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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은 약 300억 원 규모의 보험에 가입돼 있다. KB손해보험의 재산종합보험(215억 원)과 DB손해보험의 종합보험(49억 원) 및 환경책임보험(30억 원) 등이다. 이번 화재에 따른 보상은 대부분 KB손해보험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도난·자연재해 등에 따른 기업의 재산 피해를 보상해준다. 아리셀 공장은 화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특수건물이다.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연면적 3000㎡ 이상의 공장은 특수건물로 규정되고 그 소유자는 손해보험사가 운영하는 특약부화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해당 보험에서 인명 피해를 배상하는 ‘신체손해배상책임(신배책)’의 보장 한도는 인당 1억5000만 원이다. 다만 신배책은 제3자의 신체에 손해를 입혔을 때 보험금을 주기 때문에 화재 피해자가 아리셀의 임직원인지 여부가 중요하다. 임직원이 아닐 경우에는 KB손해보험이 최대 1억5000만 원을 지급하게 되고, 임직원일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에 따라 배상이 이뤄지게 된다.DB손해보험은 아리셀의 종합보험 가입에 따라 화재가 난 공장 내부의 일부 기계 손실을 보상한다. 환경책임보험의 경우 화재 진압 후 대기 및 토양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만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방당국에서 조사가 끝난 뒤 사고추정액이 발표되고 나면 보험사에서도 손해사정사를 파견해 피해 조사를 진행한다”며 “인명사고가 컸던 만큼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최근 6년간 금융권에서 2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내부 통제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에도 매달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를 통해 금융회사 임원들의 책임을 묻는 데 더해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논의 중이다. 23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이달 14일까지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총 1804억2740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크고 작은 횡령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집계에는 최근 발생한 우리은행의 1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포함되지 않은 만큼, 이를 넣으면 횡령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업권별로는 은행의 횡령액이 1533억2800만 원으로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저축은행(164억5730만 원), 증권(60억6100만 원), 보험(43억2000만 원), 카드(2억61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2021년부터 횡령 규모는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2020년 20억8290만 원이었던 횡령액은 2021년 156억9460만 원, 2022년 827억5620만 원, 지난해 642억6070만 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일부 은행에서 수백억 원대 대형 횡령 사고가 연달아 적발된 영향이다. 하지만 전체 횡령액 중 지금까지 환수된 금액은 175억5660만 원(9.7%)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시행되는 책무구조도를 통해 금융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별로 내부 통제 책임을 배분해 이를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한다. 금융당국은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새로운 감독 수단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 간담회에서 “준법 및 윤리의식이 조직 내 모든 임직원의 영업 및 내부 통제 활동에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조직 문화 차원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A 씨는 사업 실패로 진 빚을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채무조정을 받아 갚아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회 생활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동안 연체된 통신비가 금융회사 채무와 달리 그대로 남아 있어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없는 탓에 온라인으로 이력서조차 제출하기 어려워진 그는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A 씨와 같이 통신요금을 내지 못한 약 37만 명의 연체자도 21일부터 채무조정을 신청해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받고 장기간 분할 상환을 할 수 있게 된다. 채무조정을 거쳐 연체된 통신요금을 3개월 이상 갚으면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복위 등은 20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통신 취약계층 재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신복위가 금융·통신채무를 일괄 조정하는 ‘통합 채무조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종전까지 신복위는 금융채무만 조정 가능했고, 통신채무의 경우 금융채무를 조정한 채무자가 통신사에 따로 신청해야 5개월 분납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금융채무 조정 대상자가 통신채무 조정을 신청하면 다음 날 추심이 즉각 중지된다. 또 별도의 통신사 신청 절차 없이 금융·통신채무를 한 번에 조정받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통신채무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받고, 10년에 걸쳐 분할 상환할 수 있게 된다. 통신채무 연체자는 약 37만 명, 이들이 납부하지 못한 통신비는 5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한 것은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위해 통신채무 통합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신복위 채무조정 신청자는 지난해 총 18만5143명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들의 연체 사유로는 생계비 지출 증가(59.7%), 소득 감소(12.5%), 실직 및 폐업(11.8%) 등 외부적 요인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고금리, 고물가 환경으로 인해 채무 상환이 어려워진 취약계층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정부는 통신채무를 3개월 이상 납부한 채무자에 대해 완납 전이라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직활동, 금융거래 등의 제약이 없도록 지원해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재기를 돕기 위한 조치다. 다만 고의 연체자나 고액자산가의 통신채무 조정을 막기 위해 상환능력 조사, 채무조정 적정성 심의, 채권자 동의 등 3단계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통신서비스가 일상생활의 필수재인 점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통신채무가 발생한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고자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신복위는 채무조정 신청자들의 노동시장 복귀를 돕기 위해 고용 지원, 맞춤형 상담 등을 연계할 방침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를 두고 “책무구조도 등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 전이지만 필요시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엄정하게 본점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20개 국내 은행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대해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파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13일 우리은행 경남 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직원 A 씨는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 등을 위조해 100억 원가량의 대출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우리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들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에게 내부 통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교육을 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법상) 책무구조도가 면피 수단으로 쓰이게 운영할 생각은 없다”며 “운영상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임원이나 최고위 책임자에게 부담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임원별로 내부 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는 다음 달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저축은행업권의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부실이 확대되는 게 아니라 금융사에서 (기존) 부실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반영이 안 됐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며 “자금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국제유가가 4월 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한 달 만에 80달러를 돌파했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2.4%(1.88달러) 오른 배럴당 80.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80.06달러) 이후 한 달 만에 8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4월 말(81.93달러) 이후 가장 높이 올랐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97%(1.63달러) 상승한 배럴당 84.25달러로 마감해 4월 말(86.33달러)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는 지난주에만 3.9%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산유국 연합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를 비롯해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이 하반기(7∼12월) 석유 수요 개선에 따른 재고 감소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올해 4분기(10∼12월) 증산 계획이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 중단되거나 번복될 수 있다는 OPEC+의 메시지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증시 강세와 함께 미국의 거시경제적 지표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40대 직장인 A 씨는 피로 해소를 위해 수액을 맞으려고 한 의원을 찾았다. 해당 병원은 실손보험이 있는지 물은 뒤 약관상 보장되지 않는 영양제 주사를 놓고는 비급여 해열진통제로 표기해 보험사에 청구했다. 올해 해당 병원이 A 씨가 가입한 손해보험사에 신청한 비급여 주사제 월평균 청구액은 2021년 대비 7배로 급등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B 씨는 한 한방병원에서 줄기세포 무릎주사 비용으로만 1450만 원을 결제했다. 그 대가로 1년 치 침 치료와 퇴원 한방첩약 3개월 치를 약속받았다. 무릎주사 비용은 B 씨가 가입한 손보사에 실손 청구됐다.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제 같은 비급여 항목의 지급액이 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과잉진료 우려가 큰 1, 2차 병원의 실손보험금 지급액도 증가 추세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실손보험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과잉진료에 실손 손해율 130% 육박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28.0%로 전년 동기(126.3%)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전체 손해율(122.6%)과 비교하면 5.4%포인트 올랐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보는데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제 등 비급여 항목의 과잉 진료가 꼽힌다. 실손보험은 환자가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의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상품이다. 비급여 항목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금액을 정해 병원마다 의료비에 차이가 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의 도수치료 진료비 최고 금액은 19만1000원이었던 반면 의원급 기관은 60만 원에 달했다. 실제로 올해 1∼5월 5개 손보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3조8443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4580억 원)보다 11.2% 늘었다. 특히 비급여 지급액이 11.3% 증가했는데 지난해 2.0% 늘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의원급에서 비급여 주사 보험금 76% 청구 최근에는 1, 2차 병원을 중심으로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동네 의원 등 1차 병원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월(2476억6100만 원)보다 6.4% 늘어난 2634억1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차 병원의 지급보험금 역시 6.0% 증가했다. 특히 1차 병원은 지급보험금 중 비급여 항목의 비중이 크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 올해 1분기 비급여 주사제에 지급된 보험금 중 1차 병원의 비중은 76.3%에 달한다. 1차 병원에서 받아간 보험금 규모는 2년 새 2.6배로 불어났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인 3차 병원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월 1279억1900만 원에서 지난달 1012억2900만 원으로 20.9% 감소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의료 파업으로 필수 의료 수요가 있는 3차 병원의 지급보험금이 줄어든 것보다 1, 2차 병원의 비급여 치료 증가가 더 두드러지면서 전체 손해율이 치솟고 있다”며 “손해율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 정보, 가격 등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문제 비급여 항목의 경우 진료 적정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과잉 진료를 방지해야 한다”며 “자기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개편해 비급여 항목 소비가 쉬워지는 분위기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상법에 기업 이사의 소액주주 보호 의무를 명문화하고 이들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배임죄는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속도를 내고 있는 상법 개정으로 배임죄 처벌이 확대될 수 있단 재계의 우려가 커지자 배임죄 폐지까지 함께 묶어서 패키지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 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삼라만상을 다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배임죄는 현행 유지보다는 폐지가 낫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법 영역에서는 소액주주 보호가 미흡하고 형사법 영역에서는 이사회 의사결정에 과도한 형사 처벌을 해 양쪽 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두 개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생각하고 패키지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데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미 ‘총주주’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재계에서 배임죄 처벌 등이 늘어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이 원장이 나서서 폐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원장은 “현실적으로 배임죄 폐지까지는 어렵다면 구성 요건에 사적 목적 추구 등을 명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상법에 경영 판단 원칙을 명확히 하고 특별배임죄만 폐지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원장과 대통령실 간에 공식적인 조율 과정은 없었지만 금감원장이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정책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금감원으로부터 별도로 협조 요청을 받은 것이 없고, 아직 검토해 본 바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무부는 금감원이 정식으로 검토 등을 요청해 올 경우 관련 사항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주주 이익보호-배임죄 폐지’ 패키지 제안… 재계 달래기[배임죄 폐지론 꺼낸 금감원장]“경영진, 주주 이익도 보호할 의무”… 정부, 상법 개정 추진에 재계 반발檢출신 李 “배임죄 기소 많이 해봐”… 정부 안팎 “조율도 않고 혼선 불러”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법 개정과 배임죄 폐지를 패키지로 추진하자고 나선 건 최근 상법 개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경영 판단을 할 경우 이사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상법을 개정하되 처벌은 가볍게 해주는 ‘채찍과 당근’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 원장은 배임죄를 폐지하고 다툼이 있다면 민사 소송을 통해 금전적 보상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소관 부처의 수장이 아닌 금감원장이 배임죄 폐지까지 들고 나오면서 정책 혼선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인 기소했던 이복현, “배임죄 폐지” 이 원장은 1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배임죄는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없는 제도로 회사법적 영역에서의 건강한 토론을 저해하고 있다”며 배임죄 폐지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원장은 “경영진의 판단이 형사 법정이 아닌 이사회에서 균형감을 갖고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다툼이 있다면 민사 법정에서 금전적 보상 등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상법상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까지 확대하되 이를 어겼을 때는 민사로 해결하게 하자는 의미다. 정부가 최근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재계에선 실제로 그 같은 방향으로 상법이 개정되면 소송을 넘어 임원들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현행법에 규정된 배임죄는 형법상 일반·업무상 배임과 상법상 특별배임이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50억 원 이상 범죄에 대해서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등 가중처벌도 이루어진다. 이 원장은 검사 시절 여러 기업인을 배임죄로 기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냐는 질문에는 “생각이 바뀐 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현직 검사를 통틀어 기업의 불법적 의사결정과 관련된 배임죄 의율을 가장 많이 해 본 내가 말하는 게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공식 입장은 정해진 건 없어” 다만 이 원장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정해진 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역시 “기업 밸류업과 관련해 각계 의견을 수렴 중이나 구체적인 방향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정부 입장은 논의를 거쳐 하반기(7∼12월)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12일에 이어 이날도 “충실 의무 대상이 주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배 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해가 균형 있게 고려됨으로써 서로 윈윈 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라며 “지배주주의 긍정적인 역할을 폄하하거나 불리한 부담을 주자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원장은 상법 개정으로 정상적인 기업 경영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실제로 경영 판단 원칙이 적용되는 범위와 대상은 한정적일 것”이라며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배임죄 폐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다른 대안들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구성 요건에 ‘사적 이익 추구’ 등 구체적 사안을 추가해 배임죄 대상을 한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상법상 특별배임죄를 폐지하거나 배임죄 폐지 없이 경영 판단 원칙 의무를 다양하게 하거나 예측 가능하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임죄는 그간 법조문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엇갈린 판단이 나온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한국은 배임죄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사실상 ‘0원’”이라며 “형사법상 배임죄를 완화하려면 배임에 대한 민사 처리가 미국 수준으로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인구구조 변화와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신 건강과 운동, 자기 관리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정신건강의학과 이용액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67% 급등했다. 이비인후과(83%), 소아과(46%), 내과(43%) 등 다른 진료과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심리상담센터 월평균 이용 건수도 22.4% 증가했다. 건당 이용액 또한 전 세대에 걸쳐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20대의 건당 이용액이 2019년 12만2000원에서 지난해 14만7000원으로 21%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맹점 수도 많아지는 추세다. 2019년 4분기 대비 2023년 4분기 가맹점 수는 심리상담센터가 51%, 정신건강의학과가 31% 증가했다. 마음뿐만 아니라 신체의 건강도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분기 테니스장 이용 금액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815%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요가·필라테스와 스포츠센터 이용액도 각각 47%,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4년 새 테니스장 가맹점 수 증가율은 213%에 달한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다음 달부터 군 장병은 복무 기간 동안 실손보험을 중단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군 병원의 무상 치료에도 실손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보험료를 납입해야 했다. 13일 금융당국은 다음 달 1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군 장병 실손의료보험 중지·재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마련된 보험업권 상생 방안의 일환으로 피보험자가 병영법에 따른 현역병일 경우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의 동의를 받아 개인 실손보험 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장교·부사관 및 예비역·보충역 등은 제외된다. 원칙적으로 개인 실손보험 중지 기간에는 보험 보장도 이뤄지지 않지만 군 복무로 인한 상해에 대해 계약 재개 후 부담한 의료비는 보장된다. 휴가 등 군 복무와 무관한 상해로 발생한 의료비는 사후 재개 후에도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장을 원한다면 휴가 전 개인 실손보험을 일시적으로 재개해야 한다. 복무 기간에도 보험계약자가 원하면 개인 실손보험을 재개할 수 있으며 재개 기간 중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다시 중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지된 보험 계약은 원칙적으로 전역 예정일에 별도의 심사 없이 자동으로 재개된다. 재개 예정일이 변경된 경우 보험사에 이를 알려야 한다. 보험료 미납 시 약관에 따라 납입 독촉 및 해지 절차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 재개일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다음 달부터 군 장병은 복무 기간 동안 실손보험을 중단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군 병원의 무상 치료에도 실손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보험료를 납입해야 했다.13일 금융당국은 다음 달 1일부터 이같은 내용의 ‘군장병 실손의료보험 중지·재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마련된 보험업권 상생방안의 일환으로 피보험자가 병영법에 따른 현역병일 경우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의 동의를 받아 개인 실손 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장교·부사관 및 예비역·보충역 등은 제외된다.원칙적으로 개인 실손 중지 기간에는 보험 보장도 이루어지지 않지만 군 복무로 인한 상해에 대해 계약 재개 후 부담한 의료비는 보장된다. 휴가 등 군 복무와 무관한 상해로 발생한 의료비는 사후 재개 후에도 보장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장을 원한다면 휴가 전 개인 실손을 일시적으로 재개해야 한다. 복무 기간 중에도 보험계약자가 원하면 개인 실손을 재개할 수 있으며 재개 기간 중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다시 중지하는 것도 가능하다.중지된 보험계약은 원칙적으로 전역 예정일에 별도의 심사 없이 자동으로 재개된다. 재개 예정일이 변경된 경우 보험사에 이를 알려야 한다. 보험료 미납 시 약관에 따라 납입 독촉 및 해지 절차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 재개일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국내 금융회사들도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출시 및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금융 비서’를 제공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4월 우리은행이 국내 최초로 생성형 AI를 적용해 도입한 ‘AI 뱅커’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챗봇 채널에 상담 내용을 입력하면 AI 뱅커는 우대금리, 세금 우대 혜택 등을 고려해 고객에게 맞는 예·적금 상품을 추천한다. 우리은행은 AI 뱅커를 청약, 대출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마다 특화된 AI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에게 최적의 정책자금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AI 기반 정책자금 맞춤 조회’ 서비스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금융, NH농협은행은 지자체 대상 공공 금융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금융사 내부 업무에도 AI 활용이 늘어가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3월부터 노코드(No Code) AI 플랫폼 ‘AI 스튜디오’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특정 상품,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예측하거나 고객 행동을 분석해 직원의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코딩 관련 지식이 부족한 영업 현장 직원들도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AI는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은행 및 금융 시장 최고경영자(CEO) 297명 중 절반 이상(57%)이 가장 발전된 생성형 AI를 갖는 자가 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도 올 초 신년사를 통해 AI를 비롯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서 AI 기술의 무분별한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2월 ‘금융 부문의 생성형 AI’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는 강화된 기능으로 인한 편견 심화, 개인정보 침해 위험 등 금융 부문의 리스크를 악화시키고 새로운 문제를 추가로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으로 차량 일부가 파손된 사고에 대해 보험사 보상이 이뤄진 첫 사례가 나왔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 오전 11시경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A 씨가 자택 앞에 주차한 자동차에 오물 풍선이 떨어지면서 앞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B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A 씨는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 처리 신청을 했다. 통상 자차보험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손해액의 20%를 피보험자가 부담해야 한다. 자기부담금은 대부분 최저 20만 원에서 최고 50만 원 수준이다. A 씨는 수리비 약 53만 원 가운데 20만 원을 부담했고, B보험사에서 33만 원을 지급했다. 보험사에서는 오물 풍선을 낙하물로 처리해 A 씨의 내년 보험금을 할증하지 않고 1년 할인 유예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또 다른 보험사에도 9일 서울 동대문구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유리가 오물 풍선으로 파손됐다는 자차보험 처리 신청이 접수돼 A 씨 사례와 비슷하게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손해보험업계는 북한의 오물 풍선으로 인한 손해나 상해에 대해 보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상해보험 등은 표준 약관상 전쟁, 혁명, 내란, 사변 등으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상하지 않지만 오물 풍선은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2014년 말부터 10년 가까이 이어진 ‘물리적 망분리’는 한국의 금융 발전을 가로막는 ‘대못’ 규제로 꼽힌다. 망분리로 인한 기술적 한계와 진입 장벽에 부딪혀 금융사들의 혁신은 번번이 좌절됐다.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AI) 자회사를 설립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5년 만에 회사를 폐업 처리했다. 신생 핀테크 업체들도 각종 규제에 갇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한AI 5년 만에 폐업… 핀테크 회사도 고사 직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9일 자회사인 신한AI에 대한 ‘회사 청산 결정에 따른 해산’ 공시를 발표했다. 2019년 국내 최초의 AI 회사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연이은 적자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지난해 신한AI는 46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위기 예측 모델이나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AI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경쟁이 심한 국내 금융 환경에서 타사에서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계속 적자를 보기보다는 AI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망분리 규제 등으로 인한 기술적 한계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AI 기술은 얼마나 많은 빅데이터를 확보해 학습하냐에 따라 성능이 좌지우지된다. 기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지만 국내 금융사들의 경우 망분리 규제 등으로 인해 데이터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테크 기업들도 각종 금융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등이 원하는 수준의 망분리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 1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신생 업체에는 너무나 큰 진입 장벽”이라고 하소연했다. 금산분리 규제 등으로 인해 국내 금융사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안 수준별 망분리 합리화… 단계적 완화 검토” 망분리 규제로 인해 2014년 이후 10년간 국내 금융사들은 내부망 서버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등을 통한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다 보니 해킹 등 외부 공격으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 가능성은 ‘0%’에 가깝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내·외부망이 분리돼 있어 내부망의 문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것조차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을 통해 인터넷에서 신규 버전의 프로그램을 받고, 회사 내부 결재를 거쳐 내부망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망 접속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국내 금융 환경상, 생성형 AI 등 외부에 서버를 두고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이 발전하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직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고, 내부망에서 테스트를 해야 한다”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 대비 수익을 건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내 망분리 합리화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별 보안 수준이나 업무 특성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의 해킹 위협과 같은 우리나라만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선 시큐리티빌더 대표는 “해외에서 개인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에 대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취약한 편”이라며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정보 유출 등에 대한 처벌 강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인공지능(AI) 기술이 촉발한 ‘제4의 물결’이 모든 영역으로 밀려오면서 해외 주요국들은 발 빠르게 AI 관련 규범과 제도를 마련해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AI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법조차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내 AI 산업 진흥과 신뢰 확보를 위한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안’(AI기본법안)은 지난달 29일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해당 법안에는 3년마다 AI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공지능위원회 등 관련 조직을 신설해 AI 산업을 육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위험 영역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고지 의무도 규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후 1년 넘게 방치됐다. 22대 국회에서 입법이 재추진되고 있지만 국회 시작부터 여야 갈등이 고조되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AI 기술 규제법 ‘AI법(AI Act)’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부터 인권침해적 AI 서비스가 금지된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AI 전 분야에 대한 규제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 정부도 회의체를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의 불확실성 해소, 거버넌스 차원에서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반도체 등 하드웨어 쪽에 지원을 집중하기보다 국내 플랫폼 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산업은행이 100조 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기획해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정자본금 한도를 늘리기 위한 산은법 개정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11일 강석훈 산은 회장(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산은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10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 공급을 통해 전 산업에 걸쳐 연간 80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34조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14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2027년까지 주요 첨단산업에 550조 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강 회장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산은의 자본금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산은 법정자본금 한도는 10년째 30조 원으로 묶여 있다. 현재 자본금 26조 원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증자 예정액과 올해 이미 예정된 증자 금액 4000억 원을 감안하면 한도는 2조 원도 남지 않게 된다. 강 회장은 “산은법 개정을 통해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 원 수준으로 증액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다 협상이 결렬된 HMM에 대해서는 재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 회장은 “매각이 결렬된 이후에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논의되거나 협의된 바는 없다”며 “왜 협상이 결렬됐는지, 재추진한다면 어떻게 해야할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은은 본점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남부권투자금융본부’도 신설하기로 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금융당국이 내년 3월을 목표로 불법 공매도 차단을 위한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 구축에 속도를 낸다. 공매도 제도 개선 최종안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제3차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을 개최하고 공매도 전산화 및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4월 열린 2차 토론회에서 금감원은 기관투자가 자체 전산을 이용한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고 중앙 차단 시스템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상시 자동 적발하는 공매도 전산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금감원은 10개월 내 한국거래소의 NSDS 구축을 목표로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매도 재개 시점도 시스템이 완비되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기관투자가의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 및 내부통제 조기 안착을 위해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예정이다.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매도가능잔고를 산출하고 잔고 초과 주문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수기 거래 시에는 추가 확인 절차를 마련하고, NSDS와의 환류 체계도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기관투자가는 대차거래정보 및 매도가능잔고를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관리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한 주문 기록을 5년간 보관해 금감원 검사·조사 시 즉시 제출하고 공매도 거래와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별도 부서가 필수 요구사항을 반영했는지 등을 검증하도록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개인, 기관, 외국인투자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마련한 제도 개선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윤모 씨(27)는 지난달 2000만 원을 한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넣었다. 퇴직금에 만기가 돌아온 적금까지 더해진 돈이라 손해를 볼 수 있는 투자는 내키지 않았고, 저축은행의 금리가 더 높았지만 은행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윤 씨는 “지난해 하반기(7∼12월)까지만 해도 연 4%대 예금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안전하게 3.5%의 이자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마음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데도 예금족들이 몰리면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한 달 전보다 17조 원 늘었다.● 4%대 예금 실종에도 17조 원↑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35개 중 최고금리가 연 4.00%를 넘어서는 상품은 없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최고 연 4.15% 금리를 제공하던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이 5일부터 연 3.80%로 금리를 낮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을 찾을 수 없게 됐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연 3.50∼3.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들어 정기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오히려 더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7062억 원으로, 4월 말(872조8820억 원)보다 16조8242억 원 급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3.50%)에 불과한 이자에도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데에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따라 현재의 예금금리를 고점으로 보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5일(현지 시간) 캐나다는 주요 7개국 중 처음으로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주식, 가상자산 등 대체 투자처의 매력이 떨어진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인플레이션, 고용 지표가 안정화된다면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은행이 단기적으로 자금을 넣기에 적절한 선택지라고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업계, 몸집 줄여 리스크 관리 저축은행 예금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67%였다. 지난달 초(연 3.71%)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0.04%포인트가 떨어졌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는데, 예금금리가 은행 금리를 밑도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5대 은행보다 낮은 연 3.4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정기예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대출 신규 영업이 어렵다 보니 수신 규모도 줄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3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해 9월보다 14조 원 넘게 급감한 103조7449억 원으로 100조 원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자본시장 밸류업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에서 취임 2주년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각오를 밝혔다. 이 원장은 “남은 임기 동안 그동안 추진해 온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미래 금융을 위한 장기 과제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4월 위기설’ 등 위기설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한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등을 통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자금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N월 위기설’도 1년 내, 짧게 보면 하반기(7∼12월)가 지나면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내년 시행을 앞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선 거듭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금투세는 지난 정부 때 논의 및 입법된 것 아닌가”라며 “그사이 있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리 인상 등 변화한 환경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투세를 포함해 하반기 세제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상장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좀비 기업이나 주주환원이 부족한 기업 등에 대한 옥석이 가려져야 한다”며 “‘쪼개기 상장’ 방지, 좀비 기업 퇴출, 공시 신뢰 등의 문제 해결은 여러 축에서 계속해야 하는 만큼 정부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가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이자 장사’를 통해 시중은행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직원들의 평균 보수도 처음으로 1억1000만 원을 넘어섰다. 2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은행의 단순 평균 예대금리 차는 1.38%포인트로 2022년(1.16%포인트)보다 0.22%포인트 확대됐다. 대출 가중평균금리에서 예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예대금리 차는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 차가 1.55%포인트로 가장 컸고 하나은행(1.37%포인트), KB국민은행(1.35%포인트), 우리은행(1.33%포인트), 신한은행(1.29%포인트) 순이었다.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 경색 등으로 조달비용이 큰 폭 올랐던 기저효과”라며 지난해 예대금리 차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가계대출 차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우대금리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신규 가계 예대금리 차는 평균 1.30%포인트에서 0.99%포인트로 감소했다. 은행 수익의 원천이 늘면서 직원 급여와 퇴직금도 증가했다. 5대 은행 직원의 평균 근로소득은 지난해 1억1265만 원으로 2022년(1억922만 원) 대비 3.14% 증가했다. 5대 은행 평균 연봉이 1억1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지급된 희망퇴직금 규모도 평균 3억6168만 원에 달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이자 장사’를 통해 시중은행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직원들의 평균 보수도 처음으로 1억1000만 원을 넘어섰다.2일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취급액 기준 5대 은행의 단순 평균 예대금리차는 1.38%포인트로 2022년(1.16%포인트)보다 0.22%포인트 확대됐다. 대출 가중평균금리에서 예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는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다.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55%포인트로 가장 컸고 하나은행(1.37%포인트), KB국민은행(1.35%포인트), 우리은행(1.33%포인트), 신한은행(1.29%포인트) 순이었다.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2022년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경색 등으로 조달비용이 큰 폭 올랐던 기저효과”라며 지난해 예대금리차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가계대출 차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우대금리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신규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30%포인트에서 0.99%포인트로 감소했다.은행 수익의 원천이 늘면서 직원 급여와 퇴직금도 증가했다. 5대 은행 직원의 평균 근로소득은 지난해 1억1265만 원으로 2022년(1억922만 원) 대비 3.14% 증가했다. 5대 은행 평균 연봉이 1억1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지급된 희망퇴직금 규모도 평균 3억6168만 원에 달했다.한편 고금리에도 대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7020억 원으로 4월 말(698조30억 원)보다 4조699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도 6조 원 넘게 불어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