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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폭풍 같은 압박이 울산을 무너뜨렸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K리그1 경기 후반 4분. 전북 최전방 공격수들이 골대 앞에서부터 강하게 울산을 압박했다. 결국 전방으로 공을 건네기 어려웠던 울산의 수비 실수가 경기의 향방을 갈랐다. 울산 윤영선이 전방으로 패스한다는 것이 전북 신형민의 발에 걸렸다. 신형민이 이를 울산 문전으로 파고들던 문선민에게 직선 패스로 연결했다. 다급해진 윤영선이 문선민과 경합하며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울산 수비수들은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2분 뒤 전북의 문선민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골대 정면에 있던 로페즈에게 패스했다. 울산 수비수들은 문선민에게 신경 쓰느라 중앙의 로페즈를 빈 공간에 놔두는 실수를 저질렀다. 로페즈는 침착하게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전북은 후반 13분 문선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호사가 실축했으나 5분 뒤 다시 한 골을 넣었다. 김진수가 왼쪽을 파고들다 올린 크로스를 이용이 로페즈에게 다시 연결했고 로페즈가 대각선 슈팅으로 세 번째 골문을 흔들었다. 3-0 완승이었다. 울산 김도훈 감독(사진)은 11일 대구전에서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5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아 이날 벤치에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 대가는 컸다. 울산 선수들은 전반까지 전북과 팽팽하게 맞섰으나 후반 초반 첫 골을 실점한 뒤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급격하게 무너졌다. 전북은 15경기(10승 5무)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15경기 무패를 이어가던 울산은 패배의 멍에를 썼다. 전북은 16승 8무 2패(승점 56)를 기록하며 16승 7무 3패(승점 55)를 기록한 울산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17일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K리그 통산 400승 고지에도 올랐다.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오늘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플레이할 것을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최근 경기에서 실점이 많았는데 오늘은 무실점 경기를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2골을 넣은 로페즈는 “오늘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대단했다. 오늘 같은 적극성이라면 리그 3연패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기세를 올렸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혼돈 속의 격돌.’ 프로축구 하위권이 요동친다. 16일 현재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인 12위와 11위 및 10위간의 승점은 모두 1점차. 제주가 3승 8무 14패(승점 17)로 12위, 인천(승점 18)이 11위, 경남(승점 19)이 10위다. 최하위 제주와 인천은 1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맞붙는다. 탈 꼴찌 경쟁자들끼리의 대결을 뜻하는 ‘단두대 매치’다. 지는 팀은 치명상을 입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에 앞서 경남은 17일 대구와 일전을 치른다. 이 팀들 간의 주말 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부터 10위까지 순위가 한번에 뒤바뀔 수 있다. 최하위 탈출을 위한 싸움은 절박하다. 이번 시즌 12위 팀은 곧바로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된다. 11위는 2부 리그 플레이오프 승자를 상대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한다. 여기서 지면 역시 2부 리그로 떨어진다. 결국 강등을 피할 수 있는 안전 고지는 10위인 셈이다. 10위 쟁탈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인천과 제주간 성적은 올 시즌 1승 1무로 인천이 앞서 있다. 최근 분위기도 인천이 좋다. 인천은 10일 김호남의 1-0 결승골로 6년 만에 수원을 상대로 승리하며 제주를 꼴찌로 밀어내고 11위로 올라섰다. 인천은 이번 시즌 16득점으로 팀 최소득점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달 제주에서 인천으로 이적한 김호남이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제주에서 17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던 김호남은 이적 후 5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제주는 이번 시즌 51실점으로 최다 실점 1위다. 10일 상주에 1-4, 3일 울산에 0-5로 패하는 등 대량실점 했다. 무너진 수비 조직력 재건이 급선무다. 제주는 지난달 10일 서울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윤일록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경남은 10일 성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이번 시즌 20경기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6위 대구도 핵심 공격수 에드가가 부상에서 복귀해 전력이 더 강해진 상태다. 하지만 경남은 최근 10경기에서 4승 4무 2패로 유독 대구에 강한 면모를 보인 만큼 반드시 승리해 2연승을 챙기겠다는 각오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팀에 용병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K리그1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울산 김보경(30·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보경은 지난달 30일 서울전에서 2골을 넣은 것을 비롯해 3일 제주전에서도 1골을 추가하며 이번 시즌 10득점을 기록했다. 23, 24라운드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보경은 13골을 넣은 타가트(수원)에 이어 팀 동료인 주니오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이다. 여기에 도움 6개까지 더해 공격포인트 16점으로 세징야(대구)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때 박지성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던 김보경은 박지성처럼 측면 돌파가 좋고 왼발 슈팅 능력과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돋보이는 건 그의 공격 성향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올 시즌 울산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이 김보경과 믹스가 움직이는 미드필더진의 활약이다. 적은 공격 기회 속에서도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울산은 주니오, 주민규 등이 원 톱으로 나서 수비진을 이끌어내는 사이 김인성, 황일수 등 ‘육상부’로 불릴 만큼 발 빠른 측면 공격수들이 상대 진영을 헤집고 있다. 김보경은 날카로운 패스로 이들의 움직임을 조율하면서 그 속에서 빈 공간이 생길 경우 직접 파고들어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김보경이 적극적으로 변신한 데는 절실함도 작용했다. J리그 가시와 레이솔 소속이던 그는 가시와가 지난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올해 1월 임대 형식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평소 언론 인터뷰에서 “울산에서의 1년이 나의 미래를 정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 다시 뽑히고 싶다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16승 7무 2패(승점 55)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16일 승점 2점 차로 쫓아오는 전북과 전주에서 맞붙는다.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두 팀 간의 빅 매치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11일 대구전에서 퇴장당해 전북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중원 사령관’ 김보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승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2019∼2020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최고 빅매치에서 첼시를 완파했다. 맨유는 12일 안방구장에서 전반 18분 마커스 래시퍼드의 페널티킥, 후반 20분 앙토니 마르시알, 후반 22분 래시퍼드, 후반 36분 대니얼 제임스의 골로 4-0으로 이겼다. 맨유가 달라진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맨유의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사진)와 미드필더 폴 포그바였다. 매과이어는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클리어링 7개, 인터셉트 4개를 기록하며 수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풀백 에런 완비사카 역시 ‘태클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7개의 태클을 시도해 양 팀에서 가장 많은 6개를 성공시켰다. 매과이어와 완비사카를 중심으로 한 맨유 수비는 철벽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들었다. 스카이스포츠는 매과이어에게 팀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포그바는 이날 감각적인 패스로 팀의 3번째, 4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수비라인을 꿰뚫는 롱 패스, 밀집 수비를 헤치는 드리블과 빈 공간으로 찔러주는 결정적 패스로 첼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날 경기로 포그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지만 그의 진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포그바는 이날도 “내 미래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으로의 이적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시장이 닫혔기에 맨유가 선수를 새로 영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가 다른 리그로 이동할 수는 있다. 맨유로서는 포그바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맨유와 첼시는 리그 명문 라이벌이지만 선수 보강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맨유는 리그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쓰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첼시는 18세 이하 선수 영입 규정 위반으로 이번 시즌 선수 영입 제한 조치를 당해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맨유가 첼시를 4-0으로 이긴 것은 1965년 이후 54년 만이다. 한편 맨유보다 더 많은 돈을 쓰며 전력을 보강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첫 경기에서 웨스트햄을 5-0으로 대파하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와 리버풀 양강으로 예상되는 선두권에 맨유가 끼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조현우는 나에게 있어 경쟁자다. 프로에 와서 첫 대결인데 이기고 싶다. 오늘은 나만 웃을 수도 있겠다.”(울산 김승규) “서로 친하지만 냉정하게 잘 싸우겠다. 같이 웃으면 좋겠지만 오늘은 내가 웃을 것 같다.”(대구 조현우)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김승규와 조현우가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일본 프로축구 빗셀 고베에서 뛰다 지난달 울산으로 복귀한 김승규는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대구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조현우와 맞섰다. 김승규가 먼저 위기를 맞았다. 울산은 전반 17분 김태환이 대구 세징야를 저지하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김승규는 세징야의 킥 방향을 잘못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렸으나 세징야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벗어났다. 곧이어 울산의 역습이 이어졌다. 전반 22분 울산 주민규가 회심의 슛을 날렸다. 공은 그물이 아닌 왼쪽 골대를 강타했지만 이를 막으려 다이빙을 한 조현우의 몸 뒤쪽에 맞고 골인이 됐다. 조현우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대구는 후반 14분 울산 윤영선의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키커 히우두가 다시 한번 골대를 넘기며 실축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치열했던 경기는 후반 38분 대구 에드가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면서 1-1로 마무리됐다. 두 골키퍼의 대결도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은 15경기 무패(10승 5무)를 이어가며 승점 55(16승 7무 2패)로 1위를 지켰다. 2위 전북은 이날 포항과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25분 로페즈, 후반 31분 한승규가 득점하며 2-1로 이겼다. 15승 8무 2패가 된 전북은 울산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10년 동안 가슴에 새기고 있던 두 동생들이 설산(雪山)에 앉아 환하게 웃던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고향에서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잘 수습해 오겠습니다.”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 등반대장(당시 36세), 박종성 대원(〃 42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55·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11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전해 들은 두 시신의 모습이나 복장 등을 볼 때 민 대장과 박 대원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경 현지 주민이 두 대원이 실종됐던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네팔등산협회가 이들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 안치했다. 박 전 대장은 “당시 그곳에서 실종된 등반대원은 민 대장과 박 대원뿐이었고,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등산복 브랜드가 당시 두 대원이 입은 국산 브랜드와 동일한 데다 비상식량 등도 그대로여서 두 명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등과 함께 12일 현지로 가서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한 뒤 두 대원이 맞으면 화장을 해 유해와 함께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8년 구성됐다. 원정대는 2010년 8월 27일 출국해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고 ‘직지루트’로 이름을 붙일 계획이었다. 민 대장과 박 대원은 9월 23일 해발 4200m 지점에서 출발해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 반경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이들은 2008년 6월 16일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무명봉(해발 6235m)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한 베테랑 산악인들이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산악인으로는 박영석(48) 신동민(37) 강기석(33) 장민(26) 백준호(37) 지현옥 씨(40·여·이상 실종 당시 나이)가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던 박영석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201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 새로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가 실종됐다.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했던 지현옥 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실종됐다. 장민 백준호 박무택 대원은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길에 함께 조난당했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

“10년 동안 가슴에 새기고 있던 두 동생들이 설산(雪山)에 앉아 환하게 웃던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고향에서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잘 수습해 오겠습니다.”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당시 36세) 박종성 대원(〃 42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55·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11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전해들은 두 시신의 모습이나 복장 등을 볼 때 민 대장과 박 대원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경 현지 주민이 두 대원이 실종됐던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네팔등산협회가 이들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 안치했다. 박 전 대장은 “당시 그곳에서 실종된 등반대원은 민 대장과 박 대원뿐이었고,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등산복 브랜드가 당시 두 대원이 입은 국산 브랜드와 동일한데다 비상식량 등도 그대로여서 두 명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등과 함께 12일 현지로 가서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한 뒤 두 대원이 맞으면 화장을 해 유해와 함께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8년 구성됐다. 원정대는 2010년 8월 27일 출국해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고 ‘직지루트’로 이름을 붙일 계획이었다. 민 대장과 박 대원은 9월 23일 해발 4200m 지점에서 출발해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 반경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이들은 2008년 6월 16일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무명봉(해발 6235m)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한 베테랑 산악인들이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산악인으로는 박영석(48) 신동민(37) 강기석(33) 장민(26) 백준호(37) 지현옥 씨(40·여·이상 실종 당시 나이)가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던 박영석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201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 새로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가 실종됐다.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했던 지현옥 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실종됐다. 장민 백준호 박무택 대원은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길에 함께 조난당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이제 날아오를 순간이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이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잉글랜드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은 10일 개막하는 2019∼2020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그동안 유럽무대에서 총 116골을 넣었다. 6골을 더 넣으면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21골)을 넘어선다. 지난 3시즌 동안 평균 19골을 넣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록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달성 속도가 관심일 뿐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받았던 퇴장 징계로 초반 두 경기에 결장한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출전 무대는 26일 열리는 토트넘의 3번째 경기인 뉴캐슬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더불어 뉴캐슬 소속 기성용이 출전할 경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맞대결이 이루어진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팀의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뒤를 받치며 2선 측면 공격에 나서거나 케인과 번갈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3골(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터뜨려 강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격파의 선봉에 서는 등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과거보다 팀 내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이 때문에 그에게 더 큰 역할과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보다 큰 활약이 기대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번 시즌에도 ‘초호화 군단’ 맨시티의 강세가 예상된다. 맨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이후 11년 만에 리그 3연패에 도전한다. 이미 현재의 선수단 구성을 위해 1조 원 이상 쓴 맨시티는 올해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로드리를 약 929억 원에 데려오며 중원을 보강했다. 영국 BBC는 이번 시즌 맨시티 1위, 리버풀 2위, 토트넘 3위로 전망했다. 프랑스 리그1도 10일 개막한다. 손흥민의 국가대표 단짝인 황의조(27)가 보르도에서 공격수로 나선다. 지난해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34경기 21골을 넣은 파괴력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보르도는 11일 앙제와 첫 경기를 치른다. 17일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가 개막한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리오넬 메시의 FC바르셀로나가 3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슛돌이’ 이강인(18·발렌시아)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이강인으로서는 안정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성인 무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분데스리가에서는 프라이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권창훈과 정우영의 활약이 주목된다. 24일 개막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이승우(베로나)가 주전 경쟁을 뚫고 입지를 굳힐지가 관심사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3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축구 사상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일(현지 시간) 레스터 시티로부터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26·사진)를 영입했다. 영국 언론은 매과이어의 이적료를 8000만 파운드(약 1180억 원)라고 보도했다. 수비수 이적료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해 1월 피르힐 판 데이크(28)가 사우샘프턴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7500만 파운드(약 1107억 원)를 넘어선 것이다. 194cm, 99kg으로 체격이 육중한 매과이어는 힘이 넘친다.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활약한 그는 공중볼 경합에서 78.1%의 성공률을 보였다. 스피드는 느리지만 드리블이 좋다. 그는 당시 잉글랜드를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시킨 주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매과이어는 2011년 4월 고향 연고팀인 잉글랜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했지만 그해 팀은 리그1(3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헐시티로 임대된 2014년 여름까지 주로 3부 리그에서 뛰었다. 이 점이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됐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플래닛풋볼은 “매과이어는 10대 때부터 일찍 주전을 꿰찼고 리그1에서 100경기 이상 뛰었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다른 어린 선수들에 비해 경험에서 앞섰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2부 리그)을 오르내린 헐시티 시절을 거치면서 잠재력을 보인 그는 2017년 이적료 1700만 파운드(약 251억 원)에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그는 침착하고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올레 군나르 솔셰르 맨유 감독은 “매과이어는 최고의 센터백이면서 성격도 좋다”고 반겼다. 매과이어는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겸손해지겠다.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시즌 6위로 추락한 뒤 명가 재건을 노리는 맨유는 매과이어 영입으로 약점이던 수비를 보강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로부터 유혹을 받고 있는 미드필더 폴 포그바까지 잔류한다면 우승도 넘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0일 개막한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골 결정력을 더 늘려서 무게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수줍은 듯 긴장된 목소리였지만 결의가 느껴졌다. 강원 김지현(23)은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이다. 프로 2년차지만 벌써 8골. 전북에서 뛰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떠난 뒤 내로라하는 국내 대스타들을 제치고 문선민(전북), 박용지(상주)와 함께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한 국내 선수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지현이 주목 받는 것은 그가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고교와 대학시절은 물론 프로 1년차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는 12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올해는 최근 3경기 4골을 비롯해 21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도대체 어디서 나온 선수냐?”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원인으로 그는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막 대학을 마치고 프로팀으로 와서 긴장도 많이 했다. 프로 무대에서 뛰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내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계속 생각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플레이를 개선했다. 이후 득점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강원 김병수 감독의 주문도 많았다. 김지현은 “감독님께서 항상 슈팅을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고 전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전방 압박 및 다양한 포지션 변화를 통해 색깔 있는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김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병수볼’이라는 별칭이 생길 만큼 개성 있는 축구를 구사한다. 하지만 그 만큼 선수들은 많이 뛰어야 한다. 김지현도 미드필더에서부터 공격수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어떤 포지션이든 주어진 역할을 다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은 7월 21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묵직한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 낸 것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에서 골을 기록했다. 184cm 80kg인 그는 공격수이면서도 전방 압박이 좋고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힘이 좋고 묵직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공을 지키려는 집요함도 돋보인다. 그는 “감독님께서 지킬 공은 끝까지 지키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했다. 김병수 감독은 김지현에 대해 “피지컬이 좋은 편이라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매우 파워 풀한 스타일이다. 거기에 득점력까지 갖춘 선수라고 볼 수 있다”며 “기술과 체력을 겸비했다”고 평했다. 김지현은 “수비 뒤쪽 공간을 파고드는 걸 좋아한다”며 최전방 침투 공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제주제일고 출신인 그는 고교시절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 부상으로 인해 활약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대학 진학 때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경남 김해의 인제대학교에 입학한 뒤 편입으로 강원 원주에 있는 한라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프로에 늦게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에는 일찍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학무대에서 최선을 다했고 두각을 나타냈다. 편입 후 출전한 대회에서 해트트릭을 하는 등 맹활약 한 덕분에 강원 관계자의 눈에 띄어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고교시절 부상으로 자칫 무명선수로 묻힐 뻔 했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프로에 데뷔한 뒤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강원은 26일 현재 10승 4무 8패(승점 34)로 4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 선봉에는 김지현의 활약이 있다. 무명 신인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김지현의 돌풍도 어디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중원 사령관’ 울산 김보경(30·사진)이 선두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김보경은 2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승리를 확정 짓는 2-1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믹스의 뒤꿈치 패스를 받은 뒤 밀집수비를 뚫고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울산은 전반 16분 강원 김지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이 교체 투입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김보경, 황일수, 믹스로 이어지는 거센 공격이 강원 수비진을 계속 흔들었다. 울산의 동점골도 김보경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김보경은 후반 20분 강원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몰린 틈을 타 왼쪽 빈 공간에 있던 황일수에게 긴 패스를 찔러 줬다. 황일수가 문전으로 다시 밀어준 이 공을 믹스가 골로 연결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1경기 무패(8승 3무) 행진을 이어간 울산은 승점 47(14승 5무 2패)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전북(14승 6무 2패)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전북은 20일 떠난 김신욱을 대신해 포항에서 영입한 김승대의 빠른 발과 침투 능력을 앞세워 서울을 4-2로 이겼다. 한편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타가트는 4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12골)를 질주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안방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을 맞은 수원은 전반 23분 민상기가 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전반 45분 성남 임채민, 후반 39분 공민현에게 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타가트는 후반 28분 한의권의 패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K리그2 선두 광주는 20일 안양에 1-7로 대패하면서 19경기 무패 행진(13승 6무)을 마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경기하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저를 올스타에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호주 출신 수원 삼성 공격수 타가트(26·사진)는 16일 호날두가 이끄는 유벤투스와의 경기(26일)에 나설 K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가 박주영(FC 서울), 이동국(전북)과 함께 올스타 공격수 3명 중 1명에 선정된 밑바탕에는 그가 보여준 눈부신 상승세가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4골)을 터뜨린 그는 총 11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우리 팀이 선제골을 일찍 터뜨렸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얻으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플레이, 공격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나에게도 기회가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기 각 팀과의 경기를 모두 한 번씩 치러 보면서 K리그와 각 팀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7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인천(3-2), 상주(2-0)를 상대로 잇달아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7승8무6패(승점 29)로 6위. 전문가들은 타가트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문전에서의 위치 선정과 골 처리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마디로 골문 근처에서의 민첩성이 좋다. 순간 움직임과 슛 정확성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수원의 경기 능력이 최근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타가트에게도 득점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 하지만 문전 처리 능력 및 위치 선정 등 타가트 자신의 개인 기량은 기복이 없었다. 항상 일정 수준의 능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타가트의 골 퍼레이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은 “수원의 다른 공격수 데얀이 부상 등으로 부진한 상태에서 타가트에게 더 많은 공격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타가트는 올 시즌 K리그1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어 호주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그는 “수원에서 잘했더니 대표팀 발탁이라는 보너스가 주어진 느낌”이라며 “매 경기 골을 넣을 수는 없겠지만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쳐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부족하다”며 더 성실한 플레이를 다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이끄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설 K리그 올스타 명단이 확정됐다. K리그1 12개 구단이 11명씩 제출한 추천 선수 132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팬 투표에서 대구의 골키퍼 조현우(사진)가 총 6만2938표를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구의 외국인 미드필더 세징야(5만6234표), 3위는 전북의 수비수 이용(5만3030표)이다. 득표 순위에 따라 4-3-3 포메이션의 각 포지션에 배치됐다. 팬 투표로 선정한 ‘베스트 11’ 외에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회가 리그 기록 등을 고려해 뽑은 후보명단 ‘와일드 9’도 발표됐다. 올스타팀 지휘봉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잡는다. 김도훈 울산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코치로 나선다. 경기 하루 전인 25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1층에서 팬사인회도 열린다. K리그1 선수 6명과 팬 200명이 참가한다. 사인회에 참가할 팬 30명은 K리그와 하나은행 이벤트를 통해 뽑고 170명은 선착순으로 뽑는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간판 공격수 김신욱이 빠진 전북이 핵심 골키퍼 조현우를 뒤늦게 투입한 대구를 4-1로 꺾고 하루 만에 K리그1 선두에 복귀했다. 득점 선두를 달리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뒤 10일 올 시즌 돌풍의 팀 대구를 적지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맞은 전북은 노장 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대구에서는 최근 독일 이적설에 휩싸인 조현우가 컨디션 난조로 이번 시즌 처음 선발에서 빠졌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조현우가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대신 최영은이 선발 골키퍼로 나섰다. 전북은 이동국과 문선민을 중심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전반 1분 문선민, 전반 3분 정혁의 골로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대구는 1-3으로 뒤진 후반 21분 골키퍼 최영은이 퇴장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골대에서 멀리 나와 있던 최영은이 빠르게 돌진하던 문선민을 막기 위해 파울을 저질러 퇴장 당했다. 대구는 벤치에 있던 조현우를 대신 투입하고 수비수 한희훈을 뺐다. 골키퍼가 퇴장당할 경우 필드플레이어를 대신 뺄 수 있다. 문선민은 후반 8분과 후반 30분에도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북은 13승 5무 2패 승점 44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승점 43)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은 제주에 2-4로 패하며 승점 39로 3위를 유지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나 혼자만의 구단이 아니다.” 26일 K리그 올스타와 대결을 벌이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몸을 낮추고 있다. 대회 주최사인 더페스타 관계자는 10일 “이벤트가 결정된 직후부터 호날두는 한국 팬들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쏠리는 걸 경계했다. 대회 포스터를 찍을 때부터 자신이 중심에 있으면 안 된다며 가운데 자리를 양보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벤투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됐던 포스터에서 호날두는 6명 중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섰다. 포스터에는 호날두 외에 공격수 후안 콰드라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 공격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미드필더 엠레 잔,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등장했다. 포스터 중앙에는 키엘리니와 베르나르데스키가 자리를 잡았다. 호날두가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더페스타 측은 부인했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설명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이슬람국가(IS)의 살해 위협을 받고 투우사 출신의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했던 호날두는 이번 방한을 위해 특별경호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2010년 리오넬 메시를 포함한 FC바르셀로나 선수단이 방한해 국내 올스타 팀과 경기했을 때 경기장 관중 난입 사건이 있었다. 6만 명 이상이 몰릴 이번 경기에도 안전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에 따르면 3만 명 이상 관중이 모이는 A매치의 경우 500명 이상의 보안요원을 배치해 왔다. 경찰 1개 중대(120명) 인원도 지원받았다. 이번에는 민간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보안요원 540명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및 소방 당국의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다. 휴가를 맞아 6일부터 이틀간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를 방문한 호날두는 13일 유벤투스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노력파인 호날두는 평소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나와 1시간 늦게 훈련장을 떠난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새 시즌을 맞게 된 호날두는 휴가지에서도 “나는 언제든 준비됐다. 해마다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여러분은 모두 평창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에 올랐습니다.” 열차는 눈 덮인 들판과 터널 속을 쾌속으로 질주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장이 밀집된 강릉으로 가는 열차였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평창 올림픽행 열차”라고 표현했다. 곧이어 하늘색 셔츠에 평창 올림픽 배지를 단 문재인 대통령이 객실 안으로 들어섰다. “여러분, 강원 나물밥 맛이 어땠습니까?” 올림픽 간담회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의 첫마디는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의 나물에 관한 것이었다. 특별히 강원도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뒤였다. 문 대통령은 19일 간담회에 앞서 대통령 전용열차에 국민 20명을 초청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평창 겨울 패럴림픽 홍보대사인 남성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등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열차가 공식 개통(22일)되기 전에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1호 승객입니다. 대통령과 식사하는 것에 당첨됐을 때 큰 기대를 했을 텐데 청와대 밥은 좀 맛이 없습니다(웃음). 평창 올림픽 때 외국 손님을 맞이할 때 내놓을 식단으로 강원 나물밥을 특별히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수와 환호로 대통령을 맞은 시민들은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저를 폐회식에 데려갔던 부모님을 이번에는 제가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모시고 가려고 티켓을 구매했다”고 대를 이은 국제대회 사연을 전하는가 하면 “노르웨이인 남편과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평창올림픽을 관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을 ‘올림픽 홍보 데이’로 정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평창 올림픽이 ‘평화’ ‘치유’ 및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북한을 끝까지 설득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힌 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올림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뿐만 아니라 리커창 총리에게도 평창 올림픽을 위해 돕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소치 겨울올림픽 때보다 중국 쪽 티켓 판매가 두 배 이상 빠르다. (방중 이후)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가 높아졌고 중국의 동계스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따뜻한 남쪽) 부산에서 자라 스케이트와 스키를 구경하지 못하고 자랐고 서울에 와서야 처음 보았다”면서도 “동네 야구 좀 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스포츠는 두루 좋아했다. 동계 스포츠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선수를 응원하기보다는 대한민국 팀 전체를 응원한다”면서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매스스타트의 이승훈 김보름 선수 등 우리 선수들 모두가 메달을 많이 따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종목과 선수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기억하기로는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피겨 금메달을 딸 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닐까 한다.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빛나는 스포츠의 순간을 떠올린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어려움을 겪으신 우리 국민들이 함께 즐기는 ‘치유’와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한상준 기자}

“일반인은 이 열차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겁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열차는 서울역에서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별도의 플랫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열차는 대통령이 국내에서 이동할 때면 해당 인근 지역으로 어디든 비밀리에 따라가 대기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1979년부터 대통령 전용열차가 운행됐으나 그 존재가 일반에 공개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통령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회의실 등 대통령 전용공간을 갖춘 ‘트레인 원’은 기관차 2량 포함해 전체 10량 규모다. 2010년 현재의 고속열차(KTX)가 도입됐다. 객차 8량 중 1량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된다. 이 칸에는 싱크대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또 다른 1량은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의자가 지하철처럼 마주 보게 놓여 있다. 19일 초청된 국민 20명과의 오찬은 이 공간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객차 6량 중 1량은 KTX 특실 객차, 5량은 일반 객차로 구성됐다. 특실 객차에는 청와대 참모진이 탄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특실 객차에서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와 인터뷰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열차를 타는 것은 오늘이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 전용열차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민에게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걸로 보인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낮 12시경 서울역을 출발해 중간역을 거치지 않고 1시간 40분 만에 강릉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길이 막히는 등 도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에 세계 정상급 인사 43명이 직접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이 중 많은 분이 전용열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다. 독일과 프랑스 대통령이 서울에 머물며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 현장을 오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용한 전용열차 외에도 새마을호에 연결해 사용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경복호’도 보유하고 있다. KTX로 갈 수 없는 구간을 갈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경복호를 타고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용한 적이 없다. 대통령 전용열차를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보안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은 공개하지 않고 일종의 행사장만 공개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강릉=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1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 여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강릉 KTX를 타고 강릉을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평창 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은 올림픽 기간에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했고, 미국 측에서도 (연기를) 지금 검토하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북한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미 연례 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은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여간 실시된다. 평창 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 일정을 고려하면 패럴림픽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유엔은 지난달 13일 평창 올림픽 개막 7일 전(2월 2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5일)까지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고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무작정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북한의 참가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강릉행 열차 안에서 진행된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간담회에서 “북한이 평창에 오기를 바란다”면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여를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티켓을 구매한 국민 20명 및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함께 경강선 KTX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트레인 원(1).’ 1979년 운행되기 시작한 대통령 전용열차가 일반에게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당초 3000억 원 정도 적자가 예상됐으나 국고 지원과 후원금 모금 등으로 흑자 대회는 아니더라도 수지균형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유근형 기자}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조명이 비켜가는 어두운 링사이드에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관객들만이 지켜보던, 이름 없는 선수들의 지방 복싱 경기. 상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겨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필사적이었다. 강펀치를 얻어맞을 때면 얼굴에서 링 주변으로 피가 튀었다.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뜨겁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인의 무관심 속, 그 아들이 겪어야 했던 뜨거움을 마음속으로 거의 똑같은 온도로 느낄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 어머니만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뿐이다. 몇 년 전 보았던 무명 복서의 경기와 패배의 아픔이 수용되는 방식은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주목받지 못하는 대다수의 삶 속에서도 각자의 작은 목표들을 향한 분투는 뜨겁다. 그러나 개개인 삶의 세세한 내용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실패 혹은 좌절의 고통은 자주 개인 또는 가족들만의 몫이었다. 그것은 고립된 풍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촛불 현상은 개인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필요했을 뿐, 개인들의 거대한 연대가 가능하고 그 연대는 그대로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분노가 그들을 묶기 시작했지만 이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도 그들을 움직이고 있다. 촛불은 희망의 연대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번 사태의 단초 중에 K스포츠재단을 통한 최순실 씨의 체육계 이권 개입 시도와 그의 딸 정유라의 승마 비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스포츠 개혁에 대한 논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사적인 관계가 판정 및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여겨져 왔다. 우리는 선수와 심판의 친분관계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과정의 엄격한 분리야말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공정성의 핵심이다. 박근혜 정권은 ‘스포츠 4대악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스포츠단체들을 압박했다. 스포츠 4대악이란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성)폭력’ ‘조직 사유화’ ‘입시 비리’ 등이었다. 이 중 정유라는 편파판정 의혹 및 입시 비리 등에 연루됐다.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과 입시 비리는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경쟁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척결해야 할 내용들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정유라는 경쟁은 회피하면서 지나치게 승리의 달콤함만을 취하려 했다. 현대 사회의 스포츠가 지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승자에게만 지나친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할 경우 선수들은 오직 승리만을 추구하게 되고 정글 같은 무한 경쟁 속에 편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스포츠 선수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우하는가의 문제도 이런 부분과 연관되어 있다. 국가가 선수를 승리만을 위한 도구로 쓰고자 할 때 선수가 아닌 인간적인 비극이 싹튼다. 승리 지상주의와 승자독식 현상을 줄이기 위해 패자에 대한 관심과 보상을 늘리고 선수들의 전인적 교육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것이 스포츠 개혁의 큰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활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의 긍정적 에너지를 지성적인 교육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오래된 꿈의 실현이 가능해진다. 스포츠도 우리 사회의 한 분야인 이상 우리 사회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스포츠 문화의 개선도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스포츠 문제가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듯이 역으로 스포츠의 개선이 우리 사회의 개선에 일조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게 스포츠 개혁은 우리 사회의 희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피겨 스타 김연아의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린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행사장에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벽을 넘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가사가 어려움을 헤치고 정상에 오른 스포츠영웅의 기념식장에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묘한 기분을 느끼게 했던 것은 왜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가 좋아한다는 노래가 이 노래였기 때문인 걸까. 많은 이들이 김연아가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에 그들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았을 것이고, 또한 김연아의 쉼 없는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 자신이 살아가며 발휘해야 할 많은 노력과 의지에 대한 믿음을 키웠을 것이다. 노력과 의지로 삶의 불확실성을 통과하고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러한 믿음이야말로 희망이라는 이름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김연아 개인의 노력과 성취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근 김연아가 박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가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연아가 이날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자신은 그 행사에 대해 몰랐고 불이익을 당한 적도 없다고 밝히기 전까지 많은 팬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러한 분노의 바닥에는 팬들의 희망이 투영된 상징적 인물을 정권이 부도덕한 현장에 불러내어 정치적 소도구로 이용하려 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때의 김연아는 개인적인 도전과 노력, 난관의 극복이 희망적으로 형상화된 인물인 것이다. 설령 김연아가 아니었더라도 비슷한 위상을 지닌 또 다른 스타가 이런 일을 겪었어도 같은 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본다. 최순실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노력과 성실이라는 덕목이 정당하게 꿈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연아는 거위의 꿈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체적 존재이다. 김연아 외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권으로서는 이러한 스타들의 이미지를 이용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팬들이 김연아가 정권의 그런 의도에 이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히려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정권과 팬들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흙수저’도 아니고 ‘무수저’라고 자처했던 이정현 대표도 거위의 꿈을 이야기해 왔다. 지역주의 타파와 새로운 정치혁명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노래를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위기에 몰려 있다. 그가 이끄는 새누리당과 그가 앞장서 보호하고 있는 현 정권은 오히려 수많은 거위의 꿈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지탄받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그가 대다수 국민을 위하지 않고 소수의 권력 핵심만을 위하며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인식을 심어 줬기 때문이다. 그가 대의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그가 말했던 거위의 꿈은 한낱 개인의 출세욕에 지나지 않았다는 후세의 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실의 무거운 중력을 떨치고 날아오르고 싶은 것은 김연아든 이 대표든 누구든 우리 모두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러나 날아오르고 싶다는 꿈은 같았으되 그 날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이 달랐던 것일까. 조율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오늘의 이 불협화음은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누군가의 꿈이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군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한 개인의 꿈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아름다운 꿈을 표현한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시대의 크나큰 불화와 괴리감이 쓰기만 하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