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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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과학 기술을 취재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과학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산업38%
우주/천체17%
경제일반15%
인사일반15%
사건·범죄6%
기업4%
건강4%
보건1%
  •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재점화…박재현 대표,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위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냈다. 박 대표는 임 대표의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부회장측 인사로, 지난해부터 한미약품을 이끌어오고 있었다. 박 대표는 직위가 강등되며 관장 업무 역시 서울 본사 업무에서 제조본부 업무로 변경됐다. 다만 대표 해임은 이사회 결정사안이기 때문에 대표 직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측 인사 6명, 형제측 인사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하지만 모녀 측은 이에 대해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한미약품은 29일 “박재현 대표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한다”며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하고 독자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를 순차적으로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녀측은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3자 연합을 구축했고, 우호 지분까지 더해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 수준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경영권이 형제측으로 넘어간 계기가 된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형제측의 편에 섰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형제가 약속한 투자 유치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모녀와 손을 잡았다.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측은 “아무런 이유 없는 강등이 아니”라며 “박 대표가 지주사와 의논 없이 인사 조직을 신설한 데 따른 항명성 조치”라는 입장이다. 강등 조치가 이뤄지기 전 박 대표는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을 포함하는 인사조직을 신설한다는 인사를 냈다. 그간 인사, 법무 등 경영관리 업무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서 맡아왔다. 그런데 한미약품이 이 업무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조직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임 대표측은 “지주사의 권한과 관련한 인사 조치를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기습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최근 깊어지고 있는 모녀와 형제의 갈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신 회장과 모녀측은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3자 연합은 임시주총에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고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이달 13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형제측에 “경영권 분쟁상황이기 때문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 법적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대해 형제측은 “회사가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서를 보냈다고 갑자기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자유치 방해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한편 한미약품은 현재 북경한미와 코리그룹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코리그룹은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가 설립한 그룹이다. 한미약품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는 코리그룹 계열사인 오브맘홍콩이 소유한 룬메이캉이라는 기업이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을 매입해 판매한 것이 일감몰아주기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내부 감사를 지시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내달 초까지 사실조사가 진행되며, 북경 현지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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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안나는 배터리, 국내서 상용화 길 열었다

    국내 연구진이 화재나 폭발 위험이 없는 이차전지 상용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질로 물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배터리 용량도 크게 높일 수 있어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우중제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등 연구팀이 수계아연전지의 덴드라이트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덴트라이트는 수계아연전지의 충전 과정에서 음극에 금속 이온이 나뭇가지 모양으로 길쭉하게 쌓이는 현상으로, 전지 안정성과 배터리 수명을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 8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수계아연전지는 물을 전해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휘발성의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 이온전지와 달리 화재 위험이 없고 친환경적이다. 배터리 용량 역시 이론적으로는 리튬 이온전지의 2배 이상으로 크다. 하지만 덴드라이트 현상이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진은 산화구리를 활용해 금속 이온(아연)이 균일하게 증착될 수 있도록 만들어 덴드라이트 형성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산화구리는 아연을 균일하게 분포시킨 뒤 일종의 뼈대 역할을 하는 물질로 자체적으로 바뀐다. 이를 통해 아연이 무질서하게 증착되는 것을 막고,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덴드라이트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적용해 실험한 결과 기존 수계아연전지보다 수명이 10배 이상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면적당 용량을 달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수계아연전지 분야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효율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수계아연전지는 안전성이 높아 보청기와 같이 사람 몸에 직접 닿는 소형기기 등에 일부 상용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선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아 시장 확장성에 한계가 있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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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부 내년 ‘선도형 R&D’ 집중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8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에 편성된 과기정통부 예산이 총 19조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7조9000억 원 대비 5.9% 증가했다. 이 중 연구개발(R&D)에 편성된 예산은 9조7000억 원으로 지난해(8조4000억 원) 대비 16.1%가 증액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에 이어 △선도형 R&D 지원 △AI·디지털 혁신 △국제 협력 강화에 집중하고 최근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핵심 인재 양성에도 기존보다 큰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선도형 R&D에는 과기부 R&D 예산의 44%에 해당하는 4조3200억 원이 투입된다. 여기에는 3대 게임 체인저(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분야의 임무 중심 사업, ‘고위험 고수익’의 혁신 도전형 R&D 사업 등이 포함된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3조5700억 원이 편성됐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위한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을 신설하고 600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범죄를 막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딥페이크 탐지 고도화 및 생성 억제, 유포 방지 플랫폼 개발에 10억 원, 자가진화형 딥페이크 탐지 기술 개발에 10억 원 등 총 20억 원이 투입된다. 과기정통부 산하의 우주항공청은 내년 총 9649억 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지난해 7598억 원 대비 27% 증액된 규모로 △우주 수송 역량 확대 및 경제성 혁신 △첨단 위성 개발 △달 착륙선 본격 개발 및 국제 거대전파망원경 건설 참여 △첨단 항공산업 주도권 확보 △민간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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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새 변이 기승인데… 기존 백신만 755만회분 수입한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은 최신 백신이 아닌 이전 변이용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백신을 750만 회분 이상 계약했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최신 변이 바이러스인 ‘KP.2’에 대응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KP.2와 ‘KP.3’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의 요청에 따라 KP.2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근 개발했다.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FDA는 KP.2와 KP.3 변이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새 백신이 두 변이 모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만간 최신 백신인 KP.2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기존 변이인 JN.1 백신 수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화이자(523만 회분), 모더나(200만 회분), 노바백스(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이다. 이 백신은 모두 JN.1 표적 백신이다. 기존 변이 발생률은 줄어들고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전 변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1, 2월 유행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KP.2와 KP.3 모두 JN.1의 하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을 맞아도 예방 효과는 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변이가 일어나면 그때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는 KP.3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며 “KP.2 예방 백신은 어느 정도 예방 효과가 있겠지만 JN.1 백신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27일 “정부가 확보한 JN.1 변이 백신이 겨울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적의 백신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JN.1 변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고, JN.1 변이 백신은 KP.3 변이에 대해 KP.2 백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해 mRNA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80%가량 삭감되며 사실상 연구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잠깐 예산을 투입하고 마는 방식으로는 백신 자주국이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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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폐수 삼중수소 없앨 새 촉매 국내 개발

    국내 연구진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 논란이 됐던 ‘삼중수소’를 제거할 촉매를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적절히 걸러내지 못해 많은 물에 희석시키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27일 KAIST는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 폐수의 삼중수소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특정 조건에서 최대 76.3%의 반응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드 인바이런멘털 머티리얼스’ 7월 31일자에 실렸다. 삼중수소 제거의 촉매로는 주로 백금이 사용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물과 만났을 때 빠르게 비활성화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촉매의 구조를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금속-유기 골격체와 다공성 고분자를 합친 새로운 구조의 촉매다. 연구진은 평균 약 2.5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백금 입자를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켰다. 이후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인 소수성을 띠게 했다. 연구진은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지 않게 하면서도 반응에 필요한 양만큼의 물만 촉매에 닿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원전 운전 조건에서 해당 촉매를 실험한 결과 극소량의 삼중수소도 문제없이 제거됐다. 또 4주간 연속 가동을 했을 때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고 교수는 “삼중수소 폐수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 및 핵융합 연료 주기 기술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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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원전폐수 ‘삼중수소’ 없앨 새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시 논란이 됐던 ‘삼중수소’를 제거할 촉매를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시 발생하는 대표적인 방사성 물질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삼중수소를 적절히 걸러내지 못해 많은 물에 희석시키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27일 KAIST는 고동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원전 폐수의 삼중수소 제거 공정에 사용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특정 조건에서 최대 76.3%의 반응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런메탈 머티리얼스’ 7월 31일자로 실렸다.삼중수소 제거의 촉매로는 주로 백금이 사용되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물과 만났을 때 빠르게 비활성화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촉매의 구조를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금속-유기 골격체와 다공성 고분자를 합친 새로운 구조의 촉매다. 연구진은 평균 약 2.5㎚(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백금 입자를 골격체에 고르게 분포시켰다. 이후 화학적인 변형을 통해 물과 섞이지 않는 성질인 소수성을 띄게 했다. 연구진은 “분자 수준에서 소수성을 조절해 촉매가 물에 의해 활성을 잃지 않게 하면서도 반응에 필요한 양만큼의 물만 촉매에 닿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원전 운전 조건에서 해당 촉매를 실험한 결과 삼중수소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삼중수소를 제거했다. 또 4주간 연속 가동을 했을 때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했다. 고 교수는 “삼중수소 폐수 처리뿐 아니라 반도체에 사용되는 중수소 원료 생산 및 핵융합 연료 주기 기술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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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변이 기승인데…기존 백신만 755만회분 수입한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은 최신 백신이 아닌 이전 변이용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백신을 750만 회분 이상 계약했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최신 변이 바이러스인 ‘KP.2’에 대응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KP.2’와 ‘KP.3’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의 요청에 따라 KP.2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근 개발했다.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FDA는 ‘KP.2’와 ‘KP.3’ 변이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새 백신이 두 변이 모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만간 가장 최신 백신인 KP.2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기존 변이인 JN.1 백신 수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화이자(523만 회분), 모더나(200만 회분), 노바백스(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이다. 이 백신은 모두 JN.1 표적 백신이다.기존 변이 발생률은 줄어들고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전 변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전문가들은 “내년 1~2월 유행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KP.2와 KP.3 모두 JN.1의 하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존 백신을 맞아도 예방 효과는 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한 번 더 변이가 일어나면 그때는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는 KP.3와 유전적으로 가까운 변이일 가능성이 크다”며 “KP.2 예방 백신은 어느정도 예방 효과가 있겠지만 JN.1 백신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대한의사협회도 27일 “정부가 확보한 JN.1 변이 백신이 겨울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최적의 백신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JN.1 변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고, JN.1 변이 백신은 KP.3 변이에 대해 KP.2 백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한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해 mRNA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80%가량 삭감되며 사실상 연구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잠깐 예산을 투입하고 마는 방식으로는 백신 자주국이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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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등 12대 전략기술에 5년간 30조… 선도기술 3개→6개로”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에 5년간 30조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는 선도 기술을 3개에서 6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024∼2028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 나온 중장기 계획이다. 1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과학기술 주권 확보다. 기술 개발에 뒤처질 경우 단순히 하나의 산업 분야를 잃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의 약화와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속도’와 ‘글로벌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나가고 있는 과학 강대국들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동시에 힘을 합쳐 글로벌 선도국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선도 수준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차세대 통신 외에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등 추격 중인 기술 3개를 추가적으로 선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이 빠르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5년간 민간 수요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지원에 30조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기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또 누적 3조 원 규모의 전략기술 플래그십 10대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그중 하나인 ‘양자 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이날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함께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 신속 개발 플랫폼 사업 등 6개다. 초격차 기술 선점이 필요한 핵심 사업은 ‘전략연구사업(MVP)’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에 나선다. 동시에 한미 핵심·신흥 기술 대화, AI 정상회의, 바이오 1.5트랙 등 다양한 나라가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기술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해지며 주요국들 간의 협의는 기술 안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위원회에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내년도 R&D 예산이 29조7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 장관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R&D 예산(26조5000억 원)보다 12%가량 증액되는 셈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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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대 국가전략기술에 30조 투입…“선도기술 3개→6개”

    정부가 12대 국가전략기술에 5년간 30조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는 선도 기술을 3개에서 6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024~2028년)’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 나온 중장기 계획이다. 1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과학 기술 주권 확보다. 기술 개발에 뒤처질 경우 단순히 하나의 산업 분야를 잃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의 약화와 안보 위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속도’와 ‘글로벌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나가고 있는 과학 강대국들을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동시에 힘을 합쳐 글로벌 선도국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선도 수준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차세대 통신 외에 △AI △첨단 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등 추격 중인 기술 3개를 추가적으로 선도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정부는 국가전략기술이 빠르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에 나선다. 5년간 민간 수요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 지원에 30조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3대 게임 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기술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또 누적 3조 원 규모의 전략기술 플래그십 10대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그중 하나인 ‘양자 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이날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함께 예타가 면제된 사업은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백신 신속개발 플랫폼 사업 등 6개다.초격차 기술 선점이 필요한 핵심 사업은 ‘전략연구사업(MVP)’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에 나선다.동시에 한미 핵심·신흥 기술 대화, AI 정상회의, 바이오 1.5트랙 등 다양한 나라가 참여하는 글로벌 전략기술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해지며 주요국들 간의 협의는 기술안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한편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 위원회에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내년도 R&D 예산이 29조7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 장관의 예상대로라면 올해 R&D 예산(26조5000억 원)보다 약 12% 가량 증액되는 셈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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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창업자 佛서 체포… ‘범죄에 악용’ 방치 혐의

    보안 기능이 뛰어나 전 세계 사용자가 최소 9억 명이 넘는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40·사진)가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부르제 공항에서 긴급 체포됐다. 당국은 텔레그램이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테러 조장, 아동 성범죄 등의 온상이 됐는데도 CEO인 그가 이를 방치하고 있음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은 한국에서도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N번방 사건’, 청소년 마약 유통 사건의 창구가 되는 등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 익명성을 보장해 범죄 추적이 쉽지 않다. 현지 방송 ‘TF1’과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개인 전용기를 타고 프랑스로 왔고, 이날 오후 8시경 입국 과정에서 체포됐다. 당국은 텔레그램을 통한 각종 범죄가 횡행하는데도 그가 이를 억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집중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은 그가 빠르면 25일 법정에 출석할 것이며 최대 20년형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198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텔레그램을 창업했다. 마크 저커버그 미국 페이스북 창업주에 빗댄 ‘러시아의 저커버그’,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둔의 CEO’ 등의 별명이 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 출시 전 ‘프콘탁테(VK)’라는 소셜미디어도 만들었다. 이후 줄곧 “반(反)정부 시위에 참가한 VK 사용자 정보를 제출하라”는 러시아 보안기관의 요구를 거부했고 2014년 독일로 이주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카리브해 세인트키츠네비스 등의 시민권을 얻었다. 현재 텔레그램 본사는 UAE 두바이에 있다. ‘용산’도 쓰는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창업자 체포 후폭풍 촉각[텔레그램 창업자 佛서 체포]서버 위치조차 몰라 추적 어려워… 尹 ‘내부총질 체리따봉’ 문자 논란도국내 사용자 315만명, 10년새 3배… 전문가 “향후 보안정책 바뀔수도”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국내에서 “그동안 보안성이 높아 텔레그램을 이용했는데 앞으로 개인 정보가 공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텔레그램 사용자 수는 10년 새 3배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과거에는 정보 보안이 필수적인 대통령실, 정치인, 주요 기업 임원진 등이 주로 텔레그램을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업무적인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 직장인까지 보안을 위해 텔레그램을 찾고 있다.● 국내 사용자 약 315만 명, 빠르게 늘어 2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텔레그램은 카카오톡, 인스타그램에 이어 메신저 시장에서 3위로 올라섰다. 6월 기준 사용자 수는 약 315만 명으로 2014년 100만 명에서 세 배로 늘었다. 카카오톡 사용자 수(4543만 명)의 10분의 1도 안 되지만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사용자 수가 7.5%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는 1.1% 늘었고, 카카오톡은 0.2% 감소했다. 국내에서 텔레그램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4년에 있었던 ‘사이버 검열’ 논란이다. 검찰 등 수사기관이 카카오톡의 대화 내용을 수집한다는 논란이 일자 서버가 해외에 있는 데다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으로 대거 이동하는 ‘사이버 망명’ 붐이 일었다. 텔레그램 보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데에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두 사람 외에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풀 수 없는 보안 기술이 주로 거론된다. 암호화된 메시지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메시지 수신자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서버에도 암호화된 메시지만 저장된다고 텔레그램 측은 주장한다. 보안 기능 덕에 국내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서 텔레그램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공식 업무용으로는 내부 인트라넷 메신저를 사용하지만 외부 메신저로 카카오톡보다는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검사 시절부터 텔레그램을 사용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 시절부터 텔레그램으로 소통을 하다 보니 취임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많이 쓰게 됐다는 것이다. 2022년 7월에는 윤 대통령이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텔레그램으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보낸 일명 ‘체리 따봉’ 문자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에서도 임직원들의 업무 및 소통 채널로 폭넓게 활용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결제, 선물 등 다른 서비스와 연결이 많이 돼 있는 국내 플랫폼과 달리 메신저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안성이 높다고 판단해 텔레그램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버 장소 파악 안 된다는 게 인기의 핵심” 보안 기술이 텔레그램의 인기를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톡 역시 2014년 이후 텔레그램식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비밀 채팅’ 기능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텔레그램의 서버가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점’을 텔레그램 인기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텔레그램의 본사 위치는 공개되지만 정확한 서버 장소는 알려진 바가 없다. 10년 전 텔레그램은 데이터 서버가 영국, 싱가포르, 미국에 분산돼 있다고 밝혔으나 수시로 서버를 옮기고 있어 현재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즉, 우리나라 사법 당국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국제 수사 공조를 요청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텔레그램은 ‘검열’ 반대로 시작된 기업이라 자체 검열뿐 아니라 각국 정부의 수사 요청에도 비협조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텔레그램은 성범죄와 마약 거래의 온상이 되고 있다. 2018년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다. 범인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영상물을 만들고, 성관계 영상을 찍도록 협박했는데, 이를 모두 텔레그램에서 유포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의 고3 학생 3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거래하고 직접 투약한 사건도 있었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꿔 말하면 범죄 악용을 막기 위해 앞으로 텔레그램 내용이 공개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감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치인 등 요직자들이 여전히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법망을 피할 수 있어 범죄자들도 많이 쓰고 있다”며 “두로프의 체포로 텔레그램 보안 정책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2024-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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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체결함’ 보잉 우주비행사, 결국 스페이스X 우주선 타고 귀환 예정

    올해 6월 보잉의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지만 기체 결함으로 지구로 복귀하지 못한 두 우주비행사가 결국 내년 2월 스페이스X 우주선을 타고 돌아온다.24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미국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부치 윌모어(61)와 수니 윌리엄스(58)를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으로 귀환시킨다고 발표했다. NASA는 이날 오전 보잉 고위 임원들과 논의한 결과 NASA측 관계자들이 만장일치로 두 우주비행사 복귀에 크루드래건을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보잉 역시 “NASA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스타라이너는 6월 6일(현지시간) ISS 도킹(결합)에 성공했지만 비행 중 28개의 추진기 중 5개가 고장나고, 추진기에 압력을 가하는 역할을 하는 헬륨이 누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보잉은 결함 해결에 나섰고 NASA 역시 안전이 확보된 스타라이너로 두 우주비행사를 귀환시키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결함 보완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유인 귀환을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확실성(안전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다음 달 ISS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는 크루드래건에 탑승해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NASA는 6개월마다 4명의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내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ISS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크루드래건은 2020년부터 ISS 임무에 투입돼 왔으며, 이번 임무가 9번째다.크루드래건에 탑승할 수 있는 총 인원은 4명으로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자리를 고려해 이번 임무에는 2명의 우주비행사만 탑승할 예정이다. 이르면 9월 24일께 발사 예정으로 6개월 임무를 마친 뒤 내년 2월에 지구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현재 ISS에 도킹해 있는 스타라이너는 9월 중 우주비행사 없이 ISS에서 분리해 지구로 재진입할 예정이다.하지만 NASA는 이번 결정이 ISS 임무에서 스타라이너를 배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당초 NASA는 스타라이너가 유인 귀환에 성공 시 크루드래건과 함께 ISS 임무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가 스타라이너가 안전하게 돌아온 뒤에도 문제 해결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보잉이 스타라이너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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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성과 재촉하는 韓, mRNA 백신 같은 ‘빅스텝 혁신’ 어려워”

    “한국에서는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가 부족하다. 한 나라의 과학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이런 혁신 연구다.”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티타워에서 만난 닉 캠벨 스프링거 네이처 정책최고담당자(부사장)는 한국의 과학 역량 중 가장 부족한 것으로 ‘혁신’을 꼽았다. 스프링거 네이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발행하는 회사로 세계 과학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캠벨 부사장은 한국의 혁신 연구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투자뿐 아니라 성과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성과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체계도 필수”라고 조언했다.●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연구 해야” 그는 네이처가 주관하는 ‘스프링거 네이처 한국 연구 자문 포럼(KRAF)’ 참석차 방한했다. 각국의 연구성과 평가 방식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의 과학 경쟁력에 대해 “자연과학 분야에선 잘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과가 잘 나오고 있진 않다”며 “여러 방면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는 스위스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이에 대해 캠벨 부사장은 “노벨상은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연구에 수여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연구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스몰 스텝이 아니라 빅 스텝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연구를 어떤 지표로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세계적으로 연구성과 평가가 질적 평가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리서치 엑설런스 프레임워크(REF)’ 평가 방식을 소개했다. REF는 경제, 사회, 대중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하게 평가하는데 특히 연구의 독창성, 무결성(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 등을 중요하게 본다. 캠벨 부사장은 “연구마다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10개 연구 중 1개는 엄청난 결과 낼 것” 그는 한국 과학계에 “정확한 답은 없지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프로젝트를 선정해서 10개 정도 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10개 연구 프로젝트 가운데 1개는 엄청난 결과를 낸다”며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메신저리보핵산(mRNA) 연구가 단적인 예”라고 했다. 2020년 mRNA 백신이 상용화됐고, 그 백신을 만든 커리코 커털린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캠벨 부사장은 “10개 중 어떤 연구가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중 한 개는 반드시 영향력이 큰 연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가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가지는 것’과 ‘여러 분야에서 고르게 잘하는 것’ 중 한국의 과학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캠벨 부사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빅 퀘스천(big question)을 해결하려면 어떤 특정 연구를 깊이 있게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뛰어난 연구자들이 있어야 하고, 특정 분야에 정통한 수준 높은 연구자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중국이 빠른 시간 안에 과학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엄청난 돈을 투자했고 인력을 키웠다. 국제 협력에도 집중했다”며 “중국 과학계가 국제화되고, 중요성이 높은 연구에 집중하면서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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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스타이펜드’ 등 이공계 활성화 대책 내달말 발표

    정부가 9월 말 인재양성전략회의를 열고 이공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책에는 이공계 석박사생에게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연구생활장학금)’ 등 대책이 포함될 예정이다. 2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를 주축으로 범부처가 이공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의대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많은 수의 이공계 전공 학생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어서다. 대책에는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하는 석사 대학원생에게는 월 80만 원, 박사생에게는 110만 원을 지급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반영돼 있다. 대통령 과학장학금을 확대하고, 이공계 학생 외에도 과학기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처우 개선 방안도 담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한국에서 과학자로 사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 주는 것”이라며 “의사로 사는 것만큼 과학자로서의 삶이 가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정책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인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과학기술인 묘역 제정과 은퇴 후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인 ‘사이언스빌리지’ 확대 등도 논의됐다. 하지만 부처 간 이견이 커 실제 대책으로 구체화될지는 불확실하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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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처 “韓 R&D투자 성과, 놀랄만큼 저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5.2%(2022년 기준)로 세계 2위지만 연구 성과는 세계 8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는 22일 ‘네이처 인덱스’에서 “한국은 과학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적다”고 평가했다. 네이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각 국가의 R&D 영향력 및 경쟁력 등을 분석해 네이처 인덱스를 발표한다. 이번엔 한국을 집중 분석했다. 네이처는 한국 특집호에서 “한국은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가성비(bang for buck)가 낮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네이처 인덱스에 따르면 2022년 국가별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이스라엘이 5.6%로 세계 1위며 한국은 5.2%로 2위다. 이어 미국(3.6%), 일본(3.4%), 독일(3.1%) 등 순이다. 주요 국가들 가운데 이스라엘과 한국만 5%가 넘는다. 한국의 연구 성과는 세계 8위에 그쳤다. 미국이 1위였고, 중국이 2위, 독일이 3위였다. 네이처는 국가별 R&D 경쟁력 및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성과 지표(셰어·Share)를 활용했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투입 대비 성과가 떨어지는 원인에 대해 ‘다양성의 부족’과 ‘학계와 산업계 간 선순환 고리가 약화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네이처는 “한국의 연구 성과가 세계에 알려지려면 다양성과 개방적 문화가 중요하다”며 “해외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 주요 대학들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심해 자율성이 부족하다”며 “규제로 인해 대학의 연구가 산업으로 제대로 흘러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매년 R&D 예산부터 과제까지 수시로 바뀌니 돈은 돈대로 쓰고 과학계 성과는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예산 및 과제의 연속성, 적극적 인재 확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韓, 학계와 산업계 선순환 구조 약해져… 여성 연구인력 23% 그쳐, 대표적 약점”[투자 성과 못내는 한국 R&D]“韓 R&D 성과 저조” 印, 13위→9위로 올라 韓 추격중“韓, 학계-산업계 사이 벽 깨고… 해외 인재 한국에 남게 지원을”과학 분야별 한국의 연구 성과 순위는 대체로 7∼8위 수준이었다. 가장 좋은 성적을 얻은 분야는 물리학으로 중국, 미국, 독일, 영국, 일본에 이어 6위였다. 반면 건강 과학 분야에서는 14위에 그쳤다.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과 인도의 성과는 특히 두드러졌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2020년 세계 13위였으나 지난해 9위까지 올라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네이처는 올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 내 연구 기관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지난 10년간 대학 수가 752개에서 1016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을 꼬집기도 했다. 네이처는 “이미 노벨상 수상자 20여 명을 배출한 일본의 경우 수십 년에 걸쳐 하나의 주제를 연구한다”면서 “반면 한국에서는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꾸준한 투자를 해야 학계 및 사회에 영향력이 큰 혁신 연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여성 과학자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점도 지적했다. 네이처는 “2022년 기준 한국의 여성 연구인력은 전체 인력의 23%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현상이 한국의 가장 두드러진 약점”이라고 했다. 또 “10억 원 이상의 대형 과학 프로젝트를 맡는 남성 연구자는 1100명인데 여성은 70명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졸업 직후에는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과학계에 취업하지만 30∼50대까지는 남성에 비해 30%가량 낮은 취업률을 보인다는 문제점도 언급했다. 한국 과학계 경쟁력을 높일 방안으로 우선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할 것을 조언했다. 네이처는 “과거 한국은 국가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과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과학계와 산업계 간 긴밀한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송세경 전 KAIST 산학협력중점교수(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회장)는 “학계와 산업 사이에는 철옹성 같은 장벽이 있다”며 “교수 창업이 많이 늘고 있지만 창업 겸직이 허용되는 기간은 3년 정도로 매우 짧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또 “한국이 더 많은 국제협력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해외 인재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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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양행 ‘렉라자’ 국내 항암제 첫 美FDA 승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사진)가 국내 항암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국내 신약은 렉라자를 포함해 총 9개지만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항암 분야에서 국내 신약이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치료제의 병용 요법은 임상 3상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단독 복용에 비해 질병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에 기술 수출했다. 현재 글로벌 판매 및 생산은 얀센이, 국내 판매와 생산은 유한양행이 맡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10% 이상의 제품 판매 로열티는 물론이고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기술료)을 수령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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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 중 수분 모아 먹는 물로”… 휴대용 물 수확기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에서 수분을 모아 마실 수 있는 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기계연구원은 임현의 자연모사연구단 연구단장(사진)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휴대용 수분 포집 시스템’을 이용한 ‘물 수확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물 수확기는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물 수확 성능과 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현재 국내 기업인 퓨어시스에 기술을 이전해 휴대용부터 대용량까지 다양한 제품군의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휴대용 수분 포집 시스템은 ‘흡착→탈착→응축→살균’ 순서를 반복하며 물을 모은다. 기존의 수분 포집 시스템은 냉각식 제습기와 에어컨같이 응축기·증발기·압축기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음과 무게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에너지 효율도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자를 사용했고 열전소자의 발열면을 흡습판으로 활용했다. 물 수확기는 크게 물을 포집하는 흡습판과 응축판으로 구성돼 있다. 흡습판이 공기 중 수분을 흡착시켜 응축판으로 보내면 여기서 물이 응축돼 모인다. 이 과정에서 흡습판과 응축판은 추가 에너지 공급 없이 서로 열을 주고받으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기존 제습 시스템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예를 들어 흡습판이 온도를 내리면 흡습판의 열이 응축판으로 이동해 온도를 섭씨 80도까지 올린다. 이를 통해 표면 박테리아를 1분 내로 살균할 수 있다. 임 단장은 “식수 부족, 가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용수 생산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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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한양행 ‘렉라자’, 국산 항암제 최초 FDA 허가 승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국내 항암제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국내 신약은 렉라자를 포함해 총 9개지만 FDA 장벽이 높기로 알려진 항암 분야에서 국내 신약이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0일 유한양행은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치료제의 병용요법은 임상 3상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 단독 복용에 비해 질병 진행 혹은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비소세포폐암은 뇌로 전이되기가 쉬운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는 뇌 전이에도 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EGFR 변이를 보유한 NSCLC 환자 1차 치료제인 타그리소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의 약물”이라며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이전한 약물이다. 이후 2018년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현재 글로벌 판매 및 생산은 얀센이, 국내 판매와 생산은 유한양행이 맡는다.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1차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유한양행은 보험 급여가 통과될 때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치료제를 공급하는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시행한 바 있다.회사는 이번 FDA 승인으로 승인 심사를 앞둔 유럽, 중국, 일본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10% 이상의 제품 판매 로열티는 물론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 승인은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 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며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탑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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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 중 수분 모아 먹는 물로…‘휴대용 물 수확기’ 개발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에서 수분을 모아 마실 수 있는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20일 한국기계연구원은 임현의 자연모사연구단 연구단장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휴대용 수분 포집 시스템’을 이용한 ‘물 수확기’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공기중에서 약 3㎏의 물을 얻을 수 있다. 물 수확기는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물 수확 성능과 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현재 국내 기업인 퓨어시스에 기술을 이전해 휴대용부터 대용량까지 다양한 제품군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다.연구팀이 개발한 휴대용 수분 포집 시스템은 ‘흡착→탈착→응축→살균’ 순서를 반복하며 물을 모은다. 기존의 수분 포집 시스템은 냉각식 제습기와 에어컨 같이 응축기·증발기·압축기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음과 무게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에너지 효율도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열전소자를 사용했고 열전소자의 발열면을 흡습판으로 활용했다. 물 수확기는 크게 물을 포집하는 흡습판과 응축판으로 구성돼 있다. 흡습판이 공기 중 수분을 흡착시켜 응축판으로 보내면 여기서 물이 응축돼 모인다. 이 과정에서 흡습판과 응축판은 추가 에너지 공급 없이 서로 열을 주고 받으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기존 제습 시스템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예를 들어 흡습판이 온도를 내리면 흡습판의 열이 응축판으로 이동해 온도를 섭씨 80도까지 올린다. 이를 통해 표면 박테리아를 1분 내로 살균할 수 있다.임 연구단장은 “식수 부족, 가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용수 생산 시스템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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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戰 격화… 美 “동맹과 통신위성 협력” 中 “1만6000기 쏠 것”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다. 전쟁의 성격이 (이전과) 완전히 바뀌고 있다.” 프린스턴 라이트 미국 육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사령부 대령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콘퍼런스에서 이처럼 말하며 군의 우주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대 전자 장비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통신위성과 이를 막기 위한 전파 교란 등 우주 관련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언급했다. 19일 우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주 전쟁’의 서막이 오르며 미국과 중국이 국방 전력 확보를 위해 통신위성 구축 및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 수준 및 진입 시기에서 모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국제 협력으로 통신위성 더 강화 통신위성은 고도 300∼1500km 사이의 지구 저궤도에 여러 대의 위성을 쏘아올려 지상에 기지국이 없이도 전화,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위성을 말한다. 전쟁이 시작되면 상대 군의 지휘 및 통신 체계를 차단하기 위해 지상 기지국부터 파괴한다. 이 때문에 통신위성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나르는 ‘핵심 전력’이다. 이미 핵심 전력을 보유한 미국은 지금의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국방 전문 매체인 디펜스뉴스는 14일 미국 우주군이 영국, 캐나다와 함께 위성 공급망 확보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공급망 확보지만 이면에는 미국이 통신위성 생태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통신위성의 약 80%가 북미에서 제조 및 발사된다. 대다수의 통신위성 정보를 미국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위성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만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해 발간된 우주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제작된 위성 수가 2018년 469대에서 2022년 2510대로 5.4배가량으로 늘었다. 그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미국이 동맹국과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中, 미국 대항해 자체 위성 구축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자체 위성 구축과 더불어 미국의 군사 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ASAT)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천범성좌(千帆星座)’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달 5일 중국의 국유기업인 상하이 위안신위성과학기술공사(SSST)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위성 18대를 발사하며 신호탄을 터뜨렸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올해 108대, 2025년 말까지 648대, 2030년까지 1만5000대의 위성을 궤도로 올릴 계획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파 및 위성 기술의 수준이 한참 뒤처진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라고 했을 때 중국은 89.6%, 우리나라는 85.9% 정도에 불과하다. ASAT 기술도 전무하다. 정부는 올해 5월에야 저궤도 통신위성 2대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약 32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은 “저궤도 통신위성이 최근 국방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맞다”며 “예산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군 혹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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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병철 크레이터’ 달 표면에 첫 한국인 이름

    달 표면의 충돌구(크레이터)에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19일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다누리 자기장 탑재체 연구팀은 특이한 자기장 특성을 보이는 달 뒷면의 한 크레이터에 조선시대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남병철 선생의 이름이 붙었다고 밝혔다. 현재 달 크레이터의 이름은 국제천문연맹이 각 나라 연구팀들의 신청을 받아 선정한다. 이번에 경희대 연구팀의 신청으로 최종 심사를 거쳐 14일 ‘남병철 크레이터’가 탄생한 것이다. 경희대 연구팀은 한국의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로 달 표면의 자기장을 연구하고 있다. 남병철 크레이터는 달 표면의 자기장 변화 연구를 진행하던 여러 크레이터 중 하나였다. 연구진은 이 크레이터에 아직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공동 연구 중이던 이언 개릭베설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상의해 이 크레이터의 이름을 신청하게 됐다. 달 표면의 크레이터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크레이터의 과학적 의미, 명명되는 이름이 과학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남병철 크레이터는 크레이터의 안과 밖의 자기장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이름이 명명되기 전인 2021년 이 크레이터에 대한 연구 내용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기도 했다. 당시 논문을 발표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은 지름 100km의 철이 풍부한 운석이 달 표면에 사선으로 날아와 충돌했다고 추정했다. 운석 내 철 성분이 강한 자기장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남병철 선생(1817∼1863)은 조선 후기 예조판서와 대제학 등을 지낸 문신으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중 대표적인 업적이 ‘남병철 혼천의’다. 혼천의는 지구, 태양, 달의 움직임을 재현하고 위치를 측정하는 기기다. 남병철 혼천의는 쉽게 관측할 수 있도록 한 개량 혼천의다. 경희대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의 추천과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남병철 크레이터로 이름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현재 달을 돌고 있는 궤도선 다누리가 임무 기간에 남병철 크레이터에 대한 추가 관측을 하면 새로운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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