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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7년 동안 이어 왔던 대만산 농수산물에 대한 면세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다. 5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취임한 뒤 집권 민주진보당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대만 자주권 강화에 힘을 쏟자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선 것이다. 18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25일부터 대만 지역이 원산지인 신선 과일과 채소, 수산물 등 34개 품목에 대해 관세 면제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대만산 파인애플, 망고, 자몽을 포함한 과일 15종과 양배추, 양파, 당근, 고등어, 갈치, 새우 등 농수산물 19개에 5∼20%의 관세가 부과된다. 천빈화(陈斌华)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라이칭더 정부가 ‘대만 독립’ 입장을 고수하며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했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적대감을 상승시켰다”며 면세 중단 책임을 대만에 돌렸다. 중국은 올 1월 대만 총통 선거 전부터 무역 규제 카드로 반중 성향의 민진당을 압박해 왔다. 같은 달 1일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를 중단했고, 라이 총통 취임 다음 달인 6월엔 윤활기유를 비롯해 각종 플라스틱과 금속 제품 등 134종에 대한 관세 감면도 폐지했다. 대만 측은 “중국공산당의 이른바 ‘선의’는 모두 정치적 목적을 갖고 있으며 언제든지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비판했다.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며 대만 사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중국은 2022년 이후 중단된 대만산 감귤류 수입을 재개했는데,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는 화롄현에서 생산된 유자를 주로 허용했다. 라이 총통은 이에 대해 “(중국이) 제한된 경제 무역 왕래를 활용하는 건 상호 신뢰와 지역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의 견제에도 군사력 강화를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16일엔 “미국이 대만에 2억2800만 달러(약 3000억 원) 규모의 무기와 군사 서비스를 판매한다”고도 밝혔다. 이에 중국은 연간 500만 달러 규모의 대(對)중국 수출 농수산물에 관세를 매기며 민진당 정부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후보로 지명된 제이비어 브런슨 중장(사진)이 북핵 문제를 직면한 가장 큰 도전으로 꼽았다. 브런슨 지명자는 또 한반도 분쟁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소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브런슨 지명자는 “북한의 급속한 핵과 미사일 역량 발전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야심과 결합되면서 3개 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양국 간의 기존 협의 기구들을 거론하며 “우리가 할 일은 (한국의) 파트너들에게 미국의 핵 억지력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 핵무장론’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와 관련해 북-중-러 3국의 관계는 “대가 교환에 기반한 관계”라고 평가했다.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북-러 관계에 대해서도 “중국과 북한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기회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브런슨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 전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회원국의 한반도 분쟁 개입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소 2만8500명은 주한미군이 지속되는 데 필수적이며 한국의 출산율 저하는 앞으로 20년간 한국의 병력 규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가 ‘최소 현재 수준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하원이 기술 개발 및 학술 분야에서 중국의 스파이 활동을 막는 법안을 11일(현지시간) 통과시켰다. 미 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만들어졌다가 인종 차별 논란 등으로 폐기된 ‘차이나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크게 반발하는 데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법제화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하원은 법무부 산하에 ‘중국 공산당(CCP)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미국 학술 기관에서의 지식 재산 유출을 막는 법안을 찬성 237대 반대 180으로 통과시켰다. 또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거나 중국군과 관련 있는 학교의 경우엔 미 국토안보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하는 법안 역시 통과됐다.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경제 스파이를 잡겠다며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후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를 중심으로 수백 명의 학자가 스파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특정 국가나 인종을 겨냥하고 미국 내 연구자들에게 과도한 공포를 준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2월 해당 프로그램을 공식 종료했다. 민주당 주디 추 하원 의원은 10일 하원 연설에서 “차이나 이니셔티브는 새로운 형태의 매카시즘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강 첸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 역시 SCMP 인터뷰에서 “미국 내 과학자들에게 불안을 조성할 뿐 아니라 유능한 인재가 미국으로 오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랜스 굿든 하원 의원은 “미국의 기술 탈취는 대부분 중국의 소행”이라고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SCMP에 따르면 미 하원은 ‘중국 주간(China week)’으로 불리는 이번 주 중국을 타깃으로 삼은 삼은 법안을 약 20개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미 주재 홍콩 경제무역대표부를 폐쇄하는 법안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찬성 413 대 반대 3의 압도적 차이로 통과한 만큼 상원과 백악관의 지지도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미국은 그동안 일국양제 시스템 아래 자치권을 가진 홍콩에 대해 별도의 대표부 설치를 허용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통해 홍콩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등 더 이상 자치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표부 역시 폐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홍콩의 발전을 억압하는 끔찍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미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역시 별도 성명을 통해 “홍콩의 인권 상황을 비방할 목적으로 법안을 이용하는 것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60·사진) 창업주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혁신을 위한 ‘이상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3년 넘게 이어진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 반독점조사 동안 잠행을 이어 갔던 마윈이 지난달 30일 조사 종료 발표 뒤 본격적인 공개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경제신문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마윈은 10일 창립기념을 맞아 회사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25년 동안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라 훌륭한 젊은이들과 함께 미래를 창조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마윈은 이어 “치열한 경쟁과 압박 속에서도 스스로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되며, ‘이상주의 정신’이야말로 알리바바를 알리바바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어떤 회사도 영원히 1위를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의 힘과 혁신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마윈은 1999년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동료 17명과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이후 전자결제시스템 ‘알리페이’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을 만들며 알리바바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는 2020년 10월 중국의 낙후된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에 비유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후 중국 정부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 상장도 중단됐다. 한때 실종설과 체포설이 나돌던 마윈은 해외를 떠돌다가 지난해 3월 중국으로 복귀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달 30일 알리바바 조사를 끝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감독총국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알리바바의 독점 행위가 완전히 중단됐고, 시정 조치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했다. 약 3년 8개월 동안 알리바바를 짓누르던 족쇄가 풀린 셈이다. 마윈은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 대주주이자 명예회장을 맡고 있지만, 지난해 중순 알리바바 지배구조 개편 발표 전 회사 임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여는 등 사실상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와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원(사령관)이 10일 첫 화상통화를 했다고 중국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베이징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만나 논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다. 중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우야난(吳亞男) 중국군 남부전구 사령원은 이날 오전 새뮤얼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과 화상통화를 갖고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다. 중국 국방부는 양국 사령관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 남부전구가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만큼 남중국해에서의 무력 충돌 우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중국은 최근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에 이어 사비나 암초(중국명 셴빈자오)에서도 필리핀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 당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합법적인 해양 작전을 겨냥한 중국의 도발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인도·태평양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헌신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분쟁 당사자가 아닌 미국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남중국해 문제에 서방국가들이 개입하는 것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니콜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사령관 통화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오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번스 대사는 이어 “지난해 미국이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을 당시 중국은 우리(미국) 군 고위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했지만 이제 우리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북한 정권수립일 76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의 이번 축전에는 지난해와 달리 양국 지도자의 개인적인 친분 등이 언급되지 않아 최근 소원해진 북-중 관계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을 통해 “지난 76년 동안 조선노동당의 영도 아래 인민 모두가 하나 돼 각종 국가 사업의 발전을 힘 있게 추진해 왔다”며 “북한과의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조율과 협력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축전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친분에 대한 표현이 아예 빠졌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과 최근 몇 년간 다섯 차례나 만나 역사적 시기로 함께 이끌었다”고 밝혔고, 2022년에는 “김 위원장과 중조(중-북) 친선에 대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루었다”고 표현했다. 양국 관계에 대한 설명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축전에서는 “지역과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중조 친선·협조 관계를 훌륭히 발전시키는 것이 중국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전폭적 지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는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은 계속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관점에서 중조 관계를 보고 대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축전 내용의 변화를 두고 중국 내 북한 노동자 복귀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과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북-러 관계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각국 지도자가 보낸 축전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보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 7월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해임됐던 친강(秦剛·사진) 전 중국 외교부장이 외교부 산하 출판사 직원으로 좌천됐다고 8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2명의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친 전 부장이 투옥됐거나 자살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서류상으로는 중국 외교부 소속 ‘세계지식출판사’의 하위 직급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친 전 부장의 상태에 대해 “그는 더 이상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그의 경력은 끝났다”며 이번 조치는 다른 관리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친 전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에 힘입어 2022년 말 주미 중국대사가 된 지 1년 만에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부장직을 유지하며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더 승격했다. 그는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지만 임명된 지 7개월 만인 지난해 7월 갑작스레 해임됐다. 당시 친 전 부장의 공식 해임 사유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성 방송인과의 불륜설과 사망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그는 외교부장에서 해임되고 1년 만인 올 7월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고위 당직인 중앙위원에서도 해임됐다. 다만 중국 지도부는 친 전 부장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면직 처리했고, ‘동료’라는 호칭을 유지해 추가 사법 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전히 친 전 부장의 정확한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궈팡(沈國放)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사례에 비춰 볼 때 불륜으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선 전 부장조리는 1993년 최연소 외교부 대변인을 지내며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5년 갑자기 경질돼 세계지식출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중국 안팎에선 선 전 부장조리가 불륜으로 처벌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 외교부는 친 전 부장의 현재 상황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해당 출판사 직원들도 그의 근무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WP는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 7월 임명된지 7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해임됐던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이 외교부 산하 출판사 직원으로 좌천됐다고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WP는 2명의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친 전 부장이 투옥됐거나 자살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현재 서류상으로는 중국 외교부 소속 ‘세계지식출판사’의 하위 직급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친 전 부장의 상태에 대해 “그는 더이상 감옥에 가지 않을 것이지만 그의 경력은 끝났다”며 이번 조치는 다른 관리들에게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친 전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총애에 힘입어 2022년 말 주미 중국대사로 발탁된지 1년 만에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부장직을 유지하며 국무위원으로 한 단계 더 승격했다. 그는 ‘전랑(늑대전사)외교’의 대표 주자로 주목 받았지만, 임명된지 7개월 만인 지난해 7월 갑작스레 해임됐다. 당시 친 전 부장의 공식 해임 사유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성 방송인과의 불륜설과 사망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그는 외교부장에서 해임되고 1년 만인 올 7월 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고위 당직인 중앙위원에서도 해임됐다. 다만 중국 지도부는 친 전 부장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면직 처리 했고, ‘동료’라는 호칭을 유지해 추가 사법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여전히 친 전 부장의 정확한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궈팡(沈國放)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의 사례에 비춰볼 때 불륜으로 인해 해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WP는 분석했다. 선 부장조리는 1993년 최연소 외교부 대변인을 지내며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5년 갑자기 경질돼 세계지식출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에도 중국 안팎에선 선 부장조리가 불륜으로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국 외교부는 친 전 부장의 현재 상황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해당 출판사 직원들도 그의 근무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WP는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한강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권(잔)이 최고죠.” “밍(‘명’의 중국식 병음)동에 가면 모든 게 로맨틱해요.” 4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24년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중국 학생들의 말이다. 중국어에 없는 ‘ㄹ’ 발음에 애를 먹고, 일부 정확하지 않은 표현도 있었지만 18명의 참가자 모두 3분짜리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주중 한국대사관이 개최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처음이다.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은 ‘K팝’. 이날 대회에서 1등을 한 베이징11학교의 장수위(張叔豫·17) 양은 BTS 노래를 부르며 한국어를 배웠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 학생은 “어린 시절 친언니 방에 있던 K팝 포스터를 보고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다. 숙제에 짓눌린 내 삶과 다른 자유로움이 매력”이라고 했다. “서울 여행 당시 한강에서 느끼는 여유가 좋았다” “남산 돈가스, 명동 김밥 등을 잊지 못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현재 주중 한국대사관은 베이징 일원 9개 학교의 한국어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과 후 수업’을 포함해 2000여 명의 학생이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대사관 측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어 학생들을 격려하고, 한국어 채택 학교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날 심사위원을 맡은 고현석 베이징 한국국제학교 교장은 “어린 시절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운 중국 학생들이 10년 후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씨앗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년째 이어진 한한령(限韓令) 여파, 한국 못지않은 대학 입시 부담에 시달리면서도 한국어 배우기에 나선 참가자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에서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재판매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명품 업체의 정식 유통 채널이 고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중국 소비자들의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탓이다. 데이터 컨설팅 업체 리허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쇼핑 성수기(지난해 10월~올해 3월) 동안 재판매 플랫폼 더우(得物)의 고급 의류 브래드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의 판매량이 공식 온라인 스토어보다 2.5∼15배 많았다. 명품 액세서리 브랜드인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앤 아펠 역시 올해 더우에서 6.8배 더 많이 팔렸다.더우는 중국 최대의 명품 재판매 플랫폼이다. 병행 수입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특정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제품을 취급하면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공식 가격이 1만8200위안(약 343만 원)인 까르띠에 반지가 더우에서는 약 66%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루이비통과 디올, 구찌, 프라다의 인기 품목 역시 정식 유통 채널보다 20∼4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우 등 재판매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등 글로벌 명품 대기업들이 수익률과 주가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 올해 2분기 LVMH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이들 업체들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 시장의 매출 하락을 꼽았다. 중국 중산층들은 한 때 높은 소비력을 바탕으로 명품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해왔지만, 수년 간 이어진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를 닫고 있다. 또 가격에 민감해진 중국 소비자들이 더우와 같은 재판매 플랫폼으로 몰리는 것도 중국 매출 부진에 한 영향으로 꼽힌다.이에 따라 루이비통 등 일부 브랜드는 재판매 플랫폼에 올릴 목적으로 전문적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식별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또 도매 채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제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미국과는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지금 할일은 대만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취임 100일을 맞아 이뤄진 방송 인터뷰에서 “92공식을 받아들이면 대만의 주권을 넘기는 것과 같고, 대만 주권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헛된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선거 유세 당시 ‘92공식’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지만, 취임 이후로는 관련 표현을 자제해왔다. 5월 20일 취임식에서도 대만 주권을 강조하면서도 ‘하나의 중국’이나 ‘92공식’이란 표현을 아예 넣지 않았다.라이 총통은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영토를 늘리기 위해 대만을 침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목적은 세계 질서를 바꾸고 국제 패권을 차지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신이 취임 이후 군부대 시찰을 많이 다닌 이유에 대해서도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고, 이제 대만 정부가 바뀌었다는 점을 중국군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미국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은 대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발전 방향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미국 내부에서 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일부 지적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 시절 만든 소통 채널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라이 총통이 중남미 순방에 나설 때 미국 본토나 하와이를 경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만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서는 “현재 해외 순방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 대선,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일대의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19∼31일 두 나라가 이 일대에서 4차례 충돌하자 필리핀과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또한 격화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같은 달 27∼29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완화를 모색했지만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 해경은 지난달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필리핀 해경선이 난사군도 내 셴빈자오(사비나 암초) 인근에 닻을 내리고 도발을 감행했다. 경고와 통제 조치를 취하는 중국 해경선을 향해 고의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필리핀 해경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해경선이 위험한 움직임으로 필리핀 선박에 피해를 입혔다”고 맞섰다. 중국 선박 10척이 필리핀 해경선을 포위하고, 선박의 옆면을 들이받는 영상도 공개했다. 사비나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져 있다. 당초 스프래틀리 제도의 최대 영유권 분쟁지는 필리핀 군함이 좌초된 ‘세컨드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사비나 암초를 인공섬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소식에 필리핀이 올 5월부터 해경선을 파견하자 이곳이 새로운 분쟁지로 떠올랐다. 이 일대에는 천연가스 등 풍부한 자원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중국이 불법적으로 해상 영토 주권을 주장하면서 공격적인 행동으로 다른 나라의 자유를 위협한다”며 필리핀을 두둔했다.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 방위조약은 남중국해에서도 적용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은 같은 달 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점증하는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핵 위협을 거론하며 “태평양 전구에 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국에 맞선 미국의 핵태세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동맹국의 핵 보유 허용 논의를 금기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지난달 3일(현지 시간) 파리 올림픽 여자 탁구 결승전에 나란히 오른 중국의 천멍(陳夢)과 쑨잉사(孫穎莎). 자국 선수 2명이 금·은 메달 색깔을 가리는 모습을 자랑스럽고 편안하게 지켜볼 만도 한데, 이날 중국 관중들은 달랐다. 경기 내내 쑨잉사에게 일방적 응원이 쏟아졌고, 접전 끝에 천멍이 승리하자 중국 관중들은 환호가 아닌 야유를 보냈다. 국제 대회, 그것도 올림픽 무대에서 자국 선수에게 손가락 욕까지 하는 모습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중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 중 하나로 꼽히는 쑨잉사의 팬들이 ‘쑨잉사의 앞길을 가로막았다’며 천멍에게 무차별 폭격을 가한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사태의 배후로 ‘팬덤(fandom) 문화’를 지목했다. 중국어에서는 팬덤을 ‘판취안(飯圈·반권)’이라고 한다. 중국식 병음이 ‘fan’인 ‘飯(밥 반)’과 ‘범위·무리’를 뜻하는 ‘圈(우리 권)’이 합쳐진 신조어다. 직역하면 ‘밥 모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밥 먹듯이 ‘덕질(특정 대상에 심취해 빠져드는 행위)’을 한다는 건 팬클럽을 표현하는 절묘한 단어다. 중국에서는 스포츠 스타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강성 팬덤을 거느리는 경우가 많다.자국 선수마저 야유하는 왜곡된 팬심 문제는 팬덤이 동경하는 대상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으로 이어진다는 것. ‘샤오펀훙(小粉紅·극단적 애국주의)’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조국을 ‘아중거(阿中哥·중국 형님 또는 오빠)라고 부르며 칭송한다. 하지만 해외 기업이나 인물, 심지어 자국 인사가 중국을 비판하거나 무시했다고 여기면 맹목적인 비난을 쏟아낸다. 서방 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외부의 적’을 만들기 위해 샤오펀훙의 선동 활동을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이런 서방의 비판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공격에는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민족주의와 내부 단합 극대화를 위해 샤오펀훙을 묵인해 왔다면, 이번에는 스포츠 팬덤이 올림픽 기간 중 단합을 훼손하고,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안 당국은 곧바로 천멍과 대표팀 코치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린 20대 여성을 체포했다. 또 소셜미디어(SNS) 플랫폼들은 선수를 비방한 계정 6000여 개를 차단했다. 국가체육총국은 올림픽 폐회 약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팬덤에 대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체육총국은 선수 보호와 국가 스포츠 발전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 통합’에 문제 될 것 우려해 ‘강경 대응’ 파리 올림픽 기간에 나타난 왜곡된 팬덤을 향해 중국이 내놓은 해법은 강력한 처벌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논평을 통해 “고질병에는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관영 매체들은 팬덤 뒤에 상업적 시스템이 도사리고 있다며 업계에 대한 규제도 사실상 예고했다. 체육계는 선수들에게 팬덤 관련 활동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일부 선수는 스스로 팬클럽을 해체했다. 한국에서도 왜곡된 팬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에서 ‘연예계 정풍(整風)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중국 매체들이 ‘팬클럽 문화의 원조가 한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여전히 국내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 때마다 팬들 안팎에서 상호 비방전이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도 팬덤으로 인한 부작용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표현대로 ‘팬덤’ 원조인 우리는 왜곡된 팬덤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순수한 팬심을 자극해 경제적 이득을 과도하게 챙기지는 않는지, 다른 목적으로 팬덤을 악용하진 않는지도 살펴야겠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몇 주 안에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중 마지막 날인 29일 시 주석과 만나면서 미중 정상이 11월 각각 브라질과 페루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설리번 보좌관을 만나 “중-미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중-미 관계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갈등을 막기 위해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동에서 양측이 정상들의 전화 통화에 합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양국 군사 채널을 통한 지속적인 소통을 추진하기로 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29일 인민해방군 서열 2위인 장유샤(張又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만났다. 다만 양측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대만 등 핵심 의제에서는 팽팽히 맞섰다. 왕 부장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데 쓰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설명하는 백악관 자료에도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란 내용이 담겼다. 반면 중국은 “설리번 보좌관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혀 양측의 이견이 상당함을 보여줬다. 최근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태평양치안이니셔티브(PPI)’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도 여전하다. 최근 중국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도서국과 치안 협정을 속속 체결하자 호주는 이 일대에 다국적 경찰을 창설하자는 내용의 ‘PPI’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이런 호주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본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한국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옷 벗기기(脱衣)’ 등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서 5위안(약 900원)이면 원하는 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나체 사진을 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일간 신징(新京)보에 따르면 중국에선 AI 기술을 이용해 여성 연예인이나 유명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나체와 합성해주는 온라인 단체 채팅방이 대거 운영되고 있다. 주로 회원제이며, 한 채팅방은 회원 수가 1만5000명에 달했다. 여기서는 5위안을 내면 합성 사진, 20위안(약 3700원)이면 얼굴을 바꾼 동영상까지 제작해 준다. 한 판매자는 “최근 주문이 너무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영상물은 주문을 받을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불법 합성물을 만들고 판매하는 행위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AI 기술로 사진이나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의 옷을 벗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과정까지 등장했다. AI를 이용한 불법 음란물 제작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신징보는 전했다. 실제로 6월 베이징시 경찰은 AI 기술을 이용한 합성 사진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20대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온라인을 통해 “사진 1장당 1.5위안(약 300원)을 내면 ‘AI를 이용한 옷 벗기기’를 만들어 주겠다”고 홍보했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 동료, 친구, 유명인 등의 사진을 그에게 보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약 7000장의 사진을 351명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현행법상 ‘AI를 이용한 옷 벗기기’ 자체는 치안관리처벌법 위반이다. 또 돈을 받고 판매할 경우 음란물 제작·판매죄에도 해당된다. 합성 기술을 가르치는 행위 역시 방조나 교사죄에 해당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당국이 향후 AI를 활용한 음란물 제작과 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을 방문 중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2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이틀째 회동을 진행했다. 당초 중국은 이번 만남을 ‘새로운 중미의 전략적 소통’으로 규정하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양측이 만족할만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틀 간의 회동에서 미국 측은 대만 문제와 펜타닐 유통 관련 대책을, 중국은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이다.28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회동에서 “원만한 중미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고, 실력이나 지위를 앞세워 교류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전날 비공개 회담 전에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정상 회담 공감대를 잘 이행하는 것이 중미 양측의 공동 책임”이라고 밝혔다.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두 차례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대중 제재 수위를 계속 높이는 점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경제 분야를 직접 거론하며 “미국은 경제 무역 및 과학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다른 의견과 경쟁이 있지만, 협력이 필요한 분야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나설 생각이 없고, 상호 오해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 소통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중국 측은 설명했다.양국은 미국에서 큰 사회 문제로 여겨지는 펜타닐과 관련한 협력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군사 회담 수준을 전구(戰區) 사령관급까지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위험 관리에 대해 협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은 적절한 시기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한반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한편, AP통신 등 일부 외신들은 이번 전략적 소통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월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마지막 정상회담을 여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일본 정부는 27일 중국 군용기가 전날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은 중국이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면서 자위대 감시 능력 등을 정찰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는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군용기의 우리(일본) 영공 침범은 주권의 중대한 침해일 뿐 아니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일본 주변 군사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활발해지는 추세”라며 “중국의 군사 동향에 관심을 갖고 주시하면서 경계 감시 및 영공 침범 조치에 대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방위상도 “매우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전례가 없는 중국 군용기의 자국 영공 침범의 의도 분석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대만 무력 침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중국이 일본 자위대의 감시 능력을 정찰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군용기가 들어온 나가사키현 단조(男女) 군도 인근에는 동중국해를 감시하기 위해 자위대 경계 관제 레이더가 배치돼 있다. 중국은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때 미군 개입을 막는 것을 중시하고 있다. 미군 진입 시 미사일로 무장한 폭격기나 탄도미사일 등으로 격퇴하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 and Area Denial·A2/AD)’ 전략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영공 침범이 A2/AD 전략 강화를 위해 일본 경계 감시 능력 및 반응을 파악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중국은 영공 침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일) 양측이 기존 업무 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어떠한 국가의 영공도 침입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2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그는 집권 후 수차례 “대만 주권 수호”를 강조했다. 전임자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 시절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이 더 고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 총통은 23일 ‘양안 화약고’로 불리는 진먼다오(金門島)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열린 ‘진먼다오 포격전 66주년’ 기념사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받고 싶지 않다. 민주주의, 자유, 인권, 법치의 삶을 이어가고 싶다”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주권을 수호하겠다고 외쳤다. 진먼다오는 중국 남동부 푸젠성 샤먼에서 불과 6㎞ 떨어져 있다. 1958년 8월 23일부터 같은 해 10월 5일까지 44일간 중국과 대만의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져 618명이 숨졌다. 대만은 매년 8월 23일에 당시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라이 총통 또한 진먼다오에서 복무한 삼촌으로부터 1958년 포격전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의 진먼다오 방문은 중국이 이 일대에 군사 위협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라이 총통의 취임 3일 만인 올 5월 23일 대대적인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했다. 최근 미국 군사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또한 중국이 향후 6개월 안에 진먼다오를 사실상 봉쇄하는 수준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대만 행정원(행정부) 또한 내년 국방예산으로 6470억 대만달러(약 27조 원)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액으로 올해보다 7.7% 늘었다. 내년 대만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의 2.45%에 해당한다. 대만은 수년 안에 국방예산을 GDP의 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29일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2021년 취임한 설리번 보좌관은 그간 세계 각국에서 왕 위원을 만났지만 중국에서 회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도 양안 갈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 입장 차이가 워낙 팽팽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 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미 당국자와 종종 설전을 벌인 전임자 양제츠(楊潔篪) 전 위원에 비해 온화한 성격이라는 점을 들어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동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7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24일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양국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은 지난 1월 태국 방콕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만난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백악관 측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북러 협력 및 대만 해협, 남중국해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해결하기 위한 경제 해법 찾기에 몰두하는 가운데 대외 문제에 대해서는 적절한 관리 모드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설리번 보좌관은 방중에 대해 “중미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은 현재의 복잡한 중미 관계에서 오해를 피하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스파이·홍콩 인권 등의 문제로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는 영국과도 관계 개선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키어 스타머 신임 영국 총리와 취임 약 50일 만인 23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중국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길 희망하며, 안정적인 양국 관계는 양국은 물론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를 급격히 증강하고 있으며, 최근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핵위협 공조에 대응하기 위해 올 3월 ‘핵무기 운용지침’ 변경을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급속도로 핵무기의 종류와 규모를 키우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가속화한 것에 대한 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 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3월 개정된 핵무기 운용 지침(Nuclear Employment Guidance)에 서명했다”며 “4년마다 개정되는 이 문서는 극비 사항이라 전자 사본은 없고 소수의 국가 안보 관리와 국방부 지휘관들에게만 인쇄물로 배포됐다”고 전했다. 핵무기 운용 지침은 미국의 핵 운용에 관한 계획과 핵 태세, 전략 등을 담은 문서로, 여기에 담긴 내용은 대통령의 지시 등을 통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새 지침에서는 중국과 북한이 핵무기 보유고를 우려할 만큼 늘리고 있다는 점과 러시아의 핵공격 위협 등 높아진 핵전쟁 위험에 미국이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를 지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핵 전략)는 “이번 지침 변화는 특히 중국이 핵무기고 규모와 다양성을 늘리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1500개로 확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북한은 현재 6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보유한 핵무기 규모에 근접한 것으로 중-러와 미국에 대한 핵공격을 조율할 수 있는 수준이라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 외교협회 회장은 NYT 인터뷰에서 “핵무기가 전쟁에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더 이상 안전한 가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21일 “중국은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핵 역량을 유지하고 있고, 어떤 국가와도 군비 경쟁을 벌일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핵 위협의 장본인이라면서 “미국은 핵 공유·확장 억제·핵 동맹 확대 등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받아쳤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