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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싸늘한 민심은 커져 가지만 여야는 교착 상태인 세월호 특별법 정국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9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고심을 계속했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와 민생경제 현안 처리 문제를 분리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여야가 서로) 좀 더 쿨다운하자(차분해지자)”고도 했다.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지난달 19일 여야 2차 합의안에서 여당이 더 양보할 수는 없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금 협상안에서 변형을 한다면 국민이 이해하겠느냐”며 “헌법과 우리나라 실정법 테두리 내에서 2차 합의안보다 진일보한 안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를 흔들어 대는) 야당의 강경파분들이 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만 하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국민들 사이에서 없어질 것 같다. 국회 해산론이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표는 추석인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 대책회의가 마련한 ‘국민 한가위상, 세월호 가족과 함께 음식 나누기’ 차례 행사에 참여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9일 자신의 거취와 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정기국회 정상화 문제 등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당내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내려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 문제는 15일경을 전후해 가닥이 잡힐 것 같다”며 “출범을 무한정 늦출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직후 비공식 접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들이 연휴 직후인 11일 시작하기로 했던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까지의 ‘도보 행진’은 미뤄졌다. 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부정적인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제 식구 감싸기’에는 여도, 야도 없었다. 5월 이후 국회를 법안 처리 ‘0건’의 식물 상태로 방치해온 여야는 3일 금품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동료 의원 구하기’에는 의기투합했다. 비리 의혹보다는 희한한 의리가 앞서는 구태를 보여줬다. 결국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불체포 특권 등 각종 특권을 내려놓겠다던 공약은 헛된 구호였다. 여론의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 정쟁은 정쟁, 특권은 특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양심이 있다면 책임이 뭔지를 알아야 한다”며 여당이 세월호 특별법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슷한 시점에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은 “야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새정치연합 지도부 리더십은 완전히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야당이 두 차례나 여야 원내대표 협상안을 거부하면서 세월호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그러나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는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처리에는 힘을 모았다. 한 치의 양보 없이 티격태격해 오던 여야가 ‘국회의원 특권 유지’에는 ‘우리가 남이가’를 합창한 셈이 됐다. ○ 여도 야도 허언(虛言)만 특히 송 의원이 소속돼 있는 새누리당은 불과 2주 전 “방탄국회는 없어져야 한다”던 당 대표의 공언(公言)을 공언(空言)으로 만들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2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어떤 경우라도 우리 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를 열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기국회 시작에 맞춰 송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정기국회는 방탄국회가 돼 버렸다. 새정치연합은 표면상으로는 “새누리당은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할 말 없는 형국이 됐다. 입법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자당(自黨) 의원 3명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7월 임시국회 종료(지난달 19일 밤 12시)를 1분 남겨 놓고 8월 임시국회 소집 공고를 한 전력 때문이다. 송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에 일조한 것도 논란거리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도 양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을 의원들 자율에 맡겼다. ‘특권 유지’를 위해 방치했다는 지적을 떨칠 수 없어 보인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정치 개혁’ ‘특권 내려놓기’를 입에 달고 살지만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해야 될 일은 안 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골라서 한 꼴”이라며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릴 만한 일만 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 “불체포 특권, 이번에는 없애자” 송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말로만 불체포 특권, 면책 특권을 없애겠다고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내려놓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체포특권이 군사정권 등 권위주의 정부 시절 입법권을 지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니 만큼 철폐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평중 교수는 “자기 이름을 걸고 표결 결과에 책임을 지는 기명투표로 바꿔야 정치 문화가 바뀐다”며 “국회의원이 자기 머리를 못 깎는다면 유권자인 시민들이 깎아줘야 한다. 유권자들이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손영일 기자}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만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여야 재합의안이 유가족 총회에서 거부된 이후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새정치연합은 배제돼 있다. 새정치연합은 1일 오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과 유가족 대표들의 3차 면담을 긴장 속에 지켜봤다. 결렬되자 새정치연합은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는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솔로몬의 재판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 정국에서 뒤로 물러나 있다는 비판을 반박한 것. 여당과 유가족의 2차 면담 때도 박 원내대표 측은 “박 원내대표가 여당 측에 아이디어를 줬다. 유가족이 사실상 야당과 상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다면 자식을 포기한 엄마의 심정으로 뒤에 서 있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만을 위해 말을 참고 인내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세월호 특별법만 타결된다면 그 공로가 새누리당과 유가족들에게 돌아가더라도 이의가 없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처지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유가족 모두에게 신뢰를 잃었다. 한마디로 외통수에 몰린 형국”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분명한 것은 우리가 협상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유가족과 여당에) 꼽사리 낄 수도 없고…”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할 계획이다. 팽목항에는 여전히 시신을 찾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이 넉 달 넘게 머물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가 단식을 끝낸 지난달 28일 김 씨를 따라 단식을 중단한 문재인 의원은 1일 팽목항을 다녀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올해 정기국회가 1일부터 100일간 일정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첫날 개회식 외에는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일 정기국회 개회식 참석 외에는 백지상태로 남겨놨기 때문이다. 정기국회 첫날부터 국회는 파행으로 얼룩질 모양이다.○ ‘세 가지 길’ 고심하는 새정치연합 새정치연합은 31일 정기국회 대응 문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숙식 농성을 끝냈고, 30일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장외에서도 서서히 발을 빼고 있다. 그러나 성과물 없이 ‘빈손’으로 회군하는 데 대해선 여전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 당의 향후 일정에 대해 김현미 전략홍보본부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세 가지 트랙으로 활동하겠다”면서 △비상행동 △국민안전 현장방문 △정기국회 참여를 제시했다. 비상행동에는 거리 홍보, 광화문 단식 농성 등이 포함됐다. 세월호 특별법 논의가 표류할 경우 추석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기국회 개회 이후 다시 장외로 나가는 것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난제다. 정기국회 참여와 관련해 김 본부장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정기국회 참여와 세월호 특별법을 연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KBS의 31일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연합의 장외 투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 답변이 68.8%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복귀에 대해선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관계없이 복귀해야 한다’는 응답이 82.5%나 됐다.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도 84.4%였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 소집을 공고했다. 본회의에서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고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를 마친 뒤 3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1일 개회식에는 참석할 예정이지만 본회의 참석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회군을 할 경우 상처 입은 리더십이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회를 마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국회 거부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거부한 듯한’ 어정쩡한 태도가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열흘간의 단식을 끝낸 문재인 의원은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문 의원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세월호 특별법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국가가 책임지고 실종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 의원 측은 “정기국회 개회식, 의원총회 참석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유가족 3차 면담 주목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은 1일 3차 면담을 갖는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달라는 것은 ‘위헌적 수사기구 창설’ 주장이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몫 특검 추천권을 유가족에게 넘겨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정한 특검이라는 제도 취지에 안 맞는다”며 반대했다. 이에 대해 유경근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기존 여야 합의안이 최대한 양보한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한다면 면담을 지속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의 3차 면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는 31일 유가족 대표를 국회에서 비공개로 별도 면담했다. 새누리당 면담에 앞서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동용 mindy@donga.com·손영일·홍정수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47)가 28일 45일 만에 단식을 중단했다. 열흘째 동조 단식을 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도 중단했다. 정부·여당과 야당·유가족이 강하게 맞서 왔던 세월호 특별법 정국이 협상 국면으로의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해온 김 씨는 이날 오전 단식을 중단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김 씨가 입원한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일하게 남은 딸과 모친, 유가족들의 요청과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고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문 의원 등에게 “단식을 멈추고 국회로 돌아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싸움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씨와 문 의원의 단식 중단으로 새정치연합의 향후 투쟁 강도와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0일까지는 비상행동(장외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중단은) 좀더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26일 시작한 밤샘 농성을 29일 새벽까지 하고 향후 투쟁 방식과 수위는 다음 달 1일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결정하기로 했다. 이건혁 gun@donga.com·민동용 기자}

7·30 재·보궐선거는 공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는 얘기들이 많다. 공천은 역대 선거에서도 ‘선거의 절반 이상’이란 평가를 들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첫 공천부터 꼬이면서 선거 기간 내내 무기력했다. 새누리당은 압승을 거뒀지만 새정치연합의 공천 실패로 반사이익을 챙겼을 뿐 잘된 공천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 유명무실한 공천 기준, 횡행한 돌려 막기 이번 재·보선에서는 원칙 없는 ‘돌려 막기’가 많았다. 새누리당은 경기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를 경기 수원정(영통)에 공천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를 서울 동작을로 끌어올렸다. 아무 연고가 없는 곳에 지도부가 내키는 대로 내리꽂았다. 지역 유권자의 의사는 고려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 여야 지도부는 ‘당선 가능성’을 이유로 꼽았지만 객관적인 증빙 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원칙이 없다’, ‘유권자를 우습게 본다’는 고백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 때마다 정당들은 공천 기준, 방식을 두고 고심한다. 2012년 4월 총선 전 여야는 ‘하향식 밀실 공천’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상향식 공천’을 다짐했다. 새누리당은 △지역 주민의 신망 △당선 가능성 △정책 입안 능력 등을, 민주통합당(새정치연합 전신)은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등을 주요 공천 기준이라고 공개했다. 그러나 윤종빈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새누리당 공천 후보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공천의 73.9%는 공천심사위원회 결정, 단수공천 등 하향식 공천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역구 공천에 앞서 이뤄진 비례대표 공천에서부터 ‘무원칙 공천’이란 잡음이 거세게 일었다. 새누리당은 친박(친박근혜)계, 민주당은 친노(친노무현), 486 중심으로 이뤄졌다. 계파가 다르면 경선 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해 “학살”이란 비판도 거셌다. 뒤집어 보면 계파나 세력이 공천의 제1 원칙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행정학)는 “현재 정당에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공천 기준이 없다”며 “공천 기준을 점수화한 표준화된 공천지수를 만들어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의의 유혹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각각 영남과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한다. 이 지역적 지지기반이 여야 지도부에는 유혹이다. ‘공천만 되면 당선’인 지역에서의 공천권을 미끼로 자신의 당내 권력기반을 유지,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호 부경대 교수(정치외교학)가 분석한 역대 총선 결과에 따르면 15∼19대 총선에서 영·호남 현역의원은 절반가량이 폐쇄적인 하향식 공천을 통해 물갈이됐다. 이 교수는 “영·호남 정치인의 정치적 운명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 지도부가 결정했다”며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당 지도자들은 지역주의를 등에 업고 정치 쇄신과 참신한 인물을 요구하는 따가운 여론을 피할 수 있었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해 정치권에서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나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거론되고 있지만 영·호남 기득권을 쉽게 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천 혁신해야 국회도 혁신된다” 20대 총선을 1년 8개월가량 앞두고 여야에서는 상향식 공천을 앞다퉈 공언하고 있다. 일부 현역 의원들은 벌써부터 지역구를 찾아 주민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가 여성과 정치 신인을 배려한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공천의 실질적 결정이 당 지도부에서 이뤄지고, 정치적 생존율이 50%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의정 활동에 전력을 다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이런 공천 구도에서는 의원들이 해당 상임위원회의 전문성을 연마해 행정부를 견제하거나, 적극적으로 정책 어젠다를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지방의 특성상 지역구 예산을 따내는 데는 신경을 쓴다. 결국 정치엘리트의 충원이나 공직후보 선출을 지역 선거구가 결정하는 영국 독일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나, 당원이나 일반 주민이 참여하는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가 결정되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의원들이 유권자보다는 정당 또는 계파 지도자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임성호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공천에 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를 반영해야 행정부에 대한 견제, 감시 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국회 미래창조과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초선 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은 지난달 국회에 과학기술분석처를 신설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처럼 과학기술분석처를 두고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도움을 줄 것은 주자는 취지다. 최 의원은 “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점점 늘어나는데 정작 국회의원들이 왜 예산이 책정되는지, 또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모른 채 통과만 시켜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실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국정감사는 행정부 견제를 위한 것인데, 해당 부처나 기관이 증언을 거부하거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도 여당의 동의 없이는 상임위원회에서 고발 및 처벌 건을 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가 이뤄지려면 당리당략 차원에서 여당이 행정부를 감싸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국정감사가 본연의 역할과 달리 여야가 정쟁을 펼치는 자리로 둔갑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니 입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는 “의원들의 입법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시국회를 열어 법안심사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본회의 전날 오후 9시경에 처리할 법안 100여 개가 한꺼번에 올라와서는 검토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특권은 낮추되 국회의 권한은 강화해야 ‘제왕적 대통령제’의 행정부 독주를 견제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국회의 전문성을 강화해 행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회에는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법제실 같은 입법 지원 기구가 있다. 그러나 입법 활동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정책 어젠다를 세울 수 있는 중장기적 싱크탱크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입법 역량, 예산심사권 강화에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의회는 1970년대 초반 ‘워터게이트 사건’(공화당 출신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재임 시절 민주당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한 사건)을 계기로 행정부를 더욱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의회예산처(CBO)가 설립됐다. 의회예산처 설립 이전부터 있었던 의회조사국(CRS), 연방회계감사원(GAO)과 함께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의회에 제공한다. 이들과 비교하면 우리의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의 역량은 미미하다.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에 올해 편성된 예산은 275억 원이고, 소속된 인원은 2013년 말 현재 243명이다. CBO가 480억 원(4680만 달러·2011년)의 예산에 235명, CRS는 1100억 원(1억680만 달러·2012년)의 예산에 6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열악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국력이나 국가예산 등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편도 아니다. 결국 입법조사처나 예산정책처에서 일하는 인원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인 셈이다. 현재 특별위원회로 돼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전임 상임위원회로 돌려 예산 편성 과정에서부터 심도 있는 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정부의 예산심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의원들 스스로 의정활동에 열중하도록 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정치학)는 “국회의원 스스로 전문성을 갖춰 국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억제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총선과 대선이 치러졌던 2012년, 정치권의 화두는 ‘혁신’이었다. 여야는 경쟁적으로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쇄신 의지를 보였다. 의원 겸직 금지 및 국회 폭력행위 처벌 강화 방안부터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등 여러 쇄신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실천에 옮겨진 것은 거의 없다. 동아일보와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19대 국회 개원 이후 이달 8일까지 국회 운영위원회에 발의된 법안 24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담은 법안은 30건이었다. 이 가운데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국회의원의 겸직을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 19대 국회의원부터 의원연금(연로회원 지원금)을 제한하는 대한민국헌정회육성법 개정안 등 5건(16.7%)이었다. 나머지 25건 중에서도 8건이 다른 법안과 내용이 비슷해 대안을 반영하고 폐기됐다. 다시 말해 17건(56.7%)은 소관 상임위에 제출된 뒤 2년 가까이 잠자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국회의원의 처벌 및 징계와 관련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징계안, 자격심사안은 33건이 상정됐지만 32건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1건은 철회됐다. 의원들의 탈법, 위법 행위를 제재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른사회 이옥남 정치실장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관련 법안 처리가 저조한 건 여야 지도부의 무관심뿐만 아니라 특권 폐지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한 결과”라며 “선거 때만 특권 내려놓기를 외쳐선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김준용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지형이 보수가 위, 진보가 아래를 차지한 형국이란 비유로, 흔히 진보 진영이 정치 환경이 불리하다고 할 때 쓰인다. 그러나 기울기로 따지자면 행정부와 입법부의 기울어진 정도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헌법은 ‘3권 분립’을 명시하고 있다. 입법과 행정의 견제, 균형을 명문화하고 있지만 행정부를 견제하기에는 입법부인 국회가 역부족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 허약한 입법 역량 19대 국회 전반기(2012년 6월∼2014년 5월)까지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은 9711건이다. 18대 국회 전체의 의원발의 법안 1만2220건에 육박한다. 14대 국회 의원발의 법안은 321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1144건(15대), 1912건(16대), 6387건(17대)으로 계속 늘고 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통법부’라는 오명은 벗었지만 갈수록 법률안의 질은 양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발의된 법안은 5806건이다. 이 중 본회의를 통과한 건 865건. 통과율은 겨우 14.9%에 불과하다. 사실상 중복되는 내용이 많고 일부 내용만 수정해 발의한 법안도 많아 의원들이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해당 분야에서 많게는 20년 넘게 종사한 전문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이 행정부를 뒷받침하는 정부 산하 싱크탱크는 질과 양에서 국회를 압도한다. 의원 개개인의 입법역량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초선 의원이 국회에 들어와 받는 교육이라고는 ‘본회의장 전자투표시스템 조작법’을 배우는 게 전부다. 법안 마련은 보좌진의 도움을 얻는데, 보좌진의 의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법안 검토보고서에는 정부나 이익단체의 관점이 곧잘 반영된다. 법안은 추상적으로 만들고 구체적인 사항은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규정하는 과도한 ‘행정부 위임’ 현상도 딜레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성호 의원은 “장관들 불러다 호통 치니까 국회가 대단한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입법까지도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토로했다. ○ 부실한 예산 심사 “예산심사는 행정부의 거대한 쇼다.”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황을 지켜본 국회 핵심 관계자의 고백이다. 입법과 더불어 국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예산심사에서도 국회의 존재는 미미하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예산 355조 원 중 국회 재량으로 2조5000억 원밖에 움직이지 못했다”며 “그나마도 정부가 국회 요구를 미리 짐작해 준비해 놓고는 못 이기는 척 생색을 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사실상 예산의 감액밖에 할 수 없다. 상임위원회 심사에서는 잔뜩 증액을 해서 여론의 질타를 받지만 예결특위로 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예산편성 과정의 9개월여를 행정부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예산심사의 문제점으로 든다. 국회는 올해부터 60일에서 그나마 열흘 늘어난 70일간 심의를 한다. 각 상임위는 평균 10조 원이 넘는 예산안을 1차적으로 심사하기에는 역량이 달린다. 이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의원들은 해당 부처 예산책임자의 설명에 의존한다. 각 행정부처가 요구하는 예산이 얼마나 타당한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졸속심사에 가깝다. 예결특위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평균 2주 남짓한 기간에 350조 원 안팎의 정부예산을 꼼꼼히 심사하기란 어렵다. 예산정책처의 지원을 받지만 정부 예산안을 크로스체크할 기회는 거의 없다. 특히 50명의 예결특위 위원이 아니라 11명으로 구성된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사실상 예산안 수정이 이뤄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예산안 처리 막바지에는 여야 예결특위 간사와 기획재정부 예산담당자가 여의도 모처에서 밀실 합의로 마무리 짓는 일도 적지 않다. ○ 전문성 떨어지는 의원들 이처럼 국회가 행정부 견제 역량이 크게 떨어지는 데에는 의원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 독일 등 의회에서는 상임위를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면 우리 국회는 통상적으로 2년마다 의원들이 상임위를 바꾼다. 국토교통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노른자’ 상임위를 공평하게 나눠 맡아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정감사 기간에 호통으로 전문성 부족을 커버하는 일이 적지 않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임성호 교수는 “법안 발의, 정책 개발, 행정부 견제와 감시 등을 공천 기준으로 삼아 일하는 의원들이 재공천을 받고 다시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가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5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26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사상 첫 분리 국정감사도 무산됐다. 여야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도 불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25일을 3자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여당 입장 표명의 마지노선으로 선언한 뒤 “(새누리당이) 거절하면 강도 높은 대여(對與) 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투쟁 정당의 이미지를 벗겠다”며 4일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한 지 21일 만의 입장 선회다. 새정치연합은 25일 밤늦게까지 의원총회를 열고 난상토론을 계속했다. 의원들은 장외투쟁 대신 다음 달 1일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에서 매일 비상의원총회를 여는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만났다. 새누리당은 3자 협의체 구성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민동용 mindy@donga.com·홍정수 기자}
세월호 특별법 파행 정국이 끝이 보이지 않는 혼란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 야당,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논의 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입법권 훼손”이라며 즉각 거절했다. “재재협상은 없다”고 했던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사실상 여야 합의를 또다시 파기했다는 것이다. 여당은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집권 1년 6개월을 맞은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한마디로 세월호 특별법 정국에 정치시계가 멈춰 선 꼴이다.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도지사와의 제2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유족 대표와 여야 대표가 마주 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하다”며 3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여야 합의와 관련해 두 번이나 불신임당한 박 원내대표가 던진 승부수라는 시각이 많다. 박 원내대표는 “이 벽(세월호 특별법 처리)을 넘어야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국회도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재재협상은 없다는 기존 박 원내대표의 방침에 대해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영구불변은 없다”며 “재재협상은 없다는 발언에는 무게가 있지만 변화에 조응해서 가는 상태다. 나이스(좋은)한 일은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다”며 재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자 협의체 제안에 대해 “그럼 국회는 왜 있는 것이냐”며 “앞으로 법안을 만들 때 항상 이해당사자들이 함께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의 재협상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최근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국민과 새누리당 지지층의 뜻이 그런데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나. 나도 이제 한계다. (재재협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유가족과의 대화에는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민동용 mindy@donga.com·이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은 21일부터 소속 의원들에게 분리 국정감사 실시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를 돌렸다.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분리 국감을 그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연기해야 할지를 묻는 것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설문 결과를 토대로 25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분리 국감을 연기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22일 시작된 8월 임시국회가 ‘식물국회’가 될 위기에 처한 것은 물론이고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한 분리 국감 실시 여부도 미궁에 빠졌다. 여야는 26일 1차 국감을 시작한 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 기간에 2차 국감을 하기로 결정했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국감은 일단 예정대로 간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증인과 참고인도 의결했는데 이제 와서 하지 않는다고 하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국감이 열리지 않으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1차 국감 대상기관 60개에서 현재 1억1300만 원가량의 비용이 그냥 공중으로 떠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특별법 처리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문제 해결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나서라고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은 22일 트위터에 “이제는 대통령께서 나서서 약속을 지켜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입장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충남 천안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야당이 유가족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결단을 내려서 (여야 재합의안) 추인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했다.민동용 mindy@donga.com / 천안=홍정수 기자}
세월호 특별법 2차 합의안 추인을 거부한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26일부터 시작될 분리 국정감사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자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정국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한 야당은 여당에 의사일정 협의 제안도 하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25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국감 분리 실시 및 민생법안 별도 처리 여부에 대한 당의 최종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당내에선 특별법 처리 없이 분리 국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여당은 22, 23일 이틀간 충남 천안에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연찬회를 열었다. 결산안 처리를 위해 여야가 합의한 25일 본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분리 국감을 위해서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본회의가 무산되면 26일∼9월 4일의 1차 분리 국정감사도 물 건너가게 된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의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돌렸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만나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아빠의 간절함에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박 대통령이 답할 때”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통령과 청와대를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적인 목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문희상 원혜영 유인태 박병석 의원 등 중진들은 이날 조찬모임을 한 뒤 박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겸하는 것은 무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한 참석자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세월호 정국 대처법을 놓고 갈등 양상으로 비치고 있다.민동용 mindy@donga.com / 천안=홍정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21일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경제법안을 분리해서 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세월호 특별법이 최대의 민생법안”이라며 선(先)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주장해온 것과는 달라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 시사프로그램 ‘돌직구쇼’ 인터뷰에서 “민생법안은 민생법안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 프로그램에서 먼저 전화 인터뷰를 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민생법안과 세월호 특별법안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한 데 대해 새정치연합이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민생법안의 처리 시점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아직 새정치연합이 19일 단독 소집한 8월 임시회의 의사일정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한다고 하면 세월호 특별법은 처리가 어려워 미뤄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새정치연합을 압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경제법안이 세월호 특별법에 볼모로 잡혀 있다”며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하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발전법안 등 박근혜 대통령이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 19개 법안과 단원고 학생 대학특례 입학법안,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유병언법(범죄수익 은닉규제 처벌법) 등 세월호 후속 입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주장해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는 별개로 국회를 조속히 열어 민생법안부터 처리해 생활고에 허덕이는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이만섭 전 국회의장) “여야 없이 온통 세월호 문제에만 갇혀 있다. 세월호는 세월호대로 가고 국정을 챙기는 일도 해야 한다.”(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 정치권 원로들은 20일 세월호 특별법 처리가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국회는 산적한 국정 현안을 챙기는 일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국민을 바라보고 일을 해야”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꽉 막힌 세월호 특별법 정국 해소 방안으로 “국회는 모든 책임과 권한을 여야 두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고 이 두 사람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장은 “(두 원내대표는) 국민을 쳐다보고 일을 해야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만 쳐다보는 태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의 분리 대응을 촉구했다. 이 전 의장은 “세월호 특별법은 계속 논의하기로 하고 민생부터 다루자”며 “세월호 유가족 지원법부터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반대한 여야 원내대표 재협상안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야 합의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유가족 입장이 딱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의회주의를 발전시키려면 서로 물러서서 냉철하게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도 “국회는 대의정치의 기본 정신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여야가 합의하면 국민의 의사에 따라 합의한 것으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원장은 “여야가 끝까지 진실 규명을 하고, (유가족에게) 보상을 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병준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추가) 재협상이냐 아니냐보다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보면 좋겠다”며 여, 야, 유족, 정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김 전 실장은 “협의체가 문제를 해결하면 나중에 국회가 인준을 하면 된다”며 “국정을 왜 세월호에 다 집어넣느냐. 국정은 국정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교황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을 만나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야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박관용 전 의장은 “세월호 특별법 처리는 입법부인 국회의 소관”이라며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 (해결)하라는 얘기는 대통령이 권한으로 입법부에 강제하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실장도 “교황도 (유가족들을) 만났는데 대통령이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며 “교황은 결정권자가 아니다. 위로를 하려고 만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다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지금은 위로 국면이 아니다. 만나는 순간 답을 줘야 하는 결정 국면”이라며 “대안이 없이 만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홍정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검찰이 입법로비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계륜 신학용 김재윤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단독으로 요구해 방탄 국회 논란에 휩싸인 새정치연합이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난국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세 의원은 검찰 소환에 적극 협조하고 충실히 조사에 임했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야밤에 기습작전 하듯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고 사정정국 조성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장을 맡게 될 조 총장은 “검찰이 출판기념회 문제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야당 의원만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의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가히 (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에 의한 대한민국의 통치가 시작됐다”며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공연음란을 했음에도 검찰 총수와 법무부 장관이 한마디 사과조차도 하지 않는 그런 검찰이 과연 수사할 자격이 있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은 전날 기습적으로 임시회를 단독 소집해 ‘방탄국회’ 의심을 자초한 데 이어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마치 검찰이 잘못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듯 여론몰이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 특별법 조속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냈다는 새정치연합 해명에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정작 합의안 추인을 유보하면서도 방탄국회는 용인했기 때문이다. 박 대변인은 “야당의 설명대로라면 세월호 특별법은 처리해주고 소속 의원에 대한 방탄을 하지 않으면 된다”며 “구속영장이 청구된 야당 의원들이 내일 영장실질심사에 응하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법에 따라 무죄를 입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민동용 mindy@donga.com·이현수 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재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장기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재합의안을 다시 거부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은 20일 밤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총회를 열고 사실상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원내대표 재합의안을 반대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투표를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당초 주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총 투표자 176가족 중 132가족이 이 안에 찬성했다. 14가족은 기권했고, 30가족은 특검 추천권 등에 대한 탄력 있는 방안에 투표했다. 결국 여야의 재합의안을 비롯해 특검 또는 상설특검법 도입안 등을 모두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가족대책위는 표결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위원회 권한의 핵심은 기소권과 수사권이다”라며 “정치의 한가운데서 흥정을 하라고 강요한다”며 정치권을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관계자는 “이제 (세월호 특별법은) 우리 손을 떠났다”고 말했다. 두 번씩이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협상을 거쳐 받아낸 합의안이 유족들에게 거부됐으니 박 원내대표가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토로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안산에서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자리를 뜬 뒤 개인 일정을 마치고 구로구 자택에서 유족들의 투표 결과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가 거취 문제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21일 오전 8시 반 비공개 고위당직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민동용 mindy@donga.com / 안산=이건혁 기자}
법원은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야 국회의원 5명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21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역 국회의원에게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는 8월 임시국회가 22일 시작되는 만큼 그 전날로 한꺼번에 심사 기일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의원들이 영장 심사를 거부하고 하루만 버티면 곧바로 국회 회기가 시작되고 불체포 특권은 부활하게 된다. 7월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19일 밤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놓고 대치를 계속하면서 8월 임시국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자 검찰은 이날 오후 9시 반경 입법 로비에 연루된 혐의(뇌물수수)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 김재윤(49) 신학용 의원(62),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65)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은 사실상의 ‘방탄국회’인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오후 11시 44분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고, 국회는 11시 59분에 임시국회 소집 공고를 냈다. 소집 전 공고기간이 공고 시작일을 포함해 사흘이어서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기간은 21일 밤 12시까지로 단 48시간. 이미 철도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간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69)에 대해선 48시간 동안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 없게 돼 법원은 19일 영장이 청구된 4명과 함께 영장 심사 기일을 잡았다. 이날 국회에선 “방탄국회를 소집한 마당에 야당 의원들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만 숨어 있으면 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조 의원 등 4명의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21일 오전 9시 반∼오후 4시에, 박 의원에 대해선 인천지법에서 오후 3시에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만약 의원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심사에 불응해도 검찰이 신병을 강제 구인할 수 있는 시간은 채 10시간도 남지 않는다.최우열 dnsp@donga.com·민동용 기자}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재합의안을 도출해 냈지만 새정치연합 강경파 의원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긍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유가족들과 계속 대화해 결정하겠다”며 추인을 유보했다. ○ 박영선, 당내 의원들 설득에 주력 새정치연합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와의 최종 담판을 앞두고 당내 의원들을 그룹별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오전 8시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 전직 대표 및 원내대표 등과 조찬 모임을 가졌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협상 경과를 설명하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만약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결렬되면 어떻게 하면 좋겠나”라는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찬 회동 직후엔 국회 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세 차례 연쇄 간담회를 갖고 50여 명의 의원들을 만났다. 이달 7일 여야 원내대표 첫 합의 당시 “당내 의견 수렴이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에 부닥쳤던 것을 염두에 둔 듯했다. 박 위원장은 오후 3시 반 여야 원내대표가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한 국회 본관 2층 귀빈식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합의문을 들고 귀빈식당으로 움직이려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반대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 박 위원장은 국회 본관 1층 원내대표실에서 의원들과 1시간가량 숙의했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 담판은 오후 4시 반 시작됐고, 1시간 10여 분 논의 끝에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 ○ 4시간여 진통 끝에 ‘추인 유보’ 새정치연합 박 위원장은 오후 6시 의원총회를 열어 재합의안 추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7시 반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이 ‘재합의안 반대’를 밝히자 의원총회장은 웅성거렸다. 강경파 의원들은 “유가족이 반대하는 안을 추인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반대했다. 은수미 의원은 의원총회에 앞서 “유족의 동의 없이 (재합의안) 추인은 없다”고 반발했다. 은 의원은 트위터에서 “지난 의원총회(11일) 때 분명 합의했다. 세월호 특별법은 유족 동의가 전제조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중도파 의원들은 “이번에도 추인하지 않으면 새정치연합은 국회 파행의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윤석 의원은 “오늘은 반드시 추인해야 한다”고 외쳤다. 의원총회에는 소속 의원 130명 가운데 90여 명이 참석했다. 30명이 발언에 나서 저녁도 거른 채 4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의원총회장에는 과자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의원총회는 재합의안을 추인도, 거부도 하지 않는 ‘유보’라는 형식의 어정쩡한 형태로 끝이 났다. 한정애 대변인은 “유족과 국민에게 합의사항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추인을 하는 쪽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추인 안하면 자리 내놓겠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추인 절차가 이뤄졌다. 오후 5시 40분경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발표한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는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 내용을 추인해 주지 않는다면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김진태 의원은 “특검 추천권을 갖고 있는데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그건 추천권이 아니지 않나”라며 반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무성 대표는 “집권여당은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반대 의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우리는 풀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추인을 독려했다. 오후 6시 반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로 재합의안을 추인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