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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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43%
국제일반11%
사고7%
중남미7%
국제정세7%
국제정치7%
인사일반7%
경제일반4%
중동4%
사회일반3%
  • 밴스 전국구 스타 만든 ‘힐빌리의 노래’… 다시 아마존 판매 1위

    “나 같은 아이들은 암울한 미래에 직면했다. 운이 좋으면 복지 혜택을 받겠지만 운이 나쁘면 마약 과용으로 죽을 것이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39)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사진)’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는 일가친척 중 대학 졸업자가 아무도 없는 가난한 백인 가정에서 태어나 부통령 후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밴스 후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문판만 약 160만 권이 팔린 ‘힐빌리의 노래’가 있다. 2016년 6월 출간 후 74주간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정도였다. 15일 그가 지명되자 아마존 베스트셀러 순위 220위였던 책은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유명 영화감독 론 하워드가 2020년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했다. ‘힐빌리’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주 등 미 동부 애팔래치아산맥 일대의 저소득 저학력 백인을 비하하는 호칭이다. 밴스 후보의 고향도 오하이오주의 몰락한 철강촌 미들타운이다. 이 지역 백인 서민층은 대부분 정부 보조금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며 밴스 후보의 모친처럼 마약 중독자가 많다. 백인이란 이유로 역차별받는다는 피해의식도 강하다. 힐빌리는 2016년 대선에서 자신들의 처지를 알아주는 듯한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당선 뒤 ‘힐빌리의 노래’는 “어떤 정치학자보다 트럼프 당선의 이유와 맥락을 잘 보여준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밴스 후보는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 책의 성공은 많은 이가 백인 노동계층의 분노와 좌절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 힐빌리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갈구했음을 의미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힐빌리의 노래’를 언급하며 “열심히 일하는 미국 남녀를 옹호하는 책”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어 “밴스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 및 그 너머의 미 노동자와 농민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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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원전 재도입 할것”… 탈원전 37년만에 폐기

    1987년 국민투표로 ‘탈(脫)원자력발전소’ 정책을 결정했던 이탈리아가 37년 만에 탈원전 폐기를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산유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전 유럽의 에너지 가격과 전기료 등이 치솟자 원전 재도입 요구가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베르토 피케토 프라틴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장관은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향후 10년 안에 소형모듈형원자로(SMR)가 가동될 수 있도록 SMR 투자 허용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 전력 소비의 5%를 담당하는 원자력 비중을 2050년까지 최소 11%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직후부터 반(反)원전 여론이 높아졌다. 급기야 같은 해 1960, 70년대 건설된 원전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1987년 11월 국민투표에서는 80%의 찬성으로 탈원전이 결정됐다. 1990년 마지막 원자로까지 폐쇄했다. 2010년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당시 행정부는 에너지 요금 상승을 우려해 원전 재도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같은 해 6월 국민투표에서 94% 반대로 부결됐다. 이번 원전 재도입 결정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5%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충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프라틴 장관은 “최신 원자력 기술은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간 국민투표에서 드러났던 원전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일각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중국산 태양광 패널을 쓸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에너지 안보를 타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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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쏜 AR-15 소총, 美총기난사 사건 ‘단골’

    미국 ABC방송 등은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AR-15’ 계열의 소총(사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1958년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AR-15 소총은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으로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에 ‘단골’로 등장한다. AR-15 소총을 중심으로 미국 내 소총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AR-15 소총은 미국에서 400∼2000달러(약 55만∼27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주(州)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신분증만 제시하면 총기 판매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구매자의 범죄 이력이나 정신병원 입원 여부를 검토하게 돼 있지만, 개인 간 거래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 무게가 가볍고 반동이 작아 사냥용으로 널리 쓰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 3월 미국 성인 20명 중 1명(약 1600만 명)이 AR-15를 1정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며, 미 전역에 최소 2000만 정이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2012년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대량 살상 사건 17건 중 10건에서 AR-15 소총이 쓰였다. 60명이 사망하며 미국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꼽히는 2017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과 21명의 사망자를 낸 2022년 텍사스주 총기 난사 사건 때도 AR-15 소총이 사용됐다. 그간 민주당은 AR-15 소총을 포함해 반자동 소총의 규제 강화를 주장해 왔지만, 공화당과 미 정계에서 영향력이 큰 전미총기협회(NRA)는 이를 반대해 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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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안경점 찾은 교황 “변화 안좋아해 테는 그대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한 안경점을 깜짝 방문했다. 국가원수급 경호를 받는 교황이 사적으로 시내를 방문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 달리 비교적 여러 차례 로마 시내로 외출한 바 있다. 이탈리아주교회의 기관지 아베니레에 따르면 교황은 8일(현지 시간) 오후 로마 시내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 인근의 한 안경점을 찾았다. 교황은 방문 전 안경점 주인인 알레산드로 스피에치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미 두 번이나 번거롭게 나를 찾아왔으니 이번엔 내가 직접 (안경점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이 안경점을 직접 방문한 것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안경테는 바꾸지 않고 렌즈만 교체했다. 교황은 안경테가 낡아서 교체를 권하는 스피에치아에게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안경테를) 바꾸고 싶지 않아요”라고 농담을 했다고 이탈리아 일간 일메사제로는 전했다. 교황의 갑작스러운 외출에 그를 보려고 몰려든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안경점 밖이 북적였다. 교황은 안경점을 나온 뒤 몰려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어른에게는 묵주, 어린이에게는 사탕을 선물로 나눠 줬다. 교황은 2022년에는 로마 시내 판테온 인근에 있는 음반 판매점을 찾아 음반을 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각에선 ‘자아도취적 노출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대주교로 활동할 때도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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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北 직접 외교 대가로 韓 핵무장 허용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북한과 직접 외교에 나서는 대가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하거나 전술핵 재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미 진보성향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8일(현지 시간) 앤드루 여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북한의 중요한 이유’라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도 커지지만 이에 따른 위험성도 더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한과의 직접 외교를 재개할 수 있다며 근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무산 이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개인적 유대를 이어왔다”고 짚었다. 또한 “미완으로 끝났던 북한과의 협상을 마무리 짓고자 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비확한 원칙을 포기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미-북 관계를 정상화한 최초의 대통령이 되려는 욕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부채질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실질적 약속 없이 북한의 핵지위를 유지하는 ‘배드 딜’을 통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북미 대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보고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울을 달래기 위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허용하거나 미국의 전술핵 무기 재배치를 승인할 수 있다”며 “한국과 핵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윤 정부에게 외교적으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한국의 핵무기 도입은 역내 핵확산을 촉발해 한반도 안보 위험을 오히려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도 용납할 수 없는 조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선 성공시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전제 조건없는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기존 노선에서 큰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이는 한미일 삼각 협력을 포함한 동맹과 강고한 연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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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어린이 병원에 쏟아진 러 미사일… “두살배기 아기, 손전등 비추며 응급수술”

    한낮에 쏟아진 미사일은 수백 명이 드나드는 어린이병원을 초토화시켰다. 미처 대피소를 찾지 못한 아이들은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잔해와 먼지가 뒹구는 길 위에서 두려움에 떨었다. 공습 직전 이미 시작됐던 두 살배기 아기의 수술은 손전등에 의지한 채 겨우 끝마쳤다. 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어린이병원 등을 공습해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고 190여 명이 다친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유엔은 영국과 프랑스 등의 요청으로 9일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 발을 발사해 키이우와 드니프로, 크리비리흐 등 여러 도시에서 피해를 입었다”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4명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린이 사망자들이 어린이병원에서 발생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번 러시아의 공격 과정에서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오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이 큰 피해를 받은 상황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병원은 매일 600명 이상의 어린이 환자가 드나드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어린이병원이기 때문이다. 일부 어린이 환자들은 의료진 도움을 받아 대피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은 이동이 어려워 병원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당시 신경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아들 안드리와 병원에 있었던 올레나 마가레우스카 씨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폭발음이 들리자 남편과 난 아이를 보호하려고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부서지는 공포 속에서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말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선 의사 1명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졌고, 어린이 7명 등 16명이 다쳤다. 현재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러시아는 해당 시설 폭격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과 공군기지를 공습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이병원 등 민간 시설을 겨냥하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키이우 어린이병원 미사일 공격은 그들의 잔혹성을 상기시킨다”며 “동맹국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들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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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나토 회의 하루 전 우크라 전역에 대규모 공습… 어린이 병원에도 미사일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 전역을 공습해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170여명이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가는지 모른다고 주장해선 안 되며 모든 범죄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자신의 ‘X’ 계정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발을 발사해 키이우·드니프로·크리비리흐·슬로비안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여러 도시의 아파트와 인프라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키이우에 중심부에 위치한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에도 한낮에 미사일이 날아들었다.이 병원은 우크라이나 최대의 어린이 병원으로, 매일 600명 이상의 환자가 드나드는 곳이다. 일부 환자들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 밖으로 대피했지만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은 병원 안에 있었다. 당시 신경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던 아들 안드리 마가레프스카와 함께 병원 안에 있었던 올레나는 “폭발음이 들리자 나와 내 남편은 둘 다 안드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깨졌고, 공격이 또 발생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공격 당시 2살 아기의 수술에 참여하고 있던 한 간호사는 CNN에 “전등과 모든 전기가 나갔지만 우리는 손전등을 비춰 재빨리 수술을 마무리 해 아이를 보호소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날 암 병동 환자들을 비롯해 미처 대피소를 찾지 못한 어린 환자들은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잔해와 먼지가 나뒹구는 길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어야 했다. 한 어머니는 “암 환자인 자신의 아들이 반나절이나 진통제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CNN에 호소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만 젊은 의사 1명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졌고,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다쳤다.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도 진행 중이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어린이병원 공습 현장에서 러시아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키이우에 떨어진 사실을 영상으로 확인했다”며 우크라이나 군사시설과 공군기지를 공습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린이병원 등 민간 시설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8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키이우 최대 어린이 병원에서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러시아의 잔혹성을 끔찍하게 상기시킨다”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의 도시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정상회의 전날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에 회원국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하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로 발표될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우크라이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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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 저지-외교갈등 번진 유로축구 ‘늑대 경례’

    지난달 15일부터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대표팀과 응원단의 ‘늑대 경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늑대 경례는 엄지, 약지, 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이다. 튀르키예에선 신성시하는 동물인 늑대를 표현하는 제스처로 통하지만, 유럽에선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늑대들(Grey Wolves)’의 인사법으로 여겨진다. 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경찰은 튀르키예 축구 팬들이 이날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를 앞두고 응원 행진을 하며 늑대 경례를 하자 이들을 저지했다. 경찰은 “팬들의 응원 행진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로 2024 중 늑대 경례는 2일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처음 논란이 됐다. 당시 튀르키예의 메리흐 데미랄이 골 세리머니로 늑대 경례 동작을 취한 것.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경기 뒤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은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데미랄에게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데미랄은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회색늑대들은 1968년 결성됐고 아르메니아인과 쿠르드인 등 반튀르키예 성향이 강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켜 왔다. 프랑스에선 불법 단체로 규정됐고, 독일에선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감시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늑대 경례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3일 튀르키예 외교부는 페저 장관의 성명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독일대사를 불러 늑대 경례는 향후 외교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5일 튀르키예 대표팀의 8강전 관람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며 “데미랄은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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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원 저지-외교갈등으로…유로축구 ‘늑대 경례’ 논란

    지난달 15일부터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대표팀과 응원단의 ‘늑대 경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늑대 경례는 엄지, 약지, 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이다. 튀르키예에선 신성시하는 동물인 늑대를 표현하는 제스처로 통하지만, 유럽에선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늑대들(Grey Wolves)’의 인사법으로 여겨진다.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경찰은 튀르키예 축구팬들이 이날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를 앞두고 응원 행진을 하며 늑대 경례를 하자 이들을 저지했다. 경찰은 “팬들의 응원 행진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유럽 2024 중 늑대 경례는 2일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처음 논란이 됐다. 당시 튀르키예의 메리후 데미랄이 골 세리머니로 늑대 경례 동작을 취한 것. 낸시 페저 독일 내부무 장관은 경기 뒤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은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데미랄에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데미랄은 기자 회견에서 “튀르키예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회색늑대들은 1968년 결성됐고 아르메니아인과 쿠르드인 등 반튀르키예 성향이 강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켜 왔다. 프랑스에선 불법 단체로 규정됐고, 독일에선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돼 감시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시 늑대 경례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3일 튀르키예 외무부는 페저 장관의 성명에 항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독일 대사를 불러 늑대 경례는 향후 외교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5일 튀르키예 대표팀의 8강전 관람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며 “데미랄은 자신의 기쁨 표현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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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파키스탄 50도까지… ‘불타는 지구촌’

    미국 일본 러시아 그리스 인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파나마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는 올 5월부터 현재까지 50도가 넘는 폭염이 몰아쳐 냉방 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거주하는 상당수 주민이 대도시로 대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지 순례 ‘하지’ 기간인 지난달 최소 1300여 명이 열사병 등으로 숨졌다. 5일 일본 교도통신,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에현 마쓰사카의 최고기온은 39.7도를 기록했다. 후쿠이현 오바마(38.9도), 고치현 구로시오(38.0도) 등의 기온도 비슷했다. 도쿄 도심 온도 또한 35.5도까지 상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또한 3일 최고 온도가 32.7도로 기존 최고치였던 1917년의 온도보다 0.5도 상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최근 폭염에 따른 화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 또한 올 6월 평균 온도가 22.7도로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선 117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가 관측됐다. 6월 평균 폭염 일수 또한 2.8일로 평년보다 약 4배 늘어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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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없는 오지 탈출”… 50도까지 치솟는 폭염에 지구촌 ‘신음’[글로벌 포커스]

    ‘세계에서 가장 더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는 파키스탄 남부 자코바바드에선 여름마다 주민의 약 25%가 더위를 피해 이곳을 떠난다. 올해 5월 최고 기온이 무려 52도를 기록했다. 잦은 정전과 식수 부족으로 많은 주민은 극한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얀셰르 코소 씨(38)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2018년 코소 씨의 어머니가 열사병으로 쓰러졌다가 겨우 회복한 뒤 그는 매년 4월부터 그해 가을까지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을 상대적으로 시원한 북부 퀘타로 보낸다. 길면 하루 20시간씩 정전이 이어지는 자코바바드의 환경이 어머니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판단에서다. 코소 씨가 일하는 인근 대도시 카라치 또한 50도 안팎의 고온에 시달린다. 다만 그는 뉴욕타임스(NYT)에 “카라치는 비교적 정전이 적고 일자리를 찾기도 쉽다”며 계속 카라치에 머물면서 돈을 벌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카라치에선 닷새 동안 열사병으로 568명이 숨졌다. 파키스탄은 물론이고 이웃 인도에서도 올 4월부터 석 달째 최고 기온 섭씨 40∼5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선 “자동차 운전대를 잡았다가 화상을 입었다” “수도꼭지에서 끓는 물이 나온다”는 증언이 속출한다. 유럽, 아프리카, 북미, 남미에서도 올해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 치운 곳이 대부분이다.● “에어컨 있는 도시로”… 농촌 탈출 극한의 이상(異常)기후가 정상(正常)처럼 느껴질 지경에 이르자 각국 정부와 주민들은 다급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거주지를 옮기는 선택이다. 아시아에서는 코소 씨처럼 일시적인 이주가 아니라 삶의 터전 자체를 뿌리째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저개발국의 ‘기후 이주민’은 대부분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이촌향도(離村向都)’를 택한다. 농촌은 일반적으로 녹지가 적은 도심지보다 온도가 낮다. 하지만 선풍기조차 돌리기 어려울 만큼 전력이 부족한 데다 이상 고온으로 농업 생산량까지 급감하면서 많은 이들이 ‘기후 위기’와 ‘생활고’를 동시에 겪고 있다. 예일대 환경대학원 연구진이 인도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올 5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4%가 “극심한 더위, 가뭄, 홍수 등으로 이미 이사를 했거나 이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국제 환경단체 ‘남아시아기후행동네트워크’는 2050년까지 기후 영향으로 이주해야 하는 인구가 인도에서만 4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 가라앉는 섬 주민들은 탈출 해수면 상승에 직면한 많은 나라도 기후 재해를 타개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파나마는 해수면이 점점 빠르게 높아지면서 잠기는 섬 주민들을 본토로 이주시키고 있다. 해발 고도가 0.5m에 불과한 수그두브섬의 300가구는 정부가 지은 임시 주택으로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강풍이 불면 집까지 물이 들어차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워진 것이다. 파나마는 수그두브섬을 시작으로 62개 공동체의 3만8000명을 수십 년에 걸쳐 이주시키기로 했다. 비용은 최소 12억 달러(약 1조6800억 원)로 추정된다. 인도네시아 또한 다음 달 17일부터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수도 이전을 시작한다. 역시 해수면 상승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인구 1000만 명의 현 수도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은 인구 과밀과 해수면 상승으로 해마다 25cm씩 가라앉고 있다. 기반시설이 거의 없는 ‘열대우림’ 누산타라로의 수도 이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미 세 번이나 홍수를 겪은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는 5월에 80년 만의 대홍수가 덮쳐 170여 명이 사망하고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 마리아 베나시우 씨는 지난해 홍수로 집을 잃고 임대주택으로 옮겼지만 그마저도 올해 다시 잃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이 마을은 언젠가 강이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당국은 마을 40%를 다른 곳에 재건해 주민들을 이주시킬 계획을 세웠다. 이와 달리 반복되는 가뭄에 시달리는 멕시코는 2020년부터 ‘인공강우’로 대응하고 있다. 멕시코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강우량은 한 달 동안 9.9mm로 1941년 이후 가장 가물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도 수시로 수도가 끊어져 빈곤 지역 주민들이 급수차에 의존해야 했다. 정부는 연 1회 이상 비행기나 드론으로 ‘구름 씨앗’이 될 요오드화은을 구름에 살포해 강수량을 늘리려 하고 있다.● 그리스는 관광지 폐쇄… 美 근로자 보호법 선진국도 이상기후를 피할 수 없다. 특히 관광업 비중이 국가 경제의 20%에 달하는 남유럽의 위기감은 더 크다. 그리스에선 올 6월 한 달간 관광객 약 10명이 열사병 등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결국 당국은 낮시간 아테네의 유명 유적지 아크로폴리스 등의 방문을 제한했다. 지도에 에어컨이 설치된 아테네 공공건물 및 녹지 등을 표시하고, 목적지까지 가장 시원한 길을 안내해주는 ‘피서 앱’도 출시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주 멜버른 등도 유사한 앱을 출시해 주민들에게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근로자 3600만 명을 더위로부터 보호하도록 의무화하는 산업안전법 개정안을 2일 발표했다. 작업 현장의 온도가 27도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고용주가 반드시 식수, 그늘, 냉방시설 등을 제공하고, 새 직원을 고용할 때 더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작업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폭염 대책 전담 부서인 ‘기후변화 및 건강형평국’도 신설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다음 달부터 택시 면허 또한 대폭 늘어난다. 당국은 택시 노조의 거센 반발로 2006년 이후 신규 면허 발급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관광객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불만까지 더해지자 결국 주요 도시의 택시 면허 수를 20% 늘리기로 했다.● 잦은 정전, 식량 부족도 심각 폭염 등으로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는 반면 발전과 송전은 불안정해지면서 각국에서 전력난 대응 또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 생산의 78%를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남미 에콰도르에서는 가뭄으로 댐 수위가 29%대까지 내려앉았다. 4월에만 두 차례 전력난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지난달 19일 20년 만에 전국적인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동유럽 발칸반도의 보스니아에서도 지난달 수도 사라예보 전체가 갑작스럽게 정전되면서 거리의 신호등이 꺼지고 교통 혼란이 벌어졌다. 중국에서는 북부에서는 가뭄이, 남부에서는 홍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 기후로 지난달에만 수십 명이 숨졌다. 중국은 남쪽의 물을 끌어다 북쪽에 공급하는 ‘남수북조(南水北調)’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통해 위기를 해소하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국 14억 명의 물 수요를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극한 기후로 농작물 생산도 대폭 감소했다. 미 외교매체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에서는 이상 고온, 가뭄 등의 여파로 정부가 관리하는 밀 재고량이 지난달 기준 2990만 t에 그쳐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구 대국’인 인도와 중국 등이 안보 차원에서 식량 확보에 나서면 식량이 부족한 가난한 국가에서 분쟁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후 위기도 ‘부익부 빈익빈’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제3세계 저개발국에 집중되는 현실도 문제다. 국민 대부분이 빈곤층인 나라들은 기후 변화 대응을 할 여력이 없고, 주민들 또한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하기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계속한다. 9명의 자녀가 있으며 10번째 아이를 임신 중인 파키스탄 임신부 사히바 씨는 AP통신에 “반나절만 놀아도 아이들이 굶는다”며 땡볕 아래서 밭일을 계속했다. 국제 비영리단체 국제구조위원회가 선정한 ‘기후위기에 취약한 10대 국가’에는 소말리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차드, 남수단 등이 포함됐다.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십 년째 이어지는 내전이나 정치적 갈등으로 기후 변화 대응이 일종의 ‘사치’로 여겨지는 나라들이다. 온실가스를 주로 배출하는 나라는 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인데 그 피해는 개발도상국이 대부분 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이 부유한 나라의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역사적 빚을 해결하라”라고 비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4-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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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파키스탄 50도까지…‘불타는 지구촌’

    미국 일본 러시아 그리스 인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파나마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는 올 5월부터 현재까지 50도가 넘는 폭염이 몰아쳐 냉방 시설이 부족한 농촌 지역에서 거주하는 상당수 주민이 대도시로 대피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지 순례 ‘하지’ 기간인 지난달 최소 1300여 명이 열사병 등으로 숨졌다. 5일 일본 교도통신,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에현 마쓰사카의 최고기온은 39.7를 기록했다. 후쿠이현 오바마(38.9), 고치현 구로시오(38.0) 등의 기온도 비슷했다. 도쿄 도심 온도 또한 35.5도까지 상승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또한 3일 최고 온도가 32.7도로 기존 최고치였던 1917년의 온도보다 0.5도 상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최근 폭염에 따른 화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국 또한 올 6월 평균 온도가 22.7도로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선 117년 만에 가장 이른 열대야가 관측됐다. 6월 평균 폭염 일수 또한 2.8일로 평년보다 약 4배 늘어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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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인 최초 獨연방 하원의원 “인종차별-위협 선 넘어” 정계은퇴 [사람, 세계]

    “이민자에게 적대적으로 바뀌는 독일 사회를 우려한다.” 최근 유럽 전역에 거센 우경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2013년 흑인 최초로 독일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던 집권 사회민주당 소속 카람바 디아비 의원(63·사진)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자신과 참모진을 향한 위협이 갈수록 증가하는 여파로 풀이된다. 그의 지역구인 작센안할트주 할레는 옛 동독 지역이며 극우 정당 ‘AfD(독일을 위한 대안)’의 텃밭으로 꼽힌다. 디아비 의원은 3일 “오랜 고민 끝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젊은 정치인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정치매체 폴리티코유럽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근 의회는 물론이고 독일 사회 전체에서 이민자에게 적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 원인으로 나치 독일을 추종하는 AfD의 2017년 연방의회 입성을 지목했다. 디아비 의원은 “AfD 의원들은 의회에서 소수자에게 모욕적이고 상처가 될 수 있는 연설을 한다. 의원들의 이 같은 언사는 거리의 폭력과 공격을 부추긴다”고 우려했다. 디아비 의원은 지난달 초 인스타그램 계정에 “위협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하며 자신과 참모진을 향한 인종차별적 모욕, 살해 위협이 적힌 편지 등을 공개했다. 할레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2020년 총탄 공격을 받았고 2023년 방화 표적이 됐다. 1961년 서아프리카 세네갈에서 태어난 디아비 의원은 1985년 독일로 건너왔다. 1996년 화학 박사 학위를 땄고 2001년 시민권도 취득했다. 연방 하원의원이 된 후 극우파로부터 수차례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했다. AfD는 2013년 설립된 신생 정당이지만 현재 독일 연방의회 736석 중 78석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달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 정당 중 기독교민주연합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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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사극 인기에 해금 배우는 일본인 많아졌어요”

    일본에서 K-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해금 등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 전통 악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에 주오사카한국문화원가 개최한 국악 특별 강좌 ‘해금’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주오사카한국문화원은 28일 “국악의 매력을 일본에 알리기 위해 국립국악원과 협력해 이달 22일부터 7월 6일까지 약 2주간 문화원 세미나실에서 이같은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국악원 소속 해금 연주자인 이소라가 강사로 나섰다. 문화원은 2022년부터 3년째 해마다 해금 강의를 진행해왔다. 최근 ‘눈물의 여왕’ 등 한국 드라마와 ‘동이’ 등 한국 사극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전통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현지인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45명 정원에 90명 이상이 신청했다. 오사카는 물론 후쿠오카현과 미에현, 아이치현 등지에서 지원자가 몰렸다. 연령대도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고 한다.강좌는 평일반·토요일반·경험자반 등 5개반으로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해금의 기초적인 연주 방법을 배우고 아리랑과 도라지타령, 오버더레인보우, 문리버 등 다양한 곡들을 연습할 예정이다. 정태구 주오사카한국문화원장은 “강좌를 통해 한국 전통악기에 대한 일본인들의 친밀감을 높여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고 국악의 매력을 알리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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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시간만에 막내린 볼리비아 쿠데타… 주동자 “대통령 자작극”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 분열로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있던 볼리비아에서 군부가 무력으로 대통령궁에 진입하는 쿠데타가 벌어졌다. 그런데 발발 3시간 만에 철군하며 해프닝처럼 끝나버렸다. 쿠데타를 주동했던 후안 호세 수니가 육군 참모총장은 현장에서 체포된 뒤 “현직 대통령이 지시한 자작극”이라고 주장해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제 진입, 대통령 맞대면’ 전부 생중계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경 수니가 참모총장은 탱크와 장갑차를 이끌고 대통령궁과 정부청사 등이 밀집한 행정 수도 라피스의 정치 중심가 ‘무리요 광장’에 집결했다. 무장 군인들은 최루탄 등을 사용해 광장에서 시민들을 해산시켰으며, 장갑차로 대통령궁 출입문을 들이받아 강제로 개방했다. 수니가 참모총장은 직후 현장에서 “육해공 참모총장 일동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왔다”며 “엘리트가 자행한 약탈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건 군인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궁으로 들어가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과 각료들을 만났다. 그런데 이후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볼리비아 통신 ANF에 따르면 아르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불복종을 용납할 수 없다”고 호통치며 철군을 명령했다. 그는 별도의 대국민 연설에서도 “쿠데타 시도에 직면했지만 국민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굳건히 서 있겠다”고 밝혔다. 쿠데타에 가담한 참모총장 3명도 전부 경질했다. 그러자 쿠데타는 오후 6시경 발발 3시간여 만에 그대로 종료됐다. 현지 일간 티엠포스에 따르면 수니가 참모총장은 철군 결정을 내린 뒤 무리요 광장에서 연설을 하다가 경찰에 순순히 체포됐다고 한다. 일단 남미의 이웃 국가들은 쿠데타를 성토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아르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위기 빠진 대통령의 자작극” 이날 쿠데타는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많았다. 현지에선 최근 좌파 분열로 내년 대선에서 우파에 정권을 넘길 위기에 처한 아르세 대통령이 측근을 동원해 저지른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수니가 참모총장도 체포 직전 “최근 아르세 대통령이 ‘(자신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사건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쿠데타 배후로 대통령을 지목한 것이다. 1982년 이후 42년 만에 벌어진 이날 쿠데타는 마치 미리 짠 듯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대통령궁 복도에서 아르세와 수니가가 대화하는 장면도 담겼다. 무리요 광장에는 쿠데타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8명이 경상을 입었을 뿐이다. 2020년 당선된 아르세 대통령은 13년간 장기 집권 후 2019년 부정 선거 의혹으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다. 군부가 지지하는 반(反)모랄레스 성향 자니네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지냈으나, 결국 모랄레스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내년 대선에서 아르세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 또한 출마 의사를 표명하며 좌파 진영에 큰 균열이 생겼다. 재무장관 출신인 아르세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켜 당선됐지만, 최근 경제난이 심화하고 연료 부족 현상까지 겪으며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볼리비아 집권당의 극심한 분열로 정부 운영이 마비됐다”며 “정권 교체 가능성이 20년 만에 가장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니가 참모총장은 그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쿠데타를 벌인 배경에 현 대통령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야당 소속 안드레아 바리엔토스 상원의원은 “국가의 존망 위기를 걸고 이 같은 쇼를 벌인 것인지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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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치 핵개발 위험” 아인슈타인 편지 경매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인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나치의 핵무기 개발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쓴 편지가 올 9월 미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다. 약 두 페이지 분량의 이 편지는 예상 낙찰가가 최소 400만 달러(약 55억 원)에 이른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당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였던 아인슈타인은 동료 과학자들의 부탁을 받아 해당 편지를 썼다. 동료 과학자인 실라르드 레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이 편지에는 나치가 원자력을 이용해 ‘매우 위험한 폭탄’을 만들기 전 미국이 먼저 원자력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대량의 우라늄에서 핵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고, 폭탄의 제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편지를 받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원자력 연구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었고, 이는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미국의 핵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전신이 됐다. 다만 이 편지는 원본이 아닌 실라르드가 보관용으로 한 부 더 작성한 것이다. 원본은 뉴욕의 ‘루스벨트 도서관 및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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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정집에 우주쓰레기 날벼락… NASA에 손배소

    미국의 한 가정이 우주에서 떨어진 잔해로 피해를 봤다며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소송을 걸면서 ‘우주 쓰레기(space debris)’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우주 개발 경쟁이 치열한 데다 민간 주도 사업까지 활발해지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사는 알레한드로 오테로 가족은 “올 3월 하늘에서 떨어진 우주 쓰레기로 주택이 파손됐다”며 나사를 상대로 8만 달러(약 1억10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우주 쓰레기는 2021년 나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며 버린 2.6t짜리 배터리 부품의 일부로 알려졌다. 나사는 해당 부품이 대기권으로 진입하며 타버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가 지상으로 떨어져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ISS나 인공위성, 우주선 등에서 나오는 우주 쓰레기는 1957년 인류가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한 뒤로 지속적으로 생성돼 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민간 기업들이 우주 개발에 참여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500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약 4만 개를 추가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해 6월 기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가 무려 1억31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크기가 10cm 이상인 것도 약 3만6500개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런 우주 쓰레기들이 지상으로 떨어질 경우다. 총알보다 10배가량 빠른 시속 3600km로 지구를 도는 우주 쓰레기가 미처 연소되지 않고 떨어지면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해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대기권으로 진입한 잔해로 인해 2년에 한 번꼴로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우주 쓰레기로 민간이 입을 피해를 보상할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테로 씨의 변호사인 미카 응우옌 워디는 성명에서 “최근 우주 교통량 증가로 우주 쓰레기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이 각 정부가 우주 쓰레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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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3대 핵전력 추가 개발”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북한과 베트남을 차례로 순방한 직후 ‘3대 핵전력’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보유한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올 1월 기준 4380기로, 미국보다 600여 기 많다. 세계 최대 핵보유국임에도 ‘힘의 균형’을 명분으로 내세워 핵개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군 사관학교 우수 졸업생 축하 행사에서 “전 세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전략적 억지력을 보장하기 위해 3대 핵전력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대 핵전력은 육해공에서 핵탄두를 발사시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를 일컫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16일 공개한 2024년도 세계 핵무장 연감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1위 핵무장 국가로, 전 세계 핵탄두 재고량 1만2121기 중 5580기를 보유하고 있다.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4380기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5044기이고, 이 중 3708기가 사용할 수 있는 탄두로 집계됐다. 푸틴 대통령은 20일 아시아 순방을 마치며 연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적들이 핵 사용의 문턱을 낮추는 것과 관련된 새로운 요소를 연구하고 있다”며 ‘핵 교리’ 수정을 시사했다. 현재 러시아 핵 교리는 핵무기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무기 공격에 대응할 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군사위원장도 23일 “도전과 위협이 커진다면 핵무기 사용 시점과 결정 절차에 대한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고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중심의 서방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할 ‘유라시아 안보 체계’ 창설 구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21일 “유럽연합(EU)과 나토를 포함한 모든 측과 유라시아의 평등하고 불가분의 안보 문제를 협의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달 14일 “유라시아에서 외국 주둔군을 점차 줄여 나가고 새로운 양자·다자 집단안보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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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시진핑에 푸틴도 갔다… 베트남 ‘대나무 외교’ 실리 챙겨

    “베트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까지 이끌어내며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의 성공을 보여줬다.” 북한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곧장 베트남에 국빈 방문하며 다시 한번 베트남의 중립 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은 푸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도 잇달아 성사시켜 유례없는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초강대국 지도자들의 방문으로 실질적인 과실도 있었다.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양국 관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이끌었다. 3개월 뒤 12월 시 주석은 베트남과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에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CNN 방송은 “현재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나라는 베트남이 거의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굳건한 줄기-유연한 잎 ‘대나무 외교’ 푸틴 대통령은 이틀간의 국빈 방문 첫째 날인 20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팜민찐 총리, 또럼 국가주석과 쩐타인만 국회의장 등 베트남 권력 서열 1∼4위를 모두 만났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원칙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가 중요 국가로 여기는 곳 중 하나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자 역내 안보에 영향력을 미칠 주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 집권 기간 5차례를 포함해 2017년 이후 무려 7차례 베트남을 찾았다. 특히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는 베트남,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1∼5월 러시아와 베트남 무역 규모는 19억60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1.4%나 늘었다. 푸쫑 서기장은 당초 푸틴 대통령 초청을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베트남 방문을 ‘미국에 대한 외교적 승리’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의 심기를 거스를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베트남 외교 기조인 ‘대나무 외교’를 발휘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기로 했다. 대나무 외교는 2016년 푸쫑 서기장이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강대국 간 분쟁에 끼지 않으면서 자립적이며 탄력적인 외교 노선을 취하겠다는 원칙을 대나무에 빗대어 표현했다. 응우옌칵기엉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 객원연구원은 FT에 “베트남은 이것이 세 나라로부터 모두 이익을 얻을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美 공급망 다양화 수혜, 中최대 투자국 미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 외교의 장을 제공한 베트남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주베트남 미국대사관은 17일 성명에서 “어떤 나라도 푸틴의 침략 전쟁을 홍보하고 잔학 행위를 정상화하는 판을 깔아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동남아에서 대(對)중국 포위망의 마지막 고리로 여기고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미 상무부는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상향해 베트남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애플 등 미국 기업들도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 베트남을 선택하고 있다.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국경을 맞댄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베트남에 82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올라섰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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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이어 러까지… 강대국 오가는 베트남 ‘대나무 외교’

    “베트남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까지 이끌어내며 ‘대나무 외교(Bamboo Diplomacy)’의 성공을 보여줬다.”북한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곧장 베트남에 국빈방문하며 다시 한번 베트남의 중립 외교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트남은 푸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도 잇달아 성사시켜 유례없는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초강대국 지도자들의 방문으로 실질적인 과실도 있었다.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양국 관계의 ‘전략적 동반자’ 격상을 이끌었다. 3개월 뒤 12월 시 주석은 베트남과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에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 CNN 방송은 “현재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나라는 베트남이 거의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굳건한 줄기-유연한 잎 ‘대나무 외교’푸틴 대통령은 이틀간의 국민방문 첫째 날인 20일 응우옌푸쫑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팜민찐 총리, 또럼 국가주석과 쩐타인만 국회의장 등 베트남 권력 서열 1~4위를 모두 만났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원칙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가 중요 국가로 여기는 곳 중 하나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이자 역내 안보에 영향력을 미칠 주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에 푸틴 대통령 집권 기간 5차례를 포함해 2017년 이후 무려 7차례 베트남을 찾았다. 특히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는 베트남,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1~5월 러시아와 베트남 무역 규모는 19억60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로 전년 동기와 대비해 51.4%나 늘었다. 응우옌 서기장은 당초 푸틴 대통령 초청을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베트남 방문을 ‘미국에 대한 외교적 승리’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의 심기를 거스를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베트남 외교 기조인 ‘대나무 외교’를 발휘해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기로 했다. 대나무 외교는 2016년 응우옌 서기장이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강대국 간 분쟁에 끼지 않으면서 자립적이며 탄력적인 외교 노선을 취하겠다는 원칙을 대나무에 빗대어 표현했다. 응우옌칵기엉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객원연구원은 FT에 “베트남은 이 것이 세 나라로부터 모두 이익을 얻을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 美 공급망 다양화 수혜, 中최대 투자국미국은 푸틴 대통령에 정상 외교의 장을 제공한 베트남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주베트남 미국대사관은 17일 성명에서 “어떤 나라도 푸틴의 침략 전쟁을 홍보하고 잔학 행위를 정상화하는 판을 깔아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베트남을 동남아에서 대(對)중국 포위망의 마지막 고리로 여기고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전쟁 종전 이후 약 50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미 상무부는 베트남의 무역 지위를 ‘비시장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상향해 베트남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애플 등 미국 기업들도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 베트남을 선택하고 있다.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은 미국 규제를 피하기 위해 국경을 맞댄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베트남에 82억 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올라섰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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