄여 나가야 한다. 신규 대출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자기자본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나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과 같은 심각한 위기 상황과는 다르다. 하지만 예금보증 한도를 높이거나 강화하는 것이 신뢰 확보에 유리할 것이다.”―금융권의 다른 리스크는 무엇인가. “금리 인상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다. 한국에서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형 기관이든 중소형 기관이든 당국은 자체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대부분 중소형 은행에서 이뤄진다. 이 은행들이 모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수백 개의 은행이 파산할 것이고 이를 수습하는 데 매우 큰 비용이 들 것이다.” ―한국의 예금보증 규모는 5000만 원으로 미국의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보다 낮다. 한국의 은행들은 뱅크런이나 위기로부터 안전한가. “공개된 자료들로 보면 한국의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증 한도를 높일 수 없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과 당국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감독과 규제는 미국이나 캐나다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세계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인플레이션, 또 이를 억제하기 위해 더 높은 실질 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미 중앙은행 연준은 이미 금리를 많이 올렸고 실물경제, 특히 금융 부문에 많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과 한국, 유럽 등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과 같은 자산이 금리 인상으로 즉각 타격을 입고 있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이 뛰어오르지 않는다면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 안정도 도모해야 한다.”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이번 동아국제금융포럼에 초청된 이후 시카고대의 한국 제자들과 한국 경제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한국 경제 기사도 챙겨봤다. 현재 자료를 보면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건전하게 운용되고 있는 것 같다. 3∼4% 수준인 한국의 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다만 세계 무역의 분절(分節)화 현상은 특히 한국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세계 시장이 ‘친구 아니면 적’으로 편이 나뉘며 분열되고 있다. 각 진영이 서로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면 전 세계에 고품질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미국도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은 내수 비중이 크다. 나는 자유무역이 노동 계층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기 없는 아이디어가 되고 있다.”―한국에서 금융 부문 위기가 재발할 우려는 없나. “나는 한국이 부채 위기와 동아시아 금융위기를 모두 겪은 것을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은 부실기업 정리 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교훈을 얻었고 해외 단기 차입 의존도도 그리 높지 않다. 당시 위기의 교훈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1997년 상황을 되새겨봐야 한다. 그게 한국 힘의 원천이 될 것 같다.” ―글로벌 은행들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금융당국이 혁신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나는 당국이 자본력이 있고 투명한 기관들 사이에서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파산한 가상화폐거래소 FTX처럼 자본이 부족하고 불투명한 기관이 레버리지(차입)가 높은 상품을 과도하게 제공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당국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혁신을 원한다면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나는 은행 시스템의 기본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이는 변함이 없다. 은행의 관리자와 감독자, 규제 기관을 신뢰할 수 있어야 금융 시스템이 작동한다. 감독자에 대한 믿음을 잃으면 시스템에 대한 믿음도 잃게 된다. 부실한 기관이 없도록 잘 감독하며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2023 동아국제금융포럼 31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볼룸(등록 및 안내: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 www.dongainsight.com )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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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4월 소비자물가 4.9%…2년 만에 최소폭 상승

    4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대비 4.9%로 2년 만에 최소폭으로 상승했다. 경제가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도 상승세가 둔화됨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기준금리 동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9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미국 4월 전년대비 CPI가 상승률이 4.9%로 3월(5.0%)보다 내려갔다고 밝혔다. 이는 미 월가 전망치(5.0%)에서 소폭 하회한 수치다.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는데 이는 3월(0.1%) 보다 오른 수치다.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4% 올랐다. 각각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다. 시장은 예상치에 부합한 4월 CPI에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4월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 우려를 키웠는데, 이날 발표된 CPI는 미국 물가가 냉각되고 있다는 지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4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연준은 베이비스텝(0.25%포인트)를 단행하면서도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실시간 경제지표에 의존해 결정을 내릴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게다가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아직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인상 가능성을 열었다. 14개월 동안 10차례에 걸쳐 5%포인트 금리를 올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될지 이번 CPI 지표에 이목이 집중됐던 이유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미 동부시간 10일 오전 9시 기준 6월 연준의 동결할 가능성을 약 86%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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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격 생존 한인 아이, 숨진 엄마가 안고 있었다

    한인 교포인 윌리엄 조 군(6)은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바꾸러 차에서 내려 아웃렛으로 걸어가던 중이었다. 엄마와 아빠, 세 살 남동생과 함께 주차장을 가로지르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 군은 누군가 다급히 자신을 감싸안는 것을 느꼈다. 총소리가 잦아들자 전직 경찰 스티븐 스페인하워 씨가 조 군 쪽으로 다가왔다. 스페인하워 씨는 아웃렛에서 일하는 그의 아들을 찾아 아웃렛으로 달려왔던 터였다. “엄마가 다쳤어요!” 스페인하워 씨는 현지 언론에 “숨져 있던 여성을 뒤집으니 그 안에 어린아이가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 같다. 엄마가 숨졌단 사실을 차마 얘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군은 그날 아웃렛에 함께 간 가족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사망자 8명 명단에는 조 군의 부모인 조규성 씨(38)와 강신영 씨(36), 그리고 동생인 제임스 조 군(3)이 포함돼 있다. 강 씨는 사망자 중 유일한 ‘엄마’로 스페인하워 씨 증언 속 아이가 조 군이라고 지인들은 전했다. 치과의사인 엄마 강 씨의 치대 동기는 페이스북에 “신디(강 씨의 영어 이름)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었다. 아이를 구하려 몸으로 총격을 막고 희생됐다. 악마가 6세 아이에게서 가족을 앗아갔다”고 전했다.“홀로 남은 아이 함께 보살펴야”… 한인 가족에 위로-기부 행렬‘텍사스 총격’ 엄마의 희생18시간만에 모금사이트 23만명“악마가 아이에게서 가족 뺏어가”美 초등생 자매도 총격에 희생 조 씨 가족의 비극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8일 미국 후원 사이트인 ‘고펀드미’에는 사연이 올라온 지 18시간이 지난 현재 23만4000여 명이 기부에 동참했다. 모금액은 120만 달러(약 15억8900만 원)를 넘어섰다. 기부자들은 홀로 남겨진 조 군을 위한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힘들 때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너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 주길’, ‘굳세게 사랑 속에 크길 바라’, ‘너를 향한 우리의 사랑을 잊지 말아줘’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조 군이 다니는 학교인 프레스턴우드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성명을 내고 “가족 네 명 중 세 명이 천국에 갔고 아이가 남았다. 전 지역사회의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씨 부부의 양가 부모와 형제들이 텍사스주에 거주하고 있어 조 군을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부상으로 병원에 이송됐던 조 군은 중환자실에서 나와 회복 중이다. 병원에 다녀온 주변 지인들은 “유족들이 너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조 씨 부부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에 왔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인 조 씨의 로펌 소개란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여가 시간에는 두 아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즐긴다”고 돼 있다. 초등학교 2학년과 4학년에 다니는 자매 소피아(8)와 대니얼라 멘도자(11), 엔지니어인 인도 여성 아이스와리아 타티콘다(26) 등 다른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추가로 알려졌다. 초등생 자매의 어머니도 총격으로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6일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나치와 총기 난사 행위를 칭송하는 게시글을 다수 발견했다며 조 씨 부부가 살던 댈러스와 인근 지역에 최근 아시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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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6세 아이 안고 희생”…美 한인 가족 참변에 현지 기부 행렬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아웃렛 총기 난사사건에 희생된 한인 일가족 사연이 미국 언론으로도 빠르게 확산되며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단란했던 4인 가족 중 혼자 살아남게 된 6세 아들도 총상을 입고 수술을 마친 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후원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6일 아웃렛 총기난사사건으로 희생된 가족의 사연과 이름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조규성(규 조·38) 씨와 강신영(신디 강·36) 씨, 둘째 아들 제임스 조(3)로 첫째 아들인 윌리엄 조(6)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나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족은 최근 조 군의 6번째 생일을 맞아 선물로 받은 옷 사이즈를 바꾸러 아웃렛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치과의사인 강 씨의 치과대학 한 동기는 페이스북에 “가족과 친한 다른 치과대학 동기가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렸다”며 “신디는 내가 만난 누구보다도 가장 친절하고 가장 행복했으며 가장 진정성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몸으로 총격을 막고 희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악마가 6세 아이의 가족을 빼앗아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현장을 목격한 스티븐 스페인하워 씨는 CNN 등에 죽은 엄마에게 깔려 있다 살아 있는 어린 남자 아이를 꺼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5세 정도로 보이는 아이였고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가 찾은 아이가 조 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소식이 미 주류 언론으로도 확산되면서 고펀드미에서는 조 씨 가족을 위한 기부 행렬과 애도가 이어졌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6시 현재 10만 여 명 이상이 참여해 원래 목표금이던 50만 달러를 훌쩍 넘긴 약 58만 달러(7억 6700만 원) 이상이 모아지고 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6세 아들이 다니던 학교 학부모들도 기부 캠페인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조 씨는 이민법 전문 변호사로, 강씨는 치과의사로 현지에 자리 잡았고, 교회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라 좋은 평판을 받아 왔다. 이들의 형제 자매들도 의사로 ‘모범 가족’으로 통했다고 한다. 전날 병원에 다녀온 현지 교회 관계자는 “유족들이 너무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조씨의 변호사 사무실 사이트 소개란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법은 가장 열정을 가진 분야로, 1990년대 초 이민자로 살았던 저의 경험을 폭넓은 법률 지식과 결합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한다”고 돼 있다.또 “여가 시간에는 교회 활동에 참여하고, 두 아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앞서 6일, 33세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텍사스 댈러스 교외 아웃렛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조 씨 가족을 포함해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날 미 언론이 공개한 희생자 명단에 따르면 8명에는 조씨 가족 뿐 아니라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자매도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들 자매의 어머니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중태에 빠진 상태라고 CNN은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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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쇼핑 美한인가족 참변… 총격범 옷엔 ‘우익 암살단’ 휘장

    텍사스 댈러스 아웃렛 총기난사한인 2세 변호사-의사 부부 사망, 3세 아들도 숨져… 5세 장남은 중태총격범, 쇼핑객 향해 100여발 발사… SNS엔 인종혐오 게시물 수백건 미국 텍사스주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국계 조모 씨(38), 강모 씨(36) 부부와 3세 아들이 숨졌다. 다른 5세 아들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고 있다. 주말 오후 가족이 함께 댈러스 외곽 앨런시 아웃렛을 찾았다 참변을 당했다. 7일(현지 시간) 댈러스 한인 매체에 따르면 조 씨와 강 씨는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아 왔다. 모두 한인 2세로 미국 국적자다. 병원에 다녀왔다는 지역 한인 교회 관계자는 “유족들이 모두들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차 후 아웃렛으로 들어가던 중 참변” 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 가정용품에서 아동복, 디자이너 의류까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이라 댈러스 한인들도 즐겨 찾는 장소였다. 특히 이날은 미 ‘어머니의 날’(14일)을 일주일 앞둔 토요일이라 선물을 사러 쇼핑객들이 몰리는 날이었다. 오후 3시 36분. 아웃렛 점포에 가까운 주차장에 은색 세단이 멈췄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곧바로 꼿꼿이 선 채로 쉬지 않고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마침 주차장에 있던 조 씨 일가족은 몸을 숨길 틈도 없었다. 조 씨 부부와 3세 아들을 비롯해 8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부상당한 7명 중 3명도 중태에 빠진 상태다. 이날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100발 이상의 탄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부부는 당초 교회 모임에 참석하기로 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이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소식이 한인 교회 등 지역사회에 퍼지며 희생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매체는 “조 씨 부부는 주차 후 아웃렛으로 들어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장은 전장처럼 참혹했다고 한다. 전직 군인이자 경찰인 스티븐 스페인하워 씨는 ‘총격 사건이 났다’는 아들의 전화에 놀라 아웃렛으로 차를 몰았다. 아들은 아웃렛 직원이었다. 그는 숨진 7명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고 CNN에 전했다. 죽은 엄마에게 깔려 있던 살아 있는 어린 남자아이를 꺼냈다고도 했다.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인종 혐오 범죄 여부에 관심 집중 주말 아웃렛의 악몽은 자동 소총인 AR-15류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던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사살되며 끝이 났다. 다른 신고로 인근 쇼핑몰에 와 있던 경찰관이 현장에서 교전을 벌인 끝에 총격범을 제압했다. 경찰은 총격범의 차량과 머물던 모텔에서 AR-15를 제외한 다른 무기들도 잇달아 발견했다. 가르시아는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총기 숙련도 교육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텍사스주법에 따라 2016∼2020년 보안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증을 땄고 실제 보안회사 3곳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살될 당시 가르시아의 옷에는 극우 극단주의자를 일컫는 ‘RWDS(Right Wing Death Squad·우익 암살단)’ 휘장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BC방송은 수사관들이 그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신(新)나치를 포함해 수백 건의 인종 혐오 게시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아시아인을 노렸을 가능성에 미국 내 한인 사회도 충격에 빠진 상태다. 한 교민은 “마침 한국 어버이날과도 겹쳐 쇼핑몰에 가는 이들이 많았다”며 “대낮에 안전한 줄 알았던 아웃렛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도 댈러스 코리아타운의 한 미용실에 30대 남성이 침입해 22구경 소총 13발을 쏴 한인 여성 3명이 부상을 당했고, 30대 범인은 증오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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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웃렛 총격’ 美 댈러스에 한인 1만명

    미국 10대 도시로 꼽히는 텍사스주 댈러스는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을 포함해 여러 대기업이 몰려 있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댈러스 인구 약 130만 명 중 한인은 1만589명으로 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뉴저지에 이어 한인 커뮤니티가 큰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총격 사건이 벌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은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교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댈러스 지역 부동산중개사인 셰인 리 씨는 7일(현지 시간) 기자에게 “앨런시는 최근 들어 한인 이주가 늘고 있는 도시”라며 “아웃렛 사건으로 교민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초등학교에서, 슈퍼마켓에서, 자기 집 마당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제는 대낮 아웃렛까지 조심해야 한다니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인종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됨에 따라 미국 내 한인 사회도 불안에 떨고 있다. 뉴욕주의 한 교민은 “지난해 한국계 여성이 노숙인에게 살해당했고, 중국계 여성은 지하철 선로로 밀쳐졌다. 만약 이번 총격 사건의 동기가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텍사스주의 느슨한 총기 규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엄격한 캘리포니아주는 관련 규제가 100개가 넘지만 텍사스주는 18개 수준이다. 2021년 9월부터는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민이 별도의 면허를 발급받거나 훈련받지 않고도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총기 사건도 잦다. 지난해 초등학생 19명이 사망한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이웃에 의해 일가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며칠 만에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지자 부실한 총기 규제 탓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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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은행위기 물으니 “좋은 시절 갔다”는 버핏[특파원칼럼/김현수]

    1일 미국 시간 오전 3시 40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운명을 담은 ‘판결문’을 공개한 시점이다. 올 들어 주가가 97%, 한 주 동안 75% 폭락한 이 은행이 회생 불가능하다고 보고 일단 자산을 압류하고 폐쇄한 다음 JP모건에서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파산과 동시에 매각인 셈이다. 새벽까지 어떻게든 혼란을 줄여보려는 당국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실리콘밸리은행(SVB)처럼 폐쇄하고 새 은행에 인수되기까지 시간(17일)이 길어지면 공포가 전염될까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은 투자자와 예금주, 은행, 당국의 숨바꼭질 같았다. SVB, 퍼스트리퍼블릭과 공통점이라고는 고향이 캘리포니아일 뿐인 지역 은행 팩웨스트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에 절반씩 떨어지던 이 은행 주가는 결국 지난 금요일 은행 측이 재정 건전성 수치 등을 공개하자 하루 동안 80% 이상 올랐다. 은행 주가가 변동률이 하루에 ―50%에서 80%를 오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지금 미국 은행 위기가 그렇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터지고 있다. SVB나 퍼스트리퍼블릭이나 모두 부실 관리가 1차 원인이지만 정확한 이유 없이 전체 은행 주주들이 줄줄이 영향을 받으며 불안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은행이 어디 여기 한 곳이겠는가’, ‘대출에 의존해 온 상업부동산은 어쩌란 말인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4개월 동안 10여 차례 총 5%포인트를 급격하게 올린 것에 대한 부작용이 불현듯 나올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더욱 공포를 키우고 있다. 지난 주말 수만 명이 ‘현인’의 지혜를 듣기 위해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향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92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99세 찰리 멍거 부회장의 지혜를 듣기 위해서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는 기업 실적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사회에 대한 버핏 회장의 식견을 듣는 자리다. 어김없이 은행 위기가 질문으로 나왔다. 기다렸다는 듯이 90대 투자의 귀재들은 농담 삼아 ‘매각 가능’, ‘만기까지 보유’ 플래카드를 꺼내 보였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 헐값이 되어버린 채권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인수자를 찾아다니는 것과 만기까지 보유하지 못해 결국 손실이 실현되는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하지만 현인들마저도 은행 위기가 시스템 위기로 번질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못했다.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그럴 수도 있다. 불이 붙은 성냥은 타다 말지, 집을 태워버릴지는 모른다.” 한 치 앞이 안 보일 때 사람들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게 된다. 은행들은 신용을 거둬들일 것이고 유동성이 줄어든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다. 그래서 버핏 회장은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했다. 좋은 시절은 갔고,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버크셔의 이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멍거 부회장은 “적게 버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은 위축되고 있고, 경제 재개장으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줄 알았던 중국 경제는 기업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기업들도 중국의 회복이 이렇게 더딜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안타깝게도 미중은 한국 주요 수출국이다. 적게 버는 것에 익숙해야 하는 빙하기를 어떻게 넘겨야 할지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김현수 뉴욕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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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난사 일어난 댈러스, 한인 1만명 넘게 사는 도시… 교민들 충격

    미국 10대 도시로 꼽히는 텍사스주 댈러스는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을 포함해 여러 대기업들이 몰려 있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댈러스 인구 약 130만 명 중 한인은 1만589명으로 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뉴저지에 이어 한인 커뮤니티가 큰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다.특히 총격 사건이 벌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은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어서 교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댈러스 지역 부동산중개사인 셰인 리 씨는 7일(현지 시간) 기자에게 “앨런시는 최근 들어 한인 이주가 늘고 있는 도시”라며 “아웃렛 사건으로 교민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초등학교에서, 슈퍼마켓에서, 자기 집 마당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제는 대낮 아웃렛까지 조심해야한다니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인종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됨에 따라 미국 내 한인 사회도 불안에 떨고 있다. 뉴욕주의 한 교민은 “지난해 한국계 여성이 노숙자에 의해 살해당했고, 중국계 여성은 지하철 선로로 밀쳐졌다. 만약 이번 총격 사건의 동기가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텍사스주의 느슨한 총기 규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가 가장 엄격한 캘리포니아주는 관련 규제가 100여 개가 넘지만 텍사스주는 18개 수준이다. 2021년 9월부터는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유한 주민이 별도의 면허를 발급받거나 훈련받지 않고도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총기 사건도 잦다. 지난해 초등학생 19명이 사망한 유밸디 총기 난사 사건이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불과 일주일 전에도 이웃에 의해 일가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며칠 만에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지자 부실한 총기 규제 탓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분노와 폭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정신질환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총기가 아니라 정신건강이라는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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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날’ 쇼핑객 몰린 아울렛, 순식간에 악몽으로

    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 이날은 미 ‘어머니의 날(14일)’을 일주일 앞둔 토요일이라 선물을 사러 쇼핑객들이 몰리는 날이었다. 오후 3시 36분. 아울렛 점포에 가까운 주차장에 은색 세단이 멈췄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곧바로 꼿꼿이 선 채로 쉬지 않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 마침 그 자리에 있던 한인 조모 씨 일가족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부상당한 7명 중 3명도 중태에 빠진 상태다. 경찰 당국은 5세부터 61세까지 부상자들이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는데 이 중에는 숨진 조 씨의 첫째인 5세 아들도 포함돼 있다. 댈러스 지역 한 교민은 “마침 한국 어버이날과도 겹쳐 쇼핑몰에 가는 이들이 많았다”며 “대낮에 안전한 줄 알았던 아울렛에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아들 찾아왔더니 지옥의 풍경 “군대에서도 보기 힘든 끔직한 장면이었어요.”전직 군인이자 경찰인 스티븐 스페인하우어 씨는 ‘총격 사건이 났다’는 아들의 전화에 놀라 아울렛으로 차를 몰았다. 아들은 아울렛 직원이었다. 그는 숨진 7명이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고 CNN에 전했다. 죽은 엄마에 깔려 있던 살아 있는 어린 남자 아이를 꺼냈다고도 했다.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전했다. 현장에 있던 킴벌리 블레이키 씨는 범인이 총을 쏘기 시작한 순간 딸과 함께 주차장으로 전력 질주했다고 했다. 그는 “총격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일어났다. 당황한 나머지 차를 총격범 쪽으로 몰았다가 다시 트는 과정에서 총알 두 발이 차에 맞았다”고 전했다. 공포 속에 타이어가 펑크난지도 모르고 집까지 갔다고 한다. 아울렛은 수백 명이 대피하느라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자동 소총인 A-15류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던 총격범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사살되며 악몽이 끝났다. 다른 신고로 마침 인근 쇼핑몰에 와있던 경찰관이 현장에서 교전을 벌인 끝에 법인을 제압했다. 미 당국은 사망자와 부상자 신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한인 교회 등 지역 사회에서 조 씨 부부가 오기로 한 교회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등 소식이 퍼지며 희생 사실이 알려졌다. 한인 2세로 미국 국적인 남편 조 씨와 아내 강 씨는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서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아 왔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미 언론에 밝혀진 또 다른 희생자는 크리스찬 라쿠아(20) 씨로 아울렛에서 일하던 보안요원이었다. 7일 댈러스와 앨런 주민들은 아울렛에 모여 촛불을 들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 인종 혐오범죄 여부에 관심 집중 경찰은 범인의 차량과 머물던 모텔에서 AR-15를 제외한 다른 무기들도 잇달아 발견했다. 가르시아는 보안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총기 숙련도 교육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텍사스주법에 따라 2016~2020년 보안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증을 땄고 실제 보안회사 3곳에서 일한 경력이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가르시아는 소셜미디어에 신(新)나치를 포함해 인종 혐오 게시물을 수백 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그의 가족을 대상으로도 평소 가르시아의 가치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가르시아가 범행 장소로 택한 댈러스 지역이 아시아계 밀집도가 높은 곳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앨런시가 속한 댈러스-포트워스 대도시 권역은 최근 아시아계 증가율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에도 댈러스 코리아타운의 한 미용실에서 30대 남성이 침입해 22구경 소총 13발을 쏴 한인 여성 3명이 부상을 당했고, 30대 범인은 증오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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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총기난사 한인부부-3살아들 숨져… 홀로 남은 5살 중태

    미 텍사스주 아울렛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국계 일가족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말 오후 가족이 함께 댈러스 외곽 앨런시 아울렛을 찾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 시간) 주휴스턴 총영사관 댈러스 출장소와 댈러스 지역 한인 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총기 난사 사건으로 조모(38) 씨, 강모(36) 30대 부부와 3세 아들이 숨졌다. 5세 다른 자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댈러스 한인 매체에 따르면 조 씨와 강 씨는 각각 변호사와 종합병원 치과의사로 알려졌다. 병원에 다녀왔다는 지역 한인 교회 관계자는 “유족들이 매우 충격에 빠진 상태라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면서 “지금 모두들 너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부부는 한인 2세로 미국 국적이지만 한인 교회에서 성실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자신의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아울렛 점포를 향해 AR-15 류 무기로 난사했고, 100발 이상의 탄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확인됐으나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 수사당국은 범인이 ‘신나치’와 백인 우월주의 활동을 해온 것으로 보고 인종 증오범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이 옷에 극우 극단주의자를 일컫는 ‘RWDS(Right Wing Death Squad·우파 죽음의 부대)’ 휘장이 달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이 아시아인을 노렸을 가능성에 미국 내 한인 사회도 충격에 빠진 상태다. 경찰 당국은 사망자 8명과 부상자 7명의 인종 등 신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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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텍사스 아울렛 총기난사…30대 한인 부부·3살 아들 숨져

    미 텍사스주 아울렛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8명 중 한국계 일가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말 오후 가족이 댈러스 외곽 아울렛을 찾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주 휴스턴 총영사관 댈러스 출장소와 댈러스 지역 한인 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총기 난사 사건으로 조모(38) 씨, 강모(36) 30대 부부와 3세 자녀가 숨졌다. 5세 다른 자녀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로 한인 커뮤니티도 충격에 빠져 있다. 지역 한인 교회 관계자는 “유족들도 매우 황망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부는 한인 2세로 미국 국적이지만 한인 교회에서 성실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텍사스 공공안전국 및 경찰은 병원으로 이송된 희생자의 연령대가 5~61세라고 전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망자 중 어린이들이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댈러스 지역 관계자는 “댈러스에 워낙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고 외곽도시 앨런에 있는 아울렛이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소도시 앨런은 한인 밀집 지역은 아니지만 최근 교육 때문에 한인들 이주가 많은 곳”이라고 전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AR-15 류 무기로 난사했고, 100발 이상의 탄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확인됐으나 동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범인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범인까지 포함하면 총 사망자는 9명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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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첫 블룸버그 본사 앵커…“美월가-아시아 잇고 싶어”[김현수의 뉴욕人]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6시 미 경제방송 블룸버그 TV. 매일 이 시간이 되면 미 월가 하루를 정리하고 호주에서 한국 일본 시장이 열리기까지 전세계 투자자나 교수들과 3시간에 걸친 생방송을 진행한다. 그녀의 이름은 셰리 안. 혹시 한국계가 아닐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블룸버그 홈페이지에 ‘볼리비안 코리안’이라고 소개가 돼 있었다. 블룸버그 뉴욕 본사 최초의 한국인 앵커다. 무작정 알음알음 연락했더니 한국어도 유창했다. 볼리비아에서 자랐지만 늘 부모님이 집에서 한국어를 쓰도록 했고, 한국 유학을 유도(?)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한국 대학에는 동아리가 있어 무척 재미있다고 말씀하셔서 당연히 대학은 한국으로 가야겠다 생각해 왔어요.“지난달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욕 본사에서 만난 안 씨가 웃으며 말했다. 한국 이름은 안지수 씨. 2017년 뉴욕 본사에 온 이후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는 안 씨는 방송 시작 최소 6시간 전에는 출근해 각국 뉴스를 취재하고, 챙겨보며 바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 日 지진, 홍콩 우산혁명, 韓 탄핵 “미국 방송에는 거의 스크립트라는 게 없어요. 3시간 생방송 동안 6,7명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정확하게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하니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스튜디오에 가보니 앵커 데스크 위에 TV화면으로는 안 보이는 모니터가 붙어 있었다. 금융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프로그램으로 스크립트가 써있는 프롬프터는 아니었다. 미국은 아나운서와 기자를 따로 뽑지 않는다. 기자로 커리어를 쌓으며 앵커가 된다. 일본 방송은 거의 꼼꼼하게 스크립트 위주로 운영된다면 미국은 좀 더 앵커의 진행 능력에 기대는 편이라고. 안지수 씨도 15년 이상 기자와 앵커로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2014년 블룸버그로 옮기기 전까지 아리랑TV와 일본 NHK 를 거쳤다.“딱히 어느 나라에서 살아야겠다 보다 기자로서 앵커로서 좋은 기회를 찾겠다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일단 돈을 벌어야 하니까 한국 통신사에 입사했다 아리랑TV로 옮겼죠.”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전국이 들썩이던 해 서울대 정치학과를 입학한 안 씨는 처음엔 한국어 수업이 쉽지 않아 필기하기도 벅찼다고 하지만 곧 성적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됐다. 아리랑TV 외교부 출입기자로 경력을 쌓다 마침 NHK가 영어 방송을 강화하는 가운데 NHK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아 지역의 주요 뉴스는 신기하게도 모두 그를 따라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그랬다. 도쿄 아파트까지 흔들리는 통에 한숨도 자지 못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헬멧을 끼고 생방송에 나서야 했다. “지진도 겁이 났지만 길거리에 아무도 없는 정적, 방사선에 대한 우려까지 모두가 힘든 시기였어요. 체르노빌 트라우마가 있는 일부 유럽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기도 했죠. 기자니까 계속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 홍콩 블룸버그로 자리를 옮기자 마자 이번에는 중국 우산 혁명이 일어났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처음으로 행정장관 직선제 등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약 80일 이어졌다. 2016년 겨울은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벌어지던 때였다. 경제 뉴스에 더해 굵직한 취재 경험이 쌓이며 뉴욕 본사에 가보고 싶다고 손을 들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뉴욕시가 봉쇄되고 이후 연일 속보투성이다. 신흥국 담당 기자이기도 한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아시아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이나 한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을 인터뷰하며 각국 통화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요즘은 미 은행 위기로 숨가쁜 하루다. 마침 안 씨와 만난 이날은 한미정상회담차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해 있던 시기라 한국 뉴스도 많았다. SK하이닉스 실적발표도 앞두고 있었다. “미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 시청자라 경제뉴스 주를 이루지만 정치, 사회 이슈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요하게 다뤄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반도체나 한국 배터리 소식은 미 월가나 글로벌 투자자들도 관심이 많고요. 요즘은 K팝 인기 때문에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느낍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영어 발음 걱정 말아야”이날 저녁 방송에서 안 씨는 한미 정상 부부가 미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헌화하는 모습을 생중계 화면으로 소개하고, 향후 한미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현장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음날 한미 정상회담도 상세히 알렸다. “한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 국빈 초청이라 그 의미가 더욱 커 보였어요. 한국이 지정학적 경제적 동반자로서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죠. 이를 미국과 세계 시청자에게 알릴 수 있어 저도 자랑스러웠습니다.”뉴욕 본사에는 한국계 기자들도 많다고 한다. 영어 기반 방송인이 되려면 당연히 영어를 잘해야 겠지만 블룸버그의 경우 반드시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식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영어 발음이 다 다르기 때문에 액센트를 걱정하며 영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고 일본에 갔지만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정치계 인물들과 수도없이 인터뷰를 하지만 어려움을 느낄 때 도 있다고. 지난해 역사적 폭우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인터뷰할 때에는 국가적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경제적 영향을 깊게 파고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정계 인사들은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답을 시작시간 한, 두시간 전에 주기도 해 급하게 ‘열공’도 해야한다. “세계 각국 기준금리 같은 모든 디테일을 모두 외울 수는 없지만 많은 나라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속에 고민이 깊다는 트렌드는 같은 것처럼 큰 흐름을 잘 전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과 아시아의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해 미 월가와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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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군무 배우러… 뉴욕 초중생도 달려왔다

    5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K팝 동아리 ‘KBS 댄스팀’이 트와이스의 ‘톡댓톡(Talk That Talk)’ 후렴구 춤 동작을 설명과 함께 선보였다. 그러자 100여 명의 뉴욕 시민과 10대 청소년이 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K팝 팬들뿐만 아니라 호기심에 찾아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힙합 댄서라는 30대 앨리스 씨는 “K팝이 뭔지 대충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안무가 역동적이고 수준 높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링컨센터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K팝 댄스 나이트’는 대학 K팝 동아리와 시민들이 함께 춤을 배우는 행사다. 이날 뉴욕대 K팝 동아리 ‘K네시스(Knesis)’는 걸그룹 뉴진스의 ‘OMG’ 댄스를 선보였다. 아시아계인 K네시스의 그레이스 청 회장(22)은 “어린 시절 미디어에서 아시아인을 찾기 어렵다 보니 롤 모델이 없었다. 다들 미국 주류 백인 문화에 맞출 것인지, 나만의 정체성을 찾을지 고민하는 시기”라며 “그때 K팝 뮤직비디오를 통해 만난 멋진 아시아인들의 모습이 아시안으로서 자부심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2013년 생긴 K네시스는 매주 뉴욕대에서 학생들을 위한 무료 댄스 강습을 해왔다. 청 회장은 “모집 인원이 금방 마감될 때가 많아 학교에 더 큰 공간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K네시스의 페이스북 회원은 1000명이 넘는다. 부모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6학년 같은 반 친구라는 에덴 로니어 양(12)과 이사벨라 새글레스 양(12)은 “학교에 K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이 알려줘서 좋아하게 됐다”며 열심히 춤을 따라 했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로니어 양은 “제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어서 K팝에 더욱 관심이 갔다”고 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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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기준금리差 1.75%P 역대 최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미 기준금리가 5.00∼5.25%로 뛰면서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상단 기준 1.75%포인트 벌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이 4%대로 여전히 높다며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종료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고, 이미 도달했을 수도 있다”며 6월 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금리 인상 지속을 상징하는 ‘추가 긴축이 적절하다’는 표현도 성명서에 담지 않았다. 지난 14개월간 10차례, 총 5%포인트를 올린 40여 년 만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끝났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회견 이후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파월, 10차례 금리인상 끝에 ‘종료’ 시사…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엔 “부적절” 일축 美 금리 0.25%P 인상 언론 “금융안정에 무게 둘것” 전망시장은 7월 금리인하 가능성 점쳐 “(필요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 (현재는 금리 인상 종료에) 가까워졌고 이미 와 있을 수 있다.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 3일(현지 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은 이 세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미국 은행은 건강하며 더욱 제약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면 더 할 일을 하겠다”는 준비된 발언으로 시작했지만 (통화) 긴축 종료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면서도 “이미 도달했을 수 있다”며 종료 가능성을 좀 더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특히 이날 연준 성명서에는 금리 인상 지속을 시사하는 ‘추가적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표현 대신 ‘추가 긴축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누적된 긴축 효과를 고려하겠다’는 문구가 담겼다. 파월 의장은 이를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2006년 긴축 사이클을 끝낼 때도 비슷한 문구를 성명서에 넣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자회견을 들은 사람은 (연준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는지 알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이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은행발(發) 신용 경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5%를 넘으면 경제가 더 냉각될 수 있다는 것도 직접적으로 암시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올 3월 4.6%로 연준 물가 목표 2%보다 높았다. 하지만 3, 4월 미 은행 4곳이 무너졌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금리 결정 과정에서) 금융 안정과 경기 상황에 무게를 더 둘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봤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이 FOMC 회의에서 하반기 가벼운(mild) 경기 침체를 전망했지만 자신은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또 파월 의장은 1년 넘게 금리를 5%포인트 올렸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연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달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29만6000개 늘어, 상승 폭 기준 전월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이 시장의 냉각 우려에도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이다. 파월의 발언에도 시장은 7월 금리 인하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투자자들은 6월 동결 가능성 95.8%, 7월 금리 인하 가능성 64.2%로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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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로드웨이서 한국인 女작곡가 인정 기뻐”

    “백인 남성 중심의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여성 작곡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아 기쁩니다.” 미국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인 토니상 음악상 후보에 아시아 여성 최초로 이름을 올린 헬렌 박 씨(37·사진)는 3일(현지 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인이 용기 있게 한국인의 이야기를 해도 된다는 격려 같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미 브로드웨이 뮤지컬 ‘KPOP’으로 공동 작곡가인 맥스 버넌과 함께 이번 토니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뮤지컬 ‘KPOP’은 브로드웨이 최초로 K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브로드웨이 진출 정기공연 2주 만에 조기 종영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짧은 공연 기간에도 음악성을 인정받아 후보에 올랐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이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도 그의 후보 지명에 주목했다. 박 씨는 “쇼가 짧게 끝나도 작품이 끝난 것은 아니고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긴다. 8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만간 뮤지컬 ‘KPOP’ 앨범도 선보인다. 박 씨는 브로드웨이에서 작곡가 데뷔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회가 워낙 적은 데다 백인 남성, 기존 유명 음악가 중심으로 판이 짜여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뮤지컬을 접한 이후 늘 꿈이었지만 실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부모님 뜻대로 의사가 되기 위해 캐나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지만 “(뮤지컬의 꿈을) 시도도 못 해 보고 포기하기에는 죽어도 싫었다”고 했다. 뉴욕대 뮤지컬작곡과 대학원 졸업 후 무작정 유명 작곡가들에게 ‘어시스턴트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e메일을 보냈다. 토니상 수상자인 유명 작곡가 톰 킷이 답장을 해줬고 브로드웨이 현장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어 2014년 뉴욕대 동기 버넌으로부터 ‘KPOP’ 제작 참여 제의를 받으며 이 뮤지컬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박 씨는 전 세계 인기 어린이 동화인 ‘이사도라 문’의 영미 합작 TV 애니메이션의 수석 음악감독 등도 맡고 있다. 그는 “솔직하면서도 정체성과 경험이 녹아 있는 음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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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도전, 브로드웨이 문을 열었다… 亞 여성 최초 토니상 음악상 후보 헬렌박

    “백인 남성 중심의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여성 작곡가로서 실력을 인정을 받아 기쁩니다.”미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인 토니상 음악상 후보에 아시아 여성 최초로 이름을 올린 헬레 박(37) 씨는 3일(현지시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용기 있게 한국인이 한국인의 이야기를 써도 된다는 격려 같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미 브로드웨이 뮤지컬 ‘K팝 뮤지컬’로 공동 작곡가인 맥스 버논과 함께 이번 토니상 음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K팝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최초의 K팝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정기공연 2주 만에 조기종영 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정기공연 횟수가 17회임에도 음악상을 인정받아 후보에 올랐고, 아시아 여성 최초라 뉴욕타임스(NYT)등 미 언론도 그의 후보 지명에 주목했다. ● 브로드웨이 좁은 문, “시도라도 하고팠다”그가 브로드웨이에서 작곡가로 데뷔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회가 워낙 적은데다 백인 남성, 기존 유명 음악가 중심으로 판이 짜져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6학년 때 뮤지컬을 접한 이후 늘 꿈이었지만 실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부모님도 음악은 취미로 하고 의사를 권했다. 캐나다 대학에서 메디컬스쿨 전 과정인 생명과학을 전공했지만 “시도도 못해보고 포기하기에는 죽어도 싫었다.” 작곡을 독학으로 배워 뉴욕대 뮤지컬작곡과 대학원에 합격했다. 졸업 후 무작정 학교에 강연 온 유명 작곡가들에게 ‘어시스턴트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e메일을 보내다 토니상 수상자인 유명 작곡가 탐 킷으로부터 뮤지컬 ‘이프/덴(f /then)’ 제작팀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됐다. 2014년 뉴욕대 동기 맥스 버논으로부터 K팝 뮤지컬 프제작에 참여 제의를 받으며 K팝 뮤지컬과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K팝은 미 주류 사회에서 ‘강남스타일’ 의 재미있는 음악 정도로 여겨졌다. 박 씨는 “미국도, 한국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서 K팝 커뮤니티는 유일하게 나에게 소속감을 줬고, 그 음악이 정체성이었다”며 “미국에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 브리트니스피어스도 좋지만 보아도 있지 않나. 신나게 곡을 썼다”고 말했다. 이 뮤지컬을 위해 50곡 이상 썼다고 한다. ●“쇼는 끝나도 작품은 이어진다 희망“그는 “K팝의 힘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는 춤과 음악으로 하나가 되게 만드는 것”이라며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 사회에선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늘었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극복을 K팝에 녹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한국계지만 ‘토종’이냐 미국생이냐 등으로 갈등을 빚는 내용의 ‘아메리카(Amerika)’에 특히 애정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K팝 뮤지컬은 2017년 10월 오프 브로드웨이 데뷔에서 NYT의 엄청난 극찬을 받았다. 마침 BTS가 미국의 주류로 떠오르기 시작한 때였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말 브로드웨이 공연에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2주 만에 문을 닫았다. 팬데믹 이후 ‘오페라의 유령’도 종영할 정도라 신생 뮤지컬이 살아남기 어려웠던 셈이다. 그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괴로웠지만 쟁쟁한 신작이 많은 이번 토니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너무 기뻤다“며 “쇼가 짧게 끝나도 작품이 끝난 것은 아니고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생긴다. 8년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조만간 K팝 뮤지컬 앨범도 첫 선을 보인다. 박 씨는 현재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브로드웨이로 작품과 더불어 전 세계 인기 어린이 동화인 ‘이사도라문’의 영미 합작 TV의 수석 음악 감독을 맡았고, 애니메이션 영화도 시작했다. 2020년 넷플릭스 개봉작 ‘오버 더 문’의 음악도 그의 작품이다. 바쁜 일과지만 워킹맘인 박 씨의 7살 아들은 늘 엄마 편이다.  “아들에게 토니상 후보가 됐다고 하니 ‘엄마는 이미 K팝 무대로 상을 받은 거야’라고 했어요. 나만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솔직한 음악을 스토리가 있는 작업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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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준금리 0.25%p 또 올렸다…파월 “인상 종료 가까워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4.75~5.00%에서 5.00~5.25%로 뛰어 한국과의 금리 격차가 최대 1.75%포인트로 벌어졌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금리 동결 가능성을 내비치는 가운데 “연준 데이터는 아직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다. 인하는 부적절”하다며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3일 다우존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270.29포인트(0.80%) 하락하는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 14개월, 10차례 5%포인트 인상…이제 끝?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은 유력시 돼왔다. 연준 선호 물가지수인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4.6%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며 미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관심사는 금리 동결이다. 이미 한국과 캐나다 등은 물가상승보다 경기침체 우려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상 종결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동안 10차례에 걸쳐 5%포인트를 높인 연준은 은행 위기 한가운데에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추가적인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추가 긴축이 2% 물가 회복에 적절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위원회는 누적된 긴축 효과를 고려하고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지연 효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적어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를 두고 연준이 현재 경제지표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오늘 FOMC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지지는 매우 강했다”면서도 “우리가 거의 (인상) 종료에 가까워지고 있고 이미 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동결 여부는) 계속해서 데이터를 살펴보며 결정할 것”이라며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연준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는 올해 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않는다”며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14개월 동안 5%포인트를 올렸는데 실업률은 오히려 지난해 우리가 인상을 시작할 때보다 낮고, 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며 물가가 충분히 빠르게 내려가기 힘들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그널에 상승하던 미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일축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연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은 6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9%, 인하할 가능성을 30% 가량으로 내다보고 있다. ● 파월 VS 연준 스태프 침체 견해차이날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또다른 관심사는 경기침체가 올 것인지 여부였다. 지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이코노미스트 등 스태프 경기 지단에서는 연말 가벼운 경기침체가 예상됐다. 5월 회의에서도 경기침체 전망이 제시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우리 시스템이 좋은 것이 FOMC 참석자들 간 다른 견해를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전제한 뒤 “연준 스태프 경제 전망은 가벼운 경기침체를 내다봤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경기침체를 피할수 있고,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 위기에 대해서 파월 의장은 중량급 은행 3개가 두 달 새 무너진 것은 충분히 경고음으로 들린다면서도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는 위기에 선을 긋는 좋은 결과”라며 “미국 은행시스템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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