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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은 가운데, 레바논과 예멘 등으로도 전선이 확대되는 이른바 ‘다중 전선 전쟁(multifront war)’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 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 하솀 사피엣딘은 4일부터 연락이 끊기며 사망설이 제기됐다. 헤즈볼라는 5일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2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에선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6명이 목숨을 잃었다.한편 가자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약 4만2000명, 이스라엘에선 약 1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 레바논에선 약 2000명이 숨졌다.이란 핵시설 겨누는 이스라엘… 바이든 제지 안듣는 네타냐후[가자전쟁 1년, 중동 확전]이, 하마스-헤즈볼라 무력화 성공에… 이란 핵시설 공격 자신감 커져前총리 등 “당장 파괴” 여론 부채질… “탄도미사일 이용해 타격 가능성”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 갔다.특히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일 진행됐던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핵시설 타격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중동 내 친이란·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더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 왔다.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의 반대와 확전 우려에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스라엘에서 힘 얻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선 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다”며 “아마도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2일 X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스라엘에서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이 부각되는 이유는 최근 대규모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도 치명적인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핵 전문가인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의 방대한 로켓과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공격할 것에 대비한 이란의 보험 정책이었다”고 전했다.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고, 미 정부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 제한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4일 “이란의 핵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힘을 실어줬다. 이스라엘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미국의 정치권 상황을 이용해 더욱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 시나리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공군이나 미사일을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공군을 이용할 경우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최소 1600km를 비행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이 레바논이나 예멘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29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공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이 필요할 수 있다.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거리가 3200km와 6400km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제리코2’와 ‘제리코3’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공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핵시설 타격 때 미사일이 이용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지난해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은 가운데, 레바논과 예멘 등으로도 전선이 확대되는 이른바 ‘다중 전선 전쟁(multifront war)’ 양상을 보이고 있다.특히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 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 하솀 사피엣딘은 4일부터 연락이 끊기며 사망설이 제기됐다. 헤즈볼라는 6일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2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에선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한편 가자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약 4만2000명, 이스라엘에선 약 1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된 레바논에선 약 2000명이 숨졌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 갔다.특히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일 진행됐던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핵 시설 타격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중동내 친이란‧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더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 왔다.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의 반대와 확전 우려에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이스라엘에서 힘 얻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선 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다”며 “아마도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2일 X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스라엘에서 이란 핵 시설 공격 여론이 부각되는 이유는 최근 대규모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해도 치명적인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핵 전문가인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의 방대한 로켓과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핵 시설을 공격할 것에 대비한 이란의 보험 정책이었다”고 전했다.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자제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고, 미 정부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 제한하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4일 “이란의 핵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힘을 실어 줬다. 이스라엘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미국의 정치권 상황을 이용해 더욱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게임(미 정치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에 더 능숙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공군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 시나리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은 공군이나 미사일을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공군을 이용할 경우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최소 1600㎞를 비행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이 레바논이나 예멘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29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공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이 필요할 수 있다.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정거리가 3200㎞와 6400㎞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제리코2’와 ‘제리코3’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공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핵 시설 타격 때 미사일이 이용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란이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200여 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은 이미 보복을 선언했고, 일각에선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정치매체 액시오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주요 산유국이며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란의 원유 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위 인사를 표적 암살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물론 ‘이란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유명 핵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 등 여러 고위 인사를 암살했다. NYT는 어떤 방식이 됐든 이달 2∼4일의 유대교 명절 ‘로시 하샤나’가 끝나면 구체적인 보복 방안과 수위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격추에 도움을 준 만큼 이스라엘이 미국의 반응에 따라 보복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란 석유시설 공격 유력 포브스 등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이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으로 하루 최대 4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서방의 경제 제재가 거듭되면서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이란의 의존도는 이전보다 훨씬 커진 상태다. NYT는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유 공장을 공격한다면 이미 취약한 이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액시오스 역시 이스라엘 내부에서 이란 원유시설 공습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줄곧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 석유시설 공격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 대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 유가가 오른다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게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 2일 연속 상승했다. 미 에너지기업 ‘래피던에너지’의 밥 맥널리 사장은 CNBC에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면 유가가 배럴당 최소 5달러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시설을 공격당한 이란이 이스라엘에 ‘맞보복’을 가하면 10달러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FT도 이란 석유시설 공격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바이든 행정부의 호의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란 지도부 암살 가능성 이스라엘이 이란 고위급 인사를 표적 암살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미 나스랄라와 하니야 암살로 이스라엘이 “누구든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만큼 표적 공습의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위 인사,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 암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 안보보좌관인 퇴역 장성 출신의 야코브 아미드로르 등은 아예 이란 핵시설 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은 최근 헤즈볼라,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격으로 이란 대리 세력의 위협이 줄어든 만큼 지금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적기라고 주장했다. 다만 앞의 두 방법보다 보복 수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이란과의 전면전이 발발할 위험이 크고 국제 사회의 반발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올 4월 이란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영토를 사상 처음 공격했을 때 이란의 주요 핵시설이 있는 중부 이스파한주를 공습했다. 다만 당시 핵시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후 줄곧 최대 후원자를 자처했던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휴전 협상을 중재하지 못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충돌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하루 전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이 대응할 권리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보복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이 보복 차원에서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다면 지지하겠나’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스라엘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상황은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올 7월 21일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사실상의 ‘권력누수(레임덕)’ 상태다. 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선 미 대선 승자가 결정된 후 차기 미 행정부와 현 상황을 논의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네타냐후 정권이 미국의 거듭된 만류에도 최근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것도 바이든 행정부의 레임덕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이스라엘에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레바논 지상군 투입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무시하고 공격을 이어간 결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태까지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까지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이 핵 시설을 공격당하는 상황에선 사실상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일(현지 시간)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한 레바논 내 지상전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와 본격적인 교전에 들어갔다. 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 기존 공습 지역에 대한 폭격도 이어갔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지상전이 격화되고 있고 이스라엘군이 최소 8명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뒤 헤즈볼라와의 교전에서 가장 많은 이스라엘군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베이루트에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석유 시설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석유 시설이 공격당하면 그간 잠잠하던 국제유가가 들썩일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상대의 공격에)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핵 시설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란이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의 군사기지 3곳에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을 포함해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진실의 약속(True Promise) 2’ 작전을 단행했다. 올 4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진실의 약속 1’ 작전을 감행한 지 6개월 만이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2일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과 몇몇 유럽 국가는 중동에서 나가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라”고 명령해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우리 국민의 철수를 위해 현지에 “군 수송기를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주도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지난달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숨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 올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숨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번 공격을 놓고 혁명수비대는 “미사일의 90%가 목표물에 성공적으로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대부분 요격됐다고 맞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 등에서 최소 4명이 부상당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선 1명이 숨졌다. 양측의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융 및 원자재 시장도 요동쳤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전일 대비 3.5% 오르는 등 급등 출발했다. 1일에도 장중 한때 5% 올랐다가 2.44% 상승 마감했다. 다만 2일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했다.‘저항의 축’ 붕괴위기에 이란 나서… 이스라엘 내부 “석유시설 보복”이란, 이스라엘에 미사일 200발 발사강경파, 하메네이 설득해 공격… 이스라엘, 다층 방어망으로 요격이란 “추가보복 안하면 공격 종료”… 이스라엘 “핵시설 등 파괴” 별러“이란이 강하게 보이는 방법은 이스라엘 직접 공격뿐이다.” 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180∼200여 발의 탄도미사일로 직접 공격을 가한 배후에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설득한 이란 내 강경파가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영국 더타임스 등이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을 때부터 ‘강경 대응’을 주장했다. 경제난 해결과 서방과의 ‘핵 협상’ 재개 등을 강조하는 유화파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반대했지만 하메네이가 최종적으로 강경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강경파들은 최근 이스라엘의 맹공으로 중동 내 친이란, 반(反)이스라엘·반미국 무장세력을 의미하는 ‘저항의 축’에서 핵심 격인 헤즈볼라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저항의 축 결집과 유지를 위해선 직접적이면서도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스라엘은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 중거리미사일 방어체계 ‘다윗의 돌팔매’,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애로’로 구성된 ‘다층 방공망’을 가동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다. 중동에 배치된 미군 구축함 2척도 12기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 방어를 도왔고, 영국도 이 작전에 동참했다. 다만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서부 헤르츨리야의 글릴로트 기지 인근에 최소 2발이 떨어졌다. 이곳은 모사드 본부로부터 1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양측 모두 ‘강 대 강’ 전략을 고수하면서 중동의 전운이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파, 하메네이 자택서 “이 공격” 주장 NYT 등에 따르면 나스랄라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하메네이 자택에서는 강경파와 유화파의 격론이 벌어졌다. 사이드 잘릴리 전 외교차관,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 수뇌부 등 강경파는 “이스라엘 즉각 공격”을 주장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 등 온건파는 공격의 효과, 경제난 등을 우려해 반대했다. 온건파는 “네타냐후 총리가 광범위한 전쟁을 유발하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말려드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격렬한 토론이 오가는 과정에서 일부 온건파조차 “나스랄라와 같은 장소에서 숨진 아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사망에 대응을 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주장하자 결국 하메네이의 마음도 돌아섰다는 것이다. 하메네이는 4일 테헤란에서 예배도 직접 주관하기로 했다고 NYT는 전했다. 금요일인 이날은 이슬람의 안식일이다. 하메네이는 국가 안보에 관한 특별한 상황에서만 금요 예배를 집도한다. 다만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차관은 소셜미디어 X에 “이스라엘이 추가 보복을 자초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보복도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이 ‘제한적 보복’이며 확전 의사는 없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이란 석유시설 등 보복” 하지만 이스라엘은 강경 대응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를 공격하면 누구라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건파로 꼽히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도 X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 공격, 주요 인사 표적 암살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군은 현지에서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2일 레바논 남부 오다이시 일대에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벌어져 최소 2명의 이스라엘군이 숨졌다. 이날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에 ‘쿠드스5’ 로켓을 발사하며 이란을 지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스라엘이 1일 오전(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본토를 공격하는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건 2006년 헤즈볼라 공격으로 병사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납치돼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 뒤 18년 만이다. 그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사실상의 국경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지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0년 유엔이 설정했던 경계선으로 ‘블루라인(Blue Line)’으로 불렸다. 블루라인이 또다시 무너지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1시 50분경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향해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전을 개시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사회에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신속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反)이스라엘, 반미국 행보를 보여온 중동 내 무장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 곳곳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이며 친이란 무장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발생했다.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 왔던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1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은 이란에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이, 지상전 이유로 헤즈볼라의 ‘갈릴리 정복’ 지목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해 이 지역에 마련된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또 다른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약 8건의 공습이 있었고, 건물 4채가 무너졌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다우디야를 폭격해 10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국영통신 NNA가 전했다. 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X를 통해 “레바논 남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 남부로 이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레바논 마을을 군사기지로 탈바꿈하고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형태의 ‘갈릴리 정복’ 작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상전이 선제 대응 의도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지상군의 작전 기간과 성과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바논 남부에 설치돼 있는 헤즈볼라의 땅굴, 무기고,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 등을 공격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국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해 이주한 레바논 국경지역 거주 자국민들의 복귀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리아 언론 “이 전투기-드론 공습”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에 속하는 다른 무장단체들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골란 방향에서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여러 지점을 공습했다”며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시리아 국영방송 진행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중부 헤르즐리야 인근에 위치한 군사정보부대인 8200부대와 모사드 본부가 있는 글릴로트 기지를 향해 ‘파디-4’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도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로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이 작전 시행 전 미국에 “이번 지상전은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당초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소규모 표적만 공격하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 수천 명을 중동에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작전을 통보했고, 그중에는 지상 작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이스라엘은 현 단계에서 그것(지상전)이 국경 근처의 헤즈볼라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작전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에는 레바논 내부의 테러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다. 사실상 미국이 제한적인 소규모 지상전을 용인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지상전 징후를 미리 포착해 이스라엘과의 접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공격한 전투 진지만 제거하겠다”며 미국을 설득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NYT에 “작전이 끝나면 이스라엘 지상군이 빠르게 철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전에 대한 질문에 “지금 당장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해 여전히 지상전이 시작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국방부는 이날 수천 명의 미군 병력과 F-22와 F-16, F-15E 전투기 등 공군 전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확전을 포함해 사태가 심각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1일 오전(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본토를 공격하는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건 2006년 헤즈볼라 공격으로 병사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납치돼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 뒤 18년 만이다.그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사실상의 국경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지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2000년 유엔이 설정했던 경계선으로 ‘블루라인(Blue Line)’으로 불렸다. 블루라인이 또다시 무너지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1시 50분경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향해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전을 개시했다”며 “이들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사회에 즉각적 위협”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은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신속하게 진행될 것임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反)이스라엘, 반미국 행보를 보여온 중동 내 무장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 곳곳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이며 친이란 무장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시리아에서도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발생했다.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왔던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1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 대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올 4월에도 탄도미사일 120여기를 포함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대거 이스라엘로 발사한바 있다.● 이, 지상전 이유로 헤즈볼라의 ‘갈릴리 정복’ 지목이날 이스라엘은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지상군을 투입해 이 지역에 마련된 헤즈볼라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또 다른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약 8건의 공습이 있었고, 건물 4채가 무너졌다. 또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다우디야를 폭격해 10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국영통신 NNA가 전했다.아비차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X를 통해 “레바논 남부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헤즈볼라는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 남부로 이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 근처의 레바논 마을을 군사기지로 탈바꿈하고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형태의 ‘갈릴리 정복’ 작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상전이 선제 대응 의도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구체적인 지상군의 작전 기간과 성과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바논 남부에 설치돼 있는 헤즈볼라의 지하 땅굴, 무기고, 미사일 및 로켓 발사대 등을 공격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상전이 제한적이며, 국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해 이주한 레바논 국경지역 거주 자국민들의 복귀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 언론 “이 전투기-드론 공습”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조하고 있지만 저항의 축에 속하는 다른 무장단체들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골란 방향에서 전투기와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여러 지점을 공습했다”며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시리아 국영 방송 진행자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헤즈볼라도 반격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중부 헤르즐리야 인근에 위치한 군사정보부대인 8200부대와 모사드 본부가 있는 글릴롯 기지를 향해 ‘파디-4’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도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확대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며 중재 역할을 해 온 미국도 ‘패싱’(공격 일정 등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을 당하고 있을 만큼 이스라엘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제어할 방법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중동에서 전면전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곧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을 배치했고, 추가 병력 파견도 검토하면서 확전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미국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계속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나흐만 샤이 전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은 “비비(네타냐후 총리 별칭) 왕이 돌아왔다”며 “그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벨기에, 룩셈부르크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 도중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도덕이 있고, 방어는 항상 공격에 비례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레드라인(red line·저지선)’이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이어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후티)까지 공격하자 아랍권 최대 언론 알자지라가 이같이 진단했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등을 잇달아 암살한 이스라엘이 중동의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세력을 의미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과의 확전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주도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내 여론의 지지에 힘입어 계속해서 ‘강공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스랄라의 암살 이틀 뒤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공개된 이스라엘 ‘채널12’ 방송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43%를 기록했다. 열흘 전 35%였던 지지율이 8%포인트 올랐다. ● 이 전투기, 1800km 날아가 후티 공습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9일 후티가 장악 중인 예멘 남부의 호데이다, 라스이사의 군사시설, 발전소, 항구 시설 등을 집중 공격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800km 떨어진 예멘 남부를 공격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공중급유기, 정찰기 등 수십 대의 군용기를 출격시켰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예멘에서는 최소 4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고, 더 정확한 타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28일 후티가 이스라엘의 ‘경제중심지’인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 일대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7월 후티가 텔아비브 일대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해 1명이 숨지자 당시에도 호데이다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후티, 헤즈볼라의 배후에 있는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스랄라가 암살된 후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보복을 강조한 가운데 이들의 결집을 막기 위해 후티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에도 공습을 단행했다. 이 여파로 남서부의 주택가 알콜라 지구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부서졌고 최소 4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은 이날 공습으로 지휘관 3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PFLP는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관여하지 않은 조직이다. 그런데도 이들 지휘관까지 사살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이 적을 (무제한)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처럼 행동한다고 알자지라는 진단했다. ● 네타냐후, 지지율 급등-의석 확대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율 상승을 포함해 국내 여론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4석을 보유한 보수 성향 ‘새희망’당을 이끄는 기드온 사르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은 전체 의석 120석 중 68석을 차지하게 됐다. 사르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집권 리쿠드당의 동료였다. 2020년 네타냐후 총리의 뇌물 수수 의혹을 계기로 결별했다. 하지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뒤 네타냐후 총리와 의견이 같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연정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당분간 네타냐후 총리가 강경책을 고수할 여건이 마련되면서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지 매체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완전히 관심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헤즈볼라, 이란과의 전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이 미국 측에 “레바논에 지상군 투입 작전이 곧 시작될 수 있다”고 전달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WP에 따르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지상 작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곧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레바논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진입하는게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작전은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서 발발한 이른바 ‘34일 전쟁’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34일 전쟁 당시 레바논과 이스라엘에서는 각각 약 1200명과 160명이 숨졌다.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 지대에서 수행될 예정이며, 자상군이 임무를 완수하는데로 곧바로 이스라엘로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이 작전에 정통한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WP에 “이스라엘군이 월요일(30일)부터 제한적인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국경 근처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고 WP에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이날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 소규모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번 작전은 헤즈볼라와 국경 인근의 포병 진지를 표적으로 삼았고, 더 큰 작전을 앞두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전했다.한편 미국 내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CNN에 “미국 정부에서는 제한적으로 시작되는 지상 작전이 장기적으로 더 규모가 큰 작전으로 전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스라엘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분야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는 가운데 영국이 미국 투자 회사 블랙스톤으로부터 100억 파운드(약 17조54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30일 주한영국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주 미국 투자 회사인 블랙스톤이 영국 인공지능(AI) 부문에 100억 파운드(약 17조54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투자를 통해 유럽에서 가장 큰 AI 데이터센터가 영국에 들어서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주한영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 따른 데이터센터 등 관련 시설 건축은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블랙스톤 측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지역 주민과 해당 지역 교통 인프라 건축을 위한 추가 기술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1억1000만 파운드를 투자하기로 했다.최근 영국은 AI 인프라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정부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요 국가 인프라로 분류했다. 이에 관련 투자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 이달 초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아마존 웹 서비스가 향후 5년간 영국의 디지털 및 AI 인프라에 80억 파운드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영국은 다음달 14일에 주요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들이 함께 하는 국제 투자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우선 순위는 경제 성장이며, 더 많은 외국인 투자는 그 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다”고 밝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확대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며 중재 역할을 해온 미국도 ‘패싱(공격 일정 등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을 당하고 있을 만큼 이스라엘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제어할 방법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별장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중동에서 전면전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곧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을 배치했고, 추가 병력 파견도 검토하면서 확전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미국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계속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나흐만 샤이 전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은 “비비(네타냐후 총리 별칭) 왕이 돌아왔다”며 “그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벨기에, 룩셈부르크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도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도덕이 있고, 방어는 항상 공격에 비례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공습으로 암살했다고 28일(현지 시간) 밝히면서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오랜 앙숙이었던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이란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해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 동시 폭발 공격을 감행하고,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나스랄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무슬림들에게 “헤즈볼라를 갖고 있는 자원과 도움으로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를 선두로 하는 저항세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을 선포하진 않았지만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 것이다. 같은 날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본부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란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아야톨라(이슬람 시아파 최고성직자에 대한 호칭·신의 증거란 뜻) 정권에 말한다. 어느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헤즈볼라 무력화 작전에 대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란 역시 역내 최고의 ‘안보 자산’으로 꼽히는 헤즈볼라의 붕괴를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어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이란의 지역 영향력 줄이기 나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력화를 통해 이란이 주도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친이란 무장세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이란의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도 억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의 명칭을 ‘새 질서(New Order)’로 지은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헤즈볼라는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시리아 정부군 같은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조직 중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 이미 이스라엘은 주요 육군 부대를 레바논 국경 지대로 대거 이동시키는 등 헤즈볼라와의 대규모 지상전 준비에 들어갔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로 헤즈볼라의 통신망이 붕괴됐고, 나스랄라를 포함한 최고위 지도자들도 대거 제거됐다”며 “이스라엘로서는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딜레마에 빠진 이란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에 사실상 개입을 피했다. 이란으로서는 경제난을 극복하려면 서방과의 ‘핵 협상’ 재개를 통해 제재를 완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았던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24일 “이란은 이스라엘의 덫에 끌려들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싸우고 싶지 않다”며 개입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으로선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에서 핵심인 헤즈볼라에 대한 융단 폭격을 이어가고, 수장까지 암살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과 더불어 이란의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핵심 안보 자산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어떤 형태로든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이 후티,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들을 동원해 이스라엘에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 중인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란의 경제 상황과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 등을 감안할 때 어떤 대응에도 한계가 분명하다. 이스라엘의 정밀 공습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암살 가능성을 우려해 하메네이를 안전 장소로 이동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헤즈볼라 완전 무력화는 쉽지 않아한편 헤즈볼라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스라엘이 수뇌부를 대거 암살했지만 여전히 ‘완전 무력화’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15만 기 이상의 로켓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대 10만여 명의 병력 동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카디프대의 아말 사아드 박사는 “헤즈볼라는 주요 간부 암살이라는 충격에 견디게 설계된 조직”이라며 “강한 회복력을 갖췄다”고 CNN에 말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헤즈볼라는 한 명을 죽여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상전으로) 레바논으로 들어가는 것은 비교적 쉬울 것이지만 가자처럼 빠져나가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27일(현지 시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64)를 암살했다.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지상군 투입 및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며 중동 전역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도 “모든 저항군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란이 참전할 경우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도 개입할 가능성이 커 중동 지역 내 긴장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나스랄라, 알리 카라키 헤즈볼라 남부 사령관 등 테러집단(헤즈볼라)의 고위 지휘관이 전날 공습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나스랄라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18m 지하에서 회의를 주재하던 중 ‘벙커버스터’(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터지는 폭탄)인 BLU-109 등을 이용한 ‘정밀 공습’을 당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간부들은 이스라엘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 활동을 조율하고 있었다”며 이번 작전명을 ‘새 질서(New Order)’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나스랄라를 “테러범”이라고 부르며 그의 제거가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앞으로 며칠간 상당한 도전이 있을 것”이라며 이란을 향해 이스라엘 공격을 시도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나스랄라의 사망을 확인하며 “가자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레바논과 그 굳건하고 명예로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전 세계 무슬림을 향해 “레바논 국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사악한 정권에 맞서도록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이란은 압바스 닐포루샨 이란 혁명수비대 부사령관도 함께 숨졌다고 공개했다. 닐포루샨은 레바논, 시리아 등에서 이란의 군사 작전을 담당해 왔던 인물이다. AP통신은 이번 암살에 대해 “이스라엘이 수년간 수행한 표적 살인 중 ‘가장 크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ABC는 이스라엘군이 조만간 레바논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를 추가로 제거하는 소규모 지상전을 시작하거나 이미 시작했을 수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 또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나스랄라의 시신이 29일 수습됐고, 온전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나스랄라의 사망 원인은 폭발 충격에 따른 흉부 압박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벙커버스터 등 100여발, 2초간격 퍼부어… 지하 7층 깊이 초토화[헤즈볼라 수장 암살]이스라엘, 1년 동안 암살작전 준비… 네타냐후 유엔 참석은 ‘연막 전술’F-15I 8대 출격해 폭탄 집중 투하… 벙커버스터, 콘크리트 꿰뚫고 폭발소나기 공습으로 지하층 연쇄 파괴“전투기들이 타깃 지점에 2초마다 폭탄 1발씩, 100여 발을 쏟아붓는 작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정밀 공습을 통해 27일(현지 시간) 암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직후부터 1년 가까이 ‘나스랄라 암살 작전’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랄라를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진행했고, 치밀한 작전 계획을 수립했던 것. 작전을 지휘한 이스라엘 하체림 공군기지 사령관 아미하이 레빈 준장은 28일 “오랫동안 준비한 작전”이라며 “그의 사망으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 달성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특히 이스라엘은 지하 18m 아래 벙커에 있던 나스랄라를 암살하기 위해 이른바 ‘벙커버스터’(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터지는 폭탄)인 BLU-109 등 폭탄 100여 발을 순식간에 순차적으로 투하하는 작전을 시도했다. 이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의 헤즈볼라 벙커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던 나스랄라는 대피하거나 저항할 틈도 없이 목숨을 잃었다. 또 나스랄라가 머물던 건물을 비롯해 인근의 4개 건물이 초토화됐다.● “벙커버스터 등 폭탄 100여 발 2초마다 연쇄 발사”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 공군 69비행대대의 F-15I 전투기 8대를 동원했다. 하체림 공군기지에서 벙커버스터를 장착한 전투기들이 다히예 지역으로 출격해 작전을 수행했다. 전직 미 육군 폭발물 기술자인 트레버 볼은 “(전투기 8대에) 2000파운드(약 907kg)에 이르는 BLU-109가 최소 15발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NYT에 전했다. BLU-109는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 있는 폭탄으로, 목표물에 도달해 내부로 파고든 뒤 폭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당시 지상에서 60피트(약 18.3m) 아래인 벙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방식을 논의하고 있었다. 통상적인 건물 한 층 높이(2.5∼3m)를 고려하면 해당 벙커는 지하 7층 정도 깊이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공군은 지하 깊이 여러 층으로 나뉜 벙커를 뚫기 위해 해당 벙커가 있는 건축물에 2초에 1발씩 100여 발을 연이어 투하했다. 먼저 투하한 폭탄이 위쪽 콘크리트를 박살내면 다음 폭탄이 아래로 내려가 터지는 방식이다.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WSJ에 “지하 60피트 지점을 타격하려면 ‘연쇄 폭발’을 통한 통로 만들기가 중요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7월 하마스 지휘부 공격에도 비슷한 방식의 벙커버스터 투하 작전을 진행하며 효과를 검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미국 만류에도 1년 동안 준비”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 나스랄라 암살을 준비했고, 미국에 관련 계획도 전달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하지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스랄라를 암살하면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며 만류했다고 한다.미국의 반대에 당장 작전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이스라엘은 나스랄라를 암살하기 위해 추적을 계속했고, 최근 정확한 나스랄라의 위치를 파악해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나스랄라가 작전 지역에서 또 다른 고위급 테러리스트들과 접촉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한 것도 헤즈볼라를 방심하게 하기 위한 계략이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연설 전에 작전을 승인했다”며 “나스랄라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지켜보던 중 공습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NYT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 중동 선임분석가 칩 어셔를 인용해 “이번 작전의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인내심”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와의 ‘34일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은 뒤 대(對)헤즈볼라 첩보 강화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로이터통신은 “나스랄라는 오랫동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이동도 제한적으로 해 그를 본 사람이 매우 적었다”며 “이번 암살은 헤즈볼라 내부에 이스라엘 정보원이 침투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28일(현지 시간) 밝히면서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오랜 앙숙이었던 이란과 이스라엘 간 전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최근 이란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해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용 무전기 동시 폭발 공격을 감행하고,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나스랄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무슬림들에게 “헤즈볼라를 갖고 있는 자원과 도움으로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를 선두로 하는 저항세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을 선포하진 않았지만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강조한 것이다.같은 날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본부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란에 대한 강한 경고 메시지를 밝혔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아야톨라(이슬람 시아파 최고성직자에 대한 호칭·신의 증거란 뜻) 정권에 말한다. 어느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스라엘이 계속해서 헤즈볼라 궤멸 작전에 대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란 역시 역내 최고의 ‘안보 자산’으로 꼽히는 헤즈볼라의 붕괴를 마냥 바라만 볼 수 없어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이란의 지역 영향력 줄이기 나서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궤멸을 통해 이란이 주도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친이란 무장세력)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이란의 지역 영향력 확장 전략도 억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의 명칭을 ‘새 질서(New Order)’로 지은 것도 이 같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헤즈볼라는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 시리아 정부군 같은 저항의 축을 구성하는 조직 중 핵심으로 여겨져 왔다.이미 이스라엘은 주요 육군 부대를 레바논 국경 지대로 대거 이동시키는 등 헤즈볼라와의 대규모 지상전 준비에 들어갔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연쇄 폭발로 헤즈볼라의 통신망이 붕괴됐고, 나스랄라를 포함한 최고위 지도자들도 대거 제거됐다”며 “이스라엘로서는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네타냐후 총리도 헤즈볼라에 대한 ‘맹공’으로 극우세력과 함께 구성한 연정을 유지하고,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 우방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레바논 공습 자제 요청을 네타냐후 총리가 무시하고 있는 이유다.● 딜레마에 빠진 이란이란은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에 사실상 개입을 피했다. 이란으로서는 경제난을 극복하려면 서방과의 ‘핵 협상’ 재개를 통해 제재를 완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았던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24일 “이란은 이스라엘의 덫에 끌려들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싸우고 싶지 않다”며 개입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으로선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에서 핵심인 헤즈볼라에 대한 융단 폭격을 이어가고, 수장까지 암살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과 더불어 이란의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핵심 안보 자산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어떤 형태로든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이에 따라 이란이 후티,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들을 동원해 이스라엘에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 중인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란의 경제 상황과 이스라엘의 막강한 군사력과 정보력 등을 감안할 때 어떤 대응에도 한계가 분명하다. 이스라엘의 정밀 공습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암살 가능성을 고려해 하메네이를 안전 장소로 이동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헤즈볼라 완전 궤멸은 쉽지 않아한편 헤즈볼라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스라엘이 수뇌부를 대거 제거했지만 여전히 ‘완전 궤멸’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15만 기 이상의 로켓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대 10만여 명의 병력 동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카디프대의 아말 사아드 박사는 “헤즈볼라는 주요 간부 암살이라는 충격에 견디게 설계된 조직”이라며 “강한 회복력을 갖췄다”고 CNN에 말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헤즈볼라는 한 명을 죽여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상전으로) 레바논으로 들어가는 것은 비교적 쉬울 것이지만 가자처럼 빠져나가는 데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전투기들이 타깃 지점에 2초마다 폭탄 1발씩, 100여 발을 쏟아붓는 작전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정밀 공습을 통해 28일(현지 시간) 암살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직후부터 1년 가까이 이번 작전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랄라를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진행했고, 치밀한 작전 계획을 수립했던 것. 작전을 지휘한 이스라엘 하체림 공군기지 사령관 아미차이 레빈 준장은 28일(현지 시간) 암살 성공 뒤 “오랫동안 준비한 작전”이라며 “그의 사망으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 달성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특히 이스라엘은 지하 18m 아래 벙커에 있던 나스랄라를 암살하기 위해 이른바 ‘벙커버스터’(지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가 터지는 폭탄) 정밀직격탄 등 폭탄 100여 발을 순식간에 순차적으로 투하하는 작전을 시도했다. 이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의 헤즈볼라 벙커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논의하고 있던 나스랄라는 대피하거나 저항할 틈도 없이 목숨을 잃었다. 또 나스랄라가 머물던 건물을 비롯해 인근의 4개 건물이 초토화됐다.● “벙커버스터 100여 발 2초마다 연쇄 발사”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에 공군 69비행대대의 F-15I 전투기 8대를 동원했다. 하체림 공군기지에서 벙커버스터를 장착한 전투기들이 다히예 지역으로 출격해 작전을 수행했다. 전직 미 육군 폭발물 기술자인 트레버 볼은 NYT에 “2000파운드(907㎏)급 정밀직격탄(JDAM)인 BLU-109를 최소 15발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LU-109는 2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 있는 폭탄으로, 목표물에 도달해 내부로 파고든 뒤 폭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한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당시 지상에서 60피트(약 18.3m·약 지하 7층) 아래인 벙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방식을 논의하고 있었다. 헤즈볼라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는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도록 제지하고 있다는 불만이 큰 상황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지하 깊이 여러 층으로 나눠진 벙커를 뚫기 위해 해당 벙커가 있는 건축물에 2초에 1발 씩 100여 발을 연이어 투하하는 방법을 썼다. 먼저 투하한 폭탄이 윗쪽 콘크리트를 박살내면 다음 폭탄이 아래로 내려가 터지는 방식이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WSJ에 “지하 60피트 지점을 타격하려면 ‘연쇄 폭발’을 통한 통로 만들기가 중요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해당 벙커버스터를 7월 하마스 지휘부 공격에도 활용하며 전술적 가치를 검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미국 만류에도 1년 동안 준비”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부터 나스랄라 암살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전쟁이 발발 직후 미국에 나스랄라 암살 계획을 전달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스랄라를 암살하면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만류했다고 한다.하지만 이스라엘은 나스랄라 암살 작전을 포기할 뜻이 없었다. 계속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최근 정확한 나스랄라의 위치를 파악해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나스랄라가 작전 지역에서 또 다른 고위급 테러리스트들과 접촉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당시 유엔 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에 있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실시간 보고하고 작전 승인 명령을 받았다. 작전을 수행한 69비행대대는 이스라엘 공군 내에서 ‘핵심 임무’를 담당하는 엘리트 부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전을 지휘한 레빈 준장은 “수십 년간 관련 임무를 수행해온 베테랑 예비역들까지 투입했다”고 말했다.NYT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전 중동 선임분석가 칩 어셔를 인용해 “이번 작전의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인내심”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와의 ‘34일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은 뒤 대(對) 헤즈볼라 첩보 강화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NYT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헤즈볼라 내부에 성공적으로 침투해 나스랄라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게 작전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고 전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일본의 102대 총리에 오를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내 비주류이자 온건파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선출됐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4전 5기’ 도전 끝에 승리했다. 이시바 총재는 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공식 취임하면서 새 내각을 출범시킨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27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215표를 얻어 194표를 득표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을 꺾고 신임 총재에 당선됐다. 앞서 열린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는 154표(국회의원 46표, 당원 108표)를 얻어 다카이치 경제안보상(181표)에게 뒤졌지만, 결선 투표에서 국회의원 표를 대거 확보하고 도도부현련(한국 정당의 시도당) 표 대결에서도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누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시바 총재로서는 2012년 자민당이 야당이던 때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 투표에서 1위를 거두고도 결선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패했던 한을 풀게 됐다. 그는 선출 뒤 기자회견에서 “선거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발사, 러시아 초계기의 일본 영공 침범, 중국 항공모함의 일본 접속수역 첫 항해가 있었다”며 “일본에는 안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본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수 강경파였던 아베 전 총리를 비판하며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유력 정치인 중 한일 관계에 비교적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때문에 적어도 집권 후 한일 관계가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새로 출범하는 일본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양국이 전향적인 자세로 미래 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시바 “한국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군비 확충은 갈등 불씨[일본 이시바 시대]日 새 총리 ‘비주류 온건파’ 이시바한일관계-과거사 문제엔 전향적… 아베 주도 강경파와는 다른 목소리징용배상-독도 문제엔 日 입장 견지… “변화 주도하기엔 기반 약해” 분석도“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이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 차기 총리가 되는 자민당 총재로 27일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신임 총재는 2017년 5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주도한 보수 강경파와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방위상을 지낸 안보 전문가로서 자위대 헌법 명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진 등 한국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점은 향후 한일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다카이치 지나친 우익 성향에 불안 느껴”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하며 우익 색채를 드러낸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에게 뒤졌지만, 2차 투표에서 극적으로 역전했다. 유력 파벌 및 보수파 지지를 못 받아 2차 투표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안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 지지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재의 전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한일 관계 개선세가 적어도 뒷걸음질 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정치학)는 “이시바 총재 입에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발언이 나오거나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시바 총재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안보,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답할 때 한국을 예로 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그는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한국은 44%인데 일본은 18%”라며 “해외 생산 거점을 일본에 되돌아오게 해 고용 소득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군비 확충 강화 의지, 한국과 갈등 요소 하지만 획기적 한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과 다른 자세를 보이려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강해야 하는데 이시바 총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막판까지 경쟁했던 ‘3강 후보’ 중 한국에 그나마 나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을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안보를 위해 군비 확충에 적극 나설 뜻을 비치는 점은 향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는 국내에서 최대 능력을 발휘하는 훈련을 할 수 없다”며 미국에 자위대 훈련 기지를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 점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자민당은 줄곧 개헌을 추진해 왔고 이시바 총재도 여기에 동의한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 대해 그는 “(미일, 한미 동맹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의 경우 한국에서도 대북 억지 차원에서 거론되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중일 갈등, 대만 문제에 자칫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말려들 수 있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역대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혔음에도 한국에서 수용되지 않는 것에 좌절감이 크다. 그럼에도 납득을 얻을 때까지 계속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일본 차기 총리가 되는 자민당 총재로 27일 선출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신임 총재는 2017년 5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자민당 비주류인 이시바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주도한 보수 강경파와 줄곧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해 공식 사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획기적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방위상을 역임한 안보 전문가로서 자위대 헌법 명기,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추진 등 한국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점은 향후 한일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다카이치 지나친 우익 성향에 불안 느껴”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언하며 우익 색채를 드러낸 ‘여자 아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에게 뒤졌지만, 2차 투표에서 극적으로 역전했다. 유력 파벌 및 보수파 지지를 못 받아 2차 투표에서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었다.일본 정치권에서는 지나친 우익 색채를 드러낸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른바 ‘차선책’으로 이시바 총재를 택했다는 평가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관계가 훼손돼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불안한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다카이치 지지세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이시바 총재의 전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한일 관계 개선세가 적어도 뒷걸음질 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정치학)는 “이시바 총재 입에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발언이 나오거나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시바 총재는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한일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안보, 경제 정책을 묻는 질문에 답할 때 한국을 예로 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했다. 그는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한국은 44%인데 일본은 18%”라며 “해외 생산 거점을 일본에 되돌아오게 해 고용 소득 기회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군비 확충 강화 의지, 한국과 갈등 요소하지만 획기적 한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과 다른 자세를 보이려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강해야 하는데 이시바 총재는 그렇지 못하다”며 “막판까지 경쟁했던 ‘3강 후보’ 중 한국에 그나마 나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을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안보를 위해 군비 확충에 적극 나설 뜻을 비치는 점은 향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는 국내에서 최대 능력을 발휘하는 훈련을 할 수 없다”며 미국에 자위대 훈련 기지를 세우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온 점도 한국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 자민당은 줄곧 개헌을 추진해 왔고 이시바 총재도 여기에 동의한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에 대해 그는 “(미일, 한미 동맹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시아판 나토 설립의 경우 한국에서도 대북 억지 차원에서 거론되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중일 갈등, 대만 문제에 자칫 한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말려들 수 있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