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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다음 달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저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하이브를 향해 “에스엠의 독립적 경영을 지지한다면서 이사진 7명을 추천한 것은 에스엠을 하이브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만 느껴진다.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인정하라”며 “에스엠 인수 시도를 사력을 다해 막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브와 에스엠은 17일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하이브의 박지원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이 주장하는 CTP를 통한 에스엠 수익의 역외탈세는 지분 인수 계약 이후 하이브와 에스엠이 원칙대로 이끌어갈 미래에선 성립되지 않을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계약 과정에서 이 전 총괄, 에스엠과의 거래를 거래 시점 기준으로 모두 중단시키거나 해제하는 포괄적인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며 반격에 나섰다. 에스엠은 “CTP는 실체를 숨기기 위해 에스엠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며 “에스엠과는 거래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하이브는 보도 자료를 내고 재반박에 나섰다. 하이브는 “당사와 이수만의 계약에 따라 에스엠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이미 계약된 에스엠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이수만이) 받지 않기로 협의됐다”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난 그 여자 불편해. 자기만 그렸잖아.” 한 지인이 저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 여자’는 멕시코의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다. 그는 멕시코 민중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부인이다. 평생을 신체적 장애와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불편함을 느끼든 연민을 느끼든 그녀는 우리를 도발해 말을 하게 한다”며 “프리다처럼 사랑하지 않고 열심히 쓰지 않고 그동안 뭘 했니 너는? 늦은 밤 자지 않고 나는 스스로를 탓했다”고 했다. 문단 권력에 주눅 들지 않고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알리며 거침없이 비판한 저자가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2009년) 이후 14년 만에 낸 산문집이다. 미투(MeToo·성폭력 피해 사실 폭로)부터 스포츠나 일상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폭로한 시 ‘괴물’을 발표한 후 그에게 일어난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법정 다툼을 앞두고 쓴 글 ‘진실을 덮을 수 있을지’에서 그는 “분노와 막막함이 지나가니 전투 의지가 솟는다. 재미있는 재판이 될 것 같다. 그 대단한 인권변호사들의 실력을 한번 보고 싶다”며 강단 있는 태도를 보인다. 글을 읽다 보면 어려움을 직시하는 용기가 놀랍다. 그는 익사할 뻔한 경험을 한 뒤엔 일부러 깊은 물에 몸을 던져 보며 공포를 물리쳤다. 걷다가 축구공이 굴러오면 발이 간지러워 그냥 보내지 않는다. 이 당당함이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침묵하는 사이에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가 많이 후퇴했다”고 신랄하게 말하는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던 게 아닐까.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최근 2∼3년 보이그룹은 걸그룹에 비해 국내에서 성적이 부진했다. 4세대 아이돌 그룹 중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등 여러 걸그룹들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올해 대형 기획사들은 보이그룹 선발을 위해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뮤직은 10일 홈페이지에 ‘빅히트 뮤직 뉴 보이그룹 오디션’을 연다고 공지했다. 하이브 산하인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세븐틴 이후 8년 만인 올해 말 보이그룹을 내놓는다. JYP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LOUD’를 통해 선발한 보이그룹을 올 2분기(4∼6월)에 데뷔시킬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새로 선보이는 3개 팀 중 2개 그룹이 보이그룹 NCT 유닛 2팀과 일반 보이그룹이다. 가요계에서는 BTS의 공백이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굳건한 1위였던 BTS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세대교체 기간이 굉장히 길어졌다”며 “BTS 멤버의 솔로 활동 및 군 입대로 생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컴백한 3, 4세대 아이돌과 신생 그룹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그룹 에스파의 앨범 제작에 이 전 총괄이 과도하게 개입해 발매가 취소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의 처조카다. 이 대표는 에스엠 대표 그룹인 NCT 127이 적힌 옷을 입고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28분 분량의 ‘1차 성명 발표’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수만이 2019년 홍콩에 개인 회사인 CTP를 설립해 에스엠과 해외 레이블사 간 정산 전에 해외 음반 매출액의 6%를 먼저 가져가고 있다”며 “이는 역외탈세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CTP를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했다. 라이크기획은 이 전 총괄의 국내 개인 회사로, 에스엠에서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200억 원가량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기며 ‘향후 3년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할 수 있다’고 한 조항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하이브에 “CTP의 위법 요소를 알고도 묵인한 건가”라고 따졌다. 이 전 총괄이 강조하는 ‘나무 심기’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갑자기 나무 심기를 강조하고 페스티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실제 어느 국가에서 부지 소유권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괄이 이른바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에스파의 컴백 곡 가사에 ‘1도라도 낮출’ ‘상생’ ‘나무 심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에스파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초기 가사에는 ‘나무 심기’라는 단어가 나와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했다”며 “단어를 빼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발매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벌어진 일도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아티스트·임직원에게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선동하라고 했고, 이수만과 에스엠은 국내에서 임시 고문 계약을 맺자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CTP와 계약하고, 이수만과 한국에서 제2의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하라고 했다. 이수만 없는 회사의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2, 3월 음반 발매 시기를 늦춰 1분기(1∼3월) 실적을 낮추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00억 원을 들여서라도 주총 대응팀을 만들라고 했고, 주총 대응팀은 이수만이 돌아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했다. 이 대표는 ‘SM 제국의 황제 이수만’,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등 14개 목차를 공개하며 “추가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괄 측근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 모든 책임을 이 전 총괄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괄은 “착한 조카인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CTP가 에스엠과 계약돼 있다는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사실이 확인되면 CTP와 에스엠 간 계약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전 총괄과 관련된 활동이 에스엠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면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하이브의 박지원 최고경영자(CEO)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와 관련해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이나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박 CEO는 전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에스엠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엠이 에스엠만의 가치와 색깔을 계속 지켜가고 하이브는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괄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나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또 양사 가수와 임직원에 대해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박 CEO가 에스엠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한편 이 전 총괄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병규 에스엠 부사장(변호사)은 전날 전체 사원에게 e메일을 보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현 경영진인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손잡은 카카오라고 비판했다.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8.47% 가운데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9일 체결했다고 밝히자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 등이 “적대적 M&A를 반대한다”고 성명을 낸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대주주(이 전 총괄)의 뜻에 반해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으로 지분을 늘리려는 쪽은 카카오와 현 경영진, 얼라인파트너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괄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부사장은 “경영진이 올해 신인 팀만 세 팀을 내놓겠다고 한 건 망상이라고 본다”며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의 문화산업에 대한 무지와 (이 전 총괄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이성수 대표의 욕망이 합쳐져 주주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스엠 내부는 어수선한 상황이다. 에스엠 소속 그룹 샤이니의 멤버 키는 전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키 킬러 카운트다운 라이브’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키는 라이브 방송 중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어디에 이야기해야 앙코르 콘서트를 열어주는 것이냐. 나도 누구보다 (콘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라고 했다. 이어 크게 한숨을 내쉬며 “모르겠다.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스스로를 ‘친한파’ 아티스트라 소개하는 이가 있다. 노르웨이 싱어송라이터 페더 엘리아스(25)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를 “한국을 굉장히 사랑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2018년 싱글 ‘심플’로 데뷔한 엘리아스는 ‘Bonfire’(2019년)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Loving You Girl’(2022년)이 국내 차트 TOP10에 진입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6일 공개된 세븐틴의 유닛 부석순의 신곡 ‘7시에 들어줘’의 피처링에도 참여했다.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된 과정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때였다.“사실 음악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한국을 잘 몰랐어요. 그런데 제 음악이 한국에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팬데믹 시기라 직접 찾지 못했는데도 한국 팬들은 제게 메시지를 보내주더라고요. 그러다 지난해 내한해 직접 소통을 하게 됐는데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활동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한국이 진정으로 궁금해졌어요.”그로부터 한 달 후 그는 국내에서 첫 단독 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차은우, 권진아 등 국내 뮤지션들과 여러 프로모션 진행했고, 올 1월 KBS ‘전국노래자랑’에 최초 해외 아티스트로 출연해 우리말로 “허벌나게 좋네요”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시기 곡 ‘7시에 들어줘’의 작곡 작사에도 참여하게 됐다. 그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 콜라보”라며 “내한 당시 부석순의 곡을 제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바로 참여했다. 곡은 그때 완성된 상태였다”고 말했다.그는 인터뷰 내내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팬들 너무 사랑해요”라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가 하면, “팬분들이 ‘여권을 뺏어서 불태워버리겠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정말 재밌다”며 웃기도 했다. 그는 “한국 팬들은 긍정적이고 다른 문화에 개방적이며 진심으로 아티스트와 교감하는 분들”이라고 표현했다.음악에 발을 들인 건 13살 때. 브루노 마스, 저스틴 비버, 아델 등의 노래를 들으며 꿈을 키웠다. 그런 그는 이제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곡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Tell A Son’(2022년) 등 그의 곡은 내밀함을 담고 있어 진솔한 매력을 지녔다. 그는 “곡이 슬프든 행복하든 녹음실을 나설 때에는 기분 좋게 나온다”고 했다.다음달 24일 그의 신곡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도 발매된다. 그는 “올해 안에 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서울지하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이 ‘얼씨구야’에서 ‘풍년’으로 바뀌었다. ‘풍년’은 경기 민요 ‘풍년이 왔네’를 기반으로 한 1분 9초짜리 곡이다. ‘풍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서울지하철 1∼8호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이 됐다.‘풍년’을 작곡한 박경훈 작곡가는 “‘풍년이 왔네’의 굿거리장단을 4분의 4박자 리듬으로 변형해 현대적으로 만들었다”며 “원곡의 주선율을 유지하면서도 피아노, 드럼, 베이스 등의 연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얼씨구야’는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년간 서울지하철 환승역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14년 만에 배경음악을 바꾼 이유에 대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시민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초창기 서울지하철 배경음악은 멜로디보다는 알림음에 가까웠다. 환승 안내 배경음악을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시민들이 졸다가 환승역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민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던 1∼4호선은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뻐꾸기 소리를 사용했다가 2000년부터 새소리로 바꿨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던 5∼8호선은 2000년에 비발디 협주곡 ‘조화의 영감’ 제6번 1악장을 사용했다. 2009년 서울메트로가 새로 도입한 곡이 ‘얼씨구야’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아 내외국인에게 국악을 알리기 위해 해금과 소금, 가야금, 장고 등 국악기로만 연주한 ‘얼씨구야’를 채택했다. 2005년 국립국악원이 공익 프로젝트 차원에서 만든 휴대전화 벨소리였다. 2012년부터는 5∼8호선에도 이를 적용했다. ‘얼씨구야’를 만든 김백찬 작곡가는 “‘얼씨구야’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1세대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전격 인수한다. BTS와 NCT를 한 지붕 아래 거느린 ‘공룡 엔터사’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이브는 10일 공시를 통해 에스엠 창업자 겸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에스엠 지분 18.47% 가운데 14.80%를 주당 12만 원, 총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9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까지 지분 25%를 목표로 한 주식 공개 매수에도 나선다. 카카오가 앞서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한다고 발표하며 에스엠 경영진과 손을 잡았지만, 이 전 총괄과 연대한 하이브가 단숨에 1대 주주에 올라서며 판도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vs ‘카카오-에스엠 경영진’ 구도로 확전된 가운데 시장은 일단 하이브가 승기를 잡았다고 내다본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성공할 경우 총 보유 지분 39.8%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는 아직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 전 총괄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에스엠과 하이브를 세계 대중음악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시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고 밝혔다. BTS와 뉴진스, 르세라핌을 비롯해 인기 K팝 뮤지션이 소속된 하이브가 에스엠과 시너지를 내면 K팝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스엠은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EXO 등의 지식재산권(IP)과 함께 NCT, 에스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시총이 8조800억 원으로 업계 1위인 하이브가 2위(2조7300억 원)인 에스엠을 인수하면 10조 원이 넘게 돼 3위(JYP엔터테인먼트·2조6000억 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벼랑끝 이수만, 방시혁 손잡고 판 뒤집기… K엔터 ‘왕좌의 게임’ 하이브에 SM매각 반대하던 李카카오 2대주주 오르자 초강수하이브 “이수만 경영 참여 없을것”주총 대결 가능성… SM주가 16%↑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사이에 둔 치열했던 힘겨루기가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며 ‘불명예 퇴진’은 면하게 됐다. 하이브 역시 1세대 K팝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잠재적 경쟁자인 카카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엠 경영진의 반발이 거세 3월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전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이수만, 경쟁자였던 하이브에 지분 넘겨 10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14.8%를 인수하며 일단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 전 총괄이 지분을 경쟁사 하이브에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판이 뒤집혔다. 이 전 총괄은 2021년만 해도 에스엠을 하이브에 매각하는 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하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에스엠과 주도권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그만큼 이 전 총괄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 총괄이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매년 거액의 프로듀싱비를 챙겨간 점 등이 문제가 된 후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 시대’를 골자로 한 ‘에스엠 3.0’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이 전 총괄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자 이 전 총괄은 즉각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곧바로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에스엠 창립자인 이 전 총괄의 향후 거취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이 전 총괄이 코너에 몰린 상황을 하이브가 놓치지 않고 영리하게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이 전 총괄의) 지분 가격이 워낙 비쌌는데, 많이 떨어진 가격에 지분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했다.●카카오가 지분 싸움 뛰어들까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매입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사흘 만에 생각지 못한 ‘역습’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1조 원 넘게 투자를 받은 만큼 카카오가 자금력을 동원해 지분 싸움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단 카카오는 이날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성공 여부도 변수로 지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당 12만 원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주가 역시 공개 매수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개장과 함께 치솟아 16.45% 오른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 경영진이 반발하고 나선 만큼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거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못 박고 “특정 주주와 세력의 사유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을 감안해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클 경우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BTS와 NCT가 한솥밥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은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양사의 하드웨어와 전략이 결합하면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상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소 기획사 등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뉴진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인기 뮤지션이 소속돼 있다. 에스엠에는 활발히 활동 중인 에스파와 NCT뿐 아니라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EXO 등 대형 케이팝 그룹이 포함돼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2000년대부터 국내 음악 시장을 이끌었던 2, 3세대 아이돌과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탄생한 3, 4세대 아이돌의 지식재산권(IP)이 합쳐지게 된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 에스엠 인수자로 거론됐던 여러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하이브”라고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건 에스엠이 가진 케이팝의 역사와 정통성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공룡 엔터사’의 등장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권 인수가 성공할 경우 양사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구축했던 ‘4대 기획사’ 구도는 ‘1강 2중’ 형국이 뚜렷해진다. 하이브는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홀딩스 등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여기에 에스엠까지 인수하면 음악 시장이 하이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이 워낙 상승세이니, 인수 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인디 음악계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고, 문화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엠이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체제에 편입될지, 하이브와 동등한 관계사의 위치에 설지 등은 향후 상황에 달려 있다. 다만 당장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굳이 에스엠을 종속적인 형태로 둘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에스엠의 활동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는 콘셉트나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등에서 ‘콘텐츠 전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엔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에 앞서 네이버는 하이브, YG 등에 투자하며 협업에 나선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사이에 둔 치열했던 힘겨루기가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며 ‘불명예 퇴진’은 면하게 됐다. 하이브 역시 1세대 K팝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잠재적 경쟁자인 카카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엠 경영진의 반발이 거세 3월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전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수만, 경쟁자였던 하이브에 지분 넘겨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14.8%를 인수하며 일단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 전 총괄이 지분을 경쟁사 하이브에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판이 뒤집혔다. 이 전 총괄은 2021년만 해도 에스엠을 하이브에 매각하는 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하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에스엠과 주도권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그만큼 이 전 총괄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 총괄이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매년 거액의 프로듀싱비를 챙겨간 점 등이 문제가 된 후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 시대’를 골자로 한 ‘에스엠 3.0’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이 전 총괄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자 이 전 총괄은 즉각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곧바로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에스엠 창립자인 이 전 총괄의 향후 거취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이 전 총괄이 코너에 몰린 상황을 하이브가 놓치지 않고 영리하게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이 전 총괄의) 지분 가격이 워낙 비쌌는데, 많이 떨어진 가격에 지분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했다.●카카오가 지분 싸움 뛰어들까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매입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사흘 만에 생각지 못한 ‘역습’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1조 원 넘게 투자를 받은 만큼 카카오가 자금력을 동원해 지분 싸움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단 카카오는 이날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성공 여부도 변수로 지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당 12만 원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주가 역시 공개 매수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날 SM엔터 주가는 개장과 함께 치솟아 16.45% 오른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 경영진이 반발하고 나선 만큼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거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못 박고 “특정 주주와 세력의 사유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을 감안해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클 경우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BTS와 EXO가 한솥밥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은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양사의 하드웨어와 전략이 결합하면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상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소 기획사 등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뉴진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인기 뮤지션이 소속돼 있다. 에스엠에는 활발히 활동 중인 에스파와 NCT뿐 아니라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EXO 등 대형 케이팝 그룹이 포함돼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2000년대부터 국내 음악 시장을 이끌었던 2, 3세대 아이돌과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탄생한 3, 4세대 아이돌의 지식재산권(IP)이 합쳐지게 된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 에스엠 인수자로 거론됐던 여러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하이브”라고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건 에스엠이 가진 케이팝의 역사와 정통성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공룡 엔터사’의 등장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권 인수가 성공할 경우 양사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구축했던 ‘4대 기획사’ 구도는 ‘1강 2중’ 형국이 뚜렷해진다. 하이브는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홀딩스 등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여기에 에스엠까지 인수하면 음악 시장이 하이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이 워낙 상승세이니, 인수 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인디 음악계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고, 문화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엠이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체제에 편입될지, 하이브와 동등한 관계사의 위치에 설지 등은 향후 상황에 달려 있다. 다만 당장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굳이 에스엠을 종속적인 형태로 둘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에스엠의 활동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는 콘셉트나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등에서 ‘콘텐츠 전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엔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에 앞서 네이버는 하이브, YG 등에 투자하며 협업에 나선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경록이가 어릴 때부터 농담으로 홍대를 먹여 살리겠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것 같아요.” 8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왓챠홀. 크리스마스, 핼러윈과 함께 이른바 ‘홍대 3대 명절’이라 불리는 ‘경록절’ 개막식 공연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밴드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은 “한 사람의 생일이 이렇게 축제가 될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경록절’은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이자 홍익대 앞 터줏대감인 한경록의 생일(2월 11일) 때마다 뮤지션들이 축하 공연을 여는 행사다. 시작은 2007년 작은 치킨집에서 연 그의 생일 파티에서 비롯됐다. 홍익대 앞 음악인들 사이에서 “경록이가 쏜대”란 입소문을 타고 커진 이 행사는 김창완, 김수철 등 다양한 국내외 가수들을 끌어모으며 자연스레 대중음악계의 대표 명절로 자리매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2년간 온라인에서 페스티벌을 이어간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온 데다 부제를 ‘마포 르네상스’로 내걸 정도로 판도 훨씬 커졌다. 축제 기간 역시 기존 하루에서 닷새로 늘려 12일까지 음악을 비롯해 미술 문학 과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 120팀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8일 개막식 공연에는 500여 명의 팬이 몰렸다. 한경록은 “이게 얼마 만의 대면 경록절이냐”며 “너무너무 그리웠다”고 했다. 크라잉넛은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2018년)로 무대를 열었다. 총 7곡을 부르는 동안 관객들은 막간을 이용해 한경록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다. 이후 차세대, 김수철, 멜로망스 등 총 11팀이 5시간 넘게 릴레이 공연을 이어갔다. 경록절의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른바 ‘선배 뮤지션’의 레전드 무대다. 최백호, 이적, 양파, 박창근, 딕펑스 등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의 과학 강의, 이병철 시인의 시문학 강연, 지난해 에세이집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를 낸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의 북 토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작사 강연 등도 같은 날 열린다. 마포아트센터 갤러리맥에서는 닷새 동안 김창완, 조윤진, 조문기, 신창용 등 음악과 미술 작업을 함께 하는 작가 8명이 한데 모여 전시 ‘로큰롤 르네상스’를 연다. 9, 10일에는 크라잉넛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공연이, 11일에는 ‘로큰롤 시티투어’라는 제목으로 홍익대 주변 여러 라이브 클럽에서 오프라인 공연이 각각 진행된다. 한경록은 “흑사병의 유행이 끝나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통해 문화예술이 부흥하기 시작했듯, 팬데믹 후 한국에서도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꽃피울 것을 기대하며 축제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경록절은 홍대라는 공간에서 인디음악을 줏대 있게, 또 자긍심을 갖고 활동한 여러 세대의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는 상징적인 행사”라며 “특히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행사이다 보니 ‘재밌게 했을 뿐인데 축제로 성공했다’는 의미까지 갖는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이 미국 최고의 권위를 지닌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 3년 연속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5일(현지 시간)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은 3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옛 투 컴(Yet to Come)’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에 후보가 됐다. 또 ‘마이 유니버스’가 포함된 콜드플레이의 9집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가 그래미 4대 본상 중 하나인 ‘올해의 앨범상’ 후보에 오르면서 방탄소년단도 피처링 가수와 송라이터(RM 슈가 제이홉)로 포함됐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막강했다. ‘베스트 뮤직비디오’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올 투 웰: 더 쇼트 필름(All Too Well: The Short Film)’에 돌아갔다.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 후보로 올라 기대를 모은 ‘베스트 팝/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은 ‘언홀리(Unholy)’를 부른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가 받았다. 4대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는 각각 리조, 해리 스타일스, 보니 레이트, 사마라 조이에게 돌아갔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이는 비욘세였다. 지난해 발표한 7집 ‘르네상스’로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비욘세는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베스트 R&B 송’ ‘베스트 트래디셔널 R&B 퍼포먼스’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레코딩’까지 총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32개의 트로피를 가져가며 그래미 역사상 최다 수상자가 됐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그래미 ‘베스트 송 포 소셜 체인지’ 부문 시상자로 직접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해당 부문은 이란의 싱어송라이터 셰르빈 하지푸르가 수상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미국 밴드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공연은 아늑하고 먹먹한 모노톤의 꿈과 같았다. 리드보컬 그레그 곤잘러스 등 3명의 멤버가 5일 오후 7시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강렬한 백색 조명 앞으로 검은색 옷을 입은 채 모습을 드러내자 이내 흑백의 공간은 나른한 목소리와 멜랑콜리한 멜로디로 가득 찼다. 밴드에 따라붙는 ‘드림 팝(Dream Pop)’이라는 수식 그대로였다. 드림팝은 울림 효과를 주는 악기와 속삭이는 보컬로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2018년 11월 첫 내한 후 4년여 만에 열린 이 밴드의 단독 공연을 보기 위해 이날 관객 3800여 명이 모였다. 2008년 미국에서 결성한 이 밴드는 주로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한다. 흑백 독립영화를 보는 듯한 잔잔하고도 몽환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다. 가사는 밴드의 주축인 곤잘러스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더욱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곡 ‘Crush’(2018년)를 필두로 모두 15곡을 선보였다. 어릴 적 풋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John Wayne’(2017년), 연인이 곧 자신의 전부임을 담담하게 풀어낸 곡 ‘You’re All I Want’(2020년) 등 동시대의 연애를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주를 이뤘다. 이 밴드를 널리 알린 곡 ‘Nothing’s Gonna Hurt You Baby’(2012년)도 이어졌다. 곡은 멜로디와 가사가 단순하고 여유가 있어 눈을 감고 듣기에도 편안했다.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많이 접해 왔던 음악이지만 공연장에서 라이브로 들을 때에도 아늑한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우울하면서도 낭만적인 정서가 관객들의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먹먹하게 만들었다. 나이와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운 곤잘러스의 중성적인 목소리 덕에 공연장에서는 몽롱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팬들도 떼창보다는 박수로 화답했다. 관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 것은 밴드를 대표하는 ‘Sweet’ ‘Sunsetz’ ‘K.’까지 3곡이 연이어 연주되던 순간. 2017년 밴드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확립한, 밴드와 동명의 앨범에 포함된 곡이다. 곤잘러스는 “이 밤을 함께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느린 박자의 드럼과 어쿠스틱한 기타를 바탕으로 하는 이 밴드의 곡은 대개 비슷한 느낌이 반복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테크닉이나 퍼포먼스보다는 무드로 승부를 보는 팀이다. 단순한 멜로디와 통속적인 가사로 구성돼 쉽게 이해된다”며 “멜랑콜리한 음악을 찾는 팬들에게는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른 팀”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데뷔한 1990년대생 해외 가수들의 단독 내한 공연이 이달과 다음 달 잇달아 열린다. 유튜브 등에 자작곡을 발표하거나 유명 곡 커버 영상을 올리면서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 온 SNS 스타들이 한국의 팬들 앞에 서는 것. 이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공연하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코넌 그레이(25)는 10대 시절부터 일상을 담은 영상과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이름을 알려왔다. 2018년 첫 EP 앨범 ‘Sunset Season’을 통해 본격 가수의 길로 들어선 그는 1020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Z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사샤 앨릭스 슬론(28·사진)도 비슷한 경우다. 어린 시절 독학으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던 그는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올린 자신의 집 외관 사진이 밈(meme)이 되면서 함께 올렸던 습작곡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음 달 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공연한다. 이달 15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공연하는 밴드 ‘더 뱀프스’는 SNS를 통해 결성됐다. 2011년 먼저 레이블 계약을 맺었던 기타리스트 제임스 맥베이(29)가 유튜브에서 활동하던 보컬 브래들리 심프슨(28)과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드러머 트리스탄 에번스(29)를 영입했다. 2013년 멤버들과 친구였던 베이시스트 코너 볼(27)이 합류하며 4인 밴드로 구성됐다. 유튜브에 커버곡을 올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들은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 공연장에서 15회 공연하는 등 라이브에 강한 팀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 밖에도 SNS에 솔로곡을 발표하며 등장한 미국 싱어송라이터 켈라니(28)와 노르웨이 출신 싱어송라이터 오로라(27)도 각각 이달 13일과 19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공연을 펼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그룹 블랙핑크(사진), 래퍼 던,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이 미국의 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2023 가장 스타일리시한 뮤지션 25’에 각각 6, 16, 21위로 선정됐다. 이 명단은 패션, 음악, 문화계 관계자들이 전 세계 뮤지션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로 선정됐으며, 1위는 미국 뮤지션 스티브 레이시가 차지했다. 롤링스톤은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핑크에 대해 “‘핑크 베놈’ 뮤직비디오로 한 밴드가 길거리 의상, 글래머(glamour), 로큰롤의 균형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가능함을 증명했다”고 했다. 던을 두고서는 “한국 래퍼들은 최고의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데, 던이 이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했고, 제이홉은 “경력의 한 챕터를 쓰고 있고, 패션은 이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약 40억 년 전 태곳적 바다에서 최초의 생명체인 단세포생물이 탄생했다. 다세포생물로 진화하기까지는 30억 년 이상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빛의 강약을 느끼는 안점을 지닌 생명체가 나타났다. 이윽고 시각세포가 여러 개로 나뉘고, 시각세포가 있는 피부 표면이 오목해지면서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도 지각할 수 있었다. 눈의 탄생이었다. 지구 생물들은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눈을 발달시켰다. 일본 시바우라공업대 교수로 인간이 빛을 보거나 감지하는 방법에 관한 학문인 시각심리학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과 동물의 눈 구조, 사물을 보는 방법, 빛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샅샅이 살펴본다. 태양 빛을 잘 받아들이는 것은 지구 생물에게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하지만 반드시 정교한 눈이 필요했던 건 아니다. 형태를 구별하는 눈이 있으면 적을 발견하자마자 도망치거나 먹잇감을 빠르게 포획할 수 있지만 이는 빠른 움직임을 전제로 한다. 느린 동물은 위장술을 펼치는 등 다른 생존 전략을 취한다. 해파리나 성게의 눈이 거의 발달하지 못한 이유다. 정교한 눈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따개비는 성장 단계에서 눈을 퇴화시키기도 한다. 인간 눈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에서 흰자가 보인다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처럼 흰자가 있는 동물은 많지만 외부에선 흰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흰자가 보이면 시선의 방향을 적이 알 수 있어 생존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되레 상대방에게 시선의 방향을 알려 정보나 감정을 쉽게 공유한다. 진화 과정에서 일대일로 싸우기보다 동료들과 협동하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깜깜한 심해에 사는 동물의 특징, 색 구분이 동물 생존에 끼친 영향, 인간의 시력이 2.0을 넘기 힘든 이유 등 눈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도 담았다. 햇빛 쬐는 시간이 줄고, 밤에도 밝은 조명 아래 생활하게 된 오늘날의 빛 환경 속에서 인간의 눈이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해보며 읽는 것도 재밌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힙합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우승자인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31)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실제로는 출근을 하지 않는 등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나플라는 ‘허위 뇌전증 병역 면탈’ 의혹 피의자인 래퍼 라비가 대표인 회사에 소속돼 있다.●사회복무요원인데 출근 안 해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비리 합동수사팀은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신분인 나플라가 분할복무 등 제도를 이용해 병역을 연기하는 동시에 실제로는 복무 기간에도 구청에 출근하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아 온 사실을 파악하고 병역법 위반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병역법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에 질병 치료가 필요하거나 가족 간병 등의 사정으로 본인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일정 기간 복무를 중단할 수 있다. 검찰도 나플라가 병역법에 명시된 ‘분할복무’를 정당하게 이용해 병역을 미뤘다면 그 자체로는 위법하진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복무 기간에 출근을 하지 않는 등 병역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과정에 서초구 관계자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나플라의 병역법 위반 혐의 관련 전산자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서초구 안전도시과와 병무청 서울·대전청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안전도시과는 서초구 소속 사회복무요원들의 복무 관리를 담당한다. 병역브로커 구모 씨(수감 중)의 ‘허위 뇌전증 병역 면탈’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그의 의뢰인이었던 라비 등을 조사하며 나플라의 비정상적 병역 이행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플라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위해 보충역(4급) 판정을 받는 과정에선 불법 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경부터 힙합 음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나플라는 2018년 한 케이블 채널의 힙합 오디션 예능 ‘쇼미더머니’ 7번째 시즌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나플라는 2020년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적발돼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대마 흡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플라는 2021년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2019년경에도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항소했지만 지난해 말 2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나플라의 소속사인 그루블린 관계자는 “나플라가 검찰 조사를 한 차례 받은 것은 맞다”며 “조사 내용에 관해선 본인에게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병역 면탈’에서 ‘병역 특혜’로 수사 확대 법조계에선 ‘허위 뇌전증 병역 면탈’ 의혹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연예인 등 사회복무요원들의 비정상적 병역 이행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을 면탈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상담수수료 명목으로 건당 수천만 원을 받은 구 씨와 그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7명을 기소했다. 또 지난달에는 같은 혐의로 다른 병역브로커 김모 씨(수감 중)와 그에게 병역 면탈을 의뢰한 15명, 병역 면탈을 도운 가족과 지인 등 6명 등 총 22명을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구 씨를 통해 병역을 면탈한 피의자를 대상으로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입건된 구 씨의 의뢰인 중에는 라비 외에도 병영 문제를 다룬 드라마 ‘D.P.(디피)’에 출연한 조연급 배우 송덕호 씨, 부장판사 출신 대형 로펌 변호사 아들 A 씨, 배구 선수 조재성 씨 등이 포함돼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신발 밑바닥에 껌이 붙었다/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지하의 당신이 발을 붙든다/ (중략) 나는 지금 당신에게 다가갈 힘을 기르고 있는 중’(시 ‘정물이 되어’) 방정환 문학상, 천상병 시상, 남명 문학상, 편운 문학상을 받은 최명란 시인(60)의 시선집 ‘사랑의 낱알’(스토링·사진)이 최근 출간됐다. 시집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명랑 생각’, ‘이별의 메뉴’에서 61편을 고르고, 신작 시 6편을 더했다. 소박한 일상 속 풍경을 신선하고 맑게, 때로는 묵직하게 노래한다. ‘내 친구 야간 대리운전사’에서는 대리운전을 하는 친구가 솟대에 앉은 새 같다며 ‘… 친구여 이제는 한강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물오리의 길을/물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물새의 길을 함께 가자…’라고 읊조린다. 녹록지 않은 삶을 묵묵히 헤쳐 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지난달 선종한 베네딕토 16세(본명 요제프 라칭거) 전 교황(사진)이 2013년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데에는 불면증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 시간) 독일 가톨릭 매체 KNA는 베네딕토 16세가 선종하기 9주 전 독일 전기 작가 페터 제발트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편지에서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행사 후 나를 계속 따라다니는 불면증이 사임의 주요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2005년 8월 열린 세계 청년의 날 행사는 그가 그해 4월 교황에 즉위한 후 첫 해외 나들이로, 그는 즉위 직후부터 불면증에 시달린 것이다. 편지에서 베네딕토 16세는 “주치의의 강력한 처방전은 처음에 효과가 있었으나 곧 한계에 달해 교황직 수행 가능성을 점점 더 보장할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