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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청구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14년 만에 국회의 첫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4000만 명에 육박하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1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보험사가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청구 과정을 전산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실손보험은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급여 항목을 제외한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현재 실손보험을 청구하려면 진료 이후 병원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팩스나 앱 등을 통해 보험사에 이를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비자는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실손보험 청구를 끝낼 수 있다. 소비자 대신 병원이 전문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에 필요한 서류를 전송하게 된다. 소비자 처지에서 보면 실손보험 청구가 매우 간편해지는 셈이다. 의료기록 유출 등 이유를 내세운 의료계의 반대로 지금까지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개정안은 향후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첫 관문이 법안소위를 통과한 데다 국민들의 지지가 높아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금융당국이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도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통해 투자자를 모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임원 회의에서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에 의한 불법행위는 국민들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유발하고 자본시장을 교란시켜 금융질서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감원이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에 의한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해 노력해 왔음에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해 고수익을 미끼로 유튜브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하거나 불공정거래를 일삼는 폐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는 이날 기준 2139개로 집계됐다. 2019년 말 868곳에서 약 3년 반 만에 150%가량 급증한 숫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담 조직인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불법행위 단속반’을 설치해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면서 불법행위 단서를 적극 수집하기로 했다. 또 암행 및 일제 점검을 통해 불법 혐의 업체와 불공정거래 행위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이번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계기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한 금감원의 온·오프라인 시장 정보 수집 및 분석 기능 강화와 인력 확충도 당부했다. 또 그는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한 조직 및 기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금융위원회, 수사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신속하게 불공정거래를 단속, 처벌하라고 지시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금리 속에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꼽히는 대부업체들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난해 최대 7만1000명이 불법 사채 시장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불법 사금융 이용자 10명 가운데 1명은 연 1200%를 넘는 초고금리를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서민금융연구원은 저신용자(신용 6∼10등급) 5478명과 대부업체 23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설문에 응답한 저신용자 가운데 68.0%는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크게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대부업체 중 76.2%는 2021년 7월 최고금리가 24.0%에서 20.0%로 내린 이후 월평균 신규 신용대출 승인율이 줄었다. 합법적인 대부업체들이 돈줄을 조이면서 서민들의 불법 사금융 이용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서민금융연구원은 대부업 이용자의 경우 지난해 신규로 3만9000명에서 7만1000명가량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했고, 이용 금액은 최소 6800억 원에서 최대 1조2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는 응답자의 77.7%는 불법 사금융 업자임을 알면서도 돈을 빌렸다고 답했다. 이용 금리의 경우 응답자의 41.3%가 1년 기준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다. 연 240% 이상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는 비율도 33.1%로 2021년 22.2%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 120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이용자도 10.8%에 이르렀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시중금리가 대폭 상승했지만 연 20%에 묶인 법정 최고금리로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며 저신용·저소득 취약 대출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법정 최고금리를 시중금리에 연동해 운영하면서 서민 대출의 숨통을 틔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 대부업체들은 적정 최고금리 수준으로 ‘연 24% 초과∼27% 이하’(52.2%)와 ‘연 27% 초과∼30% 이하’(21.7%)를 주로 꼽았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돈, 오카네, 머니. 세상 그 누가 돈에서 자유로울까요. 동전도 지폐도. 돈은 뒤집어서 봐도 돈일 뿐입니다. 그래도 돈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있습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그리고 이들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을 출입하는 기자가 돈의 행간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돈의 뒷면, 오늘은 최근 ‘김남국 코인’ 논란이 거센 한편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입법을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조 원의 가상자산이 거래됐는데요.이렇게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주식시장과 달리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과 같은 불법적인 행위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었습니다.이런 가운데 최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실제 입법이 목전에 다가왔는데요.‘이용자 보호’라고 하지만 당연히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것을 보호한다거나 이런 내용을 담을 수는 없겠습니다.이 법안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불법성을 명확히 규정하고 시장 감시를 위한 틀과 처벌 규정을 마련하는 것.그리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사고나 해킹 등으로 인해서 투자자가 손해를 입는 일을 막는 것.두 가지가 핵심입니다.결국,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주식시장과 동일한 수준의 규율 체계를 마련된다는 의미이겠습니다.● 2017년 비트코인 열풍… 롤러코스터 시세에도 시장 확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그동안 암호화폐, 암호자산, 가상자산 등 다양한 용어가 쓰여 왔습니다.2023년 현재에는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대다수가 가상자산의 존재를 알 듯하지만 수년 전만 해도 가상자산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았는데요.가상자산은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열풍’과 ‘폭락’을 반복하면서 관심을 모아왔고 덩달아 시장도 커졌습니다.전문가들은 가상자산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에서 중요한 분기점 가운데 하나로 2017년의 비트코인 열풍을 꼽습니다.2017년 1월, 개당 1000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연말에는 1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면서 큰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후에는 다시 등락을 거듭하면서 2020년 3월 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2017년에 눈에 띄는 가격 상승을 보여주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는 것입니다.비트코인은 2020년 말부터 다시 급등세를 보이다가 2021년 11월에는 6만 7000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적인 가격 상승을 보여줬는데요.‘잡코인’과 비교하기 힘든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마저도 이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가격 등락을 보이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고 자연스레 젊은 세대의 투자처로 세계에서 각광을 받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가상자산 입법 속도2021년 11월 정점을 찍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그 이후로 서서히 하락했지만 국내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에는 여전히 4만 달러 안팎이었습니다.이런 흐름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가상자산과 관련해서 우호적인 방향성의 공약들을 내놓았는데요.그리고 이런 공약들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 가운데 한 항목으로 포함이 되면서 금융위원회에는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확보된 가상자산 발행방식부터 국내 ICO(가상화폐공개)를 허용한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금융당국, ‘최소한의 질서 확립부터’… 단계적 입법 전략특히, 금융위는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책임 있게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한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구체적인 미션을 부여받았는데요.여전히 ‘금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어 보이는 가상자산에 대한 기본입법에 나서야 하는 것이었습니다.금융위가 해왔던 기존 업무와는 결이 상당히 다른데, 국정과제이기 때문에 속력도 내야 하는 과제라는 점 때문에 김주현 위원장은 물론이고 김소영 부위원장 등 금융위 주요 멤버들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슈인데요.금융위가 고심 끝에 마련한 방안은 ‘단계적 입법’이었습니다.완전히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감안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최소한의 입법부터 시작하자는 방향성이었습니다.● 테라-루나 사태 등 잇따른 사건·사고로 입법에 속력사실, 국회를 거쳐야 하는 입법은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입법을 추진하는 정부부처에서야 나름의 이유를 내세우겠지만 국회에서는 해당 부처의 입장만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또 정치적인 이슈에는 각 당의 입장도 반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가상자산 입법의 경우 국정과제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당연하겠습니다만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백혜련 정무위원장을 비롯해서 야당 의원들도 최소한의 입법이 우선 필요하다는 상당히 공감하면서 입법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가입니다.올 3, 4월에 있었던 법안소위 논의 내용을 실제로 살펴봐도 여야 의원들 모두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토론에 임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이런 상황은 아무래도 가상자산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잇따랐던 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체포, 가상자산 투자 관련 살인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입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것입니다.● 법사위-본회의 거쳐야 입법 마무리… “가상자산 시장에 큰 변화 예상”물론, 아직 법이 실제로 제정된 것은 아닙니다.정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서 본회의를 통과해야 비로소 법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법안에는 법 시행에 따른 준비 사항 등을 감안해서 법이 공포되고 1년 뒤에 시행하도록 부칙이 달려있는데요.그럼에도 법이 마련되기만 해도 실제 시행을 준비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예컨대, 이 법은 가상자산 시장의 중요한 플레이어인 거래소들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비롯해 이상 거래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이를 금융당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는데요.주식시장에서 한국거래소가 시장감시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처럼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거래소가 불공정거래 행위를 직접 감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가상자산 거래소가 불법 행위를 감시하기는 커녕, 가상자산 상장 대가로 뒷돈이 오고 간 일로 수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국내의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가 예상되는 입법일 수밖에 없습니다.사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대형 주가조작 사태 역시 가상자산 입법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으로 엄격히 규율 중인 주식시장에서도 시세조작 같은 불법 행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법조차 없었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그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입니다.그동안 가상자산으로 큰돈을 벌었다던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 모두가 과연 공정한 조건 속에서 돈을 벌었던 것일까요.가상자산 투자로 큰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의 경우 아직은 진실부터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사실 이번 입법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그럼에도, 이번 사태 역시 그동안 여러 측면에서 무질서했던 가상자산 시장에서 바로잡아야 할 점들을 추가로 찾아내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그동안 ‘최소한의 규칙’도 없었던 가상자산 시장에 비로소 만들어지는 새로운 법은 많은 것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정무위원회 대안으로 마련된 이번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가상자산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가상자산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이 법의 목적으로 함―가상자산 이용자 자산의 보호를 위하여 예치금의 보호, 가상자산의 보관, 보험의 가입, 가상자산거래기록의 생성·보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행위, 부정거래행위 등을 가상자산 거래의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함―이용자의 가상자산에 대한 임의적 입출금 차단을 금지하고, 가상자산사업자로 하여금 가상자산시장의 이상거래를 상시 감시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금융당국에 이를 통보하도록 함―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검사에 관한 사항과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한 조사·조치권한을 규정함―불공정거래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되,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가중할 수 있도록 하고, 징역에 처하는 경우에는 자격정지와 벌금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하며, 몰수‧추징에 관한 사항과 양벌규정을 규정함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반찬가게와 식당 등 가게 3개를 운영하던 A 씨(43·여)는 줄어든 매출로 현금이 부족해지자 지난해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 사업자대출과 신용대출로 이미 1억 원을 받아 제도권에서는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500만 원만 쓰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돈이 필요한 곳이 계속 늘면서 10개월 동안 약 2000만 원을 이용했다. 원금이 늘면서 매월 납입하는 돈은 계속 불어났고 불법 사금융 업체 두 곳에 갚아 나간 금액은 결국 4000만 원이 됐다. A 씨는 “돈을 빌릴 곳은 없고, 당장 거래업체에 지급할 대금은 없다 보니 이자가 불어날 걸 알지만 불법 사금융까지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빠지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 규제에 막혀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고, 저축은행도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9개 대부업체의 신규 대출은 지난해 1분기 1조1344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052억 원으로 급감했다. 1년 만에 무려 81.9%나 감소한 수치다. 신규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 역시 같은 기간 9만1024명에서 2만6767명으로 줄었다. 1인당 대출액도 1246만 원에서 767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조달금리가 급격히 오른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부업체들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여 왔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 캐피털 업체에서 돈을 빌리거나 회사채를 발행해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데, 이 조달금리가 8∼10%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여기에 인건비, 광고비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법정 최고금리 20% 수준에서 대출을 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대부업계의 설명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났다. 취약 대출자를 선별해 금융당국이 채무를 적극 조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대부업체마저 신규대출 축소작년 자영업자 대출 1000조 돌파70%가 다중채무… 연체율도 껑충“법정 20%에 묶인 최고금리 조정… 대부업 대출 확대 유도해야” 지적 자영업자 이모 씨(46)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이 타격을 입자 운영하던 식당 2곳 중 1곳을 정리했다. 경영난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과 당국의 정책 금융상품, 심지어 불법 사금융까지 모두 끌어썼고 그 과정에서 늘어난 빚이 1억5000만 원에 달했다. 이 씨는 “현재 채무조정을 신청했고, 감면액이 크지 않을 경우 개인회생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 받은 대출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빠르게 불어난 자영업자 대출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는 지난해 말 이미 1000조 원을 넘어섰고, 경기가 악화하면서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부업체나 저축은행들도 신규 대출을 조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거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1000조 원 넘어선 자영업자 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 원으로 1년 전(909조2000억 원)보다 110조6000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 말까지만 해도 대출 잔액은 684조9000억 원에 그쳤지만 3년 만에 50%가 불어난 것이다. 연체율도 꿈틀거리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1년 0.16%까지 줄어들었지만 작년 말에는 다시 0.26%까지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소득 하위 30%인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0.8%에서 1.2%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인 56.4%(173만 명)는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6%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곳에서 빚을 지고 있는 만큼 일단 한 곳에서 대출을 못 갚으면 다른 곳에서도 연쇄적으로 연체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상황이 절박해진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 금융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자영업자 채무조정을 위한 새출발기금 신청자는 지난달 말 기준 2만3067명까지 늘고, 채무금액은 3조48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대출 원금 또는 이자를 감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 제도권 금융 문턱 낮아져야 최근에는 저신용자들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대부업체나 저축은행들도 대출을 줄이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된 후 최대 3만8000명의 대부업 이용자가 불법 사금융 업체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감독원의 또 다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 사람의 약 70%는 제도권 금융사에서 대출 또는 만기 연장을 실제 거부했거나 스스로 금융기관 대출을 못 받을 것으로 생각해서 사채를 쓰게 됐다고 응답했다. 이용한 불법 사채의 최고금리는 무려 연 1100%에 달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이 사금융에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20%로 묶여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정 최고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부업체에도 길을 열어줘야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서는 20%인 최고금리를 오히려 12∼15%로 더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법률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으로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한편 금융권의 선제적인 채무 조정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대출자의 상황에 맞춘 채무 조정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서도록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형편이 더 힘든 자영업자라면 새출발기금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민들과 금융 취약 계층의 돈줄이 막히면서 정부가 100만 원 한도로 마련한 소액 생계비 대출은 출시 한 달여 만에 대출액이 150억 원을 넘어섰다. 생계비 대출 신청 과정에서는 500건 이상의 불법 사금융 신고가 함께 이뤄졌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월 27일부터 4월 말까지 5주 동안 총 156억2000만 원의 소액 생계비 대출이 실행됐다. 총대출 건수는 2만5545건, 평균 대출액은 61만 원이었다. 소액 생계비 대출은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 계층에 연 15.9% 금리로 최대 100만 원을 신청 당일에 빌려주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상담 예약 첫날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당장 수십만 원을 구하기도 힘든 서민들이 많은 현실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출 과정에서는 채무조정 9181건, 복지연계 4940건, 취업지원 1768건 등 총 2만5420건의 복합 상담이 함께 진행됐다. 특히 상담에서는 506건의 불법 사금융 신고와 5467건의 ‘채무자 대리인’ 상담이 함께 이뤄졌다. 채무자 대리인은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빌린 채무자가 변호사 등의 대리인을 선임하면 변제에 대한 사항을 이 대리인과만 협의하도록 만든 제도다. 채무자 대리인은 대부업자의 추심에 대신 대응하고 최고금리 초과 대출에 대해서는 소송을 하는 역할 등을 맡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초 1000억 원으로 조성된 소액 생계비 대출 재원은 올 9, 10월쯤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사의 국민행복기금 잉여금 기부 등으로 640억 원을 추가 확보해 내년 초까지 계속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내수 둔화와 경영비용 부담 등으로 상장 중소기업의 절반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소멸과 경기 악화로 올해도 중소기업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 원 미만인 비금융 상장 중소기업 700개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은 12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영업손익은 1567억 원 적자로, 영업이익률이 ―1.3%로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174억 원, 영업 손익은 2억2000만 원 적자였다. 700개 기업 중 56%인 391개 기업은 영업 실적이 2021년 4분기에 비해 악화됐고, 영업적자를 낸 기업도 2021년 4분기 290개에서 지난해 4분기 346개로 증가했다. 이들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1∼3월) 29.2%까지 올랐지만 4분기에는 12.2%로 둔화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1%에서 2분기 3.2%로 낮아진 뒤 3분기(―0.1%)와 4분기( ―1.3%)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거시경제 환경과 업황 변화에 민감도가 높아 실적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데다 최근 경기 부진도 겹친 영향이다. 실제로 팬데믹 시기 고성장세를 보였던 진단키트(헬스케어), 게임(커뮤니케이션서비스), 음식료(필수소비재) 등의 수요가 축소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런 수익성 악화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 속에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매출액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또 높아진 원가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공급 과잉 때문에 생산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마진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상장 중소 규모 기업의 부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내수 둔화와 경영비용 부담 등으로 상장 중소기업의 절반이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소멸과 경기 악화로 올해도 중소기업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00억 원 미만인 비금융 상장 중소기업 700개 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매출액은 12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영업손익은 1567억 원 적자로, 영업이익률이 ―1.3%로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174억 원, 영업 손익은 2억2000만 원 적자였다. 700개 기업 중 56%인 391개 기업은 영업 실적이 2021년 4분기에 비해 악화됐고, 영업적자를 낸 기업도 2021년 4분기 290개에서 지난해 4분기 346개로 증가했다. 이들 중소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1~3월) 29.2%까지 올랐지만 4분기에는 12.2%로 둔화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1%에서 2분기 3.2%로 낮아진 뒤 3분기(―0.1%)와 4분기( ―1.3%)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거시경제 환경과 업황 변화에 민감도가 높아 실적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런 수익성 악화 추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 속에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매출액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또 높아진 원가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공급과잉 때문에 생산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마진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상장 중소규모 기업의 부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기자 dodo@donga.com}
신한은행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지원과 범죄 예방을 위해 3년간 총 300억 원을 출연한다. 신한금융그룹은 2일 금융감독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한은행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00억 원을 기탁한다. 이 가운데 180억 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비 지원에 쓰인다. 중위소득 100% 이내의 저소득층 피해자 6000명에게 최대 300만 원씩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 하반기(7∼12월)에 모집을 받고 지원 대상자를 선정한다. 또 30억 원은 피해자의 피해구제 절차를 돕고 우울증 등 2차 피해를 막는 법률·심리 상담 제공에 쓰인다. 이와 더불어 예방 교육과 보이스피싱 보험 제공, 대국민 홍보·캠페인·정책 개발에도 90억 원을 지원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보이스피싱 피해로 곤경에 처한 금융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수년간 불법 일임 매매를 통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사진)을 지목했다. 라 대표는 “김익래가 나를 죽였다”며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팔면서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게 시장 교란 행위”라고 말했다.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직전 관련 종목인 다우데이타를 대량 매도한 김 회장을 겨냥해 사전에 시세 조종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김 회장은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그룹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4300만 원을 확보했다. 주가가 폭락하기 전 고점에 있을 기막힌 타이밍에 현금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이 소집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당시 “공교롭게도 그때 (김 회장이) 매각을 했던 것뿐”이라며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다. 키움증권은 라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폭락 직전에 대량 매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07년 1월 9∼11일 3거래일 동안 다우데이타 133만2000주(4.15%)를 주당 평균 4747원에 장내 매도해 63억3600만 원을 확보했다. 당시 다우데이타는 2007년 1월 시장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운영체제 윈도비스타의 수혜주로 꼽히며 5거래일 만에 50% 급등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폭락한 이래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매도 직후 주가는 하한가를 찍고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라 대표는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가 폭락 전 블록딜에 나섰던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의 거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공시 등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 역시 지난달 17일 서울가스 보유 주식 10만 주(2%)를 단가 45만6950원에 팔아 약 457억 원을 확보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폭락한) 선광도 공매도 거래가 아예 없던 종목인데 폭락 전 300억∼400억 원 규모의 공매도가 이뤄졌다”며 “공매도 증거금의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매도 등으로 주가가 떨어지면 대주주들로서는 상속세 등의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김익래 회장의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은 물론이고 키움증권을 통해 시장이나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특이 동향을 파악하고 주식 매도에 나섰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이 라 대표와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키움증권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주식을 매도했다면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의 고소 방침과 관련해 라 대표는 통화에서 “개미 투자자를 울린 주범이 누구인지 밝힐 기회가 될 것 같아 고소해 준 게 오히려 고맙다”며 “김익래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계속 진행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거론되는 세력들이 투자자 약 1000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1조 원을 모아 최대 2조 원을 운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세력을 주도한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사진)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는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고 시세 조종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띄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라덕연 “직원 50명이 2조 원 주식 굴려” 라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지인들과 함께 투자금 30억 원으로 투자컨설팅업체를 차렸고 CJ와 다우데이타 등 9개 종목을 겨냥해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며 “3년 만에 투자자 1000명을 모았고 직원도 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1조 원 이상이었고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 원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며 “서울가스의 경우 한때 4000억 원 규모를 보유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보다 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 라 대표는 “수익금의 50%를 성과 보수로 받았을 뿐 시세 조종은 한 적 없다. 통정거래는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자신과 함께 주가조작 세력으로 거론된 이들에 대해선 “모든 판은 내가 기획해서 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내가 시킨 것만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예인 등 다수 인사들에게 접촉해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에 대해서도 “1년 반 전 골프를 치다 알게 됐으며 고객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골프아카데미를 소개해 준 것뿐”이라고 했다. 코스닥 상장사 휴온스그룹의 윤성태 회장 역시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동아일보에 “송구하다”라며 “법률대리인과 상의해 답변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시세 조종 혐의 벗기 어려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서 주식을 모은 것이 아니라 여러 계좌를 이용해 지인들과 주식을 사고팔면서 가격을 올린 혐의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주가를 높이는 전통적 방식은 아니지만 다수의 계좌를 확보해 거래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세 조종 사실이 더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 대표 등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법적 수익을 더 많이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하소연에 가깝다”며 “일부 투자자에게 수익을 정산해주면서 지속적으로 투자자를 모은 것이 결국 피라미드식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의 형태”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을 포함해 2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출국 금지한 라 회장과 안 씨 등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금융위에 라 대표가 운영한 H투자컨설팅업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200개의 분석을 맡기고 해당 사건을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거론되는 세력들이 투자자 약 1000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1조 원을 모아 최대 2조 원을 운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세력을 주도한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는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고 시세 조종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띄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라덕연 “직원 50명이 2조 원 주식 굴려” 라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지인들과 함께 투자금 30억 원으로 투자컨설팅업체를 차렸고 CJ와 다우데이타 등 9개 종목을 겨냥해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며 “3년 만에 투자자 1000명을 모았고 직원도 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1조 원 이상이었고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 원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며 “서울가스의 경우 한때 4000억 원 규모를 보유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보다 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 라 대표는 “수익금의 50%를 성과 보수로 받았을 뿐 시세 조종은 한 적 없다. 통정거래는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자신과 함께 주가조작 세력으로 거론된 이들에 대해선 “모든 판은 내가 기획해서 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내가 시킨 것만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예인 등 다수 인사들에게 접촉해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에 대해서도 “1년 반 전 골프를 치다 알게 됐으며 고객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골프아카데미를 소개해 준 것뿐”이라고 했다.● 금융당국 “시세 조종 혐의 벗기 어려워”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서 주식을 모은 것이 아니라 여러 계좌를 이용해 지인들과 주식을 사고팔면서 가격을 올린 혐의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주가를 높이는 전통적 방식은 아니지만 다수의 계좌를 확보해 거래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세 조종 사실이 더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 대표 등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법적 수익을 더 많이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하소연에 가깝다”며 “일부 투자자에게 수익을 정산해주면서 지속적으로 투자자를 모은 것이 결국 피라미드식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의 형태”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을 포함해 2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출국 금지한 라 회장과 안 씨 등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금융위에 라 대표가 운영한 H투자컨설팅업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200개의 분석을 맡기고 해당 사건을 검찰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이번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초·중순 작전 세력이 일부 종목의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띄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 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8개 종목의 문제점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인지 시점에 대해 “제가 들은 건 아주 최근”이라고 지난달 27일 말했다. 금융위는 제보를 받은 직후부터 수사에 나섰지만 작전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은 4월 말에야 진행됐다. 8개 종목의 주가는 24일부터 폭락했는데, 제보 시점과 비교하면 2주가량 뒤다. 그사이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챈 주가조작 세력들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폭락세를 거듭한 8개 종목의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1일 대비 7조8492억 원 급감했다. 금융위의 본격 대처 여부에 따라 폭락 직전에 들어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통상 금융위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를 벌인 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나 금융위는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감원과 자료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보 직후부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울남부지검 등과 공조해 빠르게 수사해 왔다”며 “24일 관련자를 출국 금지시키고 27일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수사를 이어가면서 연관된 기업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작전 세력이 장기간 주가를 띄운 이번 사건에서는 매수, 매도가를 정해서 사고팔며 주가를 높이는 통정거래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주가 폭락 이전에 주식을 대거 매도하거나 공매도에 나서면서 ‘누가 이익을 취했는지’를 보는 것 역시 주요한 수사 대상인 것이다. 실제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은 주가 폭락 직전에 일부 주식을 처분했다. 선광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직전인 19일 4만 주 이상 나오는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났다.‘SG증권發 주가폭락’ 파문 확산“회장님 상속주식 찾아 투자” 유인임창정 투자설명회서 “번 돈 다 투자”피해자 100명 “9일 사기죄 고소”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배후에서 주가조작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일당이 투자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체크카드를 만든 후 자체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모두 넘긴 탓에 “체크카드와 계좌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 “개인정보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 개설” 피해자 A 씨는 2019년 지인을 통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 업체를 알게 됐다. 그는 “업체 관계자가 ‘저평가된 주식을 검토해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해 3000만 원을 처음 맡겼다”고 말했다. A 씨는 “매주 수익률을 보내줬지만 어떤 종목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투자 종목을 물어보니 ‘회장님들이 상속하는 주식을 잘 찾아 투자 중이다. 소문나면 안 된다. 종목을 알려 하지 말라’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수익이 나자 H투자컨설팅 업체 측은 절반을 수수료로 챙기고 “지금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남은 수익에 돈을 보태 재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은 A 씨가 넘긴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추가로 차액거래결제(CFD) 계좌를 만들고 임의로 거래를 반복했다. A 씨는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재투자를 반복한 끝에 3년 만에 총 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H투자컨설팅 업체에 투자해 약 30억 원의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 B 씨도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봤는데 이를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를 만들어 고지 없이 거래를 반복했다”고 했다.● “체크카드 받아 회식비 등으로 사용” H투자컨설팅 업체는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체크카드를 만들게 한 후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경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며 계좌를 만들라고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체크카드를 만들어 넘기라고 했다”며 “이후 서울 건국대 앞의 한 마라탕 집에서 체크카드로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2021년 12월부터 수수료 대신이라며 일당 중 한 명인 프로골퍼 안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골프아카데미 회원권을 네 번에 걸쳐 구입하도록 했는데 한 번에 1억 원씩, 총 4억, 5억 원가량을 송금했다. 이 골프 아카데미의 평생회원권 보증금은 최대 6억 원에 달했는데 금융당국은 일당이 보증금으로 받은 돈을 현금화해 유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 외에도 업체가 지정한 갤러리, 피부 미용 업체 등에도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CJ 포함 9개 업체 투자해 큰 손실”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투자 종목 등을 밝히지 않고 회사에 일임하게 한 건 잘못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어 “회원권이나 그림은 수익에 대한 답례로 받은 것”이라며 “CJ를 포함해 총 9개 종목에 투자했는데 저도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득을 본 기업 오너와 대주주 거래 내역과 자금 출처 등을 추적하면 주가조작 진범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세력에 30억 원을 맡겼다가 손해를 봤다고 밝힌 가수 임창정 씨(사진)가 라 대표 측 투자설명회와 파티 등에 여러 차례 참석해 ‘번 돈을 다 투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라 대표는 이에 대해 “임 씨가 투자설명회 등에 종종 방문하고 투자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라 대표를 비롯해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일당을 상대로 9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대건 관계자는 “업무상 배임죄와 사기죄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참여한 피해자는 100여 명, 손실액은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이번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초·중순 작전 세력이 일부 종목의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띄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 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의 8개 종목의 문제점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인지 시점에 대해 “제가 들은 건 아주 최근”이라고 지난달 27일 말했다. 금융위는 제보를 받은 직후부터 수사에 나섰지만 작전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은 4월 말에야 진행됐다. 8개 종목의 주가는 24일부터 폭락했는데, 제보 시점과 비교하면 2주 가량 뒤다. 그 사이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 챈 주가 조작 세력들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폭락세를 거듭한 8개 종목의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1일 대비 7조8492억 원 급감했다. 금융위의 본격 대처 여부에 따라 폭락 직전에 들어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통상 금융위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를 벌인 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나 금융위는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감원과 자료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보 직후부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울남부지검 등과 공조해 빠르게 수사해 왔다”며 “24일 관련자를 출국 금지시키고 27일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해명했다.한편,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수사를 이어가면서 연관된 기업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작전 세력이 장기간 주가를 띄운 이번 사건에서는 매수, 매도가를 정해서 사고팔며 주가를 높이는 통정거래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주가 폭락 이전에 주식을 대거 매도하거나 공매도에 나서면서 ‘누가 이익을 취했는지’를 보는 것 역시 주요한 수사 대상인 것이다.실제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은 주가 폭락 직전에 일부 주식을 처분했다. 선광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직전인 19일 4만 주 이상 나오는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 상승과 폭락 과정에서 연관점이 포착되는 인물 모두를 신속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돈, 오카네, 머니. 세상 그 누가 돈에서 자유로울까요. 동전도 지폐도. 돈은 뒤집어서 봐도 돈일 뿐입니다. 그래도 돈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있습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그리고 이들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을 출입하는 기자가 돈의 행간을 한번 풀어보겠습니다.돈의 뒷면, 오늘은 정부가 세금 3400억 원을 들여서 청년들이 붓는 적금에 기여금을 보태주고,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까지 부여하는 금융 상품을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눈치 빠른 분들은 어떤 상품인지 알아차리셨을 텐데요.이번 정부가 강조하는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6월에 출시될 ‘청년도약계좌’입니다.아직 실제 상품이 나오진 않아서 적용 금리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만 매달 70만 원을 부으면 5년 동안 5000만 원 안팎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념과 정부가 보태주는 기여금 규모 등의 핵심은 다 제시된 상황인데요.거두절미하고, 그래서 가입할 만한 상품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그렇다’입니다.소득 기준을 채울 수만 있다면 꼭 가입하고, 가능한 많은 돈을 납입(납입한도는 70만 원입니다만 중도 인출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야합니다)하면서 정부가 주는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누려 볼만 해 보입니다. ● 월 최대 70만 원 납입, 정부는 월 최대 2만4000원 지원청년도약계좌. 이름만보면 어떤 성격의 금융 상품인지 불문명합니다만 실제로는 간단한 상품입니다. 바로,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적금 상품입니다.가입자가 매달 70만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 할 수 있는 5년 만기 상품인데요.핵심은 정부의 기여금입니다.이 기여금은 개인소득에 따라서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가입자가 내는 납입금에 비례해서 정부 기여금을 보태주되, 소득이 낮은 경우에는 최대 70만 원인 납입한도를 다 채우기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장치입니다.소득에 따라서 월 최대 2만1000~2만4000원의 정부 기여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라면 40만 원을 냈을 때 2만4000원-연 소득이 3600만 원 이하라면 50만 원을 냈을 때 2만3000원-연 소득이 4800만 원 이하라면 60만 원을 냈을 때 2만2000원-연 소득이 6000만 원 이하라면 70만 원을 냈을 때 2만1000원의 기여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최대 25만2000~28만8000원입니다.물론, 매칭 비율에 따른 기여금이기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을 납입해야 이같은 최대 기여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연 소득 4000만 원인 가입지가 30만 원만 납입한다면 1만1000원의 기여금을 매달 받을 수 있겠습니다.연 소득 2000만 원인 가입자가 똑같이 30만 원을 납입하면 1만8000원의 기여금을 받을 수 있네요.이 청년도약계좌를 위해 올해 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이 3678억 원입니다. 이 가운데 3440억여 원이 이 기여금에 쓰이는 돈입니다.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게 정부가 세금으로 적금 납입금을 보태주겠다는 것이지요.왜 청년만 도와주냐, 는 차원의 논의가 있겠습니다만... 일단 개인 입장에서는 연 소득 7500만 원(기여금은 소득 6000만 원까지만 지급)과 가구소득 기준을 채울 수만 있다면 일단 가입하는 것이 이득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자 소득 비과세 혜택도 쏠쏠청년도약계좌는 연 소득이 6000만 원을 넘어가면 정부 기여금을 한 푼도 주지 않습니다.그런데 연소득 7500만 원까지는 가입을 할 수 있게 열어 놨습니다.기여금을 받지 못하면서도 이 상품에 가입하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왜 일까요?바로 비과세 혜택 때문입니다.시중은행의 일반적인 금융 상품에는 늘 작지 않은 소득세가 적용됩니다.이자나 배당 소득에서는 14%의 국세와 1.4%의 지방소득세를 더해서 총 15.4%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데요.이 세금을 고려하면 연 5% 이자율인 금융 상품의 실제 이자율은 4.2% 수준까지 떨어집니다.실제로 연 5%의 금리로 월 70만 원 씩 5년 동안 적금을 붓는 것을 시뮬레이션 해보면 원금이 4200만 원이고 세전 이자 533만 7500원이 붙는데요.여기에 15.4%의 소득세가 적용되면 82만 1975원을 고스란히 정부에 내고 나머지만 이자로 받게 됩니다.반면에 비과세라면 80만 원 이상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죽음과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플랭클린의 말인데요.피해갈 길이 없는 이 세금을 떼지 않겠다고 하니 기여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가입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셈입니다.● ‘대통령의 경제책사’가 힘주는 금융상품, 금리 기대감도 커아직 실제 상품이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가입해볼 만한 상품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정부가 직접 청년도약계좌를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6월 출시를 위해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현재까지는 가입 후 3년은 고정금리, 이후 2년은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연 소득 2400만 원 이하의 저소득 청년에서는 일정한 수준의 우대금리(예를 들어 0.5% 포인트)를 주는 상품이라는 설명입니다.가장 중요한 금리가 확실하지는 않은 셈인데, 시중의 웬만한 적금 상품보다는 조건이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다수 금융사의 설명입니다.정부가 예산까지 태워서 추진하는 ‘힘이 팍 들어간 상품’에 협력하는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금리 조건으로 상품을 설계할 수밖에 없습니다.금융위원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책사’로 불리는 김소영 부위원장이 직접 이 청년도약계좌 관련 업무를 챙겨왔습니다.김 부위원장이 국회를 설득해서 4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까지 마련을 한 상황이니 당연히 금융사들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 소득 7500만 원, 가구 소득 등 기준 채워야 가입 가능좋은 상품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사실 모두가 가입해서 혜택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일단은 만 19~34세 청년이어야 합니다. 결혼 여부는 무관하고 병역을 이행한 경우라면 최대 6년까지는 계산에서 빼주네요.앞서 말씀드린 대로 가입자 개인의 연 소득 기준으로 6000만 원(기여금 기준)과 7500만 원(가입 기준)의 기준선이 있습니다.그리고 동시에 가구소득에서도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기준 중위소득은 정부 사업에서 주요 기준으로 활용되는 국민 가구 소득의 중간값인데요.2023년의 경우에는 4인 가구 기준으로 540만 964원입니다. 여기에 180%를 적용하면 4인 가구의 경우 972만 1735원 이하여야 합니다.이 180% 기준을 가구수별로 보면 2023년의 경우-1인은 374만 206원-2인은 622만 1079원-3인은 798만 2669원-4인은 972만 1735원-5인은 1139만 5238원-6인은 1301만 366원이네요.정부가 발표하는 중위소득 수치는 매년 달라지는데요.실제 가입 기준에서 어떤 연도 수치를 활용할 지 등은 지켜봐야겠지만 대략적으로 참고하시면 될듯합니다.조건은 또 있습니다.직전 3개년 중에 한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였다면 가입이 제한됩니다.연간 이자 소득과 배당 소득의 합이 2000만 원을 넘긴 경우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입니다.● 10년 1억 원에서 5년 5000만 원 목표로 전환…중도해지 조건 따져보고 가입해야당초에 청년도약계좌는 10년 동안 1억 원을 모으는 상품으로 준비가 돼 왔습니다. 그러다가 ‘5년, 5000만 원’ 상품으로 전환이 됐는데요.적금 상품은 중도 해지가 힘든데 현실적으로 10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길다는 점 등이 고려됐겠습니다. 5년 상품에서도 역시나 이 가입 기간 동안에는 특별중도해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해지가 가능합니다.특별중도해지 사유는 △가입자의 사망·해외이주 △가입자의 퇴직 △사업장의 폐업 △천재지변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병 △생애최초 주택구입 등입니다.주택구입과 같은 퇴로가 있으니, 미래의 재무 계획을 잘 고려하면서 6월 출시 이후에 실제로 가입해 볼지를 미리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지난 정부에서 내놓았던 청년희망적금이 그러했던 것처럼 정부가 공을 들이는 금융 상품들은 민간 금융사의 상품과는 비교가 힘든 혜택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상대적으로 자산 축적이 힘든 청년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명분이 있기에 만들어 질 수 있는 상품들입니다.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링크()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청년도약계좌의 실제 상품이 출시되면 그때도 다시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전체 금융권에서 3800곳의 금융사가 참여하는 ‘PF 대주단(貸主團) 협약’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협약이 PF 사업장에 부실이 불거졌을 때 돈을 빌려준 금융사들이 각자도생을 추구하다가 더 큰 혼란이 초래되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각 금융협회와 금융위원회, 정책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주단 협약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처음 가동된 뒤 2012년 한 차례 개정을 거쳐 이번에 10년 만에 확대·개편 시행된다. 최근 PF 사업의 구조 변화를 감안해 이번 협약은 기존의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은 물론이고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산림조합, 신협 등 상호금융권까지 범위를 넓혔다. 참여 금융회사는 총 3780곳으로 26일까지 협약 서명을 마친 곳이 3474곳에 이른다. 지난해 말 130조 원 규모로 불어난 부동산 PF 대출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면서 금융권 부실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채권단은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해 만기 연장, 채무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 재무구조 개선에 신속하게 합의할 수 있게 됐다. 대주단의 사업장 공동관리는 채권 보유액 기준으로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자율협의회가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3개 이상 채권금융기관이 참여하면서 총채권액이 100억 원 이상인 사업장이 공동관리 대상이다. 이후 자율협의회가 대출에 대한 상환 유예, 원금 감면, 출자 전환, 신규 자금 지원 등 사업 정상화 계획안을 마련하고, 다시 한번 채권회사들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거쳐 이를 의결하는 구조다. PF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지원은 분양가 인하나 후분양 전환처럼 시행사와 시공사가 손실을 분담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PF 사업장(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는 금융회사 참여 기준)은 3600여 곳이다.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약 500곳을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보고 있다.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PF 사업 위기에서) 금융사가 각자도생하겠다는 생각으로 단기적인 이익을 좇아 행동할 경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시행사와 시공사, 대주단이 모여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타이어는 자동차에서 도로와 맞닿는 유일한 부품이다. 중형차 기준으로 1.5t에 이르는 중량을 버티면서,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능을 직접 구현한다. 차의 주행 성능은 물론 승차감과 안전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2021년 겨울. 갑작스러운 눈에 독일 수입차 상당수가 서울 강남구에서 낮은 언덕조차 오르지 못한 채 방치된 원인도 실은 타이어였다. 고속주행에 강점을 가진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를 끼운 채로 출고된 독일차 차주들이 월동 준비를 제대로 안 했던 것이다. 전기차 전환은 타이어에도 많은 것을 요구한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의 대표적인 과제는 바퀴가 구를 때 발생하는 저항을 줄이는 것이다. 타이어의 ‘구름저항(RRC)’을 낮추면 동일한 에너지로 더 많은 거리를 갈 수 있다. 내연기관차라면 연비가, 전기차라면 전비가 좋아지는 것이다.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주요한 스펙이기 때문에 구름저항 향상이 곧 경쟁력이 됐다. 순간적인 힘(토크)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문제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의 힘을 낸다. 시내 주행에서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강하게 가속페달을 밟는 것만으로도 바퀴가 미끄러지는 슬립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높은 접지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급가속이 가능한 전기차에서 과거와 같은 타이어 수명을 유지하려면 내마모성 역시 높여야 한다. 전기차의 중량도 고민거리다. 무거운 배터리를 깔고 있는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20%가량 더 무겁다. 중량 때문에 단단한 서스펜션 설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승차감 측면에서도 전기차는 불리하다. 자연스레 전기차 타이어에는 무거운 차체를 버티면서 승차감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심지어는 소음을 줄이라는 숙제까지 더해진다. 전동모터로 달리는 전기차는 엔진음이 상수였던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조용하다. 탑승자가 타이어의 노면 마찰음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과제들은 타이어 업계의 숙원이라 할 만하다. 구름저항은 낮은데 접지력은 뛰어나고 잘 마모되지 않으면서 소음까지 잡은 타이어. 꼭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이상적인 타이어다. 하지만 타이어 업계는 이런 과제들 사이에 ‘트레이드 오프’ 관계가 있다고 설명해 왔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 구름저항을 줄이면 접지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상충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기차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타이어에는 이런 벽을 뛰어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타이어의 구조 설계를 바꾸는 것에 더해서 타이어 소재인 ‘컴파운드’를 고급화하고 타이어 내부에는 흡음재를 추가하는 방향이다. 고무에 값비싼 고분자 물질을 더한 콤파운드를 활용하고 흡음재까지 넣으면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10∼20%가량 더 비싸졌다. 타이어 성능 간의 트레이드 오프가 전기차 시대에는 가격과 성능 사이의 줄다리기로 바뀌는 셈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가 ‘대형 주가 조작 스캔들’로 번지면서 금융·수사당국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7일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사무실과 컨설팅 업체 관계자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주가 조작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H투자컨설팅업체 A 대표와 A 대표의 측근인 프로골프 선수 출신 B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가 운영하는 강남구의 한 골프아카데미도 압수수색됐다. 경찰은 25일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 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찾아와 다투고 있다’는 신고를 받아 해당 사무실로 출동해 보니 (H투자컨설팅업체가) 정식 등록 없이 투자 자문업을 하는 것을 확인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증거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 당시 현장에는 피해 투자자만 수십 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한 뒤 26일 검찰에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4일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당 10명을 출국금지했다. 가수 임창정 씨는 출국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이들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 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조작을 주도한 작전세력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돈을 맡긴 이들의 명의로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설치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거래를 벌여 본인들의 존재를 숨길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치고 빠지기’ 식이던 과거 주가 조작 세력과 달리 이들은 약 3년에 걸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최대 1%씩 조용히 사고팔아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이 일부 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차액거래결제(CFD) 계좌의 개인 투자자 등록 건수는 2017년 말 1219건에서 2019년 3330건, 2020년 1만1626건, 2021년 2만4365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 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법무법인 대건 측 관계자는 “5분에 1명꼴로 피해자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며 “27일 오후 1시 반까지 10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고 피해 규모는 500억∼1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주가 조작 세력이 1인당 최소 3억 원 이상의 투자 금액을 받았고, 총 피해 금액 규모가 수천억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중 일부는 “주가 조작 세력으로부터 골프레저 기업인 아난티그룹의 이중명 회장이 큰 액수를 투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이 회장이 단순한 피해자인지, 아니면 주가 조작 세력과 연관돼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 회장에게 투자 여부와 경위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매각(26.66%→23.01%)한 후 24일부터 해당 주가는 SG증권발 매도 물량에 이틀 연속 하한가를 나타냈다. 다우키움그룹 측은 주가 조작 사태와의 연관성은 부인했지만 당국은 김 회장의 지분 매각을 비롯한 각종 의심 거래를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가 조작 의심) 수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 있지만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금융당국과 검찰이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최근 금융감독원이 고객에게 불리한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과 신용 융자 이자율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이를 반영한 메리츠증권의 계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메리츠증권이 출시한 ‘슈퍼365 계좌’는 업계 최저 수준인 0.009%의 거래 수수료와 더불어 예수금에 매일 연 3.15%의 이자 수익을 제공하고 신용 융자 이자율은 최고 2.4%포인트 인하하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비대면 개설 전용 종합 투자 계좌다. 예를 들어, 계좌 내 원화 기준 예수금이 1억 원 있을 경우 매 영업일 기준 세전 평균 약 1만2000원(일주일 6만 원)이 제공된다. 계좌 내 대기 자금은 언제든지 주식 및 상품 매매와 출금이 가능하다. 슈퍼365 계좌의 고객 예탁 자산은 2개월 만에 120억 원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원화와 미국 달러 모두 금액 한도 없이 대기 자금에 대해 원화 3.15%, 외화 4.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온라인 거래 수수료 역시 국내 주식 0.009%, 해외 주식 0.07%(미국, 중국, 일본, 홍콩), 채권 0.01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을 위해 신용 융자 이자율도 지난달 2일부터 최대 2.4%포인트 인하했다. 총 6개 구간으로 분류돼 있던 슈퍼365 계좌의 이자율을 ‘7일 이하’ ‘30일 이하’ ‘30일 초과’ 3개 구간으로 단순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이자율은 ‘7일 이하’ 연 5.9%, 30일 이하 연 6.9%, 30일 초과 연 7.4%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예탁금 이용료율이나 신용 융자 이자율은 증권사들에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것으로 그동안 고객들은 금리가 불만족스럽더라도 해당 증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메리츠증권이 슈퍼365 계좌를 출시함에 따라 예수금에 대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거나 낮은 신용 융자 이자율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증권사가 고객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신협중앙회가 소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노인복지사업을 펼치며 ‘평생 어부바’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협은 2015년부터 8년간 도서·산간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도서·산간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 2회 동계와 하계 한방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협사회공헌재단이 주최하고 지역 신협이 주관, 경희대 의료봉사단이 협력해 진행하는 이 사업에는 현재까지 총 671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으며 1만1987여 명이 진료 혜택을 받았다. 그동안 봉사가 진행된 지역은 △경북 의성 △충남 금산 △전북 장수 △경북 김천 △충남 홍성 △전북 남원 △충남 서산 △충남 홍성 등 총 13곳이다. 해당 지역은 모두 인구 감소 현상으로 지역 면적 대비 의료 시설 수 또한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신협의 지난해 한방의료봉사 지역이었던 전북 장수군의 경우 총면적 8072.15㎢ 중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제외한 의료 시설이 단 17곳에 불과했다. 봉사자들은 외과, 침구과, 보안간호과, 주민과 등 7개 파트에서 진료 대상자의 질환과 체질에 맞는 처방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한다.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농림어업 종사자의 비중이 높아 연로함에도 불구하고 신체 노동 강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신협은 이러한 도시 구성원의 상황을 고려해 침, 부항, 뜸과 같은 외용 치료의 비중을 높였다. 신협의 한방의료봉사는 지난해 수혜자 만족도 조사 결과 참여자의 90% 이상이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협은 포용금융의 실천이라는 가치를 금융 상품에 담은 헬스케어 공제 상품 ‘어부바 효(孝) 예탁금’도 판매하고 있다. 실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상품은 가입 시 신협에서 월 2회 부모님의 안부를 확인하고 결과를 자녀에게 문자로 통지해주는 전화 및 문자 안부 서비스를 비롯해 △진료과목별 명의(名醫) 안내 △대형 병원 진료 예약 대행 △치매 검사 △간호사 병원 동행 △간병 서비스 제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협은 농·어촌에 자리 잡고 있거나 자산 규모가 1000억 원 이하로 작은 농·소형 신협도 중앙회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 은행의 점포 수 감소 현상이 뚜렷한 때에도 신협은 오히려 점포 수를 늘렸다. 신협 점포는 2019년 말 1654개에서 지난해 말 1686개로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이 인구가 부족한 기초자치단체에 점포를 늘리지 않는 것과 달리 신협은 전남 강진군, 고흥군 등 4대 은행의 점포가 전혀 없는 곳에서도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금융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된 만큼 시중은행의 철수로 인한 금융 공백을 신협이 채워 넣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이를 위해 신협은 지난해 약 409억 원 규모의 농·소형 조합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 272명의 농·소형 조합 이사장과 회장 주재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특별 지원 대출(331억4700만 원) △특별 지원 대출 및 사무 환경 개선(31억6900만 원) △홍보(42억6200만 원) 등에 나선 것이다. 금융 지원을 통해 소형 조합의 점포 개설과 유지를 돕고 노후한 건물 외관 및 사무 환경을 리모델링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조합에는 전문적인 홍보 지원을 통해 경영 부담을 덜었다. 또 2019년부터는 신협 임직원과 조합원이 함께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두 손 모아 봉사단’ 활동을 전국 단위의 공모 사업으로 확장해 ‘우리 동네 어부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8년간 약 12만 명의 취약 계층이 지원을 받았고 봉사 참여자도 1만8000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일반 신협 30곳과 소형 신협 10곳 등 총 40곳의 신협이 사업에 선정돼 11월까지 지역민 복리 증진과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썼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