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우

조영우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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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영우 기자입니다.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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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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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 잘보이니 운동하는 맛” 라지볼 탁구 인기몰이

    “공이 잘 보여서 치기 좋아요.” 최근 경기 성남시의 한 탁구장에서 만난 송종찬 씨(72)는 일반 탁구공보다 큰 라지볼 탁구공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12년 차 라지볼 탁구 동호인인 송 씨는 “직장에서 은퇴한 뒤 라지볼 탁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다. 운동 효과가 큰 라지볼 탁구 덕에 체력이 많이 좋아져 이제는 남한산성을 쉬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실버스포츠인 라지볼 탁구에 사용되는 공은 통상 지름 44mm, 무게 2.2g으로 일반 탁구공(지름 40mm, 무게 2.7g)보다 크지만 가볍다. 눈에 잘 띄는 주황색으로만 제작되는 라지볼 탁구공은 일반 탁구공보다 회전이 덜 걸리고 공의 속도가 느린 것도 특징이다. 일반 탁구 경기처럼 공에 스핀을 걸어 변화무쌍한 궤적을 만들어 내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라지볼 탁구는 신체 반응 속도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고, 노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이 입문하기 좋다. 라지볼 탁구는 최대 7세트 혹은 5세트로 진행되는 일반 탁구와 달리 3세트까지만 진행된다. 송 씨는 “라지볼 탁구공은 회전이 덜 걸리고 천천히 넘어오기 때문에 랠리를 이어가기 쉽다”면서 “일반 탁구공으로 탁구를 할 때보다 적게 움직이면서 공을 받아넘길 수 있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라지볼 탁구대는 네트 높이가 17.25cm로 일반 탁구대 네트(15.25cm)보다 2cm 높다. 회전이 잘 걸리지 않고, 스피드가 느린 공으로 인해 경기가 싱겁게 끝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송 씨는 “공을 반대편으로 넘기는 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팔과 어깨에 생각보다 많은 힘을 줘야 네트를 넘길 수 있다. 라지볼 탁구는 근력 강화에도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라지볼 탁구 국제 대회에도 여러 번 출전했던 원순옥 씨(52·여)는 “운동 효과가 좋다 보니 일본에는 라지볼 탁구를 즐기는 30대 선수들도 있다. 라지볼 탁구는 결코 만만한 운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라지볼 탁구는 2006년 국민생활체육회(현재 대한체육회에 통합) 실버스포츠 신규사업 공모에 채택된 이후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한국라지볼탁구연맹에 따르면 라지볼 탁구를 즐기는 인구는 2016년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송 씨는 “최근 라지볼 탁구에 관심을 갖는 동호인들이 점차 늘면서 라지볼 탁구 대회도 예전보다 자주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성남=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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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펜딩 챔프’ 다저스, 월드시리즈까지 1승 남아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가 막강한 선발 마운드를 앞세워 정규시즌 최고 승률(0.599) 팀 밀워키에 3연승을 거뒀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까지는 1승만을 남겨뒀다. 다저스는 17일 안방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 3차전에서 선발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의 5와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다저스는 14일 1차전에서는 블레이크 스넬이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15일 2차전 때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밀워키에 6전 전패를 당했던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는 3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시리즈 승리 확률 97.6%(41회 중 40회)를 선점했다. MLB 역사상 7전 4승제로 치러진 시리즈에서 3패를 먼저 당한 후 역전에 성공한 사례는 2004년 보스턴뿐이다. 보스턴은 그해 아메리칸리그(AL) CS에서 뉴욕 양키스에 3연패를 당한 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겼다. 다저스는 1-1 동점이던 6회말 토미 에드먼의 적시타로 한 점을 앞서 나간 뒤 구원 투수 아브네르 우리베의 견제 실책 때 3루 주자 프레디 프리먼이 홈을 밟아 한 점을 추가했다.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는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가을 야구 ‘다크호스’로 부상했던 밀워키는 세 경기 연속 1득점에 그치며 속절없이 3연패를 당했다. 같은 날 토론토는 ALCS 4차전에서 시애틀을 8-2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균형을 맞췄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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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팬딩 챔피언’ LA 다저스, 밀워키에 NLCS 3연승…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 눈앞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가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다저스는 17일 안방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NL)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밀워키를 3-1로 꺾었다. 밀워키 방문경기로 치른 1, 2차전에서도 모두 승리한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시리즈 승리 확률 97.6%(41회 중 40회)를 선점했다. MLB 역사상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시리즈에서 승리 없이 3패를 당한 후 역전에 성공한 사례는 2004년 보스턴뿐이다.보스턴은 그해 아메리칸리그(AL) CS에서 뉴욕 양키스에 3연패를 당한 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당시 극적인 ‘역스윕’을 이뤄낸 보스턴은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0으로 완파하고 86년 만에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다저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밀워키와 4차전을 치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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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리그 시애틀, AL 챔프전서 2연승…사상 첫 월드시리즈 진출 노려

    시애틀이 토론토를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며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시애틀은 14일 토론토 방문경기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결정전(CS·7전 4승제) 두 번째 경기에서 10-3으로 승리했다. 시애틀은 3-3으로 맞선 5회초 호르헤 폴랑코(32)가 3점 홈런을 때려 승기를 잡았다. 전날 1차전에서 3-1로 이겼던 시애틀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2전 전승을 기록했다.시애틀은 MLB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다. 1977년 창단 후 지난해까지 ‘가을 야구’ 무대에 선 것도 다섯 차례뿐이다. 이 중 가장 최근인 2022년에는 디비전시리즈(DS)에서 휴스턴에 3전 전패를 당했다. ALCS 진출은 1995년, 2000년, 2001년 등 세 번뿐이었다.두 팀은 16일부터 시애틀 안방 T모바일파크로 장소를 옮겨 3~5차전을 치른다.토론토는 올 시즌 시애틀 방문경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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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 통증 딛고… 박혜정, 역도 세계선수권 金 3

    한국 여자 역도 간판스타 박혜정(22·사진)이 허리 통증을 딛고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박혜정은 11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푀르데에서 열린 2025년 국제역도연맹(IWF) 세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86kg 초과급) 경기에서 인상 125kg, 용상 158kg, 합계 283kg을 들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합계 기록으로 메달을 수여하는 올림픽과 달리 세계선수권은 3개 부문에서 각각 메달을 준다. 박혜정의 세계선수권 우승은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대회 이후 2년 만이다. 송영환(24)이 같은 날 남자 최중량급(110kg 초과급)에서 합계 부문 동메달(인상 175kg, 용상 235kg, 합계 410kg)을 추가하며 한국은 합계 기록에 따른 메달 순위 공동 5위(금 1개, 동메달 1개)로 대회를 마쳤다. 여자부에서 출전한 5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휩쓴 북한은 합계 메달 1위(금 5개, 은 3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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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서울 도심 레이스… “달리는 즐거움이 좋다”

    마스터스 러너들의 가을 축제인 2025 서울달리기(서울시, 동아일보 공동 주최)가 12일 역대 최다인 1만28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서울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를 출발해 동대문역, 숭례문 등을 거쳐 청계천 옆 무교로로 골인하는 코스에서 치러졌다. 서울달리기는 하프코스와 11km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 올해 대회는 전체 참가자 중 하프코스 참가자가 9100여 명으로 역대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특히 하프코스는 여성 참가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날 하프코스를 처음 완주한 이수민 씨(26·여)는 “늘 10km만 뛰었는데 나를 러닝에 입문하게 한 친구가 ‘최고는 서울달리기다. 하프코스 데뷔를 강렬하게 해봐라’라고 추천해 참가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20km 이상 긴 거리를 뛴 건 오늘이 처음인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김소정 씨(43·여)도 “주위에 하프코스를 뛰는 분들이 많아서 나도 덩달아 하프코스에 도전하게 됐다. 첫 도전이어서 걱정했는데 무사히 완주해 기쁘다”고 말했다.올해 대회에는 지난해까지 레이스 초반에 포함됐던 경복궁 담벼락을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제외됐다. 세종대로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오르막을 뛰는 대신 종로에서 동대문 방향으로 곧장 진입하는 코스로 바뀌었다. 과거보다 평탄해진 코스로 초반 페이스 조절이 한결 쉬워지면서 개인 최고기록(PB)을 경신한 러너도 많이 나왔다. 러닝 크리에이터 ‘임바’로 알려진 유문진 씨(35)는 역대 개인 최고 기록인 1시간10분24초로 하프코스 남자부 5위에 올랐다. 유 씨는 “(하프코스와 11km 코스) 참가자들끼리 주로가 겹치지 않도록 대회가 진행돼 좋았다. 도심 한가운데를 달리며 주위 풍경을 마음껏 즐기며 뛸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생활 20년 차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는 영국인 숀 블레이클리 씨(45)도 이날 11km 코스에 참가해 개인 최고 기록(43분40초)을 세웠다.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이번이 두 번째 서울달리기 참가였다. 블레이클리 씨는 “체감상으로는 지난번(2023년)보다 더 힘들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보다(웃음). 오늘 대회에 함께 참가한 유치웅 코치 덕에 기록을 많이 줄였다”고 했다. 유 코치는 이날 1시간9분28초의 기록으로 하프코스 남자부 2위로 골인했다. ‘펀런’(즐겁게 달리기)을 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러닝크루에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김성혁(33), 조혜원(32) 씨는 결혼식 날짜가 적힌 풍선을 들고 달렸다. 예비 신부 조 씨는 면사포도 썼다. 조 씨는 “달리면서 (결혼)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아서 잘 살 것 같다”고 했다. 김찬우 씨(34)는 29개월 된 쌍둥이 라온, 하온 양을 유아차에 태우고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김 씨가 10km 지점을 통과할 때부터 잠이 든 아이들은 아빠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 최연소 참가자 노현진 군(11)과 최고령 참가자 권오갑 HD현대 회장(74)도 11km를 완주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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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한계 넘어선 성취감 크다”

    “내 한계를 넘어섰다는 성취감이 크다.” 박현준 씨(41)는 12일 2025 서울달리기 하프코스 남자부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도로에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1분 가까이 줄인 1시간7분5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 씨는 “올해 목표였던 하프코스 1시간7분대 진입을 달성해 너무 만족스럽다. 앞으로 더는 기록을 단축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대장암 수술을 받은 박 씨는 수술 후 채 2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9월 공주백제마라톤 풀코스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었다. 아직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가 아닌 박 씨는 “걷기부터 시작한 2023년엔 ‘나도 예전처럼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꾸준히 노력했고, 지금은 잘 달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하프코스 여자부에서는 최미경 씨(45)가 1시간22분41초의 기록으로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최 씨의 기록은 지난해보다 1분30초 이상 떨어진다. 양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통증을 안고 레이스를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나만의 속도로 달리며 우승까지 해 더 의미가 크다. (부상 전처럼) 빨리 뛸 수 없어서 함께 훈련하던 러닝크루에서 나와 6개월 동안 혼자 훈련했다”고 말했다.11km 코스 남자부에서는 김민준 씨(42)가 33분4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인 김 씨는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14년 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현재 그는 선수 컨디셔닝 관리숍을 운영 중이다. 그의 고객 중엔 유명 러닝 크리에이터인 ‘스톤’ 원형석 씨(31)가 있다. 이 때문에 김 씨는 마스터스 러너들 사이에서 ‘스톤의 마사지 선생님’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김 씨가 각종 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면서 지금은 ‘스톤만큼 잘 뛰는 마스터스 러너’라는 말을 듣고 있다. 김 씨는 “다시 달리다 보니 과거에 나를 괴롭혔던 스트레스가 풀리더라”라며 웃었다. 김 씨는 18일 열리는 2025 경주국제마라톤에선 풀코스에 도전한다. 11km 코스 여자부에선 러닝 코치 박유진 씨(34)가 39분2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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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생 스케이터’ 임종언, 성인 무대 데뷔전서 1500m 금메달

    ‘고교생 스케이터’ 임종언(18·노원고)이 성인 국가대표 무대 데뷔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종언은 12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16초14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임종언은 지난해 2월 ISU 쇼트트랙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는 5개의 메달(금2·은2·동1개)을 차지해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황대헌(26·강원도청)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남자부 전체 1위를 차지해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같은 종목 금메달리스트 황대헌은 임종언보다 0.452초 늦은 2분16초59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 노도희(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같은 날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07초318로 네덜란드(4분07초350)를 0.032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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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원태 마침내 가을에 웃었다… 삼성, 적지서 먼저 1승

    트라우마 현장이 치유의 무대가 됐다. 삼성 오른손 투수 최원태(28)가 데뷔 10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첫 승리를 따냈다. 최원태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안방 팀 SSG 타선을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5-2 승리에 앞장섰다. 최원태에게 이 구장은 아픈 기억이 깃든 장소다. 최원태는 키움 소속이던 2022년 SSG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때 이 구장에서 김강민(43·은퇴)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팀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지만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 것. 한국시리즈 역사상 역전 끝내기 홈런을 맞은 투수는 최원태가 처음이었다. 키움은 결국 6차전까지 내주면서 창단 후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 3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최원태는 “그날을 생각하면서 (구장에) 왔다. (끝내기 홈런) 잔상이 떠오르더라. 그래도 오늘은 마무리가 아니라 선발 투수로 나가니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포수) 강민호(40) 형이 시속 147km가 넘는 공은 제구가 안 되니까 빠른 공은 던지지 말라고 했다. 스피드를 줄이는 대신 제구에 신경 쓴 게 잘 통했다”고 했다. 최근 10년간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최원태(86승)보다 승리를 많이 따낸 오른손 투수는 없다. 하지만 최원태는 지난해까지 PS 선발 등판 6경기에서는 12와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30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는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운 적도, 무실점 투구를 펼친 적도 없었다. 이날 전체 투구 수 93개 중 63개(67.7%)를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은 최원태는 “맞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에 넣자고 생각했다”면서 “오전에 박병호(39) 형을 사우나에서 만났는데 ‘흔들리더라도 단순하게 생각하고 집중하라’고 얘기해준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최원태가 올해 최고의 피칭을 했다.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최원태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계속해 “타격이 살아나야 우리 팀다운 야구가 되는데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평했다. 올 시즌 팀 홈런 1위(161개)에 오른 삼성 타선은 경기 시작부터 달아올랐다. 1회초 선두타자 이재현(22)이 SSG 선발 투수 화이트(31)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역대 PS 538경기 만에 처음 나온 선두타자 초구 홈런 기록이다. 이어 3회초에는 김영웅(22)이 2점 홈런을 날리며 3-0으로 달아났다. 4회초에도 적시 2루타를 치고 나간 디아즈(29)를 김지찬(24)이 불러들이면서 2점을 보탰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 두 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디아즈는 이날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부진 탈출 신호탄을 쐈다. SSG는 7회말 고명준(23)의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특히 2-5로 뒤지던 8회말 2사 만루에서 고명준이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화이트 이후 뒤진 상황에서도 ‘필승조’를 연이어 투입한 이숭용 SSG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긴장했더라. 가을 야구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차전 승리로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5.3%를 잡았다. 지난해까지 34번 열린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9번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0일 같은 장소에서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는 2차전에 삼성은 가라비토(30), SSG는 김건우(23)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인천=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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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키스 가을야구 22년만에 앙숙 보스턴 격파

    뉴욕 양키스가 ‘앙숙’ 보스턴을 꺾고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DS)행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양키스는 3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AL 와일드카드 시리즈(WC·3전 2승제) 3차전에서 4-0으로 완승했다. 빅리그 데뷔 첫해를 보내고 있는 캠 슐리틀러(24)가 선발 투수로 나와 8이닝 동안 5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으로 보스턴 타선을 잠재웠다.1차전에서 1-3으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양키스는 이후 두 경기를 내리 잡고 시리즈를 2승 1패로 뒤집었다. WC가 3전 2승제로 바뀐 2022년 이후 1차전에서 패하고도 시리즈를 통과한 첫 사례다.양키스는 보스턴과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도 2003년 AL 챔피언결정전(CS) 이후 22년 만에 웃었다. 양키스는 이후 △2004년 ALCS △2018년 ALDS △2021년 ALWC에서 보스턴에 내리 3번 패한 상태였다.양키스는 5일 같은 AL 동부지구 소속인 토론토와 ALDS 1차전을 치른다. 두 팀은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94승 68패(승률 0.580)를 기록했지만 토론토가 상대 전적에서 8승 5패로 앞서 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ALDS에 직행했다.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6-3으로 꺾고 ALDS 진출을 확정했다. 디트로이트는 AL 서부지구 1위 시애틀과 맞붙는다.내셔널리그(NL)에서는 시카고 컵스가 샌디에이고를 3-1로 누르고 DS에 올랐다. 컵스는 NL 중부지구 1위이자 MLB 전체 승률 1위(0.599)인 밀워키를 상대한다.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NLDS에서 필라델피아와 만난다. WC 엔트리에 올랐지만 경기는 뛰지 못했던 다저스 김혜성(26)이 NLDS에 출전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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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꽃길, 한화 가시밭길… 한국시리즈 ‘엇갈린 길’

    SSG 신인 이율예(19)가 쏘아 올린 작은 공 하나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율예는 1일 인천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4-5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상대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쳤다. 그 순간 LG 팬들은 “이렇게 (정규시즌) 우승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선두 LG는 이날 잠실에서 열린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7로 패해 자력 우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3연패를 당한 LG는 85승 3무 56패(승률 0.603)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2위 한화가 이날 문학 경기와 3일 수원 KT전까지 모두 이기면 1위 결정전을 치러야 했던 상황. 그러나 직전 타석까지 통산 안타가 단 1개(홈런)였던 이율예의 통산 2호 홈런으로 한화가 5-6으로 패하면서 LG는 잠실 경기가 끝나고 57분이 지난 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건 1990, 1994, 2023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LG는 앞서 세 번 모두 모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LG 주장 박해민(35)은 “집에 가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보던 아내가 ‘넘어갔어. 차 돌려’라고 해 구장으로 돌아왔다”면서 “선수들이 타이브레이커(1회 결정전)까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이 날아가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1위 결정전이 부담스럽다는 건 역사가 증명한다. KT와 삼성은 2021년 정규시즌에 똑같이 76승 9무 59패(승률 0.563)를 기록한 뒤 1위 결정전을 치렀다. 이 경기 승리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KT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반면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해 한국시리즈에 오르지도 못했다. 프로야구가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한 건 지난해까지 총 34번이다. 이 중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우승을 놓친 건 5번(14.7%)밖에 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는 사정이 다르다. 같은 기간 정규리그 2위 팀은 총 16번(47.1%)이나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양보해야 했다. 정규시즌 1위 팀이 ‘꽃길’을 걷는다면 2위 팀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한화는 하필 김서현이 무너졌기에 더 뼈아프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 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prospectus·안내서)’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대 포스트시즌 경기 결과를 분석한 뒤 ‘가을 야구 성공 비밀 소스’로 △투수진 탈삼진 능력 △훌륭한 마무리 투수 △뛰어난 수비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런데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인생 최악의 경기를 한 것이다. 김서현은 이날 팀이 5-2로 앞서던 9회말에 등판해 공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그러나 직전 경기까지 통산 홈런이 0개이던 현원회(24)에게 대타 2점 홈런을 맞으며 그로기 상태에 빠진 뒤 이율예에게 KO를 당하고 말았다. 김서현은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전체 피홈런이 2개밖에 없던 투수였다.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트라우마를 안긴 SSG와 상대할 가능성도 크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5일 대구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한다. 4위 삼성과 어떤 팀이 맞붙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5위 NC(승률 0.5109)와 6위 KT(승률 0.5108)가 승률 0.0001 차이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NC는 3일 SSG와, KT는 같은 날 한화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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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G 끝내기 홈런에…자력우승 좌절했던 LG 정규시즌 우승

    프로야구 2위 한화와 3위 SSG가 맞붙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 한화가 5-2로 앞선 9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SSG는 대타 현원회를 타석에 세웠다.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공 2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 SSG의 패색이 짙었던 상황. 그러나 현원회는 김서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가동했다.홈런을 허용한 김서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 정준재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 이어 이날이 자신의 1군 무대 6번째 경기 출장이었던 ‘신예’ 이율예와의 승부가 이어졌다. 김서현의 3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이율예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율예의 타구는 다시 한번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고 김서현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한화는 SSG에 5-6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SSG의 역전승으로 이날 가장 크게 웃은 팀은 LG였다. LG는 이날 잠실에서 NC에 3-7로 패해 자력 우승 기회를 놓쳤다. 지난달 27일 대전에서 한화를 9-2로 꺾고 우승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으나 마지막 3경기에서 연패를 당해 이를 지우지 못했다. 8월 7일 순위표 제일 높은 곳에 올라선 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은 없었으나 우승 문턱 앞에서 주춤했다. LG는 그러나 패배 후 57분이 지나 SSG가 한화에 역전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LG 주장 박해민(35)은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고 있었는데 중계를 보던 아내가 ‘넘어갔어, 차 돌려’라고 말해서 구장으로 돌아왔다”며 웃었다.계속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선수들이 타이브레이크까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이 날아가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LG는 구단 네 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원년 구단 MBC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LG는 1990년, 1994년, 2023년에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고 네 번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가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건 총 34번이고 그중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정규리그 1위 팀이 29차례 정상에 올랐다.반면 한화는 이날로 험난한 ‘가을 야구’를 예고했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7월까지 평균자책점 1.55를 유지한 김서현은 8월에 평균자책점 8.44로 불안했으나 9월에 1.08로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올 시즌 7경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은 SSG를 상대로 3분의 2이닝 동안 4실점, 피홈런 2개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올해 포스트시즌은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된다. 4위 삼성과 최종 5위를 차지한 팀이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두고 겨룬다. 현재 5위 NC(70승 6무 67패)와 6위 KT(71승 4무 68패)가 승차 없이 5위 경쟁 중이다. NC는 3일 창원에서 SSG와, KT는 같은 날 수원에서 한화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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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김도영도 없고”… 디펜딩 챔피언 ‘절대 1강’의 몰락

    프로야구 시즌 개막 즈음 각 언론 매체는 ‘전문가가 꼽은 5강 전망’ 같은 기사를 내보낸다. 재미있는 건 시즌이 끝나고 돌아보면 이런 전망은 대체로 ‘누가 누가 더 많이 틀렸나’로 끝난다는 점이다. 수십 년 야구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이 제아무리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시즌 전망을 내놓아도 마라톤에 비유되는 긴 시즌 동안 발생하는 온갖 변수까지 모두 예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든 대표적인 두 팀은 KIA와 SSG다.● 올 시즌 최대 이변, KIA의 몰락 올 시즌을 앞두고 본보의 설문에 응한 6명의 해설위원은 만장일치로 ‘디펜딩 챔피언’ KIA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KIA의 우승에 몰표를 던졌다. 그러나 KIA는 지난달 25일 ‘가을 야구’ 탈락을 확정 지었다. 1일 현재 순위도 8위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해 38홈런-40도루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도영(22)이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세 차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쳤다. 역시 전문가들이 올 시즌 MVP로 예상한 김도영은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7홈런, 27타점을 남긴 뒤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김선빈(36), 나성범(36) 등 핵심 타자들과 오른손 선발투수 황동하(23), 왼손 불펜투수 곽도규(21) 등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KIA는 시즌 중반 잠시 반등해 상위권에 진입했다. 4월 12일 최하위였던 KIA는 김호령(33), 오선우(29), 한준수(26) 등 백업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7월 5일 2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구원투수들이 흔들리며 곧바로 내림세를 탔다. KIA 불펜진은 6월에 팀 평균자책점 2위(3.10)를 기록했지만 7월에는 8위(6.46)로 추락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24)이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고, 조상우(31)도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21로 무너졌다. KIA는 8월 20일 이후 한 번도 5위 안에 들지 못한 채 쓸쓸히 시즌을 끝내게 됐다. ● SSG, 예상 깨고 준PO 직행 KIA의 몰락만큼 SSG의 선전을 예상한 전문가도 거의 없었다. 지난해 최종 6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SG는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전반기 순위도 6위였다. 그러나 SSG는 후반기 들어 9월까지 승률 0.585(31승 1무 22패)로 LG(0.685)에 이어 2위를 달렸다. 순위 도약의 발판은 단단한 마운드였다. ‘특급 마무리’ 조병현(23)을 필두로 한 SSG 불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3.31)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조병현은 지난달 현재 69경기에 나와 5승 4패 30세이브(4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60으로 2세이브 이상 기록한 모든 투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SSG의 ‘필승조’ 역시 10개 팀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베테랑 노경은(41)은 80이닝을 평균자책점 2.14로 막으며 35홀드를 남겨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확보했다. 또 프로 3년 차 이로운(21)은 33홀드(공동 2위),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SSG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지난달 3일 이숭용 감독과 최대 3년 연장 계약을 하며 힘을 실어줬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이겨내고 3위를 확정 지은 SSG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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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남부리그 1위 상무 꺾고 퓨처스리그 초대 챔피언 등극

    KT가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남부리그 2위 KT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군 챔피언결정전에서 같은 리그 1위 팀 상무를 10-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처음 도입한 2군 챔프전은 남·북부 리그 1, 2위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KT는 준결승에서 북부리그 1위 한화를 10-6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결국 정상까지 차지했다.상무는 준결승에서 북부리그 2위 LG에 5-2 승리를 거뒀다.KT 포수 김민석이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김민석은 선발 투수 한차현과 호흡을 맞춰 3회말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상무 타선을 막아냈다.그사이 KT는 4회초 공격 때까지 8-0으로 앞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김민석은 타석에서도 1-0으로 앞선 2회초에 추가 타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2013년부터 13년 연속으로 남부리그 1위를 차지한 상무는 KT에 14경기 앞선 채 정규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이날 패배로 빛이 바랬다.상무는 정규시즌에는 KT를 상대로 9승 4패를 기록했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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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 1강’ 평가받던 KIA의 몰락, 예상못한 SSG의 ‘3강’ 확정…이변의 2025 프로야구

    “‘기’아 왕조,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IA 외야수 나성범과 내야수 김도영이 3월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팀 이름으로 만든 ‘이행시 출사표’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4.40)과 팀 타율(0.301)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통합 우승까지 이룬 소속팀의 자신감이 담겨 있는 포부였다. 프로야구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그러나 KIA는 지난달 25일 ‘가을 야구’ 탈락을 확정 지었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 프로야구 최초로 4년 연속(1986~198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왕조’ 재현의 꿈을 한 시즌 만에 미루게 됐다. KIA는 지난해 우승 전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구원 투수 장현식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으나 키움으로부터 구원 투수 조상우를 영입하며 불펜 전력 손실을 막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발 투수 이의리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더 강해질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그러나 부상 악재가 KIA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도영이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세 차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쳤다. 김도영은 결국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7홈런, 27타점을 남긴 채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김선빈, 나성범 등 핵심 타자들과 오른손 선발 투수 황동하, 왼손 구원 투수 곽도규 등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KIA는 주전 선수들 줄부상 속에서도 시즌 중반 상위권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4월 중순까지 최하위권을 맴돌던 KIA는 오선우, 김호령, 한준수 등 백업 선수들이 분전하면서 7월 5일 팀 순위를 2위까지 끌어 올렸다.그러나 구원 투수들이 흔들리며 내림세를 탔다. KIA 불펜진은 7월 월간 평균자책점 6.46(8위)로 급격하게 추락했다. 핵심 불펜 자원인 마무리 정해영이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했고 조상우도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21로 무너졌다. KIA의 몰락만큼 올 시즌 SSG의 선전을 기대한 사람도 적었다. 3위를 확정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확보한 SSG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은 ‘5강 후보’에 들지 못했었다. 지난해 최종 6위를 기록했고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반기를 6위로 마친 SSG는 후반기 들어 마운드를 발판 삼아 순위 끌어 올렸다. ‘특급 마무리’ 조병현(23)을 필두로 한 SSG 불펜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1위(3.31)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조병현은 현재까지 올 시즌 69경기에 나와 5승 4패 30세이브(4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60으로 2세이브 이상 기록한 모든 투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SSG의 ‘필승조’ 역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베테랑 노경은(41)은 80이닝을 평균자책점 2.14로 막으며 35홀드를 남겨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확보했다. 또 프로 3년 차 이로운(21)은 33홀드(공동 2위),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김민(26)도 5월까지 5.25에 달했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현재 2.97까지 낮추며 22홀드(7위)를 올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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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연속 가을야구 좌절… 이정후의 SF, 멜빈 감독 전격 경질

    ‘바람의 손자’ 이정후(27)가 몸담고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가 밥 멜빈 감독(64·사진)을 경질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30일 멜빈 감독 해고 소식을 전하며 “신중한 평가 끝에 리더십에 변화를 주는 것이 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멜빈 감독은 2023년 10월에 ‘2+1년’ 계약을 맺고 샌디에이고를 떠나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7월 구단 옵션을 행사해 내년까지 임기를 보장했지만 3개월 만에 이를 뒤집었다. 그러면서 멜빈 감독은 스스로 ‘꿈의 직업’이라고 말했던 샌프란시스코 감독 자리를 2년 만에 떠나게 됐다.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은 “생각해 둔 차기 감독 후보들이 있지만 지금은 공개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현지 언론은 더스티 베이커(76), 브루스 보치(70) 같은 ‘베테랑 경력자’가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에 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시즌까지 보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던 텍사스 구단도 이날 결별 소식을 전했다. 멜빈 감독은 22년간 빅리그에서 사령탑을 맡은 베테랑 지도자다. 정규시즌 통산 1678승 1588패(승률 0.514)를 남겼고 팀을 총 여덟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애리조나 감독을 맡았던 2007년과 오클랜드(현 애슬레틱스) 사령탑이던 2012, 2018년까지 총 세 차례 ‘올해의 감독상’을 받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고향 팀’ 샌프란시스코 부임 후 두 시즌 동안 161승 163패(승률 0.497)로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에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 올해는 3위로 2년 연속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구단 최다승(107승) 기록을 세우며 LA 다저스를 꺾고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4년 동안에는 한 번도 가을 야구에 나서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에 대해 책임을 물어 파르한 자이디 사장(49)을 지난해 경질했다. 그리고 1년 만에 감독까지 바꾸면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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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후의 SF, 4년연속 ‘가을 야구’ 좌절…밥 멜빈 감독 경질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소속팀 샌프란시스코가 정규시즌 종료 후 밥 멜빈 감독(64)을 경질했다. 네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파르한 자이디 야구 부문 사장(49)을 경질한 후 1년 만에 감독까지 바꾸게 됐다.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신중한 평가 끝에, 리더십에 변화를 주는 것이 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며 “멜빈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30일 알렸다. 이 구단은 7월 “우리는 그가 앞으로도 이 팀을 이끌어갈 적임자라 믿는다”며 구단 옵션을 행사해 멜빈 감독과의 계약 기간을 2026시즌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으나 3개월 만에 이를 뒤집었다. 멜빈 감독은 2023년 10월에 샌프란시스코와 ‘2+1년’ 계약을 맺었다.멜빈 감독은 22년간 빅리그에서 사령탑을 맡은 베테랑 지도자다. 정규시즌 통산 1678승 1588패(승률 0.514)를 남겼고 팀을 총 여덟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애리조나 감독을 맡았던 2007년과 오클랜드 감독으로 있던 2012, 2018년까지 총 세 차례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부임 이후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두 시즌 동안 161승 163패(승률 0.497)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승률 0.494·80승 82패), 올해는 딱 1승을 더해 3위(0.500·81승 81패)를 하며 2년 연속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선수 시절 1986~198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멜빈 감독은 자신의 ‘꿈의 직업’이라 말했던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을 2년 만에 떠나게 됐다.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되는 부진 속에서 다시 한 번 칼을 빼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1년 구단 최다승(107승) 기록을 세우며 LA 다저스를 꺾고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이후 한 번도 가을 야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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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복근무자와 함께 ‘런’, 감사하고 든든해요”

    “26년 동안 군 생활을 한 예비역으로서 지금도 국가를 위해서 건강하게 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기쁩니다.” 예비역 육군 소령 김태권 씨(50)는 ‘2025 리스펙트 런’ 5km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27일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일대에서 열린 리스펙트 런 5km 남자부에서 16분18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김 씨는 “작년 대회(16분46초)보다 좋은 기록으로 정상에 올라 뿌듯하다”며 웃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리스펙트 런은 국가보훈부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로 10km와 5km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 대회는 보훈부가 진행 중인 ‘제복 근무자 감사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렸다. 보훈부는 2023년부터 군인, 경찰, 해양경찰, 소방관, 교도관 등 제복 근무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자는 취지로 제복 근무자 감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리스펙트 런은 제복 근무자 1450명을 포함해 일반 시민까지 총 70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접수 시작 후 제복 근무자는 이틀, 일반 시민은 일주일 만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올해 대회 10km 남자부에선 회사원 유문진 씨(39)가 33분01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유 씨는 “제복 근무자들과 함께 달리는 뜻깊은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기쁘다”면서 “레이스 도중에 갑자기 쓰러져도 내게 심폐소생술(CPR)을 해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달린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했다”고 말했다. 박경민 육군 대위(31)는 이 부문 2위(33분48초)로 골인했다. 박 대위는 “코스에 마련된 구간 표지판에 제복 근무자에 대한 감사의 말이 적혀 있었다. 달리면서 뭉클한 감정이 들었다”면서 “이런 대회를 통해 제복 근무자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10km 여자부에선 군인 남편과 함께 참가한 운동 강사 윤선미 씨(44)가 40분09초로 우승했다. 5km 여자부에선 회사원 김주연 씨(48)가 19분0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하남=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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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두 경쟁하다 지난달 12연패 롯데, 결국 8시즌 연속 가을야구 탈락

    프로야구 롯데가 올해도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롯데는 28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서 2-7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의 트래직 넘버(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까지 남은 패배 수)는 제로(0)가 됐다. 66승 70패(승률 0.485)가 된 롯데는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긴다 하더라도 5위 KT(70승 67패·승률 0.511)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로써 롯데는 현재 시점으로 가장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팀이 됐다. 롯데는 정규시즌 3위를 기록한 2017년 이후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기를 3위로 마쳤던 롯데는 한때 LG, 한화와 선두 다툼을 하며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지난달 12연패 수렁에 빠지며 중위권으로 내려갔고, 이달 들어서도 5연패와 4연패를 한 차례씩 당하며 가을야구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롯데는 이날 선발 투수로 토종 에이스 박세웅(30)을 내세웠으나 팀의 패를 막지 못했다. 지난달 3일 키움전 이후 한 번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박세웅은 이날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4자책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달 10일 SSG전을 시작으로 선발 7연패다.한편 삼성은 고척에서 키움을 4-2로 꺾고 4위 굳히기에 나섰다. 3위 SSG와의 승차도 1.5로 줄였다. 이날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한화전과 광주 NC-KIA전은 비로 순연됐다. 2위 한화에 3.5경기 차로 앞서 있는 LG는 정규리그 1위 확정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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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2인데 198cm 고현곤 “샤킬 오닐-자밀 워니가 롤 모델”

    고현곤(14·전주남중)은 느티나무를 닮았다. 일단 크고 굵다. 아직 2차 성징도 오지 않았지만 키 198cm, 몸무게 115kg이다. 윙스팬(두 팔을 옆으로 벌렸을 때 양손 끝 사이 길이)은 204cm에 달하고 신발은 340mm를 신는다. 마을 어귀를 지키는 느티나무처럼 고현곤은 농구 골대 밑을 지킨다. 최근 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고현곤은 “210cm까지는 크고 싶다. 한국 농구의 ‘높이’를 책임지는 게 꿈”이라면서 “착실한 선수,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골밑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해내는 센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자원’을 학교 운동부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리가 없다. 고현곤은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부, 육상부에 들어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 중학교에 입학한 지난해에는 전주교육장배 초중학교육상경기대회 남중부 포환던지기에서 2, 3학년 형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고현곤은 “대회 당일에 전화를 받고 얼떨결에 나갔는데 1등을 해서 당황스러우면서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현곤의 마음은 늘 주황색 농구공을 향해 있었다. 그저 학교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 틈이 날 때마다 유튜브로 한국프로농구와 미국프로농구(NBA) 영상을 돌려 봤다. 가장 좋아하는 게임도 ‘NBA 2K’ 시리즈다. 이렇게 농구를 사랑해도 농구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공부를 잘했기 때문이다. 고현곤의 어머니 정지영 씨는 “현곤이가 학교에서 시험을 보면 80, 90점은 기본적으로 받던 아이였다”면서 “처음에는 농구부에 들어가는 걸 반대했다. 그런데 학교에서 매일같이 점심 식사도 거르고 농구만 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고현곤은 부모님 허락을 받아 지난해 9월 학교를 옮긴 뒤 1년을 유급하고 본격적으로 농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고현곤은 이로부터 불과 1년 남짓 흐른 19일 프로농구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SK에서 고현곤을 ‘연고선수’로 등록한 것. 연고선수는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팀에 바로 입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희철 SK 감독은 “키가 크면 움직임이 둔한 경우가 많은데 현곤이는 유연성과 순발력까지 좋다. 자기 몸을 쓸 줄 안다는 뜻”이라면서 “농구 경력에 비해 기량도 좋다. 탐나는 자원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 고현곤은 “선수 생활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기본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서 “야간과 주말에도 꼬박꼬박 훈련에 참여해 슛과 드리블 연습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고현곤의 목표는 NBA를 대표했던 ‘공룡 센터’ 샤킬 오닐(53·은퇴)과 SK의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31)를 섞어 놓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고현곤은 “오닐의 파워풀한 포스트업과 자신 있게 내리꽂는 덩크슛을 배우고 싶다. 또 워니처럼 똑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감각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SK 구단은 워니와 발 사이즈가 같은 고현곤에게 340mm 사이즈의 농구화를 선물했다. 김학섭 전주남중 감독은 “인생 2회 차가 아니라 3회 차라고 말할 정도로 성숙하고 듬직해 기대가 많이 된다”며 고현곤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는 ‘아아, 나는 그를 더 사랑하여도 되는 것이었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고현곤이 농구를 더 사랑해도 되는 시간은 자기 덩치만큼 넉넉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키가 더 자랄수록 고현곤은 점점 더 느티나무를 닮아갈 것이다.전주=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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