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희

소설희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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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h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사회일반38%
사건·범죄20%
검찰-법원판결20%
인사일반7%
사고3%
국회3%
미담3%
지방뉴스3%
보건3%
  •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뉴욕 1300억원 빌딩’ 원금 전액 날릴 위기

    국내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이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등의 여파로 대거 부실화되고 있다. 수협중앙회 등이 투자한 미국 뉴욕의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빌딩은 사실상 투자 원금 전액을 날리게 됐다. 해외 부동산 최대 투자처인 미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 투자채권을 미국 부실채권 전문펀드에 1800만 달러(약 230억 원)를 받고 넘기기로 했다. 앞서 2017년 말 이지스는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KB생명, 코리안리, 증권금융 등과 함께 이 건물에 1억400만 달러(약 1323억 원)를 투자했다. 후순위 대출 형식의 채권투자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임대 수익이 줄면서 2021년 7월부터 건물주가 대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지스 등이 보유한 후순위 대출 가치도 급락해 채권을 헐값에 넘기게 됐다. 선순위권자 몫이나 세금 등을 제외하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1551 브로드웨이 프로퍼티는 핵심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있는 사무실 및 상가 복합 건물이다.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이 임차인으로 있어 ‘아메리칸이글 리테일’ 건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 중심부에 자리 잡았지만 투자 6년 만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 자산의 절반 이상이 북미 지역에 몰려 있다”며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수익 노려 해외부동산 단기투자… “내년 상반기 위험 최고점” 장기 분산투자 해외운용사와 달리국내 금융사들, 빌딩 한두 곳 올인노후-도심 외곽 건물 투자도 문제국내 증권사 재무악화 우려 커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워싱턴의 1750K, 1801K 건물도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으로 임대 수익이 크게 줄었다. 1750K는 미국 국세청 등 주요 임차인이 나갔고, 1801K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사용하는 별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실인 상태다. 미래에셋이 투자한 런던 트웬티 베일리 건물 역시 핵심 임차인들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임대 수익이 줄었다. 추가 투자가 없을 경우 대출계약 위반으로 강제 매각이 진행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공실이 있지만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매각 등을 통해 원만한 자금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인프라 투자도 부실 징후가 뚜렷하다. 영국의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MGT티사이드’에 약 3800억 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은 최소 30% 이상의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미국 텍사스 유전 투자 펀드인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는 예상보다 낮은 매장량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투자 위험 간과하고 고수익 추구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은 금리 인상, 팬데믹 등 외부 요인이 크지만 투자 위험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국내 금융사들의 잘못된 투자 방식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 국내 금융사들은 고수익을 얻기 위해 손실이 났을 때 먼저 변제받기 어려운 중순위의 ‘메자닌’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다. 장기 분산 투자를 하는 해외 운용사들과 달리 빌딩 한두 곳에만 5년 이내 단기 투자를 한 것도 위험을 키웠다. 투자 대상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최근 5년간 오래됐거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2급 건물에 투자해 손실을 키웠다고 최근 보도했다. 입주사들은 친환경 콘셉트의 신축 사무실을 선호하는데 한국 투자자들은 이런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2018년 인수한 런던 넘버원 폴트리 건물이 대표적이다. 준공된 지 26년이나 돼 기업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높은 유지·보수 비용 탓에 매수자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댈러스 스테이트팜 사옥도 도심 외곽에 자리 잡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운용사와 증권사는 이렇게 인수한 해외 부동산 자산을 쪼개 국내 기관들에 나눠서 팔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 투자금의 1∼2%를 수수료로 챙겼다. 금융사들의 부실한 사후 대응도 손실을 키우고 있다. 임대 수익이 줄면 추가 투자 등을 신속히 결정해야 하지만 당시 투자를 결정한 인력들이 이탈하면서 의사 결정이 더뎌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자산도 적극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부실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들 재무 악화 우려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은 국내 증권사들의 재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6곳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은 총 15조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중 24%가 해외 부동산 및 부동산 담보대출, 우발부채로 구성돼 있다. 최근 부실 문제가 터진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나 독일 트리아논 빌딩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했다. 해외 펀드 만기가 일시에 도래하는 것도 악재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30조 원에 달한다. 부동산 값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한국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매물이 일시에 늘어날 경우 가격이 더 폭락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위험성이 높은 지분 투자에 집중돼 있어 손실 위험이 크다”며 “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은 내년 상반기가 최고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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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모펀드 투자한 해외건물 수익률 ‘뚝’… 개인 투자자들 손실 발생 우려도 커져

    공모 펀드를 통한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도 커지고 있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공모 펀드의 속성상 기관보다 자금력이 취약한 개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건물의 최근 1년 수익률은 ―6.68%였다. 당초 예상한 연간 수익률 6%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최근 3개월과 1개월을 기준으로 한 수익률도 각각 ―4.75%, ―3.25%로 저조하다. 미래에셋은 공모 펀드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펀드설정액은 약 1470억 원이다. 2017년 펀드 출시 당시에는 우량 임차인을 내세워 일주일 만에 조기 완판됐다. 하지만 현재는 재임대를 한 임차인이 나가면서 공실률이 96%에 달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익률이 저조한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는 이뿐이 아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자회사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이 해외 공모 펀드로 투자한 벨기에 법무부 산하기관 청사가 입주해 있는 빌딩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8.22%를 보이고 있다. 공모로 910억 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벨기에 현지 대출로 충당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공모 펀드 역시 최근 1년 수익률이 2.37%에 불과한 상황이다. 당초 기대한 연간 수익률(6.4∼7.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지스는 공모 펀드(1868억 원)와 사모 펀드(1835억 원)로 나눠 자금을 조달했다.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 악화는 자산운용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1일까지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은 평균 1.79%로 조사됐다. 2021년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평균 수익률(16.24%)에 비해 약 88% 급감한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은 0.55%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부동산 업계는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의 투자 부실 위험이 사모 펀드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국내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한 자산에 한해 공모 펀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 펀드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도 해외 부동산이 부실화됐을 경우 그 피해를 온전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해 공격적 투자를 자제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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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 개장 직후 HTS 등 호가창 마비…투자자 불편

    한국거래소 자회사 코스콤의 전산 오류로 약 15분간 주식거래시스템에 시세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장 초반 거래량이 몰리는 시간대에 호가창이 마비된 것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개장 직후부터 약 15분간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코스피·코스닥 시세 데이터가 투자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않았다. 코스콤이 정보시스템 운영을 위해 준비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모든 증권사는 코스콤을 통해 상장종목의 시세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오전 9시 8분부터, 코스닥 시장은 9시 11분부터 데이터 수신이 재개되기 시작해 9시 16분경 정상화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콤의 시장 정보 분배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주식매매 체결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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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보증금 1억 빼내 올인”… 2차전지株 ‘묻지마 투자’

    “두 달 뒤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까지 올인했는데 가슴이 철렁했죠.” 40대 직장인 석모 씨는 보증금 1억 원을 끌어모아 지난주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샀다. “더 늦기 전에 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무리하게 급전을 마련했다. 이차전지 업체 에코프로나 에코프로비엠에 비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26, 27일 이틀에 걸쳐 장중 최고가(68만2000원) 대비 10% 넘게 주가가 급락했다. 석 씨는 “다행히 28일 주가가 반등했지만 전세금 반환 시점까지 오를지 안심할 수 없어 주말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 아직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 2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진작에 이차전지 주식을 사지 못한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박 씨는 “‘벼락거지’(타인의 주식 등 자산가격만 급등해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 신세를 면하려고 매일 주가를 검색하고 인터넷 종목토론방을 기웃거린다”고 했다. 연초 10만 원대였던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50만 원을 넘기며 1000% 이상 급등하는 등 이차전지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전 닷컴 버블 등에 비해 증시에서 2차전지 쏠림 현상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포모(FOMO) 심리’에 역대급 자금 몰려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7일 기준 58조1900억 원으로 지난달 말(51조8000억 원)보다 6조39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7월 1일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도 이달 들어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19조4000억 원에서 이달 28일 20조1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300억 원에 달했다. 전월(19조1000억 원) 대비 41% 급증한 규모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 원을 넘어선 건 2021년 8월(27조453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증시 자금은 이차전지로 몰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4∼2017년 당시 증시를 주도한 셀트리온 등 제약업종은 코스닥 거래대금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이차전지 업종은 2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47.6%에 달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된 영향이 컸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본능적 심리”라며 “다른 사람이 소유한 걸 나도 갖고 싶어하면 이를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도 리포트에 투자자 집단 항의도이차전지 투자가 ‘묻지 마 투자’ 행태로 변질되면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종목토론방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주가를 목표가로 잡고 선동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부정적 주가 전망을 내면 ‘공매도 세력’으로 몰거나, 주식을 판 투자자에게 ‘배신자’ 꼬리표를 붙여 공격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가 이차전지 종목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 일부 강성 투자자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집단 항의를 벌이기도 한다. 이에 증권사들이 5월 하순 이후로는 에코프로에 대해선 리포트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는 “일부 세력이 장난을 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건 비정상”이라며 “유튜버 등의 조언만으로 묻지 마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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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전지 열풍… 포스코홀딩스 주가 올들어 141% 뛰어

    2차전지 투자 열기에 힘입어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올 들어 140% 이상 치솟았다. 증권사들이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2.49% 오른 6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27만2000원)와 비교하면 141% 급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포스코홀딩스 시가총액은 55조6400억 원으로 코스피 종목 중 4위에 올랐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높였다. BNK투자증권은 45만 원에서 85만 원으로, 삼성증권은 47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상향했다. 주가 과열 우려도 제기됐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 만에 주가가 60% 넘게 급등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아진 점을 고려했다”며 투자의견으로 ‘매수’보다 한 계단 낮은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제시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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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B, 올해 韓성장률 석달만에 1.5% →1.3% 낮춰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1.5%에서 1.3%로 0.2%포인트 낮췄다.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만에 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이다. 19일 기획재정부는 ADB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ADB는 수출 감소와 민간소비 및 투자 부진 등을 근거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월별 수출은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ADB의 올해 성장률 전망(1.3%)은 국제통화기금(IMF·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정부(1.4%), 한국은행(1.4%) 등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ADB 전망치 기준으로 중국(5.0%), 대만(1.5%), 싱가포르(1.5%) 등 아시아 주요국들보다 낮다. 다만, ADB는 내년 한국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같은 2.2%를 유지해 올해보다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3.5%, 내년 2.5%로 기존 전망보다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ADB는 에너지·식품 가격 안정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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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 인사이트로 투자 특강 만족도 높여

    삼성증권이 국내외 주요 상장 및 비상장 법인 자금 운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하반기(7∼12월) 경제 전망 및 법인 자금 운용 전략을 주제로 한 ‘Corporate Finance Seminar’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세미나는 법인 자금 운용 담당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자금 조달 방안, 자산별 운용 전략, 외환시장 동향 등을 주제로 특강을 제공하는 삼성증권만의 법인 특화 행사다. 삼성증권은 매 분기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188개 법인, 260여 명의 법인 자금 운용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올해에만 344개 법인(중복 제외), 510명(중복 제외)의 법인 담당자들이 세미나를 찾았다. 이번 세미나에선 허진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의 ‘2023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전망’을 시작으로 전승지 삼성선물 센터장의 ‘환율 및 외환시장 전망’, 최원석 리서치센터 상무의 ‘글로벌 기업의 사례로 본 인공지능(AI)과 기술의 미래’, 김지만 글로벌채권팀 애널리스트의 ‘글로벌 통화정책과 채권시장 전망’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특히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주요 사례를 통해 설명한 최 상무의 강의는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삼성증권은 이번 특강을 통해 법인 고객들의 니즈에 부응하고, 경제 전망과 자금 운용 전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제고하는 등 법인 실무 역량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SNI/법인전략담당 이사는 “법인 자금 운용 담당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강의를 준비하다 보니 참석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다양한 주제와 수준 높은 강의를 준비해 삼성증권 법인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Corporate Finance Seminar 외에도 주요 상장 법인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하는 ‘CEO/CFO 포럼’과 향후 기업을 이끌어 갈 오너 2세를 위한 ‘Next CEO 포럼’, 스타트업의 설립자 및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Value-up 포럼’까지 전체 법인의 주요 임직원을 대상으로 ‘법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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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까지 요양비 실손 보장

    DB손해보험이 업계 최초로 요양 서비스 이용 시 발생하는 실제 비용을 100세까지 보장하는 ‘요양실손보장보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간 보험사가 판매 중인 간병·요양보장 특약은 장기요양 1∼5등급 또는 인지지원등급 판정 시 500만∼2000만 원 수준의 정해진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는 형태였다. 이런 탓에 실제 비용을 부담하기엔 부족하고 가족생활비, 대출금 상환 등으로 사용될 경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요양실손보장보험은 장기요양 1∼5등급을 받고 요양원 또는 방문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본인부담금에 대해 매월 시설 급여(요양원)는 70만 원, 재가 급여(방문 요양)는 30만 원 한도로 실손 보장한다. 특약에 가입하면 요양원 비급여 항목인 식재료비와 상급 침실 이용 비용 등을 매월 각각 60만 원 한도로 추가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방문 요양 서비스 초과 이용 시 월 20회까지 1·2등급 1일 최고 6만 원, 3∼5등급 최고 2만 원을 보장해 매월 최대 120만 원을 추가 보장받을 수 있다. 2018년에 추가된 경증치매자의 인지지원등급에 대한 보장도 신설해 인지지원등급 인정자가 주야간보호 이용 시 월 10회에 한해 1일 최고 5만 원까지 보장한다. 또 요양원 입소 또는 방문 요양 이용에 따른 학대 피해 걱정을 덜기 위해 ‘노인학대범죄피해위로금’도 탑재해 최대 100만 원 한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 가능 연령은 최대 75세이며 유병자도 간편 플랜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 진단 시 납입 면제 혜택을 통해 추가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아도 보장받을 수 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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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정지→재개→다시 정지… 혼란 키운 거래소

    “거의 전 재산을 투자했는데 갑자기 다시 거래정지가 돼서 매일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면서 살고 있어요.” 최근 한국거래소에서 거래가 정지된 이화그룹 3사(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중 이아이디에 2500만 원을 투자한 A 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올 3월 지인 추천으로 이아이디 주식에 1500만 원을 투자했지만 5월 10일 이아이디 주식 거래가 갑자기 정지됐다. 바로 다음 날 거래가 재개되자 A 씨는 문제가 해결된 줄 알고 이아이디 주식 1000만 원어치를 추가로 샀다. A 씨는 “거래소의 거래재개 결정을 믿고 추가로 투자했는데 전 재산을 날릴까 봐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화그룹 계열 3사는 두 달 넘게 주식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앞서 거래소는 5월 10일 장 마감 후 이화그룹 전·현직 임원의 횡령, 배임 혐의에 대해 조회 공시를 요구하며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에 이화그룹이 김성규 대표의 횡령액이 거래정지 기준인 10억 원에 못 미치는 8억 원가량이라고 공시하자 거래소는 거래정지를 풀었다. 하지만 검찰로부터 횡령액이 10억 원을 넘는다는 사실을 통보받고선 12일부터 2차로 거래를 정지시켰다. 기업의 잘못된 공시를 믿고 재개 결정을 내렸다가 투자자들의 혼란만 키운 것이다. 4월 말 종가 기준 1995원까지 치솟았던 이화전기 주가는 다음 달 거래정지까지 770원으로 폭락했다가 하루 잠깐 장이 열린 사이 16.75% 급등했다. 결국 거래소는 3개 종목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다. 심사 결과에 따라 해당 종목들은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다. 하루 만에 다시 투자금이 묶인 투자자들은 거래소의 거래정지 번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아이디 투자자 B 씨는 “거래정지가 잠시 풀린 날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3200만 원을 투자했다. 거래소가 밝힌 정지 사유가 너무 모호해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거래가 정지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거래소가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지난달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거래소의 모호한 거래정지 기준에 대한 불만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달 14일 거래소는 동반 하한가를 맞은 동일산업, 동일금속, 만호제강, 대한방직, 방림 등 5개 종목에 대해 하루 만에 거래정지를 내렸다. 하지만 올 4월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때는 이처럼 신속한 거래정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정지 조건은 크게 4가지다. △상장사가 조회 공시 요구에 대해 신고 시한까지 응하지 않거나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경우 △풍문 또는 보도로 주가나 거래량이 급변할 때 △기업의 공시 사항이 주가와 거래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될 때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 조건들로는 거래가 정지된 이유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게다가 거래재개 원인도 불분명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SG 사태 때도 동일한 거래정지 규정이 있었지만 시장 충격이 이렇게 커질지 몰라 대처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기업 정보를 일반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거래정지와 재개 기준을 더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거래정지 사유에 대해 상세한 원인과 배경, 재발 방지 계획까지 공시하는 기업에 한해 거래를 풀어준다”며 “반면 한국은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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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4연속 동결… 한은, 3.5% 유지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 2월, 4월, 5월에 이어 4연속 기준금리 유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처음으로 2%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 상당 기간 목표 수준(2.0%)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네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에선 긴축 기조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져 물가 압력이 다소 해소된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올려 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불안을 부추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 연준이 26일(현지 시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해 한미 금리 격차가 2.0%포인트로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13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물가지표의 둔화로 연준의 긴축 우려가 줄었다는 해석이 나오며 전날보다 14.7원 급락한 1274.0원에 마감했다.이창용 “물가 2% 돼야 금리인하 논의”… 시장선 “연말 내릴수도” 기준금리 4연속 동결경기침체-금융불안 우려 등 고려물가→경기로 무게중심 이동 관측한은 “가계빚 급증땐 대응 나설것” 한은이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건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접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올 하반기(7∼12월) 경기 침체 우려와 새마을금고 부실, 막대한 가계부채 등의 상황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2021년 9월 이후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갔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3%로 낮췄다. 그간 가장 시급한 과제였던 물가가 한풀 꺾이면서 한은은 숨을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불안한 경기도 한은이 금리 추가 인상을 택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수출이 크게 줄면서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앞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1.6%에서 1.5%로 내려 잡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미국 성장률이 유지되고 중국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을 반영해 1.4%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가 이달 들어 수출 감소로 다시 적자다.● 시장은 금리 인하 시점에 관심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언제쯤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한은은 미국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의식해 금리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뒀지만, 시장에선 한은의 무게 중심이 물가에서 경기로 이미 돌아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의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 ‘피벗(pivot·통화 정책 방향 전환)’ 시점을 재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물가에서 경기로 무게 중심을 옮긴 만큼 이르면 올 4분기(10∼12월), 늦어도 내년 중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는 하지만 가능성을 닫아놓지는 못한다는 것이지, 추가 인상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한은은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지만 다만 지금 그걸 언급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물가가 목표치(2%)에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하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는 긴축을 더 강하게 할 상황은 아니지만 한은 입장에서는 긴축인지 완화인지에 대해 일부러 모호한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긴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했다. 향후 최대 변수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다. 연준이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 한국과 격차가 2.0%포인트로 벌어져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이 하반기 경기 부담에도 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멈추는 것이 선제 조건”이라며 “다음 금통위에서도 한은에는 선택지가 금리 동결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한국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의 심각성도 논의됐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에서도 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며 “추후 예상 밖으로 급격히 늘어나면 금리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규제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7조 원이나 급증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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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톱10밖 밀려났다… GDP규모 작년 세계 13위

    지난해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3위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 한국은행 자료가 나왔다. 2020, 2021년 2년 연속 10위에 올랐지만 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한 데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7.9% 감소한 1조6733억 달러로 추정됐다. 원화 기준으로는 2161조8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3.9% 늘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12.9% 올라 달러화 기준 명목 GDP가 줄어든 것이다.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2018년 10위에서 이듬해 12위로 하락했다가 2020, 2021년 2년 연속 10위를 유지했다.韓 경제순위, 伊-브라질에 밀려… “인구감소에 더 추락 우려” 한국GDP 작년 세계 13위무역적자 478억달러로 역대 최대1%대 저성장 전망 올해 더 험난“반도체 등 특정품목 의존 바꾸고 저출산 대응 연금-노동-교육 개혁을”일본(4조2256억 달러)과 독일(4조752억 달러), 영국(3조798억 달러)은 3∼5위를 차지했다. 이어 인도,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이탈리아가 세계 10위권에 들어갔다. 브라질(1조8747억 달러)과 호주(1조7023억 달러)는 각각 11, 12위를 차지해 한국을 앞질렀다. 지난해 명목 GDP 하락은 ‘강달러’ 현상과 더불어 수출 및 인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의존적인 수출 구조를 바꾸고,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활력 저하를 막기 위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부진과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인해 무역적자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478억 달러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 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냈다. 올해는 대중(對中) 수출 부진까지 겹쳐 무역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14.8% 감소한 132억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수출도 같은 기간 36.8% 급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명목 GDP 감소의 핵심은 반도체 경기 악화와 수출 부진”이라며 “특히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금방 회복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꺾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의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각각 지난해 1월(2.9%)과 6월(2.8%) 전망 이후 한국 경제성장률을 네 번 연속 낮춰 1.5%를 제시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한은은 이보다 낮은 1.4%를 내놓았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인구 감소와 맞물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앞으로 명목 GDP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며 “무엇보다 저출산으로 노동 인구 감소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성장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200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41년 4000만 명대로, 2070년에는 현재의 3분의 2 수준인 38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 인구는 올해 80억5000만 명에서 2070년 103억 명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성장 잠재력이 점점 더 약화되고 있는 상황을 기존의 방법으로 원상 회복시키긴 쉽지 않다”며 “반도체 외 신산업 발굴과 전문 인력 양성, 연구개발 지원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현 정부가 제시한 연금, 노동, 교육 등 3대 개혁을 언급하며 “3대 개혁에 대한 세세한 장기적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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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연금 방치없게… 자동운용해 수익률 높인다

    퇴직연금을 미리 정해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이 12일 시행됐다. 연금을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고 안전한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취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시범 도입된 디폴트옵션이 전산망 구축 등에 필요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퇴직연금에는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세 가지가 있는데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고 성과에 책임을 지는 DC형 및 IRP에만 적용된다. DC형 또는 IRP에 가입하고 2주가 지났는데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 상품을 정하지 않거나, 금융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고 6주가 지났는데도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만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이라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가입자들이 전문성이나 시간 부족으로 자신의 퇴직연금을 사실상 방치함에 따라 수익률이 저조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퇴직연금 역사가 긴 미국, 영국 등에서는 디폴트옵션을 통해 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6∼8%에 이르고 있다. 국내 디폴트옵션은 고용노동부 상품심의위원회를 거쳐 승인된 상품으로 구성된다. 펀드 상품의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 사회간접자본펀드, 밸런스펀드(BF)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은 2019년 200조 원 규모를 넘어선 뒤 올 1분기(1∼3월) 338조 원 규모로 커졌다. 올 2분기(3∼6월) 상위 6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증권)의 디폴트옵션 유치 금액은 약 922억5000만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4% 증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도입을 계기로 가입자들이 금융사별 경쟁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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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급증… 지난달 가계대출, 21개월 만에 최대 증가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달(4조2000억 원)보다 1조7000억 원 늘어난 규모로,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최대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1062조3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814조8000억 원)이 전달보다 7조 원 늘었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 폭은 2020년 2월(7조8000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은은 주택 구입 관련 자금 수요 확대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등으로 인해 주담대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주담대 규제 완화 여파로 주택 거래량이 연초부터 늘어난 영향도 있다. 통상 주택 거래량 증가는 2,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46조1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1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19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진 것으로 5월(―500억 원)에 비해 감소 폭이 늘었다. 5월 가정의 달 소비와 여행 등 각종 자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주담대 증가 규모가 커 보이지만 기타 대출과 비은행 가계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전체를 보면 전체적인 증가 흐름이 매우 빠른 정도는 아니다.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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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 ‘일감 몰아주기 과징금’ 불복소송 패소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골프장과 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장금을 부과받은 것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5일 미래에셋 8개 계열사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미래에셋 측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위 승소로 판결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고객을 접대하거나 회사 행사를 열 때 미래에셋컨설팅의 골프장, 호텔을 이용하도록 한 혐의로 2020년 9월 시정명령과 과징금 43억9100만 원을 부과했다. 합리적인 검토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 측에 사업 기회를 제공해 약 430억 원의 매출을 올려줬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박 회장 등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봤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과 배우자, 자녀 등이 지분의 91.9%를 갖고 있는 회사다. 재판부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적합한 다른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가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 가치 유지에도 기여했다고 봤다. 미래에셋 측은 “특정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주기 위해 골프장 또는 호텔을 이용한 게 아니다”며 “판결문 검토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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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도 전망 포기한 에코프로 초고속 질주… 고평가 논란

    양극재 분야 지주회사 에코프로가 10일 장중 한때 주당 100만 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 대열에 들어섰다. 올 들어 700% 넘게 급등한 에코프로 주가에 대해 증권사조차 명확한 분석이나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 펀더멘털과 유리된 주가 흐름을 무작정 추종하면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 주가는 장중 한때 101만5000원까지 치솟은 뒤 96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 초보다 777% 급등했다. 코스닥에서 황제주가 나온 것은 2007년 동일철강(종가 110만2800원) 이후 16년 만이다. 에코프로는 올 4월 증권가의 과열 경고에 잠시 조정을 받는 듯했지만, 곧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업계는 에코프로 주가에는 2차전지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지원 대상에 양극재 등 2차전지 소재가 포함돼 관련 업체들이 북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유독 에코프로의 주가가 다른 2차전지 관련주보다 고평가된 요인에 대해선 증권가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기준(순이익은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 기준)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률(PER)은 674배로 포스코퓨처엠(267배), LG에너지솔루션(166배) 등 다른 2차전지 관련주보다 월등히 높다.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PER은 숫자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에코프로 주가가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서면서 애널리스트 보고서도 5월을 끝으로 뚝 끊겼다. 최근 3개월간 에코프로 보고서를 낸 곳은 삼성증권과 하나증권뿐이다. 두 보고서의 에코프로 목표가 평균치는 42만5000원. 10일 주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는 “증권사 보고서를 믿지 말라”며 2차전지 관련주의 추가 상승을 주장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에코프로가 지주사라는 점에서 분석이나 전망이 어렵다고 말한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는 사업회사가 아닌 지주사이기에 인수합병(M&A)이나 배당의 변화 같은 변수가 없으면 주가 방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가 힘들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지주사를 사업회사처럼 평가하려다 보니 자꾸 시장과 보고서 간의 괴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2차전지 전문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 주가는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아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형성되기에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필요 없어진 곳이 됐다”고 말했다. 에코프로가 공매도 세력과 온라인에서 도는 온갖 소문 등으로 혼탁해진 종목이 돼버렸다는 주장도 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주가가 계속 오르자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여서 갚는 이른바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수급 측면에서 요즘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종목 선택지가 적다 보니 에코프로에 몰린 경향이 있다”며 “냉정한 관점에서 회사의 가치를 고민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 남들을 따라 사는 건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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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만에 800원대로 떨어진 ‘슈퍼 엔저’… 韓상품 가격경쟁력 저하 수출타격 우려

    원화 대비 엔화 값이 8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수출시장에서 경합 중인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일 수출 경합 업종의 주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국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5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9원으로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8년 만에 900원 아래로 떨어졌다. 7일(909.44원)에 900원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낮은 편이다. 엔저로 일본 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낮아지면서 해외시장에서 경합하는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가뜩이나 무역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엔저에 따른 수출 타격마저 우려되고 있는 것.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일 간 수출 경합도는 69.2로 미국(67.9)이나 독일(61.5)을 앞질러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양국 산업의 수출 구조가 다른 나라보다 유사한 데 따른 것이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포인트 떨어질 경우 한국 기업들의 수출 가격은 0.41%포인트, 수출 물량은 0.20%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의 6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대일(對日) 무역수지는 17억8000만 달러 적자로 중국(13억 달러 적자)을 앞질러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올 1∼6월로는 102억1200만 달러 적자로 이 기간 전체 무역적자(281억 달러)의 약 36%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은 5월 무역수지가 1조3725억 엔(약 12조5000억 원)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42% 줄었다. 이는 국내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다음 날인 6일 한일 수출 경쟁 업종으로 꼽히는 철강, 석유화학, 섬유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2.2%, 1.7% 떨어졌다. 석유화학 분야의 S-Oil, 롯데케미칼 주가도 각각 1%, 0.97% 하락했다. 섬유 기업 F&F, 효성티앤씨는 각각 1.1%, 3.2% 떨어졌다. 엔화 약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990년대 세계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미스터 엔(¥)’으로 불렸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차관은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엔-달러 환율이 내년에 160엔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은행(BOJ)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는 현 수준보다 10% 넘게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달러당 160엔 안팎에서 통화당국이 시장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7일 엔-달러 환율은 143.985엔으로 올 1월 초보다 10%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엔저 장기화에 대비해 수출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엔저에 대비해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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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들어버린 ‘증권가의 꽃’ 애널리스트… 위상 악화에 ‘엑소더스’

    《#일명 ‘1세대’라 불리는 32년 차 증권사 애널리스트 A 씨. 한국 증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 입사한 그는 한때 수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증권가의 꽃’이라고 불렸던 애널리스트의 최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제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매달 급여 통장에 찍히는 금액도, 증권사 내 영향력이나 업무량도 적어진 현실. “애널리스트 전성기 때는 돈을 많이 받는 만큼 일도 너무 많아 힘들었다”라며 “그 시절이 꼭 그립지만은 않다”라고 말했지만 그의 덤덤한 목소리에 섭섭함이 적잖이 묻어났다. 》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수억 원대 연봉을 자랑하며 대학생들의 선망을 받는 직업으로 꼽혔던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그러나 과거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나날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증권사 수익구조 변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 투자상품의 다변화 등의 영향이 겹치며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내리막을 탄 것이다. ● ‘증권가의 꽃’으로 불렸던 애널리스트들 본보가 인터뷰한 1세대 애널리스트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를 애널리스트의 ‘황금기’로 꼽는다. 1997년 외환위기라는 시련을 거치며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파악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던 시기이기 때문. 이때 이른바 ‘해외파 애널리스트’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영입됐고, 2007년 코스피가 처음 2,000을 넘어서자 기관투자가의 리서치 수요까지 늘어났다. 1999년부터 애널리스트로 일해온 B 씨는 “양질의 리포트가 쏟아져 나왔다”며 “애널리스트들에게는 가장 좋았던 시기”라고 털어놓았다. 이때 정확한 경제 방향성 예측으로 ‘이코노미스트’로서 명성을 쌓은 애널리스트들도 적지 않았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그중 하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를 역임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해내며 거시경제 ‘족집게’로 이름을 떨쳤다. 각종 통계와 현장을 담은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가 여의도 밖에서까지 화제를 모으는 일도 왕왕 있었다. 2011년 당시 유진투자증권의 김미연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입시전형 분석 자료 ‘교육의 정석’은 뜨거운 반응을 모으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엄마들은 물론이고 입시정보에 목말랐던 워킹맘들의 ‘필독서’로 떠올랐다. 인터넷 카페에선 이 자료를 앞다퉈 공유했고 일부 입시컨설팅 업체들은 100쪽이 넘는 이 자료를 따로 묶어 돈을 받고 팔기까지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국 단위 설명회를 열었고, 김 애널리스트도 단숨에 ‘스타 애널리스트’로 떠오르며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장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신뢰 잃고 위상 추락… ‘엑소더스’ 가속화 ‘스타급’ 대우를 받던 애널리스트의 인기는 2010년대 후반 들어 시들해졌다. 이후 해가 지날수록 애널리스트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현역 애널리스트 수는 1069명이다. 약 10년 전인 2014년(1192명)에 비해 123명이나 줄었다. 증시 활황기였던 2010년 1575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13년 만에 약 32% 급감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케이프투자증권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아예 리서치센터를 없애버리기도 했다. A 씨는 “애널리스트의 연봉 절대 금액도 2010년보다 낮아졌다”고 고백했다. 젊은 세대의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를 ‘거쳐 가는 곳’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1세대 애널리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요즘에는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면 투자은행(IB)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위태로워진 데는 △수익률 저하 △신뢰 상실 △투자 환경의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지만, 결정적으로 리서치센터 운영의 수익성이 낮아진 게 치명타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서치센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기관 및 법인 고객들에게 투자에 도움이 될 종목 분석 자료를 제공해 매매거래를 유치하는 영업 활동이었다. 그러나 과거 증권사에 주식매매를 위탁했던 법인 투자자들은 수수료율이 더 낮은 온라인으로 직접 주문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증권가의 경쟁 격화도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증권사가 많아지면서 수수료를 두고 출혈 경쟁이 생긴 측면도 있다”며 “법인영업의 수수료 수익이 계속 하락하니까 리서치센터의 비용을 충당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아니더라도 유튜브 등 투자 정보를 얻을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애널리스트 분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리포트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사실상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25년 차 애널리스트 C 씨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1년간의 시장 동향도 맞히지 못하는 리포트를 돈 주고 살 필요가 없지 않나”며 “당연히 리서치센터의 파워가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 씨는 “애널리스트들이 자기가 담당하는 기업의 실적을 제대로 추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리포트 질 하락엔 접근 어려운 기업정보가 한몫 일부에서는 리포트의 정확도가 떨어진 원인으로 기업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진 현실을 꼽기도 한다. 2000년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업과의 유착관계가 논란이 될 정도로 기업들로부터 비공식 루트로 정보를 받곤 했다. B 씨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실적 공식 발표 전 애널리스트에게 근사치를 슬쩍 알려주면 그 수치를 토대로 리포트를 작성하기도 했다”며 “이를 ‘위스퍼 넘버(비공식 소문)’라고 부르곤 했는데, 이러한 관행을 악용해 선행매매(기업의 중요 정보를 미리 빼돌려 자신의 투자에 활용하는 불공정거래)를 저지르는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미리 정보를 흘리는 게 차단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기업정보를 얻기 어려우니 매도 의견을 내기도 쉽지 않다. 올해 1분기(1∼3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평균 매수 의견 비중은 약 89%로 나타났다. DS투자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등의 매수의견 비중은 100%에 달했다. 외국계 증권사를 제외하고 매도 의견을 낸 곳은 DB금융투자(0.7%), 미래에셋증권(0.7%), 유진투자증권(1.3%), 한화투자증권(0.6%) 등이 유일했다. ‘매도 의견’을 내버리면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예전에 일 잘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한 대기업을 상대로 매도 리포트를 낸 적이 있었는데, 그 기업이 거래 정지를 당하면서 해당 증권사 펀드에 투자했던 수천억 원을 바로 빼버렸다”며 “매도 리포트를 못 내는 것을 애널리스트 탓으로만 돌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 “애널리스트 역할 더 중요” vs “이미 사양 산업” 고객의 수요도, 회사의 지원도 메말라가는 한국 리서치센터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애널리스트의 전문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전성기’는 다시 없을 것이란 비관론도 적지 않다. 막 애널리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신입 애널리스트들은 애널리스트의 역할이 되레 더 중요해졌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8월 입사한 E 씨는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을 분석하고 공부하는 게 좋아서 애널리스트를 택했다”며 “유튜브와 주식 오픈채팅방 등 투자자가 정보를 얻을 채널이 다양해진 건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굉장한 부담이지만, 정보를 재검증해 신뢰성을 높이는 일은 더 중요해졌다고”고 했다. 반대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는 이미 사양 산업이 돼버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들의 분석이 더 이상 맞지도 않고, 돈만 축내는 곳을 민간 기업인 증권사가 더는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가 리서치센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이상 애널리스트의 입지가 과거처럼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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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수 보고서’ 내놓고 선행매매로 억대 이득… ‘신뢰도’에 치명타

    “일부긴 하지만 최근 몇몇 애널리스트가 선행매매 등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이 반복되면서 저희 직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죠.” 대형 증권사에서 15년 가까이 애널리스트 일을 해온 A 씨는 “여러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의 국내 주식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등 강한 규제를 하고 있음에도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가뜩이나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이 본인의 증권사 리포트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사건까지 이어지면서 신뢰도 추락까지 발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애널리스트들의 부정거래 사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도 DB금융투자의 유명 애널리스트 B 씨가 불법 선행매매로 부당 이득을 챙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B 씨는 증권사 보고서를 내기 전 ‘매수 의견’을 제시한 종목을 차명 증권계좌로 미리 사들인 뒤 보고서 공개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식으로 5억2000여만 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가 사들인 종목은 총 22개에 달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부정 거래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B 씨의 부정 거래를 포착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2020년에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와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동일한 수법으로 선행매매 한 것을 적발한 바 있다. 이들은 2021년에 각각 징역 3년과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애널리스트들의 잇따른 부정 거래에 금융업계도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정한 ‘표준내부통제기준’을 근거로 임직원의 주식 거래를 엄격히 관리하는 내부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금투협의 표준내부통제기준은 증권사 임직원들의 거래 빈도와 금액 등을 제한해 투자로 인해 과도한 이익을 얻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금투협이 고시한 기준을 바탕으로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임직원 단속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협회와 업계가 자체적으로 엄격한 내부 통제를 하고 있음에도 증권사 임직원의 모든 거래 내역을 일일이 파악하는 게 어렵다 보니 부정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B 씨의 경우는 금감원에 이상 자금 흐름이 포착됐지만 차명계좌를 통한 선행매매 부정 거래를 잡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은 “애널리스트들의 부정 거래에 대해 형사처벌 수준과 과징금의 정도를 지금보다 훨씬 높인 뒤 일벌백계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특히 차명계좌로 부정 거래를 했을 때 가중 처벌을 하고, 부정 거래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 제도 등도 더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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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화값 900원선 붕괴… 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

    원화 대비 엔화값 900원 선이 무너지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반 기준 100엔당 897.29원 수준이었다.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반 기준)이 800원대를 기록한 건 2015년 6월 25일(897.91원)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900.92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900원대를 전후해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800원대로 떨어졌다. 엔화는 올 들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달러당 엔화값은 지난해 15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45엔 안팎을 오가고 있다. 엔화값이 급격히 떨어진 건 일본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일본은 기준금리를 ㅡ0.1%로 정하고, 국채 수익률을 0%대에서 관리하는 ‘돈 풀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올해 하반기(7~12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것도 엔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22일 이후 2주 만에 1200원대로 진입했다. 일본의 ‘역대급 엔저’ 현상에 국내 기업들이 수출에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엔저 현상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국내 주력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에 타격을 줬다. 다만 이 같은 엔저 현상이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 시작 후 엔화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심할 뿐이지 장기적으로는 원화, 위안화 등 주요 아시아 수출국 통화도 강달러 속 동반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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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의조 “불법행위 한적 없다… 사생활 유포자 선처 없을것”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생활 관련 글과 영상 등이 퍼지며 논란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 황의조 선수(31·사진)가 “불법적인 행동을 한 적 없다”는 자필 입장문을 29일 발표했다. 황 선수는 25일 SNS에 올라온 자신의 사생활 폭로 글과 관련해 낸 입장문에서 “불미스러운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면서도 “자신을 내 여자친구라고 칭하는 자에 의해 허위 게시물이 업로드되고 사생활 영상이 유포됐다. 사생활과 관련해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고, 최초 작성된 글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또 “최초 유포자를 포함해 2차 피해에 가담하거나 연루된 이들에 대해 어떤 경우도 선처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황 선수 측 변호인에 따르면 황 선수는 지난해 11월경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뛸 당시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고 한다. 이후 올 5월부터 사생활 관련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황 선수는 26일 사생활 폭로 글 게시자와 협박 메시지를 보낸 두 사람을 고소했다.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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