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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1∼3월) 중국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전체 직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저가 공습’에 힘입어 미국을 제치고 직구 1위로 올라선 중국이 그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해외 직접 판매·구매 동향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1조647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4%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다. 직구 증가를 이끈 건 중국이었다. 중국 직구액은 1년 전(6096억 원)보다 53.9% 늘어난 9384억 원이었다. 전체 직구액의 57.0%에 이른다. 1년 전만 해도 이 비중은 40.5%에 그쳤는데 16.5%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미국 직구액은 19.9% 감소한 3753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1%에서 22.8%로 감소했다. 유럽연합(EU·1421억 원)과 일본(1004억 원)의 해외 직구액도 각각 25.1%, 11.9% 줄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직구 1위로 올라선 중국이 독주 체제를 굳혀 가고 있는 것이다. 알리, 테무 등은 지난해부터 초저가, 가성비를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상품군별로는 생활·자동차용품(49.9%), 컴퓨터·주변기기(72.7%) 등에서 직구가 증가하고 의류·패션 관련 상품(―2.4%)에서 감소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아내가 출산할 때 남편이 쓸 수 있는 유급 휴가를 한 달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한다. 여성의 독박육아 부담을 덜어줘 더 많은 엄마들이 일터에 나오도록 하려는 취지다. 육아휴직급여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을 뽑은 기업에게 지원금을 주는 등 다른 일·가정 양립 제도들도 대폭 확대·보완된다.1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이동성 개선방안’에는 이런 내용의 여성 경력단절 예방 대책이 담겼다.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부담에 직장을 관두고, 재취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다.이에 정부는 더 많은 남성들이 돌봄에 참여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10일인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남성 근로자가 아내의 출산을 이유로 쓰는 유급 휴가다. 20일은 근무일 기준이어서 주말을 포함하면 4주를 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 남편이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돌봄 외 목적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내가 고위험 산모이거나 육아휴직을 쓴 경우 등으로 조건을 둔다는 방침이다.여성들의 육아휴직 등 일·가정양립 제도 활용도 촉진한다. 현재 월 최대 150만 원까지인 육아휴직급여를 단계적으로 올리고, 육아휴직자를 대신할 인력을 뽑는 기업에게는 지원금을 줘 기업의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대상·기간·급여 역시 확대한다.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경우에만 쓸 수 있는데, 이를 초등학교 6학년까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간과 급여도 각각 최대 36개월과 주 10시간 몫의 임금까지로 손질하기로 했다. 이밖에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하는 안이 추진된다.다만 이는 대부분 법 개정 사안이라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7~12월) 중 국회에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내 관련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걸 돕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담겼다. 기업의 신규채용 공고에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을 포함하도록 채용절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채용절차법에 기업의 정보제공 노력 의무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만 법을 고치더라도 이를 강제하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부문부터 신규채용 공고 때 기존 임금 외에 복리후생비나 휴가 관련 정보 등 상세적인 근로조건을 공개하기로 했다.취준생·니트족을 위한 ‘청년고용 올케어 플랫폼’을 만들어 취업 지원 서비스도 강화하기로 했다. 141만 명에 달하는 국가장학금 신청자가 고용서비스 제공에 사전 동의하면 취업 정보나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민간기업이 직접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취준생 등에 공급하는 ‘개방형 기업 트레이닝’도 추진한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올 3월까지 걷힌 법인세가 전년보다 5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납부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내면서 올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이다. 연말까지 작년만큼 세금이 걷혀도 20조 원 넘게 부족해 올해도 세수 펑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정부가 걷은 세금은 총 84조900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조2000억 원 줄었다. 기재부는 올 한 해 367조3000억 원의 세금이 걷힐 것으로 내다봤는데, 3월까지 예상치의 23.1%만 걷혔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25.9%)을 밑돌 뿐 아니라 56조 원 규모의 세수 펑크가 났던 지난해(25.3%)에도 못 미친다. 세수 감소를 이끈 건 법인세였다. 올 1∼3월 법인세는 18조7000억 원 걷혀 1년 전보다 5조5000억 원(22.8%) 줄었다. 지난해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주요 산업의 경기가 얼어붙어 영업손실을 본 기업이 많아진 영향이다. 2020년 기준 각각 10조 원, 5조 원의 법인세를 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법인세 0원을 신고했다. 그해 두 기업이 부담한 법인세는 전체의 4분의 1이 넘었다. 이들을 포함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법인은 코스피 상장사에서 14개, 코스닥에서 94개 늘었다. 법인세 쇼크는 4월에도 이어질 수 있다. 연말에 결산하는 기업들은 한 해 벌어들인 이익에 대한 세금을 이듬해 3, 4월에 신고·납부하는데, 4월에 내는 금융지주 등의 세수 전망도 밝지 않다. 게다가 삼성전자 등이 환급받는 액수만큼 세수도 빠진다. 삼성전자는 법인세 일부를 지난해 미리 냈지만 최종 결산 결과 납부액이 0원이 돼 이를 돌려받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고 적자 기업이 늘어 법인세 감소 폭을 키웠다”며 “4월에도 비슷한 경향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실적에 성과급도 줄면서 근로소득세 역시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3월까지 근로소득세는 1년 전보다 1조7000억 원 줄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속증여세도 2000억 원 줄었다. 개별소비세(―1000억 원), 관세(―3000억 원), 종합부동산세(―1000억 원) 등도 세수가 감소했다. 유류세가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2조7000억 원이 걷혀 1년 전보다 1000억 원 늘었다. 다만 진도율은 17.4%에 그쳐 1년 전(23.9%) 수준에 못 미쳤다. 기재부는 올해 중 유류세 인하가 끝날 것이라고 보고 관련 세금이 작년보다 4조5000억 원 더 걷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4월 종료될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가 연장되며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도 정부 목표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올해 세수 펑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4∼12월 국세는 총 257조 원가량 걷힌 바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작년만큼 세금이 걷힌다고 하더라도 예상치(367조3000억 원)보다 25조4000억 원이 부족하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1∼3월) 경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남은 기간에는 세금이 작년보다 더 걷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햄버거 시장 국내 1위인 한국맥도날드가 다음 달 2일부터 16개 제품(전체의 22%) 가격을 일제히 올린다고 26일 밝혔다. 가격 인상 폭은 평균 2.8%다. 지난해 10월 13개 메뉴 가격을 평균 3.7% 올린 지 7개월 만이다. 피자헛도 다음 달 2일부터 갈릭버터쉬림프와 치즈킹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다. 굽네치킨, 파파이스, 김가네김밥 등이 최근 잇달아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 인상이 전 부문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22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릴레이 인상’에 나선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외식 수요가 늘어나는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있어 서민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의 외식비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의 1인분 냉면 가격은 1만1462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2% 올랐다. 김밥과 비빔밥도 각각 6.4%, 5.7% 오르며 외식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인 상황에서 인건비, 원자재 등이 크게 올라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수입가를 낮추기 위해 배추, 양배추, 당근, 포도, 마른김, 조미김, 코코아두 등 7개 농산물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수입 마늘 53%-고춧가루 51% 올라… 자영업자 “가격 안올리면 손해” 식재료값 급등에 에너지값 부담겹쳐직장인 평균 점심값 첫 1만원대로고환율-고유가에 물가 더 뛸 우려 경기 성남시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모 씨(38)는 지난달 삼겹살 1인분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올렸다. 삼겹살 도매 가격이 뛰어 가게 임차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조차 벅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삼겹살은 특히 봄철이 되면 가격 인상 폭이 다른 고기 대비 더 크다”며 “가격을 안 올리면 손해가 날 판”이라고 했다. 외식업계 물가가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삶도 팍팍해지고 있다. 외식기업들은 총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앞다퉈 가격표 손질에 나섰다. 개인 식당 운영자들도 급격히 불어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외식 가격 인상으로 직장인 점심 가격도 1만 원 시대를 맞이했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업체 식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직장인 평균 점심 가격은 1만96원으로 202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만 원을 넘겼다. 경기 고양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모 씨(29)는 최근 샐러드를 다량으로 미리 주문한 뒤 하나씩 가져가는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다. 비슷한 메뉴인데도 회사 인근 식당 점심 가격은 1만2000∼1만5000원 수준까지 올라서다. 이 씨는 “구독 서비스는 한 회당 가격이 7000∼8000원대로 떨어진다”고 했다. ‘런치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급격하게 오르는 식자재 가격이 꼽힌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관세청에서 관리하는 농축수산물 105개 중 절반이 넘는 52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냉동 마늘 수입 가격은 1kg에 2231원으로 전년 동기(1458원) 대비 53.0% 올랐다. 고춧가루는 1만8150원, 생강은 5046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50.9%, 29.2% 비싸졌다. 하반기(7∼12월) 2%대 물가 안착을 목표로 하는 정부는 농산물 수급 안정 대책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의 원가 부담 경감 지원 등과 연계해 업계가 물가 안정에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동 사태 확전으로 인한 고환율, 고유가 기조 장기화는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의 원인이 된) 이상기후는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농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금이 유통업자의 이윤으로만 돌아가는 데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위탁해 제조, 납품하는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탐사’ ‘코멧’ 등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단에 노출되도록 조작한 혐의에 대해서도 곧 공정위가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쿠팡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막바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정위가 이르면 상반기(1∼6월)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가 된 건 쿠팡이 실적이 부진한 일부 PB 상품 가격을 내리면서 하도급 업체에 판촉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이다. PB 상품을 제조·납품한 업체들이 할인행사에 드는 비용을 전부 부담하게끔 했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판촉비용을 전가했다면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쿠팡은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단에 올라가도록 우대한 정황으로도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임직원에게 구매 후기를 작성하게 하고 알고리즘을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PB 상품을 위쪽에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앞서 21일 TV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쿠팡의 자사 우대 행위를 다루게 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 등을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리뷰를 조작한 게 아니라 ‘쿠팡 체험단’을 운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은 한 위원장의 발언 이후 낸 입장문에서 “대기업 시장 장악으로 생존이 어려운 우수 중소기업의 PB 상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투명하고 적법하게 ‘쿠팡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고리즘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대형마트도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드존’ 매대에 PB 상품을 진열하는데 쿠팡만 규제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반발했다. 쿠팡의 불공정 의혹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도 논란을 사고 있다. 최근 쿠팡은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월 구독료를 490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렸다. 저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한 뒤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마땅한 제재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쿠팡은 하도급 갑질 의혹에 대해 “CPLB(쿠팡 PB 제조 자회사)는 납품업체와 프로모션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공정위 조사에 협조하며 사실관계를 적극 소명하고 있다”고 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35분.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인 야당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4당은 법안에 대한 별도의 토론 과정도 생략한 채 개의 직후 두 안건의 본회의 부의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 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와의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이라며 “갑을 관계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된다면 가맹점 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의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 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 민주당은 이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8개 민생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지난주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을 비롯해 이날 처리한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했다. 이 밖에 올해 2월 직회부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채 상병 특검법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앞으로 배달의민족에 신규 입점하는 자영업자들은 포장 주문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내야 한다.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음식을 파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수수료를 부담하게 됐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배달 앱 자율규제 방안 이행 점검 및 재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자율규제를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에는 5개 배달 플랫폼 사업자(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땡겨요·위메프오) 등과 함께 소상공인 상생방안을 포함한 자율규제 방안을 내고 1년마다 재협약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배달의민족은 포장 주문의 경우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상생안을 내놨다. 쿠팡이츠도 전통시장 소상공인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번 재협약에서는 이런 정책들이 축소, 폐지됐다. 배달의민족은 기존에 입점한 사업자에게는 포장 수수료를 받지 않되, 신규 입점 사업자는 이를 내도록 했다. 쿠팡이츠는 전통시장 소상공인에게도 4.9%의 중개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일부 소상공인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 대신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 대출 보증 지원 프로그램 등 새로운 상생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한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35분. 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미래·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비교섭단체인 야당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과 민주유공자법 등 두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의원들이 전원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야4당은 법안에 대한 별도 토론 과정도 생략한 채 개의 직후 두 안건의 본회의 부의 안건을 단독 처리했다.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가맹점주 단체와의 협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안이다. 민주당 소속 정무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와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이라며 “갑을 관계를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한다면 가맹점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가 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서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민주당은 이날 신임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8개 민생 법안’을 21대 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입법 드라이브’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21대 국회를 마무리하기 전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본회의에 직회부된 주요 민생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지난주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을 비롯해 이날 처리한 가맹사업법 등을 언급했다. 이 밖에 올해 2월 직회부한 전세사기특별법을 비롯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된 채상병 특검법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법제사법위에 계류돼 있는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법과 지역의사 양성법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내 기업 중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내왔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탓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 법인세 납부 1, 2위 기업들이 내왔던 세금이 사라지게 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에 비상등이 켜졌다. 22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법인세 납부액은 0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법인세 중 일부를 미리 내는 중간예납으로 지난해 소액을 납부했지만 지난달 신고·납부 결과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돼 이미 냈던 금액도 이달 말 돌려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법인세를 0원으로 신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법인세를 내지 않는 건 반도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이들 기업이 줄줄이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조5300억 원, 4조6700억 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의 적자를 봤다. 삼성전자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건 영업손실을 봤던 창업 초기 시절을 제외하고 50여 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체 국세 수입의 약 20%인 법인세는 기존의 정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혼자 내는 법인세만 전체 법인세수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값 등 고물가와 이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부가가치세수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들어오는 돈은 줄어드는데 정부가 써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도 정부와 여당의 감세 정책이 예고돼 있는 가운데 야당에선 13조 원이 필요한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야 당선인들이 선거 기간 쏟아낸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을 이행하는 데는 최소 278조 원이 든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정부가 광범위하게 세수 기반을 약화시키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지출을 하기도 부담스럽게 됐다”며 “이런 상황일수록 내수경기 활성화나 취약계층 지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지출을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인세, ‘26% 감소’ 전망치보다 덜 걷힐듯… 부가세도 빨간불 [세수 펑크 비상]작년 상장기업 영업익 45% 급감… 법인세 감소에 유류세 인하 연장 겹쳐高물가 탓 부가세 수입도 녹록지 않아… 전문가 “올해도 세수 타격 불가피”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내는 가운데 다른 기업들의 법인세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기업 등 주요 대기업도 줄줄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전년보다 26% 낮춰 잡은 올해 법인세수 예상치만큼도 세금이 안 걷힐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동 위기 고조 등으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위기가 심화되면서 내수까지 위축되면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다른 세금들도 덜 걷힐 수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정부가 ‘상저하고’(상반기 둔화, 하반기 반등) 기대 속에 올해 전체 국세 수입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기업들도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줄어” 22일 세무 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줄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57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72조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1.9%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 기업 705개의 지난해 영업이익(39조5800억 원) 역시 1년 전보다 45.0% 급감했다. 법인세는 기업들이 전년도에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매기는 세금이기 때문에 이익이 줄면 법인세도 줄어든다. 특히 대기업 의존도가 커 규모가 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전체 법인세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2022년 기준으로 매출액 상위 0.01%인 기업 98곳이 낸 법인세는 전체의 40%가 넘었다. 이로 인해 올해 법인세는 정부가 지난해 예산을 짤 때 잡았던 전망치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77조7000억 원 걷힐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22년 기업 실적을 토대로 걷었던 지난해 법인세수(80조4000억 원)보다 소폭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기업들의 실적은 정부 예상보다 더욱 나빴다. 정부는 지난해에 올해 국세 수입을 전망하며 국내 경기가 상반기(1∼6월) 부진을 딛고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마저 지난해 10월 들어서야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반등이 더디게 나타났다. 올해 세수 전망이 낙관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유류세수, 부가세수도 부족 우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정부가 발 빠르게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한 점도 세수 부족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세수 전망치를 내놨다. 특히 유류세가 포함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전년보다 37.5% 늘어난 15조33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봤다. 2022년 정부가 유류세를 깎아주면서 덜 걷힌 세금은 5조5000억 원 규모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1년 내내 시행된 지난해 유류세는 10조8000억 원 걷혔다. 국세 수입의 22.2%를 차지하는 부가세수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과일값에 이어 유가가 치솟으며 물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내는 부가세는 내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소비가 위축될수록 쪼그라든다. 게다가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도 연 매출 8000만 원 미만에서 1억400만 원 미만으로 높였다. 올해 7월부터 약 14만 명이 일반과세자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으면 부가세수는 연 4000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줄줄이 시행한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 감세 정책이 올해 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양도세 등의 전망도 어두워 세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공모전에 당선돼 한 웹툰 플랫폼에서 작가로 데뷔할 기회를 얻은 A 씨는 연재계약서를 살펴보던 중 미심쩍은 조항을 발견했다. 플랫폼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권리까지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A 씨는 해당 조항이 불공정 계약에 해당된다는 걸 알았지만 계약이 해지될까 걱정돼 문제를 제기하지는 못했다. 웹툰 작가들을 울리는 대형 플랫폼들의 불공정 행위가 최근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K웹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드라마가 다수 제작되고 있지만 정작 웹툰 작가들은 여전히 불공정 계약에 노출돼 있었다.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웹툰 등 26개 웹툰 플랫폼 사업자의 웹툰 연재계약서를 점검한 결과 이 중 7개 사업자가 작가들에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을 사용하고 있었다. 26개 사업자는 2018년에도 불공정 연재계약이 적발된 곳들이다. 이번 재점검에서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등 2차적 저작물의 작성·사용권을 플랫폼이 갖도록 한 조항이 문제가 됐다.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작가가 작품뿐만 아니라 번역 작품과 관련한 서비스권까지 레진 측에 부여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담고 있었다. 인기 웹툰이 번역돼 해외에도 서비스될 때 관련 권리를 플랫폼 측이 갖겠다는 것이었다. 2차적 저작물과 관련해 경쟁사와의 계약을 제한한 조항도 적발됐다. 네이버웹툰은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제3자에게 넘기려면 네이버웹툰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도록 했다. 엔씨소프트는 작가가 엔씨소프트와의 우선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에도 엔씨소프트가 제시한 조건과 동등하거나 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다른 곳과 계약을 해선 안 된다고 약관에 명시했다. 불공정 약관에는 작가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고의, 과실을 따지지 않고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문제가 된 약관들은 공정위 심사 후 시정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7개 사업자 외에도 불공정 웹툰 계약 관행이 만연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웹툰 작가 8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7.9%는 불공정 계약 또는 행위를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주변 동료가 경험했다는 응답은 39.6%였다. 계약과 관련된 불공정행위를 한 상대는 에이전시·매니지먼트(65.6%)에 이어 플랫폼(39.7%)이 두 번째로 많았다. 공정위 역시 20여 개 콘텐츠 제작사, 출판사 및 플랫폼의 약관에 대해서도 추가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2차적 저작물의 작성권을 무단으로 설정한 조항이 약관에 포함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시정한 네이버웹툰 측은 “권리를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달라는 통상적인 차원에서 문구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2차적 저작물 사업에 대해서는 대리중개계약을 별도로 체결하고 2차적 저작물 사업 진행 시에도 창작자에게 최종 결정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넷플릭스의 한국법인이 세무조사로 추징당한 780억 원 규모의 세금을 못 내겠다며 세무당국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공룡 플랫폼 기업들은 국내에서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고도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국세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에 조세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국세청이 2021년 세무조사를 벌여 추징한 세액이 부당하다는 내용이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은 넷플릭스가 벌어들인 돈에 비해 세액이 적다며 세무조사를 통해 800억 원을 추징한 바 있다. 넷플릭스가 이 추징에 불복해 청구한 조세불복심판에서 조세심판원은 20억 원가량에 대해서만 넷플릭스 손을 들어줬다. 나머지 780억 원에 대해선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후속 절차인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은 4154억5000만 원이다. 하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매출액의 0.5% 수준인 21억8000만 원에 불과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가 네덜란드 법인에 한국에서의 이용료를 재판매하는 식으로 매출을 축소하는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유보금을 잡아두겠다며 하도급 대금을 제때 안 주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대우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다른 중견 건설사 3곳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업계 관행처럼 굳어진 불법 유보금이 중소 건설사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부터 대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 4곳을 현장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일부 건설사의 하도급 대금 지급 내역서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이들 건설사가 하도급 대금 일부를 ‘유보금’으로 정해 지급을 미룬 혐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유보금은 건설사가 공사의 완성이나 하자 보수 의무 이행을 이유로 잡아둔 일종의 보증금이다. 약속된 공사대금의 일부를 떼어내 준공 후나 하자 보수 기간이 끝난 뒤에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를 지을 때 땅을 다져놓는 토공사가 끝났는데도 해당 토공사를 한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90%까지만 주는 식이다. 유보금으로 설정한 10%는 아파트가 다 지어진 후에 준다.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하도급 계약을 맺을 때 이런 내용의 특약을 넣거나, 특별한 약속 없이도 관행처럼 유보금을 떼고 있다. 유보금 규모는 통상 전체 공사대금의 5∼10% 정도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목적물의 인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 기일이 지나 지급하면 지연이자를 줘야 하고, 적발 시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불법 유보금 설정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겹쳐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불법 유보금 관행이 중소 건설사의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공정위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유보금 불공정 관행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4개 건설사 외 다른 건설사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대우건설은 공정위 현장 조사에 대해 “업계에서 상시적으로 조사하는 내용”이라며 “공정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하기 위해 계열사끼리 입찰 들러리를 서주는 등 짬짜미한 KH그룹이 5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KH그룹 6개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억4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자산 매각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를 정하는 식으로 담합했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올림픽 유치를 위해 2010년 조성한 복합관광 리조트다. 무리한 조성 사업 여파로 적자 늪에 빠진 공사는 2016년부터 공개 입찰 등을 통한 매각에 나섰다. KH그룹은 감정가 9700억 원짜리인 알펜시아가 네 차례 유찰 끝에 6700억 원대 헐값에 나온다는 정보를 공사로부터 넘겨받고 입찰에 나섰다. KH필룩스가 세운 자회사를 통해 알펜시아를 낙찰받기로 한 것이다. KH건설 밑에도 자회사를 세워 들러리를 서도록 했다. 1개사만 투찰하면 유찰되기 때문이다. 들러리사는 6800억 원에 먼저 투찰하고 이를 낙찰 예정사에 텔레그램으로 공유했다. 이후 낙찰 예정사는 6800억7000만 원에 투찰해 최종 낙찰자가 됐다. 입찰을 위해 KH그룹이 설립한 두 개의 자회사는 모두 페이퍼 컴퍼니였다. 공정위는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담합을 주도했다고 보고 계열사 네 곳과 함께 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배 회장은 알펜시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돈을 빼돌렸다는 등의 의혹으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중이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게임사 위메이드와 그라비티가 게임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 시행으로 게임사들이 가짜 확률을 알려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공정위가 업계 전반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온라인 게임 ‘나이트 크로우’ 아이템 확률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나이트 크로우는 지난해 4월 위메이드가 국내에 선보인 온라인 게임이다. 한때 국내 애플리케이션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나이트 크로우 운영진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법안 시행을 앞둔 지난달 29일 “특정 확률 아이템 1종에 대한 웹사이트 내 확률 정보가 실제 확률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라고 공지했다.문제가 된 아이템은 캐릭터 성능 강화에 쓰이는 재료를 무작위로 주는 상품이다. 그간 위메이드 측은 가장 희귀한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0.0198%라고 알려왔는데, 실제로는 0.01%로 더 낮았다. 0.32%의 확률을 1%로, 3.97%의 확률을 7%로 부풀리기도 했다. 반면 가치가 가장 낮은 아이템은 알려진 것보다도 나올 확률이 더 높았다.운영진은 공지 이후 잘못 기재된 확률 정보를 정정하며 단순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의도적인 확률 조작이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 역시 지난달 공지를 통해 일부 아이템의 확률이 잘못 표시돼있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16일 이 게임의 운영사 그라비티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법 시행으로 실제와 다른 확률을 알려온 게임사들에 대한 신고가 다수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업계 전반의 비슷한 관행에 대해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일터를 떠나는 40대 엄마들이 9년 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30대 엄마들도 4명 중 1명꼴로 경력단절을 겪어 9년 전 수준에 멈춰 있었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힘든 환경에서 육아를 떠맡은 엄마들이 꾸준히 노동시장 바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는 출산율을 40% 넘게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일 발표한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가 있는 40대 여성의 14%는 경력단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9%만 일을 관뒀는데, 9년 새 그 비율이 오히려 늘었다. 같은 기간 자녀가 없는 40대 여성은 경력 보유 여성 비율이 반 토막(36%→17%) 난 것과 대조적이다. 30대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자녀가 있는 30대 여성 중 경력 보유 여성 비율은 2014년 28%에서 지난해 24%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이 비율이 33%에서 9%로 급감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들에서만 경력단절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육아 부담을 떠맡고 있는 여성과 달리 남성들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건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고 KDI는 분석했다. 출산을 포기하면 경력단절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경력 지속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평생 소득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출산한 여성들이 겪는 고용상 불이익, 즉 차일드 페널티는 상대적으로 더 커지게 된다. 문제는 차일드 페널티 증가가 출산율을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9년 30대 여성 출산율 감소분의 45.5%는 차일드 페널티 증가가 끌어내렸다. 조덕상 KDI 연구위원은 “차일드 페널티 증가는 전체 출산율 하락의 40%가량을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성들이 출산하더라도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도록 유연근무 등의 제도적 지원을 10년 이상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중동전쟁이 확전 위기에 놓이면서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달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재의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 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L당 205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2개월 더 유지된다. 정부는 휘발유 유류세를 37%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1월부터 인하율을 25%로 줄인 바 있다. 이후 이번까지 총 9번에 걸쳐 인하 조치를 연장해 왔다.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해서도 37% 인하율이 유지된다. 경유는 L당 212원, LPG 부탄은 73원 싸지는 것이다. 화물차, 버스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유가 연동 보조금도 연장돼 경유의 경우 L당 1700원이 넘으면 정부로부터 초과금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국내외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최근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5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692.09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4.7원 오른 수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00원 넘게 올랐다. 국내외 유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 상승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또 기름값 안정을 위해 연내 알뜰주유소 40곳을 추가로 선정하고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과도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주유소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아직까지는 중동 사태가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대출 등 위험노출액)는 각각 100만 달러, 2억9000만 달러 수준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 여건이 양호한 상황이고 시장 불안 요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 여력도 충분하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앞으로 새롭게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기업은 한 달간 공시 의무를 다 지키지 못했더라도 빠르게 시정하면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대기업집단인 기업들도 사소한 공시 오류는 10영업일 안에 고치면 과태료를 면제받는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고시 개정안을 18일부터 입법·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공시 의무 부담을 줄여주도록 공정거래법이 바뀐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이르면 올 8월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공시 의무를 어겼더라도 과태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우선 기업집단 신규 지정·편입일로부터 30일 이내에는 공시 의무를 위반했더라도 10영업일 안에 자진 시정하면 과태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지정 기업도 경미한 부주의나 오류에 대해선 10영업일 이내에 고치면 과태료를 안 내도 된다. 단순히 합계가 틀렸거나 5억 원 미만 상품·용역 거래와 관련된 공시 사항 일부를 빼먹는 경우 등이다. 개정안은 또 10일 이내의 짧은 공시 항목에 대해서는 영업일을 기준으로 기간을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유 발생일로부터 7일 안에 공시하도록 돼 있는 비상장회사의 중요 사항 공시는 7영업일 이내로 바뀐다.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상장회사의 공시 기간을 1일에서 3영업일로 변경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대리점에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는 등 ‘갑질’한 가구사들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샘과 퍼시스는 물품 대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 약속된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판매장려금과 연관성이 없는 대금 납부를 빌미로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단 것이다. 이들은 대금이 일부만 밀리거나 날짜가 조금만 밀려도 판매장려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한샘은 78개 대리점에 2억6600만 원을, 퍼시스는 25개 대리점에 4300만 원을 미지급했다. 한샘은 영업상 비밀인 소비자 판매가격을 자신의 경영정보시스템에 입력하라고 대리점에 요구하기도 했다. 에넥스는 대리점에 판매 목표를 강제하며 달성하지 못한 27개 대리점에 3억9000만 원의 ‘매출 페널티’를 부과했다.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준 이 같은 행위는 대리점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정부가 올해 1분기(1∼3월)에만 한국은행에서 32조 원 이상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데다 올해 초 경기 방어를 위한 재정 집행이 대거 집중되자 한은의 ‘마이너스 통장(일시 차입)’에서 돈을 빼내 급한 불을 껐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정부가 한은에서 빌려 쓰고 갚지 못한 대출 잔액이 32조500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1분기에만 총 45조1000억 원을 빌려 12조6000억 원만 갚았다.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 금액은 638억 원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차입은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자금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활용하는 임시방편이다. 정부는 단기채권인 재정증권을 발행해서 일시적인 세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만기가 없고 차입이 쉬운 한은 일시 차입을 더 선호한다. 지난해에도 세수가 부족하자 한은에서 117조 원을 빌려 썼다. 이자 비용만 1506억 원에 달했다. 한은은 정부의 과도한 차입이 자칫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올해 1월 일시 제도 강화에 나섰다. 정부의 재정증권 발행을 권장하는 한편 차입 일수 및 누계액 최소화, 한은과 정기적 합의 등의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히자 정부가 한은에 손을 벌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통상 1분기까지는 세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일시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정된 사업에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데 3월까지는 세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 시차를 메우기 위해 매년 일시 차입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민생 안정을 위해 재정을 조기 투입한 사업들이 있다 보니 규모가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대리점에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는 등 ‘갑질’한 가구사들에게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샘과 퍼시스는 물품 대금을 제때 내지 않으면 약속된 판매장려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판매장려금과 연관성이 없는 대금 납부를 빌미로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단 것이다. 이들은 대금을 일부만 밀리거나 날짜를 조금만 밀려도 판매장려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한샘은 78개 대리점에 2억6600만 원을, 퍼시스는 25개 대리점에 4300만 원을 미지급했다.한샘은 영업상 비밀인 소비자 판매가격을 자신의 경영정보시스템에 입력하라고 대리점에 요구하기도 했다. 에넥스는 대리점에 판매 목표를 강제하며 달성하지 못한 27개 대리점에 3억9000만 원의 ‘매출 페널티’를 부과했다.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준 이 같은 행위는 대리점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