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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거대 돌기둥 ‘스톤헨지’의 유적 일부가 무려 750km 떨어진 스코틀랜드에 있던 돌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5000여 년 전 신석기 시대에 거석(巨石)을 수백 km 이동시킬 수 있는 사회적 기반과 기술이 갖춰져 있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나온 셈이다. 호주 커틴대와 영국 애버리스트위스대 연구팀은 1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스톤헨지 중심부의 제단석이 스코틀랜드 북동부 오르카디안 분지의 구적색 사암과 매우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톤헨지의 구조를 보면 세로로 세워져 있는 높이 8m, 무게 9t가량의 돌 수십 개와 이를 받치는 가로석으로 구성돼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 건축물은 예배, 의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앞선 연구를 통해 스톤헨지의 돌들은 사르센 사암과 청회색 사암인 블루스톤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블루스톤은 약 225km 떨어진 웨일스 지역 북쪽 펨브로크셔 프레슬리 언덕에서 이동시켜 왔다. 크기가 큰 사르센은 2020년에서야 영국 잉글리시 헤리티지 재단과 셰필드대 고고학자들에 의해 유래가 밝혀졌다. 연구진이 사르센 사암 조각을 X레이 분광법으로 분석한 결과 스톤헨지 유적에서 약 25km 떨어진 말버러 다운스의 웨스트우즈 지역에서 왔다는 것이 확인됐다. 당시 연구진은 “블루스톤에 비해 크기가 큰 사르센이 블루스톤만큼 멀리서 이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영국과 호주 공동 연구팀이 분석한 제단석은 이 돌들을 받치고 있다. 두께 50cm, 가로세로가 각각 1m, 5m로 무게는 6t 정도다. 연구진은 제단석 조각을 구성하는 지르콘, 인회석, 금홍석의 화학 성분과 연대를 분석했다. 이를 영국 및 아일랜드 곳곳의 퇴적층과 비교한 결과 스코틀랜드 북동부 오르카디안 분지의 구적색 사암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르카디안 분지에서 스톤헨지 유적까지의 거리는 무려 750km. 당초 과학자들의 예상보다 훨씬 먼 거리다. 그간 많은 연구자들은 제단석도 블루스톤이 유래한 프레슬리 언덕에서 온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와 영국의 공동 연구팀 역시 프레슬리 언덕 근처를 중심으로 연대 분석을 실시했지만 제단석과 일치하지 않았다. 결국 연구진은 분석 범위를 넓혀 스코틀랜드 북부까지 조사하다가 이번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5000여 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750km 거리를 운송할 만한 높은 수준의 사회 조직과 운송 수단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먼 거리를 어떻게 이동했느냐는 아직 미스터리다. 공동 연구팀은 스코틀랜드의 험한 지형을 고려했을 때 육로보다는 수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어떻게 스톤헨지를 만들었는가’라는 책을 쓰기도 한 고고학자 마이크 피츠는 “그렇게 중요한 화물(제단석)을 수로로 이동시켰을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을 보였다. 공동 연구팀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더 정확한 유래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조사 분석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뇌에 전극을 심어 생각을 읽어내는 ‘뇌 임플란트’ 기술이 상용화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 등 미국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뇌 임플란트 기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상용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 5년 만에 복원한 목소리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정상적으로 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14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루게릭병은 운동을 담당하는 영역의 뇌세포가 조금씩 사멸하면서 서서히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뇌질환이다. 이번에 전극을 이식받은 케이시 해럴 씨(45)는 5년 전에 루게릭병 증상이 나타났고, 현재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 하는 상태다. 연구진은 환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 피질에 256개의 전극을 심었다. 여기에는 페이팔의 창업자 틸이 투자한 미국의 뇌 임플란트 개발 기업 블랙록 뉴로테크의 기술이 사용됐다. 연구진은 전극에서 오는 뇌 신호를 분석해 단어와 문장으로 변환했다. 그러고 나서 환자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문장을 환자의 음성으로 바꿨다. 해럴 씨는 “내 목소리와 매우 흡사하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던 가족들도 함께 울었다. 블랙록의 뇌 임플란트는 해럴 씨에게 이식된 후 8개월 동안 97.5%의 정확도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이 문단을 소리내어 읽을 때 단어 오류율 역시 1∼2%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굉장히 정확한 수준”이라고 했다.● 2030년 5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 전망 전문가들은 의학 기술과 AI 발전으로 뇌 임플란트 기술이 앞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재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뇌의 신호를 읽으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최근 뇌 신호를 분석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등 기술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블랙록 뉴로테크뿐 아니라 머스크 CEO가 창업한 뉴럴링크 역시 뇌 임플란트 상업화를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뉴럴링크는 올해 1월 첫 환자에 이어 이달 초 두 번째 환자에게 뇌 임플란트를 실시했고,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 뉴럴링크 역시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전극을 삽입하는데, 총 1024개의 전극을 사용한다. 뉴럴링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추가적으로 전극을 이식할 계획이다.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투자한 싱크론도 대규모 임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싱크론은 두 회사와는 다르게 두개골을 뚫지 않고 뇌경색 환자나 심근경색 환자에게 시술하는 스텐트를 이용한다. 뇌 혈관에 스텐트를 설치하고 스텐트 내 전극을 이용해 뇌 신호를 읽어들이는 원리다. 뇌에서 직접 신호를 받는 것보다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외과적인 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뇌 임플란트 시장 규모는 2022년 17억1000만 달러(약 2조3200억 원)에서 2030년 40억 달러(약 5조43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1.2%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약 60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키고 지구 생명체 75%의 생명을 앗아간 대멸종의 원인이 소행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대멸종의 원인으로 거대한 화산 폭발, 혜성 혹은 소행성 충돌 등 여러 가설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로 소행성 충돌 가설에 좀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마리오 피셔괴데 독일 쾰른대 교수팀은 1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백악기와 팔레오기 사이에 일어난 대멸종의 원인이 탄소질의 소행성 충돌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멸종 원인의 유력한 가설로 화산 폭발과 천체의 충돌이 꼽힌다. 학계에서는 천체 충돌일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다. 6600만 년 전 ‘칙술루브(Chicxulub)’라는 천체가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충돌해 칙술루브 충돌구를 만들면서 공룡 등을 멸종시켰다는 것이다. 칙술루브가 소행성인지 혜성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칙술루브가 태양의 중력에 의해 분해된 혜성의 일부라는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쾰른대 연구팀은 백악기와 팔레오기의 경계가 되는 지층에서 루테늄(Ru)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루테늄은 지구 암석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드문 원소이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한 천체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다. 루테늄은 총 7가지의 동위원소(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가지고 있는데, 천체마다 동위원소의 비율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이 비율을 확인하면 어떤 천체에서 유래했는지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칙술루브가 탄소로 이뤄진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혜성의 구성 비율과는 전혀 달랐다. 또 지구를 덮친 이 행성이 지구 가까운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목성 너머의 먼 태양계에서 형성된 소행성이라는 것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칙술루브가 혜성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이번 결과는 오랜 논쟁을 해결하고 지구와 충돌한 외계 암석에 대한 이해를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며 2018년 금융 당국이 내린 제재를 전부 취소해야 한다는 첫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재가 이뤄진 지 5년 9개월 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금융 당국 처분이 발단이 돼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계부정 등 혐의로 기소됐지만, 올 2월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행정소송에서도 유사한 판결을 내리면서 이 회장의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등을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내린 (제재 및 과징금 등)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금융감독원은 2011년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상장 직전인 2015년 1조9000억 원의 흑자를 내는 과정에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고 회계 처리 방식을 ‘지분법’으로 바꿔 자산 가치를 4조5000억 원가량 부풀렸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증선위와 금융위도 대표이사·임원 해임 권고 및 과징금 80억 원 등 제재를 결정했다. 증선위 고발과 검찰 조사를 거쳐 자본시장법 위반 등 19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회장은 올 2월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회계부정 수사’ 발단 된 제재 취소… 이재용 2심 내년 1월 결론‘삼바’ 제재 취소당국 “삼바, 합작사 분식 회계” 제재… 법원 “재량권 범위내 회계처리” 판단이재용 ‘회계부정’ 1심서 전부 무죄… 항소심, 5차례 공판후 판결 예정재판부는 우선 2012∼2014년 재무제표가 분식회계라는 증선위 판단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지배하면서 이를 종속기업으로 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회계부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원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 처리 정당” 재판부는 “합작투자 자체로 공동 지배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바이오젠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 등을 살 수 있는 권리)이 ‘실질적 권리’에 해당해 지배력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단독 지배했다고 보아 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하여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원칙 중심 회계 기준’ 아래에서 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융당국의 제재도 모두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각 처분은 사실상 일체의 처분으로 이뤄졌고 위법한 회계 처리에 대한 제재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서로 불가분적 관계여서 제재를 전부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처분은 기초가 되는 사실을 일부 오인했거나 위반 내용과 제재 수준 사이의 이익형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 처리로 관련 자산과 자기자본을 일부 부풀린 점은 인정했다. 금감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판결문을 입수하는 대로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내용을 분석해 금융위에 항소 여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재용 2심, 5번 공판 뒤 내년 1월 선고 앞서 금감원은 2011년부터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코스피 상장 직전 회계 처리가 변경되면서 1조9000억 원의 흑자를 낸 것과 관련해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하고 2018년 5월 중징계를 의결했다. 증선위와 금융위원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행위를 분식회계로 보고 같은 해 11월 과징금 80억 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 증선위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2년여간 수사를 벌여 2020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기소 3년 5개월 만인 올해 2월 5일 이 회장의 19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결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의 1심은 총 107회 재판이 진행됐고, 이 회장은 법원에 96회 출석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마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이 회장 항소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5번의 공판기일을 진행한 뒤 내년 1월 27일 판결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30일 첫 정식 공판에서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등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1심 판단과 관련한 증거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10월 14일에는 회계 부정 부분을, 10월 28일과 11월 11일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부분을 각각 심리한 뒤 11월 25일 결심공판을 열고 검찰 구형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하게 된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정부가 ‘기업 분할’ 카드까지 꺼내며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독점을 깨려는 것은 거대 기업의 독점이 산업 발전과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이다. 앞서 미 수도 워싱턴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 역시 286쪽에 걸친 판결문을 통해 “구글의 유통 계약은 일반 검색 서비스 시장의 상당 부분을 배제했고 경쟁사의 경쟁 기회를 손상시킨다”며 “구글이 휴대전화와 브라우저에서 유통을 독점했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가격을 꾸준히 인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에 대한 기업 분할 고려는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분할하려던 시도가 실패한 뒤 미 정부가 불법 독점을 이유로 회사를 분할하려는 첫 번째 움직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AT&T부터 MS까지… 독점 기업 분할 시도 미국은 42년 전인 1982년 미 전역의 통신산업을 지배하던 공룡 기업을 분할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대부분의 전화 통신을 독점하고 있던 거대 기업 AT&T에 대해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해 7개의 지역 벨 운영회사로 쪼갰다. 이는 미 통신산업의 근간을 바꾼 결정적 순간으로 꼽힌다. AT&T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새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했고 소비자 이익 개선과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1998년 미 정부는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MS가 막강한 윈도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끼워팔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00년 연방 판사는 MS를 분할하라고 명령했지만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MS는 기술을 공유하고 끼워팔기 관행을 시정하기로 합의해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당시 주요 법적 판결이 유지됐기에 MS는 신생 인터넷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외신들은 “덕분에 구글과 같은 젊고 새로운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OS-웹브라우저 사업 매각 가능성 구글의 온라인 검색 관련 독점에 대해 법무부가 기업 분할이라는 제재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구글 분할이 실제 추진된다면 여러 사업부 중 안드로이드 OS, 웹브라우저 크롬의 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안드로이드 OS와 크롬을 강제 처분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 OS와 크롬 모두 시장에서 점유율이 매우 높은 상태라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더라도 다시 반독점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약 70%, 데스크톱 기준 크롬 점유율은 약 75%다. 구글의 글로벌 검색 서비스 시장 점유율 또한 89.2%에 달한다. 그간 구글의 경쟁사인 MS 등은 구글의 검색 우위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유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법원이 구글의 데이터를 경쟁사에 양도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해 공유하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제품에서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을 방지하겠단 의도다.● 핵심은 기술 및 서비스 공유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독점 역시 문제 삼았다. 구글 매출의 약 3분의 2가 검색 광고에서 나온다. 이에 구글이 소유한 온라인 텍스트 광고 플랫폼인 애드워즈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애드워즈는 키워드 검색 때 특정 기업의 홈페이지나 제품을 가장 먼저 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의뢰 기업이 모든 콘텐츠를 넘겨야 하므로 애드워즈를 통해 유입되는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다. 구글과 법무부가 향후 2심, 최종심 판결 때까지 불꽃 튀는 법적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과거 MS 사례와 마찬가지로 양측이 일정 수준에서 합의를 볼 가능성을 제기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이 다음 달 광고 기술에 대한 또 다른 반독점 소송으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유한 메타 등 다른 빅테크도 비슷한 처지라고 전했다. 다음 달 구글이 어떤 처분을 받든, 해당 규제가 빅테크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글로벌 구직자 중 절반 가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력서를 작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고용 시장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여러 대기업들이 AI 사용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공표했지만, 유료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사람이 쓴 것과 구분하기가 어려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는 영국 스타트업 칸바가 5000명의 글로벌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5%가 생성형 AI를 사용해 이력서를 작성하거나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HR 컨설팅 기업인 뉴로사이트가 1500명의 학생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역시 57%가 이력서 작성을 위해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챗GPT를 이용해 손쉽게 이력서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최근 국내외 고용 시장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지원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AI를 활용한 성의 없는 이력서도 많아 검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유료 AI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는 실제 사람이 쓴 것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이런 이유로 딜로이트, EY, PwC, KPMG 등 글로벌 빅4 회계법인은 AI를 이용한 지원서 작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역시 약 65%가 이력서에 AI 사용 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답했다. 고용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사용 여부를 알 수 있게 하는 ‘워터마크’ 기술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인재 채용은 회사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인만큼 신중해야 한다”며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화성 지하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화성 지하 11.5∼20km 사이에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추정한 물의 양은 화성 전체를 약 1.6km 깊이로 덮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이었다.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무인탐사선 ‘인사이트’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인사이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1300여 건의 화성 지진을 감지해 온 무인 탐사선이다. 인사이트가 수집한 지진파 데이터는 화성 내부 구조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다. 지진파는 암석의 재질이나 내부 균열 등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물로 덮인 화성의 ‘중간 지각’은 화성암인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마이클 맹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한 것”이라며 “지구의 깊은 바닷속에 미생물이 살고 있는 것처럼 화성의 축축한 지각 역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이란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INAF) 등 공동 연구진은 화성의 남극 아래 1.5km 깊이에 지름 20km의 호수가 존재한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수집한 음향탐사 레이더 데이터를 활용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화성 지하에 상당량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12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화성 지하 11.5~20㎞ 사이에 많은 양의 물이 존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추정한 물의 양은 화성 전체를 약 1.6㎞ 깊이로 덮을 수 있을 만큼 많은 양이었다.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무인탐사선 ‘인사이트’의 데이터를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인사이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1300여 건의 화성 지진을 감지해온 무인 탐사선이다. 인사이트가 수집한 지진파 데이터는 화성 내부 구조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다. 지진파는 암석의 재질이나 내부 균열 등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물로 덮인 화성의 ‘중간 지각’은 화성암인 것으로 추정했다.연구진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마이클 망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발견한 것”이라며 “지구의 깊은 바닷속에 미생물이 살고 있는 것처럼 화성의 축축한 지각 역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것이란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INAF) 등 공동 연구진은 화성의 남극 아래 1.5㎞ 깊이에 지름 20㎞의 호수가 존재한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수집한 음향탐사 레이더 데이터를 활용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12일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8월 수상자로 김태성 LS전선 수석연구원과 박진용 진용엔지니어링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매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엔지니어를 각 1명씩 선정해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 원을 수여한다. 이달 수상자인 김 수석연구원은 해저 케이블 시공 분야 전문가로 해저 케이블 운송 시 요구되는 코일링 특성의 예측 및 시험평가 기술을 개발하는 등 관련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2차전지 전극공정의 핵심 설비인 코팅 장비 등 다양한 롤투롤 공정(휘어질 수 있는 플라스틱 및 금속박에서 전자기기를 만드는 공정) 기반의 설비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 코팅 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장비 부품 국산화에 기여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비율’ 문제로 합병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대로 합병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앞서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진행 중인 ‘주주 설문조사’가 12일 종료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를 설립해 양 사의 시너지 평가, 자금 평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 마무리되는 주주 설문조사 역시 최종 검토 결과에 반영될 예정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 주주들의 의견이 무시된 합병은 없을 것”이라며 합병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합병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 및 셀트리온 소액주주연대 측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은 셀트리온에 비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합병 시 재분배되는 주식 수를 결정하는 ‘합병 비율’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합병하는 주체가 모두 상장사일 경우 합병비율은 오로지 ‘주가’에 의해 결정된다. 9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제약은 7만9900원, 셀트리온은 19만6000원으로 약 2.5배 차이 난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셀트리온(2조1764억 원)이 셀트리온제약(3888억 원)에 비해 5.6배가량 많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는 대체로 셀트리온이 올라가면 따라서 같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며 “매출이나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반대에 맞서 합병을 강행하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 규모가 가장 큰 변수가 된다. 주매청은 합병과 같이 주주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해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공정한 가격에 되사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에서 발생할 주매청 지급을 위해 약 1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당시 주매청 행사 규모는 79억 원으로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매청을 소화할 자본은 확보하고 있으나 주주들이 원하지 않는 합병을 무리하게 진행할 생각은 없다”며 “설문 결과를 감안해 특별위원회에서 합병 여부를 최종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합병 무산 가능성이 커지며 셀트리온제약까지 3사 합병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밸류체인을 간소화하고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일감 몰아주기’ 등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셀트리온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개발-생산(셀트리온)-해외·국내 유통(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을 일원화하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사업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며 “만약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LG유플러스가 ‘우리동네 중고폰 진단센터(U+진단센터)’를 이달 말까지 전국 100개로 확대한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중고 휴대전화를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U+진단센터에서는 중고 휴대전화를 판매하기 전 개인정보가 모두 삭제됐는지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고 휴대전화 직거래 시 개인정보가 남아 있어 피해를 입는 고객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월 데이터 삭제 진단 서비스 업체인 블랑코코리아와 함께 U+진단센터를 운영 중이다. U+진단센터 이용자는 5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5월 대비 지난달 말 이용자는 2개월 만에 12배 증가했으며, 6월과 비교해도 7배가 증가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8일 장남과 차남의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 “송구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들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실거주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유 후보자의 배우자와 차남은 2007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전입했다. 유 후보자는 “은마아파트는 누구 집이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문에 “동생이 거기에 전세를 살았다”고 답했다. “동생이 당시 검사였느냐”는 민주당 노종면 의원의 추가 질의에는 “맞다”라고 했다. 유 후보자는 검사 출신 국민의힘 유상범 국회의원과 영화배우 유오성 씨의 형이다. 다만 유 후보자는 ‘강남 8학군’ 학교에 보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녀의 학교 부적응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의 장남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해외에 불법 체류하면서 6차례 병역판정 검사를 연기한 끝에 2014년 질병을 사유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병역 회피’ 논란도 이어졌다. 유 후보자는 “장남이 미국 유학 기간 질병으로 입원했고, 이로 인해 귀국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장남과 차남의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해 “송구하다”고 유감을 표했다.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녀들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실거주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유 후보자의 배우자와 차남은 2007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전입했다.유 후보자는 “은마아파트는 누구 집이었느냐”는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문에 “동생이 거기에 전세를 살았다”고 답했다. “동생이 당시 검사였느냐”는 민주당 노종면 의원 추가 질의에는 “맞다”라고 했다. 유 후보자는 검사 출신 국민의힘 유상범 국회의원과 영화배우 유오성 씨의 형이다. 다만 유 후보자는 ‘강남 8학군’ 학교에 보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녀의 학교 부적응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유 후보자 장남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해외에 불법 체류하면서 6차례 병역판정 검사를 연기한 끝에 2014년 질병을 사유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병역 회피’ 논란도 이어졌다. 유 후보자는 “장남이 미국 유학 기간 질병으로 입원했고, 이로 인해 귀국이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두 달째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발이 묶여 있는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로 인해 미국의 ISS 임무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스타라이너가 귀환하기 전까지는 ISS에 새로운 유인 우주선이 도킹(결합)할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ISS에 4명의 우주 비행사를 보내는 임무를 9월 24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8월 18일에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ISS를 향해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한 달 이상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보잉이 개발한 스타라이너는 6월 6일 ISS에 도킹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함 문제로 여전히 귀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 2명은 당초 ISS에 8일간 머물 예정이었지만 두 달 이상 ISS에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13명을 수용할 수 있는 ISS에는 크루 드래건을 타고 온 우주 비행사 4명, 러시아의 소유즈에 탑승했던 우주 비행사 3명, 스타라이너 우주 비행사 2명 등 총 9명이 머물고 있다.NASA는 스타라이너의 결함을 조속해 해결해 귀환시킨 뒤 9월 24일 4명의 우주 비행사를 ISS로 보내고, 10월 중순 경 화물 수송도 진행할 방침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전 세계 인구(약 80억 명) 중 27억 명은 여전히 인터넷 접속을 못 하고 있습니다. 저소득 국가들이 어떻게 인공지능(AI) 혜택을 누리도록 할 것인가가 큰 숙제입니다.”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 내정자(52·사진)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향후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김 내정자가 맡게 될 디지털전환 부총재직은 디지털 분야에서 저소득 국가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세계은행이 올해 신설한 직위다. 김 내정자는 “전 세계 81% 정도의 가구가 유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약 7%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며 “저소득 국가에 맞는 기술 개발과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처음으로 세계은행 최고위직인 부총재에 선임된 한국인이다. 행정고시 40회 출신으로 옛 정보통신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한 김 내정자는 LG유플러스,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로 일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두 번째 환자 뇌에 ‘뇌 임플란트’(사진)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1월 첫 환자 이식에 이어 두 번째 성공이다. 회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추가로 뇌 임플란트를 이식할 예정이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일 방송된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에서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두 번째 임플란트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이식 환자는 다이빙 사고로 척수가 손상된 환자로, 정확한 수술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임플란트 기술은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뇌에 들어가는 칩은 마치 해파리처럼 생겼다. 머리 역할을 하는 칩에는 다리에 해당하는 머리카락 두께의 얇은 실 64개가 달려 있다. 이 실은 뇌에서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피질에 삽입된다. 각각의 실 안에는 16개의 전극이 있어 총 1024개의 전극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인식해 뉴럴링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한다. 뉴럴링크의 애플리케이션은 이 신호를 분석해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거나 클릭을 하는 등의 동작으로 변환한다. 올해 1월 뉴럴링크 임플란트를 이식한 놀런드 아보 씨는 머스크 CEO와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임플란트를 이식하기 전에는 입에 막대기를 물고 태블릿 기기 화면을 두드려 컴퓨터를 사용했다”며 “지금은 생각만으로 기기가 그 일을 실현시켜 주기 때문에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고 했다. 뉴럴링크는 올해 3월 아보 씨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체스를 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뇌 임플란트가)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줄 수 있다”고 농담을 하며, 향후 사지 마비 환자뿐 아니라 뇌의 문제로 앞이 보이지 않는 일부 실명 환자들까지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가 뉴럴링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치료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뉴럴링크의 목표는) 인간과 AI의 공생이며, 이는 종(species) 수준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뇌 임플란트와 AI 시스템의 융합이 “AI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뇌의 출력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지면 인간의 의지를 AI와 더 잘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뇌 임플란트와 AI의 융합이 인간의 의지를 반영하는 안전한 AI를 개발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AI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해온 대표적인 인사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전기차 배터리 폭발 사고로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수 초 만에 10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의 원인을 밝혔다. 서울대는 5일 임종우 화학부 교수,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SDI 공동연구팀이 배터리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1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열폭주 현상은 많은 2차전지 업체들이 사용하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하이니켈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양극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로, 용량은 크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방사광 가속기 기반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 내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양극과 음극 사이에 화학종이 교환되는 과정에서 ‘자가 증폭’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자가 증폭 과정이 빠르게 일어나며 열폭주로 이어지게 된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코팅 기술로 음극재를 감싸자 음극에서 시작되는 자가 증폭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이를 활용해 하이니켈 배터리에 주력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전기차 배터리 폭발 사고로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수 초 만에 10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의 원인을 밝혔다.서울대는 5일 임종우 화학부 교수, 김원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삼성SDI 공동연구팀이 배터리 열폭주 현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1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열폭주 현상은 많은 2차전지 업체들이 사용하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하이니켈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양극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로, 용량은 크지만 열 안정성이 낮아 열폭주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연구진은 방사광 가속기 기반의 X선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 내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양극과 음극 사이에 화학종이 교환되는 과정에서 ‘자가 증폭’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자가 증폭 과정이 빠르게 일어나며 열폭주로 이어지게 된다.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코팅 기술로 음극재를 감싸자 음극에서 시작되는 자가 증폭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이를 활용해 하이니켈 배터리에 주력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두 번째 환자 뇌에 ‘뇌 임플란트’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1월 첫 환자 이식에 이어 두 번째 성공이다. 회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추가로 뇌 임플란트를 이식할 예정이다.4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일 방송된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에서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두 번째 임플란트는 잘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이식 환자는 다이빙 사고로 척수가 손상된 환자로, 정확한 수술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임플란트 기술은 전극을 통해 뇌의 신호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은 마치 해파리처럼 생겼다. 머리 역할을 하는 칩에는 다리에 해당하는 머리카락 두께의 얇은 실 64개가 달려있다. 이 실은 뇌에서 운동을 담당하는 운동피질에 삽입된다. 각각의 실 안에는 16개의 전극이 있어 총 1024개의 전극이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인식해 뉴럴링크 어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한다. 뉴럴링크의 어플리케이션은 이 신호를 분석해 컴퓨터 커서를 움직이거나 클릭을 하는 등의 동작으로 변환한다.올해 1월 뉴럴링크를 이식한 놀런드 아르보 씨는 머스크 CEO와 함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임플란트를 이식하기 전에는 입에 막대기를 물고 태블릿 기기 화면을 두드려 컴퓨터를 사용했다”며 “지금은 생각만으로 기기가 그 일을 실현시켜주기 때문에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고 했다. 뉴럴링크는 올해 3월 아르보 씨가 아르보 씨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과 온라인 체스를 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달 뒤인 5월 아르보 씨의 뇌에 삽입돼 있던 일부 실이 뽑히며 뇌의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전극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는 이미 동물 실험을 통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뇌의 신호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수정해 임플란트의 기능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전극의 10~15%만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생각만으로 커서를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했다”고 했다.그는 이어 “(뇌 임플란트가) 사람들에게 초능력을 줄 수 있다”고 농담을 하며, 향후 사지 마비 환자뿐 아니라 뇌의 문제로 앞이 보이지 않는 일부 실명 환자들까지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머스크 CEO가 뉴럴링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치료의 영역이 아닌 인간의 생물학적 지능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뉴럴링크의 목표는) 인간과 AI의 공생이며, 이는 종(species) 수준에서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팟캐스트에서 뇌 임플란트와 AI 시스템의 융합이 “AI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뇌의 출력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지면 인간의 의지를 AI와 더 잘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뇌 임플란트와 AI의 융합이 인간의 의지를 반영하는 안전한 AI를 개발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머스크 CEO는 AI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해온 대표적인 인사다.회사는 연내 8명의 환자에게 뇌 임플란트 이식을 추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2030년까지 2만여 건을 이식하는 것이 목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내 연구진이 고체 물질에서 ‘암흑 전자’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고온초전도체의 원리를 밝힐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 교수 팀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고체 속에서 암흑 전자를 확인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29일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암흑 전자는 이름처럼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아 관측이 어려운 물질이다. 앞서 원자나 분자에 존재하는 암흑 전자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고체 물질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약 4년간의 연구 끝에 암흑 전자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구상했다. 이를 통해 고온초전도체 구리 산화물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고체 물질 속에서도 전자가 암흑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세계 최초 사례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