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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월드클래스’ 손흥민(30·토트넘)의 순간 스프린트 능력을 동경하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세계 최정상의 막판 스퍼트 능력을 뽐냈다.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마지막 바퀴 극적인 질주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값진 메달을 안겼다. 17세에 출전했던 4년 전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정재원은 개인전 첫 메달을 품에 안았다.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로 10바퀴 이상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며 선두 그룹과 경쟁을 해주고 이승훈(34·IHQ)의 초대 금메달을 도운 정재원은 이제 이승훈을 잇는 확실한 에이스가 됐다. 평소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는 ‘손흥민 마니아’인 정재원은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4위답게 체력을 아끼는 레이스 운영을 하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결승선을 향해 질주했다. 15바퀴째를 5위로 통과한 정재원은 치열한 상대 견제와 눈치작전에도 마지막 400m를 무려 23초40에 끊으며 2위로 들어왔다. 월드컵 1위이자 금메달을 딴 바르트 스빙스(벨기에)보다 조금 늦게 스퍼트 시동을 건 게 아쉬웠다. 스빙스와는 0.07초 차. 마지막 400m 기록만 보면 스빙스(23초47)보다 0.07초 빨랐다. 결승선이 5m만 더 멀리 있었더라면 추월도 가능했다. 당분간 세계 매스스타트는 정재원과 스빙스가 물고 물리는 ‘쌍두마차’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빙스가 31세이기 때문에 4년 후 올림픽에서는 정재원이 더 기대된다. 정재원은 “페이스메이커로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있었다. 스빙스를 계속 쫓아가는 작전을 썼는데 잘됐다”며 기뻐했다. 먼저 치고 나가는 선수들을 바짝 쫓아가면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린 경기 운영에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승훈의 동메달도 값지다. 이승훈은 사격의 진종오(금 4, 은 2), 양궁의 김수녕(금 4, 은 1, 동 1)과 함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6개·금 3, 은 2, 동 1)을 획득한 ‘올림픽 전설’ 반열에 올랐다. 겨울 종목에서는 이승훈이 독보적이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2010년 밴쿠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1만 m에서도 올림픽 기록을 갈아 치우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전성기를 누렸다. 4년 뒤 소치에서는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에서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과거처럼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 사냥이 어렵다고 보고 당시 신설된 매스스타트에 집중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팀추월에서도 후배인 김민석(23·성남시청), 정재원과 호흡을 맞춰 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재원조차 “이번 올림픽에서 승훈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고, 다양한 전략을 풍부하게 배웠다”며 존경심을 보였다. 이승훈은 평창 대회 이후 후배 폭행 논란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했던 아픔도 동메달로 씻어냈다. 이승훈은 19일 경기 후 “마지막 올림픽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운동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즐겁다. 선수 생활을 당분간 할 것 같다. 내가 가르치는 것보다 후배들과 트랙을 함께 타주는 게 더 좋을 듯하다. 4년 뒤 내가 올림픽에 나오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안 되면(후배들이 나를 못 넘는다면) 가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대한체육회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불거진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67)은 20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전부터) 이런 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변호인단과 협의한 결과 최종적으로 소는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제소 준비 과정에서 이미 필요한 조치를 모두 얻어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당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등에 명확히 문제 제기를 했다. 이후 여자 경기 때 주심을 바꿨다”며 “(문제가 된 경기는) 결선이 아닌 준결선이라 소에서 이긴다고 해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쇼트트랙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는 8일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했다. 당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처리를 당했고, 대신 결선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CAS 제소 철회는 2년 뒤 강원도에서 열리는 2024 겨울유스올림픽을 감안한 복안이기도 하다. 2018 평창 올림픽 인프라를 앞세워 IOC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강원도는 2020년 1월 2024 겨울유스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80여 개국 3000여 명의 청소년 선수단이 참석하는 이 대회는 북한에 분산 개최까지 제의한 상태다. 이 회장은 “2024년 대회를 앞두고 (제소를 강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제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쇼트트랙 심석희(25)의 징계 후 절차와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윤홍근 선수단 단장은 “올림픽 전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운영해왔다. 원칙에 맞는 이가 많지 않아 파견 인원이 부족하면 새로운 선수를 발굴했고, 감독이 없으면 코치가 감독 역할을 하도록 했다”며 “(징계 이후) 심석희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이번 대회에서 종합 14위를 차지했다.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무도 응원해 주지 않을까 봐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4년 전 평창에서 겪은 고난의 시간을 흘려보낼 준비가 된 듯했다.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을 마친 김보름(29·강원도청)은 “4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 평창 대회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은 이날은 5위로 시상대 위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8위)은 물론이고 1차 대회에서 거둔 시즌 개인 최고 순위(6위)를 뛰어넘었다. 앞서 준결선을 2위로 통과한 그는 결선 막판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보름은 “레이스 중반 이후 앞쪽에 있겠다는 작전을 세우고 들어갔는데 너무 서둘렀던 것 같다.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을 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올림픽 경기를 치른 이날은 김보름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졌던 평창 대회 여자 팀 추월 8강전이 열렸던 바로 그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듬해인 2019년 2월 19일에는 선배 노선영에게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16일 노선영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김보름은 “이제야 평창 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주 후 김보름은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여드려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또 눈물을 흘렸다”며 울먹였다.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가 많았다. ‘이미 금메달입니다’란 말이 큰 힘이 됐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 온 자신을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사실 힘들다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혼자 무너질 때도 많았는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제 조금 편하게 웃으면서 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야 정말 행복한 스케이터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굿바이 베이징. 좋은 기억 남기게 해줘 너무 고마워”란 글을 올리며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을까봐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웠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4년 전 평창에서 겪은 고난의 시간을 흘려 보낼 준비가 된 듯 했다.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을 마친 김보름(29·강원도청)은 “4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 평창 대회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은 이날은 5위로 시상대 위에 서진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8위)은 물론 1차 대회에서 거둔 시즌 개인 최고 순위(6위)를 뛰어 넘었다. 앞서 준결선을 2위로 통과한 그는 결선 막판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김보름은 “레이스 중반 이후 앞쪽에 있겠다는 작전을 세우고 들어갔는데 너무 서둘렀던 것 같다. 마지막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면서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을 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올림픽 경기를 치른 이 날은 김보름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졌던 평창 대회 여자 팀 추월 8강전이 열렸던 바로 그 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듬해인 2019년 2월 19일에는 선배 노선영에게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16일 노선영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김보름은 “이제야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주 후 김보름은 “올림픽 때마다 눈물 흘리는 모습만 보여드려 밝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나서 또 눈물을 흘렸다”고 울먹였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덧붙였다.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는 메시지가 많았다. ‘이미 금메달입니다’, ‘믿고 있었다’란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 온 자신을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사실 힘들다고 누구에게 말하지 못했다. 혼자 무너질 때도 많았는데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제 조금 편하게 웃으면서 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아 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다”며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대한체육회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불거진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7)은 20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주최 베이징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전부터) 이런 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김앤장, 스포츠 전문 변호사 등과 (CAS 제소) 준비를 해왔지만 변호인단과 협의한 결과 최종적으로 소는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제소 준비 과정에서 이미 필요한 조치를 모두 얻어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당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등에 명확히 문제 제기를 했다. 이후 여자 1500m, 3000m 경기 때 주심을 바꿨다”며 “(문제가 된 경기는) 결승이 아닌 준결승이라 소에서 이긴다 해도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CAS 제소 계획 철회는 2년 뒤 강원도에서 열리는 2024 겨울유스올림픽을 감안한 복안이기도 하다. 2018 평창 올림픽 인프라를 앞세워 IOC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강원도는 2020년 1월 2024 겨울유스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80여 개국 3000여 명의 청소년 선수단이 참석하는 이 대회에는 북한과 분산 개최까지 제의한 상태다. 이 회장은 “24년 대회를 앞두고 (제소를 강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제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쇼트트랙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는 8일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했다. 당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처리를 당했고, 대신 결선에 진출한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쇼트트랙 심석희(25)의 징계와 관련해서도 일부 입을 열었다. 윤홍근 선수단장은 “올림픽 전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운영해왔다. 원칙에 맞는 이가 많지 않아 파견 인원이 부족하면 새로운 선수를 발굴했고, 감독이 없으면 코치가 감독 역할을 하도록 했다”며 “(징계 이후) 심석희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 단장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뿐 아니라 최민정(24·성남시청)에게도 평생 치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9일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에게 이른바 ‘치킨 연금’을 약속했다. 16일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이 이튿날 “(황)대헌이가 치킨을 시켜 먹을 때 같이 잘 껴서 먹겠다”고 말하자 이를 들은 윤 단장이 최민정에게도 같은 보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올림픽의 막바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정재원(21·의정부시청), 이승훈(34·IHQ)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매스스타트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4년 전 평창 올림픽 당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보태며 새 효자종목으로 거듭난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선전을 펼치며 효자종목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준결선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았다. 남자 준결선 1조에 나선 정재원은 초반부터 경쟁자 3~4명을 앞에 두고 레이스를 펼치며 4위로 여유롭게 결선에 올랐다. 400m 거리의 스피드스케이팅 트랙을 총 16바퀴를 돌아야 하는 매스스타트는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으며 체력을 비축하는 게 중요하다. 4바퀴마다 상위 3명에게 3, 2, 1점을 주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60, 40, 20점을 부여한다. 이를 위해 때로 경쟁자를 앞에 두다가도 치고나가는 등 여러 전략이 필요하다. 정재원은 바람 저항을 적게 받는 레이스를 펼쳤다. 평창 대회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건 디펜딩챔피언 이승훈의 레이스 운영은 더 여유로웠다. 레이스 내내 후반에서 기회를 노리다가 후반부에서 경쟁자 여럿을 제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선에서 선보인 선수들의 스타일은 결선에서도 이어졌다. 정재원은 대체로 다섯 번째 이내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이승훈은 거의 10번째에서 후반을 도모했다. 어느덧 노장이 된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스벤 크라머(36·네덜란드)가 초중반 선두로 치고 나가며 판을 흔들려 시도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유지했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이승훈이 선두로 치고 나갔고 네 번째 자리에 있던 정재원도 뒷심을 발휘했다. 벨기에의 바트 스윙스(31·7분41초11)가 ‘날 하나 차’로 앞선 가운데 정재원, 이승훈, 조에이 만시아(36·미국) 세 선수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디오판독 끝에 정재원(7분41초18)의 은메달, 이승훈(7분41초19)의 동메달이 확정됐다. 이승훈은 개인 통산 올림픽 6번째 메달(금3, 은2, 동1)을 획득했다.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과 함께 최다 올림픽 메달 보유자가 됐다. 겨울종목 선수로는 이승훈이 최다다. 이승훈은 “너무 영광스럽고 첫 동메달이다. 우리 선수가 2, 3위를 했다. 기쁘고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여자 결선에서 김보름(29·강원도청)은 5위에 올랐다. 평창대회 당시 여자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보름은 다른 선수들의 견제 속에 초반부터 레이스 후반에 쳐져있다 후반부에 선두경쟁을 펼쳤지만 레이스 도중 경쟁 선수와 접촉이 생기며 페이스가 쳐졌다. 김보름과 함께 메달사냥에 나섰던 박지우(24·강원도청)는 준결선 1조에서 13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정말 축하해요(恭喜恭喜)!” 16일 한국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계주 결선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등 뒤에서 갑자기 이런 중국어가 들려왔다. 축하를 건넨 건 이날 경주가 열린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을 책임지고 있던 중국인 자원봉사자였다. 이날 중국 대표팀은 최하위(5위)를 기록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날 결선은 황대헌(23·강원도청)이 줄곧 얘기해 왔던 “깔끔한 것 중에 가장 깔끔한 경주”였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충돌 없이 오로지 4년간 흘린 땀과 눈물만 가지고 대결을 벌인 ‘클린 레이스’였다. 중국인 자원봉사자도 이렇게 깔끔한 경주가 나오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모든 경기와 경주가 이랬다면 좋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개최국 중국 밀어주기 논란으로 한국, 헝가리 등이 피해를 보면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차원의 항의가 있었다. 이후 중국과 부딪친 선수들의 실격 판정 여부 등 경기 외적인 요소들이 관심을 받았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것도 마찬가지다. 15일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 당일 미디어의 관심은 연기 내용보다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와 그의 발언에 집중됐다. 이날 한 미국 피겨 선수는 “난 깨끗한 스포츠를 원한다(I want clean sport)”고 호소하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서는 ‘악플’ 테러도 이어졌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의 SNS에는 중국 누리꾼이, 발리예바를 비판한 ‘피겨 여왕’ 김연아(32)의 SNS에는 러시아 누리꾼이 악플을 쏟아냈다. 올림픽에서 외부 요소로 선수들이 온전히 대회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베이징 대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2024 파리 여름대회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대회는 경기장 안쪽만 바라보면 되는 ‘클린 올림픽(clean olympics)’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중거리’를 향한 단거리 주자 차민규(29·의정부시청)와 장거리 주자 김민석(23·성남시청)의 도전은 미완성의 숙제로 남게 됐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차민규는 18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1000m 결선에서 출전 선수 30명 중 18위(1분9초69)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출전한 김민석은 24위(1분10초08)를 했다. 이번 대회 500m 은메달리스트인 차민규는 폭발적인 스타트가 장점인 선수다. 하지만 이날 10조에서 함께 경주에 나선 코닐리어스 커스틴(28·영국)이 첫 시도에 부정 출발 반칙을 저지르면서 차민규는 두 번째 시도에 조심조심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시도 때 출발 반칙이 나오면 곧바로 실격이기 때문이다. 이런 악재에도 첫 바퀴 때 2위(16초29)를 기록한 차민규는 두 번째 바퀴에서 5위(41초73)로 내려앉으며 체력 저하 현상을 나타냈다.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은 7조에서 함께 뛴 조던 스톨츠(18·미국)와 동선이 겹치면서 충돌 위기를 맞았다. 안쪽 레인에서 바깥쪽 레인으로 나올 때 두 선수가 충돌할 뻔했던 것. 아웃코스에서 들어오는 선수에게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김민석은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차민규는 “1000m는 앞으로 계속 시도해 보고 싶은 종목이다. 체력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석도 “팀 추월 경기(15일) 후 피로가 남아 있었는데 오늘 레인 변경 때도 양보를 하게 되면서 더 아쉬움이 남게 됐다”고 밝혔다.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을 이기고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며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반 ‘톱10’에 진입했다. 김예림(19·수리고)은 17일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4.85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 67.78점을 합쳐 총점 202.63점으로 9위에 올랐다. 유영(18·수리고)은 142.75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 점수 70.34점을 더해 총점 213.09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2명의 선수가 출전하기 시작한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두 선수 모두 10위 안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명의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출전한 나라의 모든 선수들이 톱10에 진입하는 것은 러시아와 일본 등 피겨 강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그만큼 피겨 선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고, 기량이 일정 이상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밴쿠버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에서 은메달을 따낼 때도 동반 톱10 진입은 실패했다. 2018년 평창에서는 최다빈이 7위, 김하늘이 13위를 기록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25명의 선수 가운데 17번째로 나선 김예림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에 맞춰 첫 점프인 트리플(3회전)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후 이어진 더블 악셀(2회전 반)-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모든 점프를 성공적으로 착지했다. 자신감이 붙은 김예림은 물 흐르듯 모든 과제를 마친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올해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인 140.98점에는 모자라는 134.85점을 받았다. 자신이 목표한 ‘클린 연기’와 톱10이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20번째 선수로 나선 유영은 영화 ‘레미제라블’ 음악에 맞춰 자신의 필살기이자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에 도전했다. 결과는 깔끔한 착지.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로 트리플 악셀 점프를 잘 뛰고도 회전수가 부족하다며 더블 악셀 점프 판정을 받은 유영은 이날 위축될 법도 했지만 자신 있게 뛰었다. 유영은 “판정을 인정한다”며 자신이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이어 남은 점프와 과제를 깨끗하게 수행하며 연기를 마쳤다. 그동안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낮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유영은 연기 뒤 눈물을 흘리며 부담감에서 벗어난 표정이었다. 2020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인 140.98점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또 자신의 합계 기록인 209.91점마저 경신하며 최고의 첫 올림픽 무대를 장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게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탓에 심사위원들의 채점이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로웠다. 그렇기에 두 명의 ‘피겨 요정’의 빙판 위 연기는 자신은 물론이고 피겨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금메달이 유력했던 발리예바는 점프에서 연달아 실수하며 총점 224.09점으로 4위를 기록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과 최민정(24·성남시청)이 한국 국민을 향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황대헌은 17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한국이 코로나19로 많이 힘들다. 10대, 20대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나도 여기서 안 좋은 일을 겪었지만 나처럼 ‘벽’에 부딪힌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황대헌은 7일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중국 선수 둘을 한꺼번에 제치고 1위로 들어왔지만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라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경주였다. 그럼에도 황대헌은 9일 1500m 결선에서 한국 대표팀 최초로 금메달을, 16일 5000m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이날 황대헌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민정도 “판정 문제로 힘들 때 국민이 다 같이 분노해줬다. 이번 올림픽은 정말 ‘함께하는 올림픽’이었다고 느꼈다”며 “(그 이후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면서 힘든 시기에 있는 국민께 힘을 줄 수 있어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황대헌과 최민정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18일 귀국하는 황대헌은 “돌아가면 ‘치킨연금’이 확실한지 치킨부터 시켜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너시스BBQ 회장인 윤홍근 선수단장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황대헌에게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한 바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며 종목 순위 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첫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을 이기고 아름다운 연기를 펼치며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반 ‘톱10’에 진입했다. 김예림(19·수리고)은 17일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34.85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 67.78점을 합쳐 총점 202.63점으로 9위에 올랐다. 유영(18·수리고)은 142.75점을 기록해 쇼트프로그램 점수 70.34점을 더해 총점 213.09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2명의 선수가 출전하기 시작한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두 선수 모두 10위 안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명의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는데 출전한 나라의 모든 선수들이 톱10에 진입하는 것은 러시아와 일본 등 피겨 강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그만큼 피겨 선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고, 기량이 일정 이상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밴쿠버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에서 은메달을 따낼 때도 동반 톱10 진입은 실패했다. 2018년 평창에서는 최다빈이 7위, 김하늘이 13위를 기록했다. 첫 출발부터 좋았다. 25명의 선수 가운데 17번째로 나선 김예림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음악에 맞춰 첫 점프인 트리플(3회전)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후 이어진 더블 악셀(2회전 반)-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모든 점프들을 성공적으로 착지했다. 자신감이 붙은 김예림은 물흐르듯 모든 과제를 마친 뒤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올해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인 140.98점에는 모자라는 134.85점을 받았다. 자신이 목표한 ‘클린 연기’와 톱10이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20번째 선수로 나선 유영은 영화 ‘레미제라블’ 음악에 맞춰 자신의 필살기이자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에 도전했다. 결과는 깔끔한 착지.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로 트리플 악셀 점프를 잘 뛰고도 회전수가 부족하다며 더블 악셀 점프 판정을 받은 유영은 이날 위축될 법도 했지만 자신있게 뛰었다. 유영은 “판정을 인정한다”며 자신이 더 잘해야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푸르 콤비네이션 점프 등 모든 점프와 과제를 깨끗하게 수행하며 연기를 마쳤다. 그 동안 트리플 악셀 성공률이 낮아 마음 고생이 심했던 유영은 연기 뒤 눈물을 흘리며 부담감에서 벗어난 표정이었다. 2020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인 140.98점을 뛰어 넘는 기록이었다. 또 자신의 합계 기록인 209.91점마저 경신하며 최고의 첫 올림픽 무대를 장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탓으로 심사위원들의 채점이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로웠다. 그렇기에 두 명의 ‘피겨 요정’의 빙판 위 연기는 자신은 물론 피겨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무거운 학업 부담에 시달리는 10대, 높은 취업 문턱에 가로막힌 20대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 넘게 고통 받고 있는 한국 국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나선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은 이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이 맞닥뜨린 ‘벽’은 자신이 이번 올림픽에서 마주한 ‘벽’과 다름없었다. 황대헌은 17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한국이 코로나19로 많이 힘들다. 10대, 20대도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나도 여기서 안 좋은 일을 겪었지만 나처럼 ‘벽’에 부딪친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황대헌이 이번 대회에서 마주친 가장 높은 벽은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겪은 심판 판정 논란이었다. 그는 중국 선수 둘을 한꺼번에 제치고 1위로 들어왔지만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라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경주였다. 이틀 전 2000m 혼성 계주에서도 예선 탈락이란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악재가 터지면서 쇼트트랙 대표팀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황대헌은 자신이 이 벽을 넘어서야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고 믿었다. 9일 1500m 결승에 나선 황대헌은 한국 대표팀 최초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쇼트트랙 마지막 경기가 열린 16일 5000m 계주에서는 은메달까지 따냈다. 황대헌은 “1000m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을 때 많이 힘 들었다”면서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고 해낼 수 없는 일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24·서남시청)도 가슴에 한국을 품고 달렸다. 이날 황대헌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판정 문제로 힘들 때 국민이 다같이 분노해줬다. 이번 올림픽은 정말 ‘함께하는 올림픽’이었다고 느꼈다”며 “(그 이후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면서 힘든 시기에 있는 국민께 힘을 줄 수 있어서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이날 황대헌과 최민정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18일 귀국하는 황대헌은 “돌아가면 ‘치킨 연금’이 확실한지 치킨부터 시켜서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너시스BBQ 회장인 윤홍근 선수단장은 사기 진작 차원에서 황대헌에게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한 바 있다. 치킨 연금 확답을 못 받은 최민정도 “따로 말하기 좀 그래서 아직 물어보지 못했다. 그냥 (황)대헌이 옆에 잘 껴서 먹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대신 최민정에게는 유명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가 왔다. 은메달을 딴 11일 여자 1000m 경기 후에는 ‘배구 여제’ 김연경(34)이, 금메달 획득 이튿날인 17일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축하를 전했다. 최민정은 “어제 우승하고 나서는 대회 기간이 길다 보니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면서 “숙소에 가서 축하 연락을 확인하고 감정 정리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 “(두 선수로부터 받은) 문자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문자를 받으니) 같은 운동선수로서 위로가 많이 됐고 힘이 났다”고 밝혔다. 한편 최민정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최소 2억1025만 원의 포상금을 받을 전망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계주 멤버로 올림픽에 참여하고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메달을 따지 못한 박지윤(23·한국체대)에게도 포상금을 나눠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올림픽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를 따며 종목 순위 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개최국 중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2위에 올랐다.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4·성남시청)이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17초78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이날 우승으로 쇼트트랙 여자 개인전 가운데 가장 장거리인 이 종목에서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하게 됐다. 한국 선수가 여자 개인전에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건 1994 릴레함메르, 1998 나가노 대회 1000m에서 우승한 전이경(46)에 이어 최민정이 처음이다. 최민정은 또 개인 통산 5번째(금 3개, 은 2개) 올림픽 메달을 따내면서 전이경, 박승희(30)와 함께 쇼트트랙 최다 올림픽 메달 획득 타이기록도 남겼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쇼트트랙 전설로 등극하면서 대표팀 내 갈등 등 심리적 부담에서 벗어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최민정과 함께 결선에 오른 이유빈(21·연세대)은 6위(2분18초825)로 경기를 마쳤다. 최민정은 “정말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후련하다”며 “그간 준비했던 시간을 믿고 흔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마지막에 웃고 끝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선에서 12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서로 경주에 나선 한국은 6분41초679로 캐나다(6분41초257)에 0.422초가 뒤져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올림픽 남자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2010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 때만 해도 금메달이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마 몰랐을 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불린 최민정(24·성남시청)의 ‘다음’ 올림픽인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정은 꽃길보다 가시밭길이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본격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시즌을 준비하던 시점에 생각지도 못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평창 올림픽 당시 여자 1000m에서 심석희(25)와 부딪쳐 넘어지며 고배를 마셨는데, 3년 뒤인 지난해 심석희와 코치가 당시 주고받았던 문자가 공개됐고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진 뒤 피해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한때 한솥밥을 먹으며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동료의 배신에 충격을 받은 최민정은 지난해 10월 대한빙상연맹에 “고의 충돌 의혹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 겨우 심신을 추스르고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 나섰지만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었다. 1차 대회 도중 귀국해 치료를 받았고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몸뿐 아니라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에이스는 달랐다. 올림픽이 가까워올수록 ‘여제’의 위용을 점차 회복해갔다. 부상에서 복귀한 그는 남은 월드컵 2개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며 부활했다. 최민정은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기 전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평창 때보다 출전 종목이 많아졌고, 경험도 쌓인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4년 전 아픈 기억으로 남았던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펑펑 울었던 최민정은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서야 활짝 웃으며 올림픽 분위기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쇼트트랙 경기 마지막 날인 16일 자신의 주 종목이자 쇼트트랙 마지막 종목인 1500m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이번 대회 자신의 첫 금메달이자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도 달성했다. 준준결선에서 남은 바퀴 수가 전광판에 뜨지 않는 등 국제대회에서 보기 힘든 해프닝이 생겼지만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단단해진 최민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준준결선부터 경쟁자들보다 2∼3m 앞선 채 결승선을 끊은 최민정은 준결선에서는 아예 올림픽 기록(2분16초831)을 갈아 치웠다. 결선에서 레이스 초반 한위퉁(28·중국), 쉬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 등이 오버페이스를 하는 상황에서도 제 페이스를 유지한 최민정은 레이스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리안나 폰타나(32·이탈리아)가 은메달, 스휠팅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최민정과 결선에 오른 이유빈(21·연세대)은 2분18초825의 기록으로 6위를 했다. 이번 시즌 월드컵 1500m에서 랭킹 1위를 하며 메달 기대를 모았던 이유빈은 이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경기에서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쳤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최민정은 경기 뒤 “1500m 잘하고픈 마음이 컸다. 간절하게 준비한 만큼 결과가 좋아 행복하다. 너무 좋아서 (이 상황이) 안 믿긴다. 평창 때보다 더 기쁜 것 같다”며 “힘들게 준비한 과정들이 지금의 결과로 나온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어 “계주와 1000m에서 은메달 딴 것도 좋았지만 베이징에서 애국가를 꼭 듣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내일 애국가를 들을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올림픽 마무리를 한 최민정은 동료들과 함께 활짝 웃었다. 태극기를 두르고 빙판 위를 도는 최민정의 어깨가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이제 꽃길이 펼쳐졌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12년 만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41초257)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계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으로 레이스에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며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올 시즌 월드컵 남자 계주 1위 캐나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던 한국은 13바퀴를 남기고 다시 2위로 내려앉았고 결국 두 번째로 경기를 마쳤다. 동메달은 6분43초431로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남자 대표팀은 2010 밴쿠버, 2018 평창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했던 맏형 곽윤기를 필두로 이번 대회 내내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 전까지 밴쿠버 5000m 계주 은메달이 유일했던 곽윤기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금만큼 값진 은메달을 하나 더 목에 걸었다. 밴쿠버 시상식 당시 시상대 위에서 ‘아브라카다브라’ 시건방 춤을 선보였던 곽윤기는 이날 경기 뒤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춤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장혁의 부상 투혼도 빛났다. 7일 남자 1000m 준준결선 도중 중국 우다징과의 충돌 과정에서 왼쪽 손등이 찢어져 11바늘을 꿰맸던 박장혁은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전재수 헝가리 대표팀 감독이 어렵사리 큰 사이즈 장갑을 구해 주기도 했다. 11일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 불참했던 그는 이날 결선에서는 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역주했다. 손의 통증을 참아가며 다음 주자인 곽윤기의 엉덩이를 힘껏 밀었다. 막내 이준서도 발목 통증을 참아가며 메달을 합작했다. 결선에 나서진 못했지만 준결선에서 김동욱(29·스포츠토토)의 역주도 빛났다. 경기 뒤 곽윤기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못 따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5000만 국민 모두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달렸다”라고 말했다. 남자 15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건 황대헌은 “좋은 동료와 합심해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색깔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도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값지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 때만 해도 금메달이 이렇게 어려운 건지 아마 몰랐을 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불린 최민정(24·성남시청)의 ‘다음’ 올림픽인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정은 꽃길보다 가시밭길이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본격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시즌을 준비하던 시점에 생각지도 못한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평창 올림픽 당시 여자 1000m에서 심석희(25)와 부딪혀 넘어지며 고배를 마셨는데, 3년 뒤인 지난해 심석희와 코치가 당시 주고받았던 문자가 공개됐고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진 뒤 피해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한때 한솥밥을 먹으며 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동료의 배신에 충격을 받은 최민정은 지난해 10월 대한빙상연맹에 “고의 충돌 의혹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정신을 충격에서 벗어나 겨우 심신을 추스르고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 나섰지만 무릎과 발목 부상을 당했다. 1차 대회 도중 귀국해 치료를 받았고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몸 뿐 아니라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에이스는 달랐다. 올림픽이 가까워올수록 ‘여제’의 위용을 점차 회복해갔다. 부상에서 복귀한 그는 남은 월드컵 2개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며 부활했다. 최민정은 베이징 올림픽에 나서기 전 그는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평창 때보다 출전 종목이 많아졌고, 경험도 쌓인 만큼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4년 전 아픈 기억으로 남았던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펑펑 울었던 최민정은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서야 활짝 웃으며 올림픽의 분위기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쇼트트랙 대회 마지막 날인 16일 자신의 주 종목이자 대회 마지막 종목인 1500m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이번 대회 자신의 첫 금메달이자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회에 이은 이 종목 2연패도 달성했다. 준준결선에서 남은 바퀴 수가 전광판에 뜨지 않는 등 국제대회에서 보기 힘든 해프닝이 생겼지만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단단해진 최민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준준결선부터 경쟁자들보다 2~3m 앞선 채 결승선을 끊은 최민정은 준결선에서는 아예 올림픽 기록(2분16초831)을 갈아 치웠다. 결선에서 레이스 초반 한위통(28·중국), 슈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 등이 오버페이스를 하는 상황에서도 제 페이스를 유지한 최민정은 레이스 중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뒤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리아나 폰타나(32·이탈리아)가 은메달, 스휠팅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최민정과 결선에 오른 이유빈(21·연세대)은 6위에 올랐다.최민정은 경기 뒤 “1500m 잘하고픈 마음이 컸다. 간절하게 준비한만큼 결과가 좋아 행복하다. 너무 좋아서 (이 상황이) 안믿긴다. 평창 때 보다 더 기쁜 것 같다“며 ” 힘들게 준비한 과정들이 지금의 결과로 나온 것 같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계주와 1000m에서 은메달 딴것도 좋았지만 베이징에서 애국가를 꼭 듣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우승해서 내일 애국가를 들을 수 있게 되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올림픽 마무리를 한 최민정은 동료들과 함께 활짝 웃었다. 빙판 위를 태극기를 두르고 도는 최민정의 어깨가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이제 꽃길이 펼쳐졌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 12년 만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6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41초67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41초257)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계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33·고양시청),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으로 레이스에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며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올 시즌 월드컵 남자 계주 1위 캐나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던 한국은 13바퀴를 남기고 다시 2위로 내려앉았고 결국 두 번째로 경기를 마쳤다. 동메달은 6분43초431로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남자 대표팀은 2010 밴쿠버, 2018 평창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에 도전했던 맏형 곽윤기를 필두로 이번 대회 내내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전까지 밴쿠버 5000m 계주 은메달이 유일했던 곽윤기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금만큼 값진 은메달을 하나 더 목에 걸었다. 밴쿠버 시상식 당시 시상대 위에서 ‘아브라카다브라’ 시건방 춤을 선보였던 곽윤기는 이날 경기 뒤 열린 간이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 춤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장혁의 부상 투혼도 빛났다. 7일 남자 1000m 준준결선 도중 중국 우다징과의 충돌 과정에서 왼쪽 손등이 찢어져 11바늘을 꿰맸던 박장혁은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전재수 헝가리 대표팀 감독에게 어렵사리 큰 사이즈 장갑을 구해 주기도 했다. 11일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 불참했던 그는 이날 결선에서는 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역주했다. 손의 통증을 참아가며 다음 주자인 곽윤기의 엉덩이를 힘껏 밀었다. 막내 이준서도 발목 통증을 참아가며 메달을 합작했다. 결선에 나서진 못했지만 준결선에서 김동욱(29·스포츠토토)의 역주도 빛났다. 경기 뒤 곽윤기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못 따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그래도) 5000만 국민 모두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달렸다”라고 말했다. 남자 15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건 황대헌은 “좋은 동료와 합심해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색깔이 중요한게 아니다. 지금도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값지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쉬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을 넘어라.’ 16일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 출전하는 여자 대표팀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김아랑(27·고양시청)의 숙제다. 마지막 종목에서 ‘노 골드’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회 3관왕에 도전하는 스휠팅과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서 5개 전 종목 석권으로 종합 우승을 차지한 스휠팅은 올 시즌 헬멧에 세계선수권 종합 랭킹 1위를 뜻하는 ‘1번’을 달았다. 베이징에서도 대회 쇼트트랙 최고 스타다. 여자 1000m와 3000m 계주 금메달, 500m 은메달 등 혼성 2000m 계주를 제외하고 모든 출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섰다. 1500m 시즌 랭킹은 2위다. 빼어난 성적은 메달에 그치지 않는다. 5일(경기일 기준) 동안 개인, 계주 종목에 출전해 모든 종목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5차례 썼다. 하루에 한 번꼴로 올림픽 신기록을 쓴 셈이다. 1000m의 경우 9일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1분27초292)을 세운 뒤 이틀 뒤 준준결선에서 세계신기록(1분26초514)을 쓰며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스피드다. 2012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겨울유스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4위를 했을 정도로 빼어난 스프린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에서도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함께 출전하는 것을 고민했을 정도다. 경기 운영 역시 탁월하다. 11일 1000m 결선 당시 첫 바퀴부터 마지막 9바퀴까지 내내 선두 자리를 지켰다. 2018 평창 대회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과 이번 대회 마지막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마지막 훈련을 마친 최민정은 “대표팀을 하면서 경쟁했던 모든 선수들이 나를 성장하게 만들었다. 스휠팅도 그런 선수 중 하나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13일째인 16일에는 쇼트트랙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7개 세부종목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한 한국 쇼트트랙은 남은 여자 1500m, 남자 5000m 계주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쇼트트랙이 올림픽에 도입된 1992 알베르빌 대회 이후 한국은 대회마다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여자 1500m에서는 2018 평창 금메달리스트 최민정(24·성남시청)이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유빈(21·연세대)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8 평창 대회 당시 서현고 2학년으로 대표팀 막내였던 이유빈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히든카드’다. 이유빈에게도 1500m는 자신감 넘치는 종목이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 4차 대회에서 금메달,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시즌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AP통신도 이유빈의 여자 1500m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이유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친오빠(이준서)를 따라 쇼트트랙을 시작했다.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아버지와 허들 선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포츠 유전자는 타고났다. 2017년 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3개 종목 석권으로 종합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드러냈다. 성인 대표팀 데뷔 시즌에 평창 올림픽을 경험하며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계주 준결선 도중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기도 했지만 동료들과 합심해 끝내 최정상에 섰다. 대표 선발전 1위 심석희(25)가 자격정지 징계로 이탈하면서 대신 개인전에 출전하게 된 이유빈은 베이징에서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첫 개인종목 500m에서는 26위, 1000m에서는 파이널B에 오른 끝에 6위를 했다. 여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날개를 달았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이유빈은 레이스 초반 앞쪽으로 치고 나와 경기를 직접 끌고 나가는 데 강점이 있는 선수다. 체격이 큰 유럽 선수를 추월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 직접 경기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대학 3학년이 되는 이유빈은 또래들처럼 이것저것 관심도 많다. 춤은 물론이고 폴댄스도 취미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팬 ‘아미’인 이유빈은 리더 RM이 인스타그램에 여자 계주 은메달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을 인용하며 “올림픽 너무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종목은 더 재밌고 멋있게 타볼게요”라고 각오를 다졌다.한편 같은 날 5000m 계주 결선을 치르는 남자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1500m에 이어 2관왕에 도전하는 황대헌은 “마지막에 함께 어깨동무하고 후련하게 ‘후회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13일째인 16일에는 쇼트트랙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7개 세부종목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한 한국은 남은 여자 1500m, 남자 5000m 계주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쇼트트랙이 올림픽에 도입된 1992 알베르빌 대회 이후 한국은 대회마다 최소 금메달 2개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여자 1500m에서는 2018 평창 금메달리스트 최민정(24·성남시청)이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유빈(21·연세대)도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8 평창 대회 당시 서현고 2학년으로 대표팀 막내였던 이유빈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히든 카드’다. 이유빈도 1500m는 자신감 넘치는 종목이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시즌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AP통신도 이유빈의 여자 1500m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이유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친오빠(이준서)를 따라 쇼트트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케이트라고 하기에 쇼트트랙이 아닌 피겨를 배우는 줄 알았다고 한다.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아버지와 허들 선수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포츠 유전자는 타고 났다. 2017년 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3개 종목 석권으로 종합 1위에 오르며 두각을 드러냈다. 성인 대표팀 데뷔 시즌에 평창 올림픽을 경험하며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계주 준결선 도중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지기도 했지만 동료들과 마음을 모아 끝내 최정상에 섰다. 평창에서는 계주만 뛰었다. 대표 선발전 1위 심석희(25)가 자격정지 징계로 이탈하면서 대신 개인전에 출전하게 된 이유빈은 베이징에서 점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첫 개인종목 500m에서는 26위에 그쳤지만 1000m에서는 파이널B에 오른 끝에 6위를 했다. 13일 여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날개를 달았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대회 초반에는 컨디션이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경기가 계속될수록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며 “이유빈은 레이스 초반 앞쪽으로 치고 나와서 경기를 직접 끌고 나가는 데 강점이 있는 선수다. 체격이 큰 유럽 선수를 추월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서 직접 경기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유빈은 16일 캐나다의 킴 부탱(28) 등과 1500m 준준결선 5조에 포함됐다. 대학교 3학년이 되는 이유빈은 또래들처럼 이것저것 관심도 많다. 춤은 물론 폴 댄스도 취미로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팬 ‘아미’인 이유빈은 리더 RM이 인스타그램에 여자 계주 은메달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린 것을 인용하며 “올림픽 너무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종목 더 재밌고 멋있게 타볼게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월드컵 당시 해군에서 복무 중인 오빠를 위해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그가 베이징 시상대에서도 다시 한 번 같은 세리머니를 선보일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도 높다. 한편 같은 날 5000m 계주 결선을 치르는 남자 대표팀은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1500m에 이어 2관왕에 도전하는 황대헌은 “마지막에 함께 어깨동무하고 후련하게 ‘후회 없어’라고 말할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