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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마디로 ‘나달 따라쟁이’다. 그의 역사가 녹아 있는 코트에서 뛴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이가 시비옹테크(23·폴란드·세계랭킹 1위)는 고교생이던 2019년 처음으로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16강까지 올라 대회 메인 경기장인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를 밟았다. 시비옹테크가 우상으로 꼽는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을 ‘흙신’으로 불리게 만든 바로 그 코트였다. 시비옹테크는 이 코트에서 치른 첫 경기에서는 45분 만에 0-2로 완패한 뒤 “이제 기말고사를 준비하러 가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시비옹테크는 2020년 이후 올해 준결승까지 이 코트에서 25승(2패)을 기록하면서 ‘흙신의 후계자’로 거듭났다. 그리고 8일 역시 이 코트에서 열린 결승에서도 자스민 파올리니(28·이탈리아·15위)를 68분 만에 2-0(6-2, 6-1)으로 제압하고 2022년부터 3년 연속이자 2020년을 포함해 통산 네 번째로 프랑스 오픈 정상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솔직히 이 코트를 사랑한다. 해마다 이곳에 돌아오길 기다린다. 올해 2회전에서 거의 떨어질 뻔했는데 여러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2회전을 잡고 이 순간(우승)이 올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시비옹테크는 이 코트에서 오사카 나오미(27·일본·134위)와 2회전을 치렀다. 출산에 따른 대회 출전 공백으로 랭킹이 떨어졌지만 오사카도 메이저 대회에서 4번 우승한 선수다. 시비옹테크는 3세트 게임 스코어 3-5 상황에서 매치포인트 위기를 맞았지만 듀스 끝에 위기를 벗어난 뒤 결국 2-1(7-6, 1-6, 7-5) 승리를 거뒀다. 시비옹테크는 이후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2022년부터 시작된 이 코트 19연승 기록을 이어갔다.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 여자 단식을 3연패한 선수가 나온 건 ‘흑진주’ 세리나 윌리엄스(43·미국)의 2012∼2014년 US 오픈 우승 이후 10년 만이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1990∼1992년 모니카 셀레스(51·당시 유고슬라비아), 2005∼2007년 쥐스틴 에냉(42·벨기에)에 이어 시비옹테크가 세 번째다. 시비옹테크는 프랑스 오픈 4회에 2022년 US 오픈을 합쳐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이 5회로 늘었다. 남녀를 통틀어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선수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시비옹테크는 또 이날 승리로 프로 데뷔 후 메이저 대회 결승에 5번 오르는 동안 한 번도 패하지 않는 기록도 이어갔다. 로저 페더러(43·스위스·7회), 셀레스(6회)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시비옹테크가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윔블던에서도 우승하면 6회 연속으로 기록을 늘릴 수 있다. 다만 잔디 코트 시즌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도 두 번(2008, 2010년) 우승한 나달과 달리 시비옹테크는 잔디 코트에 약하다. 지난해 8강 진출이 윔블던 최고 성적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박병호(38·삼성)가 트레이드 후 네 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4연패 탈출을 도왔다. 삼성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안방 팀 키움을 7-1로 물리쳤다. 박병호는 팀이 4-0으로 앞서가던 7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4m짜리 3점 홈런(시즌 7호)을 터뜨렸다. 이 쐐기 홈런은 지난달 28일 KT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박병호가 방문경기에서 쏘아 올린 첫 홈런이기도 하다. KT에서 44경기를 뛰면서 3홈런을 기록한 뒤 삼성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11경기 만에 4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한미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에도 1개 차이로 다가섰다. 박병호는 한국프로야구 387홈런(역대 3위)에 2016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에서 때린 12홈런을 더해 한미 통산 399홈런을 기록 중이다. 삼성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22)은 6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승현은 최고 구속 144km의 빠른 공에 커터와 슬라이더를 곁들이며 키움 타선을 4피안타로 묶었다. 삼성이 이 주에 거둔 2승 모두 승리투수 이름이 이승현이다. 다만 4일 문학 SSG전에서 구원승을 거둔 이승현(33)은 오른손 투수로 이날 승리를 기록한 왼손 투수 이승현과는 동명이인이다. 4일 경기 때는 왼손 투수 이승현이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7회부터 오른손 투수 이승현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키움은 7회말 원성준(24)의 2루타와 김건희(20)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박병호의 홈런으로 분위기는 이미 삼성 쪽으로 기운 뒤였다. 2연승이 끊긴 키움은 25승 36패(승률 0.410)에 그치며 ‘탈꼴찌’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팬들은 전창진 KCC 감독(61)을 ‘구석기 농구인’이라고 부른다. 옛날 ‘호랑이 선생님’처럼 선수들을 독하게 몰아붙인다는 의미다. 경기 용인시 KCC 구단 체육관에서 최근 만난 전 감독도 “나는 ‘라떼’보다 더 옛날 사람”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전 감독은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프렌치토스트를 즐겨 먹고, 폴킴의 노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즐겨 듣는 ‘요즘 사람’이기도 하다. 전 감독은 “선수들은 나를 늙다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우승하고 팬 미팅 행사에서 이적의 노래 ‘다행이다’를 불렀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라. 마음은 늘 30대인데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 참…”이라며 멋쩍어했다. KCC가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면서 전 감독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령 우승 사령탑이 됐다. 최연소 우승 사령탑도 전 감독이다. 전 감독은 40세이던 2003년 TG삼보(현 DB)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2개 팀에 우승을 안긴 지도자는 최인선 전 감독(기아, SK)과 전 감독뿐이다. 전 감독은 “2003년 첫 우승 땐 어머니가 차를 직접 몰고 경기장에 오셨는데 이번엔 손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셨다”며 “그동안 어머니께 ‘경기장에 오시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엔 마지막이라고 하니 보러 오셨더라”고 했다. 전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 팀 DB를 꺾고 챔프전에 오른 뒤 “잘 마무리하고 물러나겠다”고 했었다. 계약 기간이 2024∼2025시즌까지였던 그는 “구단에서 아주 좋은 밥상을 차려줬는데 (정규리그 때) 성적을 못 냈으니 내가 깨끗하게 책임지려고 했다. 그런데 팀이 13년 만에 우승했는데 바로 ‘그만두겠다’고 하면 깽판 치는 것 같아 1년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3∼2024시즌 KCC는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는데도 정규리그에선 전체 10개 팀 중 5위에 그쳤다. 전 감독은 6강 PO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 멤버로 5위를 한 건 정말 창피하다. 정규리그 때 너무 못했기 때문에 우승해도 본전이다. 잘 마무리하고 그만두고 싶다. (챔프전 우승까지) 10번만 더 이기면 된다. 실수할 수도 있으니 10승 3패만 하자”고 말했다. KCC는 챔프전까지 10승 2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 5위 팀이 우승한 건 처음이다. 전 감독은 “이런(국가대표 선수들이 몰려 있는) 팀은 역할 분배가 안 되면 망가진다. 불평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전 시간을 배분할 때 선수들에게 이유를 설명했고 선수들도 받아들였다”며 “선수들도 어떤 농구를 원하는지 내게 솔직하게 얘기해줬다”고 했다. 2022∼2023시즌까지 SK에서 뛰다가 KCC로 이적한 최준용은 ‘요즘 선수’ 중에서도 ‘요즘 선수’로 통한다. 최준용은 체육관에 대형 스피커를 갖다 놓고 훈련 때마다 음악을 크게 튼다. 전 감독은 “지금도 체육관에 들어갈 때마다 너무 시끄러운데 이젠 좀 적응이 됐다”며 “준용이가 의외로 말을 잘 듣는다. 준용이랑 정을 붙이려 시간을 많이 보냈다. 골프도 가르쳐서 늦은 시간에 스크린 골프도 같이 치러 다녔다”고 했다. KCC는 9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농구 챔피언스리그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챔프전 우승 뒤 이어지는 구단 행사에 이 대회까지 준비하느라 전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전 감독은 “나이 먹은 사람을 불러주는데 어디든 가야 하지 않겠나. 지금이 그저 행복한 시간”이라며 웃었다. 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무릎 부상으로 2024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8강에서 기권했다. 조코비치는 “오른쪽 무릎 반월판 파열로 8강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5일 발표했다. 이날 조코비치는 지난해 결승 상대였던 카스페르 루드(26·노르웨이·7위)와 4강 진출을 다툴 예정이었다. 조코비치는 16강 때도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신청해 진통제를 먹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결국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에서 처음으로 경기 시작에 앞서 기권을 선언했다. 무릎 반월판 파열은 운동 선수에게 흔한 부상이다. 파열 정도에 따라 재활 치료만 하기도, 수술을 받기도 한다. 봉합 수술을 받으면 실전 복귀에 수개월이 필요하지만 상처 부위를 다듬는 수술을 받고 한 달 안에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조코비치는 아직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이번 기권으로 메이저 대회 남녀부 합산 역대 최다 기록인 25번째 우승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조코비치는 또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2위)에게 넘겨주게 됐다. 신네르는 이날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3·불가리아·10위)를 3-0(6-2, 6-4, 7-6)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올해 호주 오픈 챔피언인 신네르의 준결승 상대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3위)다. 2022년 US 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알카라스는 8강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6·그리스·9위)를 역시 3-0(6-3, 7-6, 6-4)으로 꺾었다. 두 선수의 준결승은 7일 열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너무 높게 볼 필요도 없고, 위에 팀들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으면 우리가 지금보다는 위에 갈 수 있다. 오케이?” 6년 만에 프로무대에 복귀한 김경문 한화 감독은 3일 선수단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교롭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만나는 첫 상대는 8위 한화 바로 한 계단 위에 있는 7위 KT였다. 한화가 4일 수원 KT 방문경기에서 8-2 승리로 3연패를 탈출하고 김 감독에게 복귀전 승리를 안겼다. 경기 전 5할 승률까지 8승이 모자랐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25승32패로 승패마진을 ‘7’로 줄였다. KT(26승32패)과의 승차도 0.5경기로 줄었다. 당장 다음 경기부터 순위표에서 KT를 제치고 한 계단 뛰어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한화는 이날 2회초부터 안치홍, 채은성의 연속 안타에 이은 최재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든 뒤 이도윤의 희생플라이, 장진혁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뽑은 뒤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선수단과 첫 인사날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이 “좀 잘해주라”며 ‘특별 민원’을 넣었던 주전 포수 최재훈은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경기 후 김 감독은 이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공을 건네받았다. 김 감독은 이날 NC 지휘봉을 내려놓기 전 2018년 5월 31일 이후 2196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그해 6월 3일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 거둔 마지막 승리였던 그 경기의 상대 팀이 한화였다. 통산 승리가 ‘896승’에서 6년째 멈춰있었던 김 감독의 이날 한화 유니폼을 입고 통산 897번째 승리 기념구를 손에 쥔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김 감독은 “또 하나의 기념품이 생겼다”며 “1승, 1승이 다 귀중하고 너무 고맙다. 내가 현장에 복귀한 것도 대단한데 다시 승리를 따니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8·9·10위 동반승리…5강 전쟁 시작이날 프로야구에서는 8위 한화를 비롯해 9위 롯데, 10위 키움 등 하위권 3팀이 동반 승리를 거뒀다. 최하위 키움(23승34패)과 5위 SSG(29승29패)의 승차도 아직은 5.5경기에 그친다. 롯데는 선발투수 윌커슨이 9이닝 무4사구 9탈삼진 완벽투를 앞세워 선두 KIA에 5-0 완봉승을 거뒀다. 포수 유강남은 투수 리드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2회 1-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3점 홈런으로 윌커슨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프로야구에서 완봉승이 나온 건 약 2년 만이다. 직전 완봉승은 KT 고영표가 2022년 6월 11일 기록했었다. 당시 완봉승을 헌납한 팀이 롯데였다. 키움도 ‘디펜딩 챔피언’ LG를 11-3으로 꺾고 4연패를 탈출했다. 키움은 이날 선발 등판한 LG 루키 이믿음을 두들겨 2회까지 7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4일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16강에서 프란시스코 세룬돌로(26·아르헨티나·27위)에게 3-2(6-1, 5-7, 3-6, 7-5, 6-3) 재역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이 승리로 메이저 대회 통산 370승(49패)을 기록하면서 전날까지 이 부문 공동 1위였던 로저 페더러(스위스·369승·은퇴)를 제치고 단독 1위가 됐다. 조코비치는 32강에서 로렌초 무세티(22·이탈리아·30위)와 4시간 29분 동안 풀세트 경기를 치렀다. 현지 시간으로 2일 오전 3시가 넘어 32강 경기를 마무리한 조코비치는 약 36시간 만에 코트에 다시 나와 4시간 39분 동안 풀세트를 소화했다.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풀세트 경기를 치른 건 2012년 프랑스 오픈 16강, 8강 이후 12년 만이다. 조코비치는 이날 2세트 도중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뒤 진통제를 먹고 경기를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통증 때문에 경기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된 시점도 있었다. 몇 주 전부터 이미 무릎이 약간 불편했다”면서 “오늘 코트에 흙이 거의 없어서 굉장히 미끄러웠다. 나는 미끄러지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무릎에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계속해 “진통제 효과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내일 여러 검사를 더 해볼 것이다. 다음 경기를 치를 몸 상태가 될지는 내일이나 모레가 지나 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상 출전이 가능하면 조코비치는 지난해 프랑스 오픈 결승 상대였던 카스페르 루드(26·노르웨이·7위)와 5일 8강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키가 살짝 아쉽다. 두 녀석 모두 5cm만 더 컸으면 좋았을 거다. 아예 못했으면 이런 생각도 안 할 텐데 정말 잘하고 있으니까 이런 아쉬움도 든다.” ‘농구 대통령’ 허재(59)는 큰아들 허웅(31·KCC·185cm), 작은아들 허훈(29·KT·180cm)과 함께 최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농구 영부인’ 이미수 씨(58)가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허웅의 소속팀 KCC는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허훈이 버틴 KT를 4승 1패로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허웅은 아버지에 이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따냈다. 프로농구 챔프전 부자(父子) MVP는 이들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시즌 챔프전 평균 득점은 키가 더 작은 동생 허훈(26.6점)이 허웅(18.8점)보다 더 많았다. 26.6점은 역대 챔프전 국내 선수 최다 기록이다. 삼부자 중 키(188cm)가 제일 큰 아버지도 프로농구 챔프전에서는 이번 시즌 허훈보다 평균 득점이 많았던 때가 없다. 허재는 “이번 챔프전은 아들 두 녀석 모두 잘하니 좋았다. 그런데 우승은 큰아들이 하고, MVP는 작은아들이 탔으면 더 멋있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허재는 기아 소속이던 1997∼1998시즌 챔프전에서 KCC 전신인 현대에 3승 4패로 패하고도 MVP로 뽑혔다. 준우승 팀 소속으로 프로농구 챔프전 MVP를 받은 선수는 허재가 유일하다. 허웅은 “아버지가 챔프전 MVP를 (당시 기아 연고지였던) 부산에서 받았는데 그다음 부산 팀에서 나온 MVP가 나라고 한다. 훈이도 (KT가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기기 전까지) 부산에서 뛰었다. 신기하다”고 했다. 부산은 아내이자 어머니인 이 씨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 씨는 원래 두 아들을 부산에 있는 명문고에 진학시키는 게 꿈이었다. 이 씨는 “친정이 의사 집안이라 운동선수와 결혼한다니까 난리가 났다.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해서 ‘내가 더 책임지고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전교회장을 맡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던 큰아들이 ‘농구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씨의 꿈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또래보다 키가 작았던 작은아들까지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 씨는 두 아들이 다니던 서울 용산중·고교 앞으로 이사한 뒤 매일 세 끼를 직접 해먹이며 뒷바라지를 시작했다. 허재는 “애들 엄마가 학교 앞에 따라가 살며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대신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아이들에게 해준 게 없다”면서 “두 녀석 모두 ‘허재 아들’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을 텐데 그런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온 게 대견하다”고 했다. 허훈은 “(어머니가 해준 밥은) 영양이 너무 과해 오히려 못 컸다”고 너스레를 떤 뒤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대는 이야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도 허재 아들보다는 중소기업 사장 아들 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유명하지는 않고 돈은 많으니까”라며 웃었다. 허훈은 아직 챔프전 MVP로 뽑힌 적은 없지만 형은 받지 못한 정규리그 MVP를 2019∼2020시즌 받았다. 허훈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챔프전 MVP는) 형이 먼저 받는 게 맞다. 다만 KCC 멤버가 워낙 좋아 우승했다는 사실은 형이 좀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허웅은 “이게 바로 패한 팀 선수들 특징이다. 핑계가 너무 많다”고 응수했다. 두 아들이 잘하면 잘할수록 이 씨는 우산장수와 소금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 심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 씨는 “훈이가 정규리그 MVP를 탔을 때는 웅이가 발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어서 힘들었다. 이번에는 웅이가 챔프전 MVP를 탔는데 훈이가 감기몸살로 일주일을 드러누워 감흥이 덜했다”면서 “그래도 올해는 아들 걱정은 별로 없다. ‘병원 좀 가보라’고 할 때 그렇게 안 가더니 결국 쓰러진 남편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으로 입에 달고 살던 술을 끊은 허재는 “이번에 챔프전에 가보니 두 아들 모두 팬이 참 많더라. 두 녀석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격이라 다행이다. 나는 적이 참 많았는데…”라고 ‘셀프 디스’ 한 뒤 아내와 두 아들을 보며 껄껄 웃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잘 어울리나요? 하하하”‘명장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화에 힘차게 걸어 들어온 노감독은 취임식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68)이 3일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열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8년 6월 3일 NC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한 지 정확히 6년 만의 프로야구 무대 복귀다. “현장을 떠나서 있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많이 생각났다”던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었느냐 묻자 김 감독은 “아시잖아요. 아쉬운 부분. 하하”라고 머쓱해 하며 “2등이라는 것이 저 자신에게는 많은 아픔이었다. 한화 이글스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두산베어스에서 8시즌 동안 6차례, NC에서 6시즌 동안 4차례 총 10번 ‘가을 야구 무대’에 섰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준우승만 4번 했다. 어느덧 프로야구 최고참 감독이 된 그는 “최고령으로 컴백하니 책임감도 생긴다.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했다.2014년 김응용 감독이 두 시즌 연속 꼴찌로 임기를 마무리한 이래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자진사퇴)-한용덕 감독(자진사퇴)-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경질)에 이어 지난달 26일 사퇴한 최원호 감독까지 최근 4명의 사령탑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김 감독 역시 앞서 입었던 두 유니폼(두산, NC)은 모두 시즌 중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벗었지만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입은 세 번째 유니폼은 먼저 벗을 생각이 없다. 김 감독은 “감독은 성적이 안 나면 오래 할 수 없다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때로는 책임도 져야한다”면서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제가 할 것, 남은 87경기에서 5할을 맞추는 데 집중하겠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기 끝까지 마무리하고 저의 목표(우승)를 잘 이루고 떠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김 감독의 유니폼에는 여느 때처럼 ‘74번’이 박혀있다. 행운의 숫자 7과 불행을 상징하는 숫자 4의 조합이다. “살아보니 좋다고 기뻐해도 언젠간 나쁜 일이 오고, 나쁜 일이 있어도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더라”며 “(항상 승패를 겪어야 하는) 스포츠에서는 이런 일이 워낙 가까이 있으니 늘 잊지 않으려고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겼다. 그가 남들이 ‘무덤’이라 부르는 곳에 웃으며 들어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경문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66·사진)이 프로야구 한화 새 사령탑에 올랐다. 한화 구단은 2일 “김경문 감독을 제1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일 발표했다. 전임자인 최원호 감독(51)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26일 사의를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3년(2024∼2026년)이다. 계약금 5억 원과 연봉 15억 원 등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은 “한화에는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전력이 단단해졌다.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두산과 NC에서 모두 15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이 기간 4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는데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김 감독은 3일 한화의 안방인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4일 KT와의 방문경기부터 더그아웃에 앉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세계랭킹 1위)가 프랑스 오픈 32강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조코비치는 2일 오전 3시(현지 시간)가 넘어 끝난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32강전 로렌초 무세티(22·이탈리아·30위·사진)와의 경기에서 3-2(7-5, 6-7, 2-6, 6-3, 6-0)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통산 369승(49패·승률 88.3%)째를 기록하며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스위스·은퇴)와 이 부문 최다 타이를 이뤘다. 페더러는 369승째를 올렸을 당시 60패(승률 86%)를 기록해 승률에선 조코비치가 앞선다. 1세트를 먼저 따낸 조코비치는 2, 3세트를 연이어 내주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4세트를 이기며 풀세트 승부를 만들었고 마지막 5세트에선 일명 ‘베이글 스코어’로 불리는 6-0 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로렌초를 상대로 4세트 초반까지 전혀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4세트 2-2 상황에서 관중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 것을 듣고 힘이 새로 솟았다. 그때부터 나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2021년 프랑스 오픈 16강에서 무세티를 만났을 때도 1, 2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 역전승했다. 조코비치의 32강전은 앞서 열린 경기들이 지연되면서 1일 밤 10시 38분에야 시작됐다. 승부가 마지막 5세트까지 이어지면서 4시간 29분 만인 다음 날 오전 3시 7분에 경기가 끝났다. 프랑스 오픈 역사상 가장 늦게 끝난 경기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2020년 라파엘 나달(38·스페인)과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의 8강전으로 당시 오전 1시 26분에 나달의 승리로 끝났다. 조코비치는 승리 후 “이 경기를 잡으려고 육체적으로 극한의 상태까지 나를 몰아붙였다. 아드레날린을 이렇게 쏟아내고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파티가 있다면 가겠다”며 입담 좋게 승리 소감을 말했다. 또 “아이들도 있었는데 새벽 3시가 지난 지금까지 경기장에서 응원해 준 관중에게 정말 감사하다. 여기서 했던 경기 중 최고의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조코비치는 3일 프란시스코 세룬돌로(26·아르헨티나·27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조코비치와 세룬돌로가 맞붙는 건 처음이다. 프랑스 오픈 디펜딩 챔피언인 조코비치는 대회 2연속이자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인 25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메이저대회에서 24번 우승한 조코비치는 여자부에서 24차례 정상을 밟은 마거릿 코트(82·호주)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갖고 있다. 코트는 메이저대회 24번의 우승 중 13번을 프로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던 아마추어 시대에 남겼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외국인 원투펀치가 살아난 LG가 ‘잠실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주말 3연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LG는 2일 한 지붕 두 가족 두산과의 경기에서 엔스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3~5번 타자 김현수-오스틴-문보경의 2경기 연속 홈런을 앞세워 9-1로 이겼다. LG는 이번 시리즈 시작 전 1승4패 열세였던 두산전 상대 전적도 4승4패로 균형을 맞췄다.LG는 올 시즌 1선발 역할로 영입한 엔스가 5월까지 평균자책점 5.20으로 부진했다. 6시즌째 동행 중인 켈리도 5월까지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다. 팀 전력의 핵심인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이 길어지자 LG는 두 선수 중 한 명은 교체하기로 했다. 그런데 차명석 단장이 선수 물색을 위해 지난달 28일 미국으로 떠난 뒤 두 외국인 투수가 나란히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반등하고 있다. 1일 켈리가 6이닝 2실점(무자책)한데 이어 엔스까지 연속 호투하면서 LG는 최근 10경기 중 9경기를 모두 선발승으로 따냈다.지난달 24일 5위까지 떨어졌던 LG는 34승24패를 기록하며 단독 2위(승률 0.586)까지 뛰어 올랐다. 3연승을 달린 LG는 이날 KT에 3-11로 패한 단독선두 KIA를 1.5경기차로 따라 붙으며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두산은 6회 외국인타자 라모스가 솔로포를 날린 게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이 됐다. 두산은 1-4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양석환이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장타성 타구를 날리며 추격을 이어가려 했지만 LG 중견수 박해민이 먼 거리를 달려와 타구를 낚아채며 이닝을 끝냈다. 4경기 4홈런 최정, SSG 4연승 이끌고 홈런 레이스 공동선두같은 날 SSG는 고척 방문경기에서 최정의 솔로포(시즌 17호, 통산 475호)를 앞세워 키움 6-2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최정은 이날 나란히 17호 홈런을 추가한 KT 강백호와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전날 멀티 홈런을 비롯해 최근 4경기에서 4홈런을 날린 최정은 2021년 이후 3년 만의 홈런왕 복귀를 노린다. 올 시즌 이승엽 두산 감독의 통산 최다홈런(467호) 기록을 넘어선 최정은 매 홈런을 더할 때마다 리그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대전에 뜬 ‘달’이날 대구 삼성 방문경기에서 0-1로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는 경기 종료 후 김경문 감독(66)을 1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2024~2026시즌)이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이글스에는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전력이 단단해졌다.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화는 팀의 목표가 ‘포스트시즌 진출’임을 강조했다.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야구 최초 금메달을 이끈 명장이다. 프로야구에서는 두산, NC에서 15시즌 동안 팀을 총 네 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렸지만 모두 준우승했다. 김 감독은 3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한 뒤 4일 KT전 원정 경기부터 팀을 이끈다. 고승민 만루포 터진 롯데, 낙동강 더비 NC잡고 탈꼴찌롯데는 고승민의 만루포를 포함해 6회에만 7점을 뽑으며 NC에 13-4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3할대 승률에 머물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4할 승률(0.407·22승32패)을 회복하고 최하위도 탈출했다. 반면 4연패에 빠진 키움은 4할 승률을 지키지 못하고 최하위(22승34패·승률 0.393)로 내려앉았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댈러스가 13년 만에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댈러스는 31일 미네소타와의 2023∼2024시즌 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5차전에서 124-103으로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앞서 콘퍼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댈러스는 콘퍼런스 8강에서 LA 클리퍼스(4위), 4강에서 오클라호마시티(1위)를 꺾은 데 이어 결승에서도 상위 팀인 미네소타(3위)를 물리치며 ‘업셋’을 이어갔다. 댈러스는 7일부터 열리는 7전 4승제의 NBA 파이널에서 이번 시즌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고 승률(0.780) 팀인 보스턴과 맞붙는다. 댈러스가 NBA 파이널에 오른 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댈러스의 ‘슬로베니아 특급’ 루카 돈치치는 서부 콘퍼런스 결승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날 5차전에서 36점, 10리바운드, 5도움을 기록한 돈치치는 콘퍼런스 결승 다섯 경기에서 평균 32.4점, 9.6리바운드, 8.2도움으로 활약했다. 2018∼2019시즌 NBA 데뷔 후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돈치치가 파이널 무대를 밟는 건 처음이다. 돈치치는 5차전 승리 후 “정말 힘든 여정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파이널 우승까지는 4승이 더 남았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수영 접영 국가대표 김민섭이 ‘파리 올림픽 전초전’에서 세계 최강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섭은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4 마레노스트럼수영투어 2차 대회 남자 접영 200m 결선에서 1분55초47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두 번째로 들어온 밀라크 크리슈토프(헝가리)보다 0.20초 빨랐다. 밀라크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이 종목 올림픽 기록(1분51초25)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다.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는 1분50초73에 골인하며 ‘펠피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10년 동안 가지고 있던 이 종목 세계 기록을 0.38초 단축하기도 했다. 이어 2022년에는 1분50초34로 세계 기록을 더욱 앞당겼다. 전날 개인 혼영 400m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따낸 김민섭은 “많이 긴장했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레이스 운영을 했다. 올림픽 전에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한 게 파리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자유형 400m 간판 김우민은 3분44초81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 더 큰 일을 저질러 보고 싶다는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전날 남자 배영 100m에서 2위를 했던 이주호는 이날 배영 200m에서는 1분56초73으로 다케하라 히데카즈(일본·1분57초2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자유형 100m에 출전한 황선우는 전날 자유형 200m에 이어 또 한 번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게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황선우는 이날 포포비치(49초49)보다 0.02초가 늦은 49초51을 기록했다. 마레노스트럼수영투어는 해마다 5, 6월에 지중해 연안 도시를 돌아다니며 대회를 치른다. 유럽 전지 훈련 중인 한국 대표팀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이 대회에 출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2, 3일 모나코에서 열리는 3차 대회에도 출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폐광촌 아이들의 ‘황금사자기 첫승’‘폐광촌’이라는 명사에는 보통 ‘쓸쓸하다’는 형용사가 따라온다. 하지만 야구는 서둘러 해가 지는 강원 산골 마을에 ‘반짝반짝’이라는 부사를 선물했다. 이름을 잃어 가던 학교와 마을을 모두 살린 상동고 야구부를 만나봤다.》 ‘폐광촌’이라는 명사에는 보통 ‘쓸쓸하다’는 형용사가 따라온다. 하지만 야구는 서둘러 해가 지는 강원 산골 마을에 ‘반짝반짝’이라는 부사를 선물했다. 이름을 잃어 가던 학교와 마을을 모두 살린 상동고 야구부를 만나봤다.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읍(邑)은 어디일까. 정답은 강원 영월군 상동읍이다. 올해 4월 기준 상동읍 인구는 1012명이 전부다. 영월군에 속한 7개 면(面) 모두 상동읍보다 인구가 많다. 그런데 이 지역이 읍인 건 텅스텐 덕에 ‘리즈 시절’(과거의 황금기)을 보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상동광산에서 생산한 텅스텐은 한때 한국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그 덕에 영월 동쪽 끝에 있는 이 산골에 4만 명이 넘게 살았다. 상동읍에 분교만 4, 5개씩 있던 시절 상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조윤희 씨(56)는 “그때는 서울 명동 다음에 영월 상동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상동에서 서울에 가는 직통버스만 하루에 30대 넘게 있었다”고 말했다. 광산이 문을 닫은 이제는 ‘상동 시외버스터미널’에 시외버스가 한 대도 서지 않는다.야구로 상동 살리기버스가 끊기면 아이들부터 떠난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상동고 신입생은 ‘0명’이었다. 상동고와 교문을 같이 쓰는 상동중 졸업생도 다른 지역 고교로 떠나기 바빴다. 그 바람에 상동고에는 3학년 세 명만 남았다. 이들이 졸업하면 학교는 자연스레 문을 닫게 될 운명이었다. 상동 사람들도 “있는 애들도 떠나는 마당에 누가 이 시골에 오겠냐”며 폐교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조 씨는 생각이 달랐다. 상동고 28회 졸업생이기도 한 조 씨는 모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동읍현안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동창생 김경수 씨(56)와 의기투합해 ‘상동야구고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야구 선수 아들을 15년 넘게 뒷바라지했던 조 씨는 폐광지역개발기금을 활용해 무상 야구 전문 교육 제도를 만들면 학생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다.그리고 서울에서 이웃사촌으로 인연을 맺은 양승호 전 프로야구 롯데 감독(64)에게 도움을 청했다. 야구부 단장을 맡기로 한 양 전 감독은 신일고 코치 시절 제자였던 백재호 감독(50)에게 ‘지휘봉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백 감독은 서울, 인천, 경기, 충북 지역을 돌면서 전학 희망자 9명을 모았다. 이들이 지난해 6월 19일 상동고에 전학 오면서 이 학교에는 2년 만에 1학년 학생이 생겼다. 올해는 야구부 신입생까지 들어오면서 상동고는 3년 만에 입학식도 열었다. 현재 이 학교 전교생 25명이 모두 야구부원이다.엄경옥 상동읍장(56)은 “상동읍 인구가 997명까지 줄어든 때도 있었다. ‘이러다 정말 마을이 소멸되는 거 아닌가’ 싶어 무섭기도 했다. 야구부가 생기고 나서 다시 인구 1000명을 넘었다”면서 “밤에도 불이 켜 있고 아이들 소리가 나니까 어르신들도 정말 좋아하신다. 또 아이들 인사성이 정말 밝다. 어르신들이 저기 멀리서 보여도 얼른 뛰어가 인사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모른다”며 웃었다.온 마을이 키우는 야구부‘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는 말은 상동고 야구부 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르신들은 “염소 두 마리를 팔았다”며 150만 원, “배추가 잘 팔렸다”며 300만 원, “폐휴지를 팔았다”며 300만 원을 들고 학교를 찾았다. 상동교 교장실 한쪽 벽엔 ‘야구부 장학금 기부 증서’가 한가득하다. 엄 읍장도 “장학금 전달 방법을 알려달라는 이장님들 전화를 받느라 바쁘다”고 말했다.상동고에서 영월읍에 있는 별마로야구장까지는 차로 40분 정도 걸린다. 야구부 버스가 따로 없어 초창기에는 백 감독 차에 세 명, 상동읍자율방범대 차 두 대에 나머지 선수들이 타고 다녔다. ‘야구부에 큰 차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김치 공장 ‘솜씨가’ 김덕규 대표는 기꺼이 회사 승합차 열쇠를 내줬다.지난해 장마 기간에는 ‘비 때문에 연습이 어렵다’는 이야기에 동네 어르신들이 ‘전천후 게이트볼장’ 열쇠를 내주기도 했다. 지붕이 있는 넓이 482m² 게이트볼장에 그물망을 치자 그럴듯한 실내 타격 연습장이 됐다.백 감독은 “처음에 학교에 왔더니 어떤 분이 운동장에 야구공 세 개를 놓고 가셨더라. 유니폼도 없었는데 그게 야구부 1호 자산이 됐다. 이후 모든 분들이 도와주신 덕에 짧은 시간에 환경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졌다”면서 “처음에는 지도자가 나뿐이라 아이들 밥 먹이고 병원에 데려가는 것 모두 어르신들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말 온 마을이 야구부를 함께 키워주고 계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아웃카운트 딱 1개지난해 야구부 학생들이 처음 전학 오던 날 상동고 정문에는 ‘야구부 여러분의 상동고 첫 등교를 환영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이 붙었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제78회 황금사자기 첫 일(1)승!’이라는 문구가 이 학교 정문 전광판에 반짝이고 있다.상동고는 지난달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통해 메이저 전국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상동고는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1회전에서, 인터넷 중계로 경기를 지켜본 상동 어르신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클럽팀 EPBC를 7-3으로 꺾고 첫 승 기록까지 남겼다.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상동고의 2회전 상대는 국내 고교야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고(1905년 창단)였다. 많은 이들이 상동고의 콜드게임 패배를 예상했지만 상동고는 9회말 2아웃까지 7-4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동점 홈런을 내준 데 이어 끝내기 안타까지 맞으며 16강 목전에서 상동으로 돌아와야 했다.상동고 선수들은 매일 오후 9시 학년별 단체 모바일 채팅방에 ‘감사 일기’를 띄운다. 이 경기에서 동점 홈런을 허용한 문석준(2학년)은 그날 밤 “경기를 뛰게 해주셔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적었다.문석준은 “당연히 아쉬웠다. 그래도 최선호 멘털코치님(더홉티 스포츠멘탈코칭 대표) 덕분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면서 “교문 전광판을 볼 때마다 ‘여기 와서 1년 동안 이 정도로 성장했구나’ 하고 느낀다. 우리도 경험이 쌓이다 보면 다음 대회에서는 2승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든다”고 말했다. 프로팀 코치 시절 멘탈 코칭의 힘을 몸소 느꼈던 백 감독은 감독이 되면 선수들에게 멘털코칭을 시키겠다는 꿈이 있었다. 상동고 감독이 된 후 백 감독은 신일고 동문 최 대표에게 멘털코치를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백 감독의 전화 한 통에 멘털코치를 맡은 최 코치는 2주마다 상동에 와 아이들과 1박2일 상담을 한다. 최 코치는 “책임감이 강한 선수일수록 경기에서 패하면 힘들어 하는 시간이 길다. 특히 석준 이는 워낙 책임감이 강하다. 다만 책임감으로 힘들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결과적으로 팀에 도움이 안 되는구나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다”며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고 친구나 지도자와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코치님은 너와 나눈 이야기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윤리강령이 있다’고 알려주고 아이들이 안심하고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수포자’가 없는 학교상동고 선수들은 상동에 처음 도착했을 때 ‘어떻게 동네에 이렇게 아무것도 없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상동고에는 심지어 ‘수포자’(수학 포기자)도 없다. 올해 이 학교에 부임한 이종혁 교사(수학)는 “다른 학교와 달리 수업 시간에 엎드려 자는 친구가 없다. 누구도 포기하지 않으니 ‘각자 할 수 있는 만큼만 최선을 다하자’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상동고 선수들도 원래는 ‘엎드려 자는 친구’였다. 외야수 박준형(1학년)은 “중학교 때는 수업 시간에 잠만 잤다. 그런데 여기서는 야구부원끼리 수업을 듣다 보니 수업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같은 반 학생인 투수 이승우도 “여기서는 틀려도 다 말하고, 몰라도 대답한다”며 웃었다.백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도 ‘포기하지 말자’다. 백 감독은 “실책을 해도 질책하지 않는다. 안타 맞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전력 질주를 하지 않거나 (수비 때) 백업에 들어가지 않으면 경기에서 바로 뺀다”면서 “솔직히 야구를 잘해서 우리 학교에 오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데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 이 산골까지 와서 야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계속해 “고맙게도 아이들이 노력을 정말 많이 한다. 밤에 방문을 두드려서 열어 보면 ‘운동 더 해도 되죠?’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박준형과 쌍둥이인 박시형은 “과학 시간에 어떻게 쳐야 홈런이 되는지 배웠다. 상대 투수 공이 빠를 때는 정타로 맞히기만 해도 공이 (담장을) 넘어간다고 한다. 그렇게 치는데 안 넘어가는 걸 보니 아직 힘이 부족한 것 같다”며 학교 체육관으로 향했다.상동의 여름“이모, 계란 더 없나?” 상동고 선수들은 매일 저녁을 먹는 식당 주인 김선애 씨(61)와 반말로 얘기할 만큼 친해졌다. 김 씨와 남편 박정열 씨(65) 모두 상동고 선배다. 비빔밥을 담은 그릇마다 계란 프라이를 하나씩 올려뒀지만 선수들 먹성에는 못 미친다. 김 씨가 팬 하나로 계란 프라이 다섯 개씩 뚝딱 만들어 나르는 사이 남편 박 씨는 계란 한 판을 더 냉장고로 옮겼다. 선수들이 다녀갈 때마다 계란이 네 판씩 사라진다.고향을 떠났다가 10년 전 상동으로 돌아온 김 씨는 “애들이 너무 예뻐서 내가 먼저 말을 놓자고 했다. 어르신들은 나물 반찬 위주로 드시는데 야구부 애들은 ‘무조건 고기’”라면서 “아이들 덕분에 온 동네가 떠들썩한 느낌”이라고 말했다.상동고 1학년 학생들은 지난달 ‘꼴두바위 축제’ 장기자랑 무대에 동네 할머니들과 한 팀으로 올라 상을 받았다. 정곤휘(1학년)는 “이제 이 축제 무대에 오르는 게 상동고 신입생들의 전통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상동고 학생들은 축제 기간 어르신들에게 커피와 차를 나누는 봉사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어르신들은 성금함에 찻값을 두둑이 냈다.냉정하게 말해 상동고 선수들 대부분은 고교 졸업과 동시에 야구를 그만 둘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막 인생의 출발선 위에 섰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동을, 그리고 상동에서 보낸 자신들의 ‘리즈 시절’을 아주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상동의 여름이 이제 막 시작됐다.영월=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철의 여인’ 옥사나 추소비티나(49·우즈베키스탄·사진)가 3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떠나게 됐다. 추소비티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를 시작으로 2021년 도쿄 대회까지 8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체조 선수다. 남녀 체조 선수를 통틀어 올림픽에 8번 출전한 건 추소비티나뿐이다. 추소비티나는 “훈련 도중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꼭 출전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23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추소비티나는 우즈베키스탄이 소련에 속해 있던 1975년에 태어났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독립국가연합 대표로 참가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활약하다 ‘아들의 백혈병 치료를 돕겠다’는 제안을 받고 독일로 귀화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뜀틀 은메달을 따냈다. “아들이 다 낫기 전까지는 늙을 수 없다”던 추소비티나는 아들이 완치 판정을 받자 2013년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회복한 다음 모국 대표로 두 차례 더 올림픽에 출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부산고가 세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부산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세광고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4번 타자 우익수 이원준(3학년)이 공수에 걸쳐 활약하며 부산고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준은 0-1로 끌려가던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1-1 동점을 만드는 홈런을 쳤다. 1-1이던 5회초에는 정확한 홈 송구로 상대 주자를 잡아내며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부산고는 이후 6회말과 7회말 1점씩을 뽑아내며 2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16강에서 세광고를 물리쳤다. 이번 대회 1, 2회전 때 연달아 홈런을 쳤던 지난해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MVP) 안지원(2학년)이 6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최민제(2학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올렸다. 부산고 주장인 이원준은 “개인 성적도 좋았지만 팀이 이겨서 더 좋다. 6회초까지 (김)정엽이가 잘 막아줬기 때문에 6회말 공격을 시작하기 전 타자들에게 ‘더 힘내자’고 했다. 투수들이 오늘 잘 던졌으니 8강부터는 야수들이 잘해 결승까지 가보겠다”면서 “지난해 우승 때는 타격감이 좋지 않아 거의 무임승차를 했는데 올해는 제가 ‘우승 버스’를 몰아보겠다”며 웃었다. 이날 부산고 선발 투수로 나선 김정엽(3학년)은 안타 6개를 맞았지만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세광고 타선을 6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점)으로 막고 경기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계속해 사이드암 투수 김동후(3학년)가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경험이 된다. 지난해 우승했던 분위기가 어린 선수들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다”며 “이제 8강에 올랐을 뿐이다.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고는 25일 오전 10시 서울컨벤션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광주제일고가 장안고를 10-5로 제압하고 3년 연속으로 황금사자기 8강에 올랐다. 광주제일고 7번 타자 김선빈(1학년)은 2-3으로 끌려가던 4회말 동점 적시 2루타를 친 뒤 5회말에는 고교 진학 후 첫 홈런(1점)까지 쏘아 올렸다. 프로야구 KIA 내야수와 이름 한자(金善彬)는 물론이고 생일(12월 18일)과 혈액형(O형)까지 같은 김선빈은 “올해 엄마 생신 선물을 못 챙겨서 ‘홈런으로 보답하겠다’고 했었는데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그게 가장 기분이 좋다”고 했다. 1루수와 포수로 뛰는 광주제일고 김선빈은 키 180cm로 동명이인 프로 선수보다 이미 15cm가 더 크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덕수고는 청원고에 15-3,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두고 8강행 막차를 탔다. 덕수고는 올해 공식 경기에서 16전 전승을 기록했다. 덕수고는 광주제일고와 25일 오후 1시 8강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디펜딩챔피언’ 부산고가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황금사자기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부산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세광고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좌익수 안지원(2학년)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2년 연속 MVP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이날은 주장인 우익수 이원준(3학년)이 홈런을 날리며 MVP ‘집안싸움’에 불을 붙였다. 부산고는 이날 1회초부터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원준의 솔로포로 곧바로 1-1 균형을 맞췄다. 이원준은 5회초 수비 때는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세광고 연제휘의 우전 안타를 정확히 홈플레이트로 던져 발 빠른 상대 주자 김지훈을 홈에서 여유 있게 아웃시켰다. 리드를 내줄 수도 있었던 위기상황을 이원준의 홈 보살로 넘긴 부산고는 6회말 안지원이 후속타에 홈을 밟으며 2-1로 앞서갔다. 부산고는 7회말에도 1번 타자 박재휘(2학년)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며 상대 왼손 에이스 권민규(3학년)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3루까지 훔친 박재휘는 우익수 플라이 때 홈을 밟아 3-1을 만들었고 부산고는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 타선이 6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하면서 6회초까지 97구를 던지고 1실점(무자책)으로 마운드를 지킨 선발투수 김정엽(3학년)이 승리투수가 됐다.이날 솔로포(2타수 1안타)에 2볼넷, 홈보살로 공수에서 활약한 이원준은 “개인 성적도 좋았지만 팀이 이겨서 더 좋다. 6회초까지 (선발투수) 정엽이가 잘 막아줬기 때문에 6회말 주장으로서 타자들에게 더 힘내자고 말했다. 투수들이 오늘 잘 던졌으니 8강은 야수들이 잘해 결승까지 가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후배 안지원이 2연속 MVP를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가운데 이원준은 “지원이가 작년에 받았으니 올해는 제가 받았으면 좋겠다”며 “지난해 우승 때는 타격감이 안 좋아 거의 무임승차를 했는데 올해는 제가 우승 버스를 몰아보겠다”며 웃었다.박계원 감독은 “전국대회 우승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경험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지난해 우승했던 분위기가 녹아드는 것 같다”며 “이제 8강에 올랐다. 다음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고는 25일 오전 10시 목동야구장에서 서울컨벤션고와 4강 진출을 다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리는 투수가 세 명뿐이다. 내일이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늘 ‘후회 없이 하자’고 말한다. 우리는 매일이 결승이다.” 1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 진출을 이끈 남인환 중앙고 감독의 말이다. 중앙고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유신고를 5-4로 물리쳤다. 중앙고가 고교야구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8강까지 오른 것도 2009년 황금사자기 이후 처음이다. 이 학교 85회 졸업생인 남 감독은 “올해 초에 겨울 전지훈련을 14명이 갔는데 8강 진출이라니 정말 믿기 힘든 결과다. 선수들 모두 하나가 된 덕분이다.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우리 선수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지도자들은 늘 ‘하기 싫으면 억지로 하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래도 운동장에 노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전지훈련 이후 신입생 11명, 전학생 2명을 받아 중앙고 야구부원은 27명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이번 대회 16강 진출 팀 평균 인원(47명)의 60%도 되지 않는다. 특히 중앙고 야구부원 가운데 ‘투수’로 등록된 선수는 8명이 전부다. 투수 중 1학년이 4명, 2학년 전학생이 1명이라 전국대회 실전 등판이 가능한 선수는 김강, 이경재, 이종걸 등 3학년 트리오뿐이다. 투수가 모자라다 보니 원래 2루수인 조민환(3학년)이 마운드에 오르기도 한다. 이날은 김강이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다음 이종걸이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4-4 동점이던 9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이선우(3학년)가 적시타를 치면서 중앙고는 8강행 티켓을 차지했다. 이선우는 이날 3회에도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1965년 이후 59년 만의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는 중앙고는 대구상원고와 24일 오전 10시 대회 8강전을 치른다. 올해 야구부 창단 100주년을 맞은 대구상원고는 이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전주고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5회초까지 0-1로 끌려가던 대구상원고는 5회말 전주고 에이스 정우주(3학년)의 폭투와 이민준(3학년)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역시 모교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승관 대구상원고 감독은 “개교 100주년이던 작년엔 4강에 머물러 아쉬웠다. 올해는 꼭 세 번째 황금사자기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상원고는 1973년과 1998년에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이날 목동 마지막 경기에서는 비봉고가 경기항공고에 13-6,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2018년 창단한 비봉고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 대회 16강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같은 날 서울 신월야구장에서는 강릉고가 2021년 우승 당시 결승 상대였던 대구고를 2-1로 무너뜨리고 2년 연속으로 대회 8강에 올랐다. 서울컨벤션고도 경기고에 2-1 승리를 거두고 2021년에 이어 창단(2020년) 두 번째로 황금사자기 8강에 합류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저희는 투수가 세 명 뿐이다. 내일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늘 ‘후회없이 하자’고 말한다. 저희는 매일이 결승전이다.”남인환 중앙고 감독은 1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중앙고(서울권 C 4위)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에서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힌 유신고(경기권 A 1위)를 5-4로 잡았다.남 감독이 중앙고에 부임한 2022년 9월 1일 당시 중앙고 야구부원은 열 명밖에 없었다. 올해도 중앙고는 동계 전지훈련 참가자가 14명뿐이었다. 이후 신입생 11명, 전학생 2명을 받아 겨우 27명이 됐다. 그 중 포지션이 ‘투수’로 등록된 선수는 8명, 갓 입학해 아직 전국대회 등판이 어려운 1학년이 4명, 2학년 전학생이 1명이라 실전 등판이 가능한 투수는 3명 뿐이다.이번 대회에서 중앙고는 3학년 투수 삼총사(이경재-이종걸-김강)에 3학년 2루수 조민환이 ‘4교대’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날은 김강이 선발 등판해 5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고 이종걸이 남은 4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졌다. 3회초 4점을 뽑고 4-1로 달아난 중앙고는 6회 2점, 7회 1실점 하며 4-4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 8번 타자 박수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보내기 번트에 이은 적시타 때 홈을 밟아 5-4 역전승을 거뒀다.중앙고 선수단은 승리 후 더그아웃에서 “15년 만에 8강!!”이라고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남 감독은 “올해 초 동계 전지훈련을 14명이서 갔는데 8강 진출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는 결과다. 다들 하나가 된 덕분”이라며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저희 지도자들이 늘 하는 말이 ‘하기 싫으면 안 해야지 억지로 하지 말아라’다. 그래서 저희 운동장에는 노는 애들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남 감독은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제가 경기 전에 농담 삼아서 ‘이번에 지면 해병대 캠프 갈 거다’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갈 일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남 감독은 중앙고 85회 졸업생이다. 남 감독은 “올해 입학한 막내 야구부원들이 118회다. 모교 후배들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대학) 진학 때문에 전국대회 16강이 목표였는데 목표를 초과달성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중앙고는 24일 오전 10시 목동야구장에서 대구상원고와 8강전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에이스 없는 강릉고가 대구고 에이스 배찬승(3학년)을 무너뜨리고 2년 연속 황금사자기 8강에 진출했다. 강릉고는 22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대구고를 2-1로 꺾었다.이날 1회초부터 강릉고 선발 천범석(3학년)에게 3안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아낸 대구고는 배찬승을 아낀 채 4회초까지 1-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강릉고는 4회말 무사만루 기회에서 1-1 동점을 만들고 4회말 2사 주자 3루 상황부터 배찬승을 마운드로 소환했다. 배찬승이 공 6개로 삼진을 잡고 이닝을 마치면서 경기는 5회부터는 본격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무게감에서는 강릉고가 밀리는 싸움이었다. 강릉고는 올해 ‘투수력이 약하다’는 평가 속에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 누구도 우승 후보나 다크호스로 꼽지 않았던 팀이다. 하지만 천범석(3학년)이 4이닝을 1실점으로 버텼고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의천(2학년)은 5~8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강릉고 타선은 7회말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이지후(2학년)의 적시타로 2-1로 달아났다.배찬승은 8회 강릉고의 3~5번 중심 타선을 ‘KKK’로 막았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강릉고로 기운 뒤였다. 이날 빠른 공 최고 시속 149km를 찍은 배찬승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고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이에 맞서 강릉고는 이의천이 5이닝 동안 실점 없이 삼진 8개를 잡는 완벽투로 팀의 2년 연속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올해 신인 드래프트 빅3 중 하나로 불리는 배찬승과 투수 맞대결을 펼친 소감을 묻자 이의천은 “제가 워낙 좋아하는 투수 형이다. 좋은 선배님이랑 대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저는 (강릉고 포수인) 이율예 형만 믿고 던졌다”고 했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배찬승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이율예는 경기 후 배찬승과 서로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율예는 “찬승이에게 ‘볼 많이 좋아졌다’고 했더니 찬승이가 ‘우승하라’고 해줬다”며 “찬승이가 확실히 변화구가 많이 좋아졌더라. 오늘 타석에서 욕심이 많아 찬승이 공에 안타를 못 쳤다. 앞으로 올라갈 수록 상대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쳐야하니 정확도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강릉고 1번 타자 좌익수로 나서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특히 배찬승에게 2타수 2안타로 활약한 이지후는 “어제부터 배찬승 형 영상을 틀어놓고 계속 봤다. 슬라이더가 좋아서 그거 하나만 노렸던 게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61구를 던진 이의천은 고교야구 규정상 이틀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해 24일 열리는 8강전에 등판할 수 없다. 이의천은 “좋은 선발 투수인 천범석 형과 좋은 타자들이 8강을 꼭 이겨줄 거라 믿고 4강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