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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데뷔전이었다. ‘황소’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꿈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전에서 빅클럽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황희찬은 18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 UCL E조 1차전 헹크(벨기에)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엘링 홀란드와 최전방 투톱으로 나선 황희찬은 전반 36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이어 받아 그대로 질주했다. 상대 수비라인을 돌파한 황희찬은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발끝으로 침착하게 공을 터치했다. 달리는 동작에서 방향만 튼 간결한 슛이었다. 공은 골문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이 골로 황희찬은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로 UCL에서 골을 넣은 한국인 선수가 됐다. 최연소 기록은 2014년 코펜하겐을 상대로 골을 넣었던 손흥민(당시 22세·레버쿠젠)이 갖고 있다. 한국 선수로 UCL 본선 데뷔전 골은 황희찬이 처음이다. 또 황희찬은 전반 34분과 45분 홀란드의 골을 연속 어시스트했다. 홀란드는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잘츠부르크는 6-2 대승을 거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경기에서 황희찬에게 최고 평점인 10점을 주었다. 3골을 넣은 홀란드(9.5점)보다 높은 평점이었다. 황희찬의 장점인 돌파력이 돋보였다. 황희찬은 최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뛰기도 했다. 황희찬의 돌파력을 살려 측면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수비 부담이 많은 윙백 자리는 황희찬에게 맞지 않았다. 황희찬을 다시 공격수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지금 대표팀의 선발 투톱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27·보르도)다. 황희찬으로서는 쉽지 않은 경쟁 구도다. 그러나 황희찬이 공격수로 계속 최고 기량을 발휘한다면 벤투 감독의 구상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황희찬은 이미 빅클럽의 스카우트들로부터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50명의 스카우트가 경기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등 빅 클럽의 스카우트들이다. 앞으로의 활약에 따라 빅클럽으로의 도약도 꿈꿀 수 있다. 한편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이강인(스페인 발렌시아)은 이날 H조 첼시(잉글랜드)전에서 후반 45분 교체 출전해 약 5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인으로는 역대 최연소(18세 6개월 30일)로 UCL 본선에 데뷔했다. 이전 기록은 지난해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세웠던 19세였다. 이는 또한 발렌시아의 최연소 외국인 데뷔 기록이기도 하다. 발렌시아의 신임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은 공격수 호드리고 모레노 대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전 감독체제에서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주로 나섰으나 이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강인의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이다. 셀라데스 감독이 이강인을 계속 이 포지션으로 기용한다면 이강인에게는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을 기회가 될 수 있다. 발렌시아는 1-0으로 이겼다. ▼ 8개월 대장정… 우승상금 250억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프로축구 최고 팀을 가리는 대회다. 각국의 프로축구 수준을 구분해 참가할 수 있는 팀 수를 제한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최상위 4개 리그에서는 상위 4개팀이 본선 조별리그에 직행한다. 반면 하위 리그 팀들은 1∼3차 예선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모인 팀들이 32강전부터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16개팀이 토너먼트로 8강, 4강, 결승전을 치른다. 8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는 우승 상금 1900만 유로(약 250억 원)가 기다린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기적’에 앞장선다. 국내 프로축구 4부 리그 격인 K3리그의 화성FC가 18일 오후 7시 경기 화성종합타운에서 K리그1(1부 리그) 명문 수원과 축구협회(FA)컵 4강 1차전을 벌인다. 선수단 연봉 합계 3억 원(화성)과 80억 원(수원)의 비교에서 볼 수 있듯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K3리그 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FA컵 4강에 오른 화성의 공격 핵심은 유병수(31)와 문준호(26)다. 4부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유병수는 K리그1 득점왕 출신이다. 2009년 인천에서 데뷔해 12골을 넣었고 2010년 22골로 득점왕이 됐다. 그때 붙은 별명이 ‘월미도 호날두’다.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알 힐랄로 옮겼고 국가대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2013년 러시아 로스토프로 이적했던 그는 2016년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 동안에도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서 뛰기도 했다. 지난해 제대 후 30대 나이에 마땅히 뛸 팀을 찾지 못하다 올해부터 화성에 몸담고 있다. 1부 리그 복귀를 꿈꾸는 유병수는 이번 FA컵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FA컵에서 5경기 동안 7골을 넣은 그는 “우승하고 좋은 프로팀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준호에게도 이번 경기는 특별하다. 용인대 시절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주장으로 은메달을 따냈던 그는 2016년 수원에 입단했다. 하지만 측면 미드필더인 그에게 염기훈 등의 벽은 높았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FC안양으로 임대됐다 수원에 복귀했지만 팀을 나와야 했다. 방황하며 축구를 그만둘 뻔했다던 그는 2월 화성에 합류해 재기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경남과의 FA컵 8강전 후반 5분 1-1 상황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기량이 살아 있음을 보였다. “수원 홈구장에서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FA컵 최다 우승(5회) 기록을 세우고 우승팀에 주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도 차지하겠다는 수원은 신중하다. 염기훈은 “명성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긴장하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한국이 투르크메니스탄을 꺾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와 손흥민(토트넘) 활용법을 고민하게 한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방문경기에서 전반 13분 나상호(FC 도쿄)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정우영(알사드)의 프리킥 추가골로 2-0으로 이겼다. 한국의 이날 공격은 측면 위주로 진행됐다. 전반 초반 풀백 이용(전북)이 전진해 측면 미드필더 나상호와 함께한 오른쪽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결국 이용이 날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발 맞고 나온 것을 나상호가 골로 연결했다. 나상호는 A매치 8경기 만에 첫 골을 넣었다. 한국은 전반까지만 해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후반 들어서는 그러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드에서 정우영과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을 거쳐 이루어지는 공격 전개가 순조롭지 못했다. 중앙에서 전진 패스가 나오지 않아 한국의 경기는 점점 더 측면 위주로 단순해졌다. 그러자 측면 수비수들이 전진한 뒤 공간을 자주 내주며 역습에 시달렸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실수가 많았고 역습을 허용했다. 전반전과 후반전의 경기력 차이를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선발하면서 멀티플레이 능력을 지닌 공격형 미드필더를 대거 뽑았다. 이 선수들의 위치를 바꿔가며 부분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나상호는 좌우 위치를 서로 바꿔가며 벤투 감독의 전술을 잘 실천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드에서는 조지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계속 약점을 보였다. 공수의 불균형 때문이다.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은 전진 패스 능력을 보였으나 몸싸움과 수비 가담 능력이 부족했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역시 결정적 수비 실수를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의 황인범은 전진 패스가 부족했다. 벤투 호에는 이들 외에도 김보경 이동경(이상 울산) 등의 미드필더가 더 있다. 최적의 미드필더 조합을 찾는 것이 벤투 감독의 숙제가 됐다. 한편 한국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이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최근 A매치 13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살릴 전술을 찾는 것도 과제다. 한국은 다음 달 10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시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을 치른다. 15일에는 평양에서 북한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북한은 레바논과 스리랑카를 꺾고 2연승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한국이 투르크메니스탄을 꺾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와 손흥민 활용법을 고민하게 한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방문 경기에서 전반 13분 나상호(FC 도쿄)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정우영(알사드)의 프리킥 추가골로 2-0으로 이겼다. 한국의 이날 공격은 측면 위주로 진행됐다. 전반 초반 풀백 이용(전북)이 전진해 측면 미드필더 나상호와 함께 한 오른쪽 공격이 위협적이었다. 결국 이용이 날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발 맞고 나온 것을 나상호가 골로 연결했다. 나상호는 A매치 8경기 만에 첫 골을 넣었다. 한국은 전반까지만 해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후반 들어서는 그렇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드에서 정우영과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을 거쳐 이루어지는 공격전개가 순조롭지 못했다. 중앙에서 전진 패스가 나오지 않아 한국의 경기는 점점 더 측면 위주로 단순해 졌다. 그러자 측면 수비수들이 전진한 뒤 공간을 자주 내주며 역습에 시달렸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 실수가 많았고 역습을 허용했다. 전반전과 후반전의 경기력 차이를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선발하면서 멀티플레이 능력을 지닌 공격형 미드필더를 대거 뽑았다. 이 선수들의 위치를 바꿔가며 부분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재성(홀스타인 킬)과 나상호는 좌우 위치를 서로 바꿔가며 벤투 감독의 전술을 잘 실천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드에서는 조지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계속 약점을 보였다. 공수의 불균형 때문이다.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은 전진 패스 능력을 보였으나 몸싸움과 수비 가담 능력이 부족했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역시 결정적 수비실수를 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전에서의 황인범은 전진 패스가 부족했다. 벤투 호에는 이들 외에도 김보경 이동경(이상 울산) 등의 미드필더가 더 있다. 최적의 미드필더 조합을 찾는 것이 벤투 감독의 숙제가 됐다. 한편 한국팀의 에이스 손흥민은 이날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최근 A매치 13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손흥민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살릴 전술을 찾는 것도 과제다. 한국은 다음 달 10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을 치른다. 15일에는 평양에서 북한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북한은 레바논과 스리랑카를 꺾고 2연승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측면이 살아야 벤투호가 산다.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한국이 꺼낼 핵심 카드 중 하나는 측면공격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그동안 포백과 스리백을 번갈아 실험해 오면서 공통점으로 측면공격을 중시했다. 포백에서는 좌우 측면 수비수(풀백)들의 깊숙한 공격 가담 이후의 크로스, 최근 실험한 스리백에서는 좌우 날개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의 측면공격을 활용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이 밀집수비를 펼칠 경우 중앙 수비를 분산시키기 위한 측면공격은 더욱 중요해진다. 손흥민(토트넘)-황의조(보르도) 투톱 선발이 유력하지만 밀집수비를 뚫기 힘들 땐 높이의 김신욱(196cm·상하이 선화)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김신욱을 앞세워 고공 플레이를 할 경우 측면 크로스의 정확성이 경기의 승패를 가른다. 벤투 감독은 지난주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시도한 스리백 실험이 만족스럽지 못했기에 우선 포백을 쓸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이 선발한 풀백들은 모두 공격 가담 능력을 갖고 있다. 왼쪽 풀백으로는 김진수(전북)와 홍철(수원)이 경합 중이다. 벤투 감독은 경쟁자인 두 선수가 함께 훈련하도록 했다. 둘의 컨디션을 점검한 뒤 최종 선발한다는 구상이다. 오른쪽 풀백을 놓고는 이용(전북)과 김태환(울산)이 경쟁 중이지만 이용이 다소 앞서는 모양새다. 이용은 K리그1 28라운드까지 경기당 크로스 성공 횟수 1위(3.9회)에 올라 있다. 홍철이 2위(3.4회), 김태환이 5위(2.9회), 김진수가 7위(2.7회)다. 미드필더에서는 황희찬(잘츠부르크)에게 측면 돌파 임무를 다시 맡길 가능성이 있다.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실험의 핵심은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한 황희찬의 돌파였다. 현재 황희찬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측면에서 경합 중이다. 이재성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공수 조율이 강점이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손흥민-이강인’ 조합이 선을 보였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37위)은 5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조지아(94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40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분과 후반 40분 황의조의 연속 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후반 44분 다시 동점골을 내줬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사용했던 4백 대신 3백을 택하고 3-5-2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김진수 황희찬을 미드필드 좌우 양 측면에 배치하고 미드필드 중앙에 권창훈과 이강인을 출전시켰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투 톱이었다. 벤투 감독의 의도는 확실해 보였다. 측면 돌파에 능한 김진수 황희찬을 통해 중앙 수비를 분산시키고 이 틈을 타 테크닉이 좋은 권창훈과 이강인으로 하여금 손흥민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하거나 직접 해결토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전에선 달랐다. 전방 패스는 실종됐고 손흥민은 공을 받으러 미드필드까지 자주 내려와야 했다. 중원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격적인 미드필더들이 대거 전진하면서 수비 라인과의 간격이 벌어졌다. 이 빈 공간을 상대가 파고들며 역습할 때 미드필더들의 빠른 수비 전환이 요구됐지만 그러지 못했다. 향후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창피하다. 대표팀은 놀러 오는 곳이 아니다”며 “이런 경기력이라면 월드컵에 못 나간다”고 쓴소리를 했다. 벤투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전반전 경기 내용만 본다면 지금까지 치른 17경기 중 최악”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관심이 집중된 이강인은 18세 198일로(역대 최연소 7위)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 초반 압박을 피하며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보낸 장면이나,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골대를 맞힌 정교한 왼발 슛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 후 몇 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이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경기력이 저하됐다. 이강인은 이날 평소 소속팀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서 뛰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나 20세 이하 월드컵 때처럼 위치를 가리지 않는 프리롤을 부여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도 “전반적으로 대표팀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데다 평소 뛰던 포지션이 아니어서 이강인에 대해 이날 경기만으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멀티플레이를 요구하는 현대 축구의 흐름상 다양한 임무 수행 및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이강인 본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해 보인다. 벤투 감독은 6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실험했다. 그중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동경은 침착한 볼 컨트롤과 크로스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은 10일 투르크메니스탄(132위)과의 방문경기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같은 조의 북한(118위)은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레바논(87위)을 2-0으로 눌렀다. 이날 투르크메니스탄도 스리랑카(200위)를 2-0으로 이겼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막내 형’ 이강인(18·발렌시아·사진)이 ‘꿈의 무대’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강인은 UEFA가 5일 공개한 2019∼2020 챔피언스리그 팀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포함해 25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포지션 경쟁자인 미드필더 페란 토레스(19), 데니스 셰리체프(29) 등도 이름을 올린 상태여서 출전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발렌시아는 올 시즌 3경기를 치르면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이강인은 처음 2경기에 결장한 뒤 최근 경기인 마요르카전에서 후반 막판 교체로 투입돼 10분 정도 뛰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잉글랜드), 아약스(네덜란드), LOSC 릴(프랑스)과 H조에 속한 발렌시아는 18일 첼시와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손흥민(27·토트넘)과 황희찬(23·잘츠부르크)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토트넘의 명단에는 손흥민을 포함해 델리 알리(23), 크리스티안 에릭센(27), 해리 케인(26) 등 팀의 주축인 ‘데스크(DESK) 라인’이 모두 포함됐다.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독일), 올림피아코스(그리스), FK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 B조에 속했다. 토트넘은 19일 올림피아코스와 맞붙는다. 황희찬의 소속팀 잘츠부르크는 지난 시즌 우승팀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헹크(벨기에)와 함께 E조에 편성됐다. 잘츠부르크의 첫 경기는 18일 헹크전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39분 자노 아나니제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분 교체멤버로 들어간 황의조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40분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동경의 측면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딩으로 문전으로 올렸고 이를 황의조가 다시 머리로 받아 넣어 한국의 역전골을 넣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45분 빌리타이아에게 다시 동점골을 허용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그동안 즐겨 사용해왔던 4백 대신 3백을 들고 나오며 3-5-2 포메이션을 썼다. 권경원 김민재 박지수가 수비라인에 서고 그 앞에 백승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권창훈 이강인이 미드필드 중앙에 서고 김진수 황희찬이 중원의 좌우 측면에 섰다. 손흥민과 이정협이 투톱으로 최전방에 나섰다. 골키퍼는 구성윤이 맡았다. 이강인은 18세 198일로 역대 최연소 7위의 기록으로 A매치에 데뷔했다. 구성윤 역시 A매치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전반전 경기 내용은 대체로 부진했다. 공격적인 황희찬이 측면에서 자주 전진하며 공격에 가담했으나 황희찬이 전진한 만큼 박지수와의 공간이 벌어지면서 이 공간을 침투하는 상대의 역습에 시달렸다. 백승호와 수비라인의 협업이 무너지면서 중원에서의 지배력을 상실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렸다. 한국은 전반 39분 권창훈의 수비 실수로 공을 빼앗기면서 자노 아나니제에게 선제골을 뺏겼다. 벤투 감독은 후반전에 백승호 대신 정우영, 박지수 대신 김영권, 이정협 대신 황의조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가 받아 넣으며 동점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이어 후반 16분 손흥민 대신 나상호, 황희찬 대신 이동경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26분에는 이강인 대신 김보경을 내보냈다. 이강인은 프리킥 상황에서 왼발로 골대를 맞추기도 하는 등 정교한 킥을 선보였으나 상대의 압박에 시달리며 다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반면 역시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동경은 안정된 볼 처리 능력을 보이며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벤투 감독은 이날 많은 선수를 교체 투입하면서도 3-5-2 포메이션의 골격은 끝까지 유지했다. 그러나 대체로 이 포메이션에 대한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파격에 가까운 실험이었으나 개선해야 될 점이 많은 전술이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아직 화려한 조명과는 거리가 있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새 얼굴들이 있다. 자신을 믿으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스포츠의 유망주들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그들이 있기에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내일의 별들을 소개한다. 첫 회 주인공은 스포츠클라이밍 샛별 서채현(16)이다.》 혜성 같은 등장이었다. 16세 여고 1년생 서채현(신정여상)은 올해 성인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연령이 되면서 처음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섰다. 6월 4명을 뽑는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암벽 여제’ 김자인(31)에 이어 당당히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녀 통틀어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약 2주 뒤인 7월 6일 스위스 빌라르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리드 부문에서 세계 최강 야냐 가른브레트(20·슬로베니아)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7월 14일 프랑스 샤모니 월드컵, 21일 프랑스 브리앙송 월드컵에서 연달아 가른브레트를 제치고 리드 부문 금메달을 땄다. 세계가 깜짝 놀랐다. 앳되고 조용한 목소리지만 “오르는 게 좋다. 관중이 많으니까 재미있다”고 하는 그의 표정에 긴장감이라곤 없었다. ‘올림픽채널’은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 후보인 가른브레트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선수는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채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12월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정해진 코스를 빨리 오르는 ‘스피드’, 난도 높은 코스(과제)를 여러 개 설계해 놓고 누가 몇 개의 코스를 통과하는가를 보는 ‘볼더링’, 주어진 시간 안에 누가 가장 높이 오르는가를 재는 ‘리드’로 나뉜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3종목 점수를 합산하는 ‘콤바인’ 종목이 열린다. 남녀 각 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와 ‘볼더링+리드’ 2개의 금메달이 예정돼 있다. “어려서부터 아빠 엄마랑 함께 산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등반을 시작했어요.” 서채현의 아버지 서종국 씨(46)는 현역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다. 동갑내기 부인인 전소영 씨도 암벽 및 빙벽 등반에 모두 능한 클라이머 출신이다. 외동딸 서채현은 일곱 살 때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했다. 선운산 투구바위 등 전국의 이름난 자연 암벽도 오르내렸다. 지난해 가을에는 온 가족이 전북 완주군 천등산(707m)의 암벽을 올랐다. 전 씨는 “딸이 스무 살이 되면 세계의 명산을 함께 다니며 즐기는 게 꿈”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부모의 클라이밍센터에는 간판스타 김자인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주 찾아와 훈련한다. 김자인은 “오래전부터 채현이를 봐왔다. 이렇게 성장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서채현은 자신의 영웅인 김자인과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서채현은 내년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에서 우승하면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김자인과 서채현의 올림픽 동반 출전도 가능하다. 서채현은 지난달 20일 일본 하치오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드 스피드 볼더링 합산 13위를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였지만 스피드와 볼더링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제 16세인 그의 잠재력을 볼 때 스피드와 볼더링에서도 세계 정상권에 빠르게 도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근력이 강해지는 2, 3년 뒤부터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채현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 오던 것을 이뤘습니다. 이게 첫걸음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6일 발표한 축구대표팀 명단에 이동경(22·울산·사진)이 처음 이름을 올렸다. 올해 프로 2년 차 미드필더인 그가 벤투 감독의 눈에 든 배경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한 그는 지난해 K리그1 울산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으나 1경기만 뛰고 곧바로 K리그2(2부) 안양에 임대됐다. 올해 다시 울산으로 복귀했고 18경기에 출전해 2골과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과 안양에서 총 11경기를 뛰며 6개의 슈팅을 날리는 데 그쳤던 그는 올해 대부분 교체 멤버로 뛰느라 출전 시간이 충분치 않았는데도 37개의 슈팅을 날리는 등 상당히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경은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돼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에 출전했다. 이동경은 예선 H조 대만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3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한국이 조 1위로 내년 초에 열리는 본선 진출권을 따내는 데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감이 크게 늘었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얘기다. 벤투 감독은 이동경에 대해 “좌우 측면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의 기술이 좋다”고 평했다. 그는 침착하게 수비수를 제치고 슛을 날리거나 밀집 수비 속에서도 공을 뺏기지 않는 드리블 및 볼 컨트롤 능력이 강점이다. 5월 18일 수원을 상대로 K리그1 데뷔 골을 넣을 때도 그랬다. 다만 격렬한 몸싸움을 계속하며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체력, 슈팅의 정확도 및 마무리 능력 등은 좀 더 개선해야 할 점이다. 이동경은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주장 김보경(30)과 같은 방을 쓴다. 김보경은 평소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축구 기술 및 경기 분석 내용을 공개한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지만 자신이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이동경은 김보경과 유튜브 내용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모두 대표팀에 뽑혔다. 이동경은 “같은 방을 쓰는 보경이 형과 대표팀 옷을 입고 공을 찰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모두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동경은 “쉽고 간결한 플레이로 빠르게 공을 넘겨주고 킬 패스나 콤비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 기회가 오면 슛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지금이 김신욱을 뽑을 적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발표한 새 대표팀 명단에 ‘진격의 거인’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이름을 올렸다.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겨냥했다. 196cm 장신인 김신욱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처음 대표팀에 뽑혔다. 지난달 전북 현대에서 중국 상하이 선화로 옮긴 뒤 그는 7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벤투 감독은 “그의 장점과 우리 팀의 스타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또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손흥민을 투 톱으로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 자원인 김신욱을 불러들임에 따라 손흥민-김신욱 투 톱 조합이 등장할 가능성도 생겼다. 그동안 손흥민이 투 톱으로 나설 때는 황의조와 호흡을 맞췄다. 높이의 김신욱과 스피드의 손흥민 조합은 과거 국가대표 감독들도 고비 때마다 꺼내들었다. 최강희 감독은 2013년 6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고비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에서 손흥민 김신욱 투 톱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고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로 1-0으로 이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1차전 때 신태용 감독은 필승의 히든카드로 손흥민-김신욱-황희찬 3톱을 내세웠다. 하지만 중앙 공격수였던 김신욱의 기동성이 떨어지며 역습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인스탯’에 따르면 16번의 역습 중 슈팅까지 연결된 것은 2번뿐이었다. 한국의 유효슈팅은 0개였다. 한국은 0-1로 졌다. 그동안 김신욱이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러한 기동성 문제였다. 또 헤딩만 노려 공격이 단조로워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김신욱은 최근 중국 리그에서 머리 발 등 다양한 득점 루트 및 다른 공격수와의 위력적인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김신욱은 투르크메니스탄 등 한국보다 약체인 팀들이 밀집 수비를 펼칠 때 이를 허물 고공 공격카드로 쓸 수 있다. 김신욱이 대표팀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기동성 우려를 떨치고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증명할지 관심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현재로서는 손흥민-황의조 투 톱이 플랜A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공격루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김신욱의 선발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좁은 공간에서의 기술이 좋은 이동경을 처음 발탁했고 이강인 백승호를 계속 선발한 반면 이승우를 제외했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국내 선수 득점 1위(11골)를 달리고 있는 김보경도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축구국가대표팀 명단▽GK=김승규(울산) 조현우(대구) 구성윤(콘사돌레 삿포로) ▽DF=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철(수원) 권경원 김진수 이용(이상 전북) 김태환(울산) ▽미드필더=정우영(알 사드) 백승호(지로나)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이강인(발렌시아) 권창훈(SC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청용(VfL 보훔) 김보경 이동경(이상 울산)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나상호(FC 도쿄) ▽공격수=김신욱(상하이 선화) 이정협(부산)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달아나느냐, 잡히느냐. 승점 1점 차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K리그1 전북과 울산이 24일 오후 7시에 나란히 안방경기를 치른다. 결과에 따라 순위는 다시 바뀔 수 있다. 선두 전북은 16승 8무 2패(승점 56), 2위 울산은 16승 7무 3패(승점 55)를 기록 중이다. 전북은 8위 성남을, 울산은 5위 상주를 상대한다. 분위기는 울산에 비해 전북이 좋다. 전북은 16일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로페즈의 두 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15경기 무패 행진(10승 5무)을 이어갔고, 17일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전북과 성남의 올 시즌 기록은 1승 1무로 전북이 앞서 있다. 하지만 성남 역시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북의 핵심 공격 조합으로 떠오른 문선민과 로페즈가 성남 연제운 임채민 임승겸의 수비 라인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관심이다. 울산은 판정 항의로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김도훈 감독이 전북전에 이어 상주전에도 벤치에 앉지 못한다. 김보경 등 고참 선수들이 경기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울산은 올 시즌 상주와 1승 1무를 기록했다. 상주 역시 최근 3연승을 달리는 등 만만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주의 핵심 선수인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경고 누적으로 울산전에 결장해 전력의 공백이 생겼다. 울산으로서는 상주의 또 다른 공격의 핵 박용지를 견제해야 한다. 박용지는 9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윤빛가람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상주가 경기 운영을 하는지 지켜보면서 공략해야 한다. 짧은 패스로 침투하는 박용지와 심동운에 대한 방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를 놓고 체육회와 정부가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22일 체육회와 KOC 분리를 골자로 하는 ‘체육단체 선진화를 위한 구조개편’ 권고안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2021년까지 두 단체를 분리시킨 뒤 KOC는 올림픽 등 세계대회 관련 업무, 대한체육회는 스포츠 복지 사회를 위한 사업을 맡도록 권고했다. 체육회는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체육회와 충분한 논의 없이 KOC 분리를 추진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라며 권고안을 거부했다. 체육인들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표방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기구인 KOC를 분리시키겠다는 건 정부가 IOC의 간섭을 받지 않고 체육회를 쉽게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해 왔다. 또 두 단체를 통합시킨 지 3년 만에 다시 분리시키는 것은 졸속행정이며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 및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 유치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체육회는 별도의 체육계 쇄신안을 마련한 뒤 10월 초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전국 체육인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독도 문제를 일본과 계속 협의하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독도 영토 표기 문제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에 입장을 밝혔다.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는 독도 외에는 섬이 없는 시마네현 바다 위에 작은 섬을 표시했다. 독도를 상징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초 IOC와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최근 IOC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과 협의하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IOC가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원장은 “IOC가 독도 문제 해결을 일본에 권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를 강조하는 IOC가 일본에 강압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2일까지 도쿄에서 열리는 선수단장회의에서 독도 및 방사능 오염 논란이 있는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에 대해 질의할 방침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전북의 폭풍 같은 압박이 울산을 무너뜨렸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K리그1 경기 후반 4분. 전북 최전방 공격수들이 골대 앞에서부터 강하게 울산을 압박했다. 결국 전방으로 공을 건네기 어려웠던 울산의 수비 실수가 경기의 향방을 갈랐다. 울산 윤영선이 전방으로 패스한다는 것이 전북 신형민의 발에 걸렸다. 신형민이 이를 울산 문전으로 파고들던 문선민에게 직선 패스로 연결했다. 다급해진 윤영선이 문선민과 경합하며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자책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울산 수비수들은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2분 뒤 전북의 문선민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다 골대 정면에 있던 로페즈에게 패스했다. 울산 수비수들은 문선민에게 신경 쓰느라 중앙의 로페즈를 빈 공간에 놔두는 실수를 저질렀다. 로페즈는 침착하게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전북은 후반 13분 문선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호사가 실축했으나 5분 뒤 다시 한 골을 넣었다. 김진수가 왼쪽을 파고들다 올린 크로스를 이용이 로페즈에게 다시 연결했고 로페즈가 대각선 슈팅으로 세 번째 골문을 흔들었다. 3-0 완승이었다. 울산 김도훈 감독(사진)은 11일 대구전에서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5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받아 이날 벤치에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 대가는 컸다. 울산 선수들은 전반까지 전북과 팽팽하게 맞섰으나 후반 초반 첫 골을 실점한 뒤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급격하게 무너졌다. 전북은 15경기(10승 5무)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15경기 무패를 이어가던 울산은 패배의 멍에를 썼다. 전북은 16승 8무 2패(승점 56)를 기록하며 16승 7무 3패(승점 55)를 기록한 울산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17일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K리그 통산 400승 고지에도 올랐다. 전북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오늘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플레이할 것을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최근 경기에서 실점이 많았는데 오늘은 무실점 경기를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2골을 넣은 로페즈는 “오늘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대단했다. 오늘 같은 적극성이라면 리그 3연패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기세를 올렸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혼돈 속의 격돌.’ 프로축구 하위권이 요동친다. 16일 현재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인 12위와 11위 및 10위간의 승점은 모두 1점차. 제주가 3승 8무 14패(승점 17)로 12위, 인천(승점 18)이 11위, 경남(승점 19)이 10위다. 최하위 제주와 인천은 1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맞붙는다. 탈 꼴찌 경쟁자들끼리의 대결을 뜻하는 ‘단두대 매치’다. 지는 팀은 치명상을 입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에 앞서 경남은 17일 대구와 일전을 치른다. 이 팀들 간의 주말 경기 결과에 따라 최하위부터 10위까지 순위가 한번에 뒤바뀔 수 있다. 최하위 탈출을 위한 싸움은 절박하다. 이번 시즌 12위 팀은 곧바로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된다. 11위는 2부 리그 플레이오프 승자를 상대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한다. 여기서 지면 역시 2부 리그로 떨어진다. 결국 강등을 피할 수 있는 안전 고지는 10위인 셈이다. 10위 쟁탈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인천과 제주간 성적은 올 시즌 1승 1무로 인천이 앞서 있다. 최근 분위기도 인천이 좋다. 인천은 10일 김호남의 1-0 결승골로 6년 만에 수원을 상대로 승리하며 제주를 꼴찌로 밀어내고 11위로 올라섰다. 인천은 이번 시즌 16득점으로 팀 최소득점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달 제주에서 인천으로 이적한 김호남이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제주에서 17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던 김호남은 이적 후 5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다. 제주는 이번 시즌 51실점으로 최다 실점 1위다. 10일 상주에 1-4, 3일 울산에 0-5로 패하는 등 대량실점 했다. 무너진 수비 조직력 재건이 급선무다. 제주는 지난달 10일 서울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윤일록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경남은 10일 성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이번 시즌 20경기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6위 대구도 핵심 공격수 에드가가 부상에서 복귀해 전력이 더 강해진 상태다. 하지만 경남은 최근 10경기에서 4승 4무 2패로 유독 대구에 강한 면모를 보인 만큼 반드시 승리해 2연승을 챙기겠다는 각오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팀에 용병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K리그1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울산 김보경(30·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보경은 지난달 30일 서울전에서 2골을 넣은 것을 비롯해 3일 제주전에서도 1골을 추가하며 이번 시즌 10득점을 기록했다. 23, 24라운드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보경은 13골을 넣은 타가트(수원)에 이어 팀 동료인 주니오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이다. 여기에 도움 6개까지 더해 공격포인트 16점으로 세징야(대구)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때 박지성이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던 김보경은 박지성처럼 측면 돌파가 좋고 왼발 슈팅 능력과 위치 선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돋보이는 건 그의 공격 성향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올 시즌 울산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이 김보경과 믹스가 움직이는 미드필더진의 활약이다. 적은 공격 기회 속에서도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울산은 주니오, 주민규 등이 원 톱으로 나서 수비진을 이끌어내는 사이 김인성, 황일수 등 ‘육상부’로 불릴 만큼 발 빠른 측면 공격수들이 상대 진영을 헤집고 있다. 김보경은 날카로운 패스로 이들의 움직임을 조율하면서 그 속에서 빈 공간이 생길 경우 직접 파고들어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다. 김보경이 적극적으로 변신한 데는 절실함도 작용했다. J리그 가시와 레이솔 소속이던 그는 가시와가 지난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올해 1월 임대 형식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평소 언론 인터뷰에서 “울산에서의 1년이 나의 미래를 정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 다시 뽑히고 싶다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16승 7무 2패(승점 55)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은 16일 승점 2점 차로 쫓아오는 전북과 전주에서 맞붙는다.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두 팀 간의 빅 매치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11일 대구전에서 퇴장당해 전북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중원 사령관’ 김보경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승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2019∼2020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최고 빅매치에서 첼시를 완파했다. 맨유는 12일 안방구장에서 전반 18분 마커스 래시퍼드의 페널티킥, 후반 20분 앙토니 마르시알, 후반 22분 래시퍼드, 후반 36분 대니얼 제임스의 골로 4-0으로 이겼다. 맨유가 달라진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맨유의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사진)와 미드필더 폴 포그바였다. 매과이어는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클리어링 7개, 인터셉트 4개를 기록하며 수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여기에 새로 영입한 풀백 에런 완비사카 역시 ‘태클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7개의 태클을 시도해 양 팀에서 가장 많은 6개를 성공시켰다. 매과이어와 완비사카를 중심으로 한 맨유 수비는 철벽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들었다. 스카이스포츠는 매과이어에게 팀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포그바는 이날 감각적인 패스로 팀의 3번째, 4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수비라인을 꿰뚫는 롱 패스, 밀집 수비를 헤치는 드리블과 빈 공간으로 찔러주는 결정적 패스로 첼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이날 경기로 포그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지만 그의 진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포그바는 이날도 “내 미래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으로의 이적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시장이 닫혔기에 맨유가 선수를 새로 영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가 다른 리그로 이동할 수는 있다. 맨유로서는 포그바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맨유와 첼시는 리그 명문 라이벌이지만 선수 보강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맨유는 리그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쓰며 전력을 보강했지만 첼시는 18세 이하 선수 영입 규정 위반으로 이번 시즌 선수 영입 제한 조치를 당해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맨유가 첼시를 4-0으로 이긴 것은 1965년 이후 54년 만이다. 한편 맨유보다 더 많은 돈을 쓰며 전력을 보강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첫 경기에서 웨스트햄을 5-0으로 대파하며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맨시티와 리버풀 양강으로 예상되는 선두권에 맨유가 끼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조현우는 나에게 있어 경쟁자다. 프로에 와서 첫 대결인데 이기고 싶다. 오늘은 나만 웃을 수도 있겠다.”(울산 김승규) “서로 친하지만 냉정하게 잘 싸우겠다. 같이 웃으면 좋겠지만 오늘은 내가 웃을 것 같다.”(대구 조현우)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김승규와 조현우가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일본 프로축구 빗셀 고베에서 뛰다 지난달 울산으로 복귀한 김승규는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대구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조현우와 맞섰다. 김승규가 먼저 위기를 맞았다. 울산은 전반 17분 김태환이 대구 세징야를 저지하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김승규는 세징야의 킥 방향을 잘못 읽고 왼쪽으로 몸을 날렸으나 세징야의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벗어났다. 곧이어 울산의 역습이 이어졌다. 전반 22분 울산 주민규가 회심의 슛을 날렸다. 공은 그물이 아닌 왼쪽 골대를 강타했지만 이를 막으려 다이빙을 한 조현우의 몸 뒤쪽에 맞고 골인이 됐다. 조현우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대구는 후반 14분 울산 윤영선의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키커 히우두가 다시 한번 골대를 넘기며 실축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치열했던 경기는 후반 38분 대구 에드가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키면서 1-1로 마무리됐다. 두 골키퍼의 대결도 무승부로 끝났다. 울산은 15경기 무패(10승 5무)를 이어가며 승점 55(16승 7무 2패)로 1위를 지켰다. 2위 전북은 이날 포항과의 방문경기에서 후반 25분 로페즈, 후반 31분 한승규가 득점하며 2-1로 이겼다. 15승 8무 2패가 된 전북은 울산을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10년 동안 가슴에 새기고 있던 두 동생들이 설산(雪山)에 앉아 환하게 웃던 생전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는 고향에서 편히 영면할 수 있도록 잘 수습해 오겠습니다.” 2009년 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실종된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 등반대장(당시 36세), 박종성 대원(〃 42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연수 전 직지원정대장(55·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11일 “네팔등산협회로부터 전해 들은 두 시신의 모습이나 복장 등을 볼 때 민 대장과 박 대원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경 현지 주민이 두 대원이 실종됐던 안나푸르나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네팔등산협회가 이들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 옮겨 안치했다. 박 전 대장은 “당시 그곳에서 실종된 등반대원은 민 대장과 박 대원뿐이었고, 이번에 발견된 시신의 등산복 브랜드가 당시 두 대원이 입은 국산 브랜드와 동일한 데다 비상식량 등도 그대로여서 두 명이 확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등과 함께 12일 현지로 가서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한 뒤 두 대원이 맞으면 화장을 해 유해와 함께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8년 구성됐다. 원정대는 2010년 8월 27일 출국해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고 ‘직지루트’로 이름을 붙일 계획이었다. 민 대장과 박 대원은 9월 23일 해발 4200m 지점에서 출발해 정상 공격에 나섰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전 8시 반경 해발 5400m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앞서 이들은 2008년 6월 16일 히말라야 카라코람 차라쿠사에 있는 무명봉(해발 6235m)을 등정해 ‘직지봉’으로 명명한 베테랑 산악인들이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가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는 국내 산악인으로는 박영석(48) 신동민(37) 강기석(33) 장민(26) 백준호(37) 지현옥 씨(40·여·이상 실종 당시 나이)가 있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던 박영석 대장은 신동민 강기석 대원과 함께 2011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벽에 새로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다가 실종됐다. 한국 여성 최초로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했던 지현옥 씨는 1999년 안나푸르나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실종됐다. 장민 백준호 박무택 대원은 2004년 에베레스트 하산길에 함께 조난당했다.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이원홍 스포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