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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숟가락 좀 주세요. 맛이 정말 달라지나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베이 컨벤션센터. 주요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를 미리 소개하는 ‘CES 언베일드’ 행사가 열렸다. 이곳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 일본 식품기업 기린홀딩스의 ‘일렉트릭 솔트 스푼’이었다. 카메라를 든 전 세계 각국 취재진이 서로 숟가락을 써보겠다며 줄을 섰고, 기린 관계자들은 보온병에 든 장국을 연신 그릇에 옮겨 담았다. ● 일상으로 들어온 첨단기술… 삶의 질 높여주는 헬스테크 올해 CES 혁신상을 수상한 ‘일렉트릭 솔트 스푼’은 고혈압 당뇨 환자뿐 아니라 저염식 다이어트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제품이다. 밍밍한 맛으로 고통스러웠던 저염식에서 짠맛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맛있는 저염식으로 식단 관리를 보다 즐겁게 만들어준다는 것. 숟가락 끝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 나트륨 이온을 강화하는 원리다. 실제 섭취한 소금보다 짠맛을 느끼게 하는데, 짠맛은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본보 기자가 이날 스푼을 체험해본 결과 짠맛과 감칠맛이 더해진 느낌을 받았다. 이처럼 올해 CES는 더욱 진화된 첨단 기술들이 우리 삶 속에 한 발짝 더 들어와 나의 건강과 일상, 내가 머무는 집과 타는 차 등 삶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삼성전자 로봇개발팀 엔지니어 4명이 만든 스타트업인 ‘위로보틱스’는 개인용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으로 2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1.6kg의 초경량으로 30초 안에 쉽게 입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벨트를 차듯이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착용하고 걸으면 근력과 지구력을 키워준다. 노약자뿐 아니라 등산이나 걷기 운동을 더 잘하고 싶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재뉴어리AI는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인공지능(AI)이 음식 섭취에 따른 혈당의 변화를 예측해 건강 관리를 돕는 기능을 선보였다. 요람에 눕혀놓은 아이의 심장 박동을 모니터링하고, 이불이 아이의 코와 입을 막으면 알림을 주는 AI 베이비케어 기술도 나왔다. ● 인덕션 안 끄면 로봇청소기가 경고… 삼성 LG ‘AI 홈’ 출격삼성전자는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m²(약 1019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해 AI로 작동되는 집의 모습을 그려냈다. 택배기사가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면 집 안 가전들이 사용자가 어떤 방에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용자에게 가장 가까운 기기 스크린에서 집 앞 상황을 보여준다. 가족들이 없는 빈집에 움직임이 느껴지면 로봇청소기가 이동해 카메라로 집 안을 모니터링하고,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가 보안 업체에 알림을 보내준다. 사용자가 인덕션 끄는 것을 깜빡했다면 로봇청소기가 사용자에게 다가와 알림을 주는 시나리오도 시연했다. AI 음성비서 ‘빅스비’는 가족들의 목소리를 각각 인식하고 구별해 개인에게 맞는 일정 알림 등을 제공한다. LG전자도 AI 홈과 미래 모빌리티를 선보인다. 집에선 AI홈 허브가 집 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잠을 자고 있는 고객의 심박수와 호흡, 기침 등을 분석해 평소 냉수를 마시던 고객에게 온수를 제안하거나, 집 안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AI 기반의 콘셉트 차량에 탑승하면 가상 운전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 등을 기반으로 졸음 감지, 실시간 심박수 측정, 안전벨트 착용 인식 등이 가능해 교통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라스베이거스=장은지 기자 jej@donga.com라스베이거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다. 황 CEO는 6일(현지 시간) CES 공식 기조연설자로, 도요다 회장은 도요타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 도시 ‘우븐시티(Woven City)’ 발표자로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고 있는 황 CEO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CES 무대에 복귀하면서 일찌감치 올해 CES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번 기조연설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로봇 사업의 계획 등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황 CEO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직접 행사장을 찾는다. 또 다른 주인공은 일본 도요타그룹을 이끄는 도요다 회장이다. 6일 직접 무대에 올라 후지산 근처에 건설 중인 ‘우븐시티’의 구체적 모습을 보여 준다. 이곳은 도요타의 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AI 기술이 총망라된 곳이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CEO는 7일 세계 최대 돔형 공연장인 ‘스피어’에서 창립 100주년 행사를 겸하는 기조연설을 한다. AI 기술로 초개인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피어는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넓이가 외부 5만4000m²(축구장 7개 크기), 내부 1만5000m²(축구장 2개 크기)에 달한다. 한편 한국 경제계 인사 가운데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등이 올해 CES 프레스 콘퍼런스에 연사로 등장할 예정이다.라스베이거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독자가 원하는 언어와 목소리로 생동감 넘치게 책을 읽어주는 플랫폼, 몸 전체에 터치 센서를 장착해 주인이 만질 때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골든리트리버를 닮은 반려동물 로봇, 인간 근육을 흉내낸 소프트 근육 로봇, 심장질환을 진단해주는 AI 거울까지.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5’를 수놓을 핵심 키워드는 올해도 인공지능(AI)이다. 기존 가전과 IT,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뷰티뿐 아니라 농기계 분야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참가 기업들이 일제히 AI 기술을 들고 나왔다. 올 CES는 160여 개국에서 48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한국 기업도 역대 최대 규모인 1000개 이상이 참가한다.● 올해 주제는 ‘몰입’…AI로 노화, 질병 해결 모색 올해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다이브인(Dive in·몰입)’이다. AI 기술을 통해 인간을 단순 노동에서 해방시켜 새로운 세계로 몰입하게 한다는 뜻이다. AI 기술을 파고들어 노화, 질병, 에너지, 환경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간다는 의미도 담겼다. 지난해 처음으로 AI 부문을 신설한 CES는 혁신상 부문에도 AI 분야를 추가했는데, 두 번째 해인 올해 AI 분야 출품이 50% 증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CES 무대에 오르는 것도 AI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CES 주최 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측은 “전 산업으로 확장된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신개념 제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CES의 주인공은 ‘초연결 AI’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로보틱스 △헬스테크 △양자컴퓨팅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기업 가운데 하나는 구글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웨이모’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피닉스·로스앤젤레스에서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일반 시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스마트시티로도 연결된다. 도요타는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5년 전 처음 소개한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 개발 현황을 공개하고 자율주행차 등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을 직접 선보인다.● 로봇, 헬스테크, 꿈의 기술 양자컴퓨팅까지 로보틱스 역시 가장 주목받는 주제다. 로봇 두뇌에 AI를 탑재해 외부 세계와 자연어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게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컴퓨터 ‘젯슨 토르’를 올 상반기 출시하는 엔비디아가 이번 CES에서 어느 단계까지 비전을 공유할지 관심이 모인다. ‘동반자 AI 로봇’으로 유명한 캐나다 기업 리얼보틱스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Aria)’를 공개해 실제 사람과 유사한 자연스러운 대화와 상호작용을 시연할 예정이다. 헬스테크의 진화도 관전 포인트다. 캐나다 기업 마이앤트(Myant)는 가슴에 두르면 심전도 등을 측정하는 심장 모니터링 스마트 의류를 CES에서 공개한다. 올해 CES에는 ‘꿈의 기술’인 양자컴퓨팅 분야가 신설됐다. 양자 기술이 신약 개발과 신소재 발굴, AI, 모빌리티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어떠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대만 정부도 최근 국내외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AMD의 연구개발(R&D)센터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총 114억 대만달러(당시 약 510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자국의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외국 기업에도 예산을 투입해 반도체 제조 강국에서 AI 연구개발 허브로의 진화를 꾀하는 것. 파운드리(위탁 생산) 세계 1위인 TSMC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대만은 칩 설계 역량과 AI 인프라까지 함께 키워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취임 연설에서 “글로벌 AI화 도전에 직면해 우리는 전력을 다해 대만을 ‘실리콘(반도체) 섬’에서 ‘AI 섬’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MD 역시 지난해 대만에 약 2100억 원을 들여 AI R&D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만 정부는 AMD를 유치하기 위해 최소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약속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AI 칩 2위인 미국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 역시 대만계 미국인이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같은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났는데 두 사람은 5촌 당숙·종질 관계다. 앞서 구글도 2013년 6억 달러(당시 약 6300억 원)를 들여 대만 장화현에 아시아 최초의 데이터센터를 완공했다. 지난해 4월엔 대만 신베이시에 두 번째 하드웨어 글로벌 R&D센터를 열었다. 대만 국책 연구기관 중화경제연구원(CIER)은 지난해 10월 AI 열풍 등을 반영해 2024년 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7월(3.81%) 대비 0.15%포인트 높은 3.96%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숀 킹 전 미국 상무부 아시아 수석 고문은 “대만이란 섬은 이제 글로벌 AI 개발에 꼭 필요한 회사들로 가득 차 있다”며 “대만은 실제로 AI를 주도하는 엔진”이라고 평가했다. 대만이 AI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이 한국 기술 기업들의 발걸음은 뒤처지고 있다.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일본 미국 대만 등 각국 정부가 개입해 적극적으로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면서 치열한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국은 그저 기업에만 모든 걸 맡겨두고 있다”며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K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美中 갈등속 IT패권 노리는 日일본이 파격적 지원책을 내놓으며 글로벌 빅테크의 매력적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대만은 ‘인공지능(AI) 허브’로 변모 중이다. 반면 정치 불안에 빠진 한국은 ‘코리아 패싱’ 심화로 디지털 패권 전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했다.Scene #1 지난해 12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나란히 서 어깨동무를 했다. 손 회장은 이날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3조 원) 투자를 하고 10만 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생중계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느냐”고 농담하자 손 회장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보겠다”며 웃었다.Scene #2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서밋 저팬’에 참석해 손 회장과 무대에 나란히 앉았다. 황 CEO가 “많은 분들이 잘 모르지만 한때 손 회장은 엔비디아의 대주주였다”고 말하자 손 회장이 그에게 안기기도 했다. 손 회장이 “일본을 AI로 리셋(재설정)하겠다”고 하자 황 CEO는 “일본이 미국 중국에 넘겨준 기술 주도권을 회복할 기회”라고 화답했다.Scene #3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에 아시아 최초 거점을 설립하고 인력을 충원 중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총리와 면담한 지 약 1년 만의 결과물이었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1월 방한했지만 아직까지 한국 법인 설립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1990년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밀려 전자 산업에서 쇠락의 길을 걸었던 일본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일본 정부는 AI와 자율주행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한편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한때 글로벌 IT 시장의 테스트베드로 불리며 ‘아시아 IT 허브’를 노리던 한국은 과도한 규제와 반(反)외국기업 정서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정치 혼란과 정책 공백이 이어지면서 ‘디지털 패전국’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파격적인 빅테크 러브콜일본의 제조 기술과 IT를 결합해 확장하기 위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일본행’은 지난해 내내 이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에 아시아 AI 연구소를 세우면서 4년간 일본에 29억 달러(당시 약 3조9000억 원) 규모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역대 MS의 대일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뒤이어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오라클도 향후 10년간 80억 달러(당시 약 11조 원)를 투자해 도쿄와 오사카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증설한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2023년부터 5년간 2조3000억 엔(당시 약 20조7190억 원)을 투자해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충하기로 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개발 자회사 웨이모는 올해부터 일본 도쿄에서 자율주행차 테스트를 시작한다.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한 이래 첫 해외 시장 진출이다. 구글은 도쿄가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점, 관련 규제가 강하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주목받고 있는 점을 꼽았다.빅테크들이 아시아 핵심 거점으로 일본을 점찍은 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재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대일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요인은 AI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정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AI 전략은 아직까지 법률에 의한 규제보다는 자율적으로 준수하게 하는 연성 규제(Soft Law)로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강한 규제 성격의 인공지능법(AI Act)을 통과시킨 유럽연합(EU)과 달리 일본은 기업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업의 자율적인 규제를 요구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미국과 유사하게 AI 산업 생태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데이터센터 설립과 반도체 생산 공장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대만 TSMC 유치 성과다. 일본 정부에서 조(兆) 단위 보조금을 받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는 최근 일본 구마모토현 제1공장에서 반도체 시험 생산을 마치고 이달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반도체와 AI 분야에 2030년까지 10조 엔(당시 약 91조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창업 규제를 완화해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AI 개발에 필수 인프라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정부 차원에서 구입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파격적인 지원 정책은 엔비디아의 황 CEO까지 도쿄로 불러들였고, ‘엔비디아 AI 서밋 저팬’에서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가 ‘일본의 기술 주도권 회복’을 함께 외치게 만들었다. 손 회장은 “AI를 과잉 규제하는 나라들이 있는데, 일본 정부는 그렇지 않다”며 “일본이 새 혁명을 따라잡을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규제 불확실성에 ‘코리아 패싱’빅테크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과는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한 빅테크 임원은 “최근 미국 본사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재난 프로토콜을 점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CEO 등 고위 관계자의 방한 일정도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생성형 AI 분야 빅테크 관계자도 “한국 국회에서 급하게 통과된 AI기본법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미국 견제 의도가 강한 유럽을 제외하면 AI와 관련해 이와 같은 강도 높은 규제를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AI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유치에서도 ‘코리아 패싱’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대만뿐 아니라 최근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운영에 드는 전기요금과 탄소배출권, 부동산 임차료 등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전력 관련 규제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최근 정부의 전력계통영향평가 제정 행정예고에 의견서를 내고 “이 제도는 경쟁 국가에서는 요구되지 않는 한국만의 규제”라면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한국의 투자 환경을 주변국 대비 과도하게 불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국회가 자료를 요구하면 영업 비밀이어도 제출해야 하고,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은 해외에 체류 중이어도 화상으로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글로벌 기업들에 충격을 안겼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지난해 12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회증언법 개정안에 대한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다음 날인 17일엔 미국상공회의소가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수석부회장 명의 성명을 내고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에 대한 강도 높은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 앞서 캐럴 밀러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미국·한국 디지털 무역 집행법안’에는 구글 애플 등 플랫폼 기업이 한국의 입법 조치로 불이익을 받으면 무역 보복을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밀러 의원은 “한국은 우리의 경제·안보 파트너지만, 미국 디지털 기업이 법의 표적이 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했다. 미국 빅테크의 한국 지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 상황과 뉴스 등을 보고받는 CEO는 일본이나 인도는 직접 방문해도 한국은 ‘패스’하는 이유에 대해 ‘솔직히 꺼려진다’는 언급을 할 정도”라며 “한국 특유의 반기업 정서나 규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AI 대응 실기하면 디지털 하청기지 전락” 암참은 한국의 규제 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봤다. 암참 회원사의 24.6%가 2022년 조사에서 국내 경영 환경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측이 어려운 규제 환경을 꼽았는데 불과 1년 만에 응답 비중이 42.3%로 늘었다. 암참 측은 “대한민국이 매력적인 비즈니스 허브로서 관심을 집중시키려면 안정적인 규제와 지정학적 환경이 중요하다”며 “다른 국가들이 제공하는 아태본부 지원책들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RHQ)는 싱가포르에만 5000개가 자리 잡고 있다. 홍콩에는 1400개, 중국 상하이에도 500개가 포진해 있지만 한국에는 100곳도 채 안 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AI 패권 경쟁과 한국의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은 자국 AI 기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규모와 강한 규제 환경 때문에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소버린 AI 연대를 주도하고, ‘매력적인 언더도그(underdog)’로서 포지셔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일본과 대만은 반도체뿐 아니라 AI 패권을 주도하는 미래를 그리며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매우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이 이 같은 경쟁에서 도태될 경우 반도체 제조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20일(현지 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메타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고문을 지낸 조엘 카플란을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2일 밝혔다. 카플란은 메타의 공공 정책 부사장을 역임하다 이번에 승진하게 됐다. 영국 부총리 출신으로 2018년부터 메타의 글로벌 정책 및 규제 문제를 담당해 온 닉 클레그가 사임한 자리로 올라가는 셈이다. 카플란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부시 전 대통령 정책 특별보좌관을,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을 지낸 공화당 인사다. 그는 2011년 당시 친구였던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전 최고운영책임자의 권유로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카플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당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으로 거론된 바도 있다. 이같은 메타의 움직임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소셜미디어 거대기업이 차기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CNBC 역시 이번 인사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을 3주 앞두고 이뤄진 점을 주목하며 “새 행정부를 위해 대형 기술기업들이 어떤 입장를 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 당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로 저커버그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021년 1월 미국 의사당 폭동 사건 때 페이스북이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하면서 이들의 갈등이 더욱 악화됐다.그러다 지난해 대선이 다가오면서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측에 적극적인 화해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도 트럼프 당선인과 최소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트럼프 당시 후보 암살 시도 사건 이후에는 “트럼프를 기도하겠다”라는 위로 인사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가 당선된 뒤 저커버그는 적극적으로 자세를 낮췄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 당선인과 만찬을 함께 하고 , 트럼프 당선인 취임 준비 펀드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2017년 10월 한국에 처음 시장조사를 위해 왔을 때 강남 종로 등 시내 한복판의 고층 빌딩들을 봤다. 저 대형 빌딩들이 영어학원이라고 알려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코너 즈윅 ‘스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1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품을 정말 필요로 하는 니치 마켓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으로 대만,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한국 등을 방문하는 긴 출장 끝에 서울 중심가에 우뚝 솟아 있는 대형 영어학원들에서 그 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어학습 솔루션 스픽은 지난해 12월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엑셀을 비롯해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등으로부터 7800만 달러(약 1094억 원)를 유치했다. 이로써 스픽의 기업가치 10억 달러 수준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2019년 한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스픽은 지난해 66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8%가 가입했으며, 200개 이상의 국내 기업이 직원 교육용으로 B2B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스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지만 한국을 메인시장으로 잡은 독특한 회사다. 즈윅 대표는 한국을 첫 번째 진출국으로 선택한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영어를 수십 년간 배워도 입은 트이지 않는다는 명확한 문제가 존재했다. 둘째, 영어 교육열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셋째는 AI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다는 것. 그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얼리어답터적 성향이 있는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어디서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즈윅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1학년 재학 중 두뇌 교육용 앱 ‘플래시카드’를 개발해 애플 앱스토어에서 미국 교육 카테고리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미국의 대형 교육회사에 앱을 매각한 뒤 AI와 영어교육을 결합한 스픽을 구상했다. 그러나 영어교육 시장은 한국에서도 레드오션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즈윅 대표는 “확실히 한국의 영어 교육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수십 년간 영어를 배워도 말을 못하는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며 “AI 기술을 통해 말을 많이 하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오픈AI의 오랜 파트너십도 스픽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즈윅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인연은 오픈AI가 챗GPT를 통해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어졌다. 10여 년 전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에서 올트먼과 파트너로 처음 만난 것. 올트먼이 오픈AI를 구상하던 시기에 즈윅 대표 역시 AI 분야로 뛰어들며 그로부터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오픈AI가 음성 인식 모델인 ‘위스퍼’를 공식 출시하기 전에 스픽에서 적용해 테스트하는 등 초기부터 긴밀한 협업을 이어왔다. 스픽은 AI와 프리토킹을 할 수 있는 ‘프리톡’과 같은 서비스도 내놨다. 이는 오픈AI 등 생성형AI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음성 간 변환 기술로 무한 진화할 수 있다. 실제 사람하고 대화하는 듯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즈윅 대표는 “우리는 음성 간 변환 기술을 활용한 목표에 거의 도달했다”며 “2025년에는 AI가 더욱 자연스러워져 인간 교사와 구별하기 힘든 단계까지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30년 안에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간의 인지능력을 뛰어넘는 ‘초지능 인공지능(AI)’이 가져올 통제 불능 상황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27일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에 따르면 힌턴 교수는 이날 BBC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향후 30년 내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이 10∼20%”라고 말했다. ‘AI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가 향후 20년 이내에 개발되고 인간을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분야 전문가 대부분이 20년 이내에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이는 매우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강력한 AI 시스템의 지능에 비하면 인간은 3세짜리 어린아이와 같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더 지능적인 존재가 덜 지능적인 존재에 의해 통제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인간이 AI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AI에 대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 규제를 촉구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며 “대기업의 이윤 동기에 맡겨 두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기업이 AI 안전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 규제뿐”이라고 강조했다. 힌턴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턴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러다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올 10월 7일(현지 시간)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에서 열린 노벨 물리·화학·경제학상 수상자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어떻게 AI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힌턴 교수는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근간이 된 ‘딥러닝’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내년에 회사가 맞게 될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을 밝혔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NBC가 입수해 보도한 구글의 내년도 전략회의 내용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18일 캘리포니아주 구글 본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2025년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 이 시기의 절박함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회사 차원에서 더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우리가 여러 조사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성공과 함께 따라온 것으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검색 사업에 대한 법원의 반독점법 위반 판결에 따라 구글은 기업분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구글 웹브라우저인 크롬 매각을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이 이를 최종 수용할 경우 미국에서 약 40년 만에 반독점 관련 대기업 사업 분할 사례가 나오게 된다. 피차이 CEO는 AI 챗봇인 제미나이 서비스와 관련해선 “2025년에는 (1위와의) 격차를 줄이고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모델을 오픈AI의 챗GPT 등과 비교하면서 “역사적으로 항상 1등이 될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제품으로서는 동급 최고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오픈AI가 챗GPT 검색을 무료화하며 구글의 검색 패권을 넘보는 가운데 구글은 AI 고도화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구글 딥마인드 공동 설립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제미나이 챗봇 서비스에 대해 “앞으로 1∼2년에 걸쳐 엄청나게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유료 구독제 전환에 대해선 “지금 당장은 구독제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국내에서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에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 개입이 어려워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이 겪은 해외 사이트 접속 장애 원인으로 지목된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는 국내법상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은 이달 20일 오후 8시부터 약 15시간 동안 디스코드, 나무위키, 챗GPT 등 해외 사이트 접속에 장애를 겪었다. 국내에서 해외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국내 인터넷 중개사업자가 해당 사이트를 관리하는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의 서버에 접속해 국내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전달해야 하는데,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 측에 문제가 생기면서 국내 이용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클라우드플레어 외에 아마존웹서비스(AWS), 아카마이 등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 3사를 포함한 기간통신사업자와 전년도 말 기준 3개월간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 수가 1000만 명 이상이거나 하루 평균 국내 트래픽 양 비중이 2%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서비스 제공에 장애가 발생하면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구글, 메타 등 국내 이용자가 많은 해외 기업도 서비스 장애 발생 시 과기정통부가 개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는 사각지대에 있어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해외 인터넷 중개사업자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해외 사업자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네이버가 이용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포용적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나섰다. 네이버는 AI 기반 스마트봇이 적용된 접근성 고객센터, ‘네이버 접근성’ 페이지 등을 통해 누구나 디지털 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 중이다. 기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을 기존 젊은 층보다 더 넓은 범위로 확대해 AI 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세운 정보 접근성 원칙은 △모든 콘텐츠는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콘텐츠는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각을 통해 화면의 이미지 정보를 인식하기 어려운 경우 화면의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고 마우스 등 포인팅 장치를 이용하지 않는 뇌병변·지체장애 사용자들을 위해서는 키보드만으로도 모든 정보의 접근과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 네이버가 이달 3일 개최한 ‘2024 널리 웨비나’ 12회 행사에서도 ‘AI 접근성을 통한 사람 중심의 디지털 포용’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제도 개선 사례가 공유됐다. 연사로 참여한 네이버클라우드 AI 랩의 김영호 리더는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디지털 정보 접근이 어려운 이용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술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문맥에 맞는 대화 가이드를 제공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자폐 아동과 부모를 돕는 ‘AACessTalk’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김 리더는 “네이버는 접근성 증진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포용적인 기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왔다”며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도 소외계층이 어려움 없이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두를 아우르는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화여대 연구팀은 웹툰에 음성 AI 기술을 입혀 몰입도를 높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편리하게 PDF와 웹 페이지를 읽을 수 있도록 기술을 적용한 사례를 제시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재활용률 제고, 유해 물질 저감, 고효율 알고리즘 개발 등 혁신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인증 기관으로부터 친환경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30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패널은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필름 시트류의 사용을 최소화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주요 부품을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 대체해 폐기 시 부품 재활용 가능률을 92.7%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에 글로벌 안전과학회사 UL솔루션즈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과 게이밍 OLED 패널 전 제품에 ‘로우 플라스틱스’ 검증 마크를 부여했다. 이 마크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전체 중량의 5% 미만인 제품에만 부여된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검증을 받은 것은 LG디스플레이가 최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 중인 투명 OLED는 글로벌 검사·인증 기관 SGS로부터 ‘에코 마크’ 인증도 획득했다. 이 인증은 글로벌 환경 규제를 준수하고 생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제품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SGS의 친환경 평가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에 부여된다. 투명 OLED 최초의 친환경 인증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친환경 척도를 수립한 것으로 인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제품의 친환경성을 제고하기 위해 패널 생산 전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저감 기술도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최고 권위 친환경 인증기관인 ‘카본 트러스트’가 OLED TV 패널 제품의 생산과 출하 등 전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밀 검증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수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재활용 소재 확대 및 저소비전력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성능과 친환경을 모두 만족시키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카카오가 새해를 앞두고 전국 시각장애 학생들을 찾아가 점자달력을 선물했다. 카카오는 올 11∼12월 전국 시각장애 특수학교 14곳과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점자달력 3000부를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올 9월 발표한 ‘더 가깝게, 카카오’라는 그룹 통합 상생사업 슬로건 아래 추진하는 활동 중 하나로 시각장애 학생들의 생활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카카오 점자달력은 달력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을 함께 담은 것이 특징이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손끝으로 만져보고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라이언, 어피치 등 대표 캐릭터 위에 촉각선으로 질감을 다르게 표현해 특징을 살리고 점자로 캐릭터 설정과 표정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휴일 모아보기, 월별 색인, 기념일 및 음력 표기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정보 탐색의 편의성을 높였다. 생일이나 약속 등 자신의 일정을 직접 기록할 수 있도록 별도의 촉각 스티커를 제공한 것이 카카오 점자달력만의 차별점이다. 기획 단계에서는 시각장애인들로부터 점자달력의 필요성과 의견을 직접 듣고 제작 이후에는 사용성 평가도 거쳤다. 저시력자들은 큰 글자 크기와 높은 명도 대비를 통해 뚜렷하게 볼 수 있어 가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국립서울맹학교 조양숙 교장은 “달력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에 관심이 많은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카카오는 사용자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2026년 점자달력 제작 수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 김혜일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DAO)는 “이번 점자달력은 디지털 서비스에서의 경험을 다른 차원으로 한 단계 더 확장하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이 제약 없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카카오가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공용 주파수 수급계획을 확정하고 각 기관에 통보했다고 29일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각 기관으로부터 제출된 주파수 이용계획을 평가해 내년도 총 7.5GHz 폭의 공공용 주파수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새해 공공용 주파수 수급계획 마련 시 △기후 레이다 등 국민 안전 확보 △무인 체계 등 국방·안보 강화 △도심항공교통(UAM) 등 공공 서비스 혁신 측면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해 해상 감시·기상 레이다 등 해상 안전 강화와 기후 이상 대응을 위한 안전 분야(11건)에 주파수 300MHz 폭을, 국방·안보 강화를 위해 안티 드론 체계 구축과 무인 체계 운용을 위한 국방 분야(18건)에 주파수 4.8GHz 폭을 공급할 계획이다. 위성·UAM 등 공공분야 새로운 서비스(9건)에 주파수 2.4GHz 폭을 공급한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대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30년 안에 인류가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간의 인지능력을 뛰어넘는 ‘초지능 AI’가 가져올 통제 불능 상황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27일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에 따르면 힌턴 교수는 이날 BBC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향후 30년 내 AI가 인류를 멸망시킬 확률이 10~20%”라고 말했다. ‘AI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가 향후 20년 이내에 개발되고 인간을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분야 전문가 대부분이 20년 이내에 사람보다 더 똑똑한 AI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이는 매우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강력한 AI 시스템의 지능에 비하면 인간은 3살짜리 어린아이와 같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더 지능적인 존재가 덜 지능적인 존재에 의해 통제되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 인간이 AI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AI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 규제를 촉구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며 “대기업의 이윤 동기에 맡겨두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대기업이 AI 안전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부 규제 뿐”이라고 강조했다. 힌턴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턴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의 제자인 천재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자다. 수츠케버는 오픈AI가 영리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힌턴 교수 본인 역시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올 10월 7일(현지 시간)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에서 열린 노벨 물리·화학·경제학상 수상자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예전에는 초지능 AI 개발 시기가 훨씬 더 늦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최근 개발 속도를 보면 5∼20년이면 개발이 될 것 같다”며 “어떻게 (AI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떤 게 가장 후회되느냐는 질문에 “안전성에 대한 고민을 더 빨리 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힌턴 교수는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근간이 된 ‘딥러닝’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모녀 등 4인 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 측에 보유주식 5%를 매각했다. 이로써 4인 연합과 형제 측(임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간 경영권 갈등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인 연합 측은 26일 “대주주 간 화합을 통해 앞으로 ‘글로벌 한미’를 향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임종윤 주주도 4인 연합에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4인 연합 지분은 40%로 높아졌고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 지분을 포함하면 48%에 달한다. 4인 연합 측은 “이번 합의는 당사자들의 사적 이익을 우선하거나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등 한미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안정적 경영, 이를 위한 협력이 필요한 것임을 상호 확인한다는 뜻”이라며 “합의의 첫걸음으로 양측은 상호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임 대표 측은 “형님(임종윤 사내이사)이 이 상태로 계속 다툼만 해서는 여러모로 안 되겠다는 답답함에 결심한 걸로 알려왔다”며 “형님과 논의 중”이라고만 입장을 밝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영어 학습 서비스 ‘스픽’이 장기 구독권의 환불을 제한하는 불공정 약관을 운영하다가 적발됐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스픽이지랩스코리아의 스픽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구독권 결제일 30일 이후에는 환불받을 수 없도록 한 불공정 조항을 적발해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영어 학습 회화 앱인 스픽은 국내에서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0만 건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결제일로부터 30일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하다는 약관을 운영해 왔다. 월 2만9000원, 연 12만9000원, 평생 45만 원 등의 가격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장기 구독권의 환불은 제한한 것이다. 공정위는 스픽의 구독권은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속 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제든 해지할 수 있어야 하고 부당하게 환불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런 지적에 따라 스픽은 내년 1월부터는 결제일 7일 이내에는 전액 환불이 가능하고, 이후에도 서비스 이용분과 위약금을 뺀 금액을 환불해주도록 개정된 약관을 시행하기로 했다. 스픽 관계자는 “공정위 시정 명령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개선 방안을 검토한 후 자진 시정안을 제출하고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청에도 적극 협조했다”고 설명했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구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제휴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 세계 넷플릭스 이용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다”며 K콘텐츠의 파워를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콘텐츠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국내 방송영상산업 수출액은 연평균 18.6%씩 증가했다. 국내에서 네이버, SK브로드밴드 등과 제휴를 통해 광고형 요금제를 확대 중인 넷플릭스는 다양한 제휴 계획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기회를 다양하게 열어주려는 취지에서 주요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광고형 요금제의 전 세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000만 명이다. 광고형 요금제 출시 국가 12개국 기준 신규 가입자의 절반이 이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는 영상 중간에 15∼30초 길이의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에 기존 요금보다 가격을 낮춘 요금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구독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제휴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세계 넷플릭스 이용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다”며 K-콘텐츠 파워를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국내 방송영상산업 수출액은 연평균 18.6%씩 증가했다. 2023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약 53억9000만달러로, 바이오헬스(163억달러), 컴퓨터(159억달러)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품으로 등극했다. 국내에서 네이버, SK브로드밴드 등과 제휴를 통해 광고형 요금제를 확대 중인 넷플릭스는 다앙한 제휴 계획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회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기회를 다양하게 열어주려는 취지에서 주요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광고형요금제의 전 세계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000만명이다. 광고형 요금제 출시 국가 12개국 기준 신규 가입자의 절반이 이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광고형 요금제는 영상 중간에 15~30초 길이의 광고를 내보내는 대신 기존 요금보다 가격을 낮춘 요금제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경제 걱정이 많은 시기일수록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TV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변신한 박용만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국가와 사회가 처한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성탄절인 24, 25일 CPBC가톨릭평화방송에서 방송되는 특별 다큐멘터리 ‘죽음에서 돌아오다, 메일린의 기적’에 출연하고 제작도 맡았다. 그는 수십 년 전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끌고 다니며 일하던 나무 손수레, 비무장지대(DMZ) 철조망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선물할 정도로 독실한 카톨릭 신자다.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7년 8개월 동안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박 전 회장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재계의 ‘어른’으로 꼽힌다. 퇴임 이후 언론 노출을 자제해온 박 전 회장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 다큐멘터리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박 전 회장은 최근 정국 혼란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산들바람에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풀뿌리경제가 걱정이다. 소상공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눈에 띄게 어려워하시는 게 보인다”며 연말을 맞아 따뜻한 희망이 필요한 시기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박 전 회장은 특히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위기를 피하기 어려운 현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부상 등으로 “강 달러가 계속될 것이고, 세수가 부족해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최악의 경제환경이다. 경제를 좀 더 세심하게 돌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15년 이상 재계 ‘회장님’에서 퇴임 후 자원봉사에 전념하는 가운데 우울한 경제 상황을 더욱 절감하게 된 면도 있다. 2021년 3월 대한상의 회장 퇴임 후 그의 삶은 10년 전 서울역에서 처음 시작한 독거노인 봉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80, 90대 노인이 많이 사시는 강북의 한 산비탈 동네에 주방을 두고, 매주 월·목요일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며 “신문에 실리는 일들에는 여력을 쏟을 수 없이, 하루하루의 삶이 절박하고 고단한 분들”이라고 했다. 주말 봉사자는 받지 않는 것도 그의 철칙이다. “주말에 하면 봉사자 숫자를 채우기는 쉽다. 도움의 손길은 고맙지만 늘 꾸준히 오는 봉사자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분들의 삶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는 “어떤 할머니는 반찬 배달을 가면 집 열쇠를 감춰놓고, 어떤 할아버지는 귀가 어두워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으니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그분들의 삶을 이해해야 하고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일회성 봉사를 거절하는 이유도 그래서다”라고 했다. 이번 다큐도 어려움 속에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주고자 시작했다. 박 전 회장은 올 5월 바티칸에서 교황청 신부를 만나 우연히 ‘메일린의 기적’에 대해 듣게 됐다고 한다. 음식물이 기도에 걸려 뇌사에 빠진 후 의료진으로부터 안락사 권유까지 받은 프랑스의 세 살 여자아이 메일린이 가족의 간절한 ‘9일 기도’를 통해 살아난 이야기였다. 이후 그 아이가 마음에 들어와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도저히 과학적으로는 증명되지 않는 이야기라 직접 취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박 전 회장은 “7월 메일린 가족을 찾아가 만난 이후 프랑스 리옹, 니스, 안시, 바티칸 등 11개 도시를 다니며 바티칸이 승인한 현존하는 기적의 현장과 목격자, 증인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천주교 방송 역사상 처음으로 바티칸 4개 부서 차관보급 고위 주교들 인터뷰도 담았다. 그가 이번 다큐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박 전 회장은 “서울대병원 교수 등 의학 전문가들을 인터뷰해보니 이번 기적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평생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아야 하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불가사의같은 ‘메일린의 기적’을 알게 된 후 신의 섭리 앞에 겸손해지고 오히려 평화와 행복감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15세가 된 메일린은 내년 2월 한국을 처음 찾는다. 박 전 회장은 “메일린의 어머니가 한국 입양아 출신이지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해 초대했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 대해 알려주고 싶다”며 “우리 국민들도 ‘기적’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연말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