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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배경으로 재택근무 확산을 지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스탠퍼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담에서 “구글이 왜 AI 선두 자리를 오픈AI나 앤스로픽 같은 스타트업에 뺏겼는가”라는 질문에 “구글이 승리보다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은 지옥처럼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후 WSJ에 메일을 보내 “구글과 그들의 근무시간에 대해 잘못 말했고 후회한다”며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대담 동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구글은 팬데믹 이후 주 3회 사무실 출근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배경으로 재택근무 확산을 지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근 스탠퍼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담에서 “구글이 왜 AI 선두 자리를 오픈AI나 앤스로픽 같은 스타트업에 뺏겼는가”라는 질문에 “구글이 승리보다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은 지옥처럼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후 WSJ에 메일을 보내 “구글과 그들의 근무시간에 대해 잘못 말했고 후회한다”며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대담 동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구글은 펜데믹 이후 주3회 사무실 출근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명문대 학생들로 구성된 마약 연합동아리 일당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마약 투약 ‘예행연습’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접한 영상 중에는 마약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든 가짜 뉴스들도 있었다. 이른바 ‘마약 인강(인터넷 강의)’이 10, 20대로 하여금 마약 범죄를 시작하게 만드는 ‘트리거(방아쇠)’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서울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최근 검거된 마약 동아리 일당은 투약에 앞서 ‘명상’이라는 제목의 환각 체험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함께 마약을 투약할 사람들끼리 모여서 “마약을 하면 이런 느낌일 것”이라는 예행연습을 한 것이다. 이들은 유튜브 영상 여러 개를 함께 시청하며 ‘마약 공부’도 했다. 이들이 여러 번 시청한 한 영상에는 “실로시빈과 LSD는 이른바 ‘사이키델릭’ 약물로 마약 아닌 신약”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실로시빈은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버섯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LSD 역시 강력한 환각 약물이다. 실로시빈과 LSD는 모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에 속한다. 이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12일 기준 53만 명이 넘었다. ‘마약 체험’을 검색하면 관련 유튜브 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수사 당국은 유튜브 동영상이 실제 마약 접촉 및 투약으로 이뤄진 흐름을 파악하고 유사한 추가 사건 가능성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성 없다” 등 거짓 유튜브 영상 수두룩… 마약범죄 온상 돼유튜브 보며 마약 예행연습초보자들 영상보며 호기심에 투약… “영상 보니 해보고 싶다” 등 댓글유튜브, 1020세대에 강한 영향력… “정부 특위 만들어 강력 규제” 지적전문가들은 유튜브 등 플랫폼이 마약 범죄에 들어서는 루트로 활용되는 상황에 대해 대책과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2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유튜브에 ‘실로시빈 체험’, ‘LSD 체험’ 등 키워드를 넣고 검색하자 10건이 넘는 체험 영상이 떴다. 1인칭 시점으로 몸이 허공에 떠서 걷는 듯한 영상, 빠르게 돌아가는 이미지가 반복되는 영상 등이 재생된다. 해당 영상들에는 “실제 마약하는 기분이 들어 종종 찾아온다”, “마약을 해본 적은 없지만, 영상을 보니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마약 인강’이라는 이들도 있었다.● 마약 범죄 ‘트리거’ 유튜브 이 같은 영상을 본 뒤 실제 마약에 손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 검찰이 적발한 마약 동아리 회원 중 대부분은 이전에 마약 투약 경험이 없었던 초보자였다. 이들은 마약 환각 체험 영상을 모여서 시청했다. 2022년 3∼8월 이 동아리에서 활동한 한 회원은 “(운영진이 마약을) 강요하기보단 유튜브 영상 등을 보여주거나 조심스레 권유해 거부감 없이 호기심에 투약하는 회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들은 “실로시빈, LSD는 마약이 아닌 신약”이라는 내용이 담긴 유튜브 영상 등도 공유했다. 이를 믿은 동아리 회원들은 검거된 뒤에도 “LSD 등은 중독성이 없고 새로운 영감을 얻게 해준다”고 수사 당국에 말했다. 공판검사 시절 이 사건을 포착해 수사한 이영훈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 검사는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는 건 (동아리 내에서) 부지기수였다”면서 “관련 논문 등을 조금만 찾아보면 유튜브 영상들이 거짓말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동아리 회원 중에는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6개월에 수백만 원가량을 쓴 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가 “정부 특위 구성해 대책 모색해야”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의 마약류 정보 유통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유튜브를 비롯해 X(옛 트위터), 인터넷 게시판 등 온라인상 마약류 매매 및 알선 등 정보에 대한 시정 요구 조치는 2020년 8130건, 2021년 1만7020건, 2022년 2만6013건 등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는 총 2만8811건에 대해 시정 요구 조치가 이뤄졌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튜브에 큰 영향을 받는 10, 20대들이 자극적인 영상을 보고 마약 등 범죄에 빠져들고 있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컨설팅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 국내 10, 20대의 월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은 각각 49.7시간과 46.0시간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길었다.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마약 관련 정보는 ‘해롭지 않다’, ‘중독성이 없다’는 설명이 많다. 검증되지 않은 허위 정보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튜브를 지식채널로 오해하고, 거짓 정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곤 한다”며 “마약 관련 영상에 문제의식 없이 반복 노출되면 투약과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 뒤에 숨은 유튜브는 영향력은 크지만 책임은 그만큼 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특별위원회 등을 구성해 유튜브 규제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방심위 “해외 사업자에 강제성은 떨어져” 실제 유튜브 등 해외에 서버를 둔 플랫폼 사업자는 방심위가 단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마약 관련 콘텐츠를 점검하고 필요시 국내에서라도 접속 차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기반 사업자에겐 국내 법령 위반 사실을 고지하고 자체 단속을 요구하는 수준이라 강제성은 떨어지는 편”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측은 실로시빈 등 관련 영상에 대해 “해당 영상이 안전 기준인 커뮤니티 가이드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애플이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압박에 앱 내에서 다른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를 허용하기로 했다. 애플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개선 정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8일(현지 시간) 올가을 유럽에서 앱스토어 인앱결제 강제 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앱결제는 애플 앱스토어 내부에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인앱결제 철회에 따라 유럽 앱 개발자들에게 앱 내에서 다른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가 허용된다. 이번 조치는 애플 앱스토어의 폐쇄적 운영 방식이 빅테크 갑질을 막는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에 해당한다는 EU 집행위원회의 잠정 결론에 따른 조치다. EU 집행위는 내년 3월 애플에 대한 제재 수위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DMA 의무 사항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 애플은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하고,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한국이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을 만들자 애플은 앱 내 3자 결제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수수료율은 인앱결제(30%) 때보다 겨우 4%포인트 낮은 26%로 책정했다. 이에 앱 내 3자 결제 방식이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사진)가 8일 구속 기소됐다. 에스엠 인수 경쟁자였던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에스엠 주가 급등 이유에 대해 진정을 낸 지 1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과 함께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실행된 시세조종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A4용지 11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가 김 창업자의 지시 아래 지난해 2월 16∼28일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시세조종을 벌였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약 2400억 원을 동원해 553회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에스엠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해 에스엠 지분 9.05%를 주당 9만1000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관련 주식 거래를 중단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내자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통한 인수에 나섰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이날 “대항공개매수 또는 5% 이상 대량 보유 상황 보고의무 준수 등 적법한 방법이 아니라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을 동원해 에스엠 주식을 은밀하게 대량 장내 매수하는 방법을 일부러 택했다”고 밝혔다. 공개매수 기간 중 장내 매수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상대방의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굳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해당 행위가 시세 고정 목적인 경우 ‘조종’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 등에게 적용된 자본시장법 176조 3항은 ‘상장증권 등의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킬 목적으로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이 고가매수·물량소진·종가관여주문 등 대표적인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시세를 떠받치며 상승세를 유지시켜 시세를 고정했다”고 주장했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인수합병(M&A), 경영권 방어 목적 등이라 해도 시세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카카오 임직원들이 입 맞추기를 하고 인수 관련 논의를 한 대화방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인 임직원이 세운 거짓 대응 논리를 공유하며 수사기관에 허위로 답변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카카오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간단히 입장을 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세계 검색 시장의 90%를 장악한 구글이 미국 법원으로부터 ‘독점 기업’ 판결을 받으며 기업 분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제재를 받는 경우는 드물다. 시장 지배력을 등에 업고 한국 업체들은 납부하는 망 이용료 등을 납부하지 않거나 심지어 한국 규제 당국의 제재가 지연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 앱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로 4623만 명을 기록했다. 카카오톡(4541만 명), 네이버(4348만 명)보다 많다. 음원 분야에서도 유튜브뮤직(MAU 734만 명)이 토종 서비스인 멜론(697만 명)을 제치고 1위다. 이처럼 시장 지배력을 키운 구글은 △유튜브뮤직 정산 논란 △내부결제(인앱결제) 강제 △유튜브 망 무임승차 등으로 규제 당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구글은 유료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튜브뮤직은 사실상 음원플랫폼이지만 유튜브의 ‘결합서비스’로 분류돼 음원 사용료 정산 방식 등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멜론’ 등 국내 업체들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인앱결제 강제에 대한 제재는 지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이 소비자들에게 자사 인앱결제를 강제했다는 이유로 구글 475억 원, 애플 205억 원 등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방통위 위원 부재와 구글의 이의 제기가 겹치면서 제재 내용을 10개월째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망 무임승차’ 문제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국내 트래픽 1, 2위를 차지하는 구글과 넷플릭스는 내지 않고 있다. 조세 회피 의혹도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반복되는 논란이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법인세 비용으로 네이버 법인세(4963억 원)의 3%에 불과한 155억 원을 지출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구글코리아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납부해야 할 법인세는 4000억 원이 넘는다. IT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구글의 영향력이 상당하고 또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제재하지 못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을 90%가량 지배한 구글이 불법적으로 경쟁자를 배제했다고 본 것이다. 인공지능(AI) 전환기에 구글의 독점에 대한 철퇴가 향후 세계 테크 시장 재편의 시발점이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미국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애플의 아이폰 등에 ‘기본’으로 탑재하려고 수조 원을 제공한 것이 불법 행위란 것이다. 메흐타 판사는 286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구글은 독점 기업”이라고 명시했다. 구글은 애플의 사파리 등 브라우저에서 구글을 자동검색 엔진으로 하는 조건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를 써 왔다. 판결문은 “2021년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제공한 총 금액이 260억 달러(약 36조 원) 이상이며, 2022년에는 애플에 200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이 같은 검색 시장 독점이 검색 광고 시장 장악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로 연결됐다고도 지적했다. 메흐타 판사는 “검색 유통을 독점함으로써 구글이 온라인 광고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독점적 권한으로 텍스트 광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구글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판단은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은 1998년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브라우저 끼워팔기에 대한 반독점 소송 이후 최대 반독점 소송으로 꼽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현대 인터넷 시대에 있어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소송에서 나온 첫 번째 반독점 판결”이라며 “이 획기적인 판결은 다른 많은 빅테크 기업의 소송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과 유럽 등 각국 규제당국이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나온 것으로, 향후 독점 규제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구글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추이 등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경쟁업체 진입 막아 검색시장 95% 장악… 광고까지 독점[美법원 “구글 독점기업” 판결]‘기본탑재’ 불법행위로 독점체제… 진입장벽 세워 시장지배력 확대구글, 최악 경우 회사분할 가능성도… 국내 플랫폼업계 “규제 세질까 걱정”“(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하고 구글에서 검색을 한다. 이 정도 습관이 형성되면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본 선택값을 바꿔 버리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구글 반독점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이 검색 광고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익을 사용해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에서도 지배력을 가속할 수 있다”며 주장한 발언이다. 빅테크 CEO들까지 줄줄이 증인으로 소환되며 세기의 재판으로 주목받았던 이번 재판에서 구글이 패소한 것은 빅테크 시장 변화의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6년 전 MS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둘러싼 독점 소송에서 MS가 막대한 합의금을 물고 궁지에 몰린 뒤 구글이 인터넷 시대를 장악하는 계기가 된 바 있다. ● “애플 등에 돈 주고 선탑재로 독점” 이번 소송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빅테크 규제의 신호탄 격으로 미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이다. 법무부는 “구글이 독점으로 데이터를 모아 서비스를 개선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만들어 진입 장벽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구글이 이기는 이유는 구글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반박해 왔다. 법원은 법무부의 손을 들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구글은 세계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89.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에서는 이 점유율이 94.9%에 달한다. 이 같은 시장 지배력을 통해 구글은 세계 검색 광고에서 연간 3000억 달러(약 412조 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원이 가장 중요한 반독점 불법 행위로 꼽은 것은 자사 검색 서비스를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기기에 ‘기본’으로 탑재하고 막대한 수익을 얻기 위해 돈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구글은 2020년 약 100억 달러를 애플에 지급했지만 2년 뒤에는 금액을 두 배로 올렸다. 이를 통해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애플 등에 비용 지급→시장 진입장벽 구축 및 경쟁업체 진입 방해→데이터 수집·검색 알고리즘 강화→광고시장 독점→시장 지배력 확대’로 이어지는 독점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 아이폰 등에 구글 검색창 사라질 듯 법원이 구글에 내릴 조치에 대한 심리는 9월 6일에 별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법원이 구글에 대해 운영 방식 변경을 요구하거나, 최악의 경우 회사를 분할하고 사업의 일부를 매각하도록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현실적 방안은 구글이 검색엔진 선탑재를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배타적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이 경우 스마트폰 제조사는 검색엔진을 골라서 탑재할 수 있다. 애플이 구글 외에 MS의 빙(Bing) 등 다른 검색엔진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어떤 기업의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탑재할지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며 “MS의 검색엔진이 들어올 수도 있고, 오픈AI의 챗GPT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구글이 즉각 항소하기로 한 만큼 합의 또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려면 최대 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플랫폼 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이 35% 정도로 낮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없지만 플랫폼 규제 흐름이 거세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럽과 달리 규제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에서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거대 플랫폼에 대해 적극적인 규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사안 자체는 다르지만 국내의 플랫폼 규제 담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설계 1위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인 ‘블랙웰’의 설계 결함이 발견돼 납품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 경우 엔비디아에 고성능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영향도 불가피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은 AI 칩 업계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블랙웰 최고 사양인 ‘GB200’의 납품 지연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당초 올 하반기(7∼12월) 블랙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그 시점이 내년 1분기(1∼3월) 이후로 미뤄졌다고 전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올 3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며 공개한 최신 AI 칩이다. 대표 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은 2022년 출시된 전작 ‘호퍼’ 시리즈 H100 모델 대비 성능이 2.5배로 향상됐다. GB200은 B200 2개와 엔비디아에서 자체 개발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를 결합한 슈퍼칩이다. 디인포메이션 보도 이후 블룸버그, 로이터 등 주요 외신도 잇따라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하며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엔비디아는 MS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클라우드 고객사에도 납품 지연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디인포메이션은 “MS,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고객사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MS는 GB200 기반 서버로 오픈AI를 지원할 예정이었고 메타, 구글 역시 GB200을 대량 주문한 상태다. 엔비디아로부터 주문받아 칩을 제조하는 대만 TSMC도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설계 조정과 공정 재검증을 거치면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납품 지연 사실 및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 대변인은 “블랙웰 공급은 올 하반기부터 늘어날 것”이라고만 답했다. 블랙웰 본격 양산 시점이 미뤄지는 만큼 관련 공급망도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웰에는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HBM3E)가 탑재되는데 SK하이닉스는 3월부터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엔비디아의 성능 검증(퀄테스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6∼49%를 차지하고, 미국 마이크론이 4∼6%인 것으로 추산됐다. 아직까지 시장 수요 대부분은 호퍼 시리즈이기 때문에 당장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호퍼 시리즈 가운데 H100에는 HBM 4세대(HBM3)가 탑재됐다. 결국 엔비디아가 얼마나 결함을 빨리 잡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AI 거품론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빅테크들은 여전히 AI에 대한 투자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 후 “미래 예측은 어렵지만 너무 늦은 결정보다는 필요하기 전에 (AI) 역량을 확보해 두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1일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도 “생성형 AI 등 AI 분야에서 강력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한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가 오가는 입출력 통로(I/O) 수가 크게 늘어나기에 고대역폭이라고 부른다. 도로에 비유하면 기존 1차선 도로가 16∼32차선으로 확장된 것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노인들의 음성을 분석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 최초로 음성·텍스트 분석 기술에 대형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알츠하이머 치매 예측 AI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음성 발화는 기억·주의집중 등 인지 기능과 음운·통사·의미 등 언어 생성 기능, 호흡·조음·발성 등 구어 운동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다. 이를 분석하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인지·언어·운동능력 저하를 판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음성 발화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예측하는 태블릿 기반 앱 개발도 마치고, 한국전기연구원과 함께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실증해 모델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팀은 음성과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동영상까지 분석·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대형언어모델을 개발하고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병옥 ETRI 책임연구원은 “보건소를 방문해 선별검사를 받는 방식에 비해 스마트기기를 통한 대화 기반의 검사 방식은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KT가 당초 이달 말까지만 운영하려던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1월 최저 월 3만 원부터 시작하는 온라인 요금제 ‘요고’를 출시하면서 7월까지만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과 무약정 조건에 대한 고객 호응이 높아져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직접 요금제에 가입하는 가입자 수는 통신 3사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KT의 경우 올 1∼6월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배 수준인 97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지만, 10대 가입자가 같은 기간 12배(1241%), 50대가 12배(1284%), 60대가 14배(1441%)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등으로 통신비 절감에 관심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업무 처리에 익숙해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올 3월 최저 월 2만 원대 다이렉트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해당 요금제 가입자 수가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 가입자 수가 2021년 월평균 400건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7200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애플이 9월 공개할 예정인 아이폰 16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출시 후 한 달쯤 지나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9월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 iOS 18을 출시하고 그 다음 달인 10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9월 신형 아이폰 16이 출시될 때는 AI 기능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르면 이번 주중 iOS 18.1 베타 버전을 배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미리 사용해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애플이 새 소프트웨어 공식 출시 전에 개발자들에게 미리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AI 기능을 광범위하게 테스트하도록 해 문제를 줄이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큐텐그룹의 유동성이 마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동성이 꽉 막힌 상황에서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판매자들의 불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네이버쇼핑과 다음 쇼핑하우는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해 티몬·위메프의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네이버 쇼핑 검색에서 티몬과 위메프 상품 노출을 일시 중단했다”며 “상품이 정상적으로 제공되면 협의를 거쳐 서비스 재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여행사들에 이어 네이버와 카카오도 티몬·위메프 상품 노출을 중단하는 등 주요 판매자들이 떠나면서 티몬과 위메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는 상품이 팔리지 않아 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는 티몬·위메프의 미정산액이 1700억 원을 훌쩍 넘길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규모 파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6, 7월의 판매대금이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미정산액이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정산액이 3000억 원을 웃돌 수도 있다고 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의 현장 점검이 끝나는 대로 피해를 입은 영세 소상공인 판매업체에 특례보증으로 긴급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이 자금을 담당하고 신용보증기금이 특례보증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판매업체에 긴급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각 부처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 등은 29일 오전에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미정산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 ‘타다’의 운전기사는 프리랜서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 인정 여부를 따질 때도 사용자와 종사자 간 실질적인 종속 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이 배달기사 등 다른 플랫폼 종사자들의 근로자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타다를 운영한 VCNC의 모회사인 쏘카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타다 운전기사 A 씨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8년 10월 출시된 ‘타다 베이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출발지와 도착지, 시간을 입력하면 11인승 카니발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 호출 서비스였다. 택시 호출 앱과 비슷하지만 회사가 배차를 정해 기사를 딸려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택시가 아니라 렌터카였던 셈이다. 일반 택시보다 비쌌지만 승차 거부가 없었고,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공간이 입소문을 타면서 1년여 만에 170만 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무면허 택시’라는 비판이 커졌고, VCNC 측은 차량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A 씨 등 운전기사 70여 명에게 2019년 7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씨는 실질적으로 VCNC의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였는데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며 중노위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노위는 쏘카를 사용자로 인정해 부당해고라고 판정했고, 쏘카 측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시작했다. 1심과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쏘카 측이 A 씨에 대해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거나 운전기사들이 쏘카 측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를 쏘카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A 씨의 업무 내용은 기본적으로 타다 서비스 운영자가 앱 등을 통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정해졌다”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온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한 노무 제공 관계에도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바탕으로 근로자 여부를 따지도록 한 기존 법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원심대로 판결을 확정했다. 운전기사의 임금과 업무 내용, 복무규칙과 근태 등을 쏘카 측에서 결정하거나 지휘·감독했고, 근무 시간에 비례해 받은 보수도 ‘근로의 대가’로 봐야 한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쏘카 측은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쏘카 측은 “법원이 타다 드라이버 공급업체와 타다 서비스 운영사의 존재와 역할을 부정하고 차량공급업체인 쏘카를 사용자로 판단한 것은 기존 확립된 법리에 반하는 것”이라며 “플랫폼사업의 특성을 간과한 판결”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내고 “그동안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던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의 시작을 알린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고용노동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KT가 고객의 안전한 통신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번호를 네트워크상에서 긴급 차단할 수 있는 ‘긴급 망차단 서비스’를 이달 10일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엔 수사기관 요청에 따라 범죄 회선을 이용 정지시키기까지 최소 만 하루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즉시 범죄 회선의 전화 수발신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외부 연동 없이 자체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된 음성 통화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도록 해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를 월 6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브이피(VP Inc.)의 ‘후후’에 먼저 탑재해 서비스를 출시하고 향후 금융권과 협력해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KT는 자체 AI 언어모델 ‘믿음’을 경량화해 스팸문자 필터링에 도입하고 있다. 각종 광고성 문자들이 정상 문자인지, 스팸 문자인지를 AI로 판단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대형 모델로 200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가 걸리던 판단 시간을 소형 모델을 통해 35ms까지 단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분실폰 위치찾기 서비스의 정확도와 편의성도 대폭 개선했다. 기존엔 기지국 신호 기반으로 대략적 위치를 추정했다면 앞으로는 기지국과 함께 GPS와 와이파이 신호까지 고려한 ‘복합 측위’ 방식을 사용해 정밀한 위치 찾기가 가능해졌다. 본인인증 방식도 기존 아이핀 인증에 KT 고객 인증과 e메일 인증, 법정대리인 인증을 추가해 접근성을 높였다. KT 분실폰 위치찾기 서비스는 특정 단말기 혹은 애플리케이션의 제한 없이 대부분의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 이병무 상무는 “긴급망차단서비스와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 분실폰 위치찾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더 안전하고 편리한 통신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KT는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고객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유플러스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고객의 사이버 금융 범죄에 대한 피해 보상을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보험)’를 제공한다. 2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함께 제공하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는 피싱, 해킹, 스미싱, 파밍 등 각종 금융 범죄에 따른 고객 피해 발생 시 1인당 최대 300만 원을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1회 신청 시 4개월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측은 “고객의 피해 구제에 앞장서며 금융 범죄에 대한 고객의 불안 해소 및 민생 안전에 기여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를 대표해 피싱·해킹 안심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 판매나 중개하는 방식이 아닌 장기고객 혜택 차원으로 무상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은 2023년 11월 30일 기준 U+모바일 이용 기간이 2년(730일) 이상인 장기고객 가운데 개인 고객이다.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LG유플러스 공식 고객센터 앱 ‘당신의U+’ 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 후 다음 날부터 4개월간 이용 가능하며 기간 만료 시 12월 31일까지 재신청할 수 있다. 사이버 금융 범죄에 따른 피해 발생 시 피해 사실을 112로 신고하고 피싱·해킹 안심서비스 전용 고객센터(02-2005-1726)로 접수하면 피해 금액에 따라 최대 300만 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피싱·해킹 안심서비스와 함께 ‘듀얼넘버(월 3300원)’ 혜택도 연 4회 제공한다. 듀얼넘버는 하나의 휴대폰으로 두 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2년 이상 U+모바일을 이용하고 있는 장기고객 중 개인 고객에 한해 제공되며 연말까지 최대 4개월간 듀얼넘버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장준영 LG유플러스 마케팅전략담당(상무)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많은 사례를 검토하고 LG유플러스가 고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발굴해 장기고객의 로열티 제고를 위한 차별적인 가치를 지속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2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밝힌 이유에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벌 총수를 구속하면서 법원이 ‘증거 인멸’ 우려는 물론이고 ‘도주 우려’까지 영장 발부 이유에 적시한 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가 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관련해 검찰이 폭넓은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인적·물적 증거 확보한 듯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법원에 명확히 소명하기 위해 가장 확실한 ‘시세 조종’만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서도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 물적 증거를 폭넓게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구속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재판에선 에스엠 인수전에서 하이브를 저지하기 위해 시세 조종을 공모한 것으로 보인 일부 증거들이 나왔다. 카카오가 에스엠 주식을 대량 매수한 지난해 2월 28일 배 전 대표와 김기홍 전 카카오 재무그룹장(CFO)은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멤버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위험해 보일지라도 도와 달라” “오늘 (하이브의) 공개 매수 꼭 저지해 주세요” 등의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오전에 열린 투심위 회의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했다. 검찰은 이들이 회의 전 “브라이언(김 위원장)이 찬성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사실도 파악해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임직원 메시지와 통화녹취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증거들을 토대로 김 위원장이 시세 조종 계획을 미리 인지했다고 보고 있다.● ‘도주 우려’ 이례적 적시 법원이 ‘도주 우려’를 구속 사유로 적시한 점을 놓고도 다양한 관측이 오간다. 신원이 확실한 대기업 총수의 구속 사유로는 드물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 구속됐지만 사유는 모두 ‘증거 인멸 우려’였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해외 체류 일정이 많았고 2009년 가족들과 미국에 머문 사실이 있다는 점 등을 재판부가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1월에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해외로 출국해 입국하지 않을 경우 수사와 재판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에게 적용된 시세 조종 혐의는 유죄가 인정되면 1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다. 주주들이 입은 피해금액에 따라선 최대 무기징역까지도 선고가 가능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혐의가 중대할 경우 법원은 일반적으로 피의자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검찰도 2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파워포인트(PPT) 자료로 준비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총수 구속은 과해” 카카오 관련 다른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 카카오톡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련 배임 횡령 고발 사건 등도 수사 중이다. 그러나 카카오 내부에선 “재계 순위 15위 기업의 총수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한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불구속 상태에서도 충분히 재판을 받으며 경영 현안을 챙길 수 있는데 구속까지 시킨 것은 과하다는 주장이다. 구속됐던 배 전 대표와 지모 씨가 이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난 것과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23일 오후 김 위원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사진)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는 초유의 리더십 공백 국면에 들어섰다.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플랫폼 가운데서도 창업주가 구속된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은 23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대기업 총수에 대해 도주 우려를 이유로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법조계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정 공동의장은 올해 3월부터 카카오 대표를 맡으면서 김 위원장과 함께 그룹의 ‘투톱’ 역할을 해 왔다. 김 위원장의 ‘옥중 경영’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에게 그룹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중책을 맡긴 것이다. 경영 공백에 대한 내부 구성원과 주주들의 우려가 큰 만큼 서둘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김 위원장 주도로 경영 쇄신과 선택과 집중, 인공지능(AI) 혁신 주도 성장 등을 추진 중이었다”며 “김 위원장이 구속돼 경영 차질이 우려된다”고 했다. ‘문어발식 확장’에 발목잡힌 벤처신화 상징카카오 비상경영 체제로金 유죄땐 ‘카뱅’ 경영권 잃을수도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경영쇄신위원장)는 한국 벤처 신화의 상징이다. 한때 150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렸지만, 문어발식 경영으로 회사 덩치만 키웠을 뿐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86학번인 김 위원장은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해 2000년 네이버컴(현 네이버)과 합병했다. 이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아이폰을 접한 뒤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예상하고 2010년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김 위원장은 국내 포털 업체 다음,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 멜론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확장 일변도식 성장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독과점 논란, 카카오 계열사들의 골목상권 침해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경영진이 계열사 상장 이후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엔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올해 초 그룹 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CA 협의체를 발족했지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임원은 “김 위원장 구속으로 카카오가 쇄신 동력을 잃었다”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23일 카카오그룹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카카오 10개 그룹사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7120억 원 증발했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로 카카오뱅크(카뱅)를 잃을 수도 있다. 카카오는 카뱅 지분 27.16%를 보유한 대주주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카카오가 카뱅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이 없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처벌받을 경우 양벌 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도 벌금형이 내려진다. 이 경우 10%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현 경영쇄신위원장·사진)가 23일 구속됐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카카오가 2006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날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위원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연 뒤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라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하이브와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쟁자인 하이브를 방해하려 에스엠 주식을 단기간에 대량 매입할 것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하이브가 에스엠 주가가 급등한 이유를 조사해 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요청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김 위원장이 구속되며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간 이어져 온 검찰 수사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창업주가 구속된 카카오의 경영은 향후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檢 PPT 200여 장-의견서 1000쪽 준비전날(22일) 오후 1시 44분경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시세 조종 혐의를 인정하나’, ‘어떻게 소명할 예정인가’ 등 언론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10여 초 만에 법정으로 들어갔다.오후 6시까지 약 4시간 10여 분간 이어진 영장심사에서 장대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7기)는 파워포인트(PPT) 자료 200여 장을 준비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에 앞서 1000쪽 분량의 의견서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위원장은 오후 6시경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대기했다. 법원은 심사 시작 약 11시간 만인 23일 오전 1시 10분경 영장을 발부했고, 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은 곧바로 구속됐다.법조계에선 지난해 2월 시작된 카카오 주가 조작 관련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에스엠 주식을 단기간에 대량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주식 대량 매입 계획을 미리 보고받고 승인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 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2006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 플랫폼인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 중 창업주가 구속된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다.카카오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김 위원장 본인이 혐의를 적극 부인해 왔고 최근에는 임원들을 모아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기업 창업주인 만큼 도주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카카오와 공모해 에스엠 주식의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22일 보석으로 풀려난 것과도 모순된다”고 주장했다.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결정이 필요한 신사업 투자 및 경영 쇄신 등의 작업도 차질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회사 안팎에선 지난해 12월부터 고강도 쇄신을 주도해온 김 위원장의 부재 탓에 계열사별 개선안 마련과 자회사 매각 작업도 멈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신사업 발굴,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VX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에스엠엔터 등 자회사 매각 여부를 검토 중이다.인공지능(AI) 신사업 분야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1~6월) 선보일 예정이던 카카오의 한국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 코GPT는 1년 넘게 공개가 미뤄지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등에 도입하며 속도를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향후 김 위원장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거나,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에 벌금형이 내려지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 1대 주주 지위를 내려놔야 할 수도 있다. 한 카카오 임원은 “카카오의 혁신이 위축될까 우려스럽다”며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여 조직 문화가 보수적으로 변하면 제2의 카카오톡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국내 일부 항공사와 게임업체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인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를 사용해 영향이 없었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젯스타, 홍콩익스프레스 등의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수기로 발권하느라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제주국제공항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발권이 지연되면서 항공기 213편(출발 102편, 도착 111편)의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청주공항, 김해국제공항 등에서도 탑승수속과 출발이 지연됐다. 이 항공사들은 모두 독일의 내비테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내비테어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항공 솔루션 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인천국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내 증권사는 M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해외 증권사와 중개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잠시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재 백업 시스템 등을 가동해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금융사들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MS 클라우드에 연결된 게임들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고 공지한 상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의 게임을 운영하는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공항 등에서 불편이 있었지만 한국은 미국, 독일, 호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국내에서 MS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 1위는 아마존웹서비스(AWS)로 60.2%를 차지하며, 2위인 MS 클라우드 애저는 24% 정도다. 또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보안 시스템을 많이 사용했다면 개별 PC의 윈도 시스템과 보안 시스템의 충돌로 피해 건수가 크게 늘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세계 주요국 정보기술(IT)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각국 주요 항공사의 비행기 운항이 멈췄고 금융결제, 방송, 의료, 물류 등의 서비스도 차질을 빚었다. 26일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곳곳의 모니터에 ‘죽음의 블루 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이 뜬 사진이 쏟아지며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대표 항공사 소속 일부 비행기의 운항이 중단되거나 탑승 수속이 지연됐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해당 항공사 소속 일부 직원이 직접 비행기 티켓 위에 펜으로 항공편명, 좌석 번호 등을 수기(手記)로 작성했다. 전 세계에서 최소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 호주 ABC뉴스 등 각국 일부 방송사는 생방송에 차질이 생겼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 예약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고, 런던증권거래소(LSE)의 데이터와 뉴스 서비스도 일부 중단됐다. 약 2200만 명이 사용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은행 ‘캐피텍’의 주요 업무도 일제히 멈췄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철도와 항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또 많은 나라에서 신용카드와 온라인 결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6일 올림픽 개막을 앞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일부 시스템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거론된다. 보안 패치인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NBC에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경제가 특정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취약하고 의존적인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美-日-유럽 등 항공 1400편 취소… “파리올림픽 시스템도 차질”[MS發 글로벌 IT 대란]MS 클라우드 장애에 전세계 혼란… 유럽 방송-병원 시스템도 먹통인도 증권거래소 일부 서비스 안돼… 전문가 “한곳 의존, 예견된 사고”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발(發) 클라우드 장애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기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향후 IT 발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개 회사의 클라우드 문제가 전 세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 세계’의 그림자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최소 1400편 이상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 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됐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과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사태는 파리 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도 폐쇄했다. 프랑스 방송사 TF1 진행자 크리스토프 보그랑게랭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와 있지만 컨트롤 룸 마비로 생방송을 못 한다”고 말했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에서는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인도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증권사 ‘5파이사(5paisa)’ 등은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증시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공항, 항공사 운영, 은행 서비스는 거의 중단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라 불리는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부팅이 되지 않는 장애다. ‘죽음의 블루’라고도 불리는 BSOD는 컴퓨터가 안전하게 작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 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복구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초연결 세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특정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이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과 파급력이 전례없는 규모의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장을 지낸 키어런 마틴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계 핵심 인터넷 인프라의 취약성을 매우 불편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이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 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가 된다”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 게 아니라 비용이 더 들더라도 2, 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