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

이원홍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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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홍 기자입니다.

bluesky@donga.com

취재분야

2026-01-07~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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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유벤투스전 올스타 타가트 “호날두와 골 경쟁, 한국서 꿈을 이루다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경기하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저를 올스타에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호주 출신 수원 삼성 공격수 타가트(26·사진)는 16일 호날두가 이끄는 유벤투스와의 경기(26일)에 나설 K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가 박주영(FC 서울), 이동국(전북)과 함께 올스타 공격수 3명 중 1명에 선정된 밑바탕에는 그가 보여준 눈부신 상승세가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4골)을 터뜨린 그는 총 11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우리 팀이 선제골을 일찍 터뜨렸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얻으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플레이, 공격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나에게도 기회가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기 각 팀과의 경기를 모두 한 번씩 치러 보면서 K리그와 각 팀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7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인천(3-2), 상주(2-0)를 상대로 잇달아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7승8무6패(승점 29)로 6위. 전문가들은 타가트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문전에서의 위치 선정과 골 처리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마디로 골문 근처에서의 민첩성이 좋다. 순간 움직임과 슛 정확성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수원의 경기 능력이 최근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타가트에게도 득점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 하지만 문전 처리 능력 및 위치 선정 등 타가트 자신의 개인 기량은 기복이 없었다. 항상 일정 수준의 능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타가트의 골 퍼레이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은 “수원의 다른 공격수 데얀이 부상 등으로 부진한 상태에서 타가트에게 더 많은 공격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타가트는 올 시즌 K리그1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어 호주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그는 “수원에서 잘했더니 대표팀 발탁이라는 보너스가 주어진 느낌”이라며 “매 경기 골을 넣을 수는 없겠지만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쳐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부족하다”며 더 성실한 플레이를 다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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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우 “호날두 슛 다 막을게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이끄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설 K리그 올스타 명단이 확정됐다. K리그1 12개 구단이 11명씩 제출한 추천 선수 132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팬 투표에서 대구의 골키퍼 조현우(사진)가 총 6만2938표를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구의 외국인 미드필더 세징야(5만6234표), 3위는 전북의 수비수 이용(5만3030표)이다. 득표 순위에 따라 4-3-3 포메이션의 각 포지션에 배치됐다. 팬 투표로 선정한 ‘베스트 11’ 외에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회가 리그 기록 등을 고려해 뽑은 후보명단 ‘와일드 9’도 발표됐다. 올스타팀 지휘봉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잡는다. 김도훈 울산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코치로 나선다. 경기 하루 전인 25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1층에서 팬사인회도 열린다. K리그1 선수 6명과 팬 200명이 참가한다. 사인회에 참가할 팬 30명은 K리그와 하나은행 이벤트를 통해 뽑고 170명은 선착순으로 뽑는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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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김신욱이 그립지 않은 밤

    간판 공격수 김신욱이 빠진 전북이 핵심 골키퍼 조현우를 뒤늦게 투입한 대구를 4-1로 꺾고 하루 만에 K리그1 선두에 복귀했다. 득점 선두를 달리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뒤 10일 올 시즌 돌풍의 팀 대구를 적지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맞은 전북은 노장 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대구에서는 최근 독일 이적설에 휩싸인 조현우가 컨디션 난조로 이번 시즌 처음 선발에서 빠졌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조현우가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대신 최영은이 선발 골키퍼로 나섰다. 전북은 이동국과 문선민을 중심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전반 1분 문선민, 전반 3분 정혁의 골로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대구는 1-3으로 뒤진 후반 21분 골키퍼 최영은이 퇴장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골대에서 멀리 나와 있던 최영은이 빠르게 돌진하던 문선민을 막기 위해 파울을 저질러 퇴장 당했다. 대구는 벤치에 있던 조현우를 대신 투입하고 수비수 한희훈을 뺐다. 골키퍼가 퇴장당할 경우 필드플레이어를 대신 뺄 수 있다. 문선민은 후반 8분과 후반 30분에도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북은 13승 5무 2패 승점 44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승점 43)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은 제주에 2-4로 패하며 승점 39로 3위를 유지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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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나 혼자만의 유벤투스 아니다”

    “나 혼자만의 구단이 아니다.” 26일 K리그 올스타와 대결을 벌이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몸을 낮추고 있다. 대회 주최사인 더페스타 관계자는 10일 “이벤트가 결정된 직후부터 호날두는 한국 팬들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쏠리는 걸 경계했다. 대회 포스터를 찍을 때부터 자신이 중심에 있으면 안 된다며 가운데 자리를 양보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벤투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됐던 포스터에서 호날두는 6명 중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섰다. 포스터에는 호날두 외에 공격수 후안 콰드라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 공격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미드필더 엠레 잔,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등장했다. 포스터 중앙에는 키엘리니와 베르나르데스키가 자리를 잡았다. 호날두가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더페스타 측은 부인했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설명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이슬람국가(IS)의 살해 위협을 받고 투우사 출신의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했던 호날두는 이번 방한을 위해 특별경호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2010년 리오넬 메시를 포함한 FC바르셀로나 선수단이 방한해 국내 올스타 팀과 경기했을 때 경기장 관중 난입 사건이 있었다. 6만 명 이상이 몰릴 이번 경기에도 안전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에 따르면 3만 명 이상 관중이 모이는 A매치의 경우 500명 이상의 보안요원을 배치해 왔다. 경찰 1개 중대(120명) 인원도 지원받았다. 이번에는 민간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보안요원 540명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및 소방 당국의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다. 휴가를 맞아 6일부터 이틀간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를 방문한 호날두는 13일 유벤투스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노력파인 호날두는 평소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나와 1시간 늦게 훈련장을 떠난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새 시즌을 맞게 된 호날두는 휴가지에서도 “나는 언제든 준비됐다. 해마다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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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트레인 원’서 강원나물밥 먹으며 “여러분이 1호승객”

    “여러분은 모두 평창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에 올랐습니다.” 열차는 눈 덮인 들판과 터널 속을 쾌속으로 질주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장이 밀집된 강릉으로 가는 열차였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평창 올림픽행 열차”라고 표현했다. 곧이어 하늘색 셔츠에 평창 올림픽 배지를 단 문재인 대통령이 객실 안으로 들어섰다. “여러분, 강원 나물밥 맛이 어땠습니까?” 올림픽 간담회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의 첫마디는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의 나물에 관한 것이었다. 특별히 강원도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뒤였다. 문 대통령은 19일 간담회에 앞서 대통령 전용열차에 국민 20명을 초청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평창 겨울 패럴림픽 홍보대사인 남성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등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열차가 공식 개통(22일)되기 전에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1호 승객입니다. 대통령과 식사하는 것에 당첨됐을 때 큰 기대를 했을 텐데 청와대 밥은 좀 맛이 없습니다(웃음). 평창 올림픽 때 외국 손님을 맞이할 때 내놓을 식단으로 강원 나물밥을 특별히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수와 환호로 대통령을 맞은 시민들은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저를 폐회식에 데려갔던 부모님을 이번에는 제가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모시고 가려고 티켓을 구매했다”고 대를 이은 국제대회 사연을 전하는가 하면 “노르웨이인 남편과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평창올림픽을 관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을 ‘올림픽 홍보 데이’로 정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평창 올림픽이 ‘평화’ ‘치유’ 및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북한을 끝까지 설득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힌 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올림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뿐만 아니라 리커창 총리에게도 평창 올림픽을 위해 돕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소치 겨울올림픽 때보다 중국 쪽 티켓 판매가 두 배 이상 빠르다. (방중 이후)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가 높아졌고 중국의 동계스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따뜻한 남쪽) 부산에서 자라 스케이트와 스키를 구경하지 못하고 자랐고 서울에 와서야 처음 보았다”면서도 “동네 야구 좀 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스포츠는 두루 좋아했다. 동계 스포츠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선수를 응원하기보다는 대한민국 팀 전체를 응원한다”면서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매스스타트의 이승훈 김보름 선수 등 우리 선수들 모두가 메달을 많이 따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종목과 선수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기억하기로는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피겨 금메달을 딸 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닐까 한다.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빛나는 스포츠의 순간을 떠올린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어려움을 겪으신 우리 국민들이 함께 즐기는 ‘치유’와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한상준 기자}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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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칸은 집무실, 다른 한칸은 회의공간

    “일반인은 이 열차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겁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열차는 서울역에서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별도의 플랫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열차는 대통령이 국내에서 이동할 때면 해당 인근 지역으로 어디든 비밀리에 따라가 대기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1979년부터 대통령 전용열차가 운행됐으나 그 존재가 일반에 공개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통령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회의실 등 대통령 전용공간을 갖춘 ‘트레인 원’은 기관차 2량 포함해 전체 10량 규모다. 2010년 현재의 고속열차(KTX)가 도입됐다. 객차 8량 중 1량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된다. 이 칸에는 싱크대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또 다른 1량은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의자가 지하철처럼 마주 보게 놓여 있다. 19일 초청된 국민 20명과의 오찬은 이 공간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객차 6량 중 1량은 KTX 특실 객차, 5량은 일반 객차로 구성됐다. 특실 객차에는 청와대 참모진이 탄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특실 객차에서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와 인터뷰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열차를 타는 것은 오늘이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 전용열차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민에게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걸로 보인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낮 12시경 서울역을 출발해 중간역을 거치지 않고 1시간 40분 만에 강릉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길이 막히는 등 도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에 세계 정상급 인사 43명이 직접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이 중 많은 분이 전용열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다. 독일과 프랑스 대통령이 서울에 머물며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 현장을 오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용한 전용열차 외에도 새마을호에 연결해 사용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경복호’도 보유하고 있다. KTX로 갈 수 없는 구간을 갈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경복호를 타고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용한 적이 없다. 대통령 전용열차를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보안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은 공개하지 않고 일종의 행사장만 공개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강릉=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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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평창 기간 한미훈련 연기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1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 여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강릉 KTX를 타고 강릉을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평창 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은 올림픽 기간에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했고, 미국 측에서도 (연기를) 지금 검토하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북한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미 연례 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은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여간 실시된다. 평창 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 일정을 고려하면 패럴림픽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유엔은 지난달 13일 평창 올림픽 개막 7일 전(2월 2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5일)까지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고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무작정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북한의 참가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강릉행 열차 안에서 진행된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간담회에서 “북한이 평창에 오기를 바란다”면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여를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티켓을 구매한 국민 20명 및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함께 경강선 KTX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트레인 원(1).’ 1979년 운행되기 시작한 대통령 전용열차가 일반에게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당초 3000억 원 정도 적자가 예상됐으나 국고 지원과 후원금 모금 등으로 흑자 대회는 아니더라도 수지균형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유근형 기자}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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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정유라 시대의 스포츠개혁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조명이 비켜가는 어두운 링사이드에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관객들만이 지켜보던, 이름 없는 선수들의 지방 복싱 경기. 상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겨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필사적이었다. 강펀치를 얻어맞을 때면 얼굴에서 링 주변으로 피가 튀었다.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뜨겁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인의 무관심 속, 그 아들이 겪어야 했던 뜨거움을 마음속으로 거의 똑같은 온도로 느낄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 어머니만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뿐이다.  몇 년 전 보았던 무명 복서의 경기와 패배의 아픔이 수용되는 방식은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주목받지 못하는 대다수의 삶 속에서도 각자의 작은 목표들을 향한 분투는 뜨겁다. 그러나 개개인 삶의 세세한 내용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실패 혹은 좌절의 고통은 자주 개인 또는 가족들만의 몫이었다. 그것은 고립된 풍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촛불 현상은 개인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필요했을 뿐, 개인들의 거대한 연대가 가능하고 그 연대는 그대로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분노가 그들을 묶기 시작했지만 이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도 그들을 움직이고 있다. 촛불은 희망의 연대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번 사태의 단초 중에 K스포츠재단을 통한 최순실 씨의 체육계 이권 개입 시도와 그의 딸 정유라의 승마 비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스포츠 개혁에 대한 논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사적인 관계가 판정 및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여겨져 왔다. 우리는 선수와 심판의 친분관계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과정의 엄격한 분리야말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공정성의 핵심이다. 박근혜 정권은 ‘스포츠 4대악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스포츠단체들을 압박했다. 스포츠 4대악이란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성)폭력’ ‘조직 사유화’ ‘입시 비리’ 등이었다. 이 중 정유라는 편파판정 의혹 및 입시 비리 등에 연루됐다.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과 입시 비리는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경쟁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척결해야 할 내용들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정유라는 경쟁은 회피하면서 지나치게 승리의 달콤함만을 취하려 했다. 현대 사회의 스포츠가 지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승자에게만 지나친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할 경우 선수들은 오직 승리만을 추구하게 되고 정글 같은 무한 경쟁 속에 편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스포츠 선수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우하는가의 문제도 이런 부분과 연관되어 있다. 국가가 선수를 승리만을 위한 도구로 쓰고자 할 때 선수가 아닌 인간적인 비극이 싹튼다. 승리 지상주의와 승자독식 현상을 줄이기 위해 패자에 대한 관심과 보상을 늘리고 선수들의 전인적 교육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것이 스포츠 개혁의 큰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활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의 긍정적 에너지를 지성적인 교육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오래된 꿈의 실현이 가능해진다.  스포츠도 우리 사회의 한 분야인 이상 우리 사회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스포츠 문화의 개선도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스포츠 문제가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듯이 역으로 스포츠의 개선이 우리 사회의 개선에 일조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게 스포츠 개혁은 우리 사회의 희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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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김연아와 이정현대표의 ‘거위의 꿈’

     피겨 스타 김연아의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린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행사장에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벽을 넘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가사가 어려움을 헤치고 정상에 오른 스포츠영웅의 기념식장에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묘한 기분을 느끼게 했던 것은 왜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가 좋아한다는 노래가 이 노래였기 때문인 걸까.  많은 이들이 김연아가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에 그들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았을 것이고, 또한 김연아의 쉼 없는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 자신이 살아가며 발휘해야 할 많은 노력과 의지에 대한 믿음을 키웠을 것이다. 노력과 의지로 삶의 불확실성을 통과하고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러한 믿음이야말로 희망이라는 이름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김연아 개인의 노력과 성취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근 김연아가 박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가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연아가 이날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자신은 그 행사에 대해 몰랐고 불이익을 당한 적도 없다고 밝히기 전까지 많은 팬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러한 분노의 바닥에는 팬들의 희망이 투영된 상징적 인물을 정권이 부도덕한 현장에 불러내어 정치적 소도구로 이용하려 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때의 김연아는 개인적인 도전과 노력, 난관의 극복이 희망적으로 형상화된 인물인 것이다. 설령 김연아가 아니었더라도 비슷한 위상을 지닌 또 다른 스타가 이런 일을 겪었어도 같은 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본다. 최순실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노력과 성실이라는 덕목이 정당하게 꿈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연아는 거위의 꿈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체적 존재이다. 김연아 외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권으로서는 이러한 스타들의 이미지를 이용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팬들이 김연아가 정권의 그런 의도에 이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히려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정권과 팬들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흙수저’도 아니고 ‘무수저’라고 자처했던 이정현 대표도 거위의 꿈을 이야기해 왔다. 지역주의 타파와 새로운 정치혁명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노래를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위기에 몰려 있다. 그가 이끄는 새누리당과 그가 앞장서 보호하고 있는 현 정권은 오히려 수많은 거위의 꿈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지탄받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그가 대다수 국민을 위하지 않고 소수의 권력 핵심만을 위하며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인식을 심어 줬기 때문이다.  그가 대의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그가 말했던 거위의 꿈은 한낱 개인의 출세욕에 지나지 않았다는 후세의 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실의 무거운 중력을 떨치고 날아오르고 싶은 것은 김연아든 이 대표든 누구든 우리 모두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러나 날아오르고 싶다는 꿈은 같았으되 그 날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이 달랐던 것일까. 조율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오늘의 이 불협화음은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누군가의 꿈이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군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한 개인의 꿈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아름다운 꿈을 표현한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시대의 크나큰 불화와 괴리감이 쓰기만 하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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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구한말 무당의 국정 농단과 오늘

     구한말 고종과 명성황후를 조종했던 무당 진령군(眞靈君)이 있었다.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당시의 세태를 기록하다 끝내 나라가 망하자 자살했던, 학자이자 우국지사 황현(1855∼1910)이 지은 ‘매천야록(梅泉野錄)’에 등장하는 기록이다. “무당은 아무 때나 대궐에 나아가 임금(고종)과 중전(명성황후)을 뵈었으며… 금은보화를 상으로 주니 이루 셀 수 없이 많았다. 화와 복이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렸으니, 수령 방백들이 자주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에 부끄러운 줄 모르는 대신들이 앞다투어 그에게 아부하니, 혹은 자매라 부르기도 했고 혹은 수양아들이 되기를 원하기도 했다.”(‘매천야록’·허경진 옮김·서해문집) 이 무당은 1882년 구식 군대의 군인들이 신식 군대와의 차별대우에 반발해 일으킨 임오군란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중전이 충주로 피란 가 있을 때 이 무당이 찾아가 환궁할 때를 점쳐 주었는데 들어맞자 신기하게 여겨 궁으로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이후 중전의 몸이 좋지 않을 때면 무당을 찾았고 날마다 총애가 더해지니 무당의 말이라면 들어주지 않는 것이 없다고 했다. 마침내 무당이 “나는 관성제군(關聖帝君·삼국지 속 관우를 신격화한 존재)의 딸이니 신당을 지어 정성껏 받들라”고 말하니 중전이 그 말대로 따랐다고 한다. 이런 진령군에게 접근한 사람 중에 이유인이라는 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진령군에게 자신이 귀신을 불러낼 수 있다며 산으로 데리고 갔다. 한밤중 산속에 미리 짜고 귀신 가면을 쓴 불량배들을 배치한 뒤 자신이 귀신을 부르면 나타나게 했다. 이에 속은 진령군은 이유인을 고종과 중전에게 아뢰었고 이유인은 벼슬을 얻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사실이었을까. 지방에 은거하던 황현이 직접 보고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황현이 이 이야기를 기록해 두었으니 당시에 이런 내용이 세간에 돌았던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진령군은 최근 사람들 사이에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의 ‘최순실 사태’를 보도하는 해외 언론에도 주술적인 표현이 등장했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에게 은밀한 조언을 한 인물(shadowy adviser)이 야당으로부터 ‘무당 점쟁이(Shaman Fortuneteller)’로 비난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정 러시아의 몰락을 부채질한 요승 라스푸틴을 거론한 해외 언론들도 있었다. 진령군이든 라스푸틴이든 정권의 은밀한 장막에 숨어 있다 드러났으며 그 존재가 드러났을 때는 이미 그 정권의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주술적 표현과 요승의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최근의 사태가 너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차라리 기이한 힘이 작동해서 생겨난 결과라고 믿고 싶어 나타난 현상은 아닐까. 그러나 최 씨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각종 관계 기관에 영향을 끼친 힘의 속성이 주술적인 것일 리가 없다. 그것은 권력의 칼날을 언뜻언뜻 보여주며 행사한 매우 물리적인 폭력에 가깝다. 이런 권력의 힘 앞에서 정부 관료들은 굴종했다. 100여 년 전 매천야록 속 대신들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 원칙을 지켜야 할 관료들이 권력 앞의 굴종을 자신의 안일과 출세를 위한 처세술쯤으로 여길 때 민초들을 짓누른 삶의 하중은 가중돼 왔다. 최 씨가 ‘공정성’을 상징으로 하는 스포츠 쪽에서 농단한 것은 역설적이다. 문체부는 스포츠 분야야말로 사회의 공정한 경쟁을 상징하는 영역이라는 인식 아래 스포츠 비리를 없애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현 정권 들어서 유달리 많이 시도했던 그 수많은 체육단체에 대한 감사와 조사마저도 그 저의를 의심받고 있다. 믿음이 사라지고 남은 의심과 분노가 쌓여 절망을 이룬다. 국민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분노와 절망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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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홍명보 의리 축구 논란에 가린 것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였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이루었던 거스 히딩크에 이어 본선에서 연달아 네덜란드 출신 감독을 기용했다. 독일 월드컵에서 만난 네덜란드 기자로부터 히딩크와 아드보카트를 비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가 낳은 11명의 명감독을 분석한 책의 저자였던 코번 기자는 히딩크에 대해 ‘피플 매니저(People Manager)’라는 표현을 썼다. 한마디로 사람을 아주 잘 다룬다는 것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서는 ‘전술 운용에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했다.  누가 더 나은 감독이냐는 질문에 “역대 최고 감독은 요한 크라위프, 현재 최고 감독은 히딩크”라고 했다. 당시 히딩크는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루어낸 데 이어 호주 대표팀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0년 전 독일 월드컵 당시 들었던 네덜란드 기자의 이야기를 떠올린 건 최근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읽어 본 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원칙 없는 선수 선발로 ‘의리 축구’ 논란을 빚었던 홍 감독은 이 논문에서 “팀을 새롭게 정비하고 본인이 원하는 방식을 체득시키기에는 그 기간이 촉박했고 때문에 과거에 나와 호흡을 맞췄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고참급 선수가 필요했던 것이 그 당시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히딩크 감독이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올랐던 것은 선수의 심리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분명한 비전과 신념을 지녔지만 권위를 앞세워 선수들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배려 및 지적 자극을 통해 선수들을 분발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많은 감독이 히딩크처럼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활용하고자 한다. 그러려면 선수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간이 촉박했던 홍 감독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려 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는 축구를 떠난 분야에서도 조직의 리더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자신이 잘 알고, 일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낯선 인물을 핵심 보직에 앉히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나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한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믿는 선수 위주로 뽑은 뒤의 부작용은 컸다. 홍 감독의 실패에는 분명히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이 있다. 이 점이 그의 논문이 지니는 유효한 점일 것이다. 그러나 홍 감독의 자성 어린 분석에도 불구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함께 거론되어야 할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 월드컵 실패 요인을 분석할 때면 으레 홍 감독의 편파적 선수 선발이 도마에 오른다. 그러나 모든 실패의 책임을 감독 개인에게만 지울 수 있는가.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때면 감독 교체 카드로 위기를 돌파하곤 했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대증요법일 뿐이다. 브라질 월드컵 실패 요인과 관련해서도 홍 감독의 ‘의리 축구’ 논란뿐만 아니라 감독 선임의 중장기 과정, 유소년 축구를 비롯한 전반적인 축구 인프라의 개선, 프로축구의 질적인 발전 등 복합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함께 논의했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홍 감독 개인에 대한 비판에 가려 적극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한국은 다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다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감독에 대한 비판에 앞서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히딩크 같은 명감독을 모셔오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은 축구 발전의 토대를 갖추는 것이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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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체육-엘리트 체육 정책갈등 해소 ‘발등의 불’

     통합대한체육회장의 시급한 과제는 기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화학적 결합 및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등을 둘러싼 정부와 통합대한체육회 간의 체육 정책 노선 조정이다.  두 단체는 통합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서 직급과 연봉 체계, 중복 업무 분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단체 출신 직원들은 각각 별도의 노동조합을 구성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KOC 분리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 각국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별로 올림픽 관련 업무를 하는 단체로 인정하는 조직(NOC)이 있다. 각 NOC는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고 있다. KOC는 한국의 NOC이며 현재는 대한체육회에 속해 있다.  정부는 통합대한체육회 출범 이전부터 대한체육회로부터 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측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KOC 분리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되지 않으면 올림픽 메달 성적 등에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엘리트 체육 위주의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신임 회장을 비롯한 기존 대한체육회 멤버들 사이에서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될 경우 국가대표 선수 육성과 선발이 이원화돼 혼란을 초래한다”며 KOC 분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은 정부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는 KOC를 떼어내 통합체육회를 쉽게 관리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는 향후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둘러싼 체육 정책 노선의 갈등 요인이기도 하다. 신임 이 회장과 정부 간에 상당한 조정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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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심판 부정행위 땐 손해배상 책임

     내년부터 프로스포츠 부정행위를 일으킨 선수나 심판 등에 대해 단체 또는 구단 차원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신고 포상금은 최대 2억 원으로 늘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5개 프로 종목 8개 관련 단체는 29일 프로스포츠 분야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부정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먼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내에 프로스포츠부정방지위원회를 신설해 승부 조작, 불법 스포츠도박 등을 집중 관리하도록 했다. 기존에 해당 종목 단체별로 운영했던 부정행위 신고센터도 부정방지위원회 내로 통합 운영된다.  부정방지위원회는 독립적 상벌 기구인 특별상벌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별상벌위원회는 종목별로 해당 종목 관계자 3명 및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프로스포츠 단체에서 1심, 특별상벌위원회에서 2심을 통해 제재 강도를 최종 결정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제재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구단에는 관리 책임을 물어 승점 삭감 및 선수 영입 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정행위를 한 개인에 대해서는 단체 또는 구단 차원에서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상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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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10대들의 도박과 국가불행의 싹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지만 도박을 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A 군(17)은 그동안 도박으로 600만 원가량을 잃었다. 중학생이던 15세 때 선배의 권유로 온라인 도박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홀짝을 맞히는 온라인 사다리게임, 불법 스포츠 도박, 온라인 카지노 등을 했다. 일주일에 6일 정도 도박을 했고, 금액은 평균 10만 원이었다. 주변에서 돈을 빌려 도박을 하다 100만 원이 넘는 빚이 생기자 부모가 이를 갚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돈이 필요해지자 주변의 물건을 훔쳤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기로 하고 돈만 받고 물건을 주지 않는 등 사기 행위도 저질렀다. 결국 치료를 위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게 되었다. 17일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정한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었지만 연휴 분위기에 가려진 면이 없지 않다. 최근 우려되는 것은 10대들의 도박이다. 접근이 용이한 모바일 등을 이용해 청소년 도박이 늘어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동안 정책적으로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본보가 불법 스포츠 도박의 세계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사설 사이트 운영 관계자 A 씨는 “남자 고교생 중 3분의 2는 스포츠 베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공식 실태조사 결과만으로도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에야 전국 규모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전국의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1.1%에 해당하는 학생이 문제 수준에, 4%의 학생이 위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도박문제관리센터는 전국의 학생 2만9000여 명이 문제 수준, 11만여 명이 위험 수준의 도박 문제를 안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 수준은 지난 3개월간 반복적인 도박 경험이 있으며 심각한 정도의 자기 조절 실패를 겪었고, 그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폐해 역시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위험 수준은 지난 3개월간 도박을 한 경험이 있으며 자기 조절 실패에 따른 심리 사회 경제적 폐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박을 해 본 청소년의 비율은 도박을 해 본 성인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도박중독 문제가 나타나는 비율은 비슷하다. 일단 도박에 발을 들이면 청소년들이 더 쉽게 중독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하는 사다리게임과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함께 운영하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 두 가지 게임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을 자랑하는 한국은 그만큼 청소년들의 도박 방지에 취약하다. 정부는 그동안 불법 도박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사감위와 경찰 등이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특별사법경찰권 제도 도입 등 수사 권한과 조직 개편 등을 놓고 갑론을박해 왔다. 그 사이 정부의 대책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은 명백하다. 지난해 불법 도박 규모는 총 83조8000억 원으로 2011년의 75조100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도박 문제는 커졌고 그 폐해는 청소년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요행수를 바라는 도박은 성실함과 노력을 등한히 하게 만든다. 잘못된 가치관은 결국 개인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사회를 흔든다. 미래의 기둥인 10대들의 도박을 방치할 경우 국가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정부는 10대 도박 문제를 포함해 불법 도박 대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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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국 승부조작’ 파문때 中자본 끌어들인 주범들, 축구 구단 인수까지 노려

    전 축구국가대표 최성국 등을 협박해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대 파문을 일으켰던 2010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의 주범이 이에 앞서 국내 축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에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던 A 씨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성국의 승부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브로커 J 씨와 중국인 H 씨가 한국 프로축구 N리그 소속 S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으로 돈을 벌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당시 J 씨가 S구단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승부 조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며 “J 씨는 H 씨와 함께 중국에 있는 베팅 사이트에서 경기 결과를 놓고 베팅을 해 큰돈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리그는 국내 프로축구 3부 리그에 해당하는 리그로 S구단은 2010년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N리그에서 퇴출됐다. 이에 대해 2009년 S구단의 단장 겸 감독이었던 최모 씨는 “실제 구단 인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J 씨가 여러 차례 구단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H 씨와 J 씨는 이어 2010년 중국인 W 씨 등과 함께 당시 상무 소속이었던 최성국에게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패할 것을 지시했지만 무승부가 되자 최성국을 찾아가 “자살골이라도 넣으라”고 협박해 결국 다음 경기에서 상무가 0-2로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했다. 중국 자금이 한국의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최근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중국에 서버를 두고 활동하면서 이들과 중국 자금의 결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한 승부 조작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스포츠도박단에 관여하고 있는 B 씨는 “요즘에는 전문직, 연예인 등이 전주 노릇을 하는데 이들은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마치 주식 매매를 대신하는 펀드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처럼 도박사들에게 5억∼10억 원을 맡기고 뒤에서 수익을 얻는다”며 “전주들이 직접 선수들에게 협박까지 했던 몇 년 전과는 180도 다르다”고 전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이원홍 기자}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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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로 숨은 錢主… 수억 베팅 도박사-선수포섭 브로커 거느려”

    《 승부 조작과 관련돼 영구 제명당한 스타플레이어는 한두 명이 아니다. 26일엔 프로야구 NC 투수 이태양이 승부 조작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명예는 물론이고 선수 생명까지 끝날 수 있는 승부 조작은 불법 스포츠도박과 연결돼 있다. 승부 조작의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인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던 A 씨, 10년 이상 사설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며 본인이 직접 베팅을 하고 있는 B 씨, 사설 스포츠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다 실형을 살았던 C 씨를 만났다. 이들은 승부 조작과 불법 스포츠도박의 세계에 대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 ○ 전주(錢主), 브로커, 그리고 승부 조작 이들은 수익률을 높이려는 불법 베팅사이트 운영 조직들과 높은 배당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결탁해 승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조직은 점점 기업화하고 있다. B 씨는 “이른바 베팅에 돈을 대는 전주, 전주로부터 억대 돈을 받아 여러 사이트에서 베팅을 전문으로 하는 ‘도박사(베터)’들, 그리고 도박사들이 고용하는 선수 출신 전문 브로커가 모기업과 계열사처럼 한줄기를 이뤄 승부 조작에 개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B 씨에 따르면, 전주가 승부 조작 전면에 나섰던 과거와는 다르게 전주가 도박사를 고용한 뒤 도박사가 다시 승부 조작 대상을 물색하는 브로커를 고용하는 이중 고용 구조가 업계에 정착됐다. B 씨는 “도박사들 옆에 브로커들이 기생하듯 붙어 있다. 브로커 개인이 스포츠 에이전트처럼 활동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업체를 만들어 4, 5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핀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직접 인연이 닿는 브로커들은 승부 조작을 성사시키는 일과 동시에 선수들의 구체적인 일과와 정보를 파악해 다른 베터들에게 팔기도 한다. 이 수익이 전주에게 가는 경우도 있고 브로커와 전주, 도박사가 나누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B 씨는 “가격이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 주식 정보는 아무나 받을 수 없듯이 이 업계에서도 선수의 ‘은밀한’ 일상에 관한 정보나 승부 조작 정보가 아주 비싼 값에 거래된다. 브로커에게서 여러 단계를 거쳐 나온 승부 조작 정보라도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최초 출처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나도 중간단계 관계자에게 2000만 원을 주고 승부 조작 정보를 받아 베팅을 해봤다”고 말했다. B 씨는 “전국 경기장을 가장 빨리 오갈 수 있는 대전 등 충남 지역에 전문 승부 조작 브로커 사무실이 대거 몰려 있다”며 “선수들의 음주 정도, 컨디션 상태 등 정말 친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와 개인 신상이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B 씨는 “운동을 함께 했던 선배 브로커가 선수들을 만나 술과 음식을 꾸준히 사주고 500만 원 정도 주머니에 넣어주면서 선수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이어 ‘형 믿고 한번 가보자’거나 ‘형 좀 도와줘’라고 하면 100명이면 100명 모두 넘어가게 마련”이라며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많은 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정에 끌렸거나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 “요즘엔 단속보다 무서운 것이 고객(유저)들의 이탈이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가 늘면서 운영 조직끼리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로 거액을 번 사례가 알려지면서 새롭게 뛰어드는 경쟁자가 많기 때문이다. A 씨는 “요즘 사이트들 사이에서는 유저들을 얼마나 끌어 모으느냐가 생명이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한 적이 있는데 별도의 홍보 마케팅 담당자를 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저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생일을 모두 기록해 놓고 선물을 보냈다. 또 유저가 베팅을 하다 수사기관에 적발돼 벌금형을 받으면 벌금까지 대신 내줬다. 처음 가입하는 사람에게는 사이트 내에서 구매한 사이버머니 총액의 10%를 보너스로 줬다. 이렇다 보니 사이트 운영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사이트당 하루 200∼300명은 놀아줘야 큰돈을 만질 수 있다”며 “요즘엔 단속보다 무서운 게 손님을 놓치는 것이다. 유저들이 우리 사이트가 아닌 다른 사이트에 가서 베팅을 할까 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규모가 큰 사이트에서 후발 주자인 작은 사이트를 상대로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로열티를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 C 씨는 “이쪽 업계에서도 소위 대기업 같은 업체가 있다”며 “신생업체에 운영을 지도해주고 수익의 20%를 로열티로 받는 게 관행이 됐다”고 말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5월 발표한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스포츠도박의 총 매출 규모는 약 21조8000억 원으로 2012년 발표한 ‘제2차 실태조사’ 때의 7조6000여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불법 스포츠도박단 수도 250∼365개에서 1000∼1520개로 4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러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당 1일 입금액은 2000만∼5억 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전체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은 커졌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이트별 수익률은 하락한 것이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내부 단속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직원들이 수사기관에 제보하거나 비밀이 노출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철저하게 지인들을 통해 소개받은 사람들만 쓴다. 직원들끼리는 서로 실명을 모르게 하고 외국인 이름을 쓰게 한다. A 씨는 “인센티브나 휴가를 적절하게 주면서 회사를 나가지 못하게 한다. 한 달에 500만∼1000만 원은 벌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직원이 여기 오기 전에 PC방에서 하루를 보내던 ‘폐인’이 많았다. 보수가 높다는 소문이 돌아 조직에 들어오려는 경쟁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돈 세탁’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적발되면 그동안의 수익을 모두 몰수당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이쪽 업체들은 돈 세탁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쓴다. 의류나 시계 등을 수입하는 사업체로 가장해 정상적인 지출, 수입이 이루어진 것처럼 근거를 갖춰 놓는다”고 말했다. B 씨는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고 갈수록 사이트 가입도 신중하게 처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즘에는 해외 인터넷주소(IP주소)로 들어오는 유저는 원천 차단한다. 외국 조직폭력배들이거나 수사 목적으로 접근한 유저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 효율적인 단속 필요 B 씨는 “최근엔 스포츠를 좋아하는 고등학생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어려서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그 나름의 보는 눈이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으며 높은 배당률이 걸린 쪽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학생 2, 3명이 베팅을 하면 주변 친구 10∼15명이 순식간에 함께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불법 스포츠도박의 폐해가 청소년에게까지 미칠까 봐 우려되는 부분이다. 현재 불법 스포츠도박을 감시하는 곳은 사감위의 불법사행산업감시신고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공정문화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등이 있다. 사감위와 공단은 불법 도박 신고를 받으면 확인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다. 사감위와 공단 관계자들은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현장을 적발하고 감시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감위나 공단에 수사권을 준다 해도 사감위나 공단이 전국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전국을 커버할 수는 없다. 이들에게 수사권을 주기보다는 경찰의 인력을 더 확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사감위나 공단, 경찰이 별도로 단속활동을 하고 있어서 이들 사이의 정보 공유가 잘 안 된다”며 “어느 조직이 중심이 되든 불법 스포츠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전담 조직 또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이원홍 기자이민형 인턴기자 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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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박태환의 몰락과 주홍글씨

    가슴에 죄인의 낙인처럼 새겨진 주홍글씨는 지울 수 없는 것일까. 수많은 빛과 그림자를 남긴 채 올림픽이 끝났다. 눈이 멀어 버릴 것처럼 빛나는 조명과 환호 속에 무대를 내려온 선수가 있는가 하면 출전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주목받지 못하거나 패배의 어둠 속에 퇴장한 선수도 있다. 그 강렬한 명암의 대비 한가운데 박태환이 있다. 8년 전 8월 10일 베이징 하늘엔 간간이 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몸이 무거워지는 박태환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다. 1시간 정도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태환은 이날 생애 최고의 역영을 펼치며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올림픽 수영 금메달을 따내며 역사적 영웅이 되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를 보던 부모는 감격에 목이 메었다. 2년 뒤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또 다른 전설이 될 김연아도 박태환의 미니홈피에 ‘오빠 대박’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기자회견장에서 박태환에 대한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한 일본 기자가 푸념하던 소리를 아직도 기억한다. 국민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박태환은 경기를 중도 포기하고 귀국했다.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 예선에서의 성적은 최하위에 가까웠으며 예정됐던 1500m에는 출전조차 하지 않았다. 한 차례 약물 파동을 일으켰던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뒤 어렵게 올림픽에 출전한 상태였다. 그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약물 관련 전과를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경기를 포기한 투혼의 상실을 지적한 내용이 많았다. 그와 관련한 뉴스에는 ‘약해지지 말자’ ‘약한 사람 아니야’ 등의 ‘약’자가 들어가는 댓글이 유행했다.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하면서 ‘약’이라는 말을 넣어 교묘하게 조롱한 것이다. 누군가의 몰락을 보는 건 운명의 비정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운명은 자비롭지도 잔인하지도 않고 그저 무심할 뿐이며 그 몰락과 성패의 원인은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모두에게 성공의 가능성뿐 아니라 참혹한 실패의 가능성이 똑같이 열려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분명 등골이 시린 일이다. 우리는 모두 실패할 수 있다. 팬들이 박태환에게 강한 비난을 쏟아낸 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망가진 공정성에 대한 강한 욕구 때문일 거라고 본다. 공정한 경쟁이 생명인 스포츠에서마저도 약물 등의 편법이 저질러지고 있다는 데 대한 거대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경위야 어찌 됐든 박태환이 약물을 사용했던 사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고의든 아니었든 부주의한 약물 사용은 그의 운명을 처참하게 망가뜨렸다. 그러나 선수가 아니라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그는 아직 많은 시간을 살아가야 할 한 명의 젊은이일 뿐이다. 선수로서의 과오가 크다 하더라도 그에게 남은 인간적인 삶까지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또 약물 파동 이전에 그가 열악한 한국 수영계의 환경을 딛고 세웠던 공로는 지워지지 않는다. 박태환이 언제 다시 팬들의 가슴속에 따뜻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그가 팬들의 가슴속에 돌아오려면 팬들이 분노했던 바로 그 부분에 대한 진심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약물과 편법이 아닌 진정한 땀의 가치를 보여 주는 것이다. 지금 가장 괴로울 사람은 박태환 본인이다. 고통을 통과해 본 자는 진실을 느낄 수 있다. 삶의 밝은 면뿐 아니라 어두운 이면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통받은 자의 진정성으로 진심을 다한다면 그의 마음도 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것이 그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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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올림픽 엽기 사건

    올림픽에서는 엽기적인 사건도 많이 발생했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리려고 속임수를 쓰다 일어난 사건이 많았다. 1960년 로마 올림픽 근대5종 단체전 경기에서였다. 근대5종은 수영 승마 펜싱 사격 크로스컨트리(육상)를 함께 치르는 종목이다. 튀니지 대표팀과 상대하던 선수들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펜싱 경기에 나선 튀니지 선수들의 경기가 너무 똑같았던 것이다. 알고 보니 튀니지 대표팀 선수 3명 중 1명이 다른 2명을 대신해 경기를 했다. 펜싱 경기에는 마스크를 쓰고 나서는 점을 이용했다.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들켰고 실격 처리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1600m 계주에 나설 예정이던 푸에르토리코의 마델리네 데 헤수스는 대회 도중 부상으로 경기를 하기 힘들어졌다. 그러자 자신을 응원하러 온 쌍둥이 자매를 몰래 경기에 내보냈다. 푸에르토리코 여자 대표팀은 결선에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코치가 상황을 알아채고 사태가 커지기 전에 팀을 결선에서 철수시켰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여자 높이뛰기에 출전했던 독일의 도라 라트옌은 4위를 한 뒤 2년 뒤에는 세계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였다. ‘그녀’를 수상하게 여긴 동료들로 인해 그의 정체가 밝혀졌고 기록은 삭제됐다. 경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벌어진 사건도 많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태권도 80kg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쿠바의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킥을 날려 쓰러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외적인 이유로 올림픽을 이용하려 한 사건도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마라톤 선두를 달리던 브라질의 반데를레이 리마가 결승점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37km 지점에서 닐 호런이라는 괴한의 습격을 받아 쓰러졌다. 호런은 “세상의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인류의 평화를 위해 다 같이 춤을 추자”고 주장해 왔다. 호런은 춤이야말로 사람들을 평화로 이끌 수 있다며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자신과 함께 춤을 추자고 했다. 호런은 올림픽 이전에도 시속 250km가 넘는 자동차 경주장에 뛰어들어 비슷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호런 자신은 세계 평화를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이런 사건을 일으켰지만 자신의 주장을 위해 올림픽을 방해했다. 리마는 결국 3위에 그쳤고 브라질은 금메달을 도둑맞았다며 분노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오늘의 올림픽이 마주한 현실에 비하면 과거의 이런 사건들은 어쩌면 소극(笑劇)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성적과 명예에 대한 욕망은 자매를 대신 출전시키거나 다른 선수를 대리 출전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러시아의 예에서처럼 국가가 개입하는 대규모 도핑 사태로 번졌다.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신선한 피를 새로 수혈받거나 금지된 약물을 복용하는 기괴한 행위들이 적발되고 있다. 춤으로 세계 평화를 이끌어내자는 주장은 돌이켜 보면 낭만적으로까지 느껴진다. 평화의 제전이라는 올림픽은 대규모 테러의 공포 아래 놓여 있다. 테러는 합리적인 소통을 거부한 채 일방적인 메시지만을 강요하는 가장 야만적인 형태의 폭력이다. 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위협은 역설적으로 올림픽의 광대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은 “올림픽은 미래에 대한 믿음을 위한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올림픽 참가자는 성실성과 도덕성, 그리고 타락한 욕망의 유혹을 물리칠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런 요소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이런 점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미래를 위한 전사들이기도 하다. 6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개막한다. 당당히 싸우고 돌아오라.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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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간 묻힌 ‘명예의 전당 헌액’… “요삼형이 시그널 보낸것 같아”

    9년 전 크리스마스에 형은 쓰러졌다. 사람들이 축제를 벌이거나 선물을 주고받던 그날, 형은 경기에 나섰다. 생의 도전이 멈추게 될 줄 모른 채. 그 순간 동생이 곁에 있었다. 형의 이름을 빛내고 기억하기 위한 동생의 오랜 노력이 이어졌다. 형의 뜻을 이은 동생에 의해 형제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는 승화되어 새로운 의미를 남기고 있다. 2007년 12월 2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인터콘티넨털 플라이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최요삼은 마지막 12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 도전자 헤리 아몰(인도네시아)의 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최요삼은 일어섰다. 두 주먹을 들어올리며 경기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주심은 경기 재개를 선언했고 종이 울려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최요삼은 경기가 끝나자 다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마치 경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투혼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를 붙잡고 있었던 것처럼. 경기에서는 판정승했지만 그는 깨어나지 못했다. 한 차례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내려 온 뒤 다시 챔피언이 되기 위해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극한의 훈련을 계속했던 그였다. 최요삼은 2008년 1월 6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많은 국민을 울렸다. 한편으로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최요삼이 세계복싱평의회(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실이 국내에 뒤늦게 알려졌다. 최요삼은 WBO 챔피언이 되기 전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라 3차 방어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가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WBC 라이트 플라이급 15차 방어에 성공했던 장정구에 이어 두 번째다. WBC에 따르면 최요삼이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것은 2009년이다. 그런데 왜 국내에는 이제야 알려졌을까. 최요삼이 WB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사실을 국내에서 처음 밝힌 사람은 최요삼의 친동생이자 매니저였던 최경호 Y3복싱클럽 대표(40)다. 그는 형이 쓰러질 당시 매니저로서 형의 곁에 있었다. 그는 어머니 오순이 씨(72)와 함께 형의 뇌사 판정을 받아들이고 사망에 동의하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었다.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평소 WBC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왠지 들어가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예의 전당 코너 초기 화면에는 형의 이름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상세 검색을 해 보니 형이 이미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되어 있었어요. 정말 기뻤죠.” WBC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최요삼에게 명예의 전당 회원 자격을 주었지만 관리 소홀로 정작 관련 사이트에는 그의 이름이 게재되지 않으면서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제가 알아내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누군가가 알아냈겠죠. 하지만 이 사실이 더 늦게 알려졌을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내년쯤 아시아 지역에서 WBC 총회가 열리게 되면 형의 명예의 전당 입회 기념행사를 할 생각입니다. WBC 측에서도 총회 기간에는 언제든 기념행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갑자기 명예의 전당 관련 자료를 찾아보게 된 것에 대해 “형이 암시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형이 죽은 후 복싱계를 떠났다가 복귀한 그는 “내가 복싱 관련 일을 다시 하게 된 것도 형의 영향 때문이었다. 사고 후 몇 년이 지났을 때인데, 꿈에 형이 나타나서 ‘너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래. 복싱 관련 일을 해라. 네가 갈 길은 복싱이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꿈에서 형의 말을 들은 그는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고 했다. 형이 죽은 후 쇼핑몰 관련 회사에 다니던 그는 복싱계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꿈에서 형을 만난 후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고민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정말로 복싱 관련 일을 해야 하나. 침체기에 있는 복싱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했어요. 반면 당시 직장에서는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고 있었지요. 현실에 안주해야 하나….” 부인이 큰아들을 낳고 둘째 아들을 임신했을 때였다. 그러나 결국 형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제 나이 30대 후반이었어요. 더 늦으면 다시는 제가 좋아했던 복싱 일을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심하고 난 뒤 제일 먼저 눈에 밟히는 사람이 아내와 어머니였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그는 퇴직금 등으로 마련한 돈으로 아내에게 1년 치 생활비를 주고 난 뒤 복싱계에 뛰어들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한번 해보고 싶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과 함께. “처자식이 나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중에 돈도 없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요삼이 형이 나를 보고 있다면 도와줄 것이라 믿었어요.” 그는 전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 플라이급 챔피언이었던 유명우 한국권투연맹(KBF) 실무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해 주신다면 같이 프로복싱을 위해 노력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이 이끌던 버팔로프로모션에 합류해 본부장으로 일하게 된 그는 “별다른 월급은 받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제2의 유명우 장정구 최요삼을 키우려는 꿈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다. 버팔로프로모션은 국제복싱연맹(IBF) 슈퍼밴텀급 아시아 챔피언인 김예준을 비롯해 국내 유망주들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최 씨는 버팔로프로모션에서 복싱 관련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많은 노력 끝에 2014년 12월 형의 이름을 딴 Y3복싱클럽을 개관했다. 요즘은 관원들에게 직접 스파링을 해주고 있다. 많을 때는 연이어 20명의 스파링을 해주기도 한다. 이런 날은 온몸이 녹초가 된다. 그럴 때면 땀범벅 속에서도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입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형 생각 때문이다. “스파링 도중 맞으면서 생각합니다. 우리 형 이렇게 힘들었구나. 이렇게 힘들었을 텐데 왜 말리지 못했을까…. 형은 스파링 훈련을 할 때 아무리 힘들어도 ‘야 괜찮아 괜찮아 올라와’라고 했어요. 계속 링 위에 올라 자신과 스파링을 해달라고 했어요. 그 기억이 날 때면 ‘나도 여기서 한번 죽어보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스파링 대기자가 줄을 서 있어도 전부 올라오라고 합니다.” 생전의 최요삼은 쇼맨십도 강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풍겼지만 그의 내면에도 고독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가 사경을 헤맬 때 공개된 그의 일기에는 “이제는 끝내고 싶다 권투를…. 맞는 게 두렵다”고 적혀 있었다. 1999년 WBC 챔피언에 올랐지만 경기 침체와 복싱 인기의 하락으로 인해 방어전 일정을 잡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일기에는 “나를 버리고 간 사람들이 생각난다. 권투도 나를 버릴까” “외로움이 너무나 무섭다. 너무나. 더 외로워야 할까”라는 구절도 있었다. “벼랑 끝 승부라고 생각하겠다. 나는 밀리면 죽는다”며 경기에 대한 각오와 절박함을 드러냈던 그였지만 “저 푸른 초원 위에 예쁜 집을 짓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장 평범하게 살고 싶다. 이제는 피 냄새가 싫다… 내일이 두렵다”고 적었었다. 35세로 사망한 최요삼은 미혼이었다. 최 씨는 “요즘도 형과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듣던 음반을 가끔 듣는다. 가사가 참 슬픈 게 많다. 그때는 형에게 ‘왜 이렇게 슬픈 노래를 듣느냐’고 했지만 이제는 형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최 씨 자신도 삶이 힘들어 소주 한잔 마시고 혼자 눈물 흘릴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건 어쩌면 모든 가장(家長)들에게 공통된 게 아닐까. 링 위냐 링 밖이냐의 문제일 뿐 외롭고 치열하게 싸우는 건 모두 비슷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형은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형님이 24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세 살 터울인 요삼이 형과 저는 6남매 중의 다섯째와 여섯째였어요. 어릴 때 형에게 맞은 기억이 많아요. 아버지 돌아가신 후 형과 더 친해졌지요.” 최요삼은 권투를 해서 번 돈으로 프로골퍼 지망생이었던 동생을 뒷바라지했다. “나는 (매)맞는 운동을 하지만 너는 좋은 운동을 해라”던 형이었다. 최요삼은 집안의 기둥이었다. 최요삼은 세계챔피언에 도전하기 위해 합숙훈련을 하면서 동생에게 매니저 역할을 부탁했다. 이후 형제는 링 안팎의 고락을 함께했다. 형이 “신발 좀 화려하게 만들어 봐라”고 하면 동생이 동대문시장에서 각종 재료를 구해 신발에 꿰매어 꾸미기도 했다. 옷감을 끊어다 경기에 입고 나갈 형의 옷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최요삼이 체력훈련과 체중 감량의 고통에 힘겨워하며 잠을 못 이룰 때면 함께 밤을 새웠던 동생이었다. 최 씨가 매니저 역할을 맡았지만 주요 결정은 최요삼이 많이 내렸다. “형은 갈까 말까 망설일 바에는 가는 게 낫다는 스타일이었어요. 형의 결정을 따르면서 저도 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습니다. 형은 오늘의 저를 만들어준 존재입니다.” Y3복싱클럽은 서울에 3곳, 경남 김해에 1곳이 있다. 그는 “이 체육관 모두를 내가 출자해서 만든 건 아니다. 4곳 중 2곳은 같이 운동했던 후배들이 Y3라는 이름으로 체육관을 내고 싶다고 해서 개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Y3복싱클럽 본관 벽에는 최요삼의 얼굴이 크게 그려져 있다. 그의 꿈은 Y3복싱클럽을 10개 정도로 확장해 전국에서 문을 여는 것이다. “저는 없어질 수 있지만 Y3복싱클럽은 계속 남았으면 합니다. 사람들이 저는 기억하지 못해도 요삼 형은 오랫동안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Y3복싱클럽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국내 복싱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결국 복싱 인구가 많아져야 복싱이 부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체육관에서 복싱을 익히는 사람들 중에는 의사 판사 등 엘리트 인사들도 많다고 했다. 최근 복싱클럽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다이어트와 건강증진 효과를 보려는 이들이 많다. 그는 “복싱이 더 이상 헝그리 스포츠로만 비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요삼이 떠난 이후 최요삼 추모 복싱대회를 2년 전까지 개최했다. 이제는 최요삼의 정신을 이어받은 선수들을 배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최요삼 정신’에 대해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이겨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수백 km의 로드워크와 함께 혹독한 체력훈련을 했던 최요삼의 모습이 떠올랐다. 형의 죽음 이후 동생의 많은 활동은 형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었다. 동생은 다시 형이 쓰러지던 그날을 회상했다. “경기를 정리하고 형이 입원해 있던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뇌사’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형 이렇게 가려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은 저를 강하게 키웠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형 내가 멋있게 보내주고, 내가 살아 있는 한 형 이름이 영원히 남을 수 있게 그렇게 한번 해볼게’라고요. 내가 안 해도 누군가 그런 활동을 했겠지요. 하지만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존경하는 형이었기 때문에 형을 잊지 않고 살려는 것이 저의 마음이었습니다.” 최 씨는 덧붙였다. “언젠가 형을 만나겠지요. 사후세계에서든 꿈에서든. 이제는 형을 다시 만나도 떳떳할 거 같아요.”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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