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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수원기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지휘비행에 나섰다. 7일 공식 퇴역이 예정된 F-4 팬텀 전투기를 타고 이날 우리 공군 주요 전투비행부대의 대비태세를 점검한 것. 이 총장은 지휘비행을 마친 뒤 “팬텀은 모두 퇴역하겠지만 공군은 팬텀에 깃들어 있던 국민의 안보 의지와 염원을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군은 이날 이 총장이 탑승한 F-4E가 수원기지를 이륙해 동서해와 내륙지역을 오가며 지휘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F-15K 조종사다. 이에 이번 F-4E 비행 때 전방석에는 F-4E 비행시간만 1300시간에 달하는 박종헌 소령이 탑승했다. 이 총장은 후방석에 탑승해 전술조치 능력 등을 점검했다. 이날 이 총장이 탑승한 F-4E는 가상 적기 역할을 했고, 공군 청주기지 등 주요 기지에선 F-35A, F-15K, KF-16, FA-50, F-5 등이 출격해 적기를 식별하고 요격하는 훈련에 나섰다. 특히 이 총장이 탑승한 F-4E가 정글 무늬로 도색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우리 공군은 팬텀의 공식 퇴역을 앞두고 그동안 기여한 팬텀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남아 있는 팬텀 중 2대의 도색을 우리 공군 팬텀의 초창기 모습인 정글 무늬 및 연회색 도색으로 복원한 바 있다. 이날 1시간에 걸친 지휘비행을 마치고 수원기지에 착륙한 이 총장은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오물 풍선 등 적(북한)의 도발 수위와 빈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대응할 수 있는 태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69년 처음 국내에 도입된 팬텀 전투기는 7일 수원기지에서 열리는 퇴역식을 끝으로 55년에 걸친 한반도 영공 수호 역사를 마무리한다. 팬텀의 공식 퇴역식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다. ‘하늘의 도깨비’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팬텀 전투기는 1969년 미국의 특별군사원조 형식으로 F-4D 6대가 도입된 것을 시작으로 F-4E, RF-4C(정찰기) 등 총 187대가 운용됐다. F-4D와 RF-4C는 앞서 2010년과 2014년에 각각 퇴역했고, 7일 퇴역식엔 마지막 남은 F-4E 3대가 참가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 공군의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5일 한반도로 날아와 실제 폭탄을 투하하는 실무장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가 한국에서 폭격 훈련을 한 것은 2017년 7월 이후 7년 만이다.북한의 대규모 ‘오물풍선’ 테러 등이 이어지자 정부는 4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했다. 효력 정지 하루 만에 미국의 핵심 확장억제(핵우산) 전력인 B-1B까지 이날 전개한 건 북한이 도발하면 한미 연합전력으로 보복 응징하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우리 군은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와 서북도서에서 사격훈련 재개도 예고했다. 이날 군에 따르면 B-1B 1대가 괌 기지에서 한반도로 날아와 우리 공군의 F-35A 스텔스전투기, F-15K 전투기 등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했다. B-1B는 우리 공군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500파운드(약 227kg)급 GBU-38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지상 모의 표적을 파괴하는 훈련도 했다. JDAM은 재래식 폭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유도키트를 장착한 정밀유도무기다. 공중 투하 후 최대 28km 밖의 지상 표적을 수m 오차로 타격할수 있다. B-1B는 GBU-38 JDAM을 최대 48발까지 실을 수 있다. 음속의 1.2배 속도(시속 1530km)로 초음속 비행도 가능하다.이날 F-15K 2대도 GBU-38 JDAM 투하 훈련에 동참했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군은 “이번 훈련에선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와 B-1B가 동시 실사격으로 모의 표적들을 타격했다”고 강조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리는 분단 국가잖아요. 이분들이 병역을 이행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위험해지는 거죠. 가장 좋을 나이에 군대에 가서 희생하는 거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경남 창원 성산구에서 안경점 ‘안경이야기’를 운영하는 김경호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라사랑 가게’로 참여하게 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그의 가게 출입문에는 ‘여러분의 병역이행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나라사랑 가게’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 가게에서 현역병 등이 물품을 구매하면 30%를 할인해준다. 김 씨는 “우리 집안은 아버지부터, 나, 아들까지 3대가 모두 현역으로 복무해 2016년 병무청이 선정한 병역명문가가 됐다”며 “병역 이행의 가치를 잘 알기에 주변 자영업자들에게도 ‘나라사랑 가게’로 참여해 병역 이행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자고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나라사랑 가게’ 사업은 병무청이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거나 이행 중인 사람들에게 ‘상품(서비스) 가격 할인’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 병역 이행의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 중순 시작한 사업이다. 병역 이행자들을 예우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에 참여 중인 업체는 지난달 말 기준 1136개. 4월 말까지만 해도 705개였는데 매달 참여 업체가 급증하는 추세다. ‘나라사랑 가게’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현역병(상근예비역 포함)과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대체복무자, 해당연도 동원훈련 이수자, 모범 예비군, 병역명문가 소속 병역 이행자다. ‘나라사랑 가게’ 참여 업체는 안경점을 비롯해 병원, 미용실, 카페, 전자제품 유통점, 식당, 테마파크, 휴양림 등으로 다양하다. 할인율은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만큼 5%에서 50%에 달한다. ‘나라사랑 가게’에 참여하는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도 일일이 찾아서 들어가야 하는 페이지에 그 목록이 게재되는 것 외에 어떤 혜택도 없다. 순수하게 선의로 참여하는 셈이다. 충북 청주 청주필한방병원 염선규 원장은 지난해 8월 사업이 시작되자마자 참여 신청을 해 비급여 진료비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염 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도 군의관으로 전방부대에서 근무해 장병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안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이들의 노고를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나라사랑 가게’ 사업이 시작되자마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 원장은 이 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부터 이미 병역명문가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병역 이행자들을 예우해왔다. 병무청은 앞으로 전국에 가맹점을 둔 편의점, 치킨 프랜차이즈 등 생활 밀착형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이들 가맹점의 ‘나라사랑 가게’ 참여를 이끌어 병역 이행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나라사랑 가게’ 사업의 목표는 병역을 이행한 모든 이들이 일상 속에서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나라사랑 가게’가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로 가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라사랑 가게’ 참여 업체는 병무청 홈페이지(병역이행안내-나라사랑 가게-나라사랑 가게 조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 의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날 오후 3시부터 9·19 남북군사합의의 효력이 전면 정지됐다. 9·19합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해병대는 이달 중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등으로 해상사격 훈련 실시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해병대는 이른 시일 내 훈련 규모와 일정 등을 합동참모본부에 보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이 승인하면 9·19합의의 효력 전면 정지 이후 6년 만에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첫 해상사격 훈련이 이뤄지게 된다. 최전방 육군 부대도 휴전선인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에서의 실탄 사격과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할 방침이다. 군은 “9·19합의로 제약받아온 MD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서해 K-9 자주포 사격 금지 ‘족쇄’ 완전 해제앞서 1월 초 북한이 9·19합의를 위반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포 사격을 하자 해병대는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로 해상 완충구역에 대응 사격훈련을 했다. 사전 계획된 훈련이 아닌 북한 도발에 대한 맞대응 조치였다. 이를 계기로 해병대는 해상 완충구역이 사실상 무효화됐다고 판단하고, 서북도서 포 전력의 해상사격 계획을 검토해 왔다고 한다. 9·19합의 효력 정지로 6년 만에 해상사격 훈련이 실시되는 것과 관련해 군 소식통은 “훈련 시기는 꽃게잡이 조업이 끝나는 이달 하순이 유력시된다”며 “기상 상황 등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지만 이달 중 실시한다는 방침은 굳어졌다”고 했다. 해병대는 이른 시일 내 합참에 서북도서의 해상사격 계획을 정식 보고하고, 승인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K-9 자주포는 북한 바로 코앞에 배치된 서북도서 해병대 전력의 핵심 주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19합의가 체결되면서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는 사격훈련을 하지 못했다. 합의에 해상완충구역에서 해상사격 및 함정훈련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해병대는 지난해까지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를 화물선이나 바지선에 실어서 경기 파주시 무건리 사격장까지 이동시켜 사격 훈련을 한 뒤 복귀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병력은 여객선이나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무건리 사격장은 직선거리로 각각 약 200km, 약 110km 떨어져 있다.비궁(유도로켓)이나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의 경우 직선거리로 460km가 넘는 해병대 포항 사격장까지 옮겨야 했다. 이들은 북한의 백령도 침투를 저지하는 무기다. 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연간 20억 원 넘는 예산까지 추가로 들어갔다.군 관계자는 “K-9 자주포 등 서북도서의 해병대 포 전력은 북한의 허리와 옆구리를 겨눈 가장 날카로운 비수임에도 9·19합의로 족쇄가 채워졌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9·19합의 효력 정지로 NLL과 서북도서에서 적의 기습 도발 시 즉각적이고 강력한 응징 능력을 5년 9개월 만에 원상회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9·19합의 전부 효력 정지에 대해 “그동안 제약받아온 MDL 일대의 군사 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확성기 방송, 상황 따라 언제든 재개 준비”군은 9·19합의 효력 정지를 빌미로 북한이 다양한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월처럼 북한이 서해 NLL 일대로 포사격 도발에 나설 경우 군은 서북도서 포병 전력으로 즉각 대응 포격에 나설 방침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에 따라 언제든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상황에 따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MDL 5km 내에서 사격 등 그간 합의에 묶여 제약됐던 군사 활동이 전반적으로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시 북한이 ‘조준 격파’를 경고하며 최전방에서 이를 시현하는 포격 도발에 나설 가능성 등에도 이미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북한 오물 풍선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국정상황실 등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는 이날 회의를 열고 북한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기금을 조성해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최근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철로 철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철로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연결돼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6년 실제 철로가 놓였다. 앞서 경의선·동해선 육상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봉쇄 조치에 나선 북한이 이번에 철로까지 철거하기로 한 건 남북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단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북한이 개성공단을 지나는 경의선 철로 철거에까지 나선 뒤 이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동해선 북측 철로 구간에 침목을 제거하는 동향이 있다”고 밝혔다. 침목은 선로 하부에 설치하는 구조물로 일정 간격으로 놓여 레일을 지지하고 철도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이처럼 철로 핵심 자재를 뜯어내는 움직임이 향후 더 이상 남북을 잇는 철도 운행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는 상징적인 조치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동아일보 질의에 “최근 동해선 선로에 대한 일부 철거 정황이 있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일부 전방 부대에 비상경계 근무 명령을 하달한 정황도 포착됐다. 다른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같이 밝히면서 “일부 북한 전방 부대의 경계 시간이 늘거나 인원이 증가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일부 감시초소(GP)들에 무기를 최근 추가로 투입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안을 의결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오후 3시부터 9·19 합의는 전면 효력이 정지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북한은 최근 며칠 사이에 오물을 실은 풍선을 잇달아 우리나라에 날려 보내는 등 지극히 비상식적인 도발을 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천무(다연장로켓) 등 해병대 포병 전력이 이달 중 해상 사격 훈련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北, 육로 이어 철도 완전 단절… 경의선도 철거 나설듯 [남북 강대강 긴장고조]동해선 침목 철거김정은 ‘관계단절 조치’ 마무리 수순철도연결 차관 안갚은채 무단 훼손 북한이 지난달 철도인 동해선 일부 구간에 대한 철거 작업에 전격 착수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남북을 연결하는 모든 길을 단절해 온 북한의 단계적 조치가 이제 마무리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말 각각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향하는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올해 3월부턴 이 길에 설치된 가로등까지 철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전쟁 중인 교전국’으로 규정하며 대남노선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또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선 “경의선 우리 쪽(북측) 구간을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해 접경 지역의 북남(남북)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하기 위한 단계별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관계 단절을 선포했다.북한은 경의선·동해선 육로에 대한 봉쇄 조치에 먼저 착수한 뒤 지난달부터 휴전선인 군사분계선(MDL) 인근 동해선 철로 철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MZ 인근 이북 철로에 설치된 콘크리트 재질의 침목을 하나둘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경의선과 동해선에는 각각 2003년과 2006년 휴전선을 관통하는 철로가 놓였다. 실제 2007년 5월 북측 금강산역에서 남측 제진역까지 27km 구간에 대한 동해선 철도 시범 운행도 이뤄졌다. 이후 동해선은 실제 운행이 되지 못했다. 경의선의 경우 2007년부터 200여 회에 걸쳐 화물열차는 운행됐으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현지에서 피격 사망하면서 그해 말부터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이렇게 방치된 두 철로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살아날 것처럼 보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부산∼두만강으로 이어지는 동해선을 시베리아 철도와 연계하고자 했다. 유라시아와의 북방외교를 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본 것. 동해선 중 유일하게 단절된 구간인 강릉∼제진 철도 사업도 추진됐다.2018년 체결된 9·19남북군사합의에도 “쌍방은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문구가 반영됐다. 그해 12월 남북 공동조사단은 동해선 북측 구간인 금강산∼두만강 노선 800km에 대한 점검까지 마쳤다. 하지만 남북 철도 사업은 2019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사실상 중단됐다.정부는 동해선 단절에 나선 북한이 다음 수순으로 경의선 철로까지 철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의 허리를 잇는 두 철로를 자르는 상징적 조치에 나선 뒤 이를 보란듯 공식 선언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달 하순 개최를 예고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종료된 직후 해상국경선 설정, 남북기본합의서 폐기 등 헌법 개정 세부 내용이 확정될 최고인민회의를 연달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 위원장이 지시한 남북 단절 조치의 일환으로 진행된 동해선·경의선 철로, 육로에 대한 조치 결과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경의선·동해선 철로 및 도로 연결 사업은 과거 한국 정부 차관으로 이뤄졌고 북한은 이후 사실상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런 만큼 향후 북한이 철로 훼손 등을 공식화할 경우 비용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경의선과 동해선 북측 구간 철도와 도로, 역사 건설에 필요한 자재, 장비 등 1억3290만 달러 규모의 현물 차관을 지원한 바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정부가 북한의 대규모 ‘오물 풍선’ 연쇄 테러 등을 겨냥한 대응 조치로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 4일 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하면 9·19 합의는 체결 5년 8개월 만에 전면 무효화된다. 군은 효력정지 후속 조치로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인근 포 사격 및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 전투기의 공대지 실사격 훈련 재개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 안에 전방부대 2, 3곳에 대북 확성기 설치도 완료할 계획이다. 북한이 오물 풍선 도발 등에 나서면 이 확성기로 즉시 방송 재개에 나설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3일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합의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조치는 우리 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른 정당하고 합법적인 것”이라며 “그동안 9·19 합의에 의해 제약받아 온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 도발을 지속하면 추가 상응 조치까지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9·19 합의의 핵심은 남북이 지상·해상·육상에서 실사격 및 야외 기동훈련 등 금지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9·19 합의로 중단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회복한다”며 사실상 합의 전면 파기를 기습 선언했다. 우리 정부가 효력을 전면 정지시키면 군도 MDL 인근과 동·서해 완충수역에서 제약 없이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군은 세부 훈련 계획과 재개 시기 검토에 들어갔다. 군 소식통은 “대통령실이 3일 밝힌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휴전선 일대 군사훈련 재개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훈련 규모와 강도를 높여 갈 것”이라고 했다.9·19 남북군사합의남북이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지상·해상·공중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등을 하기로 한 합의. 북한은 지난해 11월 사실상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일 간 ‘초계기 갈등’이 일어난 지 5년 반 만인 1일 양국이 국방수장 회담을 열어 도출한 재발 방지 합의문의 핵심은 소통 강화였다.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일어난 우리 해군 함정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해상초계기 P-1 간 갈등이 소통 문제로 서로에게 공격 의도가 있다고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는 양국 공감대가 바탕이 됐다.●“함정·항공기 간 안전거리 유지” 합의 대한민국 해군-일본 해상자위대 간 합의문엔 “소통을 위해 CUES(큐스·해상 조우 시 신호 규칙)의 ‘무선통신계획’ 항목상 주파수를 기본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호출 및 응답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큐스는 각국 해군 함정 및 항공기가 해상에서 우연히 만날 경우 안전을 확보하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에서 2014년 합의한 국제 규칙이다. WPNS에는 한미일, 중국 등 25개국이 가입해 있다. 큐스엔 해상 조우 시 사용 가능한 무선통신 주파수 10여 개가 우선순위 없이 나열돼 있다. 초계기 갈등 당시 해군과 해상자위대는 서로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통신을 시도했지만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면서 양측 모두 응답을 듣지 못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주파수 우선순위를 정한 만큼 비슷한 상황에서 소통에 실패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양국 해군(해상자위대) 본부 사이에 구축된 기존 채널을 활용해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이 통신 훈련을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합의문 중 눈길을 끈 건 ‘큐스의 함정·항공기 간 안전거리 유지 항목과 지휘관이 피해야 할 행위 관련 항목을 준수한다’는 부분이었다. 큐스에 규정된 ‘지휘관이 피해야 할 행위’ 중 대표적인 것이 ‘사격 통제 레이더 등의 조준 행위’다. 초계기 갈등 당시 우리 측은 일본 초계기가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고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일본은 우리 측이 사격용 레이더로 초계기를 조준했다고 주장해 왔다. 합의문에 한일 양쪽 입장이 담긴 셈. 한일은 지난해 6월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연 양자 회담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팽팽한 양측 입장을 그대로 두고 갈등을 봉합했는데, 합의문에 큐스 세부 규정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이를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日, 자위대함의 욱일기 게양 요구”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회담 직후 한국 취재진을 만나 “(합의문 도출을 계기로) 한일 신뢰 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일 모두 내부에선 불만이 감지됐다. 해상자위대의 한 간부는 NHK에 “(한일 국방당국 간) 교류가 재개돼도 사실관계가 정리되지 않아 현장 자위대원에게 앙금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한일은 회담 직후 공동 발표문을 내고 국방 차관급 회의를 연례화하는 등 국방 당국 간 교류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우리 군 관계자도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합의한 것으로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해 봉합한 갈등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정부가 회담 준비 과정에서 한국에 해상자위대함의 자위함기 게양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의 요미우리신문 보도도 나왔다. 자위함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旭日)’ 모양을 사용한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측이 강경하게 반대해 합의문에 이를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 “상대국이 있는 협의 내용을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1일 한일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했다.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미일이 수상·공중·수중·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간을 정해 동시다발적으로 훈련하는 3국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올해 여름 실시하기로 했다. 그간 함정을 동원한 한미일 해상 훈련이나 전투기를 투입한 한미일 공중 훈련 등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여러 훈련을 묶은 뒤 별도의 명칭까지 붙여 훈련하는 건 처음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2일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3자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프리덤 에지’는 매년 3월 한미가 북한의 남침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자유의 방패)’와 미일이 북한 등 역내 위협 대응을 위해 실시하는 연합연습 ‘킨 에지(Keen Edge)’를 합친 이름이다. 한일, 미일의 대표적인 연합연습 이름을 합쳐 한미일 안보협력을 상징하는 새로운 훈련을 만든 것. 국방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의 지속적인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일 국방수장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1일 양자 회담을 열고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져온 ‘한일 초계기 갈등’과 관련한 재발방지책을 담은 합의를 도출했다. 2018년 12월 동해상에서 일본이 우리 해군 함정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하며 불거진 갈등이 5년 반 만에 일단락된 것. 합의문엔 양국 함정과 항공기가 해상에서 만날 경우 공격 의도가 없음을 알리는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10여 개의 무선통신 주파수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의 재발방지책이 포함됐다.동시다발 한미일 훈련 정례화,대북 경고 수중-사이버로 확대한 ‘프리덤 에지’北미사일 경보 공유 연습도 포함美국방 “전례없는 방식의 훈련” 2일 한미일 국방수장이 싱가포르 회의에서 합의한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은 3국 함정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수상 및 공중 훈련을 동시에 실시하는 것으로 시작해 수중, 사이버 등으로 동시 실시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가동된 한미일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관련 훈련도 ‘프리덤 에지’ 훈련 중 하나로 포함돼 실시될 예정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구체적인 훈련 시기와 동원되는 전력에 대해선 밝힐 수 없지만 1년에 최소 한 번 이상 정례적으로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3국이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해 다영역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프리덤 에지 실시는 이 합의 이행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일본은 화상으로 참여)에서 프리덤 에지 훈련 추진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일은 해상 훈련, 해상 미사일방어 훈련, 해양 차단 훈련, 공중 훈련 등을 제각각, 서로 다른 기간에 실시하고 있다. 훈련이 특정 기간에 동시다발적으로 시행되면 대북 억지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특히 1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숙원 과제였던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한일 양국이 재발방지책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함에 따라 3국의 ‘프리덤 에지’ 훈련이 대규모로 실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 한미일 회의 전 열린 한미회담에서 한일 간 초계기 갈등이 해결된 것에 대해 두 차례 감사 인사를 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1일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에서도 “우리는 일본, 한국과 다년간의 훈련 계획을 수립했다”며 “이 계획의 하이라이트는 3국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명칭의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한미일 회담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신 장관은 회담 후 한국 취재진을 만나 “국제사회에 북한의 행위를 널리 알려야 하고 3국이 이 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미일 장관들이) 모두 이에 적극 공감했다”고 했다.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일이 수상·공중·수중·사이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기간을 정해 동시다발적으로 훈련하는 3국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올해 여름 실시하기로 했다. 그간 함정을 동원한 한미일 해상 훈련이나 전투기를 투입한 한미일 공중 훈련 등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여러 훈련을 묶은 뒤 별도의 명칭까지 붙여 훈련하는 건 처음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2일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3자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프리덤 에지’는 매년 3월 한미가 북한의 남침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자유의 방패)’와 미일이 북한 등 역내 위협 대응을 위해 실시하는 연합연습 ‘킨 엣지(Keen Edge)’를 합친 이름이다. 한일, 미일의 대표적인 연합 연습 이름을 합쳐 한미일 안보협력을 상징하는 새로운 훈련을 만든 것. 국방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3국 간 안보협력의 지속적인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일 국방수장은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1일 양자 회담을 열고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져온 ‘한일 초계기 갈등’과 관련한 재발방지책을 담은 합의를 도출했다. 2018년 12월 동해상에서 일본이 우리 해군 함정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하며 불거진 갈등이 5년 반 만에 일단락된 것. 합의문엔 양국 함정과 항공기가 해상에서 만날 경우 공격 의도가 없음을 알리는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10여 개의 무선 통신 주파수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의 재발방지책이 포함됐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과 일본이 2018년 우리 해군 함정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사이에 발생한 ‘초계기 갈등’과 관련, 양국 간 통신 주파수의 우선순위를 정해 서로에게 공격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는 소통을 보다 원활하게 하는 등의 재발방지책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했다. 지난해 6월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양국 입장을 그대로 둔 채 갈등을 봉합하기로 한 데 이어 재발방지책까지 마련하면서 5년 반을 끌어온 초계기 갈등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미싱 링크(잃어버린 연결고리)’였던 한일 협력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일본이 주장하면서 불거진 사건이다. 우리 군은 레이더를 조준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향해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양국 군사협력과 군 당국간 교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 사건은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한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의 최대 걸림돌이 돼왔다. ●“양국 원활한 소통 통해 재발 방지”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일본 방위상은 1일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은 회담 종료 후 공동언론발표문을 내고 “양국 함정·함공기 간 통신 절차 및 (한국 해군-일본 해상자위대) 본부 차원의 소통 방안을 포함한 합의문을 작성했다”며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평시 해상에서 조우할 경우 이 합의문을 준수해 작전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 장관은 한일 안보협력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초석이며 북한 위협을 억제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사건 발생 5년 반 만에 재발방지책 마련에 전격 합의한 배경도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한국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한일 신뢰 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나아가 한미일이 안보 협력을 더욱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공동언론발표문과 별도로 이날 도출된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를 위한 한국 해군-일본 해상자위대 간 합의문의 주요 내용도 공개했다. 합의문 핵심은 우리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 간 소통 강화다. 양국은 초계기 갈등이 불거진 가장 큰 원인이 당시 우리 해군 함정과 일본 초계기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서로에게 공격 의도가 있었다고 오해한 것에 있다고 보고 해상 통신 시 사용할 주파수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한미일은 물론 중국, 호주 등 25개국이 참여한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WPNS)이 2014년 만장일치로 합의한 규칙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CUES·큐스)’에는 이미 함정 대 함정은 물론 함정 대 항공기간 충돌을 막기 위해 여러 주파수를 이용해 무선 통신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10개 안팎의 주파수가 우선순위 없이 나열된 형식이어서 초계기 갈등 당시와 유사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소통이 되지 않아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초계기 갈등 발생 당시 한일이 서로 다른 주파수를 사용해 통신하는 바람에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큐스를 기본으로 하되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한일 간 통신 주파수 우선순위를 정한 만큼 앞으로는 소통 확률이 높아져 서로의 의도를 오해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 규칙 규정 함정-항공기 안전거리 준수 합의 이같은 보완책에도 양국 부대가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해상에서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도 마련됐다. 양국 해군(해상자위대) 본부 간 소통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통하는 방안을 합의문에 명시한 것. 주파수를 우선순위대로 활용해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양국 간 통신 교육 및 훈련을 시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양국은 큐스에 규정된 양국 함정-항공기간 안전거리 및 고도를 준수하자는데도 합의했다. 기존 큐스에는 함정 대 함정이 유지해야 할 안전거리 및 고도 관련 규칙만 있었다. 함정 대 항공기가 유지해야할 거리 및 고도 관련 내용은 없었지만 올해 4월 큐스가 개정되며 관련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일 간 합의문에 안전거리 및 고도 준수 관련 문구가 들어갈 경우 일본이 그간 부정해온 우리 함정에 대한 자국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을 인정하는 격이 될 수 있어 합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행히 큐스가 한미일 등 25개국의 만장일치로 개정되며 함정-항공기간 안전거리 관련 내용이 추가되면서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오물 풍선 260여 개를 날려 보내 사실상의 테러를 일으킨 북한에 대해 국제 다자회의 현장에서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했다. 북한에서 포탄을 지원받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불법 무기 거래를 하는 러시아에 대해선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장관은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본회의 공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샹그릴라 대화는 한미일 국방수장 등 40여 개국 국방 및 안보 당국 최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1일에 개막해 2일까지 열린다. 신 장관은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에 대해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라며 “반인륜적이며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하고 중대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면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적극적 지지를 당부한다”고 했다. 오물 풍선 테러 등 ‘회색 지대’ 도발에 이어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감행하고 뒤이어 지난달 30일 초대형 방사포 18발을 무더기로 발사하는 등 군사적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신 장관은 “한반도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면서 “북한의 무분별한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여기 있는 모든 국가 타격할 수 있는 실존적 위협이자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불법적으로 지원받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선 그간 샹그릴라 회담에서 진행된 한국 국방부 장관이 연설한 내용 중 가장 수위 높은 표현을 동원해 강력 비판하며 국제 사회의 일관된 공조를 당부했다. 신 장관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세계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러시아의 이같은 행위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극단의 자기 모순적 행동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라며 “국제질서와 규범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분쟁과 대립을 조장하는 원인으로 지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신 장관은 연설 이후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러시아와 북한은 1만 개가량 컨테이너를 주고받았다. 북한은 포탄과 미사일을 수출했고 러시아는 북한에 식량과 유류, 군사기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에 질적 증강을 이뤄질 수 있어 한미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본회의에 참여한 청중들은 북한이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기술을 활용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등 북핵 및 미사일 위협이 어느때보다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신 장관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북핵에 맞선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다만 신 장관은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신 장관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국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와 한미동맹을 믿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한미동맹이 없어지고 한국이 전 세계에서 동떨어진다면 자체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신 장관에 앞서 연설을 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미국은 일본, 한국과 함께 다년간의 3자 (군사) 훈련 계획을 세웠다. 이는 우리(한미일)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함께 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북 억제력 확보를 위해 3국이 어느 때보다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를 감행하는 등 연일 대남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 대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행위는 정말 정상적인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31일 통일부는 국방부 등 관계 부처 협의 후 대표로 기자단에 배포한 ‘최근 북한 도발 관련 정부 입장’을 통해 “북한이 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장관은 31일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개막해 2일까지 이어지는 샹그릴라 대화에는 한미일 국방수장 등 40여 개국 국방·안보 부처 최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해 연쇄 회담을 갖는다. 신 장관은 1일 본회의에서 이뤄지는 공식 연설에서도 오물 풍선 사태를 언급할 계획이다. 신 장관은 “연설을 통해 북한의 이 같은 행위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일 열릴 한미 및 한미일 국방장관(일본은 방위상) 회담에선 오물 풍선 테러는 물론이고 고강도 핵 위협까지 병행 중인 북한에 대한 강경 경고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신 장관은 이날 샹그릴라 회담을 계기로 미 상원의원단과 면담도 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 하루 만인 30일 미사일 20발 가까이를 무더기로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 연속 서해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감행했다. 오물 풍선 테러의 이유로 내세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하게끔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한국 내 사회 혼란 및 남남갈등까지 증폭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군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 14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20발가량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동해상으로 발사돼 350여 km를 비행한 후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속도·고도 등을 볼 때 초대형방사포(KN-25)를 일제히 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 전술핵 공격 수단인 초대형방사포는 이동식발사차량에 설치된 4∼6개의 발사관에서 연속 사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2022년 말 SRBM 등 10여 발을 동해로 쏜 이후 20발가량 동시에 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날 미사일 도발 1시간 반 뒤엔 GPS 교란 공격도 이어졌다. 오전 7시 50분경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연평도와 인천 등 남쪽으로 GPS 교란 전파를 쏜 것. 이틀 연속 대남 GPS 교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후 6시 기준 북한 GPS 교란으로 인해 접수된 선박 및 항공기의 전파 장애 건수가 740건이라고 밝혔다. 일반 어선이나 여객기 외에 군함 및 군용기도 포함된 수치다.“北, 남남갈등 부추겨 대북전단 차단 의도” 北 연쇄도발어제 미사일 20발 가량 동시발사정부 “전단살포 자제 요청할지 검토” 북한이 ‘오물 풍선’ 테러와 GPS 교란 공격, 무더기 미사일 발사까지 단기간에 릴레이식 집중 도발에 나선 것은 한국 사회를 최대한 흔들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에 대해 김정은 정권이 극도로 불편하게 반응해온 만큼 우리 정부를 압박해 대북 전단 살포를 막도록 압박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그간 대북 전단 살포나 북한에 대한 맞대응 등을 두고 한국에서 이념·진영 간 갈등이 불거진 적이 많았다”며 “북한은 남남 갈등을 증폭시키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4년 10월 북한은 탈북민 단체 등이 날린 대북 전단이 실린 풍선에 처음으로 고사총을 쐈고, 우리 군은 맞대응했다. 이에 남북 간 긴장 수위는 고조됐다. 접경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전단 살포를 둘러싼 찬반 단체 간 충돌도 이어졌다. 결국 당시 박근혜 정부가 민간 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고 경찰력으로 전단 살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가중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때는 2020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망나니짓”이라고 맹비난한 이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 단체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법인 허가를 취소했다. 당시 여당은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김여정 하명법’으로도 불린 이 법을 두고 진영 간 갈등이 격화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9월 이 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일단 대북 전단 살포 자체에 대해 당장 적극 개입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과거 상황과 비교해 접경지 긴장 수위가 아직까진 크게 높지 않다”며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들과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로 접경지 주민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경우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면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북한 GPS 교란으로 인해 군함과 군용기를 포함해 740건의 선박 및 항공기 전파 장애 건수가 접수됐다. 선박의 경우 피해는 대부분 서해 지역에 집중됐다. 해경은 전남 목포에서도 선박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의 한 어민은 “북한의 전파 교란으로 GPS를 설치한 어구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에 이은 미사일 무더기 발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등 북한이 동시다발적 연쇄 도발에 나서면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북한이 오물 풍선 추가 살포 등 대남 심리전 공세를 지속하면 대북 확성기와 전광판 등을 휴전선 일대에 재설치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대북 확성기는 접경 지역의 북한군과 주민의 심리를 최대치로 흔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심리전 수단이다. 군 관계자는 30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안을 고려 중이냐’는 취재진 질의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 준비와 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결심만 하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 침범 이후 “북한이 또다시 영토 침범 같은 도발을 하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현행 남북관계발전법(일명 대북전단금지법) 해당 조항 처벌 근거도 사라진다는 법률적 검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9·19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고 우리 정부는 합의 일부 효력 정지를 발표한 상태다. 일각에선 우리도 군 차원에서 대형 기구나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 이북으로 날려 ‘눈에는 눈’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정전협정 위반 소지가 있어 당장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방안은 북한이 ‘오물 풍선’이나 무인기를 날리는 등 추가 도발 명분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군은 한미 공군 전력을 휴전선 인근까지 출격시키거나 서해상에서 대규모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무력시위 방안 역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3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특수작전용 야시경과 소총으로 무장한 우리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과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대원들이 고속 침투정을 타고 야간에 적 해안에 은밀히 침투하는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한미 ‘참수부대’ 훈련 사실을 공개해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북한 수뇌부에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 하루 만인 30일 미사일 20발 가까이를 무더기로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이틀 연속 서해에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감행했다. 오물 풍선 테러 이유로 내세운 민간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게끔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한국 내 사회 혼란 및 남남갈등까지 증폭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한 북한이 이에 따른 내부 혼란을 막고 체제 결속을 위해 대남 도발 카드를 급하게 꺼내든 것일 가능성도 크다.군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 14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20발에 가까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 동해상으로 발사돼 350여 km를 비행한 후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속도·고도 등을 볼 때 초대형방사포(KN-25)를 일제히 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남 전술핵 공격 수단인 초대형방사포는 이동식발사차량에 설치된 4~6개의 발사관에서 연속 사격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2022년 말 SRBM 등 10여 발을 동해로 쏜 이후 20발가량 동시에 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이날 미사일 도발 1시간 반 뒤엔 GPS 교란 공격도 이어졌다. 오전 7시 50분경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연평도와 인천 등 남쪽으로 GPS 교란 전파를 쏜 것. 이틀 연속 대남 GPS 교란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해경에 따르면 민간 상선과 여객선 어선 등 103척이 GPS 수신 장애로 운항과 조업에 혼란을 겪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대규모 ‘오물 테러’를 감행했다. 거름과 쓰레기가 담긴 대형 풍선을 28일 밤부터 이틀 동안 260여 개나 날려 보낸 것. 단기간에 이 정도 규모로 풍선 테러를 감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물이 담긴 풍선들은 서울 도심과 전북, 경북 등 한국 전역을 파고들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불과 4.5km 떨어진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 옥상에도 풍선이 떨어졌다. 요격이 힘든 대형 풍선에 폭탄, 생화학무기 등이 실려 있었다면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대규모 혼란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29일 새벽 서해상에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도 감행했다. 동시 공격으로 혼란을 증폭시키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군에 따르면 대형 풍선들은 28일 밤부터 휴전선 이남 경기·강원 접경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로 날아들었다. 이후 29일까지 서울 마포구와 구로구, 영등포구 등 수도권은 물론이고 강원과 경남, 전북 등으로도 날아갔다. 풍선은 휴전선에서 250km 넘게 떨어진 경남 거창군 위천면의 한 논에서도 발견됐다. 전북 무주군과 충남 계룡시에 낙하한 풍선 주변에선 화약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대남 풍선이 날아든 것”이라고 밝혔다. 풍선과 오물이 담긴 비닐봉지 연결부엔 ‘자동 폭파 타이머’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력 장치는 없었지만 풍향과 비행 시간을 계산해 대통령실과 정부서울청사 등 주요 표적에 오물을 살포하려 한 의도로 보인다. 앞서 2016년엔 북한이 서울로 날린 대형 풍선에서 큰 물체가 떨어져 차량과 주택 지붕이 파손된 바 있다. 군은 화생방대응신속팀(CRRT)과 폭발물처리반(EOD)을 출동시켜 지상에 떨어진 80여 개를 수거했고, 관련 기관에서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우리 군은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북한에 경고했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밤에 담화를 내고 “저 한국것들의 눈깔에는 북으로 날아가는 풍선은 안 보이고 남으로 날아오는 풍선만 보였을까”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인민이 살포하는 오물짝들을 ‘표현의 자유 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 어린 ‘성의의 선물’로 정히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며 추가 살포 가능성도 시사했다.北 풍선에 자동폭파 타이머… 정부청사 등 표적 테러 우려도 [北 ‘오물 풍선 테러’]목표지역 상공서 폭파되게 설정… 대남 심리전 부대가 조직적 살포저비용으로 혼란 극대화 효과… “생화학 공격땐 대규모 인명피해” 북한이 28, 29일 이틀에 걸쳐 한국 전역으로 날려보낸 260여 개의 대형 풍선 아래에는 거름으로 추정되는 시커먼 색의 오물과 각종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가 달려 있었다. 앞서 2016∼2017년 북한이 서울 도심에 날린 대형 풍선에 들어 있던 대남 전단(삐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군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휴전선 인근이 아닌 더 북쪽의 여러 곳에서 북한군 대남 심리전 전담 부대가 조직적으로 날려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풍선과 오물 적재물의 연결부에는 목표 예상 지역 상공에서 터지도록 설정한 ‘자동폭파 타이머’가 설치돼 있었다.● 서울에 10여 개, 2개는 정부 핵심 건물에 2016∼2017년 북한은 연간 1000개가량의 대형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하지만 이번엔 단 이틀(28일 밤∼29일 오후)에 걸쳐 260여 개에 달하는 ‘오물 풍선’을 동시다발로 보냈다. 상부 지시에 따라 철저히 사전에 기획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한 도발로 우리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의 대형 풍선은 지름 3∼4m 크기로 자체 동력기관은 없다. 그 대신 풍향과 풍속에 맞춰서 날려 보내면 기류를 따라 목표 지역 상공에 도달한 뒤 자동폭파 타이머가 작동해 오물 등을 투척하도록 제작됐다. 군 소식통은 “바람을 고려해 북한 서부지역에서 날려 보내면 부채꼴 모양으로 쫙 퍼져서 한국 전역으로 날아들 수 있다”고 했다. 대형 풍선이 접경 지역뿐 아니라 경남 지역까지 비행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오물 풍선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옥상에 “이상한 물체가 있다”는 경비원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발견한 풍선을 군에 인계했다. 앞서 오전 4시경엔 외교부 청사 인근 거리에서도 풍선이 발견됐다. 260여 개의 풍선 중 서울에는 10여 개가 살포됐는데, 그중 2개가 10시간도 안 되는 간격으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에 잇달아 떨어진 것. 두 곳 모두 정부 핵심 기관 건물이다. 휴전선으로부터 250km 넘게 떨어진 경남 거창군 위천면의 논에서도 풍선이 포착됐다. 경찰과 소방이 출동해 풍선 2개에 매달린 비닐 봉투를 수거해 보니 그 안에는 페트병과 종이 쓰레기 등이 담겨 있었다. 전북 무주군과 충남 계룡시에서 떨어진 풍선 주변에서는 화약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오전 5시 45분경 무주군 무주읍 내도리에서 오물 풍선이 전깃줄에 걸린 채 발견돼 경찰과 군이 접근 통제선을 설치한 채 이를 수거했는데, 소량의 화약 성분이 묻어 있었던 것. 경찰과 군 관계자는 이 성분을 분석 중이다. ● “생화학무기 실으면 대형 인명 피해 우려” 드론, 전투기 등 첨단 무기와 비교해 극히 조잡하지만 대형 풍선(기구)은 심리전의 최적화된 수단이다. 지상을 월경해 상대국 영공을 휘젓고 다니면서 비방 공작과 정찰 임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초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본토 곳곳에서 발견되자 미 공군 전투기가 미사일을 쏴 격추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사회 혼란 야기 등 대남 충격 효과도 크다. 북한의 ‘오물 풍선’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자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서 등에 신고가 빗발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비행 중이거나 지상에 떨어진 오물 풍선의 사진을 올리면서 충격과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졌다. 군 관계자는 “핵·미사일 도발 비용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낮은 비용으로 대남 충격 및 도발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예비역 육군 준장)은 “북한이 군사 도발 목적을 위해 풍선에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실을 경우 대규모 인명 손실과 사회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의 심리전 파상 공세에 맞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과거 철거했던 대북 전광판이나 확성기 등을 휴전선 일대에 재설치하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거창=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오물을 실은 대형 풍선이 휴전선을 넘어 수도권은 물론이고 경남, 전북 등에서도 발견되면서 일각에선 우리 군 방공망이 제 역할을 못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들은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이스라엘로 기습 침투했다. 이런 참사가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 북한이 풍선에 생화학무기나 폭탄을 실어 날릴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풍선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은 이번 북한의 오물 풍선들이 휴전선 이북 상공에 떠 있을 때부터 감지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29일 “28일 저녁 휴전선으로 접근하는 풍선들을 최전방 부대의 대공 레이더와 열상감시장비(TOD) 등으로 사전에 포착해 밀착 추적 감시했다”고 강조했다. TOD로 탐지한 영상 등을 통해 해당 풍선이 전단이나 오물 등을 실은 대남 풍선이란 사실을 식별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풍선들이 서울 도심 등 인구 밀집 지역까지 날아가기 전에 떨어뜨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휴전선을 넘자마자 기관총 등으로 격추하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 다만 군 관계자는 “생화학무기나 폭발물이 담긴 풍선을 격추할 경우 오히려 공중 폭발하면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휴전선 일대에서 풍선을 격추하면 북한에 추가 도발 빌미를 줄 수 있는 데다 이미 넘어온 풍선을 사격할 시 민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상공 대응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북한 풍선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지침 자체가 수동적이란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현재 우리 군 내부 지침은 풍선이 포착되면 추적 감시하다가 떨어질 경우 낙하 지점에서 폭발물 처리반(EOD) 등이 이를 수거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운태 전 육군참모차장(원광대 석좌교수)은 “대남 풍선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해 탄이 북측에 떨어질 경우 북한에 추가 도발 명분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마스의 패러글라이더 침투 등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군 당국의 풍선 관련 대응 지침도 새로운 침투 양상을 반영해 세부적으로 재정비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대형 풍선 수백 개를 한국 전역을 향해 내려보낸 직후인 29일 새벽,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도 전격 실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풍선을 무작위로 내려보내 공포를 조성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GPS 교란 공격을 감행하며 혼란을 증폭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9일 새벽 서해 지역에서 남쪽을 향해 동시다발적인 GPS 전파 교란 공격에 나섰다. 교란 공격을 시작한 시점은 풍선 수백 개를 남쪽으로 모두 내려보낸 직후로 알려졌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은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 방패(FS)’가 실시되던 올해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28일 저녁부터 대남 풍선을 대거 내려보내며 국민들의 불안을 조성한 직후 GPS 교란 공격까지 실시하는 방식으로 언제든 한국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오후 2시 현재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은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대남 풍선이 수도권은 물론 경상도 일대 등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자 우리 측 반응을 우선 지켜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GPS 전파 교란 공격으로 인한 민간이나 군부대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 군이 한미 연합 공중 전력을 동원해 실사격 훈련을 진행 중인 사실을 28일 공개했다. 북한이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감행 등 도발 수위를 높이자 전날에 이어 연이틀 대북 압박 메시지가 담긴 공군 훈련 사실을 공개한 것. 군은 전날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하자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등 전투기 20여 대를 투입해 한국군 단독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공군은 “27일부터 한미 연합으로 공대공 공대지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훈련은 30일까지 실시되며 F-35A, F-15K, KF-16 등 우리 공군 전투기와 미군의 무인공격기 ‘그레이 이글’(MQ-1C), A-10 공격기 등이 동원된다. 나흘간 투입되는 공중 전력만 90여 대에 달한다. 한미는 훈련 기간 서해 해상사격장에서 AIM-9X 공대공 미사일과 GBU-31 공대지 유도 폭탄 등을 활용한 실사격에 나서는 등 공군력이 열세인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공군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 무인기 중 하나인 ‘그레이 이글’도 동원됐다. 그레이 이글은 북한 지역 정찰 활동은 물론이고 요인 암살 임무도 수행 가능한 공격용 무인기로 ‘킬러 드론’으로 불린다. 2017년 전북 군산 주한 미공군 기지에 처음 배치됐고, 2022년엔 항속 거리와 작전 반경이 크게 향상된 최신형 그레이 이글-ER로 모두 교체됐다. 우리 군은 북한 정찰위성 2호기 발사가 임박했던 27일 낮 군사분계선(MDL) 이남 약 8km 지점에 설정된 비행금지선(NFL) 인근인 MDL 10km 지점까지 전투기 편대를 접근시키는 방법으로 대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든 도발할 수 있다고 보고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1시간 반 만인 28일 0시 22분경 “만리경-1-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로켓이 발사 후 1단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며 실패 사실을 인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최근 군사협력을 강화한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아 제작한 신형 엔진을 장착해 첫 발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북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기술진이 신형 엔진 개선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 2차 발사 실패 당시와 달리 이번엔 추가 발사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이 발사 실패 원인 규명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우리 군은 북한이 쏜 발사체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 2분 만에 공중 폭발해 산산조각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군 관계자는 “발사 지점에서 수십 km 이내에 다수 파편이 발생했다”며 엔진 연소 계통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새로 개발해 이번에 장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엔진은 연료로 케로신(등유)을,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케로신-액체산소’ 조합은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등에서 사용됐다. 러시아가 이 조합을 활용한 기술의 선진국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북한에 엔진 완제품까지 제공했을 가능성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모든 단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했다.北, 누리호처럼 ‘민간 활용’ 엔진 사용… “정당한 우주활동 포장” 北, 정찰위성 실패지난해 1호 때와 전혀 다른 엔진… 軍 “극저온 추진제 유입중 누설추정원인 규명에 최소 수개월 걸릴수도… 어떤 엔진 써도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은 28일 ‘신형 위성운반로켓’의 발사 실패가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해 앞서 두 차례 실패 후 11월 21일 처음으로 ‘만리경-1호’를 지구 저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때 발사체와는 전혀 다른 엔진을 이번에 만들어 쐈지만 문제가 생겨 실패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발사 직후 1단 엔진 내부의 배관 등에서 추진제(연료+산화제)가 유출되는 등 이상이 생기면서 발사 1, 2분 만에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북한이 러시아 기술진의 도움으로 영하 183도의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케로신(등유 일종)을 연료로 사용한 신형 엔진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 발사체 개발에 러 지원 노골화 액체산소와 케로신을 섞은 ‘극저온 추진제’를 사용하는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쓰고 있다. ‘민수용’ 위성 발사체로 활용하고 있는 것. 특히 러시아는 액체산소와 케로신 추진제를 활용한 우주발사체 개발 분야에서 앞서 있다. 우리가 나로호·누리호 엔진 등을 만들 때도 러시아와 기술 협력을 한 바 있다. 앞서 북한에서 ‘액체산소-케로신’ 조합을 활용한 엔진을 쓴 적은 없다. 북한은 지난해 세 차례 위성 발사체에 상온에서 보관·유지할 수 있는 연료(비대칭 디메틸히드라진·UDMH)와 산화제(질산 계열)를 사용했다. ‘상온 추진제’는 극저온 추진제보다 비추력(比推力)이 떨어진다. 비추력은 같은 양의 연료로 얼마나 큰 추력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연비와 비슷한 개념이다. 군 관계자는 “자동차로 치면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차이만큼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극저온 환경을 견디는 발사체 제작에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액체산소와 케로신 간 섭씨 200도 안팎의 온도 차를 견디면서 엔진 내부로 추진제(연료+산화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터보펌프 기술 등이 대표적 사례다. 발사체 내부의 탱크와 압축기, 밸브 등 부품의 내구성도 훨씬 강해야 한다. 지상에서 발사 전 액체산소를 유지 관리하는 데도 상당한 시설·장비가 필요하다. 그런 만큼 러시아가 이번에 관련 기술이나 부품을 지원했지만 북한이 이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해 실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발사 직후 극저온 추진제가 엔진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밸브와 배관 등이 수축 팽창되면서 누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軍 “어떤 엔진 사용해도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이 지난해 11월 만리경-1호를 지구 궤도에 올린 지 6개월 만에 새로운 엔진을 만들어 발사한 것은 ‘정상국가’로 포장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에 사용되는 기존 엔진보다 기술적으로 더 진보한 액체산소 계열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위성 발사가 정당한 우주 활동임을 선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엔진을 사용해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하는 점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된다”고 했다. 북한은 지상의 원격자료수신장비(텔레메트리)를 통해 공중폭발 전까지 확보된 발사체의 1단 엔진 상태 등 관련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실패 원인을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28일 발사 실패 원인에 대해 “초보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기타 원인으로 될 수 있는 문제점도 심의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서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발사 실패 원인 규명이 지체될 경우 김정은이 예고한 올해 안에 정찰위성 3기 발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소 수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북한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기술진이 추가로 기술을 이전하면 그 기간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러시아가 아예 엔진 완제품을 제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