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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가드레일(안전조치) 조항을 완화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는 한국 기업이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지금보다 두 배로 늘려 달라는 것이다. 23일(현지 시간) 미 연방정부 관보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는 3월 미 상무부가 공개한 반도체 가드레일 조항 세부규정안에 대한 공식 의견을 의견 제출 마감일인 22일 제출했다. 정부는 공개된 의견서에서 “미 정부가 규정안에 있는 ‘실질적 확장(material expansion)’과 ‘범용(legacy) 반도체’ 같은 핵심 용어 정의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의 기업과 공동 연구하거나 기술 라이선싱(특허 사용 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기술 환수 조항’에 대해 “제한되는 활동 범위를 명확하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에 따르면 보조금 수혜 기업은 10년간 중국을 비롯한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중대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실질적 확장 범위는 첨단 반도체 5% 이상, 이전 세대 범용 반도체 10%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정부는 첨단 반도체의 실질적 확장 기준을 5%에서 10%로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생산량을 유지하게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는 또 미 상무부 규정 범용 반도체 기준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무부는 범용 반도체를 로직 반도체는 28나노미터(nm), D램 18나노, 낸드플래시 128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KSIA도 별도 제출 의견서에서 “회원 기업들이 미국에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기업 비밀 공개 금지, 기술 환수 조항에서 기술 라이선싱 제외, 보조금 지급 이전 계약에 따른 공동 연구 허용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반도체 등 공급망 재편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0.64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현 KDI 연구위원은 ‘주요국 전략산업 공급망 재편 정책과 우리 경제의 대외 취약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및 배터리 산업에서 미국과 EU 모두 중국과 교역을 중단하고 미국이 해당 산업 100%를 북미에서 조달하며, 한국 등 동맹국까지 중국과 해당 산업 교역을 중단한다면 한국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은 0.427∼0.641%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애플이 23일 미국의 통신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과 수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으며 “(아이폰 등에) 미국산 부품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애플은 자체 통신 칩 개발 전략에 따라 다음 달 공급 계약이 만료되는 브로드컴과 계약 갱신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자체 칩 개발이 난항을 겪어온 데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전략에 동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브로드컴과의 공급 계약 연장에 대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최첨단 5세대(5G) 통신용 칩을 콜로라도주 포트콜린스를 비롯한 미국 내 설계 및 생산 시설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애플의 모든 제품은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21년 미 협력사 등에 5년간 4300억 달러(약 567조4000억 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브로드컴과의 이번 계약도 그 일환이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설계 기업이어서 칩 생산은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맡는다. 애플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이번 계약의 주된 메시지로 내세운 만큼 2024년부터 가동되는 TSMC 애리조나 공장 등을 통해 미국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운영해 온 애플이 지난해 TSMC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미국으로의 이동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미 정치권의 압박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애플이 중국 제조업체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미 정부의) 조사를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이 23일(현지시간) 미 통신칩 설계기업 브로드컴과 조 단위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올 초 6월 계약이 만료되는 브로드컴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체 개발한 통신칩을 설계할 것으로 예측돼 왔지만 브로드컴과 계속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애플이 자체 통신칩 개발 난항 속에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동시에 미국산 반도체 비중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브로드컴은 아이폰 등 무선 통신 기기에서 송수신 신호를 분리해주는 부품인 FBAR 필터를 포함해 5세대(5G) 통신용 칩을 개발해 애플에 공급하게 된다. 애플은 브로드컴과의 공급 계약 연장을 미국 투자 확대로 설명하며 “최첨단 5G 통신 칩을 콜로라도주 포트 콜린스를 비롯한 미국 내 설계 및 생산 시설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급계약은 애플이 2021년 “미 공급 업체 및 제조업체에 5년 동안 4300억 달러(567조40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투자 협약의 일환이다. 브로드컴과의 공급 계약 기간과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2026년까지 150억 달러(19조8000억 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로드컴 매출에서 애플 비중은 20% 수준이라 이날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장중 2.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주가에 근접했다.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미국 제조업의 독창성, 창의성, 혁신 정신을 활용하는 약속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애플의 모든 제품은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브로드컴 공급 계약 체결은 퀄컴 의존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애플이 자체 통신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도 본다. 애플은 이미 컴퓨터 제품 군에선 인텔 칩 대신 자체 칩으로 대체해 왔지만 통신칩 개발에는 어려움을 겪어 왔다. 애플이 이번 계약을 ‘미국 투자 강화’ 메시지에 방점을 두고 있어 2024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TSMC 애리조나 공장 등을 활용해 미국 생산량을 더욱 늘릴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시작하는 등 중국 공급망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또 협력사 공개를 극단적으로 싫어하던 애플이 지난해 TSMC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부품의 ‘원산지’를 강조하는 배경에 대해 미 정치권의 압박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애플이 중국 제조업체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미 정부의) 조사를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실리콘밸리에 실리콘이 돌아왔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열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투자 발표 행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 열렸다. 반도체 탄생지인 실리콘밸리에 30년 만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세계 1위 미 반도체 장비 기업 AMAT는 이 지역에 4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시설을 짓는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핵심 안보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미 반도체지원법 시행 이후 미국에는 세계에서 약 2000억 달러(약 26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가 몰렸다. 일본은 최근 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대만 TSMC, 미 인텔 등에서 수십조 원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에 나선 서방이 ‘반도체 블록’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 美日獨 보조금 위에 ‘반도체 블록’ 그동안 반도체 제조 일선에서 밀려나 있던 미국 일본 EU는 내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약 23조 원)를 투자한 미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나 TSMC가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들인 미 애리조나 1공장 모두 내년 가동을 앞뒀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유럽에 880억 달러(약 115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TSMC는 독일 인피니온 등과 손잡고 유럽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고민 중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TSMC는 일본에도 첨단 반도체 생산 2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유럽에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이 부족했던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었다. 숙련된 인재 부족이나 협력사 부재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미국 70조 원, EU 63조 원 등 전례 없는 반도체 보조금이 투자의 강력한 유인책이 됐다.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투자 복귀도 이 보조금 덕이 컸다. 서방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명분은 역시 ‘중국 리스크’다. 대만 반도체 산업이 중국에 볼모로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서방 블록에 첨단 반도체 공장이 있어야 한다는 경각심이 커진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을 근거로 TSMC 지분을 매각하는 등 우려가 커지자 TSMC가 미국 일본 독일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형국이다. 위험을 분산시키는 이른바 디리스킹을 추구하는 것이다.● ‘中리스크 줄이자’ 디리스킹 공동 대응서방 중심 ‘반도체 블록’은 중국 디리스킹을 위해 공동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이크론은 일본에 5조 원 규모의 투자를 밝힌 데 이어 일본 주요 대학들과 인재 양성 협약을 맺었다. 또 인텔은 모바일 두뇌(AP)를 이끄는 영국 ARM과 지난달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서방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중국이 마이크론 판매 금지 조치로 사실상 미국에 경제 보복을 가한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첨단 반도체 중심 규제에 나선 미국보다 반도체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식 수출 규제가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인 한국으로서는 이 같은 대(對)중국 서방 반도체 블록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반도체 강국) 한국과 대만에서는 언제든 긴장감이 고조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한국을 지정학적 위험 지역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 해외 투자 유치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앞으로 학생들은 인공지능(AI)과 협업하며 디자인 작품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 패션스쿨 파슨스의 임정기 디자인전략 조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학생들이 AI와 협업을 통해 창의력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패션스쿨인 파슨스와 LG AI연구원이 손잡고 만든 생성형 AI 기반 ‘엑사원 아틀리에’를 통해 학생들이 AI와 협업하는 법을 배울 것이란 의미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오픈AI의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DALL-E)를 떠올리게 한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는 “사용자가 단순히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가 아니라 사람의 창의성을 극대화해주는 AI”라며 “AI는 영감을 주고 사람이 디자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LG와 파슨스가 파트너십을 맺고 AI와 디자이너의 협업 가능성을 연구해 온 것도 이 같은 철학에 따른 것이다. 임 교수도 “어떤 기술도 제대로 융합하지 못하면 창의성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시연된 엑사원 아틀리에는 사용자가 ‘바닷가의 등대’ 이미지를 찾아 달라고 하자 단순히 그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빨간색이나 파랑색을 주로 썼을 때 이미지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며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앞으로 학생들은 인공지능(AI)과 협업하며 디자인 작품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적 패션스쿨 파슨스의 임정기 디자인전략 조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학생들이 AI와 협업을 통해 창의력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패션스쿨인 파슨스와 LG AI연구원이 손잡고 만든 생성형 AI 기반 ‘엑사원 아틀리에’를 통해 학생들이 AI와 협업하는 법을 배울 것이란 의미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오픈AI의 이미지 생성형 AI 달리(DALL-E)를 떠오르게 한다. 이화영 LG AI연구원 상무는 “사용자가 단순히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는 AI가 아니라 사람의 창의성을 극대화해주는 AI”라며 “AI는 영감을 주고 사람이 디자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LG와 파슨스가 파트너십을 맺고 AI와 디자이너의 협업 가능성을 연구해온 것도 이 같은 철학에 따른 것이다. 임 교수도 “어떤 기술도 제대로 융합하지 못하면 창의성을 죽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시연된 엑사원 아틀리에는 사용자가 ‘바닷가의 등대’ 이미지를 찾아달라고 하자 단순히 그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빨간색이나 파랑색을 주로 썼을 때 이미지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며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자극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인공지능(AI)이 습득한 정보가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LG가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구겐하임 미술관’과 함께 제정한 제1회 LG-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겸 미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교수 스테파니 딘킨스 씨(사진)가 19일(현지 시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LG와 구겐하임의 지원에 감사한다”는 소감을 내놨다. LG-구겐하임 어워드는 기술을 활용한 예술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혁신적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의 상금과 특별 제작 트로피가 전달됐다. 딘킨스는 교수는 AI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 온 인물이다. AI가 수집하는 데이터의 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문제 제기를 대표작인 영상물 ‘비나48과의 대화’라는 영상에 담고 있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AI 기술에 대한 그의 열정적 탐구가 기술에 기반한 예술의 지평을 확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G와 구겐하임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 ㈜LG는 LG-구겐하임 어워드를 지원하며 이와 별개로 LG전자 또한 구겐하임과 함께 ‘올해의 신예 아티스트’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들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을 활용해 다양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 초대 대통령의 모교에서 그의 이름을 딴 강의실은 한미동맹 70주년에 어울리는 장소입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프린스턴대 ‘이승만홀’ 연단에 선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피와 희생으로 구축된 한미 유대는 70년에 걸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터치할 정도로 깊어지고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뉴욕총영사관과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손잡고 개최한 세미나가 열리자 축사를 하기 위해 프린스턴대를 찾았다. 이날 행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모교인 프린스턴대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프린스턴대는 2012년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공공국제관계대학원 강의실 한 곳을 ‘이승만홀’로 명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머피 주지사와 엘렌 박 뉴저지주 하원의원, 수전 엘리엇 미국 외교정책협의회(NCAFP) 회장과 김의환 주뉴욕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과 미국이 안보와 경제, 더 나아가 포괄적 동맹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다음 70년을 위해 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을 끝까지 설득해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덕분에 한미동맹이 가능했다”고 언급한 뒤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세미나를 기획한 김 총영사는 “이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공동의 위협에 맞선 자유 세계의 공동 전선으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 가수 출신 변호사 이소은 씨와 조지프 전 영화감독 등은 “한국 기업의 성장과 음악, 드라마, 음식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향후 한미동맹이 경제와 문화 저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 만찬에 초청됐던 머피 주지사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 노래를 잘할 줄 누가 알았겠나. (‘아메리칸 파이’ 노래 첫 소절인) ‘롱 롱 타임 어고’가 흘러나오자 방 전체가 놀랐다”며 8월 블랙핑크 뉴저지 공연도 매진됐다고 덧붙였다. 머피 주지사는 블랙핑크 공연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10월에는 한국을 찾아 주요 경제 및 안보 협력에 나선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동부 해안가 뉴욕시가 매년 1∼2mm씩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펠탑 7만 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와 맞먹는 무게의 고층 건물들이 지반을 누르는 압력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환경학술지 ‘어스 퓨처’ 5월호에 실린 미국지질조사국(USGS) 지질학자 톰 파슨스와 연구팀 논문 ‘뉴욕시 무게: 인위적 원인에 따른 침하 가능성’에 따르면 800만 명 넘게 사는 뉴욕시는 매년 가라앉고 있으며 100만 개 동에 이르는 고층 건물을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뉴욕시 5개 특별지역구 가운데 브롱크스를 제외한 맨해튼, 퀸스, 브루클린, 스태튼아일랜드는 모두 대서양에 접한 섬이다. 연구팀은 마천루가 밀집한 월가 금융지구 로어맨해튼은 침하 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고 밝혔다. 퀸스나 브루클린도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추산한 고층 건물 100만 개 동 전체 무게는 약 7억7000만 t으로 에펠탑 7만 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 무게에 해당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포함한 뉴욕 주요 고층 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세워졌지만 일부 빌딩은 모래와 점토가 섞인 지반 위에 건설돼 침하 속도를 높인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1950년 이후 뉴욕시 주변 해수면은 약 22cm 상승했으며 이는 허리케인과 결합해 향후 대규모 홍수가 지금보다 4배 이상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뉴욕뿐만 아니라 미국 및 전 세계 해안도시에서 침하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며 세계 전체가 침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동부 해안가 뉴욕시가 매년 1~2㎜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펠탑 7만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와 맞먹는 무게의 고층건물들이 지반을 누르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환경학술지 ‘어스 퓨처’ 5월호에 실린 미국지질조사국(USGS) 지질학자 톰 파슨스와 연구팀 논문 ‘뉴욕시 무게: 인위적 원인에 따른 침하 가능성’에 따르면 800만 명 넘게 사는 뉴욕시는 매년 가라앉고 있으며 100만 동에 이르는 고층건물을 한 원인으로 지적했다. 뉴욕시 5개 특별지역구 가운데 브롱스를 제외한 맨해튼 퀸스 브루클린 스탠튼아일랜드는 모두 대서양에 접한 섬이다. 연구팀은 마천루가 밀집한 월가 금융지구 로워 맨해튼은 침하 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고 밝혔다. 퀸스나 브루클린도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추산한 고층건물 100만 동 전체 무게는 약 7억7000만t으로 에펠탑 7만 개, 코끼리 1억4000만 마리 무게에 해당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포함한 뉴욕 주요 고층건물은 단단한 암반 위에 세워졌지만 일부 빌딩은 모래와 점토가 섞인 지반 위에 건설돼 침하 속도를 높인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팀은 1950년 이후 뉴욕시 주변 해수면은 약 22cm 상승했으며 이는 허리케인과 결합해 향후 대규모 홍수가 지금보다 4배 이상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뉴욕뿐 아니라 미국 및 전 세계 해안도시에서 침하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며 세계 전체가 침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한국 초대 대통령 모교에서 그의 이름을 딴 강의실이라니…한미동맹 70주년에 어울리는 장소입니다.”19일(현지시간) 미 프린스턴대 ‘이승만홀’ 연단에 선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피와 희생으로 구축된 한미 유대는 70년에 걸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터치할 정도로 깊어지고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뉴욕총영사관과 코리안소사이어티가 손잡고 개최한 세미나가 열리자 축사를 하기 위해 프린스턴대를 찾은 것이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백악관 국빈 만찬 당시 현장에 있었던 머피 주지사는 “(윤 대통령이) 그렇게 노래를 잘할 줄 누가 알았겠나. (아메리칸 파이 노래 첫 소절인) ‘롱 롱 타임 어고’가 흘러나오자 방 전체가 놀랐다”며 6월 말 열리는 블랙핑크 뉴저지 공연도 매진됐다고 덧붙였다. 머피 주지사는 블랙핑크 공연에도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안보와 경제, 더 나아가 포괄적 동맹으로 확장되고 있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다음 70년을 위해 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을 끝까지 설득해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덕분에 한미동맹이 가능했다”고 언급한 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의 발표로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콘퍼런스를 주최한 김의환 뉴욕총영사는 “‘한강의 기적’ 배경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비준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조약은 이승만 대통령이 이룬 외교적 승리“라며 ”이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공동의 위협에 맞선 자유 세계의 공동 전선으로 승화시켰다“고 말했다.이날 세미나는 한미동맹의 과거와 차세대 한인들이 보는 미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데이비드 필즈 위스콘신대 아시아연구센터 부소장은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내 여론을 형성하고 미국 정부가 한국 독립에 관여하도록 압박하는 등 미국 정부의 한국 독립 지지를 이끌어냈고 6·25 전쟁 직후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타결했다”면서 “그같은 외교력이 없었더라면 지금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한미 동맹 70주년에는 한국 경제와 문화 영향력이 양국 교류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가수 출신 변호사 이소은 씨와 , 조셉 전 영화감독, 트래비스 오 예시바대 교수, 티머시 황 피스칼노트 대표 등은 “한국 기업의 성장과 음악, 드라마, 음식이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계 미국인들이 한국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자부심을 높이게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미 정계에선 한국 기업들과의 교류나 음악계 행사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머피 주지사가 세미나 행사에 직접 축사하러 참석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라는 평가다. 머피 주지사는 민주당 주지사 모임(DGA)의 의장으로 윤 대통령 국빈만찬에 참석했던 주지사 3명 중 한 명이었다. 이달 초 김 총영사 부부 초청으로 만찬을 함께 할 당시 프린스턴대 세미나 참석을 요청했고 머피 주지사가 흔쾌히 응했다는 후문이다. 머피 주지사는 블랙핑크 공연에 김 총영사를 초청해 함께 관람할 계획이다. 10월에는 한국을 찾아 주요 기업과 면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AI-OTT 맞서 파업 나선 할리우드 작가들 요즘 미국에서는 영화·방송작가들의 시위가 한창이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과실을 독점하고 인공지능(AI)에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16년 만에 파업에 나선 미국 작가들의 얘기를 들어 봤다.》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파라마운트 본사 앞. TV 및 영화 작가 수십 명이 피켓을 들고 “공정한 계약(Fair Contract)”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2일부터 파업 중인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작가들이었다. 영화사와 CBS 방송국, 스트리밍 서비스 파라마운트+(플러스)를 운영하는 파라마운트 앞에서 작가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이것은 내가 원하는 글쓰기가 아니다’를 비롯해 여러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글쓰기를 우버로 만들지 말라(Don‘t Uber Our Writing)’가 가장 눈에 띄었다.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작가들을 플랫폼에 종속된 소모품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작가 제이디는 “넷플릭스는 작가에 대한 보상과 고용 기간,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꿨다. 작가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일을 손에서 놓는 선택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작가의 창의적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에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파업에 나선 작가들 시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로 응원하거나 주먹을 맞부딪치며 지지를 표했다. 뉴욕 지역 대학생들도 동참했다. 작가 파업을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파괴적 혁신’ 부작용과 빅테크(대규모 기술 기업) ‘전횡(專橫)’에 대항하는 몸부림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파업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 달 제작사 측과 기존 협약이 만료되는 미국감독조합과 미국배우방송인조합(SAG-AFTRA)도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6년 만의 파업, 쇼가 멈추다 “넷플릭스죠.” 이달 초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WGA 행사에서 데이비드 굿맨 협상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은 ‘최악의 제작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이같이 답했다. 한 참석자는 뉴욕타임스(NYT)에 “그 자리에 있던 1800여 명이 한꺼번에 폭소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를 위시한 스트리밍 업체에 대한 작가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번 파업을 ‘넷플릭스 파업’이라고 부른다. 영화 및 방송 산업 중심지 LA에선 뉴욕보다 훨씬 많은 작가들이 디즈니를 비롯해 워너브러더스, 폭스 같은 거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본사 앞에서 매일 피켓 시위를 벌인다. 역시 넷플릭스 본사 앞에 모이는 작가들이 가장 많다. 2007년 파업 때만 해도 넷플릭스는 DVD를 우편으로 배송해주는 신생 기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작가 1만1500명 이상이 소속된 WGA와 가장 크게 맞서는 지배적 콘텐츠 제작사다. 크리스 키서 WGA 협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이 순간에 이른 것은 우리 선택이 아니다. 제작사들이 우리를 실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작가들은 WGA를 통해 3년마다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최저임금을 비롯한 단체협약을 맺는다. AMPTP는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 등이 소속된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협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2020년 이후 3년 만의 협상은 처음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팬데믹은 스트리밍 시대를 더욱 앞당기며 TV와 영화 제작 시스템에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2020년 맺은 계약이 만료되는 1일까지 양측 협상이 평행선을 걷자 작가들은 펜을 놓기로 했다. 파업 찬성률이 98%나 됐다. NBC ‘더 투나이트 쇼’, ABC ‘지미 키멀 라이브’, CBS ‘더 레이트 쇼’ 같은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이 영향을 받아 재방송으로 대체됐다.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작가 파업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제이 레노, 세스 마이어스 같은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도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대에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 최대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를 제작, 연출한 맷 더퍼, 로스 더퍼 형제는 트위터에 “제작이 시작되면 글쓰기는 멈출 수 없다”고 올리며 파업 동참을 위해 시즌5 제작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배우와 감독들도 처우 개선을 위해 제작사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배우 어맨다 사이프리드는 이달 초 뉴욕 패션 행사 ‘멧 갈라’에서 WGA 파업에 대한 질문을 받자 “스트리밍 서비스가 모든 것을 바꿨고, 모두가 일한 만큼 보상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과 할리우드의 경쟁 노동쟁의의 핵심 쟁점은 임금과 처우 개선이다. 미국 작가들이라고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번 파업이 WGA 밖에서도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새로운 기술 등장과 일자리 파괴’라는 모든 직업인의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파업이라는 것이다. 할리우드 산업은 움직임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촬영과 영사, 소리를 담아 들려주는 녹음을 비롯한 기술의 산물이다. TV라는 신기술 도전에 응전하는 등 기술 혁신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다. 역대 대규모 WGA 파업도 파괴적 기술 혁신이 있을 때마다 벌어졌다. 1988년 파업은 비디오테이프 재상영 분배금(residuals)이 협상 관건이었다. 2007년 파업은 인터넷 등장에 따른 수익 배분이 핵심 문제였다. 이번 파업의 중심에는 단연 스트리밍, 즉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TV, 영화관이 안방 스트리밍으로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작가 처우는 엉망이 됐고 직업적 자부심도 잃었다고 작가들은 말한다. WGA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대본 수요는 급증했지만 최근 10년 동안 TV 작가 및 프로듀서 주당 임금 중간값은 약 23% 떨어졌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 특유의 제작 환경이 작가들의 고용 안정성과 임금, 작업 환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TV 드라마는 시즌당 평균 20회차로 제작돼 매주 한두 편 방송됐다. 작가들은 적어도 1년은 ‘작가실’에 모여 정기적으로 공동 작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오리지널 콘텐츠는 시즌당 8∼10회로 회차가 준 데다 한 번에 모든 편이 공개된다. 그러다 보니 수익도 줄고, 고용기간도 몇 달에 불과하게 됐다. 공동 작업장인 작가실도 ‘미니룸’으로 불리는 임시 작업실로 대체됐다. 작품 재판매에 따른 재상영 분배금 지급 방식도 핵심 쟁점이다. WGA는 TV 재방송이나 DVD처럼 시청 건수당 로열티를 받고 싶어 하지만 제작사 측은 거부하고 있다. WGA가 공개한 교섭안에 따르면 제작사 측은 임금상승률이나 해외상영 재상영 분배금에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소 고용기간 보장’ ‘사전 제작 시 작가실 설치’ ‘에피소드당 최소 작가 인원 보장’ ‘시청 건수 기반 수익 분배’ 등은 일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승자독식’이라는 플랫폼 경제 특성상 넷플릭스를 제외한 나머지 OTT는 대부분 적자이기 때문이다. TV는 시청자가 많으면 광고비가 오르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는 구독자가 많아야 한다. OTT가 적자를 줄여 보려고 구독료를 올리면 구독자가 줄고 그렇다고 계속 출혈 경쟁을 하자니 본업조차 흔들릴 위기에 놓여 있다. 결국 경영진 교체나 대규모 감원 같은 ‘비용 쥐어짜기’ 카드만 남은 것이다. 디즈니는 스트리밍 부문의 지난해 2분기(4∼6월) 적자 폭이 6억5900만 달러(약 8751억 원)로 시장 전망치(8억4100만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구독료 인상으로 구독자 400만 명이 떠났다. 디즈니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직후 8% 가까이 폭락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트리밍 산업은 규모의 경제이고,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평했다. OTT 산업이 콘텐츠의 국경을 뛰어넘은 점도 할리우드 파업에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같은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지만 세계 각국 콘텐츠 종사자들에겐 새로운 경쟁의 시작을 의미한다. 할리우드 파업이 길어져도 넷플릭스에는 유럽이나 한국 등 다른 제작사들이 있다. 2007년 파업 당시처럼 제작사들에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코노미스트는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지역 시장의 저예산 작품으로 글로벌 히트를 기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만난 작가 시위대 관계자는 기자에게 넷플릭스가 글로벌 기업임을 지적하며 “한국에서 좋은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는 것을 안다. 이들이 미국 창작자들을 제대로 처우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AI 등장까지 “모든 일자리의 문제” “이것은 할리우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노동의 미래에 영향을 줄 중차대한 파업입니다.” 스타벅스 노동조합원인 바리스타 타일러 키링은 “비번일 때마다 LA 폭스사 앞에서 진행되는 작가조합 시위에 참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가조합은 키링의 사연을 전하며 “안무가, 카메라 직군처럼 엔터테인먼트 산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은 2007년 당시보다도 더 지지를 받는 분위기다. 우버와 도어대시(미국판 배달의민족) 등 기술과 결합한 플랫폼 기업이 부상하며 이른바 ‘기그(Gig·단기노동자) 이코노미’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이들 단기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일자리의 미래에 미칠 파괴적 영향을 현 시점 ‘노사 교섭안’에 제기한 첫 노동쟁의란 성격도 띠고 있다. 작가조합은 임금 협상 요구안에 “협약이 적용되는 모든 (창작) 프로젝트에 AI 사용은 규제돼야 한다”며 “AI는 문학(창작 대본)에 사용될 수 없고, 작가들의 작업물은 AI 학습 훈련에 쓰이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AI가 사람이 쓴 초안을 수정하는 제2의 저자 역할을 한다면? 혹은 AI가 쓴 초안을 사람 작가가 다듬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AI가 작가들의 작업물로 공부한다면 저작권은? 이 같은 질문에 지금부터 대답할 수 있어야 직업으로서의 글쓰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이미 작가들이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사에 종속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순수 창작 영화보다 마블 시리즈나 슈퍼 마리오처럼 유명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대형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제작사의 기획안에 따라 초고를 쓰는 작가, 2단계 대본을 쓰는 작가 등 대본 작업도 단계별로 분업화되고 있는데, 미래에는 AI와 업무를 나눌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작가들은 보고 있다. 제작사 측은 작가조합의 AI 사용 불가 제안을 거절하면서 “연례 회의를 열어 기술 발전에 대해 논의하자”고 밝힌 상태다. 케이트 포트뮬러 조지아대 교수는 미 시사매거진 디 애틀랜틱에 “작가들의 파업은 할리우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AI의 부상이 가져올 잠재적 결과를 검토하고, 노동자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5조 원을 들여 일본에서 차세대 D램을 생산한다. 막대한 보조금 혜택을 내걸며 반도체 산업 재건에 나선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의 대만 집중으로 인한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서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일부 분리시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일본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8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최대 반도체 기업들과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날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 마크 류 TSMC 회장,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등 반도체 업계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례 없는 회동”이라며 “중국과 서방의 갈등 속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3곳이 일본 투자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 마이크론, 대만 의존도 낮추려는 목적도FT가 언급한 일본 투자 기업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TSMC다. 이날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삼성이 요코하마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300억 엔(약 3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TSMC 류 회장도 일본 투자 확대를 시사했다. 올 2월엔 TSMC가 일본에 1조 엔(약 9조7000억 원)을 들여 두 번째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곳은 미국의 유일한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5000억 엔(약 5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1감마(차세대 10나노미터 이하 노드) D램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EUV 장비의 일본 상륙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최첨단 미세공정에 쓰이는 EUV 장비는 미국이 중국에 반입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금하는 장비다. 일본은 마이크론 투자를 유치하려 보조금으로 2000억 엔(약 2조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의 일본 차세대 D램 투자는 대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지정학적 고려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대만 D램 업체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 온 마이크론은 총 생산량의 60% 이상이 대만 공장에 집중돼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마이크론과 일본의 협력은 동맹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때 경제적 기회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 영국도 일본과 ‘반도체 동맹’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보란 듯이 일본과의 첨단기술 동맹을 과시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8일 일본과의 ‘반도체 파트너십’을 발표한다고 FT가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영국이 19일 발표하는 10억 파운드(약 1조6600억 원) 규모 신(新)반도체 전략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중국 등의 위협에 대비해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는 게 주요 골자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에 투자를 확대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특화된 일본의 지리적 이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제조 공급망 전반이 한국, 대만 등에서 일본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기보다는 선택적인 협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반도체의 주력 생산거점으로까지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5조 원을 들여 일본에서 차세대 D램을 생산한다. 막대한 보조금 혜택을 내걸며 반도체 산업 재건에 나선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의 대만 집중으로 인한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서방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일부 분리시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일본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8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인텔 등 글로벌 최대 반도체 기업들과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날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 마크 류 TSMC 회장,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 등 반도체 업계 거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례 없는 회동”이라며 “중국과 서방의 갈등 속에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3곳이 일본 투자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 마이크론, 대만 의존도 낮추려는 목적도 FT가 언급한 일본 투자 기업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TSMC다. 이날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삼성이 요코하마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300억 엔(3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TSMC의 류 회장도 일본 투자 확대를 시사했다. 올 2월엔 TSMC가 일본에 1조 엔(약 9조7000억 원)을 들여 두 번째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한 곳은 미국의 유일한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5000억 엔(5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1감마(차세대 10나노미터 이하 노드) D램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EUV 장비의 일본 상륙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최첨단 미세공정에 쓰이는 EUV 장비는 미국이 중국에 반입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금하는 장비다. 일본은 마이크론 투자를 유치하려 보조금으로 2000억 엔(2조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의 일본 차세대 D램 투자는 대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지정학적 고려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대만 D램 업체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 온 마이크론은 총 생산량의 60% 이상이 대만 공장에 집중돼 있다. 람 에마누엘 주일 미국 대사는 “마이크론과 일본의 협력은 동맹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때 경제적 기회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 영국도 일본과 ‘반도체 동맹‘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보란 듯이 일본과의 첨단기술 동맹을 과시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8일 일본과의 ‘반도체 파트너십’을 발표한다고 FT가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영국이 19일 발표하는 10억 파운드(약 1조6600억 원) 규모 신(新) 반도체 전략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중국 등의 위협에 대비해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는 게 주요 골자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에 투자를 확대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특화된 일본의 지리적 이점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제조 공급망 전반이 한국, 대만 등에서 일본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기보다는 선택적인 협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반도체의 주력 생산거점으로까지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백악관과 야당 공화당 간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재협상을 하루 앞두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재차 디폴트(부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6월 1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미국이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결국 양측이 합의해 디폴트를 피할 것으로 보지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벼랑 끝 대치’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매년 부채를 두고 반복되는 미국의 정치 리스크가 “미국과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매년 반복되는 ‘美 부채 리스크’ 옐런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6월 초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금리가 올랐다”며 이미 협상 장기화로 재무부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 초, 한 달짜리 미 국채 금리가 미 연방정부의 디폴트 위험 증대에 따라 5.84%까지 뛴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역사상 최대치였다. 시장은 16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재협상에서 합의 가닥을 잡지 못한다면 미 국채를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이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대치 상태만으로도 모두가 지는 게임”이라며 “대부분의 고객은 결국 합의는 이뤄지겠지만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은 연방정부 부채의 한도를 의회가 승인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에 이은 이번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지만 매카시 의장은 “양측이 여전히 멀리 있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지출 삭감을 거부하면 디폴트로 가봐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핵심 성과로 자부하는 반도체 보조금 등 주요 사업 예산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간은 워싱턴의 편이 아니다”라며 “협상 범위에 대한 의견 불일치, 빡빡한 입법 일정, 늦은 협상 시작이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위험 자산’ 美 국채 신뢰 약화” 미국이 부도가 난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금융자산의 기준이 되는 ‘무위험 자산’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의미다. 금융자산의 연쇄적인 폭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WSJ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미국 디폴트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이라고 우려했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일본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미 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해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 정치권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G7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에 초대된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반복되는 부채 불확실성으로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의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며 “(협상이) 해결 가능한 반복적 게임일 뿐인지, 아니면 결국 미국의 부채 위기에 얽히지 않고 단절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 전 세계가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도 미국의 디폴트 위기가 “글로벌 경제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초코우유가 퇴출될 처지에 놓였다. 소아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나친 당(糖) 섭취를 줄이기 위해 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조치에 따른 것이다. 15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농무부(USDA)는 초중등학교 식당에서 초콜릿과 딸기 맛을 포함한 ‘가향(加香) 우유’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향 우유에 많이 들어 있는 첨가당(added sugar)이 어린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달달한 음료만 좋아하게 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코우유는 초등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도 꼽힌다. 학부모와 학교 당국, 소아영양 전문가 등은 초코우유 금지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있다. 초코우유 급식에 반대하는 측은 어린이 먹을거리에 이미 설탕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돼 우유에까지 설탕을 넣어 마실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제품 업계 등은 아이들이 초콜릿이나 딸기 맛이 들어가야 그나마 우유를 마신다며 초코우유 금지에 반대하고 있다. 건강에 좋은 우유를 마시게 하려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신디 롱 USDA 식품영양국장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우유를 마시라고 권장하지만 첨가당 섭취를 줄일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백악관과 야당 공화당 간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재협상을 하루 앞두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재차 디폴트(부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6월 1일까지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미국이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선 결국 양측이 합의해 디폴트를 피할 것으로 보지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벼랑 끝 대치’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매년 부채를 두고 반복되는 미국의 정치 리스크가 “미국과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매년 반복되는 ‘美 부채 리스크’ 옐런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6월 초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금리가 올랐다”며 이미 협상 장기화로 재무부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 초, 한 달짜리 미 국채 금리가 미 연방정부의 디폴트 위험 증대에 따라 5.84%까지 뛴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역사상 최대치였다. 시장은 16일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재협상에서 합의 가닥을 잡지 못한다면 미 국채를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이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대치 상태만으로 모두가 지는 게임”이라며 “대부분의 고객들은 결국 합의는 이뤄지겠지만 변동성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은 연방정부 부채의 한도를 의회가 승인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에 이은 이번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밝혔지만 매카시 의장은 “양측이 여전히 멀리 있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지출 삭감을 거부하면 디폴트로 가봐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핵심 성과로 자부하는 반도체 보조금 등 주요 사업 예산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간은 워싱턴의 편이 아니다”라며 “협상 범위에 대한 의견 불일치, 빡빡한 입법 일정, 늦은 협상 시작이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무위험 자산’ 美 국채 신뢰 약화” 미국이 부도가 난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금융자산의 기준이 되는 ‘무위험 자산’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의미다. 금융자산의 연쇄적인 폭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WSJ에 따르면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미국 디폴트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이라고 우려했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일본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미 정부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해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도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 정치권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G7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에 초대된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반복되는 부채 불확실성으로 “미국에 대한 전 세계의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며 “(협상이) 해결 가능한 반복적 게임일 뿐인지, 아니면 결국 미국의 부채 위기에 얽히지 않고 단절하는 법을 배워야할지 전 세계가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도 미국의 디폴트 위기가 “글로벌 경제 리더십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마지막 음을 울리는 건반에서 손을 떼자마자 관객 2200여 명이 동시에 일어나 열광적인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은 임윤찬과 힘차게 포옹하며 서로의 감동을 나눴다. 일부 관객은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훔쳤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펀홀에서 막을 내린 임윤찬의 첫 뉴욕 데뷔 무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6월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임윤찬은 이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첫 협연에서 우승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증명하듯 10∼12일 3회 공연은 일찍부터 전석 매진됐고, 공연 당일 서서 보는 ‘스탠딩 티켓’이라도 얻고자 아침부터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특히 마지막 공연인 이날 임윤찬은 관객들의 끊임없는 기립 박수에 앙코르 곡을 3곡이나 선보였다. 그런데도 관객들이 떠나지 못하자 난감해하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다. 지휘자 개피건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신들린 듯한 테크닉, 깊은 영혼의 음악성에 너무 좋은 성격까지 갖췄다”고 극찬하며 “이런 뜻깊은 순간에 함께여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한 70대 청중은 “3일 내내 보러 왔다”며 “이런 천재적인 연주를 들을 기회 자체가 드물다”며 감격했다. 특히 콩쿠르에서는 라흐마니노프가 초연 때 쳤던 ‘오리지널’ 카덴차(협주곡 중 연주자 솔로 부분)를 연주했다면 이번 뉴욕 필하모닉 협연에서는 좀 더 웅장한 다른 버전의 ‘오시아’ 카덴차를 연주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공연 전 임윤찬의 인터뷰를 ‘아트 섹션’ 1면에 실었던 뉴욕타임스(NYT)는 공연 후에도 ‘10대 피아노 스타 임윤찬, 뉴욕에 오다’라는 제목의 톱기사에서 “이 곡이 이렇게 재미있는 곡이었나. 임의 연주는 말 그대로 꿈같은 연주였다”고 극찬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협연은 데버라 보다 뉴욕필 최고경영자(CEO)가 임윤찬의 콩쿠르 공연 영상을 보고 직접 추진했다. 스승인 손민수 교수를 따라 보스턴에 있는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편입하는 임윤찬은 내년 2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쇼팽으로 채운 데뷔 무대에 설 예정이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3악장. 마지막을 향해 가는 3분,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의 손이 너무 빨라 손 여러 개가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지금 듣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비현실적이란 생각까지 들 때쯤, 임윤찬과 오케스트라 연주가 동시에 멈췄고,순식간에 관객들이 일어나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관객 2200여명이 용수철처럼 한꺼번에 일어나 우레와 같은 ‘브라보’를 외치는 광경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에서 막을 내린 임윤찬의 첫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는 의심할 여지없이 성공적이었습니다.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과 임윤찬은 힘차게 포옹했는데 그것조차 감동적이었습니다. 40분이 넘는 시간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 주고받으며 최고의 공연을 선보인 사람들이 나누는 인사였으니요. 일부 관객들도 감정이 복받치는 듯 연신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난해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임윤찬은 이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첫 협연에서 우승곡이었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3번을 연주했습니다. 콩쿠르 공연 실황이 유튜브에서 1124만 회 이상 조회될 정도로 주목을 받은 곡이죠. 특히 콩쿠르에서는 라흐마니노프가 초연때 쳤던 오리지널 카덴차(협주곡 중 연주자 솔로 부분)를 연주했다면 뉴욕 필하모닉 협연에서는 좀더 웅장한 다른 버전의 ‘오시아 카덴차’를 연주해 관객들을 놀래 켰습니다.지휘자 개피건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신들린 테크닉, 깊은 영혼의 음악성에 너무 좋은 성격까지 갖췄다”고 극찬하며 “이런 뜻깊은 순간에 함께해 영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70대 청중은 “3일 내내 보러 왔다”며 “이런 천재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드물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어요.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 씨도 이날 공연을 찾아 SNS에 “대단한 데뷔 무대였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데보라 보르다 뉴욕필 최고경영자(CEO)가 임윤찬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을 보고 직접 협연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임윤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증명하듯10~12일 3회 공연은 일찍부터 전부 매진됐고, 공연 당일 서서 보는 ‘스탠딩 티켓’이라도 얻고자 아침부터 줄이 늘어설 정도였습니다. 스탠딩 티켓도 마감돼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로비 모니터로 공연 생중계를 지켜봤죠. 마지막 공연인 12일 낮 연주 후에는 관객들의 끊임없는 기립 박수에 앵콜곡을 3곡 선보였습니다. 전날까진 두 곡이었거든요. 3곡을 마친 후에도 관객들이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박수로 감동을 표현하자 난감해하는 임윤찬의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습니다. 관객들은 감동을 잊지 못하고 그의 콩쿠르 실황 유튜브 영상으로 돌아가 다시 듣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해당 영상 댓글창에 뉴욕필 협연 감상평이 줄줄이 달리고 있습니다. “클라이번 보다 더 빠르고 더 파워풀한 잊을 수 없는 연주”,“경이로운 연주” 등등. NYT는 공연 전 임윤찬의 인터뷰를 아트 섹션 1면에 싣더니, 공연 리뷰기사도 톱기사네요. ‘10대 피아노 스타 임윤찬, 뉴욕에 오다’라는 제목의 공연 리뷰기사에서 NYT 평론가 재커리 울피는 “보통 좋아하는 연주를 들으면 ‘꿈 같은 연주였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임의 연주는 문자 그대로 꿈 같은 연주였다”고 극찬했습니다. 또 그의 공연 유튜브 영상이 1000만 회가 넘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조회수가 높다고 실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명세만 있는 연주자도 있다. 하지만 임윤찬의 침착하고 시적이며 긴장감있는 라흐마니노프 연주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만한 자격이 충분했다”고 적었네요. 그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이 “이렇게 재미있는 곡이었나”라고 반문하기도 하는 등 리뷰 전체가 극찬으로 가득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공연 리뷰에서 “클래식계에 젊은 스타는 많지만 임윤찬처럼 흥미로운 연주자는 정말 드물다”며 “강렬한 데뷔 무대”라고 평했습니다.임윤찬은 내년 2월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데뷔 무대에 오르며 ‘새로운 3개의 연습곡’ 등 쇼팽으로만 구성된 독주에 나섭니다. 카네기홀은 링컨센터 게펜홀(2200석)보다 좌석 수가 더 많은 3670석쯤 되니 표를 구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욕필 데뷔 무대의 열광적 분위기로 봐서는 불안하네요. 지난달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카네기홀 공연 좌석도 가득 찼었습니다. K클래식의 멋진 연주자들, 참 자랑스럽습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마지막 음을 울리는 건반에서 손을 떼자마자 관객 2200여 명이 동시에 일어나 열광적인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은 임윤찬과 힘차게 포옹하며 서로의 감동을 나눴다. 일부 관객은 감정이 복받치는 듯 눈물을 훔쳤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에서 막을 내린 임윤찬의 첫 뉴욕 데뷔 무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6월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임윤찬은 이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첫 협연에서 우승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그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증명하듯 10~12일 3회 공연은 일찍부터 전석 매진됐고, 공연 당일 서서 보는 ‘스탠딩 티켓’이라도 얻고자 아침부터 줄이 늘어설 정도였다. 특히 마지막 공연인 이날에는 관객들의 끊임없는 기립 박수에 앵콜곡을 3곡이나 선보였다. 그런데도 관객들이 떠나지 못하자 난감해하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였다. 지휘자 개피건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황금같은 테크닉, 깊은 영혼의 음악성에 너무 좋은 성격까지 갖췄다”고 극찬하며 “이런 뜻깊은 순간에 함께여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한 70대 청중은 “3일 내내 보러 왔다”며 “이런 천재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드물다”며 감격했다. 특히 콩쿠르에서는 라흐마니노프가 초연 때 쳤던 ‘오리지널’ 카덴차(협주곡 중 연주자 솔로 부분)를 연주했다면 이번 뉴욕 필하모닉 협연에서는 좀더 웅장한 다른 버전의 ‘오시아’ 카덴차를 연주해 관객들을 놀래켰다. 공연 전 임윤찬의 인터뷰를 ‘아트 섹션’ 1면에 실었던 뉴욕타임스(NYT)는 공연 후에도 ‘10대 피아노 스타 임윤찬, 뉴욕에 오다’라는 제목의 톱기사에서 “이 곡이 이렇게 재미있는 곡이었나. 임의 연주는 말 그대로 꿈 같은 연주였다”고 극찬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협연은 데보라 보르다 뉴욕필 최고경영자(CEO)가 임윤찬의 콩쿠르 공연 영상을 보고 직접 추진했다. 스승인 손민수 교수를 따라 보스턴에 있는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편입하는 임윤찬은 내년 2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쇼팽으로 채운 데뷔 무대에 설 예정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