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홍

이원홍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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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홍 기자입니다.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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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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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2명, 10년만에 발견

    “10년 동안 가슴에 새기고 있던 두 동생들이 설산(雪山)에 앉아 환하게 웃던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고향에서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잘 수습해 오겠습니다.”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당시 36세) 박종성 대원(〃 42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55·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11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전해들은 두 시신의 모습이나 복장 등을 볼 때 민 대장과 박 대원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경 현지 주민이 두 대원이 실종됐던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네팔등산협회가 이들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 안치했다. 박 전 대장은 “당시 그곳에서 실종된 등반대원은 민 대장과 박 대원뿐이었고,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등산복 브랜드가 당시 두 대원이 입은 국산 브랜드와 동일한데다 비상식량 등도 그대로여서 두 명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등과 함께 12일 현지로 가서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한 뒤 두 대원이 맞으면 화장을 해 유해와 함께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8년 구성됐다. 원정대는 2010년 8월 27일 출국해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고 ‘직지루트’로 이름을 붙일 계획이었다. 민 대장과 박 대원은 9월 23일 해발 4200m 지점에서 출발해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 반경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이들은 2008년 6월 16일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무명봉(해발 6235m)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한 베테랑 산악인들이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산악인으로는 박영석(48) 신동민(37) 강기석(33) 장민(26) 백준호(37) 지현옥 씨(40·여·이상 실종 당시 나이)가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던 박영석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201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 새로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가 실종됐다.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했던 지현옥 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실종됐다. 장민 백준호 박무택 대원은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길에 함께 조난당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20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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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무대 116골 손흥민, 이번 시즌 차범근 넘는다

    이제 날아오를 순간이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이 새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잉글랜드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은 10일 개막하는 2019∼2020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그동안 유럽무대에서 총 116골을 넣었다. 6골을 더 넣으면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21골)을 넘어선다. 지난 3시즌 동안 평균 19골을 넣었던 점을 감안하면 기록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달성 속도가 관심일 뿐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받았던 퇴장 징계로 초반 두 경기에 결장한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출전 무대는 26일 열리는 토트넘의 3번째 경기인 뉴캐슬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더불어 뉴캐슬 소속 기성용이 출전할 경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맞대결이 이루어진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팀의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의 뒤를 받치며 2선 측면 공격에 나서거나 케인과 번갈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3골(1차전 1골, 2차전 2골)을 터뜨려 강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격파의 선봉에 서는 등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과거보다 팀 내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이 때문에 그에게 더 큰 역할과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보다 큰 활약이 기대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번 시즌에도 ‘초호화 군단’ 맨시티의 강세가 예상된다. 맨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이후 11년 만에 리그 3연패에 도전한다. 이미 현재의 선수단 구성을 위해 1조 원 이상 쓴 맨시티는 올해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로드리를 약 929억 원에 데려오며 중원을 보강했다. 영국 BBC는 이번 시즌 맨시티 1위, 리버풀 2위, 토트넘 3위로 전망했다. 프랑스 리그1도 10일 개막한다. 손흥민의 국가대표 단짝인 황의조(27)가 보르도에서 공격수로 나선다. 지난해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34경기 21골을 넣은 파괴력을 이어갈지 관심이다. 보르도는 11일 앙제와 첫 경기를 치른다. 17일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가 개막한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리오넬 메시의 FC바르셀로나가 3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슛돌이’ 이강인(18·발렌시아)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이강인으로서는 안정적으로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성인 무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분데스리가에서는 프라이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권창훈과 정우영의 활약이 주목된다. 24일 개막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이승우(베로나)가 주전 경쟁을 뚫고 입지를 굳힐지가 관심사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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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 가는 맨유, ‘수비수 최고 몸값’ 매과이어 영입

    3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축구 사상 가장 비싼 수비수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5일(현지 시간) 레스터 시티로부터 중앙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26·사진)를 영입했다. 영국 언론은 매과이어의 이적료를 8000만 파운드(약 1180억 원)라고 보도했다. 수비수 이적료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해 1월 피르힐 판 데이크(28)가 사우샘프턴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7500만 파운드(약 1107억 원)를 넘어선 것이다. 194cm, 99kg으로 체격이 육중한 매과이어는 힘이 넘친다.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로 활약한 그는 공중볼 경합에서 78.1%의 성공률을 보였다. 스피드는 느리지만 드리블이 좋다. 그는 당시 잉글랜드를 28년 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시킨 주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매과이어는 2011년 4월 고향 연고팀인 잉글랜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했지만 그해 팀은 리그1(3부 리그)으로 강등됐다. 헐시티로 임대된 2014년 여름까지 주로 3부 리그에서 뛰었다. 이 점이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됐다. 영국 축구전문 매체 플래닛풋볼은 “매과이어는 10대 때부터 일찍 주전을 꿰찼고 리그1에서 100경기 이상 뛰었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다른 어린 선수들에 비해 경험에서 앞섰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2부 리그)을 오르내린 헐시티 시절을 거치면서 잠재력을 보인 그는 2017년 이적료 1700만 파운드(약 251억 원)에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그는 침착하고 주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올레 군나르 솔셰르 맨유 감독은 “매과이어는 최고의 센터백이면서 성격도 좋다”고 반겼다. 매과이어는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겸손해지겠다.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시즌 6위로 추락한 뒤 명가 재건을 노리는 맨유는 매과이어 영입으로 약점이던 수비를 보강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로부터 유혹을 받고 있는 미드필더 폴 포그바까지 잔류한다면 우승도 넘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0일 개막한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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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 선수서 ‘병수볼’ 핵심으로 우뚝…강원FC 김지현의 반란

    “골 결정력을 더 늘려서 무게감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수줍은 듯 긴장된 목소리였지만 결의가 느껴졌다. 강원 김지현(23)은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이다. 프로 2년차지만 벌써 8골. 전북에서 뛰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떠난 뒤 내로라하는 국내 대스타들을 제치고 문선민(전북), 박용지(상주)와 함께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한 국내 선수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지현이 주목 받는 것은 그가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고교와 대학시절은 물론 프로 1년차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는 12경기에서 3골을 넣었는데 올해는 최근 3경기 4골을 비롯해 21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도대체 어디서 나온 선수냐?”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의 원인으로 그는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막 대학을 마치고 프로팀으로 와서 긴장도 많이 했다. 프로 무대에서 뛰기에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내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계속 생각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플레이를 개선했다. 이후 득점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강원 김병수 감독의 주문도 많았다. 김지현은 “감독님께서 항상 슈팅을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고 전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전방 압박 및 다양한 포지션 변화를 통해 색깔 있는 공격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김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병수볼’이라는 별칭이 생길 만큼 개성 있는 축구를 구사한다. 하지만 그 만큼 선수들은 많이 뛰어야 한다. 김지현도 미드필더에서부터 공격수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어떤 포지션이든 주어진 역할을 다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은 7월 21일 울산과의 경기에서 묵직한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 낸 것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에서 골을 기록했다. 184cm 80kg인 그는 공격수이면서도 전방 압박이 좋고 상대 선수와의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힘이 좋고 묵직한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공을 지키려는 집요함도 돋보인다. 그는 “감독님께서 지킬 공은 끝까지 지키라고 하십니다”라고 말했다. 김병수 감독은 김지현에 대해 “피지컬이 좋은 편이라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매우 파워 풀한 스타일이다. 거기에 득점력까지 갖춘 선수라고 볼 수 있다”며 “기술과 체력을 겸비했다”고 평했다. 김지현은 “수비 뒤쪽 공간을 파고드는 걸 좋아한다”며 최전방 침투 공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제주제일고 출신인 그는 고교시절 발목을 크게 다쳤다. 이 부상으로 인해 활약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대학 진학 때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경남 김해의 인제대학교에 입학한 뒤 편입으로 강원 원주에 있는 한라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프로에 늦게 진출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에는 일찍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대학무대에서 최선을 다했고 두각을 나타냈다. 편입 후 출전한 대회에서 해트트릭을 하는 등 맹활약 한 덕분에 강원 관계자의 눈에 띄어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고교시절 부상으로 자칫 무명선수로 묻힐 뻔 했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프로에 데뷔한 뒤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위에 머물렀던 강원은 26일 현재 10승 4무 8패(승점 34)로 4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그 선봉에는 김지현의 활약이 있다. 무명 신인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김지현의 돌풍도 어디까지 계속될지 주목된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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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의 중심’ 김보경, 선두추격 역전골

    ‘중원 사령관’ 울산 김보경(30·사진)이 선두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김보경은 2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승리를 확정 짓는 2-1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믹스의 뒤꿈치 패스를 받은 뒤 밀집수비를 뚫고 왼발 슛을 성공시켰다. 울산은 전반 16분 강원 김지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이 교체 투입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김보경, 황일수, 믹스로 이어지는 거센 공격이 강원 수비진을 계속 흔들었다. 울산의 동점골도 김보경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김보경은 후반 20분 강원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몰린 틈을 타 왼쪽 빈 공간에 있던 황일수에게 긴 패스를 찔러 줬다. 황일수가 문전으로 다시 밀어준 이 공을 믹스가 골로 연결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11경기 무패(8승 3무) 행진을 이어간 울산은 승점 47(14승 5무 2패)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전북(14승 6무 2패)을 승점 1점 차로 추격했다. 전북은 20일 떠난 김신욱을 대신해 포항에서 영입한 김승대의 빠른 발과 침투 능력을 앞세워 서울을 4-2로 이겼다. 한편 수원의 외국인 공격수 타가트는 4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12골)를 질주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안방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을 맞은 수원은 전반 23분 민상기가 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전반 45분 성남 임채민, 후반 39분 공민현에게 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타가트는 후반 28분 한의권의 패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K리그2 선두 광주는 20일 안양에 1-7로 대패하면서 19경기 무패 행진(13승 6무)을 마감했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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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유벤투스전 올스타 타가트 “호날두와 골 경쟁, 한국서 꿈을 이루다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경기하는 것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저를 올스타에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호주 출신 수원 삼성 공격수 타가트(26·사진)는 16일 호날두가 이끄는 유벤투스와의 경기(26일)에 나설 K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그가 박주영(FC 서울), 이동국(전북)과 함께 올스타 공격수 3명 중 1명에 선정된 밑바탕에는 그가 보여준 눈부신 상승세가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4골)을 터뜨린 그는 총 11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우리 팀이 선제골을 일찍 터뜨렸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얻으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플레이, 공격적인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나에게도 기회가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반기 각 팀과의 경기를 모두 한 번씩 치러 보면서 K리그와 각 팀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7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인천(3-2), 상주(2-0)를 상대로 잇달아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7승8무6패(승점 29)로 6위. 전문가들은 타가트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문전에서의 위치 선정과 골 처리 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마디로 골문 근처에서의 민첩성이 좋다. 순간 움직임과 슛 정확성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시즌 초 다소 부진했던 수원의 경기 능력이 최근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타가트에게도 득점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 하지만 문전 처리 능력 및 위치 선정 등 타가트 자신의 개인 기량은 기복이 없었다. 항상 일정 수준의 능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타가트의 골 퍼레이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은 “수원의 다른 공격수 데얀이 부상 등으로 부진한 상태에서 타가트에게 더 많은 공격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타가트는 올 시즌 K리그1에서의 활약이 눈에 띄어 호주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그는 “수원에서 잘했더니 대표팀 발탁이라는 보너스가 주어진 느낌”이라며 “매 경기 골을 넣을 수는 없겠지만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쳐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부족하다”며 더 성실한 플레이를 다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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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우 “호날두 슛 다 막을게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이끄는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설 K리그 올스타 명단이 확정됐다. K리그1 12개 구단이 11명씩 제출한 추천 선수 132명을 대상으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팬 투표에서 대구의 골키퍼 조현우(사진)가 총 6만2938표를 얻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구의 외국인 미드필더 세징야(5만6234표), 3위는 전북의 수비수 이용(5만3030표)이다. 득표 순위에 따라 4-3-3 포메이션의 각 포지션에 배치됐다. 팬 투표로 선정한 ‘베스트 11’ 외에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회가 리그 기록 등을 고려해 뽑은 후보명단 ‘와일드 9’도 발표됐다. 올스타팀 지휘봉은 지난해 우승팀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잡는다. 김도훈 울산 감독과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코치로 나선다. 경기 하루 전인 25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1층에서 팬사인회도 열린다. K리그1 선수 6명과 팬 200명이 참가한다. 사인회에 참가할 팬 30명은 K리그와 하나은행 이벤트를 통해 뽑고 170명은 선착순으로 뽑는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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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김신욱이 그립지 않은 밤

    간판 공격수 김신욱이 빠진 전북이 핵심 골키퍼 조현우를 뒤늦게 투입한 대구를 4-1로 꺾고 하루 만에 K리그1 선두에 복귀했다. 득점 선두를 달리던 김신욱이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한 뒤 10일 올 시즌 돌풍의 팀 대구를 적지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맞은 전북은 노장 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대구에서는 최근 독일 이적설에 휩싸인 조현우가 컨디션 난조로 이번 시즌 처음 선발에서 빠졌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조현우가 감기 몸살 기운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 대신 최영은이 선발 골키퍼로 나섰다. 전북은 이동국과 문선민을 중심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전반 1분 문선민, 전반 3분 정혁의 골로 일찌감치 앞서나갔다. 대구는 1-3으로 뒤진 후반 21분 골키퍼 최영은이 퇴장당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골대에서 멀리 나와 있던 최영은이 빠르게 돌진하던 문선민을 막기 위해 파울을 저질러 퇴장 당했다. 대구는 벤치에 있던 조현우를 대신 투입하고 수비수 한희훈을 뺐다. 골키퍼가 퇴장당할 경우 필드플레이어를 대신 뺄 수 있다. 문선민은 후반 8분과 후반 30분에도 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전북은 13승 5무 2패 승점 44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승점 43)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은 제주에 2-4로 패하며 승점 39로 3위를 유지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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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나 혼자만의 유벤투스 아니다”

    “나 혼자만의 구단이 아니다.” 26일 K리그 올스타와 대결을 벌이는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몸을 낮추고 있다. 대회 주최사인 더페스타 관계자는 10일 “이벤트가 결정된 직후부터 호날두는 한국 팬들의 관심이 자신에게만 쏠리는 걸 경계했다. 대회 포스터를 찍을 때부터 자신이 중심에 있으면 안 된다며 가운데 자리를 양보했다”고 전했다. 최근 유벤투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됐던 포스터에서 호날두는 6명 중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섰다. 포스터에는 호날두 외에 공격수 후안 콰드라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 공격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미드필더 엠레 잔,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등장했다. 포스터 중앙에는 키엘리니와 베르나르데스키가 자리를 잡았다. 호날두가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더페스타 측은 부인했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설명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이슬람국가(IS)의 살해 위협을 받고 투우사 출신의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했던 호날두는 이번 방한을 위해 특별경호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2010년 리오넬 메시를 포함한 FC바르셀로나 선수단이 방한해 국내 올스타 팀과 경기했을 때 경기장 관중 난입 사건이 있었다. 6만 명 이상이 몰릴 이번 경기에도 안전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에 따르면 3만 명 이상 관중이 모이는 A매치의 경우 500명 이상의 보안요원을 배치해 왔다. 경찰 1개 중대(120명) 인원도 지원받았다. 이번에는 민간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보안요원 540명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및 소방 당국의 협조도 요청할 계획이다. 휴가를 맞아 6일부터 이틀간 고향인 포르투갈 마데이라를 방문한 호날두는 13일 유벤투스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노력파인 호날두는 평소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나와 1시간 늦게 훈련장을 떠난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새 시즌을 맞게 된 호날두는 휴가지에서도 “나는 언제든 준비됐다. 해마다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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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트레인 원’서 강원나물밥 먹으며 “여러분이 1호승객”

    “여러분은 모두 평창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에 올랐습니다.” 열차는 눈 덮인 들판과 터널 속을 쾌속으로 질주했다. 서울역을 출발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경기장이 밀집된 강릉으로 가는 열차였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평창 올림픽행 열차”라고 표현했다. 곧이어 하늘색 셔츠에 평창 올림픽 배지를 단 문재인 대통령이 객실 안으로 들어섰다. “여러분, 강원 나물밥 맛이 어땠습니까?” 올림픽 간담회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의 첫마디는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의 나물에 관한 것이었다. 특별히 강원도에서 채취한 나물로 만든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친 뒤였다. 문 대통령은 19일 간담회에 앞서 대통령 전용열차에 국민 20명을 초청해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평창 겨울 패럴림픽 홍보대사인 남성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 2006 토리노 겨울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변천사 등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열차가 공식 개통(22일)되기 전에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1호 승객입니다. 대통령과 식사하는 것에 당첨됐을 때 큰 기대를 했을 텐데 청와대 밥은 좀 맛이 없습니다(웃음). 평창 올림픽 때 외국 손님을 맞이할 때 내놓을 식단으로 강원 나물밥을 특별히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수와 환호로 대통령을 맞은 시민들은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에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저를 폐회식에 데려갔던 부모님을 이번에는 제가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모시고 가려고 티켓을 구매했다”고 대를 이은 국제대회 사연을 전하는가 하면 “노르웨이인 남편과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평창올림픽을 관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을 ‘올림픽 홍보 데이’로 정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평창 올림픽이 ‘평화’ ‘치유’ 및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북한을 끝까지 설득하고 기다리겠다고 밝힌 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올림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뿐만 아니라 리커창 총리에게도 평창 올림픽을 위해 돕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소치 겨울올림픽 때보다 중국 쪽 티켓 판매가 두 배 이상 빠르다. (방중 이후)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가 높아졌고 중국의 동계스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따뜻한 남쪽) 부산에서 자라 스케이트와 스키를 구경하지 못하고 자랐고 서울에 와서야 처음 보았다”면서도 “동네 야구 좀 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스포츠는 두루 좋아했다. 동계 스포츠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한 선수를 응원하기보다는 대한민국 팀 전체를 응원한다”면서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매스스타트의 이승훈 김보름 선수 등 우리 선수들 모두가 메달을 많이 따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며 구체적인 종목과 선수들을 일일이 거론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기억하기로는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피겨 금메달을 딸 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닐까 한다.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떠올렸다. 빛나는 스포츠의 순간을 떠올린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어려움을 겪으신 우리 국민들이 함께 즐기는 ‘치유’와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한상준 기자}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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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칸은 집무실, 다른 한칸은 회의공간

    “일반인은 이 열차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겁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열차는 서울역에서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별도의 플랫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열차는 대통령이 국내에서 이동할 때면 해당 인근 지역으로 어디든 비밀리에 따라가 대기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1979년부터 대통령 전용열차가 운행됐으나 그 존재가 일반에 공개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통령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회의실 등 대통령 전용공간을 갖춘 ‘트레인 원’은 기관차 2량 포함해 전체 10량 규모다. 2010년 현재의 고속열차(KTX)가 도입됐다. 객차 8량 중 1량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된다. 이 칸에는 싱크대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또 다른 1량은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의자가 지하철처럼 마주 보게 놓여 있다. 19일 초청된 국민 20명과의 오찬은 이 공간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객차 6량 중 1량은 KTX 특실 객차, 5량은 일반 객차로 구성됐다. 특실 객차에는 청와대 참모진이 탄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특실 객차에서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와 인터뷰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열차를 타는 것은 오늘이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 전용열차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민에게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걸로 보인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낮 12시경 서울역을 출발해 중간역을 거치지 않고 1시간 40분 만에 강릉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길이 막히는 등 도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에 세계 정상급 인사 43명이 직접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이 중 많은 분이 전용열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다. 독일과 프랑스 대통령이 서울에 머물며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 현장을 오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용한 전용열차 외에도 새마을호에 연결해 사용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경복호’도 보유하고 있다. KTX로 갈 수 없는 구간을 갈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경복호를 타고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용한 적이 없다. 대통령 전용열차를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보안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은 공개하지 않고 일종의 행사장만 공개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강릉=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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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평창 기간 한미훈련 연기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1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 여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강릉 KTX를 타고 강릉을 방문한 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평창 올림픽 미국 주관 방송사인 NBC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은 올림픽 기간에 합동 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했고, 미국 측에서도 (연기를) 지금 검토하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북한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미 연례 군사연습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은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여간 실시된다. 평창 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 일정을 고려하면 패럴림픽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유엔은 지난달 13일 평창 올림픽 개막 7일 전(2월 2일)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3월 25일)까지 전 세계가 전쟁을 멈추고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무작정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북한의 참가 여부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참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강릉행 열차 안에서 진행된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간담회에서 “북한이 평창에 오기를 바란다”면서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여를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티켓을 구매한 국민 20명 및 언론사 스포츠부장단과 함께 경강선 KTX 열차에 올랐다. 이 열차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트레인 원(1).’ 1979년 운행되기 시작한 대통령 전용열차가 일반에게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 올림픽이 당초 3000억 원 정도 적자가 예상됐으나 국고 지원과 후원금 모금 등으로 흑자 대회는 아니더라도 수지균형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릉=이원홍 bluesky@donga.com / 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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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정유라 시대의 스포츠개혁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조명이 비켜가는 어두운 링사이드에서.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관객들만이 지켜보던, 이름 없는 선수들의 지방 복싱 경기. 상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겨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필사적이었다. 강펀치를 얻어맞을 때면 얼굴에서 링 주변으로 피가 튀었다.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뜨겁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인의 무관심 속, 그 아들이 겪어야 했던 뜨거움을 마음속으로 거의 똑같은 온도로 느낄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 어머니만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을 뿐이다.  몇 년 전 보았던 무명 복서의 경기와 패배의 아픔이 수용되는 방식은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주목받지 못하는 대다수의 삶 속에서도 각자의 작은 목표들을 향한 분투는 뜨겁다. 그러나 개개인 삶의 세세한 내용까지 들여다보지 않는 세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실패 혹은 좌절의 고통은 자주 개인 또는 가족들만의 몫이었다. 그것은 고립된 풍경이었다.  그러나 최근 촛불 현상은 개인들을 하나로 묶는 힘이 필요했을 뿐, 개인들의 거대한 연대가 가능하고 그 연대는 그대로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분노가 그들을 묶기 시작했지만 이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도 그들을 움직이고 있다. 촛불은 희망의 연대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번 사태의 단초 중에 K스포츠재단을 통한 최순실 씨의 체육계 이권 개입 시도와 그의 딸 정유라의 승마 비리가 있었다는 점에서, 향후 스포츠 개혁에 대한 논의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사적인 관계가 판정 및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하다고 여겨져 왔다. 우리는 선수와 심판의 친분관계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사적인 관계와 공적인 과정의 엄격한 분리야말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공정성의 핵심이다. 박근혜 정권은 ‘스포츠 4대악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스포츠단체들을 압박했다. 스포츠 4대악이란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성)폭력’ ‘조직 사유화’ ‘입시 비리’ 등이었다. 이 중 정유라는 편파판정 의혹 및 입시 비리 등에 연루됐다.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과 입시 비리는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경쟁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척결해야 할 내용들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정유라는 경쟁은 회피하면서 지나치게 승리의 달콤함만을 취하려 했다. 현대 사회의 스포츠가 지닌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승자에게만 지나친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승자만이 모든 것을 차지할 경우 선수들은 오직 승리만을 추구하게 되고 정글 같은 무한 경쟁 속에 편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스포츠 선수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우하는가의 문제도 이런 부분과 연관되어 있다. 국가가 선수를 승리만을 위한 도구로 쓰고자 할 때 선수가 아닌 인간적인 비극이 싹튼다. 승리 지상주의와 승자독식 현상을 줄이기 위해 패자에 대한 관심과 보상을 늘리고 선수들의 전인적 교육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것이 스포츠 개혁의 큰 방향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활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의 긍정적 에너지를 지성적인 교육과 조화시키고자 하는 오래된 꿈의 실현이 가능해진다.  스포츠도 우리 사회의 한 분야인 이상 우리 사회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스포츠 문화의 개선도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스포츠 문제가 이번 사태를 촉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듯이 역으로 스포츠의 개선이 우리 사회의 개선에 일조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게 스포츠 개혁은 우리 사회의 희망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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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김연아와 이정현대표의 ‘거위의 꿈’

     피겨 스타 김연아의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린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행사장에는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벽을 넘어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가사가 어려움을 헤치고 정상에 오른 스포츠영웅의 기념식장에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묘한 기분을 느끼게 했던 것은 왜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가 좋아한다는 노래가 이 노래였기 때문인 걸까.  많은 이들이 김연아가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에 그들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았을 것이고, 또한 김연아의 쉼 없는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 자신이 살아가며 발휘해야 할 많은 노력과 의지에 대한 믿음을 키웠을 것이다. 노력과 의지로 삶의 불확실성을 통과하고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러한 믿음이야말로 희망이라는 이름의 다른 표현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김연아 개인의 노력과 성취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최근 김연아가 박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가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김연아가 이날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자신은 그 행사에 대해 몰랐고 불이익을 당한 적도 없다고 밝히기 전까지 많은 팬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이러한 분노의 바닥에는 팬들의 희망이 투영된 상징적 인물을 정권이 부도덕한 현장에 불러내어 정치적 소도구로 이용하려 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때의 김연아는 개인적인 도전과 노력, 난관의 극복이 희망적으로 형상화된 인물인 것이다. 설령 김연아가 아니었더라도 비슷한 위상을 지닌 또 다른 스타가 이런 일을 겪었어도 같은 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본다. 최순실 사태를 겪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노력과 성실이라는 덕목이 정당하게 꿈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인지를 의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연아는 거위의 꿈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체적 존재이다. 김연아 외에도 많은 스포츠 스타들은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권으로서는 이러한 스타들의 이미지를 이용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팬들이 김연아가 정권의 그런 의도에 이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히려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정권과 팬들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흙수저’도 아니고 ‘무수저’라고 자처했던 이정현 대표도 거위의 꿈을 이야기해 왔다. 지역주의 타파와 새로운 정치혁명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노래를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위기에 몰려 있다. 그가 이끄는 새누리당과 그가 앞장서 보호하고 있는 현 정권은 오히려 수많은 거위의 꿈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지탄받고 있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그가 대다수 국민을 위하지 않고 소수의 권력 핵심만을 위하며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인식을 심어 줬기 때문이다.  그가 대의를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그가 말했던 거위의 꿈은 한낱 개인의 출세욕에 지나지 않았다는 후세의 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현실의 무거운 중력을 떨치고 날아오르고 싶은 것은 김연아든 이 대표든 누구든 우리 모두의 공통된 심정이다. 그러나 날아오르고 싶다는 꿈은 같았으되 그 날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이 달랐던 것일까. 조율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오늘의 이 불협화음은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누군가의 꿈이 누군가에게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누군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한 개인의 꿈이 반드시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아름다운 꿈을 표현한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시대의 크나큰 불화와 괴리감이 쓰기만 하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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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구한말 무당의 국정 농단과 오늘

     구한말 고종과 명성황후를 조종했던 무당 진령군(眞靈君)이 있었다.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당시의 세태를 기록하다 끝내 나라가 망하자 자살했던, 학자이자 우국지사 황현(1855∼1910)이 지은 ‘매천야록(梅泉野錄)’에 등장하는 기록이다. “무당은 아무 때나 대궐에 나아가 임금(고종)과 중전(명성황후)을 뵈었으며… 금은보화를 상으로 주니 이루 셀 수 없이 많았다. 화와 복이 그의 말 한마디에 달렸으니, 수령 방백들이 자주 그의 손에서 나왔다. 이에 부끄러운 줄 모르는 대신들이 앞다투어 그에게 아부하니, 혹은 자매라 부르기도 했고 혹은 수양아들이 되기를 원하기도 했다.”(‘매천야록’·허경진 옮김·서해문집) 이 무당은 1882년 구식 군대의 군인들이 신식 군대와의 차별대우에 반발해 일으킨 임오군란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중전이 충주로 피란 가 있을 때 이 무당이 찾아가 환궁할 때를 점쳐 주었는데 들어맞자 신기하게 여겨 궁으로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이후 중전의 몸이 좋지 않을 때면 무당을 찾았고 날마다 총애가 더해지니 무당의 말이라면 들어주지 않는 것이 없다고 했다. 마침내 무당이 “나는 관성제군(關聖帝君·삼국지 속 관우를 신격화한 존재)의 딸이니 신당을 지어 정성껏 받들라”고 말하니 중전이 그 말대로 따랐다고 한다. 이런 진령군에게 접근한 사람 중에 이유인이라는 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진령군에게 자신이 귀신을 불러낼 수 있다며 산으로 데리고 갔다. 한밤중 산속에 미리 짜고 귀신 가면을 쓴 불량배들을 배치한 뒤 자신이 귀신을 부르면 나타나게 했다. 이에 속은 진령군은 이유인을 고종과 중전에게 아뢰었고 이유인은 벼슬을 얻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사실이었을까. 지방에 은거하던 황현이 직접 보고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황현이 이 이야기를 기록해 두었으니 당시에 이런 내용이 세간에 돌았던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진령군은 최근 사람들 사이에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의 ‘최순실 사태’를 보도하는 해외 언론에도 주술적인 표현이 등장했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에게 은밀한 조언을 한 인물(shadowy adviser)이 야당으로부터 ‘무당 점쟁이(Shaman Fortuneteller)’로 비난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정 러시아의 몰락을 부채질한 요승 라스푸틴을 거론한 해외 언론들도 있었다. 진령군이든 라스푸틴이든 정권의 은밀한 장막에 숨어 있다 드러났으며 그 존재가 드러났을 때는 이미 그 정권의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주술적 표현과 요승의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최근의 사태가 너무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차라리 기이한 힘이 작동해서 생겨난 결과라고 믿고 싶어 나타난 현상은 아닐까. 그러나 최 씨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각종 관계 기관에 영향을 끼친 힘의 속성이 주술적인 것일 리가 없다. 그것은 권력의 칼날을 언뜻언뜻 보여주며 행사한 매우 물리적인 폭력에 가깝다. 이런 권력의 힘 앞에서 정부 관료들은 굴종했다. 100여 년 전 매천야록 속 대신들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다. 원칙을 지켜야 할 관료들이 권력 앞의 굴종을 자신의 안일과 출세를 위한 처세술쯤으로 여길 때 민초들을 짓누른 삶의 하중은 가중돼 왔다. 최 씨가 ‘공정성’을 상징으로 하는 스포츠 쪽에서 농단한 것은 역설적이다. 문체부는 스포츠 분야야말로 사회의 공정한 경쟁을 상징하는 영역이라는 인식 아래 스포츠 비리를 없애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현 정권 들어서 유달리 많이 시도했던 그 수많은 체육단체에 대한 감사와 조사마저도 그 저의를 의심받고 있다. 믿음이 사라지고 남은 의심과 분노가 쌓여 절망을 이룬다. 국민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분노와 절망의 굿판을 걷어치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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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홍명보 의리 축구 논란에 가린 것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의 딕 아드보카트였다.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이루었던 거스 히딩크에 이어 본선에서 연달아 네덜란드 출신 감독을 기용했다. 독일 월드컵에서 만난 네덜란드 기자로부터 히딩크와 아드보카트를 비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가 낳은 11명의 명감독을 분석한 책의 저자였던 코번 기자는 히딩크에 대해 ‘피플 매니저(People Manager)’라는 표현을 썼다. 한마디로 사람을 아주 잘 다룬다는 것이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서는 ‘전술 운용에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했다.  누가 더 나은 감독이냐는 질문에 “역대 최고 감독은 요한 크라위프, 현재 최고 감독은 히딩크”라고 했다. 당시 히딩크는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루어낸 데 이어 호주 대표팀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0년 전 독일 월드컵 당시 들었던 네덜란드 기자의 이야기를 떠올린 건 최근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읽어 본 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원칙 없는 선수 선발로 ‘의리 축구’ 논란을 빚었던 홍 감독은 이 논문에서 “팀을 새롭게 정비하고 본인이 원하는 방식을 체득시키기에는 그 기간이 촉박했고 때문에 과거에 나와 호흡을 맞췄고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고참급 선수가 필요했던 것이 그 당시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히딩크 감독이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올랐던 것은 선수의 심리를 꿰뚫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분명한 비전과 신념을 지녔지만 권위를 앞세워 선수들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배려 및 지적 자극을 통해 선수들을 분발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많은 감독이 히딩크처럼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활용하고자 한다. 그러려면 선수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간이 촉박했던 홍 감독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려 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는 축구를 떠난 분야에서도 조직의 리더가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자신이 잘 알고, 일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낯선 인물을 핵심 보직에 앉히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러나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한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믿는 선수 위주로 뽑은 뒤의 부작용은 컸다. 홍 감독의 실패에는 분명히 교훈으로 삼아야 할 점이 있다. 이 점이 그의 논문이 지니는 유효한 점일 것이다. 그러나 홍 감독의 자성 어린 분석에도 불구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함께 거론되어야 할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브라질 월드컵 실패 요인을 분석할 때면 으레 홍 감독의 편파적 선수 선발이 도마에 오른다. 그러나 모든 실패의 책임을 감독 개인에게만 지울 수 있는가.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때면 감독 교체 카드로 위기를 돌파하곤 했다. 그러나 이는 언제나 대증요법일 뿐이다. 브라질 월드컵 실패 요인과 관련해서도 홍 감독의 ‘의리 축구’ 논란뿐만 아니라 감독 선임의 중장기 과정, 유소년 축구를 비롯한 전반적인 축구 인프라의 개선, 프로축구의 질적인 발전 등 복합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함께 논의했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홍 감독 개인에 대한 비판에 가려 적극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한국은 다시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있다. 성적이 좋지 않다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이다. 그러나 감독에 대한 비판에 앞서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히딩크 같은 명감독을 모셔오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은 축구 발전의 토대를 갖추는 것이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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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체육-엘리트 체육 정책갈등 해소 ‘발등의 불’

     통합대한체육회장의 시급한 과제는 기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화학적 결합 및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등을 둘러싼 정부와 통합대한체육회 간의 체육 정책 노선 조정이다.  두 단체는 통합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다. 두 단체가 통합되면서 직급과 연봉 체계, 중복 업무 분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단체 출신 직원들은 각각 별도의 노동조합을 구성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KOC 분리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 각국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별로 올림픽 관련 업무를 하는 단체로 인정하는 조직(NOC)이 있다. 각 NOC는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고 있다. KOC는 한국의 NOC이며 현재는 대한체육회에 속해 있다.  정부는 통합대한체육회 출범 이전부터 대한체육회로부터 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측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KOC 분리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되지 않으면 올림픽 메달 성적 등에 치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엘리트 체육 위주의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신임 회장을 비롯한 기존 대한체육회 멤버들 사이에서는 “새 단체에서 KOC가 분리될 경우 국가대표 선수 육성과 선발이 이원화돼 혼란을 초래한다”며 KOC 분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은 정부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는 KOC를 떼어내 통합체육회를 쉽게 관리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는 향후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둘러싼 체육 정책 노선의 갈등 요인이기도 하다. 신임 이 회장과 정부 간에 상당한 조정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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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심판 부정행위 땐 손해배상 책임

     내년부터 프로스포츠 부정행위를 일으킨 선수나 심판 등에 대해 단체 또는 구단 차원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프로스포츠 부정행위 신고 포상금은 최대 2억 원으로 늘어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5개 프로 종목 8개 관련 단체는 29일 프로스포츠 분야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부정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먼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내에 프로스포츠부정방지위원회를 신설해 승부 조작, 불법 스포츠도박 등을 집중 관리하도록 했다. 기존에 해당 종목 단체별로 운영했던 부정행위 신고센터도 부정방지위원회 내로 통합 운영된다.  부정방지위원회는 독립적 상벌 기구인 특별상벌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별상벌위원회는 종목별로 해당 종목 관계자 3명 및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프로스포츠 단체에서 1심, 특별상벌위원회에서 2심을 통해 제재 강도를 최종 결정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제재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구단에는 관리 책임을 물어 승점 삭감 및 선수 영입 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정행위를 한 개인에 대해서는 단체 또는 구단 차원에서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상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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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이원홍]10대들의 도박과 국가불행의 싹

    아버지한테 맞기도 했지만 도박을 끊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A 군(17)은 그동안 도박으로 600만 원가량을 잃었다. 중학생이던 15세 때 선배의 권유로 온라인 도박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홀짝을 맞히는 온라인 사다리게임, 불법 스포츠 도박, 온라인 카지노 등을 했다. 일주일에 6일 정도 도박을 했고, 금액은 평균 10만 원이었다. 주변에서 돈을 빌려 도박을 하다 100만 원이 넘는 빚이 생기자 부모가 이를 갚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돈이 필요해지자 주변의 물건을 훔쳤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기로 하고 돈만 받고 물건을 주지 않는 등 사기 행위도 저질렀다. 결국 치료를 위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게 되었다. 17일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지정한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었지만 연휴 분위기에 가려진 면이 없지 않다. 최근 우려되는 것은 10대들의 도박이다. 접근이 용이한 모바일 등을 이용해 청소년 도박이 늘어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동안 정책적으로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본보가 불법 스포츠 도박의 세계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사설 사이트 운영 관계자 A 씨는 “남자 고교생 중 3분의 2는 스포츠 베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공식 실태조사 결과만으로도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에야 전국 규모의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전국의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1.1%에 해당하는 학생이 문제 수준에, 4%의 학생이 위험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도박문제관리센터는 전국의 학생 2만9000여 명이 문제 수준, 11만여 명이 위험 수준의 도박 문제를 안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 수준은 지난 3개월간 반복적인 도박 경험이 있으며 심각한 정도의 자기 조절 실패를 겪었고, 그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폐해 역시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위험 수준은 지난 3개월간 도박을 한 경험이 있으며 자기 조절 실패에 따른 심리 사회 경제적 폐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박을 해 본 청소년의 비율은 도박을 해 본 성인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도박중독 문제가 나타나는 비율은 비슷하다. 일단 도박에 발을 들이면 청소년들이 더 쉽게 중독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하는 사다리게임과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함께 운영하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한 사이트에 들어가 두 가지 게임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을 자랑하는 한국은 그만큼 청소년들의 도박 방지에 취약하다. 정부는 그동안 불법 도박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사감위와 경찰 등이 불법 도박 근절을 위한 특별사법경찰권 제도 도입 등 수사 권한과 조직 개편 등을 놓고 갑론을박해 왔다. 그 사이 정부의 대책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은 명백하다. 지난해 불법 도박 규모는 총 83조8000억 원으로 2011년의 75조1000억 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도박 문제는 커졌고 그 폐해는 청소년에게까지 번져가고 있다. 요행수를 바라는 도박은 성실함과 노력을 등한히 하게 만든다. 잘못된 가치관은 결국 개인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사회를 흔든다. 미래의 기둥인 10대들의 도박을 방치할 경우 국가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정부는 10대 도박 문제를 포함해 불법 도박 대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이원홍 스포츠부 차장 bluesky@donga.com}

    •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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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국 승부조작’ 파문때 中자본 끌어들인 주범들, 축구 구단 인수까지 노려

    전 축구국가대표 최성국 등을 협박해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대 파문을 일으켰던 2010년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의 주범이 이에 앞서 국내 축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에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던 A 씨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성국의 승부 조작 사건을 일으켰던 브로커 J 씨와 중국인 H 씨가 한국 프로축구 N리그 소속 S구단을 인수해 승부 조작으로 돈을 벌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당시 J 씨가 S구단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승부 조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며 “J 씨는 H 씨와 함께 중국에 있는 베팅 사이트에서 경기 결과를 놓고 베팅을 해 큰돈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리그는 국내 프로축구 3부 리그에 해당하는 리그로 S구단은 2010년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N리그에서 퇴출됐다. 이에 대해 2009년 S구단의 단장 겸 감독이었던 최모 씨는 “실제 구단 인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J 씨가 여러 차례 구단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H 씨와 J 씨는 이어 2010년 중국인 W 씨 등과 함께 당시 상무 소속이었던 최성국에게 성남 일화와의 경기에서 패할 것을 지시했지만 무승부가 되자 최성국을 찾아가 “자살골이라도 넣으라”고 협박해 결국 다음 경기에서 상무가 0-2로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했다. 중국 자금이 한국의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최근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중국에 서버를 두고 활동하면서 이들과 중국 자금의 결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한 승부 조작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스포츠도박단에 관여하고 있는 B 씨는 “요즘에는 전문직, 연예인 등이 전주 노릇을 하는데 이들은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마치 주식 매매를 대신하는 펀드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처럼 도박사들에게 5억∼10억 원을 맡기고 뒤에서 수익을 얻는다”며 “전주들이 직접 선수들에게 협박까지 했던 몇 년 전과는 180도 다르다”고 전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이원홍 기자}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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