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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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다니겠습니다.

hand@donga.com

취재분야

2025-11-29~2025-12-29
검찰-법원판결33%
정치일반24%
사회일반20%
사건·범죄17%
복지2%
인물2%
대통령2%
  • 배우 이선균 사망… 고인 협박한 20대女, 구속심사 안받고 도주하다 체포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 씨(48)가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 69일 만인데 경찰은 거듭된 수사를 받던 이 씨가 심리적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 성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12분경 이 씨의 매니저로부터 “이 씨가 전날 유서를 작성하고 집을 나가 귀가하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차량번호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선 경찰은 오전 10시 반경 이 씨가 과거에 살던 성북구 주택이 내려다보이는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주차장에서 이 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이 씨를 발견했다. 소방 관계자는 “이미 사망한 지 시간이 꽤 흐른 상태라 심폐소생술 등을 하지 않고 경찰에 (이 씨를) 인계했다”고 설명했다.차량 조수석에선 위스키 한 병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과 이 씨가 남긴 유서 등을 토대로 이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고 있다. 이 씨의 유족 측은 부검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으며,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이 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돼 올 10월부터 총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23일 세 번째 조사는 19시간 넘게 이어졌는데 이 씨는 “유흥업소 실장이 수면제라고 줘서 먹었을 뿐”이라며 고의 투약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이후 온라인에서 해당 유흥업소 실장이 “(이 씨가) 빨대를 이용해 케타민을 흡입하는 걸 봤다”고 주장하는 발언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씨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26일 경찰에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이 씨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마약류 검사를 진행했지만 양성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이 씨 수사를 담당하는 인천경찰청은 “안타깝다”면서도 “심야 조사 동의를 받았고 강압 수사를 진행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씨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고 남은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도 했다.이 씨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며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이 씨를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은 혐의로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이 씨로부터 고소당한 20대 여성은 전날(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고 도주했다가 27일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인천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별다른 사유를 밝히지 않고 불출석한 여성에 대한 구인장을 집행해 인천 논현경찰서 유치장에 입감했다.이 씨는 드라마 ‘하얀거탑’(2007년),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년) 등으로 스타가 됐고, 2019년 영화 ‘기생충’의 주연을 맡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주요 외신들도 이 씨의 사망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국 CNN은 “이 씨는 ‘기생충’에서 호평을 받았고 공상과학 스릴러 시리즈 ‘닥터 브레인’으로 국제 에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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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홍대-강남역 등 29만 성탄 인파

    “밀지 마세요! 숨 막혀요!” 25일 오후 6시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데만 5분 이상 걸리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9번 출구 앞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일방통행을 유도했지만 출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차량과 보행자가 무질서하게 엉키는 상황이 이어졌다. 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이날 서울 주요 관광 명소에는 최대 29만 명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이었다.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모인 인파는 약 28만8000명에 달했다. 장소별로는 홍대가 약 9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명동(약 8만2000명), 강남역(약 4만2000명), 건대입구역(약 3만2000명), 성수(약 2만8000명), 이태원(약 1만2000명) 순이었다. 다행히 인파 사고는 없었지만 곳곳에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려는 인파 등이 몰리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노점상들이 자리 잡은 이면 도로에 인파가 넘쳐나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스쳐 지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 되기도 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건너편에 몰리면서 서울 중부소방서는 해당 장소에 연휴 기간 차량 1대와 대원 5명을 배치해 질서를 관리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도 오후 7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29만8000여 명이 몰렸다. 이날은 명동에 몰린 인파가 약 9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홍대(약 9만 명), 강남역(약 4만2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24일 오후 6시 48분경에는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한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철수했다. 서울시는 명동과 홍대 등 주요 명소 6곳에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하루 평균 1073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현장을 관리했다. 또 25개 자치구 지역 주요 지점 81곳에 인파 감지 기능을 갖춘 지능형 폐쇄회로(CC)TV 889대를 운영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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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지 마세요! 숨 막혀요!”…명동-홍대-강남역 등 29만 성탄 인파

    “밀지 마세요! 숨 막혀요!”25일 오후 6시경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데만 5분 이상 걸리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9번 출구 앞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일방통행을 유도했지만 출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차량과 보행자가 무질서하게 엉킨 상황이 이어졌다.8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은 이날 서울 주요 관광 명소에는 최대 29만 명이 몰리며 혼잡한 모습이었다.‘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모인 인파는 약 28만8000명에 달했다. 장소별로는 홍대가 약 9만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명동(약 8만2000명) 강남역(약 4만2000명) 건대입구역(약 3만2000명) 성수(약 2만8000명) 이태원(약 1만2000명) 순이었다. 다행히 인파사고는 없었지만 인파 탓에 곳곳에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려는 인파 등이 몰리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노점상들이 자리 잡은 이면 도로에 인파가 넘쳐나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스쳐 지나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 되기도 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건너편에 몰리면서 서울 중부소방서는 해당 장소에 연휴 기간 차량 1대와 대원 5명을 배치해 질서를 관리했다.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오후 7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주요 명소 6곳에 약 28만8000여 명이 몰렸다. 이날은 명동에 몰린 인파가 약 9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홍대(약 9만 명), 강남역(약 4만2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24일 오후 6시 48분경에는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한 것 같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철수했다.서울시는 명동과 홍대 등 주요 명소 6곳에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하루 평균 1073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현장을 관리했다. 또 25개 자치구 지역 주요 지점 81곳에 인파감지 기능을 갖춘 지능형 폐쇄회로(CC)TV 889대를 운영하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점검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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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욕탕서 70대 여성 3명 감전사… 올해만 세번째, 6명 참변

    성탄절을 앞두고 새벽 목욕을 하러 온 70대 여성 3명이 감전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목욕탕 감전사가 잇따르면서 올해에만 6명이 사망했는데 이를 두고 노후 목욕탕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9년 전 사용 승인… 올 6월 안전전검 통과 24일 세종시와 세종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7분경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온수탕에 들어갔던 손모 씨(71)와 박모 씨(71), 윤모 씨(70)가 ‘악’ 소리를 지르고 쓰러졌다. 탈의실에 있던 다른 여성이 이를 목격해 119에 신고했고 오전 5시 45분경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이들은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모두 사망했다. 사망자들은 목욕탕 단골손님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20분경 목욕탕 문을 열자마자 첫 손님으로 함께 들어왔다. 사고 당시엔 탕 안에 있던 피해자 3명 외에 여탕 탈의실에 2명, 탕 외부에 1명 등 총 6명이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날 오후 탕 내부 등을 살펴보며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수탕 내부에서 피해자들이 쓰러진 걸 보면 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 들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탕 내부의 모터나 기포 발생기 등에서 발생한 누전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정밀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이 목욕탕 건물은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성 목욕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성 목욕탕, 2∼3층은 모텔로 사용 중이었다. 이 목욕탕은 올 6월 전기안전 점검을 받았는데 큰 문제 없이 통과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건물이 워낙 오래돼 누전이나 화재 등 사고 위험이 우려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살펴본 건물 측면에는 배전함 밖으로 전선이 나온 채 방치돼 있었고 건물 뒤편에는 목욕탕 가동에 필요한 펌프와 파이프, 등유 탱크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피해자 3명의 빈소가 마련된 세종시의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의 막내아들 지모 씨(46)는 “어머니가 노인 일자리로 주방장 역할을 했는데, 일하러 나가지 않는 날이면 늘 찾던 단골 목욕탕”이라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3대가 모일 계획이었는데 사고가 났다”며 애통해했다. 손 씨의 남동생은 “오전 9시경 사고 소식을 접하고 부산에서 급히 왔다”면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고”라며 탄식했다. 유족에 따르면 손 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봤다고 한다.● 잇따른 감전사 “노후 시설 별도 관리를” 목욕탕에서 감전사가 발생한 건 올해만 3번째다. 올 10월엔 경북 구미시의 대중목욕탕에서 탕을 청소하던 부자가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당시 수중펌프로 물을 빼내는 배수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올 4월에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목욕탕에서 60대 남성이 감전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목욕탕 상당수가 노후화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일단락된 후 이용객이 다시 증가하면서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목욕탕은 물에 부식돼 일반 건물보다 노후화가 빠르다. 40년 가까이 된 목욕탕이라면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며 “지방자치단체가 노후 목욕탕에 대해 별도로 위험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목욕탕의 경우 전류가 누설될 경우 자동으로 차단해 주는 누설전류차단기 등 누전 감지에 특화된 차단기를 설치해야 하고 노후 목욕탕의 경우 월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세종=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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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탕서 ‘악!’…또 노후 목욕탕 감전사, 올해만 6명 사망

    성탄절을 앞두고 새벽 목욕을 하러 온 70대 여성 3명이 감전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목욕탕 감전사가 잇따르면서 올해만 6명이 세상을 떠났는데 이를 두고 노후 목욕탕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39년 전 사용 승인…올 6월 안전전검 통과24일 세종시와 세종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7분경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에서 온수탕에 들어갔던 손모 씨(71)와 박모 씨(71), 윤모 씨(70)가 ‘악’ 소리를 지르고 쓰러졌다. 탈의실에 있던 다른 여성이 이를 목격해 119에 신고했고 오전 5시 45분경 구급대가 도착했지만 이들은 모두 심정지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모두 사망했다.사망자들은 목욕탕 단골 손님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5시 20분경 목욕탕 문을 열자마자 첫 손님으로 함께 들어왔다. 사고 당시엔 탕 안에 있던 피해자 3명 외에 여탕 탈의실에 2명, 탕 외부에 1명 등 총 6명이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과 소방 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날 탕 내부 등을 살펴보며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수탕 내부에서 피해자들이 쓰러진 걸 보면 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들어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탕 내부의 모터나 기포 발생기 등에서 발생한 누전이 원인으로 보이는데 정밀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이 목욕탕 건물은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성 목욕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성 목욕탕, 2~3층은 모텔로 사용 중이었다. 이 목욕탕은 올 6월 전기안전 점검을 받았는데 큰 문제 없이 통과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건물이 워낙 오래돼 누전이나 화재 등 사고 위험이 우려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살펴본 건물 측면에는 배전함 밖으로 전선이 나온 채 방치돼 있었고 건물 뒤편에는 목욕탕 가동에 필요한 펌프와 파이프, 등유 탱크 등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피해자 3명의 빈소가 마련된 세종시의 장례식장에선 유족들이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의 막내아들 지모 씨(46)는 “어머니가 아동센터에 급식 봉사활동을 다녔는데 봉사가 없는 날이면 늘 찾던 단골 목욕탕”이라며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3대가 모일 계획이었는데 사고가 났다”고 애통해했다. 손 씨의 남동생은 “오전 9시경 사고 소식을 접하고 부산에서 급히 올라왔다”며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고”라고 오열했다. 유족에 따르면 손 씨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요양원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를 돌봤다고 한다.● 잇따른 감전사 “노후 시설 별도 관리를”목욕탕에서 감전사가 발생한 건 올해만 3번째다.올 10월엔 경북 구미시의 대중목욕탕에서 탕을 청소하던 부자가 감전 사고로 사망했다. 이들은 당시 수중펌프로 물을 빼내는 배수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올 4월에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한 목욕탕에서 60대 남성이 감전사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목욕탕 상당수가 노후화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일단락된 후 이용객이 다시 늘면서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장은 “목욕탕은 물에 부식돼 일반 건물보다 노후화가 빠르다. 40년 가까이 된 목욕탕이라면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며 “지방자치단체가 노후 목욕탕에 대해 별도로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목욕탕의 경우 전류가 흘러도 감전이 안 되게 해주는 누설전류차단기 등 누전 감지에 특화된 차단기를 설치해야 하고 노후 목욕탕의 경우 월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세종=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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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복지원 나온지 36년… 이제야 아픔 알아줘”

    “형제복지원을 나온 지 무려 36년 만입니다. 이제야 알아주니 믿기지가 않네요.” 형제복지원 피해자 이채식 씨(54)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울먹거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를 비롯한 피해자 26명은 이날 법원 판결로 정부로부터 8000만∼11억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 부산의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아 선도를 내걸고 내무부 훈령을 근거로 경찰과 부산시 공무원 등이 데려온 수용자에게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를 일삼았다. 이 씨가 형제복지원에 강제 입소한 건 13세 때였던 1982년이었다. 이 씨의 양부모가 파양을 위해 그를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입소시켰다고 한다. 이 씨는 “아침마다 자루나 곡괭이로 입소자들을 때리는 등 폭행이 일상처럼 자행됐다”고 말했다. 15세 때부터 형제복지원 내에서 석공으로 일하며 청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에 동원됐다. 이 씨는 “큰 돌을 들다 손에 힘이 떨어져 떨어뜨렸는데, 이때 돌이 발등을 찧은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돌이켰다. 1987년 18세의 나이로 퇴소했지만,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 유흥주점 등에서 DJ, 밴드마스터로 일당을 받으며 30년 가까이 생계를 꾸렸다. 이 씨는 “청소년기를 형제복지원에서 보내며 공부도 못하고 배운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깡패는 되기 싫어 정직하게 돈 벌어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찾은 일”이라고 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지낸 시절을 숨겨 왔던 이 씨는 2011년 사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 가입했다. 이후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삭발식에 동참했고, 피해자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 씨는 “함께 애써 줬던 피해자 종합지원센터 ‘뚜벅뚜벅’과 수임료를 안 받고 사건을 맡아 준 변호사님께 감사하다”며 “더 이상 손가락질 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는 피해자들의 삶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이날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허가·지원·묵인하에 장기간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 원을 기준으로 총 145억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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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제복지원서 강제노역-구타…37년 만에야 알아줘”

    “형제복지원을 나온 지 무려 37년 만입니다. 이제야 알아주니 믿기지가 않네요.”형제복지원 피해자 이채식 씨(54)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의 통화에서 울먹거리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씨를 비롯한 피해자 26명은 이날 법원 판결로 정부로부터 8000만~11억2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부산의 사회복지법인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아 선도를 내걸고 내무부 훈령을 근거로 경찰과 부산시 공무원 등이 데려온 수용자에게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를 일삼았다. 이 씨가 형제복지원에 강제입소한 건 13살 때였던 1982년이었다. 이 씨의 양부모가 파양을 위해 그를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입소시켰다고 한다. 이 씨는 “아침마다 자루나 곡괭이로 입소자들을 때리는 등 폭행이 일상처럼 자행됐다”고 말했다.15살 때부터 형제복지원 내에서 석공으로 일하며 청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에 동원됐다. 이 씨는 “큰 돌을 들다 손에 힘이 떨어져 떨어뜨렸는데, 이 때 돌이 발등을 찧은 흉터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돌이켰다.1987년 18살의 나이로 퇴소했지만,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 유흥주점 등에서 DJ, 밴드마스터로 일당을 받으며 30년 가까이 생계를 꾸렸다. 이 씨는 “청소년기를 형제복지원에서 보내며 공부도 못하고 배운 게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깡패는 되기 싫어 정직하게 돈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일”이라고 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지낸 시절을 숨겨왔던 이 씨는 2011년 사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 가입했다. 이후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삭발식에 동참했고, 피해자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이 씨는 “함께 애써줬던 피해자 종합지원센터 ‘뚜벅뚜벅’과 수임료를 안 받고 사건을 맡아준 변호사님께 감사하다”며 “더 이상 손가락질 받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는 피해자들의 삶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다”고 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이날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허가·지원·묵인 하에 장기간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수용기간 1년당 8000만 원을 기준으로 총 145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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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과수 마약감정에 한달, 부검은 반년 걸려… 수사 지연”

    “분석해야 할 양이 너무 많아 역부족이네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마약분석관 A 씨는 “최근 감정 의뢰가 폭증하고 있어 동료들도 모두 업무에 허덕이고 있다”며 “감정 결과 통보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일선 경찰들의 불만도 알고 있지만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A 씨는 국과수 측이 최근 마약분석관 추가 채용 및 전담팀 신설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도 “신입 분석관을 뽑아도 교육 기간이 있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과학수사 수요가 늘면서 국과수 감정 의뢰 건수가 크게 늘었지만 인력 확보가 제대로 안 돼 일선 경찰들의 수사 지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이 국과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 등에서 국과수에 요청한 감정 의뢰 건수는 2018년 총 52만6315건에서 2022년 총 70만856건으로 33.2% 증가했다. 반면 전체 감정분석관은 같은 기간 7.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과수가 의뢰를 받고 감정 결과를 통보해주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지난해 기준 13.4일로 2018년(10.5일)보다 3일가량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감정 의뢰는 마약 관련이었다. 2018년 1만1177건에 그쳤던 마약 감정 의뢰는 2022년 6만873건으로 약 5.5배가 됐다. 반면 마약분석관은 같은 기간 15명에서 23명으로 50%가량만 늘었다. 증가율 차이가 8배에 달하다 보니 감정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올 10월 20, 22일 서울시내 대학 3곳을 돌며 직접 만든 명함 크기 액상 대마 광고 200장을 살포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의 집에선 실제로 액상 대마가 발견됐는데 체포 직후인 10월 2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과 소변을 보내 마약류 투약 여부를 알려 달라고 했는데 지난달 말에야 음성이란 결과를 확인했다. 서울 지역에서 마약을 담당하는 한 경찰은 “5년 전만 해도 평균 2주 안에 마약 감정 결과가 나왔는데 지금은 한 달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다른 수사를 마치고도 감정 때문에 대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피의자 모발 검사가 내부 기준인 10일 이상 걸리며 지연된 경우는 2018년 25건뿐이었지만 지난해는 4474건에 달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마약분석관은 약사나 약학대학원 졸업자를 뽑아야 하는데 지방 연구소의 경우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며 “분석관 교육에만 1년 가까이 걸리다 보니 투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마약 외에도 유전자 분석, 혈액 검사, 컴퓨터 포렌식 의뢰 건수도 최근 4년 동안 각각 48.2%, 40.3%, 38.4% 늘었다. 하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마약과 마찬가지다. 특히 부검 등을 담당하는 법의관의 경우 전공의로 충원해야 하다 보니 인력 충원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온다. 정원은 51명인데 올 9월 기준 33명으로 정원 미달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올 1월 교도소에서 사망한 80대 남성의 경우 부검까지 5개월 넘게 걸렸다”고 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마약의 경우 신종 마약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다른 분야에서도 갈수록 과학 수사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국과수 감정 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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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 민주당 부대변인, ‘보복운전’ 벌금 500만원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사진)이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부대변인은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믿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15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대변인은 2021년 11월 12일 오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한 남성(30)이 운전하는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 이 남성이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켜자 이 부대변인은 불만을 품고 차량 앞을 달리던 중 수차례 급제동했다. 남성이 차선을 바꾸자 이 부대변인은 다시 끼어들기를 시도하며 위협했다. 이 부대변인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차량에 탑승했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급제동 등 보복 운전을 한 사실에 대해선 “잠이 깊게 들어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부대변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판사는 “대리운전 기사의 연락처 등 어떤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 운전을 업으로 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보복 운전을 했다는 것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항소 사실을 밝히며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상근부대변인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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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 민주 부대변인, 수차례 ‘급제동’ 보복 운전… 벌금 500만원 선고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보복 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5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부대변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이 부대변인은 2021년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30세 남성 A 씨가 운전하는 차량 앞으로 끼어들기를 했다. A 씨가 이에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켜자 이 부대변인은 불만을 품고 A 씨 차량 앞에서 시속 50~60㎞로 달리다가 수차례 급제동 했다. A 씨가 2차로에서 1차로로 차선을 바꾸자 이 부대변인은 다시 끼어들기를 시도해 A 씨를 위협하기도 했다.이 부대변인은 “해당 차량에 탑승했던 것은 맞지만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주장했다. 급제동은 이 부대변인이 탑승한 차량이 출발한 지 10분 후에 이뤄졌는데, 이 부대변인은 “잠이 깊게 들어 아무런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재판부는 “대리운전 기사의 연락처 등 어떠한 객관적인 자료도 없고 운전을 업으로 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보복 운전을 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했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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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범죄 전과 2범’ 택시기사, 또 성폭행

    성범죄를 두 번이나 저지른 택시 운전사가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한 채 수도권에서 운행하다 다시 승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특정 다수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성범죄 전과자의 택시 운전 면허 취득 및 유지를 더 강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재아)는 택시 운전사 A 씨(61)를 준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지난달 4일 오전 6시 20분경 서울 마포구에서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탑승한 여대생(24)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1999년부터 택시 운전사 생활을 해왔는데 2006년 여성 승객(24)을 성폭행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당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흉기를 휴대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지 않는 이상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아도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다. A 씨는 이 때문에 택시 운전 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고 출소 후 다시 택시 운전사로 복귀했다. 이후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이어지자 2012년 8월부터 성범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경우 20년간 택시 운전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게 하는 개정안이 시행됐다. 하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A 씨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A 씨는 이후 2021년 다시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실형이 아니었던 탓에 계속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택시를 운전할 수 있었다. 성범죄 전과를 가진 택시 운전사가 승객을 대상으로 재범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19년 2월 강제추행을 저질러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은 택시 운전사의 경우 두 달 만인 같은 해 4월 다시 승객을 강제추행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범죄 전과자의 경우 재범 위험이 높은 만큼 성범죄자의 택시 운전 면허 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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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입시비리 의혹 서울대 음대 압수수색

    경찰이 서울대 음대 입시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숙명여대에 이어 서울대까지 강제수사 대상이 되면서 음대 입시 비리 수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입학본부와 음대 사무실, 입시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심사위원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서울대 음대 입시 과정에서 실기 평가관으로 참여한 일부 외부 심사위원들이 자신이 과외를 한 학생에게 점수를 높게 주는 방식 등으로 부정 입학을 시킨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다만 피의자들은 서울대 교수가 아닌 외부 심사위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음대 입시 실기시험에는 통상적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른 대학 교수를 외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지원자를 평가한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입시 비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심사위원들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올 들어 음대 입시 비리와 관련해 대학을 압수수색한 건 숙명여대에 이어 두 번째다. 숙명여대의 경우 경기도 소재의 한 대학 성악과 교수인 유명 성악가가 성악과 지망생을 대상으로 불법 과외를 하며 숙명여대 입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자신이 과외를 한 학생을 심사한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현직 교수의 과외 교습은 불법이다. 또 경찰은 심사위원으로 들어가 자신이 과외한 학생을 평가한 행위 역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0월 30일 숙명여대 입학처 등을 압수수색해 이 성악가가 가르친 지원자의 평가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대 음대 입시 비리는 앞서 진행한 숙명여대 입시 비리 수사와는 다른 별도의 사건”이라며 “다만 각 대학교수와의 연관성, 브로커 개입 여부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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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 장남 조문 박지만 “못챙겨드려 죄송”… 측근 정진석 “총재님이 가슴 아파하실듯”

    “과테말라에서 직접 만든 타코를 한국으로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될 줄 몰랐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된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62) 빈소에서 만난 부인 리디아 김 씨는 11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 같은 심경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 유타주립대 유학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과테말라 국적인 부인을 만나 결혼했고 2남 1녀를 뒀다.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뇌중풍(뇌졸중)을 겪는 등 지병이 있었지만 숨진 채 발견되기 사흘 전(1일)까지도 지인을 만났다고 한다. 평소 김 이사장과 가까운 대학 후배가 이날 도가니탕, 치즈 등을 챙겨 김 이사장의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과테말라에 체류 중이던 리디아 씨가 3일 “김 이사장과 연결이 안 된다”며 지인들에게 김 이사장이 잘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고, 마지막으로 자택을 방문했던 후배가 4일 오후 뇌출혈로 숨진 김 전 이사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빈소가 마련되기까지 일주일가량 걸린 건 유족들의 한국행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 유족은 “리디아 씨는 어머니가 위독해 과테말라에 머물던 상황이라 금방 떠나기 쉽지 않았다”며 “항공편 예약에도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11일에는 리디아 씨와 김 이사장의 친누나 예리 씨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킨 가운데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인 박지만 EG 대표이사 회장(65)은 이날 오전 8시경 빈소를 방문해 “생전에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애도했다. 박 회장은 JP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와 사촌지간이다. 박 회장의 누나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9)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10일)에는 JP의 핵심 측근이었던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오후 8시 반경 빈소를 찾아 “총재님(JP)이 가슴 아파하실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빈소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아태평화센터 이사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 등이 보낸 근조 화환 수십 개도 늘어섰다. 김 이사장은 올 6월 “(죽으면) 자녀들 곁에 돌아가고 싶다”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2일 오전 6시 반경 발인을 마치면 경기 성남시 성남영생원에서 화장하고, 리디아 씨가 자녀들이 지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유골함을 가져가 그곳에서 현지 장례식을 다시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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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에 반팔 입고 야외 치맥… 오늘 눈대신 최대 120mm 겨울비

    “날이 너무 따뜻해서 이틀 연속 돗자리 들고 나왔어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김기백 씨(26)는 반팔 차림으로 친구 5명과 함께 돗자리를 펼쳤다. 김 씨는 “겨울이지만 따뜻해서 반팔을 입었다”며 “친구들과 느긋하게 앉아서 치킨을 시켜 먹으려 한다”고 했다. 8일부터 사흘째 서울 낮 최고기온이 15도를 넘나들며 야외에서 시민들이 얇은 옷차림으로 운동을 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12월 나들이’를 즐기는 풍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다음 주까지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11, 12일 전국에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높아지며 눈 대신 비가 내리는 것이다. 다만 강원 산지 등 일부 추운 지역에선 눈이 내린다. 기상청은 “한날에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동시에 내려지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팔 차림 나들이… 스키장은 울상10일 서울 시내 교통은 나들이객이 늘면서 종일 혼잡했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7.1km, 서울 전체 평균 속도는 시속 22km에 불과했다. 윤수미 씨(40)는 “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아 공놀이를 하며 휴일을 보냈다”며 “겨울이라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가 많은데,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선 봄꽃인 철쭉이 개화하는가 하면, 강원도 스키장들은 눈이 녹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이같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북쪽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 대신 일본 남쪽 해상의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따뜻한 남서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 구조상 공기 흐름이 남북이 아니라 동서로 흐르면서 북쪽의 찬 기운이 내려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영동 최대 120mm 겨울비 11, 12일에는 한반도 남서쪽에서 두꺼운 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들어오면서 전국에 다소 많은 겨울비가 내리겠다. 이틀간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20∼60mm, 충청 전라 10∼50mm, 경상권 30∼80mm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저기압이 인접한 제주, 전남·경남 남해안과 지형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은 30∼80mm의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 많은 경우 강원 영동은 120mm, 제주 산지는 150mm까지도 올 수 있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바람과 천둥, 번개 등 비가 요란하게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12월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현상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높은 고온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는 강원 산지와 강원 북부 동해안 등에는 10∼20cm, 최대 30cm 이상의 큰 눈이 내리며 대설특보 가능성도 있다. 1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2일은 11일보다는 기온이 다소 떨어져 아침 기온은 1∼11도, 낮 기온은 6∼12도로 전망된다. 이번 주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14, 15일경 다시 한번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접근하며 전국에 또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겨울 추위가 돌아오는 시기는 비가 그친 뒤 16일 즈음이다. 기상청은 “16일 북서쪽 대륙고기압이 힘을 되찾으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17일부터 전국이 영하권으로 추워질 것”이라고 예보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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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혼자 지내던 김종필 장남, 자택서 숨진채 발견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장남 김진 운정장학회 이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62세. 과테말라 여성과 결혼한 김 이사장은 최근까지 국내에서 홀로 지내다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마련됐다. 10일 빈소에서 만난 김 이사장의 친척은 “평소 고인이 뇌졸중을 겪는 등 지병이 있어 통원 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며 “조용히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리디아 마로킨 씨와 결혼해 낳은 2남 1녀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어 국내에서 혼자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빈소에서 만난 지인 등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던 부인이 김 이사장의 연락이 며칠째 끊기자 김 이사장의 대학 후배에게 신병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빈소를 찾은 한 동창생은 “1년 전에도 한 번 쓰러진 적 있었다”며 “50년 지기로 친형제 같은 사이였는데 황망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이사장은 생전에 환경 관련 무역 사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에는 파나마정부가 발주한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다 8억3000만 원가량을 사기당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 이사장은 2011년부터 운정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는데 이 장학회는 1991년 JP가 미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10억여 원을 출자해 설립된 것이다. 유족과 지인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2018년 JP가 타계한 이후 “마음이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주변에 해 왔다고 한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김 이사장의 가족은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의 발인은 12일 오전 6시 반으로 예정돼 있다. 장지는 경기 성남시 성남영생원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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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대마초 길러 김치찌개 해먹은 20대[휴지통]

    집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하고 김치찌개와 김밥 등에 넣어서 먹은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달 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29)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0일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골목에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종자 13개를 2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박 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 5주를 직접 재배해 10차례에 걸쳐 흡연하고, 11회에 걸쳐 요리에 넣는 등의 방식으로 섭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가 대마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김치찌개, 김밥, 카레, 월남쌈,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다양했다. 박 씨는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 텐트와 조명 시설, 전자저울, 환기구 등 전문설비까지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요리경연대회에서 대마를 여러 요리에 재료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박 씨는 2018년 3월∼2019년 8월 45회에 걸쳐 대마 121.3g을 구입해 한 차례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재차 범행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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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대마초 재배해 김치찌개-김밥에 넣어먹은 20대 실형

    집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하고 김치찌개와 김밥 등에 넣어서 먹은 2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이달 1일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29)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10일 판결문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골목에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종자 13개를 2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박 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대마 5주를 직접 재배해 10차례에 걸쳐 흡연하고, 11회에 걸쳐 요리에 넣는 등의 방식으로 섭취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가 대마를 이용해 만든 요리는 김치찌개, 김밥, 카레, 월남쌈,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다양했다.박 씨는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기 위해 텐트와 조명 시설, 전자저울, 환기구 등 전문설비까지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국 요리경연대회에서 대마를 여러 요리에 재료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박 씨는 2018년 3월~2019년 8월 45회에 걸쳐 대마 121.3g을 구입해 한 차례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동종 전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숙하지 않고 재차 범행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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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박눈 대신 장대비, 한강선 야외치맥… 12월 추위가 실종됐다

    “날이 너무 따뜻해서 이틀 연속 돗자리 들고 나왔어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김기백 씨(26)는 반팔 차림으로 친구 5명과 함께 돗자리를 펼쳤다. 김 씨는 “따뜻해서 반팔도 입었다”며 “친구들과 느긋하게 앉아서 치킨을 시켜 먹으려 한다”고 했다. 8일부터 사흘째 서울 낮 최고기온이 15도를 넘나드는 기온이 이어지면서 한강공원 등에서는 시민들이 얇은 옷차림으로 운동을 하거나 돗자리를 펴고 ‘12월 나들이’를 즐기는 풍경이 펼쳐졌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다음 주까지 대체로 포근한 가운데 11, 12일 전국에 많은 양의 겨울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가까이 높은 날씨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것이다. 다만 강원 산지 등 일부 추운 지역에선 눈이 내린다. 기상청은 “한날에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동시에 내려지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팔 차림 나들이…스키장은 울상 이날 서울 시내 교통은 나들이객이 늘면서 종일 혼잡했다. 서울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도심 차량의 평균 통행 속도는 시속 17.1km, 서울시 전체 평균 속도는 시속 22km에 불과했다. 회사원 윤수미 씨(40)는 “두 아이와 함께 공원을 찾아 공놀이를 하며 휴일을 보냈다”며 “겨울이라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가 많은데,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제주 지역에선 봄꽃인 철쭉이 개화하는가 하면, 강원도 스키장들은 눈이 녹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같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은 북쪽에서 한반도로 내려오는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 대신 일본 남쪽 해상의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따뜻한 남서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계 구조상 공기 흐름이 남북이 아니라 동서로 흐르면서 북쪽의 찬 기운이 내려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원 영동, 남해안 최대 100mm 겨울비 11, 12일에는 한반도 남서쪽에서 두꺼운 구름대를 동반한 저기압이 들어오면서 전국에 다소 많은 겨울비가 내리겠다. 이틀간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20~60㎜, 충청 10~50㎜, 경상권 30~80㎜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저기압이 인접한 전남·경남 남해안과 지형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은 30~80㎜, 최대 100㎜의 많은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내릴 수 있다. 또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바람과 천둥, 번개 등 비가 요란하게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12월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현상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높은 고온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남하하는 강원 산지와 강원 북부 동해안 등에는 10~20cm, 최대 30cm 이상의 큰 눈이 내리며 대설특보 가능성도 있다. 11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5~14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12일은 11일보다는 기온이 다소 떨어져 아침기온은 0~11도, 낮기온은 6~13도로 전망된다. 이번주 내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14, 15일경 다시 한 번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접근하며 전국에 또다시 비가 내릴 전망이다. 겨울 추위가 돌아오는 시기는 비가 그친 뒤 16일 즈음이다. 기상청은 “16일부터는 북서쪽 대륙고기압이 힘을 되찾으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17일부터 전국이 영하권으로 추워질 것”이라고 예보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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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간소음 민원에 전담센터 “해결못해”… 강력사건 5년새 10배로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 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 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 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 상담과 방문 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 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이웃사이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 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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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째 들리는 정체 모를 기계음… “생활소음 아니라 해결 못해”

    경기 과천시에 있는 유모 씨(88)의 아파트에선 3년여 전부터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4층 아파트의 13층에 거주하는 유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새벽까지 소음이 지속되면서 급성 이명 진단까지 받았다. 유 씨는 윗집을 의심했지만 소음의 원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결국 유 씨는 2021년 1월 환경부 산하 층간소음 전문기관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 씨는 “센터 측은 생활소음이 아니라 해결해줄 수 없다며 전화상담만 한 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쇠가 부딛히는 소리라고 해서 생활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민원 건수가 워낙 많아 기준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답답한 마음에 유 씨는 지난해 8월 민간소음 측정업체를 통해 정밀 소음 감정을 받았다. 그 결과 정부가 정한 층간소음 기준 48dB(데시벨)을 초과하는 60dB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 씨는 “윗집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으로 끝최근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갈등이 곳곳에서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신련)은 6일 최근 3년간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 2만7773건 대부분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경실련에 따르면 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크게 전화상담과 방문상담, 현장 진단 및 소음 측정 등 3가지로 처리된다. 그런데 2020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 동안 접수된 민원신청 중에서 실제 소음 측정까지 이뤄진 건 1032건(3.7%)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방문 상담도 2699건(9.7%)에 불과하다. 경실련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 10건 중 7건은 전화상담 단계에서 종료되고 2건 안팎만 현장에서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크게 늘고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층간소음에서 비롯된 살인, 폭력 등 5대 강력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가 됐다. 경실련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증가했고 그 중 일부가 강력범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실제로 2021년 전남 여수시의 한 아파트에선 30대 남성이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윗집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층간소음 지원 대상 범위 확대해야”전문가들은 정부가 층간소음 지원 대상과 범위를 확대해야 피해자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규수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대표는 “센터 측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층간소음의 종류를 생활소음으로 한정하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현재 층간소음에는 뛰거나 걸을 때 생기는 직접 충격 소음과 텔레비전 소리 등 공기전달 소음만 포함되고 배수로 인한 소음이나 청소기 소음, 사람 말소리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일각에선 최근 시공한 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잘못 시공한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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