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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돌입이 점쳐지던 후반 39분. 일본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한국의 최준(연세대)이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잡아 곧바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골 지역에 있던 오세훈(아산)이 머리로 살짝 방향을 틀어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이 5일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16강전에서 울산 현대고 동기 최준-오세훈 콤비의 극적인 결승골 합작 덕택에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슛돌이’ 이강인(발렌시아)은 최전방과 미드필드에서 경기를 조율하며 승리를 도왔다. 한국은 전반전에 일본의 예봉을 피하며 수비에 치중했다. 전반전은 점유율 72%-28%로 일본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진행됐다. 하지만 수비 위주였던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섰던 정정용 감독은 수비수 이지솔(대전 시티즌)을 빼고 발 빠른 엄원상(광주FC)을 측면 공격수로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좌우 사이드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한국의 전술 변화에 일본 수비라인이 흔들렸고 주도권은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정 감독의 과감한 전술 변화와 용병술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가게야마 마사나 일본 감독도 “한국의 전술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16강전에서 일본에 당한 패배(1-2)를 16년 만에 되갚으며 2013년 이후 6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29승 9무 6패로 격차를 벌렸다. 2018년 오세훈은 프로(울산 현대)로, 최준은 대학으로 갈라졌지만 둘은 고교 시절 찰떡 콤비였다. 최준은 날개 공격수, 오세훈은 최전방 공격수로 이날 기록한 결승골 같은 골을 많이 잡아냈다. 최준은 “대회에서 한두 개씩 1년에 10골 이상은 이렇게 넣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왼쪽 수비수로 나선 최준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해 귀중한 골을 도왔다. 193cm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아르헨티나와의 F조 마지막 경기에서도 헤딩 선제골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다양한 대륙의 선수들을 상대하며 체격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오세훈은 “4강 진출과 우승은 꿈이 아니라 목표다. 누구든 올려주면 또 넣겠다. 4강전에서도 좋은 모습 기대하셔도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은 9일 오전 3시 30분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을 상대로 ‘4강 신화’ 재현에 나선다.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세네갈을 이기면 박종환 감독이 일구었던 ‘멕시코 신화’에 이어 36년 만에 이 대회 4강에 진출한다. 한준희 위원은 “세네갈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팀 선수들과는 달리 운동 능력이 좋아 빠른 스피드와 탄력에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세네갈이 공간을 활용하면서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으로 나설 때 한국은 일본전에서처럼 먼저 수비를 다진 뒤 역습을 노리는 실리적인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대회 무패 행진(3승 1무)을 벌이고 있는 세네갈은 공격수 아마두 사냐와 이브라히마 니안(이상 FC메스)이 매섭다. 사냐는 타히티와의 A조 1차전에서 킥오프 후 단 9.6초 만에 골을 넣는 등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에서도 1골을 넣어 4골을 기록하고 있다. 니안도 2골로 세네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국-세네갈전 승자는 미국-에콰도르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프랑스가 각각 말리와 미국에 져 탈락한 상태에서 한국이 세네갈을 이기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52세 아들에 26세 큰 손녀를 둔 ‘할머니’ 임종소 씨(75·경기 판교)는 지난해 5월부터 웨이트트레이닝(WT) 개인레슨(PT)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에어로빅을 35년간 즐기던 임 씨는 지난해 초 허리 협착(요추 3, 4번)으로 오른발을 쓸 수가 없어 병원을 찾았지만 주사를 맞아도 그때뿐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봤던 맞춤형 근육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헬스클럽을 찾았다. 막연하게 맞춤 운동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관장이 “운동으로 통증을 없앨 수 있다”고 해서 바로 PT를 신청했고 주 3회 1시간씩 한 달 정도 근육운동을 하니 거짓말같이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임 씨는 “통증은 사라졌지만 재발할 수 있어 계속 근육운동을 했다. 그러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어깨도 펴지고 자세도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고 말했다. 43kg이던 체중도 46kg으로 늘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임 씨는 “처녀 때 몸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매사에 힘이 넘치고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다. 한땐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팠는데 지금은 근육이 방석 역할을 해 아주 편안하다”며 활짝 웃었다. 임 씨는 헬스클럽 관장의 권유로 4월 14일 열린 부천시장기 제7회 부천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대회에 출전했고, 5월 4일 열린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피규어 38세 이상부에서 2위를 했다. “솔직히 이 나이에 볼썽사납게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출전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갔는데 입상까지 해 더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나이를 듣고 “20년은 젊어 보인다”고 했을 때는 더없이 행복하단다. 임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나이가 들면서 걷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도 필요하지만 근육운동이 더 중요하다. 사람 근육은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한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80세에는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사람은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어 제대로 살 수가 없다. 근육은 젊음을 되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과 같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나이 들수록 근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80대에도 40, 50대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온다. 송 실장은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도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진다.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근육은 젊음의 표상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노년엔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척추 협착 임 씨의 경우도 허리 근육이 강화되면서 통증이 없어진 것이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이 악화한다. 이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스크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 강화로 인한 통증 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75세 청춘’ 임종소 씨는 자신 있게 말한다. “나이 먹었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것은 죄악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자리보전하게 돼 자식들에게도 누가 된다. 아파도 포기하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특히 근육을 키워라. 근육을 키우면 10년은 젊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52세 아들에 26세 큰 손녀를 둔 ‘할머니’ 임종소 씨(75·경기 판교)는 지난해 5월부터 웨이트트레이닝(WT) 개인레슨(PT)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에어로빅을 35년간 즐기던 임 씨는 지난해 초 허리 협착(요추 3, 4번)으로 오른발을 쓸 수가 없어 병원을 찾았지만 주사를 맞아도 그때뿐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 눈여겨봤던 맞춤형 근육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헬스클럽을 찾았다. 막연하게 맞춤 운동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관장이 “운동으로 통증을 없앨 수 있다”고 해서 바로 PT를 신청했고 주 3회 1시간씩 한달 정도 근육운동을 하니 거짓말같이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임 씨는 “통증은 사라졌지만 재발할 수 있어 계속 근육운동을 했다. 그러니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한 6개월 했을 땐 내가 거울을 봐도 놀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어깨도 펴지고 자세로 좋아지고….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고 말했다. 43kg이던 체중도 46kg으로 늘었다. 근육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임 씨는 “처녀 때 몸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매사에 힘이 넘치고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다. 한 땐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팠는데 지금은 근육이 방석 역할을 해 아주 편안하다”며 활짝 웃었다. 임 씨는 헬스클럽 관장의 권유로 4월 14일 열린 부천시장기 제7회 부천 보디빌딩 및 피트니스대회에 출전했고, 5월 4일 열린 제24회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피규어 38세 이상부에서 2위를 했다. “솔직히 이 나이에 볼썽사납게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출전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갔는데 입상까지 해 더 없이 좋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나이를 듣고 “20년은 젊어 보인다”고 했을 때는 더 없이 행복하단다. 임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나이가 들면서 걷기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도 필요하지만 근육운동이 더 중요하다. 사람 근육은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한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80세에는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사람은 근육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어 제대로 살수가 없다. 근육은 젊음을 되찾아주는 회춘약(回春藥)과 같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나이 들수록 근육이 굉장히 중요하다. 근육은 성호르몬을 활성화 시킨다. 성장호르몬도 배출시킨다. 몸을 젊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80대에도 40, 50대 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이 붙어 힘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심리적 자신감도 함께 따라 온다. 송 실장은 “근육을 키우면 면역력도 높아지고 근골격계 질환이 없어진다.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근육은 젊음의 표상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는 “젊음은 에너지란 말과 같다. 다양한 힘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다. 노년엔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 차이가 근육량의 차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도 근육을 키우면 젊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육은 부상을 막고 통증도 없애준다. 김 교수는 “근육은 우리 몸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뼈를 바르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조화롭게 발달돼 있으면 뼈도 제 위치에 있어 부상 위험도 없어진다.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의 경우 힘의 밸런스가 깨지면 관절이 맞닿게 돼 염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척추 협착 임 씨의 경우도 허리 근육이 강화되면서 통증이 없어진 것이다. 김 교수는 ”허리 협착으로 통증이 오면 근육이 과긴장(근섬유 단축)을 해 관절면이 좁아지면서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강화한다. 이 땐 근육을 풀어줘야 하는데 스트레칭 체조도 좋지만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근력이 강화되면 뒤로 밀려나는 디크스를 막아 통증을 없애준다. 근력강화로 인한 통증완화는 근력의 힘으로 신경 눌림 현상을 막아주는 것이지 협착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한 근력운동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75세 청춘’ 임종소 씨는 자신 있게 말한다. ”나이 먹었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는 것은 죄악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자리보전하게 돼 자식들에게도 누가 된다. 아파도 포기하지 말고 움직여야 한다. 특히 근육을 키워라. 근육을 키우면 10년은 젊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호주의 평가전을 앞두고 태극 공격수들의 자존심 경쟁이 불붙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28·부산)이 오랜만에 합류하면서 그동안 ‘붙박이’ 공격수였던 황의조(27·감바 오사카·사진)가 선의의 경쟁을 선언했다. 황의조는 4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소집훈련에 앞서 “(이)정협이 형은 좋은 선수고, 최근 컨디션도 상승세다. 서로의 장점들을 흡수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줄곧 대표팀의 공격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벤투 감독 부임 후 14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 지난해 J리그에서 27경기에서 16골을 터뜨려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던 황의조는 올해는 17경기에서 5골만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골은 적지만 경기에는 꾸준히 나서고 있어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이번 대표팀 평가전이 리그 부진 탈출의 좋은 기회다. 대표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소속팀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동아시안컵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정협은 “황태자라는 욕심은 없다. 그냥 벤투 감독 체제에 처음이기에 빨리 팀에 녹아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협은 2015년 아시안컵에 깜짝 발탁된 뒤 슈틸리케 감독 밑에서 18경기 5골을 넣었다. 슈틸리케 감독 경질 후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지만 올해 K리그2에서 11경기 7골을 넣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정협은 “경기에 뛰려는 욕심보다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파악해서 훈련 때부터 맞춰가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이 일본을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5일 폴란드 루블린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16강전에서 후반 38분 오세훈의 결승 헤딩골 덕택에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9일 새벽 3시30분 4강 길목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세네갈을 만난다. 한국은 후반 38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최준이 띄워준 볼을 오세훈이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살짝 방향을 바꿔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2003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에 1-2로 패한 한을 16년 만에 풀며 2013년 이후 6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29승 9무 6패로 격차를 벌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강인과 오세훈을 투톱에 비치한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중원에는 조영욱과 김정민, 정호진이 포진하고, 최준과 황태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선다. 3백은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로 이뤄졌고,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정 감독은 일본의 사이드 공격에 맞서기 위해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엄원상을 투입하며 포메이션을 4-4-2로 바꿔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한축구협회가 18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행동에 대해 중국축구협회와 청두축구협회에 공식 사과했다. 한국 대표팀은 중국 초청으로 청두에서 열린 2019 판다컵에 출전해 29일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 세리머니 도중 일부 선수들이 우승컵에 발을 올리는 등 대회를 모독하는 듯한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행동은 중국의 한 누리꾼이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에 분노한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중국 측은 한국축구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대표팀은 30일 오전 “중국 축구팬과 선수, 중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정수 감독은 “좋은 대회에 초대해 줬는데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것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사과 공문을 보냈다. 중국축구협회는 “한국 선수들의 트로피 모욕은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판다컵 대회조직위원회는 한국에 수여했던 우승컵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중국 태국 뉴질랜드 등 4개국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최종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고 우승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6년 전 기관지확장증 치료를 위해 수술 대신 달리기를 택한 심재덕 씨(50·대우조선해양)는 마스터스마라톤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1993년 달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42.195km 풀코스를 315회 정도 완주했는데 무려 310회가 마스터스 꿈의 기록인 ‘서브스리(3시간 이내 완주)’다. 마스터스 풀코스 우승만 100여 회, 각종 트레일러닝(산악마라톤) 대회 우승도 40여회 했다. 19일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끝난 트레일러닝대회 2019 노스페이스100 코리아 남자부에서도 12시간21분48초로 우승했다. “1992년 말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았다. 넓어진 기관지를 좁게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가 수술해도 재발할 수도 있고 100% 완치를 보장 못한다고 했다. 젊은 나이에 수술로도 완치가 안 된다니 수술 받기가 꺼려졌다. 그래서 숨이라도 편하게 쉬어보자며 달리기 시작했다.” 평소 운동을 안했으니 1km도 못 달렸다. 하지만 꾸준히 달리니 5km, 10km 긴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호흡도 편해졌고 몸도 좋아졌다. “1993년 1월부터 달리기 시작했는데 5개월 만에 4km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다. 그해 6월 회사 체육대회 10km에 나갔는데 또 우승했다. 11월엔 장승포시(현 경남 거제시) 시민의 날 기념으로 10km 대회를 열어 가갔는데 1위를 했다. 이렇게 입상하다보니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며 동기부여가 됐고 더욱 달리기에 매진하게 됐다.” 심 씨는 국내 마스터스마라톤 공식 대회의 시초인 1994년 동아경주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하프코스에 출전했다. 당시 164명이 참가했는데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달리기 시작한 지 2년째인 1995년 춘천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했다. 2시간39분39초. 첫 풀코스부터 서브스리를 기록했고 이후 지금까지 딱 5번 정도 컨디션 난조와 날씨 등으로 서브스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29분11초. 마스터스마라톤의 최강자이면서 각종 풀코스 대회에서 100여 차례 우승했지만 ‘꿈의 무대’인 동아마라톤에서는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2010년 아직도 개인 최고기록으로 남아 있는 기록으로 3위를 한 게 최고다. “경주국제마라톤, 공주백제마라톤에서도 우승했는데 가장 중요한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는 우승하지 못한 한이 있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초반에는 엘리트 선수 출신도 마스터스로 출전했다. 지금 당시 기록을 세우면 우승인데….” 하지만 심 씨는 2010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심 씨는 당시 서울국제 3위, 경주국제 1위(2시간35분49초)를 기록해 남자 40대부 우수선수로 선발됐고 심사위원회로부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2007년 ‘풀뿌리 마라톤’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는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고, 10월 동아일보 주최 대회(공주, 경주국제)에도 참가한 선수 중에서 선발한다. 대회 기록과 마라톤을 위해 노력한 점, 자원봉사와 기부 등 사회 활동도 주요 평가 요소다. 심 씨는 2000년부터 산악마라톤인 트레일러닝도 시작했다. “마라톤 할 때 오르막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밀렸다. 그래서 오르막을 잘 뛰기 위해 산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해 충북 제천에서 금수산산악마라톤에 출전했다. 2001년부터는 북한산산악마라톤에도 나갔다. 북한산산악마라톤은 서울산악마라톤연맹에서 개최하던 대회다.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19km인 그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동경산악마라톤 연맹 대회에 출전하는 등 해외마라톤에도 나갈 수 있게 됐다.” 이후 해외 트레일러닝대회에 자주 참가했다. 전 세계에서는 참 많은 트레일러닝대회가 일찌감치 열리고 있었다. 세계 최고 권위인 울트라트레일 몽블랑(UTMB)에도 2번 다녀왔다. 그동안 우승한 국내외 트레일러닝대회만 40여 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06년 미국 MMT100마일 울트라트레일러닝에서 우승한 것이다. 당시 미국에서 트레일러닝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최고 인기 있는 선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기록도 17시간40분45초의 최고기록이다.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너무 많이 달리는 것은 아닌가? “마라톤 하신 분들은 알 텐데…. 몸에 무리 가면 절대 달릴 수 없다. 10km는 물론 풀코스 심지어 100km를 달리는데…. 26년 넘게 달리면서 근육통 정도는 있었지만 달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오는 부상은 없었다. 울트라마라톤, 트레일러닝 철인3종 등 숱하게 달렸지만 관절도 전혀 문제없다.” 그는 철인3종에서 올림픽코스(10회)와 하프코스(5회)는 물론 철인코스(1회)도 완주했다. 심 씨는 지난해 말부터 종아리 통증이 있었는데 산을 달리면서 없어졌다고 했다. 산은 그에게 힐링을 주는 곳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종아리 통증으로 각종 대회에서 죽을 쒔다. 그래서 주로 산을 달렸다. 산을 뛰니 회복도 되고 아프지 않았다. 올 4월부터는 통증 없이 잘 달리고 있다.” 큰 부상 없는 이유에 대해선 “순리대로 기본을 철저히 하면 된다. 달리기 전후 스트레칭 등 체조를 잘 해주고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 주로 산을 달린다. “철인3종은 하다 그만 뒀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산을 달리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직장을 다니면서 수영과 사이클을 병행하기는 힘들었다.” 산은 그에게 활력을 준다. “도로는 지겨운 반복이 계속 된다. 산은 신이 창조한 세상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 나무, 풀, 꽃, 바위, 시냇물…. 달리면 산과 하나 되는 느낌이다.” 오르막 질주가 힘들진 않을까? “훈련이 안 돼서 그렇지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오르막도 힘들지 않다. 아주 편안하고 쉬워진다. 기분도 좋다. 산은 자기가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해 달리기로 끝난다. “난 매일 단순하게 훈련을 반복하지는 않는다. 대회 신청을 한 뒤 그에 맞는 훈련을 한다. 요즘은 주로 트레일러닝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산악 훈련이 많다. 아침에 출근할 때 한 시간 산길을 달린다. 퇴근할 땐 주 2회 2시간30분 정도 산을 달린다. 주말엔 토요일이나 일요일 3시간~4시간 산을 달린다. 약 25~30km의 산길을 달리는 것이다. 매일 산을 달릴 순 없고 주중 아침엔 운동장 1시간 조깅, 퇴근길엔 1시간30분 러닝머신을 달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운동선수냐”고 오해하진 않을까? “나보러 프로 선수같이 운동한다고 하는데…. 난 직장인일 뿐이다. 달기기는 취미다. 내 훈련량이 많은 게 아니다. 내가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 한다. 주위에서 운동 중독이라고 하는데 중독은 절대 아니다.” 이렇게 운동을 많이 하는데 가정에선 괜찮을까? “처음엔 집사람이 반대 많이 했다. 이혼 얘기까지 나왔다. 건강하게만 달리면 되지 뭐 그렇게 먼 해외까지 가냐며…. 해외 산악마라톤 100km 이상 대회에 나가면 요즘 실시간 기록이 체크되는데 가끔 기록이 끊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 때 내가 실종되지 않았는지 잠도 못자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건강하고 열심히 내 일에 매진하니 이젠 잘 도와준다. 지난주 노스페이스 100 코리아 땐 강릉까지 직접 운전도 해줬다.” 많이 뛰는 만큼 잘 챙겨먹는다. “매 끼의 양은 적다. 하지만 오전과 오후 떡과 빵, 과일 등을 간식으로 먹는다. 대회 전에는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오리 한방탕을 꼭 먹는다.” 심 씨는 100세 시대 건강을 위해 달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어떻게 하면 잘 달릴 수 있는지 묻는다. 잘 달리는 게 중요하지 않고 잘 달리는 준비를 하라고 한다. 달릴 준비가 되지 않으면 부상이 온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걷기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은 바로 달리면 안 된다. 걸어야 한다. 걸어서 달릴 수 있는 근육과 체력을 키운 뒤 달리기 시작해야 한다. 훈련도 과하면 안 된다. 사람은 욕심이 있어서 남보다 잘 달려 입상하고 싶어 한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한번에 한 계단씩 올라야 한다. 잘 뛰려면 훈련을 잘 해야 한다. 훈련을 잘하면 실력은 자연히 는다.” 달리는 게 행복하다는 심 씨는 힘이 있는 한 계속 달리겠단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돈을 주면 운동을 꾸준히 할까?’ 최근 한국스포정책과학원 이영임 박사가 과학원 SNS에 쓴 글이 재미있어 다시 정리해본다. 네덜란드의 경제학자 Kirsten I.M. Rohde와 Willem Verbeke는 2010년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운동하러 체육관에 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이러한 인센티브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찰한 것이다. 피트니스 클럽 회원 137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1182명은 아무 때나 제한 없이 출입이 가능한 회원이고, 일주일에 한 번만 출입이 가능한 제한적 멤버십 회원 188명이 대상이다. 이들을 별도의 보상을 해주지 않는 통제집단과 멤버십만 유지한다면 분기당 10유로(약 1만3000원·제한적 멤버십) 또는 15유로(약 2만 원·무제한 멤버십)를 무조건 환급해주는 집단, 주 1회 이상 출석하면 분기당 10유로(제한적 멤버십) 또는 15유로(무제한 멤버십)를, 주 2회 이상 출석하면 분기당 25유로(약 3만3000원·무제한 멤버십)를 환급해주는 집단으로 나눴다. 이 클럽의 월 평균 등록비용은 36유로(약 4만7000원·제한적 멤버십)~46유로(약 6만 원·무제한 멤버십)이기 때문에 환급 금액은 등록비의 약 10% 정도에 해당한다. 회원들에게 “우리는 당신을 피트니스 클럽에서 보고 싶다”는 제목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는 안내를 하고 미리 선정된 그룹에 따라 각각 환급기준과 금액을 알려주었다. 이 실험은 2010년 1분기와 2분기 총 6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결과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조건부 환급은 2010년 1분기의 주 1회 또는 주 2회 출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효과가 2분기까지 지속되지 않았다. 둘째, 출석과 무관한 무조건 환급은 2010년 1분기의 주 1회 이상 출석을 증가시켰고, 2분기의 ‘아예 출석하지 않을 확률’을 감소시켰다. 셋째, 조건부 환급은 실험이 종료된 3분기까지는 출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무조건 환급은 실험이 종료된 이후에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결론은 이 실험에서 금전적인 인센티브는 운동 참여에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효과를 주었지만 운동 습관을 형성하는 것에는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 사람들은 운동이 좋은 줄 알면서 왜 하지 않을까? 이영임 박사는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이득이 오늘 당장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이 박사의 말이다. “오늘 한 시간 뛴다고 해서 높았던 혈압이 눈에 띄게 낮아지지 않고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줄지 않는다. 오히려 입맛을 돋우는 ‘부작용’이 나타나기까지 한다. 하지만 운동을 위해 쏟아야 하는 시간과 노력은 당장 필요한 것이고 게으른 오늘이 주는 달콤함 역시 눈앞에 가까이 있다. 이렇게 사람들은 미래보다는 현재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현재 지향 편향(Present Bias)’을 가지고 있다.” 이 박사는 “이 연구에서 조금 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대인종목 또는 단체종목으로 실험을 병행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모르겠다”라며 “운동으로 인한 보상이나 효과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운동 그 자체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다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생활체육 활성화 정책을 고민하는 사람은 물론 피트니스센터 등 각종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지도자들에게 교훈을 던져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스포츠심리학에 단계적 변화이론이 있다. 사람의 행동에 지속성을 주기 위해선 단계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해줘야 한다는 이론이다. 먼저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는 무관심 단계. “힘들게 왜 운동을 해? 난 보약으로 건강을 잘 챙길 수 있어” 등 운동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이 관심단계다. 운동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고 “운동이 좋다”고 말은 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지는 않는 단계다. 세 번째가 준비단계다.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가끔 실제로 운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친구가 술 마시자고 하면 바로 운동을 포기하는 단계다. 운동이 불규칙적이고 ‘7330(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등 가이드라인 이하로 운동하는 단계다. 네 번째 단계는 실천단계. 말 그래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단계다. 단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습관화가 되는 6개월 미만의 단계다. 이 다음이 유지단계인데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단계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특정 사람을 운동에 빠지게 하기 위해선 그 사람이 변화 단계의 어느 단계에 있는 지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은데 운동하라고 하면 할 사람 없다. 또 유지단계의 고수에게 가장 기본적인 운동을 시키면 되겠는가? 사람은 마음을 움직여야 행동한다. 그 사람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중재와 처방이 따를 때 움직인다”고 말했다. 요즘 웰빙 시대를 맞아 피트니스,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곳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 교수는 ‘변화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사람을 계속 잡아둘 수 있다고 권고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토요일인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한신상가 지하에 있는 이상국탁구교실. 연신 공을 때리는 정병일 ㈜베코인터내쇼날 대표이사(59)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평생 운동을 해본 적이 없던 정 대표에게 탁구는 어느 순간 인생 최고의 취미이자 건강 유지 수단이 됐다. “2016년 8월이었다. 아내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아끌며 어디 좀 가자고 했다. 가보니 탁구장이었다. 그해 6월 암 수술을 받았다. 내 상태를 보고 아내가 이래선 안 되겠다 생각했나보다. 브리지게임을 하는 아내가 여기저기 물어보니 탁구가 짧은 순간 운동량도 많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희귀 난치성 암인 염증성근섬유아세포종으로 복부 왼쪽 근육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정 씨는 2004년엔 담석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아내가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면서 탁구를 친 것 외에는 살면서 그 어떤 스포츠도 해본 적이 없다. 끌려는 갔지만 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내가 도망갈 줄 알고 아내가 탁구대 옆에 의자를 가져다 앉아서 지켜봤다. 뭐 어쩔 수 없이 칠 수 밖에 없었다. 힘들었다. 운동을 안 했으니 당연했겠지만 정말 도망가고 싶었는데…. 아내가 지키고 있으니…. 모르는 사람들은 우릴 불륜관계로 생각했단다. 남자가 탁구 치는데 꼬박꼬박 여자가 따라다녀서. 보통 남자나 여자나 혼자 다니는데 붙어 다니니….” 처음엔 채 5분도 버티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1시간30분에서 2시간은 쳐야 직성이 풀린단다. 탁구는 그의 삶을 바꿨다. “1993년부터 직물을 수출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엄청 힘들었다. 1년에 4개월 넘게 비행기를 타야 했다. 그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었다. 밤늦게 퇴근해 술집을 전전하며 모든 것을 토할 때까지 술을 마셨다. 거래처와 흥정하며 쌓인 울분과 감정의 찌꺼기를 다 토해내야 마음이 안정이 됐다. 그렇게 쏟아내고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으면 몸이 껍질만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털고 일어나 사업에 매진했다.” 이젠 탁구를 하면서 흘리는 땀방울에 그 울분을 실어서 날린다. 정 대표는 “땀을 흠뻑 흘리며 탁구를 치고 나면 나를 옥죈 온갖 스트레스도 빠져 나간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 한다”며 활짝 웃었다. “사실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 컨설팅까지 받았다. 사업에 대한 신경이 너무 곤두서 있어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다. 의사가 당시 술로 푸는 방법, 약 복용, 운동법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사업이 바빠 운동할 시간은 없었다. 의사는 술도 약의 일종이라고 했다. 하지만 술은 뇌가 파손된다며 약을 권했다. 그런데 난 술로 풀었으니….” 결국 탁구가 새 인생을 가져다 준 셈이다. “탁구 초보자라 처음엔 주 2회 레슨을 받으며 적응해 나갔다. 초창기엔 30분 레슨 받으면 녹초가 됐다. 하루 치고 나면 다음날은 온 몸이 쑤셔서 힘들었다. 한 10개월 정도 꾸준히 탁구를 치니까 익숙해져 힘은 들지 않았다. 탁구로 게임을 하기 시작한 것은 1년 반 정도 지났을 때부터였다. 이젠 2시간 쳐도 그렇게 힘들지 않다. 주말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씩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찌뿌드드해져 발길이 자연스럽게 탁구장으로 향한다.” 정 대표는 평일엔 오후 8시 이후, 토요일엔 오후 2시에 탁구장에서 공을 치며 스트레스를 날린다. 탁구를 치면서 담배도 끊었다. “암 수술 받고도 계속 담배를 피웠는데 탁구장에서 만난 지인이 ‘큰 수술을 했는데 담배도 못 끊느냐’고 놀리기에 내기를 걸었다. 난 뱉은 말은 지키려고 노력한다. 바로 담배를 끊어 버렸다. 친구들이 담배 끊은 뒤 100일 기념 파티도 해줬다. 그 친구에게 고맙다.” 에어컨바람만 맞아도 재채기가 나오는 콜드 알레르기와 피부 알레르기도 탁구를 치면서 사라졌다. 정 대표는 “아침에 아랫배에 통증이 오는 장 경련도 어느 순간 없어졌다. 탁구 하나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웃었다. 정 대표는 탁구를 통해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난 고교 친구 모임 외에 가본 적이 없었다. 낯을 좀 가리는 편이다. 솔직히 내 성격이 4차원을 넘어 8차원이다. 그런데 탁구 치며 만난 사람들이 다 좋았다. 그래서 잘 어울려 지내고 있다.” 정 대표는 탁구 게임에 지나치게 승부욕을 보이는 것을 싫어한다. “즐겁게 쳐야할 탁구에 왜 목숨을 거나. 탁구 게임에서 이기는 것도 좋지만 즐겁게 재밌게 치는 게 더 중요하다. 난 탁구 게임에 지나치게 승부욕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살지 마라’고 놀린다. 진짜 목숨 걸고 해야 할 인생의 일이 얼마나 많은데…. 탁구에서까지 그러면 인생 무슨 맛으로 사나.” 정 대표에게 탁구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건강을 지켜주는 훌륭한 동반자이자 삶의 가치를 더해주는 취미이다. “난 행복한 사람이다. 운동 따로 취미 따로 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건강에 좋다고 운동이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건강만 생각하고 운동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다. 즐겁게 보내는 취미이기도 하기에 탁구 치는 시간이 더 의미가 있다.” 이상국탁구교실을 운영하는 이상국 전 한국탁구국가대표팀 감독(69)은 “탁구는 바쁜 현대인들이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운동량에 맞게 탁구를 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에겐 움직임을 많게, 나이 든 분들에게는 적은 움직임으로도 활동량을 높여주는 등 남녀노소가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든 칠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5분만 랠리를 해도 온 몸에 땀이 흐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탁구를 통해 몸과 정신 건강도 챙기고 동호회 사람들과 ‘즐겁고 건강한 교류’도 하고 있는 오늘이 너무 행복하단다.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탁구를 치겠다.” 탁구로 바뀐 그의 인생에 활력이 넘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병일 ㈜베코인터내쇼날 대표이사(59)는 2016년 8월 아내의 손에 이끌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집 근처 이상국탁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그해 6월 희귀 난치성 암인 염증성근섬유아세포종으로 복부 왼쪽 근육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2개월 만이다. 정 대표의 아내는 운동 종목 중에서 탁구가 짧은 시간에 비해 운동량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남편을 끌고 갔다. 평생 운동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았던 정 대표는 ‘도망갈까 봐’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내가 무서워 어쩔 수 없이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채 5분도 못하고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 정 대표는 “한 10개월쯤 하니 탁구가 힘들지 않았고 1년 반쯤 하니 이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찌뿌둥해 발길이 자연스럽게 탁구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탁구하기 전까지 사업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고 했다. 밤늦게 퇴근해 술집에서 토할 때까지 술을 마셨단다. “사업하면서 쌓인 울분과 감정의 찌꺼기를 다 토해 내야 마음이 안정됐다”고 했다. 이젠 탁구를 하면서 흘리는 땀방울에 그 울분을 실어서 날린다. 정 대표는 “땀을 흠뻑 흘리며 탁구를 치고 나면 나를 옥죈 온갖 스트레스도 빠져나간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달리는 미스터코리아’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4)은 “운동도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에서 정상에 오른 창 원장은 보디빌딩협회 이사로 후진 양성에 힘쓰다 졸도하며 쓰러질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그 뒤 1990년대 말 마라톤에 입문해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 수십 차례 외에 다수의 ‘사막마라톤’까지 완주했다. 창 원장은 젊었을 때 운동을 많이 했지만 달리기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3개월은 꾸준히 해야 몸이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몸의 유의미한 변화는 3개월은 넘어야 나타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달리기의 경우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심폐지구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감소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우리 뇌도 이 시기에 운동에 적응한다. 사람들이 ‘운동 안 하니 몸이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뇌도 운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우리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의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뇌는 ‘왜 운동을 하지 않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 차는 있지만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습관화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어떤 운동이든지 참고 6개월 이상 꾸준히 하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 스포츠심장이란 말이 있다. 스포츠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한정해 심장 기능이 효율적으로 변했다는 뜻이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장을 이루고 있는 근육의 벽이 두꺼워지고 공간이 넓어지면서 수축력과 이완력의 최대치가 증가함에 따라 박동수 및 혈액 박출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운동에 특화된 심장이다. 강한 운동을 해도 숨이 차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심장이 되려면 2∼3년은 운동선수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은 3개월 이상 꾸준히 하면 심장 기능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운동을 오래했어도 그만두면 3개월 안에 심장 기능이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운동으로 힘들게 만든 몸이 원상태로 돌아가는 시간도 3개월이란 얘기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기에 운동을 습관화하기가 쉽지는 않다. 처음 운동을 하면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이를 참고 넘어서야 한다. 운동 초보자들이 쉽게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신이 준 선물’인 운동에 빠져들기 위해선 체계적인 계획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 대표는 “솔직히 어떤 운동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탁구에 적응하는 데 힘들었고 오래 걸렸다. 힘들게 탁구의 맛을 알게 됐으니 이젠 오래오래 즐기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탁구를 통해 몸과 정신 건강은 물론이고 대인관계도 좋아졌다고 했다. 탁구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면서 ‘즐겁고 건강한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탁구 하나가 가져다주는 혜택이 많았다. 모두 탁구치기를 습관화해 얻은 결과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병일 ㈜베코인터내쇼날 대표이사(59)는 2016년 8월 아내 손에 이끌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집 근처 이상국탁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그해 6월 희귀 난치성 암인 염증성근섬유아세포종으로 복부 왼쪽 근육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2개월 만이다. 정 대표 아내는 운동 중에서도 탁구가 짧은 시간에 비해 운동량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남편을 끌고 갔다. 평생 운동이라는 것을 해보지 않았던 정 대표는 ‘도망갈까 봐’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내가 무서워 어쩔 수 없이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채 5분도 못하고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1시간30분에서 2시간은 해야 직성이 풀린다. 정 대표는 “한 10개월 쯤 하니 탁구가 힘들지 않았고 1년 반쯤 하니 이젠 운동을 안 하면 몸이 찌뿌드드해져 발길이 자연스럽게 탁구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정대표는 탁구하기 전까지 사업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고 했다. 밤늦게 퇴근해 술집에서 토할 때까지 술을 마셨단다. “사업하면서 쌓인 울분과 감정의 찌꺼기를 다 토해내야 마음이 안정이 됐다”고 했다. 이젠 탁구를 하면서 흘리는 땀방울에 그 울분을 실어서 날린다. 정 대표는 “땀을 흠뻑 흘리며 탁구를 치고 나면 나를 옥죈 온갖 스트레스도 빠져 나간다. 아내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 한다”며 활짝 웃었다. ‘달리는 미스터코리아’ 창용찬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 원장(64)은 “운동도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82년 미스터코리아 남자부 80kg급에서 정상에 오른 창 원장은 보디빌딩협회 이사로 후진 양성에 힘쓰다 졸도하며 쓰러질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그 뒤 1990년대 말 마라톤에 입문해 다시 건강을 되찾았다. 마라톤 풀코스 수십 회 외에 다수의 ‘사막마라톤’까지 완주했다. 창 원장은 젊었을 때 운동을 많이 했지만 달리기에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소 3개월은 꾸준히 해야 몸이 적응한다”고 설명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볼 때 운동을 규칙적으로 했을 때 몸의 유의미한 변화는 3개월은 넘어야 나타난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운동생리학 박사)은 “달리기의 경우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심폐지구력이 좋아지고 콜레스테롤과 지방 감소 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우리 뇌도 이 시기에 운동에 적응한다. 사람들이 ‘운동 안 하니 몸이 찝찝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뇌도 운동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우리 뇌는 습관과 실제 행동이 부조화를 보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거의 매일 하던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뇌는 ‘왜 운동을 하지 않지’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차는 있지만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을 습관화 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어떤 운동이든지 참고 6개월 이상을 꾸준히 하면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단계에 들어선다는 의미다. 스포츠심장이란 말이 있다. 스포츠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한정하여 심장 기능이 효율적으로 변했다는 뜻이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장을 이루고 있는 근육의 벽이 두꺼워지고 공간이 넓어지면서 수축력과 이완력의 최대치가 증가함에 따라 박동수 빛 혈액 박출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운동에 특화된 심장이다. 강한 운동을 해도 숨이 차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스포츠심장이 되려면 2,3년은 운동선수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 된다. 하지만 일반인은 3개월 이상 꾸준히 하면 심장 기능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운동을 오래했어도 그만두면 3개월에 심장 기능은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운동으로 힘들게 만든 몸이 원상태로 돌아가는 데도 3개월이란 얘기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기에 운동을 습관화하기가 쉽지는 않다. 처음 운동을 하면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이를 참고 넘어서야 한다. 운동 초보자들이 쉽게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신이 준 선물’ 운동에 빠져들기 위해선 체계적인 계획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병일 대표는 “솔직히 어떤 운동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탁구에 적응하는데 힘들었고 오래 걸렸다. 힘들게 탁구의 맛을 알게 됐으니 이젠 오래오래 즐기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탁구를 통해 몸과 정신 건강은 물론 대인 관계도 좋아졌다고 했다. 탁구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면서 ‘즐겁고 건강한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탁구 하나가 가져다주는 혜택이 많았다. 모두 탁구치기를 습관화해 얻은 결과다.}

최근 권영후 미국 텍사스여자대학교 교수(57·운동과학)를 만났다. 동아일보 2015년 1월24일자 ‘토요일에 만난 사람’으로 썼던 인물이다. 당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새 코치 크리스 코모가 권 교수의 제자라는 게 화제가 돼 인터뷰를 했었다. ‘축구광’ 권 교수는 서울대 천문학과를 다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 운동역학 수업을 듣고 ‘스포츠인’이 됐다. 운동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골프 분석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골프 스윙’ 강연을 하고 있다. 권 교수 얘기를 꺼낸 이유는 그가 더 이상 축구는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축구가 좋아 천문학을 버리고 스포츠인이 된 그가 왜 축구를 버렸을까. 이유를 들었다. “사실 젊었을 때 발목을 다쳐 축구할 때마다 불편했다. 이제 나이도 들어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면 힘들다. 또 다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축구를 접었다. 골프 분석을시작하면서 골프에 관심을 가졌고 이젠 골프 치는 재미에 빠져 산다. 골프가 운동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스윙하고 오르락내리락하는 필드를 걸으면 아주 좋은 운동이 골프다.” ‘풍운아’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73)은 요즘 걷기와 골프로 건강을 다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잡이로 활약했고 실버축구단인 ‘로얄 FC’에서 지금도 활동하지만 축구를 하진 않는다. 매주 토요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로얄 FC 경기를 하는데 이 전 부회장은 경기장 트랙을 걷기만 하지 축구를 하지는 않는다. “아 축구 힘들어. 이젠 무릎이 예전 같지 않아. 축구를 하고 싶지만 몸을 생각해 이젠 축구 안 해.” 운동이 몸에 좋기는 하지만 절대 무리하면 안 된다. 생활 체육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이 바로 욕심을 내려놓아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마라톤, 사이클, 산악마라톤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나는 이 정도는 아직 거뜬히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 들면서 모든 기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기간을 늘릴 수는 있지만 ‘나이’를 거부하기는 힘들다. 특히 운동이 그렇다. ‘옛날’ 생각하고 운동하면 ‘허장강’된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인간은 생리학적으로 나이를 먹으면 노화된다. 보통 35세 이후 노화가 시작된다. 노화가 시작되면 근육 탄성과 힘줄 탄력이 떨어진다. 그동안 해왔던 것이라고 평소대로 하다가 근육이나 인대 파열이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 듦에 따라 운동 강도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몸은 늙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리하게 마라톤을 달리다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축구나 산악자전거를 타다 근육 및 인대 파열, 골절을 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인간은 20대 초에 체력을 최고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약화된다. 순발력 지구력 등 체력은 물론 근육도 빠져 나간다. 의학적으로 30대 중반 이후에는 새로 생기는 세포보다 죽는 세포가 더 많다. 노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동 강도는 어떻게 낮춰야 할까? 김용권 교수는 “운동의 양은 운동 강도와 빈도, 시간으로 결정이 된다. 부상 등 위험을 감소하기 위해 강도는 낮춰야 하지만 빈도와 시간은 더 늘리든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좋은 운동으로 걷기가 뜨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그냥 걸어선 운동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 몸은 신경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신경은 반복되는 행동을 저장해 어느 순간부터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움직인다. 걷기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평소 걷듯이 운동하면 우리 신경은 굳이 에너지를 더 투입하지 않는다. 운동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빨리 걷든지 산을 오르든지 변화를 줘야 우리 신경계가 에너지를 더 투입한다.” 우리 몸은 자극을 받아야 반응을 한다. 운동도 자극인데 평소와 똑같은 자극을 주면 몸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용권 교수는 “우리 몸이 유의미한 자극을 받으려면 강도만 낮추면 안 된다. 빈도와 시간을 늘려 운동량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이 들면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빠르게 걷기와 수영, 골프(카트 타지 않고 걸을 경우), 등산(고도차가 높지 않는 언덕 같은 산 오르기) 등을 권유한다. 물론 적절한 근육 운동은 필수다. 운동이 몸에 좋지만 욕심은 부상 혹은 죽음을 부른다. 나이에 걸 맞는 운동을 찾아야 100세까지 즐겁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계에선 ‘아마추어 조기팀이나 프로팀이나 골키퍼가 불안하면 경기가 안 풀린다’는 말이 있다. 골키퍼 하나 때문에 수비조직력은 물론이고 공격력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은 “골키퍼가 불안하면 선수 전체가 흔들린다. 골키퍼가 경기력의 30% 이상 영향을 준다”고 말할 정도다.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송범근(22·전북)과 조현우(28·대구 FC)가 벌이는 골키퍼 경쟁이 볼만하다.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은 송범근의 선방에 힘입어 1위를 지키고 있다. 송범근은 올 시즌 9경기에 출전해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해 무실점 경기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북은 송범근이 실점하지 않은 경기는 모두 이겼고 승점 20(6승 2무 1패)으로 울산과 동률이지만 득실차(12-8)에서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구도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버티고 있어 연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조현우도 9경기에 모두 출전해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해 대구가 승점 16(4승 4무 1패)으로 4위를 달리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조현우는 지난달 14일 수원전에서 실점하지 않았지만 동료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해 무실점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하고 있다. K리그1 경기당 최소 실점에선 조현우가 0.56점으로 전체 8위, 송범근이 0.67점으로 11위에 밀려 있다. 하지만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한 선수들이 상위권에 있어 큰 의미는 없다. 9경기를 다 뛴 선수 중에서는 조현우가 1위, 송범근이 2위다. 그만큼 둘의 선방은 기록에서도 눈에 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골키퍼는 순발력을 포함해 축구지능도 뛰어나야 한다. 골키퍼는 방어뿐만 아니라 최후방에서 상대 플레이를 보고 지휘하는 ‘그라운드의 사령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휘 능력에서는 경험이 많은 조현우(189cm)가 좀 앞선다. 하지만 송범근은 큰 키(194cm)에도 조현우 못지않은 순발력을 갖추고 있어 선방을 잘한다. 경험만 쌓으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2013년부터 대구에서 뛴 프로 8년 차 베테랑. 송범근은 2018년 고려대 2학년을 마치고 전북에 둥지를 튼 미완의 대기. 둘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주전 골키퍼 경쟁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조현우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조현우가 다쳤을 때 파울루 벤투 감독이 바로 송범근을 대체로 뽑아 테스트할 정도로 송범근에 대한 기대도 크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달 9일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대구-제주 경기. 1-0으로 앞서던 후반 43분 대구 세징야가 왼쪽에서 땅볼 패스한 코너킥을 김대원(23·사진)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라인을 등지고 잡았다. 수비 두 명이 따라 붙자 절묘하게 턴하며 두 명 사이로 빠져나간 뒤 오른발 강슛을 날려 골네트를 갈랐다. 이 골이 15일 ‘3월 아디다스 탱고 어워드’로 선정됐다. 지난해 신설된 ‘아디다스 탱고 어워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아디다스와 함께 한 달간 가장 센스 있고, 개성 있는 플레이를 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달 플레이 중 두 건을 선정해 연맹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팬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대원의 골이 낙점됐다. ‘대구 메시’ 김대원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보인고 시절 14번(2학년), 9번(3학년) 하면 축구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던 왼쪽 윙어. 명문 FC 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는 물론이고 유수 대학들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2016년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심덕보 보인고 감독(46)은 “조광래 대구 사장이 직접 김석한 학교 이사장에게 부탁해 보내 달라고 했다. 조 사장이 서울 감독 시절부터 어린 선수들을 잘 키우는 것으로 유명해 이사장은 물론이고 대원이 부모님, 저까지 전폭적으로 대구행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서울 사령탑 시절 박주영(서울)과 이청용(VfL 보훔), 경남 FC 감독 시절엔 윤빛가람(상주) 등 20대 초반 선수를 발굴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키워 ‘유망주 제조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 선수들은 ‘조광래의 키즈’로 불렸다. 김대원은 171cm, 65kg으로 축구선수론 체격이 크지 않다. 하지만 순간 스피드와 능수능란한 드리블, 강력한 슈팅 임팩트 등에선 발군이다. 조 사장은 “플레이 템포가 빠르고 슈팅이 좋다. 무엇보다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고 말했다. 바둑 아마 3단인 김대원은 상대의 수를 읽고 움직이는 ‘수읽기 축구’를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디다스 탱고 어워드 수상 골이 이런 수읽기 축구의 결과물이었다. 심 감독은 “고교 시절에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로 골을 많이 잡아냈다”고 말했다. 김대원은 데뷔 시즌인 2016년 K리그2(2부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7년 K리그1 10경기, 지난해 23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을 꿰찼다. 특히 지난해는 리그 후반 약 두 달간 공격포인트 8개(3골, 5도움)를 올리며 주가를 높였다. 올 시즌에도 매 경기 출전해 K리그1 1골, ACL 1골을 기록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대원은 17일 열린 수원 FC와의 축구협회(FA)컵 32강전에서도 0-1로 뒤지던 후반 45분 동점골을 뽑아내 2-1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서울에서 오셨어요?” 5일 충북 청주시 충북테니스코트를 찾았을 때 한 어르신이 자전거를 세우며 물었다. “네, 안효영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했더니 “접니다”라고 했다. 깜짝 놀랐다. 한국나이 92세의 테니스 마니아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정정해 보였다. 안효영 전 청주농고 교장(91)은 청주이순(耳順)테니스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음에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연식정구로 시작해 60년 넘게 공을 치면서 다져진 탄탄한 체력이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요즘도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눈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날도 일부 회원들이 나오지 않자 전화를 걸어 “왜 안 나오는 거야? 뭐 감기라고? 그러니 관리 잘해야지~”하며 끊기도 했다. 안 교장은 이날 청주이순테니스회 노병하(87) 정인명 회원(81) 등과 테니스를 치고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고령에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탈 수 있다는 것은 체력은 물론 균형 감각, 인지 능력 등 모든 신체능력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과 객원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90세 넘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선 균형감각은 기본이고, 오감으로 상황을 인식해야 하고, 장애물 등 위험한 상황이 왔을 때 피하기 위해선 신경반응 속도도 빨라야 한다.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 교장은 평생 테니스를 치며 즐거움과 건강을 찾고 있다. “서울대 농대에서 교직과목을 수강하고 1952년 진천농고(충북)에서 교직을 시작했다. 한 30세 정도 됐나…. 선배들이 연식정구를 치는데 재밌어 보여 배우기 시작했다. 너무 좋았다. 연식정구와 테니스는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꼭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최소 2명은 있어야 한다. 또 짝을 이뤄 복식을 쳐야 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는데 더 없이 좋았다. 내가 당시 지역 교사들하고 친분이 두터웠는데 모두 테니스 덕분이었다.” 안 교장은 1973년 고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이 학교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테니스로 바꿔 치기 시작했다. “민 장관께서 속리산 쪽 행사에 가다가 우리 학교에 잠깐 들렀다. 교장실에 연식정구 라켓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고 ‘저거 누구 것입니까’고 묻기에 ‘제 것입니다’했더니 ‘이제부터 소프트 말고 하드로 바꿔서 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당시엔 테니스 라켓이 귀할 때다. 그래서 해외에 다녀오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라켓을 구비해 테니스를 치게 됐다.” 고 민 장관은 소강배중고테니스대회를 만들 정도로 테니스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인물이었다. 안 교장은 “교직에 있을 땐 방과 후에 교사들과 매일 테니스를 쳤다. 1993년 정년퇴직한 뒤엔 은퇴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1993년 2월 모교인 청주농고에서 정년퇴직한 뒤에는 테니스를 치면서 ‘청주백년회’, ‘청주이순테니스회’ 등을 동호회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끌고 나갔다. 2000년대 초반 청주이순테니스회를 조성해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동호회 이름으로 직지배 동호인테니스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실 난 건강을 위해 연식정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당시 갓 30대였기 때문에 건강엔 자신이 있었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큰 병 없이 건강한 것을 보면 테니스를 쳤기 때문인 것 같다.” 테니스를 치다보니 건강은 덤으로 왔다. 그는 지금도 각종 동호인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제10회 아천배슈퍼시니어테니스대회와 9월 제30회 코리아오픈 시니어 전국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에서 우승했다. 90세 이상부가 없어 85세 이상부에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동호인테니스대회에는 복식만 있는데 현장에서 파트너를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안 씨의 우승은 더욱 빛난다. 매일 함께 연습한 파트너가 아닌데도 우승을 할 정도면 체력은 기본이고 기술도 능수능란하다는 뜻이다. “우승하고 예선 탈락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아직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전국에서 오는 테니스 친구들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울의 아무개, 대구의 아무개, 수원의 아무개 등 대회 현장에서 만나면 얼마나 반가운지…. 테니스를 하지 않았으면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안 교장은 연간 20여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는 청주이순테니스회 회원들은 물론 전국 테니스 동호인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에서 얻는 즐거움이 크다고 했다. “테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친구 사귀는 것이다. 테니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또 나이 들어 병들면 어떻게 이렇게 돌아다니겠나? 내가 100세를 바라보며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원동력엔 테니스가 있다. 현재 살아 있는 내 친구는 거의 없다. 살아 있어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리보전하고 있다. 그게 사는 것인가? 나도 언제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오늘 테니스 치고 내일 죽는다 해도 여한은 없다. 지금까지 팔팔하게 잘 살았기에….” 안 교장은 동호인테니스 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이다. 1, 2년 연장자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대회 출전은 못하고 있다. 청주이순테니스회 정인명 회원은 “3월 충주에서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가 열렸는데 동호인이 600명이 넘게 나왔다. 그중 안 교장 선생님이 가장 고령이다. 테니스 기술도 뛰어나다. 네트 넘어가다 뚝 떨어지는 드롭샷은 그 어느 누구도 받아내지 못 한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각종 시니어랭킹에서 전국 2~3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 교장이 보는 100세 시대 건강법은 뭘까. “다동(많이 움직이는 것), 즉 운동이 중요하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은 훨씬 건강하다. 병이 나도 일찍 털고 일어난다. 체력이 뒤받침 되기 때문이다. 운동하면 사람도 사귈 수 있다. 나이 들어 소외되면 고독하다.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 오래 못 간다.” 안 교장은 테니스 외에 다른 운동은 하지 않는단다. “테니스만으로도 건강 유지는 충분하다. 다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 자리에서 몸의 여러 부위들을 돌리고 스트레칭 체조 등으로 10분 정도 몸을 풀어준 뒤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4시30분에서 5시에 일어나 저녁 9시30분에서 10시에 잠자리에 든다. 규칙적인 생활이 중요하다. 평생 이렇게 살고 있다. 나이 들면 음식도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 한다. 주 2, 3회 고기도 먹는다. 단백질을 섭취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는 정기적인 의료 검진도 강조했다. “솔직히 나이 들면 언제 갈지 모른다. ‘안녕하셨습니까’란 인사가 왜 나왔나. 저녁 잘 먹고 자다가 가는 사람도 많아서 그렇다. 건강하다고 자만하면 안 된다.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늘 체크해야 한다. 난 우리 막내아들이 의사라 1년에 1, 2번은 꼭 정밀검사를 받는다. 그 전에도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안 교장의 2남2녀 중 막내아들인 안용진 안용진내과의원 원장(61)은 “우리 아버지는 집안의 자랑이다. 건강하게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테니스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교장은 ‘100세 시대’에 딱 맞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8월부터 dongA.com에 100세 시대 건강법 연재를 시작해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 20여 명을 소개했다. 그들이 왜 특정 스포츠를 시작했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지를 조명했다. 다양한 연령대를 취재했는데 특히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었다. 스포츠 활동, 즉 운동이 일상생활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5일 충북 청주시 충북테니스코트에서 만난 안효영 씨(91)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테니스를 친다. “눈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1952년 충북 진천농고에서 교직을 시작한 그는 30세 무렵에 연식정구를 배웠다. 충북 보은농고 교장 시절인 1973년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연식정구 그만하고 테니스를 해봐라”고 해서 테니스로 바꾼 뒤 오늘에 이르고 있으니 ‘라켓 인생’이 60년을 넘긴 셈이다. 민 장관은 소강배중고테니스대회를 만들 정도로 테니스에 열정을 가졌던 인물이다. 안 씨는 “교직에 있을 땐 방과 후에 교사들과 매일 테니스를 쳤다. 1993년 정년퇴직한 뒤엔 은퇴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테니스를 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안 씨는 건강을 위해 연식정구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갓 30대였기 때문에 건강엔 자신이 있었다”는 그는 취미로 연식정구에 빠져들었다. 최소 2명 혹은 짝을 이뤄 복식으로 치는 연식정구는 친구를 사귀는 데 더없이 좋았다. 안 씨는 “연식정구와 테니스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꼭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내가 당시 지역 교사들하고 친분이 두터웠는데 모두 테니스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이날 청주이순(耳順)테니스회 노병하(87) 정인명 회원(81)과 테니스를 치고 점심 식사를 함께한 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테니스를 치다 보니 건강은 덤으로 왔다. 그는 지금도 각종 동호인테니스대회에 출전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제10회 아천배슈퍼시니어테니스대회와 9월 제30회 코리아오픈 시니어 전국테니스대회 85세 이상부에서 우승했다. 90세 이상부가 없어 85세 이상부에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동호인테니스대회에는 복식만 있는데 현장에서 파트너를 추첨으로 뽑기 때문에 안 씨의 우승은 더욱 빛난다. 매일 함께 연습한 파트너가 아닌데도 우승을 할 정도면 체력은 기본이고 기술도 능수능란하다는 뜻이다. 안 씨는 “우승하고 예선 탈락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아직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안 씨의 삶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크다. 미국의 유명한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은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 말고는 확실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장수를 저주로 봤다. 노쇠함과 병약함, 치매의 확산, 의료비 증가, 그로 인한 위기 탓이다.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된 지금도 프랭클린이 말한 ‘장수는 저주’라는 시각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하다. 필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 인물들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렇게 100세까지 살아서 뭐해”라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린다 그래턴과 앤드루 스콧은 저서 ‘100세 인생’(2016년 출간)에서 “제대로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면 장수는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다. 그것은 기회로 가득하고 시간이라는 선물이 있는 인생이다”고 했다. 이 책은 100세 시대의 다양한 삶을 예측하며 “인간은 현재보다 더 많은 단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일도 더 해야 하고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100세 시대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됐다. 늘어난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운동이 훌륭한 대안일 수 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생활화하면 늘어난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조언했다. 스포츠 동호인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안 씨는 말했다. “내가 100세를 바라보며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원동력엔 테니스가 있다. 현재 살아 있는 내 친구는 거의 없다. 살아 있어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자리보전하고 있다. 나도 언제 갈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 테니스 치고 내일 죽는다 해도 여한은 없다. 지금까지 팔팔하게 잘 살았기에….” 100세 시대 가장 좋은 건강법은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 3일 앓다 죽는 것)’라고 한다. 매일 운동하며 건강을 챙겨야 가능한 일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상기 (주)큐엠아이티 대표(32)는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의 ‘개척자’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프로 시절까지 20년 축구하면서 현장에서 느낀 부당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히 유니폼을 벗고 IT업체를 만들어 대한민국 축구환경을 업그레이드 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큐엠아이티(QMIT·Question Management Information Technology)는 스포츠 현장에서 절감하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선수와 지도자 등에게 효율적인 팀관리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하며 항상 질문을 해왔다. 우리 엘리트스포츠 현장에서는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고 어떠한 방식과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에 대한 질문, 현재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란 질문 등…. 스포츠 현장의 한계를 해소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절감했고 이를 해소해줄 매니저가 필요하고 체감했다. 이러한 질문과 매니지먼트를 정보기술과 결합한 스포츠과학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 현장의 문화를 바꿔보자는 뜻에서 선수는 물론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주는 IT 서비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대표가 축구선수로 살면서 가장 억울했던 부분이 지도자들이 근거도 없이 선수들을 자신들의 감으로만 평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훈련도 지도자 기분에 따라 달라졌다. 지도자가 기분이 좋으면 훈련 분위기가 좋았고 기분이 나쁘면 살벌한 분위기에서 훈련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어떤 선수에 대해 잘 한다 못 한다 평가를 하는 기준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었다. 자기 맘에 드는 선수만 기용하고 싫어하는 선수를 벤치에 앉힌다. 왜 그런지에 대한 기록이나 데이터는 만들지도 않으면서…. 그 선수는 축구에 인생을 걸었고 그를 지켜보는 가족도 있는데…. 너무 무책임한 행태라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에서 공부하면서 아주 잘 짜여진 스포츠 과학 이론을 접했다. 그런데 이론과 현장은 너무 떨어져 있었다. “축구 현장과 이론은 너무 멀었다. 사실 이론은 현장에서 나오고 그 이론이 다시 현장으로 들어오는 것인데 이 시기가 너무 길다. 중간에서 접목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그래서 내가 나서기로 했다.” 전남 나주 영산포초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이 대표는 망운중(전남 무안)과 순천고, 성균관대를 거쳐 2010년 프로축구 1부 리그 성남 일화에 입단한 유망한 골키퍼였다. 신인이라 주전을 꿰차지 못해 수원 삼성(2011년)으로 이적했다 상주 상무(2011~2013년)에서 군을 해결하고 다시 수원으로 복귀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았다. 대형 스타들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에 많이 뛰고 돈도 벌기 위해 2014년 2부 리그 수원 FC로 갔다. 그리고 강원 FC를 거쳐 2016년 서울 이랜드 FC로 옮겼다. 당시 이랜드에는 스포츠 과학적 훈련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댄 해리스 수석 코치가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0년 지도한 경력이 있었고 내가 원하는 운동을 시켜줬기 때문에 선택했다” 이 대표는 해리스 코치를 만나면서 스포츠 과학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당시 해리스 코치는 아침마다 백지를 줘 몸 상태와 컨디션 등을 적으라 했다. 그는 그것을 엑셀에 저장해 자료로 썼다. 내가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다고 하면 훈련 때 오른쪽 어깨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른 신체부위만 활용하는 훈련을 시켰다. 정말 대단했다.” 2013년부터 스포츠심리학 등 책을 보며 공부를 시작한 이 대표는 2017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 석사과정에 등록해 스포츠 과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해리스 코치와도 스포츠과학에 대해 토론했다.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웹툰도 그리고 블로그도 운영했던 그는 프로 시절부터 선수 및 지도자들에게 스포츠 과학적 지식 및 관리법을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를 만들고 있었다. 해리스 코치의 지도 방식은 이 대표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해리스는 수기(手記)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지만 이 대표는 컴퓨터, 탭, 휴대폰을 활용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었다. 계약기간이 2년 남았지만 2017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 지난해초 큐엠아이티를 창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비공개 유료 플랫폼인 팀매니저다. “선수 부상 예방 및 예측, 컨디션 관리 등을 해주는 솔루션이다. 일종의 모니터링서비스로 선수에 대한 모든 것을 자료화해 선수 및 지도자에게 제공한다. 팀에서 필요한 영상도 제공하고 선수들 교육도 해준다. 과거 주먹구구로 했다면 체계적으로 선수와 팀을 관리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훈련은 지도자가 시킨다.” 올 춘계 대학축구에서 우승한 성균관대도 팀매니저를 이용했다. 성균관대는 결승에서 객관적으로 중앙대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1로 이겼다. 현재 엘리트아마추어 30개 팀이 이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팀매니저를 통해 선수, 스태프 간 소통을 하고 다양한 데이터로 훈련 강도 및 회복 시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훈련 스케줄도 관리해준다. 성균관대의 경우 훈련 강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 회복할 시간도 충분히 줬다. 그렇다보니 선수들 훈련 만족도도 좋았다. 이 모든 게 데이터로 나와 있다. 그런 게 어우러져 우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축구를 하면서도 늘 고민하고 공부했다. 순천고 시절 다른 선수들은 새벽 훈련 하고 잠 잘 때 오전 수업을 들었다. 성균관대 시절에도 단 한번의 낙제 없이 졸업했단다. “최근 대학에서 C0 못 받으면 대회 출전 못한다는 규정이 생겼는데 성균관대는 그 때부터 C0가 안 되면 장학금이 없어져 등록금을 내야 했다. 할머니 밑에서 자란 나로선 등록금을 마련할 수 없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내겐 큰 도움이 됐다.” 스포츠심리학에 꽂혀 2016년부터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스포츠 멘탈 코치가 됐고 2017년엔 스포츠 심리상담사 3급 자격증을 땄다. 그해 최우수 멘털 코치상을 받기도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인재육성 자문위원, 대한체육회 은퇴 진로 강사도 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 과정에서도 이 대표는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중기부(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스마트 벤처캠퍼스’에 합격했고 6월 경기 수원시 주관 스타트업 콘테스트 합격, 8월 도전K 스타트업 서울 지역 1위를 했다. 11월엔 중기부 주관 데모데이에서 1위를 해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엔 제대로 된 은퇴 선수 진로 프로그램이 없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조언하고 있다. “저랑 같이 운동했던 형들 혹은 다른 형들과 후배들이 찾아와서 은퇴 후 뭘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라고 한다. 1년, 2년 프로젝트를 만들어 대학원에 진학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대학원에 다니는 선수들 중 내 조언을 받은 선수가 많다.” 이렇게 조언하다보니 이 대표는 선수들 공부시키기에도 일가견이 생겼다. “솔직히 운동선수 공부시키기 쉽지 않다. 선수들에게는 1부터 알려주면 안 된다. 마이너스 7부터라 생각하고 알려줘야 한다. 예를 들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면 안 되고, 이런 게 있는 데 한번 봐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주도적 학습을 못 받고 시키는 일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이 머리가 좋다. 하나하나 알려 주다보면 금세 어떻게 하는지 알고 열심히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생각해 낸다. 요즘 대학원 다니는 선수들에게 프레젠테이션 시키는데 논리 정연하면서 톡톡 튀게 한다. 그럴 땐 소름이 돋는다.” 사업은 잘 될까? 현장에서는 아직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도 투자자 등 미래가치를 보는 사람들에게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단다. “요즘 트렌드도 도움은 되고 있다. (성)폭력이 문제가 되고 선수들에게도 개인화 자율화가 강조되고 있다. 또 문제가 발생할 때 신고를 해야 하니 선수들에게 스마트폰도 적극적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합숙도 못하게 한다. 이렇다보니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가둬두지 못하니 다른 방식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고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과거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수기로 하다보니 효율성이 떨어졌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현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단다. “전국대회에서 1승도 못하던 팀이 우리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조 예선 통과를 넘어 16강, 8강까지 진출한 사례도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땐 유럽, 남미 팀도 무너뜨리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형편없이 진다. 지도자 자실 문제, 스포츠 과학적 지도 등 관리 문제 등 축구 환경이 열악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마트하게 효율적으로 훈련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많다. 이렇게 축구환경 및 문화를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한국축구도 좋아진다.” 이 대표는 사실 요즘은 사업 때문에 축구를 직접 즐기지는 못한다. 조기 축구, 주말 동호회 등에 나가야 하지만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라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해 매일 새벽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한다. 하지만 20년 운동 본능은 살아 있다. “시간 날 때마다 홈 트레이닝을 한다. 코어 근육 운동과 유연성 운동…. 요즘 유튜브에 혼자 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이 많다. 이제 정보의 시대 아닌가. 우리 팀매니저 말고도 유튜부 등 다른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활용하면 좋겠다. 좋은 훈련 프로그램을 써야 자라나는 아이들이 성장한다.” 이 대표가 이렇게 축구 훈련법 및 관리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기 때문. “솔직히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축구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시대가 아니다. 너무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 그런데 활용을 안 한다. 이젠 제발 ‘나’만이 아닌 ‘우리’가 잘 되는 축구 환경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 대표는 현재 축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스포츠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스포츠 IT의 중심에 서겠다. 스마트한 시대 스마트하게 운동해야 대한민국 스포츠가 발전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양 팀 감독님이 다 바뀌어 상황은 달라졌지만 그 경기 결과가 우리 선수들에겐 충분한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 같다.” 한국 축구대표팀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은 25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에서 2017년 11월 10일의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 이재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27·토트넘), 권창훈(25·디종 FCO)과 함께 뛰어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재성은 권창훈과 2선에서 호흡을 맞추며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의 플레이를 지원했다. 이재성은 “창훈이, 흥민이가 그때 같이 뛰었다. 우리 호흡은 좋다. 편하게 할 수 있다.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훈련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권창훈과 이재성의 짜임새 있는 중원 플레이에 힘을 받아 2골을 터뜨렸다. 이날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50)은 이재성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이재성 손흥민 권창훈 ‘3인방’의 동시 출전을 암시했다. 이재성은 22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땐 벤치를 지켰지만 손흥민과 권창훈은 선발로 출전해 1-0 승리를 도왔다. 이재성은 올 초 아시안컵에서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한 경기만 뛰고 다치는 바람에 5경기 연속 A매치에 출전하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대표팀 42경기에 출전해 7골을 터뜨린 이재성은 정확한 패스와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권창훈과 함께 미드필드에서 손흥민 등 공격수들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킬레스힘줄 파열로 1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권창훈은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2선 오른쪽을 맡은 권창훈은 경기 내내 황인범(23·밴쿠버), 손흥민 등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잘 소화했다. 최근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에 허덕이고 있는 손흥민은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난 늘 욕심이 많은 선수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이런 부분도 성장해야 한다”며 골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벤투 감독은 “백승호(지로나 FC)와 이강인(발렌시아 CF) 등을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동원(30·아우크스부르크)은 왼쪽 무릎 부상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한편 벤투 감독의 스승인 카를루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감독(66)은 이란 대표팀 시절 날린 ‘주먹감자’와 관련해 “당시 한국 언론의 보도에 과장된 부분이 있고, 오해가 있었다. 한국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올해 다시 달려서 고 손기정 선생님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2시간29분19초를 깨보는 게 목표예유∼.” 은퇴했던 남자 마라톤 한국기록 보유자 ‘봉달이’ 이봉주 대한육상연맹 홍보이사(49·사진)가 17일 열린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출발선에 섰다. 엘리트 선수로서가 아니라 10월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홍보대사로 달렸다. 전국체전이 100돌을 맞는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특별 이벤트였다. 이 이사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과 2km를 즐겁게 달린 뒤 빠져나왔다. 2009년 10월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이 이사는 요즘 매일 조깅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은퇴 10돌을 맞아 풀코스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가을에 풀코스에 도전하겠다. 손기정 선생님이 세운 기록을 넘어 보겠다”고 했다. 이 이사가 2000년 세운 2시간7분20초의 남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올해 한국 나이로 50세가 되고 은퇴한 지 10주년이 돼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또 요즘 2시간10분 벽도 못 넘는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싶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리스트인 이 이사는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마라톤 2연패를 이룬 한국 남자마라톤의 대들보였다. 2001년엔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을 제패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성기춘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장은 한국 나이로 70세이지만 40, 50대와 테니스를 겨뤄도 웬만해선 지지 않는다. 30년 넘게 철저한 관리로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 동호인들은 그를 “챔피언 중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그는 중병으로 생을 마감할 위기를 넘긴 뒤 체력 관리를 위해 테니스에 빠져 들었고 ‘대한민국 아마추어의 최강자’가 됐다. “결혼하고 1년 뒤인 1982년 사실상 죽다 살아났다. 간 질환이었는데 당시 서울대병원 최고의 간 전문의인 김정룡 박사(작고)도 고칠 수 없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다. 7개월간 입원해 있었고 입원 중에 아들이 태어났다. 아내가 어리니 큰 형님이 아들을 양자로 들이고 재출가 보낸다고 하는 등 내가 죽는 것으로 알고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살았다. 김정룡 박사는 1000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살아났다고 했다.” 살기는 했지만 2년여를 아무 일도 못하고 지냈다. 73kg이던 체중이 60kg으로 주는 등 기력이 너무 떨어졌다. 그 때 테니스가 보였다. “고등학교 친구가 집 근처에 살았는데 테니스를 치러 다니고 있었다. 내가 보긴 잘 치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재밌어 했다. 난 중고교 시절 탁구 선수를 했기 때문에 테니스를 하면 잘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친구 따라 나섰고 레슨을 받으면서 테니스에 입문했다.” 1986년 여름일 이었다. 간 질환에서 회복한 뒤 ‘1988년 서울올림픽은 보고 죽자’가 1차 목표였다. 스포츠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탁구 유망주였다. 우여곡절 끝에 고교 3학년 때 그만 두긴 했지만…. 탁구를 치는 감각이 살아나면서 테니스도 잘 치게 됐다. 초보지만 게임 운영도 잘 했다. 코치가 대회에도 자주 내보냈다. 그러면서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건강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성 회장 테니스 인생의 변곡점은 1992년. 당시 주원홍 감독(63·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현 서울시체육회 수석부회장)이 동호인들을 위해 슬레진저컵을 개최했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최고로 큰 대회였다. “우승 상금만 150만 원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1500만 원보다 더 큰 액수다. 그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동호인테니스계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세계 최고 권위의 윔블던테니스대회 참관 기회가 주어였다.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그 때 ‘나도 돈을 벌면 동호인들을 위해 큰 테니스대회를 열어야 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슬레진저컵 우승으로 테니스에 대한 애정은 더 커졌고 1995년부턴 주원홍 감독과 신충식 대한테니스협회 동호인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동호인 랭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동호인랭킹은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의 시작이다. 처음엔 대한테니스협회 산하에서 움직이다 2001년 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가 발족했고 신충식 위원장이 초대회장을 맡았다.” 탤런트였던 신충식 회장(77)은 2006년까지 회장을 맡은 뒤 2007년부터 성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사)한국동호인테니스협회는 2007년 (사)한국테니스진흥협회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테니스 인기가 좋았다. 1995년 전국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각 지자체가 축제 때 테니스대회를 만들었다. 대회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성 회장은 동호인랭킹에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7년간 ‘넘버 1’을 지키기도 했다. “동호인테니스대회는 단식이 아닌 복식으로 랭킹 점수를 준다. 수준별로 전국 대회 성적에 따라 랭킹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솔직히 7년간 랭킹 1위를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9주 연속 우승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한해에 13개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지금까지 전국대회 140회 우승했다.” 주방기기 사업을 하던 성 회장은 서울에서 가장 테니스 잘 치는 동호인 10여명을 주축으로 ‘그랑프리테니스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매주 만나서 훈련하고 경기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이 모임 멤버들이 동호인대회를 거의 석권했다. 성 회장은 1995년 무렵부터 기업 스폰서를 받아 동호인대회를 치르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컵, 하나은행컵, 암웨이컵, 헤드컵…. 지금도 성 회장은 동호인들을 위해 기업 스폰서를 잡기 위해동분서주하고 있다. “동호인들에게도 대회는 중요하다. 대회가 없는 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입시가 없는 것과 같다. 사람은 테니스를 웬만큼 치면 누구든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한다. 뛸 대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붐이 일고, 그래야 테니스가 발전한다.” 동호인랭킹을 만든 이유도 동호인들의 관심 유발과 대회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어느 종목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사람들은 테니스를 치게 되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수준별 랭킹 점수를 통해 사람들은 동기 부여도 받는다. 랭킹이 높으면 유지하려고, 낮으면 높아지려고 한다.” 성 회장은 지난해부터 서울시와 함께 서울컵동호인대회를 만들었다. NH농협은행배도 만들었다. 하나은행컵과 함께 국내 최고의 대회다. 참가 인원만 매 대회 2000명에 가깝다. 대회 상금도 다른 동호인대회보다 높다. 메이저대회는 1인당 300만 원(복식팀당 600만 원), 일반 대회는 100만 원(복식팀당 200만 원)이다. 올해는 서울컵이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NH농협은행배가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하나은행컵은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솔직히 내가 상금을 크게 올렸다. 과거 상품이 라켓 등 테니스 용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그런데 초창기엔 여기저기서 나를 비난하기도 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테니스 동호인들이 엄청 늘었단다. “사실 요즘은 대회를 치르기가 힘들 정도다. 참가자가 너무 많아 코트 확보가 어렵다. 테니스 발전을 위해선 좋은 일이긴 하지만….” 최근 케이블 TV 와 종편 TV 등에서 테니스를 중계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단다. 메이저대회는 물론 각종 테니스 대회가 TV를 통해서 중계된다. “테니스는 운동량이 엄청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코트를 이쪽저쪽 뛰어 다니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도 어느 정도 돼야 한다. 기술을 배우는 재미와 활용하는 재미, 그것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테니스는 골프와 달리 다양한 사람과 금세 친해질 수 있다. 복식으로 대회를 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과 파트너가 될 수 있다.” KATA는 1년에 53개 대회를 치른다. 사실상 매주 대회를 3~4일씩 치르는 셈이다. 모두 성 회장이 뛰어다닌 노력의 결과다. 성 회장은 그동안 KATA 대회 운영비와 물품 등 100억 원의 스폰서를 끌어왔다. KATA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동호인은 전체 약 10만 명이고 부상 등 개인적인 일정을 감안하면 연간 7만 여명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단다. 성 회장은 동호인들을 위해 KATA 랭킹 시상식도 연다. 레벨과 성별 랭킹 포인트 1~10위까지 시상한다. 우수 동호인들에게는 메이저대회 관람 기회도 준다. “지난해 농협컵 우승한 동호인 등 38명과 올 초 호주오픈을 보러 다녀왔다. 지난해 9월 KCC배에서 우승한 동호인 등 40명과는 US오픈을 보고 왔다. 잘하는 동호인들에게는 그만큼 기회를 줘야 한다. 메이저대회를 보고 온 동호인들을 보고 다른 동호인들이 부러워하며 잘 할 것 아닌가? 이런 선순환적 대회 운영을 해야 한다.” 성 회장은 국내 최고의 국제대회인 코리아오픈을 살리기 위해서도 뛰어다녔다. 대회조직위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때 테니스를 하며 구축한 인맥을 통해 스폰서 확보에 큰 도움을 줬다고. 성 회장은 모두 ‘테니스의 힘’이라고 말했다. “테니스가 귀족 스포츠인 만큼 기업 수뇌부에서는 거의 테니스를 즐겨한다. 난 테니스를 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었다. 그 인연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풀뿌리 테니스에 관심을 가진 기업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 테니스도 없었을 것이다. 늘 후원해주는 기업에 감사의 마음을 이 자리를 빌러 다시 전한다.” 성 회장은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하며 유망주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대회 출전비에 1인당 2000원씩을 유망주 장학금으로 걷고 있다. 어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연간 약 8000만 원 정도 들어오는데 모두 유소년테니스 발전기금으로 쓰고 있다.” 성 회장은 지난해 유망주 한찬희(서울 마포중1)와 박소현(17·여)에게 각 1500만 원씩 지원하는 등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성 회장은 테니스를 시작한 뒤 단 한번도 건강에 이상이 생기질 않았다. 매일 즐겁게 테니스 치며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은 “철두철미한 관리가 아직도 아마추어 최강자로 자리를 지키는 이유”라고 말한다. 간 질환을 앓은 뒤 음주는 물론이고 탄산음료도 입에 대지 않는다. 성 회장은 사실상 하루 종일 ‘관리’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 위에서 옆으로 누워 다리 들어올리기를 한쪽 다리 당 200번씩 한다. 스트레칭 체조를 한 뒤 10분 정도 걷고 스윙 연습을 혼자 300~400번 정도 한다. 그리고 식사 한 뒤 출근한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경기 남양주테니스코트에서 게임 위주로 테니스를 한다. 이와 별도로 월화목금엔 오전 일찍 20~25분 씩 고수와 함께 테니스를 친 뒤 출근한다. 기술보다는 다양한 반복 동작으로 공을 넘기는데 집중한다. 내게 기술이 뭐가 중요한가. 공을 네트 너머로 잘 넘기면 되지….” 성 회장은 지난해에도 6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올해도 3월 열린 청주직지배에서 준우승했다. 성 회장은 아마추어 초보자들에게 늘 말한다. “공을 세게만 치려하지 말고, 일단 ‘네모’ 안에 넣으란 말이야! 테니스는 실수를 줄여야 이기는 게임이여~.” 테니스는 잘 치는 사람하고 쳐야 한다는 지론도 설파한다. “시간을 투자해 연습하고, 자신보다 잘 치는 사람과 공을 쳐야 실력이 는다. 나보다 못 치는 사람과 아무리 쳐 봐라. 실력이 느는지.” 성 회장에게 여기저기서 테니스 치자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그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나간다. “테니스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테니스 치면서 그 사람과 친해지고 또 살다보면 그 사람에게 도움도 요청하기도 하는 것 아니겠느냐.” 성 회장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동호인테니스의 전설’이란 명성. 그냥 온 것이 아니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