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삼성전자가 북미 유수 대학과 산업 혁신 기술을 함께 연구하는 ‘START’(STrategic Alliance for Research and Technology·전략적 연구 기술 동맹)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 등 명문대 우수 연구원들이 삼성의 다양한 제품 및 솔루션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북미 연구법인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는 올해 1월 START 프로그램을 새로 개시했으며 앞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는 주요 대학 교수 또는 연구원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제품 및 솔루션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하게 된다. 6월 중 최종 대학과 프로젝트가 선정되며, 8월부터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실제 개발 과정을 시작한다. 프로젝트 비용은 삼성전자가 지원한다. 올해는 △무선통신 △디지털 건강 △인공지능(AI) △카메라 기술 △로봇 공학 등 다섯 가지 분야에서 연구 제안서를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테크 경쟁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핵심 사업 분야들이다. 삼성전자는 북미 대학들에 각 분야의 구체적인 연구과제 예시도 제시했다. 예를 들어 AI 분야에서는 ‘추론 성능 향상을 위한 훈련 단계에 필요한 신기술’, ‘3차원(3D) 및 물리 기반 추론을 위한 신모델’ 등을 예시로 내놨다. 로봇 공학에서는 ‘사람마다 다른 체격 조건일 때 로봇이 어떻게 부축할 수 있을지’ ‘옷을 갈아입히는 걸 돕기 위해선 어떻게 작동해야 할지’ 등을 과제로 주문했다. 단순히 연구 단계에 그치지 않고 삼성의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북미 유수 대학 연구원들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기존에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북미 주요 대학을 겨냥해 START 프로그램을 시작한 배경에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어려워지는 난제들을 극복하는 동시에 우수한 해외 공학 인재 풀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직 중인 미취업 청년들이 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력 위주 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 최소 연봉은 3468만 원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미취업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7∼10일 진행한 일자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미취업 청년들은 구직 활동 시 어려움으로 ‘양질의 일자리 부족’(30.0%), ‘경력직 위주의 채용 구조’(20.4%), ‘과도한 자격 요건 및 스펙 요구’(19.6%), ‘지속적 실패로 인한 자신감 저하 및 구직 의욕 감소’(14.6%), ‘일자리의 수도권 집중’(6.7%) 등을 꼽았다. 좋은 일자리의 조건으로는 ‘급여 수준’(31.8%)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 ‘고용 안정성’(17.9%), ‘일과 삶의 균형’(17.4%), ‘직장 내 조직문화’(7.3%), ‘개인 적성과의 일치’(7.2%) 등 순이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한국 사회에 충분히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응답이 76.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취업 청년들이 희망하는 최소한의 세전 연봉 수준은 평균 3468만 원으로 나타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유럽연합(EU) 모델과 같이 한국과 일본도 경제적 연합을 통해 시장 규모를 키우고, 대외적으로도 ‘룰 세터(rule setter·규칙을 만드는 나라)’ 위치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22일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비즈니스 방법론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의장실 직속 싱크탱크인 미래연구원이 주도하는 미래산업포럼은 국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민관이 합심해 정책 방향성을 제안하고 입법 지원을 고민하기 위해 설립됐다. 향후 두세 달에 한 번씩 국회 및 정부, 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포럼을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보호무역주의 시대가 향후 30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우리의 10대 주력 상품은 10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고 채산성은 계속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과의 경제 연합을 제안하며 “양국이 액화천연가스(LNG)를 공동 구매하거나 탈탄소 전략 혹은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의료 시설과 벤처 시장을 공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3년 만에 전기자동차 충전기 사업에서 철수한다. 길어지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부진했던 사업을 종료하고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LG전자는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22일 밝혔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출시해 왔지만 시장의 성장 지연과 가격 중심 경쟁 구도 심화 등 사업 환경의 변화로 전략적 리밸런싱을 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이번 결정에 따라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직원들은 LG전자 내 타 사업 조직에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LG전자는 앞서 2022년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한 데 이어 또 다른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스필을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기준 매출 106억 원, 영업손실 72억 원을 냈다.LG전자는 앞서 2021년 7월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는 등 전사적으로 사업 분야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해 왔다. 올 상반기(1∼6월)를 기점으로 휴대전화 애프터서비스(AS)를 종료하며 모바일 사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전기차 충전기 사업 종료로 ES사업본부는 향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은 결국 그의 집권 기반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향해 있다. 하지만 트럼프도 알면서 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제조업에 적합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호기롭게 자동차 부품 관세를 예고해 놓고는 14일(현지 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되던 부품을 이곳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을) 전환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한 수 접은 배경이다. 트럼프는 마치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래 친구든 적이든 미국의 제조업을 쏙쏙 빼가고 물건만 팔아왔다는 듯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2019년)에는 미국의 현실이 잘 드러난다. 오하이오주 GM 공장이 철수하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에 중국 유리업체 푸야오 공장이 들어오지만, 다시 취업한 오하이오 노동자들은 높은 업무량과 생산성 요구를 맞추지 못하고 좌절한다. 기업명만 바꾸면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만 TSMC는 애리조나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지었지만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가동을 1년 이상 늦추는 진통을 겪었다.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국내 한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현지 생산직 관리가 정말 어렵다. 퇴근 시간이 돼도 하던 일은 마무리하고 가는 우리와 달리 미국 노동자들은 몰던 지게차조차 그대로 그 자리에 세워 놓고 나가 버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진국이 경제 고도화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푸야오 공장의 미국인들처럼 노동집약적 일자리를 기피하고 생산을 아웃소싱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시장의 법칙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강제로 되돌리려 하면 할수록 애꿎은 국내 기업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그리워하는 공장 일자리는 결국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딜레마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미국이 10.5%로 추산된다. 한국은 24.3%, 중국은 26.2% 수준이다. 한국은 아직 주요국 중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에 속하지만 경제 성장에 따라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산업구조 변동을 겪고 있다. 기업들의 늘어나는 해외 직접투자에 비례해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제구조 변화와 인구 절벽을 고려하면 한국도 머지않은 미래에 제조업 공동화와 공급망 불안 등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리가 ‘코리안 팩토리’ 다큐멘터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핵심 제조업의 첨단화를 통한 노동 생산성 확대다. 이미 기업 현장에선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사람이 점검하던 반도체 기판의 양품 여부를 인공지능(AI)에 맡기면서 리드타임(제품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90%까지 단축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에선 로봇 개가 석유화학 설비를 돌며 가스 누출을 탐지한다. 상승하는 운영비를 감축하고 국내 공급망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의 신(新)르네상스’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곽도영 산업1부 기자 now@donga.com}
주요 경제단체들이 합동으로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를 추진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선거 일정이 급박한 만큼 차기 대통령 후보의 경제 정책 방향을 함께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22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일인 5월 12일 이전에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 주요 대선 후보를 각각 초청해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비전 발표를 듣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강연회에는 각 단체 회장들과 전국 상의 회장, 주요 기업 대표 등 재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존처럼 각 단체가 개별적으로 후보들을 초청하기에는 선거 일정 등이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실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토론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후보별 대응 방향이 제시될 전망이다. 길어지는 경기침체와 국내 산업 구조 변화에 대한 해결책, 주요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육성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법 개정안 재추진 등에 대한 의견도 공유될 전망이다.대한상의나 경총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그간 개별적으로 대선 후보들을 초청해 정책 방향성을 듣고 제언을 전달해 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운동 일정이 빠듯하고 5월 초 공휴일도 많아 합동 행사를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관련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5월 개최 예정인 중소기업인 대회에 맞춰 별도로 주요 후보들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3년 만에 전기자동차 충전기 사업에서 철수한다. 길어지는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부진했던 사업을 종료하고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LG전자는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 산하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종료한다고 22일 밝혔다.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출시해 왔지만 시장의 성장 지연과 가격 중심 경쟁 구도 심화 등 사업 환경 변화로 전략적 리밸런싱을 택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이번 결정에 따라 관련 업무를 수행해 온 직원들은 LG전자 내 타 사업 조직에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자회사인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LG전자는 앞서 2022년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한 데 이어 또 다른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스필을 인수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기준 매출 106억 원, 영업손실 72억 원을 냈다.LG전자는 앞서 2021년 7월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는 등 사업 분야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해 왔다. 올 상반기(1~6월)를 기점으로 휴대전화 애프터서비스(AS)를 종료하며 모바일 사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전기차 충전기 사업 종료로 ES사업본부는 향후 △가정용·상업용 에어컨 △칠러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상법 개정 재추진 발언에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마당에, 기업을 더욱 옥죄는 상법 개정안마저 현실화되면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이 후보가 제안한 집중투표제 활성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은 최근 민주당 주도로 발의됐다가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상법 개정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항목이다. 재계 관계자는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해당 내용들이 모두 포함되면 파장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최종안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비롯해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까지 패키지로 다시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와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모두 담은 상법 개정안은 자본 다수결이라는 회사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현재 글로벌 표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집중 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규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은 주요 선진국엔 유례가 없는 규제다. 개정안이 추진될 경우 해외 투기자본이 연합해 이사회에 ‘스파이’격 감사위원을 선임해 경영권을 위협하거나 경영 정보를 빼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되는 반면에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은 보유 의결권을 모두 행사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경협이 2023년 말 자산 기준 30대 상장 기업(공사 및 금융기관 제외)의 지배구조를 분석한 결과,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시행되면 기업 30곳 중 8곳의 이사회가 해외 투자자 연합에 넘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이노텍은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허브인 경북 구미 ‘드림 팩토리’를 업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로 운영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2022년 LG이노텍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은 드림 팩토리에 100%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장비 유지 및 보수 등 필수 인력 외엔 10여 단계에 걸친 FC-BGA 공정 및 물류 프로세스가 모두 무인화 체계로 돌아가고 있다. 제품의 양품(정상품)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계인 제품 검증 과정에도 인공지능(AI) 딥러닝 비전 검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생산이 완료된 FC-BGA 기판 제품을 로봇이 비전 스크리닝 검사대로 옮기면 FC-BGA 불량품 및 양품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한 AI가 육안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운 미세 불량 영역을 30초 안에 감지해 낸다. LG이노텍은 AI 비전 검사를 통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샘플링 검사를 위해 투입하던 인원도 90%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 공간에서 3차원(3D) 모델링을 활용한 ‘팩토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공정 설비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최적화해 장비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이노텍은 회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허브인 경북 구미 ‘드림 팩토리’를 업계 최고 수준 스마트 팩토리로 운영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앞서 2022년 LG이노텍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했다. 이후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LG이노텍은 드림 팩토리에 100%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장비 유지 및 보수 등 필수 인력 외엔 10여 단계에 걸친 FC-BGA 공정 및 물류 프로세스가 모두 무인화 체계로 돌아가고 있다.제품의 양품(정상품)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계인 제품 검증 과정에도 인공지능(AI) 딥러닝 비전 검사 시스템을 적용했다. 생산이 완료된 FC-BGA 기판 제품을 로봇이 비전 스크리닝 검사대로 옮기면, FC-BGA 불량품 및 양품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한 AI가 육안으로는 잡아내기 어려웠던 미세 불량영역을 단 30초 안에 감지해 낸다. LG이노텍은 AI 비전검사를 통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샘플링 검사를 위해 투입하던 인원도 90% 감축했다고 설명했다.FC-BGA 공정 설비도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최적의 조건으로 투입할 수 있다. 기존에는 최적의 FC-BGA 공정 조건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LG이노텍은 설비를 구축하기 전 가상 공간에서 3차원(3D) 모델링을 활용한 ‘팩토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최초로 설정된 FC-BGA 공정 설비의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최적화해 장비를 설치할 수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중 관세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된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에 이어 인텔까지 대중(對中) 수출 통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중국 내 고객사들에 앞으로 일부 AI 반도체를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중 수출이 제한되는 제품은 초당 1400GB(기가바이트) 이상의 D램 대역폭 등 구체적인 기준이 명시됐다. 엔비디아의 저성능 AI 반도체인 ‘H20’과 함께 인텔의 ‘가우디’ 시리즈도 이 제한에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하원이 딥시크 위협과 관련해 엔비디아를 전방위 조사할 것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16일 뉴욕타임스(NYT)는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의 아시아 전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는 엔비디아가 고의로 딥시크에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공했는지, 이것이 미국 내 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관세 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과,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AMD의 ‘MI308’까지 대중(對中)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반도체 해외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뿐 아니라 중국 AI 투자 붐을 기대했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해당 규칙은 무기한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미국이 2022년 고성능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따로 설계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주력 제품인 ‘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약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반도체로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H20 물량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워싱턴의 H20 규제는 미국이 어떻게 관세와 무역 장벽을 활용해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를 포함한 가공된 핵심 광물과 그 파생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미국은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막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퇴출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자신도 참석한다고 알렸다. 그는 16일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무역 공정성에 대해 협상하러 온다. 나도 재무·상무장관과 함께 이 회의(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썼다. 美, AI칩 무기로 ‘제2 딥시크’ 봉쇄… 관세 넘어 中 압박 확대[美, AI칩으로 관세전쟁 확전]美中 관세전쟁 극한갈등 우려엔비디아 55억 달러 손실 위기… 삼성전자-하이닉스 타격 불가피中 희토류 수출 통제에도 강공… 공급망 재편위한 행정명령 발동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엔비디아 ‘H20’ 대중(對中) 수출 통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또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미중 간 힘겨루기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으로 번지자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은 이 밖에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 퇴출, 중국산 제품 우회 수출 봉쇄 등 다른 비관세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극한 갈등이 한국과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700조 원 투자’ 발표도 못 막은 추가 규제 워싱턴의 H20 규제 소식이 전해지기 불과 하루 전날인 14일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AI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4년간 5000억 달러(약 713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9일 미 공영방송 NPR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만찬에 참석한 뒤 미국 정부가 H20 수출 통제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황 CEO의 물밑 협상과 대규모 현지 투자 결정도 미 정부의 중국 AI 굴기 철퇴 의지를 막지 못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로 인해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약 55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6.31% 하락했다.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3.36%)와 SK하이닉스(―3.65%) 역시 16일 증시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H20 수출 통제의 배경에는 올 초 서방 세계에 ‘스푸트니크 모먼트’를 상기시킨 중국 딥시크의 충격파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 10월 미국 정부는 중국 AI 굴기를 막기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H100’ 수출을 통제했다. 하지만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H800’ 등 저성능 AI 칩을 활용해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I 투자에 뛰어들면서 H100의 대체품인 H20을 사재기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텐센트,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은 1분기(1∼3월) 동안 최소 160억 달러 이상의 H20 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AI 투자 붐 수혜를 기대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이번 수출 통제 조치로 매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H20용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를 엔비디아에 공급해 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의 H20 서버용 수요는 올해만 칩 100만 개가량으로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딥시크가 삼성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성능 AI 칩으로까지 미국의 제재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부분의 중국 반도체 시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대응하던 중국으로부터 잇몸까지 앗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대중 제재가 결국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중국 물량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中 우회 수출 봉쇄에도 나서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가공된 광물 및 파생 상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통한 국가안보 및 경제적 회복력 보장’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희토류를 포함해 가공된 핵심 광물들이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최근 AI 반도체 제작 등에 쓰이는 사마륨, 가돌리늄 등 핵심 광물들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절실한 핵심 광물 위주로 ‘맞춤형’ 대미 압박에 나선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이) 중국산 핵심 광물 의존도를 줄이며 공급망 재편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봉쇄에도 나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정부와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이 해당국을 거쳐 상품을 운송하는 걸 막아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 관세 회피용으로 해당국에 회사를 설립하거나, 대미 수출이 막힌 중국산 공산품 수입을 막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퇴출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과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증시에 상장된 300여 개의 중국 기업을 퇴출시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통상전쟁이 관세와 비관세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 중인 만큼, 이런 방안까지 대중 압박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거래 통제 목록(블랙리스트)에 대폭 추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지난달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 정책에 반하는 활동을 했다며 중국 기업 50여 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관세 전쟁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과, 이와 비슷한 성능을 내는 AMD의 ‘MI308’까지 대중(對中)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반도체 해외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뿐 아니라 중국 AI 투자 붐을 기대했던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가 H20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며 “해당 규칙은 무기한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H20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미국이 2022년 고성능 AI 칩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해 따로 설계된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주력 제품인 ‘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약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 초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저사양 AI 반도체로 생성형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H20 물량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워싱턴의 H20 규제는 미국이 어떻게 관세와 무역 장벽을 활용해 베이징에 대한 압력을 높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를 포함한 가공된 핵심 광물과 그 파생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최근 중국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자 그 파장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 미국은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막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퇴출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자신도 참석한다고 알렸다. 그는 16일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오늘 관세, 군사 지원 비용, 무역 공정성에 대해 협상하러 온다. 나도 재무·상무장관과 함께 이 회의(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원 비용을 언급한 건 통상과 안보를 함께 묶어 관세 협상에 나서는 ‘원스톱 쇼핑’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시행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 자료를 이용해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휴업일에도 전통시장에서의 소비는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평일 의무휴업이 도입되기 전인 2022년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2022년 주말 식료품 구매액 분석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일요일)의 전통시장 평균 식료품 구매액은 610만 원으로, 대형마트가 영업한 일요일(630만 원)에 비해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2015년과 202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식료품 평균 구매액을 비교한 결과, 전통시장에서의 구매액은 55% 감소한 반면 온라인몰 구매액은 20배 이상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업(대형마트, 전통시장, 슈퍼마켓)에서의 2022년 식료품 구매액은 2015년 대비 모두 줄었다. 한경연은 의무휴업제가 해외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라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이 1973년 소규모 소매상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가지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시행했으나 소비자 불편과 유통업 불황으로 2000년 폐지했다. 유민희 한경연 연구위원은 “의무휴업 정책의 효과가 미미하다면 과감하게 개선하거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온라인, 대형마트,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기업 마이크론의 부상이 국내 반도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오랜 기간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이던 마이크론이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품목의 상호 관세 제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에 대해선 14일(현지 시간)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끝까지 ‘목줄’을 죄고 있어, 마이크론이 미국 보호주의 기조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 이어 마이크론 HBM3E 12단 양산 시작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시중 HBM 제품 중 최선단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정상품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를 한 건 아니지만 양산 물량을 스스로 밝힌 만큼 사실상 엔비디아 공급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한 두 번째 반도체 업체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 중이며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체 D램 시장에서도 마이크론 위협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점유율 25%를 차지했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36%)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34%)와의 격차가 9%포인트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6.9%포인트였다.● 관세 불확실성 속 물량 경쟁 본격화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로 인해 경쟁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마이크론이 물량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한미반도체 등 장비업체로부터 HBM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마이크론이 확보한 TC본더 물량이 지난해 전체 도입량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등 기존의 주력 생산 기지를 넘어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마이크론은 2022년 발표 이래 미국 뉴욕주 클레이 및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각각 1000억 달러(약 142조9000억 원), 2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마이크론도 가동 중인 공장 대부분이 해외에 있어 관세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미국 현지 기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자제품의 상호 관세 예외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품목에 대해서는 14일(현지 시간)에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언급하며 끝까지 목줄을 죄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급부상도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오랜 기간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으로 남아 있던 마이크론이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치고 나가며 미국 보호주의 기조의 수혜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시중 HBM 가장 최신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 시간)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론은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용량과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7~12월)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를 한 건 아니지만 양산 물량을 스스로 밝힌 만큼 사실상 엔비디아 공급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써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현재 HBM 시장 최선단 제품인 HBM3E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두 번째 업체가 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르면 2분기(4~6월),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반도체 관세로 인한 경쟁사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론은 기술적 성장을 계기로 물량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한미반도체 등으로부터 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대량으로 사들이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기지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2년 발표 이래 미국 뉴욕주 클레이 및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각각 1000억 달러(약 142조9000억 원), 25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자사 D램 물량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체 D램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번 분기 SK하이닉스(36%)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34%)와 격차가 9%포인트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앞서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6.9%포인트였으나 한 개 분기 만에 크게 따라잡은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마이크론도 대부분의 공장이 해외에 있어 관세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미국 현지 기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전례없는 상호관세를 2일(현지 시간) 발표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일부 품목과 국가를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도 추가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예측 불가한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3일부터 25% 업종별 관세가 적용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저마다 다른 가격 정책과 비용 절감 대책을 내놓으며 불확실성 속에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가격·생산 전략 엇갈리는 車 업계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는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의 연간 일반 자동차 판매량이 2024년 1600만 대에서 몇 년 내 1450만∼1500만 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미국 내 신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차 업계는 각기 다른 생존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4일 공식 성명을 통해 “2025년 6월 2일까지 두 달간 현재 모델 라인업의 권장소매가(MSRP)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분간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을 자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우리는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그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BMW와 폭스바겐은 각각 다음 달 1일까지만 멕시코산 차량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고, 수입 차량에 ‘수입 수수료’를 추가하는 임시방편을 선택했다.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더 극단적인 대응책으로 수출 자체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JLR)는 4월 한 달간 미국으로의 모든 차량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일본 닛산 역시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일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미국 주문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도 동요하고 있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관세 발효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했다. 포드는 직원 할인 프로그램을 6월 말까지 모든 소비자에게 확대 제공하며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수입차 수요를 끌어오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전자기기 업계도 추가 관세 공포반도체 칩은 상호관세 품목에서 제외됐지만 이를 기반으로 제조된 메모리 모듈과 SSD는 관세 대상에 포함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메모리 모듈과 SSD는 각각 한국의 대미 수출액 3위와 6위 품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반도체 관세 부과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다음 타깃으로 예고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휘청거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4일 각각 2.60%와 6.37% 하락했고, 미국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도 5∼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여파로 미국 내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고려할 때 반도체 관세 협상에서 타협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 중심의 AI 공급망에 대한 미국 산업계의 반발이 커지면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공급망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미국 현지 아이폰 가격이 30∼40% 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같이 ‘애플 제품 유예’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로선 최대 경쟁사와 비교해 차별적 관세를 적용받게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절반 이상이 생산되는 베트남에 46%의 관세가 부과돼 대체 생산기지로의 물량 이전도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즉각적인 생산라인 이전은 어렵다”며 “향후 관세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에 이어 반도체 품목 관세가 코 앞으로 예고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반도체는 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품목에선 일단 제외됐으나 대미 수출액 3, 6위인 메모리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이미 리스트에 오르면서 직접 타격이 불가피해졌다.6일 한국무역협회와 미국 상무부, 백악관 발표자료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상호 관세에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 상위 20개 품목 중 3위 메모리모듈(69억9519만 달러)과 6위 SSD(52억7951만 원)가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해당 품목들은 미국 정보기술(IT) 제품 수요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각각 전년 대비 수출액이 81.2%, 149.6% 급등하며 대미 수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반도체(품목 관세 부과)도 아주 곧(very soon) 이뤄질 것”이라 언급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상호 관세 발표 이후 급락한 국내 반도체주 주가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낙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삼성전자는 ―2.60%, SK하이닉스 ―8.12%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관세 관련 협상을 진행할 결정권자의 부재가 한국 반도체주의 추가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IT 업계에서는 연이은 반도체 관세 발표에 미국 현지 AI 서버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25%)뿐만 아니라 대만(32%), 중국(34%), 베트남(46%) 등 고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나라들에서 반도체와 IT 부품들이 대거 미국으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을 두고 “미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거대 기술 기업의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를 저해할 수 있으며, 이는 행정부의 핵심 목표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궁극적으로 AI 사용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이에 엔비디아(―7.36%)와 AMD(―8.57%), 브로드컴(―5.01%)의 주가가 급락했고, 미국 상장 TSMC의 주가도 ―6.72%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DA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연구원은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장비가 훨씬 더 비싸질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은 이미 데이터 센터 구축에 대해 보다 균형 잡히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표명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추후 반도체 관세 협상 과정에서도 출구를 일정 부분 열어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의 광범위한 타격으로 인해 일각에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같은 ‘애플 제품 유예’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AI 공급망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위주로 형성돼 있다. 미국 내 산업계 반발이 커지면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미국의 주요 수입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이 한국(26%)뿐만 아니라 베트남(46%), 태국(37%), 인도(27%) 등 아시아 주요국에도 대거 상호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 기업들이 낮은 인건비를 이용해 미국 수출 제품을 제조하는 해외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베트남은 대미 상호관세율이 한국과 비교할 때 20%포인트 높아 “차라리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수익성 하락 불가피한 스마트폰 수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만 연간 1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이 생산된다. 삼성전자의 나머지 스마트폰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 국내의 경북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 문제는 베트남 공장 물량이 주로 미국으로 수출된다는 점이다.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중국에 외주를 맡겨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도 마찬가지로 상호관세 대상이 된다. 기존 중국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부과하던 관세(20%)에 새로 부과된 상호관세(34%)를 더해 최대 54%의 관세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외주 업체에 맡겼다. 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에 보유 중인 재고로 이번 ‘관세 장벽’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모델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 미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하반기(7∼12월)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 등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 스마트폰 생산의 약 9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날 애플 주가는 수익성 악화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한편 베트남에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진출했는데, 스마트폰 산업이 위축되면 이들 디스플레이·부품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이 예상된다.● 가전·TV도 생산전략 수정 고심 가전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베트남과 태국, 중국 등에서 가전과 TV 제품을 만들어 일부 물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해 왔는데, 이 지역 관세가 최대 46%까지 오르게 돼 고심이 깊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생산량과 생산 품목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USMCA의 적용을 받는 가전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다만 미국이 언제 또 멕시코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 모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자사 미국 공장의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이날 관세 전쟁 대비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하고 있어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 생산기지 중 관세까지 고려해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는 9일 선적분부터 부과되니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등 반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개별 관세 부과 반도체·자동차도 ‘흐림’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은 대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기존 발표대로 이날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된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신공장 ‘메타플랜트’가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 가능 물량이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들은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가 여러 곳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배터리 물량은 비중이 크지 않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개별 품목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 각 기업이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를 마련하면서 미국 측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에는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상호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제외됐다. 석유화학은 대미 수출 비중이 9% 수준이라 영향이 크지 않지만 관세전쟁으로 인한 환율 변동 등을 주시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수출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만약 인건비까지 고려해 볼 때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국내 생산 및 수출이 낫다면 생산지를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수입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 발표로 한국(26%)을 비롯해 베트남(46%), 태국(36%), 인도(26%) 등이 대상이 됐는데 한국 업체들이 이곳에 생산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 수익성 하락 불가피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스마트폰 업계다.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물량은 인도, 인도네시아나 한국 구미 공장 등에서 생산한다. 이 중에서 베트남 공장 물량이 주로 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이번 상호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의 22%를 중국을 비롯한 외주 공장 생산을 맡겼는데, 중국산 제품은 관세율 54%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는 일단 미국 내에 보유 중인 재고로 ‘관세 장벽’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 모델의 물량은 이미 관세 발표 전에 미국으로 출하됐다. 그렇지만 하반기(7~12월)에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시리즈’를 포함해 각종 스마트폰, 태블릿은 관세 여파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 애플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은 미중 갈등의 심화에 발맞춰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 물량을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로 옮겼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약 90%에 이르는 데다 나머지 지역들도 모두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상호관세의 ‘덫’에 걸렸기에 이로 인한 시장 점유율 변화가 크지는 않겠지만 스마트폰 업계의 수익성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가전도 생산 전략 수정 필요가전 업계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가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대량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었는데 관세가 최대 46%에 이른다면 공급지 변경을 검토해야 할 판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단 멕시코에 있는 가전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는 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가전도 USCMA 적용 품목이다. 다만 언제 또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지 모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보유한 공장에서의 생산 품목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둔 삼성전기나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 등 디스플레이‧전자부품 업체들도 관세 변화에 따라서 공급망 조정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개별 관세 적용받는 반도체·자동차도 ‘흐림’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자동차는 이날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적용돼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나마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신공장이 준공하면서 미국 현지서 추가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반도체의 경우에도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업체들인 이미 미국에 생산기지가 여러 곳에 있지만 원재료를 수입할 때의 원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업계도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한 기업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관세를 부과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하기에 일단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살피고 있다”며 “베트남 대신 다른 지역의 생산 물량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상호관세는 9일 선적분부터 부과되니 일단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며 반전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앞으로 노트북 가격이 최대 68%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또 스마트폰은 최대 37%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