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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일본 전기버스 시장에 뛰어든다. 2022년 순수 전기차로 12년 만에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입한 데 이어 이번엔 친환경 상용차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는 일본 운수·관광 서비스 기업인 이와사키그룹과 무공해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사진) 공급을 위한 구매의향서(LOI)를 18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LOI는 본계약에 앞서 상호 합의 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현대차는 이후 본계약에 나서 4분기(10∼12월)에 1호 차를, 내년 1분기(1∼3월)까지 총 5대를 이와사키그룹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사업 활동을 하는 이와사키그룹은 현대차 전기버스를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야쿠시마 노선버스로 운영하다는 방침이다. ‘바다 위의 알프스’라 불리는 친환경 관광지를 달리는 차량으로 현대차의 전기버스를 선택한 것이다. 이와사키그룹은 추가적인 상용 전기차 모델 투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와사키 요시타로 이와사키그룹 사장은 LOI 체결식에서 “현재 일본에는 중국산 전기버스도 판매되지만, 품질 신뢰도가 높은 현대차의 전기버스를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야쿠시마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이 앞으로 상당 기간 저가 제품을 쏟아낼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등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기준 중국의 수출 단가(상품당 가격)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8월 중국의 수출 단가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전년 동기 대비 13.9%)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중국의 수출 가격 내림세는 다른 주요 국가보다 더 가파르다. 올해 1∼4월 중국 수출 단가 감소율은 10.2%로 세계 평균(2.6%)보다 컸다.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물량은 8.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저가 제품 밀어내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내수 부진에 과잉 생산된 자국 생산품을 수출로 돌리는 전략을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고수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 물가 덕분이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이 수출 선복(해상운송 적재 공간)을 싹쓸이하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은 해상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을 겪고 있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로 이런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수직계열화 등을 통해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기차, 배터리 등 산업에선 (중국의 밀어내기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으론 중국을 앞서기 어려운 만큼, 수출 제품을 기술 우위가 있는 고급·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독일 차 브랜드가 주도해 오던 수입차 시장에 미국 테슬라발(發)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21일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수입차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량이 1만 대 이상을 기록한 브랜드는 BMW(3만4933대), 메르세데스벤츠(3만15대), 테슬라(1만7380대) 등 세 곳이다. 이 중 순수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만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늘었다.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졌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테슬라 판매 증가율은 365.7%에 달했다. 지난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후륜구동(RWD) 모델을 국내에 내놓으며 판매 시작가를 1000만 원 이상 낮춘 ‘모델Y’가 이런 성장세를 견인했다. 모델Y는 시작가 기준 RWD가 5299만 원, AWD 모델은 6099만∼7199만 원에 판매된다. 모델Y는 상반기 수입차 브랜드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테슬라의 약진에 최근 4년(2020∼2023년)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차 3사가 독차지해 오던 판매량 순위 ‘톱(Top) 3’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9위였던 테슬라는 올 상반기엔 3위로 여섯 단계 도약했다. 반대로 이 기간 판매량이 62.6% 감소한 아우디는 3위에서 8위로 주저앉았다. 고금리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자 그간 수입차 구매 가격이 치솟던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도 한풀 꺾였다. 1년 사이 수입차 평균 구매 비용(취득 금액 기준)은 8477만 원에서 7679만 원으로 9.4% 줄었다. 이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5.2% 줄어든 12만5105대에 그쳤다. 초고가 수입차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람보르기니, 맥라렌, 벤틀리, 페라리, 포르셰 등 슈퍼카·고급차 브랜드의 상반기 판매량(합계)은 전년 동기(6992대)보다 41.3% 떨어진 4107대를 나타냈다. 이 기간 8000만 원 이상 자동차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5개 차량(벤츠 GLE, BMW X5, 벤츠 S클래스, BMW 6시리즈, BMW X7)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23.4% 줄었다. 8000만 원 이상의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하도록 하는 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 수입차의 주요 동력원이었던 디젤 또한 전기차에 밀려났다. 디젤 수입차의 판매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포인트 떨어진 3%에 불과했다. 같은 시기 순수 전기차가 7.7%에서 21.5%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과 대비된다. 이가현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팀장은 “수입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전기차는 테슬라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여전히 강세”라며 “다만, 비야디(BYD)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한국 진출이 예고되고 판매가 인하를 위해 중국산 물량을 들여오려는 기존 브랜드도 늘면서 중국산 수입차의 점유율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8%’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승용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에서 르노코리아는 1%대 점유율에 그쳤다. 2010년 국내에서 연간 약 15만6000대까지 승용차를 팔았던 르노코리아는 오랜 신차 부재로 지난해에는 2만여 대 판매에 불과했다. 닛산의 수출용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된 2019년 이후부턴 연간 10만 대 이상이던 르노코리아의 수출량도 2022년(11만7020대)을 제외하면 모두 10만 미만에 머물렀다. 르노코리아가 지난달 27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처음 공개한 4년 만의 신차, ‘뉴 르노 콜레오스’는 이런 부진을 단번에 떨쳐낼 기대작이었다. 이때부터 12일까지 진행 한 사전 예약으로 확보한 고객은 약 8000명. 10만 원의 청약금을 내야 했고 가격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시장의 관심은 르노코리아가 이 신차에 ‘얼마의 가격을 책정하느냐’였다.18일 르노코리아가 공개한 그랑 콜레오스의 시작가는 3495만 원. 동력장치별로는 △가솔린 터보 2WD(3495~3995만 원) △가솔린 터보 4WD( 4345만 원)△E-Tech 하이브리드(3920~4495만 원) 등으로 구성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8월 중에 친환경차 인증을 받아 세제 혜택을 받게되면 3777만 원에서 4352만 원으로 구입 가능할 것이란 게 르노코리아 측의 설명이다.이번에 공개된 가격은 다른 브랜드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질 않는다. 상반기 국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기아 쏘렌토는 시작가가 3506만 원이다. 그만큼 이 차의 상품성에 르노코리아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경쟁 모델 대비 후방 교차 충돌 경보, 360도 3D(차원) 어라운드뷰 등 고급 사양을 탑재한 점도 눈에 띈다.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도 주행 성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라며 “그랑 콜레오스 고객 인도는 9월부터 시작된다”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조선사들이 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중국산 철강 제품이 크게 늘고 있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서도 첨단 제품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중국산 반도체를 많이 쓰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산업 곳곳에 중국산 중간재가 스며드는 ‘차이나 인사이드’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중간재까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상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 13% 증가 1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후판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8만8367t이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H형강 등으로 일부 건설 산업에 쓰이지만 대부분 조선업에 활용된다. 중국산 후판 수입량의 증가세는 2021년(10만7133t)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86% 정도로 가파르다. 한국 조선 업체가 생산량 증대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후판 채택 비중을 늘리는 게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 수준을 차지하는 선박의 핵심 부품(중간재)이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의 후판을 90% 넘게 활용해 오던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최근 몇 년간 국산 사용 비중을 70%까지 떨어뜨렸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이 낮은 것뿐만 아니라 제조 기술력도 좋아지다 보니 중국산 후판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LCD, 가솔린 엔진에도 파고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가솔린 엔진 등 다른 산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수입 품목 1위는 메모리 반도체다. 상반기 반도체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3%가 늘어난 83억5182만 달러(약 11조5400억 원)를 나타냈다.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지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주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28나노미터 이상의 저성능 제품이 대다수다. 같은 기간 수입량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보인 품목은 자동차·트랙터의 가솔린 엔진(불꽃점화식 내연기관·531.5%), 모터용 부품(62.1%), LCD(45.1%) 등이 있다. 태양광 모듈과 트랜지스터의 수입량도 각각 9.1%, 8.5%가 늘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올해 잠잠하긴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중국산 2차전지 소재의 수입량이 많았다”고 했다. 당장 중국 업체들과 경쟁 관계에 놓인 한국 중간재 업체들은 4차 산업혁명 전환 흐름에 발맞춰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한 무역업체 임원은 “과거 중공업 기업을 대상으로 공작 기계를 만들다가 2차전지 소재용 설비 기계로 제품을 전환해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며 “중국의 제조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어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 중국산 중간재 활용 비중이 높은 업체들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유종철 대한상공회의소 통상조사팀장은 “미국이 중국산 우회 수출에 대해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제품 가격이 다소 오르더라도 국산 제품을 쓰거나 중국 이외 국가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기아가 상품 경쟁력을 높인 연식 변경 모델 ‘더 2025 봉고 3(The 2025 봉고 Ⅲ)’를 16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는 이번에 하위 트림까지 △전동 접이 아웃사이드 미러 △크루즈 컨트롤 등을 확대 적용했다. 상위 트림에는 △트위터 스피커 △크롬 인사이드 도어핸들&파킹브레이크 레버를 기본 적용했다. 모든 트림에 소화기가 장착됐다. 기아는 봉고 기반의 운전교습용 차량(초장축 더블캡, 표준캡)에 자동변속기 모델도 추가했다. 판매가는 이륜구동 초장축 킹캡, 6단 수동변속기 기준 1t 2035만∼2300만 원, 1.2t 2455만∼2560만 원이다. 1t 운전교습용 차량은 표준캡 1988만 원, 더블캡 2127만 원이다.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1t 차량은 113만 원, 1.2t 차량은 107만 원이 추가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조선소가 있는 울산과 경남 거제 지역구 의원들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로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의 ‘꽃’이라 불리는 ‘상세설계 및 초도(선도)함 구축(3단계)’을 자기 지역 회사가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같은 지역이라면 여야 구분 없이 한 팀을 꾸리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펼쳐졌습니다. KDDX는 국내 기술을 적용해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들여 6000t급 6척을 건조하는 사업입니다. 이 중 3단계 사업은 함정과 그 무기 체계의 기본 뼈대를 만드는 9000억 원 규모의 핵심 사업입니다. 지금까지는 ‘연구개발의 연속성과 업무의 효율성’을 이유로 기본 설계를 담당한 업체가 맡아 왔습니다. 이런 이유라면 기본 설계를 담당한 HD현대중공업이 사업을 가져가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들이 KDDX 개념 설계 도면 유출 사건으로 유죄까지 받은 만큼 경쟁입찰로 진행돼야 한다고 맞섭니다. 두 회사는 이 문제로 사실상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한화오션은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에 임원이 관여됐다. 조직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이 명예훼손으로 고발 조치했죠. 방산업체 지정 기일(9월 마감 시한)이 다가오자 여론전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울산에선 김태선(더불어민주당) 윤종오(진보당) 김상욱(국민의힘) 의원이 15일 HD현대중공업 수주를 염두에 두고 “KDDX 사업이 정해진 일정과 절차에 따라 하루빨리 진행되기를 촉구한다”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반면 한화오션이 있는 거제 출신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사업은 경쟁 입찰로 진행돼야 한다”며 한화오션에 힘을 실었죠. 보안 감점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은 경쟁 입찰에서 불리합니다. 현재 방산업체 지정을 검토하고 있는 방위사업청은 각종 추측성 보도와 업계 억측에 7월에만 벌써 서너 번 “확정된 것이 없다. 추측성 보도는 삼가 달라”는 공지 문자를 기자단 등에 보냈습니다. 한국 조선업은 구인난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도 거셉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지난해 매출에서 구축함 등 특수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5%와 11.2%에 불과합니다. 지금 두 회사의 ‘전쟁’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칩니다. K조선 내부의 소모전에 산업 전체가 공멸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상호 비방을 자제해야 합니다. 동시에 방위사업청의 신속한 결정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국민 10명 중 7명은 연금 보험료 납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대 국회가 논의한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경총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4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전국 만 20세 이상 1034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연금 보험료 수준이 ‘부담된다’라고 한 응답자는 72.7%에 달했다. 직전 국회에서 논의한 보험료율 인상안(9%→13%)에 ‘부정적’이라 응답한 비율 또한 73%로 나왔다. 수용할 수 있는 보험료율로는 ‘현행 유지’를 꼽는 응답자가 59.7%로 가장 많았다. 연금 개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소득대체율 인상에는 52.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방안에는 51.6%가,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높이는 것엔 61.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연금개혁에 대해 현행 유지가 낫다는 평가를 한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고려할 때 보험료율 인상은 1%포인트 내외 수준에서 첫발을 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주한 미국대사 일행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함정 분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한 데 이어 미 고위층 인사 방문까지 이어지며 HD현대중공업의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연간 2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MRO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15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놀런 바크하우스 주부산 미국영사 등이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이 동행해 HD현대중공업의 주요 사업 현황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 방문은 골드버그 대사가 “글로벌 1위 조선사이자 함정 분야 대표 기업인 HD현대중공업을 직접 둘러보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성사됐다. 골드버그 대사 일행은 건조 작업이 한창인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최신예 초계함 등을 살펴봤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과 HD현대가 상선 및 함정 분야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잠재력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함정 MRO 물량의 일부를 해외에서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월에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을 찾아 함정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 고위급 인사들이 연이어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하면서 미 해군과의 협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상균 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안보에 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랜 우방이자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K방산’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했다고 이날 밝혔다. 계약 규모는 3조6832억 원으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서 6척씩 건조해 202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수주 당시보다 물류비가 크게 상승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화물 선적에 밀려 선복(적재 공간) 확보가 늦어져 보관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수출입물류 애로신고센터’에는 최근 이런 고충 사례가 대거 접수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최대 항로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막힌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국의 수출 물량 밀어내기까지 겹치면서 세계 ‘수출 뱃길’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57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발표한 ‘해상운임 급등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주요 애로 사항으로 △물류비 증가(40.1%) △선복 확보 차질(21.5%) △운송 지연·변동(19.8%) △컨테이너 부족(11.5%) 등을 꼽았다. 국제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일 3674.86포인트로 1년 전(지난해 7월 14일 979.11포인트)보다 약 3배 올랐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대상 무역 제재가 더 강화되기 전에 수출 물량을 내보내기 위해 선복을 싹쓸이했다”며 “앞으로 소폭 등락은 있겠지만 지금의 고운임이 유지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 이번 무역협회 설문조사에서도 지금의 운임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이 46.2%로 가장 많았다. 선복 확보의 어려움으로 납기 지연 문제도 일상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의 64.3%가 선복 확보의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예약부터 출항까지 걸리는 기간이 기존(1, 2주) 대비 최소 1주에서 2개월 이상으로 늘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64.5%에 달했다. 수출 선박 품귀 현상이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프랑스 해운·조선 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전 세계 유휴 선박(컨테이너선 기준) 비율은 지난달 초 0.7%를 나타냈다. 5월에는 이 수치가 0.4%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팬데믹에 따른 물류 대란기였던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중소기업은 타격이 더 크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1∼5일)한 수출 애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3%가 수출 물류 관련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선복량 확보와 같은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당장 추가적인 물류비 부담을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입장이다. 정상훈 무역협회 서비스물류실 해상물류 담당은 “대기업은 1년 이상 장기 운송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에 사실상 운임 상승 등 물류 리스크의 직접적인 타격은 중소·중견기업이 입고 있다”며 “물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만이라도 바우처 형식으로 물류비를 지원하거나 항만 인근 물류창고에 보관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제네시스가 고성능 차량 ‘마그마’(사진) 첫 모델을 2025년 출시한다. 마그마를 통해 동급 차종 중 최고 수준의 출력과 성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3월 미국 뉴욕에서 ‘GV60 마그마 콘셉트’를 공개하며 고급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는 11일(현지 시간) 영국 웨스트서식스주에서 열린 세계적인 자동차 축제 ‘2024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성능 차량 개발 방향을 처음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마그마 차량의 3대 개발 지침으로 △탁월한 주행감각(Captivating Control) △역동적으로 우아한 디자인(Unspoken Dominance) △감각적 경험(Sharpened Immersion) 등을 제시했다. 이날 제네시스는 마그마 4개 차종(GV60·G80전동화·GV80쿠페·G70트랙택시노르드슐레이페)에 대해 1.86km 길이의 ‘힐클라임’ 코스 주행 시연에도 나섰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는 7월부터 ‘육아휴직’ 명칭을 ‘육아몰입기간’으로 변경했다고 ‘세계 인구의 날’인 11일 밝혔다. 아이를 둔 직원의 관점에서 새 명칭을 정해 육아휴직을 망설이는 직원들이 편하게 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육아휴직이 ‘쉬러 간다’는 인식이 있어 육아의 가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직원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또한 이날 포스코는 직원 평균 자녀 수가 올해 1분기(1∼3월) 기준 1.55명으로 2022년(1.51명)과 2023년(1.54명)에 이어 증가세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가 추진해 온 가족·출산 친화 문화 정착 노력이 직원들의 실제 출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또 “육아기 재택근무, 지역별 어린이집 운영, 격주 4일제 등 결혼·임신·출산·육아 생애주기에 맞춘 다양한 가족·출산 친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은 연간 20조 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함정 MRO 시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MRO 사업 참여를 위해선 미국 정부가 민간 조선소와 맺는 이 협약을 맺어야 한다. 이번 협약으로 HD현대중공업은 향후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의 지원함과 미 해군이 운용하는 전투함을 대상으로 한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MSRA를 신청한 이후 올해 1월 시설 및 품질 실사를, 3월과 5월에는 각각 보안 실사와 재무 실사를 마무리하며 이번 협약을 준비해 왔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 해군 함정 MRO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 특수목적선, 관공선 등 신조 사업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미 필리핀에서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은 아시아, 남미 등 권역별 MRO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는 “그동안 총 18척의 함정을 수출한 독보적인 기술력과 필리핀에서 축적한 MRO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K함정’ 수출의 지평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두산그룹이 ‘청정(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를 3개 축으로 하는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이를 위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인적 분할 한 뒤 합병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되는 지배구조 개편도 단행된다.두산그룹은 11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두산그룹 3개 사가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위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분할과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두산 측은 신성장 사업 육성과 효율적인 경영환경 조성, 사업 부문별 시너지 창출 등을 이번 재편 이유로 들었다. 주력 사업인 에너지와 건설기계 분야가 실적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미래 먹거리 투자에 공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개편 이후 클린에너지 부문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 등이 주축이 돼 이끌어 간다. 두 회사는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 터빈,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에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스마트 머신 부문에선 두산밥캣(소형 건설기계)과 두산로보틱스(협동 로봇)가 합을 맞춘다. 특히 두산로보틱스 측은 두산밥캣이 북미와 유럽에서 900여 개에 달하는 딜러망을 포함해 탄탄한 사업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만큼 이를 활용해 선진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아직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내지 못했다.반도체·첨단소재 부문에는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그룹 내 반도체와 휴대전화,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 첨단소재 사업이 포함된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그룹의 중간 지주 역할을 해오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재편 이후 기존 에너지 분야는 물론이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원자력과 SMR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업종 구분 없이 혼재된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으는 게 재편의 목적”이라면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 모두 ‘윈-윈-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독일 등 외국계 자동차 브랜드에 안방을 내줬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변혁기로 들어섰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판매 점유율이 지난해 51.9%를 나타내며 처음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그 수치를 약 60%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마저도 중국에서 고전하는 추세다. 자국산을 애용하는 ‘애국소비(궈차오)’ 열풍에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외식, 잡화 등 시장에서도 중국산이 초강세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젠 ‘외산 무덤’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車 브랜드 내수 60% 가까이 장악 9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1∼6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판매 점유율은 57%다. 2021년만 해도 외국계 브랜드가 중국 자동차 판매량(내수)의 58.8%를 차지했다. 3년 만에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세제 혜택 등 자국 전기차 제조사를 성장시키려는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전기차 전환에 나섰던 것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된다. 실제 CPCA 측은 “6월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침투율(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8.4%로 지난해 같은 기간(34.9%)보다 13.5%포인트 늘었다”라며 “중국 브랜드의 이 수치는 72.5%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내 연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에서 비야디(BYD)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테슬라는 올해 1∼5월 누적 판매 점유율에서 지리자동차(2위·7%)에 이어 3위(6.9%)로 내려앉았다. 1위 비야디의 점유율은 33.4%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점유율 60%에 다가섰다는 건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영향력이 기존 초저가형 모델에 이어 중형 이상까지로 확장됐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외국계 브랜드는) 고급 차 시장을 공략하거나 다른 신규 시장 발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애플·나이키·스타벅스도 위기론 ‘솔솔’ 2020년 이후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중국의 애국소비는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외국계 브랜드에 장벽이 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리서치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분기(1∼3월)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의 판매 점유율(16%)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화웨이와 아너(화웨이 산하 중저가 휴대전화 브랜드)는 각각 7%포인트, 1%포인트가 올라 합계 점유율 34%로 애플을 멀찍이 따돌렸다. 2022년, 나이키를 꺾고 중국 스포츠의류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한 중국 토종 브랜드인 안타스포츠는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약 5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인 루이싱커피의 경우 3월 말 기준 중국 내 점포 수가 1만8590개다. 아직 7000개에 미치지 못하는 스타벅스(6975개)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공급망 붕괴로 자국산 제품을 쓰면서 만족감을 느낀 20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애국소비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중 무역제재가 강화되는 추세가 애국소비를 더 자극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중국 리스크에 한국 산업계도 ‘고심’ 자동차를 비롯해 중국을 주요 해외 판매처로 삼아 왔던 한국 산업계의 고민도 깊어진다. 현대자동차만 해도 판매량 감소로 한때 5곳에 달했던 중국 생산 공장을 줄이고 있다. 최종 ‘2개 공장 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 현지 판매 점유율이 1%로 떨어진 기아는 중국 공장을 동남아 등 해외 수출 기지로 활용한다는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소비재 산업 또한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1∼5월 누적 기준, 한국 소비재의 주요 수출 품목인 화장품의 중국 수출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떨어진 8억2900만 달러(약 1조1475억 원)를 나타냈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려야 하는데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현지에서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아 공략이 쉽진 않다”라며 “상품군 구성을 재정비(고급화)하고 기술력 격차를 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현대자동차가 9일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스퍼레이션’ 모델에 대한 사전 계약에 나섰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인스퍼레이션 외에 ‘프리미엄’과 ‘크로스’ 모델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간 인스퍼레이션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를 최대로 확보하는 데 특화한 모델이다. 49kWh(킬로와트시)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15km(15인치 알로이휠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픽셀을 형상화한 그래픽 디자인을 적용해 다부진 느낌을 자아낸다. 차량 내·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적용했다. 이 밖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차로 유지 보조(LFA) 등의 첨단 기능도 탑재됐다. 인스퍼레이션 모델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 3150만 원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를 끝내고 세제 혜택을 받으면 판매 시작가는 2990만 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 구매 가격은 2000만 원대 초·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번 인스퍼레이션 사전 계약 이후 프리미엄 및 크로스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방한 중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사진)이 8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구상 중인 외교 안보 전략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앞서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찾아 해외 업무 담당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에 따르면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오후 45분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김 차관과 면담을 가졌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 현지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을 만나더라도 비공개에 부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와 정부 고위당국자 간 면담 사실을 공개한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소통 범위를 확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방한 첫 일정으로 현대차그룹 본사를 찾아 해외 업무 담당 임직원들과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러·대중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대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대중·대러 정책 기조 변화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르노코리아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최초 공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사전 예약 건수가 7000대를 넘어섰다고 8일 밝혔다. 개발 코드명 ‘오로라 1’로 알려졌던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내놓는 4년 만의 신차로, 이번 행사 기간(6월 27일∼7월 7일) 사전 예약 건수가 7135대로 집계됐다. 콜레오스는 서울 성동구에 있는 전시장인 ‘르노 성수’를 비롯해 ‘스타필드 수원점’, 부산 ‘동래사업소’, ‘대전사업소’ 등 전국 주요 거점에 19일까지 전시된다. 르노코리아는 7월 중순 이후 가격을 공개하고, 전국 르노코리아 전시장에서 차량 전시와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인 선박 공격으로 시작된 수에즈 운하 운항 차질이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동해안 항구로 향하는 길목인 파나마 운하 또한 오랜 가뭄에 의한 수량 부족으로 통행에 제한이 걸렸죠. 해운 운임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5일 기준 3733.80포인트로 2022년(4000포인트 이상) 호황기 때와 비슷한 수준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해운사는 같은 짐을 운반하더라도 운임을 더 받을 수 있으니 쾌재를 부를 것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분위기가 싸늘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막대한 과징금 걱정 때문입니다. 공정위는 2022년 4월 운임 담합 혐의로 한국∼동남아·일본 항로 12개 한국 국적 컨테이너 정기선사와 11개 외국 국적 선사에 총 176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 중 한국 국적 선사에 부과된 과징금은 전체의 85%인 1462억 원입니다. 그 대부분은 중·단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영세 업체들에 부과됐습니다. 국내 1위 선사인 HMM이 받은 과징금은 약 37억 원에 불과합니다. HMM을 제외한 11개사에 부과된 평균 과징금은 약 130억 원입니다. 이들은 보통 2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미만의 중소형 피더선 3∼15척을 운영합니다. 이들에게 1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은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 공정위의 결정 후 다른 나라 경쟁 당국도 비슷한 제재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제재를 받는 게 당연합니다. 과징금 부과 여부는 대법원 상고심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선사들이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및 시정명령 취소 소송 여러 건을 제기한 가운데 그중 에버그린은 2월 고법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사건(재판)들도 모두 에버그린 상고심 판결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결론을 속단하긴 이릅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결정이 나든 업계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폭풍 전야.’ 중소중견 선사들의 눈이 대법원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상반기(1~6월) 한국의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증가한 25%를 나타내며 중국(65%)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선가(船價)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 국내 조선 3사들의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누계 수주는 240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통수, 903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71만CGT(1120척) 대비 3% 감소했다. 약간 줄긴 했지만,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상반기 수주량 2400만 CGT 이상을 기록하면서 수주 호황기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추세다. 이 기간 한국은 9.4% 늘어난 594만CGT(132척)를 수주하며 선박 수주 점유율 25%를 나타냈다. 같은 시기 중국도 11.4% 증가한 1540만CGT(615척)의 선박 건조 계약을 따내면서 점유율 64%를 나타냈다. 한국 조선사들은 1분기(1~3월) 전체 수주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 집중하면서 다시 2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보인다. 선박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지수도 작년 6월(170.91)에 비해 16.32포인트 오른 187.23포인트를 나타냈다. 이렇게 선박 가격이 오르는 와중에 국내 조선 3사가 ‘수주 낭보’를 올리고 있어 향후 국내 조선업의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이달 들어 HD한국조선해양(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은 2667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4척,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4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 등 총 2조1577억 원 규모 8척, 삼성중공업은 1조4381억 원 규모의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